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E1B0E8C7D0BCFAB4EBC8B820C0DAB7E1C1FD2E687770>

Transcription

1 ><계학술대회인공지능시대< 철학연구회 2017년춘계학술대회 > 의인간관인공지능시대의인간관철학연구회 한국인지과학회 서철학연구회, 한국인지과학회, 서강대철학연구소 철학연구회2017년춘강대철학연구소< 철학연구회 2017 년춘계학술대회 > 인공지능시대의인간관 장 소 : 서강대학교정하상관 102호 (J102호) 일 시 : 2017년 4월 29일토요일, 13:00-18:00 공동주최 : 철학연구회, 한국인지과학회, 서강대철학연구소 후 원 : 서강대철학연구소

2

3 학술대회프로그램 일시발표및내용비고 12:30~13:00 등록 13:00~13:10 13:10~13:40 [ 개회사] 최신한 ( 철학연구회회장) 장병탁 ( 한국인지과학회회장) 박병준 ( 서강대철학연구소소장) [ 기조강연] 다시묻는인간다움의요건손동현 ( 대전대석좌교수) 1 부 13:40~14:10 [ 발표1] 뇌발달과지능의진화이경민 ( 서울대) -14:20 [ 논평1] 김태경 (KAIST) 14:20-14:50 [ 발표2] Robots with Free Will 장병탁 ( 서울대) -15:00 [ 논평2] 유정 ( 서경대) 15:00-15:10 휴식 사회자 : 이상국 ( 가톨릭대) 2 부 15:10-15:40 [ 발표3] 인공지능의환경과상황 : 현상학적고찰김태희 ( 건국대) -15:50 [ 논평3] 유제광 ( 서울대) 15:50-16:20 [ 발표4] 인공지능시대의인간 : 나는무엇인가? 고인석 ( 인하대) -16:30 [ 논평4] 천현득 ( 이화여대) 16:30-16:40 휴식 사회자 : 김선희 ( 이화여대) 3부 16:40-17:40 종합토론 사회자 : 문성훈 ( 서울여대) 17:40-18:00 철학연구회정기총회

4

5 목 차 [ 기조강연] 다시묻는인간다움의요건 1 손동현 ( 대전대석좌교수) [ 발표1] 뇌발달과지능의진화 19 이경민 ( 서울대) [ 발표2] Robots with Free Will 31 장병탁 ( 서울대) [ 발표3] 인공지능의환경과상황 : 현상학적고찰 43 김태희 ( 건국대) [ 발표4] 인공지능시대의인간 : 나는무엇인가? 65 고인석 ( 인하대)

6

7

8

9 다시묻는인간다움의요건 손동현 ( 대전대석좌교수) 인간이란어떤존재인가? 인간이스스로의정체성에관해묻는것은단순한대상적 지식을추구하는것이아니다. 물음을던지는주체의밖에있는사물에관해묻는것 과는달리인간이자신에관해묻는것은실은자신이어떤존재로스스로를형성해 나아갈것인지를묻는것이다. 종국적으로는어떻게살아야할지를묻는실천적규범 적물음이다. 인간존재는완결된고정적실체가아니라항상형성중에있는미정형 미완성의존재이며, 그이상적인인간상을스스로제시할수밖에없기때문이다. 지성 사에여러유형의인간관이있어왔고, 그인간관은무타티스무탄디스오늘도우리 에게다양한 인간의길 을가리키고있는것도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전승된인 간이해가감당하기엔너무나벅찬사태가벌어지고있으니, 이른바 포스트휴먼 의등 장이그것이다. 다양한인간관에도불구하고동서를막론하고누천년동안보편적으로신봉되어왔 던인간다움의공통지반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라는인간종을가리키는학명이 말해주듯, 이성적사유활동을하는존재 라는이념이었다. 그것은곧의심할여지없 는우리모두의자화상이었는데, 이제이를뒤잇는, 혹은대체하는, 새로운인간이등 장한다며붙여진이름이 포스트휴먼 이다. 이인간이면서인간이아닌존재는지금 온전한모습으로실재한다고볼수는없으나조만간실재하게되리라는것이많은선 구적연구자들의믿음이다. 이미래지향적믿음을온인류가공유하게될지, 그렇게 된다면인간의자기정체성에는어떤변용이올지, 이는현대의철학적문제중가장 심각한문제일것이다. 문제를진지하게다루어야하는것은그 포스트휴먼 이라는 것이신이내려준것도아니고자연이배태한것도아닌, 인간자신이기술적으로 제작한 존재이기때문에더욱그렇다. 기술의연원 인간은자연적존재로서자연적여건속에서그의삶을영위할수밖에없다. 그런 데자연적여건은그에게매우불리한것이어서, 그자연상태로는생존자체가어렵 다. 그가제 2 의자연, 즉문화세계를구축하여이를삶의둥지로삼게된것은자연 이그에게 강요 한것이라하겠다. 자연의 강요 에따라그가자연을넘어서는문화 세계를구축함에서가장긴절했던것은신체적취약점을극복할수있는도구와기술을개발하는일과, 여럿이모여함께어울려살아가는데에필요한규범을제도화하 - 3 -

10 는일이었다. 인간은그에게주어진내적자연적본성, 즉그의신체적구조와기능은그를둘러 싸고있는외부자연세계, 즉그의생활환경세계의자연적본성에잘맞아떨어지지 않고어긋나있다. 이를두고, 생활세계가확정된방식으로완결되어있지않고개방 되어있다고( 세계개방성 Weltoffenheit) 말하기도하고, 1) 원의중심처럼한곳에고 정되어있지않고타원의중심처럼중심에서벗어나옆으로빗겨서있다고 ( 偏心性 Exzentrizität) 말하기도한다. 2) 대응해야할외부자연으로부터의과제가미리주어 진 골을타고 잘정리되어완결된형태로주어지지않고 마구잡이로닥치는대로 주어지기때문에, 동물과달리인간은스스로그골을파고과제를구성해내야하는 엄청난부담을지고있는셈이다. 인간은이런불리한여건을반전시켜야할생물학적과제를안고있다. 미정형의 행동방식을스스로구성해야하며, 비무장상태의결함을무장을통해스스로보완해 야하며, 내외자연성의괴리를메꾸어부정합성이주는부담을스스로덜어내야 ( Entlastung ) 한다. 이것이자연이인간에게강요하는인간의자기활동이요, 이것 없이는인간은자연적존재로서자연속에서생존조차할수없게된다. 이때인간 의자기활동은원초적으로감각-운동기제와직접적으로연접되는신체적활동이므로 공작적활동 ( homo faber ) 이아닐수없으며, 바로이런상황이기술이등장하게되 는연원이다. 자연과직접대결하는존재로서인간이전개해야하는것이이공작적활동이라면, 인간이공동생활을할수밖에없는사회적존재로서스스로형성해내야하는것은 이사회생활을효과적으로잘할수있는질서와규범의형성이다. 여기에등장하는 것이넓은의미에서의사회제도및기구 (institution) 이다. 자연을토대로하되인간 고유의문화세계를형성해내는데있어가장기초적인것이바로기술과제도라는 이두가지의인위적산물이다. 기술의본질 인간의자연상태의결핍을보완하여생존의능력을강화시키고, 또한이를통해 미정형의불안정한삶의방식을완성시켜주는기술은마침내인간의자연적본성이내적으로지니고있는괴리를 문화적으로 메워줌으로써, 인간의생물학적삶의불안정성을 문화적으로 보완해준다. 인간은생물학적으로보더라도단순히자연적존재로서만은생존조차불가능한특이한동물로서결국문화적존재로고양될때에만자연적으로도생존할수있는예외적인존재임을기술의실질적역할이입증해준다. 1) A. Gehlen, Der Mensch. Seine Natur und seien Stellung in der Welt, Wiesbaden 1976(1940); M. Scheler, Die stellung des Menschen im Kosmos, München 1962(1928) 참조 2) H. Plessner, Die Stufen des Organischen und der Mensch, Berlin 1965(1928) 참조 - 4 -

11 기술은이런의미에서인간의보완이고인간의확장이다. 기술에대해처음고찰을한희랍의철학자들도이런맥락에서기술(techne) 을무 엇인가를만들어내는능력으로파악하여, 불변하는필연적인것에대한이론적인앎 (episteme) 과도대립시켜구별하고, 만듦(poiesis) 보다는행함(praxis) 을겨냥하는도덕적- 실천적앎(phronesis) 과도대립시켜구별하였다. 3) 그러나희랍인들의기술관에는인간의기술적제작이자연의모방을토대로한다는생각이전제되어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기술을자연(physis) 과는다른자연너머의것, 자연이실행하지못한것을실행하는것 이라고말하기도했지만, 기술을자연의모방으로보는견해를아주버린것은아니었다. 4) 기술은물론인간의행동이목적으로하는바를실현하기위한수단의성격을갖는다. 그러나그것은단지중성적/ 중립적인것에지나지않는것이아니라, 불확실한가능성의영역으로남아있는미완의가소적( 可塑的 ) 세계를구성하는중요한매개체이다. 어떤기술이개재하느냐에따라이를매개로이루어지는인간과세계의관계가결정되고이를통해세계가구성되며그안에머무는인간자신의삶이또한결정되기때문에, 기술은문화창조의첫이정표가되기도한다. 5) 인간이구축하는문화세계는구체적으로보면기술로부터형성되기시작한다. 그러나기술은인간의결핍을보완하는것이라해서반드시인간의직접적인신체적요구에만그근원을갖는것은아니다. 기술은인간을예측하지못했던방향으로 확장 시켜나가기도한다. 여기에기술의 새로움 이있고, 이또한널리보면, 인간의미정형성과통하는사태이다. 즉기술도진화한다. 그것도창조적으로진화한다. 미래에등장할기술이이미존재하는기술에잠재적으로내재되어있다고볼수없으며, 따라서하나의기술과그것에이어등장하는기술사이에언제나필연적인관계가있다고볼수도없다. 이런점에서우리는기술의 독자적진화 를시인하게되고기술발전에단속성( 斷續性 ) 을인정하지않을수없게된다. 새로운기술을통해등장하는 인공물의세계가인간의욕구를만족시키기위해서필요한것보다훨씬큰다양성을포함하고있는 6) 것도바로새로운것의등장을통한기술변화의 단속성 에서유래하는것이다. 많은 우연한 발명들이인간의문명생활에 혁명적 변화를가져온것은바로이때문이다. 원시적인기술의단계에서는물론삶의직접적인필요가새로운발명을불러오지만, 일단기술의발전이이루어지기시작하면, 하나의발명이직접적인삶에없던또다른필요를자아내는방식으로그과정이어느정도독자성을갖고전개되기때문에, 다양성은더욱크게확장되고, 단속적 기술혁명 은더자주찾아온다. 자연과학 3) Aristoteles, 니코마코스윤리학, 1139b 이하 4) Aristoteles, 자연학 II, 199a 5) M. Heidegger, Die Technik und die Kehre, Tübingen 1962, 12 쪽참조; 하이데거( 이기상역), 기술과전향, 서광사 1993, 33 쪽참조. 6) 조지바살라( 김동광역), 기술의진화, 까치 1996(1988), 45쪽 - 5 -

12 의발전이기술의발달과접근하여마침내이양자가제휴하게되면서, 은더용이해지는경향을띠게된다. 기술의과학화 이러한상황 오늘날우리는흔히과학과기술을불가분의관계를갖는것으로보고거의동일시 하는경향마저있지만, 본래과학과기술은전혀상관이없는별개의활동영역이었다. 과학이자연현상에대한체계적지식을추구한다면, 기술은인간의물질생활에도움 이될방편을추구한다. 7) 과학자들은자연의복잡한현상들을면밀히관찰분석하 여불변의법칙적인사실을찾아내고그에대해일관적이고합리적이며정확한설명을체계적으로하고자한다. 그러나기술자들은일관성, 합리성, 체계성등의척도는문제삼지않으며오직문제를해결하여편의와유익을도모하려는데에주목할뿐이다. 그러나사정은근대산업혁명기이자과학혁명기부터차츰달라지기시작했다. 먼저기술쪽에서과학적방법을채택해기술에대한합리적, 실험적정리분석의태도를받아들여기술을혁신하고자했다. 그래서기술의공정( 工程 ) 및기계에대한연구를과학자들이하게되었다. 그러나본격적으로과학의지식이기술에응용된것은 19 세기중반의일이었다. 유기화학의탐구성과가화학공업을일으키고, 전자기학의탐구성과가전자공업을일으킨것이다. 8) 말하자면기술이마침내과학화됨으로써과학과기술이결합된것이다. 기술이과학과결합하여과학이론을토대로개발된다는것은기술의성격이크게변모함을뜻한다. 구체적인실재가추상적인이론에의해정리되고재구성되기때문에, 다시그실재를관리하고공략하는도구로서의지식이정당성을갖는다면, 과학적이론내용, 즉과학에의해파악된세계가진정한세계이고, 기술은그러한세계를우리의일상세계로정당하게대체하고있는셈이된다. 그래서이제기술공학은더이상인간의제약받는신체성을보완하고확장한다는수단적인소박한면모를넘어서서독자성을갖고성립하는체계가된다. 기술공학의세계안에서는인간의일상적인세계보다도과학적으로체계화된세계가더근원적인것으로여겨지고, 그것이인간에게생경한새로운욕구를심어주면서오히려인간의소박한삶을그것에복속시키는경향마저있다. 하이데거에따르면, 그것은단순한, 인간의목적을위한수단이아니라그자체인간의세계구성에참여하고있는것이다. 아니그것도아주강력한배타적인힘을행사하며그렇게하고있는것이다. 이제다른세계구성의지평들은이것에밀려나, 인간의삶은기술공학적으로 획일화 되고 기능화 되었으며, 내몰려쫓김을받는처지가되었다. 인간은 부품 이되어기술공학의공정앞에서 닦달 을받고있는존재로전락했다는것이하이데거의현대인진단이다. 9) 7) 김영식외, 과학사, 전파과학사 1992, 196쪽 8) 김영식외, 같은책, 205쪽 - 6 -

