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 이철용 연구위원 lcy@lgeri.com 1.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 고조 2.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 3. 향후 중국 경제의 세 가지 진로 4. 중국 경제가 경착륙 한다면... 올해 들어 성장 둔화 지속, 급격한 주가 조정,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잇따른 기업 부도 등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파장을 살펴보려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리스크 요인들의 성격과 고유한 맥락, 중국 정부의 위기 대응 역량 등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하다. 213~214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급증,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 설비과잉 등이었다. 이 문제들은 이후 정책 대응과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상당히 완화되었다. 올 들어서는 기업 부채 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 부도가 늘고, 시중 부동자금의 규모와 활동성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이 우려를 자아내고 있 다. 아울러 성장률이 정부 목표 구간의 하한선에 접근함에 따라 고용 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있고, 안정적 성 장 유지 와 구조조정 및 개혁 추진 간에 정책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의 진로는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경착륙 후 재반등을 거쳐 중고속성장 또는 중속성장 단계 진입, 중고속성장 단계로 연착륙 등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정책 운신 폭이 크고 그간의 구조조정 작 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 이외에, 크고 깊은 내부시장, 정부의 기업 지배력과 사회 통제 능력, 낮은 자본시장 개방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중국 경제는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나 세 번째 진로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각의 주장대로, 지금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그 동안 중국 정부가 잘 다뤄왔던 문제들과는 성 격이나 난이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라면, 첫 번째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힘들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세계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의 전파 경로는 국제교역, 중국의 대외직 접투자, 금융시장의 동조적 움직임 등이 될 것이다. 중국발 수요 감소는 동일한 정도의 미국발 수요 감소의 2배 정도의 파괴 력을 갖고 있다. 한국은 긴밀한 교역 및 투자 관계로 인해 중국 경기침체에 따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 급랭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 유형이나 방식에 따라 다를 것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최종수요가 이루어지고, 구조조정의 니즈가 강한 제조업이나 투자와 관련된 부문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착륙 상황에서도 지금 발전수준이 낮아 향후 상대적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중국 정부가 저성장 극복을 위해 정책 지 원을 집중하는 분야, 경기와 무관한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는 분야에서는 상대적 고성장 및 고수익성이 기대된다. 중 국 경제가 경착륙을 극복하고 기존 성장 추세로 회귀하는 두 번째 진로를 따라간다면, 구조조정 및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 고조 요즘 중국 경제에 대한 걱정들이 많아졌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다. 성장률은 212년 8%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고속성장 단계 안착 을 목표 로 한 신창타이( 新 常 态 new normal) 개혁 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던 국가적 상승 장( 国 家 牛 市 ) 은 1년만에 막을 내렸다. 이런저런 타산 끝에 올 여름 위안화 평가절 하가 단행되었지만, 중국의 수출은 늘지 않고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 다. 시중자금이 금융권에서 공전( 空 轉 )하는 사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잇 따라 도산하고 있다. 중국 경제 경착륙 은 어느덧 블랙 스완(black swan) 1 이 아니 라 하나의 발생 개연성 높은 사태, 나아가 향후 중국 경제 진로의 메인 시나리오 (main scenario) 로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 로 중국 경제가 비슷한 시기에 경착륙을 하게 된다면 그 파장은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적지 않은 신흥국들이 그 여파로 경제위기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못지 않은 심각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 져들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 경착륙은 어느덧 블랙 스완(black swan)이 아니라, 향후 중국 경제의 메인 시나리오(main scenario)로 이야기되고 있다. LGERI 리포트 경제 데이터와 정부 역량에 대한 시각 차에 따라 전망 엇갈려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을 어떻게 보느냐 와 앞으로의 경제 흐름을 어떻게 보느냐 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이 좋지 않고 앞으로 그 흐름을 바꿀 수 없다면 경착륙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이 나쁘지 않거나, 설혹 좋지 않더라도 앞으로 흐름을 바꿀 여지가 있다면 경착 륙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이 두 가지 문제에 있어 시각 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엔 두 가지 신뢰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첫째,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을 판단하는데 있어, 공개된 데이터를 얼마나 믿을 것이냐는 문제다. 많은 외국 연구자들이 중국 거시경제 데이터의 부족과 공백, 그리 1 가능성은 낮으나 언제든 느닷없이 닥칠 수 있는 일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3
향후 전망은 중국 정부의 경제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의 정도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그림 1> 소비가 투자보다 성장에 더 많이 기여 중국의 지출요인별 성장기여도 (%p) 1 8 6 4 2-2 -4 순수출 소비 투자 -6 29 211 213 215 자료 : WIND 고 데이터 마사지 2 에 대해 불만이 크다. 특히 올 상반기에 월간 거시지표들의 흐름 과 분기 성장률 추세가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중국 정부가 성장률 수치를 부풀 려 경기가 심각한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려 한다 는 의혹이 제기되었 다. 중국 정부는 이에 경제 및 산업 구조의 변화를 고려해야 실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제조업 경기 부진과 투자 둔화만 보고 왜 성장 률 수치는 안 떨어졌냐 고 따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한다. 투자보다 기여도가 커진 소 비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제조업보다 비중이 커진 서비스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에 적절히 의미를 부여해야 최근 중국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는 것이다(<그림 1>, <그림 2> 참조). 둘째, 향후 전망은 중국 정부의 경제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의 정도에 따라 크게 엇 갈리고 있다. 