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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2008. 6

KDI 북한경제리뷰 편집진 총 괄 고일동(선임연구위원) 편 집 진 이 석(부연구위원) 김상기(전문연구원) 이재호(전문연구원) 편 집 간 사 김은영(주임연구원) 이주영(연구원) KDI 북한경제리뷰 는 북한경제의 실태 및 남북한 경제협력과 관련한 주요 이슈를 분석ㆍ정리하여 정책당국 자, 학계 및 업계 등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방안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월별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출처 및 집필자를 명시하는 한 자유로이 인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 958-4309 팩스번호 958-4090 본 자료는 KDI 홈페이지(http://www.kdi.re.kr)로 접속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목 차 2008. 6월호 동향과 분석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장형수) 3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전봉근) 23 경제자료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의 주요 목표와 적용법규 (김상기) 45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CRS REPORT) 53 부문별 주요동향(5.1~5.30) 2008년 5월 북한경제 동향 69 대내경제 85 농업 및 식량 89 대외경제 92 남북한 경제교류 협력 96

동향과 분석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장형수) 3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전봉근) 23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3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장형수 (한양대학교 교수) hzang@hanyang.ac.kr Ⅰ. 들어가며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은 북한 핵시설을 폐쇄(shutdown)한 제1단계와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 해결이라는 험한 파도를 넘어 이제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disablement)와 핵프로그램의 검증 가능한 신고라는 제2단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달려 가고 있다. 북한은 18,000여 쪽에 달하는 영변 핵시설 관련 자료를 미국에 전달하였고 미국은 이 자료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또한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 은 북핵시설 불능화의 상징적인 조치로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장면의 생중계도 계획 하고 있다고 한다. 미사용 연료봉의 한국 반입도 논의되고 있다. 1) 조만간 북한이 6자회 담 의장국인 중국에 공식적인 북핵신고서를 제출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핵신고서의 검증절차와 방식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북핵 6자회담 10 3합의에 따라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state sponsors of terrorism list)에서 삭제하고 적성 국 교역법(US Trading with the Enemy Act)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1991년 구소련의 몰락 이후 북한의 상황대처 방식을 분석해볼 때 북한은 미국과의 관 계정상화를 대외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지난 5월 중순 북한이 미국의 식량 50만 톤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식량배분의 모니터링 수준 및 방식에 1) 연합뉴스 인터넷판, 북 미사용 연료봉 한국 반입 현실화되나 (2008년 6월 9일자).

4 동향과 분석 대해서 전격적으로 양보 한 것은 내부의 식량사정이 급한 것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미국 과의 관계 개선에 더 중점을 둔 결심으로 보인다. 2) 북한은 2005년 8월 국제사회의 인도 적 원조를 개발협조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부분의 국제기구와 NGO들을 철수시켰 다. 당시 북한은 잔류를 허용한 세계식량계획(WFP)에 대해서도 식량배분 모니터링이 가 능한 북한 지역을 이전의 160~220개 군에서 50여개 군으로 축소시켰다. 그런데 이번 미 국의 식량지원 재개시 북한내 모니터링 지역을 다시 2005년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었으며, 또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니터링 요원의 참가도 허용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3)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 접촉의 확대를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국제사회에 공개하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냉전 이후의 국제경제질서 하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던 국가들이 다시 국제사 회로 성공적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 제금융기구에의 가입 및 자금지원 수혜와 미국과의 정상무역관계 재개를 위한 무역협정 체결이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이다. 베트남은 1979년 캄보디아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를 받기 시작하였는데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1986년 도이모이(Doi Moi) 정책 을 채택 하였으나 초기에는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었다. 