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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언어\(대표,권오연\)

Transcription: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71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윤병렬 ( 안양대 ) 주제분류 해석학 주제어 해석학적철학, 변증법, 언어철학, 미학, 역사철학, 이해, 지평융합 요약문 20세기에이르러하이데거와가다머에의해집대성된해석학은획기적이어서 신해석학 의토대가되었으며, 이들에게선종래의해석학에서의협소한문헌학적인카테고리와방법론의차원에서벗어나, 정신과학과인문학뿐만아니라모든이론과실천의영역을포괄하는지평으로끌어올려졌다. 가다머는우선해석학적토대를마련하기위해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해석학 과존재사유및언어존재론에로방향을돌린다. 현사실성의해석학 엔인간현존재의삶자체가해석학적이고또 해석학적순환 이인간의삶자체에뿌리를두고있다는해석이들어있다. 가다머는우선 진리와방법 의전반부에서기존의일상적인역사의식과미의식을비판하고, 그때까지잘알려지지않은자신의해석학적역사개념과예술철학을그대안으로제시한다. 이토록가다머가 예술경험에서의진리물음 으로논의를시작한것은그가예술경험을자신의해석학논의의출발점이자자신의주장을정당화할수있는확실한증거로삼았기때문이다. 가다머는그의미학해석이근세의주관주의적인 미학적의식 과는확연히다름을제시한것이다. 그는근세의 미학적의식 이예술경험의본성으로부터주어진것이아니라, 주관주의적형이상학에근거를둔반성적구성물에불과함을밝힌다. 그러나가다머에의하면예술경험은위와는달리예술작품의 사상 ( 事象 ) 자체 (die Sache selbst) 가탈은폐되는사건에의해주어진다. 그것은하나의 생기사건 인것이다.

472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예술작품의의도하고드러내고자하는것은다름아닌사상 ( 事象 ) 들이존재하는방식, 즉존재의진리이다. 가다머에게서의진리에의접근방식은주관적으로확실한인식에근거를둔근대의주관-객관적사고의한계를초월해있다. 진리란방법적으로가아니라변증법적으로도달된다는것이가다머해석학의확실한결론이다. 변증법적해석학의목적또한존재혹은 사상 ( 事象 ) 자체 가드러나도록 ( 탈-은폐 하도록 ) 하는데있다. 1. 들어가는말 해석학은철학의영역에서뿐만아니라다른학문의분야에서도활성화되어온분야이다. 이를테면 법률해석학 이나 성서해석학 과같은용어들은해석학이이미친숙한단계에있다는것을시사하고, 나아가오늘날의 정보해석학 에이르기까지해석학은그활동영역을넓혀가고있다. 철학의영역에선고전적시대라고일컫는슐라이어마허에서딜타이를걸쳐발전을거듭해왔지만, 20세기엔하이데거와가다머에의해획기적인새기원이이루어졌다. 가다머의해석학은하이데거철학의유산 (Erbe) 이라고해도결코과언이아니다. 가다머는하이데거의해석학에뿌리를두면서이해석학의영역을확대해나가그의 철학적해석학 을집대성하게된다. 1) 하이데거와가다머에의해집대성된해석학은획기적이어서 신해석학 의토대가되었으며, 이들에게선우선종래의해석학에서의협소한문헌학적인카테고리와방법론의차원에서벗어나해석학의본래적인의미, 즉헤르메노이에인 (hermeneuein) 에입각한해석학이두드러지며또한현상학적인접근이갖는풍부함마저목격된다. 또한하이데거와 1) 혹자는가다머의해석학을 하이데거의철학중에서해석학적인부분을 정교화 한데지나지않는다고할정도로철저하게하이데거적이다 ( 조지아원키, 이한우역, 가다머의철학적해석학, 사상사, 1993, 5 쪽 ) 고하지만, 가다머의독창적인개척영역도많음을인정해야한다.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73 가다머는해석학의영역을정신과학과인문학의카테고리에서벗어나게하여, 이들을포괄할뿐만아니라모든이론과실천의영역을아우르는지평으로끌어올려해석학의영역을크게확대한효과를가져왔다. 2) 우선하이데거와가다머의해석학이전통해석학을어떤맥락에서비판하고대결을펼치면서해석학의영역을개척 심화시켜가는지를파악해보고, 나아가가다머의시대와그이전의전통해석학을분석하여그의 철학적해석학 이어떻게저들과조우하면서원숙한단계로나아가는지를파악한다. 물론고전주의시대로부터전승되는전통해석학의기본적인개요 ( 슐라이어마허로부터시작되는낭만주의해석학과역사학파의해석학, 딜타이의삶의해석학, 후설현상학의해석학에로의기여및하이데거의현존재해석학에이르기까지 ) 를밝히고이것이해석학의발전에이바지한것과또한가다머와의대화 조우 대결을통해해석학의흐름이어떻게발전해가며이윽고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에로귀착되는지를고찰한다. 가다머의 진리와방법 은위의테마와이어서본격적으로진리물음과이해에대한해석학적논의에치중한다. 우리는특히가다머가천착했던해석학의주요쟁점들을주목하는데, 이를테면인간의존재방식으로받아들여진 이해 를비롯하여역사성, 전통, 해석학적현상학을통한역사주의극복, 영향사, 지평융합, 해석학적순환등의해석학적인개념들을밝히고또해석학적경험, 해석학적역사의식, 해석학적예술 2) 하이데거와가다머로이어지는해석학은철학계에획기적인기원을불러일으키고또전세계적인반향을일으키는데심대한영향력을미쳤으며, 미국으로도건너가전통적으로정립된분야인경험주의철학과실용주의및분석철학과같은미국의철학계에하나의새로운뿌리를내리게되었다. 리차드팔머 (Richard E. Palmer) 와허쉬 (E. D. Hirsch) 및리처드슨 (W. J. Richardson) 과칼빈슈라그 (Calvin O. Schrag) 같은철학자들은미국철학계에서해석학의영역을뿌리내리게하는데많은공헌을하였다.