많은 외국 연구자들은 중국 경제가 이미 상당히 시장화되었는데도 중국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손을 떼고 경제 운영을 시장 메커니즘에 온전히 맡기지 않는 한 위기를 모면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연구자들은 중국 정부가 실제로는 경제 개입을 줄이고 시장 메커니즘의 기능과 역할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최근 겪고 있는 문제 들 가운데 일부(예를 들어, 최근 주식시장의 급등과 급락)는, 원인( 遠 因 )을 따져보면, 되려 정부가 손을 너무 빨리 놓아버려 악화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나아가, 최근 경험 에서 교훈을 얻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정부 역할과 시장 기능 간에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에 현재 직면한 위기 상황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그림 2>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성장에 더 많이 기여 중국의 산업별 성장기여도 (%p) 8 6 4 2 3차산업 2차산업 1차산업 27 29 211 213 215 자료 : WIND 중국 경제의 특수성과 지금까지의 발전경로를 고려해야 이 글에서는 중국의 경제 시스템이 서구와 다른 점이 많으며, 최근 중국의 경제 상황 은 나름의 역사적 맥락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중국 경착륙 가능성과 그 영향을 점검해 본다. 이 글의 기본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중국의 경제 시스템은 형성과정이나 작동 방식, 지금까지 거둔 성과 와 구조적 제약 등에서 서구 선진국이나 개도국 경제들과 다른 점이 많다고 본다. 또한 현재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문제들의 성격과 -향후 경착륙 같은 위기가 현실 2 경제 상황이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 4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화될 경우- 위기가 발현되는 과정, 그리고 그러한 위기 요인들에 대한 경제 시스템 의 내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지금의 현안들은 3년 전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 및 개혁 어젠더에 포함시켰 던 문제들이거나 그것이 변형되어 나타난 문제들이다. 새로운 문제들이 아니라, 이 미 노출되었고 어느 정도 정책 대응이 이루어졌으나 중국 정부가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난이도가 높고 해결에 시간이 더 걸리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경착륙 여부를 포함한 중국 경제의 향후 진로에 있어서는 중국 정부의 역 량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시장은 사회주의적 통제경제의 보완 요소로 도입되었다. 시장의 규모와 비중이 커지면서 정부 역할이 시장을 설계하고 육성하는 단계에서 시장을 조정하고 감시하는 단계로 위축되어가는 면이 있지만, 정부의 통제 범위나 영향력 면에서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물론 중국에서도 정부가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순탄하게 풀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 만 정책 대응의 여지와 영향력이 다른 어떤 서구 경제보다 클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는 합당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관점에 입각해, 중국 경제가 만약 경착륙한다면 무엇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세계 경제는 그 과정에서 어떤 영향 을 받을 것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의 현안들은 3년 전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 및 개혁 어젠더에 포함시켰던 문제들이거나 그것들이 변형되어 나타난 문제들이다. LGERI 리포트 2.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 199년대에 연평균 1.5%의 경제성장세를 보였던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고속성장 의 지속을 가로막는 갖가지 구조적 문제들에 봉착해 해결 노력을 기울여왔다(<그림 3> 참조). 금융위기 직후에는 최소한도의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성장률 8%를 달성 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이 과제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통해 달성되었으 나 물가와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혹독한 후유증을 낳았다. 중국 정부는 21~212년 통화 긴축과 부동산 규제를 통해 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잡았다. 하지 만, 금융위기 직후 공격적인 경기부양의 또 다른 후유증으로 지방정부 재무구조 부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5
213~214년 중국 경제의 위기요인은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부동산 버블, 설비과잉 등이었다. (%) 14 12 1 8 6 4 <그림 3>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의 시기별 리스크 요인과 정책 대응 28~9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1. 1Q 성장률 1% 상회 21~12년 인플레이션 및 부동산 버블 해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 12. 11 시진핑-리커창 권력 승계 경제성장률( ) 분석 대상 시기 213~14년 안정적 성장, 구조조정 및 개혁 14~ 15 연말 연초 동부연해 지역 기업 대량 부도 215년~ 디레버리징, 부실 해소 노력 2 부실대출비율( ) 1. 5-2 소비자물가 3% 돌파 -4 28 29 21 211 212 213 214 215 자료 : LG경제연구원, WIND (%) 3 2 1 실화, 생산능력 과잉 등의 문제들이 이 시기에 불거졌다. 212년 가을 권력을 승계 한 제5세대 지도부는 안정적 성장 속의 구조조정과 개혁 ( 稳 增 长, 调 结 构, 促 改 革 )을 국정의 기치로 내걸고 2년 간의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한 결과 이 문제들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구조조정과 개혁의 영향으로- 경 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구조조정과 개혁 추진 2년만에 그것의 전제조건인 안정적 성장이 위협을 받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특히 214년 말부터 기업 부도가 급증하면 서 구조조정 및 개혁 추진과 안정적 성장 간의 상충(trade-off) 관계가 두드러지면 서 정책 대응이 어려워지고, 일각에서 경착륙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중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들은 어떻게 달라졌으며, 경착륙 우려는 어디서 비롯되었 는지 살펴보자. <그림 4> 증국 지방정부 부채 작년까지 증가세 지속 (단위 : 조위안) 4. 6.7 6.3 7. 9.6 1.9 8.6 15.4 21 212 213.6 214 주 : 각 기간말 기준 자료 : WIND 우발적 부채 상환 책임있는 부채 (1) 213~214년에 주목받았던 리스크 요인들 213~214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부동산 버 블, 설비과잉 등이었다. 1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 금융위기 직후 성장률 방어에 지방정부 주도의 투자가 대대적으로 동원되는 과정에 6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서 지방정부 산하 융자플랫폼 3 명의의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했다. 중앙정부는 지방 부채 급증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13년부터 지방정부 융자플랫폼에 대한 신규 은행 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채무 상환을 독려했다. 하지만 대출 만기가 속속 도래함에 따라 213~214년 2년간 지방 부채는 연평균 27%의 속도로 계속 늘어났 다(<그림 4> 참조). 이번 부동산시장 조정을 통해 중국 주택 가격에 끼어있던 버블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올 들어서는 지방정부가 낮은 금리의 지방채를 발행해 그보다 금리가 높 은 은행 대출을 갚는 방식의 지방채 차환을 허용함으로써 상환 부담을 덜어줬다. 올 해 차환 한도가 3조 2,억 위안으로 올해 만기 도래액 3조 위안을 웃돌아 지방 부 채 상환 불이행 위험은 크게 줄어들었다. 