이 정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1994년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 재개와 1995년 미국과의 국교정상화가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1년 미국과의 무역협정 정식 발효로 실질적인 정상무역관계 회복, 2006년 세계무역 기구(WTO) 가입과 미국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4) 지위 부여로 베트남의 국제사 회 편입은 완성되었다.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해서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필수적이고, 미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우선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북한이 이 두 가지를 북핵 6자회담 2단계 완결을 위한 행동 대 행동 조치에 포함시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 제되면 북한은 국제금융기구에 가입을 신청할 것이다.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문제는 북핵 폐기 및 검증문제와 이에 대한 국제정치 경제적 보상문제를 주로 다루게 될 북핵 6 2)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북한과의 식량지원 협상에서 이제까지 북한 내에서 가장 강력한 식량분배 모니 터링이 마련된 데 대해서 만족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연합뉴스 인터넷판,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50만t 제공 (2008년 5월 17일자). 3) 연합뉴스 인터넷판, WFP, 北 식량분배 감시 05년 수준 복원 기대 (2008년 5월 28일자). 4)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는 최혜국대우(MFN)를 매년 심사하지 않 고 항구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5 자회담 제3단계에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본 연구에서는 북핵 6자회담 제2단계가 조만간 완결되어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고 적성국 교역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과정에 공식적으로 돌입하는 경우에 전 개될 수 있는 상황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관한 절차와 사례를 분석한다. 제3장에서는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다루며, 제4장 에서는 몽골, 베트남의 성공사례와 국제금융기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사 례를 살펴봄으로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 북한의 선택에 대한 시사점 을 도출하고자 한다. 제5장에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 한 우리의 대응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미국의 적성국 교역법과 테러지원국 리스트 1. 대 북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 배경과 해제 절차 미국은 적성국 교역법, 수출관리법, 세출예산법 등 국내법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 험(2006.7.5)과 핵실험(2006.10.9) 이후에는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 1695 호 및 1718호 등 국제법에 근거하여 미국내 북한 자산동결, 무역 금융거래 원조 및 인 적 교류 제한,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 불허 등 다양한 대북제재를 시행중이다. 미국은 1917년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공산국가 등 적성국에 대해 행정부의 승인 없 이는 교역 및 금융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전면 금지하는 적성국 교역법을 제정하였다. 미국 은 한국전 발발을 계기로 적성국 교역법의 시행령인 외국자산통제규정 (FACR: Foreign Asset Regulations for Exporters and Importers, 1950.12 제정)을 통해 미국내 북한 자산을 동결하고 대북 교역 및 금융거래를 전면 금지했으며 미국인의 북한 여행도 제한 하였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4년 제네바 합의, 1999년 미사일 실험 유예 조치 등에 따라 2차에 걸쳐 동결자산 일부해제, 인도적 지원 허용 등 대북제재를 일부 완 화하였었다. 1995년에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여행, 언론취재와 통신,

6 동향과 분석 금융거래, 특정품목(마그네사이트) 교역 등을 허용하고, 2000년 6월에는 북한산 상품, 원자재의 수입, 북한 주민에 대한 송금, 일부 품목을 제외한 소비재 품목의 북한 수출 등을 허용하였다. 현재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정보 교환, 인도주의적 금융거래 및 북한 으로부터의 물품 수입도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되고 있다. 현재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 국은 북한과 쿠바 등 2개국에 불과하다.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는 미국 국내법 개정이나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고, 대상 국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 없는 행정부 재량사항으로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도 해제가 가능하다. 2. 미 국무부의 대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배경과 효과 미 국무부는 1988년부터 국제 테러확산 저지를 위해 수출 관리법(제6조 j항)에 의거하 여 매년 테러지원국을 지정하는 내용의 연례 국제테러 보고서 를 발표하고 있다. 5) 테러 지원국 리스트는 현재 북한, 시리아, 이란, 쿠바, 수단 등 5개국이 국가 차원에서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둔 1987년 11월 대남 공 작원 김현희가 KAL기를 공중 폭파한 사건을 계기로 미 국무부에 의해 1988년 1월 20일 테러지원국으로 최초로 지정된 이후 내리 20년째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잔류 중이다. 