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슈브리프 UNDP가 1995년 인간개발에서의 성평등성을 측정하는 지수로써 남녀개발지수(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이하 GDI)와 여성권한척도 (Gender empowerment measure, 이하 GEM)를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처음 소개하면서부터, 국제사회는 국가 간 성평등 순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후 Social Watch, WEF, 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 기존 성평 등지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지수들을 발 표하였다. 이들 지수는 국가 간의 성평등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한 국가의 성평등 정책 방향을 진단하는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지수의 한계와 지수별 국가 간 순 위의 큰 변동 등으로 인해 국제기구의 성평등지수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이들 국제기구에서 발표되고 있는 성평등지수 의 특징과 비판들을 정리하고, 이 지수들을 통해 한국 여성의 지위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주요 국제 성평등지수들의 특징과 비판 주 재 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가. UNDP의 GDI와 GEM, 그리고 GII UNDP는 한 국가의 진정한 발전은 단순한 경제적 발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인간개발 목표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1990년 UNDP는 이런 관점에서 인간개발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보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택의 여지를 확대하는 과정 으로 정의하고, 기대수명, 문맹률, 취학년수, 수입 등의 지표 를 통해 인간개발의 상태를 측정한 인간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 이하 HDI)를 발표하 30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였다. 그리고 1995년, 이를 기반으로 개발 수단에 대한 접근의 평등과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의사결정 측면 에서 참여하는 기회의 평등, 그리고 보상의 평등이란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되는 지표를 선정하여, 여성개 발지수(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와 여성권한척도(Gender Empowerment Measure)를 각각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GDI은 건강, 교육과 수입 영역 성취에서 성평등을 측정하는 지수로, 평균수명, 성인 문자해독률, 총취학률, 추정소득의 4개 지표를 활용한다. 이 지수는 구성 지표에 성별 불평등에 대해 패널티를 주어 측정하는 단순가 법형 지수(Simple Additive type Index)이다. 측정 방법은 상대적인 불평등을 측정하는 A. B. Atkinson 연구와 유사하며, 성취수준에 대해 동등배분등가 (Equally Distributed Equivalent, EDE)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음 식에서 는 불평등에 대한 패널티 크기이며, UNDP는 GDI와 GEM 산정 시 =2 를 적용하여 산정해 왔다 1). 성취수준의 EDE 산출 : 여기서 은 남성인구 비율, 는 여성인구 비율, 은 남성성취수준, 는 여성 성취수준 는 불평등 에 대한 패널티크기이다. GDI는 성별 성취수준에서 불평등 정도를 파악하는 지수이며, 구성지표는 HDI와 동일하다. 이에 GDI는 순위 자체를 독립적으로 해석하기보다, HDI와의 순위 차이를 통해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GDI와 HDI의 차이가 크다면 그것은 개발에 있어 성별 불평등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GDI와 동년 발표된 GEM은 정치, 경제, 의사결정 의 세 영역으로 성평등을 측정한다. 활용지표는 총 4 개로, 여성의원 비율, 고위 행정관리직 여성비율, 전문기술직 여성비율, 남녀 소득비이다. GEM은 여성의 능력보다 여성의 기회 정도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데, 지수산정 방식은 지표의 성별 성취수준이 아 니라 성별 비중(percentage share)을 두고, GDI와 동일한 과정을 통해 산출된다. 이에 GEM을 기회의 비중을 평등수준으로 측정하는 불평등 민감형 가법 지수(Inequality sensitive type additive index)라 고도 한다. GEM의 경우, 국가의 경제발전이나 인간 개발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HDI가 높은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GEM 순위도 높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국가는 그렇지 않다. 이는 국가 성평등의 향상은 경제성장이나 인간개발 수준만이 아니라, 이를 지향하는 별도의 국가적 정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GDI와 GEM은 1995년 UNDP에서 발표된 이래 각 국가에서 자국의 성평등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수단 으로 활용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GDI에 비해 GEM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여성의 정치와 경제 대 표성 제고에 대한 요구 수단으로 자주 활용했던 지수 이다. 하지만 UNDP의 두 성평등지수 GDI와 GEM은 다 음과 같은 이유로 꾸준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첫째, 지표가 절대적인 성취로 측정된다는 것이다. 한 국가가 완전한 성평등 수준에 있더라도, 절대적인 소득수준이 낮으면 그 국가의 성평등 수준이 낮게 1) 값을 크게 준다는 것은 불평등에 대한 패널티를 크게 준다는 의미이다. 만약 =0을 주게 되면 성불평등에 대한 패널티를 주지 않은 것으로, 이 경우 GDI 지수값은 HDI 값과 동일해 지 게 된다. 반면 = 로 주게 되면 비교되는 두 그룹 중 작은 값을 선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보통은 사회경제적 성취에 있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낮은 성취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 경우 지수 값은 여성의 값만을 취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현재 UNDP의 인간개발자원(HDR)보고서는 GDI와 GEM에 대한 지수에 대해 =2를 적용하고 있다. 2012 여름호 31
이슈브리프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GDI는 국내총생산 수준과 매우 큰 상관을 가지는 반면, 교육과 건강 지표의 차이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이유로, GDI는 HDI로부터 명확한 차별을 가지지 못하는 단점을 가진다. GEM은 성별 비중을 활용하여 이런 단점을 피했지만, 소득의 경우는 성별격차보다 수준을 그대로 사용함에 따라 이와 같은 문제를 완전 히 벗어날 수 없었다. 이에 소득이 높은 국가의 경우, 다른 영역에서의 성별 성취 여부와 관계없이 상위권 순위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게 나타난다. 둘째, GDI와 GEM의 측정에서 소득자료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 하고, 대상국가의 3/4 이상은 소득자료의 부재로 말 미암아 추정치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결측 치를 채우기 위해서 광범위한 대체(Imputation)가 실시되고 있고, 이는 GDI와 GEM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GDI는 종종 직접 해석할 수 있는 성평등 측도로 오해된다는 점이다. GDI는 기본적인 인간개발에서 성불평등으로 인한 인간개발 비용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지, 사회에서 남성 대비 여성의 위치를 측정하는 측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넷째, GEM의 거의 모든 지표들은 도시 엘리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GEM이 고위직에서의 여성 결정권한에 집중하다보니, 일반 적인 여성의 일상생활에서의 권한을 보여주지 못하고, 고학력 고위층 여성만의 상황만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GEM은 도시엘리트 중심의 강한 측정오차 (bias)를 반영하고 있으며, 후진국을 위한 보다 적절한 지표를 선정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UNDP는 2010년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를 새로 개발하여 공표한다. 이 지수는 세 개의 영역인 생식 보건, 권한, 노동시장에서 여성과 남성의 성취 불평 등으로 나타나는 인간개발의 손실을 보여주도록 설 계하였다. 지표는 기본적으로 개념적 관계성 2) (Conceptual relevance), 명확성(Nonambiguity) 3), 신뢰성 4) (Reliability), 가치부가 5) (Value added) 등을 판단기준으로 하여 선정되었다. 따라서 GII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GII의 지표는 기존 지수 추정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던 자료 대체(Imputation)에 의존하지 않았다. 둘째, GII는 성불평등 정도로 지수 값을 산정하기 때문에 국가의 발전정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수 값 산정에 있어 국가의 발전지수 값은 불평등이 없는 0 에서 완전불 평등인 1 까지의 범위를 갖도록 설계하였다. 셋째, GII는 영역간의 불이익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연관민 감형지수(association sensitive index)이다. 즉, 영 역간의 남녀 불평등이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가질수록 지수 값은 커지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보면, A, B, C 국가의 생식보건, 권한, 노동시장 영역에서 성평등 값이 각각 50:50:50, 60:50:40, 70:50:30 이 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세 국가는 영역을 산술평균하 면 동일한 성평등정도를 보이지만, 연관 민관형지수 인 GII는 A, B, C 순으로 성평등한 것으로 평가한다. 즉, 성평등 값이 동일할지라도 영역별로 평등수준이 고른 지역의 성평등값이 더 높게 측정되도록 설계하 여, 국가의 정책지원이 어떤 영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결정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UNDP가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는 기존 성평 2) 인간개발 정의와 이론과 강력한 관련성. 즉, 지표는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정확히 측정해야 함. 3) 해석이 단순해야 한다는 것으로, 각각의 영역에서 지표 값이 높을수록(혹은 낮을수록) 더 좋은 결과를 보여 주어야 함. 4) 정의, 통계의 질, 생산과정 등에서 신뢰성을 가져야 함. 5) 각 지표는 명확히 새로운 정보를 주어야 함. 32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등지수의 단점을 극복한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경제활동 영역의 경우 지표가 제한적임에 따라 성평등 수준을 충분히 나타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경제활동 영역에 대표적인 경제활동 참가율은 포함되어 있지만, 노동시장의 직종격리, 남녀 임금격차는 포함되어 있 지 않아 경제활동영역을 충분히 측정하지 못하고 있 다. GII가 이들 지표를 포함하지 않은 이유는 성별로 분리된 측정 자료를 직접 입수할 수 없기 때문이지만, 이들 지표를 제외함으로써 경제활동 영역의 성평등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둘째, GII에 포함되지 않아서 측정되지 않은 영역과 지표가 존재한다. 국제비교를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거나 최근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자료의 한계로 인해서, 성평등지수에 포함되어야 할 시간사용, 재산접근, 가정폭력, 지역단위 권한과 같은 여성복지와 관련된 주요한 지수영역 혹은 지표 들이 포함되어 있지 못하다. 셋째, GII는 국가 성평등 수준관련 정책지표로써 한계가 있다. 특정 국가의 성 평등 수준은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GII는 세계 모든 국가가 공통적으로 생산하는 통계에 기초한 5개의 지표로만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 성평등 수준을 위한 정책 목표를 GII 기준으로 국제적 순위를 설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GII 보다 상대 적으로 지표영역과 지표수가 많은 WEF의 성격차지 수(GGI)를 국가순위로 설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넷째, 여성보건 영역 추가에 대한 문제이다. GII는 모성사망율, 청소년 출산율 등이 여성보건, 미래 기회 제약이라는 측면에서 인간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판단하여, 이를 지수 산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는 여성특화지표이기 때문에 건강영역에서 남녀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표로 부적 절하다는 견해가 있다. 더욱이 여성특화지표는 지수 값 산정의 기술적인 부문의 한계점도 문제이다. GII의 경우 지표 값이 0.000~1.000의 범주를 갖게 되는 데, 특정 지표 값이 아주 낮으면 영역 간 분포문제 및 불평등에 대한 강한 패널티 등으로 인해서 전체 지표 값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특히 모성사망률과 청소년 출산율의 역수를 취해서 지표 값을 산정함에 따라, 모 성사망률과 청소년 출산율이 상당히 낮은 국가들은 사망률과 출산율의 차이가 GII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나. Social Watch의 GEI Social Watch는 2004년 교육, 경제참여, 권한에 서의 성형평성을 측정하는 성형평성지수(Gender Equity Index)를 발표한다. 이 지수의 특징은 GDI와 GEM에서 각각 제시된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다. 교육영역은 성인 문해율과 초등, 중등, 고등교육 취학률에 의해 측정되고, 경제참여영역은 비농업유 급종사자 여성비율과 여성과 남성의 추정소득 격차 (HDRO 추정)를 사용한다. 그리고 권한영역은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과 행정관리직 여성비율, 의회여성 비율과 장 차관 여성비율로 추정한다. GEI는 각 지표에 대해 성별격차를 활용한다. 각 지 표를 남녀의 성비로 점수화한 후 여성인구대비 남성 인구를 가중치(여성인구/남성인구)로 적용하여 측정 한다. 각 영역의 가중치는 동일하게 주어지며, 영역 내 지표의 가중치 또한 동일 가중치를 적용한다. 이처럼 2012 여름호 33
