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 독일대연정의중간결산 구춘권, 영남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 2007 년 3 월 독일에서대연정이출범한지올해 2년째로접어들었다. 대연정은오랫동안독일을옭매었고, 그리고적녹연정 ( 사민당 녹색당 ) 이해결하지못한경제적정체, 재정적자, 대량실업이라는구조적문제들을안고출범하였다. 초기의우려와달리대연정은여러개혁프로젝트들을타협해내고관철시켰다. 경제적차원에서는경제성장을세제적으로지원하고, 지출절감을통해재정을공고화하려는시도가있었다. 노동시장과관련해서는 " 하르츠개혁 " 을보다정교화하고유연화하려는법안이등장했다. 정치적차원에서핵심적변화는무엇보다연방제개혁이었다. 사회적차원에서는연금과의료보험제도를개혁하였다. 대연정은개혁프로젝트들에대해모범적으로타협하고있는데, 이는경제 화폐연합과같은새로운구조적제약아래서사민당과기민련의정치적입장이상당부분수렴하고있는사실에기인하는것으로보인다. 발행처 : 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주한협력사무소편집인 : 베르너캄페터, 박상희편집위원 : 김영희, 안두순, 안석교, 양민석, 이삼열, 정범구, 정현백, 최연혜 ( 가나다순 ) 주소 : 110-742 서울시종로구운니동 98-5 삼환빌딩 1101호 Tel: (02) 745-2648/9, Fax: (02) 745-6684 e-mail: feskorea@fes.or.kr & fesrok@fes.or.kr http://www.fes.or.kr
1. 들어가는말독일에서대연정이출범한지올해 2년째로접어들었다. 가장많은지지를받은세력이승리하지못하고, 정권을내준세력도패배하지않은 2005 년 9월의기묘한선거결과는 신호등연정 ( 사민당 녹색당 자유당 ) 에서 자마이카연정 ( 기민련 녹색당 자유당 ) 에이르는다양한색채조합을모색하다결국독일역사상두번째대연정이탄생하는것으로마무 " " 리되었다. 동독출신의메르켈 (Angela Merkel) " 이수상이되면서대연정의최종 " 지휘권은기민련 (CDU) 으로넘어갔다. 그러나재무부, 외무부, 노동사회부와같은비중있는부처가사민당 (SPD) 에게배정됨으로써후자역시불만을표현할수없는정부가탄생하였다. 대연정에대한합의가물론순탄한것만은아니었다. 특히부가가치세인상, 부유세도입, 해고보호조항완화, 원자력포기등의문제를놓고마지막까지기민련 기사련 (CSU) 과사민당사이의날카로운대립이있었다. 그러나새롭게선거를치르지않는이상정치적으로막다른골목을벗어날수있는유일한방법은대연정을성공시키는것이었고, 따라서기민련은물론사민당에게도타협이강력하게요청되었다. 해고보호조항을완화시키려는기민련의집요한요구는사민당의반대에부딪치면서새로운일자리에대해 2년동안해고보호를유예하는타협안을낳았다. 사민당은원래연간 13 만유로이상의소득을올리는개인에게 부유세 를부과하려계획했지만, 그기준을 25만유로로대폭양보하지않을수없었다. 원자력문제와관련해서는사민당의입장이관철되어원자력포기원칙이변화될수없음이대연정조약에삽입되었다. 2005년 11월 22일메르켈은대연정에소속된 448 명의의원들중 397명으로부터지지를얻어독일연 방공화국최초의여성수상이자가장젊은수상으로취임하였다. 