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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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變 遷 에 관한 硏 究 金 友 哲 * 序 論 2. 英 祖 代 束 伍 軍 制 의 再 編 Ⅰ.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成 立 Ⅲ.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向 方 1. 壬 辰 倭 亂 과 束 伍 軍 의 창설 1. 正 祖 代 束 伍 軍 制 의 運 營 2. 光 海 君 ~ 孝 宗 代 束 伍 軍 의 정비 2. 純 祖 代 鄕 村 防 衛 策 의 대두 Ⅱ.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再 編 結 論 1. 顯 宗 ~ 肅 宗 代 束 伍 軍 制 의 運 營 序 論 壬 辰 丙 子 의 兩 亂 은 조선사회의 각 부분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를 수반하였다. 물론 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군사제도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中 央 軍 에 5 軍 營 이 성립된 것과 짝을 이루어, 束 伍 軍 이 성립됨으로써 朝 鮮 前 期 와는 다른 구조를 갖게된 朝 鮮 後 期 의 地 方 軍 事 制 度 는 그 내용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武 器 體 系 의 채용으로 인한 군사조직 원리의 변화, 賤 人 들의 軍 役 入 屬 에 의한 신분구성 의 변화, 軍 役 의 부세화에 따른 軍 事 制 度 의 虛 設 化 등이 그 주요한 변화의 내용이 되고 있다. 朝 鮮 後 期 의 地 方 軍 制 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연구가 축적되어 있다. 1) 이 글에서는 기 * 고려대학교 강사. 1) 朝 鮮 後 期 의 地 方 軍 制 를 다룬 대표적인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柳 承 宙, 朝 鮮 後 期 軍 需 鑛 工 業 의 發 展 - 鳥 銃 問 題 를 中 心 으로 ( 史 學 志 3, 1969). 車 文 燮, 束 伍 軍 硏 究 ( 朝 鮮 時 代 軍 制 硏 究, 檀 大 出 版 部, 1973). 張 弼 基, 17 世 紀 前 半 期 束 伍 軍 의 性 格 과 位 相 ( 史 學 硏 究 42, 1990). 李 謙 周, 朝 鮮 後 期 社 會 身 分 變 動 問 題 에 대한 硏 究 - 軍 役 의 良 賤 混 成 과 관련된 側 面 ( 蔚 山 史 學 3, 1990). 李 弘 斗, 束 伍 軍 을 통해 본 朝 鮮 後 期 賤 人 의 身 分 變 動 ( 軍 史 34, 1997). 徐 台 源,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硏 究 (혜안, 1999). 金 友 哲, 朝 鮮 後 期 束 伍 軍 制 硏 究 (고려대 박사학위논문, 1999).

2 國 史 館 論 叢 第 93 輯 존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변천과정을 조망해보고자 했다. 조선후기 지방군의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兵 種 은 바로 束 伍 軍 이었다. 따라서 束 伍 軍 을 중 심으로 분석하되, 전체적인 地 方 軍 制 의 틀을 염두에 두었다. 본 논문은 속오군이 창설되는 宣 祖 代 로부터, 실질적으로 군사적 기능을 잃게되는 正 祖 ~ 純 祖 代 까지를 대상으로 시기 구분하여 각 장을 구성하였다. Ⅰ장에서는 宣 祖 代 로부터 孝 宗 代 까지 地 方 軍 制 의 성립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이 시기는 壬 亂 으로 형성된 朝 鮮 後 期 의 地 方 軍 制 가 胡 亂 을 거치면서 정비되는 시기이다. 특히 孝 宗 代 는 北 伐 論 과의 관련아 래, 군비의 증강이 특징적인 시기였다. Ⅱ장에서는 顯 宗 代 에서 英 祖 代 까지 地 方 軍 制 가 재 편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대외적인 위협이 사라지고 자연재해가 빈발하면서, 조선왕조 의 주된 관심은 군사적인 문제에서 재정적인 문제로 이행하였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편 성을 가진 속오군제의 운영에는 부담이 따르게 된다. 중앙군제가 재정적인 목적으로 이용 되면서 야기된 良 役 變 通 論 의 대두도 지방군제의 운영에 영향을 주었다. 이는 속오군에 대 한 조련의 축소 등으로 나타났는데, 戊 申 亂 등의 발생과 함께 조정에서는 지방군제를 다 시 재편하게 된다. Ⅲ장의 正 祖 ~ 純 祖 代 는 실제적으로 地 方 軍 制 가 허설화되는 시기로 파 악하였다. 속오군의 조련은 요역 동원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하게 되며, 그 신분 구성도 하락하여 賤 人 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한편 이러한 지방군제의 공백상태를 맞아 향 촌 자치의 방위론이 대두하게 된다. 본 논문의 작성에는 朝 鮮 王 朝 實 錄 과 備 邊 司 謄 錄 및 承 政 院 日 記 등의 年 代 記 자 료가 주로 이용되었다. 이러한 연대기 자료들을 통해서, 지방군제도의 변화과정을 개관할 수 있었다. 각 연대기 자료에 드러나는 공백이나 부족한 점은 당대의 文 集 類 등을 통해 보충하였다. 문집을 통해서는 연대기 자료에 빠진 부분 뿐 아니라, 생략된 부분이나 잘못 기록된 부분 등을 보완하고 바로잡을 수 있었다. Ⅰ.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成 立 1. 壬 辰 倭 亂 과 束 伍 軍 의 창설 1) 束 伍 軍 成 立 의 배경 조선후기 지방군의 근간인 속오군의 형성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임진왜란이 그 계 기가 되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까지의 조선의 지방방위체제는 制 勝 方 略 의 체제였다. 制 勝 方 略 은 남 북 변경에서 倭 野 人 의 침입이 간헐적으로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3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變 遷 에 관한 硏 究 침투 경로와 수단이 비교적 일정하게 되풀이되었으므로 이를 중점적으로 방어할 필요에 서 생겨난 제도였다. 2) 즉 制 勝 方 略 은 변방의 국지전을 대비하는 방어체제로서, 임진왜란 과 같은 전면전을 감당하기에는 결정적으로 불리한 전략이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은 초기 전투에서 크게 패하게 된다. 한편 明 軍 의 참전과 평양성의 전투는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 을 절감케 하였으며, 3) 이에 따라 왜적에 효과적인 새로운 전법인 紀 效 新 書 의 병법과 그 창안자인 戚 繼 光 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4) 평양성 전투에서 위력을 보인 戚 繼 光 의 병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조선에서 받아들 여질 수 있는 소지를 지니고 있었다. 우선 평양성 전투에서 드러난 明 軍 의 우수한 무기체 계, 특히 火 器 에 대한 조선 정부의 관심이 그 첫 번째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임진왜란 초기전투의 실패를 조총이 없었기 때문이라 인식한 조정에서 조총의 제조 및 운용에 힘쓴 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5) 이렇듯 조총을 주요한 무기로 삼게 되자, 그러한 무기에 적합한 병법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紀 效 新 書 는 火 器 의 운용에 아주 적합한 병 서였다. 紀 效 新 書 에서는 조총이나 불랑기 등과 같은 화기에 대해 그 사용법 등을 圖 解 를 덧붙여 친절히 설명하고 있으며, 6) 조총병으로 이루어진 편제를 구상하고 있었다. 7) 또한 戚 繼 光 은 紀 效 新 書 에서 火 器 뿐 아니라 각종 冷 兵 器 8) 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전 술을 구사하고 있었다. 9) 따라서 戚 繼 光 의 병법은 위력이 입증된 火 器 와 쉽게 제작할 수 있는 冷 兵 器 를 병용하여 편제를 갖출 수 있었으므로, 조선 정부에서 받아들이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戚 繼 光 의 병법에서 보여준 군역 담당계층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戚 繼 光 의 법을 받아들 일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10) 紀 效 新 書 에서는 군역을 담당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 2) 許 善 道, 制 勝 方 略 硏 究 - 壬 辰 倭 亂 直 前 防 衛 體 制 의 實 相 ( 下 )( 震 檀 學 報 37, 1973) p.39. 3) 宣 祖 修 正 實 錄 권28, 선조 27년 2월 경술, 25집, p.646. 初 平 壤 之 復 也 上 詣 謝 都 督 李 如 松 問 天 兵 前 後 勝 敗 之 異 都 督 曰 前 來 北 方 之 將 恒 習 防 胡 戰 法 故 戰 不 利 今 來 所 用 乃 戚 將 軍 紀 效 新 書 乃 禦 倭 之 法 所 以 全 勝 也. 4) 金 友 哲, 朝 鮮 後 期 束 伍 軍 制 硏 究 (고려대 박사학위논문, 1999) pp.10~11. 5) 柳 成 龍 (1542~1607), 西 厓 集 권16, 記 鳥 銃 製 造 事, ( 民 族 文 化 推 進 會, 韓 國 文 集 叢 刊 52집, pp.319~320 ; 이하 총간 으로 略 記 ) 6) 戚 繼 光 (1528~1587), 紀 效 新 書 권3, 手 足 篇. ( 紀 效 新 書 上, 國 防 軍 史 硏 究 所, 1998, pp.109~159. 이하 紀 效 新 書 의 인용은 이 영인본에 의함.) 7) 戚 繼 光, 紀 效 新 書 권1, 束 伍 篇, 編 伍 法 ( 紀 效 新 書 上, p.32.) 每 編 隊 一 司 先 殺 手 四 哨 完 次 鳥 銃 一 哨. 8) 冷 兵 器 와 火 器 를 구분하는 기준은 火 藥 의 사용 여부에 있다. 칼이나 창, 활 등과 같이 화약 을 사용하지 않는 무기는 냉병기이고, 총이나 포와 같이 화약을 사용하는 무기는 화기이다. 陳 力 恒 王 景 佳 主 編, 火 器 冷 兵 器 條 ( 軍 事 知 識 詞 典, 北 京, 國 防 大 學 出 版 社, 1988). 9) 張 云 勛, 淺 談 戚 繼 光 的 軍 事 哲 學 思 想 ( 兵 家 史 苑 2, 北 京, 軍 事 科 學 出 版 社, 1990) pp.103~ 104.

4 國 史 館 論 叢 第 93 輯 층으로 시골의 노실한 사람( 鄕 野 老 實 之 人 ), 즉 일반 농민층을 상정하고 있다. 11) 이전의 군역 담당층인 양인 상층이 각종의 방법으로 군역에서 이탈해가고 있는 조선의 사정에서, 일반 농민층을 중심으로 한 편제를 강조하는 戚 繼 光 의 병법은 구미가 당기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한 걸음 나아가 조선정부에서는, 종래에 군역편성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公 私 賤 人 까 지도 군역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조선 초기이래 노비층의 꾸준한 증가는 12) 군역을 담당할 대상인 양인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천인의 군역 편입은 어떠한 형태로든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公 私 賤 에게 과거를 보여 그 무재에 따라 羽 林 衛 등의 특수군에 설치시키려는 宣 祖 의 시도에 뒤이어, 13) 유성룡은 신설된 훈 련도감의 군병으로 公 私 賤 人 을 편입시키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14) 公 私 의 천인, 특히 私 賤 의 充 軍 과 관련해서는 그 주인의 반발이 예상되었지만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비록 비상시의 조치이기는 했지만, 公 私 賤 人 의 충군은 군 역 대상의 확대라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는 것이었고, 이것은 뒤에 제도적으로 시행되 기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戚 繼 光 의 병법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지형에 적 합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임란기에 병조 이조 판서 등을 역임했던 李 德 馨 의 지적은 戚 繼 光 병법의 수용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를 준다. 15) 이에 따르면, 步 兵 중심의 戚 繼 光 병법 은 구릉이 많은 우리 지형에 적합한 것이었다. 또한 왜와의 실전을 통해서 그 유용성이 입증된 것이기도 했다. 다만 우리의 장기로 남아있는 전통적인 기병은 그대로 두어, 보병 과 짝을 이루게 하자는 주장이었다. 이는 척계광의 병법을 도입하되, 단순한 모방이 아닌 우리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자는 것이었다. 10) 盧 永 九, 宣 祖 代 紀 效 新 書 의 보급과 陣 法 논의 ( 軍 史 34, 1997) p ) 戚 繼 光, 紀 效 新 書 권1, 束 伍 篇, 原 選 兵 ( 紀 效 新 書 上, p.43) 第 一 可 用 只 是 鄕 野 老 實 之 人 所 謂 鄕 野 老 實 之 人 者 黑 大 粗 壯 辛 苦 手 面 皮 肉 堅 實 有 土 作 之 色 是 也. 12) 임란 직후 경상도 지역의 경우, 노비층의 비율이 무려 50% 내외로 나타나고 있다. 김성우, 壬 辰 倭 亂 이후 戰 後 復 舊 事 業 의 전개와 兩 班 層 의 동향 ( 韓 國 史 學 報 3 4합, 1998) pp.310~ ) 宣 祖 實 錄 권39, 선조 26년 6월 정유, 22집, p ) 宣 祖 實 錄 권48, 선조 27년 2월 병자, 22집, p ) 李 德 馨 (1561~1613), 漢 陰 文 稿 권8, 陳 時 務 八 條 啓 ( 총간 65집, p.400.) 且 騎 兵 利 平 地 步 兵 利 險 地 我 國 多 有 丘 陵 水 田 眞 合 於 用 步 而 捍 禦 倭 賊 又 莫 尙 於 步 兵 也 中 原 南 方 十 年 爲 倭 窟 累 用 騎 兵 而 不 利 戚 繼 光 敎 鍊 步 兵 而 後 始 得 蕩 平 此 其 事 可 見 但 我 國 以 騎 射 爲 尙 而 射 手 必 得 戰 馬 始 逞 其 馳 突 之 勇 除 束 伍 射 隊 外 揀 聚 有 勇 力 善 射 者 着 甲 爲 騎 卒 與 步 兵 爲 對 營 而 一 樣 勤 加 訓 鍊 則 他 日 有 恊 勢 之 益 矣.

