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3~2014.10.19 NO.711 Issue 이모티콘으로 보는 20대 열 마디 설명보다 더 적절한 이모티콘의 감정 표현 Culture 부산 다녀왔습니다 바다도 못 보고 영화만 보고 왔다 마음에 남은 영화 12편 추천 interview 만화가 기안84 그가 마감기한을 넘기는 순간 욕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issue 글 쓰는 여자는 섹시하다 후천적으로 섹시해지는 방법, 글쓰기 www.naeils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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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Model Editor 이민석 min@univ.me Photographer 이태호 solution0r@naver.com Hair & Make up 이솔 의상/신발 협찬 닥터마틴 이현지 삼육대 생활체육학 10 현직 모델로 활동중 이시라고요. 전공과 상관 없는 모델 일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 거죠? 학창 시절엔 막연히 대학에 가는 게 목표였 지만 대학에 오고 나니 정말 가슴 뛰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모델이란 길에 도 전하게 된 거죠. 런웨이 위에서 워킹할 때 많 은 사람들이 쳐다봐주면 정말 짜릿해요! 남 들이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생 각하며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맘에 드는 별명은 무엇인가요? 신이 내린 몸매. 예전에 어머니가 해주신 말 씀인데요.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지 만, 어머니가 해준 칭찬은 자신감을 갖고 제 몸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큰 원천이 됐어요. 현지씨만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을 공개해주세요.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하잖아요.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제가 하고 싶은 걸 망설이지 않고 즐기는 스타일이에요. 몸매 관리도 마찬 가지죠. 모델이기 때문에 늘 몸을 신경 써야 하지만 체중계의 숫자로 저를 옥죄지 않아요.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그 후에 좋아하는 운 동을 하며 정신과 건강을 조화롭게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6
14 ON THE ROAD 금쪽같은 내 새끼 18 WEEKLY NEWS 한 주간 대학가 소식 20 PEOPLE 소문의 주인공! 이 사람들을 주목하라 22 MISSION IMPOSSIBLE 미션을 수행하면 선물이 쏟아진다! 24 place 칼로리와 맛은 비례한다 <더블 트러블> 26 PICK UP 이번 주 주목할 영화, 만화, 음악 등 32 Issue 이모티콘으로 보는 대학생활 열 마디 설명보다 더 적절한 이모티콘의 감정 표현 38 issue 글쓰는 여자는 섹시하다 후천적으로 섹시해지는 방법, 글쓰기 40 culture 부산 다녀왔습니다 바다도 못 보고 영화만 보고 왔다 마음에 남는 12편을 추천한다 8
46 listicle 중독성 있는 외국인 아이돌 7선 48 HI THERE 그래! 마스코트는 너로 정했어 <귀염 돋는 학교 마스코트> 50 STYLE 대학내일이 만난 경희대 패셔니스타 52 GEEK 가까이 보아야 들린다 <그것들의 생각> 54 INTERVIEW 만화가 기안84 그가 마감기한을 넘기는 순간 욕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58 LOVE LETTER 속궁합 맞지 않으면 헤어져야 하나요 60 THINK 감정에도 밀봉이 필요해 62 20 S VOICE 이거, 레드라이트인가요? 64 CAMPUS CAREER 취업 실미도, 소문을 따라가봤다 10
발행 편집인 공동 대표 본부장 콘텐츠팀 학생리포터 프리랜서 디자인 마케팅 2팀 마케팅 3팀 마케팅 4팀 기획지원 20대연구소 SNS전략제안연구소 E-BIZ팀 경영지원팀 인턴 마케팅리베로 유니파일러 사진 인쇄 편집국 홍보 마케팅 팩스 장명국 유영기 김영훈 김창배 팀장 이정섭 에디터 전아론 정문정 홍승우 이혜민 기명균 김슬 이민석 조아라 김혜원 기획팀 고영훈 김규원 김세림 김준용 김지희 박수현 박종일 박희태 윤종희 임종혁 장나래 전수현 한수현 허예지 문화팀 김민정 김상연 박혜주 양주연 정하영 김병철 이승재 김기형 김덕화 음현주 팀장 김해정 / 디자이너 윤희선 팀장 이동선 / 멘토 이성진 / 책임매니저 차정기 김동주 진우경 김현 승 이혜정 / 책임에디터 육진아 / 선임매니저 방수진 이수지 / 매니저 신가은 남승혁 명범준 양상범 박종남 이성진 / 에디터 김효선 / 사원 권가람 박정은 송승화 홍선아 윤소현 김태진 이현우 김애리 전단비 김다은 팀장 박강두 / 부팀장 김범준 / 멘토 박배길 이수이 황정은 / 책임매니저 강국현 / 매니저 신현정 김영현 허이슬 강희은 김민아 / 에디터 임영화 / 사원 권예빈 김규태 팀장 이태영 / 멘토 탁귀영 김부진 / 책임매니저 조인천 김종원 김지혜 김우준 / 책임에디터 신청 / 선임매니저 조은주 / 매니저 안길상 유제문 이지연 유호정 권수인 홍보미 박준하 김예림 황혜원 문왕기 신예지 김이슬 김예지 윤정심 육혜진 박미소 나현아 유진혁 박지연 최규성 조소라 홍성우 유리나 / 사원 신재영 우병조 한희진 김형민 손유리 송태광 책임매니저 이윤경 소장 박진수 / 수석연구원 김영기 / 선임연구원 호영성 / 책임연구원 송혜윤 / 연구원 문송이 / 자문위원 신익태 소장 정은우 팀장 권판진 / 멘토 김창배 / 매니저 임남훈 박준이 하윤희 김부록 강영희 김영현 김상호 한상훈 오승천 고은영 우창수 허현 강주빈 김미연 곽은미 임청 이은주 팀장 박지호 / 멘토 김소연 / 매니저 박옥인 문미경 김찬우 최푸름 박가연 최수아 구지은 김다혜 신예지 서해지 권민희 정다혜 박소영 김소연 유다정 나윤정 노정현 김민주 이선우 박수진 조현상 최은원 이상엽 주완 이정민 서명진 채수빈 오은정 최영배 이동민 이준호 송은주 이수웅 류다혜 연혜인 김다은 이하림 이희민 김유경 최수지 김소연 문나영 서은영 이광민 최지은 한은지 유안진 강두언 김태헌 안유라 이영길 이영은 이현정 정수환 한지흔 스튜디오 집 (STUDIO ZIP) 프린피아 02-735-9524 02-735-3800 02-735-0005 등록번호 서울다 05909 등록일 1999년 7월 9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2가 1-180 대학내일 Studio-N (주)대학내일 홈페이지 www.naeilshot.co.kr 20대 연구소 홈페이지 www.20slab.org 매주 월요일 서울 시내 주요 장소에서 대학내일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주요 배포처 (전국 140개 대학에 매주 배포됩니다.) 전국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매장에서도 대학내일을 만나 실 수 있습니다. 강남 종로 신촌 부산 기타 김영편입학원 02-591-7033 이익훈어학원(본관) 02-3472-3322 월스 트리트인스티튜트 02-555-5414 파고다어학원 02-2051-4000 JRC 중국어학원 02-567-5531 YBM어학원(TOEFL) 02-501-9705 이얼싼 중국문화원 02-545-7000 메가HRD교육센터 02-545-6544 박정어학 원(강남 본원) 02-547-0509 미쏘(강남점) 02-534-2264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02-3701-6766 JRC중국어학원 02-735-5020 테스트와이즈 02-722-2442 시사일본어 02-737-1582 YBM 종로 ELS센터 02-2278-0509 파고다어학원 02-2274-4000 종로편입학원 02-735-1881 YBM 중국어학원 02-2091-0509 고려중국어학원 02-737-8255 YBM 신촌점 02-323-0509 파고다어학원 02-717-4000 토즈(아트레 온점) 02-392-0112 와우패스 금융학원 02-3482-2221 미쏘(이대점) 02-312-1593 파고다어학원(서면점) 051-802-4001 파고다어학원(부산대 앞) 051-514-6367 남도학숙 02-820-3213 미쏘(홍대점) 02-335-7149 12
On The Road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얘가 술을 마셨나? 호기심이 어찌나 많은지, 갈지( 之 ) 자 걸음의 정석을 보여준다. 사직단에서 서촌 골목까지 걷는 10분여 동안 보는 사람마다 인터뷰를 시도한다. 이름이 뭐냐, 몇 살이냐, 남자냐 여자냐, 왜 이렇게 예쁘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슬쩍 끼어들었다. 금쪽같은 내 새끼 으아 귀여워라. 이름이 뭐예요? 순금이 요. 18K 말고 24K죠. 골든 리트리버의 골든을 따서 그렇게 붙였는데, 이름 따라 가는 건지 실제로 순하기도 해요. 밥도 잘 먹어요. 먹을 게 없어서 탈이죠. 다른 강아지들은 쓴 가루약 먹일 때 사료에 섞어 줘야 한다는데, 얘는 약도 밥처럼 먹어요. 어떻게 키우게 되신 거예요? 제가 잘 아는 교수님 내외가 7년 동안 여행을 못 가셨대요.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고 갈 수 없어서. 그래서 저희가 맡아 드릴 테니 맘 편히 여행 갔다 오시라고 했죠.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2달 후에 떠나고 나니 상실감이 크더라고요. 그놈 이름이 깜놀이 였는데. 그래서 이놈을 데려왔죠. 이제 3개월 됐어요. 주변엔 헤어질 때 마음 아플까봐 못 키우는 사람들도 있던데. 걱정 안 되세요? 아. 걱정되죠. 얼마나 슬플지 가늠이 안 돼요. 그래도 같이 지내는 동안 저희가 잘해주고 또 순금이 덕에 많이 웃으면, 얘 입장에서는 행복하지 않을까요? 사실 하도 까불어서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어요. 14
Campus Calendar 놓치면 서운한 대외활동 리스트 Editor 박수진 sujinpark@univ.me 10.1~10.17 라빠레뜨 스타일 리뷰어 8기 모집 www.lapalette.co.kr 라빠레뜨에서 제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스타일링을 제안 해 줄 스타일 리뷰어 8기를 모집한다. 라빠레뜨 브랜드와 온라 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발 된 스타일 리뷰어에게는 매월 30만 원 상당의 라빠레뜨 제품 과 각종 브랜드 행사 우선 참여 기회 등이 제공된다. 9.29 ~ 10.24 이지덤뷰티 모델 선발대회 www.facebook.com/daewoongeasyderm 대웅제약에서 1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이지덤뷰티 모델 선발 대회를 연다. 이지덤뷰티 제품을 들고 셀프 사진을 찍은 다음 이 지덤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에 게시하면 참가할 수 있다. 추천 수와 내부 심사 결과를 반영하여 본선 진출자가 선정된다. 1등에 게는 상금 300만 원과 이지덤뷰티 광고모델의 혜택이 제공된다. 10.25 삼성카드 톡&플레이 04 홀가분 청춘예찬 www.samsungcard.com/younglab 삼성카드가 10월 25일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톡&플레이 04 홀가분 청춘예찬을 진행한다. 톡&플레이는 대학생들과 함 께 하는 관객 참여형 토크콘서트로, 이번 행사에는 배우 김보 성, 가수 형돈이와 대준이, 가수 성시경이 강연자로 나선다. 삼 성카드 영랩 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9.30~ 10.31 생활 속 우리문화 사진 공모전 www.hanfriends.com 한글과컴퓨터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생활 속 우리문화 사진 공 모전을 연다. 음식 놀이 인물 등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내어 제출하면 된다. 개인당 최대 5점 까지 출품할 수 있다. 수상자는 입상의 혜택뿐만 아니라 사진작 가 오중석에게 사진 코칭을 받을 수 있다. 10.20~11.3 H-Marketing Masterclass 1기 모집 young.hyundai.com 현대자동차가 마케터 육성 프로그램 H-Marketing Masterclass 1기를 모집한다. 현대자동차 CMO가 함께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글로벌 워크샵, 유명 인사의 특강과 함께하는 컨퍼런스, 실무진 멘토링 등의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수 활동자에게는 해외 탐방의 기회 등 다양한 특전이 제공된다. 9.1 ~ 11.7 잡코리아 웰던투 글로벌 프런티어 11기 모집 frontier.welldone.to 잡코리아에서 대한민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탐방 지원 프 로그램 웰던투 글로벌 프런티어 11기를 모집한다. 3인 이상의 팀 으로만 지원이 가능하며, 지정 주제 또는 자유 주제로 해외 탐방 기획서를 작성하여 경쟁 PT를 하는 것이 미션이다. 결선에 선발 된 15개의 팀에게는 해외 탐방 지원금 600만 원이 수여된다. 9.15~11.9 2014 삼성 미래디스플레이 아이디어 공모전 contest.samsungdisplay.com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국내외 2년제 이상 대학교 재학생을 대상 으로 2014 삼성 미래디스플레이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디스플레이의 기능과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자유로운 상 상을 찾는 이번 공모전은 기술 아이디어와 제품 디자인의 두 부 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6 대외활동 캘린더는 네이버 커뮤니티 스무살의 성장파트너 아웃캠퍼스 cafe.naver.com/outcampus가 함께 합니다.
