기획 EU 위기와노동자투쟁 그리스총선이후유럽위기에대한전망 류주형 정책위원장 그리스에긴축찬성우파연립정부가등장했지만유럽의위기는진정되지않고오히려심화되고있다. 당장그리스새정부와유럽연합 (EU), 유럽중앙은행 (ECB), 국제통화기금 (IMF) 등 트로이카 사이의구제금융재협상부터가난항을거듭하고있다. 스페인정부는자국은행에대한구제금융을공식신청했고신용평가기관무디스는 28 개스페인은행에대해신용등급강등을확정했다. 그리스와깊이연루된유로존회원국키프로스도구제금융을신청한상태다. 6월 30 일유럽은행권자본확충시한만료도추가적불안요소가되기에충분하다. 하지만최근연달아개최된유로존재무장관회의 (6 월 21-22 일 ) 와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등유로존주요 4개국정상회의 (24 일 ) 는아무런실효성있는합의도도출하지못했다. 6월 28-29 일예정된 EU 정상회의결과를지켜봐야하겠지만, 지금까지상황만놓고본다면극적인반전이이루어지지는않을것같다. 그러는사이유럽의위기는계속해서심화하며세계경제에깊은암운을드리우고있다. 이대로라면유럽의파국은시간문제로보인다. 이글은앞의분석을보충, 심화할목적에서그리스총선이후유럽위기의향방을구체적으로전망한다. 트로이카의위기대응이궁극적으로실패할수밖에없다는것이요지인데, 이를논증하기위해유럽위기의구조적 정세적 144
원인을규명하고트로이카의구제금융 긴축정책의한계를비판한다. 끝으로, 유럽의위기는곧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의한계를표상한다는맥락에서향 후유럽위기의파장과그에대응하는사회운동의대안을논의한다. 유럽위기의원인 오늘날유럽의위기는 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 및 유럽의역내불균형 이라는신자유주의적유럽통합의내재적모순이 2007-2009 년미국발금융위기의충격속에서극적으로심화하여은행위기로현상하고재정위기로전이된결과다. 아래에서는이를구조적요인과정세적요인으로나누어검토한다. 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유럽통합의기원은냉전직후로소급한다. 독일과프랑스사이의갈등을감축함으로써전쟁을예방하려던미국의개입으로결성된유럽석탄철강공동체 (ESCS) 가오늘날유럽통합의시초를이룬다. 그러나본격적인유럽통합은 1970 년대이후자본주의의구조적위기와신자유주의적세계화속에서추진된다. 브레튼우즈체제의해체이후환율변동이경제에미치는파괴적효과가지속되자안정적화폐공급과금융에대한탈규제를통해위기를관리하고자하는통화주의가부상했다. 그에따라 1978 년유럽화폐제도 (EMS) 가도입되어유럽공동체 (EC) 회원국간환율이고정되었다. 냉전해체이후, 특히독일통일이후경제적충격은 EU 의출범을추동한직접적인동인이되었다. 유럽의신자유주의적경제 화폐동맹을제도화하려는구상은 1989 년들로르보고서에서최초로제시된데이어 1992 년마스트리히트조약과 2003 년유럽헌법조 145
약초안을거치며구체화되었다. 1) 화폐동맹은유럽단일시장을실현하기위한전제조건이었다. 그렇지않다면개별국가가평가절하를통해자국상품의시장경쟁력을높이는보호주의적전략을취할수있기때문이다. 화폐동맹의이론적근거가된최적통화지역론 (OCA) 에따르면, 화폐동맹은외환거래비용의감소, 외환리스크의소멸에따른무역증가, 투자리스크하락, 해외직접투자증가, 자원의효율적배분등의편익을갖는다. 가격및임금의신축성, 생산요소이동성, 자본시장통합도, 경제개방도, 생산과소비의다양성, 물가수준의유사성, 재정통합도, 충격반응의유사성, 정치적통합도등의조건이충족될수록화폐동맹의편익도증가한다. 2) 이러한배경속에서 1999 년결성된유럽화폐동맹은각회원국이민족화폐를공동통화로대체하면서통화주권을포기하는, 통화대체 (currency substitution) 의일종이다. 유럽화폐동맹의실질적인지배력은초민족적기술관료로구성된 ECB 에있는데, ECB 는회원국의압력이나제도적견제없이화폐정책과관련하여절대적주권을행사한다. 사실상독일연방은행의확대판인 ECB 는물가안정과재정건전성을요체로하는신보수주의적통화정책을표방한다. 화폐동맹에따라개별국가의화폐발권력이나환율조정가능성은완전히폐기되었고, 이로써기술력과생산력이열세인국가가수출경쟁력을확보하기위해서는노동력을신축화하는것만이유일한선택지가되었다. 그러나화폐동맹에상응하는재정동맹은실현되지않았다. 화폐정책에비해재정정책은민족국가의주권적성격이강한데다조세제도, 재정지출등은국내정치적측면을많이반영하기때문이라는것이주요이유였다. EU 조약 1) 박정미, 유럽의인민주의, 인민주의비판, 공감, 2005 2) 한국은행, 최적통화지역이론의한계및동아시아에대한시사점, 금융경제연구, 2008.3 146
