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헌정책배틀 ] 대통령제 김종철 ( 연세대법전원교수 ) [ 요약 ] 대통령제는대한민국에바람직한정부형태가갖추어야할기본원칙을충족하고있다. 첫째, 대통령제는주권자국민의정부선택권을가장효과적으로보장하는정부형태이다. 87년 6월항쟁의정신은체육관선거로상징되는정부수반의간접선출방식을국민직선으로바꾸는것이었다. 의회에서선출하는정부수반에게행정권을맡기는내각제나이원정부제는 6월항쟁의민주적성취를부정하고국민의주권자적지위를후퇴시키는위험성을가진다. 둘째, 대통령제는주권자인대한국민의이해와선호도가높은정부형태이다. 역사적경험을공유한대한국민이잘이해하고가장선호하는정부형태는정부수반을국민이직접뽑고이정부수반이국민에대하여책임을지는대통령제이다. 분권형이든무엇이든그어떤수식어를붙이더라도이러한국민의선호를왜곡하는정부형태를채택해서는안된다. 셋째, 대통령제는현행정부형태의문제점을정확히진단하고그에적합한처방을제시하는정부형태이다. 현행정부형태의핵심적문제점인여소야대상태의분점정부에따른정치교착의빈발은독재체제를거부하는대한민국헌정사의경험을반영하기위한불가피한선택이다. 다만이교착상태를부분적으로완화하기위하여국무총리제를유지하고행정부내절차적통제권은물론국회, 감사기관, 사법부등에의한국정통제권을더욱강화하는한편독립행정기관의독립성과지방분권을확대하고직접민주제를강화하기위한개헌이필요하다. 넷째, 대통령제야말로분권과협치의시대정신에부합하는정부형태이다. 행정권의분권은독립행정기관의확대나지방분권의획기적확충으로달성하고행정권고유의책임성과효율성을대통령제를통해일원적으로통제하는것이민주공화제를최적화하기위한조건이다. 반면이원정부제는국민직선대통령에게소극적이고방어적인권력만을부여하고의회선출의총리에게행정권의핵심권한인재정운용권이나인사권, 일반행정집행권을부여하여국민의정부선택권을국민의신뢰가낮은의회에부여하여주권자국민의헌정상의지위를오히려약화시키고국민의선호도높지않은형태이다. 또한대통령-총리이원분권론은대통령제보다더심한정쟁적갈등요소를헌법제도로구축하여현행제도의문제점을악화시킬수있고다른한편으로제왕적총리제등선거독재를낳을위험성을동시에안고있는문제점이있다. - 1 -
1. 대통령제가주권자국민의정부선택권을효과적으로보장한다. 정부형태란국가권력을누가어떻게행사하느냐의문제이다. 특히국가권력의기본내용을정하는입법권과기본정책을집행하는행정권을어떻게운용할것인가의문제이다. 민주공화국에서국가권력은주권자인국민으로부터나오는것이므로국가권력운영의중요한기준은국민의주권을어떻게효과적으로실현하느냐의문제이다. 결국국민의, 국민에의한, 국민을위한정치를효과적으로실현하기위한방식이정부형태선택의제1원칙이다. 대통령제는행정권을행사하는정부수반을국민이직접선출하므로국민의정부선택권을 가장효과적으로보장하는정부형태이다. 반면내각제나이원정부제는정부선택이정당간 의이합집산에의해결정되므로국민의영향력은간접적일수밖에없다. 2. 대통령제가주권자대한국민의이해와선호도가높은정부형태이다. 정부형태선택이국민의궁극적결단에기초한것이라면국민이잘이해할수있을정도로친숙도가높고또국민의선호가높은것이어야한다. 현실의국민이역사적상황을반영하여형성한정치문화를무시하고다른조건에서발전된외국의사례는아무리이상적이고이론적으로체계적으로보여도현실적으로탁상공론에그칠수밖에없다. 내각제는정치학자들의높은선호도에도불구하고국민의이해와선호도가높지않아정부형태개헌론에서주요대안으로인정받지못하고있다. 이원정부제또한 분권형대통령제 라는기괴한명칭으로국민을혼동시키지않는다면, 특히국민직선인대통령이행정부의수반이아니라면국민의지지를거의받지못한다. 행정권의핵심에해당하는일반행정권을의회의신임에기초한총리에게주면서국민직선의대통령에게는명목적인실권이나소극적이고방어적인권한만을부여하는이원정부제가 분권형대통령제 라는명칭을지속적으로사용하면서국민을현혹해왔지만상당수국민들이이제그본질이대통령제일수없다는사실을파악하고있다. 아무리분권형이라는수식어를사용하더라도정부형태가대통령제이기위해서는행정권수반이대통령이어야하고대통령이일반행정권에주도권을행사하여야한다. 그렇지않고일반행정의결정권, 공무원인사권, 예산관련정부의권한을국회가선출하는총리가가지는이원정부제는백번양보하더라도 혼합 정부제일수는있어도분권형 대통령제 일수는없다. 더구나내각제나이원정부제는의회에대한국민의신뢰를기반으로해야한다. 국민대표성이비례적으로보장되어야그나마민주공화적으로작동할수있는정부형태이다. 그런데현재국민의국회에대한신뢰는매우낮다. 그런국회에 87년헌법의최대성과인국민의정부선택권을넘긴다는것은국민이쉽게용납하기힘든제도이다. 마지막으로대통령제정부형태를그간의여러문제점에도불구하고긍정적으로발전시켜 온것이한국민주화의역사라는점이정부형태선택에고려되어야한다. 그과정에서행정 제도, 사회제도가대통령제에적합한문화와세부제도들을발전시켜왔다. 다른정부형태 - 2 -
