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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3 已 行 과 未 行 의 의미 -조선의 를 중심으로- 김영석* 79) 목 차 Ⅰ. 머리말 Ⅱ. «대명률»의 已 行 과 未 行 1. 已 行 未 行 에 관한 규정 2. 已 行 과 未 行 의 의미 3. 未 行 의 처벌 Ⅲ. 조선의 法 典 類 에서의 已 行 과 未 行 1. 三 省 交 坐 推 鞫 의 대상범죄 2. «속대전»과 «수교집록»의 비교 Ⅳ. 照 律 과 «대명률» 已 行 未 行 의 이해 Ⅴ. 맺음말 [국문 요약] «대명률»에서 또는 이란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총 7개조이다. 이를 분석하면 은 실행착수, 은 실행착수 전단계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대명률»에서는 원칙적 으로 만을 벌하고, 예외적으로 과 의 을 처벌하였다., 즉 모의가 중요한 구성요건요소였을 것으로 생각되는 범죄에 있어서도 이러한 원칙과 예외는 마찬가지 였다. 그런데 조선의 인 «속대전»에서는 외 범죄의 을 처벌하는 조항이 발견된다. 이는 «속대전»에서 과 이 «대명률»에서와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 기 때문이며, 중국보다 법집행을 엄격하게 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속대전»에서 일관되게 은 기수를 의미하고, 은 미수를 의미하였다. 반면 «수교 집록» 및 «신보수교집록»에서는 일관되게 «대명률»에서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어, «속대전» 과는 다르다. «속대전»에서 과 의 의미가 «대명률»에서와 달랐다고는 하나, 을 할 때에는 대체로 «대명률»의 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여 적용하였던 것으로 보 인다. 일부 법률용어를 중국에서와 다른 의미로 사용한 점, 그리고 이것에 일관성이 없어서 * 아주대학교 연구원; daehangugin@naver.com

2 34 50 중국에서와 같은 의미로 사용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서 당시의 형벌규정을 해석 하여야 할 것이다. [주제어],, 실행착수, 기수 미수, «대명률», «속대전». 머리말 종래 중국과 우리나라의 전통 법전에 쓰인 已 行 과 未 行 이란 용어의 의미 를 각각 다르게 해석해 왔으며,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관한 연구도 없다. «당률소의»의 역주에서는 已 行 을 이미 시행한 으로, 未 行 을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또는 실행에 옮기지 못한 등으로 번역하였다. 1) «대명률강해» 의 역주에서는 已 行 을 번역하지 않고 이행 이라고 하거나, 실행하였으나 또는 실행에 착수한 등으로 번역하였으며, 未 行 은 미이행 으로 번역하였 다. 2) 한편 «대전회통»의 역주에서는 已 行 과 未 行 을 각각 기수 와 미수 로 번역하였다. 3) 필자는 다른 연구를 위하여 이들 자료를 읽다가, 문맥 등을 고려 할 때 모두가 올바른 번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의 법전인 «당률소의» «대명률강해»의 번역과 우리의 법전인 «대전회통»의 번역이 다르게 되었는데 도 둘 다 맞는 것이라면, 우리 조상들이 «대명률»을 적용하면서도 그 용어를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법률용어를 잘못 이해하면, 그 용어가 사용된 법전 자체를 잘못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위의 의문은 조선시대 형법사를 연구함에 있어 작은 문제가 아니라고 하겠다. 조선에서 «대명률»의 법조문이나 법률용어를 어떻게 해석하였는지에 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김대홍의 違 令 조 연구4)를 처음으로 꼽을 수 있을 1) 金 鐸 敏 任 大 熙 主 編, 譯 註 唐 律 疏 議 (한국법제연구원, 1994~1998), 310면 2175면 2385면 등. 문장 속에서의 쓰임에 따라 已 行 을 이미 시행된 또는 이미 실행하였지만 등으로 번역한 곳도 있는데, 이들 모두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고 하겠으므로, 已 行 의 번역이 이미 시행한 이란 하나의 구절로 통일된 것으로 간주한다. 未 行 에 대하여도 같으며, 아래 각주 2 3에 대하여도 같다. 2) 조지만 외, 규장각 자료총서 법전편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工 律 譯 註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014), 214면 222면 226면 247면 249면 등. 3) 한국법제연구원 역주, 大 典 會 通 (한국법제연구원, 2000), 30면 31면 46면 등.

3 과 의 의미 35 것이다. 5) 이밖에도 斷 罪 無 正 條 조와 應 爲 조의 관계에 관한 연구6) 및 誣 告 조에 관한 연구7)가 있다. 이 중 誣 告 조에 관한 연구가 법률용어의 해석에 관한 것이며, 다른 둘은 법조문 자체의 해석에 관한 것이다. 한편 應 爲 조에 관한 연구8)는 해석을 어떻게 하였는가보다는 법조문 적용범위의 설정에 관 한 것으로 보아야 하겠으나, 넓은 범위에서는 조선의 법조문 법률용어 해석 에 관한 연구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먼저 «대명률»에서 已 行 과 未 行 이 각각 어떠한 의미로 쓰였는 지 확인한다. 이와 관련하여, 예외적으로 未 行 을 처벌한 범죄를 알아보고, 그 러한 범죄에서 未 行 처벌의 이유를 생각해 본다. 다음으로 조선에서 已 行 과 未 行 이 각각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여러 법제자료를 조사 비교하여, 중국과 어떻게 달랐는지 확인한다. 이어서 중국에서와 다른 의미로 사용한 것이 «대명률» 규정에 관한 이해와는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를 照 과 관련 된 연대기자료 기사를 통하여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맺음말에서는 연구를 통 하여 내린 결론을 제시한다.. «대명률»의 已 行 과 未 行 1. 已 行 未 行 에 관한 규정 종래의 譯 註 書 에서 已 行 을 이미 시행한 실행에 착수한 으로 번역하거 나 기수 로 번역하고, 未 行 을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실행에 옮기지 4) 김대홍, 조선시대 «大 明 律» 違 令 條 의 적용 사례 연구, 法 史 學 硏 究 제37호( 韓 國 法 史 學 會, 2008). 5) 조지만, 조선시대의 형사법 대명률과 국전 ( 景 仁 文 化 社, 2007), 176~183면의 내용은 節 의 제 목대로 «대명률» 율문과 «경국대전»의 용어대응에 관한 것으로, 명나라의 관직 체계나 通 貨 등을 조선의 관직 체계 등에 대응시킨 것을 다루었다. 6) 崔 秉 祚, 15세기 중반 세종대 조선의 법리 논의 斷 罪 無 正 條 조와 應 爲 조와의 관계, 法 史 學 硏 究 제44호( 韓 國 法 史 學 會, 2011). 7) 서정민, 한국 전통형법의 무고죄 朝 鮮 初 期 誣 告 反 坐 (민속원, 2013). 8) 김대홍, 조선시대 «大 明 律» 應 爲 조에 관한 연구, 法 史 學 硏 究 제49호( 韓 國 法 史 學 會, 2014).

4 36 50 못한 ( 실행착수 전단계인 예비 음모)으로 번역하거나 미수 로 번역하였 는데, 9) 이미[ 已 ] 행하였다[ 行 ] 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已 行 을 예비 음모로 볼 수는 없고, 종래의 번역대로 실행착수와 기수 중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 다. 이 경우 未 行 의 의미는 실행착수 전단계( 예비 음모)와 미수 중 하나 가 될 것이다. «大 明 律»에서 已 行 과 未 行 이 각각 위의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알 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 조문을 보아야 한다. «大 明 律»에서 범죄 실행과 관련 된 개념으로서의 已 行 또는 未 行 이 등장하는 것은 7개조이다. 각각의 해 당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謀 叛 조 (모반의) 음모는 하였으나 未 行 인 경우에는 首 犯 은 교형에 처하고 從 犯 은 모두 장100 류3,000리에 처한다. 10) 산 속이나 늪지 등 험악한 곳으로 도피하여 송환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는 모반 未 行 으로 논하고, 관병에 항거 적대한 경우에는 모반 已 行 으로 논한다. 11) 盜 조 강도를 已 行 하였으나 재물을 얻지 못하였으면 모두 장100 류3,000리에 처한다. 12) 竊 盜 조 절도를 已 行 하였으나 재물을 얻지 못하였으면 태50에 처하되, 자자는 면제한다. 13) 謀 殺 人 조 사람을 모살한 경우 모의를 주도한 자는 참형에, 추종하여 가담한 자는 교형에, 가담하지 않은 자는 장100 류3,000리에 처한다. 사망하였을 때에만 처벌한다. 상 9) 각주 1~3 참조. 10)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78 謀 叛 : 若 謀 而 未 行, 爲 首 者, 絞, 爲 從 者, 皆 杖 一 百 流 三 千 里. 知 而 不 首 者, 杖 一 百 徒 三 年. 11)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78 謀 叛 : 若 逃 避 山 澤, 不 服 追 喚 者, 以 謀 叛 未 行, 其 拒 敵 官 兵 者, 以 謀 叛 已 行 論. 12)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89 盜 : 凡 盜 已 行 而 得 財 者 皆 杖 一 百 流 三 千 里. 13)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92 竊 盜 : 凡 竊 盜 已 行 而 不 得 財 者 笞 五 十 免 刺.