에의하면 ECB 는회원국가의부채를관리할의무가없는데, 이는회원국가의국채를구매하는것을금지하는것으로표현된다. 이에따라개별국가가적자재정정책을시행하려면주로금융시장에의존할수밖에없다. 개별국가가발행하는국채의이자율이나신용등급은금융시장에의해결정되므로재정적건전성을확보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해진다. 3) 결과적으로유럽적연방주의는실현되지못했다. EU 는미국의연방정부와같은민주적정당성을획득하지못했다. 이런점에서 EU 제도는 민주주의의결핍 으로특징지어진다. 4) 그결과 EU 는직접적과세의권한을갖지못했다. 사실조세권이없는주권은성립할수없다. 유로존은통일된재정정책을실행할수있는정치적동맹이아니며, 유럽적차원의사회적권리를실현할수있는제도적토대도결여되어있다. 뿐만아니라화폐동맹자체도취약하다. ECB 는유럽의은행들에대한단일한감독권을행사하지못하고, 또 EU 에는미국처럼연방예금보험공사 (FDIC) 와같은기구도존재하지않는다. 유럽의역내불균형통일이후 1990 년대장기침체를겪었던독일경제는 2000 년대이후유럽통합의이점을활용해경제성장을구가했다. 독일은유럽통합을계기로하르츠노동개혁등노동부문의구조조정을통해수출경쟁력을상승시키려는전략을취했다. 그결과 2000 년대이후독일의단위노동비용은거의상승하지않았 3) 이런의미에서화폐동맹의전제조건은회원국의재정건전성이확보되는것이라할수있다. 유로를단일화폐로채택하기위해체결된마스트리히트조약 (1992 년 ) 은 정부의연간재정적자폭을 GDP 의 3% 이내로제한하고 국가채무는 GDP 의 60% 이내로한정하는경제정책수렴기준을제시한다. 4) EU 의최고의결기구는회원국정상회의인유럽연합정상회의 (The European Council) 다. 유럽차원의법률제정은회원국의장관급각료로구성된각료평의회 (The Council of Minister) 가주로담당한다. 유럽연합의회는민족국가의의회와달리입법권이극히제한되어있으며자문과감사가주된역할이다. 147
다. 5) 더중요한것은독일이마르크를유로로대체하면서사실상상당한평가절하효과를누릴수있었다는것이다. 반대로기술력이열세에있는그리스등주변국들은평가절하전략을사용할수없었을뿐만아니라단위노동비용도꾸준히상승했다. 그결과수출경쟁력이낮은주변국들은실질실효환율이고평가되어경상수지적자가지속적으로누적된반면, 수출경쟁력이높은중심국들은실질실효환율이저평가되어경상수지흑자가지속적으로누적되었다. 일반적으로경상수지불균형이발생할경우명목환율의변동을통해가격경쟁력이조정됨으로써경상수지불균형이해소또는완화된다. 그러나단일통화체제하에서는환율변동을통한가격경쟁력의조정이불가능하여경상수지불균형이장기간지속된다. 이러한메커니즘이유럽의내부적불균형의기초를이룬다. 독일은막대한경상수지흑자를대외투자로전환하는식으로유럽내부에서수출유로를환류했다. 독일은유럽역내에서상품수출과동시에자본수출을통해막대한부를획득하는중상주의또는고전적제국주의를경제성장의원동력으로삼았다. 주변국은제조업붕괴와경쟁력약화로인해경상수지적자가누적되었음에도불구하고, 이들에게유로화는현대화의자극제로인식되었다. 화폐통합의결과, 환율리스크가소멸하고주변부국채금리가독일수준으로하락했다. 대규모자본수입과저금리가장기지속되면서주변국경제는높은물가상승률을수반한 ( 중심국보다훨씬 ) 높은성장률을시현할수있었다. 물론이것은어디까지나불안정하고취약한공생일뿐이었다. 주변국은경상수지적자를정부와민간의차입으로보전한결과민간부채와정부부채가누적됐다. 주변 5) 이에조응하여독일의노사정은 경쟁력확보를위한코포러티즘 을추구했는데, 그결과 2000 년대독일 은연평균 13.1% 의수출증가율을기록한반면 -0.5% 의실질임금상승률을기록했다. 148
국에서누적된부채는 2007-09 년미국발금융위기의충격속에서재정위기로 현상했다. 정세적요인 2007-2009 년미국발금융위기의충격으로유럽계금융기관도막대한손실을경험한다. 2008 년이후유럽에서도금융위기가단계적으로고조되었다. 6) 동시에금융위기의여파는실물경제위기로확산되며 2008 년이후유럽대부분의국가들이마이너스성장을경험했다. 1990 년대이후지속된감세로유럽각국의조세수입기반이약화된상태에서미국발금융위기에대응하여각국정부의공공지출이늘어나며재정수지가급속히악화했다. 특히각국정부들은자국의민간은행을구제하기위해금융시장에서국채를대규모로발행했다. 유럽에서는정부가은행주식의상당부분을보유하고역으로은행들은국채를대규모로보유하는관행이발달했다. 그런데유럽의은행들에대한감독과지원은유럽차원이아니라민족적수준에서이루어진다. 즉유럽은행에대한구제는 EU 나 ECB 가아니라각국정부의몫이된다. 이런점에서유럽의위기는은행위기가국가채무위기로표현된것이라할수있다. 그리고국가채무위기는다시자국의국채를대규모로보유하고있는은행의재무구조를악화한다. 정부가채무조정을한다면은행의재무구조가악화될것이며, 역으로은행의신주발행을통한자본확충은정부의대규모구매를낳아정부의재정건전성을위협할수있다. 이렇듯민간의부채가국가의부채로이전되고, 민간의부실이국가재정 6) 2008 년아일랜드에서최초로은행위기가가시화된이후영국로던록의뱅크런사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정부가공동으로소유한포트리스의파산, 독일의히포레알부동산준국유화등이발생했다. 2011 년에는유럽은행감독청 (EBA) 이실시한스트레스테스트를높은점수로통과한덱시아가파산하기도했다. 149
