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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논설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 이재목충북대학교법대부교수 Voraussetzungen der Wandlung und Verschulden Prof., Lee, Jae Mok 이글은법정해제의요건론을둘러싼국제적입법동향을소개함으로써, 향후국내에서의입법논의와해석론의전개에약간의단서를제공하려는의도에서작성된것이다. 주지하다시피해제의요건과관련하여지배적인학설은손해배상청구권의발생요건에서와마찬가지로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하여왔다. 즉, 계약해제를손해배상과수평선상에있는채무불이행의효과로서파악해온것이다. 그러나근자에들어계약해제와손해배상책임의발생요건을구분하여, 전자에대해서는채무자의유책성을반드시그요건으로삼을필요가있는가에대한의문이유력하게제기되고있다. 이러한혼선은현행민법이채무불이행의경우에, 손해배상의요건에관하여는통일적인일반규정을두고있는반면 ( 제390 조 ), 해제의요건에관하여는이행지체와일행불능을각각이질적인개별규정 ( 제544조, 제546조 ) 에의해규율함으로써, 규범체계적부조화를초래하였기때문이라고볼수있다. 그리고해제에본질과기능에대한새로운이해도해석론의변화를주도한원동력이되고있다. 이러한논의의흐름은우리민법의고유한법발전의귀결이아니라국경을초월하는 UN 동산매매법 (CISG) 의통일화경향과그맥을같이한다는점에유의할필요가있다. 그후사법통일국제협회 (UNIDROIT) 상사계약원칙, 유럽계약법원칙, 독일개정채권법등에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해제의요건에서제거함으로써, 국내의이론전개 ( 귀책사유불요설 ) 에도탄력을더해주고있다. 필자는이러한흐름이해제제도의본지와기능에부합할뿐아니라변화된국제적준칙에부응함으로써사법거래의통일성과유기성을확보할수있다는점에서의의가크다고평가한다. 다만, 국제계약규범상의해제관과해제요건에터잡은해석론이우리나라의해제법에그대로적용될경우, 현행급부장애법과의관계에서체계상의부정합성이우려되므로신중한논의와검토가뒤따라야한다고본다. 즉, 해제의요건에서채무자의유책성을배제할경우, 원시적불능 ( 제535 조 ) 의개념은더이상유지될실익이없어지고채무자에게귀책사유없는후발적불능, 이행지체, 불완전이행뿐만아니라담보책임의효과로서해제권의행사영역이크게확장될것이기때문이다. 당사자쌍방의귀책사유없는후발적불능의경우에우리민법은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취하므로 ( 제537 조 ) 해제권을인정하여도동일한결과에이르게되어그다지문제는되지않겠지만, 해제의효과인원상회복과위험부담의효과인부당이득의관계가새롭게검토될필요가있을것이다. Ⅰ. 머리말 1. 우리민법은계약또는법률의규정에의하여당사자의일방이나쌍방이해제권을가진 다고규정하고있다 ( 제543조제1항 ). 법정해제권에관한규정은전형계약에개별조항으로존재하기도하지만, 1) 해석론상특히논란이되어온것은급부장애를둘러싼해제권의행사요건과 142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그효과에관한것이었다. 2) 이와관련하여전통적으로지배적인학설은손해배상청구권의발생요건에서와마찬가지로법정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하여왔다. 3) 즉, 계약해제를손해배상과수평선상에있는채무불이행의효과로서파악해온것이다. 그러나근자에들어계약해제와손해배상의발생요건을구분하여, 전자에대해서는채무자의유책성을반드시그요건으로삼을필요가있는지에대한의문이유력하게제기되고있다. 4) 이러한혼선은현행민법이채무불이행의경우에, 손해배상의요건에관하여는통일적인일반규정을두고있는반면 ( 제390조 ), 해제의요건에관하여는이행지체와일행불능을각각이질적인개별규정 ( 제544조, 제546조 ) 에의해규율함으로써, 규범체계적인부조화를초래하였기때문이라고볼수있다. 그밖에해제의효과를둘러싸고그소급효를인정할것인가에대한학설상의대립도첨예하지만, 이글에서는논의의대상에서제외하기로한다. 2. 이러한논의의흐름은우리민법의고유한법발전의귀결이라고하기보다는국경을초월하는국제동산매매법의통일화경향과그맥을같 이한다는점에유의할필요가있다. 비교법적으로볼때영미법이나프랑스판례가채무불이행으로인한해제의요건으로채무자의유책성을요구하지않아왔지만, 특히 UN 거래법위원회 (UNCITRAL) 가심의하여 1980년에채택한 국제동산매매에관한 UN협약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 이하 UN 통일매매법 내지 CISG 라약칭함 ) 이해제의요건으로서주관적귀책사유를배제하고이에대신하여 중대한계약위반 (fundamental breach of contract) 이라는객관적기준을도입함으로써해제법에혁신적인변화를초래하였다. 그후 CISG 는 1994년사법통일국제협회 (UNIDROIT) 가공표한 국제상사계약원칙 (Principles of International Commercial Contracts) ( 이하 PICC 라약칭함 ), 유럽계약법위원회가 1995 년, 1996년및 2003년에각각출간한 유럽계약법원칙 (Principles of European Contract Law) ( 이하 PECL 이라약칭함 ), 그리고미국통일상법전 (UCC) 제2편 ( 매매편 ) 및독일채권법개정작업에도지대한영향을미쳤다. CISG 는 2005. 4. 을기준으로그가맹국이이미 66개국에이르고있고, 5) 우리나라도 2004. 2. 동협약을비준한이래이듬해인 2005년 3월 1일부터실효적인지배 * 이논문은 2005 년도충북대학교학술연구지원사업의연구비지원에의하여연구되었음. 1) 증여계약에관한제 555 조 - 제 558 조, 매도인의하자담보책임에관한제 570 조 - 제 578 조, 수급인의하자담보책임에관한제 668 조, 도급인의파산에관한제 674 조, 종신정기금계약에관한제 727 조가그것이다. 2) 급부장애 (Leistungsstörung) 란채권관계의목적실현에대한방해내지장애를총칭하는것으로서당사자의귀책사유를묻지않고채무의이행이이루어지지않은객관적인상태를포괄하는개념이므로, 채무불이행외에담보책임, 귀책사유없는이행불능, 사정변경, 계약체결상의과실책임등을모두포함하지만, 아래에서는채무불이행만을검토의대상으로한다. 3) 민법은이행불능으로인한계약해제의발생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명문으로규정하지만 ( 제 546 조 ), 이행지체에관하여는이를규정하지않고있다 ( 제 544 조 ). 불완전이행에관하여는명문의규정이없으나원칙적으로채권자에게해제권을인정함에이설이없다. 그러나종래다수설은제 390 조가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건으로하고있으므로, 이행지체로인한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당연히채무자의귀책사유가요구된다고이해하여왔다 ( 곽윤직, 채권각론, 박영사, 2001., 102 면 ; 김용덕, 민법주해 [Ⅷ]( 곽윤직집필대표 ), 박영사, 2003., 274 면 ; 김증한, 채권각론, 박영사, 1988., 85 면 ; 김상용, 채권각론, 법문사, 143 면 ; 김주수, 채권각론, 삼영사, 1992., 113 면 ; 지원림, 민법강의, 홍문사, 2005., 1138 면 ). 다만, 제 544 조와제 546 조의법문을충실하게해석하여전자의경우에는채무자의귀책사유를불요하고, 후자의경우에는이를필요로한다는견해도있다 ( 이은영, 채권각론, 박영사, 2002., 229-230 면, 236 면 ). 4) 박영복, 최근서구의계약책임논의와우리민법상의계약책임체계, 민사법학제 13 14 호, 1996., 343 면 ; 김형배, 채권각론, 박영사, 1997., 207 면이하 ; 정진명, 계약해제와유책사유, 비교사법통권 8 호 (1998. 6.), 15-17 면. 5) 가맹국현황에대해서는 http://cisgw3.law.pace.edu/cisg/countries/cntries.html 참조. 영국과일본은여전히본협약에가입하지않고있다.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43