이슈브리프 GEI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측정된다. 하지만 GEI 측정은 국가 수준에서 성별 불평등의 절대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의 성별격차로만을 비교한다. 이로 인해 GEI는 국가 수준에서 시간에 따라 성평등의 변화를 추적하기 다소 유용하지 못하 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 WEF의 GGI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2006년 성평등을 개인의 권리, 의무, 그리고 기회가 생물학 적 성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않는 사회발전 단계, 즉 남녀가 그들의 잠재능력을 완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로 정의하였다. WEF의 성격차지수(GGI)는 다 음의 세 가지 기준에 관심을 두고 개발되었다. 첫째, 수준 보다 격차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성평등을 한 국가의 실제수준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과 기회의 수준이 아니라, 자원과 기회에 대한 성별 접근 차이로 측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선택된 지표에서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감소할 경우 평등정도가 높아지는 것 으로 본다. 둘째, 성과지표의 성별차이를 측정한다. GGI는 성과 지표에 관련된 기본적인 권리인 건강, 교육, 경제참여, 정치 권한부여 에서 여성과 남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를 보는데 목적을 둔다. 단, 국 가의 특정 정책, 문화 또는 관습 등 투입 지표는 지수 산정에 활용하지 않지만, 국가의 프로필 작성을 위한 보조지표로 제시하고 있다. 2006년 소개된 GGI는 성불평등을 4개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영역을 경제참여와 기회, 교육성취도, 정치권한 부여, 건강과 생존으로 구분한 후 14개의 지표를 사용하여 측정한다. 여기서 사용된 지표는 GDI와 GEM에서 사용된 지표와 동일하며, 출생성비를 추가하였다. 모든 지표는 성별 비중과 성취수준을 성비(남성/여성)로 변환한 후, 지표의 평등지점을 1인 완전평등지점으로 하여 이를 초과할 경우 모두 1로 절삭하여 계산한다. 이러한 GGI도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을 받게 된다. 하나는 GGI의 측정이 여성과 남성 간의 성취에 대한 비(Ratio)로만 설명하고 있다는 비판이고, 둘째는 앞에 언급된 것으로 각 국가의 소득을 추정(HDRO의 추정)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 OECD의 SIGI 2009년 OECD는 사회제도와 젠더지수(Social Institutions and Gender Index, 이하 SIGI)를 발 표하였다. 기존의 성평등지수가 성과 지표 중심으로 성평등 정도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 SIGI 는 성 불평등을 초래하는 전통, 사회적 규범, 문화적 관습 등 투입 지표에 초점을 두고 산정된 지수라는 특 징을 가지고 있다. SIGI는 OECD의 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base를 기초로 하 여 작성되는 지수로써, 5개 영역에 12개의 지표를 가 지고 산정한다. 영역별로 보면, 가족법규에 4개, 신 체 안전에 2개, 아들 선호에 1개, 시민 자유권에 2개 그리고 소유권에 3개의 지표를 배정하여 각 제도의 유무와 발생비율 정도를 가지고 지수를 계산한다. SIGI는 사회제도가 여성에게 얼마나 평등한가를 보여 주는 지수로 OECD에서 기존 성평등지수의 틀을 깨고 발표되었지만, 지수의 산정방법과 선진국에 34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부적합한 지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SIGI는 여러 종류의 지표를 결합하다 보니 지수의 해석에 혼동이 발생했고, 소녀와 여성의 권리 제약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소년과 남성의 위치와 비교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사회제도와 같은 투입지표가 성 평등하다고 해도, 그에 따른 결과인 성과지표가 반드 시 성평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 되었다. 2. 국제성평등지수에 나타난 한국여성의 지위 6) 가. GDI, GEM, GGI와 한국여성의 지위 변화 주요 국제성평등지수에 나타난 한국여성의 지위는 지수의 지표구성과 측정방법에 따라 점수와 순위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2009년 7) 까지 발표된 GDI는 개발수준의 성별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수로써, HDI 순위와 연관되어 있다. 한국의 GDI 경우 다른 성평등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위 점수와 순위에 위치해 있다. 1995년 이래 GDI는 구성지표의 안정적 증가 와 더불어 점진적인 순위상승을 보였다. 반면 GEM 은 매년 구성지표의 수준 상승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 표 값으로 인해 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GI는 앞의 두 지수와 달리 성 격차를 통해 산정되는 지수로써, 여성수준의 절대적 상승보다 남성과 대비 되는 상대적 수준 상승에 더 영향을 받게 설계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세 성평등지수에서의 한국여성 지위 변화를 연도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1995 년과 2000년 사이 GDI는 비교적 높은 점수 증가를 보이는 데, 이는 여성 소득비율 상승과 총 여성취학률의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이 기간 동안 문해율과 기대수 명은 각각 0.1%p와 1.3세로 소폭 증가에 그치지만, 여성 소득비율과 총 여성취학률은 동 기간 각각 8.7%p와 9.0%p의 비교적 높은 상승을 보인다. 여성 의 소득증가는 GEM의 점수 상승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시기에 GEM 지표는 대부분은 상승하 지만,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은 1995년~2000년 동안 42.9%에서 31.9%로 크게 감소하여, 동기간 GEM 점수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0년과 2005년 동안 점수 상승은 GEM이 GDI 보다 높았다. 이 기간동안 두 지수의 공통지표인 여성 소득비율이 1.7%p의 소폭 상승하였고, 이외 GEM의 구성지표는 GDI의 구성지표에 비해 대부분은 높게 상승하였다. 특히 GEM 점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지표는 국회의원의 여성비율이다. 국회의원 여성비율은 2000년 4.0%에서 2004년 국회의원 전국구 추천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으로 인해, 2005 년에는 13.0%로, 9.0%p의 높은 상승한다. 또한 1995 년에서 2000년 사이 크게 하락했던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이 2005년 들어 다시 7.1%p로 상승하여 GEM 점수 상승에 주요 요인이 되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GDI의 구성지표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을 보인다. 구성지표별로 보면 2000년과 2005년 동안에 문해율은 3.1%p, 총취학률은 3%p, 기대수명은 4.4 세의 증가를 보인다. 이로 인해 2005년 GDI 점수는 5년 전과 비교하여 0.049의 상승에 만족해야만 하였다. 6) 본 절은 김태홍,전기택,주재선(2010), 2010 한국의 성평등보고서,pp77101를 참조함. 7) GDI와 GEM은 1995년~2009년까지 발표되고 2010년부터는 GII로 대체됨.이에 본 연구는 GGI를 포함하여 2009년까지 변화를 분석하고 있음. 2012 여름호 35
이슈브리프 <표 1> 연도별 성평등지수와 지표의 변화 추이 (단위 : 순위, 점수, %, 년) 구분 1995 2000 2005 2006 2007 2008 2009 순위 37 30 27 25 26 26 25 GDI 점수 0.786 0.847 0.896 0.905 0.910 0.910 0.926 순위 90 63 59 53 64 64 61 GEM 점수 0.255 0.323 0.479 0.502 0.510 0.510 0.554 순위 92 97 108 115 GGI 점수 0.6157 0.6409 0.6154 0.6146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유사직종 종사자의 남녀 임금격차 비율(%) 여성소득 격차 관리자 및 고위 임직원 여성비율(%)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 문해율(%) 여성 총취학률(초등고등 취학률, %) 여성 초등교육 취학률(%) 여성 중등교육 취학률(%) 여성 고등교육 취학률(%) 출생성비(여아/남아) 기대수명 수명(세) 22.0 0.28 4.1 42.5 95.8 75.0 74.9 30.7 0.45 4.7 31.9 95.9 84 76.2 32.4 0.48 6.0 39.0 99.0 87 80.6 50 0.49 31.3 0.46(0.48) 7.0(6.0) 38.0(39.0) 99.0(97.0) 88 99 91 69 0.93 80.9 54 0.82 28.3 0.40(0.46) 8.0(7.0) 39.0(38.0) 99.0(97.0) 89 99 91 69 0.93 81.5 54 0.53 28.3 0.40(0.40) 8.0 39.0(40.0) 99.0(97.0) 89 99 93 72 0.93 81.5 54 0.55 33.9 0.52 9.0 40.0 99.0 90.6 93 94 75 0.93 82.4 건강수명 여성 국회의원 비율(%) 여성 장 차권 비율(%) 1.0 4.0 13.0 70.8 13.4(13.0) 6.0 71 13.4(13.0) 6.0 71 13.4(14.0) 5.0 71 14.0 5.0 (최근 50년 이내) 남성 대비 여성의 국가 혹은 정부 수반의 재직 기간(년) 0.53 1 1 1 * 주 : 1) ( )는 해당연도의 GGI 지표 값 2) 2007년/2008년의 경우 GDI와 GEM은 동일한 값 적용함. 3) GDI와 GEM의 소득지표는 여성의 소득비율로 재산정하였음. 2006년 GDI와 GEM 점 수 는 전 년 대 비 각 각 0.009p와 0.023p의 상 승 으 로 GDI는 0.905와 0.502를 보인다. 전년대비 GDI의 상승은 여성 기대 수명, 여성 총취학률 상승에 기인하며, GEM의 상승은 의회 여성비율과 행정 관리직 여성비율의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소득지표의 경우 여성의 실질 GDP는 증가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의 실질GDP 증가가 더 큼에 따라 여성의 소득비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36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나타났다. 한편 2006년 순위는 2005년에 비해 GDI는 2개 순위 상승, 그리고 GEM은 6개 순위 상승을 보인다. 전년대비 한국 GEM의 순위 상승은 점수상승 효과 보다도 대상국가의 감소효과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GEM의 대상국가는 2005년 80개 국가에서 2006년 75개 국가로 감소하게 된다. 한국은 2006년 GEM 점수 상승으로 2005년에 한국보다 상위 점수를 보인 10개의 국가 중 6개 국가 8) 를 앞지 르고, 4개의 국가는 2006년 대상국가에서 제외 된다. 9) 이에 10개 순위의 상승효과를 가지게 되었 으나, 2005년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보였던 4개의 국가들이 2006년 평가에서 한국을 앞지르게 되어 6개의 순위 상승의 효과를 보이게 되었다 10). 즉, 점수 상승효과는 실질적으로 4개의 대상국가 감소 효과를 제외하면 2개 국가를 앞서는데 그친 것이다. 한편 GGI는 2006년 첫 발표 이래 매년 발표되고 있다. GGI의 구성지표는 GDI와 GEM과 일부분 동일한 지표를 사용하지만, 실제 같은 해에 사용된 지표 값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이를 테면, 관리자 및 고위 임직원 여성비율의 경우 2006년 GEM은 7.0% 이지만, GGI는 6.0%를 사용하며, 2007년 GEM은 8.0%이지만, GGI는 7.0%를 사용한다. 또한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과 문해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소득 격차 등에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사용된 지표 값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2007년은 2006년에 비해 GDI, GEM, GGI의 점 수는 각각 0.005p, 0.08p, 0.0252p 상승한다. 전년대비 점수측면에서 증가하지만, 순위는 세 지수 모두 하락한다. 이는 점수 상승효과가 순위 상승효과 보다 낮기 때문이다. GDI는 전년대비 대상국가 수가 21개국이 증가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유지 하고 있었기에 하락수준이 크지 않았지만, 최하위 수 준에 있었던 GEM과 GGI는 전년대비 새로 추가된 대상국가(각각 18개와 13개 국가)들에게 순위가 밀 려서 큰 수준의 순위하락을 보이게 된 것이다. 지표별로 보면 GDI 점수의 상승 원인으로 작용한 지표는 여성 총취학률(7.0% 8.0%)과 기대수명 (80.9세 81.5세)이며, 반면 여성 소득비율은 감소 원인으로 나타난다. 소득의 경우 여성의 소득수준 자 체 가 감 소 함 으 로 써 소 득 의 비 율 은 31.3%에 서 28.3%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2007년 GEM은 관리자 및 고위 임직원 여성비율과 전문 기술직 여성비율과 같은 경제차원의 지표가 각각 1%p 상승함에도 점수는 크게 증가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한편 GGI의 경우 상대적으로 크게 점수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의 증가 (50% 54%)와 유사직종 종사자의 남녀 임금격차의 감소(0.49% 0.82%) 때문이다. 특히 주관적 지표 로 포함된 유사직종 종사자의 남녀 임금격차의 큰 폭 감소는 GGI 점수 상승에 매우 큰 기여를 한다. 이외 GGI의 구성지표 중 전년대비 상승한 지표들은 건강 수명(70.8세 71세)과 관리자 및 고위 임직원 여성 비율(6.0% 7.0%), 최근 50년 이내 국가 혹은 정부 수반의 여성재직자 기간(0.53년 1년) 등으로 나타 나며, 나머지 지표들은 대부분 변화가 없거나 소폭 하락(전문 기술직 여성비율 1%p 하락, 소득의 남녀 격차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8) 벨리즈, 볼리비아, 보츠와나, 말레이시아, 몰타, 루마니아 9) 바하마, 바베이도스, 도미니카 공화국, 스와질란드 10) 칠레,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2012 여름호 37