중앙정부는 또한 내년 지방 부채 잔액을 16 조 위안으로 제한하는 총량 규제도 동시에 시행할 계획이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해 지방 부채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심산이다. 2 그림자금융 급증 211~212년 통화 긴축 과정에서 부동산업, 설비과잉산업 등 은행대출 규제가 집 중된 부문의 긴박한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림자금융, 즉 전통적인 은행 대 출을 우회하는 형태의 자금 공급이 빠르게 늘어났다.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다수의 금융기관이 간여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자금이 중개되고, 자금 조달과 자금 운용 간에 만기 불일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의 그림 <그림 5> 그림자금융 214년 이후 감소 사회융자총액 중 비중 (%) 1 8 6 그림자 금융 LGERI 리포트 자금융과 성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자금 공급자가 원금보장을, 자금 수요자나 금융 기관은 지방정부의 음성담보나 중앙정부의 시장 구제를 철썩 같이 믿는, 선진국에 서는 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불합리한 관행이 중국에는 아직 온존하고 있다. 다행히 213년에 관련 규제 및 감독 강화 조치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림자금융의 팽창이 억제되었고, 214년 하반기 이후 주가 급등으로 다량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그림자금융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완화되었다(<그림 5> 참조). 4 2 은행 대출 27 29 211 213 주 : 사회융자총액 통계에는 그림자금융 중 신탁대출, 위탁 대출, 은행 할인 어음 등 이 포함되며, 재테크상품, 소액대출회사 대출, 민간대출 등은 포함되지 않음. 자료 : LG경제연구원, WIND 3 부동산 버블 금융위기 직후 부양책에 힘입어 폭등세를 보였던 중국의 주택 가격은 29년 말부터 잇따라 시행된 부동산 대출 금리 인상, 주택 가격 대비 담보대출 비율(LTV) 하향조 3 법률상 은행 대출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지방정부들이 은행 대출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7
올 들어 대표적인 설비과잉 산업들에서 생산 물량이 전년대비 역신장하고 있다. <그림 6> 대도시 주택가격 버블 감소 주민소득 대비 주택 가격의 비율(PIR) (배) 3 25 2 15 1 5 21 211 212 213 214 215 자료 : LG경제연구원, WIND 베이징 톈진 칭다오 시안 정, 주택 거래 자격 규제 등에 타격을 입고 상승세를 접었다. 이후에도 도시화 촉진과 관련된 정책 호재들에 힘입어 213년 전후 1선도시들(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을 중심으로 단기반등이 있었으나, 214년 가을부터는 완연한 하락세로 전환하였다. 약 1년간 지속된 이번 조정은 지난 수년간의 부동산 개발투자 버블 시기에 누적 되었던 과잉공급 물량을 해소하는 의미가 컸으며, 중국 정부가 사실상 조정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이번 조정을 통해 중국 주택 가격에 끼어있던 버블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그림 6> 참조). 1선도시들 의 주택 가격 수준은 지표 상 여전히 주민소득에 비해 높다고도 볼 수 있으나, 빠른 도시화에 따른 왕성한 주택 수요와 가족 단위 주택 구매 관행 4 등을 고려할 때 버블 리스크 판단 시 어느 정도 할인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1대 대도시의 평균 주택 가격이 1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이번 조정이 일단락되어가는 양상이다. 중국 경제의 발전단계나 빠르게 진행 중인 도시화 추세, 기업소득 대비 주민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춘 소득재분배 정책 추진 등 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도시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부동산시장이 재차 요동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제 막 재고조정의 7부능선을 넘 은 부동산시장에 단기간 안에 투기광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4 설비과잉 <그림 7> 설비과잉 부담 감소 주요 설비과잉 산업의 생산물량 증가율 (전년대비, %) 5 4 3 2 1-1 시멘트 조강 철광석 평판유리 -2 1998 21 24 27 21 213 주 : WIND 설비과잉은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고질적인 문제로, 212년 이후 제조업 고 정자산투자가 가파르게 둔화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년대 초 반부터 줄곧 대응책이 논의되었고 21년대 들어 도태 목표 할당제 같은 일견 강도 높은 대책들이 시행되었지만, 관할지역 내 성장 및 고용에 대한 타격을 우려한 지방정부들의 비협조로 큰 진척을 보지 못했다. 과잉낙후설 비 도태나 인수합병을 통한 설비총량 감축 등이 말 잔치로만 끝난 감이 있 고, 서부대개발이나 일대일로( 一 帶 一 路 ) 등 생산 설비를 지리적으로 재배치 함으로써 경제성을 회복시키는 노력도 아직 이렇다 할 효과를 낳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변화의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석탄, 코크스, 4 중국에서는 부모는 물론 친조부모, 외조부모들까지 자녀(혹은 손주)가 집을 살 때 돈을 보태주는 이른바 4-2-1 방식의 주택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주택 구매자 한 사람의 소득과 주택 가격의 값을 단순히 비교해 버블 여부 및 주택 대출 의 리스크를 측정하면 위험성을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8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철광석, 평판유리 등 대표적인 설비과잉 산업들에서 생산 물량이 전년대비 역신장하 고 있는 것이다(<그림 7> 참조). 특단의 대책이 먹혀들어서가 아니라, 경기 부진이 장 기화함에 따라 경기에 민감한 상류의 설비과잉 업종들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 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살아남은 기업들도 감산에 나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닌 가 생각된다. 성장 둔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지방정부나 중앙정 부가 이러한 상황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전반적인 경기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과잉설비만 도려내는 것이 중앙정부가 바라는 최선의 결과다. 현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기업 부채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2) 215년에 주목 받는 리스크 요인들 지난 2년여 동안 지방 부채 리스크와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는 상당히 완화되었다. 그림자금융은 규모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위험성이 약화되었다. 설비과잉 문제도 실질적으로 해소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올 들어 그 동안 주목 받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고, 기 존 리스크 요인이 형태를 바꾸어 새로운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 부채비율이 치솟으면서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정부 영역(즉, 지방정부 부 채 구조조정)에서 기업 수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과 성장률이 정부 목표에 크게 미달할 경우 일자리 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전자의 사례들이고, 그림 자금융 영역을 벗어난 시중자금이 여전히 실물로 흐르지 않고 폭발성 있는 부동자금 으로 떠돌고 있다는 우려가 후자에 해당한다. 1 과도한 기업 부채와 연쇄부도 현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기업 부채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중국 실물기업의 부채비율은 선진국이나 주요 신흥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 다(<그림 8> 참조).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계 부 채는 많지 않고 기업 부채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기업 부채는 규모가 클뿐더러 증가 속도도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 아낸다. <그림 8> 중국 기업 부채비율 매우 높은 편 각국의 GDP 대비 비금융기업 부채의 비율 211.9 42.1 4.8 37 84.4 65.9 87.6 77.1 161.3 16 13.6 69.5 중 한 일 싱 미 국 국 EU 본 가 국 폴 주 : 215년 3월 기준 자료 : LG경제연구원, BIS 그 리 스 태 국 (단위 : %) 정부 가계 기업 인 도 인 니 LGERI 리포트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9