논설 를받고있다. 동협약의내용중국제적동산매매에서발생하는계약위반의일반적구제방법과관련한규정은매우중요한의미를갖는다. 3. 이글에서는위에서든국제계약원칙이나협약중 CISG 와 PECL을중심으로채무자의유책성을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부터배제한법리적근거와그타당성여부를검증하면서, 국내법질서로의투영가능성을전망해보고자한다. 또한독일채권법개정과정에서드러난해제법분야의논의에대해서도약간의검토를덧붙이고자한다. 나아가해제권의발생요건과관련하여채무자의주관적유책성을대체하는객관적요건사실로서 중대한계약위반 의의미를음미하는데도약간의지면을할애할생각이다. 그리고채무불이행으로인한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의요부에관한해석론상 입법론상의논의가활발하지만, 현행민법상채무불이행책임의체계속에국제계약법상의규범원리나내용들이무리없이용해될수있는가에대해서도고민해보기로한다. Ⅱ. 해제요건의재구성에관한국제적입법동향 1988. 1. 1. 부터발효된 CISG 6) 는계약법내지국제거래법에관한세계의전문가들을소집하여기초한것이어서 common law, 대륙법, 이슬람법등법계의차이를초월하여탐구된인류공통의매매계약에관한법규범이다. 그러한의미에서 CISG는국제거래에서최종적으로의거해야할합리적인법규범의집적이며국제동산매매에관한법규범의표준이라고볼수있다. 7) 특히 CISG는근대민법전성립이후국제거래나매매일반에걸친요청들을대거수용한것이기때문에, 미국 UCC 제2편 ( 매매편 ) 및독일채권법개정작업에도지대한영향력을행사하였다. (2) 계약해제의요건과효과 CISG의핵심은급부장애에관한규정들과당사자의법적구제수단에관한규정들이다. 급부장애에관한법적구제수단으로는크게이행청구, 손해배상청구, 계약해제가마련되어있는데, 아래에서는계약해제의요건및효과를중심으로검토하기로한다. 8) 1) 해제의요건으로서중대한계약위반 1. UN 통일매매법 가. 의의 (1) 서 CISG 제25조는 당사자일방에의한 계약위반 9) 이그계약아래서타방당사자에게정 6) CISG 는全文 101 조로되어있는데, 제 1 부 적용범위및총칙 ( 제 1 조 - 제 13 조 ), 제 2 부 계약의성립 ( 제 14 조 - 제 24 조 ), 제 3 부 동산매매 ( 제 25 조 - 제 88 조 ), 제 4 부 최종조항 ( 제 89 조 - 제 101 조 ) 으로구성되어있다. 그러나이조약이규율대상으로하는법률문제는동산매매계약의성립과효과에관한것에국한된다는점에유의해야할필요가있다. 7) 內田貴, 契約法の現代化, NBL No. 584(1996. 1.), 8 面 8) CISG 에관한국내단행본및논문은제법집적되었지만, 해제법에관하여는그다지많은연구가이루어지지않았다. 관련국내문헌으로는, 정진명, 유엔통일매매법에있어서계약해제, 비교법학제 16 집 (2005), 부산외대비교법연구소, 122 면이하 ; 송양호, CISG 에따른계약해제와반환청산, 국제거래법연구제 13 집 (2004. 12.), 국제거래법학회, 51 면이하 ; 하강헌, 근본적계약위반조항의적용사례에관한고찰, 무역상무연구제 19 권 (2003. 2.), 한국무역상무학회, 67 면이하참조. 또한해제의요건으로서중대한계약위반의정립경과를심도있게고찰한일본논문으로는, 山田到史子, 契約解除における 重大な契約違反 と歸責事由 ( 一 )( 二 ), 民商法雜誌, 110 卷 2 3 号 (1994. 5-6). 참조 144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당하다고인정된기대를실질적으로박탈하는것과같은불이익한결과를초래하였다면, 그것은중대한것이다. 다만, 위반한당사자가그러한결과를예견하지않았고, 같은상황하에있는동일한부류의합리적인간이그러한결과를예견할수없었다면그러하지아니하다 고규정하고있다. 10) 이는중대한계약위반 (fundamental breach of contract) 11) 에대한정의규정으로서계약위반에대한법적구제수단의기초를이루고특히 해제 및 추완청구권 ( 제 46조제2항 ) 의요건이되기때문에, 협약에있어서중심적인의의를갖는다. 12) 이규정은 중대한위반 에대한명확한정의를주지않았다는이유에서많은비판을받기도하였다. 13) 중대한계약위반은 CISG 제49조제1항 a호및제64조제1항 a호에따른계약해제의필수적전제이기때문에 CISG에있어서이정표적인개념이다. 매도인에의한중대한계약위반은매수인에게대체물의인도를청구할권리를부여하고 ( 제46조제2항 ), 그에게이전된위험에도 불구하고법적구제수단이인정된다. 그러나단지중대하지않은계약위반은권리를침해당한당사자에대하여손해배상 ( 제74조 ) 과대금감액 ( 제50조 ) 을청구할권리를인정할뿐이다. 14) 제25조와관련하여서는특히의무위반의중대성에대한판단기준이문제된다. 학설은채권자에게발생한손해의정도 (detriment) 를기준으로판단해야한다는입장 15) 과채권자가보호받아야할이익 (protected interest) 을기준으로판단해야한다는입장으로나뉘어졌으나, 협약제 25조의문언에최종적으로합의하면서손해의크기뿐만아니라채권자의이익도고려의대상에포함시켰다. 또한계약해제는미인도된고액의잔여물품에대한수송비용이나보관비용의원인이되기도하고, 나아가수송이나보관또는환가가능성이제한되는국가들에있어서수령이거절된물품은부패나품질저하의위험에처하게되므로, 해제의요건이되는위반의중대성은심각한장애가있는경우에만인정되어야한다. 16) 9) 계약위반 이라고하는통일개념내지상위개념은후에 PICC(7.1.1 조 ), PECL(8 : 101 조 ) 상의 불이행 (non-performance) 개념으로연결된다. 10) 이처럼 계약이익의탈락 이라고하는객관적규준이정립되기이전에는당사자 ( 또는동일한지위에있는합리인 ) 의 예견내지예견가능성 이라고하는가정적의사에만의존하여계약위반의중대성을판단하였고 (1964 년헤이그통일매매법, 1956 년및 1963 년의특별위원회초안 ), 이에대한비판론이만만치않았다 ; von Caemmerer, Wesentliche Vertragsverletzung, FS Coing, Bd. 2 (1982), S. 44f; Honnold, Documentary History of the Law for International Sales, A (4) at 88, 1988. 또한제 25 조의요건사실과관련하여, 예견가능성의시기, 증명책임등이문제되나지면의제약상논의를생략하기로한다. 11) fundamental 과 non-fundamental 의구별은법적구제의가부를판단하는기준이되므로매우중요한의미를갖는다. 여기에서주의해야할점은 CISG 에비준하지않은영국국내법에서의 중대한계약위반 의개념은매우다른문제를취급하기위하여발전되었다는사실이다. 즉, 중대한계약위반은물품에결함 ( 하자 ) 이있는때에매수인의권리를제한하고자하는계약규정으로서활용되었고, 한때영국법원은매도인에의한중대한계약위반은계약규정을무효로한다는입장을유지해왔다. 이원칙은협약에서드러나는 중대한위반 과는기능이나한계면에서완전히다른것이었다 ; Honnold, Uniform Law for International Sales under the 1980 United Nations Convention, 3rd ed. 1999, p. 204 12) von Caemmerer/Schlechtriem, Kommentar zum Einheitlichen UN-Kaufrecht, 2. Aufl., 1995, S. 210 13) Bonell, The UNIDROIT Principles of International Commercial Contracts and the Vienna Sales Convention (CISG) - Alternatives of Complementary Instruments?, in Uniform L. Rev., 1996, p. 28 14) Reproduced with permission of Revue de droit des affaires internationales/international Business Law Journal (2003) No. 3, 338-349 (Forum Europeén de la Communication). 15) Schlechtriem, Uniform Sale Law: The UN-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1986, p. 60. 그러나후에 Schlechtriem 은 실질적손실 의개념이유지되어서는안된다는입장으로선회하였다 (von Caemmerer/Schlechtriem, aao., S. 195). 16) 본협약상의계약해제는국가간의물품거래를대상으로하기때문에일반적으로물품의수량이엄청나고배송과보관에높은비용이소요되므로매우엄격한구제제도이다 ; Bianca/Bomell, Commentary on the International Sales Law -The 1980 Vienna Sales Convention, 1987, at Article 47, 1. 1. (Will).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45

논설 중대한계약위반으로인한계약해제는그주체가매도인인경우와매수인인경우로나누어규정되어있지만, 17) 아래에서는전자에초점을맞추어검토하기로한다. 나. 유형계약위반에대한구제수단의기초를이루는제25조는매우유연하지만추상적인규정방식으로되어있기때문에, 실제적인적용사례의집적을통해해석의통일을기대할수밖에없다. 1 이행기전의계약해제당사자일방이중대한계약위반을범할우려가있음이명백한때에는이행기전이라도상대방은계약을해제할수있다 ( 제72조제1항 ). 또한이행기전에진지하고도종국적인이행거절이있으면채무자에게이행거절권이인정되지않는한중대한계약위반이된다. 2 인도지체 (late delivery) 및불인도 (non-delivery) 인도지체로인해계약의목적달성이불가능해진경우 ( 정기행위 18) 등 ), 물품의멸실또는타인에게로의매매로인해인도가객관적 주관적으로불가능하게된경우에는중대한계약위반이된다. 19) 전자는매수인이인도기일을계 약의본질적내용으로하였음에도매도인이이를지키지않은경우이고, 후자는계약목적물의수령이불가능하게되어계약의본질적내용을실현할수없게된경우이다. 이행지체와관련하여서는, 계약후목적물의가격상승으로매도인이대금증액을요구하자매수인이이를거절하였고, 이에매도인이몰리브덴함유율을낮추고손해의배상과함께인도시기를연기할것을제안한사례에서, 법원은매도인은이행지체에있어서이행기가매수인에게중요하다는것을알았다고하여중대한계약위반이라고판단한것이있다. 