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2 년총선출구조사평가와개선방향 현경보 SBS 여론조사전문기자 연세대언론학박사 SBS 시사토론팀장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전문위원 한국방송대상특별상, 한국조사연구학회특별상수상 4 11 총선출구조사결과에대해말들이많다. 방송사출구조사또빗나갔다, 무려 70억원들여실시한출구조사가제1당도예측하지못하는망신을당했다, 시청자들의궁금증을해소하 기는커녕혼란만부추겼다, 이럴거면출구조사할필요있느냐 등대부 분부정적인이야기들이다. 최선을다했지만결과가기대에미치지못해 서, 총선출구조사를기획했던담당자로서마음이아프다. 총선을앞두고출구조사에대한기대가컸었다. 그동안세번의총선예 측조사에참여했지만이번처럼노력과비용을많이들인적이없기때문 이다. 방송 3 사가공동예측조사위원회 (KEP, Korea Election Pool) 를구성하여 246 개국회의원선거구에서전면출구조사를실시한것도이번이처음이 다. 과거총선에서의예측실패경험을토대로조사전문가들이함께오랫동 안연구도했다. 하지만노력과비용에비해성과가미약했다. 출구조사에대한불신이다시커지지않을까걱정이다. 2010 년지방선거 에서 16 개시도지사당선자를족집게처럼예측하면서신뢰를쌓았던출구 2012 년총선출구조사평가와개선방향 149
조사의체면이말이아니다. 출구조사라서그래도기대했는데역시총선에서는안된다는얘기가나올만하다. 정말총선에서출구조사로예측하는것은한계가있는것인가? 그렇다면어떻게할것인가? 4 11총선출구조사결과를냉정히평가해봄으로써앞으로의개선방향을진지하게모색해봐야할것이다. 절반의성공과절반의실패 4 11총선출구조사를두고실패했다고말들하지만꼭그런것만은아니다. 출구조사결과를자세히들여다보면평가해줄부분도많다. 그럼에도불구하고정당별의석수예측에서결정적인문제가있었다. 총선에서방송사들이출구조사를통해예측하려는내용은두가지다. 첫째는전국 246개국회의원선거구에서당선자를예측하는일이다. 둘째는정당별의석수를예측하는일이다. 이들예측결과를자세히살펴보면다음과같다. 먼저전국 246개선거구의당선자예측결과를보면 229개선거구에서당선자예측에성공한반면, 17개선거구에서는실패했다. 역대총선예측조사결과와비교해보면그래도예측을가장잘했다. 1996년총선에서는전화조사만으로예측을시도한결과 253개선거구가운데 39곳에서당선자예측에실패했다. 2000년에는 227개선거구에서 21곳, 2004년에는 243 개선거구가운데 19곳, 2008년에는 245개선거구중 21곳에서예측에실패했다. 2000년이후지난 2008년까지는출구조사와전화조사를병행한결과다. 그러고보면선거구별당선자예측은이번총선에서나름대로성과가있었다고평가할수있다. 사실총선에서모든선거구의당선자를정확히예측하는것은불가능한일이다. 모든예측조사에는오차한계가존재하기때문이다. 출구조사의예측오차가 5% 포인트정도되기때문에 1~2위후보의득표율차이가 5% 포인트이내일경우는누가당선될거라고예측하기어렵다. 이번총선결과 150 관훈저널 여름호
를보면 1위당선자와 2위후보사이의득표율격차가 5% 이하인선거구가무려 49개나되는것으로나타났다. 1~2위차이가 2% 포인트이내의선거구도 20곳이나된다. 그렇다면이번총선에서 246개선거구중 17곳에서당선자예측에실패했다고해서조사자체가실패했다고보기는어렵다. 다음은정당별의석수예측이다. 246개선거구와 54개비례대표로구성된총 300개의의석을각각의정당이얼마나차지할지예측하는일이다. 정당별의석수예측을위해서는선거구별당선자예측은물론이고비례대표의석수예측도필요하다. 또한정당별비례대표의석수예측을위해서는정당별비례대표지지율조사가선행되어야한다. 이번출구조사결과에따르면정당별비례대표지지율이새누리당 42.7%, 민주통합당 37.3%, 자유선진당 3.2%, 통합진보당 10.8% 로나타났다. 이러한결과는실제개표결과와거의비슷했다. 선거후실제개표결과를보면새누리당 42.8%, 민주통합당 36.5%, 자유선진당 3.2%, 통합진보당 10.3% 로나타났다. 출구조사결과가새누리당지지율은 0.1% 포인트차이로, 민주통합당은 0.8% 포인트차이로정확히예측한것이다. 그결과새누리당 25석, 민주통합당 21석, 통합진보당 6석, 자유선진당 2석의정당별비례대표의석수를완벽하게맞힐수있었다. 이처럼 4 11총선출구조사결과는내용면에서볼때성공적인조사라고평가할수도있다. 특히과거총선의예측조사와비교해보면정확성측면에서상당히진전된모습을보여주었다. 하지만정당별의석수예측에서는매우심각한문제를드러냈다. 출구조사를토대로방송사들이정당별의석수를예측한결과를살펴보면 [ 표 1] [ 표 1] 방송 3 사정당별의석수예측 실제개표결과 출구조사예측의석수 SBS KBS MBC 새누리당 152 석 128~151 131~147 130~153 민주통합당 127 석 126~150 131~147 128~148 2012 년총선출구조사평가와개선방향 151
