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투자에 있어서 증권회사의 고객보호의무 맹수석(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차 례 = Ⅰ. 머리말 Ⅱ. ELS거래와 델타헤지기법의 법적 쟁점 Ⅲ. 판결(대법원 2013다2757 판결)의 검토 Ⅳ. 맺음말 Ⅰ. 머리말 최근 대법원은 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 이하 ELS 라 한다)을 운용하는 증권회사가 중도상환 평가를 앞두고 자신의 보유주식을 시장에 대량 매도 한 결과 주가가 하락하여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1) 즉, 대우증권에 투자했던 피고들이 대우증권이 고의로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바람에 약 30% 상당의 원금 손실의 피해를 봤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2) 을 파기 환송하였다. 이로써 ELS와 관련한 델타헤지거래의 적법성 여부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부터 ELS와 관련한 민원이 다수 발생하였고, 현재 법원에 다수의 유사소송 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현재 진행중인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 는 경우 약정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ELS를 발행한 금융회사 는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고, ELS 상환재원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 다. 이에 따라 ELS를 운용하는 증권회사는 위험관리의 측면에서 다양한 자산운용 기법을 활용하게 된다.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델타헤지기법은 ELS를 발행한 금융회사가 주가가 떨어지 면 주식을 사들이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기초자산을 적정한 수량으로 보유하면서 손익을 상쇄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운용수익을 상환자금으 1)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2757 판결. 2) 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0나58607 판결(원심은 대우증권의 매도는 정당한 거래행위 로 보편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는 방법이며, ELS를 발행한 금융기관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비록 삼성SDI 보통주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쳐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못했더라도 투자자들의 신뢰와 이익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 1 -
로 마련하는 방법이다. 이와 같이 금융회사는 델타헤지기법을 활용하여 ELS의 기 초자산을 거래함으로써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관리함과 동시 에 그 거래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ELS의 상환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자산운 용실무상 이용되고 있는 델타헤지기법은 자산운용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운용사 가 적절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거래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ELS 상품과 같이 그 거래의 손익이 다른 금융상품의 가격과 연계되어 결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발행한 금융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이익금을 덜 주기 위해 델타헤지를 이유로 주식 수량과 주식 시세를 의도적으로 조정해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 3) 즉 증권회사 등이 중도상환 또는 만기상환 기준일 마감 장 직전에 보유하고 있는 ELS 상품의 기초자산(주식)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종가 미달로 상환조건이 무 산되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문제가 있다. 4) 이하에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하 자본시장법 이라 한다) 상 ELS를 운용하는 증권회 사의 이른바 연계시세조종 에 대한 법리를 고찰하고, 위에서 언급한 대상판결에 대 해 평석하면서, 증권회사의 고객보호의무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Ⅱ. ELS거래와 델타헤지기법의 법적 쟁점 1. ELS의 의의와 거래 특성 ELS는 자본시장법상 파생결합증권 5) 의 일종으로서, 다른 증권이나 지수에 연계 하여 약정된 손익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즉, ELS는 특정시점에 주가가 일정 금 액 이상이면 투자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6) ELS는 지수, 채권, 3)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사건 조사 결과 2014년 처리한 시세조종에 관한 사건이 135건으로, 총 사건 가운데 69%에 달한다(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주요 사례 및 투자자 유의사항 (2015. 8. 5), 2면). 4) ELS에 있어서의 헤지거래는 기초자산의 가격형성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로 금융감독원도 2012년 '파생결합증권 신고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투자위험요소의 하 나인 가격변동위험과 관련하여 파생결합증권 발행인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서의 헤지거래로 인 하여 기초자산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음을 전제로, "헤지거래로 인하여 기초자산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본 증권의 상환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발행인의 헤지거래에 의해 자동조기상환평가일 또는 만기평가일에는 기초자산의 대량매매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 중 만기평가일에는 기초자산 가치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 관리 및 본 증권의 상환금액 확보를 위하여 발행인은 보유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전부 또는 일부 매도할 수 있습니다."라고 공시하도록 안내한 바 있다(금융감독원, 보도자료 (2012.3.8), 14면). 5) 파생결합증권이란 기초자산의 가격 이자율 지표 단위 또는 이를 기초로 하는 지수 등의 변동과 연 계하여 미리 정하여진 방법에 따라 지급금액 또는 회수금액이 결정되는 권리가 표시된 것 을 말한 다(자본시장법 제4조 제7항). 6) 이는 신종사채의 일종으로, 사채에서 정한 발행조건 자체만으로 만기시 투자자에게 지급될 금액이 사전에 확정되는 전통적인 사채와는 달리, 만기시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특정 주권의 가격 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계된다는 점에서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도 내지 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의 요소가 기존의 사채에 결합된 형태의 증권적 성질을 가지 - 2 -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화증권의 일종으로서 투자수익(원금 또는 이자)이 특정 주권의 가격 또는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계되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일 정한 위험범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예금이 나 주식 이외의 제3의 선택가능성을 제공하고자 적절한 위험수준에서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ELS의 종류는 넉아웃형(원금보장, 원금비보장), 불스프레드형, 리버스 컨버터블 형, 디지털형(콜, 풋) 등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원금보장 여부에 따른 유형별로는 보 장형과 비보장형이 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원금비보장형이다. 대상품목에 따른 유 형별로는 국내지수형, 국내종목형, 해외종목형, 지수 종목 혼합형이 있는데, 국내지 수형과 국내종목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상환구조와 관련하여 만기일시 상환형과 조기상환형이 있는데, 최근에는 스텝다운(step-down) 형을 포함한 다단 계 조기상환형 7) 이 주류이다. 8) ELS는 자본시장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신종증권을 통한 자본조달을 확대하 고자 2003년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시 유가증권의 하나로 도입한 것이다. 9) 우 리나라에서 발행된 ELS의 경우 2003년 도입 초기 3~5조원의 발행규모였으나, 10) 이후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2013년 공모 12.6조원, 사모 15.9조원에서, 2014년 공 모 28조, 사모 19.6조 원으로 증가하였다. 11) 이와 같이 ELS의 거래규모가 점증하 는 가운데, 특히 ELS 운용사의 위험관리기법인 이른바 델타헤지(delta hedge)'가 문제되고 있다. 고 있다(김홍기, 자본시장법상 연계불공정거래 규제체계 및 입법론ㆍ해석론에의 시사점, YGB L 제2권 제2호(2010), 88면; 성희활, 자본시장법상 연계 불공정거래의 규제현황과 개선방향, 금융법연구 제6권 제2호(2009), 66-67면; 임지웅, 주가연계상품의 금융규제법상 문제점, BFL 제1호(2003), 30면). 그런데 2013년 5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원금을 보장하는 연계증 권은 명시적으로 파생결합증권에서 제외되어 채무증권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과거에 원금보장 형 ELS로 불리던 상품은 파생결합사채(Equity Linked Bond: ELB)로 불리고 있다(정윤모 이효섭, 파생상품 불공정거래 규제 체계의 개선방향, 자본시장연구원, 2014, 13면). 7) 이 유형의 상품은 상품판매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만기시까지 수개월 간격의 구간별로 조기상환 기회를 부여한다. 이때 조기상환이 가능하여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가격은 기준가격(판매시의 가 격)보다 20 30% 낮은 수준으로 설정되고, 기간이 경과할수록 조기상환 가격이 낮아진다(김홍기, 앞의 논문, 88면). 8) 이숭희, ELS 분쟁의 현황과 법적 쟁점, YGBL 제2권 제2호(2010), 43-44면; 성희활, 앞의 논문, 67-68면 참조. 9) 이는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발행하는 증권이나 증서로서 특정 주권의 가격이나 주가 지수의 수치의 변동과 연계하여 주권 또는 금전(당해 주권 증권 또는 증서의 가치에 상당에 상당 하는 금전을 말한다)의 지급청구권을 표시하는 증권 또는 증서를 말한다(구 증권거래법 시행령 제 2조의3(대통령령 제17907호, 2003. 2. 24. 일부개정, 2003. 2. 24. 시행) 제7호). 10)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ELS의 경우 2003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상환된 총 61.9조원의 ELS 상품 중 원금손실이 발생한 비율은 1%(0.56조원)에 불과하고, 99%는 조기 또는 만기상환조건 성 취로 인해 약정수익을 얻거나 적어도 원금을 상환 받았다. 한편, ELS의 발행은 2008년 하반기 세 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발행액이 급감하였으나 이후 꾸준히 회복하여 2010년 발행액은 24.3조원 에 달했다(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0나71761 판결 참조) 11) 2015년 6월 현재 공모 39.1조원, 사모 24.9조원으로 총 약 64조원에 이르고 있다(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http://freesis.kofia.or.kr/) 참조). - 3 -