5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變 遷 에 관한 硏 究 ) 束 伍 軍 의 창설 과정 束 伍 軍 은 編 伍 軍, 三 手 軍, 哨 軍 등으로 불리며 조선후기 지방군의 중추를 형성하던 군 대였다. 여기에서 束 伍 는 字 意 대로라면 대오를 단속 하는 즉 군대의 편제를 의미하는 것 16) 으로, 결국 編 伍 와도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특히 속오 라고 많이 불린 이유는, 뒤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그것이 戚 繼 光 의 分 軍 法 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 었다. 紀 效 新 書 의 요지는 分 軍 에 있어서의 束 伍 法 과 무기체계에 있어서의 三 手 技 法 이 라고 할 수 있었다. 17) 紀 效 新 書 를 바탕으로 군제를 재편하면서 재구성된 무기체계가 바로 三 手 技 法 이었다. 紀 效 新 書 의 주요한 무기체계는 砲 手 의 鳥 銃 과 殺 手 의 槍 劍 및 射 手 의 弓 矢 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었다. 18) 그 가운데 弓 矢 는 우리 전래의 무기체계에서도 중심이 되는 위치에 있 었고, 따라서 종래의 군인은 射 手 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砲 手 와 殺 手 의 기 예는 우리로서는 낯선 것이었고, 그러한 까닭에 紀 效 新 書 의 번역 및 보급에 주도적 역 할을 한 韓 嶠 는 紀 效 新 書 의 무기체계를 砲 殺 法 이라 지칭하였던 것이다. 19) 특히 紀 效 新 書 에서도 부대 편성은 殺 手 와 砲 手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었다. 20) 이렇게 紀 效 新 書 에서 받아들인 砲 殺 法 에 우리 전래의 射 手 를 포함시켜 독립된 부대로 편성한 것 이 바로 三 手 法 이었다. 따라서 지방의 속오군보다 앞서 동일한 방식에 의해 편제된 훈련 도감의 군대를 포함한 조선후기의 군대는 모두 分 軍 法 에 따라서는 束 伍 軍 으로, 무기편성 을 중시하면 三 手 軍 으로 각각 부를 수도 있는 것이었다. 哨 軍 이라는 표현도 자주 보이 는데, 속오편제에 있어서의 주요한 단위인 哨 를 기준으로 편성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 름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명칭들은 초기에는 조선후기의 중앙군과 지방군을 포함하는 보 통명사였다가, 명칭이 점차 지방군을 지칭하는 것으로 고유화해간 것이다. 21) 평양전투후 조선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중국 남방병의 화기와, 그를 토대로 戚 繼 光 의 진법을 익히는 일이었다. 22) 그러려면 우선 戚 繼 光 의 紀 效 新 書 에 대한 이해가 필 수적이었다. 23) 선조는 26년(1593) 6월 紀 效 新 書 의 정본 입수를 명하고, 24) 훈련도감의 16) 仁 祖 實 錄 권19, 인조 6년 12월 신묘, 34집, p.309. 軍 籍 廳 堂 上 李 曙 啓 曰 兵 家 所 謂 束 伍 二 字 以 其 團 束 隊 伍 之 意 雖 是 正 軍 作 束 則 此 亦 束 伍. 17) 柳 承 宙, 朝 鮮 後 期 軍 需 鑛 工 業 의 發 展 - 鳥 銃 問 題 를 中 心 으로 ( 史 學 志 3, 1969), p.3. 18) 宣 祖 修 正 實 錄 권41, 선조 40년 5월 계해, 25집, p ) 光 海 君 日 記 권39, 광해군 3년 3월 기사, 31집, p ) 戚 繼 光, 紀 效 新 書 권1, 束 伍 篇, 編 伍 法 ( 紀 效 新 書 上, p.32). 21) 車 文 燮, 束 伍 軍 硏 究 ( 朝 鮮 時 代 軍 制 硏 究, 檀 大 出 版 部, 1973) p ) 柳 成 龍, 西 厓 集 권6, 募 京 城 軍 卒 練 習 浙 江 火 砲 狀 ( 총간 52집, p.126.) 大 抵 今 日 備 賊 之 事 一 刻 爲 急 而 抄 出 年 少 勇 銳 之 軍 配 於 天 將 傳 習 南 方 器 械 陣 法 乃 是 第 一 件 事. 23) 선조대에 紀 效 新 書 가 도입되고 보급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盧 永 九, 앞의 논문 참조. 24) 宣 祖 實 錄 권42, 선조 26년 9월 병자, 22집, p.103.

6 國 史 館 論 叢 第 93 輯 훈련에 적용하기로 하여, 25) 실제로 紀 效 新 書 에 의한 習 陣 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26) 이 듬해인 선조 27년(1594) 2월에는 紀 效 新 書 를 바탕으로 하여 훈련도감이 설치된다. 27) 훈련도감의 설치로 중앙군의 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이제는 완전히 붕괴된 지 방군의 재건에 착수하였다. 선조 27년 3월에는, 각 지방에서도 각각 훈련도감의 예에 의 해 사격술을 교습시켜 포수를 양성케 하였다. 28) 이렇듯 지방군의 재건은 砲 手 의 양성으 로부터 시작되었다. 즉 戚 繼 光 의 병법을 받아들임에 있어서도, 전래의 무기체계와 연결된 다고 할 수 있는 冷 兵 器 類 의 殺 手 보다는 火 器 를 다루는 砲 手 의 기예를 중점적으로 받아 들인 것이었다. 지방군의 재건을 위해서는 또한 통수계통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였다. 29) 이는 선조 27년(1594) 영의정 柳 成 龍 이 올린 진관체제의 복구 주장으로 구체화되었다. 3월에 그는 초기 전투에서 패전하게 된 원인을 制 勝 方 略 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 로서 祖 宗 朝 의 鎭 管 制 度 를 복구할 것을 주장하여 30) 선조의 동의를 얻었다. 31) 4월에도 그는 箚 子 를 올려 制 勝 方 略 의 단점과 진관체제로의 복구를 거듭 주장하였다. 32) 그에 의하면 制 勝 方 略 의 단점은 장수와 병사가 분리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유사시에는 큰 힘이 될 수 없었다. 따라서 고을 단위로 통수 계통이 명확한 진관제도가 회복되는 것 이 절실하였다. 하지만 진관체제의 부활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었다. 진관체제 의 통수계통은 主 鎭 의 兵 馬 節 度 使 로부터 巨 鎭 의 節 制 使 및 僉 節 制 使, 諸 鎭 의 同 僉 節 制 使 및 節 制 都 尉 등으로 이어지는 일원적인 것이었다. 이 경우 兵 馬 節 度 使 는 專 任 官 이외에 觀 察 使 가 例 兼 하고 있었고, 節 制 使 이하의 軍 職 은 府 尹 이하의 수령들이 겸임하고 있었다. 행정권을 담당하는 관찰사는 평소에도 各 級 鎭 의 軍 職 을 겸하는 수령의 상관이었기 때문 에 군사면에서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33) 하지만 巨 鎭 과 諸 鎭 의 관계에 있어 서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즉 비록 관품의 차이는 있었지만 다같이 고을을 다스 리는 수령이었던 탓에, 별도의 賞 罰 權 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절제사의 절제가 통하지 않 게 될 소지가 있었던 것이다. 25) 宣 祖 實 錄 권43, 선조 26년 10월 병술, 22집, p ) 宣 祖 實 錄 권46, 선조 26년 12월 계유, 22집, p ) 宣 祖 修 正 實 錄 권28, 선조 27년 2월 경술, 25집, p ) 宣 祖 實 錄 권49, 선조 27년 3월 기묘, 22집, p ) 許 善 道, 鎭 管 體 制 復 舊 論 硏 究 - 柳 成 龍 의 軍 政 改 革 의 基 本 施 策 - ( 國 民 大 學 論 文 集, 1973) p ) 柳 成 龍, 西 厓 集 권7, 請 修 擧 鎭 管 之 制 啓 ( 총간 52집) pp.144~ ) 宣 祖 實 錄 권49, 선조 27년 3월 정미, 22집, p ) 柳 成 龍, 西 厓 集 권5, 陳 時 務 箚 ( 총간 52집), pp.94~95. 33) 閔 賢 九, 鎭 管 體 制 의 確 立 과 朝 鮮 初 期 地 方 軍 制 의 成 立 ( 朝 鮮 初 期 의 軍 事 制 度 와 政 治, 韓 國 硏 究 院, 1983) p.251.

7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變 遷 에 관한 硏 究 진관제도의 복구에 대한 柳 成 龍 의 주장에 宣 祖 가 동의를 하면서도,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였던 것은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34) 당시에는 전쟁을 치르 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지만, 평상시에도 구조적으로 軍 令 의 시행이 강제될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한 문제는 단지 申 明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성룡이 사망하는 선조 40년(1607) 경에 이르면 벌써, 진관법의 복구가 유성룡의 업적 중의 하나로 소개되면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지 않은 듯 한 표현이 나오게 된다. 35) 鎭 管 體 制 가 지닌 위와 같은 문제점은 후에 전임 무신으로서의 營 將 이 설치되는 배경이 되었다. 束 伍 分 軍 法 으로 군대를 편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宣 祖 27년(1594) 10월에 柳 成 龍 이 올린 戰 守 機 宜 10 條 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서 束 伍 즉 대오를 단속한다는 것은 곧 分 數 즉 수를 나눈다는 것이었다. 즉 大 부대를 司 - 哨 - 旗 - 隊 - 伍 식으로 세분화해서, 각 각 직접 지휘 통솔해야할 대상의 수를 적게함으로써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 다. 36) 물론 조선초기 오위제에서의 부대편성도 旅 - 隊 - 伍 - 卒 의 조직에 기반한 衛 - 部 - 統 의 부대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이것은 고정된 지휘관하의 책임이 분명한 조직이 아니었 다. 37) 반면에 紀 效 新 書 의 束 伍 法 은 명확한 지휘책임과 연대책임을 강조하는 편제였 다. 38) 柳 成 龍 이 언급하고 있는 것은 바로 戚 繼 光 의 紀 效 新 書 에 의거한 것이었다. 통수계통으로서의 鎭 管 體 制 의 복구, 군대조직편제로서의 束 伍 分 軍 法 의 시행은 지방군 을 재건하는 기반이 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선조 27년 12월에는 지방에 束 伍 軍 이 성립된다. 다음은 束 伍 軍 의 설치를 말해주는 기사이다. 각도에 敎 士 를 보내 三 手 技 法 [ 砲 法 射 法 砍 法 ]을 훈련시키고 哨 軍 을 배치하였다. 당시 서울에는 訓 鍊 都 監 을 설치하고 군사를 모집해서 훈련시켰고 외방 또한 哨 軍 이나 束 伍 軍 을 배치했는데, 良 民 이나 公 賤 私 賤 을 막론하고 장정을 선발하여 정원을 채운 다음 戚 繼 光 의 紀 效 新 書 의 제도로써 결속시켜 삼수를 교련하고, 御 史 를 나눠 파견하여 시험케 하니, 이로 부터 軍 額 이 상당히 증가되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 六 軍 의 법은 단지 양민만 초출하여 軍 籍 에 올린 다음, 保 人 세 명을 지 급하고 무예를 시험하여 軍 職 을 제수해 왔는데 그 기예는 弓 矢 이고 陣 法 은 세조 대왕이 정 한 陣 書 法 을 사용했었다. 따라서 兵 과 農 이 나뉘지 않아 무사할 때는 서울에 上 番 하고 유사 시에는 진관에 소속되어 출정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賤 人 은 母 系 를 좇는 법이 오랫동안 시 34) 宣 祖 實 錄 권59, 선조 28년 1월 을미, 22집, p ) 宣 祖 修 正 實 錄 권41, 선조 40년 5월 계해, 25집, p ) 柳 成 龍, 西 厓 集 권14, 戰 守 機 宜 十 條 ( 총간 52집) pp.270~ ) 金 鍾 洙, 朝 鮮 後 期 訓 鍊 都 監 의 設 立 과 運 營 (서울대 박사학위논문, 1996) p ) 戚 繼 光, 紀 效 新 書 권1, 束 伍 篇 ( 紀 效 新 書 上 ) p.29. 治 衆 如 治 寡 分 數 是 也 分 數 者 治 兵 之 綱 也 束 伍 者 分 數 之 目 也.

8 國 史 館 論 叢 第 93 輯 행되어 양민이 날로 줄어들고 군액도 크게 감손되었으므로 이때에 이르러 公 私 의 천인을 모 두 징발하여 속오군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척씨의 제도는 또 세조 대왕이 정한 陣 書 와는 달 랐다. 즉 京 軍 은 관에서 廩 養 하여 병 농이 이미 나뉘었는데 반해 外 軍 은 이미 本 役 이 있는 데도 다시 束 伍 軍 에 편입시키면서 給 保 나 廩 食 이 없었다. 그래서 초출된 자들은 苦 役 을 원 망하여 도망하는 자가 속출했으므로 州 縣 의 폐해가 되었다. 39) 위 기사를 통해 束 伍 軍 의 구조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로 조직편 제와 무기체계에 관한 것이다. 명칭을 束 伍 軍 이라 한데서 알 수 있듯이, 紀 效 新 書 의 束 伍 分 軍 法 에 의해서 편제되었으며, 그 무기체계는 三 手 法 에 의한 것이었다. 三 手 法 은 砲 法 射 法 砍 法 이었는데, 砲 法 은 조총이나 대포 등 화기를 이용하는 기술이었고 射 法 은 弓 矢 등을 이용하는 기술이었다. 砍 法 은 殺 法 으로 더욱 많이 불리는데 劒 이나 鎲 鈀, 狼 筅 등의 兵 器 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둘째로는 담당 계층에 관련된 문제이다. 기존에 良 人 만이 군역을 담당하던 것에 대해 서, 公 私 의 賤 人 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 신분구성이 변화하였다. 이는 군역 대상자의 확대 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었다. 40) 셋째로는 束 伍 軍 의 대우 내지는 부담에 관한 것이다. 동일한 원칙에 의해 동일한 신분 을 대상으로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군인 訓 鍊 都 監 과 지방군인 束 伍 軍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訓 鍊 都 監 의 경우에는 兵 農 分 離 的 인 長 番 급료병으로서, 그 자체가 本 役 이었음에 반하여, 束 伍 軍 은 이미 本 役 이 있는 상태에서 부가적으로 부과된 兼 役 이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保 人 도 지급되지 않았고, 별도의 보수도 책정이 되지 않아 큰 부담이 되 었다. 속오군에 대한 대우의 문제는 孝 宗 代 에 給 保 給 復 策 이 전개되면서 다시 논의된다. 마지막으로 束 伍 軍 의 훈련에 관한 것이다. 즉 초기에는 각 지역에서 별도의 훈련체계 가 갖추어졌던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교사가 파견되어 훈련을 시켰다. 즉 훈련도감 소속 으로 전쟁중에 파견되어 있었던 중국인이거나, 41) 따로 교련을 위해 중국에 청하여 파견 된 교사였다. 42) 39) 宣 祖 修 正 實 錄 권28, 선조 27년 12월 갑진, 25집, p.653. 遣 敎 士 于 各 道 訓 習 三 手 技 法 [ 砲 射 砍 法 ] 置 哨 軍 時 京 城 設 訓 鍊 都 監 募 兵 訓 鍊 而 外 方 亦 置 哨 軍 或 束 伍 軍 毋 論 良 民 公 私 賤 人 選 壯 充 額 束 以 戚 書 之 制 敎 鍊 三 手 分 遣 御 史 試 閱 自 是 軍 額 頗 增 益 矣 本 朝 六 軍 之 法 只 抄 良 民 着 籍 給 保 三 人 試 藝 而 授 軍 職 其 技 則 弓 矢 其 陣 法 則 用 世 祖 大 王 所 定 陣 書 法 兵 農 不 分 無 事 則 上 番 京 師 有 事 則 屬 鎭 管 出 征 而 已 然 而 賤 人 從 母 之 法 久 行 良 民 日 縮 軍 額 大 耗 至 是 盡 用 公 私 賤 人 入 束 伍 而 戚 氏 之 制 又 與 陣 書 異 同 京 軍 則 自 官 廩 養 兵 農 已 分 外 軍 則 旣 有 本 役 又 入 束 伍 無 給 保 無 廩 食 被 抄 者 怨 苦 逃 亡 相 繼 爲 州 縣 之 弊 矣. 40) 속오군에 賤 人 이 편입되는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을 참조. 서태원, 束 伍 軍 의 設 置 意 義 에 대한 硏 究 ( 紀 全 女 子 專 門 大 學 論 文 集 13, 1993) ; 李 弘 斗, 朝 鮮 時 代 賤 人 의 身 分 變 動 硏 究 (동국대 박사학위논문, 1996). 41) 宣 祖 實 錄 권61, 선조 28년 3월 병신, 22집, pp.467~468.

