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의 경제학 : 미국의 실증연구를 중심으로 안태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머리말 전통적인 경제학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결혼 및 가족의 구조에 관 한 연구는 Becker(1973, 1974) 이후 경제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자리 잡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에 결혼율 감소, 이혼율 증가 및 출산율 저하로 인 하여 가족의 형성 및 해체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짐에 따 라 본고에서는 결혼에 관한 경제학 연구가 활발한 미국의 실증적 연구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주제의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지만 논의의 편의를 위해 여기서는 미혼자의 동거 및 결혼 결정, 동거 커플의 결혼으로의 이행 결정, 그리고 기혼자의 이혼 결정요인에 관한 주제를 다루도록 한다. 결혼 혹은 동거로의 이행 동거는 미국에서 1980대부터 주요한 혼인 상태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결혼의 결정요인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던 초기의 연구와는 달리 근래의 연 52_ <<
구에서는동거를미혼자에게있어서결혼의주요한대체상태로인식하고있다. Becker(1973) 는결혼 ( 혹은동거 ) 을개인의경제적유인에의한선택문제로보고결혼의경제적유인및이득은각배우자의특화및분업, 그리고소득결합 (income pooling) 으로인한공동소비극대화에기인한다고보았다. 예컨대, 부부는비교우위에근거하여여성은가사노동, 남성은시장노동에집중하여미혼일때의경우보다두사람의소비의합이증대될수있다는것이다. 위의논리에의하면결혼으로인한이득은남자의잠재소득 (earnings potential) 이클수록그리고남녀소득격차가클수록증가한다. 또한결혼으로인한이득은소득수준이높을수록증가하는데, 이는고소득커플일수록높은수준의주택및공공재를구입할수있기때문이다 (Becker, 1973; Moffitt, 2000). Becker가주장한가구내의특화 (intra-household specialization) 및분업이론은기혼남성의임금프리미엄등다양한현상들을설명하는토대가되지만몇가지실증적현상들을설명하지못한다. 첫째, 기혼여성의노동시장참가의증가, 둘째, 여성의소득수준과결혼율간의정의상관관계, 셋째, 모든소득수준을막론하고증가하는혼전동거경향이다. 이에 Becker의특화이론을대체하려는이론들이제기되어왔다. Oppenheimer(1988, 2000) 는남성의상대적인잠재소득이계속감소되어왔고이에따라부부모두노동시장에참여하여둘의노동소득을합치는것이최적의선택이되었다고주장한다. 또한 Cherlin(2000) 은여성의소득증가가높은수준의잠재소득을가지는배우자그리고자신이선호하는성향의배우자를찾는데충분한탐색기를가질수있게해주었다는측면에서여성의협상능력을증대시켰다고주장한다. 이러한긴탐색기는결혼시기의지연과동거율의증가라는결과를가져오고동거기간동안여성은파트너의능력및적합성을시험해보면서배우자에대한정보를얻을수있다. Willis and Michael(1994) 역시동거를시험수단으로보고있으며상대방의잠재적인경제력이불확실하고적합도또한미지수이므로동거를결혼의대체수단으로선택하게된다고주장한다. 잠재소득수준과결혼및동거진입과의관계를분석하는실증연구는주로미혼남녀의표본을이용한듀레이션분석 (duration analysis) 으로이루어졌다. Willis and Michael(1994) 는현재근로소득, 고용상태, 교육연수, 시장경험및실업경험등을잠재소득의대리변수로이용하여결혼및동거확률을분석하였고, 그결과고소득남성은동거보다는결혼을선택하는경향이있는반면, 잠재적고용기회가클것으로예상되는여성은결혼보다는동거를선택하는경향이있음을발견하였다. 또한 >> _53
Oppenheimer(2003) 와 Ahituv and Lerman(2005) 에서도안정적인커리어를가진, 그리고잠재소득이높은남성이결혼에진입할확률이높음을발견하였다. 한편교육수준의효과를주로분석한연구에서는여성의높은교육수준이결혼확률을증가시키며동거확률을감소시키는것으로나타났다 (Thornton et al., 1995; Landale and Forste, 1991). 또한 Raley(1996) 에서는흑인남성이백인남성에비해결혼보다는동거할확률이큰것으로나타났는데이는흑인남성이평균적으로근로소득이낮기때문인것으로분석된다. 위의실증적연구를종합해보면남성은잠재소득이클수록결혼확률이높고잠재소득이낮을수록동거를선택할확률이높다는것이밝혀졌다. 반면여성의잠재소득과결혼및동거선택의관계에대하여서는연구결과마다일치된결과를보여주지못함을알수있다. 