Weekly news 대학생이 알아야 할 한 주 소식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News 02 울학교 주인은 총장님인가봉가 상지대 총학생회 총장 퇴진 운동 중 문 사 철 보다 취업철 이 더 중요한가요? 10년간 인문 자연과학 계열 입학정원 크게 줄어 News 01 진리는 나의 빛(VERITAS LUX MEA) 은 이제 옛말이 된 걸까? 교육부가 2003년부터 2013년 까지 대학 학과 수와 입학정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년 동안 문 사 철 관련 학과 입학생 은 2215명(4.7%) 줄었고, 자연계열은 1841명(4.1%), 공학계열은 1757명(2%)이 감소했어. 반 면 의약계열 입학정원은 1만 734명(100.3%), 예체능계열 5245명(14.35%), 교육계열은 1549명 (10.5%)으로 늘어났어. 지난 10년간 기초학문보다는 취업이 쉬운 실용학문 학과를 택한 학생이 증가한 거야. 취업률 같은 성과지표를 중심으로 대학을 평가하면서 생긴 현상이야. 또, 학과 통 폐합 실적을 토대로 재정을 지원하는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고 해. 최산(경북대 기계 10)씨는 부 모님의 권유로 취직이 잘되는 학과에 들어왔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다 며 취업이 학과 선 택의 첫 번째 기준이 되는 게 안타깝다 고 말했어. 고창현(서울대 물리천문 14)씨도 기초과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 같다 며 아쉬워했어. 세상을 비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전당으 로서의 대학은 없어지고, 모두 취업을 위한 학원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야. 김준용 학생리포터 typs6301@naver.com 지난 29일 상지대 총학생회 및 재학생 400여 명이 김문 기 상지대 총장 퇴진 집회를 하며 천막 농성을 벌였어. 상지대와 김 총장과의 악연은 2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야 해. 김 총장은 1993년 사학비리 의혹으로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최근 다시 총장으로 복귀했어. 하지 만 임기 40일여 만에 학생들의 원성을 샀지. 강의실 조 명 교체 등 학생 복지에 관한 건의사항을 외면한 반면, 교지 및 학교 상징물을 정비하고 총장 중심의 인성교육 에 상당한 예산을 들였기 때문이야. 9월엔 총학생회와 면담 자리를 마련했지만, 총장은 부총장이 대답한다 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해. 농성장에는 작은 소동도 있었어. 5일 밤 농성 천막 안 전선에 누군가 물을 끼얹어 누전 이 일어났고, 총학생회장이 교수에게 뺨 맞는 모습을 목 격한 학생도 있었지. 총학생회 박준성(상지대 체육학부 08)씨는 총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수업 거부도 불사 한 다고 했어. 사태가 정의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라. 김지희 학생리포터 gmldi9247@nate.com 한 줄 NEWS 1. 지난해 전국 각 대학 도서관에서 버려진 책만 67만 권. 책 읽는 학생 줄어들고 전자책이 늘 어나니 대학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 2. 성균관대 축제 때 쓰인 엽전 성균통보. 재미 도 잡고 골목시장도 살리고. 3. 절대평가 로 좋은 대학 가려내겠다는 교육 부. 5개 등급으로 나누면 사실상 상대평가일 텐데? 썸남 썸녀에게 카톡할 때 주의! 맞춤법 틀리는 이성에게 호감 떨어진다 News 03 연애하고 싶어? 썸녀와의 카톡창엔 1이 사라졌는데 답장이 없는 이유가 뭘까?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 난 7월 전국 대학생 389명에게 대학생의 한글 인식과 맞춤법 이해 실태 를 설문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86.7%, 여성 응답자의 95%가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이성에게 호감이 떨어진다 고 답했어. 대표적인 사 례를 볼까? 어이없게 를 어의없게 로, 무난하다 는 문안하다 로, 안 해 를 않 해 로 잘못 쓰는 경우가 꽤 있었어. 특히 우리 150일째 연예 중 이라는 말은 금물!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라고 노래할 순 있지만, 알콩달콩 사랑 놀음엔 연애 를 써야 해. 또 여행을 좋아하는 넌 영맛살 낀 게 아니라 역마살 낀 거야. 썸 남 썸녀에게 카톡할 때 민망한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맞춤법을 주의깊게 살피도록!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18
Weekly Ho people 화제의 인물들 Editor 홍승우 sseung@univ.me 주목받는 사람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사람들, 그 이유가 궁금하시다고요? 유행에 굉장히 뒤떨어지시는군요. 1주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눈여겨보시기를. 김희철@kimheenim 최연승@yeonseung 류덕환@clownryu #데프콘#덤벼라데프콘#데프콘보단월드 콘#엄마한테전화왔는데너진짜인형이랑 결혼할거니라고심각하게물어보심#여기 까지온이상진짜저도모르겠어요라고대답 해버렸다 김희철이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오타쿠 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같은 오타쿠 경쟁자(?) 격인 데프콘 을 언급하며 덕밍아웃 확인 사살까지! 데프콘보다월드콘 이라니 ㅋㅋㅋㅋ 정훈형하고 다른 일반인 참가자들 있는데 자 꾸 비주얼 담당이라고 하는 게 제작진이 내 안 티 같다는 인터넷 반응을 작가님한테 전했더 니 비주얼담당이라고 했지 잘생겼다고 한적은 없다고 사장님 나빠요. <더 지니어스> 페이스북 페이지는 지난 7일, 참 가자 과거 사진을 공개하며 한의사 최연승을 비주얼 담당이라 몰고 갔는데 (최연승의 과거 사진은 원 빈을 교묘하게 닮았다는 사실!) 반박할 수 없는 좋은 표현도 많잖아. 굳이 이래야 했니? 근데 이 와중에 똑같아 보인...ㄷ...ㅏ 드라마 <신의 퀴즈>를 통해 열연을 펼친 류덕 환. 다양한 표정 연기를 하다보니 가끔은 우스꽝스 러운 표정이 캡처되곤 하는데, 이런 지못미 짤방을 팬들은 쉬이 지나치지 않는 듯. 참 웃기게 그렸는 데, 슬프게도 닮았음 ㅠㅠ 난리 난 사람들 떴다 차보리 차승원 차노아가 차승원의 친아 들이 아니었다고? 그래 서 어쨌다고? 과거 속도위반 이라 말해 이미지 하락까지 감수했던 그 다. 심지어 아들이 마약과 폭행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 렀어도 그는 모든 책임을 자신의 모자람으로 돌렸다. 그 런 모습에 누리꾼은 비단이밖에 모르는 장보리랑 너무 도 닮았다 며 차보리 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SNS 바보 지드래곤 결국 지드래곤도 SNS 는 인생의 낭비 라는 진 리 앞에 무릎을 꿇다 SNS로 일상을 공유해온 지드래곤, 일본 모델 출신 미 즈하라 키코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행적이 겹치 면서 두 사람은 열애 보도의 주인공이 됐다. 또 얼마 전 에는 마약류로 알려진 molly 란 글씨 이미지를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그놈의 SNS 같으니라고. 먹튀 디바? 머라이어 캐리 개기월식보다 재미없던 최악의 내한 공연 지난 8일 있었던 머라이어 캐리의 콘서트. 하지만 가사를 실수는 물론 고음 파트에서는 코러스나 AR 반주에 의지 했고, 일부 곡은 립싱크까지. 심지어 공연 중 상당 시간 은 무대에서 사라져 태도 논란까지 벌어졌다. 차라리 그 날 밤에 있었던 개기월식 이 더 재밌었다는 후문. 20
Mission i mpossible 지난 Mission Editor 홍승우 sseung@univ.me 독자참여 코너 대학내일 표지모델처럼 사진을 찍어라! 이것은 실제 상황! 대학내일의 미션을 수행하라! 미 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요원은 대학내일 지면에 방소울 요원 이주의 Mission 아래의 대학내일 표지모델과 비슷한 사진을 찍 어라 (미모 필요 없음, 남자도 상관없음) 노출되는 영광과 함께 푸짐한(?) 선물을 받게 될 것 이다. 지인은 가족, 애인, 친구 누구든 상관없다. 도전하라! 미션 컴플리트. 묘하게 웃기거나 신기하게 어울리거나 아니면 의상, 자세, 표정, 배경 등이 미칠 듯한 싱크로율을 보이면 OK! 연지유 요원 윤유니 요원 미션 수행 작품은 대 학내일 페이스북 www.facebook.com/ univtomorrow에서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주세 요. 심사를 통해 선정된 주인 공 3분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교환권을 보내드립니다. 1등 : 하프갤런(6가지 맛), 2등 : 패밀리(5가지 맛), 3등 : 쿼터(4가지 맛) 22
Cover대학내일 표지 담당자 메일 covermodel 7@naver.com 대학내일 홈페이지 Modelwww.naeilshot.co.kr 대학내일의 표지는 매주 보통 대학생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표지모델에 직접 지원하셔서 말이죠. 물론 외모를 볼 때 아주 보통 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긴 한데, 약간 그런 감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연예인이나 프로 모델을 찍는 건 아닙니다. 친절한 촬영팀이 기다리고 있으니 한번쯤 지원해봐도 밑질 건 없습니다. 모델로 선발되시는 분들에게 정당하게 촬영비(10만원)도 드린답니다. 많은 시간 빼앗지도 않아요. 순전히 착취는 아니고 약간 착취입니다. 외모가 괜찮은 편이라든지, 스타일이 좀 된다든지. 아니면 무조건 좀 해야겠다든지. 그런 분이 있다면 지원 바랍니다. 친구 추천도 좋습니다. 담당 기자 메일로 covermodel 7@naver.com 성함과 연락처, 사진 몇 장을 보내주세요. 41
Weekly Place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바로 그 장소 박종일 학생리포터 parki1227@naver.com 진부한 캐치프레이즈로 광고하는 맛집은 많지만, Cheesy, Fatty, Nasty라는 발칙한 단 어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가게는 단 한 곳, 더블 트러블 밖에 없다. 이곳은 안좋을 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와 같이, 다이어트 할 때 먹으면 더 살찔 것 같은 음식이 있는 곳이다. 강남에 위치한 더블 트러블은 아메리칸 다이닝과 펍을 내세우는데, 손님들의 말 로는 브루클린에 있는 듯한 느낌 이라나. 무튼, 이곳에 들어서면 90년대 올드스쿨 랩퍼 들이 뿜어내는 거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WMC는 특히 흑인들 이 좋아하는 치킨과 와플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약 냄새 나는 음식 으로도 불린다고. 또 다른 대표메뉴인 더블 트러블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맛도 좋다 는 가게의 신념이 집약된 음식이다. 여기엔 엄청 두꺼운 패티에 치즈가 2장, 식빵이 4장이나 들어간다. 가 격은 더블 트러블 1만 3000원, WMC 1만 5천원이며 연중 무휴로 매일 11시 30분에서 밤 11시까지 영업한다. ADD 강남구 역삼동 618-3 지하 1층 TEL 02 3477 8880 칼로리와 맛은 비례한다 DOUBLE TROBLE 24
Weekly Pick Up 픽업한 이주의 문화 소식들! Game 무채색 시리즈의 완결판 회색도시2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추리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검은 방>과 <하얀 섬>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두 게 임은 피처폰 시절 내 배터리와 시험 성적을 잡아먹은 주범 이기도 했다. 그중 <검은 방>의 제작진이 새로 출시한 게임 <회색도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총 6부로 이루어진 스토리를 진행하며 작은 사건들을 해결 하고, 이를 통해 중심 사건에 다가서는 방식. 그 과정에서 선택지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멀티엔딩 시스템을 도입해 게임의 볼륨을 높였다고. 모쪼록 좋은 성과를 거두어 나 같 은 추리게임 덕후를 설레게 할 게임이 많이 배출되길. 정하영 학생리포터 rmsid182@naver.com Movie 회춘한 맘마미아 할리데이 뮤지컬 영화 중에는 <레미제라블>과 같이 진중하고 감동적인 서사시도 있고, <사랑은 비를 타고>처럼 고전적 사랑 이야기나 <시카고>처럼 섹시로 무장한 장르도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뮤지컬 영화는 <맘마미아> 같은 밝고 흥겨 운 분위기의 드라마가 제일이다. 그리고 여기 <맘마미아>를 쏙 빼닮은 어린 맘 마미아가 나타났다. 푸른 파다와 따뜻한 햇살의 이탈리아 풀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내용은 다소 막장이다. 휴가를 떠난 주인공 테일러(한나 아터튼 분) 에게 깜짝 결혼 발표를 한 언니 매디(애나벨 스콜리 분), 그런데 언니의 약혼자 가 사실은 3년 전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라프(줄리오 베루티 분)라는 한국 드 라마 같은 스토리다. 내용에 거부감이 든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뮤지컬 영화답게 시종일관 음악이 함께하는데 80년대 히트 팝 주크박스를 틀어 놓은 듯 친숙하다. 마돈나의 Holiday 를 비롯해 조지 마이클의 Faith, 듀란듀란의 Wild Boy 등이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소개된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손가 락을 튕기고 발을 구르며 박자를 타보자. 여기에 조각 같은 남자주인공의 외 모는 덤. 김상연 학생리포터 kucc_e@naver.com 개봉 10 월 16 일 Music 동굴은 천연 동굴이지 하동균 미니앨범 <WORD> 고딩 때는 그랬다. 이별은커녕 연애도 못 해봤으면서 노래방 에 가면 꼭 걸음이 느린 내가 먼저 가지 못해서 를 외쳐댔 다. 걸음이 느린 나로서는 이별할 기회조차 잘 없었지만, 하 동균의 깊은 동굴 소울은 내 마음에 긴 종유석 하나씩을 박 곤 했다. 그랬던 그가 약 2년 만에 빛을 쐬러 나왔다. 하동균 이 전 곡을 작사, 작곡한 새 앨범 <WORD>에는 5곡의 신곡 과 추가 트랙을 더해 총 6곡이 담겼다. 틈, 매듭, Freak 공개된 수록곡들의 제목만 봐도 벌써 눈물 한 방울 또르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천연 동굴 보이스가 어떤 깊은 울림을 들려줄지, 14일 헤드라이트를 장착하고 한걸음 내디 뎌보자. 김상연 학생리포터 kucc_e@naver.com 감독 맥스 기와, 다니아 파스퀴니 출연진 한나 아터튼, 애나벨 스콜리 등 26