이슈브리프 2007년에서 2009년의 경우 GDI와 GEM의 점수 와 순위는 향상되지만, GGI 지수는 비교적 큰 폭의 순위 하락을 보인다. GDI는 문해율을 제외하고 다른 지표에서 모두 향상되어 2007년에 비해 0.016 증가 하였다. 지표별로 보면 여성 소득비율은 5.6%p, 취학률은 1.6%p, 그리고 기대수명은 0.9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09년 GEM은 4개의 구성지표 모두가 2007년에 비해 향상됨으로써, 점수의 상승이 GDI 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지표상승 수준은 여성 소득비 율을 제외하고 1%p 이하로 그리 높지 않아서, GEM 순위는 3개 순위 상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반면 동기간 동안 GGI 점수는 소폭 하락하고 순위는 큰 폭으로 떨 어졌다. 점수 하락의 주요 원인은 유사직종 종사자의 남녀임금비의 하락과 초등교육 여성취학률의 하락에 있었다. 11) 즉 2007년과 2009년 동안 유사직종 종사 자의 남녀임금비는 0.82%에서 0.55%로 낮아졌고, 초등교육 여성취학률은 99%에 93%로 6%p의 하락을 보였고, GGI 점수는 장차관의 여성비율이 하락 (6.0% 5.0%)함으로써, 한국 GGI 점수의 하락 원 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지표 값들의 하락으로 인 해 GGI는 중등교육(3%p) 및 고등교육(6%p)의 여성 비율, 국회의원 여성비율(1%p), 여성 소득비율 (5.6%p) 등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 점수는 소폭 하락하게 되고, 순위 또한 2007년에 비해 7개 순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GII와 한국여성의 지위 변화 성불평등지수(GII)의 한국 순위는 2010년 첫 발표 시 138개 국가 중 20위, 2011년은 145개 국가 중 11 위를 차지한다. 이는 GEM과 GGI등의 성평등지수 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순 위이다. 기존 성평등지수 순위에 비해 GII에서 한국의 순위가 높은 주요 이유는 생식건강 영역에서 청소년 출산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생식건강의 두 지표 중 모성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18명으로 OECD <표 2> GII 순위와 점수 (단위 : 10만명당, 천명당, %) 생식 건강 여성 권한 노동참여 국가 순위 점수 모성사망률 청소년 출산율 여성 의회비율 중등이상 교육 받은 인구 (25세 이상) 여성 남성 경제활동 참가율 여성 남성 2010년 한국 20 0.310 14 5.5 13.7 79.4 91.7 54.5 75.6 2011년 한국 11 0.111 18 2.3 14.7 79.4 91.7 50.1 72.0 스웨덴 1 0.049 5 6.0 45.0 87.9 87.1 60.6 69.2 일본 14 0.123 6 5.0 13.6 80.0 82.3 47.9 71.8 호주 18 0.136 8 16.5 28.3 95.1 97.2 58.4 72.2 미국 47 0.299 24 41.2 16.8 95.3 94.5 58.4 71.9 주 : 1) ( )는 OECD 회원국내 순위. 2) 점수는 낮을수록 성평등한 것임. 자료 : UNDP(2010,2011), Human Development Report. 11) 임금격차의 증가는 남녀 임금비의 감소를 의미함. 38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회원국의 평균(약 10명)보다 많은 편이었지만, 청소 년 출산율은 해당 연령 천명 당 2.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약 16.3명)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호주의 경우 한국에 비해 모성사망률이 낮고, 여성 의회비율이 높으며, 경제활동 참가율과 중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인구의 비율과 격차 모두가 한국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출산율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 한국보다 낮은 성평등 순위를 보인다. 이는 일본과 비교에서도 동일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GII의 측정방법이 불평등 및 연관성 민감형 지수라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측정방법이 영역 간 연관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 지표의 값이 극히 낮은 값을 가질 경우, 지수값에 매우 큰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의 경우, 청소년 출산율이 2.3%로 세계 최저수준으로, 일본과 호주에 비해 청소년 출산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표가 모두 비율과 격차에서 낮음에도 더 높은 순위를 보이는 이유이다. 3. 소결 1995년 UNDP가 GDI와 GEM를 발표한 각국은 성평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들 지수의 한계 점을 비판함과 동시 WEF, Social Watch, OECD 등 에서는 각기 다른 접근으로 성평등지수를 개발 발표 해 왔다. 이들 지수는 측정기준과 방법, 그리고 성평 등의 관점이 약간씩 차이가 있어 한 국가의 성평등 수 준을 일관되게 측정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GDI는 HDI에서 성불평등을 반영하다보니 한 국가의 개발 정도에 큰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으며, GEM의 경우 도시엘리트 중심의 지표구성으로 성평등 수준의 일반 화에 대한 의문이 갖게 하였다. 더욱이 이들 지수는 다수의 지표에 추정치를 활용함에 따라 지수의 신뢰 성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2010년 UNDP는 새로운 성평등지수로 GII를 개발 하여 발표한다. 이 지수는 기존 문제를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편으로 여성특화지표와 제한된 지표 사용으로 인해 한계가 지적되었고, 새로 제안된 측정방법론 또한 매우 낮은 지표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GII의 이러한 문 제는 그동안 성평등 후진국으로 평가되었던 한국을 단번에 성평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만들어 놓았다. 한편 WEF는 2006년 개발정도와 무관하게 성별격차 로만 성평등을 측정한 성격차지수(GGI)를 발표한다. 이 지수는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적 성취수준을 측정 하여 개발정도에 관련성이 높은 UNDP의 성평등지 수와 다른 특징을 보여 주었다. GGI는 측정에 있어 기존 지수와 달리 14개의 비교적 많은 지표를 사용하 였고 남녀의 격차만으로 성평등을 접근함으로써, 성인지 정책적 접근을 쉽게 하였다. 이처럼 국제기구에서 발표하는 성평등지수는 그 특성과 산정방법의 차이로 인해 한 국가의 성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1995년 이후 낮은 GEM 수준으로 인해 성평등이 매우 낮은 국가로 알려졌으나, 이 지수의 단점을 보안한 GII에서는 성평등 상위국(145개 국가 중 11위)으로 발표된다. 이는 GGI는 2011년 135개 국가 중 107위로 한국을 최하위권으로 분류하는 것과 상반된다. 여성가족부는 2009년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성평 등지수를 개발하였다. 2010년부터는 한국의 성평 등지수 보고서를 발간하여 8개 영역에 44개의 지표와 2012 여름호 39
이슈브리프 지수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광역단위의 성평등지수인 지역성 평등지수 를 개발하였고, 2012년부터 정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성평등지수는 지표와 측정방법에 지수는 순위를 모니터링 하기보다 지표의 증감에 더 민감해야 한다. 앞으로 여성가족부가 두 지수를 지속 적으로 발표 및 모니터링 하여 성불평등한 영역에 대한 체계적 정책을 수립될 것을 기대한다.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성평등 <표 3> 주요 성인지 지수의 측정방법과 특성 지표구성 측정방법 지수의 특징 지수 영역 지표 관심 측정기준 가중치 특징 유형 특징한계 발표 기관 GDI 3 4 GEM 3 4 성취수준에 있어 성불평등정도 여성의 기회정도 성별 평균성취 (average achievement) 성별비중 (percentage share)+평균성취 지표: 성별인구 비율 영역: 없음 지표: 성별인구 비율 영역: 없음 성별 불평등을 반영한 평균성취 수준 측정 여성의 참여비중 측정 불평등 민감형 가법지수 불평등 민감형 가법지수 HDI와 연계된 해석 추정치 활용 절대수준에 의존 도시엘리트 중심의 지표 구성 추정치 활용 UNDP UNDP GII 3 5 GGI 4 14 GEI 3 10 SIGI 5 12 성취수준에 있어 성불평등정도 성별 격차 (gender gap) 성별 격차 (gender gap) 제도상 평등수준 성별 평균성취 (average achievement) 성비 (sex ratio) 성비 제도유무와 여성 성취비율 없음 영역과 영역내 지표들간 연관 민감성 반영, 여성 특화지표 포함 지표:1%p 변화 남성 대비 여성의 에 대한 표준편 상대적 성취 수준 차 변화 측정 영역: 없음 지표:성별인구 남성 대비 여성의 비율 상대적 성취 수준 영역: 없음 측정 없음 성과지표가 아니 라 투입지표를 활용 불평등 및 연관성 민감형 지수 단순가법형 지수 단순가법형 지수 종합지수 산정 안함 제한된 지표 사용으로 정책 지표로 한계 여성특화지표 문제 성평등을 성취 수준과 관계없 이 성별 격차로 만 파악 절대성취수준 의 미반영 투입의 평등이 성과의 평등과 불일치 발생 가능성 있음. UNDP WEF Social Watch OECD 40 젠더리뷰
국제 성평등지수 특징과 한국여성의 지위 참 고 문 헌 김태홍 전기택 주재선(2011). 2011년 국가성평등보고서. 여성가족부. (2010). 2010년 국가성평등보고서. 여성가족부. 김태홍 전기택 주재선(2011). 지역 성평등지수 표준안 연구. 여성가족부. 김태홍 전기택 주재선(2009). 2009 성평등지표 개발과 측정방 안 연구. 여성부. Lucia Szabová(2011), Dimensions of the Gender Inequality Index. OECD (2008). Gender and Sustainable Development: Maximising The Economic, Social, and Environmental Tole of Women. Socal Watch (2008). Gender Equity Index 2008 : 20th century debts, 21st century shame. UNDP(2011). Human Development Report 2011: Substantiality and Equity. UNDP(2007/2008). Human Development Report 2007/2008: Fighting Climate ChangeHuman Solidarity in a Divided World.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2010). Human Development Report 2010 : The Real Wealth of Nations : Pathways to Human Development.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WEF(2011). The Global Gender Gap Report 2011. 2012 여름호 41
이슈브리프 1. 들어가며 최근 수원에서 불거진 오원춘 20대 여성 살해사건 이나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비례대표 당선과 관련된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1) 안 상 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논란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바 있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었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별개로 다문화 또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함께 불러일으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다문화 관련 정책의 기조에 대한 거대한 역류처럼 이해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나 학계, 언론에서 이들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자스민 의원 당선과 관련된 여론의 반감과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된 논란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1 차적 대상이 결혼이주여성이었고, 한국인 2세를 낳고 기른다는 점에서 이들의 한국사회에 대한 적응과 동화의 문제가 다문화 담론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 것도 결혼이주여성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결혼이주 여성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온정주의적 다문화 정책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주여성 출신 공직자의 출현에 이토록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이 글에서는 최근 수행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다루면서, 결혼이주 형태로 나타난 이주의 여성화 2) 라는 맥락 속에서 진행된 다문화 사 회로의 진전이란 의미에서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을 1) 본 글의 일부 내용은 2011년 여성가족부의 용역과제인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연구 와 2010년 사회통합위원회의 용역과제인 한국형 다문화수용성 진단도구 개발 연구 에서 이 루어진 조사결과를 재구성하거나 추가 분석하여 실었음 2) Castle과 Miller(2003)의 연구에서 국가 간 노동 이동 중 다수가 여성 이주자들로 구성되는 현상을 이르는 말(황정미, 2009). 42 젠더리뷰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젠더적 관점에 비추어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이를 기 반으로, 앞서 언급된 것처럼 결혼이주여성의 공직진 출 논란과 같이 외국인인 동시에 여성인 이주민에 대 한 사회적 인식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먼저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개발된 다문화 수용성 진단 도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 사 (여성가족부, 2011)의 결과를 소개하고, 젠더적 관 점에서 다문화 수용성을 알아보기 위해 2010년의 다 문화수용성 진단도구 개발 (사회통합위원회, 2010) 연구 자료에 대한 재분석 통해 성차별주의와 다문화 수용성의 관계, 성차별주의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인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2. 