13 인공지능기술 21세기현대의기술에대해서도기술의본질과속성에대한이상의고전적-근대적 해석이그대로타당할지의문이다. 기술의독자성이더욱강화되어주체인인간과수 단인기술의위상이전도되는상황이기술활용의시스템에관해하이데거가우려했 던차원을넘어기술자체의기능으로부터빚어져나오기때문이다. 기술의힘이문 화전체에서차지하는몫이현격히확대됐을뿐아니라, 그성격이질적으로달라졌 다. 그질적변화의핵심에는뜻밖에도 디지털전자공학의기술 이라는전혀새로운 양태의기술이자리잡고있다. 종래의기술이모두인간의신체적기능을보완강화 확장하는기술이었다면, 이디지털기술은인간의정신적활동을보완강화확장하는 기술영역을개척하고있는데에그혁명적성격이있다. 인공지능기술(AI) 이바로그 것이다. 인간의정신적활동을보완강화확장하는인공지능기술이현재성취한것은여러 분야에서위협적이다. 종래의기술적성취를하찮은것으로만든다는점에서위협적 이다. 인공지능이란 1차적으로기계장치에서구현되는지능적활동을가리키는것인 데, 구체적으로는외부의사물을지각하고어떤목표를달성키위해 지적주체 로서 행동하는기계적장치를가리키기도한다. 대개학습이나문제해결같은, 사람들이서 로소통하는인지적활동을모방하는것에서부터출발하는데, 이런인지적능력이점 점더증대되어시각적으로문자를인식한다거나하는판에박힌작동을하는기능은더이상인공지능의활동으로서의미가적어굳이그활동영역에넣지않는다. 오늘날인공지능활동으로보는것에는언어활동, 장기나바둑같은게임수행, 자동차의자율주행, 네트워크에서지적으로내용전달통로를찾는일, 복잡한데이터를해석하는일등이추가된다. 인공지능이수행하는작업을일반화시켜보자면, 지각, 추론, 검색, 지식습득, 학습, 의사소통, 사물관리, 업무기획등이있다. 그러하기에인공지능분야는컴퓨터과학, 수학, 심리학, 언어학, 신경과학, 철학등다학문적연구를토대로하고있다. 인공지능기술의개발은기본적으로 인간의지능활동이정밀하게파악될수있고기계가이를그대로모방할수있다 는인식을토대로한다. 그런데이인식은인간정신의본성에대해, 그리고인간과같은지적능력을갖는인공적존재를제작하는일의윤리성에대해심각한철학적논란을불러일으킨다. 인공지능기술자체가인간성내지인간의존엄성에대한위협으로간주되기도한다. 그래서인공지능기술의발전에도몇차례실패와후퇴가있었다. 그러나금세기에들어오면서, 컴퓨터의성능이엄청나게강화되고그실험의규모도기하급수적인진전을보이는가운데컴퓨터과학이많은도전적인문제를해결해주는데힘입어, 오늘에와서는인공지능기술이거의모든기술산업에서필수적인것이되다시피했다. 드론이나자율주행자동차 9) 하이데거, 같은책, 41쪽 - 7 -

14 같은것이자동기계산업에서기술혁신의총아로떠오르는것이그구체적인사례다. 포스트휴먼, 인조인간 인공지능기술의개발및발전에서가장심각한핵심문제는역시포스트휴먼, 인조 인간의등장문제다. 인간이제작하는인간의인간성도문제고, 그에따라자연종으로 서의인간의본성도문제다. ⓵ 생물학적생식의과정을거쳐탄생하지않고공학적 제작의과정을거쳐생산된인간이과연인간인가? ⓶ 자연종으로서탄생한인간이 인공지능기술에힘입어그의정신활동까지기계적으로보완강화확장되었을때, 그 의인간성에는본질적변화가없는가? 이것이문제다. 이문제가등장하는배경을일 별해보자 : 자연 ( 自然 ) 은문자그대로 스스로그러한 것이거나, 어떤초자연적절대자가 낳 아놓은 것( φυσις, natura) 이거나, 아무튼우리인간의의사와는무관하게존재하게 된것이요, 우리인간이손댈수없는것이다. 우리인간자신도그중의일부다. 따 라서인간의본성(human nature), 즉인간의 자연 은이미주어진것이요, 우리가 변경할수있는것이아니다. 물론그런자연도영원속에고정되어있는실체는아 니다. 변화한다. 그변화를 환경에잘적응한자가살아남는다 ( 適者生存 ; survival of the fittest) 는원칙에따라그런종을 자연전체가선택하는 ( 自然選擇 ; natural selection) 진화 (Evolution) 의과정으로설명한사람이다윈이다. 진화의양상으로변화한다고는하지만, 그변화가워낙장구한기간에걸쳐아주천천히이루어지기때문에, 장기간에거쳐변하지않는생물학적차원의지속적고정치를우리는마음놓고 불변의본성 이라고말할수있었던것이다. 그리고이 인간의본성 을뛰어넘을수없는인간의한계로수용할수밖에없었다. 모든종류의기술개발도, 그것이생물학적차원의신체적기능을보완강화확장하는것인한, 이를기본전제로삼고, 즉기점이자토대로삼고추진해온것이다. 그러나인공지능기술에기초한오늘의인간변조기술은이러한생물학적여건자체에개입하는기술이다. 이미 2005 년에 특이점 이론으로인간의운명을조롱한(?) 커즈와일은유전학의혁명(G), 나노기술의혁명(N), 로봇공학의혁명(R) 이 21세기초중첩적으로일어나생물학적여건이인간의본성을결정짓는일은더이상없을것이라고주장한다. 인간의유전자를해독하여 생명이간직한정보처리과정을이해함으로써인체의생물학을재편 하여 질병을근절하고수명을놀랍도록연장할 수있도록하는것이 G 혁명이고; 우리몸과뇌, 우리가사는세상을분자수준으로정교하게재설계하고재조립하게 하는것이 N 혁명이며; 인간의지능을본받되그보다훨씬강력한것으로재설계한로봇들을등장시킬 것이 R 혁명이다. 10) 이세가지 혁명 은유발하라리가자연선택을지적설계로대체하는일로 ⓵유기체를변화시키는생명공학, ⓶ 유기물과무기물을융합하는 사이보그 공학, ⓷ ( 블루 10) 이상, 레이커즈와일( 김명남외역), 특이점이온다, 김영사 2016(2005), 277쪽이하 - 8 -

15 브레인프로젝트와같은) 인간의뇌전부를컴퓨터안에서재창조하는비유기물공학, 세가지를열거한것과합치한다. 11) 종래의기술은자연적현실에주어진조건을불가피한것으로보고시공적제약을 ( 가능한한최소화하려고노력은했으나) 감히뛰어넘어서려는생각은하지못했는데, 오늘의이새기술은바로이 근원사태 를변경하려는시도를하고있다. 자연사가시작된이래처음으로 호모사피엔스가자연선택의법칙을깨고이를지적설계의법칙으로대체함으로써스스로의한계를초월하려하고있다. 12) 과학자들이살아있는개체의유전자를조작하여원래해당종에게없던특성을부여하는정도로까지자연선택의법칙을위반하는중 이라면, 13) 이를과연찬란한기술적성취로봐야할지, 위험한모험으로봐야할지생각해볼일이다. 인간이자신의 DNA를변화시키는단계에이르렀다는것은, 그리하여심지어그의운명이라고받아들였던사멸성( 死滅性 ) 을극복하고불멸성( 不滅性 ) 을추구하기까지한다면, 이는인간이스스로신이된다는것이요, 과학기술의활동이사피엔스의죽음없는삶을목표로하는 길가메시 프로젝트가될것이다. 14) 생물학적진화 vs 기술적진화 진화의과정에서등장한인간의지능이수행하는일이니까이또한진화의전과정중일부가아니겠는가? 인간이도구를만들고기계기술을개발하는것도역시진화의한단계일터이니까말이다. 사실인간종의진화과정에는단순한생물학적진화만있는것이아니라문화적진화도있고그문화적진화에서기술의발달은빼놓을수없는진화의요소다. 이문제제기에대해서는연역적사고에기초한논리적답변이무의미하리라본다. 형식논리적으로는이반문을논박하기어렵다. 영양원을확보하는방식으로자연상태의동식물을단순히수렵채취하는방식에서동식물을인위적으로사육재배하는방식으로바꾼것부터자연의진화과정에인위적으로개입한일이었다고단정한다면, 자연의진화과정은인간의문화적인삶에서어떤양태로드러나겠는가? 문제는변화의실질이가져올결과에있다고본다. 그결과가얼마나큰폭의변화를야기했는가? 그리고그런결과를빚어낸현대과학기술이역시그변화의폭을총체적으로잘관리할수있는가? 이에달려있다고본다. 자연의선택 과인간의 지적설계 중어느것이더신뢰할만한것인가? 변화의기간이길고그속도가더딘것과변화가급속히일어나는것중어느편이더안정적인가? 커즈와일은우선생물학적진화의결과얻은우리의인지적능력이기술적진화를 11) 유발하라리( 조현욱역), 사피엔스, 김영사 2013(2011), 쪽참조 12) 유발하라리, 같은책, 561쪽 13) 유발하라리, 같은책, 563쪽 14) 유발하라리, 같은책, 586쪽참조 - 9 -

16 통해얻어낼인공지능의성능에비해현저히열등하다는사실을지적한다 : 15) 우리의두뇌는심각한한계를안고있다. 뇌는고도의병렬처리를이용해 (100조개의개재뉴론 interneuron 연결이동시에작용한다) 섬세한패턴을빠르게인식한다. 그러나우리의사고는극도로느리다. 기본적인신경처리속도는오늘날의전자회로보다수백만배느리다. 인간지식기반이기하급수적으로증가하는데반해새로운정보처리를위한생리학적대역폭은극도로제한되어있다. 생물학적인체는유지관리하기가까다로울뿐더러허약하고기능에문제가생기기쉽다. 인간의지능은가끔창조성과의미표현에서뛰어난면을드러내기도하지만, 인간의사고는대부분독창적이지못하여보잘것없고제한적이다. 특이점을통해우리는생물학적몸과뇌의한계를극복할수있을것이다. 우리는운명을지배할수있는힘을얻게될것이다. 죽음도제어할수있게될것이다. 원하는만큼살수있을것이다. 인간의사고를완전히이해하고사고영역을크게확장할것이다. 이세기가끝날때쯤에는지능의비생물학적인부분이순수한인간의지능과비교할수없을만큼강력해져있을것이다. 커즈와일은또양자의진화속도를비교하며기술적진화가생물학적진화를능가하는것을막을수없다고단언한다 : 생물학적진화는느리지만, 기술적진화는급속하다. 생명의등장부터세포의등장까지는 20 억년이걸린반면, PC등장후 www이등장하기까지는 14 년밖에걸리지않았다. 정보기반기술은수십년내에인간의모든지식과기량을망라하고궁극적으로인간두뇌의패턴인식능력과문제해결능력, 감정및도덕적지능에까지도이르게될것이다. 16) 멀지않은미래에기술변화의속도가매우빨라지고그영향이매우깊어서인간의생활이되돌이킬수없도록변화되는시기가온다. 17) 그는더낙관적으로생물학적진화와기술적진화가이질적인것으로단층( 斷層 ) 을이루는것이아니라하나의동일한지평으로융합될것이라고전망한다 : 특이점은생물학적사고및존재와기술이융합해이룬절정으로서, 여전히인간적이지만생물학적근원을훌쩍뛰어넘는세계를탄생시킬것이다. 특이점이후에는인간과기계사이에, 또는물리적현실과가상현실사이에구분이사라질것이다. 18) 15) 이하모두커즈와일, 같은책, 25-26쪽 16) 커즈와일, 같은책, 25쪽 17) 커즈와일, 같은책, 23쪽 18) 커즈와일, 같은책, 27쪽