의부실로전환되는 손실의사회화 가오늘날유럽재정위기의배경을이룬다. 2009 년이후그리스를비롯한유럽주변국에서국가채무가급증하면서신용등급하락, 자금조달비용상승의악순환으로이어지며재정위기가발생했다. 한편채무를상환하지못할가능성이높을수록신용부도스왑 (CDS) 의가격이상승하기때문에금융시장에서 CDS 가투기의대상이되고, 이를보유한투자자는금융시장에서패닉상태를조장하기도했다. 유럽의위기대응비판 유럽의구조적결함은이번위기대응과정에서그대로반영됐다. 민주주의의결핍 이유럽차원의 문제해결무능력 으로드러난것이다. 또유럽은경상수지불균형에서기인한은행위기와재정위기에대해구제금융과긴축재정과같은대증요법에치중하며위기를증폭시켰다. 구제금융과긴축정책의악순환트로이카는구제금융지원조건으로재정위기국의강력한긴축재정과구조조정을강요했다. 이들은 점진적인조정 보다는초기단계의과감한조정과개혁이더성공적일것이라고주장했다. 강력한긴축정책을지지하는이들은환율이고정되어있는유럽화폐동맹하에서내부적평가절하가장기적으로경제성장을촉진할수있다는점에서외부적평가절하에비해이점이있다고주장하기도한다. 7) 7) Anders Aslund, Why Internal Devaluation is Advantageous,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2012.6. 그는내부적평가절하를단행한라트비아의 2000-2011 년경제성장률이 51% 인반면고정환율제 ( 달러페그 ) 를폐지하고평가절하를단행한아르헨티나의 1992-2003 년경제성장률이 15% 에불과하다는것을근거로들고있다. 150
이에따라재정위기에처한주변국은물론중심국정부들도중장기재정건전화를위해재정적자축소또는재정균형의무의헌법명시등강도높은재정긴축을추진했다. 8) 그러나이러한구제금융 긴축정책패키지는자본과중심국의이해에봉사하는기술관료적해법일따름이다. 사실독일 프랑스등 EU 중심국이막대한재정적부담에도불구하고구제금융을제공한것은주변국정부와은행의위기가자국은행의위기로전염되는것을차단하기위한불가피한조치였다. 따라서남유럽국가들에대한구제금융은곧남유럽은행들에대한구제금융을의미했다. 이처럼구제금융 긴축정책은 이익을사유화하되손실을사회화하는 계급편향적정책이다. 이는민중의저항을초래할수밖에없으며따라서정치적 사회적실행가능성이낮다. 더욱이그리스는통화의평가절하없이임금삭감, 공공지출삭감, 구조개혁등 내부적평가절하 를통해실질실효환율을낮추더라도경쟁력을회복할가능성이낮다. 즉경제적실행가능성도낮다. 9) 실행가능성여부와무관하게긴축재정은그자체로내핍정책을의미하며, 따라서노동자에대한강도높은공격과노동권의악화를의미한다. 그리스는 2008 년이래줄곧마이너스성장을경험했다. 임금과연금은 35% 가량삭감된반면개인별조세는급증했고, 공식실업률은 20% 를초과하고있다. 그 8) 독일은수정헌법에따라 GDP 대비재정적자비율을 2016 년까지 0.35% 내로감축해야한다. 프랑스는 2013 년재정적자비율을 3% 이하로축소하고 2016 년재정균형을달성할계획이다. 이탈리아는재정균형의무를헌법에명시하고 2014 년재정균형달성을목표로설정한상태다. 스페인은헌법에재정적자및정부부채한도를설정했고 2013 년재정적자비율을 3% 이하로축소할계획이다. 아일랜드는 2012 년들어성장전망치하향조정에도불구하고 2012 년재정적자비율목표 (GDP 의 8.6%) 를종전대로추진하기로결정했다. 9) 1990 년대말외환위기당시한국은내부적평가절하와함께통화의대대적인평가절하를통해경쟁력을회복할수있었다. 반면남유럽국가들은내부적평가절하밖에사용할수없을뿐만아니라전체산업구조에서제조업이차지하는비중이지극히낮아내부적평가절하를통한경기회복은그실행가능성이대단히작다. 151
리스경제는사실상붕괴상태다. 다른구제금융지원국도사정은비슷하다. 10) 따라서그리스를비롯한유럽민중들이각국정부의긴축재정에반대하고 EU-IMF 의구제금융을비판한것은지극히자연스러운일이었다. 구제금융국민중들은자국정부가구제금융제공조건 (conditionality) 에따라재정을삭감하고노동신축화정책을도입하는것에반대했다. 이들은구제금융조치의본질을금융자본, 특히유럽중심국의이익을위해주변국민중의출혈을강요하는 제국주의 라고비판했다. 또한 EU 의제도적결함을비판하면서유럽의연대를호소했다. 유럽의무능력유로존은단지공동의통화를사용하는주권국가들의동맹에불과하다는사실이이번위기대응과정에서여실히드러났다. 요컨대, 미국이연방국가 (United States) 로서재정정책및통화정책을통일적으로구사하는민족국가임에반해, EU 는초민족국가를지향하지만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에불과한탓에위기대응에있어서상당한차이가나타난것이다. 유로존은유로본드와같은공동채권발행이불가능하며따라서적자재정정책은각민족국가가부담해야한다. 또구제금융의승인에는회원국의만장일치가필요해서상당한시간이걸린다. 단적으로 2008 년부실자산구제계획 (TARP) 과같은미국의구제금융정책이초안공개후 2주만에의회승인이완료된데반해, 2011 년유럽금융안정기금 (EFSF) 기능확대를위한유로존 17 개국의의회승인에는약 3개월이소요됐다. 또미국연방준비제도가수량완화정책을통해정부의구제금융및적자재정정책을지지한데반해, ECB 는회원국정부나은행에대한직접적인지원이원천적으로불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0) C. J. Polychroniou, Is an Austerity-induced Depression about to Bring Down the Final Curtain on the Greek Drachma?, Levy Economics Institute of Bard College, One-Pager, No.31, 2012 152