미 국무부는 2008년 4월 발표된 국제테러 보고서 2007 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1987년 KAL기 폭파사건 이래 테러를 지원한 사례가 알려진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1970 년 일본 적군파의 요도호 납치사건 가담자 4명을 보호하고 있고, 6) 12명에 달하는 일본인 을 북한으로 납치하였으며 이 중 2002년에 일본으로 송환된 5명 외에 7명을 아직도 억류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수출관리법, 대외원조법, 무기수출통제법, 국제금융 기구법 등에 의거하여 지정국은 ➀ 개발도상국에 대한 최혜국대우, 정상교역관계 등 무 역특혜의 부여가 금지되며, ➁ 대외원조가 제한 또는 금지되며, ➂ 미국 수출입은행의 5) 1 미 국무장관은 대상국 정부가 국제테러 행위를 반복해 지원하는 경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2 미 국무장관은 1에 의거, 대상국에 상품 및 기술 수출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30일 전에 하원 외교 위원회 및 상원 외교위원회, 금융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3 1989년 12월에 입법화된 대 테러, 무기수출 수정법안에 근거해 시행되는 각각의 결정을 포함하여 1에 의거한 국무장관의 결정은 연방 관보에 게재해 야 한다. 6) 북한은 3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7 자금지원이 금지되며, ➃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이 통제되며, ➄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 구의 차관 제공에 미국 정부는 반대하며, ➅ 매년 의회 승인을 받는 국무부의 해외운용 세출예산법 에 따른 원조, 지원 프로그램상의 혜택에서도 배제된다. 이외에도 테러지원 국과의 민간 경제협력에도 상당한 제한이 가해지며, 테러지원국 지정이 풀린 후에도 지 정 당시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미국 법정에서 심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많은 유무형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7) 미국 국내법(Section 1621 of the International Financial Institutions Act & Anti-terrorism and Effective Death Penalty Act of 1996)은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올 라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국제금융기구가 자금지원을 못하도록 미국 행정부는 국제금융 기구의 의사결정회의에서 반드시 반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8). 테러지원국의 국제금융기 구 가입의 경우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반대해야하는 것으로 이 해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는 것이 국제금융기구 가입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3.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 9)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는 미국 무기수출통제법 제f항((Arms Export Control Act, Section f)에 규정되어 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미국 대통령이 해제 대상국이 법규 상 테러지원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국무부, 상무부 등의 검증을 거쳐 미국 대통령 의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발효 희망일 45일 전까지 하원의장과 상원 외교 금융위원장에게 해제 대상국이 지난 6개월간 국제 테러 행위를 지원한 사실이 없으며, 향후에도 국제테러 행위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보 장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 후 45일간 의회의 이의 제기가 없으면 최종 해제가 즉각 발효된다. 따라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국제테러보고서 가 발표되는 매년 4월과 10월 7) US State Department(2008)를 참조 8) The Secretary of the Treasury shall instruct the United States executive director of each international financial institution to use the voice and vote of the United States to oppose any loan or other use of the funds of the respective institution to or for a country for which the Secretary of State has made a determination under section 6(j) of the Export Administration Act of 1979 (50 U.S.C. App. 2405(j)) or section 620A of the Foreign Assistance Act of 1961 (22 U.S.C. 2371). 9) 이 절의 내용은 상당 부분 Katzman(2007)을 참조

8 동향과 분석 과는 관계없이 언제라도 가능하다. 의회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반대하는 내용의 합 동결의안을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통과시킴으로서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하원 합동결의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를 의회가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출 석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에 의하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에서 근본적인 변화 가 일어나면 미국 대통령은 45일을 기다리지 않고도 테러지원국 지정을 즉각적으로 해제 할 수 있다.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이라크가 2004년에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경우가 이 에 해당된다. 