2. ELS 거래의 법적 쟁점 (1) ELS 거래에 있어서 위험관리기법의 문제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약정수익금을 지 급하는 구조적 특성에 의해 ELS를 발행한 금융회사는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고, ELS의 상환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금융회사는 델타헤 지라는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ELS 기초자산의 거래를 통하여 기초자산의 주가변동 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관리함과 동시에 그 거래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ELS의 상환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LS 연계거래에 관한 법적 쟁점의 핵심은 ELS를 판매하면서 자체 헤지 (internal hedge) 12) 를 한 증권회사나 백투백 헤지(back-to-back hedge) 13) 회사가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에 대규모 매도를 한 것이 적법한 행위인가 아니면 불법행위 인가의 여부이다. 이와 관련한 판례를 보면, 14) 증권회사 등은 이러한 매도가 ELS 를 판매한 후 상환에 대비해 헤지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상환에 대비하여 팔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이러한 행위는 불법적인 시 세조종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조기상환조건 성취의 방해 15) 에 해당한다고 주 장한다. 그렇다면 증권회사의 위험관리기법인 델타헤지가 무엇이고, ELS에 있어서 그 적법성의 인정 여부 내지는 한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자산운영기법으로서의 델타헤지 1) 델타헤지의 기본원리 및 방식 델타 16) 헤지는 기초자산의 가격변화에 대한 옵션가치의 민감도를 표현하는 단위 12) 자체 헤지란 ELS 발행사가 대차물량 확보 또는 거래비용 부담 등 트레이딩 부담을 전적으로 자 기 계산하에 책임지면서 조달자금으로 직접 현물주식이나 옵션 등을 직접 거래하여 델타 헤징 (delta hedging)으로 헤지를 수행하는 형태로, 내부 헤지형이다. 국내 증권회사의 경우 경험이 축 적되면서 백투백 헤지형에서 자체 헤지형으로 헤지 방식이 변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숭희, 앞의 논문, 44면 각주 8) 참조). 13) 백투백 헤지란 판매한 ELS에 대한 헤지를 위하여 외부 금융회사에서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사거 나, 처음부터 외부 회사가 개발하고 운용하는 상품을 판매(사실상 중개)하여 상환재원에 대한 리스 크를 전가시키는 방법으로, 외부 헤지형이다. 14) 관련 판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1. 12. 선고 2010가합27835 판결(1심에서는 투자자인 원 고가 승소하였으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2나12360 판결)에서는 원고 패 소함);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7. 1. 선고 2009가합90394 판결(대상판결과 유사한 것으로, 1심 에서는 투자자인 원고가 승소하였으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0나71761 판 결)에서는 원고 패소함);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5. 28. 선고 2009가합116043 판결; 서울중앙지 방법원 2009. 7. 23. 선고 2008가합113856 판결 등이 있다. 15) 소송의 청구원인을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의 시세조종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아니라 민법 제150조에 의거하여 ELS 조기상환조건의 성취를 주장하는 상환금청구소송으로 하는 이유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에는 증권사가 기초자산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조 기상환조건 성취를 주장하는 소송은 증권사의 특정 매매행태가 신의칙위반행위임을 입증하면 되기 때문에 승소가능성이 높고 과실상계도 적용될 여지가 없어 승소시 예상되는 보상금액도 크다는 장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성희활, 앞의 논문, 72면 참조). - 4 -
인 델타값 17) 을 근거로, 가격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적정한 수량의 기초자산을 보유하여 옵션의 손익과 보유하는 기초자산의 손익이 상쇄되도록 하는 거래방법이 다. 기본적으로 주가 상승시에는 기초자산을 매도하고, 하락시에는 매수를 통해 수 익을 확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헤지기간 동안 델타(기초자산 변화에 따른 ELS의 가치 변화)를 0 으로 만드는 포지션을 취하기 때문에, 델타중립(delta neutral) 전 략이라고도 한다. 18)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약정수익을 지급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바, ELS를 발행한 금융회사는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고, ELS 상환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금융회사는 델타헤지 라는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ELS의 기초자산을 거래함으로써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 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관리함과 동시에 그 거래과정에서 얻게 되는 이익을 ELS의 상환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실제 거래에 이용되는 델타값은 파생상품 가격결정모델 내에 여러 시장변수를 입력하여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산정되고 그에 따라 금융회사가 보유하 여야 할 기초자산의 수량도 산출된다. 또한 실무에서는 헤지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동종의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하나의 풀(pool)로 관리하여 델타값도 일괄 산정하는 풀링(pooling)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풀링방식에 의하면 델타값을 금융회 사별 자체 기준에 따라 일정 기간마다 계산하며, 실제 거래도 주식보유량과 델타값 에 의한 보유요구량이 완전히 일치하도록 하지 않고 리스크 한도 범위 내에서 트레 이더가 재량을 가지고 주식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델타헤지의 필 요성 때문에 트레이더가 갖는 재량이 델타헤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재량까지 포함 하는 것은 아니다. 19) 디지털 옵션 20) 인 ELS의 경우 상환기준일에 가까워질수록, 나아가 상환기준가격 근처에서 주가가 변화할수록 델타값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특성을 보인다. 즉, ELS의 구조가 가격이 변함에 따라 옵션의 가치 또는 손익구조 가 비례적으로 변하는 구조가 아닌, 이른바 전부 아니면 전무 의 구조 21) 를 가지기 16) 델타는 기초자산의 가격변화에 대한 옵션가치의 민감도를 표현하는 단위로서, 델타값을 근거로 가격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적정한 수량의 기초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델타헤지의 기본원리이 다(대법원 2012. 12. 14. 선고 2012나12360 판결). 17) 델타값은 주가, 만기 등 여러 변수의 변화에 따라 계속적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도 그에 따라 기초자산의 보유량을 빈번하게 조정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조정을 위해 금융회사는 기초자산 에 대한 거래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 18) 나승철, 주가연계증권(ELS)에 있어서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상충, 기업법연구 제24 권 제4호(2010), 196면. 19) 대상 판결과 유사한 사건에서도 증권회사는 ELS를 포함하여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 는 16개의 ELS 상품을 통합하여 델타헤지를 수행하였다(앞의 서울고등법원 2012나12360 판결 참조). 20) 기초자산 가격이 옵션계약 당사자 간에 정한 수준이 되면 미리 정해진 이익을 얻고, 기초자산 가 격이 정한 수준 이하일 경우에는 이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의 옵션을 의미한다. 21) 이 사건 ELS의 경우도 삼성SDI 보통주가 조기상환기준가격인 108,500원을 상회하면 100원 상 승이든 1원 상승이든 일정한 수익인 연 9%를 얻고, 조기상환기준가격을 하회하면 1원 하락이든 - 5 -
때문에, 중간평가일에 가까워질수록, 나아가 상환기준가격 근처에서 주가가 변화할 수록 델타값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특성을 보인다. 22) 2) 델타헤지기법 이용의 필요성 금융회사들은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의무를 부담하 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법령상 의무이며, 특히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그 위험을 감안하여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에 따른 총 위험액을 한도 이내로 유지하고 그 위험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따라서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경우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고 헤지하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유지 확 보함으로써 고객의 위탁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금융회사의 공공성에 비 추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는 법정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즉, ELS 관련 거래의 경우에도 기초자산이 시장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반드시 위 험관리를 하여야 하고, 그 방식이 델타헤지기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3) 따라서 위험관리기법인 델타헤지는 ELS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보편성과 필요성 이 인정되는 헤지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해 법령상 강제되는 헤지거래의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모든 주식매매가 영향력의 