20) 그리고계약체결후 2개월이상 ( 주문서에는 10-15일이내에물품이송달되는것으로되어있음 ) 이지나서주문한물품의 1/3 가량만이인도된사안에대하여적하지연에따른해제권을인정한사례가있다. 21) 또한스페인의매도인이프랑스의매수인과 5월-12월까지원액오렌지쥬스를순차적으로공급하기로하는계약을체결한후, 다시가격을인하함과동시에일부를당초보다빠른시점인 8월말에인도하기로합의하였는데, 9월 2 일매수인으로부터 9월 11일까지거래연기가신청됨에따라매도인은그보존을위하여쥬스를농축하여야했으므로원액쥬스의인도는불가능하다고하여계약을해제하였으나, 법원은매수인은가격을깎기위하여거래에합의하였을뿐며칠간의이행지체로중대한손실이 17) 제 49 조제 1 항 (a)(b), 제 64 조제 1 항 (a). 제 49 조제 1 항은매수인에의한계약해제권의요건으로, (a) 계약또는이협약에기한매도인의의무불이행이중대한계약위반을구성하는경우, (b) 인도의무불이행에있어서제 47 조제 1 항에기하여매수인이정한부가기간 (additional period) 내에매도인이물품을인도하지않은경우또는매도인이그기간내에인도하지않을것을표명한경우라고규정하고있다. 그리고중대한계약위반의정의는제 25 조에규정되어있다. 이와같이본협약의계약해제권은중대한계약위반의개념및부가기간제도가일체로되어요건을구성하고있는데, 전자는스칸디나비아법과영미법을, 후자는독일법을모델로하여해제제도의장점을각각채용한것이다 ; 山田到史子, 前揭論文 ( 一 ), 277 面. 18) Vgl. OLG Hamm v. 8. 12. 1980; OLG Oldenburg v. 27. 4. 1982. 19) von Caemmerer/Schlechtriem, aao., S. 217. 타인매매로인한급부불능이중대한위반이된다고본사례로는 LG Düsseldorf v. 17. 11. 1983. 이있다. 매수인의재정파탄으로인해대금채무를변제할수없게된경우에대하여매도인의해제권을인정한사례로는 Fed. Ct. S.Aus. 57 FCR 216, 28. 4. 1995 가있다. 20) OLG Hamburg v. 28. 2. 1997(http://www.jura.uni-feiburg.de/iprl/cisg/urteile/text/261. htm) 21) Pr. di Parma, 77/89, 24. 11. 1989. 146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발생할것을예견할수없었다고하여계약위반의중대성을부정한판례가있다. 22) 3 하자있는물품의인도인도된물품의양적하자가중대한경우에도해제사유가될수있다. 독일판례중에는주문한수량의 20% 만인도된사안에대하여중대한계약위반이라고본것이있다. 23) 그러나독일의매수인이메사츄세츠의매도인에게컴퓨터 11세트를주문한것에대하여, 5세트만가격이표시되어인도된사례에서제25조및제51조제2항에의해나머지 6세트는달리취득가능하다고하여, 중대한계약위반을인정하지않은사례가있다. 24) 상품의질이현저히떨어져계약의목적을달성할수없게된경우에는계약을해제할수있지만, 상품의질이합의된것보다열등하거나원산지가다르다고하더라도인도된상품을이용하거나전매할수있는경우에는계약적기대이익을본질적으로박탈하는것이아니라고보아해제권을부정한사례가있다. 25) 4 부적합물품 (non-conforming goods) 의인도계약에적합하지않은물품이인도된경우에매수인은계약의해제또는대금의감액 ( 제50조, 제45조제1항 a호 ) 을고려할수있다. 대금감액에의한구제방법은매도인이부적합한물품을인도하고매수인이이를수령한경우에한하여 적용가능하다. 26) 인도된물품이계약에적합하지않은때, 계약의해제여부를판단하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다. 매수인이물건의특정성질이나특징을명시적으로표시하였음에도이를위반한경우에는성능에아무런하자가없어도중대한계약위반이된다. 27) 자동차엔진에하자가있는경우와같이명시적약정이없는때에도매수인은하자없음을계약상당연히기대하므로중대한계약위반이된다. 물품이인도되었지만계약부적합의치유가불가능한경우에는, 당해부적합이중대하다면매수인은제49조제1항 a호에따라계약을해제할수있고, 매도인은재급부의기회를박탈당할것이다. 그러나합리적인기간내에대체품인도나수리, 권리의하자의제거가가능하고그결과가매수인에게도불합리하지않은경우에는계약부적합이중대한계약위반으로되지않을것이다. 28) 계약부적합의경우에는계약에서결정된성질로부터극단적으로일탈한급부, 즉이종물 (aliud) 이이행된경우에도매수인의계약에대한기대를고려하여침해의중대성여부를판단하게된다. 예컨대공급이현저히부족한시장에서매도인이대체품을제공하는경우에는중대한계약위반으로되지않는다. 일반적으로매도인의구체적인의무 ( 제35조제1항, 제35조제 2항 b호 ) 가준수되지않고, 사후적으로치유도 22) Cour d'appel de Grenoble 4. 2. 1999 (http://www.jura. uni-sb. de/fb/ls/witz/040299v. htm) 23) Vgl. LG Dortmund, RIW 1981, 854ff; OLG Koblenz v. 18. 5. 1984. 24) LG Heidelberg v. 3. 7. 1992 (http//www.jura.uni-freiburg. de/iprl/cisg/urteile/text/38. htm) 25) BGH (Sup.Ct.), VIII ZR 51/95, 3. 4. 1996. 이판례는해제를권리구제의 최후의방책 (last resort) 으로보아그인정범위를엄격하게해석한다. 26) Bianca/Bomell, Commentary on the International Sales Law - The 1980 Vienna Sales Convention (1987) Milan, at Article, at Article 50, 2. 1. (Will) 27) 가령매수인이매매목적물인자동차를리비아의가다피대통령에게전매하기위하여자동차색이예언자모하메드색인녹색이어야한다고하면서매도인인자동차회사와매매계약을체결하였음에도매도인이적색의자동차를인도하였다면자동차의성능에아무런흠이없다고하더라도이는중대한계약위반에해당하여해제의요건을충족시킨다 ; Schlechtriem ( 吉野正三郞 安達榮司 曾野裕夫譯 ), 國際物品賣買契約に關する國連條約 (1980 년 ), 판례タイムス No. 739(1990. 12), 24 面 28) Schlechtriem, Internationales UN-Kaukrecht, 1996, Rn. 20.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47

논설 되지않는경우에는중대한계약위반이된다고본다. 29) 판례중에는계약부적합을이유로계약해제를인정한사례가극소수이고, 대부분은중대한계약위반을구성하지않는다고보고있다. 30) 즉, 부적합물품의인도를이유로한계약해제의인정범위를매우엄격하게해석하고있다. 2) 효과매수인은매도인이중대한계약위반을하거나, 매수인이정한합리적인부가기간 (additional period) 내에물품을인도하지않는때에는계약을해제할수있다 ( 제49조제1항 (a)(b)). 31) 따라서매도인의불인도가중대한계약위반이되는지에관계없이매수인은합리적인부가기간의설정과그도과에의해계약해제권을취득한다. 부가기간은그경과만으로계약위반을중대한것으로함으로써, 인도기간의도과가중대한계약위반인가아닌가에대한분쟁을피하고법상황을단순화함에그본질적인목적이있기때문이다. 32) 해제는의사표시에의해그효력이발생하며, 손해배상의무를제외하고계약당사자를계약상의의무로부터해방시킨다 ( 제81조제1항 ). 그리고계약해제시까지이행되어온급부의전부또는일부는이행전의상태로회복된다 ( 제 81조제1항 ). 즉, 이미상대방에게이행한것이있으면그반환을청구할수있고, 당사자쌍방에게반환의무가발생하고있으면양자는동시에이행되어야한다 ( 동조제2항 ). 계약이해제되면매수인은이미수령한물품을매도인에게반환하여야한다. 따라서매수인이수령할당시와실질적으로동일한상태에서물품을반환할수없으면, 계약을해제하거나매도인에게대체물의인도를청구할수없다 ( 제 82조제1항 ). 그러나물품을반환할수없거나수령할때와실질적으로동일한상태로반환할수없는것이매수인의작위또는부작위에의한것이아니라면계약을해제하거나대체물의인도를청구할수있다 ( 동조제2항 (a)). 또한매수인은가능한한단기간내에물품의계약적합성에대하여검사할수있는데 ( 제38조 ), 그검사결과물품의전부또는일부가멸실 훼손한경우에는, 예컨대물품을수령한때와동일한상태로반환할수없어도계약을해제할수 29) Schrechtriem, aao., Rn. 21. 30) 와인의매매에서사탕을과도하게넣음으로인해품질을떨어뜨린사례에서해제가인정된바있다 (Cour de Cass. 23.1.1966). 부정사례로는이태리구두제조업자인매도인이계약에서정한기간내에구두를인도하지않았고계약명세서의내용에적합하지않은물건을후에인도하였다는이유에서독일무역회사인매수인이대금지급을거절한사안에대하여, 인도된물품이용도에부적합하다고하더라도할인되어서용이하게전매될수있다면해제는부정된다고판시한것이있다 (OLG Frankfurt a. M. 5 U 15/93, 18. 1. 1994). 같은취지의판결로는 BGH v. 3. 4. 1996; BGHZ 132, 290; OLG Frankfurt v. 10. 2. 1994 RIW 1994, 1050; OLG München v. 2. 3. 1994 RIW 1994, 595; HG Zürich v. 26. 4. 1995 SZIER 1996, 53; BG v. 28. 10. 1998 참조 31) 부가기간제도가독일법으로부터수용된것은로마초안 (1939, 1951) 부터이지만, 여기에서는매도인의인도의무위반에따른해제에만적용되었다 (von Caemmerer, Wesentliche Vertragsverletzung, FS Coing, Bd. 2. 