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구동향 미국의 의료개혁 : 보건경제학의 관점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머리말 보건경제학(health economics)은 응용경제학의 하나로서 경제학적 개념과 방법론을 의료와 건강관련 현상과 문제들에 적용하는 학문으로 경제학과 다 른 관련 학문들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제간 연구의 성격이 강한 분야이다. 의 료 제도, 제약산업 및 의료기술, 질병 및 장애, 건강관련 보험의 제문제들, 의 료서비스의 수요와 공급, 프로그램이나 치료의 평가 등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보건경제학이 다루는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그와 관련된 주요한 문제점과 이슈들도 많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제한된 지면 에 맞추기 위해 필자는 관련 학자들이 대체로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구의 문제 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의료비용의 문제가 그것이고 또한 의료개혁에 있 >> _89
어서의료시장의정부개입에대한논쟁도첨가해보고자한다. 관점에따라어떤문제가더중요하고덜중요한지의차이는있겠지만이런문제들이현재미국이안고있는중요하고핵심적인이슈중에속하리라는데는별이견이없을것이다. 그럼이런문제들과관련된미국의제도나현상에대해서간략히소개를하고그런문제에접근하는보건경제학의최근연구동향을살펴보도록하자. 무보험인구의문제 미국의의료보험체계는고용주가제공하는사적보험과정부가제공하는공적보험인 Medicare 및 Medicaid로크게나누어볼수있다. Medicare와 Medicaid는각각 65세이상의노인들과빈곤층을위해서의료서비스를제공하는프로그램이다. 2006년 CPS 데이터에따르면이런사적또는공적의료보험서비스혜택을받지못하는무보험자들이 4,500만명이상에이른다고한다. 이는미국인구의 15.7% 에해당하는비중이고, 정부의노력에도불구하고이런높은비중은 1987년 12.9% 에서 20년이지난후오히려더상승하였다. 이런무보험자들에게의료서비스혜택을제공하기위해서정부는공공의료보험의적용범위를점진적으로확대해왔다. 예를들어 Medicaid 적용대상을지금까지 Medicaid를적용받기에는소득이상대적으로높고사적인보험을들기에는소득이낮은차상위빈곤계층으로까지 Medicaid의수혜범위를점진적으로확대한것등을들수있다. 그런데 1996년 Cutler & Gruber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걸친 Medicaid 적용대상의확대효과를추정해본결과무보험자를줄이는효과가어느정도있었지만또한사적의료보험을구축 (crowding-out) 시키는효과가 50% 정도된다는것을실증적으로보였다. 즉 Medicaid 가입자의두명중한명은민간의료보험을탈퇴하고 Medicaid에가입했다는것이다. 따라서정부가의도한전체의료보험가입자수의증대효과는크지않고세금의많은부분이의도하지않은사람들에게로지출된것이다. 그후로이런구축효과에대한새로운인식과실증적인추정을하는문헌들이많이나오게된다. 최근 Gruber & Simon(2007) 은 1997년부터실행되기시작한차상위빈곤계층의어린이들을위한 Medicaid 확장프로그램인 SCHIP 프로그램의효과를측정하면서이런구축효과를재확인하였다. 이러한구축효과의최소화가미국공공의료보험프로그램의설계와집행에서중요한고려사항이되었음은두말할필요가없다. 90_ <<