적지않은반대표가나오긴했지만메르켈이받은지지표는 30 여년전첫번째대연정을이끈키징어 (Kurt Georg Kiesinger) 의것보다훨씬많은것이었다. 대연정이라는강력한정치적보루를확보했음에도불구하고메르켈은 작은발걸음의정치 (Politik der kleinen Schritte) 를통해 개혁 이라는큰목표를달성할것임을공언했다. 그렇다면대연정의 작은 정치는독일을어떻게변화시키고있는가? 2. 구조적문제들대연정의개혁프로젝트들을논의하기앞서대연정을둘러싼구조적문제들에주목하는것은여러모로유익해보인다. 이구조적문제들이야말로대연정을탄생시킬수밖에없었던정치적배경이며, 또한개혁프로젝트들이해결해야하는어려운과제이기도하다. 첫번째와두번째대연정의출범을간략히비교해보는작업은메르켈정부가직면한구조적문 " " 제들을보다명확히드러낼수있을것이다 ". " 1966년 12월첫번째대연정이출범했을때독일은이른바자본주의의 황금시대 의끝자락에진입하고있었다. 3.4% 의인플레이션과 100 억마르크의재정적자가동시에발생한 1965 년은라인강의 기적 이종식했음을알린해이기도했다. 1967 년은경제적으로보다극적인해였다. 전후최초로마이너스경제성장 (-0.3%) 이기록되었으며, 실업률은 2.1% - 당시만해도대단히충격적으로인식된 - 에이르렀다. 재정적자, 경제위기, 실업이라는새로운역삼각형의출현에기존보수 자유연정의대응은무력했고, 재정 교육 기술정책분야에서국가의보다강력한개입을요구하는목소리가커지고있었다. 이러한성격의개입은확신에찬시장경제의신봉자인에르하르트 (Ludwig Erhard) 나당시정부에긴축예산 2
을요구하고있었던자민당 (FDP) 이수행할수있는과제가아니었음은물론이다. 적극적경제정책을축으로한사민당의개혁구상이설득력있는대안으로부상했다. 1967년대연정은 국민경제의성장과안정을촉진하기위한법 을통해경제의활성화를도모하였고, 재정개혁을시도했다. 또한경제위기와실업에대응하기위한방안으로이른바 협조행동 (Konzertierte Aktion) 이시작되었다. 경제위기를극복하기위해노동계는임금인상을자제하고, 자본은고용창출을위해기업활동을활성화하며, 정부는노동시장정책과소득보장정책을추진하기로하는노 사 정사이의합의가성립된것이다. 독일에서사회협약정치가최초로제도화된모습이었던 협조행동 과함께위기는일단극복되었고, 독일경제는 1968년부터다시성장하기시작했다. 경제적정체, 재정적자, 대량실업이라는구조적문제는적녹연정 ( 사민당 녹색당 ), 즉슈뢰더 (Gerhard Schröder) 정부시기에출현한문제는물론아니다. 이문제들은 1970 년대중반자본주의의 황금시대 의종식과함께경제환경이근본적으로변모하면서등장하기시작했고, 이미과거보수 자유연정때도심각한문제로인식되고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적녹연정이집권한 7년동안이문제들은전혀개선의조짐이보이질않았다. 새로운일자리창출을목표로한 노동을위한동맹 (Bündnis für Arbeit) 은 먹을것없는소문난잔치 의수준을넘어서지못했고, 결국실패로끝났다. 세제개혁및정부예산의공고화역시시도되었지만, 공공부채의축소로연결되지않았다. 이른바 하르츠개혁 (Hartz Reform) 으로불린노동시장개혁의긍정적효과는미래로미룬채당장사회적약자들에게부여된혜택을대폭축소시키는정의의공백을낳았다. 이러한개혁이가져올수있는바람직한효과는중장기적으 로만나타날뿐이다. 1998년 10월많은기대를받고출범했던적녹연정은경제적정체, 재정적자, 대량실업이라는문제를완화시키는데결국실패했고, 임기도채우지못한채자진해산하고말았다. 