Weekly Pick Up Movie : 한 줄 영화 평 B - 예쁘긴 한데, 깊이도 긴장 감도 없다 - 김민정 학생리포터 B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감동 을 (풀썩) - 양주연 학생리포터 Drama 노다메와 닮았냐는 말은 더 이상 다메요 내일도 칸타빌레 드디어 <내일도 칸타빌레>의 첫 방송이 다가왔다. 고등학생 때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 처음으로 클래식의 매력을 알았다. 의학 드라마가 한창일 때는 초딩들도 석션! 을 외치는 우리나라기에 <내일도 칸타빌레>를 통한 클래식 열풍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원작 드라마의 명연주로 꼽히는 거슈윈의 Rapsody in Blue 와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고대하는 중. 심지어 원작보다 6~7곡의 음악을 더 다룬다고 하니 매회 연주 씬 덕에 눈과 귀가 호강하겠다. 평소엔 엉뚱하지만 피아노 앞에 앉는 순간 천재성이 드러나는 노다메를 심은경이 어떻 게 소화해낼지도 관전 포인트. 티저 속 심은경은 기대보다 더 노다메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기 때문에 노다메에 갇히지 않고 설내일 이라는 고유의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들어갈 수 있을 듯 하다. 노다메 리메이크에 우려를 표했던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열렬한 시청자가 될 거라는 거 다 안다. 우에노 쥬리도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초반에는 원작 만화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 받았다고 하니, 우리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자. 10월 13일 오후 10시 첫 방송, KBS. 양주연 학생리포터 ithinkso91@gmail.com Album 이렇게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니 비스트 7집 <Time> 비스트를 아이돌이라고만 정의하기는 아쉽다. 여느 아이돌처 럼 노래 담당과 외모 담당을 구분하지 않더라도 6명 모두 화려 한 아이돌의 모습과 더불어 음악성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아 이돌과 아티스트 사이 의 그룹이랄까. 특히 앨범 발매 전 공개하 는 비가 오늘 날엔, 괜찮겠니 와 같은 비스트 표 발라드는 그들 이 팬덤이 아닌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만한 가수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음악에만 집중할 수 없는 아이돌이기에 그 들의 앨범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고작 1년에 한 번뿐이었다. 때문 에 지난 6월 앨범 이후 다시 만나려면 1년은 기다려야겠구나 생 각했는데 이게 웬걸? 비스트가 고맙게도 사고를 쳤다. 8월에 열린 콘서트에서 보고 있나, 큐브? 를 외치며 10월 16일 비스트 데뷔 5주년을 맞아 앨범을 발매하겠다고 선 언한 것. 실제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뮤지컬, 예능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착실히 준비해 고작 4개월 만에 <Time>이란 결과물을 들고 돌아온다. 가을 바다와 청아한 양요섭의 목소리가 전부인 티저만으로도 비스트만 의 서정적인 감성이 담뿍 느껴진다. 플레이 리스트를 비워둬야지. 박혜주 학생리포터 phj9003119@hanmail.net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감독 임찬상 개봉 상영 중 노벰버 맨 감독 로저 도널드슨 개봉 10월 16일 사막에서 연어낚시 A - 괜찮아 A 강산에는 없지만 유머, 감 동, 사랑, 메시지 다 있다 - 김상연 학생리포터 C 연어는 거슬러 올라오고 메 시지는 떠내려가고 - 양주연 학생리포터 감독 라세 할스트롬 개봉 10월 16일 A - 충격과 공포의 1:10000 전투 씬 - 양주연 학생리포터 B +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영화 속 드라큘라는 언제 나, 분명히 치명적이다 - 김상연 학생리포터 감독 게리 쇼어 개봉 10월 상영 중 끝없는 반전, 엉성하지만 - 김민정 학생리포터 C 장르가 액션인지 코미디 인지 모르겠다 - 박혜주 학생리포터 28
Weekly Pick Up Festival 동짓달 허리를 베어내어 가을에 잇자 서울억새축제 그렇다, 쓸쓸한 계절 10월이다. 가을 탄다 는 네 글자로는 센티해진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나만큼이나 어 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당신에게 서울억새축제를 추천 한다. 낮에는 황금 빛깔 억새밭 사이에서 인생 짤을 남겨보 자. 야간 개장도 한다 하니 해가 저물면 훌쩍 깊어진 가을 밤의 정취를 즐기면 되겠다. 잠시 왔다가 금방 사라질 가을 의 틈새를 여유롭게 누려보시길.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서. 공부가 안 될 때 급 떠나보는 건 무리수일까?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Movie 박제를 거부한 천재를 아시오? 킬 유어 달링 나른하고 몽롱한 얼굴에 퇴폐적인 분위기. 온 세상이 지루하다는 표정은 물론 거만하면서도 치기 어린 태도로 사람을 홀리는 남자. 나는 이런 스타일에 약 하다. 그래서 루시엔 카(데인 드한 분)가 처음 등장했을 때 떨리는 마음을 감 출 수 없었다. 이 남자의 매력에 홀린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마성의 남 자 루시엔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은 문학청년 앨런 긴즈버그(다니엘 래드클 리프 분), 잭 케루악(잭 휴스턴 분), 윌리엄 버러우즈(벤 포스터 분)까지 단번에 사로잡는다. 평범한 일상을 거부한 그들은 뉴 비전 이란 이름아래 새로운 문 학 운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밤새 글을 쓰고 책이란 책은 모두 찢어버리는가 하면 학교 도서관에 장난치는 일도 다반사. 영화 속 교수는 글을 쓸 때 사심 (Darling)을 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심은 날로 커져갔고, 그들의 뮤 즈(Darling)는 점점 반항의 끝으로 달려간다. 그리하여 뉴 비전 운동도 잠시, 하 룻밤의 사건은 그들 전체의 운명을 바꿔버린다. 그들이 구축한 세계는 화려한 수식어구로만 점철된 세계였을 뿐. 결국 알은 깨지고, 현실로 돌아온 그들은 그렇게 어른이 된다. 천재가 된다.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개봉 10 월 16 일 Webtoon 부동산 번호가 몇 번이었지?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평범한 일상을 넘어 몽골 여행기, 새언니까지 소재로 쓰는 생활 툰의 대가가 돌아왔다. <나이스 진타임>, <이웃집 시 누이>의 김진이 새로운 웹툰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를 연재 시작했다. 이번엔 독립생활 연애툰 이라는데 어디 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속이 타는 냄새! 설명 그대로 부 모님의 귀농으로 갑자기 시작된 독립생활과 연애를 다룬다 고. 생활툰의 또 다른 여신 낢 도 독립하고 연애 시작해 결 혼까지 골인하더니 이 언니마저. 독립과 함께 연애가 시작 되는 법칙이라도 있는 건가요? 그럼 저는 오늘부터 자취방 을 알아보도록 하겠습. 독립도 자금이 있어야 하지. 아직 은 엄마 품에서 집 밥의 따뜻함을 느끼며 웹툰으로 대리만 족을 해야 할 때. 매주 월, 수. 네이버 웹툰. 박혜주 학생리포터 phj9003119@hanmail.net 감독 존 크로키다스 출연진 다니엘 래드클리프, 데인 드한 29
Weekly Pick Up Drama 그래도 완생보단 미생 tvn <미생> 인턴이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카피(Copy) & 커피(Coffee). 여기에 모든 잡다한 업무 또한 오롯이 인턴의 몫. 고졸 출신으로 상사 원 인터내셔널 인턴이 된 장그 래(임시완 분)에겐 다른 인턴보다 2~3배는 힘든 일이다. 이뿐이랴? 낙하산이라 고 욕먹고,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이리저리 치이는 장그래의 모습은 보는 이의 짠 내를 자아낸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미생>은 이처럼 직장인의 현실을 리얼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장그래가 속한 영업3팀 과 장 오상식(이성민 분), 장그래의 선배인 영업3팀 대리 김동식(김대명 분), 똑 부러 지는 인턴 동기 안영이(강소라 분) 등 놀라울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등 장인물들 또한 원작 팬들에게 큰 매력이 될 터. 무엇보다 주인공 장그래가 어떻 게 고군분투할지 눈에 선해 벌써부터 애틋한 마음이 든다. 아마 나 역시 그와 같 은 미생( 未 生 )이기 때문이겠지.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완생일 필요 있어? 미생 이어도 괜찮아. 직장인들, 아니 이 세상 모든 미생들의 삶과 애환을 따뜻하고 재 미있게 감싸 안아줄 웰 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미리 축하하고자 한다. tvn에서 10월 17일 금요일 밤 8시 40분 첫 방송.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TV 안녕, 낯선 사람 MBC <헬로! 이방인> 대세는 외국인 예능이다. JTBC의 아이돌 <비정상회담> 멤버들이 각종 화보, 광고 를 접수하더니 급기야 지상파에서 새로운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됐 다. <헬로! 이방인>은 김광규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11명의 외국인이 1박 2 일간 머무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추석 특집 파일럿 방송이 동시간 대 1위를 기록하면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것. 프로그램의 제목이 헬로! 이 방인 인 것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교환학생이나 여행 등의 이유로 외국에 가면 처 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들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워진다. 이 문화에서 나 는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기 때문이다. 이 방송에서도 만나 자마자 띠를 묻고 또박또박 한국어를 하는 한국 사람 같은 외국인들이 나오지만, 이들 역시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다. 추석 특집에서 이들은 목욕탕과 사주 문화 를 체험하며 새로워했고 명절을 맞아 고향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규 프로그램은 추석 특집과 달리 멤버가 반 정도 바뀔 예정이라고. 목요일에도 잘 생긴 외국인들을 떼로 볼 수 있다니 외국인 예능 열풍에 그저 감사합니다. 10월 16일 목요일 오후 11시 MBC에서 첫 방송. 양주연 학생리포터 ithinkso91@gmail.com album : 이주 주목한 신곡 Editor 전아론 aron@univ.me 장기하와 얼굴들의 <사람의 마음> 내 사람 이 오빠 아닌 척 하는 데는 진짜 선수시다. 핑크빛 러 브송인 줄 알았더니 노래가 빨개요. 나만 그렇게 들리 는 거야? 나만 음란마귀 씐 거야? 이전보다 좀 더 강한 로큰롤 사운드와 묘한 음색 의 신디 사이저가 매력적. 물론 특유의 감성은 여전하다. Weezer의 <Everything Will Be Alright In The End> Back To The Shack 4년만에 발매된 위저의 신 보. 유독 사랑받아왔던 1집 의 위저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 시원시원한 기타 음색과 발랄한 리듬에 어딘지 모르게 기합이 들어 간 듯이 한층 강렬해진 무 드. 갑갑할 때 절로 손이 갈 앨범이다. 9와 숫자들의 <보물섬> 보물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은 귀한 것이 가득 숨겨진 보 물섬을 찾는 일과 비슷할지 모른다. 혼자만 누릴 수 있는 기쁨들, 그로 인해 꿈꾸게 되 는 행복들. 하지만 보물섬을 찾는 게 쉬울 리 없다. 사랑 으로 가는 길이 지칠 때 이 노래가 위로가 되길 바란다. 30
Weekly Pick Up TV 아프니까 예능이다 tvn <삼시세끼>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나영석 PD의 연출력은 <1박 2일>을 할 때보다 <1박 2일>을 떠났을 때 더 눈에 띄었 다. 강호동이 빠졌을 때도 요지부동이던 프로그램이 PD가 교체되는 순간 휘청. 이번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도 그랬다. 나영석이 없는 제작진의 태도는 구설수에 올랐고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과 연출력은 프로그램 을 일단 믿고 보게 하는 힘이 있다. 10월 17일, 나 PD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의 막이 오른다. <꽃보다> 시 리즈의 짝꿍 이서진과 이서진의 친한 동생 택연이 함께해 벌써 그 궁합이 기대된다. 도시에서 쉽게 때울 수 있는 한 끼 를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먹는 야생 버라이어티라는데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가 연상되는 포맷은 진부하지만 나영석이니까 그게 전부가 아닐 거라 믿어 본다. 프로그램 설정부터가 가장 어렵게 밥 먹기 인 걸 보아 더욱 독하고 얄 밉게 출연진을 옭아매겠지. 그들이 고달플수록 웃음은 배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남자이니 말이 다.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 tvn. 박혜주 학생리포터 phj9003119@hanmail.net Festival 가장 신나는 종교 집회 딜리셔스 뮤직시티 치맥 카니발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성적인 신도를 거느린 종교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당 당히 치킨교 라 하겠다. 치느님이 자신의 다리를 떼어 주시며 가라사대 받으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 치-멘! 치킨의 신격화가 주류 개그 코드로 통용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얼마나 치킨을 사랑하는지 말해주는 확실한 증거다. 그런 치킨 에 맥주까지 함께라면 천국이 따로 있으랴. 거기에 뮤직 페스티벌까지 열린다니, 더 이상 이곳에 가야 하는 이유를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딜리셔스 뮤직시티 치맥 카니발>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입과 귀가 즐거운 축제를 지향한다. 하지만 슈퍼키드, 이한철 밴드, 소란, 피터팬 컴플렉스, 로이킴 등의 쟁쟁한 라인 업은 단순히 콘셉트의 차별화에만 기대지 않겠다는 강한 포부를 보여준다. 모든 공연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된다고 하니 티켓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물론 티켓을 구입하면 더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먹을 수 있다). 시험 기간이라는 게 단 하나의 문제지만 치느님의 은총을 받아온 어린 양으로서 그런 고난쯤은 가뿐히 이겨내야 하기에! 절대 공부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님. 정하영 학생리포터 rmsid182@naver.com 31