5 과 의 의미 37 해를 입었으나 죽지 않은 경우, 모의를 주도한 자는 교형에, 추종하여 가담한 자는 장100 류3,000리에, 가담하지 않은 자는 장100 도3년에 처한다. (살인을) 모의하 여 已 行 하였으나 사람을 상해하지 않은 자는 장100 도3년에 처하고, 추종한 자는 각각 장100에 처한다. 14)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조 칙명을 받든 사신을 관원 또는 서리가 모살하거나, 部 民 이 소속 관부의 知 府 知 州 知 縣 을, 軍 士 가 소속 부대의 指 揮 千 百 를, 卒 이 소속 관청의 5품 이 상 관장을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장100 류2,000리에, 상해한 자는 교형에 처하고, 살해한 자는 모두 참형에 처한다. 15)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 조부모 부모 및 기복친 이상의 尊 長, 외조부모, 남편, 남편의 조부모 부모 를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모두 참형에 처하고, 살해한 자는 모두 능지처사에 처한다. 16) 시마복 이상의 존장을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장100 류2,000리에, 상 해한 자는 교형에 처하고, 살해한 자는 모두 참형에 처한다. 17) 존장이 비유를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각각 故 殺 의 죄에 의거하여 2등 을, 상해한 자는 1등을 감경하고, 살해한 자는 고살의 죄에 의거하여 처벌한다. 18) 노비 및 머슴이 가장 및 가장의 기복친, 외조부모, 시마복 이상 친족을 모살 하는 행위는 자손(의 모살)과 동일하게 처벌한다. 19) 14)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5 謀 殺 人 : 凡 謀 殺 人, 造 意 者, 斬, 從 而 加 功 者, 絞, 不 加 功 者, 杖 一 百 三 千 里, 殺 訖 乃 坐. 若 傷 而 不 死, 造 意 者, 絞, 從 而 加 功 者, 杖 一 百 三 千 里, 不 加 功 者, 杖 一 百 徒 三 年. 若 謀 而 已 行, 未 曾 傷 人 者, 杖 一 百 徒 三 年, 爲 從 者, 各 杖 一 百. 15)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6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 凡 奉 制 命 出 使, 而 官 吏 謀 殺, 及 部 民 謀 殺 本 屬 知 府 知 州 知 縣, 軍 士 謀 殺 本 管 指 揮 千 百, 若 卒 謀 殺 本 部 五 品 以 上 長 官, 已 行 者, 杖 一 百 二 千 里, 已 傷 者, 絞, 已 殺 者, 皆 斬. 16)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7 謀 殺 祖 父 母 父 母 : 凡 謀 殺 祖 父 母 父 母 及 期 親 尊 長 外 祖 父 母 夫 夫 之 祖 父 母 父 母, 已 行 者, 皆 斬, 已 殺 者, 皆 凌 遲 處 死. 17)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7 謀 殺 祖 父 母 父 母 : 謀 殺 緦 麻 以 上 尊 長, 已 行 者, 杖 一 百 二 千 里, 已 傷 者, 絞, 已 殺 者, 皆 斬. 18)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7 謀 殺 祖 父 母 父 母 : 其 尊 長 謀 殺 卑 幼, 已 行 者, 各 依 故 殺 罪 減 二 等, 已 殺 者, 依 故 殺 法. 19)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7 謀 殺 祖 父 母 父 母 : 若 奴 婢 及 雇 工 人 謀 殺 家 長 及 家 長 之 期 親 外 祖

6 38 50 採 生 拆 割 人 조 생기를 채취하기 위하여 신체를 절단한 자는 능지처사에 처한다. 已 行 하였으 나 사람을 상해하지 않은 자 또한 참형에 처한다. 20) 已 行 과 未 行 의 의미를 밝히기 전이므로 일단 已 行 과 未 行 은 번역하지 않았다. 7개조 중에서 已 行 과 未 行 을 모두 찾을 수 있는 것은 謀 叛 조( )가 유일하다. 나머지 6개조에는 已 行 만 보인다. 2. 已 行 과 未 行 의 의미 已 行 의 의미를 분석해 보면, 우선 謀 叛 조( )에는 모반 已 行 으로 논 한다. 라고만 하여 已 行 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21) 다른 조항들 에서도 已 行 의 의미가 직접적으로 본문을 통해서든 註 나 講 을 통해서든 설명되어 있지는 않으나, 문맥을 통하여 의미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盜 조( )와 竊 盜 조( )에는 已 行 하였으나 재물을 얻지 못하였으면 이라고 하였으므로, 已 行 은 기수가 아님이 명백하다. 謀 殺 人 조( )와 採 生 拆 割 人 조 ( )에는 已 行 하였으나 사람을 상해하지 않은 이라고 하였으므로, 역시 已 行 은 기수가 아님이 명백하다.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조( )와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 )는 已 行 한 자는, 상해한 자는, 살해한 자는 의 구조로 되어 父 母 若 緦 麻 以 上 親 者, 罪 與 子 孫 同. 20)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11 採 生 拆 割 人 : 凡 採 生 拆 割 人 者, 遲 處 死. 若 已 行 而 未 曾 傷 人 者, 亦 斬. 21) 이에 관하여 어느 심사위원은 관병에 항거 적대한 경우를 모반 已 行 으로 처벌한다면, 已 行 과 未 行 을 구별한다는 전제에서 未 行 은 아직 실행의 착수조차 없는 상태로 해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개별구성요건 해석의 문제인데, 어느 범죄가 기수/미수에 이르렀는지의 문제는 그 구 성요건이 무엇을 규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謀 叛 에서의 어떠한 행위가 기수/미수/예비음 모 중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는 그 조문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렵다. 謀 叛 조가 처벌하는 행위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본다. 라고 하였다. 의견제시에 감사드 린다. 다만 本 稿 의 목적은 당시의 법해석 모습, 그 중에서도 법률용어의 해석 및 사용에 관하여 알아보려는 것일 뿐, 개별규정을 직접 해석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맥을 통하여 已 行 의 의미 가 명백히 드러나는 다른 조문들만 분석하였다. 그리고 謀 叛 조가 처벌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종래 오해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간단하게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별도의 연구과제라 하겠다.

7 과 의 의미 39 있으므로, 죽이려고 하였으나 상해에조차 이르지 못한 행위도 已 行 이라고 함 을 알 수 있다. 다만 - 은 已 行 한 자는, 살해한 자는 의 구조인데, 이를 근거로 최소한 상해는 하여야 已 行 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 에서는 已 行 만으로 이미 능지처사의 바로 아래인 참형에 해당하므로, 상해에 이르러도 형벌이 무거워지지 않는다. 상해한 자에 대한 형벌을 별도 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조 ( )와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 )에서도 已 行 은 기수가 아님이 명백하다. 謀 叛 조( )를 제외한 «대명률»의 여러 조문에서 已 行 이 기수를 의미하지 않음이 명백하다면, 실행착수를 의미하는 것이 된다. 未 行 의 의미는 謀 叛 조 ( )에서 다소 불명확하나, 음모는 하였으나 未 行 인 경우에는 이라고 하였 으므로, 음모에서 더 나아가지 않은 상태, 즉 실행착수 이전으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謀 叛 조( )에서 已 行 의 의미도 실행착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명률»의 모든 조문에서 已 行 과 未 行 은 실행착수 여부로 구분하는 개념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해서 已 行 은 실행착수의 의미이고, 未 行 은 예비 음모의 단계에 불과하다. 반면 «대명률»에 기수를 뜻하는 하나의 용어와 미수를 뜻하는 하나의 용어는 없다고 할 것이다.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조( )나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 )에 보이는 已 傷 已 殺, 盜 조( )나 竊 盜 조 ( )의 不 得 財, 謀 殺 人 조( )나 採 生 拆 割 人 조( )의 未 曾 傷 人 등의 표현으로 기수나 미수 단계임을 나타낼 뿐이며, «大 明 律 附 例»에는 已 未 成 姦 이나 已 未 得 財 로 기수 미수를 병칭하였다. 22) 3. 未 行 의 처벌 1) 예외적 未 行 처벌 謀 反 大 逆 과 謀 叛 현행 형법은 기수범 처벌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미수범을 처벌하는 범 죄는 그나마 많은 편이나, 미수보다도 전단계인 예비 음모는 매우 예외적으 22) «大 明 律 附 例» < 刑 律 > [ 人 命 ] 322 威 逼 人 致 死 : 因 姦 威 逼 分 已 未 成 姦 因 盜 威 逼 論 已 未 得 財.

8 40 50 로 처벌한다. 23) «대명률»에서도 최소한 已 行 의 단계는 되어야 처벌대상이고, 未 行 은 원칙적으로 처벌대상이 아니다. 謀 叛 조( )가 유일하게 未 行 처벌규 정을 두고 있을 뿐이다. 다만 謀 反 大 逆 24)의 경우에도 未 行 이 처벌대상이라 고 보아야 한다. 가벼운 범죄에 관한 규정으로써 무거운 범죄에 관한 규정을 알아낸다는 원칙( 擧 輕 以 明 重 )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벼운 범죄인 謀 叛 에 대 하여 未 行 을 처벌하므로 그보다 무거운 범죄인 謀 反 大 逆 에 대하여도 未 行 을 처벌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謀 叛 의 未 行 에 대하여는 已 行 에 비하여 형 벌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수범에게 과하는 형벌과 종범에게 과하는 형벌이 다르지만, 25) 謀 反 大 逆 의 경우에는 已 行 과 未 行 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처 벌하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大 淸 例»에는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해 주는 주석이 있으며, 조선의 고위관료도 모반대역은 已 行 과 未 行 을 불문한다고 말하였다. 謀 反 < > 및 모대역< >은 단지 공모한 것만으로 수범 종범< 已 行 未 行 >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능지처사에 처한다. 26) 우찬성 류관이 말하기를, 만약 大 逆 이면 모의를 하고 비록 실행하지 않았을 지라도 已 行 未 行 을 분별하지 않습니다. 대역이 아니면 已 行 未 行 을 마땅히 분 간하여야 합니다. 라고 하였다. 27) 23) 형법의 예비 음모죄 처벌조항으로는 90 (내란의 죄), 101 (외환의 죄), 111 (외국에 대 한 私 戰 ), 120 (폭발물사용), 150( 逃 走 援 助 ), 175(방화의 죄 일부), 183( 溢 水 의 죄), 191 (교통방해의 죄 일부), 197( 飮 用 水 에 관한 죄 일부), 213( 通 貨 외국통화의 위조 변조 수 입 수출), 224(유가증권 우표 인지에 관한 죄 일부), 255(살인의 죄 일부), 290(국외이송 을 위한 약취 유인 매매), 343(강도)가 있다. 24) 謀 反 大 逆 은 謀 反 과 謀 大 逆 의 合 稱 이다. «大 明 律 講 解» < 名 例 > 2 十 惡 에 一 曰 謀 反 과 二 曰 謀 大 逆 이라 하고 각각 주석을 달아서 謂 謀 危 社 稷 및 謂 謀 宗 廟 山 陵 及 宮 闕 이라 하였는데, 이 주석은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77 謀 反 大 逆 의 것과 일치한다. 25) 謀 叛 을 已 行 한 자는 수범과 종범을 가리지 않고 참형에 처한다(«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78 謀 叛 : 凡 謀 叛 但 共 謀 者 分 首 從 皆 斬 ). 未 行 의 경우에는 수범은 교형에, 종범은 장100 류3,000리 에 처한다( - 참조). 26) «大 淸 例» 卷 二 十 三 < 刑 律 > [ 賊 盜 上 ] 謀 反 大 逆 : 凡 謀 反 < > 及 大 逆 < > 但 共 謀 者 分 首 從 < 已 未 行 > 皆 遲 處 死. «皇 越 例» 卷 之 十 二 < 刑 律 > [ 賊 盜 上 ] 謀 反 大 逆 도 같은 내용이다. 27)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2월 2일 右 贊 成 柳 灌 曰 : 大 抵 若 大 逆, 則 謀 雖 未 施, 不 分 已