다문화 수용성 개선 정책의 필요성 학계 및 정책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다문화 사회로 의 진전 과정에 외국 이주민에 의한 범죄 나 이주민 출신 공직자의 출현 등에 따른 사회적 반감이나 반대 여론에 부닥트릴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있었고, 이와 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 효과적 으로 대처함으로써 자칫 국민적 여론이 제노포비아 (xenophobia, 외국인 혐오증)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 당국 차원의 대처방안들을 마 련해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있었다(예컨대, 황정 미 등, 2007; 윤인진, 2010; 안상수, 민무숙, 김이선, 김금미, 이명진, 2011). 다문화 관련 정책의 방향은 크게 볼 때, 다양한 경 로로 국내로 유입되는 다문화인, 즉, 결혼이주여성, 외국인근로자, 재외동포, 재외동포, 동반입국자녀,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 등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생활 과 정착을 돕기 위한 정책적, 법적, 제도적 지원과 정비 노력, 인권보호 제도의 마련 등이 한 축을 이루 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의 외국 이주민 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것, 외국 이주민을 편견과 차별의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다문화 이해 교육의 강화 등이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주의 사회로 진전되어 가기 위해서는 지금 언급된 정책 방향 축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매우 중요 한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이 주민에 대한 우리 국민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줄이 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문화 정책이나 다문화 관 련 국민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 족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일찍 부터 이주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서구의 여러 나라 들에 비해 이주의 역사가 매우 짧고, 혈통주의와 단일 민족에 대한 강한 신념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이주민 을 공존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한국사회로의 흡수 내지는 동화를 전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였기 때 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나 주요 정책 당국에서조 차 이주민을 동화 또는 흡수로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류의 한국 인이 가진 외국 이주민에 대한 편협된 시각과 부정적 태도를 주목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미 흡하였다는데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외국인 및 이주민에 대한 주류 한국의 인식과 수용적 태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진단할 마땅한 도구가 마련되어 있 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국민의 이주민에 대한 부정 적 태도를 개선하고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정 책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가야 할지에 관한 좌표를 설정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한 가지 원 인이었다고 생각된다. 2012 여름호 43
이슈브리프 3. 이주의 여성화 와 다문화 수용성 2011년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외국 이주민 의 수는 약 127만 명에 이르며,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2.5%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외국 이주민의 증 가 추세는 2006년 약 53만 명 기준으로 5년 사이 2.4 배로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한편 이 중 여성 이주민의 증가율은 남성이 2.1배 증가하는 사이 2.7배로 증가 속도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혼 인귀화자를 포함한 결혼이주자의 수는 18만 8천명으 로 전체 외국 이주민의 15%에 이르고, 2006년 5만 5 천여 명에서 약 5년 사이 3.4배가 더 증가함으로서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주의 여 성화 현상의 한 단면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외국인정책위원회는 한국사회를 민족적 문화적 다양성이 의미 있게 부각된 사회 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의 다문화 인식은 외국인 유입에 대한 배타성, 민족적, 문화적 단일성을 중시하 는 경향이 있으며, 표면적 차원에서는 이주민에 대해 수용적인 것처럼 보이나, 아직 일관된 태도를 형성하 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들 이 이주민을 보는 시각은 이주민의 출신 국가의 경제 발전수준과 문화자본으로서의 가치가 등급화, 차별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출 신자와 중국,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출신자는 한국사 회에서 같은 외국인이면서도 전혀 다른 위상의 대우 와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출신국가별 외국인 또 는 이주민에 대한 태도를 비교한 연구 결과들은 일관 되게 이러한 등급화에 따라 미국과 일본과 같은 선진 국 출신 외국인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반면에 개발 도상국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거나 배타적인 태도를 취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김이선 등, 2007; 장태한, 2001).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 출신자가 이주민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의 다문화 현 실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경향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한국인이 외국인이나 외 국 이주민이 증가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외국 이주민을 대하는 한국인의 인식과 태도 및 행동 적 정향이 어떠한 양상을 띠는지를 알아보고, 한국인 이 가진 외국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태도를 어 떻게 완화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정책적 지점을 구체화 하고자 하는 시도의 하나로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한국형 다문화수용성 진단도구가 개발되기에 이르렀 다. 다문화수용성 진단도구에서 가정하고 있는 다문 화 수용성이란 다문화 사회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자기와 다른 구성원이나 다른 문화에 대하여 집단별 편견(인종, 국가 등)을 갖지 않고 자신의 문화와 동등 하게 인정(상호 인정)하고, 그들과 조화로운 관계 설 정(공존의 방향)을 위하여 협력 및 노력하며, 외국인 이나 이주민을 대할 때 출신지역이나 경제적 수준별 로 차등을 두지 않으면서 세계시민의 한 일원으로서 보편적 가치에 입각하여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총체 적인 의미의 태도 를 말한다(안상수, 등, 2011). 다문화수용성 진단도구의 구성개념은 다문화관련 기존 연구결과 및 현재 한국사회의 다문화 현실 수준 을 반영하여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을 구성하는 축 을 관계성, 다양성, 보편성이라는 3개 차원으로 구성 하였다. 첫 번째 다양성 차원의 하위영역으로는 문화 개방성, 국민정체성, 고정관념 및 차별 요소들로 44 젠더리뷰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구성되어 있고, 두 번째, 관계성 차원의 하위영역에는 일방적 동화기대, 거부 회피정서, 상호교류 행 동 의지 요소가 구성되었다. 세 번째 보편성 차원의 구성개념은 한국인의 다문화 인식 특성을 반영한 것 으로, 경제발전수준이나 문화적 가치의 등급화, 차별 화에 근거하지 않고, 외부세계에 대한 다양한 경계를 초월한 상위의 도덕적 규범을 실천하고자 하는 경향을 알아보기 위한 차원으로 그 하위영역에는 이중적 평가, 세계시민 행동의지 요소가 있다. 따라서 다문화수 용성 진단도구는 3개 차원의 구성개념으로 이루어지 며, 그 구성요소로서 총 8개의 하위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전체 35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다문화수용성진 단도구(KMCI)의 내적 합치도를 살펴보면, 2,500명 의 타당도 조사 응답자 자료에서 구한 Cronbach의 계수( )가.94로서 높은 신뢰도 수준을 나타냈다. 4. 국민 다문화수용성지수 현황 다문화수용성 진단도구는 다양성, 관계성, 보편성 이라는 3개 차원과 총 8개의 구성요소로 구성되어 있 다는 점에서 다문화 수용성을 전체 점수, 3개의 차원별 <표 1> 다문화 수용성 지수의 구성개념 및 가중치 구성요소 주요 측정 내용 가중치 문화개방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이주민 유입 정주 인정 12 다양성 국민정체성 국민됨의 자격기준에 대해 다양성 인정 13 고정관념/차별 외국인 및 이주민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 14 일방적 동화 기대 이주민의 우리문화 동화 및 순응 기대 12 관계성 거부 회피정서 이주민 접촉상황에서 비합리적인 부정적 정서 14 교류행동의지 이주민과의 친교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 12 보편성 이중적 평가 세계시민 행동의지 경제개발 수준, 문화적 배경 등에 등급을 둠 인류애와 같은 보편적 가치추구 및 실천의지 12 11 국민 다문화 수용성(KMAI) 8개 구성요소별 측정값의 종합 100 점수 그리고 8개 구성요소별 점수로 각기 살펴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2011년 연구에서는 잠재 변수와 측정변수간의 관계를 구조방정식 측정모형 방식으로 모형화하여, 앞서 언급된 8개 하위 구성요소 에 대한 가중치를 도출함으로써, 0~100점 사이의 문 화수용성지수를 산출하였다. 지수산출의 의미는 수 집된 자료가 갖고 있는 정보의 간명성을 높이고 의 미의 전달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표 1은 구조방정 식 측정 모형을 통해 8개 하위 구성요소별로 산출된 가 중치와 각 구성요소의 의미를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2012 여름호 45
이슈브리프 전국 대표적 표집으로 일반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얻은 다문화 수용성 지수의 주요 결과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 전체 평균 은 51.17점이었다. 다문화 수용성이 낮은 하위 20% 집단의 평균지수는 30.91점이었고, 상위 20% 집단의 평균지수는 70.89점이었음을 고려하면, 향후 우리 국민의 다문화수용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다문화 수용성 지수를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이 50.72점으로 남성 51.62점보다 다소 낮았으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위요소별 로 살펴보면, 다양성차원의 문화개방성 요소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개방성을 보였고, 관계성 차원에서 거부 회피정서, 상호 교류행동 의지 요소 등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낯선 외국 이주민들과의 대면이나 교류 장면에서 위협 혹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 등 정서적인 요인에서 여성이 더 민감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셋째, 인구통계학적 특성별로 살펴본 결과, 젊은 연령층일수록(20대 53.93점 vs. 60대 47.63점), 학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직업유형별로 살펴본 결과, 단순노무직 종사자, 서비스업 종사자, 기능 및 장치조립 종사자 등의 직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역시 비교적 낮은 다문화 수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들 직업분야는 이주민 및 외국인 근로자들과 노동시장이 중첩되거나 상호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201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의 15세 이상 외국인의 직업별 분포를 보면, 단순노무직 종사자가 33.4%, 서비스 종사자 8.6%, 기능 및 장치조립 등의 종사자 8.5%의 순이었고, 농 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0.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 75 70 65 60 55 50 45 40 35 57.91 53.77 51.81 51.33 50.03 30 <그림 1> 외국인 및 이주민 접촉유형별 구성요소별 다문화 수용성 지수 6 46 젠더리뷰 5 4 3 4.09 3.64 3.52 3.98 3.11 3.06 3.06 3.15 2.68 2.66 2.60 2.73 2.88 2.58 3.59 3.22 3.79 3.52 3.23 2.90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마지막으로 친인척 중에 외국인이나 이주민이 있는 경우(전체 응답자 중 7.5%)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가 51.81점으로, 일반국민의 전체 다문화 수용성 지수 (51.17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에, 외국이나 이주 민이 친구 중에 있는 경우 57.91점이나, 직장/학교 동료 중에 있는 경우 53.77점에 비해서 다문화 수용성이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하위 구성요소별로 살펴본 결과, 외국 이주민 친인척을 둔 국민들은 일반국민들에 비해 다문화 수용성의 하위 구성요소 중, 고정관념 및 차별 요소와 국민정체 성 요소의 다문화 수용성은 여타 접촉유형에 비해 다 소 높았으나, 문화개방성 요소와 일방적 동화 기 대 요소의 수용성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 한 결과는 외국인 및 이주민을 친인척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주민에 대해 고정관념이나 차별행동을 적 게 나타내고, 국민됨의 자격기준을 덜 엄격히 적용하 는 경향을 보이지만, 다양한 문화, 인종, 종교의 유입 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외국이주민이 한국의 문화와 관습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는 일방적 기대를 강하게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곧 결혼이주여성들 이 한국의 가부장적 가족관계 구조 속에 가족에서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의 역할에 순응할 것을 요구받거 나 강요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된다. 5. 