17 커즈와일처럼낙관적으로기술적진화의미래를전망하지않는다하더라도기술적 진화가생물학적진화를능가하고, 그결과인간의본성도첨단과학기술에의해변 화할수있음은시인하는것이오히려사태의진전에대한비판적성찰을위해서라도합당한일일것같다. 이제포스트휴먼의출현에대해그가능성을시인하고, 휴머니즘을넘어미지의포스트휴머니즘에로문명이이동할가능성을성찰의대상으로수용하는입장을 트랜스휴머니즘 으로이해하자. 그가운데서도건강, 수명, 인지능력, 정서등일반적인인간의능력을새로운기술적수단이획기적으로향상시키는것이가능하고바람직하다고보는태도를기술적트랜스휴머니즘으로구분하고 19) ; 인간은기술과함께기술을통해문화적으로진화한다는점을인정하되이런진화론적관점에서진화과정과인간의기술/ 문화행위를성찰하려는태도를철학적트랜스휴머니즘이라고구분하자. 20) 철학은금세기이전에도과학과기술이인간의삶과사회에미치는영향에대해, 그의미에대해늘비판적으로성찰하는태도를견지해왔다. 포스트휴먼의인간성 그럼인공지능기술의성과로등장하는포스트휴먼, 인조인간의문제로다시돌아오자. humanoid, robo sapiens, homo cyberneticus, cyborg, computer robot... 이렇게여러이름으로불리는이신인간포스트휴먼에대해보다면밀히생각해보자. 장구한생물학적진화의과정을통해형성된인간의본성이첨단응용과학과융합기술에의해변형될수있다는사실을인정하면, 이는포스트휴머니즘을일단수용하는것이다. 인간이기계와융합하여전혀다른존재가될수있다는것, 그리고이기술이인간을생물학적한계로부터해방시킨다는것을시인할때이는포스트휴머니즘을견지하는최소한의지반을이룬다. 포스트휴머니즘이인간으로인정하는이신인간포스트휴먼은과연어떤점에서인간이고어떤점에서아직인간이아닌가? 포스트휴먼을고찰할때우리는두가지카테고리를생각할수있다. ⓵ 생물학적생식의과정을거쳐탄생하지않고공학적제작의과정을거쳐생산된인간이그중하나이고 ⓶ 자연종으로서탄생했지만, 인공지능기술에힘입어그의정신활동까지기계적으로보완강화확장된인간이다른하나다. 포스트휴먼이종래의인간과는다른신인간이긴하지만, 그것이인간이기위해갖춰야할최소한의것은무엇일까? 생물학적한계를뛰어넘어기계와융합한존재, 그럼에도그가인간이기위해갖춰야할인간다움의요건에는무엇이있을까? 19) Max More 는트랜스휴머니즘을... 특히노화를막고인간의지적신체적심리적역량을크게강화시키기위해기술을개발하고광범하게활용함으로써인간조건을개선하는것이가능하고바람직하다고확신하는지적문화적운동 이라고정의한다. The Philosophy of Transhumanism, 1쪽 20) 이진우, 테크노인문학, 책세상 2013, 303쪽이하참조

18 커즈와일은지금까지의기계들은인간의섬세한생물학적성질들을결여한존재였 지만특이점이후의기술은인간다운특성이라고여겨지는정교함과유연함에있어 인간과맞먹게되거나나아가인간보다월등할것이라고주장하는데, 과연그런기 술은어떤기술일까? 그에따르면인간의진화는여섯시기를거치는데, 이런기술이 등장하는진화의시기는다섯번째것으로, 뇌에축적된광대한지식이더크고빠 른역량과속도, 지식공유능력을갖춘기술과융합하는시기요, 생물학적진화의 한계를극복하고진화의과정에서얻은지능을보존강화하게되는시기다. 한마디 로기술과인간지능이융합하는시기이다. 그는이시기로넘어가는것이곧 특이점 을넘어가는것이라고말한다. 커즈와일의설명에따르면, 결국질적으로비약한( 그래서 특이점 을넘어선) 나노 차원의물리적작용으로이루어지는지능적활동이인간의유기적생명작용및심리 적감정작용까지도충분히감당해낼뿐아니라그역량을극대화시킨다는것이 다. 21) 그래서이시기를지나면, 생물학적으로인간의뇌에서유래하고기술적으로 인간의창의력에서유래한지능이온물질과에너지에속속들이스며들어이를재편 하는, 우주가깨어나는시기로이행한다는것이다. 22) 지능적활동이인간의유기적생명작용및심리적감정작용까지도충분히감당해 내는일은어떻게가능할까? 그것은지능기술로개발된강력한인공신경기관을몸 안에심어서정신능력전체를향상, 강화시키는방식으로수행된다. 이렇게되면 마 음 이두뇌에서기계로확장되고이전도하게된다. 이과정은급기야인간에게서생 물학적토대가필수적이지않은상태로이행함을뜻한다. 생물학적이지않고서도인 간으로서존립하는이존재양식은종래의고전적존재론의이론틀에서는생각할수없는것이지만, 바로이점에서그인간은포스트휴먼이된다고생각해야할것이다. 이는, 인간을슈퍼지능을가진존재로만드는것, 혹은종래의인간은더이상존재하지않고그존재를슈퍼지능을가진로봇으로대체한다는것으로이해해야할것이며, 이는쉽게말해우리자신이로봇이된다는것을뜻한다. 인간은더이상호모사피엔스가아니라기계지능의소유자로서 로보사피엔스 이거나혹은 호모사이버네티쿠스 이다. 달리표현해사이버네틱오가니즘(cybernetic organism) 을줄여 사이보그 라할수도있고, 컴퓨터로보트(computer robot) 를줄여 컴보트 라할수도있을것이다. 이런상황에서인간의본성, 인격성, 인간다움에대한물음은종전처럼그대로유효 21) 커즈와일, 같은책 쪽, 특이점 에대한장황한설명참조 22) 이에앞서는다른네시기는이러하다. 제 1 기: 물리현상과화학반응이있던시기. 물질과에너지라는기본구조( 패턴) 속에정보가담긴시대; 제 2 기: 생명이출현한시기. 탄소기반화합물이자기복제기제를갖춘분자복합체로발전, DNA 속에정보를담는시기; 제 3 기: 뇌가활동하는시기. 감각기관을이용해정보를인지하고그정보를뇌와신경계에저장할줄알게된시기. 동물의패턴인식이시작된시기. 인간은자신이경험하는세계에대한추상적정신모델을창조하고이모델들의의미를이성적으로사고하는능력을발전시킴; 제 4 기: 기술의진화가이루어진시기. 정교한연산및통신을통해정보의정밀한패턴을감지, 저장, 평가하게된시기. 그실현가능성이선형적증가에서폭발적인기하급수적증가로질적도약을한것이그특징임

19 할까?, 아니면그물음을던지는것자체에대해어떤발상의전환이필요할까? 인간의본성이고정불변의것이아님은시인한다. 불변하는인간의본성 이라는 고전적이념을고집할수는없다. 그리고생물학적진화의과정에서만인간의본성이 형성되는게아님도시인한다. 생물학적진화위에, 아니면그와나란히, 문화적진 화 도인간의본성의형성에영향을준것은사실이다. 상호간에영향을주고받는 가운데진행되는, 이른바자연과문화의 공진화 과정에서인간의본성이형성되었다 고보아야할것이다. 그리고이문화적진화가운데실질적으로그토대가되어온 것은인간의물질생활을주도해온기술의발달이다. 인간은과학기술과함께진화한 다고말할수도있다. 이렇게볼때, 인간의신체적여건보다도지적-정서적정신적 활동에충격적인변화를몰고온인공지능기술의갑작스런등장과신속한발달이인간의본성에모종의변화를가져다주리라는것은예상할수있으나, 구체적으로어떤변화를불러올지에대해서는아직알수있는것이거의없다. 포스트휴먼의존재론적구조 이점때문에우리의탐구는불가불우려를동반하게된다. 인간과기계를융합시킴으로써인간의지적신체적능력을향상시키고, 질병과노화를현저히약화시키고, 사람들의욕망, 기분, 정서적심리상태마저통제할수있게되는것이과연긍정적인의미만가질까? 자연의통제를받아온인간이거꾸로자연을통제하게된것에대해자연이뜻하지못한방식으로반격을해오진않을까? 인간의한계를넘어서고자하는이기술이정말인간을더욱인간답게만들까? 이런가치판단적우려의반문을던짐과더불어우리는포스트휴먼의존재론적구조에대해다음과같은문제를제기하지않을수없다 : 1) 커즈와일이명시하듯이, 나노차원의물리적작용으로이루어지는지능적활동이인간의유기적생명작용및심리적감정작용까지도충분히감당해냄으로써, 생물학적진화와기술적진화가이질적인것으로단층을이루지않고하나의동일한지평으로융합된다고주장하는것은, 실은생명적심성적사건들이물리적기계적작동으로남김없이환원된다는것을암암리에전제하고있는것이다. 이는서로다른존재영역을구분치못하고혼동하여세계의존재에대한이해를그릇되게하는것으로 ( 후설식으로표현하자면) 메타바시스 (Metabasis) 의오류요, 존재층위의위계를묵살하고평면화시키는 ( 하르트만식으로표현하자면) 부당월경( 越境 ) 의오류다. 23) 생물학적진화위에이를토대로하여기술적진화가일어나고, 거꾸로생물학적진화가문화적진화의영향을받아일어나는것은사실이겠으나, 이양자사이에아무런비약이나단절이없이평면적으로연결돼있다고생각하는잘못인것같다. 23) E. Husserl 이존재영역구분을잘못하는심리주의의오류를지적할때사용한용어. (Fehler d. Metabasis). N. Hartmann이비슷한맥락에서존재층위의구분을잘못인식해그경계를넘어가는오류를지적할때쓴용어. (Grenzueberschreitungsfehler)

20 2) 유사한이유로유기적신체( 몸) 의생명적활동없이의식작용이전개된다는점 도의문스럽고, 무기적기제인기계적작용만으로도의식작용이가능하다는점도의 심스럽다. 이문제역시종래의고전적존재론에따르면영역간, 혹은층간의상호적 의존관계없이는불가능한일인데, 이에대한설명이충분하지않다. 의식이란그작 용면만을보면 자신의생각을이해하고설명할수있는자아성찰능력, 즉 생각에 대해생각할수있는 메타인지능력이지만, 24) 그발생적측면에서보면, 복잡한물리 적체계속에서부분들의상호작용과정에서만들어지는예기치못한속성 이다. 25) 커 즈와일자신이 10 년전의저술 특이점 에서생명적심성적사건들이물리적기계적 작동으로남김없이환원, 융합된다고언급한것과는내용이다르다. 그는이런문제의 식에는민감하지않은지, 복잡한인간의뇌를성공적으로모방한컴퓨터라면인간과 같은수준의의식을만들어낼것 이며, 그런의식은 전달할수없는경험그자체인 퀄리아(qualia) 를지니는것이라고말한다. 26) 유사한맥락에서 의식은어떤존재의 전체적인구조속에서발현되는하나의속성일뿐, 그존재가작동하는토대가되는 기질은아니라 고도말한다. 27) 이런존재론적인문제점에도불구하고 기술적트랜스휴머니스트 들의미래예측에 따르면, 기계적존재인포스트휴먼로보사피엔스는 머지않아의식을갖고있는것 처럼보일것이고, 스스로퀄리아를갖고있다고주장하며생물학적인간들을설득할 것이다. 그들은정서적신호도표현할것이며웃기고울릴것이다. 우리는결국기계 도의식이있는생명체라는것을수긍하게될것이다. 28) 그들이의식을갖는존재라 는사실이드러나려면, 그들은정서적반응을표현할수있어야하고, 그것을매개로 우리모두가그와공감할수있게되어야할것이다. 29) 인간의본성-인격성-인간다움 그럼이제는포스트휴먼에게도적용시킬수있는인간의본성-인격상-인간다움에 대해직접적으로생각해보기로하자. 앞에서우리는두유형의포스트휴먼을구분해 보았는데, 이제는그두유형의포스트휴먼모두에게적용되는인간다움에대해종합 적으로언급해야하겠다. 먼저 ⓵유형의포스트휴먼이라도자신의퀄리아와의식적인경험에대해이야기할 수있게되어사람과구분할수없는수준에도달하면, 그들은의식을가진사람이 될것이요, 정서적반응이인간과전혀다르지않으면, 비생물학적인존재이더라도의 식이있는것으로인정해야할것이다. 30) 이미의식적존재로살고있는 ⓶유형의인 24) 커즈와일( 윤영삼역), 마음의탄생, 크레센도 2016, 293쪽 25) 커즈와일, 같은책 297-8쪽 26) 커즈와일, 같은책 298쪽 27) 커즈와일, 같은책 309쪽 28) 커즈와일, 같은책 307쪽 29) 커즈와일, 같은책 307쪽