9 과 의 의미 41 «당률소의»에는 모반대역의 未 行 을 처벌함이 疏 議 에 드러나 있는데, 항목 을 바꾸어서 처벌근거와 함께 보기로 한다. 28) 2) 예외적 未 行 처벌의 이유 «大 明 律»에 모반대역 謀 叛 에 대해서만 未 行 도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들 범죄가 국가나 군주를 대상으로 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즉 謀 反 大 逆 은 국가( 謀 反 ) 또는 군주( 謀 大 逆 )에게 정면 으로 도전하는 범죄이고, 謀 叛 은 국가나 군주를 배신하고 떠나 버리는 범죄 이다. «대명률»에 의하면 일부 범죄에 대하여는 범인 집의 재산을 몰수당하 고 범인의 가까운 친족이 연좌되는데, 연좌의 종류나 범위가 일정하지 않다. <표 1> 범인의 친족의 緣 坐 29) 연좌 대상 친족 姦 黨 交 結 近 侍 官 員 謀 反 大 逆 謀 叛 殺 一 家 三 人 / 採 生 拆 割 人 의 미수 採 生 拆 割 人 / 造 畜 蠱 毒 殺 人 父 - - 교 류2천리안치 - - 子 노비 류2천리안치 교 공신의 노비 류2천리 2천리안치 母 祖 孫 兄 弟 - - 공신의 노비 류3천리안치 - - 姊 妹 - - 공신의 노비 妻 노비 류2천리안치 공신의 노비 공신의 노비 류2천리 2천리안치 妾 女 - - 공신의 노비 공신의 노비 - - 아들의 妻 妾 - - 공신의 노비 叔 姪 - - 류3천리안치 同 居 家 口 천리안치 行 未 行 也, 非 大 逆, 則 於 已 行 未 行, 應 有 分 揀 也. 28) 각주 35) 참조. 29) «大 明 律 講 解» < 律 > [ 職 制 ] 60 姦 黨 61 交 結 近 侍 官 員 62 上 言 大 臣 德 政 ;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277 謀 反 大 逆 278 謀 叛 ;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10 殺 一 家 三 人 311 採 生 拆 割 人 312 造 畜 蠱 毒 殺 人 참조. 62 上 言 大 臣 德 政 에는 이것이 바로 姦 黨 이라고 하 였다. 즉 이 행위를 姦 黨 에 준하여 처벌하거나 姦 黨 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姦 黨 의 행위태양 중 하나라는 뜻이다.

10 42 50 현직 관원이 붕당을 결성하여 조정의 정치를 문란케 하면 모두 참형에 처하며, 처자는 노비로 삼고 재산은 몰수한다. 형부와 대소 각 아문의 관리가 법대로 집행하지 않고 상급관서 관원의 使 嗾 에 따라 다른 사람의 죄를 가중 또는 감경한 경우에도 죄가 같다. 30) <표 1>을 보면 범인의 가까운 친족이 죽거나 노비가 되는 범죄는 모반대 역 謀 叛 姦 黨 뿐임을 알 수 있다. 姦 黨 을 범하여 가까운 친족이 연좌되는 경우는 위와 같은데, 모반대역으로 발전할 위험성 때문에 이에 준하여 강력 하게 처벌한 것으로 생각되며, 굳이 처벌 근거를 찾는다면 현행 형법 제114 조 범죄단체조직죄처럼 다른 범죄의 예비에 해당하는 행위를 예비죄가 아닌 별개의 범죄로 규정한 것이라 하겠다. 31) 姦 黨 조의 성격을 이와 같이 해석한 다면, 모반대역이나 謀 叛 을 범한 자에 대해서만 가까운 친족을 노비로 삼는 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대명률»에서 모반대역과 謀 叛 만 특별취 급하는 규정을 찾을 수 있다. 죄를 짓고 발각되기 전에 자수한 사람은 그 죄를 면제한다. 謀 叛 (이상)의 죄를 짓고 도망가다가 자수하면 2등을 감경하여 처벌한다. 32) 함께 살거나 大 功 이상의 친족 및 외조부모 외손 처부모 사위 손주며느 리 남편의 형제 형제의 아내가 죄를 지었는데 서로 숨겨주는 경우, 그리고 노비와 머슴이 가장을 위하여 숨겨준 경우에는 모두 죄를 논하지 않는다. (관청 에서 체포하려는) 사실을 누설하거나 소식을 알려 주어 죄인으로 하여금 숨거 나 도피하게 한 경우도 처벌하지 않는다. 小 功 이하의 친족으로서 서로 숨겨주 거나 (관청에서 체포하려는) 사실을 누설하면 보통 사람보다 3등을 감경하며, 30) «大 明 律 講 解» < 律 > [ 職 制 ] 60 姦 黨 : 若 在 朝 官 員 交 結 朋 黨 紊 亂 朝 政 者 皆 斬 妻 子 爲 奴 財 産 入 官. 若 刑 部 及 大 小 各 衙 門 官 吏 不 執 法 律 聽 從 上 司 官 主 使 出 入 人 罪 者 罪 亦 如 之. 31) 그러나 붕당 결성 등을 모반대역의 예비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 개국공신을 숙청하던 명나라 초 기의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조문이라 하겠다. «唐 律 疏 議»에는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32) «大 明 律 講 解» < 名 例 > 24 犯 罪 自 首 : 凡 犯 罪 未 發 而 自 首 者 免 其 罪 逃 叛 而 自 首 者 減 罪 二 等 坐 之.

11 과 의 의미 43 無 服 의 친족은 1등을 감경한다. 謀 叛 이상을 범한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33) 각종 장인과 여러 기예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율령을 숙독하여 익히고 그 뜻에 정통한 자는 과실로 죄를 범하거나 남에게 연루되어 처벌받게 된 경우에 죄의 경중 을 불문하고 모두 한 번은 면죄한다. 단, 사건이 謀 反 모대역 謀 叛 에 관계된 것 이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34) 한편 «당률소의»에서는 모반대역의 未 行 을 처벌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대명률»에 관해서도 참고가 될 만하다고 생각되어 아래에 인용한다. 임금은 천지와 덕이 같고, 해 달과 밝음이 같다. 위로는 천명을 공경하고, 아 래로는 천하에 군림한다. 그러나 교활한 자와 흉악한 무리가 있어 사직을 위태롭 게 하려고 꾀하여 바야흐로 狂 妄 한 계획을 세웠다면, 그 일을 아직 실행하지 않 았어도 도모하였으니 반드시 誅 殺 해야 하며, 바로 실제 반역과 같은 것이다. 35) 未 行 을 처벌한다는 점을 文 에서 밝힌 바가 없음에도, 소의에서 이를 전 제로 하여 처벌의 근거를 논한 것이다. 33) «大 明 律 講 解» < 名 例 > 31 親 屬 相 爲 容 隱 : 凡 同 居, 若 大 功 以 上 親, 及 外 祖 父 母 外 孫 妻 之 父 母 壻, 若 孫 之 婦, 夫 之 兄 弟 及 兄 弟 妻, 有 罪 相 爲 容 隱, 奴 婢 雇 工 人, 爲 家 長 隱 者, 皆 勿 論. 若 漏 泄 其 事, 及 通 報 消 息, 致 令 罪 人 隱 匿 逃 避 者, 亦 不 坐. 其 小 功 以 下, 相 容 隱 及 泄 其 事 者, 減 凡 人 三 等, 無 服 之 親, 減 一 等. 若 犯 謀 叛 以 上 者, 不 用 此. 34) «大 明 律 講 解» < > [ 公 式 ] 63 講 讀 律 令 : 其 百 工 技 藝 諸 色 人 等 有 能 熟 讀 講 解 通 曉 意 者 若 犯 過 失 及 因 人 致 罪 不 問 輕 重 並 免 一 次. 其 事 干 謀 反 逆 叛 者 不 用 此. 35) «唐 律 疏 議» < 賊 盜 > 248 謀 反 大 逆 의 疏 議 1: 人 君 者, 與 天 地 合 德, 與 日 月 齊 明, 上 祇 寶 命, 下 臨 率 土. 而 有 狡 竪 凶 徒, 謀 危 社 稷, 始 興 狂 計, 其 事 未 行, 將 而 必 誅, 卽 同 眞 反. 번역은 金 鐸 敏 任 大 熙 主 編, 앞의 책을 참조하였다.