이때도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그 보고서에는 해당 국가 의 지도자와 정부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새로 들어선 신정부가 국제테러를 지 원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였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현재까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가 정권이 바뀌지 않고 리스트에서 삭제된 경우 는 2번에 불과하다. 1982년 이라크의 사례와 2006년 6월 리비아의 사례이다. 이라크는 이란에서 호메이니가 집권한 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되었다가 1990년 8월 쿠웨이트 침 공 후 다시 테러지원국에 지정되었었다. 이외에도 남예멘의 경우는 북예멘과 1990년 통 일이 되면서 자동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된 사례이다. 4. 리비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사례의 시사점 미국은 1988년 뉴욕행 미국 팬암항공사 소속 민간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 서 폭발한 로커비사건과 관련하여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UN 차원의 경제제 재를 부과하였다(1992.4). 미국은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 난하면서 리비아를 압박하였다.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는 1990년대 말부터 점진적 경제 개혁과 실리주의 노선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가운데 로커비사건 용의자 2명을 서방측에 인도(1999.4)하고 폭발 희생자 배상에 합의(2003.8)하면서 대미 화해분위기를 조성하였 다. 미국은 리비아가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할 경우 정권 안정을 보장할 것임 을 약속하였고, 이에 리비아가 WMD 포기를 선언(2003.12)하면서 미국은 대 리비아 경 제제재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였다(2004.4). 그런데 리비아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요청하였음에도 불 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발로 미국은 압둘라 사우디 황태자 암살(2003년) 계획에 대한 리비아의 불개입 증명을 요구하며 2년 6개월간이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지연하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9 게 된다. 2006년 5월 15일에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 외할 계획을 미 의회에 통보하여 그 45일 후인 2006년 6월 30일에 리비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발효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미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도 완전히 정상화되었 다. 리비아의 사례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끈질긴 방해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미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 완전정상화와 동시에 이루어진 사례로서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이유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반대하고 있는 현 상황과 유사하 다. 그러나 북핵 6자회담 2 13합의에 의해서 북한이 불능화와 신고를 마무리하면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므로 리비아의 사례가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 울 것이다. 미국은 수차례에 걸쳐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일본의 반대가 있더라도) 미국 국내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주요 동맹국 인 일본의 반대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을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며, 북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성의 표시를 보여 주기를 희망할 것이다. 5.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전망 및 파급효과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대조 선 적대정책 종식 의 상징으로서 미 북간 신뢰구축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관계정상화 진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제사회 내 북한의 이미지 개선 과 특히 국제금융기구 가입 여건 개선 등으로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확대 및 개방 촉진 요 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을 위한 토대를 닦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 대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일본인 납치자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반대이다. 북한은 순조로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해 북 일관계 진전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제안을 수 용하여 일본 적군파 요도호 납치범을 추방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본인 납치자문제에 대해 일본과 협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10) 6월 11~12일에는 북경에서 북한과 일본 이 납치자문제 등 6자회담 북 일 워킹그룹 재개를 위한 공식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1) 10) 연합뉴스 인터넷판, 北, 적군파 추방형식으로 日 인계 방침 (2008년 5월 28일자), 北 日 양자대화 조만 간 재개 (2008년 6월 5일자), 北, 테러지원국 해제 뒤 납치문제 조치할 듯 (2008년 5월 15일자).