9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의 變 遷 에 관한 硏 究 光 海 君 ~ 孝 宗 代 束 伍 軍 의 정비 1) 營 將 制 의 성립과 操 鍊 의 제도화 光 海 君 에서 孝 宗 代 에 이르는 시기는 여전히 군사문제가 중요한 관심으로 대두하고 있 던 시기였다. 倭 亂 이 끝나기는 하였지만 再 侵 의 위험을 불식할 수 없었고, 滿 洲 서 흥기한 女 眞 族 의 세력도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43) 그 우려는 현실화하여 仁 祖 代 에 두 차례에 걸 친 胡 亂 을 겪게 되었고, 仁 祖 를 이어 즉위한 孝 宗 은 崇 明 反 淸 의 적극책을 강구하지 않으 면 안되었다. 44) 壬 亂 때 임시적인 조치로써 성립되었던 束 伍 軍 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 비 강화될 수 있었다. 宣 祖 27년(1594)에 束 伍 軍 이 처음 성립되었지만, 처음부터 操 鍊 에 대한 통일적인 규 정이 마련되지는 않았다. 束 伍 軍 자체가 전쟁시의 임시조치로서 창설되었고, 따라서 각 지역별로 편성의 시기나 방법 등이 일률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령이 아닌 별도의 專 任 武 臣 을 지방에 파견해 조련을 담당케 하려는 시도는 光 海 君 때 시작되었지만, 구체적 으로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45) 仁 祖 5년(1627) 丁 卯 胡 亂 의 패배는 속오군 조련의 중요성을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되 었다. 인조 5년 4월, 李 廷 龜 는 다시 조련을 담당할 將 官 의 파견을 청하게 되고, 이 견해 가 받아들여져 조정에서는 우선 각읍 束 伍 軍 의 수효를 파악하도록 한다. 46) 같은 달 營 將 節 目 이 반포됨으로써, 47) 영장제는 정식으로 시행된다. 48) 영장제가 성립됨으로써, 속 오군에 대한 조련이 처음으로 제도화되었다. 그러나 이때 처음 설치된 營 將 制 는 丙 子 胡 亂 이듬해인 仁 祖 15년(1637) 혁파되었 다. 49) 영장제의 혁파는 營 將 制 자체가 軍 政 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전쟁을 겪은 이후에 營 將 을 뒷받침할 財 政 이 곤란해진데다가, 당장 조 련 자체가 그리 시급한 일로 여겨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혁파하게 된 것이었 42) 宣 祖 修 正 實 錄 권29, 선조 28년 7월 임신, 25집, p ) 柳 承 宙, 17세기 監 官 制 下 의 官 營 軍 需 鑛 業 實 態 ( 朝 鮮 時 代 鑛 業 史 硏 究, 高 麗 大 出 版 部, 1993) p ) 車 文 燮, 孝 宗 朝 의 軍 備 擴 充, 앞의 책(1973) p ) 金 友 哲, 앞의 논문(1999), p ) 仁 祖 實 錄 권16, 인조 5년 4월 정유, 34집, p ) 仁 祖 實 錄 16, 仁 祖 5년 4월 병진, 營 將 節 目. 48) 조선후기 營 將 制 度 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저가 참조된다. 車 文 燮, 朝 鮮 後 期 의 營 將, 앞의 책 (1973) ; 徐 台 源, 朝 鮮 後 期 地 方 軍 制 硏 究 - 營 將 制 를 중심으로-, 혜안(1999). 49) 仁 祖 實 錄 권34, 인조 15년 2월 병술, 34집, p.675.

10 國史館論叢 第93輯 다.50) 영장제가 폐지된 이후에는 수령들이 다시 군정을 담당하게 되는데, 기존의 영장 에 해당하는 진관 수령은 文 武 蔭官 가운데 재능이 있는 자를 선임하도록 규정되고 있었다.51) 영장제의 혁파 이후에도 군사훈련이 계속되고는 있었지만,52) 그 실효성은 의심이 가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火藥 등 軍器가 부족해 조련의 실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火藥의 부족에 따른 훈련의 부실은 훈련도감의 砲手에 비해 지방 속오군의 砲手의 경우 가 더욱 심각하였다.53) 따라서 막상 훈련에 들어간 束伍軍은 화약을 잴 줄도 몰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형편이었다.54) 이렇듯 조련이 부실해지자, 영장의 復設을 청하는 견해들이 다시 등장하게 되었다. 수 령이 영장을 겸임하게 되자, 군무만을 전담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55) 영장제의 복구 문제는 다시 공론화되었지만, 정승들 간에도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고 있었다.56) 논 란 끝에 효종 5년(1654) 2월에는 三南에 영장을 파견하기로 결정되었다.57) 孝宗대는 北伐論이 표방되면서 군비의 확충에 진력하던 시기였다.58) 효종 5년 3월에 반포된 營將事目 은 이러한 의지의 구체적 표현이었다. 영장의 임무는 鎭管에 주둔하고 각읍을 순행하면서 試才 閱武 操鍊하는 것이었다.59) 영장제의 시행에 있어 문제로 제 기될 수 있는 것은 수령과의 관계였다. 조선전기의 진관체제에서도 진관 수령과 산하 수 령과의 통솔관계가 문제로 제기된 바가 있었다. 따라서 營將事目 에서는 수령과의 상하 관계를 명확히 하여,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했다. 물론 營將도 監 兵使의 지휘 체계 아래에 있는 것은 분명하였다. 다만 영장에게 수령에 대한 감독권을 부여함으로써, 조선전기 진관체제의 문제점을 시정하려고 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방의 지휘체계는 鎭管體制 制勝方略體制에서 鎭營將과 束伍軍을 중심으 로한 鎭營體制로 바뀌어갔다.60) 영장제는 制勝方略처럼 특정 지역을 방어하는 것이 아니 50) 承政院日記 79책, 인조 19년 7월 12일, 4집, p ) 仁祖實錄 권39, 인조 17년 8월 무술, 35집, p ) 金友哲, 앞의 논문(1999), pp ) 承政院日記 109책, 孝宗 즉위년 11월 13일, 6집, p ) 承政院日記 113책, 孝宗 1년 5월 27일, 6집, p ) 孝宗實錄 권8, 효종 3년 2월 을사, 35집, p ) 孝宗實錄 권8, 효종 3년 3월 갑신, 35집, p ) 孝宗實錄 권12, 효종 5년 2월 임신, 35집, p ) 효종대의 군사 정책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 참조. 車文燮, 孝宗朝의 軍備擴充, 앞의 책 (1973) ; 李京燦, 조선 효종조의 북벌운동 ( 淸溪史學 5, 1988). 59) 備邊司謄錄 17책, 孝宗 5년 3월 16일, 2집, pp 營將事目. 60) 車文燮, 조선후기 兵馬防禦營 設置考 ( 朝鮮時代 軍事關係 硏究, 檀大出版部, 1996) p.248.

11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라, 지방의 주요 거점을 몇 개의 營으로 나누어 방어한다는 점에서 진관체제와 유사했다. 다만 영장이 별도로 파견된 경우에는 진관체제의 巨鎭(大邑) 위에 營將이 있어, 營將이 大邑을 포함한 小邑의 군사지휘권을 행사함으로써 진관체제의 巨鎭 守令이 행사한 군사 지휘권을 장악한다는 차이점이 있다.61) 孝宗의 死後 營將제도는 三南 지방은 전담 武臣 의 파견을 원칙으로 하되, 그 이외의 지역은 모두 수령의 兼官으로 하는 兼營將제도로 운 영하며 巡營 中軍을 설정하여 中軍의 지휘하에 독자적인 군사지휘권을 확보하는 형식으 로 바뀌어간다.62) 2) 束伍軍에 대한 給保 給復策의 시행 (1) 給保策의 시행과 軍額의 확보 束伍軍에 대한 적당한 대우가 고려되지 않음으로써 야기되는 문제는 처음부터 지적이 되고 있었지만,63) 속오군에 대한 保人의 지급문제는 孝宗代에 들어와서 구체화되었다.64) 束伍에 대한 奉足의 지급은 경상감사 權堣의 청에 의해 병조판서 元斗杓가 주장하여 이 루어진 것으로,65) 慶尙道에 한하여 시험적으로 실시케한 것이었다. 특히 임기가 임박한 權堣를 봉족의 충정이 끝날 때까지 특별히 그대로 유임시키는 등,66) 효종 자신이 이 제 도의 成敗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조치는 9월에 慶尙道束伍奉足 定給節目 이 완성됨으로써 제도화된다.67) 절목에 따르면 속오군 奉足의 충정은 官에서 수행하지 않고 속오군 자신이 친족이나 이웃 등을 대상으로 自望하게 하고 있다.68) 속오군 스스로가 봉족을 정하게 함으로써 충 정에 실효를 거둘 수 있게 하고, 官으로써는 충정에 따르는 수고를 덜려 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속오의 戶 保를 서로 연관지워 편성함으로써 평소에는 속오군에게 실제 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유사시에는 통솔을 용이하게 하려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숨어있는 民丁을 自望의 형식을 통해 노출되게 의도한 것으로 보인 61) 徐台源, 앞의 책, p ) 車文燮, 朝鮮後期의 營將 ( 朝鮮時代軍制硏究, 檀大出版部, 1973) p ) 宣祖修正實錄 권28, 선조 27년 12월 갑진, 25집, p.653. 京軍則 自官廩養 兵農已分 外軍 則 旣有本役 又入束伍 無給保無廩食 被抄者怨苦 逃亡相繼 爲州縣之弊矣. 64) 효종대에 給保가 시행되기 이전 시기의 논의에 대해서는 金友哲, 朝鮮後期 束伍軍 給保 給復 策의 推移 ( 全州史學 4, 1996) 참조. 65) 孝宗實錄 권13, 효종 5년 8월 병인, 35집, p ) 承政院日記 132책, 효종 5년 8월 9일, 7집, p ) 備邊司謄錄 17책, 효종 5년 9월 29일, 2집, pp 慶尙道束伍奉足定給節目 68) 같은 사료. 一, 束伍軍等 或以族屬 或以隣里 公私賤軍保之類 自望各一人 定奉足爲乎矣 非如 正軍之比 年雖裏暮 爲未滿六十 可以作農者 則並皆充定 年滿六十後 代定事.

12 國史館論叢 第93輯 다. 한편 奉足의 대상을 公私賤이나 軍保로 한정한 것은, 당시 속오군의 신분이 주로 이 러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속오 奉足의 부담을 1년 7斗로 명문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데, 이 조항은 속오급보 조치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69) 즉 7斗라는 적 은 부담을 통해 자원하여 입속토록 유도하고 있는데, 그 대상은 바로 군적에서 빠져 閑遊 하는 자들이었다.70) 이들은 주로 宮家나 사대부 등의 奴僕이거나, 특히 豪勢家 등의 挾 戶로서 존재하는 무리였다. 이들의 피역은 우선 국가의 對民 파악을 어렵게하고 국가의 재정수입을 축낸다는 점에서, 또 그 만큼 일반 민인들에게 그 역이 전가된다는 점에서 시 급히 해결되어야할 과제였다. 따라서 정부는 속오 奉足의 역을 헐하게 정하여 자원 입속 을 유도하는 한편, 계속 군적에서 누락되어 閑遊하는 자를 찾아내 苦役에 우선적으로 차 정하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또한 입속을 유도하려 하였다. 또한 이는 군역을 모피하려 떠돌고 있는 流民들을 헐역으로 유도하여 안집시키려는 조치이기도 했다.71) 속오군의 입역 형태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별도의 身役이 없는 閑良에 대해서는 속오 奉足에의 입속을 불허하는 조항으로,72) 앞에서 奉足의 대상을 公私賤이나 軍保의 무리로 제한한 것과 관련하여 관심을 끄는 조항이다. 즉 閑良은 별도의 身役을 부담하지 않고는 奉足에 입속할 수 없었다. 이 조항은 또한 奉足이 身役을 면제받고 있었던 듯이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이 가는 조항이다. 束伍軍은 기본적으로 身役을 가진 상태에서 수시로 조련 등을 감당하였던 만큼 兼役이 원칙이었지만, 束伍의 奉足은 身役이 없는 상태에서 戶首에 대해 1년 7斗의 納米만을 부 담하면 되는 歇役이었다. 결과적으로 束伍의 奉足 자체가 歇役인 일종의 身役이었던 셈이 다. 이와 같이 속오 元軍보다도 奉足의 역을 가볍게 한 이유는, 軍役에서 避役하고 있는 民人들을 일단 국가의 파악 하에 두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 다. 또한 孝宗朝는 北伐을 목적으로 한 군비확충에 심혈을 기울였던 시기였던 만큼, 현실 69) 같은 사료. 一, 奉足等助給粮資之數 若不定式 則不無濫數侵責之弊 每一年 粮米七斗備給 以補 資裝 使知其奉足之輕歇 以開自願入屬之路事. 70) 같은 사료. 一, 勿論宮家士大夫一鄕儒品奴僕 並皆充定 而豪勢家戶下入接之輩 尤甚閑遊 若使 落漏者 不得閑遊 並皆搜括 差定苦役 則人知其終不可閑遊 必皆自願入屬於奉足是去乎 落漏閑遊 人 各其面里正勸農色掌等 輪回差定爲旀 束伍軍中有闕 則又以此類充定 俾知其終不得落漏事. 一, 各面勸農色掌等各官 或以田結差定 故軍兵等 亦未免一軆差定 今後乙良 軍兵及奉足等如此之 役 一切勿定 必以閑遊人 搜得差定 使落漏者 偏受其苦事. 71) 같은 사료. 一, 流民之移來移去 不能十年安居者 盖以謀避軍役也 軍役苦重 無根着之人 流移姑 避 勢所必至 而安土重遷 乃人之本情 若得輕歇之役 一生安抑 則流民亦將有莫居之樂 必皆自願入 屬於奉足是去乎 亦以此意 曉諭民間事. 72) 같은 사료. 一, 無役閑良則雖或入屬奉足 而不可以此免其本身役是去乎 如此者乙良 勿施定式 充定於水陸軍良役事.