에서보듯이새누리당은최소 128석에서최대 153석, 민주통합당은최소 126석에서최대 150석을차지할것으로예측했다. 말하자면새누리당과민주통합당중어느당이제1당이될지알수없다는의미다. 하지만실제개표결과를보면새누리당이 152석을차지해 127석을얻은민주통합당을 25석차이로가볍게따돌리고제1당이되었다. 결과적으로새누리당이과반의석을차지했는데도출구조사로는누가제1당이될지도예측하지못한셈이다. 그많은비용과노력을들이고도어느당이제1당이될지도예측못했으니변명의여지가없다. 이런점에서 4 11총선출구조사는내용상으로는잘됐다고할수있겠지만정당별의석수예측에는분명실패했다고볼수있다. 절반은성공이고절반은실패한셈이다. 정당별의석수예측왜실패했나? 그렇다면정당별의석수예측에왜실패한것일까? 예측실패는어쩌면예상했던일이우려했던대로나타난결과다. 과거총선에서의예측실패원인을분석하다보면, 출구조사결과특정정당에대한과대또는과소예측으로인한편향 (bias) 에특히주목하게된다. 1996년이후네차례의총선예측조사결과를보면정당별의석수를제대로예측한적이한번도없다. 1996년에는신한국당이 175석을차지할것으로예측했지만실제로는 155 석을얻었다. 2000년에는민주당이지역구의석 112석을얻어제1당이될것으로예상했지만실제결과는 96석밖에얻지못했다. 오히려한나라당이 112석을얻어제1당이되었다. 2004년에는열린우리당이 170석가까이얻을것으로내다봤지만결과는 152석밖에얻지못했다. 2008년에는한나라당이 165석이넘는의석을차지할것으로예상했지만 153석을얻는데그쳤다. 네번의총선예측조사를보면그결과가특정정당에편향적으로과소또는과대예측되고있음을알수있다. 공교롭게도네번의총선예측결과 152 관훈저널 여름호
에서집권여당의의석수가과대예측되고있다는공통점을발견할수있다. 다시말해 1996년총선에서는신한국당과대예측, 2000년에는민주당과대예측, 2004년에는열린우리당과대예측, 그리고 2008년에는한나라당과대예측현상이나타난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총선에서는집권여당인새누리당의과대예측이일어날수있다는잠정적추론이가능하다. 새누리당의과대예측이발생한다는것은야당인민주통합당의예측결과는실제보다과소예측된다는의미다. 이러한추론이맞는다면총선출구조사예측결과에서새누리당의예상의석수를하향조정하는대신민주통합당의예상의석수를상향조정해야한다. 출구조사결과나타날수있는이러한편향의문제는이른바 야당의숨은표 논리와도맥락이닿는얘기다. 야당을지지하는사람들은여론조사에서응답을잘안하는경향이있으므로야당후보들이여론조사예측보다는실제선거결과에서높은득표율을얻을수있다는주장이다. 4 11총선출구조사결과에서도특정정당에대한과대또는과소편향이나타날수있다는사실은이처럼예견된일이었다. 다만이번에도집권여당에과대편향이나타날것인지는아무도장담할수없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집권여당에대한과대예측가능성에대해나름대로대책들을강구했다. 출구조사결과가집권여당인새누리당의과대예측으로판단될경우의석수를하향조정하는프로그램을준비해둔것이다. 더군다나선거를 2~3일앞두고민주통합당이새누리당을제치고제1당이될것으로예상하는정치전문가들이대다수였다. 이러한선거분위기속에서출구조사결과새누리당이민주통합당을 10여석이상앞서는것으로나타났다면아마도새누리당의예상의석수를하향조정하는보정작업이이루어졌을수도있다. 하지만선거당일오후 5시 30분출구조사결과를받아보니 246개지역구에서새누리당 114곳, 민주통합당 119곳이당선예상지역으로나타났다. 정당비례대표의석수는새누리당 25석, 민주통합당 21석이었다. 지역구와비례대표를합치면정당별의석수예측치는새누리당 139 2012 년총선출구조사평가와개선방향 153