10 동향과 분석 이번 협의는 2007년 10월 중국 심양에서 비공식협의를 한 후 10개월만의 협의로서 당장 큰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동안의 북 일간 첨예한 대립양상은 많이 완화될 것 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는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협력 자금과도 연계되어 있어서 일정한 계기가 마련되면 북 일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 한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미국 행정부가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에 대한 의회의 이의 제기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의회의 판단과 대북인식도 어느 정도 변수가 될 개연성은 존재한다. 북한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만으로는 북 미 경제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공산국가 로 지정되 어 있는 한 북한으로의 수출은 미국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인 도적 원조를 제외한 미국의 개발원조도 공산국가 인 북한에 공여될 수 없다. 12) 또한 항 구적인 정상무역관계(PNTR)도 공산국가 에는 적용될 수 없다. 북한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공산국가 에 따른 제재가 계속 적용되어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처럼 미 의회는 특별입법 (special legislation)을 통하여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줄 수는 있다(Katzman, 2007).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북한과 관련된 수많은 미국 법률 조항을 하나하나 찾아서 개별적으로 개정을 하거나 특별조항을 신설해야 하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하려면 미 의회 가 협조가 필수적이며 시간도 많이 걸린다. 요약하면, 북한이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로부터 얻는 직접 적인 효과는 단지 상징적이며, 제재해제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사실이 바로 북한의 적성국 교 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오히려 쉽게 실행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이 점이 바로 6자회담의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 의회와 일본에 대한 미국 행정 부의 설득 논리가 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이 과정에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리 스트에서 삭제되더라도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실제로 가입해서 자금지원을 받기까지는 난관이 많다는 논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 서 해제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우리의 논의를 계속 전개하기로 한다. 11) 연합뉴스 인터넷판, 북-일, 11-12일 공식 협의 개최 (2008년 6월 7일자). 12) 이 조항에는 예외조항(provisions)도 존재하므로 공산국가 에 대해서 모든 원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예외조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유보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되거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서명한 문서로 보증하여야 한다(Katzman, 2007).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11 III.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문제 1. 북한과 국제금융기구와의 접촉 북한은 우리와 함께 1991년 UN에 가입한 뒤 UN ESCAP(UN 아태경제사회이사회, 1992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2000년)에 가입하였지만, 아직 IMF, 세계은행, 아 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에는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 리하는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그 토대가 형성된 현재의 국제경제질서에서 북한의 국제사 회 편입의 첫 단계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창조한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는 것이다. 북한 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여 통계제출, 빈곤축소전략문서 작성, IMF와의 정기적인 정책 협의 등을 거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북한으로 의미 있는 국제민간투 자가 유입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는 IMF와 세계은행(World Bank) 그리고 아시아 개발은행(ADB)이 있다. 세계은행은 중 저소득 개발도상국에 개발자금을 공급하는 국제 부흥개발은행(IBRD)과 북한과 같은 최빈국에 IBRD보다 더 장기 저리의 개발자금을 공 여하는 국제개발협회(IDA)로 구성되어 있다. 13) 세계은행의 IBRD 차관은 금리가 5~7% 수준이지만 저소득국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력으로 빌릴 수 있는 차입조건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다. 