1982, S. 37). 그후 CISG 의심의단계에서는구제수단을통일하는과정에서해제요건도통합되었기때문에, 부가기간에관한현행제 49 조제 1 항 (b) 호를 1 인도가행해지지않은경우에만적용할것인가, 2 계약부적합인도를포함하는모든경우까지확장해서적용할것인가에대한논란이있었다. 후자에대해서는부가기간이경미한불이행을중대한계약위반으로포장하고자하는매수인에의해악용될소지가있고, 또한이를구실로시장의가격 risk 를상대방에게전가시킬수도있다는이유에서비판적인입장을보이는국가들이많았으므로 (31 대 9), 결국전자에근거하여조문이완성된것이다 (U. N. Official Records, pp. 354-357). 32) 부가기간은특히인도가없는경우에불이행이중대한계약위반이되는지에관한불확실성을제거하는기능을가진다고한다 (Will, in Bianca-Bonell Commentary on the International Sales Law -The 1980 Vienna Sales Convention, 1987, Art. 47. p. 206). 148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있다 ( 제82조제2항 (b)). 매매된물품은일반적으로매수인에의해수령되지만, 때에따라서는그수령전에타인에게매각되어버릴수도있다. 이러한경우에도수령한때와동일한상태로반환할수없으면, 계약해제나대체물인도청구가불가능하다고하는규정은적용되지않는다 ( 동조동항 (c)). 2. 유럽계약법원칙 (1) 서 PECL 33) 은 1980년 EC 지역내계약법의통일을지향하기위하여 유럽계약법위원회 가시작한작업의성과로서, 1995년과 1996년에제1 부와제2부가각각공표되었다. 34) 원래이원칙은유럽지역내의국제거래를제약하는법적요인을철폐함과동시에이를용이하게하기위한통일법을구축함을주된목적으로하지만, 부차적으로는 1 EU 지역내에서계약법의조화를위한통일적원칙을세움으로써개념과체계면에서일반적기초를제공함과동시에통일적인법해석을위한기초를형성하고, 2 원칙의규율영역밖에서국내계약법을형성함에있어서국내법원및입법자에게시사를주며, 3 지역내의거래분쟁과관련하여중재 인에게일정한지침을주고, 4 유럽지역내에있어서 common law와대륙법사이의매개기능 35) 을담당하며, 나아가 5 장래유럽통일계약법전의起草를지향하는첫걸음이되고자함에그목표를두고있다. 36) PECL은 CISG 및 PICC의영향을강하게받고있으므로이들과매우유사한원칙을수립하고있지만, 그대상을국제매매에한정하지않는 계약법의일반원칙 (general principles of contract law) 이라고할수있다. 37) 그후 2003년에총 69개조항으로구성된제3편이출간되었으나, 이글과는별다른연관성을찾을수없으므로그내용에대한소개는생략하기로한다. 38) (2) 이행장애법의특징과해제법의내용 1) 이행장애법의특징 PECL은 불능 내지이에유사한개념에대신하여 불이행 (non-performance) 의개념을이행장애의중심에위치시킨다. 동원칙은 불이행이란면책여부에관계없이계약상의채무를이행하지않은모든경우를의미하는것으로, 지연된이행이나하자있는이행그리고계약을완전하게실현하기위해협력을하지않은것을포함한다 고규정한다 ( 제1:301조제4항 ). 33) Commission on European Contract Law, Principles of European Contract Law, Full Text of Part Ⅰ & Ⅱ(1996). PECL 은제 1 장총칙, 제 2 장계약의형성, 제 3 장대리인의권한, 제 4 장유효성, 제 5 장해석, 제 6 장내용및효과, 제 7 장이행, 제 8 장불이행및구제총칙, 제 9 장불이행에대한특별구제라고하는형식으로구성되어있다. 34) 이사이에 1989 년에는유럽의회에서유럽민사법전을기초해야한다는결의안이가결되었다. Vgl. Lando, Principles of European Contract Law, RabelsZ 56, 261(1992), S. 264; Müller/Graff, Europäisches Gemeinschaftsrecht und Privatrecht, NJW 1993, SS. 13, 23. 35) PECL 은미국의제 2 차계약법 Restatement 와동일한목표를지향하고있지만, 동리스테이트먼트가어디까지나커먼 - 로를공유하는연방내부에서의법해석의통일을도모하는것이라는점에서, 복수의이질적인법체계사이에서원칙의공유를목표로하는 PECL 과는다르다. Vgl. Zimmermann, Der europäische Charakter des englischen Rechts, ZEuP 1993, S. 4ff; Berger, Die UNIDROIT-Prinzipien für Internationale Handelsverträge, ZVglRWiss 94, 1995, S. 217ff. 36) Lando, aao., S. 262, 265; Zimmermann, Kontur eines Europäischen Vertragsrechts, JZ 1995, S. 477ff., 478. 37) Lando, aao., S. 267, 38) PECL 제 3 편에대한내용개관과유럽사법의통일화작업에대한향후전망에대해서는송호영, 유럽계약법원칙 (PECL) 제 3 편의출간과유럽사법의통일, 비교사법제 11 권 2 호 (2004. 6.), 721-728 면참조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49

논설 따라서급부의무뿐만아니라부수의무의위반에해당하는사유도포함되며, 채권자의협력의무위반도불이행에해당하게된다 ( 제1:202조 ). 그리고 계약체결시에채무의이행이불능이라는이유또는당사자가계약의목적이되는재산에관한처분권한을갖지않는다는이유만으로계약이무효가되지않는다 고규정함으로써 ( 제4:102조 ), 39) 원시적불능의급부를목적으로하는계약은무효라고하는도그마는붕괴되었고, 원시적불능과후발적불능의구분론은의미를상실하게되었다. 나아가 PECL은 중대한불이행 (fundamental non-performance) 이라고하는개념에매우중요한지위를부여한다. 중대한불이행이란, 1 채무의엄격한준수가계약의핵심적요소에해당하는경우, 2 불이행의결과채권자가계약상기대할수있었던결과를실질적으로박탈한경우 ( 다만, 채무자가그러한결과를계약체결시에예견하지않았거나예견할수없었던때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 3 채무의불이행이 고의적 이어서 40) 채권자가채무자의장래의이행을합리적으로신뢰할수없는경우를의미한다 ( 제8:103 조 ). 41) 다음으로 PECL은제8장에서당사자에게면책사유가인정되지않는한 ( 제8:108조 ), 제9장에서정한양립가능한구제수단을모두원용할수있음을규정하고있다. 42) 제9장에규정된구제수단으로는특정이행청구권, 채권자의이행거절권, 계약해제권, 대금감액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등이있으며, 특히손해배상청구권은그 어떠한구제수단에따른권리를행사하더라도박탈당하지않는것으로규정되어있다 ( 제8:102 조 ). 43) 따라서해제권과손해배상청구권은배타적관계에있는구제수단이아니다. 아래에서는계약해제권에한정하여검토한다. 2) 해제법의내용 PECL에의하면, 채권자는채무자에의한 중대한불이행 이있거나, 이행기전이라도중대한불이행의발생이명백하게된경우에는계약을해제할수있다고규정한다 ( 제9:301조제1 항, 제9:304조 ). 또한이행지체에대해서는그것이중대한불이행에해당하지않아도, 채권자는합리적인유예기간을정하여이행의최고를통지하고그기간내에이행되지않으면계약을해제할수있으며, 지정된기간내에채무가이행되지않으면계약은자동적으로종료한다고정할수도있다 ( 제8:106조제3항, 제9:301조제2항 ). 이와같이 PECL 에서는채권자의계약해제요건으로서채무자측의귀책사유를완전히배제하고있다. 해제권은해제권자의일방적인의사표시에의하여행해진다 ( 제9:303조제1항 ). 그러나채권자가채무불이행을알았거나알았어야한때로부터합리적인기간내에계약해제의의사표시를하지않으면계약해제권을상실한다 ( 제9:303 조제2항 ). 또한불이행이실질적으로채권자의행위에기인하는경우에도채권자는계약을해제할수없다. 39) 예컨대어떤선박이침몰하였음에도불구하고당사자가그사실을알지못한채당해선박의용선계약을체결하였더라도본원칙상그계약은무효가아니라고한다 (Lando/Beale, Principles of European Contract Law, Art. 3. 108, comment B). 40) PECL 의정의규정에의하면고의적 (intentional) 행위에는무모하게 (recklessly) 행해진행위도포함된다 ( 제 1:301 조 ). 41) 이에대한상세한해설은양창수, 유럽계약법원칙 에서의채무불이행법리, 저스티스제 34 권제 2 호 (2001. 4.), 31 면이하참조 42) 제 8:101 조 [ 이용가능한구제 ] 제 1 항. PECL 은각종구제수단사이에순위를두지않고병립시키면서, 복수의구제수단을병행적으로행사하는때에는제도간의모순을개별적으로조정한다고하는태도를취하고있다. 43) 채무불이행에대한구제수단에대해서는양창수, 앞의글, 31-46 면참조 150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PECL은계약해제의효과면에서의특징으로서불소급적구성을채용하고있다. 즉, 제9:305 조제1항은 계약의해제는쌍방당사자를장래의이행의무및이행수령의무로부터해방시킨다 고규정한다. 