로바꾼다는것은오랫동안형성된이러한문화적이고세부제도적인노하우와관행을바꾸어야하는엄청한기회비용과시행착오를감수해야한다. 과연그럴만한가치가있는헌법제도개선인지숙고할필요가있다. 우리의대통령제가지속적으로문제점을개선하면서진화해왔다는점에주목하면서이를더욱발전시키기위해노력하는것이실현가능성이불투명한새로운제도로의전면적전화보다훨씬합리적인선택일것이다. 3. 대통령제가현행정부형태의문제점을정확히진단하고그에적합한처방 을제시하는것이다. 모든국가의정부형태는그나라의고유한정치문화를반영하는것이다. 현행헌법상정부형태는제헌이래권위주의체제를거치면서일정한장점을가지는한편자유민주주의를구현하는데장애를보여온단점을안고있는것이사실이다. 대표적으로대통령을중심으로한행정부와국회의다수파가정파를달리하는소위여소야대의경우정치적갈등이높아져서정국이교착상태에빠질위험성이높다. 그러나이러한문제는입법권과행정권간의엄격한권력분립을통해특정정파가국정을독점하는독재의예방에주안점을둔결과불가피한것이다. 또한현행대통령제가입법권과행정권의권력분립을기초로하면서도권위주의체제의독재적대통령제의유산이여전히남아서대통령을정점으로하는정부가일반행정에관한집행권뿐만아니라법률안제출권, 예산편성권등의회가주도해야할권한에대한관여권이큰문제점이있다. 특히행정권중법집행기관인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을통한권력오남용이정치권을압도하여국민대표기관인의회가정상적으로작동하지못하는원인이되어왔다. 나아가대의기관간의권력통제만으로는기대하는수준의권력오남용통제가되지않는것은과도한중앙집권, 감사제도나사법제도등권력통제기능의독립성부족, 국민의정치적자유가과도하게억압되고선거제도가왜곡된조작적다수주의를반영한결과국민의대의기관통제권이부족한것도문제이다. 그런데이런흠결은정부형태를대통령제에서내각제나이원집정부제로바꾼다고하여바로해소되는것이아니다. 특히내각제나이원집정부제의경우오히려의회를통한국정통제가허약하고의회와정부를한정파나총리가독점할수있는제도로서행정권력오남용의문제점을해소하는데오히려역행하는권력집중적제도이다. 4. 대통령제야말로분권과협치의시대정신에부합하는정부형태이다. 앞서언급하였지만현행정부형태도나름분권과협치를추구하고있는정부형태이다. 유신헌법이나 5공헌법과는달리대통령이다른국가권력보다우월적지위를누리도록고안된특별한제도적장치는없다. 미국대통령제와달리행정권은 1인기관인대통령이아닌다양한보좌기관과집행기관으로구성된집단조직체인정부에속한다. 정부수반인대통령은보좌기관이자집행기관을담당할최고위정무직공무원을국회의임명동의를받아야만하는국무총리의제청을받아야만임명할수있다. 대통령의국법상의행위는문서로서해야 - 3 -
하고관계국무총리와국무위원의부서를받아야한다. 중요국정사안은국무회의의심의를받아야한다. 그러나헌법상분권과협치의정신이효과적으로발동하기위해필요한정치적협치정신이부족하다. 정당을통해의회와협치하는관행이독재적대통령제의유산에따라효과적으로작동하지않는다. 단임제대통령제가이런관행의형성에장애가된점도있다. 다시정당의후보가되어선거를치르지않아도되는대통령은오로지국민을상대로역사와의싸움을하려하는경향이있었다. 그러나문제는이런정치관행의부재를정치적으로해결하지않고제도적으로해소하려하는데그제도적처방이마땅하지않다는데있다. 내각제는말그대로분권과는거리가먼제도이다. 책임정치를명분으로입법권과행정권을의회다수파에몰아주는제도이기때문이다. 특히현대사회에서의회다수파의대표인총리나수상이대통령제의대통령보다더막강한지위를누리는것에서보듯제왕적총리나선거독재 (elective dictatorship) 가될수있는제도이다. 