12 ) 謀 범죄 36) 의 未 行 처벌 여부 謀 反 이나 謀 殺 과 같이 그 명칭에 謀 가 들어가는 범죄는 모의만으로도 처 벌하는 것은 아닌가, 다시 말해 未 行 의 경우에도 처벌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모반대역과 謀 叛 을 제외하고는 未 行 이 처벌대상이 아 님을 위에서 확인하였으나, 이외에도 已 行 未 行 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뿐 실질적으로 未 行 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조문이 존재할 수도 있다. «大 明 律»에서 조문 제목에 謀 가 들어가는 것은 8개조이다. 이 중 謀 反 大 逆 조 謀 叛 조 謀 殺 人 조 謀 殺 制 使 及 本 管 長 官 조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에 관 해서는 위에서 이미 보았다. 謀 反 大 逆 조와 謀 叛 조를 제외하고는 已 行 만 처벌 한다. 나머지 3개조의 관련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共 謀 爲 盜 조 강도를 공모하였는데 범행 당시에는 강도가 아닌 절도를 한 경우, 공모자가 贓 을 나누어 가졌다면, 모의를 주도한 자는 절도의 수범이 되고 나머지 사람은 모두 절도의 종범이 된다. 장을 나누어 가지지 않았다면, 모의를 주도한 자는 절도 의 종범이 되고 나머지는 모두 태50에 처하며, 범행의 실행 당시에 주도한 자가 절도의 수범이 된다. 37) 절도를 공모하였는데 범행 당시에는 절도가 아닌 강도를 한 경우에 범행을 실행하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는, 모의를 주도한 자가 장을 나누어 가졌다면 (강도 의) 실정을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절도의 수범이 된다. 모의를 주도하고 서 장을 나누어 가지지 않은 자와 나머지 사람으로서 장을 나누어 가진 자는 모두 절도의 종범이 되고, 범행의 실행 당시에 주도한 자 및 함께 강도를 한 자는 수범과 종범을 가리지 않고 논죄한다. 38) 36) 만약 명칭에 謀 가 들어가는 범죄에 대해서는 未 行 의 경우에도 처벌한다면, 이는 모의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들 범죄를 묶어서 謀 범죄 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37)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302 共 謀 爲 盜 : 凡 共 謀 爲 盜 時 不 行 而 行 者 却 爲 竊 盜 共 謀 者 分 贓 造 意 者 爲 竊 盜 首 餘 人 並 爲 竊 盜 從 若 不 分 贓 造 意 者 爲 竊 盜 從 餘 人 並 笞 五 十 以 時 主 意 上 盜 者 爲 竊 盜 首. 38)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賊 盜 ] 302 共 謀 爲 盜 : 其 共 謀 爲 竊 盜 時 不 行 而 行 者 爲 盜 其 不 行 之 人 造 意 者 分 贓 知 情 不 知 情 並 爲 竊 盜 首 造 意 者 不 分 贓 及 餘 人 分 贓 俱 爲 竊 盜 從 以 時 主 意 及 共 爲 盜 者 不 分 首 從 論.

13 과 의 의미 45 謀 殺 故 夫 父 母 조 처나 첩이 전남편의 조부모 부모를 모살하는 것은 모두 시부모를 모살하는 것과 더불어 죄가 같다. 39) 노비가 옛 가장을 모살하는 것은 일반 모살죄로 논한다. 40) 同 行 知 有 謀 害 조 동행하는 사람이 타인을 모해하려고 하는 것을 알면서 즉시 막고 구조하지 않은 자 및 피해가 발생한 후에 고발하지 않은 자는 장100에 처한다. 41) 共 謀 爲 盜 조( )는 절도를 공모하였음에도 그 중 일부가 강도를 실행한 경 우 또는 강도를 공모하였음에도 그 중 일부가 절도를 실행한 경우의 처벌에 관하여 규정하므로, 실행을 전제로 한 조항이다. 未 行 의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謀 殺 故 夫 父 母 조( )는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에 의하여 처벌하 거나( ) 謀 殺 人 조에 의하여 처벌하는( ) 것으로 규정하는데,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 )이든 謀 殺 人 조( )이든 已 行 만 처벌한다. 따라서 謀 殺 故 夫 父 母 조에 있어서도 未 行 의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이른바 착한 사마리안 법 을 떠올리게 하는 同 行 知 有 謀 害 조( )는 두 가 지 점에서 다른 7개조와는 본질적으로 구별된다. 첫째, 謀 의 주체가 본인이 아니라 제3자이다. 따라서 구성요건의 해석에 있어 (제3자의 ) 謀 害 로서만 의미를 가질 뿐 謀 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명칭에 謀 가 들어간다는 것만으로 다른 7개조와 같은 범주에 넣을 수는 없 다. 42) 둘째, ( 眞 正 ) 不 作 爲 犯 을 처벌하는 조항이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실 행착수43)는 처벌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의무가 되며, 반대로 실행 없음은 당 39)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9 謀 殺 故 夫 父 母 : 凡 妻 妾 謀 殺 故 夫 之 祖 父 母 父 母 者 並 與 謀 殺 舅 姑 罪 同. 40)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09 謀 殺 故 夫 父 母 : 若 奴 婢 謀 殺 舊 家 長 者 以 凡 人 論. 41) «大 明 律 講 解» < 刑 律 > [ 人 命 ] 324 同 行 知 有 謀 害 : 凡 知 同 伴 人 欲 行 謀 害 他 人 不 卽 阻 當 救 護 及 被 害 之 後 不 首 告 者 杖 一 百. 42) 따라서 謀 범죄 로 분류할 수 없다. 43) 同 行 知 有 謀 害 는 진정부작위범이므로, 작위범에나 어울리는 已 行 未 行 의 용어를 그대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이러한 이유로 已 行 대신 실행착수 라고 하였다. 같은 취지로 아래에서 未 行 대

14 46 50 연히 처벌대상이 되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다. 이상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예외적인 同 行 知 有 謀 害 조를 제외하고는 謀 범죄 에 관해서도 已 行 만을 처벌하는 것이 원칙이다. 未 行 처벌이 명시적으 로 규정된 謀 叛 조와, 擧 輕 以 明 重 에 의하여 또는 唐 律 淸 律 에 비추어 未 行 처벌로 해석되는 謀 反 大 逆 조만 예외인데, 이에 관해서는 위에서 이미 살펴보 았다.. 조선의 法 典 類 에서의 已 行 과 未 行 1. 三 省 交 坐 推 鞫 의 대상범죄 문제는 «속대전» < 刑 典 >에는 위 범죄 중 일부에 대하여 未 行 도 삼성교좌 추국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모 조부모 시부모 남편 큰아버지 큰어머니 작은아버지 작은어머 니 형 오빠 언니 누나를 죽인 사건, 노비가 주인을 죽인 사건, 관노비가 官 長 을 죽인 사건<이상은 已 行 未 行 을 불문함>, 머슴이 家 長 을 죽인 사건, 계모와 간음한 사건, 큰어머니 작은어머니 고모 자매 며느리와 간음한 사건, 사내종이 여자 주인과 간음한 사건, 嫡 母 를 팔아버린 사건, 부모를 때리거나 욕한 사건, 아버지의 시체를 불태운 사건<이상은 已 行 에 대해서만>에는 모두 삼성교좌추국을 한다. 44) 삼성교좌추국은 형조에서 조사를 모두 마치고 범죄사실의 자백까지 받아낸 다음에 오로지 결안45)을 위하여 벌이는 것이 원칙이었다. 46) 형조에서 조사 신 실행 없음 이라고 하였다. 44) «續 大 典» < 刑 典 > [ 推 斷 ]: 弑 父 母 祖 父 母 舅 姑 夫 伯 叔 父 母 兄 姊 者, 奴 弑 主, 官 奴 弑 官 長 < 以 上 勿 論 已 行 未 行 >, 雇 工 殺 家 長 者, 淫 烝 後 母 者, 淫 姦 伯 叔 母 姑 母 姊 妹 子 婦 者, 奴 姦 女 上 典 者, 放 賣 嫡 母 者, 毆 辱 父 母 者, 燒 火 父 屍 者 < 以 上 已 行 >, 並 三 推 鞫. 45) 結 案 : 자백을 받아서 기록하는 행위 또는 그 결과로서의 문서. 결안에 관하여 자세히는 友 哲,

15 과 의 의미 47 결과 처벌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님이 밝혀진 경우에는 삼성교좌추국을 할 수 가 없었다. 따라서 일부 범죄의 未 行 이 삼성교좌추국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이들 범죄의 未 行 이 처벌대상이었음을 의미한다. «대명률»에서는 謀 反 大 逆 과 謀 叛 에 대하여만 未 行 을 벌하고, 대상이 누구이든 살인의 죄에 대하여는 已 行 만을 벌하므로, 위 «속대전» 규정의 前 段 에 나열된 범죄들 已 行 未 行 을 불문하는 범죄들 의 未 行 은 «대명률»에 의하면 처벌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다. 그렇다면 «대명률»에 의해서는 처벌대상이 아닌 행위를 조선에서는 처벌 하였다는 것인가?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특정 행위에 대하여 «대명 률»에 처벌규정이 없더라도 «경국대전» «속대전» 등의 國 典 에 처벌규정이 마련되어 있다면, 그 행위를 처벌할 수 있었다. 이에 관하여는 «속대전»에 명시적인 규정이 있는데, «속대전»이 편찬되기 전부터 당연히 그러한 것으로 해석되던 것을 명문화한 규정이다. «경국대전»에 의하여 «대명률»을 적용하되, «경국대전»과 «속대전»에 범죄에 해당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두 국전에 따른다. 47) 그런데 위 «속대전» 규정의 前 段 에 나열된 범죄들에 대하여는, 국전에 별 도의 처벌규정이 없다. «대명률»에서 이들 범죄의 未 行 을 처벌대상으로 하지 않고 국전에도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으므로, 절차 규정 그것도 삼성교좌추국이라는 특수한 절차에 관한 규정 에서 이들 범죄가 처벌대상임을 전제로 하는 것은 모순이다. 여기서 未 行 과 已 行 의 해석 문제가 제기된다. «대명률» 규정의 해석상 已 行 은 실행착수, 未 行 은 실행착수 전단계를 의미하나, 조선에서는 已 行 을 기 수의 의미로, 未 行 을 미수와 실행착수 전단계를 포함하는 의미로 이해하고 사용하였을 수도 있는 것이다. 조선에서 未 行 을 미수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조선후기 推 鞫 운영 및 結 案 의 변화, 民 族 文 化 第 35 輯 (한국고전번역원, 2010) 참조. 46) «銀 臺 便 攷» < 刑 房 攷 > [ 三 省 推 鞫 ]: 三 省 推 鞫 所 犯 情 節 該 曹 已 承 款 故 鞫 廳 只 捧 結 案 擧 行 後 罷 坐 無 撤 罷 傳 敎. 47) «續 大 典» < 刑 典 > [ 用 律 ]: 依 «大 典» 用 «大 明 律» 而 «大 典» «續 大 典» 有 當 律 者 從 二 典.