<그림 9> 중국 기업 부채 212년 이후 급증 중국의 GDP 대비 각 부문 부채의 비율 (%) 25 2 15 1 5 27 29 211 213 215 자료 : LG경제연구원, BIS 가계 정부 기업 (<그림 1> 참조). 중국의 기업 부채는 금융위기 이후, 특히 212년 이래 급증했다. 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들, 특히 부동산 기업이나 과잉설비업종 기업들이 도태 를 모면하고 차입을 통해 생존을 이어간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그 림 9> 참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따라 수익 창출 능력까지 약화되고 있어 채무 상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실물경기 둔화가 3년 이상 이어지면서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설비과잉 업종의 전통 제조업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고, P2P 대출, O2O 등 새 로 생겨난 업종에서 적자생존에 밀려난 기업들의 파산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은행 부실대출 비율은 14개 분기 연속으로 높아졌다(<그림 3> 참조). 부실대출 비율 수치 자체는 높지 않으나, 중국 은행의 관대한 대출자산 관리 관행에 가려져 있는 잠재부실 부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수익성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성장 둔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예금금 리 자유화가 머지않아 시행된다면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하강세가 가팔라지면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을 중심으로 자산의 질이 빠르 게 나빠지면서 이자의 일부만 내도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만기는 사실상 자동연 장 해주는 종전의 관행을 깨뜨리는 은행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 주도의 기업 디레버리징의 단초가 그렇게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1> 중국 기업 연쇄도산( 倒 闭 潮 ) 사례와 관심 올 들어 급증 倒 闭 潮 를 키워드로 한 바이두( 百 度 )검색지수 추이와 시기별 부도가 집중된 업종 6 4 원저우 사금융 업계, 부동산 중개업 공동구매( 团 购 ), 퀵서비스, 가구, 건자재 등 P2P 대출, 고급 요식업, LED, 유통매장 등 부동산, 담보회사, 항운, 조선, MVNO 등 전자, 가구, 철강, O2O 등 2 부동산개발업체, 일용소비재, 도소매, 제화, 서점, 방직, 석탄 등 211 212 213 214 215 주 : 중국 언론보도 종합. 바이두 검색지수는 바이두 상의 검색어 입력 횟수에 근거하여 산정 자료 : LG경제연구원, www.baidu.com 2 시중자금 부동화 그림자금융 영역에서 넘어온 돈을 포함해 214년 하반기 이래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시중자금 중 상당부분이 올 6월 큰 폭의 주가 조정을 겪고 난 뒤 회사채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그림 11>과 <그림 12> 참조). 은행 예금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맛본 이러한 발 빠른 자금은 앞으 로도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영역으로 떼 1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지어 몰려다닐 공산이 크다. 5 문제는 중국의 투자자금은 원금보장과 음성담보 관행에 길들여져 위험 애호적 혹은 위험무시적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발 빠른 투자자들의 양 떼행동(herd behavior)은 예기치 않은 시점에 자금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정부의 규제와 가이드 역할이 중요한데, 이번 주가 조정 국면에서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을 관리하는 데는 미숙한 측면이 있 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투자자들이 대책이 시장을 늘 이기는 것만 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 정부의 시장 안 정화 조치가 얼마나 먹혀들지 의문이다. 부동자금의 민감도와 활동성이 강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 자산 간 기대수익률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예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 부양책)이 급격한 자금 이동을 유발하여 정책 효과가 과도하게 나타 나는 후유증을 낳거나, 최악의 경우 국지적 위기를 시스템 위기로 확대시 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3 성장률의 하한선 접근과 정책 선택의 딜레마 <그림 11> 7월 말부터 주식투자 자금 감소 (억위안) 4, 3, 2, 1, 215.1 3 5 7 9 자료 : WIND 고객예탁금 ( ) 고객예탁금 변동( ) (억위안) 2, 15, 1, 5, -5, -1, -15, <그림 12> 부동자금의 회사채 시장 이동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 하락 (%) 6 5 4 상장기업 채권 (AAA, 5년) 비상장기업 채권 (AAA, 1년) 국가개발은행(5년) 3 6월 7월 8월 9월 자료 : WIND LGERI 리포트 213년 1월 리커창( 李 克 强 ) 총리는 신규 취업 1만 명과 도시 등록실업률 4.% 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7.2%의 성장률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7%대 초반이 성장의 하한선 이라는 관점은 여기서 나왔다. 데이터 상으로 경제성장률 1%p가 만들어낸 취업자 규모(즉, 일자리 규모)는 29년 약 12만 명에서 211년 약 13만 명, 214년 약 18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한 계산 으로는 1,만 명 분의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성장률이 지난 2~3년 사 이에 7%대 초반에서 5%대 중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런 추세는 고용 흡 수력이 높은 서비스업 비중이 늘고, 6 창업을 통한 자가고용이 급증한 것으 로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만, 취업의 질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예를 들 어, 저임금 서비스업종에 불완전고용 형태의 일자리가 광범위하게 존재) <그림 13> 서비스업 성장에 힘입어 성장의 고용창출 효과 커져 (만명) 2 16 12 8 4 성장률 1% 당 신규고용 창출 ( ) 29 21 211 212 213 214 자료 : LG경제연구원, WIND 서비스업의 고용점유율( ) (%) 42 4 38 36 34 32 3 5 215년 6~9월 기준으로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875%, 1년 만기 국채 금리는 2.29%, 1년 만기 국가개발은행 채권 금 리는 2.58%, 은행 재테크 상품 평균 수익률은 5.7%, 신탁 상품(1년) 수익률은 8.1% 등이다. 6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년 44.4%에서 214년 48.1%로 늘고, 전체 취업 인구에서 서비스업 취업 인구가 차 지하는 비중은 34.1%에서 4.6%로 증가했다.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1