21 간에관해서는굳이이런전제를확인할필요가없을것이다. 그렇다면의식의확증위에서는인간다움의요건에는어떤것들이있을까? 이인 간다움의구명에서전제해야할사항들이있다 : ⓵ 인간은진화한다. 그런데문화적 진화와생물학적진화의보폭은너무다르다. 그래서기술의영역과가치-윤리의영 역은진화의속도가너무다르다. 31) ⓶ 진화과정에서는모든변화가서로맞물려있 다. ⓷ 인간성은여러가지요건들의총체적종합으로이루어지며, 그것들중많은 부분은다른동물과, 그리고어떤것은미래의기계와도공유한다. 32) 이러한진화적 관점에서먼저문화적인삶을영위하는종래의인간에대해생각해보자 : 인간은진화를통해동물의위로올라선피조물로, 유아기가길고체중에비해뇌 가크며, 이성과감성이발달해서상징을사용하며, 높은정도의의식과자의식을가 지며, 언젠가는죽는다는것을의식하고, 민감한윤리의식을지녀서종교를만들며, 감정을가지고, 특히성에관한감정을가지고, 다른사람에대한감정도있어혈통 과가족을만들어사회라고부르는것을형성하고, 과거를구조적으로기억하여여러 세대에걸쳐전달함으로써문화를만들고, 문화로개인과사회를구성하고, 문화는다 시비유전적인축적을가능하게하여, 문화를통해자손의번식을인위적으로조절할 뿐만아니라, 어쩌면진화에의해새로운존재가될지도모르는기계를만든존재다. 33) 인간성의본질은인간의모든속성이뒤얽힌인과적속성의결합에있다.... 인 간의본질또는고유성을형성하는것은이모든특징들의결합이며, 그변화하는본 성이다. 34) 그렇다면새로이등장하는포스트휴먼에게도유사한내용을기대해야될 것이다. 포스트휴먼이등장하는세단계를다시고려해볼때, 그가인간이기위해 지녀야할기능은이런것이다: 유연하고창의적인사고력( 자유연상), 사고기능에기 초한문제해결능력, 자의식, 감정( 감정전이, 감정이입) 및동기, 자기복제능력. 35) 이렇게보면우리가포스트휴먼에게기대하는인간다움과종래의고전적인인간상 에기대하는인간다움에큰차이가있는것은아니다. 문제는우리가포스트휴먼을 어느수준까지 인간답게 제작할수있느냐하는것이고, 그에게어느수준까지의인 간다움을기대할것인가하는것이라고하겠다. 여기서우리는이포스트휴먼을제작 자체에대해철학적성찰을아니할수없다. 실제로인간처럼이성적으로사고하고 판단하며감성적으로교감하는 ⓵유형의로보사피엔스가등장한다면, 다른한편인 간의신체일부가기계로대체돼인간의능력을뛰어넘는 ⓶유형의사이보그가등장 한다면, 이런포스트휴먼시대에대비해우리는무엇을준비해야할지철학적성찰을 해야할것이다. 먼저인공지능의본성과정체에대해존재론적논구가있어야할것 이고, 이어이들의등장으로인해달라지는인간의생활세계를예상하여거기서생겨 나는새로운윤리적문제를검토해야할것이다. 윤리적문제에서한걸음더나아가 30) 커즈와일, 같은책 312쪽 31) 폴에얼릭( 전방욱역), 인간의본성( 들), 이마고 2008(2001), 462쪽 32) 브루스메즐리시( 김희봉역), 네번째불연속, 사이언스북스 2006(1993), 329쪽 33) 이하브루스메즐리시, 같은책, 348쪽 34) 브루스매즐리시, 같은책, 347-8쪽참조 35) 브루스매즐리시, 같은책, 쪽참조

22 공공생활에서의새로운규범을수립하는정치적과제에대해서도숙고해야할것이 다. 철학적성찰의규범성 철학적탐구의과제는현상적사실의세계에대한이론적파악에그치지않는다. 실천적규범에대한탐구도병행해야한다. 이글의모두( 冒頭 ) 에서 인간의문화생활 이기술개발과규범수립을두축으로하여구축된다고언급한바있는데, 그맥락 에서라도인공지능기술의발전에관해규범적언급을해야할것같다. 이점은 지 각, 기억, 학습, 그리고의식과같은현상이뉴런의특성이나이들의연결양상등에 의해이루어진다는것을안다고해서그런과정이나의삶에어떤지침을주는지알 수있는것은결코아니라 36) 는사실을생각해볼때, 더욱절실해진다. 생물학적 진화와문화적진화사이에는불일치가있다.... 그러나이런진화학적이해가... 우 리가무엇을위해살아야하는지, 서로어떻게사는게최선인지에대해서는말해주 지않는다. 37) 따라서우리는진화에관한, 혹은인공지능기술에관한과학적지식의한계내에서 만머물것이아니라, 그밖으로나와서이들을검토할필요가있다. 아무리과학기 술의시대라곤하지만, 과학의한계내에서의철학 에만익숙해진다면, 철학은 현실 비판 과 가치판단 이라는그본래의과제를수행치못하게될것이다. 이런관점에 서인공지능기술의발전과이에기초한포스트휴먼시대의도래에대해서도회의에찬질문을하고인간의존엄성이라는최고의인간적가치의고양을위한비판적가치판단을내려야할것이다. 과학기술도, 그것이인공지능기술인경우에도예외가아니지만, 인간의지적활동의문화적표현으로우리의삶을구성하고있는이상, 우리의인간적가치도과학기술을통하여실현되어야한다. 이런관점에서포스트휴먼시대의도래를위한과학기술의노력에대해서다음과같은사실을유념하자고우려섞인비판적발언을해본다. 1. 근대이래서구의과학은그문명적저력에도불구하고인간과세계를보는하나의관점을전제로한지적노력이요, 그목표는세계의진상을파악하는데있지않고세계의관리내지지배를위한실용성의극대화에있는것이다. 2. 과학적탐구는항상복잡한사태를단순한원리로설명하는데에그방법적지향이있으므로, 거기서는인간과세계의구체적인다양성이희생되기쉽다. 특히인간의내면적삶이갖는인격적인특수한상황은고려되기어렵다. 3. 근대과학의객관적지식에힘입은근대의기술은역시유용성의극대화를지향하는것으로특히인간의신체적개인적현세적욕구의충족에그개발및발전의방 36) 폴에얼릭, 같은책, 502쪽 37) 폴에얼릭, 같은책, 503쪽

23 향이맞춰져있다. 4. 현대의기술산업은철저히자본주의적시장경제질서와결부되어있어, 과학기술의개발및발전이경제적이윤창출에그초점이맞춰져있다. 5. 인공지능기술은살펴보았듯이인간의지위와존엄성에대한근본적인재검토를요구하는것이므로그연구개발은인문학을비롯한다학문적종합적탐구기획의틀안에서이루어지는것이바람직하다. 6. 인공지능기술의발달에서는특히더그러하거니와, 새로운기술의출현은반드시새로운규범체계의수립과동반되어야인간의문명생활이균형을잃지않고안정적인발전을지속할수있다

24

25

26

27 What is intelligence? Descriptive / computational approach Knowledge = Stored facts and events: Encyclopedia, Dictionary, Corpus, Problem-solving rules / inferences = Knowledge engineering / expert systems: Formulas, Algorithms, Tool-use, Computers, Smart home, Google car, Adaptive interaction with the environment Who am I? Solving math problems Answers copied on a paper Embedded, Embodied, and Situated cognition Experience as a unit of intelligence Intelligence in the contexts of the brain, body, history, and society Driven by values and in action spaces of the whole system

28 Origins of human intelligence Evolution of the brain (phylogeny): Dual pathways in the cortical processing Lateralization The frontal lobe Development of the self (ontogeny): The whole-some of personal experience Through social and cultural interaction Chimps beat human in visual memory

29 From physical events to conscious experience - Physical events: - Neural events: (Low-pass filtered, contrast enhancement, saturation, habituation) - Conscious events: (story line) Phasic visual activity Tonic visual activity = delayed saccade Tonic visual activity = memory saccade Movement activity Bruce and Goldberg,

30 Integration over time: To hold attended information over time Multiple memory systems Sensory memory: up to about 2 seconds Iconic memory (visual) Echoic memory (auditory) Short-term memory: seconds to minutes Visuo-spatial memory: up to 4 items Verbal memory: The magic number 7 +/- 2 Long-term memory: unlimited Explicit memory: Episodic memory, Semantic memory Iconic memory test

31 Chimps beat human in physical understanding

32 But human beat chimps by educating the young. Dual pathways in the brain: According to Ungerleider and Mishkin,

33 According to Goodale and Milner, Dorsal lesions cause visuo-motor incoordination (= optic ataxia). Ventral lesions cause perceptual unconsciousness (= visual agnosia). Conscious perception Visuomotor action Strengths of human intelligence Development of verbal intelligence Conscious memory Categorization and abstraction Inter-subjectivity Education Social interaction Self-generation and self-reflection Reproduction of itself Society of Minds

34 Brain and Intelligence Brain Intelligence Neuropsychology Intelligence Brain Neuroplasticity Neuromodulation Trans-humanism Brain & Mind (intelligence, consciousness, soul?) Intelligence in the social and historical contexts Intelligence: auto-poietic systems at multiple levels The World The Self Percept Percept Social world Body Brain Concept Concept Physical world Social Sciences Cognitive Science Intention Intention Neural Sciences

35 Human intelligence in context Clever Compassionate Soul-searching Scientific intelligence

36

37

38

39 Robots with Free Will 철학연구회 - 한국인지과학회공동심포지움 인공지능시대의인간관 2017 년 4 월 29 일, 서강대학교정하상관 장병탁서울대학교컴퓨터공학부 & 인지과학 / 뇌과학협동과정 Life-Like Robots Sophia (Hanson Robotics) Atlas (Boston Dynamics)

40 Robots with Free Will? Her (2013) Robot & Frank (2012) Bicentennial Man (1999) Ex Machina (2015) #$ Free Will

41 Libet s Experiment 5 Three Questions 1. 사람과동물의자유의지의기원과발생과정은무엇인가? 2. 기계가자유의지를가질수있는가? 3. 이러한질문에답하기위해인공지능은어떤역할을할수있는가? Zhang, B.-T., Ontogenesis of agency in machines: A multidisciplinary review, AAAI 2014 Fall Symposium on The Nature of Humans and Machines: A Multidisciplinary Discourse, Arlington, VA, $

42 자유의지, 자주성, 자율성, 인공지능 Free will Intention Purpose Goal Agency Autonomy 7$ 1. How does agency arise in biocognitive systems? Philosophy and Psychology Acting on its own behalf Aristotle: Final cause Kant: Formative power, intrinsic finality Maturana and Varela, 1980: Autopoietic systems Searle, 1983: Intentionality Dennett, 1985: Intention Salthe, 1993: Developmental systems Libet, 1999: Free will Deacon, 2012: Self-organizing dynamical systems 8$

43 2. Can agency be explained by physical laws? Biology, Neuroscience, and Physics Schroedinger, 1944: Negentropy Von Bertalanffy, 1950: General system theory Sperry, 1952: Perception-action cycle Prigogine, 1980: Becoming Kauffman, 1993: Self-organization and selection Swenson, 1998: Maximum entropy production Morel & Fleck, 2006: The 4th Law Friston, 2009: Free energy principle Deacon, 2012: Emergent teleodynamics Turvey, 2013: Percetion-action cycle and feedback 9$ Feedback Causation

44 Recursion and Incursion Can machines have agency? Can we build machines with agency? Anticipatory systems Bertalanffy (1968) Rosen (1985) Developmental systems Salthe (1993), Thelen (1994) Zhang (1994) Perception-action cycle Prinz (1984), Tishby (2010) Polani & Jung (2011) Predictive learning Friston (2009), Zhang (2013) Pickering & Garrod (2013) 12$

45 Forward Model 13 Anticipatory Systems x(t) x'(t +1) x'(t +1) = M (x(t)) x'(t) = S[x'(t +1), x(t);θ] = S[M (x(t)), x(t);θ]

46 Interactive Alignment Model of Conversation [Pickering & Garrod] 15 Machine Agency: Implications Autonomous Systems Long-Duration Mission Lifelong Machine Learning Human-Level Artificial Intelligence Superhuman- or Hyperintelligence 16$

47 Human Mind vs. Machine Mind: A History Introspectionism Behaviorism Cybernetics Computer Cognitivism Symbolic AI Brain Connectionism Neural Nets (ML) Embodiment Action Science Autonomous Robots $ Future of AI Technology AI with Deep Learning Narrow AI 1980 Cognitive AI Follows given goals and methods Modified from Eliezer Yudkowsky & David Wood Superhuman AI Human-Level AI Works out own goals Agency Works out own methods, follows given goals 2030 Free Will Time