연준이재무부및여타경제적기구들과의긴밀한협력을조직하는가교역할을하면서위기대응전략을추진했지만, 그러나유럽에는재무부가존재하지않았고따라서 ECB 가경제적국가장치의가교역할도할수없었다. 실제로유럽의의사결정과정에가장큰영향을미치는것은지역헤게모니국가인독일이다. 독일대법원은의회가동의한다면그리스구제금융패키지에독일이참여하는것을합헌으로판결했지만, 유로본드에대해서는위헌으로판결했다. 독일메르켈정부는일관되게마스트리히트조약에대한독일적관점을견지했다. 메르켈정부는재정건전성을강조하는독일의 질서자유주의 전통을일관되게옹호했다. 독일은 ECB 의독립성을이유로위기에처한각국정부와은행을 ECB 가직접지원하는것에도반대한다. ECB 의정책에가장큰영향을미치는독일연방은행도신보수주의적통화정책을고수하고있다. 독일비판론 유로존재정규율강화와구조개혁이경기회복에큰부담이되기때문에그시행을연기해야한다. 유로존위기의중심에는경상수지불균형이존재하며, 유로화단일체제에서는환율조정이불가능하므로독일과같은흑자국가가부담을일부떠맡아야한다. [ 표 1] 위기해법에관한독일연방은행의주요입장 쟁 점 재정규율강화연기 독일연방은행의반론 정상적인상황 에서재정규율강화는총수요와경제성장을위축시키는것이맞지만, 지금이정상적인상황인지에대해반문하지않을수없다. 단기적으로부정적효과가불가피하겠지만, 규율강화를통해지속불가능한현상황이시정되고효율성이제고되면장기적인이득이단기적인고통보다훨씬클뿐만아니라위기원인의치유능력에대한신뢰가높아짐으로써단기적인고통도완화될수있다. 유로지역거시경제불균형완화의주체 모든국가의경상수지흑자는불가능하지만, 구조개혁을통한잠재력확충으로생산성향상과경쟁력제고는가능하다. 독일이확장적재정정책을통해유로지역주변국으로부터의수입을확대해야한다는주장도있으나, 이는독일의재정건전성에대한신뢰도약화, 자금조달비용상승, 방화벽 (EFSF/ESM) 의수용능력축소등을통해주변국뿐아니라유럽전체에부정적영향을초래할것이다. 통화정책의위기대응역할확대 153
유로시스템, 즉 ECB 와회원국중앙은행이추가적인기준금리인하, 유동성공급및자산매입확대등을통해위기관리역할을확대해야한다. 유로시스템이건전하지않거나부적격담보를제공하는은행들에자금을지원하는것은리스크를서로다른회원국의납세자에게재분배하는것이므로결과적으로이러한재분배는각국의회가결정해야할사항이다. 물가안정이라는최우선목표를추구하는것이중앙은행이보유한가장소중한자산인 신뢰 를보호하는데필수적인만큼, 통화정책은 유로지역전체의물가안정 이라는관점을잃지말아야한다. * 출처 : 한국은행, 유로존위기해결방안에대한독일연방은행의최근견해 (2012.5) 독일제국주의그런데사실항구적인경상수지흑자, 재정이전이나구제금융없는화폐동맹, 독립적인중앙은행을동시에달성하는것은불가능하다. 이를독일이처한트릴레마라고칭하기도한다. 그러나독일은경쟁력유지를통해수출주도성장을지속하려는태도를완강히고수하고있다. 11) 이론적으로, 한국가가부채를상환하려면민간부문과정부부문이흑자여야한다. 민간부문이흑자가되려면대외부문흑자가정부부문흑자보다커야한다. 따라서국내소득수준의저하없이국내저축, 즉민간흑자가발생하려면대외부문이중요하다. 한나라의대외계정은그나라의무역상대국의정부부문 민간부문수지의거울상이므로, 채무국이부채를완전히상환할수있도록하는국내적조정은채무국의무역상대국의협조가동반될때가능하다. 12) 그리스의경우가장중요한대외부문은 EU, 그중에서도독일이다. 따라서 11) 경상수지불균형은얼마간지속가능하지만어느시점에이르면적자국, 즉채무국의파산가능성이제기되기마련이다. 그러면민간의자금조달이곤란해질수밖에없다. 따라서이러한불균형은중앙은행의공적대출 ( 구제금융 ) 에의해유지될수밖에없는데, 그러나구제금융은지금불능문제를온전히해결할수는없다. 따라서경상수지불균형은오로지재정이전으로상쇄될때에만유지가능하다. 즉재정동맹이유로화를유지할수있는것이다. 그러나독일은마스트리히트체제를설계할때구제금융이나재정이전을원천적으로배제했다. 이상 Jorg Bibow, The Euro Debt Crisis and Germany s Euro Trilemma, Levy Economics Institute of Bard College, May 2012 참조. 12) Rob Parenteau, Fiscal Constraints & the Economy: 4 Politically Incorrect Questions, Levy Economics Institute of Bard College, April 2011 154