474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철학, 언어존재론적해석학, 변증법적해석학, 보편적인해석학등등을논의한다. 물론이런가다머해석학의전개과정에는하이데거의해석학적철학과연루된영역이다분하지만, 존재론이나 존재사유 보다는해석학을철학의주요분야로끌어올린만큼그가개척하고발전시킨영역이지대하다는것을확인할수있다. 2. 가다머의전통해석학비판 가다머 (Hans-Georg Gadamer: 1900-2002) 는고대그리스철학을자기자신의학문적출발점으로삼았으며, 마부르크대학에서하이데거와의만남을통해더욱더원숙한자신의해석학을발전시켰다. 하이데거와의교류를통해성숙시킨해석학적성찰들은그의주저 ( 主著 ) 라고할수있는 진리와방법 (Wahrheit und Methode) 에서집대성되고, 이는 20세기이래의철학계에지대한영향을끼쳤다. 가다머는그의 진리와방법 에서자신의 철학적해석학 의기본성격 (Grundzug) 을규명한다. 그는여기서인문학을비롯한여러학문들의영역외에도예술과일상생활속에서일어나는해석학적이고언어적인경험에대해면밀한분석을시도했다. 그래서그의해석학은철학분야뿐만아니라문학, 신학, 사회학, 법률학, 예술등의분야에커다란영향을미쳤다. 3) 잘알려져있듯하이데거와가다머에게서각인된현대의해석학은텍스트와예술작품뿐만아니라, 인간행위의여러표현형태에도관심을갖는다. 가다머의수많은저서에는소크라테스이전의철학자들, 플라톤, 헤겔, 하이데거, 시인들 ( 특히파울첼란 ) 에관한글들도나타난다. 그는자신의저서들을통해해석학뿐만아니라, 미학, 실천철학, 언어, 3) 참조. 조지아원키, 이한우옮김, 가다머의철학적해석학, 사상사, 1993. 11 쪽이하,; 팔머 (Palmer, Richard E.), 해석학이란무엇인가, 이한우옮김, 문예출판사, 2001. 83 쪽이하.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75 자유, 휴머니즘등의문제를중점적으로다루고있다. 가다머는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해석학 과존재사유및언어철학을받아들여이를심화시켜서는자신의 철학적해석학 을완성시킨다. 자신의해석학이정립되는과정에서가다머는슐라이어마허나딜타이의전통적인해석학과의구별되는새로운해석학의기초를쌓는다. 가다머의전통해석학비판은주로다음과같은방면에서이루어진다. 첫째슐라이어마허로부터이어지는낭만주의해석학, 둘째딜타이에게서드러나는정신과학의방법론으로서의해석학, 셋째역사학파 ( 랑케와드로이젠 ) 의해석학, 넷째후설에게서드러나는선험적주관의현상학으로이어진다. 4) 가다머에의하면슐라이어마허로부터시작하여역사학파인랑케와드로이젠을거쳐딜타이에이르는해석학의발전과정 이과정전체를가다머는 낭만주의해석학 이라고칭했다 은해석학적 이해 가차지하는영역과역할이아주특이하게파악되어져있는데, 말하자면이들에게서의이해는데카르트적확실성, 즉방법적으로보증된확실성과동일시하려는실증주의적전개양상으로나타난다. 이러한 낭만주의해석학 에가다머는끊임없이비판적시각으로접근하며, 또나중에는이학파의노선에있는베티 (E. Betti) 와도대결 5) 을펼친다. 가다머에따르면낭만주의해석학은무엇보다도 이해 의문제를원저자 ( 原著者 ) 나행위자의의도를식별하기위한방법 (Methode) 으로한정시킨데에문제가있다. 6) 이해는가다머에의하면객관적방법이라기보다는우선 4) 가다머의전통해석학비판은그의 Wahrheit und Methode, Zweiter Teil, I 장 (Geschichtliche Vorbereitung) 에서집중적으로논의되고있는데, 본논문에선가다머의비판적요지만언급하기로한다. 5) E. 베티와의논쟁에관해선다음을참조. 팔머 (Palmer, Richard E.), 앞의책, 제 4 장 (80 쪽이하 ). 또한 Hufnagel, Erwin: Einführung in die Hermeneutik, 제 V 장 (128 쪽이하 ), Stuttgart/Berlin/Koeln/Mainz: Kohlhammer, 1976. 6)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 Grundzuege einer philosophischen Hermeneutik, 5 쪽이하, 21 쪽, 162 쪽이하, 167 쪽이하, 266 쪽이하,

476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그자체가역사성을띠고있어서텍스트나행위, 실천, 사회규범, 텍스트-유사물의가능적타당성 ( 혹은진리 ) 에대해역사제약적이라는것이다. 7) 그래서이해를정신과학의방법론으로파악하려는전통의해석학은새로운전기를맞게된다. 가다머에의해각인된 철학적해석학 은정신과학의방법론이아니며또한정신과학을위한보조분야도결코아니다. 이제해석학은정신과학의방법론적기초가아니라, 정신과학자체를가능하게하는토대이다. 가다머에의하면방법이란진리에이르는길이아니다. 오히려역으로진리는방법적인인간을배제한다. 이해는그렇다면 주관주의철학이늘그렇게주장하는 객관이나대상보다우위에서서이들과대립하거나구성하는인간의주관적과정이아니라, 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해석학 에천명되어있듯인간자체의존재방식이라는것이다. 이런맥락에서가다머의해석학은더이상정신과학을위한일종의보조분야로규명될수없으며, 반면에인간의존재방식및존재론적과정으로서의이해를설명하는철학적노력으로받아들여진다. 바로여기에기존의해석학과는다른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이지평위로드러난다. 해석학적방법은엄밀한객관성만을인식의근거로삼는과학주의및실증주의의잘못된유산을청산하려는일련의철학적노력이기도하였다. 그러나해석학적방법에의하면어떠한개별적사실도그것의의미는이사실을둘러싸고있는맥락속에서비로소이해될수있다는것이다. 그래서해석학적요구는 이해 가이미맥락적이고지평적이 435 쪽이하, 479 쪽이하 J. C. B. Mohr, 1975. 7) 이미하이데거에게서파악되었듯이이해자체는항상시간성의세가지양태 ( 과거, 현재, 미래 ) 에서동시적으로기능하고있다. 그러기에이를테면과거란현재와미래속에있는우리와절대적으로분리된과거의대상으로여겨질수없는것이다. 현재속에서과거를이해하면서도현재를떼어낸과거그자체를보아야한다는것은이해의본질에맞지않는일종의환상에불과한것이다. 왜냐하면이해는이미우리의현재및과거와결부되어있기때문이다.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77 어서어떤사건이라도일정한맥락혹은지평안에서만가능하다는것이다. 더욱이후설의 선험적현상학 의거울에반영해볼때주관으로부터분리된중립적인객관적사실이란실증주의와과학주의의편견에불과한것이다. 그렇지만해석학적방법론이철학적으로정착되는데에는많은우여곡절이있었다. 이를테면만약 객관적사실 에대한이해를 맥락적해석 으로전환시킨다고해도, 해석자의주관적감정이나편견이개입되는상황에서과연해석학적방법론이보편적이해의방법론으로가능할수있는가의문제이다. 그러기에이러한해석학적흐름에반하여헴펠 (C.G. Hempel) 과같은신실증주의자는오히려주관적이해야말로상상력에의한감정이입의방법에불과하기때문에과학적인인식논리로서의가치를가질수없다고주장한다. 이와같이 ( 신 ) 실증주의자들은이해의방법보다는설명과분석의방법에우선권을부여함으로써학문의과학성과객관성만강조한다. 이러한흐름에반해이해에중점을두는해석학자들은인문학과역사학및사회학은자연과학의논리를따를수없다는주장이다. 그리하여 ( 신 ) 실증주의와해석학사이의논쟁은오랫동안지속된다. 그러나가다머가그의 진리와방법 을통하여일관되게비판하는것은우리에게주어진현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할수있다는실증주의의오만이다. 가다머는이러한두흐름의영역을뛰어넘으면서양자를포괄하는하나의보편적인철학으로서의해석학을정당화시킨다. 딜타이는한편으로정신과학에특유한논리의자율성을확립하여이를자연과학으로부터독립된과학을만들려하였는데, 이를통해그는의미를다루는정신과학의구조와이론형성및인과법칙의발견에기초를두는자연과학의구조사이의차별성을확립하고자했다. 그러나그는다른한편으로정신과학과자연과학이이러한차이를갖고있음에도불구하고공통적으로객관성을지향하는학문이라고하였는데, 그