48

49

50

51 인공지능의 환경 과 상황 : 현상학적고찰 김태희 ( 건국대) 1. 들어가며 인지과학의새로운흐름인이른바체화된인지(Embodied Cognition; EC) 연구프 로그램안에서이른바체화된인공지능(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EAI) 에대 한관심이높아지고있다. EC 에서인지는 ( 신체를매개로) 상황 속에서 환경 과역 동적으로실시간상호작용하는것으로규정된다. 이연구프로그램내에서 EAI 는 ( 신 체를매개로) 상황 속에서 환경 과역동적으로실시간상호작용하는 AI 로규정된 다. 그런데 EAI는고전적 AI 의한계를극복하는데어느정도성공하였지만, 여전히자 연지능, 특히인간지능의여러능력을구현하는데에어려움을겪고있다. 여기에는 여러요인이있지만, 특히 상황 속에서 환경 과역동적으로실시간상호작용한다는 것이어떠한의미인지가불명료한것도그중하나의요인이되고있다. 이러한어려 움에직면하여 EC 및 EAI는주요개념에대한반성적고찰의필요성을절감하고있 으며, 이것이바로철학이 EC 및 EAI 논의에개입할수있는하나의중요한지점이 다. 이러한맥락에서본발표문에서는특히 EC 및 EAI 에서논의하는 환경 과 상황 개념에대한반성적고찰을시도하고자한다. 이러한고찰을통해, 본발표문에서는 상황 은 과제유관미시맥락 ( 지금여기 ) 으로정의하고, 환경은 과제무관거시맥락 으로정의할것을제안할것이다. 이러한 환경 과 상황 개념의구별에기초하여, EAI 가해결해야할과제를 상황 에서정확하고빠르게행위할뿐아니라, 나아가 환경 에적응하여발달하고진화하는 AI 를구현하는것으로규정할것이다. 나아가 환경 과 상황 에대한현상학적분석에기초하여, 이러한상황에서의행위와환경에의적응이모두키네스테제(Kinästhese) 개념에기초해야함을주장할것이다. 2. EAI 의두가지과제 1950년대이후 AI 는우여곡절을겪으면서도꾸준히발전해왔다. 특히 1980년대-90 년대인지과학에서의이른바 체화로의전환 이후등장한 EC의이론적프레임안에서 EAI 가등장했다. 이러한 EAI 는 ( 자연적이거나인공적인) 물리적환경혹은사회적환경에뿌리내린체화된인지체계를의미한다

52 이러한 EAI는고전적 AI 의이론적전제인표상주의(representationalism) 에이의 를제기한다. ( 적어도대부분의) 인지에는외부세계의상태에대한내적표상혹은내 적모델이불필요하며, 세계에대한최상의모델은 ( 인지체계내부에형성되는내적 모델이아니라) 세계자체라는것이다. EAI 의선구자인로봇공학자브룩스(R. Brooks) 는내적표상을배제할경우, 더빠르고반응적이고강건한(robust) 로봇을구현할수있다고보았다. 브룩스는내적표상을배제하여곤충과비슷하게이동하고탐색할수있는로봇을연구하였다. 가령다리가여섯인개미모양의로봇징기스 (Ghengis) 에는다리마다센서가부착되고이들센서에의해다른다리들이반응한다. 뇌의역할을하는중앙제어장치가없이도특정행위에대한반응을빠르고정확하게이끌어낼수있는것이다. 브룩스는이러한곤충수준의 AI를얻는것이정말로어려운문제이고, 이로부터인간수준의 AI로나아가는것은오히려쉬운문제라고믿었다. 브룩스에따르면, 지능은세계와의상호작용의역동에의해규정된다. 1) 이러한세계와의역동적상호작용을가능하게하기위해필요한핵심원리는체화 (embodiment) 와상황성(situatedness) 이다. 그중에서상황성은다음과같이규정된다. 로봇은세계속에서상황에처해있다. 로봇은추상적기술들을다루는것이아니라, 체계의행동에직접영향을미치는환경의여기와지금을다룬다. 2) [ 인용자강조] 여기에서브룩스는 AI 가 ( 우리가이후 상황 으로정의할) 환경의여기와지금 과역동적으로상호작용해야함을강조하고있다. 그러나브룩스의이러한기획에대해 EAI 진영내부에서도비판이가해졌다. 가령브룩스의곤충형로봇은상황속에서의이동과탐색과같은행동을탁월하게구현하였으나학습을통한환경에의적응이불가능하므로참된의미의자율적지능으로보기어렵다는것이다. 브룩스의로봇은수용기와작용기사이의처리방식들이설계자들에의해미리주어지므로여전히타율적이다. 다시말해, 이러한로봇이환경과상호작용하는방식은적응을통한발달과진화가불가능하다. 따라서 EAI 진영에서는브룩스의초기기획을넘어서, 환경에적응하여발달하고진화하는자율적 AI를구현하려는노력이이루어졌다. 3) 이제까지살펴본것처럼, EAI 는다음과같은두가지과제를지닌다. 1) 중앙처리장치에서의내적모델( 표상) 을형성하지않으면서도 상황 에빠르고정확하게반응하는강건한 AI 를구현한다. 2) 환경 에적응하여발달하고진화하는 AI 를구현한다. 1) Brooks, R. (1991), Intelligence without reason, IJCAI. Vol. 91. p ) Brooks, R. (1999), Cambrian Intelligence, MIT, p. 60. 브룩스는체화와상황성이상호분리될수있다고보았기때문에, 체화되지않고상황성만가진 AI 도가능하다고보았다. 그러나체화된인지의대부분의이론가들은 진정한상황성 은체화에기초한다는입장을취하며, 본발표자도이러한입장에동의한다. 그러나이에대해서는여기에서상론할수없다. 3) 브룩스자신도이후에는곤충수준을넘어서는인간수준의 AI를구현하기위해서는이러한측면이필요함을역설했다. 인간형로봇발달을위한코그(Cog) 프로젝트가그사례인데, 이를통해이른바발달로봇(developmental robotics) 의기획이등장했다. 코그에는중앙처리장치대신수많은미시처리장치들의관계망을통해주변환경을인식하면서환경과의상호작용을통해학습할능력을지니도록설계되었다

53 이러한과제를수행하기위해서는 환경 과 상황 이중요한의미를지니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비해그의미는여전히잘정의되어있지않으며, 따라서 EAI의목표와과 제역시분명하게정의되지않은측면이있다. 따라서우리는먼저 EC 연구프로그램 에서논의되는 환경 과 상황 개념에대한분석을통해, EAI의목표와과제를보다 분명하게정의하고자시도할것이다 세대인지과학에서환경과상황 고전적인지과학을비판하며 1980년대등장한이른바 3세대인지과학은다양한흐 름으로전개되고있다. 4) cognition), (extended cognition), 이흐름들은각각몸에바탕을둔인지 (embodied 환경에착근한인지(embedded cognition), 환경으로확장된인지 행위를통해세계를산출하는인지(enactive cognition), 황에처한인지(situated cognition), 몸/ 환경에분산된인지(distributed cognition) 등을강조한다. 우리는이중에서특히 상황에처한인지(SC) 에초점을맞춰논의를 시작하고자한다. 이러한입장에서는 지식은사회 문화 물리적맥락에구속된행위라 는상황에처해있으므로, 인지는상황속의행위와불가분하다. 5) 고주장한다. 그런데 3세대인지과학연구프로그램에서 SC 가차지하는입지는모호하며, 이는 SC 를올바르게이해하는데걸림돌로작용하고있다. 현재 3세대인지과학은대개의경우체화된인지(EC) 로불리는데, 이때는 EC( 유개념) 으로서 SC( 종개념) 를포섭한다. 6) 그러나 3세대인지과학은때로는 SC 로불리기도하는데, 이경우 SC( 유개념) 가 EC( 종개념) 를포섭한다. 7) 이러한후자의입장에서 SC의주요논제는다음과같이같다. 1) 인지는뇌뿐아니라몸에의존한다.( 체화논제), 2) 인지활동은자연환경과사회환경의구조들을일상적으로활용한다.( 착근논제), 3) 인지의경계는개체로서의 상 4) 1 세대인지과학인 인지주의, 2 세대인지과학인 연결주의 에이어나타났기때문에 3세대인지과학이라고부른다. 다음을참조. 이정모 (2010), 체화된인지(Embodied Cognition) 접근과학문간융합 - 인지과학새패러다임과철학의연결이주는시사, 철학사상 38, ) Brown, J. S., Collins, A., Duguid, S. (1989). "Situated cognition and the culture of learning". Educational Researcher. 18 (1). 한편인지과학의 EC 연구프로그램내에서논의되는 SC 의선구적과학이론들로는듀이의자극/ 반응이론비판, 후기비트겐슈타인의가족유사성과언어게임개념, 깁슨의어포던스개념, 베이트슨의마음의생태개념, 폴라니의암묵지개념, 버탈란피의일반체계이론등이있으며, SC의선구적철학이론들로는하이데거와메를로-퐁티등의현상학이있다. 이에대해서는다음을참조. Clancey, W.J. (2009), Scientific Antecedents of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Gallagher, S. (2009), Philosophical Antecedents of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6) 이경우유개념으로서의 EC 아래에는 SC 외에도종개념으로서의 EC 도존재한다. 7) SC 가유개념이고, 체화, 능산, 착근, 분산등은종개념이라고말한다. 다음을참조. Robbins, P., Aydede, A. (2009), "A Short Primer on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Overmann, K.A., Malafouris, L. (2017), Situated Cognition,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Anthropology. H. Callan (Ed.), Wiley,

54 유기체의경계를넘어선다.( 확장논제) 이제우리는이러한 상황 개념을고찰하기위해, 3세대인지과학연구자들이자주 인용하는윌슨(2002) 의연구에서시작하고자한다. 3세대인지과학을 EC로명명하는 윌슨은 EC 의여섯가지관점혹은특성을다음과같이규정한다. 8) 1) 인지는상황에있다. 2) 인지는시간적압력을받는다. 3) 우리는인지적작업을환경에내려놓는다. 4) 환경은인지체계의일부이다. 5) 인지는행위를위한것이다. 6) 오프라인인지가신체에기반한다. 이중에서우리의논의와직접적으로관련이있는명제는 1) - 4) 이다. 이중에서 먼저 3) 과 4) 를살펴보자. 여기에는 환경 이라는표현이등장한다. 그러나우리가유 념할점은, 3) 에서는인지작업이일어나고있는현재 상황 에서환경이어떠한기능 을하는가를밝히고있다는점이다. 3) 은현재상황에서인지적과제를수행할때우 리의인지적부담이환경으로 분산 됨을뜻하는것이다. 따라서이러한 환경 개념은 우리가이후보다상세하게정의할 환경 개념, 즉 지금여기를넘어서는거시적이 고과제무관적인맥락 이라는의미의 환경 개념과는상이하다. 한편 4) 는인지체계가뇌와몸뿐아니라환경으로까지 확장 됨을뜻한다. 이명 제에서인지체계에귀속되는환경개념은지금여기의상황을넘어서는맥락을지시하므로우리가정의할환경개념과연관성을지닌다. 그러나 4) 를주장하는확장된인지(extended cognition) 는 3세대인지과학내에서도가장격렬한찬반논쟁을불러일으키고있는주장이므로, 현재우리의논의에서는일단배제하는편이나을것으로보인다. 이에비해 1) 과 2) 는 SC 와직접관련을맺고있는듯이보인다. 이두가지특징은인지가특정 상황 에서 실시간 으로일어남을강조하기때문이다. 윌슨은 1) 에서인지의상황성은한마디로인지가 과제와유관한(task-relevant) 입력/ 출력의맥락에서일어난다. 는의미라고밝힌다. 또한 2) 에서시간적압력은 인지주체가실시간 (real time) 혹은실행시간(runtime) 의제약들에대처해야함 을뜻한다. 이는고전적 AI 모델이특정맥락이인지에가하는제약을과소평가하면서시간적여유를가지고상황에대한내적표상들을형성하고조작하는인지모델을상정하는데대한비판이다. 이제우리는 환경 과 상황 개념의구분을위하여, 1) 에대한윌슨의설명을좀더상세히살펴보자. 8) Wilson, M. (2002). Six views of embodied cognition.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9(4)