그리스가독일의동참과협조없이정부부문 민간부문에서흑자를달성하려면, 비 EU 국가들에게서대량의경상수지흑자를실현해야가능하다. 그러나이것이그리스의환율조정없이단기간에이뤄지기는힘들다. 그리스가유럽화폐동맹에묶여있기때문에평가절하를통해단기간내에경쟁력을개선하기어렵다는점을감안하면정부부문 민간부문에서동시에흑자를달성하는것은불가능하다. 대외부문을사상할때, 정부부문이흑자를달성하려면민간부문은적자가불가피하다. 반대로민간부문이흑자를달성하려면재정적자가불가피한데, 이는현재 EU 의안정및성장에관한협약의재정적자기준 ( 연간 GDP 대비 -3%) 으로인해그실행폭이극히제한된다. 따라서소득수준을안정적으로유지하는가운데부채를상환하려면채무국의정책만큼이나채권국의행동도중요하다. 가령, 그리스가부채를상환할수있으려면그리스에대해경상수지흑자를달성하고있는유로존국가들이그리스로부터상품및서비스를충분히수입하거나또는그리스노동자들이역내자유로운이주가가능하도록해야한다. 결국유로존위기의해법은그리스의민족성이아니라독일의경제정책에달려있다고할수있다. 13) 향후유럽위기전망 그리스의디폴트및유로존이탈우려가최고조에달하고스페인 이탈리아로재정위기가확산되는현재시점에서도유럽의무능은계속되고있다. 그결과유럽은각국의정치적위기뿐만아니라 EU 및유로존이라는제도의위기에직면하고있다. 13) Jan Kregel, Debtors Crisis or Creditors Crisis?, Levy Economics Institute of Bard College, Public Policy Brief No.121, 2011 155
그리스와스페인의현재상황그리스새정부는트로이카에구제금융지원조건재협상을신청했다. 이미자력으로채무를상환하기어려운 사실상의디폴트 상태에빠진데다가올해경기가당초예상보다더욱악화하여예정대로채무를상환하거나재정적자감축목표를달성하는것이현실적으로불가능하기때문이다. 그리스정부는향후지급될구제금융에대한금리인하와상환기간연장, 유럽투자은행 (EIB) 을통한추가지원등의요구안을검토하고있는것으로알려지고있다. 하지만그리스연정내에서재협상의구체적내용을둘러싸고이견이발생해서당초일정에차질이빚어지고있다. 일단트로이카는성실한긴축프로그램의이행을확약한신민주당연정의재협상요청에응할것으로보인다. 그리스의디폴트가발생할경우유로존이탈이가시화되면서관련손실증대로인한직접적인피해는물론역내위기국의동반이탈등광범위한충격을야기할것이기때문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현재독일메르켈총리나라가르드 IMF 총재등트로이카의주요인사들은구제금융국의 도덕적해이 를빌미로재협상요구안에일정한선을그으면서그리스를최후의순간까지압박하고있다. 현재이들은구제금융의상환기간연장등은협상대상이될수있으나, 긴축정책완화는불가하다는입장을완강히고수하고있다. 결과적으로이번여름중일부조건이개선된새양해각서가체결된다하더라도, 트로이카의강력한압박으로그내용은현재의긴축안과크게다르지않을것으로보인다. 트로이카는그리스와재협상을통해당분간구제금융을제공하겠지만, 이는어디까지나그리스의디폴트가능성을염두에두면서 무질서한그렉시트 ( 그리스의유로존이탈 ) 를방지하기위한것으로봐야한다. ( 트로이카가두번에걸쳐그리스에구제금융을제공한것이나채무조정을실시한것도실은충격을최소화하기위한시간을마련하는과정이었다.) 그렇 156
다면그리스민중들은유로존잔류와구제금융지원을대가로계속해서처절한고통을수반하는긴축과구조개혁에내몰리게될것이다. 그리스새정부는긴축안재협상과정에서트로이카의압력과국내적반발사이에서큰어려움을겪을수밖에없을것으로예상되며, 그리스의정치적위기는지속될것으로보인다. 스페인의경우부동산거품이은행위기로전이된전형적인사례다. 현재스페인은행의부실규모는 3,000 억유로에서 3,800 억유로에달하는것으로추정되며, 특히금융기관의부동산관련대출 3,000 억유로중 60% 가량이악성또는부실로추정된다. 스페인의부동산경기는계속해서악화될것으로보이며저축은행및중소은행들은자본확충에큰어려움을겪고있다. 따라서구제금융이불가피한데, 스페인정부가추가적으로민간은행을인수하거나공적자금을투입할경우정부부채가 GDP 대비 5-9% 정도증가할것으로예상된다. 14) 이에따라스페인정부가은행구제금융을위해 EU 에신청한 1,000 억유로에더해조만간전면적인구제금융을신청할것이라는관측이제시되고있다. 유럽차원의위기대책스페인의전면적구제금융신청우려, 유럽은행들의자본확충시한 (6 월 30 일 ) 만료와신용등급조정예상등으로유럽은 시계제로 상황에처해있다. 이런상황을반영하여 6월 18-19 일주요 20 개국정상회의 (G20), 21-22 일유로존재무장관회의, 24 일주요 4개국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 정상회의는유럽재정위기공조방안을다각도로논의했지만, 말의성찬 에그치며구체적인해법을도출하는데실패했다. 현재 6월 28-29 일 EU 정상회의를남겨놓고있 14) 오태현, 스페인재정위기를둘러싼불확실성분석및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경제포커스, 2012.5.29 157