따라서대연정은적녹연정을옭매었던동일한구조적문제들을안고출범하게된것이다. 3. 대연정의개혁프로젝트경제적정체, 재정적자, 대량실업과같은문제들은오늘날유럽연합과같이개방되고서로밀접하게연계된경제를가졌을뿐만아니라, 경제정책의상당부분이이미초국화된국가들에서는더이상일국적차원에서쉽게해결될수있는문제가아님은물론이다. 안정화를추구하는유럽중앙은행 (ECB) 의엄격한화폐정책, 그리고마스트리히트조약이명시한 " " 재정정책의제약은개별국가차원의적극적 " 경제정책을원천적으로차단하고 " 있는것이현실이다. 따라서이러한구조적문제들에대응하는개별국가의개혁프로젝트는더이상화폐나재정정책과같은전통적수단에의존하는것이불가능해졌다. 경제 화폐연합의완성이라는유럽통합의심화가개별회원국들에게부과하는제약은이미슈뢰더정부시기명확하게드러나고있었다. 1990년대말유럽연합에서는독일의적녹연정을비롯한좌파정권들의대약진을경험했지만, 이정권들이추진한정책은전통적의미의좌파정책과는판이한성격의것이었다. 각나라마다약간의차이는있을지라도새로운좌파정부들의정책은기본적으로자국의경쟁력강화를목표로한경쟁적재편의논리위에서전개되었다. 슈뢰더정부의개혁프로젝트들역시독일의경쟁적재편을핵심적목표로제시함으로써전통적인사민주의적가치로부터근본적으로선회하고있었다. 기회평등 대신 사회 3
정의 가, 연대 의자리에는 경쟁공동체 가, 완전고용 이아닌 고용능력 (employability) 의부여가크게씌어졌다. 적녹연정은개혁목표를 노동을위한동맹 과같은사회협약적틀에의존해실현하려시도했다는점에서기존보수 자유연정의시장근본주의적인신자유주의적노선과구별되지만, 경제개혁과관련된사민당과기민련의입장이그어느때보다근접하고있었던것은부인하기어려운사실이다. 하르츠개혁 에대한초당파적지지는이러한상황을잘보여준다. 따라서대연정의성립은최선의선택은아니었을지라도충분히가능한선택이었다고할수있다. 지난 1년반동안대연정은크고작은다양한개혁프로젝트들을추진해왔다. 대연정의개혁프로젝트들은한마디로타협의전형을보여주는데, 이는한편정치가 가능성의예술 이라는측면에서뿐만아니라, 경제 화폐연합과같은새로운구조적제약아래서사민당과기민련의입장이상당부분수렴하고있다는차원에서이해되어야할것이다. 아래에서는대연정의출범이후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차원에서이루어진주목할만한개혁들을소개할것이다. 1 고용과경제성장및재정공고화독일은 2002 년부터 2005 년까지 4년연속마스트리히트조약의재정적자기준을충족시키지못했다. 따라서어떤정부가들어섰더라도재정적자를다시국내총생산의 3% 이하로끌어내리는목표가최우선이될수밖에없는상황이었다. 즉절약과대폭적인지출삭감이대연정의발목을잡고있었던셈이다. 경제와재정분야에서이루어진대연정의개혁은우선적으로절약과지출삭감을목표로삼고있다. 고용과관련된대연정의개혁프로젝트는과거적녹연정에서시작된 하르츠개혁 을발전시키는것이었다. 하르츠개혁 은 1 2단계가 2003년, 3단계 가 2004년, 그리고가장중요한 4단계가 2005년 1 월 1일부로발효되었다. 1 2단계는고용사무소 (Arbeitsagentur) 를설립하고, 시간제노동과같은새로운노동형태를장려하며, 미니 -잡(Mini-job) 과미디- 잡 (Midi-job) 을사회보장체계로통합하는것이주과제였다. 3단계에서는기존의노동청 (Arbeitsamt) 이고용사무소로편입되었다. 