이에따르면채권자가계약을해제할경우, 채권자는장래의권리 의무로부터해방되며, 이때손해배상청구권의행사는방해받지않는다. 특히 PECL은계약해제에대하여소급효를인정하지않기때문에, 이미이행된부분에대한원상회복을인정해야하는지, 만약인정하게된다면원물반환의방법을취할것인지아니면가액반환의방법을취할것인지를다루는특별규정을둘필요가생겼다. 이와관련하여 PECL 은, 상대방으로부터의반대급부를수령하지않았던당사자는자신이상대방에게이행으로써제공한재화 ( 또는이에대신하는합리적인가치 ) 를회수할수있다 고규정하였다 ( 제9:306조-309조 ). 이는쌍방이공히이행하지않은경우에는원상회복문제가원칙적으로발생하지않는다는전제에입각한것이다. 또한 PECL은채권자로부터해제권행사를기다릴필요없이계약이자동적으로종료하는두가지예외적경우를규정하고있다. 즉, 1 채권자가불이행을한채무자에게이행청구를위한부가기간을통지하면서 이기간의종료시에역시이행이없으면계약이자동적으로종료한다 고정할수있고 ( 제8:106조제3항 ), 2 면책적이고종국적인이행장애가발생한때에도불이행을한채무자에대한통지없이계약이자동적으로종료한다 ( 제9:304조제3항 ). (3) CISG 및 PICC 와의비교 1) CISG와의비교해제법과관련하여 CISG와 PECL은계약해 제의요건사실로서 중대한불이행 의채용, 해제효과의불소급적구성, 계약해제권과손해배상청구권의병존등기본적인골격을같이한다. 그러나위에서본바와같이 PECL 제8:103 조는중대한불이행에관한개념정의가보다구체적이고상세하지만, CISG 제25조는그것이지나치게추상적이어서장래의이론전개에위임하는경향이뚜렷하다. 또한해제의방법에관하여도 CISG 는계약의자동적종료를전혀인정하지않고있으며, 효과면에서도 PICC와마찬가지로이미이행한당사자의원물반환청구권을긍정하면서 ( 제81조제2항 ), 동시에원물반환이불가능한경우에가치반환청구권으로轉化할수있는가능성을인정하고있다 ( 제84조제2항 b). 나아가 CISG는매수인의작위또는부작위에의해 수령한당시와실질적으로동등한상태에서 의원물반환이불가능한경우에, 매수인의계약해제권의상실을상정하고있지만 ( 제82조제2항 ), PECL에는이러한제한규정이존재하지않는다는점에차이가있다. 2) PICC와의비교 PICC와 PECL은 중대한불이행 을해제의요건으로삼는다는점, 해제의소급효를인정하지않는다는점에서역시그맥락을같이한다. 그러나세부적으로살펴보면양원칙에는다음과같은차이점이존재한다. 첫째, 해제의요건인중대한불이행을판단함에있어서 PICC는 PECL이드는사정외에, 계약이해제된경우에불이행을한당사자가계약의준비나이행을위하여부당한손실을입었는지 를고려요소로삼고있다 ( 제7 3 1조제 2항 ). 즉, PICC 에서는경제적효율성을고려하는경향이강함을알수있는데, 이렇게되면 PECL에비하여해제의인정범위가상대적으로협소해질수밖에없을것이다.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51

논설 둘째, 계약해제에따른원상회복의근거와관련하여 PECL은주지하는바와같이쌍무계약에서당사자일방만의이행이수령된경우에그회복을문제삼는반면, PICC는당사자쌍방에게이미수령된급부가있으면원칙적으로원물반환에의하고그것이불가능하거나부적당한경우에는금전반환에의할것을규정하고있다 ( 제7 3 6조제1항 ). 3. 2002 독일개정채권법 (1) 개정배경 1970년대부터민법전내부의구조적결함들이지적되면서다양한영역에서정부차원의개혁작업이추진되어왔다. 민법전 ( 특히채권법 ) 이지닌시대적부적합성, 체계적비통일성, 부속법률의산만성, 판례에의한과도한법형성작용등을극복하기위한발본적개정필요성이확인되면서, 개정작업은더욱활기를띠기시작하였다. 1981년과 1983년에는연방법무부로부터연구조사를위임받은전문가그룹에의해민법전반에걸쳐 24개의주제를다룬감정의견서가제출되어공간되기도하였다. 44) 이는 1984년에소집된 채권법개정위원회 의작업을위한기초가 되었고, 동위원회는 7년간의연구성과를집약하여최종보고서를제출한바있다. 45) 1999년에이르러서는사법분야에있어서국제적인법상황의급격한변화가있었다. 이는기존의개정논의를가속화하는기폭제가되었고, 개정작업은다시급물살을타게된다. 2000. 8. 에연방법무부가채권법개정초안 (Schuldrechts- Reformentwurf) 을새롭게제시한후 2001. 10. 11. 에민법개정안이최종적으로연방의회에서가결될때까지의기간은매우짧지만, 대폭적이고혁신적인내용의법개정이이루어졌다. 개정민법은같은해 11월 29일에공포되어이듬해인 2002. 1. 1. 부터시행되었는데, 개정범위는매우광범위하다. 소멸시효법과채권법의급부장애에관한체계와내용이근본적으로바뀌었고, 특별법으로규율되어오던각종소비자보호입법들 46) 도대부분채권편에통합되는등대대적인수술이단행되었다고할수있다. (2) 해제의요건론을둘러싼기본적구상과개정경과구민법상계약해제제도는산만하고복잡하였으며, 47) 국제규준에부합하지못한측면이 44) Gutachten und Vorschläge zur Ü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Hrsg). vom Bundesminister der Justiz, 3 Bde., 1981, 1983. 45) Abschlußbericht der Kommission zur Überarbeitung des Schuldrechts, (Hrsg). vom Bundesminister der Justiz, 1992. 최종보고서의내용은연방법무부홈페이지 (http://www.bmj.bund.de.htm) 를통해확인할수있고, 이에대한조문의완역과그내용을심도있게검토한일본의단행본으로는下森定 岡孝編, ドイツ債務法改正委員會草案の硏究, 法政大學現代法硏究所, 1996 이상세하다. 위원회의과제는채권법분야중급부장애법, 하자담보법, 소멸시효법으로국한되었는데, 특히채무불이행의기본적인체계와관련한보고서의내용은 1988. 1. 1. 부터발효한 CISG 를근거로하여국제적인법발전의동향에적극적으로부응하고있다. 46) 대표적으로 1976 년에제정된약관규제법 (ABGB) 이개정민법제 2 편제 2 장 [ 보통거래약관에의한법률행위상의채무관계의형성 ] 이라는표제하에계약총론에편입되었고 ( 이에관한상세는 Ernst/Zimmermann, Zivilrechtwissenschaft und Schuldrechtsreform, Mohr, 2001, S. 613. 참조 ), 그외에소비자신용법 (VerbrKrG), 방문판매법 (HaustürWG), 통신판매법 (FernAbsG), 일시적주거권법 (TzWrG) 에규정된주요내용들이민법전으로흡수되었다. 다만, 제조물책임법은 EU 지침에따라국내법화한중요한소비자보호입법이지만, 계약법이아니어서통합되지않았다 ( 이에대해서는통합입법을모색해온입법자의의도에모순한다는비판이있다 ; Dauner-Lieb, Die geplante Schuldrechtsmoderniesierung-Durchbuch oder Schnellschluß? JZ 2001, S. 16). 47) 해제요건의현저한다양성이독일민법의결함이라는사실은일찍부터지적되어온바이다 ; Leser, Der Rücktritt vom 152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강하였다. 이행장애의유형중가장중심적위치에놓여졌던것은이행불능인데, 1 당사자쌍방의귀책사유없는이행불능의경우에는채무자뿐만아니라채권자도급부의무가없게되므로 ( 독민제323조제1항 ) 계약은자동적으로해소되게되고, 2 채무자의귀책사유있는이행불능의경우에는채권자는계약을해제할수있게된다 ( 독민제325조제1항 ). 그리고이행지체의경우에도채권자는상당한기간의최고를거쳐계약을해제할수있었다 ( 독민제326조제1 항 ). 그외에판례와학설은채권자에게계약의유지를더이상기대할수없게하는적극적채권침해, 이행기전의진지한이행거절, 정기행위에서의기한의도과등에대해서도해제권을인정해왔다. 이처럼독일민법상계약해제제도는그유형에따라상대방의귀책사유가필요한경우와그렇지않은경우가병존하고있었으며, 이행장애의중대성을판단하는기준도이행불능처럼거의절대적인장애, 적극적채권침해에서와같 이기대가능성, 일부이행처럼상대방의이익등으로각기상이하였다. 48) 오랜기간동안의논의과정을거쳐성립된현대화법 초안 49) 에서는 채무자의귀책사유 라고하는기본적인사고자체가해제제도의목적에합치하지않는다고판단하여이를해제의요건에서배제하기로결정하였다 ( 토의초안제323조 ). 50) 그리고위에서든국제계약원칙에준거하여 의무위반의중대성 을계약해제의요건으로편입하였다. 51) 여기에는다음과같은두가지의입법의도가근저에자리잡고있었다고평가된다. 그하나는해제에관한현행민법전의규율을요건면에서간소화하겠다는것이고, 52) 다른하나는위에서살펴본국제원칙에동화할수있는해제요건을정립하자는것이었다. 그후급부장애법위원회 (Kommission Leistungsstörungsrecht) 의제언을수용하여부분적인수정이가해진 확정안 53) 도, 해제의요건으로귀책사유를요 Vertrag, 1975, S. 26ff. 48) 김동훈, 계약해제의요건에관한판례분석, 판례월보 350 호, 8-9 면 49) 2000. 8. 4. 법무부에의해공표된토의안 (Diskussionentwurf eines Schuldrechtsmodernisierungsgesetz : DiskE) 을의미한다. 독일민법의개정경위와그배경에대한상세는졸고, 2002 독일채권법의개정경위와급부장애법의구조, 법학연구제 13 권 (2002), 충북대법학연구소, 241-250 면참조 50) 초안제 323 조는의무위반이있으면상당기간에걸친최고를한후에원칙적으로해제를할수있다고하면서, 예외적으로 1 의무위반이경미하거나, 2 법익침해가중대함에도불구하고채권자에게계약의유지를기대할수있거나, 3 채권자에게주된또는유일한의무위반의책임이있거나, 4 채무자가의무위반을정당화할수있는항변사유를가지고있는경우에는해제권을인정하지않는다 ( 제 1 항 - 제 3 항 ). 