55 인지는상황에처해있다. 인지적활동은하나의실제세계환경의맥락에서 (in the context of a real-world environment) 일어나며, 지각과행위가본질적으로관여한다.[ 인용자강조] 이러한설명에서는 상황 에처한인지를 하나의실제세계환경의맥락에서 에서지각과행위가본질적으로관여되는인지로간주하는듯하다. 그러나여기에서상황 (situation), 환경(environment), 맥락(context) 이라는개념들의의미연관이분명하지않다. 이는대개의 SC 연구자들에게서도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우리는상황과환경을구분하여논의할것을제안한다. 이러한구분을위하여, 먼저 상황 개념은 지금여기의맥락 을지칭하는것으로고정한다음 환경 개념을논의한다면, 두가지개념화가능성이있다. 1) 환경( 유개념) 아래상황( 종개념) 이포섭된다. 이경우환경은 ( 상황을포함하는) 모든맥락일반으로정의되고, 상황은이러한환경중에서도특히 지금여기의환경 으로정의될것이다. 2) 맥락( 유개념) 아래상황및환경( 종개념들) 이포섭된다. 이경우상황은 지금여기의맥락 ( 미시맥락) 으로규정되고, 환경은 지금여기를넘어서는맥락 ( 거시맥락) 으로규정될것이다. 우리는앞서서술한 EAI 의두가지과제를명료하게서술하기위해서는, 상황과환경을분명하게구분하는두번째개념화가더적절하다고판단한다. 이처럼개인의경험이놓인 맥락 을구분할필요성은일찍부터제기되었다. 9) 가령맥락은영역(arena) 과현장(setting) 으로나눌수있는데, 영역은 공적이고지속적인활동공간 이라면현장은 미시적수준에서존재하며개인이반복되는삶속에서수정가능한영역 [ 인용자강조] 이다. 10) 우리의환경/ 상황구분은이러한영역/ 현장구분과그취지가일맥상통하지만, 우리논의에서는이를다소변형하고자한다. 현재의우리논의에서 공적/ 사적 이라는개념쌍은유관하지않으므로, 환경/ 상황을 지속/ 일시 라는시간성의개념쌍과 광대/ 협소 라는공간성의개념쌍에의거하여, 각각 거시맥락 인환경과 미시맥락 인상황으로구분하려는것이다. 우리는듀이(J. Dewey) 의논의에서이러한상황과환경구분의단초를확인한다. 김무길(2007) 에따르면, 듀이의교육론은주체/ 객체, 인식작용/ 인식대상을갈라보는이원론을비판하면서 상황 개념을교육이론에도입한다. 유기체로서의인간이상황속에서환경과교호작용을함으로써끊임없이경험을재구성해간다. [ 인용자강조] 11) 는것이다. 이때상황은경험의두가지요소, 즉 객관적조건들 과 [ 경험주체의] 9) 여기에서 맥락 개념은물리적맥락, 역사적맥락, 사회적맥락, 문화적맥락등여러의미로사용될수있다. 다만우리논의에서는주로물리적맥락( 환경/ 상황) 에주목할것이다. 10) Lave, J., Murtaugh, M., and Rocha, O.(1984), The Dialectic of Arithmetic in Grocery Shopping. Everyday Cognition: its Development in Social Context. Eds. B. Rogoff, and J. Lave. MT: Harvard University Press. 다음에서재인용, 이수원(2016), 인지발달의대안이론: 활동과상황론적관점에서, 동서인문학 ) 김무길(2007), 듀이의상황개념에대한교육현상학적이해, 교육철학 40,

56 내적조건들 의 상호작용 을통해구성된다. 이에비해 환경 은 주체의필요, 욕구, 목적, 능력등과상호작용하는객관적조건들 [ 인용자강조] 을뜻한다. 주체는상황 안에 있지만, 이는동전이주머니 안에 있거나페인트가통 안에 있는것과는다른의미이다. 상황 은바로주체와환경의상호작용을의미하고, 따라서 상황 과 상호작용 이라는두관념은불가분의관계이기때문이다. 개인은상황에서상황으로이행하며, 이에따라개인의환경은확장하거나수축한다. 12) 상황에대한듀이의개념화는이후살펴볼현상학의개념화와상당한유사성을지닌다. 13) 듀이의개념화와현상학의개념화는모두상황이지닌 주체연관성 을강조하기때문이다. 다만듀이에서와는달리우리의논의에서는 환경 개념이주체의외부적이고객관적인조건들만의미하는것이아님은분명히할필요가있다. 14) EC에있어서, 그리고 EC 의철학적이고과학적인선행이론들에있어서, 환경 개념은그자체가이미주체연관맥락을의미하기때문이다. 이부분을윅스퀼(J. v. Uexküll) 의환경(Umwelt) 개념에의거해상술해보자. 현대철학및과학의환경개념에결정적영향을끼친생물학자윅스퀼은환경을 어떤생명체또는특정한생물종에게의미가있는물리세계 로규정하였고, 오늘날이개념은 자연과문명사이에서서로상호작용하고영향을주는모든과정과공간들 [ 인용자강조] 의의미로폭넓게사용된다. 따라서윅스퀼의환경개념은자연 (Natur) 개념과구별되는데, 자연개념은 인간의간섭없이존재하는모든비생명과생명체의현상들의총체 [ 인용자강조] 로규정되기때문이다. 15)16) 따라서우리의논의에서 ( 듀이와는달리) 환경/ 상황은 주체독립성/ 주체연관성 이라는개념쌍에의해구별되지않는다. 양자모두주체연관성을지니는것으로규정되기때문이다. 따라서다시정리하자면, 우리논의에서환경/ 상황은양자모두주체연관성을지니지만, 상황은 ( 상대적으로) 미시적주체연관맥락을뜻한다면, 환경은 ( 상대적으로) 거시적주체연관맥락이라고규정할수있다. 그러나 ( 이후상술하겠지만) 이개념화에나타나는 지금여기 개념은상대적개념으로서그경계가유동적이다. 그렇다면 지금여기 를어떠한기준으로한정할것인가? 우리는윌슨의논의에의거하여, 과제유관성 을그기준으로설정하기를제안한 12) Dewey, J.(1997), Experience and Education, Touchstone, pp. 42 [ 초판 1938 년] 13) 현상학과듀이사상의유사성에대해서는다음을참조. 김무길 (2007); 김무길 (2010), 듀이의식이론의현상학적이해 - 윌리엄제임스의영향을중심으로, 교육철학 ) 물론듀이에게서는상황에비해환경은주제적으로다루어지지않으므로, 듀이의환경개념이반드시주체독립적으로쓰이는지는확실치않다. 나아가듀이의환경개념이주체독립적으로쓰이더라도이는비판적인맥락에서쓰이는것임을유념해야한다. 15) Hellbrück, J., Kals, E. (2012), Umweltpsychologie, Wiesbaden: Springer VS; Eisenhardt, Th. (2008), Mensch und Umwelt, Frankfurt a. M.: Peter Lang. 다음에서재인용. 한정선 (2015), 주거주체로서의몸과근원층으로서의풍토, 철학과현상학연구 ) 행위자- 연결망이론에있어서도 엄밀히말하면해당행위자와연결망을구성하지않은채존재하는별개의 환경 이라는것은존재한다고보기어렵 다고밝힌다. 이준석 (2015), 새로운기술-환경거버넌스를위한고찰-환경현상학및행위자- 연결망이론의접점에대한탐구, 환경사회학연구 EC O 19(1). 환경현상학혹은생태현상학(ecophenomenology) 과행위자-연결망이론은인간중심주의를비판하고인간/ 비인간이라는근대적이분법을부정한다는공통점을지닌다. 이준석 (2015), p

57 다. 다시말해미시적맥락인상황은과제연관맥락이며, 거시적맥락은환경은과제 무관맥락이다. 이처럼과제유관성을기준으로미시맥락과거시맥락을각각규정할 경우, 가령시간적이고공간적으로가까운주위(Umgebung) 일지라도모두미시맥락 인상황을이루는것은아님에유념해야한다. 가까운주위중에서도과제와무관한 부분은상황을이루지않으며따라서 지금여기 를이루지않는다. 역으로, 시간적이 고공간적으로먼주위라도모두미시맥락인상황을이룰수있다. 먼주위중에서 도과제와유관한부분은상황을이루며따라서 지금여기 를이루는것이다. 이처럼상황과환경의경계( 지금여기 의경계) 는절대적으로고정되는것이아니 다. 이경계는과제에유관하게그때그때달라지기때문이다. 가령시간성과관련하여 두개념의경계가유동적임을살펴보자. 상황은 현재 의맥락을의미하지만, 논의맥 락에따라이 현재 의경계는매우유동적이다. 나는현재배가고프다., 대한민국 은현재혼란을겪고있다., 우주는현재팽창하고있다. 등의명제에서이 현재 에속하는각시간장들은어떤의미에서는모두 상황 이라고볼수있다. 이처럼 현 재 개념은각각의과제유관성( 혹은보다넓은개념으로는 사태유관성 ) 에따라매우 상이한범위를가지는것이다. 이상의논의에서이미분명해졌지만, 환경/ 상황개념은공간성뿐아니라시간성도 포함한다. 그런데우리의논의에서특히중요한점은이러한환경/ 상황의시간성이 단지과거-현재-미래의시간형식들혹은이러한형식들을관통하는시간흐름을뜻 하는것이아니라는점이다. 환경/ 상황의시간성은주체와환경/ 상황의상호작용이 환경/ 상황자체를변화시키고이러한변화된환경/ 상황이다시주체와환경/ 상황의 상호작용에영향을미친다는의미에서의 역사성 을뜻한다. 따라서환경의시간성이 상대적으로거시적관점에서의 역사성 을뜻한다면, 상황의시간성은상대적으로미 시적관점에서의 역사성 을뜻한다. 가령바둑한판이라는 상황 에서이는 단순한 시간의흐름이아닌앞선수와의맥락적역사성에근거해서새로운수가두어짐 17) 을 뜻한다. 우리는이러한구별에의거하여, 상황의역사성이 ( 상대적으로) 가변적인구 체적현재를규정한다면, 환경의역사성은개체발생과계통발생이일어나는, ( 상대적 으로) 불변적인넓은의미의현재를규정한다고주장할것이다. 이러한구별은 EAI의 두가지과제, 다시말해상황에서의행위와환경에서의적응이지니는상이한차원 의시간성을논의할수있는기반이될것이다. 이제이러한구별의기반위에서, 상 황과환경에대하여현상학적으로고찰해보고자한다. 5. 상황: 키네스테제를중심으로 우리는후설(E. Husserl) 에의거하여, 상황을 현재공존하는것으로경험되는모든 것의통일성 으로규정한다. 모든각현재는하나의상황(Situation) 이다. 그리고 17) 이준석 (2015), p

58 그안에서 키네스테제변이와정위변이, 관점변이, 정지와운동, 질의변화와불 변 등이일어나지만, 이러한변이를관통하여하나의상황은통일성을유지한다. 18) 그런데 현재공존 은무엇을의미하는가? 앞서 현재 라는개념이과제유관성에따 라다양한두께를가짐을서술한바있다. 따라서현재는때로는 1밀리초나 1초일수 도있지만때로는 1 시간, 아니하루이상일수도있다. 가령내가목이마르다고하 자. 이자리에서일어나냉장고로걸어가냉장고문을열고물병을꺼내컵에물을 따라마시는이과정전체가상황이다. 이과정전체가갈증을해소한다는과제와유 관하기때문이다. 그러나이러한과제는부분과제들로나누어진다. 가령냉장고문을 여는익숙한일도하나의부분과제일텐데, 이부분과제는어떤이유에서이건잘이 루어지지않을경우주목을받게된다. 그러나보통의경우나는신체적암묵지 (implicit knowledge) 에의거하여숙련대처(skillful coping) 하므로이러한부분과제는의식에서부각되지않는다. 이처럼 현재 의범위가과제유관성에의거해다양한범위를가질수있음에따라, 현재공존 의장도과제에유관하게다양한크기를가질수있다. 후설은현재공존하는것들을떠올리는작용을 ( 다소어색하게들리는표현이지만) 현재기억 (Gegenwartserinnerung) 이라고불렀다. 현재기억은 ( 과거지각에대한기억에토대를두고) 우리눈앞에있지않은대상이다른곳에현재존재함을떠올리는일종의재현( 표상) 작용이다. 19) 우리는이러한현재기억논의를확장할수있다. 이러한현재기억은명시적재현( 표상) 작용이지만, 현재공존하는것들에대한의식이이처럼반드시명시적재현일필요는없기때문이다. 사실우리가선반성적차원에서암묵적으로가지는지평의식이더욱근원적차원에서공존장을규정한다. 그런데우리의현재과제에유관하게, 그리고과제에의주목도( 집중도) 에유관하게, 이러한공존의지평은현실적으로더넓을수도있고더좁을수도있다. 따라서상황은몸을지닌주체( 여기 ) 를중심으로펼쳐진, 과제유관지평이라고규정할수있다. 상황에대한이러한현상학적규정을주체및주체의몸과관련하여좀더상세히살펴보자. 상황은단지공존하는대상들의배치뿐아니라, 주체의능력및실천적관심까지포괄한다. 대상자체에만주목하는자연적태도( 생활세계에서우리가지니는자연스러운태도) 에서와는달리, 현상학적태도에서는주체-대상의지향적상관관계에주목한다. 이러한현상학적태도를취할때우리는대상이그때그때나타나는모습이주체의그때그때의키네스테제에의존함을인식할수있다. 가령 시각에서눈위치, 촉각에서팔과손과손가락위치 등의 지각상황들 (Wahnehmungsumstände) 에따라대상이각각다르게나타남을파악할수있다. 20) 18) Husserl, E.(1946), Die Welt der Lebendigen Gegenwart und die Konstitution der Ausserleiblichen Umwelt, Philosophy and Phenomenological Research 6(3). 19) Husserl E.(1966a), Zur Phänomenologie des inneren Zeitbewußtseins ( ). Hrsg. von Rudolf Boehm. Den Haag: Martinus Nijhoff, pp ) Husserl E.(1952), Ideen zu einer reinen Phänomenologie und phänomenologischen Philosophie. Zweites Buch: Phänomenologische Untersuchungen zur Konstitution. Hrsg