강력한반대와저항을불러일으켰던 4단계개혁의핵심은실업보조금과사회부조 ) 를 실업급여 II 로통합하여과거의실업보조금수준이하로지불하는것이었다. 기존의실업급여는지불기한이절반으로줄어들어최대 1년동안만받을수있는 실업급여 I 로전환되었다. 실업급여 II 를받기위해서는가족구성원의자산및수입등을밝혀야하는등수혜에까다로운조건이부과되었다. 실업급여 II 는고용사무소에서관할하며, 수혜자가어떠한형태의노동이라도받아들이는것을전제로지불된다. 요컨대 하르츠개혁 은일자리를적극적으로중재하고, 복지혜택의축소를통해고용의지를강화시킴으로써대량실업을극복하려는시도였다고할수있다. 대연정은실업자의기초생계보장수단으로실업보조금과사회부조를통합한것을긍정적으로평가했다. 대연정은 하르츠개혁 이사회부조에의존했던수십만명에게일자리를중재하는데성공한것으로추정했고, 네번째개혁안을보다정교화하고유연화한법안을 2006년 8월 1일부로발효하였다. 새법안은 2007년에만약 15억유로의예산절감효과를가져올것으로기대되고있는데, 다음과같은내용을담고있다. 실업급여 II 를신청한사람에게는곧바로일자리또는재교육을제공하며, 일년에두차례제공된일자리나재교육을거부하는사람의급여는최대 60% 까지삭감한다. 25세이하의실업자의경우 실업급여 II 를 20% 삭감한다. 이조항들은장기적인 4
복지의존을예방하고, 일자리의수용태세를점검하려는취지로도입하였다. 경제적곤경의상황에서상호지원하는필요공동체 (Bedarfsgemeinschaft) 의정의를보다엄격히적용한다. 예컨대, 동거와같은관계에서, 동거가필요공동체를형성하거나또는형성하지않는다는사실을관청이아니라당사자가증명해야한다. 공식적으로등록하지않은동성파트너관계에서도필요공동체의증명은당사자의몫이다. 이조항은혼인외파트너십이급속히늘어나는상황에서실업급여의지출을억제하기위한조치로도입한것이다. 자동화된데이터조회를통해실업급여의불법수혜를차단한다. 예컨데, 고용사무소는수혜자의승용차와관련된정보를검토할수있다. 조항위반을처벌하기위한담당부서가현지에설치되고, 반복되는의무위반에대한처벌절차가간소화된다. 또한대연정은 성장과고용의조세적촉진법 을통해투자를고무하고, 조세오용방지법 을통해조세정의를강화하려시도하였다. 첫번째법안은 14 살이하어린이들의보육비용에대한소득공제를확대했고, 간병이필요한가구에대해일정한공제혜택을부여했으며, 중소기업들을지원하기위해세액확정시매출액한계선을인상하는등몇가지세제조정을담고있다. 보다많은세원을확보하기위해마련한두번째법안은유가증권 부동산투자자의절세모델의폐지, 주유소영수증의불법발급행위에대한벌금강화, 허가된공공오락실의매출에대한과세등을내용으로담고있다. 대연정의출범당시가장큰논쟁이되었던것은물론파급력이강한부가가치세인상이었다. 지금까지독일의부가가치세율은유럽연합회원국들의평균보다낮은수준인 16% 였지만, 2007년 1월 1일부 로 19% 로인상되었다. 보험세역시 19% 로 3% 가올랐다. 이세금인상을통해확보되는재원은재정건전화와간접임금비용을낮추기위한실업보험분담금의인하에사용된다. 2 연방제개혁정치적영역에서이루어진가장중요한개혁은연방제개혁이다. 적녹연정시기인 2003년부터 연방국가적질서의현대화를위한연방의회및연방상원위원회 가가동되었지만, 2005년조기선거실시로말미암아활동이중단된상태였다. 사민당과기민련은이미연정조약에서이위원회의작업에기반해연방제도를신속히개혁할것임을명시하였다. 2006 년 3월 10일연방의회는대연정이제출한법률초안을가지고논쟁을시작했으며, 연방상원역시법안검토에들어갔다. 