다문화 수용성과 성차별의식 외국인이며 동시에 여성인 이중적 소수자(double minority)'로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결혼이주여성들은 외국인으로서의 차별과 함께 여성으로서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전통적 가치와 질 서에 적응하고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 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이주민이라는 포괄적 대상에 대해 전반적 의미의 다문화 수용성을 다루었다면, 이 중적 부담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결혼이주여성에 대 한 한국민의 인식과 성차별의식, 그리고 다문화 수용 성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2011년 국민 조사 에서는 성차별의식이나 이주민 유형별 사회적 거리 감 등을 측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2010년에 이루어진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결과 를 제시하였다. 먼저 응답자의 외국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을 알아 보기위해 평가대상을 선진국 출신과 개발도 상국 출신으로 나누어 알아보았다. 사회적 거리감은 Bogardus의 사회적 거리 척도를 변형한 것으로 1 6점 사이의 점수를 가지며, 높은 점수일수록 대상 집단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거리감을 더 크게 인식한 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1,011명의 조사응답 자들은 개발도상국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을 선진국 출신 이주민에 비해서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또한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자가 자신의 배우자나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과 같이 가까운 관 계를 맺는 것에 대해 사회적 거리감을 더 크게 인식하 는 경향을 보여주었고, 주목되는 것은 외국 이주민이 우리나라 공무원과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대해서 자 신과 가까운 관계를 맺는 것과 유사한 정도의 거리감 을 나타냈다는 점이다<그림 2 참조>. 2012 여름호 47
40 35 이슈브리프 30 6 5 4 3 2 4.09 3.64 3.52 3.98 3.11 3.06 3.06 3.15 2.68 2.66 2.60 2.73 2.88 2.58 3.59 3.22 3.79 3.52 3.23 2.90 1 <그림 2> 선진국 출신 및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이러한 결과는 10 이자스민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개발 도상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이 공직진출을 하였을 때, 선진국 출신의 공직진출에 비해 더 큰 반대 여론에 선이 여타 이주민에 대한 감정온도에 비추어 이들의 부딪칠 수 있음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게 해준다. 7 한편 2010년 조사 자료를 통해 외국인 이주민 출신 9 8 유형에 따라 우리 6 국민의 감정온도가 어느 정도 차이 를 보이는지 그리고 성차별의식 유형별로 다문화 수 5 용성에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를 살펴보았다. 먼 시선이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결혼 4 6.89 6.50 저 응답자들에게 한국인, 탈북자, 결혼이주여 과, 각 대상별로 느끼는 감정온도는 한국인에 대해 평 균 8.42 이였고, 결혼이주여성 6.87 선진국출신 외 국인 6.69 조선족/중국동포 6.33 탈북자 6.28 외국 인노동자 6.23 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 응답자들은 한국인 자신에 3.5대해서 가장 높은 감정온도를 나타냈 고,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인 이외의 여러 대상 집단들 중 가장 높은 감정온도를 보여, 탈북자나 조선족보다 hostile sexism)은 지배적 부성주의, 경쟁적 성별분 도 더 따스한 시선으로 지각하고 있었으며, 탈북자나 조선족 출신 중국동포에 2.0 비해서도 더 높은 감정온도를 보였다. 응답자들이 보이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따스한 시 한국사회에서의 안정된 정착에 일견 긍정적으로 작용 할 수 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결혼 이주여성이 사회적 공분이나 비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나 범죄에 연루되었다면, 이러한 따스한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가 규정하고 있는 여성의 본분 성, 조선족/중국동포, 외국인노동자, 선진국 출 을 순순히 순응할 때만 유효한 긍정적인 정서는 아닐 신 외국인 각각에 대해 감정온도(25 25 사이의 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성차별의 점수를 부여하게 함)를 평정하도록 해 보았다. 그 결 식과 감정온도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 조사에서 5.0 4.5 4.0 3.0 2.5 7.20 6.80 HS_,BS_ HS_,BS_ HS_,BS_ HS_,BS_ 3.93 3.54 6.87 사용된 성차별의식 측정도구는 양가적 성차별주의 이 론의 관점에서 개발된 척도이다. 양가적 성차별주의 이론에 따르면, 성차별의식은 적대적인 것과 온정적 인 형태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두 가지 모두 여성에 3.70 대한 남성 지배적인 사회체제 유지를 정당화하는 방 3.45 식으로 기여한다고 한다. 즉 적대적 성차별의식(HS: 업, 적대적 이성애라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여성 이 남성의 권위나 영역을 침범하거나 남성에게 비합 HS_,BS_ HS_,BS_ HS_,BS_ HS_,BS_ 48 젠더리뷰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80 리적인 요구를 한다는 부정적인 태도를 의미한다. 반 75 면에 온정적 성차별의식(BS: benevolent sexism)은 70 보호적 부성주의, 65 보완적 성별분업, 친밀한 이성애라 60 는 이데올로기에 따른 것으로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 55 로 규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들을 애정과 보호의 50 45 감정으로 대하려는 호의적 태도를 말한다. 적대적 성 40 별의식은 남성 지배적인 성별구조에 도전하려는 여성 35 에 대한 채찍의 성격을 띠는 것인 반면, 온정적 성별의 30 식은 전통적인 성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에 대한 당근 의 성격을 띤다. 온정적 성별의식이 겉보기에는 여성 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그 근저에는 남성 지배적인 권력구조를 유지하려는 은밀하고 암묵적인 6 정당화 논리가 숨겨져 있다는 점에서 성차별적인 태 도라 할 수 있다(안상수 5 등, 2007). 여성에 대한 3.98 태도는 적대적 성차별의식과 온정적 성별의식이 상호보완적(체제 3.64 3.52도전적인 여성에 대한 4 3 채찍, 전통적인 성역할을 수행하는 2.68 여성에 2.66 대한 당근 2 제공)으로 기능함으로서 남성 중심적인 성역할 체계 1 4.09 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이러한 양가적 성차별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저출산 문제 해결 이나 가족 노동력의 안 2.60 전한 확보 라는 고정관념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외 국인 노동자나 새터민에 비해 더 호의적이고 따스한 대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온정적 성차별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인식이 57.91 더욱 클 것 51.81 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를 분석하기위해 응답자의 적대적 성차별의식과 온정적 성차별의식의 고저에 따 라 4개의 성차별의식유형 집단(1 HS_저,BS_저 집 단, 2HS_고,BS_저 집단, 3HS_저,BS_고 집단, 4 HS_고,BS_고 집단)으로 분류하여 이들 집단이 이주 3.11 3.06 3.06 3.15 민 각 대상 집단(한국인 탈북자, 결혼이주여성, 조선 족 등)에 대한 감정온도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 보았다. 그 결과, <그림 3>에서 보는 것처럼 HS_ 고,BS_저 응답자군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감정온도 가 가장 낮았고, HS_저,BS_고 응답자군이 가장 높은 감정온도(평균 7.20 )를 3.79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리고 성평등의식이 2.88 높은 3.52집단이라 할 수 있는 HS_ 저,BS_저 2.73 2.58응답자군이 두 번째로 높은 감정온도 (6.89 )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적대적 성차별 의식이 낮고, 온정적 성차별의식이 높은 응답자들이 결혼이주여성을 가장 따스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59 3.22 2.90 3.23 53.77 51.33 50.03 10 9 8 7 6 6.89 6.50 7.20 6.80 6.87 5 4 HS_,BS_ HS_,BS_ HS_,BS_ HS_,BS_ <그림 3> HS와 BS 유형별 이주민에 대한 감정온도 지각 5.0 2012 여름호 49 4.5
6 5 이슈브리프 4 HS_,BS_ HS_,BS_ HS_,BS_ HS_,BS_ 5.0 4.5 4.0 3.93 3.5 3.54 3.70 3.45 3.0 2.5 2.0 HS_,BS_ HS_,BS_ HS_,BS_ HS_,BS_ <그림 4> HS와 BS 유형별 이주민 한국문화 순응기대 및 다문화수용성 그렇다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따스한 감정온도와 마찬가지로 적대적 성차별의식이 낮고 온정적 성차별 의식을 가진 응답자들이 우리문화와 시댁의 풍습과 예절에 대한 순응 기대나 강요 없이 순수한 의미에서 다문화수용성가 높을 것인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다 문화수용성 평균(1 6점 척도)과 함께, 이주민 한국 문화나 관습 순응, 결혼이주여성 시댁 풍습 예절 순 응, 이주민 자녀 한국어 우선, 단일민족의 자랑스 러움 등 4개 문항(1 6점 척도)에 대해 응답자의 성차 별의식 유형별로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는 <그림 4>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문화수용성은 HS_저, BS_저 응답자군이 가장 높았고, 앞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감정온도가 가장 따스하였던 HS_저, BS_고 응답자 군은 그 다음으로 다문화 수용성이 높았다. HS_저, BS_고 응답자군이 비교적 높은 다문화 수용성과 감정 온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댁풍습과 예절, 순응 기 대 나 그 자녀의 한국어 습득 우선 에 대한 기대 또 한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문화 수용성과 상반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는 단일민족이라는 것에 대한 자랑 스러움 지각 역시 높음으로서 다문화 수용성 또는 결 혼이주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감정이 혼재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즉, 온정주의적 성차별의식이 강한 응답자들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배려와 지원의 감정도 갖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문화나 전통적 가족적 가치에 순응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 을 일관되게 시사해 준다. 6. 나오며: 결론 및 종합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먼저 국민 다문 화 수용성 조사 결과에서 우리국민들은 다문화 수용 성 지수는 51.17점으로 높지도 그렇다고 아주 낮은 것 도 아닌 중간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인다. 물론 그 정도 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다년간의 추이를 알아보는 조 사가 따라야 할 것이다. 본격적인 다문화 수용성 조사 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정기적인 조사가 뒷받침됨으로서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의 50 젠더리뷰