59 이때키네스테제(Kinästhese) 는일차적으로운동(kinesis) 에대한감각(aisthesis), 즉운동감각(Bewegungsempfindung) 을뜻하지만, 현상학적으로보다중요한점은 이를넘어서서 운동과감각의불가분의연관, 그리고 감각에있어서운동이지니는 근본적기능 을뜻한다는것이다. 이를공간대상지각에의거하여설명해보자. 어떤 공간적대상을지각할때, 이대상의어느한부분만나의시야의중심에들어온다. 그러나눈동자를돌리거나고개를돌리면, 방금까지시야주변부에있었거나더나아 가시야바깥에있었던, 앞면의다른부분이이제시야중심으로들어온다. 더나아 가이대상의주위를돌아가면그뒷면까지볼수있다. 이처럼몸의움직임(kinesis) 과대상의나타남(aisthesis) 은, 몸이이러저러하게움직이면대상은이러저러하게나 타난다는 - 하면, - 하다(if-then) 의상관관계를맺고있다. 이러한운동-감각상관성 또는 (3 세대인지과학의용어에따르면) 감각운동의존성(sensorimotor dependency) 21) 은 지각상황 에포함된다. 이처럼상황은주체유관적일뿐아니라키네스테제와같은지각상황까지포괄한다. 그런데이러한상황은공간성뿐아니라시간성차원에서도일종의장( 場 ) 으로나타 난다. 메를로- 퐁티(M. Merleau-Ponty) 는이러한상황의시간성을 현재의두께 에 자리잡은주체의시간성에의거하여설명한다. 주체의현재의식이처한 시간적상 황(situation temporelle) 에서과거와미래도현전한다. 22) 현재의 시간적상황 에서 과거와미래가현전한다는것은어떠한의미인가? 우리는이에대해후설의시간의식 분석에의거하여살펴보자. 상황으로서의현재장에는물론지금주어지고있는감각들에대한의식, 즉근원인 상(Urimpression) 들이있다. 그러나여기에서결정적인점은이러한근원인상은 방 금 지나간것에대한의식인파지(Retention) 들및 곧 나타날것에대한의식인예 지(Protention) 들의지평안에서, 이들과긴밀하게교착되어있다는것이다. 특히예 지라는미래지향성과관련하여이점을서술한다면, 상황으로서의현재장에는항상 미래에대한지향성이나타나며, 나아가이는키네스테제와긴밀한연관을맺는다. 주 체를둘러싼다층적지평은주체의운동능력의체계에대응하며, 이에상응하여 잠 재예상들(potentielle Erwartungen) 이형성된다. 이러한잠재예상들은명시적일수 도있지만대개의경우암묵적이다. 그러나 안구운동등과같은운동감각의현행적 경과 에대한예지에상응하여, 이러한잠재예상들중에서특정예상만현실화되는데, 이것이 현행예상(aktuelle Erwartung) 이다. 23) 예를들어어떤글을읽는동안에도 마음만먹는다면눈은어느방향으로든움직일수있으며, 이때이운동에상응하여 지평중에서특정한장면들이눈에들어올것을예상( 잠재예상들) 할수있지만, 보통 von Marly Biemel, Den Haag: Martinus Nijhoff. 21) O Regan, J. K., & Noë, A.(2001). A sensorimotor account of vision and visual consciousnes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24(5), ) Merleau-Ponty, M.(1945),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Paris: Gallimard.p ) Husserl E.(1966b), Analysen zur passiven Synthesis. Aus Vorlesungs- und Forschungsmanuskripten ( ), Hrsg. von Margot Fleischer, Den Haag: Martinus Nijhoff, p

60 의경우눈은글을읽는방향을따라가는일방향수평운동을하며이에상응하여글줄의단어들이눈에들어올것을예상( 현행예상) 한다. 이러한서술을통해우리는과제유관맥락으로서의상황은곧키네스테제와상관적으로주어짐을알수있다. 우리의키네스테제에의거하여상황은이러저러하게시간성안에서주어진다. 따라서상황에서의행동은바로우리가지닌키네스테제에의해자연스럽고빠르고정확하게이루어지는것이다. 이제까지우리는상황에서의행동이우리가이미지니고있는키네스테제와관련하여논의되어야함을살펴보았다. 그러나이때이러한키네스테제자체가어떻게형성되었는가는아직논의되지않았다. 우리는이른바 정상성인 이지니는 정상적 키네스테제를전제하고그전제위에서상황에의숙련대처가어떻게이루어지는지를기술하는이른바정적현상학 (statische Phänomenologie) 에머물러있기때문이다. 그러나우리가이러한키네스테제자체가어떻게형성되었는가를논의의장으로끌어들인다면, 우리는키네스테제의발생(Genesis) 을주제화하는발생적현상학(genetische Phänomenologie) 으로넘어가게되며, 이를기초로 환경 에의적응을통한발달과진화를기술할수있게된다. 6. 환경: 키네스테제훈습을중심으로 이제우리는키네스테제의발생에의해주체와환경의공진화가일어남을서술할것이다. 그러나이러한서술을위해먼저환경개념에대해살펴보아야한다. 상황개념과마찬가지로환경개념도다양하게사용되는데, 가령헬파하(1911) 은인간의환경을자연환경, 사회적환경, 문화문명적환경으로구분한다. 24) 그러나우리는주로자연환경혹은물리적환경에국한하여논의할것이다. 환경개념은 18세기중반까지는물리학에제한되다가25) 18세기를거치면서생물학으로확장되었다. 그러나이개념은생물학에서도이론마다서로다른의미와기능을지닌유동적개념이다. 26) 한편 1866 년생태학(ecology) 이라는용어를창안한생물학자헤켈(E. H. Haeckel) 은생태학을 유기체와그것의환경적외부세계(the environmental outer world) 의관계에관한과학 으로정의한다. 따라서환경은 유기체의생존과발달과관련되는모든외적인( 생물적, 비생물적) 조건과영향의총합 으로정의된다. 27) 여기에서분명하게드러나는점은환경개념이바로 개념자체가생겨날때부터그것으로둘러싸인중심과의관계를내포하고있는용어 28) 라는점 24) Hellpach, W.(1950), Geopsyche, Stuttgart: Ferdinand Enke, ( 초판 1911 년), pp. 2, 한정선 (2015) 에서재인용, 25) Canguilhem, G.(1989), La connaissance de la vie, Paris : Vrin ( 초판 1952 년), pp. 130, 다음에서재인용, 이정희(2016), 라마르크주의환경개념의역사 : 라마르크와 19세기진화론논쟁을중심으로, 역사학연구 63, , p ) 이정희 (2016), pp ) 김남수(2013), 보생명과움벨트개념탐색: 환경교육의관점에서, 환경철학 16, 1-34, p

61 이다. 그러나환경개념이지닌이러한주체유관성이더욱근본적으로드러나는것은윅스퀼의논의에서이다. 윅스퀼은무수한생명체가살고있는이세계에서각생명체의 환경과내부세계(Umwelt und Innenwelt) 를상상하기위해비누거품은유를동원한다. 우리는각생명체의고유한세계를떠올리기위해상상속에서각생명체주위마다비누거품을불어만들어보자. 비누거품은그것만이아는지각들로가득하다. 우리가이비누거품중하나로들어가면, 익숙하던풀밭이변형된다. 풀밭의알록달록한형태들중상당수가사라진다. 또다른형태들은서로결합되지않고새로운관계들을맺으며나타난다. 새로운세계가탄생한다. 비누거품을통해우리는굴을파는벌레의세계, 나비의세계, 들쥐의세계를본다. 우리에게나타나는대로의세계가아니라동물들자신에게나타나는대로의세계를본다. 29) " 동물들자신에게나타나는대로의세계" 에대한윅스퀼의이매혹적상상력은박쥐의세계가 박쥐자신에게 무엇과같은가 라는네이글(T. Nagel) 의물음을선취한다. 30) 윅스퀼(1926) 은이러한생명체의환경구성을 초월론적구성 으로보고있는데 31), 이러한초월론적구성은바로인간과동물의 초월론적의미형성 (transzendentale Sinnbildung) 을뜻한다. 32) 28) 김남수(2013), p. 3. 한편, 환경교육의담론과실천에관한소브(Sauve) 의현상학적연구에따르면, 환경개념은 1. 존중하고보존해야할자연, 2. 관리해야할자원, 3. 해결해야할문제, 4. 삶의장소, 5. 생물권, 6. 커뮤니티프로젝트등으로받아들인다.( 김남수 2013, p. 4) 우리의논의는이중에서 삶의장소 로서의환경과 생물권 으로서의환경개념에걸쳐있다고할수있다. 29) Uexküll, J. v,(1934), A Stroll Through the Worlds of Animals and Men, Instinctive Behaviour, Schiller, C. (ed.), New York, International Universities Press, 5-80, p ) Nagel, T.(1974), What Is It Like to Be a Bat?, The Philosophical Review 83(4), p 윅스퀼은네이글의물음에대해어떤방식으로대답하는가? 윅스퀼은가령성게나짚신벌레의감각기관과운동기관에대한연구에기초하여, 이들을둘러싼물리적세계가이들에게어떤의미로나타나는가를 상상 할수밖에없다고말하는듯보인다. 이동물들에대한과학적연구에의거하더라도결국이생물학자는성게나짚신벌레일수는없기때문이다. 이러한 상상 의부분은현상학적으로본다면결국 ( 넓은의미의) 이입감(Einfühlung) 이다. 따라서생물학은 인간에게참으로원본적으로경험가능한인간성 에의해인도되며, 이에기초한 이입감의변양형태들 을매개로해서만 동물이어떠한의미를가질수있다. (Husserl, E.(1962), Die Krisis der europäischen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 Eine Einleitung in die phänomenologische Philosophie. W. Biemel (Ed.), Den Haag: Martinus Nijhoff. p. 482) 동물에대한이입감의문제는다음을참조. 김태희 (2016), 동물의마음을어떻게아는가? - 상호주관성의현상학에기초하여, 철학논총 86, ) Brentari, C.(2013), How to make worlds with signs. Some remarks on Jakob von Uexküll s Umwelt theory, Rivista Italiana di Filosofia del Linguaggio 7(2) p. 9. 대상은나타남(Erscheinung) 이며주체가대상을구성(Aufbau) 한다는우리의인식은유서깊고확고한토대를가진다. 이토대는칸트가모든자연과학들의건물을지지하기위해전무후무한방식으로준비한것이다. Uexküll, J. v.(1926). Theoretische biologie, Paetel. pp ) 생명체의생활세계/ 생명세계(Lebenswelt) 의본질에대한생물학의연구는 초월론적물음, 즉 생명세계와그구성에대한초월론적고찰방식 으로이끌어간다. 다시말해, 이는결국인간과동물의 초월론적의미형성(transzendentale Sinnbildung) 에대한연구로귀결되는것이다.(Husserl 1962, pp. 482) 윅스퀼의환경개념과후설의생활세계/ 생명세계개념의관계에대해서는다음을참

62 환경이근본적인의미에서이러한주체연관성을지님은현상학자쉘러 (M. Scheler) 의환경개념에서잘드러난다. 쉘러는윅스퀼의환경개념을참조하면서, 동물은종 에따라서로다른환경을가진다는점을분명히한다. 33) 이때환경은 이것[ 생명체] 에의작용으로체험되는세계( 또는외부세계에특수화한다면, 이렇게체험되는 자 연 ) 의통일적전체혹은총체성 [ 인용자강조] 으로규정된다. 이러한환경은 죽은자 연 개념과혼동해서는안되며, 이처럼 유기체가자기환경과맺는근본관계 는 생명과정의본질을구성 하는것이다. 34) 그런데현상학자쉘러가여기에서생명체에의작용으로 체험 된다는표현을쓰고 있는데에주목해야한다. 결국환경은생명에게체험된것으로서환경이라는의미에 서생명과환경은지향적관계를맺고있다. 이는생명체가환경을 구성 하며이는 곧 의미형성 이라는윅스퀼의근본테제를철학적으로정식화하는것이다. 나아가 환경은한편으로는자연이면서다른한편으로는마음임을의미한다. 김종헌(2005) 이 적절히지적하듯이, 환경은외적세계에특수화되어그렇게 체험된자연의전체 이 며, 동시에내적세계에특수화되어그렇게 체험된심적인것의전체 이기때문이 다. 35) 다시말해환경은단지외적자연의전체가아니라내적마음의전체이기도한 데, 이둘은서로분리된두개의존재가아니라, 두개의관점에서바라본하나의 존재이다. 나아가이러한환경은시간성의견지에서는 전통, 즉우리에게여전히살아서작 용하는역사 이다. 36) 우리는환경의역사성을논의하기위해후설의서술을살펴보 자. 후설에게환경혹은생명환경(Lebensumwelt) 은자연적태도에선반성적으로주어 진다. 세계가나의환경이라고할때이는물질적세계가아니라, 나와우리의지향 적삶의주제가되는세계를뜻하는것이다. 37) 환경은 세계그자체가아니라나에 게있어서세계일뿐 이다. 38) 그렇다면환경의주체는곧살아있는주체, 곧생명 (Leben) 이다. 여기에서환경의역사성과관련하여중요한것은훈습(Habitus) 을통한환경에의 적응가능성이다. 39) 근본적의미에서역사성을가지는것은살아있는주체뿐이기때 문에, 환경의역사성은결국환경의주체연관성에기인한다. 그런데주체의역사성은 바로훈습을통해형성되며, 이러한주체의훈습에있어키네스테제훈습이가장근 조. Tønnessen M.(2015), Uexküllian phenomenology, Chinese Semiotic Studies 11(3), ) Scheler, M.(1916), Der Formalismus in der Ethik und die materiale Wertethik, Freiburg. Halle; Max Niemeyer, p ) Scheler(1916), ) 김종헌 (2003), 쉘러의몸과타자지각그리고환경, 철학연구 ( 철학연구회) 60, , p ) Scheler(1916), ) Husserl(1952), ) Husserl(1952), ) Konopka A.(2015), Embodiment and Umwelt - A Phenomenological Approach, Social Imaginaries 1(2)