성장률이 중국 정부가 당초 설정한 하한선에 가까워지면서, 개혁과 성장 간의 딜레마가 증폭되고 있다. 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그 변화 속도를 납득하기 어렵다(<그림 13> 참조). 리 총리가 발설한 수치 산정의 근거가 되는, 중국 정부 내부에서 이야기되는 일자리 창출의 기 준은 일정수준 이상의 질이 담보된 일자리 일 것으로 짐작된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산업 구조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1,만 명에 대한 취업보장( 保 就 业 ) 에는 6% 초중반의 성장률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 둔화 추세를 고려할 때, 중국 경제는 현재 성장의 하한선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성장률이 중국 정부가 당초 설정한 하한선에 가까워지면서, 개혁과 성장 간의 딜 레마가 증폭되고 있다. 성장 둔화가 한층 더 진행된다면 자칫 정책 조합의 폭이 크 게 좁아질 수 있다. 즉, 그 경우 개혁을 강행하면 성장률이 하한선 밑으로 떨어져 위 기를 초래할 수 있고, 정반대로 성장을 위해 개혁을 연기하거나 후퇴시킨다면 현재 악화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키움으로써 당장의 위기는 모면하더라도 머지 않아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3. 향후 중국 경제의 세 가지 진로 향후 중국 경제의 진로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것에 대한 대응의 성공 여부에 따라, 크게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경착륙 후 재반등을 거쳐 중고속성장(6% 이상) 또는 중속성장(4~6%) 단계 진입, 중고속성장 단계 연착륙 등 세 가지 경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경착륙 개념은 통상 성숙된 시장경제에서 경기순환의 하강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현상을 가리킨다(13페이지 BOX 참조). 여기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자체보 다는 경착륙 이후의 상황을 아우르는 중국 경제의 중장기 진로에 관심을 둔다. 중국 경제 경착륙은 단순히 경기순환 상의 한 국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발전경 로와 성장모델을 가진 중국 경제의 양적 및 질적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즉, 일부 사람들이 임박했다고 믿는 경착륙은 중국 정부가 작년 5월에 중국 경제의 바람 직한 미래상으로 정식화된 신창타이 로 이행하는 초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가지 양상으로 볼 수 있다. 경착륙이든 연착륙이든 착륙 문제 자체에 못지않게 그 과정 12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을 거쳐 결국에 도달하게 되는 새로운 정상상태(steady state)가 어떤 모습일지, 그 것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신창타이 와 어느 정도 닮은 모습일지 역시 중요한 문제다. 첫 번째,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시나리오는 기업 연쇄부도와 신용경색, 기 업 디레버리징 등이 급격히 이루어지면서 중국 경제가 저성장 단계로 내려앉는 경 우다. 중국 정부는 돈을 풀고 지출을 늘리는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지만 사태의 흐 름을 바꿔놓는데 실패한다. 그 결과 중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되며, 거기 서 끝내 헤어나지 못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경제 주체들의 내면에 디플레이션 심리 가 고착되거나, 남미의 일부 국가들처럼 정치사회적 불안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책 혼선, 제도 실패, 대외신인도 저하 등으로 위기가 만성화된다. 두 번째,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겪지만, 정책 대응을 통해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중고속성장 혹은 중속성장 단계로 들어가는 시나리오다. 개혁 주도 세력이 경착륙 이후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질서 회복과 체제 유지를 명 분으로 반( 反 )개혁 세력의 반대와 저항을 제압하고 개혁을 가속 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개혁독재 가 성공적으로 이루어 진다면, 경제 경착륙이 구조조정의 타깃인 생산능력 과잉 기업 이나 한계기업, 비효율적 국유기업들을 솎아내되 다른 기업들 에겐 충격을 주지 않는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셋째, 경착륙을 겪지 않고 중고속성장 단계로 안착하는 연 착륙 시나리오다. 성장률이 연차적으로 낮아지지만 경기침체 상황을 겪지 않고 한 단계 낮지만 안정적인 성장 국면 (215~22년 연평균 성장률 6% 초중반) 7 으로 순조롭게 진 입한다는 점에서 연착륙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무난하게 중 진국 함정 8 에 빠지지 않고, 경제가 성장을 계속해가는 경우는 경착륙이란 경착륙 여부 못지않게 그 후에 도달하게 되는 새로운 정상상태가 어떤 모습일지 역시 중요한 문제다. 경착륙(hard landing)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기 어려운 높은 수준으로부터 한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 다. 서구경제에선 통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통화긴축 과정에서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락 폭이 어 느 정도 되어야 경착륙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 해진 기준이 없다. 일반적으로는 성장률이 경기침체 (recession)로 분류될 정도로 하락세를 보일 때를 경착륙이 라고 한다. 경기침체는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2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으로 정의되는 게 학계 관례다. 저널리즘에서 경착륙 개념이 쓰일 때는 성장률 하락 폭 이 크다는 의미 이외에 성장률 하락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고 성장률 하락이 돌발적으로 시작된다는 의 미가 덧붙여지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학계의 관례대로 성 장률이 2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는, 최 근 중국 경제의 성장률 흐름과 경제 구조의 변화 추세를 고 려할 때, 향후 1년 이내에 성장률이 2개 분기 이상 5% 미 만을 기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LGERI 리포트 7 제13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 기간(216~22년)의 목표 성장률은 12.5 규획 기간(211~215년)의 7.%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된 6.5%가 될 가능성이 높다. 8 세계은행이 26년에 발표한 <동아시아 발전 보고>에서 처음 제시한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이란 개도국 경제가 1인 당 GDP 3,~1만 달러의 중등소득에 도달한 뒤 그 간의 성장과정에서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들이 표면화하고 발전방식 전환 에 실패하여 장기간의 정체 상태에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국의 1인당 GDP는 214년 현재 7,593달러로 6% 초반의 성장률 이 유지될 경우 218~219년에 1만 달러에 도달하게 된다.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3
중국 경제의 진로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 1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성장 둔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기업 부도가 대량으로 그리고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이에 따라 자금시장이 빠르게 얼어붙는다. 신용 경색은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기업 부도사태는 한계기업이 나 생산능력 과잉 기업들에 국한되지 않고 밸류체인을 타고 점차 전업종 및 전산업으로 확산된다. 은행 재무구조가 덩달아 악화하 면서 은행들은 만기 자동연장 등의 관행을 버리고 자금 회수를 우 선시하고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 디레버리징을 촉발 시킨다. 199년대 말처럼 중앙정부가 은행 부실채권 처리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긴급 유동성 수혈, 금리 인하 등 통화확대 조치는 물론, 소비보조금 지급, 대대적인 정부 프로젝트 착수 등 갖가지 수요부양책을 내놓아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 만,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기업이나 가계에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 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부 동산 가격 급락은 부동산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신용 수축, 지방 정부들의 투자 재원 축소, 자산소득 감소로 인한 가계 소비 위축 등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자산 가격 급 락 신용 축소 경기 침체 자산 가격 급락 의 악순환 기제가 작 동하면서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중요한 고비마다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 는 정책 대응이 번번히 실패하여 사태가 최악의 결말을 향해 치닫 는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데, 이것은 경기 부진이 정치적 격변이 나 사회불안과 결합될 경우를 함축하고 있다. 