13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적으로 地方軍의 핵심이 되었던 束伍軍을 정예화시키는 것도 큰 과제가 되었으며 그와 같은 사정이 慶尙道에서의 시범적인 실시라는 형태로 나타났을 것이다. 헐역인 속오 봉족을 통하여 閑遊者들의 자원 입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다른 조항에서 도 엿보이고 있다. 속오군의 궐액을 代定함에 있어서 그 대상을 군적에 누락되었던 한유 자나 새로 드러난 장정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73) 즉 속오 봉족의 陞戶를 법제적으로 금지시킴으로써, 閑遊者들이 안심하고 속오 봉족에 입속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었다. 그 렇지 않고 나중에 적발되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속오군에 충정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奉足이 歇役이라는 것을 널리 홍보함으로써 入屬을 유인하고 있었다.74) 이와 같이 束伍의 元軍보다 保人을 더 헐역으로 함으로써 입속을 유도하는 조치는 실 제로 엄격히 시행이 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절목이 발표된지 2년 후인 孝宗 7년 (1656), 安東의 束伍 奉足 중 父子 兄弟의 관계에 있는 자들이 陞戶를 원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락하자는 安東 營將의 요청을 일단 備邊司에서 들어주지만, 대사헌 鄭維城의 반 대에 의하여 다시 번복하고 있다.75) 처음에 奉足을 충정하면서 절대로 陞戶하지 않는다 는 약속을 했으니, 비록 自願의 형식으로라도 만약에 陞戶하는 길을 연다면 많은 奉足들 이 의구심을 가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속오에 대한 봉족의 지급 조치는 적극적인 피역자들 뿐만 아니라, 각관에 私募屬의 형 태로 존재하고 있었던 자들을 겨냥하기도 한 것이었다.76) 屬里 屬店이나 老殘軍의 명색 은 모두 조정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던 일종의 私募屬으로써, 이들을 속오의 봉족에 충정함으로써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국가의 파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막으려 는 것이었다. 속오는 원래의 신역 이외에 겸하여 부담하는 역이었으므로 한 집안에서도 수 명이 束 伍役을 부담하는 폐단이 있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1家 내에 5 6인이 속오에 편성되 어 있을 경우에는 절반을 봉족으로 降定함으로써 그 폐단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보였 73) 같은 사료. 一, 年年束伍代定時乙良 落漏閑遊者 及新現出加年壯 搜括代定爲乎矣 定式之後 不 可失信於民 永爲恒式 斷不撓改事. 74) 같은 사료. 一, 將此節目 坊坊曲曲 掛榜知委 使人人 皆知其落漏者地終有後患 又知其奉足之輕 歇 俾無厭避之弊爲旀 軍兵等處 自望人書呈事 詳細知委 每月望前望後 軍兵試才時 自望人問名收 捧爲乎矣 望前未得書呈者 則望後試才時書呈 每月如是爲旀 每巡試才時 望呈數幾名是如 這這牒 報 以爲考勤慢之地 爲勿定期限 緩緩擧行 俾無騷屑之弊事. 75) 備邊司謄錄 18책, 효종 7년 11월 13일, 2집, p ) 備邊司謄錄 17책, 효종 5년 9월 29일, 2집, p.451. 慶尙道束伍奉足定給節目 一, 各官 各所 袱奴査覈時 太半落漏是如爲去乎 更良一一査出充定爲旀 袱奴之外 又有各處屬里屬店之名 蠲免雅役 而官令 亦莫敢下手於屬里屬店是如爲臥乎所 誠極可該 所謂屬里屬店之名 爲先革罷 今 此奉足充定時 如此之類 一体充定事. 一, 各官軍兵外 稱以老殘軍 別爲成籍 或收布 或使換 其數 極多是如爲臥乎所 亦甚可該 如此之類 並皆充定奉足事.

14 國史館論叢 第93輯 다.77) 이는 후에 續大典에 법제화되기도 했다.78) 하지만 이러한 조항이 실제로 운영되기 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官에서 그 代를 定하도록 되어있는 英祖代의 규정도 실제 시행이 의심되는 형편인데,79) 가족 이외에 代定할 자를 스스로 얻도록하는 규정이 현실 적으로 가능했는지는 의문이다. (2) 속오군에 대한 給復 免身役策의 시행 속오군에 대한 대우의 문제는 保人의 지급이라는 방향 이외에, 復戶의 지급이라는 방 향에서도 추진되었다. 束伍軍에 대한 復戶 역시 孝宗代에 들어와 실시되기에 이른다.80) 孝宗 7년 9월에 三南지방의 속오군에 대한 給復 및 身役 免除조치가 결정된 것이다. 三 南의 束伍軍은 매해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6개월간 매달 1회씩 營將이 해당 고을을 순 력하면서 활쏘기와 총쏘기 등을 시험하였는데, 軍兵들이 각자 식량을 싸들고 관문에 모이 는 과정의 어려움 등을 해결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대상에 따라 혹은 復戶를 지급하 거나, 혹은 身役을 면제해 줌으로써 그 부담을 덜도록 한 것이었다.81) 속오군의 給復 免役 色目과 대상은 다음과 같다. 1. 속오군 급복 및 면역 색목 : 射手,砲手,旗手,槍手,殺手,火兵,書記 1. 급복 대상 : 騎兵,步兵,各色의 保人,私奴,內奴 1. 신역면제 대상 : 忠勳府奴,府奴,館學奴,院奴,寺奴,諸員,餘丁,匠人,唱準,雇工 - 경상 전남도 각 山城 소속과 충청도 安興 소속 속오군은 營將이 매달 聚會하여 조련하는 것이 없으니 蠲役 給復에서 제외한다.82) 위의 기사를 보면 射手 砲手에서 火兵 書記에 이르는 속오군의 모든 色目이 給復 免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 慶尙 全南의 각 山城 소속과 忠淸道 安興 소속의 束伍軍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의 속오군은 영장이 순력하면서 77) 備邊司謄錄 17책, 효종 5년 9월 29일, 2집, p.451. 慶尙道束伍奉足定給節目 一, 父子 兄弟一家內 雖有五六人 而或未免俱在編伍 非但貧寒之人 軍裝措備 長立操鍊 其勢難堪 不喩 雖 以軍法言之爲良置 如遇警急 則不可沒數從軍 以此論之 則其在公私 俱爲不便 或以袱奴中餘數代 定 或令自得代定 父子兄弟一半乙良 降定於奉足事. 78) 續大典 권4, 兵典, 免役. 一家內 多人應役及 一人疊役者 除減 (細註;束伍軍中 父子三人 編伍者 除其父 兄弟四人編伍者 除其兄 官定其代 四父子以上良役 勿論同居與否 從自願一人除 減 使之其代 一身疊役者 減其後入之役.) 79) 車文燮, 束伍軍 硏究 앞의 책(1973), pp ) 給復이 시행에 이르는 과정까지의 논의는 金友哲, 앞의 논문(1996) 참조. 81) 備邊司謄錄 18책, 효종 7년 9월 2일, 2집, p.508. 備邊司單啓目. 82) 같은 사료. 一. 束伍軍給復免役色目 射手砲手旗手槍手殺手火兵書記 一. 給復秩 騎兵步兵各色 保人私奴內奴 一. 免身役秩 忠勳府奴府奴館學奴院奴寺奴諸員餘丁匠人唱準雇工 慶尙全南道各山 城所屬 忠淸道安興所屬束伍軍 則別無營將逐朔聚會操鍊之擧 故不入於蠲役給復之中.

15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조련을 하는 조련군이 아니었고, 그 자체가 身役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兼役하고 있는 명 색에 따라 身貢을 납부하는 속오군에게는 身役을 면제해 주고, 上番하고 있거나 私奴와 같이 身貢의 면제를 강제할 수 없는 속오군에게는 復戶해줌으로써 그 혜택을 골고루 나 누고 있다. 이로 보아 이 조치는 기본적으로 속오군의 兼役에 대한 대책인 동시에, 속오 군의 순력 조련에 대한 대가로서 이루어진 조치임을 알 수 있다. 대상 지역이 三南으로 국한된 이유도 營將의 순력 조련이 그 지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던 까닭에서이다. 復戶의 대상이 되는 토지는 田結의 소유자와 관계없이 원하는 곳의 土地에 혜택을 주 도록 하고 있으며, 復戶의 내용은 田稅를 제외한 각종 貢物 및 雜役의 면제였다. 또 이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대로 지키지 못할 경우 각 고을의 수령 및 아전들에 대한 처벌 조항도 마련하고 있었다.83) 復戶 대상의 토지를 소유와 관계없이 탄 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私奴를 비롯하여 자기 토지를 가지지 못한 농민들에 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것이 兼役에 대한 조치임은 身役 면제 대상은 물론이고 給復의 대상도 모두 일정한 역을 지니고서 束伍軍에 포함되어 있다는데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閑良이나 出身 業武 武學 등과 같이 일정한 身役이 없는 경우나 심지어는 有廳軍과 같이 身役이 있더라도 형식적인 경우에는 그 대상에서 제외한 데에서 확인할 수 있다.84) 한편 각 山 城 소속이나 충청도 安興의 속오군 등은 그 자체가 兼役이 아니며, 또한 조련에 참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속오에 대한 復戶의 규모는 50負가 원칙이나, 지역에 따라 그 양은 차이가 있었다. 일 례로 효종 9년에 嶺南 暗行御史로 나갔던 閔鼎重의 보고에 의하면, 영남도 50負 복호가 원칙이나 각읍 전결의 다과에 따라 혜택이 차이가 있다고 하고 있다.85) 즉 復戶의 대상 이 되는 雜役은, 각읍별로 田結을 단위로 배정이 되었던 까닭에 役이 많은 읍은 상대적으 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창설 당시부터 계속 문제가 되어오던 속오군에 대한 대우의 문제는 효종대에 給保와 給復의 제도가 시행이 됨으로써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북벌 을 기치로하여 군비의 확충에 진력하던 孝宗은, 지방군에 대해서는 속오군에 대한 대우의 개선을 통해서 이를 이루려고 한 것이었다. 그 시행 지역이 三南 지방으로 국한된 이유는 직접적으로는 속오군의 操鍊 83) 備邊司謄錄 18책, 효종 7년 9월 2일, 2집, p.508. 備邊司單啓目. 84) 같은 사료. 今此給復之類段 皆是有身役編於行伍 而一身兩役 逐朔試才者是白在果 此外以閑良 入於束伍者 及別隊中如出身業武武學等段 皆無身役是白乎旀 所謂有廳軍士等段 一年之內 當身入 番 則不過九日 納布亦不過一匹是白在 如中視諸有身役騎步兵公私賤餘丁匠人之類 其爲苦歇 不啻 懸殊 故不在於給復之中爲白有齊. 85) 閔鼎重( ), 老峯集 권11, 嶺南暗行御史別單書啓 ( 총간 129집, p.272).

16 國史館論叢 第93輯 이나 군액 확충이 그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淸 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86) 한편 給保와 給復은 반드시 속오군에 대한 대 우 의 개선만을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給保조치는, 속오군에 대한 물질적인 도움이 라는 목적 보다는 그를 통해 피역을 방지하고 민인들을 국가의 통제하에 두려는 의도가 더 강하게 드러난 조치였다. 給復조치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순력 조련 등으로 인하여 현저히 고통을 받고있던 三南 지방의 속오군에 대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보상이었다. 군사 력의 강화를 위한 孝宗의 의도적 노력은, 給保와 給復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地方軍에도 예외없이 기울여지고 있었다.87) Ⅱ.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再編 1. 顯宗~肅宗代 束伍軍制의 運營 1) 顯宗 肅宗代 前半 束伍軍 運營의 變化 孝宗代에 이르기까지 束伍軍은 營將制의 설립을 통한 操鍊의 제도화, 給保制의 시행으 로 표현된 군액의 확보, 兼役 모순의 해소를 위한 給復策의 시행 등을 통해 강화될 수 있 었다. 그러나 1659년 孝宗이 사망하고 顯宗이 즉위하면서, 속오군의 운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것은 평시 속오군의 가장 큰 부담이었던 조련의 축소로 나타났으며, 속 오군에 대한 給保 및 給復策도 그에 따라 변화를 보이게 된다. 顯宗代 以後 속오군의 운영이 이렇게 변화하게된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北伐論을 의욕 적으로 추진하던 孝宗의 사망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이는 대내외적 상황의 변동 및 이에 따른 정부의 정책 전환 문제와도 관련이 되는 것이었다. 이 시기에는 淸 日과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어 정부의 관심이 군사문제보다 재정문제로 쏠리고 있었다.88) 특히 肅宗 7 년(1681)에 三藩의 亂을 완전히 평정하는 등, 이무렵 淸의 國勢는 날로 강성해지고 있었 다. 따라서 北伐論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한 명분론으로 흘렀으며, 동시에 군사상의 관심 또한 흐려져갔다.89) 86) 車文燮, 孝宗朝의 軍備擴充, 앞의 책(1973), p ) 속오군의 군액은 인조대까지 10만 내외를 유지하다가, 숙종대 이후에는 20만 정도로 배증하 고 있다. 군액이 급증하는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지만, 기존의 연구에서는 이를 효종대의 적극적인 군액확보책의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金友哲, 앞의 논문(1999) p.107, 주312) 참조. 88) 柳承宙, 緖論 ( 朝鮮時代 鑛業史硏究, 高麗大出版部, 1993) p.6.