16 48 50 면, 國典에 처벌대상으로 전제되어 있는 未行은 «대명률»의 已行에 해당하므 로, 위에서 지적한 모순이 해소된다. 2. «속대전»과 «수교집록»의 비교 1) 婢夫의 家長 살해에 관한 규정 비교 아내의 주인을 죽인 자는 부대시48)로 참형에 처한다<죽이려고 꾀하였으나 한 자는 무기한으로 변방 먼 곳에 유배지를 정함>.49) 未行 하였으나 죽이지는 못한 노비의 남편이 아내의 주인을 죽이려고 꾀하여 已行 경우에 일반인의 일반인 謀殺에 관한 규정으로 논하여 처단하면 너무 가볍고, 머슴 의 가장 謀殺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도 불가하니, 무기한으로 변방 먼 곳에 유배지를 정하라. [1682년(숙종 8)에 받은 전교]50) 위에서 밑줄은 필자가 그은 것이다. «속대전»의 규정( )은 두 규정이 각 각 본문과 주석으로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수교집록»과 비교하기 위하여 분리하고 밑줄을 그었다. «수교집록»의 것( )은 受敎인 까닭에 입법취지가 포함되어 법조문답지 못하므로, 입법취지를 제외한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밑줄 부분만 비교하면 «속대전» 규정과 «수교집록» 수교의 형벌이 세부적으 로도 일치한다. 한편 «수교집록»에서 이러한 행위에 관한 수교를 더 찾을 수 없으며, 기타 법제자료에도 이에 관한 별개의 규정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 «속대전» 규정과 «수교집록» 수교는 동일한 구성요건에 관한 것으로 판 단된다. 그렇다면 «속대전»의 未行은 «수교집록»의 已行하였으나 죽이지는 48) 목을 베는 斬刑과 목을 조르는 絞刑의 두 종류가 있 待時 : 사형에는 집행방법을 기준으로 고, 집행시기를 기준으로 즉시 집행하는 부대시와 秋分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집행하는 待時 의 두 종류가 있다. 本稿에 나오는 참형은 모두 이른바 十惡 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예외 없이 부대 시로 집행하였다. 49) «續大典» <刑典> [殺獄] : 殺妻上典者, 待時斬<謀殺未行者, 限年邊遠定配>. 斷 太輕 又 可比 50) «受敎輯錄» <刑典> [推斷] 592 : 婢夫之謀殺妻上典 已行未殺 以凡人謀殺人 用雇工謀殺家長之 限年邊遠定配. [康熙壬戌承傳].

17 과 의 의미 49 못한 것이다. 즉 범죄의 실행에는 착수하였으나 살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 된다. 未 行 이 이러한 의미라면, 모순개념인 已 行 은 결과발생 의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교집록»의 위 수교 에서는 已 行 이 실행착수 의 의미로 쓰였음이 명백하다. 2) «수교집록»과 «신보수교집록»에서의 已 行 과 未 行 «수교집록»에서 未 行 이라는 용어는 찾을 수가 없으나, 已 行 이 쓰인 예는 하나 더 있으며, 역시 실행착수의 의미로 쓰였다. 둔전을 경작하는 군졸이, 해당 별장이 토지를 조사하여 (그 군졸의) 경작지의 결부51)를 많이 책정했다는 이유로, 무리를 지어 총포를 쏘면서 꾸짖고 욕하였다면, 비록 已 行 하였으되 죽이지는 못하였을지라도, 강도와 다름없다. 둔전을 관할하는 별장은 守 令 과 차이가 있으나, 총포를 쏜 사람들은 난동을 부린 곳에 梟 首 하여, 다른 이들이 경계하게 하라. [1686년(숙종 12)에 받은 전교] 52) «신보수교집록»에도 已 行 이란 용어가 보이는데, 수교의 배경이 된 «현종 개수실록» 및 «승정원일기»의 기사를 통하여, 그 의미가 실행착수임을 알 수 있다. 남편을 죽이려고 꾀하여 已 行 한 자를 비록 단지 참형에 처할지라도[ 處 斷 ], 守 令 파직과 邑 號 강등과 집을 헐어 못으로 만드는 등의 일도 모두 거행하라. [1670년(현종 11)에 받은 전교] 53) 51) 結 負 : 토지의 비옥도에 따른 상대면적. 동일한 면적일지라도 비옥한 땅으로 판정되면 상대면적은 커지고, 척박한 땅으로 판정되면 상대면적은 작아진다. 52) «受 敎 輯 錄» < 刑 典 > [ 推 斷 ] 613 : 屯 卒 以 其 別 將 踏 驗 所 畊 結 負 多 括 結 倘 放 炮 叱 辱 雖 已 行 未 殺 與 盜 無 異 屯 將 與 守 令 有 間 放 炮 人 等 梟 示 於 作 變 處 懲 戢 他 人. [ 康 熙 丙 寅 承 傳 ]. 53) «新 補 受 敎 輯 錄» < 刑 典 > [ 推 斷 ] 796 : 謀 殺 夫 已 行 者 雖 只 爲 處 斷 罷 守 令 降 號 瀦 澤 等 事 並 皆 擧 行. [ 康 熙 庚 戌 承 傳 ].

18 50 50 승지 남이성이 말하기를, 남편을 죽인 죄인 진상은 실제로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니라 남편을 죽이려고 꾀한 것이어서, 이미 살해를 행한 것과 같지 않으므로, 다만 참형에 처하고 능지처사를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54) 라고 하였다. 좌의 정 허적이 말하기를, 남편을 죽인 죄인을 이미 사형에 처하였으나, 그 姦 夫 2인은 啓 覆 중에 있습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부대시로 참형에 처함이 옳은 것 같습니다. 라고 하니, 임금이 윤허하였다. 55) 승지 남이성이 아뢰기를, 진상은 그 남편이 다시 살아났다는 이유로 비록 능지처사에 처하지 않았습니다만, 라고 하였다. 56) 姦 夫 들에 관하여 «현종개수실록»에서도 «승정원일기»에서도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으나, 문맥상 진상과 간부들이 공모하였음과 실제로 살해를 시도한 사람은 간부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진상의 남편은 회 생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내려진 수교에서의 용어는 已 行 이므로, «신보수교집록»에서도 已 行 은 기수가 아니라 실행착수의 의미로 쓰인 것이 다. «수교집록»과 «신보수교집록»을 통틀어 未 行 이라는 용어는 찾을 수가 없 고, 已 行 은 일관되게 실행착수의 의미임을 알 수 있다. 未 行 이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은 것도 그것이 실행착수 전단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모반대역 謀 叛 에 비견할 만한 범죄가 아닌 이상, 실행착수 전단계를 가리키 는 용어를 수교에서 사용할 리가 없는 것이다. 3) «속대전»의 未 行 國 典 의 다른 규정에서는 已 行 또는 未 行 이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었을까? 54) 닷새 전인 6월 18일에 당고개에서 집행하였다. «承 政 院 日 記» 현종 11년(1670) 6월 18일 禁 府, 三 省 罪 人 眞 祥, 堂 古 介 行 刑, 啓. 55) «顯 宗 改 修 實 錄» 현종 11년(1670) 6월 23일 承 旨 南 二 星 曰 : 弑 夫 罪 人 眞 祥, 非 眞 弑 夫, 乃 謀 弑 其 夫, 與 已 行 弑 者 不 同, 故 只 爲 處 斬, 不 行 凌 遲 之 刑, 左 相 許 積 曰 : 弑 夫 罪 人 已 伏 法, 而 其 奸 夫 二 人, 在 啓 覆 中. 臣 意 以 爲, 不 待 時 斬, 可 也. 上 許 之. 56) «承 政 院 日 記» 현종 11년(1670) 6월 23일 承 旨 南 二 星 所 啓, 眞 祥, 以 其 夫 之 更 活, 雖 不 置 凌 遲 之 刑,