다문화 수용성과 젠더 추이 파악을 통해서 다문화 수용성의 어떠한 요소와 차원이 더 개선되어야 하며, 또 이를 위해서 어떠한 정 책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이 더욱 구체적으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자료를 통해서도 도출된 몇 가지 시사점을 중심으로 언급하면, 우리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이 외 국 이주민과 접촉이 빈번한 집단과 접촉이 거의 없는 집단으로 대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주민과의 접촉 이 비교적 빈번한 집단의 경우는 다문화 수용성이 상 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목되는 것은 매 우 빈번한 접촉이 있는 집단, 예컨대 친인척 중에 이 주민이 있는 집단 의 경우, 접촉이 거의 없는 집단과 마찬가지로 수용성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구성요 소별로 구체적인 분석 결과, 일반국민과 달리 접촉이 많은 사람들은 이주민에 대한 고정관념은 적은 편이 며, 국민됨에 대한 자격기준을 일반 국민들처럼 엄격 히 적용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이주민의 한국문화에 대한 동화나 순응 기대가 다문화 수용성 개선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되 었다. 따라서 이들 국민에 대해서는 단순한 의미의 다 문화이해 교육을 넘어서는 심화 다문화교육이나 프로 그램들이 적용될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을 만들어 나아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2011년 다문화 수용성 조사를 통해서 저소득 층, 고연령층, 그리고 단순노무직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기능 장치조립 종사자 등의 수용성이 낮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계층과 직업분야 는 이주민 및 외국인 근로자들과 노동시장을 공유하 거나 중첩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상호 경쟁적 적대적 관계에 놓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이들 대상의 다문화 수용성 향상 및 다문화 이해 증진을 위한 정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에서는 이들이 생 업현장을 떠나 교육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들을 위한 다양 한 다문화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고, 가까이는 외국인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 이벤트들 보다는 내국인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는 이벤트들을 보다 활성화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다문화 수용성을 젠더적 관점에서 검 토해 보기 위해서 응답자의 성차별의식 유형을 나누고, 이들 응답자들이 외국인이면서 여성으로서 이중적 소수자라 할 수 있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어 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다루었다. 그 결과 성평등한 집단이라 할 수 있는 HS_저, BS_저 응답자군이 높은 다문화 수용성을 보였고, 성차별의식이 가장 높은 HS_고, BS_고 응답자군의 다문화 수용성이 가장 낮은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응답자군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가장 호의적인 감정온도나 태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우리 문화, 가족질서, 우리말, 단일 민족정서 등에 대한 순응 기대와 같이 우리 문화 및 전통 가족적 가치를 고수하려는 이중적 정서가 혼재되는 양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서는 다문화주의 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 정립이 없이, 우리 문화에 대한 일방적 동화기대를 담고 있는 지원과 배려 중심의 현행 다문화정책과 매우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수원 오원춘 사건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주민에 대한 온정 적 시선은 이주민에 의한 혐오 범죄 발생과 같은 중요 이슈나 사안이 발생될 때마다 그 수용성은 쉽게 폐기 될 수 있는 취약함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자스민씨의 경우처럼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주류 다수 집단의 지 원과 배려가 표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수 집 단의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외국 이주민이나 결혼이 2012 여름호 51
이슈브리프 주여성의 본연의 역할 이상의 것을 요구하거나 주류의 기득권에 도전할 때는 평상시의 인자함이 돌변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가혹하고 냉엄한 반대급부가 언제 되돌아올지 모를 일인 것이다. 따라서 개인수준에서 문제로 비화되거나 집단범주 수준으로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행태를 막기 위한 미디어 또는 언론의 자정노 력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더 한층 강화 되어야 할 것이다. 발생되는 문제가 이주민이나 결혼이주자 전체 집단의 참 고 문 헌 안상수, 민무숙, 김이선, 김금미, 이명진(2011). 국민 다문화수용 성 조사 연구. 여성가족부. 민무숙, 안상수, 김이선, 김금미, 류정아, 조영기(2010) 한국형 다 문화수용성 진단도구 개발연구. 사회통합위원회 52 젠더리뷰
이슈브리프 2001년 정부의 시판 허가 이후 현재까지 전문의약 품으로 분류되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응급피임약(emergency contraceptive pill) 1) 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둘러싸고 최근 다시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이해당사자 간(의사, 약사, 종교계, 여성계 및 시민단 체 등)의 갈등과 논쟁이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여기 서는 응급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 배경 및 일반의 약품 전환에 대한 그 동안의 주요 전개내용을 살펴 보고,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의 입장 차이는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바람직한 제도 방향에 제안하고 자 한다. 1. 응급피임약의 전문의약품 분류 배경 및 일반의 약품 전환에 대한 주요 전개내용 2001년 5월 7일 현대약품(주)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프랑스의 HRA파마사에서 제조한 노레보정(레보놀 게스트렐성분) 2), 일명 응급피임약의 수입품목 허가 신청을 제출 하였고, 이 작은 알약의 수입문제에 대한 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다. 물론, 그 이전인 1996년 7월 한국쉐링(주)에서 응급피임약의 일종인 테트라기논정의 수입허가를 신청하였으나, 윤리적 사회적 영향을 고려할 때 국내시판이 시기상조라는 자체 판단 하에 신청을 취하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의 응급피임약 도입과 이에 대한 논란의 발단은 1995년 국제가족계획연맹(IPPF) 3) 이 그 당시 김 동 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 사전피임약과 구분되는 의미로 사후피임약(postcoital contraception 또는 morning after pill)이라는 용어로도 사용되나, 일반인들에게 응급피임 방법의 시도 시기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어 국제기구 및 대다수 국가에서는 응급피임약으로 불림 2) 성관계를 가진 여성이 72시간(3일) 이내 복용하면 수정란의 자궁내막 착상을 방지하여 임 신을 막는 효능을 지닌 약품으로 알려져 있음 3) 1995년 4월 이탈리아 벨라치오에서 응급피임의 사용증대를 위한 연구활동, 정책, 정보 관 련 내용이 제안되었고, 그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응급피임에 먹는 피임약 복합제 제를 포함시키면서, 응급피임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72시간 이내에 호르몬 요법이나, 5일 이내에 자궁내 장치를 이용하여 임신을 예방하는 피임방법 으로 정의함. 그 이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먹는 피임약 복합제제를 응급피임으로서의 안정성과 유효 성을 승인함 2012 여름호 53
이슈브리프 우리나라의 가족계획사업에 응급피임보급 시범사업 추진을 제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IPPF의 제의를 수락하여 대한가족계획협회(가협)는 1997년 12월 응급 피임보급 시범사업계획(안) 수립하고, 보건복지부와 함께 1998년 10월 사업계획을 확정한 후 1998년 11 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2년간 시범사업 4) 을 실시하 였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총 871명에게 응급피임약이 제공되었고, 부작용 건수는 19건(임신 8건, 심한 오심 구토 9건, 자궁부정기 출혈 1건, 심한 가려움증 1건) 이었다. 본 시범사업을 통해 가협은 응급피임 대상자 및 적용범위를 여성 전체와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확대 적용하고, 응급피임 보급체계의 단계별 확대와 사후 관리의 체계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평가하였다. 응급피임약 관련 시범사업과 수입허가 신청 이후 의사 약사 종교 여성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간 찬반양론 5) 이 분분한 가운데 2001년 10월 12 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응급피임약 국내도입 여 부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고, 기조발표를 맡 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실장은 응급피임약 을 도입하되 우리나라의 성교육 실태와 일반국민들 의 피임 및 오남용 위험에 대한 낮은 인식도 등을 종합 적으로 고려할 때 일반의약품보다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였다. 이후 동월 31일 식품의 약품안전청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위원들의 자문의견 6) 을 바탕으로 2001년 11월 7일 응급피임약 인 노레보정을 전문의약품으로 시판을 최종 확정하였 고, 2002년 1월 21일부터 국내에 시판되었다. 우리나 라가 노레보정의 수입품목 허가에 대한 논란과 논 쟁이 있었던 시기에 의약품 분류상의 차이는 있었으나 응급피임약을 허가한 국가들은 상당수 있었다(표1). <표 1> 응급피임약(노레보) 허용국가 현황 7) 의약품 분류 8) 국 가 명 가봉, 기니, 그리스, 네덜란드, 도미니카공화국, 독일,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멕시코, 룩셈부르크, 부르키나파소,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브라질, 칠레, 베닌, 베네주엘라, 벨기에, 스리랑카, 스페인,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엘살바도르, 카메룬, 콩고, 콜롬비아, 튀니지아, 페루 등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덴마크, 모로코, 스웨덴, 포르투갈, 프랑스 등 출처 : 김홍신 국회의원 보도자료(2011.9.11.) 4) 대한가족계획협회의 청소년 성상담소와 전국 보건소, 시도 청소년 상담실, 성폭력상담소 등이 응급피임약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담당하고, 대한가족계획협회 부설 가족보건의원에서는 응급 피임서비스를 담당함(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응급피임약 국내도입 여부 검토방안 정책토론회 자료집 참조) 보급된 응급피임약: 독일 쉐링(주)의 PC4(테트라기논) 보급대상 : 성폭력(강간 등)으로 임신이 우려되는 경우, 근친상간 등 윤리적으로 임신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 성폭력 상담기관(관련 기관 및 단체 포함)에서 응급피임을 의뢰한 경우, 기타 임신을 원하지 않는 미성년, 유전질환 및 건강문제가 있는 사람으로서 부모의 동의가 있는 경우로 제한하였고, 보급량은 10,000명분이었음 보급방법: 가족보건의원 의사들이 피임수용 대상자와 상담(진찰)하여 동의서를 받고, 응급피임약 사용법을 인지시킨 후 투약함 5)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대약품(주)의 노레보정 수입품목허가신청에 대해 10개 단체에 의견 조회를 한 결과, 대한의사협회, 대한산부인과학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천주교서울대교구청, 소 비자보험단체협의회, 여성부 등 6곳은 반대의견을, 보건복지부, 청소년보호위원회, 대한약사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등 4곳은 조건부 찬성의사를 밝힘(김홍신 국회의원 보도자료, 2011.9.11) 6) 응급피임약(노레보정) 도입허가에 대해서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24명 중 21명, 허가시 전문의약품 분류에 대해서는 17명이 찬성함(청년의사회 곽상희 기자 기사내용, 2001년 11월 1일) 7) 2000년 초반 미국, 뉴질랜드, 영국 등의 국가들은 프랑스의 HRA파마사의 노레보는 아니지만, 독일 쉐링(주)의 테르라기논이라는 응급피임약 시판을 허용하고 있었음 8) 전문의약품(ETC, Ethical The Counter)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이며, 일반의약품(OTC, Over The Counter)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을 의미함 54 젠더리뷰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그 이후 10년이 지난 오늘날 노레보정(현대약품)뿐만 아니라 포스티노원(바이엘쉐링제약) 등 국내에 시판 되는 응급피임약은 7개로 늘었고, 시장 규모도 매 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 전히 미혼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induced abortion rate) 9) 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경구피임약 복용률은 2.8%(응급피임약 5.6%)로 서구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지만, 인공임신중절률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 은 수준이다. 많은 국내외 연구에서 경구피임약 복용 과 인공임신중절 간에는 반비례 관계가 성립된다는 결과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임약 복용률이 낮은 것이 인공임신 중절률을 높인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였고, 기존의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응급피임약을 일반의 약품으로 전환하여 여성의 피임접근권과 피임선택권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건강권과 임신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성계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들에서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의사회와 종교계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경우, 생명 경시 및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겨 우리사회가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40.0 36.4 인공임신중절률 30.0 29.8 26.5 피임약 복용률 20.0 16.4 16.8 17.6 18.9 14.3 15.8 10.0 7.2 10.2 2.5 0.0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미국 한국 <그림 1> 주요 국가별 인공임신중절률 및 피임약 복용률 실제 지난 2000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응급피 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은 여성단 체들과 종교계 등 보수파의 의견에 대한 절충안으로 2006년 8월 18세 이상의 여성에 한하여 의사처방 없 이 응급피임약을 약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허가 9) 기혼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은 2008년 28.1%에서 2010년 17.1%로 감소한 반면, 미혼여성은 같은 기간 13.9%에서 14.1%로 증가함(보건복지부 연세대학교, 2011). 2012 여름호 55