크 고 작음의 차이만 있을 뿐 주식시장의 주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점에 비추 어볼 때, 헤지거래로 형성되는 시장가격도 시장요인에 의한 정상적인 수요 공급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4) 3) 델타헤지의 적법성 여부와 투자자보호 ELS에 있어서의 헤지거래는 기초자산의 가격 형성에 필연적으로 일정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델타헤지로 인한 매매행위로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ELS의 상환조 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는 이러한 델타헤지의 특성으로 발생 할 위험을 미리 투자자들로 하여금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5) 특히 100원 하락이든 동일하게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구조이다. 22) 이 사건 ELS에 관하여 적용하여 보면,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보통주의 주가가 조기상환기준가격 인 108,500원을 상회하는 경우 원고들은 투자원금에 연 9%에 해당하는 수익까지 얻을 수 있으나, 주가가 1원만 하락하더라도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이 없고 다음 조기상환기회를 기다려야 하므로 주 가가 1원 변동함에 따라 수령금액이 상당한 차이가 나게 되고 그로 인해 옵션의 가치 또한 매우 큰 변화를 보이면서 1을 넘어서는 델타값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델타헤지를 하는 증권회사로서는 높게 계산된 델타값에 따라 이 사건 상환기준일 부근에서 매우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것인 반면, 이 사건 중간평가일이 경과하여 종가가 결정되는 순간에는 조기상환조건의 충족 여부와 무 관하게 델타값이 0 또는 상당히 낮은 수치로 떨어지므로 보유 중인 기초자산인 주식을 매각하여야 한다. 만약 증권회사가 이 사건 중간평가일 장 종료 이전에 델타값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지 못한 다면 증권회사는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할 상환금을 마련하기 곤란하고, 나아가 보유한 기초자산은 델타헤지를 하지 못한 것이 되어 주가변동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앞의 서울고등법원 2012나 12360 판결 참조). 23) 앞의 서울고등법원 2012나12360 판결 참조. 24) 앞의 서울고등법원 2012나12360 판결 참조. 25) 성희활, 앞의 논문, 79면. - 6 -
ELS상품은 1 종가관리를 위한 헤지거래가 적법한 거래라 하더라도 시세조종 논란 이 제기될 수 있을 정도로 불투명한 부분이 있고, 2 유동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경 우 발행자의 입장에서는 만기의 종가를 관리함으로써 큰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시세조종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조이며, 3 상환조건 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 은 AND 조건으로 조건달성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반면, 발행자에게 유리한 조건은 OR 조건으로 조건달성이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로, 이러한 구조의 상품은 투자자에 게 해당 상품이 실제가치 이상으로 유리해 보이는 착시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 기 때문에, 26) 금융투자업자는 ELS 상품 판매시 충분하고도 구체적인 사전적 설명 의무를 진다 할 것이다. 27) 물론 ELS 거래에 있어서 투자자보호는 설명의무 이행 확보 이외에 시세조종 규 제의 의해서도 달성할 수 있다. 델타헤지 거래가 그 자체로 기초자산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특징이 있어 헤지거래로 인하여 기초자산의 가격 형성, 나 아가 파생금융상품의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헤지거래행위가 곧바로 언제나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헤지거래에는 트레이더의 재 량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헤지거래라는 이유만으로 그 행위가 언제나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어떠한 헤지거래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해당 헤지거래행 위가 이론적 및 현실적으로 실무에서 통용되는 델타헤지 원리에 얼마나 충실하게 부합하도록 이루어졌는지를 살펴, 해당 거래행위가 트레이더에게 주어진 재량의 범 위 내로 용인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이는 델타헤지 원리를 충실하게 따라 이루어진 헤지거래로써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거래행위가 델타헤지 의 원리에 의하더라도 매도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거나, 매도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그 매도로 인하여 보유하게 되는 기초자산의 수량이 델타값을 현저히 초과하는 등 트레이더에게 주어진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명백해 보인다면, 이를 델타헤지 에 따른 거래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3.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의 규제 (1) 시세조종행위의 규제 대상 1) 규제 내용 시세조종행위는 파생상품 관련 불공정거래유형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 가 운데 하나인데, 현행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행위를 유형별로 열거하여 규제하고 있 다. 즉, 시세조종방법에 따라 위장거래에 의한 시세조종, 28)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 26) 박선종, 최근 판례를 통하여 본 금융투자상품의 설명의무, 증권법연구 제14권 제1호 (2013), 81면. 27) 맹수석, 금융투자상품 판매시 금융기관의 설명의무, 법학연구 제24권 제1호(2013), 645면. 28)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통정매매란, 상장유가증권 또는 협회중개시장에 등 록된 유가증권의 매매거래에 관하여 양 당사자가 미리 통정한 후 동일 유가증권에 대하여 같은 시 기에 같은 가격으로 매수 또는 매도하는 행위인데, 이러한 통정매매는 반드시 매도인과 매수인 사 - 7 -
종, 29) 시세의 고정 안정행위, 30) 허위표시에 의한 시세조종, 31) 연계시세조종 32) 등으 로 구분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제176조). 이러한 행위는 증권시장 등 에서 공정한 가격의 형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의 대상으로 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시세고정 안정목적과 관련하여, 누구든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 상품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으로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에 관한 일련의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동조 제3 항). 33) 또한 누구든지 증권, 파생상품 또는 그 증권 파생상품의 기초자산 34) 중 어느 하나가 거래소에 상장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35) 에는 그 증권 또는 파생상품에 관한 매매, 그 밖의 거래(이하 매매 등 이라 한다)와 관련하여 1 파생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 이에 직접적인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중간에 매도인과 매수인을 지배 장악하는 주체가 있어 그가 양자 사이의 거래가 체결되도록 주도적으로 기획 조종한 결과 실제 매매가 체결 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9144 판결 외. 29)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도675 판결(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 이라 함은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세를 변동시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시세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 요 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오인시켜 유가증권의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서 이 역시 다른 목적과의 공존 여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목적에 대한 인 식의 정도도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다). 30)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도3131 판결(유가증권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은 유가증권의 현재의 시장가격을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는 경우뿐 아니라, 행위자가 일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그 가격을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는 경우에도 인정되고, 행위자가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매매거래를 한 것이라면, 그 매매거래가 일정한 기간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 라 한 번의 매매거래도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3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31)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도15056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041 판결 외. 32) 앞의 서울고등법원 2012나12360 판결. 33) 다만, 1 투자매매업자(모집 또는 매출되는 증권의 발행인 또는 소유자와 인수계약을 체결한 투 자매매업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한한다.)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그 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의 청약기간의 종료일 전 30일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부터 그 청약기 간의 종료일까지의 기간 동안 증권의 가격을 안정시킴으로써 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을 원활하도록 하기 위한 매매거래(안정조작)를 하는 경우, 2 투자매매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모집 또는 매출한 증권의 수요 공급을 그 증권이 상장된 날부터 6개월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조성하는 매매거래(시장조성)를 하는 경우, 3 모집 또는 매출되는 증권 발행인 의 임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투자매매업자에게 안정조작을 위탁하는 경우, 4 투자매매 업자가 3에 따라 안정조작을 수탁하는 경우, 5 모집 또는 매출되는 증권의 인수인이 투자매매업 자에게 시장조성을 위탁하는 경우, 6 투자매매업자가 5에 따라 시장조성을 수탁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동조 제3항 단서). 34) 기초자산이란 1 금융투자상품, 2 통화(외국 통화 포함), 3 일반상품(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임산 물 광산물 에너지에 속하는 물품 및 이 물품을 원료로 하여 제조하거나 가공한 물품,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함), 4 신용위험(당사자 또는 제3자의 신용등급의 변동, 파산 또는 채무재조정 등 으로 인한 신용의 변동을 말함), 5 그 밖에 자연적 환경적 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정한 방법에 의하여 가격 이자율 지표 단위의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법 제4조 제10항). 35) 법 제176조 제4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법 제377조 제1항 제6호 에 따라 거래소가 그 파생상품을 장내파생상품으로 품목의 결정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시행령 제 206조의2). - 8 -