17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정부의 관심이 군사적인 문제에서 재정적인 문제로 전환하게 된 데에는 당시 군사제도 자체의 문제도 한 원인이 되고 있었다. 仁祖에서 孝宗代에 이르는 시기는 새로운 군영의 경쟁적인 증설을 통한 군비의 강화로 특징지울 수 있는 시기였고, 이는 北伐論으로 뒷받 침되었다. 舊 軍制에 중첩된 형태로서 새로 증강된 新 軍營의 설치는 필연적으로 군역을 담당할 자원의 부족을 야기할 수 밖에 없었고, 顯宗은 즉위와 동시에 이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90) 그것은 肅宗 英祖代를 거치면서 良役變通論 이라는 이름으로 길게 지속되었는데,91) 17세기 후반에 시작된 양역변통론은 18세기 중 반이 되어서야 均役法이라는 형태로 일단락되었다. 良役의 문제가 큰 국가적 과제로 떠오 른 상황에서, 지방군인 속오군의 운영은 축소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속오군 대상의 상당수가 良役을 지고 있었던 兼役者였기 때문에, 추가되는 조련의 부담을 감당하 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불어 닥친 17세기 후반의 자연재해는, 정상적인 속오군의 운영을 방해하는 또 하나 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顯宗 肅宗代 前半期에 해당하는 17세기 후반은 생존 환경면에 서 조선왕조 역사상 최악의 시기 였다고 언급될 만큼,92)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다.93) 특히 顯宗 연간에 계속되었던 대규모의 饑饉은 조련의 빈도가 줄어드는 이 유가 되고 있었다.94) 다음 <표 1>은 顯宗代의 조련의 시행 여부를 도표화한 것이다.95) 이를 통해서 각 지방 의 조련 시행 여부 및 추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89) 柳承宙, 朝鮮後期 鑛業政策論 ( 韓國思想大系 Ⅱ, 成大 大東文化硏究院, 1976) p ) 車文燮, 壬亂 이후의 良役과 均役法의 성립 朝鮮時代 軍事關係 硏究, 檀大出版部, 1996) pp ) 17세기 후반 이후의 양역 변통논의가 균역법으로 귀결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鄭萬祚의 논문이 참고된다. 鄭萬祚, 朝鮮後期의 良役變通論議에 對한 檢討 -均役法 成立의 背景- ( 同大論叢 7, 1977) ; 肅宗朝 良役變通論의 展開와 良役對策 ( 國史館論叢 17, 1990). 92) 李泰鎭, 小氷期 ( 년)의 天體 現象的 원인 - 朝鮮王朝實錄 의 관련 기록 분석 ( 國史館論叢 72, 1997) p ) 연구자에 따라서는 이 시기의 자연현상을 세계사적인 것으로 설명하면서, 小氷期 로 설명하 는 견해도 있다. 나종일, 17세기 위기론과 한국사 ( 歷史學報 94 95합, 1987) ; 李泰鎭, 앞의 논문. 94) 전근대사회에 있어서 기근은 항상적인 것이어서, 연대기 자료를 통해 기근의 규모나 빈도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다만 增補文獻備考 市糴考 賑恤條의 기사를 통해 현종대의 전반에 걸쳐 기근이 발생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에 의하면, 顯宗 12년(1672) 의 경우에는 飢民의 연인원이 686,114명이었고, 6월 한달간의 餓死者의 수효만도 18,950명 에 이르고 있었다고 한다. 趙珖, 19世紀 民亂의 社會的 背景 ( 19世紀 韓國 傳統社會의 變 貌와 民衆意識, 高大 民族文化硏究所, 1982) p ) 필자는 顯宗에서 正祖에 이르는 시기의 봄 가을 전국 각 지역의 조련 상황에 대한 조정의 결 정 내용을 일일이 조사하여 연도별로 도표화한 바 있다.(金友哲, 앞의 논문, 1999, pp , <부표>) 본 논문의 표는 이 표를 바탕으로 하여 왕대별로 재작성한 것이다.

18 國史館論叢 第93輯 <표 1> 顯宗代 조련 실태의 통계 충 청 전 라 경상좌 경상우 구 분 봄 가을 봄 가을 봄 가을 봄 가을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년수 미확인 시행 부분시행 정지 정지비율(%) 전거 : 朝鮮王朝實錄 및 備邊司謄錄 비고 : 합 은 합동 조련[合操], 영 은 營將의 巡歷. 이 <표 1>을 통해서 보면, 顯宗代에 조련이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봄 가을로 兵使에 의해 실시되는 合同 操鍊은 정지의 사례가 상당히 잦다. 충청도 의 경우 15년 가운데 봄에는 7회, 가을에는 8회의 정지 사례가 확인된다. 이러한 추이는 兩南 지방의 경우에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조련 정지의 추세는 肅宗代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었다. 다음의 <표 2>는 肅宗 景宗代 의 조련 실태를 통계화한 것이다. <표 2> 구 분 년수 미확인 시행 부분시행 정지 정지비율(%) 肅宗 景宗代 조련 실태의 통계 충 봄 합 영 청 가을 합 영 전 봄 합 영 라 가을 합 영 경상좌 봄 가을 합 영 합 영 경상우 봄 가을 합 영 합 영 顯宗 때보다 조련의 정지 비율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顯宗代는 기근이 빈발했던 데다가, 15년간의 통계인 반면 肅宗 景宗代는 50년의 통계이기 때문이 다. 특히 연도별 추세를 보면, 肅宗代 후반으로 갈수록 조련의 정지 빈도가 더욱 증가함 을 확인할 수 있다.96) 봄 가을 가운데에는 봄 조련의 정지가 근소하게 많은데, 굳이 의

19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미를 부여하자면 아무래도 農時 와 관련이 되었던 것같다. 조련 정지의 이유는 주로 흉년 등의 農形 이 이유가 되고 있었다. 肅宗代에 들어와서는 흉년 등으로 인하여 조련 순력 등이 행해지지 않자 보완 대책이 자주 논의된다. 그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官門聚點 을 시행하자는 건의였다. 肅宗 10년 李世華는 병사나 영장의 조련 순력이 정지되었을 때, 대신 수령이 束伍軍을 官門에 모 아 點考[官門聚點] 하자고 건의하였다.97) 소요의 우려가 있다하여 시행에는 이르지 못하 지만, 그 의의는 인정되고 있어98) 이후 다시 논의되기에 이른다. 肅宗 12년에도 南九萬 은 조련의 오랜 정지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풍흉에 관계없이 營將의 순 력은 거행토록 청하여, 숙종의 허락을 받고 있다.99) 이렇듯 肅宗代 전반에는 조련이 자 주 정지되었지만 그 대안이 여러 가지 방향으로 모색되었고, 결국 營將의 巡歷만은 꼭 거 행한다는 원칙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孝宗代에 시행된 束伍軍에 대한 給保 및 給復策도 顯宗과 肅宗代를 거치면서 크 게 변화한다. 우선 嶺南의 束伍에 대한 給保는 顯宗 5년(1664)경에 폐지된다. 顯宗 4년 (1663)에 慶尙監司 李尙眞은 본도의 폐막을 啓聞하면서 給保의 폐지를 청하였다.100) 給保는 논란 끝에 혁파할 경우의 軍情을 우려해 그대로 유지되었지만,101) 이미 孝宗代에 그것을 시행할 당시와는 사정이 판이하게 달라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효종대와 같은 군사적 긴장상태가 유지되지 않고 거듭된 흉년으로 속오군의 조련도 자주 행해지지 않았 던 만큼 給保의 명분도 약해졌으며, 더 이상 奉足의 확보 자체가 어려웠으므로 폐지하자 는 논의가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갑자기 폐지할 경우 현실적으로 가족 간에 戶 保를 이루어 보호받던 군병들이 군역에 일제히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견해가 우 세해 결국 給保制를 유지키로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유지는 폐지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같은 해 10월, 水原府使 李壽昌이 경 상도 속오 가운데 취사병인 火兵의 특수성을 들어 추가로 1인을 더 배정해 달라고 청하 는 가운데, 속오 保人의 궐액을 더 이상 보충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102) 즉 일시에 給保制를 폐지하지 않고, 궐액의 충정을 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給保制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었다. 96) 金友哲, 앞의 논문(1999) pp , <부표 1><부표 2>. 97) 承政院日記 305책, 肅宗 10년 9월 6일, 16집, pp ) 承政院日記 305책, 肅宗 10년 9월 13일, 16집, p ) 承政院日記 315책, 숙종 12년 5월 3일, 16집, p ) 顯宗實錄 권7, 현종 4년 10월 임인, 36집, p ) 顯宗改修實錄 권10, 현종 5년 2월 경자, 37집, p ) 顯宗改修實錄 권11, 현종 5년 10월 임신, 37집, p.404.

20 國史館論叢 第93輯 孝宗代 이래 변화를 거듭하던 三南 속오에 대한 給復도 肅宗 9년(1683)에 완전히 폐 지되게 된다. 束伍軍에 대한 復戶의 지급은 어디까지나 操鍊을 시행한 것에 대한 대가였 다. 이에 따라 조련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속오군에 대한 復戶의 지급도 고비를 맞는다. 장기간의 조련 정지로 인하여, 顯宗 11년 이후로는 鳥銃을 납부한 자에 한해서 만 50負를 復戶해주고, 그렇지 못한 자는 復戶가 주어지지 않아왔다.103) 그런데 이제 각 아문의 鳥銃 제조가 증가함에 따라 이제는 給復의 폐지가 가능해진 것이다.104) 또한 給 復 대상 토지의 증가로 인한 정부의 세입 감축도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었다.105) 또한 조정에서는 속오에 대한 給復이나 免役조치를 시행하고 있었지만, 그로 인한 재 정 감축분을 해결할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給復으로 감축된 田結의 稅額이 給復 되지 않은 다른 전결에 전가되어 폐단이 되고 있었음은 물론, 身役價布의 면제로 인한 各 司 재정의 보완책도 전혀 마련되어있지 않아 그때그때 요청에 따라 임기응변적으로 처리 되고 있다. 各司의 재정이 문제되자, 조정에서는 속오에서의 제외라는 조치를 취하고 있 는 것이 주목된다. 신공면제로 인한 각사 재정의 부족분을 조정의 다른 수입에서 전용하 여 보태어주지 않고, 아예 속오에서 제외시킴으로써 해결하려한 것이다. 孝宗代에는 成均 館의 奴子가, 顯宗代에는 工曹의 匠人이 束伍役에서 빠져나간데 이어, 肅宗代에는 公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內奴와 尙衣院의 奴子마저 束伍役에서 빠져나감으로써106) 公賤 가운 데에는 일부 寺奴만이 束伍役을 부담하게 되었으며, 그 궐액은 고스란히 良人이나 私賤 신분의 부담으로 남게 되었다. 처음에는 양인과 공사천을 망라해서 편성되었던 속오역이 일부 계층에로 집중되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다.107) 2) 肅宗代 後半 束伍軍의 變通 論議 肅宗代에 제기된 지방군의 개편 논의는, 그 주장하는 바에 따라 몇 가지 방향으로 구 분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朝鮮前期 五衛制로의 복구를 주장하며, 속오군의 폐지를 주장 하는 입장이 있었다. 숙종 14년(1688)에 朴世采는 五衛制를 復設함으로써, 士族과 良民 으로 行伍를 구성하자는 원칙론을 주장하고 있었다.108) 또한 숙종 28년(1702)에도 申琓 103) 金友哲, 앞의 논문(1996), p ) 閔鼎重, 老峯集 권5, 寧陵奉審復命後書啓 ( 총간 129집, p.110). 105) 備邊司謄錄 37책, 숙종 9년 1월 12일, 3집, p.600. 이후 같은 달 24일에 湖西지방의 속 오군에 대한 급복도 혁파된다. 그런데 영남 급복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는 사료가 없는데, 비슷한 시기에 혁파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 肅宗實錄 권14, 숙종 9년 1월 임자, 38책 p.619 ; 備邊司謄錄 37, 숙종 9년 1월 14일, 3책 p ) 金友哲, 앞의 논문(1996), p ) 肅宗代에 일부 직역에로 束伍役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金友哲, 17世紀 後半 江原道 伊川의 職役 分布와 束伍軍의 兼役 實態 -伊川 戶籍 의 분석- ( 軍史 36, 1998), 참조.