이슈브리프 하였다. 그 이후 2009년 3월 뉴욕주 연방지법에서 17 세 이하 여성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응급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FDA에 명령함에 따라 FDA는 같은 해 4월 연령제한을 1세 완화해 17세 여성에게까지 의 사처방 없이 응급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 였다 10).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칠레에서도 2006년 말 14세 이상의 여성은 부모의 허락 없이도 응급피임 약 구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모든 공공 의료기 관은 이들 여성에게 무상으로 응급피임약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안을 채택하였다 11). 노레보정 개발국인 프 랑스는 2000년 12월 고등학교에 응급피임약 배포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학교 간 호사 혹은 약국의 약사는 여학생들에게 부모 동의 없 이, 또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응급피임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12). 이렇게 전문의약품으로 도입된 응급피임약에 대한 효율성 증대 등의 이유로 최근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28일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액상소화제, 정장 제, 자양강장 변질제 등 기존의 48개 일반의약품을 약국뿐만 아니라 슈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 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의약외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대한약사회가 응급피임약 등 400여개 전문의약품을 의사의 처방 없이 팔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으로 전환 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기존의 종교계 대한산부인 과의사회와 여성계 시민단체간의 양자구도에 대한 약사회가 후자에 가세 13) 하면서 갈등과 논쟁은 다시 점화되었다. 이후 9월 말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응 급피임약의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소비자, 의계, 약 계, 종교계 등 각계의 사회적 합의하에 처리하기 위 해 19개 기관에 의견 제출을 요청하였고, 이들 중 종 교계, 의료계 등 6개 기관은 전문의약품 유지를, 소 비자단체, 약계 등 4개 기관은 일반의약품 전환을, 한국제약협회는 정부의 결과를 따르겠다고 회신하였 다 14). 최근 보건복지부는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 을 안전성에 초점을 두고 신중히 검토 중에 있고, 공 청회 등을 거쳐 올해 5월 중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윤리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민감한 사인이라는 이유로 결정을 보류하고 있고, 의약품 재분류 15) 에 대한 이해당사자간 공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입장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 부작용과 생명경시 풍조 가 우려된다고 반대하는 쪽에는 의사 회와 종교계, 안전성과 여성의 자기선택권 보장 을 위해 전환되어야 한다고 찬성하는 쪽에는 약사회와 여성계가 있으며,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는 다양한 10) 중앙일보 2011.7.18. 기사내용(http://article.joinsmsn.com) 11) 여성신문 2007.2.16. 기사내용(http://www.womennews.co.kr) 12) 헬스조선 2004.8.12. 기사내용(http://health.chosun.com) 13)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1년 8월 8일 제5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를 열어 대한약사회에서 제기한 노레보정(레보노르게스트렐)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 오남용 가 능성 및 유익성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분류 결정을 보류함(식품의약품안전청 보도자료, http://www.kfda.go.kr) 14)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전 경구피임제 분류 추진방안 검토 내용 참조(2012년) 15) 2012년 4월 현재 응급피임약 일반의약품 허용국가는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인도,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바하마, 벨라루스, 벨기에, 벨리즈, 베냉, 불가리아, 부르키나파소, 카 메룬, 중국, 콩고,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프랑스령폴리네시아, 가봉, 가나, 기니, 아이슬란드, 이란, 이스라엘, 아이보리코스트, 자메이카, 라트비아, 레소토,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말리, 모리타니, 모리셔스, 뉴질랜드, 니제르,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네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스리랑카, 세인트루시아, 수리남, 스위스, 타지키스탄, 태국, 토고, 튀니지, 영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이 있음(Trussell 외, 2012; Emergency Contraception: A Last Chance to Prevent Unitended Pregnancy. http://ec.princeton.edu) 56 젠더리뷰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해당사자간 갈등과 논쟁을 비교하기 보다는 개별 주된 입장을 중점적으 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의사회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 가장 강한 반대 의사를 제기한 집단이 바로 의사회이며, 그 중심 에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있다. 이들은 현재와 같이 응급피임약이 의사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야 함을 다음의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다 16). 첫째, 약사법 제2조제9항 및 제10항의 의약품 분 류기준에 관한 규정 에서 전문의약품 분류기준 17) 에 따르면 고호르몬 함량의 응급피임약은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적응증을 가지고 있고, 부작용의 발현 빈도가 높으며, 무분별한 오남용으로 그릇된 피임문 화와 성문화를 야기할 수 있어 의사의 전문적 진단과 지시 감독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 국내에 시판된 응급피임약은 성교 후 72 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피임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 24시간만 지나도 피임성공률 18) 이 급격히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전 지식 및 홍보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 원치 않은 임신과 불법 낙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을 필요로 하는 여성은 응급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직접 투약하여 즉시 복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바람 직하며, 더 나아가 의약분업 예외의약품으로의 전환 도 고려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응급피임약은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란기에 사용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성생활 주기와 시점, 배란 여부 및 금기증 등의 여성 개인의 엄밀한 정보는 피임성공 여부와 약의 부작용 및 응급 대처 수준 등을 판가름 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약국은 응급피임약 처방을 위한 상담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개인의 프라이 버시가 지켜지기 힘들다. 응급피임약 복용에 대한 피 임상담은 여성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개된 약국 보다는 의사와의 1대 1 상담 으로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병원에서 하는 것이 적절 하다. 더 나아가 의사와의 1대 1 상담을 통해 개별 여 성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피임방법을 알려주어 계획적 이고 안전한 피임을 실천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 하였다. 2) 종교계 의사회와 함께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집단이 종교계이다. 그러나 이 들 집단은 의사회와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반대 입 장을 취하고 있다. 먼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 윤리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응급(사후)피임 약은 낙태약입니다 라는 담화문을 최근 발표하였다 (2012.5.6). 그는 2000년 교황청 생명학술원에서 응 급피임약을 배포 및 처방하고 복용하는 행위는 낙태 16) 본 내용은 응급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 관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의견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임(헬스코리아 배지영 기사 기사내용, 2011.7.18, http://www.hkn24.com) 17) 1. 약리작용 또는 적응증으로 볼 때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진단과 지시 감독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는 의약품<개정 '00. 6. 12> 4. 부작용이 심하여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시 감독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는 의약품으로서 심각한 부작용의 발현 빈도가 높거나 정상 상용량 범위 안에서 사용하더라도 부작용 발현의 빈 도가 높은 의약품<개정 00. 6. 12> 9. 오남용의 우려가 있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의약품<신설 00. 6. 12> 18) 응급피임약을 24시간 이내 복용 시 피임성공률은 95%이상이나, 48시간 이내 복용 시 85%, 72시간 이내 복용 시 58%로 급격히 떨어짐 2012 여름호 57
이슈브리프 시술과 마찬가지로 윤리적인 악행이라는 입장을 유지 하면서,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는 순간부터 자연 사에 이르기까지 인간생명은 일관되게 존중되고 보호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한국 천주교 생명운동지 침서 10항). 그러나 응급피임약은 인위적으로 수정 란의 자궁내막 착상을 방해하여 임신을 막는 약품이기 때문에 인공피임은 윤리적으로 부당하며, 응급피임 약은 인간생명을 침해하는 낙태약이라고 거듭 언급 하였다(한국 천주교 생명운동 지침 23항). 한국기독 교생명윤리협회 역시 비슷한 시기에 사후피임약 무 엇 이 문 제 인 가? 라 는 주 제 로 세 미 나 를 개 최 (2012.5.22.)하여 의사회와 같이 응급피임약의 일반 의약품 전환을 반대하기보다는 응급피임약 자체가 배아의 착상을 방해하여 생명으로서 존중되고 보호 되어야 할 배아를 죽음에 이르기 하기 때문에 반대한 다는 입장을 보였다. 3) 약사회 19) 응급피임약의 오남용과 부작용 문제로 일반의약품 전환을 반대하는 의사회와는 가장 다른 입장을 취하는 집단이 약사회이다. 이 집단은 여성들이 원하지 않은 임신을 피하기 위해 복용하는 응급피임약에 대해 이미 미국, 프랑스 등 많은 선진 국가들이 오남용 우려가 낮고 효용성과 안전성은 뛰어난 의약품으로 결정하여 의사처방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 약품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일반 의약품으로 전환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의약품 분류상으로는 국민들의 불편함은 절대 해소되기 어려우며, 이미 국제사회에서 효용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약이니만큼 국민들의 접근성 (편의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 여성계 20) 약사회와 같이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강력히 요구하는 여성계는 현재의 의약품 분류상으 로는 휴일, 연휴 등 병의원이 영업을 하지 않는 날에는 접근성이 떨어져 응급성이라는 약의 기본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여성의 건강권이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리고 피임 은 성관계 당사자인 남성과 여성의 공동의 책임이지 만 피임방법을 선택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남성과 동등하지 않은 것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그릇된 피임문화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의사회는 사전피임 실천율이 낮은 상태 에서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면 피임 문화가 더욱 왜곡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여성의 정당한 피임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 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여성계는 경제적 논리로만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저울질하는 현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좀 더 여성의 경험적 맥락을 고려할 때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이들의 선택권과 건강권을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방안 으로서 의약품 재분류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 대한약사회 보도자료(2011.6.21) 20)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보도자료(2011.7.18) 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성명서(2011.7.14.) 