ISSUE 혜수야, 넌 이모티콘을 쓸 때가 가장 예뻐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보는 대학 생활 TUBE 튜브를 닮은 노란 주둥이의 오 리 '튜브'.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분노를 느끼면 초록색의 미친 오리로 변신한다. 문자 하자 는 말보다 카톡 하자 는 말이 더 익숙하다. 변화에 대응이 빠른 20대는 어 느새 ㅋㅋㅋ 와 같은 웃음소리를 이모티콘으로 대신하기도 하고, 열 줄이 넘게 써도 모자랄 섭섭함을 캐릭터를 통해 대신 표현하기도 한다. 카카오를 하면서 이모티콘을 안 쓴다고? 열 마디 설명보다 적절한 이모티콘 하나가 더 유효한 시대다. Editor 홍승우 sseung@univ.me Frodo 귀여운 갈색 강아지의 이름이 프로도. 본래 프로도는 부잣집 개이지만, 태생이 잡종이라 그 콤플렉스가 만만치 않단다. NEO 네오는 원래 소심한 성격의 고 양이었지만, 단발머리 가발을 쓴 후 자신감을 발산하게 되었 다고 한다. 01. 드라마 뺨치는 캐릭터의 숨은 관계 윤종희 학생리포터 thereyoon@naver.com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익숙하고, 사랑받는 이모티콘을 고른다면 단연 카카오프렌즈 다. 아마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치고 이 캐릭터들을 모르 는 사람은 없을 거다. <코미디빅리그>에서는 이 캐 릭터들을 이용해 까똑 친구들 이라는 코너까지 만 들었고, 화제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신성 록은 본명보다 카톡개 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해졌 을 정도다. 이름처럼 카카오프렌즈 는 어느새 우리 에게 친구처럼 익숙해진 것이다. 동작이나 표정이 하나같이 익살맞고 귀엽다는 것이 이들의 매력. 하 지만 캐릭터들의 숨겨진 스토리는 더 재밌다. 카카 오프렌즈는 크게 프로도 와 무지 를 중심으로 나뉜 다. 귀여운 갈색 강아지의 이름이 프로도 고, 단발머 리 가발을 쓴 고양이가 목하 연애 중인 네오 다. 본 래 프로도는 부잣집 개이지만, 태생이 잡종이라 그 콤플렉스가 만만치 않단다. 네오는 원래 소심한 성 격이었지만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난 후 자신감을 발산하게 되었다고. 그들의 친구 튜브 는 노란 입술 의 오리로, 그 주둥이가 튜브를 닮아 이름이 튜브 가 되었다.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분노를 느끼면 초 록색의 미친 오리로 변신한다(분노를 표현할 때 자 주 쓰는 불을 내뿜는 공룡, 그게 바로 미친 튜브다). 다른 한 그룹은 무지 를 중심으로 한 무지 앤 프렌 즈 다. 무지는 토끼처럼 보이지만 사실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다. 발상이 독특하다. 이 단무지는 토끼 옷을 벗으면 부끄러움을 많이 탄단다. 더 놀라운 사 실은 무지와 함께 다니는 조그만 악어 콘 의 정체 다. 사실 악어 콘 은 단무지를 지금의 무지로 키워 낸 보호자다. 최근엔 단무지 대신 복숭아가 키우고 싶어 어피치 를 찾아다니고 있는데, 이 복숭아 캐 릭터 어피치 는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한(집에서 가 출한) 악동으로, 성격이 급한데다 장난이 심하다. 마지막은 노란 파마머리를 한 두더지가 땅속 나라 에서 토끼 간을 구하기 위해 파견된 요원, 제이지 (Jay-G) 다. 땅 위에서 힙합을 접하고 Jay-Z 를 동 경하게 되면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는 토끼 간 을 얻으려고 무지를 쫓아다니는데, 모두 알다시피 무지는 토끼가 아니라 단무지다. 안타깝게도 제이 지는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이처럼 카카오프렌즈 7명은 각기 다른 사연과 성격 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들이다. 표정도 행동도 다 양하다보니 어떤 상황에서든 사용자는 이들을 이 용해 대화를 더 맛깔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다. 기본 이모티콘 이외에도, 크리스마스 특집 이나 캠퍼스 라이프 등 사용자들이 상황에 맞춰 사용 가능한 이 모티콘이 종종 발매된다. 디자이너 호조는 무언가 표현하기 애매한 것이 있을 때 대신 쓸 수 있는 캐 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적재적소에 배치 된 카카오프렌즈는 아마 사용자의 감정을 더 명확 하고 재밌게 표현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32
Muzi '무지'. 토끼처럼 보이지만, 사 실 토끼옷을 입은 단무지다. 토 끼 옷을 벗으면 부끄러움을 많 이 탄다. JAY-G 땅속 나라에서 토끼 간을 구하 기 위해 파견된 요원 제이지 (Jay-G). 땅 위에서 힙합을 접 하고 Jay-Z 를 동경하게 됐다. CON 무지의 애완 동물처럼 보이는 악어 '콘'. 하지만 실체는 단무지 를 키워낸 보호자다. 최근에는 단무지 대신 복숭아를 키우고 싶어 '어피치'를 찾아다닌다. APEACH 복숭아 나무에서 탈출한(집에 서 가출한) 악동 복숭아 어피 치. 성격이 급한데다 장난이 심하다. 02. 이모티콘이 없다는 것은, 감정 또한 없다는 것 윤종희 학생리포터 thereyoon@naver.com 넌 카톡에 이모티콘이 너무 없어. <무한도전> 자 유로 가요제 당시 정형돈이 지드래곤에게 칭얼거린 멘트다. 두 사람이 그해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커플 상까지 수상했던 사이임을 감안해보면 이모티콘의 부재는 감정 표현의 결여 로까지 통용된 것이다. 이 렇듯 20대에게 이모티콘은 감정의 아바타(avartar) 다. 텍스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이모티콘이 대변한다. 즉 이모티콘이 없는 단순한 텍스트는 무뚝뚝, 화남, 경계 등과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난 원래 이모티콘 안 쓴다 는 취향은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하게 됐다. 아마 연인에게 이모티콘없이 대화를 시도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이모티콘이 없네. 나한테 화난 거 있어? 또 텍스트로만으로는 감정이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 는다는 문제도 있다. 아무리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 는 것보다 한 줄의 카톡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빠르 다지만, 때론 속도보다 표현력이 더 중요할 때가 있 다. 예를 들어 널 좋아해 라는 고백에는 그 순간의 흔들리는 눈빛, 간절한 표정, 떨리는 목소리 등 디테 일한 감정이 담겨 있는데, 이를 단순히 좋아해 라는 텍스트로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듯 말이다. 이모티 콘은 이런 감정 표현의 격차를 줄이는 데 사용된다. 나 지금 배고파 라는 문장으로 허기짐을 표현하기 보다 나 지금 배고파ㅠㅠ 라는 표현으로 배고픔의 정도를 전한다. 즉 이모티콘은 우 리의 표정, 손짓, 말투와 억양을 담고 있는 일종의 기호다. 반드시 메시지가 담겨야만 이모티콘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 때론 별 의미 없이 이모티콘을 주고받기도 하고, 그 냥 대화의 공백이나 무료함을 채우는 데 쓰기도 한다. 짤방을 주고받으며 유희를 즐기듯 몇몇 이모티 콘은 본래 가지고 있던 메 시지나 맥락 대신 어느 상황에서나 가볍게 던지는 농담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것이다. 별다른 텍스트 없이 이모티콘만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건, 텍스트가 담을 수 없는 재미와 즐거움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20대는 보 다 감정을 디테일하고, 재미 있게 표현하기 위해 이모티 콘을 사용하는 셈이다. 33
03. 대학생이 즐겨쓰는 이모티콘 12종 박희태 학생리포터 htheart@hanmail.net 01 1,2,3위는 관계의 이모티콘 3종 현재 카카오톡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기본 카 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수는 총 200여 개가 훌쩍 넘 는다. 사용자들은 이 많은 이모티콘들 가운데 적재 적소에 맞는 이모티콘을 골라 사용한다. 그러다보 니 개인적인 성향과 생활 패턴에 따라 주로 사용하 는 이모티콘에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 지만 대학내일이 대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모티콘 사용 실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고, 즐겨 쓰는 이모티 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감정 표현을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비슷한 감 정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무조건 예쁘거나 귀여운 이모티콘 대신 가 장 상황에 적절하게 매칭되는 이모티콘을 쓴다는 것, 이 말은 이모티콘을 보면 대학 생활이 보인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아래는 대학내일이 조사한 대학 생이 주로 쓰는 이모티콘 12종 이다. 대학 생활은 모든 것이 자유로운 싱글 플레이다. 부 모나 선생님의 간섭이 없다. 하지만 그런 자유로운 싱글 생활 가운데서도 경제적, 시간적 문제로 혼자 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온 다. 결국 대학생들은 그런 상황마다 친구들과 도움 을 주고받으며 공생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일찍 강 의실에 들어간 친구에게 자리를 맡아달라고 할 때 나 유인물을 출력하는 지인에게 내 것 도 부탁해야 할 때, 음료수를 마실 때 잔돈을 보태준다거나 사물 을 같이 나눠 쓸 때, 혹은 같이 점심을 먹어줄 때조 차 우리는 매 순간 도움을 주고받으며 고마움을 표 현한다. 위와 같은 이모티콘은 고마움 의 감정을 대 변하는 대표적인 이모티콘들이다. 연인끼리만 쓰는 하트가 아니다. 하트를 날릴 정도로 고맙다는 의미 이거나, 너의 의견에 공감하겠다는 표현으로도 사 용된다. 하트, 웃음, 감동 가장 자주 쓰는 이모 티콘 3종은 이렇듯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대학생 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모티콘으로 푸는 대학생의 하루 : 자주 쓰는 이모티콘이 대학 생활을 대변하듯, 대학생의 하루 또한 이모티콘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비몽사몽 일어나는 아침, 지금 몇 시지 헐?8시 반? 미치겠다. 일단 화장은 관두고 나가자. 미친 듯이 뛴다. 도착했는데 아 어제 밤늦게까지 쓴 오늘 제출할 리포트를 집에 두고 왔다. 강의 중 강의 시간은 어지간히 안 간다. 꿈에 그리던 점심 먹기 점심 후 빠질 수 없는 티타임. 34
재밌는 일을 갈구하는 이모티콘 3종 02 03 04 멘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 3종 연애와 썸, 그 사이 이모티콘 3종 대학생이 마냥 자유롭다는 것이 거짓말이었음을 입 학 후 두 달만 지나보면 안다. 쏟아지는 과제를 얼 추 끝냈다 싶으면 돌아오는 시험 기간, 언제나 신경 쓰이는 학점. 거기에 취업과 진로까지 고민하다보 면 가장 자유로운 대학 생활은커녕 족쇄가 채워진 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매주 같은 시간표에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대학 생활이라니 이로부터 탈피 하고 싶은 대학생들의 마음은 간절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들은 더 재밌고 신나는 일을 찾는다. 페이 스북과 카카오톡으로 각종 짤들을 주고받고 친구들 에게 밥 먹자, 영화 보러 가자, 놀러 가자 며 끊 없이 여가를 제안하기도 한다. 만세를 부른다거나 춤을 추는 듯한 이모티콘 3종은 신나지 않기에 더 감정적으로 쓰게 되는 것들이다. 어떤 상황이라도 재미있게, 그리고 가볍게 풀어나가고 싶다는 대학 생들의 속내인 셈이다. 카카오톡이 등장했을 즈음 대학생들 사이에서 급격 하게 떠오른 단어가 있는데, 바로 멘탈붕괴를 뜻하 는 멘붕 이다. 2010년 이후 아프니까 청춘 에 힐 링 코드가 20대를 휩쓸 수 있었던 것은 이 세대가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으며 시간을 지내고 있음을 뜻한다. 즉 카카오톡이 5년간 생활 깊숙이 파고들 면서, 자연스레 멘붕 감정을 공유하는 상황도 많아 진 것이다. 학과, 동아리, 대외활동 등 다양한 인 간관계에서 충돌하기도 하고, 팀플 과제 에 지치기 도 한다. 시급 5210원의 1000배에 달하는 등록금 압박 속에 학자금 대출은 필수가 됐고, 취업하기 위 해 채워야 하는 학점과 어학 성적의 벽은 여간 높 은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의미는 다르지 만 순서대로 젠장 어떡하지 망함 정도의 의미 를 가지는 이모티콘 3종이 유난히 많이 쓰이는 이 유도 역시 대학생이 멘붕 의 상황을 자주 마주한다 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의 화두는 썸 이다. 신경 쓸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20대들은 복잡한 연애보다는 편하고 가벼운 썸 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카톡에서도 자연 스레 썸 관계에서 사용하기 좋은 이모티콘들이 인 기를 얻었다. 붉은 홍조를 띠어 상대에 대한 설렘을 조심스럽게 표현한다든지, 살포시 눈을 감는 듯한 표정으로 상대방에게 수줍음을 어필한다. 두 눈에 하트가 가득하지만 손동작 제스처 덕분에 응원 의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는 이모티콘은 연애와 썸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기 있는 이모티콘이 됐다. 밥 먹고 기운 차려서 오후 강의는 좀 더 열심히 듣는다. 강의가 끝나고 친구에게서 온 문자. 뭐? 오늘 번개 술?!?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 실컷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길. 술 마시고 속도 쓰리고 헐! 잠깐만 맞다, 내일까지 과제 제출. 불타오른다. 폭풍 과제. 35