478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것은두분야가다사회적 인간적현상에대한중립적인이해를목표로하기때문이라는것이다. 바로이객관성의요구야말로논쟁의대상이되었고, 오늘날엔자연과학에서조차수정이가해지고있다. 8) 가다머에의하면자연과학은해석전통의산물이며 마치후설에게서이것이생활세계의산물이듯이 따라서자연과학의규범과기준들조차이런전통의선입견에의해구축된것일따름이라는것이다. 한인간의선입견은곧 그자신이자기존재의역사적실재성을구성하기때문이다 9). 그러기에무전제적인해석은있을수없는것으로서성서나문학, 나아가과학적인텍스트도선입견이없이는해석되지않는다. 10) 그것은선이해나선입견에의해구축된이해가이미해석의근저에깔려있다는것이다. 그러기에이해는역사적으로축적되어온것일뿐만아니라, 기본적으로영향사적인구조를갖고있다. 객관성의기준이라는것도엄밀한의미에서일정한목적을위해하나의해석전통내에서구축된것일뿐, 결코보편적인것인양절대화될수없다고가다머는강조한다. 그러기에가다머는의미를다루는정신과학이자연과학적객관성을획득하도록하는시도는잘못되었다고지적하는데, 이는곧슐라이어마허와딜타이가제기하고실증주의가전수한객관성의문제는잘못되었다는비판이다. 가다머가생각하는해석학이란슐라이어마허나딜타이에게서처럼 객관적 이해를위한방법들에관한논증일수없고또해석의규칙들을세우는분과학문도아니다. 8) 이를테면 W.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원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K. 괴델의 명제불능의원리, T. 쿤 (Thomas Kuhn) 의페러다임이론, P. 파이어아벤트의 Anything goes 등등은그좋은보기이다. 9)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261 쪽. 10) 이를테면불트만 (R. Bultmann) 은무전제적인해석이불가능함을그의논문 무전제적주석은가능한가 에서타진하고있다. 참조. 실존과신앙 (Existence and Faith), ed. Schubert M. Ogden, 289-296 쪽, Hodder and Stoughton: London 1961.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79 딜타이는자연과학과정신과학의권리를동등하게인정하고해석학을정신과학의방법론으로규명함으로써설명과이해의포괄적인 해석학적순환성 을간과하였다. 무엇보다도가다머의해석학적통찰은모든과학적지식이그것이자연과학이든혹은정신과학이든역사적문화적으로제약되어있다는것을지적함으로말미암아그때까지팽배하던실증과학과해석학의논쟁을비롯하여딜타이에게남아있던이원론적인대립 ( 정신과학과자연과학 ) 을극복하게되는계기를마련한다. 말하자면자연에대한어떠한객관적이해도이미주관적삶이나이해의지평속에들어있고이들을전제로하고있다는해석학적순환의원리이다. 가다머가우선저러한이원론적구도에서벗어날수있었던것은후설현상학의도움이었다. 후설은그의 경험과판단 및 위기 등의저서를통해객관성을추구하는모든종류의자연과학들도엄밀한의미에서이미 생활세계 에그발생적근거를두고있다는사실을파악함으로써소위객관적학문의중립성이라는근대적신화를허무는데에기여한것이다. 후설이천명한 생활세계 란우리의일상적삶이이루어지는작은범위의주변세계 (Umwelt) 가아니라, 우리의모든삶이그속에서발원하고이루어지는지평인것이다. 그러기에후설의현상학이야말로과학적지식이별개의객관성으로만굳어진것이아니라 생활세계 라는역사적문화적세계에이미제약되고전제되어있음을통찰함으로말미암아해석학의영역을확대하는데많은기여를한것이다. 그러나후설은생활세계의다양성을극복하기위해그다양성을아우르는생활세계의본질적구조를주목하는데, 이본질적구조를선험적으로정당화하는과정에서결국그는 엄밀한학문 (die strenge Wissenschaft) 으로서의과학적이념에머물게된다. 11) 또한후설은선 11) 후설의현상학은그의저서 (Philosophie als strenge Wissenschaft) 가시사하듯엄격한인식론을근간으로하는학문이기를요구한다.

480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험적주관으로서의의식이객관적세계를구성 (Konstitution) 하도록하여여전히주관성의철학에머물고있었던것이다. 그리하여가다머는자신의해석학적토대를마련하기위해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해석학 에로방향을돌린다. 현사실성의해석학 (Hermeneutik der Faktizität) 엔인간현존재의삶자체가해석학적이고또 해석학적순환 (Hermeneutischer Zirkel) 12) 이인간의삶자체에뿌리를두고있다는해석이들어있다. 13) 하이데거는객관성을추구하는과학에전제된지평인 세계-내-존재 를찾아내고, 정신과자연의이원적대립을곧 세계-내 -존재 의해석학적순환구조로읽는다. 14) 더욱이후설에게남아있는인식론적페러다임, 즉 주관적의식이객관적세계를구성하는 방식을허물고서존재론적전회를이룬하이데거의철학은가다머에게하나의해석학적 이정표 (Wegmarken) 가되었다. 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해석학 에서현존재의 이미내던져져있음 (Geworfensein) 은주-객이결코분리되거나격리되어있지않고 해석학적순환 이라는존재구조를갖는것이다. 가다머의해석학은바로위와같은하이데거의 존재론적해석학 을기본적인바탕으로하고있으며 이해 나 선이해, 경험, 언어, 역사성 등등하이데거의해석학에서중요한개념들도전적으로수용한다. 그리하여가다머는하이데거의철학중에서해석학적인부분을정교화하고또자신의독자적인해석학을집대성하여 철학적해석학 을탄생시켰다고할수있다. 12)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164 쪽, 178 쪽이하, 250 쪽이하, 275 쪽이하. 13) 현존재의현사실성에로방향을돌리는하이데거의해석학은 존재와시간 의 38-41 에서집중으로논의되고있고, 또 존재와시간 이출간되기이전에이미그의전집제 63 권 (Ontologie: Hermeneutik der Faktizität) 에서집대성되어있다. 14) 참조. Martin Heidegger, Sein und Zeit, 12-18, 22-27, Max Niemeyer: Tübingen, 1984.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81 3. 해석학적철학과미학의전개 우리는앞의장 ( 章 ) 에서가다머가전통해석학과논쟁하고대결하면서새로운방향의해석학을모색한것에관해논의했는데, 이제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이피력하는주된관건을파악해보기로한다. 이미전통해석학과대화하고비판하는과정에서새로운방향의해석학에관한대안과윤곽이분명히드러나기에, 이를중점으로하고또가다머의해석학적저작들을바탕으로하여 철학적해석학 의주된사항들을검토해본다. 또이러한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이 20세기이후로철학사에서갖는위상을고찰해본다. 우선가다머가낭만주의해석학을비판하는과정에서그의 철학적해석학 의윤곽을들여다볼수있게하는데 15), 그것은객관성요구에대한비판이다. 우리가앞의장 ( 章 ) 에서지적했듯이가다머의해석학은슐라이어마허나딜타이에게서처럼 객관적 이해를위한방법들에관한논증도아니고, 또해석의규칙들을세우는분과학문도아니라는것을언급했었다. 그는자신의 철학적해석학 을통하여오히려이해일반의가능조건, 즉방법과객관성의관념을그근저에서규정하고있는조건과전제를해명한다. 이를테면자연과학에서의자연현상이나정신과학 ( 인문학, 사회학등 ) 의정신현상에대한방법론적접근들은모두다역사에뿌리를두고있을따름이다. 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은그의 진리와방법 에집대성되어있는데, 여기서가다머는우선전반부에서기존의일상적인역사의식과미의식을비판하고, 그때까지잘알려지지않은자신의해석학적역사개념과예술철학을그대안으로제시한다. 가다머가 진리와방법 의제1 장에서부터 예술경험에서의진리물음 으로논의를시작한것은그가 15)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Zweiter Teil.