6월 30일연방의회를통과한개혁법안은 7월 7일연방상원의동의와 8월 28 일연방대통령의재가를거쳐 9월 1일부로발효되었다. 독일헌정사상최대의개헌이되는이번연방제개혁은다음과같은변화를담고있다. 입법절차를보다신속하고투명하게하기위해현재거의 60% 에달하는연방상원의동의가필요한법안의비율을 35-40% 로끌어내린다. 이는연방의회의효율성을높이는, 즉정부의법률제안이연방상원에서반대당에의해차단되는상황을완화하는데기여할것이다. 그러나주에심각한비용을야기하는법안들은앞으로도연방상원의동의를필요로한다. 연방과주의입법권한을명백히규정함으로써입법과정에서양자의분규를피한다. 형무소, 공공기숙시설, 영업시간, 식당, 집회및언론과관련된입법권한은전적으로주에귀속된다. 반면, 연방은주민등록과증명, 핵에너지, 무기와폭발물, 전쟁수행, 공증, 독일문화재의해외유출방지와관련된입법권한을갖는다. 5
환경권및교육권과관련해서는주차원의 이탈권 (Abweichungsrecht) 이인정되었다. 각주는주차원의입법을통해연방법으로명확하게정의한특정조항을비껴갈수있다. 주차원의입법을원하지않거나입법이불가능한주들은연방법을그대로따른다. 이탈권 은연방차원의법안제정에서연방상원의동의를반드시필요로하지않게함으로써연방의효율적통치에기여할것으로기대된다. 나아가 이탈권 의도입은유럽연합의지침을연방이우선법제화하고, 이틀내에서다시주법이만들어지는기존의관행을대체함으로써유럽연합지침이보다신속히집행되는데도기여할것이다. 주차원을넘어선위협이등장할경우연방범죄청이이에대응한다. 따라서테러의위협에대한방어는전적으로연방에귀속된다. 반면, 주는재해보호와관련해보다많은권한을부여받는다. 주와지방자치체공무원들의후생 급여 복무와관련된규정은주가전담한다. 연방은연방공무원들만을담당한다. 예산규율과관련하여연방과주의공동책임이명시되었다. 유럽연합으로부터제재성벌금이부과될경우, 벌금의 65% 를연방이, 그리고 35% 를주들이부담하게된다. 이번연방제개혁은효율적입법과효과적통치에기여할것으로보이지만, 가장중요한재정문제를건드리지는않았다. 산업구조의급속한변화에따른주들사이의경제적격차의확대, 그리고구동독지역의경제적낙후등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재정문제에대한연방과주들의명백한합의가필요함은물론이다. 대연정은 2006년 12월 15 일재정문제를논의할 32 인의위원회를발족함으로써연방제개혁의두번째단계에착수하였다. 3 출산과육아지원 이미 1970 년대부터여성 1인당 1.4 명으로떨어진독일의출산율은현재 1.3 명수준으로유럽연합의평균보다낮은상태다. 인구의유입을고려하지않는한독일인구는앞으로지속적으로감소할수밖에없는상황이지만, 그렇다고대량이민의허용은사회적통합문제때문에진지하게고려되지않고있다. 특히눈에띄는것은고학력여성들의저출산인데, 교육받은여성일수록출산과육아때문에직업을포기하는경우가더드물기때문이다. 출산 육아와직업의조화를지원하는정책들의도입없이출산율의회복을기대할수없음은물론이다. 짧은정치경력에도불구하고기민련출신의폰데어라이엔 (Ursula von der Leyen) 이일찌감치가족부장관으로내정된것은아이를무려 7명이나출산한의사라는, 즉다산과직업을잘조화시킨개인적경험의상징성과도무관하지않을것이다. 대연정은 2007년 1월 1일부로육아수당 (Erziehungsgeld) 대신사민당이이전부터주장해온부모수당 (Elterngeld) 을도입했다. 