경착륙 이후 통제 경 제가 강화되거나, 정반대로 공산당 일당독재가 해체되고 소련 식 빅뱅을 통해 급격한 자본주의화가 시도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2 경착륙 후 반등하여 중속성장 또는 중고속성장 단계 진입 일시적으로 경착륙 혹은 경착륙에 버금가는 성장 둔화를 겪지만, 정책 대응을 통해 성장을 방어하고 구조적 문제점들을 해결함으로 써 중고속성장(6% 이상) 혹은 중속성장(4~6%) 단계로 들어가는 시나리오다. 여기엔 여러 갈래의 스토리가 있을 수 있다. 일례로, 경기 급랭 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개혁 일정을 다소 늦춤과 동시에 신중한 경 기부양을 통해 기업 부도 사태가 경제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경착륙을 전후해 시장의 믿음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신용경색이 금융 시스 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을 저지하는 충격요법을 써서 상황을 조 기 반등시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충격요법의 방식과 지속기간, 경제주체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기부양이 2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 장기간에 걸 쳐 성장률 방어에 골몰해 무조건 쏟아붓기 식으로 이뤄진다면 비 효율적인 투자로 인한 설비 과잉과 자산 가격 버블이 빠르게 형성 되고, 머지 않아 경기 급락과 버블 붕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관건은 경착륙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중국 경제 내 두터운 버퍼(높은 저축률, 거액의 외화자산, 낮은 외국인 자산 소 유 비중 등)와 정책 대응 역량(규제수단, 경기부양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의 존재다. 경제 경착륙은 정치적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는 경향이 있지 만, 그것이 곧 리더십의 약화나 위기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경착륙 직후 으레 나타나는 경제적 및 사회적 혼란 속에서 리더십 이 약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위기 극복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 스와 의지를 잘 수렴하면 오히려 정당성이 강화되고 정부가 더 많 은 재량을 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외환위기 직후의 한국은 이러 한 방식으로 혹독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위기 전의 성장 궤도를 회 복한 한 가지 사례다. 3 중고속성장 단계 연착륙 이 시나리오에서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성장률(215년 7.%)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 악의 경우에도 경기침체(향후 1년을 기준으로 하면 2개 분기 이상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5% 미만)를 겪지 않고 신창타이, 즉 새로운 정상상태(215~22년 연평균 성장률 6% 초반)로 진입한다. 또 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춰지고 강도가 약화되는 한이 있더라 도 구조조정 및 개혁 작업들(지방정부 부채 구조조정, 국유기업 개 혁, 예금 금리 자유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이 후퇴 없이 추진된다 는 점에서 안정 속의 개혁 에 성공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성장 률이 당초 정부 목표에 미달한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성장 목표 달 성에 집착해 개혁이나 구조조정 추진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4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과거 다른 나라들의 역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중속성장 또는 중고속성장 안착 가능성 높아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 여지와 역량, 중국 경제 구조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경착륙 후 저속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보다는 경착륙 후 반등 또는 연착 륙을 통한 중속성장 또는 중고속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째, 정책 대응 여지가 충분하고 정책 대응 카드도 상당히 많이 있는 편이다(<표 1> 참조). 첫 번째 진로를 피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전통적 통화 및 재정정책을 활용할 수 있고, 2차 방어선으로는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으며, 최 악의 경우에는 개혁과 구조조정을 늦춰 시간을 벌면서 총력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둘째, 구조 전환 작업이 어느덧 일정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경 제의 경착륙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산업으로는 제조업, 성장방식으로 보면 투자 부 문인데, 그 간의 구조조정으로 서비스업과 소비의 비중이 상당히 커져 자유낙하 (freefall) 식 경기침체에 대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중국은 경제총량이 크고 내부시장이 깊은 거대 개도국이다. 오랜 기간의 불균등발전을 거쳐오는 과정에서 발전 단계나 발전 속도가 다른 다양한 부문을 갖고 있는데, 이런 복합적인 경제 구조가 위기에 대 해 내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인프라가 여 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연간 1%p 가까이 도시화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내수 확대의 공간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9 넷째, 다른 경제주체들, 특히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이 강 하고 사회 통제 능력 역시 강한 점도 중국이 경제적 및 사회적 혼 돈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다섯째, 자본시장의 개방 수준이 낮고, 부동산은 물론 주식 채 권 등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소유 비중이 매우 낮아 외환위 경착륙 후 저속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보다는 경착륙 후 반등 또는 연착륙을 통한 중속성장 또는 중고속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표 1> 경착륙 막을 수 있는 중국 정부의 정책 카드 화폐정책 재정정책 기타 자료 : LG경제연구원 정책 수단 성장에 미치는 효과 적용 시기 지준율 인하 약 15년 4분기 금리 인하 약 - 위안화 평가절하 약 - 지방채 발행 중 실시 중 지방정부 부채 차환 중 실시 중 정책성 은행 통한 인프라 투자 지방채 직접매입 (양적완화) 중 실시 중 강 - 부동산 규제 완화 중 실시 중 과잉설비 수출 (일대일로 프로젝트) 약 실시 중 LGERI 리포트 9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다롄( 大 连 )에서 열린 다포스포럼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의 1인당 공공인프라는 누적 기준으로 서구 국가의 38%, 북미 국가의 23%에 그치고, 서비스업 수준은 비슷한 개도국들에 비해 1%p 낮으며, 도시화율은 2%p 이상 낮다 고 말했다. 정부지출과 투자를 늘려 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많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 이야기다.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5