04. 이모티콘에도 감정의 크기가 있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니 감정의 크기에 따라 사용하는 이모티콘도 달라진다. 같은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이 여러 개 존재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캐릭터가 눈을 어떻게 떴느냐, 콧물을 흘리느냐, 표정은 어떻게 다르냐 등 미세한 차이에 따라서 상황마다 다른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학 생들이 이러한 디테일한 감정의 정도를 캐치해내고 있다는 것은 이모티콘으로 감정의 종류뿐만이 아니라 크기까지 측정이 가능하다는 바를 시사한다. 박수현 학생리포터 tngus2025@naver.com 아래의 문제를 풀어보자. Q1. 20대에게 가장 격렬한 사랑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은? 1 2 3 4 Q3. 20대에게 가장 격한 흥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은? 1 2 3 4 5 모두 다 격렬한 사랑 고백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1번은 애교의 의미, 2번은 감 동의 의미가 강하다. 대학생들은 가장 격렬한 사랑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으로 3번을 골랐는데, 그리고 하트를 그리는 4번보다는 강하게 껴안은 3번의 모습이 더 사랑스 럽다고 느끼는 것이다. 정답 : 3 익숙함은 가장 강한 감정의 동요를 야기한다. 하나같이 신나 보이는 모습이지만 응답 자 80%는 영화 <8마일>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1번 이모티콘을 선택했다. 평상시 잘 취하지 않는 동작이기에 더 큰 감정의 크기를 부여하는 셈이다. 정답 : 1 Q2. 20대가 가장 큰 슬픔을 표현할 때 쓰는 이모티콘은? 1 2 3 4 5 Q4. 20대에게 가장 격한 화남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은? 1 2 3 4 5 슬픔의 감정은 묘하다. 어떤 때는 짜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때론 연민과 동정을 유발 하기도 한다. 1번 이모티콘이 투정에 가깝다고 한다면, 2번과 5번은 불쌍해 보이고 싶은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콧물이 흐르는 애절함(4번)보다는 통곡하는 3번이 가장 큰 슬픔을 나타낸다고 응답한 이유도 이런 맥락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답 : 3 분노의 감정은 이모티콘의 동작을 보면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악다구니를 쓰는 4번보다는 신발을 팽개치는 3번이 더 분노했을 때고, 그보다는 옷을 찢는 5번이, 또 그 이상의 화가 났을 때는 핸드폰을 던지기(1번)도 한다. 하지만 자고로 화나도 밥 상은 엎는 게 아니라 했다. 가장 격한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의 영광은 2 번이 차지했다. 정답 : 2 여러 의미로 해석되는 이모티콘 감정의 크기까지 표현해내는 이모티콘이지만, 이와 별개로 때론 어떤 감정을 의미하는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카톡 이모티콘 의 연관 검 색어로 이모티콘 뜻 이 자동으로 추천되고, 헤어진 여친 카톡 이모티콘 해석 좀 부탁드려요 라는 질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너무 디테일하게 표현하려다보니 오 히려 직관적인 해석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아래는 중의적인 의미로 통용되는 대표 이모티콘이다. 내 친구는 이런 의미로 쓸 수도 있구나 정도로 알아두면 좋겠다. 부끄러움 or 귀엽게 삐친 척 무료함 or (상대의 말을) 무시할 때 화장실이 급함 or 땀이 날 정도로 떨림 네네 알겠습니다 or 안녕하세요(고맙습니다) 멘붕 상태 or 술에 취해 헤롱헤롱 잘했어 or 넌 아직 어려 36
ISSUE 글 쓰는 여자는 섹시하다 Step 1 Step 2 감각을 깨워라 글쓰기의 공중부양 지은이 이외수 펴낸곳 해냄 가격 1만 3800원 색깔을 탐하라 전방위 글쓰기 지은이 김봉석 펴낸곳 바다 가격 1만 2000원 "넌 '좋다'는 말밖에 못해?" 자주 쓰는 표현인데도 뻔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행복할 때도 '좋다'는 말만, 불편한데도 '좋다'는 지루한 말만 나온다. 음식을 잔 뜩 눈앞에 두고도 '맛있다', '맛없다'는 탄성만 내질렀다면 지금이야말로 잠자던 감각을 깨울 때다. 이외수가 쓴 글쓰기의 공중부양 을 권한다. 달다, 달콤하 다, 달착지근하다, 쌉싸롬하다, 매콤하다, 시금털털하다 등등. 맛있다 는 감정을 여러 빛깔로 표현하게 된다. 평소 쓰는 단어의 가짓수를 넓혀라. 도도한 공작새마냥 부채꼴 꼬리를 펼치고, 총천연색 매력을 뽐내라는 뜻이다. 섹시함이 란 먼나라 이웃나라 얘기가 아니다. 감각적인 단어에서부터 시작한다. "섹시함이란 결국 자신감이야!" 얼굴을 찌푸리고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누드사진이 유출되자 "이건 성범죄"라며 당당하게 일갈하는 영화배우 제니퍼 로 렌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에 더욱 섹시해 보인다. 글쓰기에도 자신감 이 필요하다. 책 전방위 글쓰기 는 비범한 개성을 키우라고 독려한다. 나를 주 제로 글 쓰는 것은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답하는 과정 이라는 말을 기억하자. 무엇을 써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너 자신에 관해 먼저 쓰라"고 조언해줄 어른 스러운 책이다. 자기만의 색깔을 탐하며 찾아내야 한다. 아빠 손을 잡고 처음 걸 어다녔을 때처럼 충만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관찰하도록 돕는 책이다. 38
빨간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이 야외로 탁 트인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다. 모두 커 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 홀로 자기만의 세계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여자. 어쩌면 섹시함이란 이 런 의외의 모습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이효리의 굴곡진 몸매 나 앤절리나 졸리의 도톰한 입술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섹 시해질 수 있다. 올가을엔 의외의 행동으로 섹시함 을 습득해 보자. 이를테면 조용한 펍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며 공책을 펼쳐 두고 글을 쓴다든지. 전혀 글을 안 쓸 듯 한 여자가 생각에 잠겨 글을 쓰는 모습은 꽤 매력적이다. 봐라. 이렇게 글을 쓰는 나도 역시.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김세림 학생리포터 Step 3 Step 4 펜은 몸보다 야하다 영혼까지 훔칠 시간 고종석의 문장 대통령의 글쓰기 지은이 고종석 펴낸곳 알마 가격 1만 7500원 지은이 강원국 펴낸곳 메디치미디어 가격 1만 6000원 소개팅 나갈 땐 첫인상 이 중요하다는데, 글 또한 '첫문장'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 어렵고 똑똑한 글은 멋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글은 쳐다보기 싫은 법. 문장 다 는 독자가 다음 문장을 읽도록 유도해야 한다. 고종석의 문장 은 독자의 흥미를 듬기를 익혔다면, 이번엔 사람의 마음을 훔칠 글쓰기 비법이다. 대통령의 연설문 끌만한 사례를 제시한다. 하버드에 다니는 부잣집 도련님과 가난한 여대생의 사 은 최적의 교본이다. 따분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전문가들이 모여 대중을 랑을 다룬 대중소설 러브스토리 의 첫 문장을 보자. 스물다섯 살에 죽은 여자 매료하려고 작정한 글이 바로 대통령 연설문이다. 대통령이야말로 5000만 명의 에 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예뻤다고. 총명했다고. 모차르트와 바흐, 비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사람이니까.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책 대통령 즈를 사랑했다고. 그리고 나를 사랑했다고.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동시에 좋아하 의 글쓰기 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분석한다. 글을 논리적으 는 도대체 어떤 여자일까? 그녀는 왜 스물다섯에 세상을 떠났을까? 독자가 궁금 로 쓰되 드라마틱하게 꾸미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친근하면서도 당당하고, 겸손 해서 다음 문장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만들어라. 섹시함도 이와 같다. 눈을 하되 비굴하지 않은 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범접하기 어려운 도도녀가 될 것 돌렸다가도 다시 돌아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 인가, 더 알아가고 싶은 섹시녀가 될 텐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39
Culture 지금, 만나러 옵니다 부산 영화제에서 만난 개봉 예정작들 다음 주에, 다음 달에, 올해 안에, 내년 봄에, 언제 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중에 꼭. 우리를 만나 러 오겠다고 약조를 받아둔 영화들을 한발 먼저 만나러 갔다. 어렴풋이라도 머리에 마음에 꼭 새 겨두시길. Editor 전아론 aron@univ.me 개.봉.예.정 보이후드 일기장 한 편의 이야기 흔히 SF 블록버스터나 판타지 영화의 예고를 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 과 같은 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사실 그 말이 틀리지는 않은데, 지금 우리가 와 있는 기술 적 측면에서 볼 때 충분히 상상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영화 <보이후드>는 가장 쉽고 단순 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상상만 했던 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 가능한데, 지극히 단순한 이 영 화가 가장 특별하고 위대한 이유는 12년 이라는 시간 때문이다. 분명히 트렌드가 존재하는 영화 시장에서 영화를 12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제작했다는 것, 중간에 교체 없이 모든 주인공들이 계 속 했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소년 이 영화 중간중간 성장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또 컸어 란 말이 절로 나온 다. 영화가 소년의 12년 동안의 성장을 담은 모습이 놀라움에 머물지 않 고 감동을 주는 점은, 그 모습들이 우리와 닮아 있어서다. 소년이 겪은 사 춘기, 첫 연애와 이별, 매끈하던 인중을 덮은 수염, 유행 따라 바뀌는 머리 스타일, 인기 가수를 따라 하는 모습들이 만들어내는 가장 보편 타당한 공감대가 있다. 그것은 마치, 지나간 우리의 일기 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기분이 들게 한다. 포스터 속의 최근 10년 내 가장 위대한 영화 라는 문구를 빌려, 단언컨대 <보이 후드>는 가장 보잘것없이 위대한 영화다. 김상연 학생리포터 kucc_e@naver.com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호크, 패트리샤 아케이트 개.봉.희.망 제발, 만나러 오세요 부산 영화제에서 만난 희망작 3박 4일동안 각 리포터들이 평균 12편을 봤다. 그 중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까웠던 영화들을 골 랐다. 이 영화들을 제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개봉을 재촉하는 마음을 담아 적는다. 40 Editor 전아론 aron@univ.me 10월 23일 디어리스트 괜찮아 사람이야 우리는 때에 따라 피해자가 되기도 가해자가 되기 도 한다. 친구를 따돌리기도, 애인이 있지만 다른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며 생각 없이 뱉은 말로 누군 가를 상처 입히기도 한다. 이 잘못들을 저지른 우리 는 악한 것일까. 예, 아니오, 두 가지로 답하기엔 우 리네 삶은 너무 복잡하고 구체적인 상황들로 이뤄져 있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옳음과 옳음의 싸움이다. 영화 속의 어떤 인물도 비난할 수 없다. 세 살짜리 아들 펭펭을 유괴당한 부모는 2년간의 수소문 끝에 아들을 산골 마을에서 찾아낸다. 그리고 똑같이 납 치하듯 펭펭을 데리고 도망친다. 한편 2년간 납치해온 아이인 줄 모르고 펭펭을 키웠던 여자는 아 이를 되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불임이었던 그녀에게 남편은 버려진 아이라며 펭펭을 데려왔 고 아이를 자신의 전부로 여기며 살았기 때문이다. 원래의 부모에게 돌아간 펭펭은 그들을 알아 보지 못하고 엄마 어디 있어, 집에 돌아가고 싶다 며 운다. 이들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 판단하기 란 쉽지 않다.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을 듣고 사람은 그렇게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다는 토닥임을 받은 것 같아 먹먹해졌다. 더 놀라운 건 실화라는 것.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나오는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는 2년 동안 매일같이 사기 전화를 받으면서 도 생업을 놓고 아이를 찾는 데 매달린다. 그 장면을 보며 광화문에서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는 부 모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에게 공감하려는 노력을 잊은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것이 더 늦기 전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이유다. 양주연 학생리포터 ithinkso91@gmail.com 감독 진가신 출연 자오웨이, 황보, 통따웨이, 학뢰