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그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 키는 행위(제1호), 2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 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그 파생상품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 키는 행위(제2호), 3 증권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그 증권과 연계된 증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 또는 그 증권의 기초자산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제3호), 4 증권의 기초자산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그 증권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제4호), 5 파생상품의 매매 등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그 파생 상품과 기초자산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파생상품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 위(제5호)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동조 제4항). 이와 같이 자본시장법은 파생상품과 기초자산 간의 연계시세조종행위(제1호 및 제2호), 증권과 증권 또는 그 증권의 기초자산간의 연계시세조종행위(제3호 및 제4 호), 파생상품 간의 연계시세조종행위(제5호)를 금지하고 있다. 연계시세조종행위의 대상거래는 증권, 파생상품 또는 그 증권 파생상품의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가 거 래소에 상장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거래소가 그 파생상품을 장내파 생상품으로 품목의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 증권 또는 파생상품에 관한 매매, 그 밖의 거래 이다. 연계시세조종행위는 가격조작상품과 이익획득상품이 동일한 전통 적인 시세조종행위와 달리, 가격조작상품과 이익획득상품이 별개의 시장에서 별개 의 매도에 따라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다. 36) 2) 규제대상 연계시세조종행위는 파생상품 가격과 그 기초자산 가격 사이의 관계를 이용하여, 기초자산인 현물의 시세를 조정하여 파생상품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반대로 파생상품시세를 조정하여 기초자산인 현물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자본시장 법 제176조 제4항 제1호~제5호)를 말한다.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들 중 가 격의 변동이 직접 연계된 증권들이 있어 특정 증권의 시세를 조작하여 다른 증권의 거래를 통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 37) 양쪽 모두 장내상품일 필요는 없고 어느 한쪽 만 장내상품이기만 하면 연계거래규제의 대상이 된다. 38) ELS의 만기일에 현물인 기초자산의 가격이 어느 범위에서 형성되는지에 따라 투자자의 정산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기초자산지수가 떨어졌을 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풋옵션을 사전에 대량 36) 다만 이들 상품 간에 가격의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임재연, 자본시장법과 불공정거래, 박영 사, 2014, 445면). 37) 한국증권법학회 편, 자본시장법 [주석서Ⅰ], 박영사, 2009, 936면. 38) 2013년 개정 전에는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4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 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라고 규정함으로써 상장된 것만 시제조종대상상품이라고 볼 것인가에 대 해 논란이 있었으나(이숭희, 앞의 논문, 50면), 개정 법에서는 시제조종대상상품을 증권 또는 파 생상품 이라고 규정함으로써 비상장상품도 포함된다(임재연, 앞의 책, 446면). - 9 -
으로 보유한 뒤, 기초자산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39) 장내파생 상품과 상장파생결합증권(ELW)은 물론, 장외파생결합증권인 ELS에 대해서도 불공 정거래가 성립할 수 있다. 40) 따라서 자본시장법은 이러한 이른바 현물 현물 연계시세조종 이 가능한 유형의 증권, 즉 연계증권의 범위 41) 를 규정하여 시세의 변동을 규율하고 있다(동법 제176 조 제4항 제3호). 특히 이러한 유형의 증권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파생결합증권 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 에는 그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으로 되는 전환사채권 등의 경우이다. 왜냐하면 실무상 ELS가 많이 거래되고 있고, 이는 상환일에 기초자산인 특정 주식의 가격이 일정 가격 이상이면 고율의 약정수익율을 받을 수 있고 반면에 일정 가격 이하이면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환일에 기초자산인 특정 주식의 가격을 기준가 이하 로 하락시킴(시세조종 또는 시세고정)으로써 약정수익률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유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42) 39) 이와 같이 ELS 관련 사안의 핵심쟁점은 매도처분 등 종가관여가 시세조종인가 또는 정상적인 헤 지거래로 인정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시세조종을 인정한 판례(서울중앙지법 2012.1.12. 선고 2010가합27835 판결(장중 직전가대비 동일가격 또는 저가의 매도주문을 통해 주가를 하향 안정 화시킨 후 종가시간대에 대량의 시장가 매도주문으로 시세상승을 제한(특정 가격 이하로 시세고 정)하는 등 시세조종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등)와, 이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서울중앙지 법 2011.11.24. 선고 2010가합51302 판결(특정일의 종가에 의하여 산정된 델타값에 따라 다음날 보유할 현물주식 수량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적절한 델타헤지 원리라고 볼 경우 금융기관은 특정 일의 다음날까지 현물주식의 보유에 따른 리스크(Overnight Risk)를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하기 때 문에 금융기관에게 부당한 위험을 용인할 것을 요구하는 셈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 이지 않는다) 등)로 대립된다. 40) 왜냐하면 장외파생결합증권인 ELS의 기초자산인 상장증권가격이 사전에 정한 녹인(knock-in) 수 준보다 약간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을 때, 대량의 물량을 매도하여 기초자산가격을 녹인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는 행위는 연계와 관련한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에서는 기초자산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에는 파생상품과 파생상품 사이의 시세조종행위도 금지하였다. 41) 즉, ⑴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에는 그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과 연계된 그 전환사채권 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과 교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교환사채권, 지분증권, 그 전환사채권이나 신주 인수권부사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그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과 관 련된 증권예탁증권의 시세를 변동해서는 안 된다. ⑵ 교환사채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 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에는 그 교환사채권의 교환대상이 전환사채권이 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 지분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의 시세를 를 변동해서는 안 된다. ⑶ 지분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에는 그 지분증권과 연계된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 그 지분증권과 교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교환사채권, 그 지분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그 지분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지분증권 외의 지분증권의 시세를 변동해서는 안 된다. ⑷ 파생결합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 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에는 그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자산으로 되는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 교환사채권, 지분증권, 증권예탁증권의 시세를 변동해서 는 안 된다. ⑸ 증권예탁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인 경우에는 그 증권예탁증권의 기초로 되는 전환사채권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 교환사채권, 지분증권, 파생결합증권의 시세를 변동해서는 안 된다(동 시행령 제207조). 42) 한국증권법학회 편, 앞의 책, 937면. - 10 -