그리고구민법과달리해제와손해배상의병존을인정하였다 ( 제 327 조제 1 항 ). 이행을위한강행적유예기간을두었다는점에서 CISG[ 제 47 조 (1), 제 49 조 (1)(b), 제 63 조 (1), 제 64 조 (1)(b) 는부가기간의유예여부를피해당사자의선택에위임함 ] 와뚜렷이구별된다. 51) 학설은해제의요건중채무자의귀책사유를배제한부분이최대의진보라고평가하고있다 (Honsell, Einige Bemerkungen zum Diskussionsentwurf eines Schuldrechtsmodernisierungsgesetzes, JZ 2001,, S. 19; Canaris, Die Reform des Rechts der Leistungsstörungen, JZ 2001, S. 522). 그밖에토의안의기본적인방향과내용에대한비판론에대해서는 Zimmermann, Schuldrechtsmodernisierung? JZ 2001, S. 177f; Dauner-Lieb, Kodifikation von Richterrecht, in : Ernst/Zimmermann (Hrsg.), Zivilrechtwissenschaft und Schuldrechtsreform, 2001, S. 16; Huber, Die Unmöglichkeit der Leistung im Diskussionsentwurf eines Schuldrechtsmodernisierungsgesetzes, ZIP 2000, S. 2137f; Gsell/Rüfner, Symposium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1(Tagungsbericht Regensburg 17/18, 11. 2000), NJW 2001, S. 424. 참조 52) 구민법은급부장애로인한해제요건을매우다양하게구성하여왔다. 즉, (1) 불능 (Unmöglichkeit) 과관련하여, 1) 원시적 객관적불능은법률상당연무효 (ipso jure) 이지만, 2) 후발적불능은 1 채무자의귀책사유가인정되면최고없이해제가인정되는반면, 2 채무자에게귀책사유가없으면채무는법률상당연히소멸하고후에위험부담이문제로된다. (2) 지체 (Verzug) 와관련하여서는상당기간에걸친최고와기간의도과만으로해제가인정되는것으로되어있다. 그리고적극적채권침해에대해서는계약의유지에대한채권자의 기대가능성 이규준으로작용하여왔다. 53) 이는 2001. 3. 6. 및 22. 에공표된토의안에대한확정안 (Konsolidierte Fassung des Diskussionsentwurfs : KF) 을의미한다.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53

논설 구하지않는다는점, 해제의가능여부를중대한의무위반에기하여판단한다는점은초안과같다 ( 제323조제4항, 제324조 1문 ). 다만, 확정안은해제의요건사실에변경을가하여, 의무위반으로인한해제에관해단일규정을두어처리하였던초안과달리, 급부의불이행또는이행된급부의계약적합성상실로인한해제규정과, 기타의무위반을이유로하는해제규정을별개의조문으로두어처리하고있다는점에서규율형식상의차이를보인다. 54) 확정안의주요내용으로는, 1 채무자가급부의일부를이행한경우, 채권자는일부급부에관하여이익이없는때에만계약전체를해제할수있고 ( 제323조제4항 1문 ), 2 계약적합성을상실한급부 (eine nicht vertragsgemäß erbrachte Leistung) 라고할지라도그의무위반이경미한 (unerheblich) 때에는, 채권자는계약을해제할수없으며 ( 제323조제4항 2문 ), 3 쌍무계약에서 기타의무위반 (Verletzung einer sonstigen Pflicht) 으로인한해제의경우에는채무자의의무위반이중대하고 (wesentlich), 채권자에게계약의유지를더이상기대할수없는 (nicht mehr zuzumuten ist) 때에만계약을해제할수있다 ( 제324조 1문 ) 고규정한점을들수있다. 특히주목할만한것은급부의불능이정당화되는경우, 즉귀책사유없는이행불능의경우에는해제권을인정하지않고, 이를구민법과마찬가지로위험부담의대상으로판단하였다는것이다. 그리하여쌍무계약에있어서귀책사유없는이행불능의종료및청산은오로지위험부담에의해처리된다고하는원칙이확립되었고, 이는 2001. 5. 의정부안 55) 에서도그대로반영되었다. (3) 개정채권법의내용개정채권법은수차에걸쳐가다듬어져온개정안의골격을그대로유지하였다. 계약의본질적인부분에관하여의무위반 (Pflichtverletzung) 56) 이있으면채무자의귀책사유에관계없이해제를인정하고있다. 다만, 채권자가채무자의의무위반에따라손해배상을청구하는경우에는채무자의귀책사유가전제되어야한다 ( 제280조제1항 ). 계약의해제는쌍무계약에서만문제가되는데, 채무자가이행기에있는급부를이행하지않거나계약에적합한급부를이행하지않은경우에, 채권자는상당한기간을정하여이행또는추완을최고하였음에도채무자가그기간내에이행을하지않으면계약을해제할수있다 ( 부가기간해제 : 제323조제1항 ). 채무자가급부를완강하고도종국적으로거부하거나 ( 이행거절 ), 급부가정기행위로서의성질을가지거나 ( 상대적정기행위 ), 쌍방당사자의이익을형량할때즉시해제를인정할만한사정이있는경우에는, 채권자는기간을정함이없이계약을해제할수있다 ( 동조제2항제1-3 호 ). 그리고채권자는의무위반의성질에비추어기간설정을고려할수없으면계고로써기간설정에대신할수있고 ( 동조제3항 ), 해제의요건이충족될것이명백한때에는이행기전이라도계약을해제할수있으며 ( 동조제4항 ), 일부급부의경우에는그에대해이익이없는때에만계약전부를해제할수있고, 계약에부적합한급부가이행된경우에그의무위반이경미한때에는계약을해제할수없다 ( 동조제5항 ). 또한급부에관계하지않는부수의무 ( 제241조제2항 ) 57) 를위반한경우 54) 이러한형식은정부초안및개정민법에도그대로반영되었다. 55) 2001. 5. 9. 연방내각이결의한 채권법현대화법정부안 (Regierungsentwurf eines Gesetzes zur Modernisierung des Schuldrechts : RE) 을가리키는데, 이법안은같은해 5. 14. 연방의회에제출되어같은해 10. 11. 가결되었다. 56) 모든급부장애유형의상위개념으로서, 지체, 급부불능, 불완전이행, 담보책임, 적극적채권침해등을포괄한다. 154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에도채권자에게계약에대한구속을더이상기대할수없는때에는채권자는계약을해제할수있다 ( 제324조 ). 이와같이개정채권법은 UN 통일매매법이나유럽계약법원칙상의해제규정을모델로삼아해제의요건에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배제함으로써, 국제규범과의조화를이루었다는점에서는높이평가할수있다. 그러나제324조나제326 조 ( 이행불능등급부의무가배제된경우의해제등 ) 와같이그요건을달리하는해제규정을둠으로인해애초문제점으로지적되어온해제요건의다양성의결함을극복하지못한아쉬움이있다. 58) Ⅲ. 해제의요건론을둘러싼국내의논의현황 이러한입장은불이행의유형에제한을두지않는다. 1. 학설및판례의태도민법은해제의요건으로서, 이행지체에관하여는귀책사유를명문으로요구하지않으나 ( 제 544조 ), 이행불능에관하여는 채무자의책임있는사유로 라는표현을명시하고있고 ( 제546조 ), 불완전이행에관하여는명문의규정이없으므로그요부에관한판단을해석론에위임하고있다. 해제의요건으로서귀책사유를필요로하는지에대해서는견해가첨예하게대립하는데, 이는해제제도의목적이나기능에대한관념의차이그리고현행채무불이행법체계에내재한부정합성에서비롯된것이다. 해제는그효력을계약의소급적소멸로보든, 계약의청산으로보든, 계약이처음부터존재하지않은것과동일한상황에이르게하는법적구제수단이다. 그리고손해배상은본래예정된이행과동일한가치를채권자에게회복시키고자하는것임에대하여, 해제는계약을해소하여제1차적급부의무로부터해방시키는것만을목표로하는것이다. 해제의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필요로하는가에대해서는특히제544조의해석론과관련하여논란이있어왔다. 그러나최근에는위에서본국제협약등에영향을받아중대한계약위반에의해채권자의계약적기대이익이탈락한경우와같이일정한객관적요건이충족되면주관적유책성과무관하게해제권을인정하자는견해가유력해지고있다. 물론 (1) 학설 1) 귀책사유필요설전통적인견해로서, 채무불이행의효과인손해배상의요건에서와마찬가지로해제의요건에서도귀책사유가필요하다는고려를깔고있다. 즉, 현행민법상의규정내용과무관하게불이행의유형을가리지않고해제권을행사하기위해서는채무자의귀책사유가전제되어야한다는입장을취하고있는것이다. 해제의요건으로서귀책사유가필요하다는논거는다음과같다. 첫째, 채무불이행에의한손해배상책임의발생요건에있어서와마찬가지로해석되어야할필요가있다. 이행지체에의한해제의요건으로서귀책사유가필요한이유는민법이과실 57) 급부에관계하지않는부수의무 의개념에대해서는 Huber/Faust, Schuldrechtsmodernisierung 2002, 2002. Rn. 13, S. 184ff 58) 이에대해서는요건을달리하는규정을두는것이오히려투명성에도움이된다고보는긍정적인평가도있다 ; Canaris, Die Reform des Rechts der Leistungsstörungen, JZ. 2001, SS. 499, 510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55