더구나국민의과반수이상을사표로만들어민의를조작하는의회구성을제도화하는소선거구제에기반한의회에정부선택권을준다는것은이중적민의왜곡을가능하게하는정부형태이다. 대통령선거와의회선거가근접하게실시되어안정적여대야소가만들어졌던 MB정부가헌정을어떻게농단했는지우리가뼈저리게경험하지않았는가? 아직도우리헌정은대통령이든총리든제왕적지위에오를수있는위험이도사리고있어이문제를해결하는것이정부형태논의의중요한기준이어야한다. 한편분권이필요하다고하여무조건나누어야한다는것은유의할필요가있다. 분권은공화적협치와효율성을전제로한것이다. 분권만을목적으로하고효율성을도외시한다면이는역설적으로국가의무능과무사안일을초래할것이다. 특히행정권은국민의요구에따라국가정책을효율적으로그리고책임성있게집행하는것을핵심으로한다. 따라서행정권자체를분권하는것은행정권의본질에따라신중할필요가있다. 예컨대내치와외치를구별하는식으로행정권을분권하는것은효율성이나책임성의보장에매우치명적인약점을가진것이다. 오히려권력통제를목적으로하는인권보장기관 ( 국가인권위원회 ) 이나중립적정치 사회 경제질서의구축이필요한언론영역, 금융재정영역, 경제규제영역의경우민주적대표성이보장되는조건하에독립기관에게분권할수있는여지가있다. 또한주권자인국민이지역생활기반에따라스스로결정할여지가높은지방정부에구체적인집행권의상당부분을분권하는것은가능할뿐만아니라분권의정신에부합하는것이다. 더구나현행정부형태의문제점은대통령제에내재한여소야대, 갈등적정치교착상태의빈발위험성인데, 이원제는이러한정치교착의가능성을더욱구조적으로조장하는방식이다. 행정권이 두개의머리를가진독수리 가형세가되고, 각머리들이각각의정치적세력을동원하여끊임없이갈등해야하는것을제도화한것이다. 갈등해소의장치로고안된것이갈등지속의장치로전락할위험성이크다. 현행정부형태에서도제대로지켜지지않아문제로지적된국무회의등회의체나선의의정치지도자들간의협치가능성에이방식의성패가달려있다. 문제는우리가그런합의적정치문화가부족해서생긴문제를그런정치문화에의존하는제도로대처하려는데서이제도의모순이있는것이다. - 4 -
* 관련저술 1. 김종철, 대통령제버리기가개헌의답인가? [ 좋은나라이슈페이퍼 ] 정부형태개헌론의쟁점과방향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7570) 2. 김종철, 헌법개정의정치학, 법과사회제55호, 2017.8, 171-206면 (http://210.101.116.28/w_files/kiss3/08600975_pv.pdf) 3. 김종철 이지문, 4. 김종철, 정부형태개헌의전제와방향, 국회입법조사처보 2017년봄호통권제32호 (2017.4.3.) (http://www.nars.go.kr/brdview.do?cmscd=cm0035&brd_seq=20649) 5. 김종철, 정부형태개편론에대한검토 - 최근의개헌논의를중심으로, 연세공공거버넌스와법제3권제1호 (2012.3.), 연세공공거버넌스와법센터, 163-202면 (http://kiss.kstudy.com/thesis/thesis-view.asp?key=3042680) 6. 김종철, 개헌, 어떻게볼것인가?, 내일을여는역사 2016년가을통권 64 특집 2, < 변해야할정치, 어떻게개혁할것인가?>, pp.84-97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07006735) 7. 김종철, 헌법무시넘어헌법정치로, 민주누리제7호, pp.12-17 http://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kxrnl7bernmj:www.kde mo.or.kr/dn%3ftype%3dbook%26src%3dfile_20161019103825.pdf%26filename%3d2. Special%2520Theme%25201_%2520%25EC%25B4%259D%25EB%25A1%25A0.pdf+&cd= 1&hl=ko&ct=clnk&gl=kr 8. 김종철, 정부형태의법제도적특성과통일한국의정부형태에대한전망, 진영재편, 1987년제6공화국헌법과 2017년개헌논의, 제8장, 카오스북, 2017.10.12.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