19 과 의 의미 51 «경국대전»에서는 已 行 이나 未 行 이란 용어를 찾을 수 없고, «대전통편» «대 전회통»에 추가된 조문에서도 그러하다. «속대전»에서도 已 行 이란 용어는 삼 성교좌추국의 대상이 되는 범죄에 관한 위 규정을 제외하고는 사용되지 않았 으나, 未 行 은 몇 건 더 찾을 수 있다. (사신 또는 그 일행이 되어) 북경에 가는 사람이 인삼이나 물품을 몰래 가지 고 가면, 국경에서 참형에 처한다. 8포로 정해져 있는 수 외에 은화를 가지고 가는 자는 사형으로 논한다. 우리나라 영역에서 몰래 禁 物 을 판 자는 사형에서 감경 하여 유배한다< 사적 물품을 몰래 가지고 가서 몰래 장사하려 하였으나 未 行 한 사람은 같은 규정으로 처벌함 >. 57) 사사로이 돈을 주조하면 匠 人 과 조수를 모두 부대시로 참형에 처한다< 용광로를 설치하고서 未 行 한 자는 유배형으로 논함>. 58) 부모가 자녀를 죽이거나 형이 아우를 죽였는데 그 범의가 흉악하고 참혹한 경우에는 모두 때려죽인 행위에 관한 규정으로 논한다<자녀를 죽이려고 꾀하였으 나 未 行 한 자는 먼 지역으로 유배지를 정함>. 59) 에서 사적 물품을 몰래 가져가서 팔려 하였으나 未 行 한 사람을 같은 규 정으로 처벌, 즉 사형에서 감경하여 유배한다는 규정의 배경이 된 사건을 «중 종실록»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사신을 따라 중국에 가던 張 孝 禮 라는 子 弟 軍 官 이 서장관 尹 杲 의 종 곱동[ 古 邑 同 ]에게 은을 맡겼다가 압록강을 건너기 직전 의 수색에서 발각된 사건이 그것으로, 60) 의 未 行 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 악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에 관하여 알 필요가 있다. 57) «續 大 典» < 刑 典 > [ 禁 制 ]: 赴 燕 人 < > 挾 持 蔘 貨 者, 境 上 斬 < >. 八 包 定 數 外, 銀 貨 去 者, 以 一 律 論 < >. 在 我 境 潛 賣 禁 物 者, 減 死 定 配 < 挾 持 私 貨 潛 商 未 行 者, 同 律 >. 58) «續 大 典» < 刑 典 > [ 僞 造 ]: 私 鑄 錢 文 者, 匠 人 及 助 役 人, 並 待 時 斬 < 主 接 者 同 謀 分 利 者 亦 以 一 律 論, 設 爐 未 行 者 以 次 律 論 >. 59) «續 大 典» < 刑 典 > [ 殺 獄 ]: 父 母 殺 子 女, 兄 殺 弟, 而 其 用 意 凶 慘 者, 並 以 鬪 毆 殺 律 論 < 謀 殺 子 女 而 未 行 者, 遠 地 定 配 >. 60)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9월 14일.

20 52 50 당시 우의정 유인경 병조판서 류관 이조판서 양연 참찬 이귀령은 장 효례가 단순히 몰래 지니고 있던 상태에서 국경을 벗어나기 전에 잡힌 것이 어서 潛 賣 禁 物 을 하다가 잡힌 것과는 차이가 있고, 潛 賣 를 한 경우에도 중국 과 국내를 구별하여 처벌하므로, 장효례의 행위에 대한 형벌은 새로이 의논 하여 정함이 옳다. 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었으나, 대사헌 신광한과 예조판서 정옥형은 새로 법을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위반이 있었고, 그 마음 에 있어서는 잠매금물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잠매금물에 대한 규정을 그대 로 적용하여 사형에 처해야 한다. 라는 취지의 의견을 내었다. 61) 中 宗 은 삼복 에서 재론할 것을 전제로 초복에서는 잠매금물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함 이 옳다고 하였다. 62) 40여 일 후의 삼복에서 장효례에 대한 형벌은 최종적으 로 감사정배로 결정되었고, 63) 이 형벌은 위 «속대전» 규정의 형벌과 같다. 그런데 위 사건의 처리에 관한 병조판서 류관과 중종의 발언에서 장효례 의 행위가 未 行 으로 표현되었다. 병조판서 류관이 말하기를, 장효례가 몰래 가지고 간 것은 그 마음으로 계획한 것이 본래 몰래 팔고자 한 것이기는 하지만, 몰래 팔 때에 잡힌 것은 아니니, (몰래 판 것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죄를 논함에는 반드시 이미 행한 것[ 已 行 ]과 아직 행하지 않은 것[ 未 行 ]을 구분하여야 합니다. 라고 하였다. 64)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당시에 매매를 아직 하기 전이었는데[ 未 行 ] 몰래 판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적용한다면, 법에 있어서 어떠하겠는가? 라고 하였다. 65) 61)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0월 20일. 62)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0월 20일 上 曰 : 依 允 初 覆 而 更 議 三 覆, 爲 當. 若 輕 議 於 初 覆, 則 用 法 似 輕. 上 曰 : 張 孝 禮 之 罪, 不 可 輕 議 於 初 覆 也. 上 曰 : 張 孝 禮, 依 律 可 也. 63)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2월 2일. 그런데 장효례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속전을 거두고 형벌을 면해 주려다가, 사형에서 감경한 유배는 일반적인 유배와 다르므로 나이가 많아도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논리로써 유배에 처하기로 하였다(«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2월 8일 참조). 64)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0월 20일 兵 曹 判 書 柳 灌 曰 : 孝 禮 之 潛 齎, 其 設 心 則 本 欲 潛 賣, 然 不 見 捉 於 潛 賣 之 時, 則 疑 有 間 也. 常 時 論 罪, 必 分 已 行 未 行. 65) «中 宗 實 錄» 중종 35년(1540) 10월 20일 上 曰 : 然. 時 未 行 貿 賣, 而 用 之 以 潛 賣 之 律, 於 法 如 何?

21 과 의 의미 53 류관은 직접적으로 장효례의 행위를 아직 행하지 않은 것[ 未 行 ] 이라고 하지는 않았으나, 장효례의 사건을 논하면서 죄를 논함에는 반드시 이미 행 한 것[ 已 行 ]과 아직 행하지 않은 것[ 未 行 ]을 구분하여야 합니다. 라고 하였으 므로, 간접적으로 장효례의 행위를 아직 행하지 않은 것[ 未 行 ] 이라고 한 것 이다. 중종은 직접적으로 아직 하기 전[ 未 行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여 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위에서 류관이 실제로 已 行 이나 未 行 이라고 하였는지는 알 수 없는데,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류관이든 중 종이든 당시의 조선말 한국어 로 발언하고 이를 史 官 이 한자로 기록한 것이므로, 위 기사의 已 行 과 未 行 은 모두 사관의 표현에 불과하다. 사관은 «대명률»의 내용이나 법률용어를 그리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가 已 行 未 行 이라고 쓴 것은 일상용어였을 뿐이고 법률용어로서의 의미를 부 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66) 중요한 것은 이 표현이 «속대전» 규정 에 그대 로 사용되었다는 점이고, 이 규정의 배경이 된 위 사건을 고려한다면, 의 未 行 은 단지 지니고만 있는 상태, 즉 실행착수 전단계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에서 용광로를 설치[ 設 爐 ]하고서 未 行 하였다 함은 용광로만 설치했을 뿐 화폐의 주조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므로, 역시 실행착수 전 의 예비 단계이다. 의 未 行 은 실행착수 전단계와 미수의 어느 쪽으로도 해 석될 수 있다고 하겠으나, 노비의 남편이 아내의 주인을 죽인 행위에 관한 규정67)에서와 같이 죽이려고 꾀하였으나 未 行 한[ 謀 殺 ( ) 未 行 ] 이라고 표 현하였으므로, 역시 실행착수 전단계로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 즉 «속대전» 규정 ~ 에서 未 行 은 예외 없이 실행착수 전단계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하겠다. 따라서 삼성교좌추국의 대상에 관한 규정68)에서도 未 行 은 실행착수 전단계를 의미하는 용어라고 할 것이며, 이로써 모순은 해소되었다. 66) 현재도 동일한 단어가 일상용어로 쓰일 때와 법률용어로 쓰일 때에 의미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善 意 나 相 當 하다 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67) 각주 49) 참조. 68) 각주 44) 참조.

22 ) 범죄 실행단계의 구분 그러나 범죄의 실행단계를 음모 예비 실행착수 결과발생으로 명확 히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는 결국 해석에 의하여 정해진다고 하겠다. 특히 사적 물품을 몰래 가져가기 위한[ 挾 持 ] 買 收 나 짐 꾸리기가 아니라 몰 래 팔기 위한 挾 持 라면, 그리고 設 爐 를 위한 준비행위가 아니라 돈을 주조하 기 위한 設 爐 라면, 예비가 아니라 실행착수까지 나아간 것으로 보더라도 크 게 이상할 것은 없다고 하겠다. 나아가 당시의 법해석과 지금의 법해석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아래 는 成 宗 代 에 공주의 노비 등이 공주를 독살하려 한 사건에 관한 «성종실록» 기사 중 일부이다. 현숙공주의 노비 청옥이 왕대비에게 아뢰기를, 공주의 유모 대이, 보모 소비, 노비 부거지 옥매 도치, 유모의 아들 이근수가 공주를 독살하려고 꾀하였다가 미처 실행하지 못하였습니다. 라고 하였다. 임금이 전교하기를, 현숙공주의 유 모 대이가 공주를 죽이려고 꾀하여, 몰래 심복들과 砒 霜 을 잘게 부수어 공주의 밥에 타서 해치려고 하였는데, 그 사람이 차마 타서 올리지 못하자, 대이가 그가 오래 끄는 것을 책망하였는데, 대비가 듣고서 국문하게 하였다. 라고 하였다. 69)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풍천위 임광재의 노비 부거지 도치 옥매, 충찬위 이근 수가 사망한 소비 대이 종이 등과 함께 비상으로 공주를 죽이려고 꾀한 죄와 노비 청옥이 그 모의를 알고도 고발하지 않다가 이치의 범행을 신문할 때에 이르러서야 고한 죄는 규정상 부거지 도치 옥매는 부대시 참형에, 이근수는 장 100을 집행하고 직첩을 모두 追 奪 하는 것에 해당하며, 청옥은 자수로 면죄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라고 하였다. 70) 69) «成 宗 實 錄» 성종 25년(1494) 5월 26일 顯 肅 公 主 婢 靑 玉 啓 王 大 妃 曰 : 公 主 乳 母 大 伊 保 母 小 非, 與 婢 夫 巨 之, 玉 梅 奴 都 致 乳 母 子 李 根 守, 謀 毒 殺 公 主 未 行. 上 傳 曰 : 豐 川 尉 公 主 乳 母 大 伊 謀 殺 公 主, 陰 與 腹 心 之 人, 欲 細 屑 砒 礵 和 公 主 之 食 以 毒 之, 其 人 不 忍 和 進, 大 伊 責 其 遲 留, 大 妃 聞 而 鞫 之. 70) «成 宗 實 錄» 성종 25년(1494) 9월 12일 義 禁 府 啓 : 豐 川 尉 任 光 載 婢 夫 巨 之 奴 都 致 婢 玉 梅, 忠 贊 衛 李 根 守, 與 物 故 小 非 大 伊 從 伊 等, 以 砒 礵, 謀 殺 公 主 罪, 婢 靑 玉 知 其 謀 不 發 告, 至 問 李 致