(2) 연계시세조종행위의 인위성 및 부당성 판단 기준 주식매도행위가 자본시장법의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하려면 주식의 대량매도행위 가 시장요인에 따른 정상적인 수요 공급이 아닌 인위적인 조작이어야 하고(객관적 요건), 나아가 증권의 매매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주관적 요건). 따라서 비정상적인 인위적 대량매도행위 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는 부당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 객관적 요건인 인위적 조작과 관련하여 볼 때, 이는 증권시장에서 거래 가 격이 통상적인 시장요인에 의하지 아니하고 다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말한 다. 즉, 그 시세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로, 43)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 며, 인위성 여부는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과 공정성,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의 간 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44) 따라서 거래수량이 과다 빈번하거나 매매시기가 집중되어 있는 경우와 같이 합리적 위험관리로 보기 어려운 때에는 비록 델타헤지로 인한 주식매매라 하더라도, 특히 주식의 대량매도가 상환 일 직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등에는 그러한 행위는 인위적인 시장조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45) 둘째, 주관적 요건인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 은 자본시장법상 여타의 시세 조종 규정이 매매를 유인할 목적 등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증권의 매매에서 부당 한 이익 을 얻을 목적만 요구하고 있다(동법 제176조 제4항 제4호). 그렇다면 ELS 의 연계거래행위는 ELS 상환에 대비한 위험회피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이 존재하지 않아 연계시세조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가? 이에 대하여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먼저,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을 긍정 하여 ELS 연계거래를 연계시세조종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⑴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에 투자자에 대한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한 기초자산을 아예 매도하는 것은 통상의 헤지와 다르고, ⑵ ELS의 헤지를 위하여 반드시 기초자산인 현물을 보유하다가 투자자의 수익이 확정되는 특정 시점에 매각하여 수익확정을 불발시켜 야만 하는지 의문이고, ⑶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 도래시 무리한 매도에 따른 저가 43)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도9051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도4320 판결. 44)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1280 판결(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6조 제3 항에 정한 증권 등의 시세를 고정시킬 목적 이란 본래 정상적인 수요 공급에 따라 자유경쟁시장에 서 형성될 증권 등의 시세에 시장요인에 의하지 아니한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 세를 형성 및 고정시키거나 이미 형성된 시세를 고정시킬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다른 목적이 동시에 존재하는지 및 그중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 되지 않고, 목적에 대한 인식은 미필 적 인식으로 충분하며, 시세고정목적이 있는지는 증권 등의 성격과 발행된 증권 등의 총수,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과 공정성,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5) 동지: 성희활, 앞의 논문, 78면. - 11 -
매도보다 우선 회사의 다른 재원으로 상환할 수 있고, 장마감 후에 시간외매매나 장외거래 또는 익일 매매를 함으로써 상환금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임에도 불구하 고 굳이 기준일의 장중에 헤지거래를 하는 것은 불합리한 행위라고 보아 연계시세 조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46) 이에 대해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을 부정하여 ELS 연계거래를 연계시세조종 으로 보지 않는 견해에 의하면, ⑴ 일반적인 파생상품거래의 헤지포지션도 만기에 청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ELS 발행사 입장에서 헤지를 위해 보유하던 주식을 만 기에 전량 매각하여 헤지 포지션을 청산하는 것이 마땅하고, 통상적으로 ELS 발행 사는 기초자산을 통합관리하므로 개별 ELS의 중도상환 또는 만기상환 여부는 염두 에 두지 않고 전체 헤지 물량을 고려하여 처분하기 때문에 상환기준일에만 특정하 여 기초자산을 처분하는 것이 아니며, ⑵ 기초자산인 주식의 선물이나 ELW를 이용 하여 헤지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적절한 헤지수단이 될 수 없고, 개별 종목에 대 한 ELS의 헤징과정에서 현물을 사용할 밖에 없는 이유는 해당 종목의 선물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거나 시장에서 유동성이 없어 헤징 수단으로 부적절하기 때문이 고, ⑶ 상환기준일의 장마감 이후에 헤지포지션을 청산하게 되면 발행사로서는 장 마감 이후의 추가적인 시간 동안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위험을 이유 없이 부담하게 되고, 이는 금융투자업자의 손익구조를 우연에 맡기는 결과가 되어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델타 헤징거래를 한 것에 대해 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7) 시세조종에 관한 목적 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그 목적은 다른 목적과의 공존 여 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그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 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투자자의 오해를 실제로 유발하였는지 여부나 타 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은 문제가 되지 아니하고, 거래행위도 일련의 행위로 이어진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그 행위로 인하여 시세를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보아 48) 목적성에 대한 입증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생각건대 이 46) 성희활, 앞의 논문, 73-75면. 47) 이숭희, 앞의 논문, 51-53면. 48)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471 판결(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통정매매 또는 가장매매 사실 외에 주관적 요건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기타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 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목 적은 다른 목적과의 공존 여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그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투자자의 오해를 실제로 유발하였는지 여부나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은 문제가 되 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도116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증권거래법 제188조 의4 제2항 소정의 매매거래를 유인할 목적 이라 함은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여 시세를 변동시킴에 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그 시세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ㆍ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오인시켜 유가증권의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서 이 역시 다른 목적과의 공존 여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도 미필적 인식으 로 충분하며, 한편 위 조항 제1호 소정의 유가증권의 매매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거래 라 함은 본래 정상적인 수요ㆍ공급에 따라 자유경쟁 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시장요인에 의하지 아니한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말하는 것일 뿐 그로 인하여 실제로 시세가 변동될 필요까지는 없고, 일련 - 12 -
러한 입장은 연계불공정거래행위의 목적성의 해석에 대해서도 유지되어야 할 것이 다. 49) 이렇게 본다면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 종가에 관여하여 시세를 변동시킨 행 위의 결과 발생한 이익은 곧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중요 판단자료가 될 것이 다. 50) 이때 주식 대량매도행위와 시세변동 사이에 어느 정도의 연관이 있어야 하는가. 시세변동이 행위자의 전적인 주식 대량매도행위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요구 되지 않고, 시세변동이 여러 사정이 경합되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행위자의 행위 가 시세변동의 주된 요인이면 된다. 51) 시세를 고정 또는 변동시키는 거래행위란 본 래 정상적인 수요ㆍ공급에 따라 자유경쟁시장에서 형성될 시세 및 거래량을 시장요 인에 의하지 아니한 다른 요인으로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말 한다. 따라서 행위자의 주식 대량매도행위에 의해 실제로 시세가 변동될 필요까지 는 없고, 일련의 행위가 이어진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그 행위로 인하여 시세를 변 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본다. 52) 나아가 주식매도행위가 객관적 및 주 관적 요건을 갖춘 시세조종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자본시장법상의 부정거래행위 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다. Ⅲ. 판결(대법원 2013다2757 판결)의 검토 1. 사실관계 피고는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발행한 증권회사이고, 원고 는 피고가 발행한 ELS를 매입한 투자자들이다. 피고가 2005. 3. 16. 발행한 주가 연계증권은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1 매의 액면가가 10,000원이었다. 같은 날의 삼성SDI 보통주 종가인 108,500원을 기 준가격으로 하고, 중간평가일 및 만기평가일의 삼성SDI 보통주 종가를 그 평가가격 으로 하며, 중간평가일은 약 4개월 간격 53) 으로 총 8차에 걸쳐 있고, 만기평가일은 의 행위가 이어진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그 행위로 인하여 시세를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 한데, 이상의 각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이를 자백하지 않더라도 그 유가증권의 성격 과 발행된 유가증권의 총수, 가격 및 거래량의 동향, 전후의 거래상황,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과 공 정성, 가장 혹은 허위매매 여부, 시장관여율의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거래의 동기와 태양 등 의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3도4320 판결 등 참조)). 49) 동지: 김홍기, 앞의 논문, 77-78면. 50) 김홍기, 앞의 논문, 78면; 성희활, 앞의 논문, 73-74면 참조. 그러나 ELS 발행사가 델타 헤징에 따른 시스템적 거래를 행한 경우 일반적으로 발행사의 목적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이숭희, 앞의 논문, 54면). 51) 동지: 임재연, 앞의 책, 426면. 52)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6도2718 판결. 53) 중간평가일은 2005. 7. 18.(1차), 2005. 11.16.(2차), 2006. 3. 16.(3차), 2006. 7. 18.(4차), - 13 -