그렇다면이런문제에대한차기정부의대안은어떠한것일까? 이번예비선거에서나타난양당의의료개혁안을보면부유층및중산층의기반이두터운공화당은이렇다할새로운의료개혁안을아직제시하지않고있는반면에, 저소득층과흑인및히스패닉의지지가상대적으로높은민주당예비선거는의료개혁이주요한이슈로나타나고있는데, 지금경합을벌이고있는오바마와클린턴두후보의의료개혁안의차이를간략히살펴보면다음과같다. 클린턴의료개혁안의골자는전국민이의료보험에들도록강제 (mandate) 하는데있다. 반면에오바마는모든아동들이반드시의료보험혜택을받도록하는것을제외하고는강제조항이없다. 즉오바마의의료개혁안은국민을모두의료보험에들도록강제하는대신보험료를낮추고빈곤층의지원을늘리는등으로좀더그들이자발적으로보험에가입할수있는여건을확대함으로써전국민의가입을유도하자는것이다. Gruber(2008) 는마이크로시뮬레이션을통하여강제조항이없는플랜의경우무보험인구중 2,300 만명을매년 1천억달러정도의비용으로커버하게될것으로추정한반면에강제조항이있는플랜의경우 1,240억정도의비용으로현재전체무보험인구에맞먹는 4,500만명을커버할것으로추정하였다. 그리고이것은새롭게보험에가입하는 1인당비용으로따지면각각 4,400달러와 2,700달러에해당한다. 이는클린턴의의료개혁안에손을들어주는결과라하지않을수없다. 하지만여전히강제조항을집행하는데있어서어떻게할지 ( 매사추세츠주에서시범적으로시행하듯이 IRS를통해서비가입자들에게벌금을물리는방식을그대로따를지 ) 여부와이로인해지출되는정부의추가적집행비용에관해서포함되어있지않다. 또한현실에있어서최근유사한시도를한캘리포니아주의의료개혁실패와매사추세츠주의예상을넘어서는의료비상승으로인한재정적어려움도깊이고려해볼사항이다. 의료보험시장의정부개입 의료개혁논의는근본적으로국가가의료영역에개입해야하는지, 한다면얼마나적극적으로해야 하는지에대한질문으로까지이어져공공의료프로그램의질적인효과에대한논쟁으로확대된다. Currie & Gruber(1996) 는 1984~94 년까지의데이터를이용해서 Medicaid 의확장이저소득층아동들 >> _91
의건강에어떤영향을미쳤는지조사한결과 15세미만의아동사망률을상당히감소시켰다는결과를보여주었고, Cutler(2005) 는국가의의료에대한지출로인하여국민의전반적인건강의증진이있었다고주장하여국가의이런의료부분개입의정당화에힘을실어주었다. 반면에 Finkelstein & McKnight(2005) 은 Medicare 도입이전의민간보험가입률의지역간차이를이용하여 Medicare 도입이노인들의사망률에전혀영향을주지않는다는결론을내렸고, Skinner, Staiger & Fisher(2006) 는특정치료의시계열자료분석을통해서 1996년이후 Medicare의관련지출이병의치료에실질적인효과가없었다고주장하며 Medicare가의료의질적인향상과무관하게확장되었다고비판하였다. 공공의료프로그램의일차적인목적이의료서비스의제공을통한건강의증진에있지만그렇다고이것이유일한편익이라고할수는없다. Medicaid 프로그램은그목적자체가빈곤층을위한공공의료프로그램이므로소득재분배적효과가명백히드러나있지만 Medicare와같은경우에는그렇게명백하지않은데 Bhattacharya & Lakdawalla(2006) 는생애주기모델을통하여 Medicare 프로그램의누진세적인성격을보임으로써소득재분배효과를보여줬다. McClellan & Skinner(2006) 는 Bhattacharya & Lakdawalla(2006) 모델에서영구소득 (permanent income) 에대한도구변수로서의교육변수의문제점과개인의현재소득사용시의노이즈를지적하며다른방법으로생애주기모델을사용한결과 Medicare가소득분배적성격에서중립적임을보임으로써반박하였다. 공공의료프로그램의또다른편익으로서 Gertler & Gruber(2002) 및 Finkelstein & McKnight(2005) 은특정한사건에대해서나혹은어떠한특성의개인에대한의료보험시장실패를커버하기위한 pooling의역할과그로인한가입자들의위험의분산효과를강조하였다. 급증하는의료비의문제 미국상무부경제분석국 (Bureau of Economic Analysis) 에따르면의료비가개인의소비지출에있어서차지하는비중이 1970년대에는 10% 미만이던것이 1990년대초반을넘어서면서식료품이나주거비등주요한개인소비항목들을제치고최고의비중을차지하였고, 이러한추세는그후로계속이어져서 2007년자료에따르면의료비가 17% 이상의비중을차지하고있어서 13% 인식료품비나 15% 인주거비를앞서고있다.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의통계에따르면거시적으로 92_ <<