21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은 100여만의 虛簿 軍額을 모두 혁파하고, 수십만으로 정예화하는 대변통론을 제기하였 다.109) 물론 이러한 주장은 양역 전반의 대개편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쉽게 수용될 수 없는 주장이었다. 五衛制의 복구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서, 營將制를 혁파하고 鎭管體制 를 복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肅宗 25년에 崔錫鼎은, 영장제의 문제 점으로 수령에게 親兵이 없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鎭管制를 복구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 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110) 이후 영장제의 혁파는 꾸준히 거론된다.111) 束伍軍을 중심으로한 지방군의 변통 필요성에 대해서는 肅宗도 인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 변통이 쉽지 않음 또한 알고 있었다.112) 따라서 전체적인 대변통 논의와는 별개로 束 伍軍의 유지를 전제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논의도 계속되었다. 그것은 폐지되었던 給保 의 재개, 부실한 操鍊의 보완책 등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束伍軍에 대한 給保制가 실질적으로 폐지된 이후에도 이것을 다시 시행하려는 움직임 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는 숙종대의 양역변통논의와 연결되어 전개되고 있는데, 이전 에 영남에서의 시험적인 실시에 그쳤던 것과는 달리 전면적인 실시의 방향에서 논의된다. 숙종 1년에 武臣 金世器는 湖南의 속오군에게 復戶를 해주는 대신에 保人을 지급해줄 것 을 청한데 이어,113) 숙종 7년에 李端夏는 속오군을 정예화하는 방법론으로 給保論을 제 기한다. 전국에 속오군이 20여만이나 되지만 잘 훈련되어 있지 못하므로, 그 가운데 丁 壯을 가려서 정예화시키고 나머지는 도태시켜 保로 삼자는 것이다.114) 한편 지평 權燧는 속오군에 대한 保人의 지급과 雜役의 면제를 청하고,115) 知事 李寅燁은 효종대에 실시되 었던 것과 거의 비슷한 방법의 속오 급보론을 제기하였다.116) 이상과 같은 속오군의 급보 재개 논의에 따라, 숙종 34년(1708)경에는 조정에서 속오 에 대한 給保가 일단 결정된다.117) 그런데 이 때 결정된 給保가 원활히 시행된 것같지는 않다. 숙종 37년(1711)에도 호남의 속오군에게 급보를 시행하는 기사가 나오는데, 이전 에 이미 결정이 되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시행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던 사실 108) 朴世采( ), 南溪集 권12, 陳時務萬言疏 ( 총간 138집, p.245). 109) 申琓( ), 絅菴集 권 13, 進八條萬言封事冊子箚 ( 平山申氏文集 3, p.249). 110) 崔錫鼎( ), 明谷集 권16, 四條政弊箚子 ( 총간 154집, p.181). 111) 肅宗實錄 권47, 숙종 35년 3월 기축, 40집, p ) 宋徵殷( ), 約軒集 권6, 經筵講義 庚辰(1700 숙종26) 12월 16일. ( 총간 163집, p.532). 113) 備邊司謄錄 31책, 숙종 1년 12월 4일, 3집, pp ) 肅宗實錄 권12, 숙종 7년 8월 무자, 38집, p ) 肅宗實錄 권35, 숙종 27년 3월 기유, 39집, p ) 備邊司謄錄 58책, 숙종 33년 5월 17일, 5집, p ) 承政院日記 444책, 숙종 34년 8월 19일, 23집, p.954.

22 國史館論叢 第93輯 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118) 이 해에도 束伍 保人에 대한 保米의 징수는 정지하고 있 어, 원활히 시행되지는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숙종대 후반에 수차례에 걸쳐 束伍 軍에게 保人을 지급키로 결정하고, 그에 따라 보인이 편성되어 있었던 것은 확실했다. 숙 종대의 給保策은 이후 영조 6년(1730)의 束伍節目 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숙종대 후반에 들어와 束伍軍 조련의 정지가 더욱 잦아지게 되자, 그 보완 대책 이 다시 논의되게 된다. 그것은 이전에 논의된 바 있었던 官門聚點 의 시행으로 귀결되었 다. 肅宗 28년(1702)에 慶尙監司 趙泰東은 習操를 정지하더라도 戎政을 소홀히할 수 없 으므로 官門에 모여 연습케 할 것을 청하였다. 이 건의는 논의를 거쳐 우선 兩南 지방에 서 먼저 시행토록 결정되었다.119) 이 당시 조련은 兵使가 習操를 담당하고 營將은 각읍 을 巡歷하는 것이 예였다. 하지만 흉년 등의 이유로 習操나 巡點이 정지되는 경우가 잦아 지자 각 고을 단위로 스스로 연습케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해의 官門聚點 은 아직까지 제 도화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조련 정지에 대한 대안으로 고을 단위의 연습 필 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120) 이는 이후 英祖代에 들어와 제도화되기에 이른다. 18세기에 접어들어 속오군의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조정에서는 다른 대 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새로운 兵種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나타났는데, 크 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하나는 수령을 중심으로 한 親兵을 설치 유지하는 것이 었고, 다른 하나는 騎兵을 신설하는 것이었다. 특히 전국적인 편성을 가지고 있었던 束伍 軍이 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 고을 단위 군사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吏奴隊 및 牙兵 등과 같은 수령 친병이 생겨나게 되었다. 한편 日本을 적으로 가상한 紀效新書 의 실효성이 의심되면서, 북방의 민족에 대항하는 騎兵의 필요성은 진작부터 제 기되어왔다. 그러는 가운데 숙종대 중엽의 海防論은 각 도별로 騎兵을 확충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숙종 36년 9월, 淸에서는 海賊을 경계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咨文을 조선에 보내 게 되고121) 이를 계기로 조선에서는 海防論 이 대두하게 된다. 이 海防論은 양역변통논의 와 결합하면서 군제 전반에 대한 검토를 가져온다. 海防論을 계기로 조정에서는 축성, 馬 兵의 양성, 수령 친병의 확대 등이 논의되고 그 중 상당 부분은 실현에 옮겨지게 된다. 그 렇지만 전체적인 조선후기 군제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새로이 兵種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속오군제 자체에 변동은 없었다. 다만 지방에 馬兵이 증설되고, 수령의 친병이 확대되면서 속오군은 지방군에 있어서 상대적인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118) 備邊司謄錄 61책, 숙종 37년 3월 28일, 6집, pp ) 承政院日記 408책, 肅宗 28년 11월 20일, 21집, pp ) 承政院日記 444책, 肅宗 34년 8월 19일, 23집, pp ) 肅宗實錄補闕正誤 권49, 숙종 36년 9월 기미, 40집, p.383.

23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수령 親兵의 필요성은 營將制의 실시와 함께 제기되어 온 바 있다. 守令에게 地方軍의 지휘권이 주어지지 않다보니, 유사시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수령 친병의 양성은, 우선 평소에도 수령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관아의 人吏나 奴僕들을 조직화 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수령 親兵으로서 人吏나 奴僕 등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군사적인 요충지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숙종 28년 江華에서는 軍官과 校生을 포함해 書吏 廳直 使令 官奴 등을 훈련시키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으며,122) 숙종 29년에 官屬作隊를 전국적으로 시행토록 한 기사에는, 西道의 각 고을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음이 언급되고 있다.123) 이후 숙 종 36년 9월, 海防論 의 대두와 함께 官屬作隊를 실효성 있도록 할 방안이 마련되 며,124) 숙종 43년에 淸이 蒙古의 침입을 받게 되면서 다시 吏奴 및 保人의 作隊가 결정 된다.125) 이와 같이 吏奴作隊는 수시로 추진되고 있는데, 지속성의 측면에서는 한계를 갖는 것이었다. 수령에게 吏奴隊 등의 親兵의 설치가 시도된 것처럼, 각도의 監 兵營에서는 親兵으로 서 牙兵의 설치를 확대한다.126) 牙兵의 설치는 임진왜란 때부터 시작되어 17세기에 이미 광범위하게 설치된 바 있었다. 그런데 18세기에 들어와 牙兵의 설치는 새로운 단계를 맞 게 된다. 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살펴 볼 수 있다. 하나는 물론 속오군제의 운영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현실에 있었다. 전면전에 대비 한 전국적인 속오군의 유지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각 고을에서는 수령들이 지휘할 수 있는 吏奴隊 등을 설치함으로써 유사시에 대비하려 했다. 한편 監司나 兵使 등은 평소에 나 유사시에나 속오군을 지휘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역시 속오군이 해이해진 상태에서는 親兵의 존재가 필요했다. 다른 하나의 배경은, 당시 양역변통논의와 관련한 것이었다. 牙兵은 원래 규정되어 있 지 않은 명색이었다. 조정에서는 이른바 私募屬 으로서 조정의 파악에서 벗어나 있던 각 종 명색을 양성화시킴으로써 조정의 통제 아래로 두는 정책을 펴고 있었다.127) 그러한 정책의 연장선에서 조정에서는 각도의 牙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입장을 취했던 것이 다. 속오군 유지의 어려움이나, 대외적 위기감의 고조로 인한 군사적 필요성 등은 그 양 성화를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될 수 있었다. 그 결과 각도 牙兵의 군액이 공인되고 조련이 122) 肅宗實錄 권37, 숙종 28년 8월 기축, 39집, p ) 備邊司謄錄 53책, 숙종 29년 4월 1일, 5집, pp ) 承政院日記 456책, 숙종 36년 10월 4일, 24집, p ) 承政院日記 504책, 숙종 43년 9월 7일, 27집, p ) 金友哲, 앞의 논문(1999), pp ) 金友哲, 均役法 施行 前後의 私募屬 硏究 ( 忠北史學 4, 1991) pp

24 國史館論叢 第93輯 제도화된다. 하지만 군사적 필요 못지 않게 재정적인 목적이 중요했던 지방의 각 營門으 로서는, 牙兵의 운용을 규정대로 시행하지 않는다. 그 결과 牙兵 역시 재정 목적의 納布 軍 명색이 되었던 것이다. 肅宗代 이후 조선후기의 지방군에 나타난 또다른 변화는 각종 騎兵의 확충이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親騎衛였다.128) 숙종 초반 중국에서 일어난 三藩의 난 등으로 인 하여 위기상황이 고조되는 가운데 騎馬兵의 부족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 에 따라 숙종 10년, 함경도에 騎兵部隊를 설치하여 北兵使와 南兵使, 咸鏡監司에게 각각 속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親騎衛이다. 숙종 36년의 海防 논의는 騎兵의 확산에 계기가 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속오군으로는 海賊을 방어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인식이 바탕이 되고 있었다. 騎兵의 경우에는 束伍와 는 달리 기동력이 있어서 海賊의 방어에 적당하다는 입장이었다.129) 이에 따라 각 지방 에 騎兵이 확충된다. 숙종 44년에는 황해도에 別武士를 편성하는데,130) 이는 관서 지방 에 이미 편성되어 있었던 別武士를 모델로 한 것이었다.131) 東萊의 別騎衛의 경우도132) 역시 관북의 親騎衛의 예와 같이 설치된 騎兵이었다. 2. 英祖代 束伍軍制의 再編 1) 束伍節目의 제정과 地方軍制의 再編 肅宗代의 良役變通論議는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英祖代로 이어졌다. 따라서 英 祖代에도 良役의 문제는 여전히 가장 큰 현안이었다. 이에 따라 束伍軍 등 地方軍制의 변 통 논의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英祖 1년 檢討官 權樀이 束伍軍에게 奉 足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변통을 청하자, 英祖는 양역의 폐단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시급 하다하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133) 이렇듯 부차적으로 취급되었던 束伍軍 문제는 英祖 4년(1728) 戊申亂을 겪으면서 다시 중요하게 부각된다. 戊申亂의 진압에는 營將 지휘하의 속오군은 물론이고, 중앙 128) 姜信曄, 朝鮮後期 親騎衛 ( 慶州史學 13, 1994). 129) 徐宗泰( ), 晩靜堂集 권9, 備局因北咨論措處事宜啓辭 ( 총간 163집, p.184). 竊念海寇若或有來犯之事 則乘風一踔 涉海如陸 以沿海邑鎭若干戰船 單寡束伍 豈能有抵當遮遏 之望 不幸登岸 則預有馬軍而後 以其馳驟之長 可以衝擊而制之 其勢然矣. 130) 備邊司謄錄 71책, 숙종 44년 12월 7일, 7집, pp 黃海道別武士節目. 131) 肅宗實錄 권62, 숙종 44년 10월 신미, 41집, p ) 備邊司謄錄 82책, 영조 3년 11월 29일, 8집, pp ) 承政院日記 606책, 영조 1년 12월 13일, 33집, p.153.

25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군까지 동원되었다.134) 하지만 속오군의 조직은 반란군으로 동원되기도 했다. 槐山의 土豪 金德三이 束伍軍을 이끌고 嶺南 봉기군을 맞으려 했던 것이나,135) 陜川과 三嘉 의 座首가 束伍軍을 반란군에 포함시켰던 사례 등이 그것이다.136) 이렇게 束伍軍이 반란군으로도, 진압군으로도 동원되는 모순된 상황은 束伍軍의 재편 필요성을 부각시 켰다. 英祖 5년에 領議政 洪致中은 유사시에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군대로서 속오군의 중요 성을 강조하며, 戊申亂을 예로 들면서 변통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137) 이에 따라 吏曹 判書 趙文明이 병조판서로 재임중에 마련했던 속오군의 변통에 관한 절목을 올리도록 결 정되었다. 영조 6년(1730)의 束伍節目 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오게 되었다. 束伍節目은 총 23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크게 속오변통의 필요성과 편성의 원칙, 代定의 대상 및 방법, 조련, 給保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束伍軍 변통의 필 요성을 언급하면서는 특히 附近作隊 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성립 당시 속오군의 편성 원칙이었던 가까운 곳으로부터의 隊伍 편성이 실제로는 지켜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 다. 가까운 이웃끼리의 편성은, 유사시 동원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강조되지 않을 수 없었다.138) 이 원칙에 따라 편성하되, 새로 충정하지는 않고 기존의 군졸을 사는 곳 에 따라 相換하는 방식을 택하여 혼란을 방지하려 했다.139) 束伍節目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부분은, 頉이 생긴 속오군의 代定문제 였다. 代定은 해당 里에서 대정하는 里代定이 원칙이었다. 다만 里代定이 불가능할 경 우에는 이웃 里에서 代定하도록 하고 있었다.140) 代定은 物故의 경우에는 3일 이내, 逃 亡의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하도록 하고, 老除나 兒弱 病疾 등으로 인한 頉의 경우에 는 즉시 代定토록 하고 있다.141) 또한 代定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할 경우에 134) 徐台源, 중세사회의 해체와 영장제 ( 朝鮮後期 地方軍制硏究, 혜안, 1999) p ) 정석종, 영조 무신란의 진행과 그 성격 ( 조선후기의 정치와 사상, 한길사, 1994) p ) 徐台源, 앞의 논문, pp ) 承政院日記 698책, 영조 5년 12월 10일, 38집, p.579. (領議政洪)致中曰 我國團束赴 戰之卒 只是束伍軍 而外方 專致力於收布 而忽於束伍 將校不習操弓 軍卒不知放砲 緩急之際將 焉用之 前年逆變 幸賴天佑 雖卽剿滅 如有不虞之警 何以禦敵. 138) 備邊司謄錄 88책, 영조 6년 9월 25일, 8집, pp 束伍節目 一. 朝家之設置束 伍 意非偶然 自是待變之卒 故隣里團結 魚鱗作隊 明有事目 而近來國綱解弛 各邑守令 不遵舊制 此村有頉 彼村代定 哨旗隊五 各自散處 不相統領 脫有緩急 其何能及時調發 首尾相救也 軍制之 錯誤 莫大於此 不可不及令變通厘正是白去等以 附近作隊節目 廟堂相議 各項條件 開坐于後爲白 去乎 相考擧行爲白齊. 139) 같은 사료. 一. 附近作隊 不必以新充定而爲之 以其時存軍卒 區別其所居遠近 相換完聚爲白乎矣. 140) 같은 사료. 一. 如是制定之後 其中有物故者 仍於其里中搜得可代者 檢狀之末 捧疤率來看審 後 卽爲塡充 一. 本里若無可合代定者 則就其傍近隣里 搜得塡充爲白乎矣. 141) 같은 사료. 一. 逃故之代 故則三日 逃則十日內塡充 老除兒弱病廢零殘等雜頉段置 卽令