482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예술경험을자신의해석학논의의출발점이자자신의주장을정당화할수있는확실한증거로삼았기때문이다. 16) 가다머의 진리와방법 은우선하이데거의언어존재론에기반을둔철학적해석학의입장에서근대의미학과역사의식에대한비판으로시작한다. 하이데거와유사하게가다머도근대의주관주의에근거를두고있는과학기술적사고에매우비판적이다. 이때주관주의란인간의주관적의식과여기에근거를둔이성의확실성을곧인식을위한궁극적인토대로삼는태도를말한다. 즉모든인식을주관적자기-확실성에근거지우려했던태도의산물이다. 이러한주관주의는특히데카르트이래로서구의주관주의적사상이미학이나역사학분야에까지스며든것을시사한다. 말하자면근세철학의주관에의한인식모델이미학의영역에까지정형화된것이다. 그가 진리와방법 의서문에서밝히듯전래의방식 ( 이를테면이성적이고이론적인 ) 으로는결코도달할수없는진리를예술작품에서경험한다는사실은모든이성적고찰에맞서는예술의철학적의미를선포하는것이다. 이러한예술경험과철학경험은진리가과학의전유물이아님을선고하는일이며, 나아가과학주의를향해자신의한계를시인하라는경고도함께들어있다. 이리하여가다머는과학의진리개념으로인해결코위축되거나협소해질수없는미학영역을구축하고예술작품을통해우리에게주어지는진리의경험을옹호한다. 우선가다머는그의미학해석이근세의주관주의적인 미학적의식 과는확연히다름을제시한것이다. 그는근세의 미학적의식 이예술경험의본성으로부터주어진것이아니라, 주관주의적형이상학에근거를둔반성적구성물에불과함을밝힌다. 17) 가다머에의하면예술작품 16) 가다머의이러한의도는이미 Wahrheit und Methode 의서문 (XVIII-XIX) 에밝혀져있는데, 하이데거에서시작되고가다머에게서집대성된이러한미학은하나의새로운미학의지평을열었다고볼수있다. 17) 근세미학의주관화에대한가다머의비판은다음을참조. Wahrheit und Methode,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83 이단순히자족적인주관에대립해있는객관이나감각적지각의대상이아니라는사실을극명하게보여주는것이예술경험인것이다. 예술경험은예술작품의 사상 ( 事象 ) 자체 (die Sache selbst) 가탈은폐되는사건에의해주어진다. 이는가다머가말하는하나의 생기사건 (Ereignis, Geschehen) 18) 이다. 예술작품의진정한존재의미는그것이경험되는과정에서경험자를변화시킨다는데있다. 그리고이토록경험자를변화시킬수있는이유는탈은폐의진리, 곧예술작품의사상자체가탈은폐되면서자신의힘을행사하기때문이다. 19) 사상 ( 事象 ) 자체 에의한접근법 20) 을앞세워가다머는근세의미의식과역사의식에깔린주관주의및객관주의와의대결을벌이고, 이를전래의해석학영역에까지확장한다. 그의미학해석은예술의진리를변호하는데에만그치는것이아니라, 우리의해석학적경험 21) 전체에까지확장된다. 말하자면우리가예술의경험에서과학적방법론에기초한인식의영역을원천적으로넘어서는진리에관계하듯이, 그렇게인문학이나정신과학의영역에서도관계하는것이다. 가다머에의해제시된해석학적대안은그이후철학계에큰파장을불러와그파급효과가컸는데, 이는해석학을철학의확실한한분야로정립하는것은말할것도없고문학과미학의분야및사회학과신학의영역에까지확장하는현상을가져왔다. 진리와방법 의대단원은하이데거의후기사유 ( 특히언어철학 ) 를토대로하여언어존재론적해석학을정립하면서결론을맺는다. 여기서도가다머는기존의기호와상징에의해도구화 38 쪽이하, 77 쪽, 88 쪽이하. 18) 참조. 앞의책, 94 쪽, 293 쪽, 355 쪽이하, 396 쪽, 403 쪽이하, 447 쪽, 459 쪽, 462 쪽이하. 19) 참조. 앞의책, 433 쪽, 457 쪽이하. 20) 참조. 앞의책, 246 쪽, 421 쪽이하, 429 쪽이하, 439 쪽. 21) 참조. 앞의책, 329 쪽이하.

484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된언어철학을강하게비판하고, 원초적로고스로서의언어, 해석학적경험의매개자로서의언어, 세계경험을가능하게하는언어, 사상 ( 事象 ) 자체 (die Sache selbst) 를탈- 은폐하는역할을수행하는언어등을부각시키면서해석학의새로운지평을연다. 가다머는전래의진리개념이철저하게주관의인식개념과분리되지않음을, 즉진리란철저하게인식의진리를일컫는것임을파악하고, 이에맞서우선또다른차원의진리획득이예술경험을통해가능함을제시하는데주력한다. 물론그는이를통해인식론적문제의식에서새로운진리이론을제시하려는것은아니었다. 전래의인식론은 특히근세철학에서확연히드러나듯이 엄격한과학주의적객관주의적차원에서진리의객관성이방법론적으로정초되기를요구한다. 그러나가다머의해석학은과학주의와객관주의의방법적이념으로획득할수없는경험의세계에서진리와인식이가능함을드러내어보이는것이다. 22) 그래서가다머는예술경험을통한진리물음을시작으로하여철학일반에이르기까지그가능성을확장해나간다. 이과정에서그는주 -객도식의인식론과진리론및전통해석학과미학해석을상대로대결을펼친다. 주관주의적인미적경험은예술작품이말하고자하는사상 ( 事象 : Sache) 보다는주관의자기이해및자기자신과만관계하는계기를마련할따름이다. 이런태도야말로지각을향유하는의식이외에는예술을설명해줄어떤적절한방도를갖지못한다. 주관주의적경향에있어미적대상을감상하는주관은자신의지각들을이용하고또미적대상을감상한지각을수용하여감각적형태의미의식을향유하는것으로예술을범주화시킨다. 더욱이지각의향유를위해혹은미적쾌락을위해예술을 형식 과 내용 으로억지로분리시키는경향이주관주 22) 참조. 앞의책, 230 쪽이하, 242 쪽, 429 쪽이하, 451 쪽이하, 478 쪽이하, 487 쪽, 499 쪽.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85 의적태도이다. 이러한흐름에반해가다머는예술작품에대한경험은모든주관적인해석지평 ( 말하자면예술가의지평과감상자의지평 ) 을초월해있다고본다. 그러기에 작가의정신 (mens auctoris) 또한한작품의의미를위한결정적인척도일수는없는것이다. 따라서예술작품의미적경험에있어핵심적인것은주관에의해주도되는주관-객관의이분법도아니고 23), 주관적자기이해나미적향유도아니며, 나아가대상에대한내용과형식이아니라형상과형식에의해매개되는의도된사상 ( 事象 ) 자체 (die Sache selbst), 즉그작품이의도하고드러내고자하는역동적인세계이다. 24) 여기서예술작품의의도하고드러내고자하는것은무엇인가? 그것은다름아닌사상 ( 事象 ) 들이존재하는방식, 존재의진리, 즉 사상자체 (die Sache selbst) 이다. 25) 말하자면예술작품 ( 문학작품 ) 은우리에게드러내고자하는내용적의미를전달해줌으로써그진리를드러내는것이다. 26) 예술작품은따라서형상이부여된 생기사건 (Ereignis) 으로서의존재진리의현현이다. 또예술작품이역동적인구조를가진것은그경험자를변화시킬수있는힘이있기때문이다. 가다머에의하면예술작품을접하는경험은이예술작품이열어주는하나의세계에대한경험이다. 이러한경험은그예술작품이가진세계의 생기사건 (Ereignis) 에의해주도되었기에결코대상의어떤단순한외면적형식에대한주관적감각의향유가아니다. 그러기에우리는하 23) 근대의유물인주관 - 객관의이분법은하이데거의 존재와시간 에서철저하게차단되었다. 또하이데거는 존재와시간 에서한편으로후설의현상학적방법을응용하지만, 다른한편으로선험적주관성이며주관 - 객관의대립과같은것은수용하지않았다. 그는주관 - 객관의대립을넘어서있는 사상 ( 事象 ) 자체 와현존재의현사실성에그궁극적인준거점을확보하였다. 24)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194 쪽이하. 25) 참조. 앞의책, 77 쪽이하, 105 쪽이하, 128 쪽이하. 26) 참조. 앞의책, 155 쪽.