거인 아프니까 청춘 좋아하고 있네 감독 김태용 출연 최우식, 김수현, 장유상, 박주희 등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되고 아픈 만큼 성장한다면 지금쯤 거인이 되었을 10대의 이야기. 주인 공 영재는 숨 쉬는 것도 버거운 삶을 산다. 무능한 부모는 그를 집 없는 아이를 위한 종교 시설에 맡기지만 시설에서는 나이가 많다며 집에 돌아가라고 한다. 영재는 시설에 남아 있기 위해 늘 원 장의 눈치를 보고 친구를 배신하기도 한다. 부모는 동생까지 시설에 맡기려 하지만 영재에게 동생 이 있는 집은 마지막 돌아갈 곳이기 때문에, 그것만은 필사적으로 막으려 애쓴다. 영재의 삶은 물 속에 있는 것 같다. 숨 쉴 공기도 희박하고 살아남으려 버둥거리지만 그럴수록 더 가라앉게 된다. 오직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신 앞에서도 스스로를 속이는 그의 모습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비난할 수 없다. 오히려 누구도 영재를 책임지려 하지 않으며 답을 제시해줄 수 없는 현실 앞에 무 력해지고 만다. 지금도 이 도시 어딘가에서 주어진 삶을 버거워하며 살아갈 10대들이 있다고 생 각하니 영화가 끝나고서도 무력감이 계속됐다. 감독은 이 영화를 고해 프로젝트 라며 자전적 영화로 소개했다. 어쩌면 이 영화가 감독에게는 탈출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었다. 상처 많은 10대를 보냈지만 단편영화 <얼어붙은 땅>으로 칸 영화제에 국내 최연 소로 초청받은 그는 현재 실력을 인정받는 독립영화 감독이 되었다. 감독이 그랬듯 영재 역시 불행한 유년기를 잘 견디어 낼 것이다. 아버지는 늘 인생에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은 법이라 말하셨다. 나쁜 일이 닥칠 때마다 무너지면 사는 것이 너무 괴로울 것 이다. 대신 거인 같은 불행 앞에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주문을 외우면 조금 괜찮아질 것이라는 나만의 비법을 영재에게 전해주고 싶다. 양주연 학생리포터 ithinkso91@gmail.com 11월 16일 부유한 그들 그들 이 될 수 없음을 알기에 분수에 맞게 살라는 말이 있다. 옳은 말이지만 문제 는 분수 가 어떻게 주어졌냐는 것에 있다. 대개 어 디서, 누구에게 태어나느냐에 따라 분수가 정해지 기 때문이다. 영화는 순수했던 어린아이가 처량하 기만 한 자신의 분수를 알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에릭은 함께 살던 엄마가 일자리를 구하러 떠난 이후 아빠에게 맡겨진다. 부유층인 마리아의 집에 서 허드렛일을 하는 아빠는 어린 에릭을 혼자 둘 수 없어 일자리로 데려오고, 어쩔 수 없이 그 집 의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다. 마리아는 에릭을 불쌍히 여겨 자식들처럼 대우하고자 하지만 배척하 는 다른 가족들로 인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아빠는 왜 이렇게 가난한지, 자신은 왜 방을 갖지 못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은 에릭은 떼를 쓰며 아빠를 원망한다. 그런 에릭과 달리 자신의 분수를 잘 알고 있는 아빠는 에릭에게 미안할 뿐이다. 부유한 이들 사이에서 일하면서도 절대 그들과 섞 이려 하지 않는 아빠에게도 에릭과 같은 시절이 있었을 터. 하지만 모든 것을 체념한 아빠에게 남은 건 아들에게 자신을 용서해 달라 부탁하는 초라함뿐이다. 영화는 부유층의 비리를 다루 지도, 가난을 처절하게 다루지도 않지만 담담히 아이의 시선과 아빠의 시선, 부유층들의 시 선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부유층의 시선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아이 의 시선은 곧 아빠의 시선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 쉽게 예상된다. 이미 아빠와 말없이 밤 거리를 걷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그 깨달음이 언뜻 보인다. 그것을 가르쳐야 했던 아빠에게 도, 깨닫게 된 아이에게도 참으로 아픈 성장이다. 박혜주 학생리포터 phj9003119@hanmail.net 감독 프랑크 롤리 출연 라얀 산타마리아, 카를로스 페레난도 페레즈, 알레한드라 보레로 41
사랑이 이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개.봉.예.정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똑같이 행복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각각의 불행한 이유가 있다. (톨스 토이 안나 카레니나 중) 첫 번째 가정은 제법 괜찮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의사 아버지에 교 양 있는 어머니, 외고 다니는 모범생 딸 수아.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아버지는 조교를 성추행하고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기 바쁘며 딸의 이야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어 머니는 자식의 성적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딸에게 정신적 폭력을 가한다. 정신적 학대를 견 디다 못한 딸 수아는 절도와 자해로 숨통을 근근이 유지한다. 세 사람의 관계는 맞물려 있는 톱니 바퀴 같아서 한 사람의 폭주는 다음 사람, 그다음 사람에게 여과 없이 전해진다. 여기 또 다른 가 정이 있다. 다정한 택시 운전사 아버지, 아버지와 딸을 존중하는 어머니, 성적은 좀 낮지만 명랑한 딸 소원. 이들의 화목한 모습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수아네 가족의 모습을 더욱 비극적으로 비 춘다. 물론 소원네 가정에도 아버지의 도박이라는 걱정거리가 있다. 다시 첫 번째 가정. 사 랑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강박이 자리하고 있다. 택시 기사(소원의 아버지)와 마찰 을 빚은 후 자신은 잘못이 없다며 이에 집착하는 아버지. 성적에 강박관념을 지닌 나머지 다른 것들은 불필요하게 생각하는 어머니. 두 사람의 무심함과 억압적인 태도는 결국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다. 큰 폭풍이 지나고 나서야 그 들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본다. 삐뚤어진 사랑의 말로는 끔찍했다. 그럼에 도 수아네 가족에게 아직 희미하게나마 사랑이 남아 있었나 보다. 새 생명이 빈 생명의 자리를 채우고 다시 한 번 사랑할 기회가 주어진다. 완벽한 가족은 없다. 그 빈자리를 사랑으로 메울 뿐.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감독 민병훈 출연 장현성, 최정원 개.봉.희.망 11월 소녀 나타 어른과 아이 사이에 흐르는 강 감독 리 샤오펑 출연 이가기, 이호비 어른과 아이의 사이, 그 찰나의 순간이 때론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열병 혹 은 성장통 같은 그 시기에 리 샤오루와 왕 샤오빙은 서로를 만났다. 운명의 끌림 이라도 느끼듯 두 소녀는 순식간에 가까워진다. 서로 비밀을 공유하고 좋아하 는 문학 작품을 통해 비슷한 감수성을 나눈다. 둘의 관계는 선생님께 반항한 샤 오루가 전학을 가고,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하면서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다. 우정이 변할까 두려워했던 샤오빙의 우려는 점점 현실이 되며, 샤오빙과 샤오루 가 각각 교관 리단양과 무술 소년 스지에를 만나면서 더더욱 멀어진다. 전학 간 학교에서 잘 적응한 샤오루와 달리 샤오빙은 극심한 성장통을 앓는다. 부모님 의 불화로 인해 위태위태한 가정, 멀어져버린 친구, 급작스런 리단양과의 이별. 그녀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어른으로 넘어가 는 문턱은 너무 높았고 가혹했다. 거듭되는 반항을 통해 답답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하지만 앞길엔 온통 어둠뿐이다. 영화는 많은 잔상과 여운을 안겨준다. 샤오루는 성장에 성공했고 샤오빙은 성장통을 이겨내지 못한 걸까? 그렇지 않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샤오빙의 행동은 단순한 치기나 반항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온전 히 이해하기도 어렵다. 다만 나는 그녀를 좋아하기에 샤오빙의 힘겨운 방황에 마음이 아려왔다. 영 화 속엔 상징도 가득하다. 샤오루와 샤오빙 사이엔 강이 흐른다. 둘 사이가 점점 멀어지면서 강의 폭도 넓어진다. 샤오루는 강을 건넜지만 샤오빙은 강을 건너지 못했다. 그래서 샤오빙은 과거에 머 물러 있게 되었다. 나타 는 중국 신화 속 소년으로, 아버지가 자신을 용왕에게 제물로 바치려 하자 소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환생한다. 소년은 반항의 상징이다. 소녀 나타, 샤오빙의 환생 이후엔 밝은 일만 가득하기를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어본다.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42
마미 서로가 서로의 희망이 되는 것 감독 자비에 돌란 출연 앤 도벌, 안토니 올리버 피론, 쉬잔느 클레먼트 자비에 돌란은 천재다. 89년생, 5년이란 짧은 경력을 가지고 칸 영화제에서 심 사위원 상을 받은 이력도 그렇지만, 그의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모르긴 몰 라도 대단하다는 것을. 신작 <마미>도 그렇다. 따뜻한 색의 조화, 자연스러 운 클로즈업 사용과 가로보다 세로가 긴 독특한 영상 비율, 셀린 디온의 음 악을 비롯해 탁월한 ost, 기발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까지. 그냥 지 나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영화는 부모가 정식적 문제를 일으키는 친 자식을 강제입원시킬 수 있는 법 이 통과된 가상의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다. ADHD증후군을 앓는 아들 스티브와 미숙하고 거칠지만 아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엄마 다이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이웃 말더듬이 카일라까지. 정상적이라 할 수 없는 세 사람은 서로 의존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 나 엄마에 대한 스티브의 과도한 애착증과 통제되지 않는 거친 성격은 사회적, 경제적, 법적 문제까지 일으키고 그들의 행복을 서서히 무너뜨리기 시작한 다. 비록 꿈꾸던 것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가족이었고, 표현 방 식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은 사랑이었다. 눈물, 콧물 쏟게 만드는 신파가 아니라도 가슴 먹먹한 가족애를 그릴 수 있는 것이 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자비에 돌란의 가장 큰 천재성이 아닐까 싶다. 박혜주 학생리포터 phj9003119@hanmail.net 12월 마지막 응원 청춘없는 청춘 영화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고등학교, 축구 동아리. 마 치 부원들의 열정과 갈등, 화해가 어우러진 청춘이 펼쳐질 것 같지만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약체 팀인 동아리는 여름대회에서 패배했고, 팀의 기강 은 엉망이다. 2학년은 자신들도 당한 일이라는 핑 계로 후배를 저열하게 괴롭히고, 팀의 에이스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탈퇴한다. 청춘은커녕 그 끄트머리도 잡히지 않는 동아리에서 주인공 나츠는 매니저를 맡고 있다. 최고학년인 나츠는 감독 에게 매니저를 그만둘 것을 권유받는다. 그나마 스포츠 추천이라도 받을 수 있는 선수들과 달리 매니저에게는 활동에 대한 아무 보상도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츠는 계속 매니저를 하고 싶다 고 말한다. 그녀 역시 매니저의 어중간한 위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시합에서 이 겨도 자신의 덕이 아니고, 시합에 진다 해서 혼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묵묵히 매니저로서의 임 무를 다한다. 사실 일본의 만화나 드라마에서 매니저 는 중요한 소재가 아니었다. 기껏해야 남자 들로 가득 찬 이야기 속에서 로맨스나 마스코트를 담당하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내겐 이 영화가 더욱 특별하다. 3년간 팀을 위해 일해왔지만 결국 그들과 다르다는 걸 확인받을 수밖에 없던 나 츠. 여름대회가 끝났다는 의미의 여름이 끝났다 는 내레이션 또한 여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츠 의 목소리로 읽혀져 더욱 의미심장하다. 마지막 장면은 이야기의 흐름과 영화의 제목으로 충분히 유추 가능했지만 우울할 정도로 현실적이었던 영화에 한줌의 낭만을 불어넣은 것 같아 만족. 만약 영화가 개봉된다면 꼭 엔딩 크레디트의 음악까지 감상하길. 정하영 학생리포터 rmsid182@naver.com 감독 사토 타쿠마 출연 호리 하루나, 호소카와 가쿠 43
화장 세상 모든 '오정석'에게 바친 개.봉.예.정 아내가 죽어가는 와중에 다른 젊은 여자를 사랑하게 된 중년의 남자. 이야기의 초반을 구성하는 소재는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중반까지도 나는 영화가 젊은 여자에 대한 욕정을 젊음에 대한 열 망으로 포장해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라 외치는 불유쾌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다른 젊은 여자 에 주목하며 진행되던 영화는 점차 아내가 죽어가는 와중 으로 중심을 옮겨 간다. 주인공 오정석이 관심을 가지게 된 추은주는 주인공의 회사에 새로 근무하게 된 신입사원. 그녀는 젊고 아름다우며 특유의 생기를 가진 여자로 등장한다. 반면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아내는 그런 은 주와 대비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밤새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고, 토사물을 뱉어내고, 잠결에 변 을 보고 마는 아내를 열심히 수발하지만 낮의 업무를 마친 후 이어지는 간호는 정석을 점점 지치 게 만든다. 사실 그는 성실한 사내이다. 접대를 받던 중 거래처 사장이 보낸 여자도 필요 없다며 돌려보내는 남자. 그런 사람이기에 은주에 대한 용납되지 못할 마음은 부채처럼 다가온다. 그러 나 죄의식과 본능은 공존할 수 있다. 정석은 아내와의 정사에서까지 추은주의 나신을 떠올 리며 괴로워한다. 영화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아내가 죽은 현재와 죽은 아내와 추은주 사이에서 흔들리던 과거가 교차된다는 것. 하지만 정석은 아내의 죽음과 죽음이 남긴 여 러 흔적들을 보며 천천히 제 마음 속에서 추은주의 존재를 지워나간다. 감독은 <화장>을 나이 든 사람들이 공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마음속에 자신만 의 '은주'를 두고 있는 많은 '정석'들은 영화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결말에 대한 그들의 평은 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영화 속 정석 의 결정에 손을 들어 주고 싶다. 정하영 학생리포터 rmsid182@naver.com 감독 임권택 출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개.봉.희.망 2014년 샤갈-말레비치 현실과 환상의 따뜻한 배합 감독 알렉산더 미타 출연 레오니드 비체빈, 크리스티나 슈나이더만, 아나톨리 벨리, 세미온 쉬칼리코프 사실 내가 좋아하는 화가 리스트에 사걀은 없었다. 그러나 미술사 교양 수업을 듣고 나서 따뜻한 눈길로 샤갈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내 벨라와의 사랑으로 너무 행복한 나머지 땅에 밟을 붙이고 다닐 수 없었던 샤갈.( 생일 ) 기쁨과 즐거움으로 충만한 결혼 생활의 기분을 하늘을 나는 본인과 아내의 모습으로 표현한 샤갈.( 마을 위 ) 그의 그림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행복한 마음을 여과 없이 나타내 사랑스럽다. 마르크 샤갈의 전성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는 파리에서 성공 한 샤갈이 고향 러시아 비브테스크로 돌아와 연인 벨라와 결혼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샤갈은 예술대학을 설립하며 교육자로 활동하고 또 다른 주인공인 화가 말레비치를 초대한다. 여기에 영 화는 나움 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추가해 보다 입체적인 스토리를 구축한다. 나움은 벨라의 친구이자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로, 러시아 보안경찰로 일하면서 샤갈을 궁지에 몰아 넣는다. 당시 러시아는 10월 혁명을 전후로 한 격동의 시대였다. 예술가로, 교육 자로 사랑 받던 샤갈도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순 없었다. 동료 말레비치 와의 갈등, 샤갈을 악마로 몰아 내쫓으려는 마을 사람들과 나움. 하지만 위 기 상황에서도 샤갈과 벨라의 긍정은 꺾이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을 향한 열정은 더욱 빛을 발하고, 위기의 절정은 그의 그림들처럼 환상적인 마무 리로 해소된다. 영화의 독창적인 매력은 샤갈의 환상적이고 입체적인 그 림 기법의 영화화에 있다. 때론 그림을 영상에 담기도 하고, 그의 그림처 럼 인물들을 두둥실 하늘로 띄우기도 해 현실과 픽션의 조화를 이루었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 김민정 학생리포터 comicomet@hanmail.net 44