23 과 의 의미 55 위 사건에서 공주의 유모 대이 등은 모의를 하고 독약을 준비하여 밥에 타기 좋은 상태로 만들기까지 하였으나, 독을 밥에 타는 것과 그 밥을 공주 에게 올리는 것은 공주의 시중을 드는 노비 청옥이 하기로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청옥이 차마 실행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가 다른 사건 을 계기로 왕대비에게 자수한 것이다. 현대의 법해석으로는 대이 부거지 도치 옥매 등의 행위는 예비 음모에 해당한다. 71) 그러나 당시의 법해석으 로는 이를 已 行, 즉 실행착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는 부거지 등에게 적용된 형벌을 보면 알 수 있다. 위 기사에서는 부거지 등을 공주의 노비 또 는 공주 남편의 노비로 기술하였는데, «대명률» 규정( - )을 보면 노 비가 가장이나 가장의 기복친 이상 친족72)을 모살하는 것에 관하여 已 行 하 면 참형에 처하고 죽이면 능지처사에 처하므로, 부거지 등이 공주의 노비이 냐 공주 남편의 노비이냐에 따라 그들에 대한 형벌이 달라지지 않는다. 의금 부에서는 이 «대명률» 규정에 따라 부거지 등에 대하여 참형을 적용하였으 므로, 그들의 행위를 已 行 으로 본 것이다. 73). 照 律 과 대명률 已 行 未 行 의 이해 已 行 未 行 의 용어를 «대명률»에서의 의미대로 쓰기도 하고 «수교집록» 과 «신보수교집록» «대명률»에서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여 «속 대전» 통일적이지 못하였으나, 照 을 함에 있어서는 대체로 «대명률»에 쓰 所 犯 乃 告 罪, 律 該 夫 巨 之 都 致 玉 梅 斬 不 待 時, 李 根 守 決 杖 一 百, 告 身 盡 行 追 奪. 靑 玉 以 自 首 免. 71) 그들이 실제로 한 행위만으로도 예비 음모에 해당하고, 청옥을 교사한 것도 예비 음모에 준하여 처벌 받는다(형법 제31조 ). 72) 아내에 대한 服 制 는 齊 衰 杖 朞 이므로, 아내는 기복친 이상 친족에 포함된다(«大 明 律 講 解» 권수의 [ 妻 爲 夫 族 服 之 圖 ] 참조). 73) 그럼에도 사용된 용어는 未 行 이다. 그러나 이는 노비 신분인 청옥이 정식의 신문절차에서 진술한 것이 아니라 왕대비에게 고한 내용의 기록이므로, 청옥이 직접 사용한 표현도 아니고 재판기록을 담당한 관리의 기록도 아니며, 법을 모르는 史 官 의 표현일 뿐이다. 따라서 의미를 부여할 것이 못 된다. 이 기사에서뿐만 아니라, 실록 기사에서 사용된 已 行 未 行 이 대부분 史 官 개인의 표현에 불과하다.

24 56 50 인 의미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의금부에서 三 覆 하여 아뢰기를, 大 黨 賊 우지개가 어명을 받은 사람에게 체포될 때에 최송 등의 집에 숨은 죄는 «대명률»의 산 속이나 늪지 등 험악한 곳으로 도피하여 송환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謀 叛 未 行 으로 논한다. 에 比 擬 하여 首 犯 은 교형에 해당합니다. 최송 두함이 우지개를 숨겨 주고, 어명을 받은 사람이 체포하자 붙잡고 꾸짖은 죄는 «대명률»의 官 兵 에 항거 적대한 경우에는 謀 叛 已 行 으로 논한다. 에 해당하니, 수범과 종범을 가리지 않고 모두 참형에 해당합니다. 라고 하니, (임금이) 이에 따랐다. 74) 좌승지 김응기가 형조의 啓 本 을 가지고 아뢰기를, 영월의 죄수인 사노비 신정 금이 그 아비 신정부의 말을 듣고 독약을 음식에 넣어 남편 임천을 죽이려 한 죄는 규정상 부대시로 참형에 처함에 해당하며, 신정금의 오라비인 신영충이 아비의 말 에 따라 임천을 때려죽인 죄는 규정상 교형에 해당합니다. 라고 하니, 임금이 좌우 에 물었다. 광릉부원군 이극배가 대답하기를, 신정금이 처음에 아비의 명령을 듣 고서 말하기를, 아내로서 남편을 죽이고 무슨 면목으로 (세상) 사람들을 보겠습니 까? 라고 하고는 곧 독약을 버렸다가, 아비가 강요한 뒤에 독약을 넣었으니, 이는 아비가 다그친 것이지 그의 마음이 아닙니다. 하물며 임천은 독으로 죽은 것이 아 니고, 결국은 신영충에게 죽은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75) 승지 김수성과 홍섬이 아뢰기를, 홍주의 죄수 私 奴 손이는 참형에 해당합니 다<손이는 주인 변승한의 가족을 몰살하려고 꾀하여 그 집 굴뚝 안에 몰래 쇠부처 74) «成 宗 實 錄» 성종 원년(1470) 3월 7일 義 禁 府 三 覆 啓 : 大 黨 賊 牛 知 介, 當 承 傳 捕 捉, 隱 匿 崔 松 等 家 罪, 比 «大 明 律»: 若 逃 避 山 澤, 不 服 追 喚 者, 以 謀 叛 未 行 論, 爲 首 者 絞. 崔 松 豆 含 藏 匿 牛 知 介, 承 傳 捕 捉, 扶 執 叱 勅 罪, 律 該 拒 敵 官 兵 者, 以 謀 叛 已 行 論, 不 分 首 從 皆 斬. 從 之. 75) «成 宗 實 錄» 성종 24년(1493) 4월 2일 左 承 旨 金 應 箕 將 刑 曹 啓 本 啓 : 寧 越 囚 私 婢 丁 今, 聽 其 父 辛 丁 夫 言, 置 毒 謀 殺 其 夫 林 泉 罪, 律 該 斬 不 待 時. 丁 今 娚 永 忠, 從 父 言 打 殺 林 泉 罪, 律 該 絞. 上 問 左 右. 廣 陵 府 院 君 李 克 培 對 曰 : 丁 今 初 聞 父 命, 乃 曰 : 妻 而 殺 夫, 何 面 目 見 人 乎? 乃 棄 毒 藥, 父 之 而 後 毒 之, 則 是 迫 於 父 命, 非 其 情 也. 況 林 泉 非 因 毒 而 死, 終 爲 永 忠 所 殺

25 과 의 의미 57 를 던져 넣은 죄로 부대시 참형인데 三 覆 을 함>. 라고 하니, 임금이 대신에게 의견을 물었다. 예조판서 김안국이 말하기를, 사람을 죽이려고 꾀한 일에는 이미 실행한 것[ 已 行 ]과 아직 행하지 않은 것[ 未 行 ]을 구별합니다. 이 사람이 몰래 쇠부처를 던진 것이 이미 실행한 것인지 아직 행하지 않은 것인지를 모르겠으니, 자세히 살펴서 처결함이 옳습니다< 佛 像 을 굴뚝에 던진 증거가 이미 드러났는데, 이것이 이미 실행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안국의 말은 잘못이다> 76). 라고 하였다. 77)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저희 관청의 啓 辭 로 삼성교좌추국 죄인 망나니를 이미 참형에 처하였습니다. 이에 관하여 律 文 에서 찾아보면, 조부모 부모 및 기복친 이상의 尊 長, 외조부모, 남편78), 남편의 조부모 부모를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모두 참형에 처하고, 살해한 자는 모두 능지처사에 처한다 라 하고, 이른바 已 行 한 자 의 주석에 꾀하여 이미 실행하였으나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못한 경우 라 하였습니다. 이번에 망나니가 장터에서 잡혔을 때에 그 아비를 욕하기를 먼저 늙은 놈을 없앴더라면 어찌 이런 일이 있었으리? 라 하였고, 또 낫을 쥐고 계모 등을 쫓은 것은 律 文 에 이른바 꾀하여 이미 실행하였으나 흉악한 결과를 발생시키 지 못한 경우 이니, 죄가 참형에 처하는 것에 그칩니다. 라고 하였다. 79) 형조판서 이정제의 상소에 대략 이르기를, 김제의 옥사는 정말 드물게 있는 변괴입니다. 나치경이 죽자 그 아들 나종이 아비가 죄 없이 죽었다고 여겨, 형제와 76) < > 안의 내용은 史 官 의 의견을 기술한 것이다. 77) «中 宗 實 錄» 중종 36년(1541) 11월 16일 承 旨 金 遂 性 洪 暹 啓 : 洪 州 囚 私 奴 孫 伊 斬, < 孫 伊 謀 滅 上 典 邊 承 翰, 其 家 烟 突, 潛 投 鐵 佛 罪, 斬 不 待 時, 三 覆 > 上 顧 問 大 臣 何 如. 禮 曹 判 書 金 安 國 曰 : 凡 謀 殺 人 之 事, 有 已 行 未 行 之 辨. 此 人 之 潛 投 鐵 佛, 不 知 爲 已 行 乎, 爲 未 行 乎, 詳 審 處 決 可 也 < 投 佛 烟 突 逆 跡 已 影, 此 非 已 行 而 何 哉? 安 國 所 言 誤 也 >. 78) 원문에는 없으나 «대명률» 조문에 의거하여 번역문에는 추가하였다.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DB에도 괄호 안에 夫 를 추가하였다. 79) «承 政 院 日 記» 인조 21년(1643) 7월 17일 義 禁 府 啓 曰, 本 府 啓 辭, 三 省 罪 人 亡 難, 已 處 斬. 考 諸 律 文, 凡 謀 殺 祖 父 母 父 母 及 期 親 尊 長 外 祖 父 母 夫 之 祖 父 母 父 母, 已 行 者, 皆 斬, 已 殺 者 皆 凌 遲 處 死 云, 所 謂 已 行 者 註 云, 若 謀 而 已 行, 未 曾 傷 人. 今 此 亡 難, 場 市 被 捉 之 時, 罵 其 父 曰 : 先 除 老 漢, 則 豈 有 此 患 云, 又 持 鎌 追 逐 義 母 等 事, 律 文 所 謂 計 已 行, 而 未 曾 行 兇 也, 罪 止 處 斬.