486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나의예술작품을통하여이예술작품이가진독특한세계를보게되며, 우리의세계지평은새롭게비춰진세계로인해더넓어진다. 예술가에의해그려진세계, 즉형상화는다름아닌존재의진리 ( 비은폐성 ) 에로의변형인것이다. 이와같이예술의정당성은하이데거와가다머에의하면그것이미적쾌락을주는데에있는것이아니라존재를드러내는데있다. 그러기에예술가란자신의존재경험을형상으로변형시키는 ( 작품의탄생 ) 능력을가진사람이다. 가다머는그의 진리와방법 을통하여근대의주관주의화된미학과주관-객관의이분법및내용-형식의이분법에의한미학에파산선고를하고, 그대신예술작품의자율성을드러내며, 나아가예술작품자체에내재하는존재의역동성을파악하는데주력한다. 이토록근대주관주의와결별하고서가다머는그대안으로해석학의변증법적성격을정당화시키는토대를찾아낸다. 27) 4. 변증법적해석학 가다머는 1981년 4월프랑스파리의독일문화원에서개최된주제발표문 텍스트와해석 에서진정한대화가시도되는곳이면어디에나 이해하려는선한의지 (Guter Wille zum Verstehen) 가기본적으로따른다고지적했다 : 대화속에서는 의사소통적양해가시도되는곳이라면어디서든서로를이해하려는선한의지가놓여있는것이다. 28) 강력하게부각된대화의해석학은가다머의 철학적해석학 이하이데거의해석학적토대에서출발하여새롭게개척한거대한지평이다. 가다머는 언어의대화적성격 (Gesprächscharakter der Sprache) 을 27) 참조. 앞의책, 173 쪽이하, 324 쪽이하, 344 쪽이하, 370 쪽, 385 쪽이하, 399 쪽이하, 433 쪽이하, 441 쪽이하. 28) H.-G. Gadamer: Text und Interpretation, in Text und Interpretation, 38 쪽, Hrg. von Ph. Forget, München 1984.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87 자기해석학의중점으로세웠는데, 이는가다머해석학의특징으로잘알려진바다. 29) 대화속에서서로를이해하려는태도는가다머의해석학에서기본적인원리로받아들여진다. 가다머에의하면이런원리는심지어비도덕적존재자들에게서도유효하게적용된다. 30) 가다머는저런기본원리를좀더첨예하게드러내고있다 : 입을여는자는그누구라도이해되기를바란다. 31) 말하자면사람이입을여는한언어가동원되는것이고, 그런언어는대화의시작으로이어지며, 또그런대화는이해되기를바라는의미가필연적으로따른다는것이다. 그러나가다머의저주제발표문은소위말하는 가다머-데리다논쟁 의도화선이되었다. 32) 데리다는가다머가언급한선한의지가도덕적인것이라고여기고, 이것이칸트적의미의 선의지 와다를바없으며, 나아가이것이해석학적이해현상에서일종의 공리 (Axiom) 역할을하는것이아닌가하고의문을제기했다. 33) 그러나가다머는이러한데리다의비판에대해여기에서의 선한의지 는도덕적의지와무관하고이해현상의공리도아니며, 오히려플라톤의대화록에서변증법적대화의형식에드러난선한의지 (eumeneis 29) 참조. H.-G. Gadamer: Frühromantik, Hermeneutik, Dekonstuktivismus ; in Gesammelte Werke 10, 134 쪽, J.C.B. Mohr: Tübingen 1995. 30) H.-G. Gadamer: Text und Interpretation, in Text und Interpretation, 59 쪽참조, Hrg. von Ph. Forget, München 1984. 31) 앞의책, 59 쪽. 32) 데리다와의논쟁이후가다머는데리다의해체주의철학을자신의해석학에대한 명백한도전 (H.-G. Gadamer: Frühromantik, Hermeneutik, Dekonstuktivismus ; in Gesammelte Werke 10, 27 쪽, J.C.B. Mohr: Tübingen 1995. 또한 H.-G. Gadamer: Dekonstruktion und Hermeneutik, in Gesammelte Werke Bd. 10, 140 쪽이하참조, J.C.B. Mohr: Tübingen 1995) 으로받아들이고서자신이표명하는대화철학의특징을집중적으로조명하고첨예화시킨다. 이런테마는그의논문 파괴와해체, 해체와해석학, 초기낭만주의, 해석학, 해체주의, 해석학과로고스중심주의 등에서집중적으로거론되고있다. 33) 참조. 앞의책, 56 쪽.

488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elenchoi) 라고응답한다. 34) 그러한 선한의지 는근세적도덕철학이라거나또형이상학적의지의철학이아니라, 진정한대화가있는곳에는자연적필연적으로동반되는 선한의지 인것이다. 가다머에의하면데카르트이래의근세주관주의와는달리고대그리스철학자들은주체중심의사고를펼치지않았고, 오히려자신들의사고를존재자체의한부분으로간주했다. 말하자면그들은주관성을자신들의출발점으로삼지않았으며, 또객관성을주관성에근거지으려고도하지않았다. 그대신그들은변증법적접근방식을취했는데, 그것은그들이주관중심적인태도 ( 주도하고제어하며조작하는태도등등 ) 대신에, 이해하고자하는바의 사상 ( 事象 ) 자체 에의해인도되는방식을취했기때문이다. 35) 이런방식으로부터주어되는인식이나지식은따라서그들주관의소유물로서가아니라그들스스로가참여하여그 사상 ( 事象 ) 자체 가드러나도록하는것이었다. 가다머의변증법적해석학에는이처럼 사상자체 가주도적물음을제기하고인간은응답하는방식인데, 이때물음을받고있는존재자로서의인간은다만저 사상 에속해있음을기반으로해서만응답할수있다. 그러기에고대그리스와가다머에게서의진리에의접근방식은주관적으로확실한인식에근거를둔근대의주관-객관적사고의한계를초월해있다. 진리란방법적으로가아니라변증법적으로도달된다는것이가다머해석학의확실한결론이다. 가다머의변증법적해석학은소크라테스-플라톤의변증법과도유사한면이있지만 ( 그러나이데아론과같은것을전제로하지는않는다 ), 무엇보다도전 후기하이데거에의해해명된이해의선구조 (Vor-Struktur) 와존재구조에근거를두고있다. 36) 이러한바탕에서변 34) 참조. 앞의책, 59 쪽. 35) 참조. 앞의책, 344 쪽이하, 361 쪽이하, 415 쪽이하.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89 증법적해석학의목적은존재혹은 사상 ( 事象 ) 자체 가드러나도록 ( 탈 -은폐 하도록 ) 하는데있다. 또이토록드러나도록한다 (phainesthai) 는측면에서해석학은현상학적이다. 변증법적해석학은물론해석학에서의이해의문제를중요한테마로삼는다. 전통해석학을비판하는과정에서드러난가다머의이해개념은어떤학문적방법가운데하나에그치는것이아니라, 거기서현존재가세계를자신에게열어보이는인간현존재의존재방식자체였다. 따라서그의이해개념은정신과학뿐만아니라자연과학, 나아가인간의세계경험전체에있어서이해가어떻게가능한가를묻는다. 가다머는 진리와방법 의서문에서 이해 가인간적주관이갖는여러태도들중의하나가아니라, 현존재자체의존재방식 (Seinsweise des Daseins selber) 이라는하이데거의통찰을받아들여, 자신이 진리와방법 에서사용하는 해석학 이라는용어도그런의미 존재론적과정으로서의이해를해명하는철학적노력 를갖는다고술회한다. 37) 이런하이데거의통찰과함께가다머는 이해의운동 (Bewegung des Verstehens) 이 포괄적이고보편적 이라고규명한다 : 이해란현존재의유한성과역사성으로이루어진인간적실존의근본적운동을직시하는말이다. 따라서그것은현존재자신의세계에대한경험전체를포괄한다.. 이해의운동이포괄적이면서보편적이라는것은결코어떤자의도또어떤단순한입장의과장도아니다. 38) 이해의과정은 해석학적순환 (Hermeneutischer Zirkel) 39) 을통하여 36) 이해의선구조 (Vor-struktur des Verstehens)) 에대한하이데거의발견에대해선다음을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250 쪽이하. 37) 참조. Gadamer, Hans-Georg: 앞의책, 서문 (XVIII). 이러한새로운차원의 이해 를중심으로한하이데거와가다머의해석학을팔머도적절하게기술하고있다. 참조. 팔머 (Palmer, Richard E.), 해석학이란무엇인가, 이한우옮김, 240-241 쪽, 문예출판사, 2001. 38) 앞의곳.