26 國史館論叢 第93輯 도, 매년 연말에 모아 하면 謀避의 우려가 있다 하여, 매월 말에 代定者 및 頉의 인적 사항을 명백히 밝혀 보고토록 하고 있다.142) 또한 대상이 되는 속오군의 신분은 良人 私賤을 막론하고 충정하되, 納布軍만큼 충정이 힘들지 않으니 건장한 자를 代定토록 규 정하고 있다.143) 여기에서 公賤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17세기 후반에 오면 公賤들이 대부분 속오군의 충정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음을 살펴본 바가 있었는데, 이제 법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도망자 및 신고자 자수자 발각자의 처 리, 궐액 충정에 소홀한 里任이나 民을 奴僕으로 속여 容接한 토호에 대한 처벌 규정 등을 담고 있다. 束伍節目 에서는 또한 束伍軍에 대한 保人의 지급 및 烟役의 면제를 제도화하고 있음 이 주목된다.144) 束伍 給保에 대한 이 조항은 숙종대 후반에 실시하려던 給保策을 明文 化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즉 내용에 나타나는 옛 제도[舊制] 는 숙종대의 그것을 지칭 한 듯하다. 給保의 운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는 없지만, 표현된 것만으로도 孝宗代에 시행되었던 嶺南에서의 給保策과는 상당히 다 름을 알 수 있다. 孝宗代에는 주로 가족이나 이웃으로써 충정케 하고 있었는데 반하여 이 절목에서는 같은 마을에서는 保人을 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孝宗代 에는 元軍이 自望하는 형식이었던데 반하여, 이 절목에서는 肅宗代와 같이 官에서 직접 충정하는 형식을 띄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두 節目이 내용을 달리하는 이유는 아 마도 給保의 의도가 서로 달랐던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孝宗代에는 保人 의 지급이라는 명분을 통해서 군액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自望 을 통하 여 충정을 용이하게 하려 했고 따라서 가족이나 이웃 등이 그 대상이 되었다. 반면에 英祖代에는 束伍軍에 대한 保人의 지급이라는 원칙에 충실하여 官에서 직접 정해주되, 保人에 대한 元軍의 지나친 침책을 우려하여 서로 다른 마을의 사람으로 정해주게 한 것이다. 아울러 束伍軍에 대한 烟役의 면제도 함께 시행함으로써, 束伍軍에 대한 도움 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英祖 6년의 束伍節目은 해이해져가는 지방군제를 재정비하 려는 목적에서 반포되었다. 그런데 절목에서 담고 있는 조항들이 지나치게 원칙적이고 당 代定. 142) 같은 사료. 一. 逃故代定之類 必欲待歲末 合數磨勘於各營 則其間奸僞易生 且情債收斂 亦有弊 端 必使朔末公事時 某故代定某 某逃代定某 其居住面里年疤 每朔馳報. 143) 같은 사료. 一. 束伍軍 毋論良人私賤 幷皆充定 自有事目 則其爲括定 有異於納布之軍 不甚難 得是白去乎 以其壯健者代定. 144) 같은 사료. 一. 束伍軍 各給一保 烟戶雜役蠲減 自有舊制 依舊制施行 而亦使之不出於元軍所居 之里中 以爲安緝之地爲白齊.

27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위적으로,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代定에 관한 각종 조항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을 많이 담고 있었다. 궁극적으로, 속오군의 문제는 兼役 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달린 것이었다. 그러나 束伍節目에서는 兼役 부분에 대한 대책이 전혀 나 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保人의 지급을 통해 속오 元軍의 부담을 줄이려고는 했다. 그러 나 束伍 元軍의 수를 줄이지 않는 상태에서 保人을 지급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속오군 액의 증대를 의미했다. 本役인 良役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束伍軍의 保人을 충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다. 따라서 속 오절목이 규정대로 운영되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속오군은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 었다. 규정보다 조련의 시행을 적게함으로써 속오군의 부담을 경감하던가, 실제 충정해야 할 대상보다 훨씬 질이 떨어지는 대상을 충정하여 비현실적인 규정에 액수를 맞추는 수 밖에 없었다. 戊申亂을 전후해서는 束伍軍 이외에 다른 地方軍 병종을 설치하는 문제도 재론되었다. 영조 4년 4월, 戊申亂의 진압을 위해 파견된 嶺南 按撫使 朴師洙의 건의에 따라 조정에 서는 기존의 법령대로 吏奴作隊를 시행할 것을 결정한다.145) 이듬해에는 각색 명목의 保 人의 作隊 문제도 다시 논의되어 시행에까지 이른다.146) 하지만 이때 편성된 吏奴隊가 제 구실을 하고 있지는 못했다. 英祖 30년 左議政 金尙魯는 戊申亂 이후에 節目을 만들 어 시행되었던 吏奴隊가 오랜 평화로 편안함에 젖어 무엇인지도 모르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탄하며, 1개월에 1회씩 守令이 직접 조련을 시행할 것을 청하여 허락받고 있다.147) 그 러나 黃海兵使 趙東晋은 1개월에 1회는 너무 잦으니 邑治 근처에 거주하는 자는 2개월에 1회, 멀리 사는 무리는 3개월에 1회씩 각각 조련을 실시토록 하자고 건의하였다. 결국 吏奴隊의 훈련은 邑治 근처에 거주하는 자는 3개월에 1회, 먼 곳에 거주하는 자는 6개월 에 1회 실시키로 결정되었다.148) 법을 완화하여 오랫동안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 이었지만, 역시 지속적으로 시행이 되지는 않았다. 吏奴隊는 각 고을 뿐 아니라, 兵營에도 설치가 되었다. 奎章閣에는 全羅兵營吏奴作隊 成冊 이 전해지고 있는데,149) 작성 연대가 분명하지 않은 이 문서에는 兵營 吏奴隊의 간 략한 편제와 作隊 경위에 대한 설명이 기록되어 있다. 全羅兵營의 吏奴隊는 모두 4哨로 구성되어 있었다. 책임자로 把摠이 1인 있었고, 把摠의 標下軍이 21명, 前 後 左 右 의 哨官이 1人씩 4人, 각 哨의 標下軍이 5명씩 20명이었다. 각 초의 元軍은 99명씩 모두 145) 承政院日記 659책, 영조 4년 4월 1일, 36집, p ) 備邊司謄錄 85책, 영조 5년 4월 12일, 8집, p ) 備邊司謄錄 127책, 영조 30년 9월 6일, 12집, pp ) 備邊司謄錄 128책, 영조 31년 2월 4일, 12집, pp ) 全羅兵營吏奴作隊成冊 (奎4481).

28 國史館論叢 第93輯 396명이었다.150) 兵營에 소속된 吏奴隊는 총 442명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편제에 이어 서 作隊 경위를 설명하면서 주목할 만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상 作隊한 군대는 처음에는 설치 名色이 없었다. 따라서 本營의 吏奴와 羅卒 및 營 아 래에 살고 있는 各色의 匠人과 閑雜人 등을 임시로 軍案에 포함시켜 수효를 채워 作隊하였 다.151) 吏奴隊의 편성에 있어서 원래 대상자가 아닌 匠人이나 기타 일반인까지 포함시켜 편성 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문서에 임시로 편제했다고 밝힐만큼 원칙에 어긋나 는 것이었다. 이는 조정의 명령에 의해 일단 형식을 갖추려던 데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각 哨의 元軍이 99명씩 꼭 맞게 편성되어 있던 것이 그러한 추측을 뒷받침해 준다. 1隊=11人, 3隊=1旗, 3旗=1哨의 형식에 맞추어 편제를 하다보니 대상자가 아닌 사람까지 임시로 편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형식적으로 구성된 吏奴隊가 실제 충실히 운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2) 英祖代 束伍軍 運營의 실제 戊申亂을 계기로 束伍節目이 제정되고 吏奴의 作隊 등이 이루어지지만, 그것이 효과적 으로 운영되지는 못했다. 束伍節目 자체가 실제 적용되기에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내용 을 많이 담고 있었고, 吏奴作隊의 편성 또한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英祖代 束 伍軍의 運營 실태는, 조련의 시행 여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英祖代에 들어와 조련의 정지는 더욱 빈번해진다. 다음의 <표 3>은 英祖代 조련의 시 행 실태를 통계화한 것이다. 150) 이 문서는 全炯澤에 의해서 인용이 된 바 있다(全炯澤, 朝鮮後期 奴婢身分硏究, 一潮閣, 1989, p.262). 그런데 吏奴隊의 체제를 3部 9司 41哨로 보고 그에 따라 모두 4,744명이 吏奴隊에 소속되어 있던 것으로 본 것은 착오인 듯 하다. 이 문서에는 吏奴作隊의 편제와 경 위를 다룬 후에, 바로 全州鎭中營三部九司四十一哨 라 한 후 全州鎭 中營의 부대 편제가 나 오는데 이는 束伍軍의 편제를 나타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中營에만 41초나 되는 吏奴 隊가 편성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도 원래는 全羅兵營의 편제를 모두 담은 원래의 文書가 있고, 그 안에 兵營의 吏奴隊 및 각 營의 束伍軍이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후 前 後 左 右營의 편제가 모두 누락된채 이 문서를 다시 등사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나오는 吏奴作隊의 기사를 바탕으로 맨 첫줄에 全羅兵營吏奴作隊成冊 이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나 한다. 151) 全羅兵營吏奴作隊成冊, 已上作隊軍 初無設置名色 故以本營吏奴羅卒 及營下居生各色匠人閑 雜人等 權宜編案充數作隊是齊.

29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표 3> 英祖代 조련 실태의 통계 충 봄 합 영 년수 미확인 8 17 시행 3 5 부분시행 3 정지 정지비율(%) 구 분 청 가을 합 영 전 봄 합 영 라 가을 합 영 경상좌 봄 가을 합 영 합 영 경상우 봄 가을 합 영 합 영 조련의 정지 추세는 갈수록 더욱 확연해져, 봄 조련의 약 80%, 가을 조련의 약 40% 가 각각 정지되고 있다. 특히 春操와 秋操의 정지 횟수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주목 된다. 肅宗代까지도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 18세기에 들어와 더욱 확연하게 된 것은 역시 농사철과 관련되었던 것같다. 顯宗 肅宗代에는 자연재해가 심각하여 봄 가을 모두 정지된 적이 많았던 데 비하여, 18세기에는 자연재해와는 무관하게, 농사철과 관련 있는 봄의 조련을 정지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었던 것이다. 兵使의 합동 조련과 營將의 순력이 정지되는 경우가 빈번해짐에 따라서 조정에서는 새 로운 대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官門聚點 의 제도화로 나타나게 되었다. 英祖 34년(1758)에는 조련 정지 때 官門聚點 을 제도화하는 조치가 내려진다. 황해 병사 李潤成의 건의에 의해 취해진 이 조치는 停操時에 각읍의 수령은 官門에서, 각진의 邊將 은 鎭門에서 군병을 모아 點考할 것을 정식으로 하여, 각도에서 일체 시행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152) 이후 英祖 38년(1762)에는 아예 營將의 巡點을 官門聚點으로 대체하도록 하 는 조치가 취해진다. 營將이 巡點함에 있어서 많은 폐단이 따르자, 군병을 점검하고 軍 器를 살펴보는 일은 같으니, 營將과 수령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라 하여 수령에게 그 권한을 위임케 하고 있는 것이다.153) 이상과 같이 官門聚點이 제도화된 사실은 속오군 조련의 축소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 와 함께 영장 권한의 약화와 수령 권한의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바라볼 여지가 있다. 수 령 책임하의 官門聚點의 실시는, 지방에서의 軍政과 民政의 분리 내지는 수령으로부터 兵權의 박탈이라는 명분으로 설치되었던 營將의 권한이 점점 축소되어가는 반면 守令의 152) 承政院日記 1160책, 英祖 34년 9월 5일, 64집, p ) 承政院日記 1201책, 英祖 38년 1월 23일, 67책 pp

30 國史館論叢 第93輯 권한이 확대되어 가는 사정을 보여 주고 있다. 守令은 官門聚點을 통해 속오군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진 이외에도, 吏奴隊 牙兵 등을 親兵으로 지휘하고 있었다. 이 시기 영장 과 수령의 상호 관계의 변화가 같는 의미는 이처럼 좀더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英祖代에는 束伍軍 이외에도 다양한 地方軍이 존재하고 있었다. 牙兵 은 그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렇지만 牙兵도 조련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束伍軍 보 다도 조련의 頻度는 떨어지고 있었다. 18세기에 들어와 그러한 추세는 더욱 확연하였 다. 湖南지방은 3년에 1차의 조련을 시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그나마도 凶年이 나 厲疫 등의 이유로 정폐하여 오래도록 행하지 않고 있었다. 湖西 지방에는 6 7천의 牙兵이 있었지만, 50년 가까이 조련이 정폐되고 있었다. 반면 황해도는 겨울의 세 달 동안 入防토록 되어 있었으며, 이 때 조련도 겸행하고 있었다. 關西와 海西를 제외하고 牙兵의 조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자, 英祖는 앞으로는 농한기에 시행하도록 분부하고 있다.154) 束伍軍의 부실이나 상황의 변화 등의 군사적인 이유를 들어 설치된 牙兵도 결국은 재 정적인 수단으로 변질하고 있었다. 또한 조련을 규정대로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속오군보 다 훨씬 그 빈도나 강도가 약한 것이었다. 결국 牙兵의 설치는 전체적인 지방군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束伍軍을 牙兵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 었다. 이 해에 慶尙道 牙兵의 조련은 흉년을 이유로 정지되지만, 속오군의 조련은 시행되 고 있었던 데에서 그러한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正軍(束伍軍)의 조련과 다르기 때문 에 牙兵의 조련 정지를 정당화하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155) 154) 備邊司謄錄 140책, 영조 37년 5월 5일, 13집, p.543. 行副司直洪獜漢曰 湖南亦有牙兵 有 三年一次操鍊之例 而或値歉歲與厲疫之時 則不得行 故停廢已多年矣 臣之待罪本道時 適當年次 故狀聞行之矣 行副司直趙明鼎曰 黃海道 則牙兵冬三朔入防 自有節目 故操鍊亦能兼行 湖西 則 有牙兵六七千名 而操鍊之廢 殆近五十年 上曰 今聞所奏 諸道監營 皆有牙兵 雖有參差 其數 夥然 而兩西外 無習操之事云 有軍無操 可謂寒心 此後每年農歇時 狀聞行之 而若値歉歲 狀聞退 行事 令備局分付. 155) 承政院日記 1198책, 영조 37년 10월 7일, 67집, p.87. (領議政洪)鳳漢曰 慶尙監司黃仁儉 狀啓 備陳本道穡事 失稔之狀 仍以爲 陸操今方擧行 而至於牙兵 則折半排番入防 折半除番收米 者 自是節目 而當此災年 納米赴操 俱爲難支之弊 架山城操 私習合操之際 縻費亦甚多端 並特爲 停止事 令廟堂分付稟分付旨爲請矣 牙兵習操與架山城操 則異於正軍操鍊 而本道今年年事 未免 失稔 宜有弛張之道 依狀請停止何如 上曰 依爲之.