26 58 50 노비들을 거느리고 도끼를 쥐고 관청에 들어가 창문을 두드리며 울부짖었다고 합 니다. «대명률»에 部 民 이 군수[ 知 州 ]를 모살하는 경우, 已 行 한 자는 장100 류 2,000리에, 상해한 자는 교형에, 살해한 자는 참형에 처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마땅히 已 行 한 것으로 照 하여 아뢰어야 할 따름입니다. 라고 하였다. 80) 인용문에 형벌이 명시되지 않은 범죄가 일부 있는데, 남편이나 주인을 謀 殺 하는 것에 관한 «대명률» 규정인 謀 殺 祖 父 母 父 母 조에 의하면, 已 行 에 그치 고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참형에 처한다. 81) 각 기사에 드러난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이에 적용된 «대명률» 규정을 비교하면, 已 行 을 실행에 착수한 것 더 자세하게는 已 傷 이나 已 殺 과 대비하여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것 으로 정확히 이해하여 적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예조판서 김안국이 오류를 범하여 史 官 의 비난을 받기는 하였으나, 최 소한 의금부와 형조에서는 정확하게 이해 적용하여 보고하였다. 승지 김수 성 홍섬이 아뢴 내용도, 처음에 의금부 또는 형조에서 照 보고하여 재가 를 받은 것을 세 번째로 심사하기 위하여 다시 그대로 아뢴 것에 불과하다.. 맺음말 «대명률»에서 已 行 은 실행착수를 의미하고, 未 行 은 실행착수 전단계, 즉 예비 음모를 의미한다. 조선의 法 典 類 에는 已 行 기수, 未 行 미수 로 쓰 이기도 하고, 已 行 실행착수, 未 行 예비 음모 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 러나 未 行 이 미수의 의미로 사용된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하는 경우에도, «大 明 律»에서 未 行 으로 보는 행위, 즉 실행에 착수조차 하지 않은 행위를 처벌 80) «英 祖 實 錄» 영조 8년(1732) 윤5월 3일 形 曹 判 書 李 廷 濟 上 疏, 略 曰 : 金 堤 之 獄, 實 罕 有 之 變. 羅 致 慶 斃, 其 子 綜 謂 父 死 非 辜, 率 兄 弟 奴 屬, 持 斧 入 官, 擊 窓 號 哭 云, «大 明 律» 曰 : 部 民 謀 殺 知 州, 已 行 者 杖 一 百 流 二 千 里, 已 傷 者 絞, 巳 殺 者 斬. 宜 以 已 行 律 奏 當 而 已. 81) 각주 16) 19) 참조.

27 과 의 의미 59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당시의 법해 석이 지금의 법해석과 달라서 특정 행위를 «대명률»의 已 行 으로 파악한 것 이거나, «대명률»에서도 未 行 을 처벌하는 모반대역 謀 叛 에 관한 사건이어 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다. 즉 전자는 결국 «대명률»의 已 行 에 해당하는 행위를 벌한 것이므로 실제로는 예외가 아니며, 후자는 당연히 취해야 하는 태도이다. «대명률»에서 명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한 모반대역 謀 叛 을 제외 하고는, 조선에서도 «대명률»의 已 行 에 해당하는 행위만을 벌하고자 하였다. 한편 실록의 여러 기사에서는 «대명률»에 쓰인 已 行 의 의미를 정확히 이 해하여 적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명률»의 용어인 已 行 未 行 을 國 典 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하긴 하였어도, 이것이 그 용어의 의미를 오해하 였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속대전»에 未 行 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는 사실이 조선이 중국 보다 법집행을 엄격하게 하였음 «대명률»에는 未 行 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 는 범죄라는 점에서 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조선이 미개하였거나 법해 석학의 발달이 부진하였음 «대명률»에 쓰인 용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였 다는 점에서 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일부 법률용어를 중국에서와 다른 의미로 사용한 점, 그리고 이것에 일관성이 없어서 중국에서와 같은 의 미로 사용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서 당시의 형벌규정을 해석하여 야 할 것이다. 한편 일관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속대전» 내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수교집록» 내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교집록»에서의 의미와 «신보수교집록»에서의 의미가 같다. 9개의 조항만 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비약이겠으나, 시대에 따라 용례에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

28 60 50 참고문헌 朝 鮮 王 朝 實 錄 國 史 編 纂 委 員 會 영인, 1955~1958. «承 政 院 日 記» 國 史 編 纂 委 員 會 영인, 1961~1977. «大 明 律 講 解»,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大 明 律 附 例»,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田 濤 鄭 泰 點 校, «中 華 傳 世 法 典 大 淸 律 例», 北 京 : 法 律 出 版 社, «皇 越 律 例» «各 司 受 敎 受 敎 輯 錄 新 補 受 敎 輯 錄»,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續 大 典»,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大 典 會 通» 上 下,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銀 臺 便 攷» 上 下, 奎 章 閣 資 料 叢 書 法 典 篇, 서울 大 學 校 奎 章 閣 영인, 金 鐸 敏 任 大 熙 主 編, 譯 註 唐 律 疏 議, 한국법제연구원, 1994~1998. 友 哲, 조선후기 推 鞫 운영 및 結 案 의 변화, 民 族 文 化 第 35 輯, 한국고전번역원, 김대홍, 조선시대 «大 明 律» 應 爲 조에 관한 연구, 法 史 學 硏 究 제49호, 韓 國 法 史 學 會, 김대홍, 조선시대 «大 明 律» 違 令 條 의 적용 사례 연구, 法 史 學 硏 究 제37호, 韓 國 法 史 學 會, 서정민, 한국 전통형법의 무고죄 朝 鮮 初 期 誣 告 反 坐, 민속원, 조지만, 조선시대의 형사법 대명률과 국전, 景 仁 文 化 社, 조지만 외, 규장각 자료총서 법전편 大 明 律 講 解 刑 律, 工 律 譯 註,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崔 秉 祚, 15세기 중반 세종대 조선의 법리 논의 斷 罪 無 正 條 조와 應 爲 조와의 관계, 法 史 學 硏 究 제44호, 韓 國 法 史 學 會, 한국법제연구원 역주, 大 典 會 通,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역사연구회 중세 2분과 법전연구반, 受 敎 輯 錄, 청년사, 한국역사연구회 중세 2분과 법전연구반, 新 補 受 敎 輯 錄, 청년사, 朝 鮮 王 朝 實 錄, 년 9월 21일 최종접속. 承 政 院 日 記, 년 9월 21일 최종접속.

29 과 의 의미 61 <Abstract> Already Done( 已 行 ) and Not Yet Done( 未 行 ) 82) Kim, Young Suck* In the Great Ming Code, we find Already Done( 已 行 ) or Not Yet Done( 未 行 ) at seven articles. Analyzing these articles, we come to know that Already Done means commencement of the commission of the crime and Not Yet Done means pre-commencement phase. The Great Ming Code punished just Already Done in principle, Not Yet Done was punished anomalously in the case of rebellion or traitorship. But in Sok-daejeon( 續 大 典 ) which is the Joseon Dynasty s Code, we find some articles punishing Not Yet Done of non-rebellion, non-traitorship crimes. It is because Already Done and Not Yet Done have different meanings in Sok-daejeon from in the Great Ming Code, not because the Joseon Dynasty executed law more strictly than the Chinese Empire. Consistently Already Done means consummation and Not Yet Done means attempt in Sok-daejeon. Whereas in Sugyo-jimnok( 受 敎 輯 錄 ; a compilation of decrees grouped in the six-part system) and in Sinbo-sugyo-jimnok( 新 補 受 敎 輯 錄 ; other compilation of decrees grouped in the six-part system), consistently Already Done and Not Yet Done have the same meanings as in the Great Ming Code. Though Already Done and Not Yet Done have different meanings in * Researcher at Ajou University

30 62 50 Sok-daejeon and in the Great Ming Code, the Joseon Dynasty s officers mostly understood the meanings of Already Done and Not Yet Done in the Great Ming Code properly when they applied the Great Ming Code s articles to criminal cases. I want to emphasize this point: interpreting the Joseon Dynasty s punitive laws, we should bear it in mind that some legal terms have different meanings in the Joseon Dynasty s Code and in the Chinese Empire s Code, and also should bear it in mind that those terms often have the same meanings in the Joseon Dynasty s Code and in the Chinese Empire s Code it means inconsistency. [Key Words] Already Done( 已 行 ), Not Yet Done( 未 行 ), commencement of the commission of the crime, consummation, attempt, the Great Ming Code, Sok-daejeon( 續 大 典 ) 접수일 : 심사일 : 게재확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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