논설 책임의원칙을따르기때문이며, 이행지체와이행불능을특별히구별해야할실질적인근거가없다. 둘째, 이행불능의경우에는귀책사유가해제의요건으로되어있으므로특별히이와달리취급해야할이유가없다. 셋째, 계약의해제는채무자에게는불이익이고제재로서의의미를갖는다. 59) 2) 귀책사유불요설귀책사유불요설은민법제390조의효과인손해배상과제544조내지제546조의효과인해제의제도적목적을이질적인것으로파악하면서, 귀책사유필요설은해제제도의본질을간과한해석으로서현행민법어디에서도그근거를찾을수없다는문제점을가지고있다고비판한다. 이견해에따르면계약채무의불이행에대하여상대방에게책임을귀속시키기위한제도인손해배상과, 계약으로부터의해방과새로운계약에대한체결의자유를회복시켜주는제도인해제는근본적인차이를가진다고본다. 60) 즉, 확정적으로유효하게성립한계약에서일방당사자의귀책사유있는불이행에의해상대방에게불이익이발생한경우에는손해배상에의해 그불이익이전보될수있지만, 유상쌍무계약에서채무자에게객관적인채무불이행이있으면그것만으로채무의견련관계를매개로한교환프로그램으로부터의일탈 (Abweichung) 이발생하고, 그러한경우에대해서까지채권자를계약적구속에묶어두는것은지나치게가혹하므로, 계약과그에따른자본의구속으로부터의해방을보장하는것이해제제도의본지라고이해하는것이다. 61) 귀책사유필요설에대한비판논거로는, 1 해제의요건을손해배상의요건과반드시동일하게해석해야할필연성은없으므로오히려그기능과목적에상응한요건을구축해야하고, 2 이행불능으로인한계약해제의경우에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한것은위험부담과의적용영역을구분하기위한것이며, 62) 3 해제는가치중립적인계약청산을그내용으로하고, 쌍방당사자가동일하게원상회복의의무를부담하기때문에, 일방적으로배상의무를부담하는손해배상에비하여제재의의미를갖는다고는생각할수없고, 4 이행지체에따른해제를규정한민법제544조는그발생에있어서귀책사유에관한요건을명문으로규정한바없는데, 이행지체가채무불이행의가장빈번하고 59) 앞의주 3) 참조. 일본통설의논거도이와동일하다 ( 長尾治助, 債務不履行の歸責事由, 1975, 39 면 ). 다만, 김동훈교수는이행지체시에는해제의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하고있지는않으나, 이행지체나이행불능이채무불이행의하부구조라는점에서보면역시귀책사유를요한다고새기는것이일관성은있다고본다. 그러면서도채무불이행의유형에따라계약해제제도를개별적으로규정하는것은제도운용상합리적기준을제시함에있어서적절치않다고하면서, 해제제도의본지나기능을고려하여통일적규율이가능하도록할필요가있음을강조한다 ( 계약목적의달성여부에따라 ). 다만, 해제의요건으로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할것인가에대하여는해제제도를바라보는근본적인관점의차이, 우리민법의전체적인체계등을고려하여심도있는연구가필요하다고하면서그결론을유보하고있다 ( 김동훈, 앞의글, 7 면, 17 면 ). 60) 김형배, 앞의책, 207 면 ; 박영복, 앞의글, 344 면 ; 정진명, 앞의글, 14 면 ; 하경효, 채무불이행과계약해제의요건, 고려법학 40 호 (2003. 6.), 67 면이하. 특히박영복교수는제 390 조의귀책사유는불이행이라는사실과는별도로손해배상의무를발생시키는또다른요건일뿐이라고한다 ( 앞의글, 342 면 ). 61) 계약해제를당초예정된프로그램으로부터의일탈을시정하는계약청산, 즉계약에충실한당사자에게처분의자유를재취득 (Wiedergewinnung der Dispositionsfreiheit) 시키기위한구제수단으로파악하는견해로는, Leser, Lösung vom Vertrag in: Recht und Rechterkenntniss, FS für Ernst Wolf, SS. 373-375 62) 정진명교수는계약당사자쌍방의책임없는사유로급부장애가발생하여계약목적을달성할수없게된경우에계약당사자는 위험부담 으로법률관계를처리하거나 해제 를통하여반대급부로부터해방될수있는데, 상대방에대한의사표시를요건으로하는후자가법률의규정에의한전자에비해효율적이라고평가한다 ( 앞의글, 22 면 ). 156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전형적인유형이라는점을고려하면채무불이행일반의경우에도귀책사유를요구한다고볼수없다는점을든다. 63) 우리민법의계수모법인일본해제법 64) 에서도동일한논의가있었지만, 이미 1970년대중반이후부터귀책사유필요설에대한비판론이대두되어오늘에이르고있다. 통설및판례는여전히귀책사유필요설을따르고있지만, 65) 근자에는해제의요건에서귀책사유를배제하려는더욱적극적인논거들이제안되고있다. 가령好美淸光교수는손해배상과해제의목적및기능상의차이에근거하여, 해제는가치중립적인계약청산수단이므로당사자일방의유책성유무를문제삼을필요가없으며, 따라서매도인의담보책임에서의해제의요건과가치판단을달리하여야할이유가없다고한다. 66) 또한磯村保他교수도 해제의기능이계약의구속으로부터의해방에있다는점을고려하면, 채무자에게귀책사유가없는경우에도채권자에게해제권이인정되지않는것은의문이며, 이는귀책사유가없는이행지체의경우채권자가그위험을부담하게되어채권자는언제나계약에구속되기때문 이라고한다. 67) 결국귀책사유불요설은채무불이행에따른 손해배상책임의귀속요건과달리, 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서객관적이고도중대한계약위반의사실이존재하면충분하다고보는것이다. (2) 판례의태도판례는해제의요건을귀책사유의존부라는획일적인기준에의해판단하고있지는않다. 먼저이행불능으로인한계약해제의경우에는제546조에근거하여채무자의귀책사유를반드시요구한다. 68) 그러나일부이행불능의경우에는귀책사유의유무에구애받지않고계약목적의달성가부에의해해제권의인정여부를판단한사례들이있다는점에주목해야할필요가있다. 즉, 판례는일부의이행불능이채무자의귀책사유에기인한것이라고하더라도계약의목적을달성할수있는때에는해제권을부인하고, 반대로계약의목적을달성할수있는때에는해제권을인정한다. 69) 이는 CISG 제25조가규정하고있는 계약적기대이익의탈락 과유사한인정기준이라고볼수있다. 이행지체로인한해제와관련하여서는 민법제544조에의하여채무불이행을이유로계약을해제하려면, 당해채무가계약의목적달성에있 63) 김형배, 앞의책, 207 면이하 ; 박영복, 앞의글, 342 면 ; 정진명, 앞의글, 22 면 ; 長尾, 39 面 ; 辰巳, 337 面 ; 好美淸光, 契約の解除の效力, 現代契約法大系第 2 卷 - 現代契約の法理 ( 二 ), 1984., 180 면참조 64) 계약해제에관한일본민법제 541 조 ( 이행지체에의한해제권 ), 제 542 조 ( 정기행위의해제권 ), 제 543 조 ( 이행불능에의한해제권 ) 는우리민법과그내용이완전히동일하다. 즉, 제 541 조및제 542 조는채무자의귀책사유를명시적으로요구하지않는다. 65) 해제의요건으로서귀책사유의요부에관해서는역시제 541 조가해석론상문제가된다. 그러나현재절대다수설은제 541 조에명시되지않은요건에더하여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한다 ( 辰巳直彦, 契約解除と歸責事由, 谷口知平追悼論文集 2, 契約法, 341 面注 13 에열거된교과서및內田貴, 民法 Ⅱ( 債權各論 ), 東京大學出版會, 1999., 88 面이하참조 ). 초기의판례중에는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하지않은것이있었지만 ( 大判 1920.9.11., 民事判決錄 1607 面 ), 그후에태도를변경하여오늘에이르기까지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채무자의귀책사유를예외없이요구한다 ( 大判 1937.12.2., 法律新聞 4237 号, 7 面 ; 東京地判 1980.4.1., 判例時報 983 号, 86 面 ) 66) 好美, 前揭論文, 130-131 面 67) 磯村保他, 債權各論, 1991., 40 面 68) 이행불능을이유로계약을해제하기위해서는그이행불능이채무자의귀책사유에의한경우여야만한다할것이므로 ( 민법제 546 조 ), 매도인의매매목적물에관한소유권이전의무가이행불능이되었다고할지라도, 그이행불능이매수인의귀책사유에의한경우에는매수인은그이행불능을이유로계약을해제할수없다 ( 대판 2002.4.26., 2000 다 50497). 69) 대판 1996.2.9., 94 다 57817( 부인사례 ); 대판 1995.7.25., 95 다 5929( 인정사례 )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57