그라운드의 이방인 31년 만의 홈인 감독 김명준 출연 권해효(내레이션)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골대에 공을 넣거나 네트를 넘기는 등 상대방의 영역을 공략한다. 그에 반해 야구는 집(Home)에서 출발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이기 는 스포츠다. 주자는 달리고, 몸을 던지고, 때로는 참을성을 갖고 베이스에 머 무른다. 그래야 아웃되지 않고 무사히 귀가(Home in)할 수 있다. 유니폼에 흙을 잔뜩 묻히고 홈에 들어온 선수들은,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밝게 웃는다. <그라운 드의 이방인>은 한국을 또 하나의 집으로 여기고 돌아온 중년 야구선수들의 이 야기다. 1982년 재일동포 팀 자격으로 봉황대기 결승전을 치렀던 선수들이 시 구자 자격으로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섰다. 카메라에는 당시의 선수들을 한 명씩 찾아 모으는 과정이 담겼다. 재일동포는 한 일 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 는 존재였다. 당시 한국 야구계는 일본의 선진 야구를 배우기 위해 이들을 초청 했지만 야구장에 모인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언론 역시 그들의 경기력을 깎아내렸다. 31년이 지났음에도 그라운드에 들어서기 전, 관중들이 욕하면 어떡하냐 고 걱정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영화는 유쾌하다. 배 나온 아저씨가 되어버린 그들은 까까머리 고교생 때로 돌아가 추억을 꺼낸 다. 관중들의 야유보다는 호텔에서 만난 한국 누나들의 데이트 신청을 먼저 기억하며 웃는다. 서 툰 한국말로 한국의 햇살을 맞으며 야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고 털어놓는 한 선 수의 고백은 뭉클하다. 그들은 경기에 승리한 뒤 교가 대신 불렀던 고향의 봄 을 다시 부른다. 고 향은 그들을 잊었지만, 그들은 이곳을 잊지 않고 돌아왔다. 31년 만의 홈인이다. <우리 학교>에서 재일조선인 학교를 생생하게 담아냈던 김명준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2015년 거짓말 그대, 안녕한가요? 친구의 첫 직장은 강남이었다. 회사 맞은편에는 동 물병원이 있었다. 아침에 야근에 찌든 퀭한 얼굴로 출근할 때마다 우리 또래 여자들이 애완견을 껴안 고 외제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들 의 반짝이는 피부를 맞닥뜨릴 때마다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기가 창피하다고 했다. 그들은 '다른 세상 사람'이지만, 자존감이 떨어지 거나 나를 둘러싼 환경에 화가 날 때 가장 먼저 비교 대상이 된다. '저런 애들은 부모 잘 만나서 돈 펑펑 쓰고 다니는데 난 이게 뭐야. 폄하하면서도 부럽다. <거짓말>의 아영이 원하는 것 역시 그런 시선이다. 고급 아파트를 매매 하고 싶으니 연락 달라는 말도, 사지도 않을 가전제품의 계약서를 쓰는 것도 나이도 어리신데 여유 있으시네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도취감 때문이다. 물론 현실 은 그렇지 않다. 피부과에서 손님들의 여드름을 짜고 집에 돌아가면 알코올 중독 언니가 술을 마 시고 있다. 동생은 대학 대신 취업을 나갔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또 거짓말을 한다. 직 장 동료들에게 남자친구를 학교 선생님이라고 소개하고, 부유한 그가 결혼할 때 일을 그만두라고 했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남자친구는 중고차 딜러다. 아영에게 현실의 관계는 구질구 질한 자신의 위치를 깨우치는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더 견고하게 가 짜 삶을 만들어 낸다. 영화는 자기를 긍정하지 못하는 아영의 모습을 섬뜩하게 표현하면서도, 우 리는 과연 '다른 나'를 욕망한 적이 없었는지 집요하게 묻는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내 안의 열등감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대, 안녕한가요? Editor 김슬 dew@univ.me 감독 김동명 출연 김꽃비, 전신환 45
Listicle 슈퍼주니어-M 의 헨리 별에서 온 그대 이수만 사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헤이, 미스터 리! 라고 인사를 건넸다던 이 천진난만한 청년의 매력은 아이러니하게도 획일성을 강조하는 군대에서 빛 을 발했다. 선임에게 파인애플을 닮았다고 면전에서 말하는 (무식한) 솔직함 과 교관에게 기습 뽀뽀를 하는 엉뚱함으로 헨리는 의도치 않게 많은 명장면 들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빙구 같은 줄만 알았는데 버클리 음대 장학생에 피 아노와 바이올린은 묘기 수준, 언어는 6개 국어까지 구사한다. 너 정말 어느 별에서 왔니? 어리숙한 4차원인데 까보면 엘리트인 캐릭터의 매력은 실로 어 마어마하다. 그래서 방송가는 오늘도 제2의 헨리 를 찾고 있으니, 어쩌면 헨 리는 자기도 모르게 그 어렵다는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중독성 있는 외국인 아이돌 7선 자, 이제 시작이야. 입덕을! Editor 김슬 dew@univ.me 크로스진 의 타쿠야 우리 타쿠야가 달라졌어요 말 한마디 못 하고 구석에 앉아 있던 타쿠야는 잊어라. 멘트 하나 할 때마다 짓궂은 형들에게 제지당하던 동네북도 잊어라. 역시 정글에 두면 스스로 생존력을 기르는 건지 요즘 타쿠야는 완 전 물이 올랐다. 매회 리즈 시절을 갱신하는 미 모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제야 격렬한 토론장에 적응한 듯 (가끔이지만) 대화에 스무스하게 잘 끼어든다. 전현무가 골반 돌리기 춤을 언급하며 놀려도 능글맞게 한번 할까요? 라고 받아치고, 섬섬옥수가 돋보이는 일본 전통춤으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줄도 알게 됐다. 스고이데스네! 내 아들이 크는 것처럼 뿌듯한 이 기분은 뭐지? M.I.B 의 강남 구동안 오디 수모 잇섯써?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말을 대중의 입 장에서 생각해보자. 자고 일어났더니 웬 특이한 남자가 SNS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아직 못 뜬 그 룹명은 생소했고 강남 이라는 이름은 더 낯설었다. 하지 만 그가 일드 <고쿠센>에 나올 것 같은 날라리 고교생의 비주얼로 사랑은 아무나 하나 를 부르는 것을 본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얜 뭐지? 그래서 트위터에 들어 가봤 는데 응? 그곳은 세종대왕님이 만들어놓은 한글 체계를 모 조리 붕괴시키는 무시무 시한 현장이었다. 신기 한 것은 눈으로만 보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입으로 읽으면 이해가 간 다는 것. (진정한 표음문자로 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자 꾸 지하철에서 소리 내 어 읽게 된다. 계속 읽 게 된다. 정신 차려보 면 이미 입덕 절차 끝 났습니다. 46
유키스 의 케빈 이제 뜰 때가 됐다 본디 덕후의 눈은 너무 맑아서 온갖 것들이 다 보인다. 여자보다 긴 속눈 썹, 섬세하게 빚어놓은 듯한 옆선, 가끔 쏴주는 뇌쇄적인 눈빛. 그 아름 다움은 동지와 나눌수록 더 큰 기쁨이 된다. 그러니 뜰 듯 말 듯 아직 날개 를 못 편 유키스의 팬들은 조금 외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숨겨놓 고 보고 싶은 아름다움도 있는 법. 케빈은 요즘 아이돌스럽지 않게 매우 지 고지순하게 생겼다. 스모키 메이크업을 해놓으면 살짝 상남자 느낌이 나지 만 화장을 지우면 웬 시골 집 멍뭉이가. 한국말을 할 때도 외국인 특유의 하이 톤 대신 나긋나긋 수줍게 말 한다. 은은해서 더 눈이 가는 스타일이랄 까. 하지만 외유내강 형인지 노예계약 소송에서 최초로 승소한 아이돌이라 는 사실. 이제 정말 뜨기만 하면 되겠다. ZE:A'의 케빈 엄마, 이 오빠 이상해 GOT7 의 잭슨 차세대 비글 팬아저 라는 말이 있다. 팬도 아닌데 저장하 게 되는 사진이라는 뜻. 팬이 아닌데 계속 보 게 되는 영상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 국의 아이들 케빈의 언어 바보 시절 영상. 유 부 초밥을 유두(!!!) 초밥 이라고 했을 때부터 비범함이 엿보였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 고 인터뷰 중 진지한 표정으로 지금 기분이 애매호모 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 창의력 을 어떡하지? 지금은 외모도 한국어 실력도 환골탈태했지만, 그 영상은 흔한_호주_청년 의_한국어_실력.avi 이라는 이름으로 아직까 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94년생 홍콩인인 그에게서 와일드 바니 의 향기가 느 껴진다. JYP 아이돌이 소화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던 힙 합 스타일이 피부처럼 자연스럽고, 발음은 엄청 어눌한 데 말하는 센스는 한국인 뺨친다. 본다 는 말을 반복하 는 멤버에게 시크하게 뭘 봐, 임마 라고 핀잔을 주는 것은 기본이요, 종이 입으로 옮기기 게임이 끝난 후 페 이펄(!) 있는 거 제 스딸 아니에요 라는 발언으로 누나들 로 하여금 은팔찌 정도는 감수하고 싶게 만든다. 시종일 관 코를 찡긋거리며 웃고 다니는 그는 심지어 홍콩에서 펜싱 국 가 대표였다고. 몸도 마음도 건 강한 이 악동이 TV를 점령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O 의 레이 수만 아빠 사랑해요 레이가 그렇게 무대 위와 아래가 다르다면서요? 팬들 기만한다고 소문났던데. 무대 위에선 흐느 적흐느적 그루브 타면서 섹시하게 춤 춰놓고 노래 만 끝나면 순둥이로 변한다는 게 말이 돼요? 반 전 매력도 정도껏 해야지. 내가 계속 유튜브에서 못 나가고 있잖아! 무엇이든 빨리 질리는 당신이라 면 레이를 마음에 들여보세요. 하루는 착하게 눈 을 깜빡이며 모태 애교를 발사하는 레이를, 하루 는 무표정으로 군무를 추고 있는 레이를 보는 거 죠. 그러다보면 1년쯤 지나있을 거예요. 현자 타임 이 오면 서울 한복판에 레이의 이름을 딴 숲이 조 성된다고 하니 거기서 마음을 다잡는 걸로. 47
귀염 앙증 곰돌이 강원대 곰두리 가슴에 흰색 하트무늬가 돋보이는 귀여운 곰. 이 귀 염둥이 마스코트에선 반달곰을 아끼는 강원대의 마 음이 잔잔히 전해진다.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 음이 포근하다. 폭 안겨도 좋을 만큼 오동통하고 사 랑스러운 외모 때문인 듯. 외모만 친근한 게 아니 라, 활동적인 성격은 덤이다. 심지어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곰두리를 잔뜩 그려 넣은 7세 이하 어린이용 침구류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hi 김준용 there 각 학생리포터 typs6301@naver.com 사진 출처 대학 홈페이지 좋아! 마스코트는 너로 정했어 학교를 대표하는 행운의 상징물 마스코트. 용맹한 호랑이나 날렵한 독수리처럼 잘 알려진 마스코트는 잠시 잊자. 이번에는 앙증맞고 평범함을 거부하는 대학교 마 스코트를 한자리에 모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온몸에 문신이 후덜덜 경기대 거북이 삼총사 경기대 거북이를 보면 닌자 거북이는 온순한 편에 속한다. 경기대 거북이는 온몸에 하트와 별, 왕관 모 양으로 문신을 새기고, 등껍질을 알록달록하게 물들 였으니까. 마치 차카게 살자 라고 문신한 조직원의 팔뚝을 보는 듯하다. 범상치 않은 외모의 거북이 삼 총사는 반달 모양으로 눈웃음을 그리며, 언제나 의 뭉스런 미소를 짓는다. 다른 대학 마스코트와는 달 리 이름조차 밝히지 않는다. 경기대 홈페이지에는 이 전신 타투 거북이에 관해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은 상태. 가만 보니 토끼 간을 빼 오라는 보스의 지령을 받고 정체를 숨기려 변장한 조직원 같기도 하다. 베일에 싸인 거북이 삼총사 마스코트는 보는 사람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48
상록 침엽수의 화려한 변신 부경대 곰솔이 곰솔 은 짠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해변에서도 쑥쑥 잘 자라는 나무다. 부경대 곰솔이 에는 어떤 환경에서도 뜨겁게 도전하라 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곰솔이 란 귀여운 이름만 듣고 그를 과 소평가해선 안 된다. 곰솔이는 신과 구의 연결고리를 찾은 듯 하다. 먼저 부스스한 아프로 펌(Afro perm)으로 펑키 스타일을 구현한다. 게다가 어깨에 한껏 힘을 실어준 파워 숄더를 보라. H.O.T가 캔디 를 부를 때 꼈을 법한 두툼한 벙어리장갑까지. 입 을 크게 벌리고 헤헤 웃는 얼굴에선 겸손함마저 느껴진다. 누구 도 예상치 못한 소나무의 새로운 모습. 이런 엄청난 작품을 이 해하지 못하는 건 역시 우리의 잘못이겠지? 사람보다 나은 표범 전북대 표돌이 두 발로 걷고 자전거를 타며 사람 옷을 입는 표범인 전북대의 표돌이. 표범이지만 순진하면서도 재치가 넘치는데다, 매사에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표돌이의 가정환경은 한 편의 동화처럼 이 상적이다. 우선 온화한 아버지는 전북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누 나는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다. 게다가 그의 여자친구는 귀여 운 외모에 공부도 잘한다. 그야말로 사람보다 나은 표범이다. 스 머프 스텝을 밟으며 전북대 정문으로 들어가는 표돌이가 눈앞에 선하다. 그러고 보니 마스코트도 여자친구가 있는데 나는. 나는 나는 1등급 칡소 경북대 호반우 오래전 만들어진 마스코트니 난해하다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경 북대의 호반우 캐릭터는 불과 몇 달 전에 탄생했다. 학교는 대대 적인 공모를 통해 상징동물을 칡소 로 선정했고, 시각정보디자 인학 교수가 직접 디자인한 끝에 호반우 라는 튼튼한 캐릭터가 태어났다. 칡뿌리를 먹고 자라 어디에서나 강건한 칡소처럼 학 문의 길을 정진하라는 뜻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사 정을 잘 몰랐던 우리에겐 동네 식육식당 간판에 있던 한우로 보 일 뿐. 믿음직한 미소를 띠우며 엄지를 추켜세우는 호반우를 보 니, 우리 업소는 1등급 한우만 취급 합니다 라는 문구가 머릿속 을 자꾸만 맴돈다. 49