490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진행되는데, 이때 해석학적순환 이란개별적인것은전체로부터, 전체적인것은개별적인것으로부터설명되어야하는것이다. 말하자면부분에대한이해는전체에대한선이해와의순환적인관계속에서비로소가능하기때문에이해는이러한과정을통해서일어나는하나의생기사건 (Ereignis) 이다. 이를테면한문장의의미는이문장이포함되어있는전체맥락에대한 선이해 가고려되지않고서는이해될수없다. 한문장이나단어는결코전체맥락과무관한상태에놓여있지않다. 또역으로이러한문장들이모여전체맥락을형성한다. 그러기에한문장이나혹은어떤단어의뜻을모른다고하더라도전체맥락에대한이해가가능하다면저문장이나단어의의미를모르고서도전체적이해가가능한것이다. 잘알려진가다머의 지평융합 (Horizontverschmelzung) 40) 도저러한 해석학적순환 을통해이루어진다. 텍스트의해석과정은 지평융합 에로의과정이다. 지평융합 이란텍스트나역사적사건에대한이해를우리의현재상항에대해갖는의미와융합하는것이다. 텍스트는늘역사적인것이고, 주어진시간에서의특수한언어로쓰여졌기에텍스트의역사성이란해석자가이를이해하려고할때에본질적인것이다. 그리하여 지평융합 에서중요한관건은텍스트의지향성과해석자 ( 독자 ) 의역사적가치가융합되어새로운지평을열고, 나아가새로운의미를창조하게된다는것이다. 가다머의 지평융합 에서의통일화는데리다가이해하는것과는다르게 동일화할수있는하나 (ein identifizierbares Eines) 에서가아니라, 계속되는대화속에서일어나는것이다. 따라서융합의형태는어디까지나커뮤니케이션의가능성과 이해 및교류의가능성으로전제된것이다. 이러한가능성은타자와공동의삶을영위하게하거나무엇보다 39) 참조. 앞의책, 250 쪽이하, 275 쪽이하. 40) 참조. 앞의책, 289 쪽이하, 356 쪽이하, 375 쪽.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91 도 대화의서로함께함 (Miteinander des Gespraechs) 을가능하게한다는뜻이다. 이런방식에의한대화를가다머는 변증법적대화 라고규명한다. 41) 대화의참여자는대화를통해서합의나 지평융합 에이르는것뿐만아니라편협한자신의세계를초월하고, 대화적경험을통해새로운자신을체험하게된다 : 대화 -속에 -있음 (Im-Gespräch-sein) 이란자기를- 넘어서 -있음 (Über-sich-hinaus-sein) 이고타자와함께사유하는것이며 ( 대화의경험을통해 ) 42) 하나의다른이로서자기자신에게로되돌아오는것이다. 43) 가다머에게있어서해석학적경험은타자혹은텍스트와의대화적경험이다. 이러한대화는근본적으로타자를타자로서, 즉타자를대화의파트너로서인정하는데서출발한다. 근세의치명적오류인주체중심주의적인발상이라든가타자를주관의구성물로보는시각은허용될수없다. 그대신주체는대화의상대자인타자의경험을자신의경험과 융합 해가는과정을갖는다. 또이와같이해석학적경험은경험의내적역사성을무시하고방법적절차를통하여객관성만을지향하는과학적경험을비판한다. 44) 가다머의비판에의하면과학의목표란 어떠한역사적계기나요소도부착되지못하게할정도로경험을객관화하는것 45) 이다. 해석학적경험은텍스트와해석자사이의대화가융합의과정을거 41) 참조. H.-G. Gadamer: Text und Interpretation, in Text und Interpretation, 27 쪽, 59 쪽, Hrg. von Ph. Forget, München 1984. 42) 필자에의한보충. 43) H.-G. Gadamer: Dekonstruktion und Hermeneutik, in Gesammelte Werke Bd. 10, 369 쪽, J.C.B. Mohr: Tübingen 1995. 44)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330 쪽이하, 340 쪽, 361 쪽이하, 405 쪽, 440 쪽이하 45) 앞의책, 329 쪽.