논설 어필요불가결하고이를이행하지아니하면계약의목적이달성되지아니하여채권자가그계약을체결하지아니하였을것이라고여겨질정도의주된채무야하고그렇지아니한부수적채무를불이행한데에지나지아니한경우에는계약을해제할수없다 고한다. 70) 또한대법원은부수적채무의불이행에대해서는손해배상청구권만을인정하고계약해제권은인정하지않는다. 71) 그리고쌍무계약에있어서계약당사자의일방이상대방이채무를이행하지아니할의사를명백히표시한경우에는최고나자기채무의이행제공없이그계약을적법하게해제할수있다고한다. 72) 다만, 사전의이행거절에따른해제권행사는최고절차를거치지않으므로실무운용상엄격한요건이요구된다. 이처럼판례는채무불이행에의한계약해제의요건으로서귀책사유라는단일한標識만을내세우는것이아니라, 계약목적의달성가부, 주된채무인지부수적채무인지, 73) 사전이행거절의사의존부등다양한요소들을고려하여탄력성있게판단하고있음을알수있다. 2. 입법론적논의위에서본국제계약규범상의해제의요건사실을떠나, 영미법 74) 이나스위스법에서도계약해제에불이행당사자의귀책사유를요구하지않는다. 75) 특히스위스채무법은손해배상에는과실을요구하지만, 해제에는과실을요구하지않는다 ( 제107조, 제109조 ). 또한프랑스민법제 1184조의재판상해제에는채무자의채무불이행에대한과책 (faute) 이필요하지않다고보는것이판례의입장이다. 76) 해석론상논란이되어온채무불이행으로인한해제의요건을어떻게재구성할것인가에대해서는민법 ( 재산편 ) 개정안을마련하는과정에서활발하게논의된바있다. 역시논의의핵심이된것은제544조와제546조를통합규정으로할것인가, 그요건으로귀책사유를요구할것인가에있었다. 먼저규정형식에대해서는손해배상책임에관한제390조가일반조항주의를취하므로, 그에상응하여계약해제에관한제544조및제546조를통일적으로규정하고표제도변경하는것이바람직하다는제안 77) 이수 70) 대판 2001.11.13., 2001 다 20394, 20400; 대판 2005.7.14., 2004 다 67011( 이판례의평석에대해서는, 정진명, 부수적채무의불이행과계약해제, 민사법학제 30 호 (2005. 12.), 213-249 면참조 ) 71) 대결 1997.4.7., 97 마 575( 매매계약 ); 대판 1996.7.9., 96 다 14364( 영상물제작공급계약 ). 참고로일본에서도부수의무위반의경우에해제가인정되는가에관하여다툼이있었으나, 채무자의채무를 부수적채무 와 요소인채무 로나누어전자는주변영역의채무이기때문에다른채무와달리더욱중대한결과를발생시킨경우에한하여해제를인정하여왔다 ( 最判 1968.2.23., 民集 22 卷 2 号, 281 面 ). 한편 CISG 및독일판례는주된의무위반인가부수적의무위반인가에구애받지않고해제여부를판단한다. 부수의무위반이계약해제사유로간주될때에는주된의무로승격된다고보기때문이다, 즉, 의무위반의유형에관계없이그결과의중대성여부에따라해제여부를판단하는것이다 ( ユルゲソ バセドウ編, ヨーロッパ統一契約法ヘの道, 法律文化社, 2004., 198 面 ). 72) 대판 2003.2.26., 2000 다 40995. 사전의이행거절 을독자적인채무불이행의유형으로파악하여체계화하고자하는견해로는양창수, 독자적인채무불이행유형으로서의이행거절, 민법연구 4 권 (1997. 1.), 박영사, 121 면이하참조 73) 해제제도의기능을계약의구속력으로부터의해방에서구한다면, 단순히 주된채무 의불이행인지 부수적채무 의불이행인지에따라해제의가부를판단하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고생각한다. 부수적채무의불이행이라고하더라도이익침해의결과가중대한경우 ( 계약이익의실질적탈락등 ) 에는계약해제를인정하여야할것이다. 같은취지로는정진명, 앞의 부수적채무의불이행과계약해제, 248 면 74) 중대한계약위반 (fundamental breach) 과 경미한계약위반 (minor breach) 을구분하여, 전자에대해서만해제를허용하고후자에대해서는손해배상청구만을인정한다. 75) 특히 CISG 는독일개정채권법뿐만아니라네덜란드신민법에도영향을주어스칸디나비아제국의국내매매법으로채용되고있다 ; Lookofski, Understanding the CISG in Scandinavia, 1996, S. 1ff 76) 판례는채무자의과책보다는계약이추구하는경제적효용이확보되어있지않은점이해제의요건으로서보다중요하다고한다 (Malaurie, Cours de droit civil Les obligations, 1990, p. 740; 山田到史子, 前揭論文 ( 二 ), 492 面 ) 158 인권과정의 Vol. 356

법정해제의귀책사유에관한국제적동향과우리민법에서의논의 용되었다. 해제권의발생요건으로채무불이행에대한채무자의귀책사유를요구할것인지에대해서는입장의대립이첨예하였다. 귀책사유를요구하자는의견은그논거로서, 1 귀책사유를배제하면계약준수에의에토스 (ethos) 를해칠우려가있고, 2 급격한법상황의변화는바람직하지않으며, 3 CISG, PECL, PICC가귀책사유를배제한것은채권자의이익만을고려한것이므로그수용에한계가있고, 4 프랑스, 이태리민법도귀책사유를요구하고있으므로굳이독일민법에만집착할필요는없다는점등을든다. 78) 그리고반대의견은 1 개정가안은해제법의세계적추세에부합하지않은입법적후퇴이며, 2 해제제도의본래적기능과목적을무시한발상으로서입법을정당화할만한충분한법리적 실제적근거가제시되고있지못하다는점을이유로채무자의귀책사유를해제의요건에서배제할것을제안한다. 79) 수차례의검토과정을거쳐현행민법제544 조-546조를삭제하고그에대신하여제544조의 2를신설하기로하였는데, 80) 채무불이행의유형을구분하지않는통일적인해제규정을두면서채무자의귀책사유를해제요건으로명시하는입법의형식과내용을취하였다. 3. 소결 해제제도는채무자의채무불이행에의해채권자가계약적기대이익을박탈당하였거나계약목적을달성할수없게된경우에, 채권자를당해계약으로부터해방시켜줌과동시에새로운계약에대한체결의자유를회복시켜주는데그본질적목적이있는것이다. 이러한관점에서보면손해배상책임의성립요건으로요구되는채무자의귀책사유를해제의요건과연계하여고려할필요는없다. 민법은이행지체에따른해제의경우에는귀책사유를명시적으로요구하지않는반면, 이행불능에따른해제의경우에는귀책사유를명시적으로요구함으로인해해석상의혼란을가중시켜왔다. 해제의기능을종래의다수설과상이한관점에서파악한다고하더라도이행불능에관한제546 조는해석론에의해극복하기어려운입법상의장애인것만은분명하다. 그러한의미에서본다면불완전이행을포함한채무불이행의제유형을포괄할수있는해제규정의창설이불가피하고, 그요건은채무자의귀책사유를배제한통일적이고도객관적인내용으로구성될필요가있다. 민법개정안은채무불이행에의한해제의요건에채무자의귀책사유를예외없이요구한다. 이는해제제도의본지와기능에대한오해일뿐만아니라, 해제법에대한국제적변화흐름에도역행하는태도라고하지않을수없다. 81) 77) 양창수위원의검토의견 ( 법무부, 민법개정자료집, 2004, 785 면 ) 78) 양창수, 남효순, 서민, 이시윤, 소재선위원 79) 하경효, 정종휴, 김상용, 윤진수위원 80) 개정안제 544 조의 2[ 채무불이행과해제 ] 1 채무자가채무의내용에좇은이행을하지아니한때에는채권자는상당한기간을정하여그이행을최고하고그기간내에이행하지아니한때에는계약을해제할수있다. 그러나채무자의고의나과실없이그이행이이루어지지아니한때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2 채권자는다음의각호의경우에는제 2 항의최고를하지아니하고계약을해제할수있다. 1. 채무의이행이불능하게된때 2. 채무가이행되지아니할것이명백하게예견된때 3. 계약의성질또는당사자의의사표시에의하여일정한시일또는일정한기간내에이행하지않으면계약의목적을달성할수없을경우에채무자가그시기에이행하지아니한때 81) 민법개정안논의과정에서 CISG 에비준하지않은국가로서반드시그와보조를같이해야할필요가있는가라는의문을 인권과정의 2006 년 4 월 159

논설 Ⅳ. 맺음말위에서살펴본바와같이우리나라에서도국제적계약원칙과보조를같이하여해제의요건론을둘러싸고귀책사유불요설이점차힘을얻어가고있는경향에있다. 82) 이러한입장은해제제도의본질과기능에부합할뿐아니라변화된국제적준칙에부응함으로써사법거래의통일성과유기성을확보할수있다는점에서도의의가크다고평가할수있다. 그렇다고하여이러한해제관과해제요건에터잡은해석론이우리나라의해제법에그대로적용될수있다고보기에는무리가따른다. 위에서본 CISG, PICC, PECL, 독일개정채권법등에서나타나는해제요건론은현행민법상급부장애법과의관계에서체계상의부정합성을노출시킨다. 즉, 해제의요건에서채무자의유책성을배제할경우, 원시적불능 ( 제535조 ) 의개념은더이상유지될실익이없어지고채무자에게귀책사유없는후발적불능, 이행지체, 불완전이행뿐만아니라담보책임의효과로서해 제권의행사영역이크게확장될것이기때문이다. 당사자쌍방의귀책사유없는후발적불능의경우에우리민법은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취하므로 ( 제537조 ) 해제권을인정하여도동일한결과에이르게되어그다지문제는되지않겠지만, 해제의효과인원상회복과위험부담의효과인부당이득의관계가새롭게검토될필요가있을것이다. 83) 해제의요건에서채무자의 유책성 을제거하는대신 중대한불이행 이라는요건사실을수용하는것이해제의기능이나해제법의국제적친화성등을고려할때타당함은재언을요하지않지만, 그방법론에대해서는심각한논의가수반되어야한다. 채무불이행으로인한해제의유형을일반화 통일화하고, 해제의요건에서귀책사유를배제하기위해서는급부장애법전반에대한체제정비가동반되어야하기때문이다. 주제어 : 중대한계약위반, 귀책사유 ( 유책성 ), 이행장애, 위험부담, 유예기간, 정기행위 제기한위원들이있었지만 ( 남효순, 서민 ), 우리나라는 2005. 3. 1. 부터동협약의실효적지배를받고있으므로향후국내법과의규범충돌의문제도우려된다. 82) 물론현행민법의규정이나해석론아래서도해제의요건으로서본질적구성부분을차지하는 1 계약목적달성불능 ( 물건의하자담보책임, 정기행위, 일부지체, 일부불능, 일부불완전이행등 ), 2 계약이익의실질적탈락 ( 이행불능 ) 에관한발상, 그리고 3 유예기간제도 ( 이행지체 ) 등은특히 CISG 의틀과그궤를같이한다고볼수있다. 83) 그러나채권자주의를따른다면해제에따른위험을채무자가부담하게되어위험부담제도의취지를전복시키는결과가된다. 160 인권과정의 Vol. 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