석, 민주통합당 140석이다. 이같은출구조사결과를토대로방송 3사는나름대로의석수의최소-최대범위를정하여정당별의석수예측치를방송했다. 하지만예측결과는실제결과 (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 와차이를보였다. 새누리당이 13석과소예측된반면, 민주통합당은 13석과대예측됐다. 흥미롭게도야당인민주통합당의석수가과대예측된것이다. 과거네번의총선에서집권여당의예측결과가과대평가됐었는데이번엔다르게나타난셈이다. 특정정당에게과대또는과소편향이나타날것이라는사실을예견했지만, 어느정당에어떤방향의편향이나타날지알수없었다는것이바로실패원인이다. [ 표 2] 출구조사에나타난정당별편향 지역당선자소속정당선거구수 편향정도 (%) ( 예측 - 실제평균 ) 새누리당 16-2.3 서울 민주통합당 30 1.9 통합진보당 2 3.8 새누리당 21-1.0 경기 민주통합당 29 1.1 통합진보당 2 1.2 인천 새누리당 6-1.6 민주통합당 6 1.1 특정정당에대한조사결과의편향은 4 11총선출구조사에서당선자예측에실패한 17곳의선거구를살펴보면보다명확해진다. 예측실패선거구들은보면놀랍게도민주통합당후보가당선될것으로예상했던 13곳가운데 12곳에서새누리당후보가당선된것으로나타났으며, 통합진보당후보가당선될것으로예상했던 2곳에서도새누리당후보가당선됐다. 근 154 관훈저널 여름호
소한차이로민주통합당이나통합진보당후보들이당선될것으로예측했던선거구에서전부새누리당후보가당선된셈이다. 다시말해출구조사에서야당후보들에대한과대예측현상이나타난것이다. 반대로새누리당후보들은과소예측됐다. [ 표 2] 를보면이번출구조사에서특정정당의후보가실제결과보다어느정도과대또는과소예측이이루어졌는지자세히살펴볼수있다. 지역에따라편향의정도가달라질수있겠지만, 서울의경우당선자기준으로새누리당후보는출구조사예측에서평균적으로 2.3% 포인트마이너스예측된반면, 민주통합당후보와통합진보당후보는각각 1.9%, 3.8% 포인트가플러스예측된것으로밝혀졌다. 이러한현상은정도의차이는있지만경기 인천지역에서도동일하게나타났음을알수있다. 총선출구조사의개선방향 4 11총선출구조사결과는우리나라선거예측조사의가능성과한계를그대로보여주고있다. 앞으로총선출구조사를다시실시한다고해도이보다더좋은결과를얻을수있다고장담하기어렵다. 이번총선에서처음으로모든선거구대상출구조사가실시됐을뿐아니라조사업체들도그동안쌓았던모든역량을집중했다. 하지만결과는기대에미치지못했다. 그렇다면총선에서출구조사든여타조사방법이든그많은비용과노력을들여서정당별의석수를예측하려는시도는심각하게재고할필요가있다고생각한다. 출구조사가선거결과를예측하는데가장정확한조사방법임은분명하다. 앞서보았듯이정당별비례대표지지율예측에서새누리당의예상득표율을 0.1% 포인트차이로정확히예측하고있다. 지난 2010년지방선거에서도 16개시도지사당선자의득표율을 1% 차이내에서정확히맞혔다. 하지만총선은다르다. 국회의원선거구들이지리적으로협소하기때문에 2012 년총선출구조사평가와개선방향 155
소지역내의민감한표심을제대로측정하기가쉽지않다. 게다가전국 246개선거구를모두정확하게예측할수도없다. 모든조사에는오차가발생하기때문이다. 물론예측의오차가가장작은조사방법이출구조사다. 그럼에도불구하고출구조사를통해국회의원선거구에서 1~2위후보의예측치가 5% 이내일경우어느후보가이길것이라고예측하기어렵다. 총선결과를보면 1, 2위후보의차이가 5% 이내인접전지역이 50곳이나된다. 이는출구조사로예측한다고해도정당별의석수예측범위가 40~50 석은돼야안전하다는의미다. 그렇다면선거에서출구조사를어떻게활용하는것이바람직한가? 대통령선거나지방선거에서당선자를예측하는데는출구조사가유용한방법이다. 하지만총선에서는출구조사의편향문제를해결하지못한상태에서정당별의석수를무리하게예측하는일은바람직하지않다. 그렇다고총선에서출구조사를실시할필요조차없다는것은아니다. 출구조사가필요한범위내에서본래의목적에맞게효율적으로이용할수있다고본다. 출구조사를이용해선거결과를예측하는것도중요하지만유권자들의투표행태를심층적으로파악하는것도매우중요하다. 우리나라의경우출구조사는주로당선자예측을위해실시한다. 하지만미국에서는롱폼 (long form) 조사형태로투표자의성별과나이는물론직업과학력, 소속정당, 지지후보선택이유, 특정이슈에대한찬반여부등을자세히묻는다. 우리도이러한조사를통해선거에서유권자들의표심을정확히파악하여이를보도하고정책에반영할수있다면방송사의출구조사가더욱의미있는일이될수있다. 총선에서도정당별의석수예측을위해대규모출구조사를실시하는것만이능사가아니다. 적절한규모의롱폼출구조사를실시하면서출구조사의편향문제도지속적으로연구해나가는것이바람직하다고생각한다. 156 관훈저널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