492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치게하는데, 해석자는텍스트안에서말하는저자의견해를타자로인정하면서그타자에머물러버리지않고자신의이해지평과융합해나가서는이른바 지평융합 을구현한다. 이때 지평융합 을일궈낸다는것은해석자와텍스트의저자 ( 타자 ) 가서로자신의입장을고수한다는것이아니며, 동시에서로가완전히동일한입장을가진다는것도아니다. 다시말하면해석자와저자 ( 타자 ) 사이의 지평융합 은두이해지평이하나로단일화된다거나혹은아무런만남이없이서로병치된다는것이아니라, 서로가서로의입장과이해지평을견지하면서도진정한합의를이루어나가는변증법적과정인것이다. 지평융합으로서의커뮤니케이션은타자를일방적으로자신의이해지평으로끌어들이는것도아니며, 또이와반대로자기자신의입장을포기하고타자의지평으로몰입하는것도아니다. 이러한해석학적경험으로서의이해엔타자 ( 저자 ) 를만나고상호교류 ( 대화 ) 함으로서발생되는해석자 ( 주체 ) 의선입견수정도당연히포함된다. 합의를이루어가는과정에서는서로가자신의입장을고집하는것이아니라, 또상대방의입장에비추어재해석하고또상대방의입장에단순히따르는것이아니라, 자신의견해에비추어재음미하는태도가전제된다. 가다머의해석학에서해석자와텍스트및전통사이의대화며자아와타자사이에서성취되는지평융합엔쌍방향에의한의미구성과의미생산이전제되어있다. 여기서우리는가다머의해석학이전통주의라는하버마스의비판이근거가없음을확인하게된다. 46) 가다머의해석학은 전통 이란이름의타자가행사하는영향력에결코수동적으로대응하는것이아니라 ( 해석자와같은위상을가진타자이고전통이다!), 46) 하버마스는가다머가전통을절대화하여보수주의의한계에봉착했으며성찰의힘을과소평가했다고비판하지만, 이는해석학적 전통 개념을사회철학적이고사회이데올로기적으로읽은하버마스의오해이다 ( 참조. J. Habermas: "A Review of Gadamer s Truth and Method", in Understanding and Social Inquiry, 335-363 쪽, 특히 356 쪽, F. Dallmayr and T. McCarthy 엮음, Univ. of Notre Dame Press: Notre Dame 1977).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93 스스로전통을문제삼으로써이전통을수정해가거나 마치해석자가자신의선입견을수정하듯이! 혹은지평융합을이루어가는것이다. 가다머의해석학에서는전통에의무조건적의존이나안주는결코허용될수없다. 위의논의에서드러나듯해석학적경험과지평융합의과정에는가다머의 변증법적해석학 이자리잡고있다. 그의 변증법 에는헤겔과공유하는부분도있지만, 그러나핵심적인사항엔견해를달리한다. 우선헤겔이 정신 (Geist) 을궁극적으로주관성에정초시켰던것을가다머는비판한다. 헤겔의변증법은변화에관한변증법적경험을뛰어넘어대상이더이상변화하지않고완전히인식되는절대지 ( 絶對知 ) 로나아가는것을체계화시키지만, 이러한헤겔의주장을가다머는결코받아들이지않는다. 47) 가다머의해석학이변증법적경험을중시하는것은헤겔과는반대로이러한경험을통해획득하는지식이결코완전하거나절대적이지않다는것을천명하는일이다. 가다머에의하면 진정으로경험이많은사람은자신이시간이나미래의주재자가아니라는것을아는사람 이며, 경험은곧무엇보다도일차적으로 인간의유한성에대한경험 인것이다. 48) 가다머의변증법은대립된명제들이종합되어가는헤겔방식의변증법이아니라, 해석자자신의지평과 전통 ( 혹은타자및텍스트등 ) 의지평사이의변증법이다. 가다머의근대역사의식에대한비판도위와유사한방식으로전개된다. 가다머는일상적인역사의식과차이를두면서자신의 역사의식, 즉 영향사적의식 (wirkungsgeschichtliche Bewußtsein) 49) 의분석을 47)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337 쪽. 48) 앞의책, 337 쪽. 49) 참조. 앞의책, 283 쪽이하, 323 쪽이하, 328 쪽, 343 쪽이하, 366 쪽이하, 448 쪽이하. 영향사적의식 이란 역사가항상그위에서작용하게되는의식 또는 역사적으로작용하는의식 이라고할수있다 ( 참조. 팔머, 해석학이란무엇인가, 이한

494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위한토대와출발점으로서 이해의선구조 (Vor-Struktur) 와인간현존재의본질적인역사성을역설한하이데거의사유를수용한다. 이해의선구조 에대한하이데거의해명에따르면우리는주어진텍스트나문제혹은상황을현재적시각과의식으로만이해해선안되고, 이미습득되어있는지각방식과 선이해 가개입되어있다는것을전제로해야한다. 50) 이러한하이데거에게서의 이해의선구조 를가다머도첨예하게드러낸다 : 이해는실용적이거나이론적인관심의차이에따라나타나는온갖종류의분화된이해에앞서서, 그것이 존재가능 (Seinkönnen) 이고또 가능성 (Möglichkeit) 인한해서 현존재의존재양식 (Seinsart des Daseins) 이다. 51) 그러기에근원적의미에서하이데거와가다머의 이해 는이렇고저런실재에대한과학적인이해가아니라, 인간의삶과가능성에대한실천적이해인것이다. 역사성의개념엔한편으로현재와전혀무관하게역사를 ( 있는그대로 ) 보거나이해할수없다는것과, 말하자면과거의역사는오직현재의의식을통해보여지며, 또다른한편현재라는것은언제나과거의영향이미치고있으며오직과거로부터전승된의식이나지각방식혹은 선이해 52) 를통해서만보여진다. 전자의경우는주관적선입견이나선이해가이미개입되어있고, 또후자의경우는전통의전승이라는전제가이미개입되어있기에어떠한방식으로도무전제적인이해는결코있을수없는것이다. 여기서전통의전제란우리의의식과이해가이미전승에바탕을두 우옮김, 279 쪽 ). 50) 하이데거의 이해의선구조 (Vor-Struktur des Verstehens) 에관해선 Sein und Zeit, 32 참조. 51)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245 쪽. 52) 참조. 앞의책, 252 쪽이하, 495 쪽.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95 고있다는엄연한사실을말하는것으로서, 우리의사고가이루어질수있는바탕이되는관계구조즉지평인것이다. 이지평에서형성된선이해야말로우리가배제할수있는성질의것이아니라, 오히려역사라는것을이해할수있게하는기반이된다. 물론우리는전통으로부터만전제를구하지는않는다. 변증법적해석학에서의중요한관건은인간의자기이해와이해되어야할것간의변증법적상호과정이기때문이다. 하이데거와가다머에게서 역사 는해석학의주제로부각되었다. 이들은이해의조건과전제로서의역사성을해석학의중요한테마로삼는다. 영향사 의흐름속에서, 시간적거리를통하여작품은새로운의미를부여받을뿐만아니라새로운만남들을통하여작품의지평도변할수있다. 해석자의역사적지평도 이런해석자의지평을전통적인해석학은간과했다 과거와현재를끊임없이매개하는전승사건안에서형성된다. 사실 지평융합 이라는것도우리가어떤절대적인진리에도달했다는것을결코말하진않는다. 그것은진리의개념마저도한편으로우리가속한문화와역사적정황에의해제약되어있고, 또다른한편해석자로서의우리자신도유한성과역사성에의해제약되어있기때문에이해의우연성과지식의한계성이라는근본적인사태에직면하지않을수없다는것이다. 이토록우리가항상일정한해석과역사성에결부되지않을수없는한, 우리는어떤 절대적인진리 를확정지을수없는것이다. 그러기에 이해 라는것도해석자의선입견에뿌리를두고있으며 53), 우리의이해방식은철저하게 영향사 에의해제약된다. 과거와전통의영향은철학적이해나언어적이해, 예술적이해, 사회적이해, 나아가모든형태의과학적이해에까지나타난다. 54) 따라서과학적지식의객 53) 참조. 앞의책, 261 쪽이하.