63 원적이다. 키네스테제훈습은사고, 언어행위등과같은이른바고차인지에이르지않더라도 지각과행위의차원에서이미이루어진다. 유아는사고와언어를익히기전에이미 감각-운동의키네스테제연관에대한암묵지를훈습하면서환경에대한탐색및조작 능력을확대해나간다. 다시말해내적표상을발달시키지않고도이미감각-운동의 직접연결의훈습을통해환경에의적응이일어나며이를통해발달이가능해진다. 7. 나가며 이제까지우리는환경과상황개념의구분에근거하여 고자시도했다. 서도, EAI의목표와과제를규정하 우리는환경과상황이기본적으로모두주체유관맥락임을확인하면 과제유관미시맥락인상황과과제무관거시맥락인환경을구별하여논의할 것을제안하였고, 현상학적분석에기초하여상황과환경이가장근본적차원에서주 체의키네스테제및키네스테제훈습에의해구성됨을보여주고자하였다. 이제이러 한논의가 EAI 에있어지니는함의를살펴보면서, 발표를마무리하고자한다. EAI는우선과제유관맥락인상황에서의정확하고빠른행동을할수있는 AI를 구현하고자한다. 그러나이러한 AI가진정으로자율적인 AI이기위해서는단지상황 에서의이러한행동이자율적으로일어날뿐아니라, 이러한단계에도달하는과정 자체가자율적으로일어나야한다. 따라서 EAI의다음목표는환경에자율적으로적 응하는 AI 를구현하는것이되어야한다. 우리는현상학적분석에기초하여, 상황에 서의정확하고빠른행동을위해서는 AI 에키네스테제, 즉감각-운동지식이구현되 어야하며, 나아가환경에의적응이가능하기위해서는 AI에이러한키네스테제의훈 습이가능해야함을주장한다. 이러한상황/ 환경구별은 AI 설계과제에어떠한함의를지니는가? EAI에서는시 간척도(time scale) 구별에의거하여 AI 설계의과제를다음과같이구별한다. 1) 지 금여기 - 상태지향(state-oriented), 2) 개체발달 - 학습과발달, 3) 계통발달 - 진화. 40) 우리의상황/ 환경구별과관련하여 1) 은상황개념에, 2) 와 3) 은환경개념에대응 한다고할수있다. 그러나이러한대응보다중요한점은, 상황구성과환경구성의 관계이다. 다시말해, 환경에의적응을통한발달은바로과제유관맥락으로서의 상 황을규정하는능력 까지가능하게한다는점이다. 키네스테제는다양한감각-운동 연결들의체계로이루어져있다. 이러한키네스테제체계의훈습은곧어떠한상황이 주어질때그에유관한특정키네스테제를가동시켜야하는가에대해서도숙련대처가가능하게하는것이다. 40) Pfeifer, R., Iida F.(2004),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Trends and Challenges,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Lecture Notes in Computer Science 3139, Iida F. et. al. (eds.). p

64 이는이른바프레임문제와관련하여다음과같이서술할수있다. 프레임문제는 인지체계가맥락의존적유관성에적응적으로민감한방식으로어떻게사고하고행동하는가? 를설명하는문제인데, 이는맥락내프레임문제와맥락간프레임문제로구별할수있다. 맥락내프레임문제가 순수기계적체계가어떻게적절하고유연하고유동적행위를하나의맥락내에서수행할수있는가? 라는문제로정의된다면, 맥락간프레임문제는 순수기계적체계가, 새로운맥락들에의적응이끝이열려있고다수의가능한맥락들이미규정적일때, 어떻게이러한행위를수행할수있는가? 라는문제로정의된다. 41) 그렇다면맥락내프레임문제는하나의상황에서키네스테제가어떻게작동하여과제를해결할수있는가라는문제라면, 맥락간프레임문제는하나의환경에서하나의과제를어떻게규정하는가, 다시말해하나의상황을어떻게규정하는가라는문제및이에상응하여어떠한키네스테제를가동하는가라는문제이다. 고전적 AI에서처럼프레임문제를고차인지의문제로규정하여하향식으로접근해서는이문제가해결되기어렵다는것은대체로인정되고있으며, 따라서 EAI에서는이를감각운동차원의문제로규정하여상향식으로접근하고자시도하고있다. 환경과상황에대한현상학적분석은이를암묵지로서작동하는키네스테제의가동과그훈습의문제로접근해야하며, 특히키네스테제훈습을통해환경에의적응이가능한 AI가구현되는것이특정상황에서키네스테제를유능하게작동하는진정한 AI를구현하는토대임을보여주고있다. 이제이러한일반적차원의논의가구체적으로 EAI 연구에어떻게적용되어야하는가에대해서는여기에서더상론할수없으며, 향후공동의과제로제안하고자한다. 41) Wheeler, M.(2008), Cognition in context: phenomenology, situated robotics and the frame problem, International Journal of Philosophical Studies 16.3,

65 참고문헌 김남수(2013), 보생명과움벨트개념탐색: 환경교육의관점에서, 환경철학 16. 김무길(2007), 듀이의상황개념에대한교육현상학적이해, 교육철학 40, (2010), 듀이의식이론의현상학적이해 - 윌리엄제임스의영향을중심으로, 교육 철학 50. 김태희(2016), 동물의마음을어떻게아는가? - 상호주관성의현상학에기초하여, 철학논 총 86. 이수원(2016), 인지발달의대안이론: 활동과상황론적관점에서, 동서인문학 51. 이정모(2010), 체화된인지(Embodied Cognition) 접근과학문간융합 - 인지과학새패러 다임과철학의연결이주는시사, 철학사상 38, 이정희(2016), 라마르크주의환경개념의역사 : 라마르크와 19 세기진화론논쟁을중심으로, 역사학연구 63. 이준석(2015), 새로운기술-환경거버넌스를위한고찰-환경현상학및행위자-연결망이론의 접점에대한탐구, 환경사회학연구 ECO 19(1). 한정선(2015), 주거주체로서의몸과근원층으로서의풍토, 철학과현상학연구 67. Brentari, C.(2013), How to make worlds with signs. Some remarks on Jakob von Uexküll s Umwelt theory, Rivista Italiana di Filosofia del Linguaggio 7(2). Brooks, R.(1991), Intelligence without reason, IJCAI. Vol. 91. (1999), Cambrian Intelligence, MIT. Brown, J. S., Collins, A., Duguid, S.(1989). "Situated cognition and the culture of learning". Educational Researcher. 18 (1). Canguilhem, G.(1989), La connaissance de la vie, Paris : Vrin ( 초판 1952 년). Clancey, W. 2009), Scientific Antecedents of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Dewey, J.(1997), Experience and Education, Touchstone, pp. 42 [ 초판 1938 년] Eisenhardt, Th.(2008), Mensch und Umwelt, Frankfurt a. M.: Peter Lang. Gallagher, S.(2009), Philosophical Antecedents of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Hellbrück, J., Kals, E.(2012), Umweltpsychologie, Wiesbaden: Springer VS Hellpach, W.(1950), Geopsyche, Stuttgart: Ferdinand Enke, ( 초판 1911 년). Husserl, E.(1946), Die Welt der Lebendigen Gegenwart und die Konstitution der Ausserleiblichen Umwelt, Philosophy and Phenomenological Research 6(3). (1952), Ideen zu einer reinen Phänomenologie und phänomenologischen Philosophie. Zweites Buch: Phänomenologische Untersuchungen zur Konstitution. Hrsg. von Marly Biemel, Den Haag: Martinus Nijhoff. (1962), Die Krisis der europäischen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 Eine Einleitung in die

66 phänomenologische Philosophie. W. Biemel (Ed.), Den Haag: Martinus Nijhoff. (1966a), Zur Phänomenologie des inneren Zeitbewußtseins ( ). Hrsg. von Rudolf Boehm. Den Haag: Martinus Nijhoff. (1966b), Analysen zur passiven Synthesis. Aus Vorlesungs- und Forschungsmanuskripten ( ), Hrsg. von Margot Fleischer, Den Haag: Martinus Nijhoff. Konopka A.(2015), Embodiment and Umwelt - A Phenomenological Approach, Social Imaginaries 1(2). Merleau-Ponty, Maurice,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Paris: Gallimard. Nagel T.(1974), "What Is It Like to Be a Bat?". The Philosophical Review. 83 (4). O Regan, J. K., & Noë, A.(2001). A sensorimotor account of vision and visual consciousnes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24(5), Overmann, K.A., Malafouris, L.(2017), Situated Cognition,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Anthropology. H. Callan (Ed.), Wiley, Pfeifer, R., Iida F.(2004),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Trends and Challenges,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Lecture Notes in Computer Science 3139, Iida F. et. al. (eds.). Robbins, P., Aydede, A.(2009), "A Short Primer on Situated Cognition", The Cambridge handbook of situated cognition, Robbins, P., Murat A. (ed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Scheler, M.(1916), Der Formalismus in der Ethik und die materiale Wertethik, Freiburg. Halle; Max Niemeyer. Tønnessen M.(2015), Uexküllian phenomenology, Chinese Semiotic Studies 11(3). Uexküll, J. v.(1926). Theoretische biologie, Paetel. (1934), A Stroll Through the Worlds of Animals and Men, Instinctive Behaviour, Schiller, C. (ed.), New York, International Universities Press. Wheeler, M.(2008), Cognition in context: phenomenology, situated robotics and the frame problem, International Journal of Philosophical Studies 16.3, Wilson, M.(2002). Six views of embodied cognition.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9(4)

67 인공지능의 환경 과 상황 : 현상학적고찰 에대한논평 유제광 ( 서울대) 환경과맥락의고려는인공지능이제공하려는서비스의품질을향상시키기위해, 그리고사용자( 인간) 가만족하기위해반드시충족되어야할기술적요건이다. 인공지 능이환경과상황을고려한다는것은현재주어진환경과상황에적합한방식의행동을일으킬수있다는것으로이해된다. 이를위해인공지능시스템은다양한방법으로환경과상황에관련된정보를수집하고, 그정보를분석하여자신이지금처해있는환경과상황을정의하고그에따라사전에정의된알고리즘에따라주어진문제를해결해나갈것이다. 인공지능시스템의입장에서주변의공간적특성, 시공간적맥락정보, 위치, 소리, 조명, 장소등과같은주변환경과상황에대한정보의수집은다양한센서들을통해이루어질것이고, 경우에따라서는기존에구축되어있는데이터베이스에접근함으로써필요한지식을추출하여활용할수있을것이다. 환경과상황을고려하는기능의목적은해당시스템이현재어떤곳에서무엇을하고있는지파악하기위한것이며, 인공지능은이러한목적을최대로달성하기위해 GPS, 나침반, 초음파, 레이저탐지기등정교한계측장비를동원할수있고, 이를바탕으로인간의능력과비교할수없을만큼방대하고정밀한정보수집을수행한다. 언뜻보기에현재의인공지능은이미환경과상황을빠짐없이파악하고그에대처할수있는능력을갖추고있어야할것처럼보인다. 그리고이미 ( 로봇을구성하는) 수많은센서와모터들의집합이신체의기능을하고있으며, 그센서와모터를바탕으로체화된인공지능을위한준비는이미완료된것처럼보인다. 실제로브룩스를위시한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자들은체화를통해세계와역동적으로상호작용하며, 세계를경험하며학습하고발달하는인공지능의사례를보여주고있다. 그렇다면, 이미충분히달성되어있다고보여지는 인공지능의환경과상황 에대하여어떠한고찰이추가로필요한것인가? 이질문에대한실마리를발표문에서발견할수있었는데, 바로 참된의미의자율적지능 이라는표현이다. 본논평에서는이표현을 인간중심적인지개념 으로이해하고이후의논의를진행하려고한다. 발표문에서중요하게다루어지고있는제3세대인지과학과그이후의여러연구흐름들은인간의인지현상을이해하기위한노력속에발전한이론적입장이며, 그핵심개념인 신체에기반한인지 라는것도결국인간을중심에놓은채인간인지현상의원리를밝히기위한노력의산물로보아야할것이다. 인지과학의역사속에고전적표상주의를보완하려는이론들이제기되는이유는기존이론이더복잡한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