기존의육아수당이부모의소득이한계선을넘지않을경우, 주에따라약간의차이가있지만일반적으로 24 개월간 300 유로씩매달일정액을일괄적으로지불하는것이었다면, 새로운부모수당은출산후휴직하는부모한쪽의소득을보상해지원하는것이다. 부모수당은휴직하는부모한쪽의세후소득의 67%, 최대 1800 유로까지 12 개월간지원된다. 실업자, 학생, 주부등소득이없는부모에게는같은기간에매달 300유로가지원된다. 특히남성들의육아참여를독려하기위해 2개월의 동반자달 (Partnermonate) 을만들었고, 12개월동안양육를담당하지않았던파트너가이 2개월동안육아를위해휴직할경우부모수당은 2개월더연장지불된다. 소득이없는가구에게부모수당은기존육아수당에비해혜택이절반으로축소되는것을의미한다. 그러나부모가직업을가진가구의경우출산과육아에관련한국가의재정지원이 6
대폭늘어나게된다. 즉, 부모수당은직업을가진부모의출산을지원하는성격이강하다. 일찍이부모수당을도입했던스칸디나비아국가들은독일보다훨씬높은출산율을기록하고있다. 최근폰데어라이엔가족부장관은직업과육아의조화를지원하기위해 2013년까지탁아소자리를지금보다세배더많은 75 만개로늘리겠다는계획을발표했다. 가족의가치를중시하는보수주의자들의큰반발을불러일으키기는했지만 - 한성직자는이계획의실현이여성을 애낳는기계 로변질시킬것이라고발언해물의를일으켰다 -, 가족부장관의이니셔티브는기민련측보다는사민당의적극적지지를받으며독일의저출산문제해결에긍정적신호가되고있다. 4 연금및의료보험개혁저출산과고령화라는인구구성의변화와함께연금제도는물론의료보험제도역시시급한개혁의대상으로떠올랐다. 이미적녹연정은 2001 년이른바 리스터연금 (Riester Rente) 을통해민간개인연금과기업연금에대해세제혜택을부여하는조치를단행한바있다. 대연정은 리스터연금 을장려하는한편, 법적연금보험제도의개혁에도착수했다. 법적연금보험은이미오래전부터연방정부의재정적덫이되고있었다. 법적연금보험에대한정부의보조는 2005년무려 784억유로에달했고, 이는연방예산의약 3분의 1을차지하는액수다. 법적연금보험지출액의약 27% 는연방정부의보조를통해서조달되고있는실정이다. 경제적상황과인구구성의변화를고려할때현제도가유지될수없다는것은명백해보이지만, 연금은정치적으로는물론사회적으로도대단히민감한문제라대폭적인수술이쉽지않은것도사실이다. 대연정은일단자신의집권동안에는연금을인하 하지않기로합의하면서, 대신연금수령나이를현재의 65 살에서 2029 년까지 67 살로단계적으로상향조정하는것으로개혁의가닥을잡았다. 2012년부터 1947년에태어난사람들의연금수령은한달씩늦춰지며, 1958 년생은 2023년, 즉 66 세에연금을받기시작한다. 그이후로는두달씩늦춰져, 1964년생은 2029년, 즉 67세에연금을받게된다. 조기연금을받을수있는최저연령도 2029 년부터 63 세로높아진다. 그러나 45 년이상연금보험료를지불한피고용자들은지금과같이 65살부터연금을받을수있도록예외조항을마련하였다. 인구구성의변화와관련된또하나의중요한개혁과제는의료보험이다. 고령화와함께의료보험의지출액이늘어나는것을피할수없기때문이다. 적녹연정시기에시도한의료보험개혁은우선적으로사용자부담을줄여간접임금비용을낮추는것을핵심으로했다. 2005 년연방의회선거에서기민련과사민당은각기다른의료보험개혁안을제시했다. 기민련은인두제보험료 (Gesundheitsprämie) 의도입을제안했고, 사민당은전국민의료보험 (Solidarische Bürgerversicherung) 을내놓았다. 