496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관성조차도전통과전승에의존하고있으며, 방법은이러한의존성을어떤식으로도벗어날수없다. 이러한맥락에서딜타이가추구했던 객관적으로타당한 인식은불가능한데, 그것은역사를초월하여역사를바라보는관점을요구하기때문이다. 인간은유한하고역사적일수밖에없기에항상시간과공간으로부터제한된자신의입장에서사물을보고이해할따름이다. 55) 실로우리는역사적상황속에존재하며, 우리의삶도또삶가운데서의이해와경험도역사적으로제약되어있다. 그래서가다머는 진정한경험은자기자신의역사성에대한경험이다 56) 고까지말한다. 참된개방적태도를취하게끔해주는해석학적경험의성숙은바로가다머가역설하는 영향사적의식 의본질이다. 57) 해석학적경험에전제되는것은전승이다. 전승은우리가마음대로조작하고통제할수있는대상이아니라, 마치너 (Du) 와마찬가지로말을하는그무엇이다. 58) 우리가텍스트의의미를이해하게된다는것은그에게전수된전승을전제로하는것이다. 우리의언어사용에도예외가아니다. 우리는우리가당장창작한언어로서가아니라, 역사적으로전승된언어를사용할따름이다. 이러한현상은엄연한사실이기에, 이를통해가다머를 역사적보수주의 라고운운하는것은온당치않다고여겨진다. 철학적해석학 을기획한가다머의 진리와방법 은하이데거의후기사유에서의언어철학을바탕으로언어존재론을집대성하며대단원의 54) 현존재의이해자체에이미역사성이개입하기때문에모든종류의과학에서의이해과정에도이런역사성이개입되는것이다 ( 참조. Gadamer, H.-G.: Wahrheit und Methode, 228 쪽, 230 쪽이하 ). 55) 참조.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228 쪽. 또한 R. 팔머, 이한우옮김, 해석학이란무엇인가, 261 쪽. 56) Gadamer, Hans-Georg, 앞의책, 340 쪽. 57) 참조. 앞의곳. 58) 참조. 앞의곳.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97 결론을맺는다. 가다머의언어론에서근본적인것은우선언어의비도구적성격을강조하는점인데, 그는언어의본성에대한기호이론을거부한다. 가다머는언어의형식과도구적기능에강조를두는기호이론에 이를테면소쉬르에의한구조주의와그영향을받은수다한학파들에게서와카시러의상징적형식으로서의언어관 반대하여언어의생동적인특성과하이데거에게서이미천명된탈-은폐하는능력으로서의언어및 존재의집 (Haus des Seins) 으로서의언어개념등등언어의본래적인로고스의의미를강력하게부각시켰다. 만약언어가기호로취급되어버리면언어의근원적인힘을박탈당하게되는셈이고결국단순한묘사수단으로전락되고만다. 언어가단순한기호의기능으로만파악되는곳에서는언어와사고의근원적인관계가도구적관계로전락되고만다 59) 고가다머는경고한다. 이렇게될때로고스인언어는더이상그자체로서의중요성을가질수없게된다. 사상 ( 事象 : Sache) 을탈-은폐하고존재를개시하는로고스의원초적힘은왜곡되고무시된다. 하이데거와가다머에게서의언어는무엇보다도인간에속하는것이아니라, 그자체로존재하며어떤상황에서드러난다. 우리는상황속에드러나는언어를파악한다. 만약누군가가 저나무는푸르다 라고했을때, 이진술을통해전달되는관건은사상 ( 事象 ) 자체이지인간주체의반성이아닌것이다. 다시말해이때의핵심적인관건은저나무가어떠한빛에의해탈-은폐되고있다는점이지, 진술의형식이라거나또이진술이어떤인간의주관성에의해이루어지고있다는사실도아니다. 이런맥락에서의미의원천은언어자체속에놓여있다. 60) 언어의탈-은폐하는힘에의해의미는드러나는것이다. 가다머의해석에따 59) Gadamer, Hans-Georg: Wahrheit und Methode, 410 쪽. 60) 앞의책, 392 쪽이하참조.

498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르면고대그리스인들은로고스자체에대한아무런도구적개념도갖고있지않았다. 그들에게서로고스는존재및이해와마찬가지로매개자이지도구가아닌것이다. 언어의매개하는능력은곧세계를탈-은폐하는힘을가리킨다. 가다머가자신의언어존재론에서강조하는것도바로이탈-은폐하는역할로서의언어인것이다. 언어는인간이세계를만날수있는가능성을만들어낸다.

가다머에게서하이데거해석학의유산과 철학적해석학 / 499 참고문헌 김광명, 가다머예술철학과유희개념의문제, 해석학은무엇인가 ( 해석학연구제1집 ), 지평문화사, 1995. 김상환외, 매체의철학, 서울 : 나남출판, 1998. 박순영, 해석학적방법론과사회역사연구, 해석학은무엇인가 ( 해석학연구제1집 ), 지평문화사, 1995. 박정호 양운덕 이봉재 조광제, 현대철학의흐름, 서울 : 동녘, 2003. 백승영, 도덕적현상으로서의해석학적이해 가다머와데리다의논쟁을중심으로, 철학연구, 제71집, 철학연구회, 2005. 푀겔러, O., 해석학의철학, 박순영옮김, 서광사, 1993. 한전숙, 현상학, 민음사, 1996. Baudrillard, Jean, 시뮬라시옹, 하태환옮김, 민음사, 2001. Bolz, Norbert, 구텐베르크-은하계의끝에서, 윤종석역, 문학과지성사, 2000. Derrida, Jacques, 글쓰기와차이, 남수인옮김, 東文選, 2001. Derrida, Jacques, 해체, 김보현편역, 文藝出版社, 1996. Eco, Umberto, 해석의한계, 김광현역, 서울 : 열린책들, 1995. Gadamer, Hans Georg, 헤겔의辨證法 : 여섯편의해석학적연구, 韓貞錫譯, 經文社, 1993. Warx, Werner, 현상학, 이길우역, 서광사, 1989. Palmer, Richard E., 해석학이란무엇인가, 이한우옮김, 문예출판사, 2001. Schrag, Calvin O., 탈근대적자아를넘어서, 문정복 김영필옮김, UUP, 1999. Warnke, Georgia, 가다머 : 해석학, 전통그리고이성, 이한우역, 민음사, 1999. Warnke Georgia, 가다머의철학적해석학, 이한우옮김, 사상사, 1993. 국외참고문헌 Aristoteles, analytica posteriora (Zweite Analytik), Leipzig: Felix Me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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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 하이데거연구 ( 제 15 집 ) Zusammenfassung Das hermeneutische Erbe Heideggers und die "philosophische Hermeneutik" bei Gadamer Yun, Byeong-Yeol Seits 20. Jh. ist die Hermeneutik, die bei Heidegger und Gadamer zu einem großen Ganzen vervollständigt worden ist, so epochemachend, so daß sie zu einem Boden der Neuen Hermeneutik gebildet wurde. Bei ihnen ist die traditionelle Hermeneutik, die im Gebiet der Philologie und Methodenlehre verblieben war, überwunden, und nun auf den Horizont, der nicht nur die Geisteswissenschaft, sondern auch alle Gebiete der Theorie und Praxis umgreift, erhoben. Um seine "philosophische Hermeneutik" aufzurichten übernimmt Gadamer die wichtige hermeneutische Motive Heideggers, so zum Beispiel die "Hermeneutik der Faktizität", das "Seinsdenken", die "Sprachontologie" usw. Gadamer kritisiert zunächst in seinem Werk Wahrheit und Methode die traditionelle Hermeneutik, besonders in Hinsicht auf den neuzeitlichen Subjekt-Objekt-Schematismus, Geschichtsbewußtsein und Ästhetik. Was die Hauptsache der hermeneutischen Aufgabe ist, ist nach Gadamer die Aletheia der Sachen selbst. Dafür ist die Kunsterfahrung ein entsprechendes Beispiel. Für Gadamers Ästhetik wird die Kunsterfahrung durch die Entbergung der Sachen selbst des Kunstwerkes gegeben. Was das Kunstwerk beabsichtigt und entbirgt, ist gerade die Aletheia des Seins, nämlich die Seinsweise der Sachen selbst. Nach Gadamer ist die Annährung zur Wahrheit nicht durch die Methode des neuzeitlichen Subjekt-Objekt-Schematismus. Zur Wahrheit zu erreichen wird für Gadamer nicht methodisch, sondern dialektisch. Schlüsselwörter Hermeneutik, hermeneutische Philosophie, Ästhetik, Verste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