반면 세계은행의 IDA 차관은 이자가 없다. 0.5~1.0%의 취급수수료만 지 급하면 상환기간 30~40년의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최근에는 IDA 자금지원의 20% 정도 가 무상으로 지원되고 있다. 한국이 북한에 보내는 쌀 차관 지원보다도 좋은 조건이다. 이 때문에 IDA 차관은 북한에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개발은행의 자금지 원제도는 세계은행의 IBRD 차관과 비슷한 조건의 일반재원 융자제도와 세계은행의 IDA 차관과 비슷한 아시아개발기금 차관이 있다. 14) 1990년대 초에 시작된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촉발된 북한경제의 위기와 반복된 자연재 13)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설립 협정문상 다당제 하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이 행하는 국가만이 가입할 수 있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는 EBRD에 가입하더라도 일정기간 자금수혜국이 아 닌 일반 회원국자격만 주어지게 된다. 이 경우 정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고 특별기금을 통한 개발자금 수혜가능성만 있다. 따라서 북한이 EBRD에서 자금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단기간에는 거의 없으므로 EBRD 는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14)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의 자금지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장형수(2008a)를 참조

12 동향과 분석 해로 북한 경제는 1990년대 중반에 고난의 행군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이에 북한은 빈 곤국에 대한 양허성 자금지원을 제공하는 국제개발금융기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으로 보인다. 북한은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통해 장기 저리 자금을 도입하고 국제민간부문 의 투자도 유치하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1997년 4월과 2000년 8월 두 차례 에 걸쳐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을 신청하는 서신을 발송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 시아개발은행 최대 지분 보유국인 일본과 미국 등의 부정적인 입장에 따라 가입 심사도 받지 못하고 거부되었다. 북한은 IMF와 세계은행 가입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상당한 관 심은 표명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북한이 공식적인 가입의사를 표명한 적은 없다. 북한은 1997년 9월 IMF 실태조사단(fact-finding mission) 3명을 평양에 공식 초청 하였다. IMF 실태조사단은 IMF 가입 등의 전제조건이 없는 순수한 조사목적의 방북임을 강조하였지만, 평양에서 IMF 실태조사단은 북한 당국에게 국제사회에서의 IMF의 역할 과 IMF 가입에 따르는 책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11월 IMF 상임이사회에서의 IMF 실태조사단의 구두보고에 의하면, 방북 당시에 북한이 IMF 가입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 IMF 조사단의 역사적인 북한 방문 5개월 후인 1998년 2월 세계은행의 부총재 선임자 문관이 북한 재정부, 조선중앙은행, 조선무역은행 등에서 세계은행 가입여건을 포함한 세 계은행 전반에 대한 비공식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1998년 4월에는 유엔개발계획(UNDP) 이 자금을 지원하고 세계은행과 IMF가 비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북한 공무원 교육프로그 램을 평양에서 개최하는 데까지는 합의하였으나, 북한이 국제 언론에 대한 과다 노출을 문제 삼아 취소한 사례가 있었다. 한편 북한은 2000년 9월 IMF/세계은행 합동연차총회 (체코 프라하)에 Special Guest로 초청받았으나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총회 를 며칠 남겨둔 마지막 순간에 불참을 통보하여 국제사회를 실망시킨 적도 있었다. 2002 년에는 영국 런던에서 세계은행 관계자와 북한 관리들이 비공개 회동을 한 적도 있었다. 2006년 4월에는 북한의 김계관 부상이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동북아협력대화(NEACD) 16) 경제포럼에서 IMF, 세계은행 고위 관계자와 조우한 적도 있다. 북한 관리들이 워싱턴을 방문하면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들과도 비공개 회동을 가지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 15) 장형수 외(1998, p.69) 16) 동북아협력대화는 1993년 10월 창립된 남 북 미 중 일 러 등 6개국의 반관 반민의 비정부간(1.5트랙) 정치 안보 협의체이다. 당시 개최되었던 경제포럼에서는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지식공유, 6자회담의 정치적 타결시 북한경제 회복 및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방안, 양자 및 다자간 경제지원 간의 조율,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개발전략의 수립 및 제안 등이 논의되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13 2. IMF, 세계은행 가입 절차 17) 브레튼우즈 체제로 탄생한 IMF와 세계은행에의 가입은 먼저 IMF에 가입을 한 후에 세 계은행의 IBRD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계은행의 IBRD 가입 심사도 IMF 가입 심사와 동시에 진행되며, IMF 가입이 이루어지면 거의 시차가 없이 IBRD에의 가입 도 이루어지게 된다. 