Style Weekly Style 경희대 가을. 이마에 맺히던 땀은 사라지고 청명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 기분 좋았던 10월의 어느 날, 남들과 다른 비범한 기운을 뽐내던 두 추남추녀( 秋 男 秋 女 )를 만나고 왔다. Editor 이민석 min@univ.me Photographer 이서영 Campus Life Friday Night 01 김동화 경희대 경영학 13 당신의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상큼한 기운이 인상적이다. 당신을 심쿵 하게 만드는 워너비 스타일이 있다면? 남들이 모르는 당신의 반전 매력을 알려 달라. 나도 궁금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봤 만나는 모든 인연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선 결정 장애가 없는 사람! 선택지를 만들고 직접 글을 짓는다. 무형태의 백도화지에 나 더니 뜬금없는 애 란다. 질문에 대해 언제 사하고 싶다. 예전에 한 친구가 항상 웃고 나에게 선택권을 주는 섬세한 남자가 좋다. 만의 형식을 부여하는 글쓰기는 늘 즐겁다. 나 예상치 못한 답을 한다며. 하지만 단언 다니는 내 모습을 보고 너는 왜 화를 내지 내가 섬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 작은 체구이지만 운동도 매우 좋아한다. 단 컨대 내가 하는 얘기 중에 헛소리는 절대 않니? 라고 물었다. 함께 있는 사람과 웃 에게 더욱 끌린다. 덤으로 예술을 즐길 줄 순한 맨몸 운동부터 여름, 겨울 계절 스포 없다. 내 말을 곱씹어보면 언제나 뼈가 있 고 행복하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굳이 화 아는 사람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츠까지. 안 해본 운동이 없는 건강미 넘치 다.(웃음) 나고 짜증 나는 감정까지 끄집어낼 이유를 는 여자다! 모르겠다. 50
next week Notice!! 스타일 코너는 매주 신청자를 받아 진행합니다. 캠퍼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깔끔한 멋. 불 금에만 보여줄 수 있는 화끈한 패션. 두 가지 반전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은 한양대 패피라면 담당 에디터(min@univ.me)에게 전신 사진과 연락처를 첨부한 신청 메일을 보내 주세요. 선정되는 분께는 5만 8000원 상당의 VIPS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Campus Life Friday Night 02 박철규 경희대 호텔경영학 11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은? 깔끔하게 입는 걸 좋아한다. 주로 단색 계 열의 옷을 많이 입고 무늬가 많거나 화려 한 문양은 지양한다. 얼굴 자체가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면 어색할 상( 相 )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패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색이다. 옷을 입을 때 전체적인 조화를 중 요시하기 때문에 색감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전체적으론 모노톤으로 깔끔한 느낌 을 준 후, 한두 가지 아이템 정도는 약간 튀 거나 옷과 보색인 것으로 스타일링한다. 당신만의 특별한 가을 코디법이 있다면? 남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코디법을 공개하 자면 캐주얼한 코트를 입고 스냅백을 쓰는 걸 좋아한다.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의외로 궁합이 좋아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바다. 남들이 모르는 당신의 반전 매력을 알려 달라.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상냥한 편 인데, 막상 친해지면 좀 장난스럽고 까칠 한 면이 있다. 말을 툭툭 내뱉어서 무심한 사람이라는 비난도 받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넘치는 츤데레 라는 점을 어 필하고 싶다. 51
Geek 가까이 보아야 들린다 그것들의 생각 알바 비를 모아서 산 비싼 물건에 애칭을 붙인 경험이 있다. 등굣길에 기어가는 버스 안에서 야, 제발 빨리 좀 가 라 속삭여본 적 있다. 핸드폰을 떨어트렸을 때 액정이 깨지지 않길 바라며 미안해 를 외쳐봤다. 그런 당신에게 사 물들은 눈을 흘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 네가 필요할 때만 말을 거니? 가까이 보아야 들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우리 보다 먼저 귀 기울인 사람, <그것들의 생각>을 그린 Cho를 만났다. Editor 김슬 dew@univ.me Cho 그것들의 생각 작가 52 사람에게 크게 뒤통수를 맞은 후 <그것들의 생각> 을 그리기 시작했다고요. 저는 안 좋은 일이 있으 면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풀려요. 그런데 제3자에게 그 사람 흉을 보는 건 좋지 않잖아요. 상처를 받았 고 슬픈데 감정 표출을 잘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으로 풀기 시작했어요. 하나하나 그릴 때마다 마음에 박혀 있는 게 뽑히는 느낌이 들어요. 그 사 람 이야기를 그리는 건 아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 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 대한 생각을 그려요. 왜 하필 사물이었을까요? 예전에 개인 페이스북에 컵을 많이 그려서 올렸어요. 대화를 나눌 때 사람들 사이에 항상 컵이 있잖아요. 그 이야기를 컵 안에 담 는다는 느낌으로 그렸는데 이것도 비슷해요. 사람과 사람 중간에 있는 애들을 통해서 사람 이야기를 하 고 싶었어요. 사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걔가 어떤 생각을 할지 막 떠오르나요? 초반에는 그냥 막 그렸어요. 그때 한창 힘들고 마음이 복잡했는데 사람이 너무 힘들 면 오히려 붕 뜨기도 하잖아요. 일단 사물을 그리고 눈, 코, 입을 찍은 후에 메시지를 생각했죠. 지금은 글을 먼저 써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어 떤 사물이 적합할까 고민하는 거죠. 밀당 하는 상대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어찌나 콕 잘 찍어내는지 사랑 때문에 마음고생 좀 하셨나 싶었어요. 그런 정서가 사람들의 공감을 많이 얻 는 것 같고요. 마음고생을 한 건 아니고요. 하하. 사 실 사람을 만날 때 무슨 생각하는지 정확히 모르잖 아요. 그런데 사물은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 때문에 얘네가 말하는 뜻이 선명하게 다가와요. 내가 하지 못하는 말들을 사물들이 직설적으로 하는 거죠.
facebook.com/thingandthink 저는 특히 휴지통이 멀리서 은근슬쩍 몇 마디 던 지기 전에 여는 노력 정도는 해 라는 그림이 좋았 어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직설적이지만, 쓰레 기 골인시키지 못하는 너 때문에 짜증 나 라고 말 하진 않죠. 돌려 말하는 건 성향이 그래요. 어릴 때 부터 남에게 표현할 때 예의를 차리는 게 학습이 돼 있고요. 그리고 그림 그릴 때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 지 않으려고 해요. 지우는 건 지우는 거고 쓰는 건 쓰 는 거.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 흔하고 재미없잖아요. 그래서인지 보는 순간 바로 이해되는 그림도 있지 만, 생각이 필요한 그림도 많아요. 어떤 사물의 대 표적인 속성으로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콜라를 흔 들면 거품이 난다는 익숙한 성질에 영감을 얻어서 날 흔든 건 너니까 내 맘 열고 싶으면 기다려 라고 쓰면 이해가 쉽죠. 그런데 콜라가 그냥 앉아 있고 친 구한테 말하듯이 뭐했냐? 한다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더 생각하게 되잖아요. 바로 와 닿지 않더라 도 깊이 생각하면 속성과 문구의 의미가 겹쳐지게 그리려고 해요. 그동안 많은 사물들을 그려왔는데 가장 감정이입 이 됐던 것은 뭔가요? 좀 슬픈 애들이 제 감정에 가 까운 것 같은데. 다 제 마음을 담아서 그린 거라 하나를 꼽기는 어렵고, 기억에 남는 건 밥통이요. 회 사 워크숍 갔을 때 식당에서 그렸는데, 문득 서로 밥 을 해주고 같이 먹는다는 게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 졌어요. 그때 팀원들이랑 대게를 먹고 있었거든요. 대게는 얌전하게 먹기 힘드니까 흘리고, 파먹게 되 잖아요. 그 모습이 참 친근하고 좋더라고요. 그런 관 계를 제가 많이 바랐나 봐요. 그래서 니 내한테 오 면 밥 굶게는 안 한다 는 문구를 붙였는데 갑자기 많 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앞으로 내가 뭘 그려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해준 느낌이었죠. 스스로 만족스러운 작품이 반응도 좋나요? 꼭 그 렇진 않아요. 가끔 생각보다 글이 더 잘 나올 때가 있어요. 의도했던 것보다 한 단계 더 있는 것. 그런 그림은 올릴 땐 몰랐는데 나중에 보면 왜 좋아해주 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쓴 문구 중에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썼다 싶은 것을 고른다면요? 컴퓨터 폴더와 휴지통 아 이콘이 있는 그림이요. 잊어버리고 싶어서 삭제 를 눌러보니 사용 중 인 기억이라 휴지통으로 못 간대 라는 문구를 쓰고 나서 동생에게 자랑했어요. 야, 이건 정말 캬. 사물이 원고지 앞에 앉아 있는 그림이 여러 개던 데요. 어떤 의도로 그리신 건가요? 제가 사람들에 게 글을 써서 보여주는 거잖아요. 사물들도 저나 주 변 사람들에게 말이 아니라 글로 남겨놓고 싶은 생 각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페이스북 페이지가 22만 좋아요 를 달성했고 책도 나왔어요. 부담스럽진 않으세요? 부담스럽죠. 실제 로 예전에는 좀 더 날것을 올렸다면 이젠 좀 더 굽 고 튀기고 포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게 돼요. 요즘에 는 오히려 처음으로 유턴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회사 동료들은 본인이 <그것들의 생각> 작가라는 걸 알고 계시나요? 네. 페이스북에선 다 보이잖아 요, 다른 사람들이 좋아요 를 누르면. 반응이요? 그 게 너였냐면서 신기해하세요. 요즘 페이스북에 낙서나 그림 페이지가 많아요. 좋 아하는 페이지 있으세요? 관심이 가는 페이지는 있 죠. 특히 어썸데이툰 그리시는 앙영 이란 분, 제가 감 히 범접할 수 없는 소녀의 영역을 그리는 작가예요. 남자라서 모를 수밖에 없는 것들 있잖아요. 이를테면 소녀끼리의 대화 같은 것. 작가님도 소녀 감성이신 것 같은데요. 전 사실 그림만 보고 여자 분인 줄 알았어요. 제가 좀 크 죠?(웃음) 독자 분들이 느끼는 순서가 있어요. 여자 인 줄 알았다가 여리여리한 남자인 것 같았다가 점 점 길을 잃는 거죠. 하하. 친구들한테 내 안에 소녀 가 한 명 있다 고 자주 말해요. 사실 저는 작가는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무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하거 든요. 남자니까 남자다운 톤을 쓰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제 이상향은 남녀 모두에 대한 이해가 가능 한 거예요. 그다음에 아이덴티티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53
眞 心 <패션왕>처럼, 기안84의 신작 <복학왕>에도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댓글엔 흥미로운 얘기가 있었습니다. 기안84가 초심을 잃었다는 겁니다. 가장 게으른 만화가로 불리던 그가 꼬박꼬박 마감을 제때 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내기 위해 그를 직접 만났습니다. 약속시간에 찾아간 그의 집에서 놀라운 일을 목격했습니 다. 마감시간(자정)을 훌쩍 지난 낮 10시, 그는 마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기안84 는 결코 초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Photographer 김재윤 Studio ZIP 54
기안 84 만 화 가 interview 마감을 늦추는 가장 큰 이유는 뭐예요? 게으른 거 죠, 허허. 노는 게 아니라 항상 작업실에 붙어 있거 든요. 근데 아무리 짜도 안 나와요. 짜놓고 나서 다 시 보면 아, 이게 재밌나 싶고, 무슨 소리 하는지 모 르겠고, 그러면 다시 짜고. 그러다가 계속 늦어져요. 욕심 좀 버리고 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저는 기안84가 욕을 안 먹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어 머니도 어제 마감 또 빵꾸 났냐, 왜 자꾸 욕먹냐 그러는데 찡하더라고요.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관심이 있으니까 욕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욕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말씀하시는 걸 보면 멘탈이 강한 것 같아요. 저도 멘 탈 센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복학왕> 첫 회 올라 간 날에 공황장애가 왔어요. 난간에서 발 헛디뎠을 때의 철렁하는 느낌이 계속 드는 거. 스트레스 말고 는 공황장애에 원인이 따로 없대요. 원래 스트레스 를 잘 받는 성격이라, 요즘은 댓글도 잘 안 봐요. 지각왕 遲 刻 王 역시 기안84! 지금 마감이 몇 퍼센트 정도 된 거예요? 80% 정도? 색칠만 하면 돼요. 죄송합니다. 인터뷰하기로 한 시간에 마감 중이시고, 저는 뒷모 습만 보면서 인터뷰를 하는 상황인데 왜 화가 안 나 고 웃기죠? 심지어 귀엽죠? 아, 저 지금 너무 실례하 고 있는 거 아니에요? 미안해 죽겠어요. 그래도 좋 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일하러 오신 건데 이 거 제가. 독자들은 또 분명히 지금 욕하고 있을 텐 데. 열심히 댓글 달고 있을 텐데. 연재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겠지만, 기안84 의 인생에서 <패션왕>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원래 고등학생 우기명의 성장만화였어요. 거기다가 패션을 섞은 거죠. 안 그랬으면 분위기가 좀 무거워 졌을 텐데, 아무래도 무거운 만화는 대중성이 좀 떨 어지더라고요. <노병가>랑 <기안84 단편선> 하고 난 후라, 완전 대중적인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렸을 때 있었어요. 한 스물네 살까지? 지금은 없어요. 보면 아시잖아 요.(웃음) 전 사실 이거 좀 늦는 게 그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싶어요. 이번에 <복학왕> 시작하면서 스스로 약속을 좀 했어요. 늦지 말아야겠다고. 그래서 지난주까진 마감 시간 잘 지켰거든요. 자꾸 늦으면 광고도 다 잘 리고, 수익적으로도 문제가 생겨요. 근데 그래도 늦 네요, 지금. 책상 앞에 남자가 쪽팔린 소리 해야겠냐!!! 라고 써 붙여 놓으셨네요. 아, 창피하네. 자꾸 전화해서 아쉬 운 소리를 하게 되더라고요. 늦어서 죄송하다고요. 그랬는데 지금 또 이러네. 아, 진짜. 지금은 집에 있으니까 그런 거 아녜요? 나갈 때도 비슷해요.(웃음) 곧 영화도 개봉하는데, 떨리지 않아요? 사실 처음에 영화화 소식을 듣고 제가 한번 시나리오를 짜봤어 요. 근데 확실히 어렵더라고요. 지금은 놔버렸어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그냥 자식 입 양 보낸 느낌?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