31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Ⅲ.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向方 1. 正祖代 束伍軍制의 運營 1) 操鍊의 변화와 束伍軍의 徭役 동원 良役變通論議는 英祖 26년(1750) 均役法으로 귀결되었지만, 良役 문제에 대한 근본적 인 해결이 되지 못했다. 또한 兼役으로 이루어져 있는 束伍役의 형식에도 전혀 변화가 없 었다. 이에 따라 正祖代에 들어오면, 束伍軍은 본래의 군사적인 의미를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그것은 두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하나는 束伍役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操鍊이 더욱 축소되다가 변질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束伍軍의 신분 구성이 賤 人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것이었다. 正祖代에 오면 속오군의 조련은 더욱 의미를 잃어간다. 그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하나는 조련의 정지가 거의 항상화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련의 정지 대 신에 이루어지던 官門聚點 이 속오군의 요역 동원을 위한 장치로 변질하는 것이다. 正祖 代의 조련 시행실태를 통계화하면 다음의 <표 4>와 같다. <표 4> 구 분 년수 미확인 시행 부분시행 정지 정지비율(%) 正祖代 조련 실태의 통계 충 봄 합 영 청 전 라 경상좌 경상우 가을 봄 가을 봄 가을 봄 가을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합 영 正祖代에는 조련이 거의 시행되지 않는 것이 확인된다. 兵使의 합동 조련의 정지비율 은 90% 안팎으로, 이제 거의 행해지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또한 營將 巡點의 정지도 이전 시기에 비해 훨씬 증가하고 있다. 英祖代까지 속오군의 조련이 그 빈도나 강 도 등에 있어서 축소되는 추세에 있었다면, 正祖代에 들어와서 그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 러졌다.

32 國史館論叢 第93輯 正祖代 束伍軍의 조련에 있어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상은 위와 같이 조련의 빈도가 축소되는 것과 같은 수량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조련 대신에 堤堰役에 속오군을 동원하는 것과 같은 質的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즉 束伍役의 徭役化 현상이다. 물론 束伍軍을 부 역에 동원하는 것이 正祖代에 들어와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성립 초기인 宣祖代부터 속 오군을 부역에 동원하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156) 그러나 肅宗代부터 부역이 조련과 연계 되기 시작하여 正祖代에 들어오면 이러한 속오군의 조련과 부역과의 연관성이 점차 밀접 해진다. 우선 부역의 내용이 堤堰役으로 단일화되어가며, 또한 조련 정지시에 堤堰役에의 동원이 제도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련의 정지가 항상화됨에 따라서 제언역 동원도 연례 적으로 행해지게 된다. 正祖 23년(1799)에는 諸道의 가을 조련을 일체 정지하고 官門聚點케하는데, 삼남 각 읍은 제언역을 시행하는 곳에서 聚點하도록 하고 있다.157) 즉 이제는 제언역에의 동원이 조련의 정지와 그를 대신한 官門聚點의 형태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취 점에서는 훈련이 면제되고 있었다. 이제 官門聚點은 더 이상 조련이나 순점이 행해지지 않을 때에 그 대신 고을 규모로 사사로이 조련[私操] 하는 군사훈련의 의미는 갖고 있지 않았다. 다만 속오군을 제언역에 동원하는데 필요한 제도적인 장치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正祖代에 들어와 束伍軍의 堤堰役 동원이 제도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正祖 연간은 농업의 급선무로 水利 문제의 해결이 하나의 커다란 과제로 등장하고 있었 던 시기였다.158) 그것은 수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移秧法의 확대보급이 원인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과 같이 移秧法 금지만을 대책으로 내세울 수는 없었고, 水利 문제 를 해결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正祖 2년(1778)의 堤堰節目 은 그와 같은 정책 전환의 결과였다. 특히 堤堰節目에서는 규모에 따른 軍丁 등의 동원범위와 동 원 후 巡營에의 보고규정 및 동원의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다.159) 그 이전 시기까지 속오군 동원의 대종을 이루던 築城役과 같은 토목공사는 그 자체가 국지적이고 일회적인 것이었으며, 따라서 부역 동원도 부정기적이었다.160) 하지만 正祖 代의 堤堰役은 전국적인 것이었으며, 지속적인 修築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161) 따라서 156) 金友哲, 앞의 논문(1999), pp ) 承政院日記 1811책, 正祖 23년 7월 15일, 96집, pp ) 최원규, 朝鮮後期 水利기구와 經營문제 ( 國史館論叢 39, 1992) p ) 備邊司謄錄 159책, 正祖 2년 1월 13일, 15집, pp 堤堰節目. 160) 윤용출, 조선후기의 요역제와 고용노동 (서울대학교출판부, 1998) pp ) 堤堰의 修築이 지속적으로 행해져야 함은 正祖 24년의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官門聚點時 의 堤堰修築役을 거듭 강조하는 과정에서 많은 곳에서 官門聚點을 이용하여 堤堰修築을 했 으나, 이미 修築이 끝났다하여 다시 役을 하지 않는 곳이 있으나 잘못 이라 하며 계속 살필 것을 명하고 있다. 承政院日記 1820책, 正祖 24년 4월 25일, 96집, p.654.

33 朝鮮後期 地方軍制의 變遷에 관한 硏究 이 시기에 제언역에의 동원이 제도화된 것이다. 또한 避役과 代立 등으로 인해 각종 役事 의 부역 노동이 고용 노동으로 전환된 사정162)은 束伍軍의 조련과 제언역 동원을 연관시 킨 사정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즉 18세기부터 축성역에서 募立制가 적용되듯이163) 각 종 요역을 募立制의 방식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던 정부로서는 堤堰役에도 일반 농민의 요역 동원을 강제할 수 있는 사정이 아니었다. 따라서 堤堰役에 있어서도 募立制를 동원 해야 하나 이와 같이 전국적인 규모의 역사를 모두 募軍을 고용하여 거행한다는 것은 재 정적으로도 감당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 전역에서의 募軍 또한 용이한 일은 아니 었을 것이다. 束伍軍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아주 적합한 존재였다. 그 조직이 이미 전국적으로 완성되어 있었기에 언제든지 대규모의 동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 의 대가로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조련을 면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正祖代에 들어와 民의 束伍役 부담은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英祖代까지 간간히 행해지던 조련의 빈도나 강도는 훨씬 약화되었으나, 官門聚點 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堤堰 役에 동원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移秧法의 급속한 보급에 따른 수리 시설의 확충 필요 성이 증대되는 데에 따른 것이었으며, 또한 조선후기 徭役의 募立化 과정과도 연관되는 것이었다. 正祖 연간 말엽에 시작된 官門聚點時 束伍軍의 堤堰役 동원은 純祖代 이후에 관행화된 다.164) 세도 정치 시기 이후 조선의 군사력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되는데,165) 그러 한 경향은 중앙군과 지방군에 공통된 것이었다. 특히 지방군인 속오군의 경우에는 군사 훈련이 전혀 실시되지 않고 다만 부역에만 동원되기에 이르렀다. 이 단계의 속오군은 이 미 군사적인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현종대 이래 점차적으로 그 본래의 기능을 잃어가던 속오군이라는 조직은 합법적으로 민을 부역에 동원하는 장치로 변질된 것이었다. 2) 束伍軍 身分의 賤隸化 良役變通論議의 과정에서 束伍軍의 兼役 문제도 해결이 모색되었다. 英祖 12년에 우의 정 宋寅明은 束伍軍의 兼役을 해소하고 대신 私賤 등으로 충당케 할 것을 청한 것이 다.166) 이에 따라 納布軍으로서 兼役하고 있던 束伍軍들의 頉下조치가 있게 된다. 그런 162) 尹用出, 앞의 책, p ) 같은 책, p ) 國史編纂委員會에서 발간한 各司謄錄 의 各道 監 兵營의 謄錄類에서, 19세기 束伍軍의 조 련이 항상적으로 정지되고, 官門聚點은 堤堰役이 행해지는 곳에서 거행됨을 확인할 수 있다. 165) 李泰鎭, 19세기초 勢道政治와 三軍門 都城常住兵制 ( 朝鮮後期의 政治와 軍營制變遷, 韓國 硏究院, 1985) p.318.

34 國史館論叢 第93輯 데 이 조치는 오래지 않아 다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즉 頉下된 良人들이 새로 부담하게 된 烟役의 부담이 兼役보다 더 고통스럽다 하여 도로 束伍에 속하게 해 줄 것 을 청하게 된 것이다. 한편 새로 충정된 私賤이나 雇工 또한 일정한 근거가 없는 丐乞과 같아서, 束伍軍 자체의 疎虞 또한 극심하게 되었다.167) 束伍節目의 규정에 따라서, 束伍 軍에게는 烟役을 면제하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束伍에서 제외된 良人들에게는 도로 부 담하게 된 烟役이 오히려 큰 부담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私賤으로 代充됨에 따라 발생하 는 束伍軍의 質的인 저하 문제도 심각한 것이었다. 이 문제는 해를 넘겨 다음해 5월에 결정이 내려지지만, 결론은 유보적인 것이었다.168) 즉 良人으로서 束伍를 兼役하고 있는 자들을 제외토록 하였던 英祖 12년의 결정은 그대 로 유효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후로는 束伍軍의 兼役이 해소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英祖 12년부터 14년 사이의 束伍 兼役에 대한 이 조치는 연구자들 사이에 약간의 이 견을 가져왔다. 즉 이 결정으로 인하여 束伍軍은 賤隸化된다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 다.169) 반면에 이 조치는 본질적으로 신분의 구분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疊役 또는 兼 役의 해소에 초점이 있는 것으로 이를 계기로 속오군의 천예화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주 장도 제기되었다.170) 서로 배치된 듯이 보이는 두 견해는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 견해는 서로 배제하는 관계라기 보다는, 동일한 현상의 양 측면 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166) 承政院日記 825책, 영조 12년 5월 14일, 45집, p.968. (右議政宋)寅明曰 良役未變通之前 軍丁之弊 雖不能一一釐正 而其中騎步兵之束伍兼役 尤爲可矜 近來束伍 事役甚繁 收斂亦多 其 所糜費 不下於良役身布 而騎步兵納布之類 又當此役 其何以支堪 束伍則例以私賤充定 此時良丁 雖曰難得 至於私賤 則西北外諸道 不患不多 而守令輩 憚於取怨 怠於搜括 兩班及閑散輩 雖有衆 多奴屬 不欲下手 以其騎步兵之多於見充 輒皆兼役 三南束伍 幾皆兼役 事之無據 莫此爲甚 此後 則騎步兵及其他納布軍束伍兼役 一切嚴禁 曾前已充定者 亦皆一一代頉 而令兵使營將 各別嚴飭 禁斷 每年巡操時 兒弱一體査點 如有兼役者 則守令狀論罷職事 別爲定式 繡衣發遣時 兼役一事 添入條目 如有犯禁者 則當該兵使營將與守令 一並定罪之意 預先嚴飭何如 上曰 兼役之弊 聞甚 駭然 依所達爲之可也. 167) 承政院日記 865책, 영조 13년 12월 17일. 47집, p ) 承政院日記 871책, 영조 14년 5월 12일, 48집, p.31. 又以備邊司言啓曰 昨年十二月十七 日召對入侍時 因侍讀官鄭益河所啓 良束伍頉下之令變通事 有令備局稟處之命矣 此事之陳禀變 通 在於丙辰 而伊時陳禀者 以其戰卒 皆成兼役 爲慮身役苦重 臨急掣碍之患 只令嚴禁疊役而已 初無良束伍頉下 私賤盡充 良賤必爲區別之事 稟定後 知委外方之時 且慮舊軍之疊役頉下後 新入 者未必無生疎之弊 其中頭目之屬 雖或有疊役 今姑勿煩 待新入者年久習熟後 次次許頉之意 論理 分付矣 知委初頭外方 果有若干釐正 而因守令之厭憚簽括 或謂軍伍生疎 或謂私賤疲殘 果不無艱 難之言 而皆不知當初稟定知委之本意矣 昨年以後 又以凶歉 軍伍代頉等事 並皆姑停 此等新變通 尤在停寢中 朝令之續續變改 亦涉顚倒 申飭與否 前頭可以觀勢量處 今姑置之何如 答曰 允. 169) 車文燮, 束伍軍 硏究 ( 朝鮮時代軍制硏究, 檀大出版部, 1973) pp ) 李謙周, 朝鮮後期 社會身分 變動問題에 대한 硏究 -軍役의 良賤混成과 관련된 側面 ( 蔚山 史學 3, 1990) 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