한편 세계은행의 IBRD에 가입하면 세계은행의 IDA에 가입할 수 있 다. IMF는 가입 희망국의 자격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나(IMF, By-laws, Section 21-a) 18), 가입 후에는 모든 회원국은 IMF의 헌법 에 해당하는 IMF 협정문 (Articles of Agreement)에서 정한 제반 의무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IMF 가입국의 의 무는 IMF 협정문 제4조 제1항에 명시된 안정적인 환율제도의 유지 와 제8조와 제14조에 서 정하고 있는 경상지급에 대한 제한 철폐 의 두 가지이다. IMF 가입국은 현재 185개국 으로서 UN 가입국 중 북한, 쿠바, 안도라, 모나코, 나우루, 투발루 등 6개국만이 IMF 미 가입국이다. 관광이 주산업이어서 IMF 가입 필요성이 없는 국가들을 제외하면 북한과 쿠바 2개국만이 국제사회에 편입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국도 북한과 쿠바이다. IMF에 가입희망국이 가입을 신청하면 IMF 상임이사회는 충분한 토론과 예비조사를 시행한 뒤 가입국에 대한 공식조사(formal investigation)를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 을 내리게 된다. IMF 상임이사회가 가입희망국에 대한 공식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 면, IMF는 실태조사단을 가입 희망국에 파견하여 가입 신청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가입 희망국과 협의하기 시작한다. 공식조사 후 실태조사단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 상임이사회 는 상임이사회의 의견을 첨부하여 가입 건을 총회에 제출하여 투표에 부칠 것인지, 아니 면 다음 총회까지 가입 신청 건을 보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IMF 상임이사회 17) 이 절의 내용은 주로 장형수(2008b)를 참조 18) (a) Any country may apply for membership in the Fund by filling with the Fund an application, which shall set forth all relevant facts. (b) The Executive Board shall report on all application to the Board of Governors, when an application is submitted to the Board of Governors with a recommendation that the applicant country be admitted to membership, the Executive Board after consultation with the applicant country shall recommend to the Board of Governors the amount of the quota, the form of payment of the subscription, and such other conditions as, in the opinion of the Executive Board, the Board of Governors may with to prescribe.

14 동향과 분석 가 가입희망국에 대한 공식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였다면 상임이사회는 이 결정에 대한 이유와 함께 이를 총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19) IMF의 협정문 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는 IMF의 협정문 개정, 신규회원국의 가입 승인, 기존 회원국의 퇴출, 상임이사 선출 등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권 한을 상임이사회에 위임하고 있다. IMF 상임이사회는 24명의 상임이사로 구성되어 있는 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5대 출자국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8 개국은 항상 자국의 상임이사를 배출하고 있고, 나머지 16명의 상임이사는 지역그룹별로 묶어서 대표국이 순환제로 상임이사를 맡게 된다. 상임이사의 임기는 2년이다. 표 1 에서는 현재 24개 상임이사국과 각 국(그룹)이 대표하는 투표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이 속한 그룹은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파퓨아뉴기니, 몽골 등이 소속되어 있으며 현재 호주가 상임이사국이며 다음 순번 상임이사국은 필리핀이다. 상임이사회의 의사정족수 는 총투표권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과반수 상임이사의 참석으로 되어 있으며, 의결정족수 는 행사된 투표권의 과반수 찬성이다. 가입희망국이 IMF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총회(통상 서면투표)에서 총투표권의 2/3 이 상을 보유하는 과반수 가입국이 참가하여 이들이 행사한 투표권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 다. 2007년 10월말 현재 IMF 회원국의 투표권은 미국(16.79%), 일본(6.02%), 독일 (5.88%), 프랑스(4.86%), 영국(4.86%) 등 5대 출자국이 총 투표권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3.66%), 이탈리아(3.2%), 사우디아라비아(3.17%), 캐나다 (2.89%), 러시아(2.7%) 등이 주요 주주이고, 한국의 투표권은 전체의 1.33%로서 호주 (1.47%), 브라질(1.38%), 스페인(1.39%) 등과 비슷하다. 20) 19) IMF, Rules and Regulation, D-1. 