지만지금까지상황을볼때극적인반전이이루어질것같지는않다. 최근트로이카에서는 유럽금융안정화기금 (EFSF) 및유럽안정화메커니즘 (ESM) 과같은위기관리기구의역할강화 유일한방화벽 으로서 ECB 의적극적인금융안정기능수행 재정규율강화를요체로하는신재정협약을보완하기위한성장협약의체결 유로본드발행 유럽채무상환협약체결 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 의결함을해결하기위한과도적대책으로서금융동맹 (banking union) 결성등의대안이분분히거론되고있다. 하지만이러한방안들은앞서확인한 EU 의제도적결함과회원국간정치적 경제적이질성으로인해실현될가능성이크지않다. 첫째, 스페인 이탈리아로의위기전염에대응하기위해위기관리기구강화가필수적이라는주장이있지만독일이가용자금증액에반대하고여타정책적여건도마련되지않은등제약조건이존재한다. 둘째, 유일한방화벽으로서 ECB 가적극적으로금융안정기능을수행해야한다는주장이있으나독일은 ECB 의국채매입이화폐발행을통한재정적자보전과사실상동일하므로, 이는 EU 조약위반에해당하며결국각국정부가재정규율을준수할인센티브를손상시킬것이라는비판적입장을고수하고있다. 셋째, 재정위기의해결책으로간주되어온유로본드발행도독일등고신용국이그리스등저신용국의신용리스크전이를우려하면서여전히반대하고있다. 넷째, 유로본드의차선책으로유럽채무상환기금 (European Redemption Fund) 도입이거론되고있지만사실상공동보증에의한유로본드발행과동일하다는비판이제기되어실현여부가불확실하다. 다섯째, 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으로서유로존체제가갖는결함을보완하는방안으로그중간단계에해당하는금융동맹 (banking union) 결성필요성이 ECB, IMF 등으로부터제기되고있지만, 부실은행안정을위해유럽예금보험및은행구조조정 158
기구를신설하는것외에는당장실현가능성이없는것으로평가된다. 15) 요컨대, 현재거론되는방안들은대부분실행가능성이없거나단기간내합의되기어려워, 유럽의위기대응은 그럭저럭버티면서시간을버는 (muddling through) 수준에머무를가능성이크다. 일부개선조치가도입되더라도근본적인해결책이동반되지않는한실효성이크지않을것으로보인다. 그리스의재정위기극복가능성이크지않고또위기가스페인과이탈리아로확산됨에따라머지않은장래에일부국가가유로존을탈퇴하는것은불가피해보인다. 그렉시트의파급효과이번총선에서그리스민중들은결과적으로유로존잔류를선택했다. 유로존탈퇴시뱅크런, 환율평가절하 (50% 이상 ), 은행및기업의연쇄적디폴트, 교역급감, 초인플레이션등으로 GDP 의 40-50% 손실이초래돼결국그리스경제가완전히붕괴할것이라는관측이그리스민중들의공포를자극했기때문이다. 16) 하지만동시에구제금융 긴축정책의고통이가중되면서디폴트후유로존을탈퇴하는것이낫다는기류가확산되어온것도사실이다. 이는화폐평가절하를통한조정이내부적평가절하보다체감고통을완화하는데더욱효 15) 한국은행, EMU 체제안정화방안에관한최근논의, 2012.6 16) 그논리는대략다음과같다. 현재그리스는트로이카의구제금융이중단되는순간디폴트에봉착할수밖에없다. 이런상황에서만일그리스새정부가긴축정책을철회하고구제금융지원조건의전면재협상을시도한다면, 트로이카는이를완강히거부할것이다. 그러면그리스정부는조만간만기도래하는채무의지불유예를선언할수밖에없을것이고그순간구제금융은중단될것이다. 그리스정부는극심한재정난에처해자국중앙은행의화폐발권력을회복할수밖에없을텐데, 이는곧화폐동맹으로서유로존을이탈하는것을의미한다. 그리스가유로존을이탈할경우뱅크런이발생하고드라크마가치가 50% 가량절하되고교역이급감하고하이퍼인플레이션이발생하여그리스경제는완전히붕괴할것이다. 159
과적이라는인식에기반을둔것이다. 17) 그리스민중들이유로존잔류를희망하지만그이면에반긴축정서가공존하는현실에서, 향후그리스의경기침체가지속되고유로존의위기공조책이구축되지않는다면, 결국자의에의해서든타의에의해서든그리스의유로존이탈가능성은점점커질수밖에없다. 그렇다면그리스의유로존이탈이현실화할경우발생하게될직간접적효과를구체적으로살펴보자. 18) 첫째, 그리스의유로존이탈에뒤이은드라크마화의평가절하로인해그리스국채에대한손실이발생할것이다. 다만, 채무조정 (2012 년 2월 ) 으로민간보유그리스국채비중이감소했고, 민간채권자의상당수가그리스금융기관이라는점을감안하면, 2년전에비해디폴트가유로존민간채권자에게미치는영향은작을것으로예상된다. 둘째, 민간채무에대한소송증가및그리스기업도산에따른대규모손실이불가피하다. 다만, 현재유럽은행권의대그리스익스포저는 2년전에비해 50% 이상감소한것으로추정되는데, 민간채권단채무상각으로인한 50% 의손실을감안하더라도이는유럽의은행체계가충분히감내할수있는규모로평가된다. 19) 하지만여전히역내채무관계가얽혀있어그리스민간채무의디폴트가잇따를경우은행위기로전이될가능성이있다. 셋째, 그리스디폴트시 ECB, EFSF, 유로존정부의손실도불가피하다. 