도민간과공공부문을합친의료비용이 1970년대 GDP의 7% 에서꾸준히상승하여 2006년 16% 를기록하고있다. OECD의통계에따르면 2004년미국의 1인당평균의료비수준은세계최고수준으로같은해한국의 5배가넘는다. 이러한의료비용의빠른증가세와높은비용은가계와정부의가중되는부담으로주어지고있는데이와관련하여보건경제학자들은많은연구를해왔다. 의료비가다른항목의지출과비교해봤을때왜이렇게빠르게상승하는가하는질문에 Newhouse(1992) 는의료기술발달로인한의료서비스의향상을가장중요한원인으로봐야한다고주장하였다. 과거에는엑스레이로증상을판독하다가이제는 CT나 MRI 촬영을통해서판독할수있는것이좋은예일것이다. 이러한의료기술발전에따른의료비용증가주장은의료보험의체계나진료시스템이서로다른국가들에서도유사한증가가나타남을통해서힘을얻고있다. 그는 2001년오히려이러한기술의발달이다양한건강상태달성을위한비용을감소시켰다고주장하였고, Cutler & McClellan(2001) 은다섯분야의의료기술발달을가지고연구하였는데그가운데네분야에서의료기술발달로인한편익이그비용을초과한다는결과를얻었다. 따라서보건의료비의증가가의료시장의비효율성이나시장의실패를반드시의미하는것은아니라는것이다. Enthoven(1993) 은 HMO 1) 에대한수요가여러가지조건들로인하여비탄력적임을설명하며이러한비탄력적수요에서는 HMO들간에경쟁이있더라도비용과가격을인하하는인센티브로작동하지않을것이라고설명하며정부의개입과수요자들의변화로탄력적인수요를만들수있고의료의질의저하없이경쟁을통한가격하락이가능하다고주장하였다. Enthoven & Talbott(2004) 는기존의 Enthoven의주장에바탕을둔스탠포드대학의 관리경쟁 (managed competition) 모델도입을통해부분적으로긍정적인결과를얻었음을보였는데, 최근네덜란드에서는이런모델과유사한형태가의료개혁모델로도입되었다. Glied(2003) 는의료비용의증가를단기와중기그리고장기로나누어분석을하였는데그의주장을소개하면다음과같다. 1)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의줄임말로서개별 HMO는다수의병원, 개별의사혹은다른의료서비스제공자들과계약을맺어그 HMO와계약을맺은공급자들의의료서비스를보험계약자들에게제공한다. 대부분의경우소비자는정액의보험료를지불하고등록된 HMO 네트워크내의의료서비스를이용할수있다. >> _93
그는장기적인추세로볼때는 Newhouse의주장처럼의료기술발달이의료비증가에가장중요한원인이지만단기적으로나중기적으로보면다른면들이중요하다고강조한다. 단기적으로볼때는다양한수준에서의계약의구조가의료비용의수준에영향을미친다고하였다. RAND 의료보험실험에서나온결과처럼보험에서의개인의직접부담 (Out-of-Pocket Payment) 이크면의료시설이용이감소함으로건강에특별한변화가없다면총의료비용이감소할수있다. 최근본인직접부담의꾸준한감소와총의료비용의증가의상관관계도이런식으로상당히설명될수있다. 그럼비용에영향을미치는다른수준의계약은어떤것이있을까? 의료시장의소비는반드시소비자에의해서결정되는것이아닌특징이있다. 즉, 의료서비스시장은소비자가전체의료비를내지않는상황하에서의료에대한전문지식이부족하므로의사들의처방을따르는의사에의해유도되는소비 (physician-induced consumption) 가강하게나타난다. 따라서의료비용의변화는의사들의인센티브에많은영향을받게된다. 의사와보험회사와의계약에서의료서비스에대해서비용전부를환급받는행위별수가체계 (fee-for-service) 로부터비용과가격의통제가가능한비용관리-서비스공급체계 (managed care) 로바뀔경우의사들에게의료비용을절약하게만드는인센티브가증가한다. 그리고미국의다양한의료서비스시장에서의료서비스공급자와보험사간의가격협상이나탐색능력혹은시장의경쟁도와공공의료서비스의개입도에따라서도의료비용의차이가발생한다고하였다. 그는중기적으로볼때보험사의이익변화의사이클은총의료비용변화그래프의경기순환적모습을설명하는데있어서매우중요하다고주장한다. 특히보건경제학자들의궁금증을자아낸 1993~99년까지총의료비용의비중하강국면이보험회사들의의료보험가입의변동및이익변화추이와시기적으로일치함을보이고이로인한 Medicaid와 Medicare로의전이효과 (spillover effect) 를함께고려하면총의료비용의경기순환적변동에대한설명력은더욱커진다고하였다. 맺음말 미국의의료체계는최고수준의의료서비스와다양한선택의기회를제공하지만, 정부의지속적인 개입에도불구하고여전히인구의 15% 이상이무보험자로남아있는등명암이뚜렷하다. 이런현상 을시장의실패로볼지정부의실패로볼지에대한논쟁은팽팽히지속되어가고있다. 94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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