인두제보험료는궁극적으로임금과의료비용을분리시킴으로써기업들의노동력채용을보다용이하게만들려는구상이었고, 전국민의료보험은공무원, 자영업자, 전문직등소득이높은사람들을법적의료보험에편입시켜의료보험수입을개선하려는시도였다. 대연정은오랜협상끝에 2006년 10월타협안에합의했다. 2007년 2월연방의회를통과한의료보험개혁안은 2009년부터건강증진기금 (Gesundheitsfonds) 의도입을골자로하고있다. 피고용자와사용자의분담금및정부의지원금으로새로운건강증진기금이조성되고, 이기금이의료조합들에게배분된다. 개별의료조합은보험자소득의최대 1% 이내에서추가부담을징수할수있다. 반대로건강 7
증진기금에서받은액수보다지출이적은의료조합의경우보험자들에게분담금을돌려줄수있도록했다. 새로운의료보험개혁은의료조합들사이에경쟁요소를도입하여의료비용의절감을시도한것이다. 4. 글을마치며대연정출범이후독일은다시낙관적인분위기다. 경제는 4년간의침체기끝에 2006 년에들어눈에띄게성장하기시작했다. 작년의경제성장률 2.7% 는 2000 년 (3.2%) 이후최대의성과이며, 올해도 2% 대의경제성장이조심스럽게예측되고있다. 이러한경제성장덕택에정부의재정적자는이미작년에마스트리히트조약의기준치아래로내려갔다. 실업률역시 " " 6년만의최저수준인 10.1% 로떨어졌다. 2007 " 년 2 월의실업자수는 422만명으로 " 2006년 2월과비교해서도 82만 6천명이줄어든것이다. 우호적인경제상황은대연정의출범덕택인가? 긍정적인답변을하기위해서는좀더관망할필요가 있을것같다. 일단 2006년의성과는불황끝에오는호황이라는경기순환적측면, 그리고과거적녹연정에서취한조치들의뒤늦은효과일가능성이크다. 특히실업률의하락은 하르츠개혁 의성과로돌려야할것이다. 재정적자가예정보다일찍마스트리히트조약의기준을달성한것이고무적이기는하지만, 그렇다고중장기적인재정상황을낙관하기에는아직일러보인다. 경제적정체, 재정적자, 대량실업이라는독일을옭매고있는구조적문제들은대연정출범이후완화되는조짐을보이고는있지만, 완전한해결의길에들어섰다고얘기하기는어려울것같다. 한때기민련의떠오르는별이었던메르쯔 (Friedrich Merz) 는최근정계를떠나면서은퇴의변으로 기민련의사민당화 를지적했다. 실제대연정은놀랍게도잘작동하고있으며, 이는사민당이기민련쪽으로이동해서라기보다는메르쯔의지적처럼기민련이사민당에접근하고있기때문인것으로보인다. 그러나기민련의변절을비난하기앞서다음의질문이우선답변되어야할것같다. 그러면오늘날사민당의 사민주의적인것 이란무엇인가? 는유럽의통합과정과독일의정치체제및발전을중심으로독일과유럽의다양한쟁점들을소개함으로써해당주제의다양성과상호관련성을부각시키고, 정책대안에대한논의를촉진할목적으로발간한다. 는특정정치노선을지지하지않으며, 개별주제들은독일이나유럽의발전추세를관찰하고평가할능력을갖춘전문가가집필한다. 여기에수록된내용은필자들의개인의견이며, 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의공식견해가아님을밝힌다. 는부정기간행물로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홈페이지 (http://www.fes.or.kr) 에서전문을내려받을수있다. Copyright 1998-2007 C by, Korea Cooperation Office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