사실유럽은행권의익스포저감소분의대부분은 ( 주로 EFSF 와 ECB 를통한 ) 공 17) 이러한관점에서, 그리스의 GDP 비중 ( 유로존의 3%) 이나은행자산규모 ( 유로존의 1.4%) 를감안할때, 실제로그렉시트가끼칠충격은관리가능한수준일것이라는분석도있다. 이에따르면그리스의유로존이탈은단기적으로일정한충격이불가피하지만장기적으로는이익이될것이다. 이상 C. J. Polychroniou, The Greek Crisis: Possible Costs and Likely Outcomes of a Grexit, Levy Economics Institute of Bard College, Policy Note, June 2012 참조. 18) 아래내용은주로대외경제정책연구원 그리스의, 유로존탈퇴가능성과경제적파급효과점검, 2012.6 을참고했다. 19) 유럽은행들의그리스익스포저는 2009 년 12 월 1,935 억달러에서 1,030 억달러감소하여 2011 년 12 월 905 억달러 (650 억유로 ) 로급감했다. 이는 2년전에비해 50% 이상감소된것이다. 160
공기관의대차대조표로이전되었다. 즉유로존은행들에게간접적인방식으로대량의구제금융이제공된셈이다. 현재유로존공공기관의대그리스익스포저는총 3,000 억유로를상회한다. 20) 이상유로존의공공 민간을모두포함한대그리스익스포저는약3,720 억유로로, 유로존 GDP 대비 4% 에달한다. 21) 역내에미칠간접적효과까지고려할경우그리스의유로존이탈은 1조유로이상의손실을초래할것이라는조사결과도있다. 나아가 질서있는그렉시트 는불가능하며그리스의유로존이탈은유로존의카오스적인해체로가는하나의단계일뿐이라는비관적인시각도있다. 유럽역내불균형이유로시스템의 TARGET2 불균형 22) 으로드러난상황에서 20) 우선유로존회원국들이공식적으로지원한액수가 1,600 억유로에달한다 ( 양자간대출 530 억유로, EFSF 를통한대출 1080 억유로 ). 여기에 ECB 의익스포저가추가되어야하는데, 유로시스템 (TARGET2) 의그리스은행들에대한직접적익스포저가 1,030 억유로에달하고증권시장프로그램 (SMP) 에따라 ECB 가매입한그리스증권의가치가 500 억유로에달한다. 21) Cinzia Alcidi, Alessandro Giovannini and Daniel Gros, Grexit: Who would pay for it?, CEPS Policy Brief, No.272, 2012.5 22) 유로시스템은 ECB 와유로존회원국의중앙은행을포괄하는개념이다. TARGET2 시스템은기존의 TARGET 시스템을개선하여 2007 년 11 월부터가동된유로시스템의실시간총액결제시스템을말한다 (Trans-European Automated Real-Time Gross Settlement Express Transfer system). 유로존국가간국제수지의적자또는흑자는 TARGET2 잔액에상당부분반영되는데, 그결과국제수지적자국중앙은행은 TARGET2 채무잔액이, 흑자국중앙은행은 TARGET2 채권잔액이증가한다. 유로존각국의 TARGET2 잔액은금융위기이후인 2007 년이후급증하면서 TARGET2 불균형이심화하였다. TARGET2 채권잔액은독일에집중 (2012 년 1월말기준 4,981 억유로, 유로존전체의 68%) 된반면채무잔액은아일랜드, 그리스, 이탈리아순으로집중되어있다. 위기발생이후주변국 / 중심국의경상수지적자 / 흑자가지속되는가운데민간자본도유출 / 유입됨에따라 TARGET2 불균형이확대되었다. 이에따라주변국에대한 ECB 의유동성공급의상당부분을독일연방은행이 TARGET2 대출 ( 채권 ) 이라는형태로담당함에따라독일연방은행의신용리스크가확대되었다는논란이 2011 년부터제기되고있다. 현행유로화체제가유지될경우 TARGET2 채권잔액자체가새로운리스크를유발하지않는것으로논란은일단락되었지만, 그러나최근그리스를비롯한일부국가가유로존을이탈하거나심지어유로존자체가해체될우려가증폭됨에따라 TARGET2 채권이독일연방은행의대규모리스크로현실화될가능성이제기되고있다. 일부국가의유로존이탈이 질서있게 진행될경우기존유로시스템중앙은행들은탈퇴한중앙은행의 TARGET2 채무의결제방식에대해새로운합의를도출해야한다. 반대로 무질서하게 진행될경우 TARGET2 채무의결제에대한회원국간합의가이루어지지않으면서독일연방은행의대규모손실이불가피하다. 하지만역으로이러한리스크가너무크기때문에독일이유로화체제를유지하는유인으로작용하고있기도하다. 161