2008. 3. 17.이다. 피고 54) 는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투자자에게, 1 각 중간평가일에 삼성SDI 보 통주 중간평가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거나 같을 경우 또는 기준가격 결정일 다음 날인 2005. 3. 17.부터 해당 중간평가일까지 삼성SDI 보통주 가격이 장중가를 포 함하여 한 번이라도 기준가격의 110% 이상으로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이 사 건 주가연계증권의 액면금에 각 차수가 도래할 때마다 액면금의 3%씩 증액된 수익 금(연 9%의 수익금)을 더하여 중도상환금으로 지급하고, 2 중도상환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만기에 이른 때에는, 그 만기평가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거나 같은 경우 또는 8차 중간평가일 다음 날부터 만기평가일까지 삼성SDI 보통주의 가격이 장중 가를 포함하여 한 번이라도 기준가격의 110% 이상으로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 액면금액의 127%를, 위 조건이 충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삼성SDI 보통주 가격이 2005. 3. 17.부터 만기평가일까지 한 번도 기준가격 대비 40% 이상 하락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액면금액을, 위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아 니한 경우에는 액면금액 (만기평가가격/기준가격) 으로 계산한 금액을 만기상환금 으로 지급한다고 약정하였다. 피고는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운용하는 주가연계증권 전체를 합 하여 델타헤지거래를 하였는데, 2005년 7월 중순부터 이 사건 중간평가일까지는 대체로 델타값보다 약 15% 정도 많게 주식 보유량을 유지하면서 델타값의 증감에 따라 이를 조절하였다.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2차 중간평가일인 2005. 11. 16. (이하 이 사건 중간평가일 이라 한다)의 삼성SDI 보통주는 기준가격인 108,500원 에 거래되기 시작하여 같은 날 12:00경부터 거래가 종료되기 10분 전인 14:50경까 지는 위 기준가격 이상인 108,500원 또는 109,000원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한편 피고는 그 전날인 2005. 11. 15. 장종료 무렵 삼성SDI 보통주 287,221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피고가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운용하는 주가연계 증권 전체의 델타값은 이 사건 중간평가일 종가가 108,500원으로 결정될 경우에는 -127,137이고, 종가가 108,000원으로 결정될 경우에는 -192,137이었다.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피고의 장외거래(OTC) 파생상품부 상품계좌를 통해 삼성SDI 보통주에 관하여 접속매매시간대에 180,000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134,000주의 매도 주문을 하여 그 중 98,190주를 매도하였다. 55) 2006. 11. 16.(5차), 2007. 3. 16.(6차), 2007. 7. 16.(7차), 2007. 11. 16.(8차)이다. 54) 원고 1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 3,600매를 36,000,000원에, 원고 2는 이 사건 주가 연계증권 15,000매를 150,000,000원에, 원고 3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 3,300매를 33,000,000원 에 각 매입하였다. 55) 그 구체적 내역은, 1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 오전 11:15:32부터 11:17:10까지 6회에 걸쳐 합계 160,000주의 삼성SDI 보통주에 관하여 직전체결가인 108,500원보다 1호가에서 5호가 높은 109,000원에서 111,000원 사이의 호가로 매도 주문을 하였으나, 11:15:32에 주문한 10,000주(매 도호가 109,000원)만 계약이 체결되고 나머지 주문은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14:27:14와 14:48:31에도 직전체결가인 108,500원보다 1호가 높은 109,000원에 각 10,000주 의 매도 주문을 하였으나, 14:27:14에 한 주문 중 2,190주만 계약이 체결되었다. 그 결과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가일 장중 접속매매시간대에 매도한 삼성SDI 보통주는 12,190주에 불과하였다. 2-14 -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만기일인 2008. 3. 19. 피고로부터, 원고 1은 24,055,299원을, 원고 2는 100,230,414원을, 원고 3은 22,050,691원을 각 만기상 환금으로 지급받았다. 이는 중간평가일인 2005. 11. 16. 장 종료 10분 전까지만 해 도 108,500원 이상이었던 삼성SDI 주가가 장 막판 대우증권이 대량 매도에 나서는 방식으로 델타헤지를 시도하면서 108,000원으로 마감해 중도상환이 무산됐고, 만기 상환 당시 30% 상당의 손실을 본 원고가 상환금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2. 판지 (1) 원심 원심 56) 은 델타헤지 거래행위가 ELS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보편성과 필요성이 인 정되는 헤지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해 법령상 강제되 는 헤지거래의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단지 거래수량이 많다거나 매매시기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델타헤지로 인한 주식매매가 인위적인 시장조작에 해당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즉, 원심은 피고가 2005. 11. 1.부터 2005. 11. 30.까지 사이에 델타값과 실제 주식보유수량을 정확하게 일치시키지는 않았으 나 델타값의 증감에 따라 실제보유수량을 증감시켜온 점, 피고의 델타헤지 모습이 델타헤지의 기본원리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트레이더에게는 일정한 위험수준 한도 내에서는 재량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중간평 가일에 피고가 대량매도주문을 한 것 역시 델타헤지에 부합하는 거래라고 판단하면 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특정일 의 종가에 의하여 델타값이 산정된 이후에 다음날 보유할 현물주식 수량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적절한 델타헤지 원리라고 보게 되면 금융회사는 특정일의 다음날까지 현물주식의 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에게 부당한 위험을 용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57) (2) 대법원 피고는 위와 같은 매도 주문과 별도로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10:48:51부터 11:28:44까지 7차례에 걸쳐 합계 70,000주의 매수 주문을 하였으나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 3 피고는 삼성SDI 보 통주에 관하여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단일가매매시간대인 14:52:54에 20,000주, 14:53:10에 8,000주(14:53:48에 주문이 취소되었다), 14:53:27에 20,000주, 14:54:11에 6,000주에 관하여 각 107,500원에 매도 주문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삼성SDI 보통주의 예상체결가격은 109,500원에서 108,500원으로 하락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14:54:56에 20,000주, 14:55:40에 20,000주에 관하 여 각 108,500원에, 14:57:46에 20,000주, 14:58:48에 10,000주, 14:59:42에 10,000주에 관하 여 각 108,000원에 매도 주문을 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종가는 108,000원으로 결 정되어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였다. 4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 가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삼성SDI 보통주에 관하여 한 매도주문 수량은 전체의 약 79%에 이르렀 고, 계약체결관여율도 약 95%에 달하였다. 56) 서울고등법원 2012.12.14. 선고 2010나58607 판결. 57) 또한 원심은 사기적 부정거래 등과 관련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 역시 피고의 행위는 정당한 델타 헤지 거래행위로서 금융회사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부당 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고의로 위계를 쓴 사기적 부정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15 -