58 젠더리뷰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5) 시민단체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은 다양하고, 그 주된 이유 또한 다른 것이 특징이 다. 먼저 일반의약품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을 표명한 시민단체들이 많이 있으나 여기서는 경제정의실천시 민연합(경실련) 21) 과 녹색소비자연대와 반대 입장인 대한주부클럽연합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경실련은 현재 응급피임약은 가급적 빨리 복용할수록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으나 이 시기를 놓치면 낙태수술을 하거나,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여성 은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은 의사의 진단보다는 소비자의 빠른 판단으로 복용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다. 또한 낙태금지는 낙태를 감소시키는 효과 보다는 오히려 음성적 낙태 를 부추겨 여성에게 더 많은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22) 은 2008년 안전하 고 합법적인 낙태권을 부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였는 데, 여기에는 안전한 낙태를 위한 지원 및 접근도를 높 일 수 있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하였다. 다음 으로 녹색소비자연대 23) 에서는 약사의 복약지도와 안 전관리만으로도 안전한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처럼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할 필요가 없으며,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 즉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는 다르게 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 24) 서는 응급 피임은 후자인 피임( 避 妊 ), 즉 임신을 인위적으로 피하는 조치로 하는 행위 보다는 전자인 응급 상황에 무게를 두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의사의 상담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사회에서 제기하는 것 같이 유럽 선진국에서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한다고 해서 우리 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으며, 반드시 피임교육과 관련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지금처럼 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고용량 호르몬제인 응급피임약을 여성 개인의 판단 하에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하게 된다면, 각종 부작용 및 인공임신중절 등으로 인해 여성의 건강권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책임의식까지 희석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3.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단계적 제도 개선 방안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응급피임약의 일반의 약품 전환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왔으나, 정작 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는 각계의 입장만이 응급피임약의 주체인 여성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응급피임약의 일반 의약품 전환이 여성을 위한 제도로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 이해집단의 입장과 노력만으로는 22) 유럽연합은 우리와 같이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기 보다는 불가피한 낙태의 상황에서 여성의 선택이 우선적으로 존중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음 23)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보도자료(2011.6.20) 24) 의협신문 기사내용(http://www.doctorsnews.co.kr) 2012 여름호 59
이슈브리프 해결되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왜냐하면 의사회와 종교계가 주장하는 의약품 오남용과 부작용 및 생명경시 문제와 약사회와 여성계 및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접근성과 여성의 건강권 및 자기선택권 보장 문제 모두 여성을 위한,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올바른 피임문화와 성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올바른 성의식과 피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성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여러 이해 당사자가 지적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 중요한 것은 바로 성인지적 관점의 성교육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기존 성( 性 )교 육은 남녀를 동등한 대상자로 고려하기 보다는 여성에게 좀 더 많은 부담과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치 성은 여성의 문제이고, 여성의 성행태와 피임실 천에 따라 성문화와 피임문화가 결정된다고 잘못 인식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피임방법을 선 택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발언권은 무시당 하기 쉽고, 신체적 정신적 위험을 감수하고 피임약을 과다복용하거나 낙태를 강요받기도 한다. 이는 일차 적으로 양성평등한 성의식 및 피임인식 등에 대한 성 교육이 어릴 적부터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기존의 성교육 관련 콘텐츠만으 로는 학생들의 성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없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개별적, 집단적 성향을 파악하고 있는 보건교사에게 성교육에 대한 책임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보건교 사의 역할을 줄이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프랑스와 같이 학생들의 성행태 및 성폭력 경험 등을 점검하고, 개인별 맞춤형 피임약 복용법 및 부작용 등에 대한 지도를 보건교사를 통해 실시함으로써 학교영역에서 상시적 건강지킴이 역할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일상생활 영역에서 활발하게 성교육을 담당 하고 있은 산부인과의사 및 관련 전문가와의 지식 공 유 및 협력을 통해 남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성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성인지적 성교 육은 성에 대한 남녀평등의식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상 황에 맞게 적절한 피임방법을 남녀가 함께 선택하여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성에 대한 책임감 배양뿐만 아 니라 의약품 오남용과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 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응급피임약에 대한 논의는 어디서 누구에 의해 팔 것인가에 대한 공급자(의사, 약사) 중심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요자 중심(접근성) 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사전 피임약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것과는 다르게 응급피임약은 그 용도가 분명 하다. 바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일부 이해당사자들은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응급 시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과다복 용으로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여성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응급상황은 성폭력(강간) 등 상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성들이 느끼는 응급의 상황은 성관계가 이루어진 그 시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성관계 이후 원하 지 않는 임신을 염려되는 순간부터 이곳저곳 눈치를 보며 병원 문턱을 넘어 의사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60 젠더리뷰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응급피임약을 구입한 후 복용하는 순간까지, 더 나아 가 피임이 확실히 되었을까 밤낮 걱정근심 속에 기다 리는 모든 시간이 응급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 시판된 대다수의 응급피임약은 실제 24시간 이내 복용 하지 않으면 효과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그러나 주말에 진료하는 병원이 많지 않아 응급피임약은 월요일이나 휴일 이튿날 오전에 주로 판매되고 있고, 일부이기는 하나 암시장에서 의사 처방 없이 응급피임약을 구매하는 있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과연 지금의 의료서비스 환경이 여성으로 하여금 자신의 응급상황을 적절히 대응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어떤 안전장치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응급피임약을 구입하도록 편의 성을 무작정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좀 더 현실을 반영하되 안전성은 강화하기 위한 절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약국 판매 시 약사에 의한 복약지도가 여성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충분한 시간 이루어지도록 정부의 가이 드라인 마련과 이에 대한 엄격한 관리 감독이 필요 하다. 셋째, 피임은 사후적 행위가 아닌 사전적 행위로 인지하고 이를 실천하는 피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혼자 보다는 미혼자, 성인 미혼자 보다는 청소년에서 사전 피임 보다는 사후 피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만큼 이들 집단의 성행위가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피임( 避 姙 ) 은 말 그래도 인위적으로 임신을 피하는 조치를 하는 일로 정의되는데, 여기 에는 임신을 미연에 예방( 豫 防 ) 한다는 사전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피임은 임신을 사전에 예방하 기 위한 행위로 분명히 인식하고, 행위자 간의 의사소 통을 통해 미리 적절한 피임방법을 선택하여 실천하 도록 하는 계획된 피임문화가 확산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예측이 불가능하여 어쩔 수 없이 사후에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응급상황에 한하여 응급피임약을 복용하 도록 권장함으로써 건전하고 안전한 피임문화가 정착 되도록 정부차원의 교육과 홍보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넷째, 의사와 약사는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2000년 7월 의약분업이 도입되면서 처방은 의사, 조제는 약사로 역할을 분리하여 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조제시 약사로 하여금 복약지도 등을 강화하여 약화사고를 예방하고 과잉투약을 방지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실시한 약사의 복약지도 실태 조사 결과(2004년)에 따르면, 약국 이용자의 35% 정도만이 약의 부작용 및 주의사항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약사의 복약지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피임약의 경우 응급성과 민감성이 혼재되어 있어 약사의 복약지도는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일 것이다. 따라서 응급피임약과 같은 특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기존의 의사와 약사의 이분화된 기능 보다는 상호보완적인 협력적 기능이 오히려 해당 의약품의 효과성뿐만 아니라 이를 필요 로 하는 수요자의 니즈(needs)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수요자의 편의성 및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응급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더라도 약사는 해당 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철저히 하면서, 수요자의 건강상태와 성행위 특성을 고려할 때 전문적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근 의료기관으로 2012 여름호 61
이슈브리프 연계하여 수요자에게 맞는 피임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 외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들이 있을 수 있으나, 최소한 이상의 안전장치 및 정책적 대안이 마련된 이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해당사자 간 갈등 및 논쟁을 완화하고, 성숙하고 건전한 피임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일 것이다. 62 젠더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