그리스디폴트가발생하면 ECB 의신용위기와독일의재정위기가현실화될것이기때문이다. 이경우세계는 2007-2009 년미국발금융위기를능가하는금융위기에처하게될것이다. 23) 한편, 유로존은가입과달리탈퇴를위한공식메커니즘이없으며 EU 조약상으로는유로존탈퇴가아닌 EU 탈퇴만가능하다는문제가있다. 24) 현실적으로유로존잔류가불가능하지만조약상으로는유로존탈퇴가불가능한역설적상황이연출될수도있다. 그렇다면결국 EU 탈퇴를선택하는길밖에없는데, 이경우탈퇴국은유로화를사용하지만 EU 제도가제공하는어떠한혜택에도직접접근할수없는처지가될것이다. 어떤경우든위기국에게는고통스러운선택이아닐수없고유럽으로서는크나큰혼란을피할수없을것이다. 자본주의의위기와대안 현재유럽위기는 재정동맹없는화폐동맹 및 유럽의내부적불균형 이라는신자유주의적유럽통합의내재적모순이 2007-2009 년미국발금융위기의충격속에서은행위기로심화하고재정위기로현상한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지난 2년간트로이카는구제금융과긴축재정과같은대증요법에치중하며 이상, 한국은행 유로지역, 위기와 TARGET2 불균형논쟁, 2012.3 23) Simon Johnson and Peter Boone, The End of the Euro: A Survivor s Guide,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2012.5 24) 1992 년마스트리히트조약은유로존가입을위한절차를규정하고있으나, 탈퇴절차에대해서는명시하고있지않다. EU 조약상에는 EU 탈퇴만규정하고있다. 마스트리히트조약체결시유로존탈퇴조항을만들지않은이유는다음과같이설명가능하다. 첫째, 유로화도입이전탈퇴조항을미리마련해놓을경우유로화도입의의지가약하게보일수있다. 둘째, 탈퇴조항이있다는것만으로도탈퇴유발효과가있을수있다. 셋째, 탈퇴를위한기술적조건을명시하지않음으로써탈퇴비용을크게만들어탈퇴를방지할수있다. 162
위기를확대시켰다. 그리스의디폴트및유로존이탈우려가증폭되고스페인과이탈리아로재정위기가확산되는현재의위급한정세에서도유럽의무능력은개선될조짐이없다. 이제유럽의위기는은행위기와재정위기를거쳐정치위기와제도위기의단계에진입하고있다. 유럽통합이세계화를지역적으로특수화하려는기획이었다는점에서유럽의위기는곧신자유주의의위기, 나아가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의위기를의미한다. 2007-2009 년미국발금융위기의여진속에서유럽의위기가폭발함에따라세계경제가다시한번대대적인위기에처할가능성이고조되고있다. 미국의경기재침체우려가지속되는상황에서미중간경제적갈등을배경으로동아시아정치 군사정세도새로운국면으로진입하고있다. 위기는국가별, 지역별로불균등한양상으로시차를두면서진행되겠지만, 지금의위기가장기간에걸쳐세계의커다란변화를야기할것이라는점은분명하다. 무역의존도와금융개방도가대단히높은한국이세계적경제위기의직접적타격을받을것이라는점도분명하다. 고조되는위기속에서한국의사회운동은어떻게대응할것인가. 여기서자세하게다룰수는없겠지만, 큰틀에서몇가지방향을제시하고자한다. 첫째, 오늘날그리스의위기는실로신자유주의적세계화가낳은파괴적결과다. 그리스는유럽통합의모순과경제위기의폐해가가장극심히드러나는지역으로, 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에맞선투쟁의최전선에해당한다. 한국의사회운동은그리스민중들의계급투쟁에지지와연대의뜻을표함으로써국제적인반신자유주의물결에동참해야할것이다. 둘째, 경제위기에대비하여사회운동전반의정치적조직적태세를정비해야한다. 이미경기침체의조짐이곳곳에서나타나고있으며눈덩이처럼불어난가계부채도금융위기의뇌관이되기에충분하다. 정부는한국경제의활로를수출 -재벌중심의세계화에서찾으며자유무역협정전략과노동신축화 163
법제화를계속해서추진하고있다. 중기재정건전화기조하에최근사회보장 복지의추가적인조정을예고하고있다. 이것은노동자에게저임금 장시간 고강도노동의굴레를의미할뿐이다. 자본시장통합법개정안을비롯하여금융거품과부실을양산하는금융자유화조치도계속추진되고있다. 사회운동은금융자유화 노동신축화공세에맞서노동권 생존권투쟁을적극전개하는것은물론, 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의모순과위기를교육 선전하면서이념적 실천적대안을제기해야한다. 경제위기시기에노동자계급내부의단결을고취할수있는투쟁요구를정식화하고, 이익을사유화하되손실을사회화하는 정부의위기해법의반민중성을폭로하는것이중요한과제다. 셋째, 이런점에서노동자계급의보편적이해를대변해야할민주노총의조직적토대를강화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한과제다. 6월말부터 8월말까지예정된민주노총총파업이결정적인계기일것이다. 진보정당운동도퇴행을중단하고급진적이념과노선을재수립해야한다. 민중운동좌파는민주노총의혁신과강화, 민중연대전선의발전적재편을추동하기위해상호긴밀히연대해야한다. 넷째, 미국이경제위기에대응하여추진중인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FTAAP) 구상은한미일정치 군사동맹의강화를동반하는바, 평화운동을적극전개해야한다. 또그리스와유사하게한국에서도특히경제위기하에서이주자에대한극단적폭력과외국인혐오증이빈번하게발생한다는점을감안하여민족주의 인종주의에대한대책을마련해야한다.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