지금 상황에서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어렵다. 기의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도 중국 정부의 재량과 운신 폭을 넓혀주는 환 경이다. 1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덩샤오핑( 邓 小 平 )은 개혁개방 작업을 돌다리 더듬으며 강 건너기 ( 摸 着 石 头 过 河 )에 즐겨 비유하곤 했다. 마르크스도 이야기한 적이 없고,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해본 적이 없는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회를 맞이할지, 어떤 방해물에 부딪 힐지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통해 방법을 깨우쳐나가고 목표를 정해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천안문사태(1989년), 글로벌 금융위기(28~29년) 등 개혁개방 이후의 중대한 위기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 방식도 이와 비슷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이러한 실사구시 ( 實 事 求 是 ) 접근이 지금 중국이 직면한 문제, 즉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구조조정 및 개혁 추진 과 사회 안정과 개혁 공간 확보에 필요한 안정적 성장 간의 상충이 우려 되는 상황을 풀어가는데 유효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들이 성격과 난이도에 있어 과거의 문제들과 근본적으로 다 른 것들이라면, 덩샤오핑의 유연하고 지혜로운 접근이 꼭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낙 관하기 어렵다. 서구의 많은 연구자들이 중국의 앞날을 어둡게 보는 것은 이런 이유 에서다. 그들은, 이번 주가조정 국면에서 드러났듯이, 고속성장과 과감한 시장 도입 의 결과, 중국 경제는 어느덧 기존의 사회주의시장경제 의 틀 속에서 해결할 수 없 는 문제들을 안게 되었고, 그 해법은 사회주의 를 버리고 시장경제 (정확하게는, 자 본주의적 시장경제) 11 만 남기는 것이라고 본다. 과연 현재 중국의 구조적 문제들이 천안문사태나 금융위기 당시의 문제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거나 난이도가 훨씬 높은 문제인지를 사전적으로 판단하기는 힘들 다. 지금 상황에서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어렵다. 1 215년 7월 현재 중국의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외국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3% 미만이며, 전체 상장 주식 중 외국 적격 기관 투자자들(QFII)이 보유한 주식의 비중은.74%에 그친다. 11 시장경제에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비자본주의적 시장경제 가 있으며, 명( 明 )대 이전의 중국 왕조시기 에 중국에 존재했던, 당시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전수준을 보였던 시장경제가 대표적이라는 시각은 칼 폴라니로부터 페르낭 브로델을 거쳐 최근 캘리포니아 학파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구미 역사학계의 한 가지 전통을 이루고 있다. 16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교역을 통해 미치는 영향 국제교역에서 발휘되는 영향력은 다른 나 라의 상품을 얼마나 구입해주느냐, 즉 수입 의 규모와 비례한다. 214년 현재 중국이 최대의 수출시장 구실을 해주는 중국의 수 입상대국은 모두 44개국으로 미국(31개)보 다 많다. 1년 전에는 중국이 1여개국으로, 미국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상위 1대 수 출시장 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117개국과 의 교역에서 해당국의 1대 수출상대국에 속해 있다. 여전히 미국(13개국)에 뒤지지 만, 1년 전(미국 15여개국, 중국 8여개 국)에 비하면 갭이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의 수요 감소가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투입산 출표(World Input-Output Table)>에 근거하여 추정해본 결과, 중국 에서 수요 1단위 감소는 나머지 국가들에서 약 16단위의 부가가 치 감소를 낳는다(<표 2> 참조). 같은 조건에서 다른 나라들에서 약 8단위의 부가가치 감소를 초래하는 미국에 비해 세계 경제에 미치 <그림 14> 각국 GDP의 중국 시장 의존도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수출 금액/수출국의 GDP (%) 3 25 2 15 1 5 (%) 8 6 4 2 23년 213년 대만 몽고 싱가포르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칠레 호주 남아공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독일 콜롬비아 브라질 러시아 EU 아르헨티나 인도 미국 주 : UN DOT 데이터 이용해 LG경제연구원이 추정 <그림 15> 중국의 대외투자 감소로 타격을 많이 입을 수 있는 국가들 해당국 총 FDI 금액 중 중국으로부터의 FDI가 차지하는 비중 케냐 수리남 네팔 에디오피아 차드 토고 기니 피지 베네수엘라 알제리 조지아 카메룬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태국 파나마 베트남 주 : 28~13년 중국으로부터의 ODI 금액 연평균 증가율이 2% 이상 국가 대상으로 분석 자료 : LG경제연구원, UNCTAD <표 2> 중국과 미국의 수요 감소에 따른 지역별 부가가치 감소 정도 중국 1단위 미국 1단위 자국 82.7 91 글로벌 15.8 8.2 RoW 1.6 6.2 상대국 1.8 1.1 일본 1.5.4 한국 1.2 독일.9.4 자료 : OECD의 <World Input-Output Table 211>에 근거하여 LG경제연구원이 계산 는 영향이 훨씬 크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수입수요 감 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국가는 대만, 싱가포르 등 특수관계 국가들과 몽고, 한국, 아세안(ASEAN) 국가들 등 주변국들 이외에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자원수출 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4> 참조). 투자를 통해 미치는 영향 중국의 경기침체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 여력 을 감소시키고, 중국 내 생산 코스트를 외국 에 비해 더 많이 낮춤으로써 중국의 대외직접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의 대외직접투자 (ODI)가 급증한 2년대 이후 중국 기 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던 지역일수록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 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중국에 대한 FDI 의존도가 높았던 나라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신흥국들이다(<그림 15> 참조). 주가 동조성을 통해 미치는 영향 중국 금융시장에 외국투자자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서 최근 중 국 금융시장이 해외 금융시장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 례로, 상하이지수와 세계 주요지수들간의 상관성은 21년 이후 약화되었으나, 후강통( 沪 港 通 홍콩 증시 투자자들에게 상하이 증 시에도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해준 제도)이 허용된 214년 11 월부터 다시 크게 높아졌다. 중국 경제 경착륙의 파장은 주요국 주 가의 동조적인 움직임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전세계적으로 확산 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경우 교역을 통해 미치는 영향보다 금 융시장의 동조적 움직임을 통해 미치는 효과(자산효과, 투자 심리 악화 등)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화를 통해 미치는 영향 위안화 평가절하는 경기침 체 시 중국이 유혹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정책수단이 다. 위안화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21년대 들어 전세계 주요 통화 중 에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화를 제외하고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다(<그림 16> 참 조). 그 만큼 평가절하의 명 분과 여지가 크다. 절하는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 는 여타 신흥국들에 타격을 주고, 경쟁적 평가절하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림 16> 위안화는 21년대 들어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 14 13 12 11 1 9 8 미국 한국 중국 7 일본 6 29 211 213 주 : 실질실효환율 29년 9월 = 1 기준, BIS 데이터에서 베네수엘라 제외한 6개국 대상 자료 : LG경제연구원, BIS LGERI 리포트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7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게 될 경우, 신흥국 경기 급랭과 통화가치 급락에 따라 선진국 투자자금이 유출되면서 일부 신흥국들이 외환위기나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4. 중국 경제가 경착륙 한다면...