1.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것이 법질 서의 기본원리이다(민법 제2조). 따라서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 거나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의 이익도 배려하여야 하고,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1. 5. 15. 선고 99다53490 판결; 대법원 2006. 3. 10. 선고2002다1321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50조 제1항이 조건의 성취 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 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위와 같은 신의성실의 원칙이 발현된 모습의 하나이다. 한편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3호는 증권회사 또는 그 임ㆍ직원 에 대하여 유가증권의 발행 또는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투자자의 보호 또는 거래의 공정을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 제2조로 폐 지되기 전의 것) 제36조의3에서 그 금지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아가 공법상 업무규제를 위하여 제정된 구 증권업감독규정(2008. 8. 4. 금융투자업 규정의 제정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항은 증권회사로 하여금 고 객과의 사이에서 이해가 상충하지 않게 하고 이해상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고객이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민법과 구 증권거래법 등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보면, 증권회사는 유가 증권의 발행, 매매 기타의 거래를 함에 있어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 투자자의 보호나 거래의 공정을 저해 하여서는 안 되므로 투자자와의 사이에서 이해가 상충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해 상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투자자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의 이익을 해하면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추구하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증권회사가 약정 평가기준일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지수에 연계하여 투 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증권회사가 설사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위험회피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약정 평가기준일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지수에 따라 투자자와의 사이에서 이해가 상충하는 때에는 그와 관련된 위험회피거 래는 시기, 방법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기초자산의 공 정한 가격형성에 영향을 끼쳐 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투자자의 이익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2. (생략)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 16 -
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은 기초자산인 삼성SDI 보통주의 중간평가일의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의 성취 여부가 결정되어 피고가 투자자에게 지급할 중도상환금 의 지급시기와 금액이 달라지는 유가증권이다. 그리고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 도상환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정지조 건이고, 피고는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을 발행하여 판매한 증권회사로서 위 정지조 건이 성취되는 경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투자자에게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판매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액면금에 약정 수익금을 더한 중도상환금을 지급하여 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위 정지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이 사건 주가연계 증권의 투자자와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나. 피고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과 관련된 델타헤지거래로 삼성SDI 보통주를 매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회피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과 같이 중간평가일의 기초자산 가격이 중도상환조건을 성취시키는 가격에 근 접하여 형성되고 있어 그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커서 피고 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는 상황에서는 피고는 중도상환조건의 성 취 여부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헤지거래를 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해 야지 그 반대로 중도상환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헤 지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 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삼성SDI 보통주 종가가 이 사건 주가 연계증권의 상환 기준가격인 108,500원으로 결정되는 경우 그 델타값인 -127,137 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 보통주 287,221주 중 약 160,000주( 287,221주 -127,137)를, 종가가 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하는 108,000원으로 결정되는 경우 그 델타값인 -192,137에 따라 약 95,000주( 287,221주-192,137)를 각 매도할 필요가 있었는바, 중도상환조건 성취 여부와 무관하게 보유하고 있던 삼성SDI 보통 주 중 상당량을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접속매매시간대 전체에 걸쳐 분산하여 매도 함으로써 중도상환조건 성취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인 종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었다. 나아가 단일가매매시간대 직전의 삼성SDI 보통주의 가격 이 기준가격을 상회하여 투자자로서는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이 충 족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는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시장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되는 대량의 매도 주문을 하려면 조건성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 준가격 이상의 호가를 제시하였어야 했다. 58)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접속매매시간대에는 매도 주문 시 그 호 가 대부분을 직전체결가보다 높게 제시하여 대부분의 계약 체결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오히려 총 70,000주의 매수 주문을 내기도 하는 한편, 단일가매매시간대 58)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가일에 이르기까지 델타헤지를 하면서도 삼성SDI 보통주를 델타값에 일치 시키지 않고 그 이상으로 보유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요구하는 것이 피고에게 과다한 위 험을 부담시키는 것도 아니다. - 17 -
에는 같은 시간대 전체 매도 주문의 약 79%를 차지하는 134,000주에 관하여 매도 주문을 하면서 그 중 94,000주에 관하여는 기준가격인 108,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호가를 제시하였고, 단일매매시간대 전까지 기준가격인 108,500원 이상으로 거래되 고 있던 삼성SDI 보통주가 피고의 위와 같은 대량매도 주문으로 인하여 종가가 108,000원으로 결정되었고, 결국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 성취가 무 산되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들에 대한 투자자보호의무를 게을리 한 것으 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 성취를 방해한 것이 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 가일의 장 종료 무렵에 대량의 삼성SDI 보통주를 매도한 행위는 주가연계증권을 발행한 금융회사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하는 델타헤지를 위한 정당한 거래행위 이므로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더라도 이를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는바, 이는 위 험회피거래에서의 신의칙상 주의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 이다. 3. 대상판결의 검토 (1) 델타헤지거래의 적법성 문제 대상판결은 금융회사들이 위험회피를 위해 델타헤지거래를 선택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까지 부적합한 방법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다만 ELS와 관련된 델타헤지 거래로 기초자산을 매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회피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지만, 델타헤지거래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 지 않는 범위에서 기초자산을 처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델타헤지가 정 당한 헤지거래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피고의 대량매도주문 역시 델타헤지거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범위 내 에서 헤지거래를 하여야 한다고 본 것이다. 생각건대 ELS 발행사가 델타헤지기법에 의해 기초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하더라 도, 거래수량이 과다 빈번하거나 매매시기가 집중되어 있거나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와 같이 통 상적이고 합리적인 위험관리로 보기 어려운 때에는 비록 델타헤지로 인한 주식매매 라 하더라도, 특히 주식의 대량매도가 상환일 직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 는 그러한 행위는 인위적인 시장조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증권 매입일로부터 만기에 이르기까지 4개월마다 도래하는 중간평가일의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중도상환의무가 발생하는 구조의 ELS를 발행 판매한 피고가 두 번째 중간평가일의 종가가 결정되기 불과 10분 전에 그 기초자산인 주 식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수 없도록 한 것은 정 상적인 델타헤지거래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증권회사 등 - 18 -