동거인의결혼및결별결정 동거남녀의결혼결정은미혼남녀의결혼혹은동거결정과논리적으로일맥상통한다고볼수있다. 만약결혼이동거보다관계특수적투자를많이하여야하는장기적인서약 (long-term committment) 이라고본다면동거남녀는결혼으로인한이득이공고하다고판단할때에결혼을선택할것이다. 동거커플의결정문제를분석하는실증연구는미혼인의결혼혹은동거문제를다루는실증연구에비하여상대방의근로소득이나고용상태에대한정보를직접이용할수있어서보다정확하게경제적요인과결혼진입의관계를평가할수있다. 이들중 Smock and Manning(1997) 과 Sanchez et al(1998) 에서는남성의소득이클수록결별하기보다는결혼할확률이증가하며여성의경제적환경은결별이나결혼진입에있어서별영향이없는것으로나타났다. 여성의경제적능력이별영향이없다는연구결과는서로상충되는두가지요인에기인하는것으로볼수있다. 첫째고소득여성은소득을공유함에있어서또한장기적인동반자로서매우바람직한상대이다. 둘째, 높은노동소득을갖는여성은 Becker 타입의특화노동에대한이득이상당히낮기때문에결혼의유인이적다. 한편 Manning and Smock(1995) 은상대적으로대체적으로낮은소득과고용률을가지고있는동거흑인에게있어서는경제적요인이결혼을결정하는데그다지설명력이없다고밝히고있다. 종합적으로 54_ <<
볼때, 동거는자신들의경제적상태가공고한커플에게는결혼의전초단계인반면낮은잠재소득 을가지는커플에게는동거가결혼의대안으로선택되지만결혼으로이어지는역할은하지는못한 다고보여진다. 이혼으로의이행 이혼을주제로한실증연구는다양하게있지만여기서는주로동거가이혼에어떠한영향을미치는지그리고경제적요인및이혼관련법의변화가이혼에어떠한영향을미치는지에대해살펴보겠다. 동거의영향에관한미국의실증분석결과들은대체로혼전동거를했던커플이그렇지않은경우에비해이혼할확률이큰것으로나타나고있다 (Sweet and Bumpass, 1992; Lillard et al., 1995; Bumpass and Lu, 2000). 이러한연구결과는이론적인관점에서볼때자명하지않다. 만약동거가상대방과의적합성을시험하기위한수단이라면동거에서결혼에성공한커플은다른경우와비교해볼때이혼확률이낮아야할것이다. 그렇지만이혼성향이큰커플이동거를하고자하는성향이큰것이라면혼전동거와결혼의안정성과는부 ( 負 ) 의관계를가지게될것이다. 이는실증적연구에서많이직면하는자기선택 (self-selection) 문제와연결되어진다. Axinn and Thornton(1992) 은이혼태도에대한자료를분석한결과이혼성향이큰커플이동거를선택한다는것을확인하고, 관찰불가능한이혼결정요인과동거와의상관관계를감안하면동거가이혼에미치는영향이없다고결론내렸다. 이혼의경제적결정요인에대한연구는주로이혼의비용과관련된이혼허용, 재산분할및이혼부양비에관련된법률이이혼에미치는영향을분석하고있다. 그중가장활발한연구주제는 1970 년대부터도입이확산된일방이혼 (unilateral divorce) 의허용을포함한무과실이혼법 (no-fault divorce law) 의영향에관한것이다. 무과실이혼법의도입은단순히이혼율을증가시킬것이라고예측하기쉬우나이론적인측면에서볼때명확하게결론내리기어렵다. Peters(1986, 1992) 는무과실이혼의허용은이혼결정에영향을주지않는다고주장하였다. Coarse 정리에의하면이혼을원치 >> _55
않는일방이타방에게적절한보상을해줄수있기때문에 부부간소득분배가바뀌어질수있더라도 결혼의해체자체에는영향을주지않는다는것이다. 이러한주장에대해 Allen(1992) 은부부간효용이완벽하게이전가능 (transferable) 하다는가정은현실적이지않기때문에단순히 Coase 정리를적용할수없다고주장하였다. 실증적연구의관점에서도이혼법의변화가이혼결정에미치는인과적효과 (causal effect) 를확인하기어렵기때문에아직까지이렇다할결론을내리지못하고있다. 예를들어, 이혼율이높은지역이무과실이혼법을우선적으로도입하였기때문에법률도입효과의인과관계를정확히평가하기가어렵다는것이다. Friedberg(1998) 는지역및연도, 그리고추세를감안한실증모형을사용하여무과실이혼의도입이 1960년대이후로진행된이혼율증가의상당부분을설명한다고주장하였다. 한편, Wolfers(2006) 는무과실이혼이단기적인이혼증가는가져왔으나장기적인효과를가져다주지않는다고결론을내리고있다. 맺음말 지금까지혼인상태결정에관련된연구를부분적으로나마살펴보았다. 미국에서도마찬가지이지만우리나라에서도부모의혼전동거, 이혼등의결정이부모뿐만아니라자녀의후생에도직 간접적으로영항을미칠수있으므로경제 사회정책적관점에서혼인관련정책이어떠한방향으로나아가는것이바람직한것인가에대해다양한논의가이루어져야할것이다. 참고문헌 Ahituv, Avner and Robert Lerman(2005), How Do Marital Status, Wage Rates, and Work Committment Interact? IZA Discussion Paper 1688. Allen, Douglas W.(1992), Marriage and Divorce: Comment, American Economic Review 82(June), pp.679~685. 56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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