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게 될 경우, 세계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규모가 두 번째로 크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12 중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교역 및 투자 관계가 긴밀한 경제 들이 먼저 영향을 받겠지만, 산업 간 및 산업 내 국제분업의 고리를 따라 짧은 시간 안에 전세계 각국으로 파장이 미칠 것이다. 중국의 경착륙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금융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주요국 주가가 순차적으로 급락하고,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초래하고 각국의 실물경기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경기 급랭과 통화가치 급락에 따라 선진국 투자자금이 신흥국 자본시장에서 유출되 면서 일부 신흥국들이 외환위기나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성장 방어를 위 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경쟁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전쟁이 시작된다면 세계 교역이 더욱 위축되고 보호주의적 장벽이 높아져 개별 국가들이 얻는 이득은 오히려 줄어 드는,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가 빚어질 공산이 크다. 나아가 중국 경제가 경착륙의 충격에서 회복되지 않고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진 입한다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버금가는 대공황 수준의 디플레이션 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는 중국발 충격에 특히 취약 한국은 중국 경제 경착륙이나 경기침체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경제 중 하나다.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1위국인데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긴밀한 국제분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액의 GDP 대비 비율을 비교해 보면, 23 년에 중국과 미국이 비슷했지만, 1년 후인 213년엔 중국이 11.2%로 미국(4.8%)의 2.5배 수준으로 커졌다. 내수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만 따지면 23년에는 미국이 더 높았지만, 213년에는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커졌다(<그림 17>과 <그림 18> 참조). 12 중국의 무역의존도(GDP 대비 수출과 수입 금액의 합의 비율)는 위안화 기준으로 26년 6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 락세를 보여 214년 42%로 떨어졌다 18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미국에서 1단위의 수요 감소는 국제적 산업연관 관계를 통해 한국의 부가가치 를.2단위 감소를 가져오는데 비해, 동일 규모의 중국 발( 発 ) 수요 감소는 한국에 1.단위의 부가가치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2> 참조). 즉 중국발 수 요 변동의 임팩트는 동일 규모의 미국발 수요 변동에 비해 우리나라에 대해 5배에 경착륙과 그에 이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시장이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지는 사업이 있다. 가까운 위력을 발휘한다는 얘기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기침 체에 따라 중국의 수입수요가 감소하고 중국 내 요소비용 저하에 힘입어 중국 로컬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됨에 따라 중국 향( 向 )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다. 또한 중국 이외 수출시장에 대한 한국의 수출 역시 최근 양국간 경합도가 빠르게 높아져 가고 있는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업 유형과 방식에 따라 대응 달리 해야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장기 저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중국 사업 전략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하게 될 것이다. 충격은 사업 유형과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므로, 그에 대한 대응 역시 사업 유형이나 방식을 고려해 방향을 <그림 17> 각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 금액의 한국 GDP 대비 비율(%) 11.2 213년 23년 LGERI 리포트 잡을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을 하든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일괄 수행하든 중 5.2 4.8 5.1 2.7 2.5 국 내수시장에서 최종수요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가 해외시장에서 최종수요가 이뤄지는 경우에 비해 타격이 클 것이다. 한국에서 직수출하는 경우 소 비재보다는 중간재 부문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고, 중국 내 생산의 경우 내수보다 는 수출을 겨냥해 사업을 하는 기업이 충격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에서 생산되어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 내 요소비용 하락에 따라 경착륙 초기에 오히려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둘째, 중국 내 전반적인 수요 위축은 설비과잉 산업 내 기업들의 대량 파산과 인 수합병 등 구조조정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의 니즈가 강한 부문, 즉 소비보다는 투자 분야,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이 받는 타격이 클 것이다. 셋째, 기업에게 경착륙은 사업 수익성(투하자본수익률)의 전반적인 저하를 의미 중국 미국 일본 자료 : LG경제연구원, UN Comtrade, IMF <그림 18> 각국 내수시장에 대한 한국 수출액의 한국 GDP 대비 비율(%) 7.1 3.8 4.8 4.3 213년 23년 2.4 2.3 중국 미국 일본 자료 : LG경제연구원, UN Comtrade, IMF LG Business Insight 215 1 28 19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극복하고 기존 성장 추세로 회귀한다면 구조조정과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한다. 하지만 경착륙과 그에 이은 저성장 국면에서도 시장이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 지는 사업도 있다. 지금 발전수준이 낮아 향후 상대적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중 국 정부가 저성장 극복을 위해 정책 지원을 집중하는 -중국 경제에서 레버리지가 강한- 분야, 경기와 무관한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는 분야 등이 이에 해당된다. 구체 적으로는 서비스업, 도시인프라산업, 중국이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미래산업, 고령 화 관련 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이 경착륙 이후 일부 남미 국가들처럼 안정적 성장의 기제가 망가지는 경제 가 된다면 다른 문제이겠지만,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고 해서 엑시트(exit)를 서두 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중국은 경제 내부에 미개발 혹은 저발 전 부문이 많기 때문에 저성장 속에서도 사업 기회가 꾸준히 생겨날 수 있는 성장 잠 재력 있는 거대 개도국이다. 경착륙을 제반 사업 환경과 비즈니스 게임 룰 변화의 단 절적 계기로 받아들이고 관심 있는 사업 분야에서 시장경쟁 구도, 소비자 취향, 규제 나 제도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가면서 경착륙 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극복하고 기존 성장 추세로 회귀하는 두 번째 진로를 따라 간다면,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구조조정과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 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거래선을 재편하고,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사업 영역을 변경하는 등의 능동적인 대처를 통해, 급락에 이어지는 급등 국면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www.lgeri.com 2 LG Business Insight 215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