이 위험관리기법으로서 델타헤지거래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 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대상판결은 델타헤지거래의 한계를 분명 히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대상판결은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시장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량 의 매도주문을 하려면 중도상환조건 성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준가격 이상의 호가를 제시하여야 한다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또한 ELS 발행사가 중간평 가일에 이르기까지 델타헤지를 하면서 기초자산을 델타값에 일치시켜 보유하는지 여부도 주요한 평가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ELS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ELS 운용시 델타헤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사전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ELS 발행사는 델타헤지거래 과정에서도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대상판결은 ELS 운용시 델타헤지거래의 위법성 및 판단근거 등에 대해 일응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 조건성취의 방해 문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증권회사의 가격조작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아니라, 조기상환조건의 성취에 기한 상환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즉, 원고들은 증권사가 ELS의 조기상환 여부를 결정하는 기초자산의 가격을 조작한 불법행위를 했음을 주 장하면서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아니라, 증권사의 매 매행태가 신의칙 위반행위임을 주장하면서 민법 제150조 59) 에 의거하여 ELS 조기 상환조건의 성취를 주장하는 상환금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조건 성취의 주장은 조건부 법률행위를 전제로 하는데, 이 사건 ELS는 상환기준 일의 조건충족에 따른 지급의무를 사전에 약정한 것으로 조건부 법률행위로 볼 수 있다. 즉, 이 사건 ELS는 기초자산인 삼성SDI 보통주의 중간평가일의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의 성취 여부가 결정되어 투자자에게 지급할 중도상환금의 지급시기와 금액이 달라지는 유가증권이고, ELS의 중도상환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을 장 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정지조건이다. ELS 발행사는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으면 향후 만기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저가격기준 미만으로 하락하여 추가이익을 얻을 것을 기대할 수 있는데, 조기상 환조건이 성취됨으로써 더 이상 그러한 기대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조건 성취로 불 이익을 입을 당사자에 해당한다. 즉, 발행사는 이러한 정지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투 자자에게 ELS의 판매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액면금에 약정 수익금을 더한 중도 상환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정지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ELS의 투자자와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지위에 있다. 그렇다면 ELS 발행사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기초자산을 대량 매도한 것에 59) 민법 제150조(조건성취, 불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 1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 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 할 수 있다. 2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 19 -
대해 조건 성취의 방해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장 종료 무렵에 대량의 삼성SDI 보통주를 매도한 행위는 ELS를 발행한 금융회사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하는 델타헤지를 위한 정당한 거래행위이므로 그로 인하여 이 사건 ELS의 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더라도 이를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중간평가일의 기초자산 가격이 중도상환조건을 성취시키 는 가격에 근접하여 형성되고 있어 그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 이 커서 증권회사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는 상황에서는 증권회사 는 중도상환조건의 성취 여부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헤지거래를 함으 로써 투자자를 보호해야지 그 반대로 중도상환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60) 투자 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헤지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여, 조건성취를 방해함으 로써 위험회피거래에서의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았다. 생각건대 ELS 발행사가 중간평가일에 즈음하여 기초자산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면, 이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시장수요원리에 의해 공정하게 결정되어 결과적으로 그 가격이 조기상환조건을 충족한 경우 그에 따른 상환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의 정당한 신뢰와 기대를 부당하게 저해한 것이 므로 신의성실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ELS 발행사가 연계거 래행위로 자동조기상환조건의 성취를 무산시켰다면, 투자자로서는 민법에 기해 계 약상 지급의무의 이행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61) Ⅳ. 맺음말 이상에서 자본시장법 상 ELS를 운용하는 증권회사의 이른바 연계시세조종 과 위험관리기법으로서의 델타헤지 에 대한 법리를 살펴본 후, 대상판결에 대해 평석 해 보았다. 금융회사들은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라는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이는 특히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그 위험을 감안하여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에 따른 총 위험액을 한도 이내로 유지하고 그 위험관리를 위 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따라서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경우 60) 이는 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의 판지와 같은 취지인데, 이에 대해 이 사건과 같이 복합적인 조 건(이 사건 ELS는 만기상환 이외에도 문제가 된 제2차 중도상환의 조건을 포함하여 8개의 중도상 환 조건과 이 사건 ELS 보유자에게 매월 20일 재매입을 신청할 수 있는 35회의 재매입 요청의 기회 부여) 결합된 법률관계에 대하여도 제2차 중도상환의 조건불성취에 관련하여 민법 제150조 제1항의 단순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복합적인 조건이 결합된 법률관계에 민법 제150조 제1항을 단순 적용하게 되면 투자자 스스로의 투자판단으로 인한 책임 전체까지도 금융투자업자가 부담하 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견해도 있다(이숭희, 앞의 논문, 61-62면). 61) ELS 발행사측이 자동조기상환을 무산시킨 정황이 명백하다면, 투자자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보다 민법상의 조건성취를 주장하여 계약상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 이 효과적일 것이다. - 20 -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고 헤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상판결이 델타헤지의 자산운용기법을 적법한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ELS에 있어서의 헤지거래는 기초자산의 가격 형성에 필연적으로 일정한 영향을 주게 되고, 델타헤지로 인한 매매행위로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ELS의 상환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은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으로 연계시세조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상판결도 증권회사 등이 위 험관리기법으로서 델타헤지거래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델타헤지거래의 한계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연계시세조종에 있어서 부당한 이익에 대한 목적 은 다른 목적과의 공존 여부나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고, 그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미 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며, 거래행위도 일련의 행위로 이어진 경우에는 전체적으 로 그 행위로 인하여 시세를 변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 다. 이렇게 본다면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 종가에 관여하여 시세를 변동시킨 행위 의 결과 발생한 이익은 곧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것이 다. 이때 주식 대량매도행위와 시세변동 사이의 연관 정도는 시세변동이 행위자의 전적인 주식 대량매도행위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요구되지 않고, 시세변동이 여러 사정이 경합되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행위자의 행위가 시세변동의 주된 요인 이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시장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량 의 매도주문을 하려면 중도상환조건 성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준가격 이상의 호가를 제시하여야 한다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또한 ELS 발행사가 중간평 가일에 이르기까지 델타헤지를 하면서 기초자산을 델타값에 일치시켜 보유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평가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ELS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ELS 운용시 델타헤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사전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ELS 발행사는 델타헤지거래 과정에서도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현재 각급 법원에 이 사건과 유사한 다수의 ELS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2009. 10. 1.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제정한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 62) 이 시행된 이후부터는 과거와 같은 중간평가일 또는 만기상환일 직전의 대량매도행 위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있으나, 발행사와 투자자의 이해가 상충하게 되는 ELS의 특성상 기초자산 운용에 있어 발행사의 델타헤지거래와 관련 하여 여전히 분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상판결에서 제시한 델타헤지거래의 부 당성 판단 기준 등은 향후 하급심 판례에 대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2)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조기상환을 무산시킬 수 있는 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특히 특정 가격대 에 집중적으로 호가제출하는 경우 등을 시장감시규정 적용대상으로 예시하고 있다. -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