20) 2008년 3월 28일 IMF 상임이사회는 쿼터 변동안을 승인하고 이를 총회에 상정하기로 하였다. 2008년 10 월 총회에서 쿼터 변동안이 통과되면 IMF에서의 한국의 쿼터는 1.413%로 증가하고 호주의 쿼터는 1.35% 로 감소하여 한국이 속한 그룹에서 한국이 최대 지분국이 된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15 표 1 IMF의 24개 상임이사국 구성과 투표권 상임이사국 투표권 비중(%) 상임이사국 투표권비중(%) 미 국 16.77 스웨덴 3.44 일 본 6.02 이집트 3.20 독 일 5.88 사우디아라비아 3.16 프랑스 4.86 인도네시아 3.11 영 국 4.86 케 냐 3.01 벨기에 5.14 스위스 2.79 네덜란드 4.76 러시아 2.69 베네수엘라 4.45 이 란 2.42 이탈리아 4.10 브라질 2.42 호 주 3.85 인 도 2.35 중 국 3.66 페 루 1.96 캐나다 3.64 르완다 1.39 주: 2008년 4월 29일 현재 3. 아시아개발은행 가입 절차 21) 현재 67개 회원국(아시아 역내 48개국, 역외 19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개발은행 (ADB)은 IMF와 달리 명시적인 가입조건을 가지고 있다. 즉, 아시아 역내국의 경우는 UN ESCAP, UN 또는 UN 전문기구의 가맹국이라야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22) 가입희 망국이 가입을 신청하면 아시아개발은행은 상임이사회에서 IMF와 유사한 심사 절차를 거친 뒤 총회에서 신규가입국에 대한 투표(통상적으로 서면 투표)로 가입을 결정한다. ADB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총회에서 총 투표권의 3/4 이상을 보유하는 2/3 이상 가입 국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IMF의 가입조건보다 엄격하다. 그런데, ADB 회원국의 투표권 은 최대주주인 일본과 미국이 각각 12.756%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중국(5.44%), 인도(5.35%), 호주(4.92%), 인도네시아(4.65%), 캐나다(4.47%), 대한민국(4.32%), 독일 (3.75%) 순이다. 따라서 ADB의 투표권 25.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두 나 21) 이 절의 내용은 주로 장형수(2008b)를 참조 22) 북한은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16 동향과 분석 라만 반대하면 북한의 ADB 가입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구조이다. 또한 ADB는 설립 당 시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국제금융기구이다. ADB의 총재와 부총재 1명은 항상 일본인이 맡아왔으며, ADB는 일본의 자금 출연으로 만든 일본특별기 금(Japan Special Fund)과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sian Development Bank Institute) 도 운영하고 있다. 4.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시기는? 미 국무부의 대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의 큰 걸림돌을 치운 것이지만 모든 걸림돌을 다 처리한 것은 아니다. 북한의 IMF, 세계은행, 아시아개 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가입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 은 북핵 6자회담 제2단계에서 북한이 신고할 북핵 시설과 플루토늄에 대한 철저한 검증 을 위해서는 검증 메커니즘 의 확립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북핵 6자회담 제3단계 협 상을 위해서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이라는 대북 레버리지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넘어서 국제금융기구 가입 여부를 미국과 일본의 대북 적대정책 종식 의지의 상징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압박할 것이다.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시기는 향후 6자회담의 향배에 상당부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북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 제3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북 일 간에 일본인 납치 자문제 해결에 진전이 보인다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6자회담이 결렬은 되지 않지만 지지부진하거나, 또는 제2단계까지 진행된 양상처럼 뚜렷한 북 일관계 개선 조치 없이 일본이 소외된 채 제3단계 협의가 진행된다 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신규 가입국의 가입 승인은 총회의 결정사안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상임이사회에서 대 부분의 논의와 가입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MF 상임이사회에 북한의 가입 심사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면 일본과 일본의 입장에 동조하는 상임이사들은 북한의 IMF 가입 건이 정식으로 IMF 총회의 표결에 회부하기 전에 상임이사회에서의 공식적인 논의 절차를 통하여 상정을 저지하거나 지연시킬 수도 있다. 일본과 일본의 입장에 동조 하는 상임이사들은 북한의 IMF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서 북한이 IMF에 가입하기 위한 사전 조건 으로 북한은 시장경제를 실제로 도입해야하고, 외환보유고 국가재정통계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17 국민소득 통화량 등 주요 통계를 IMF 가입 전에 제출해야만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 지만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관례에서 볼 때 북한과 같은 저 소득국가에는 엄격하게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통계작성 능력이 없는 국가가 국제적 압력을 받는다고 해서 현대적 통계를 갑자기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북한을 국제금융기구에 가입시켜서 북한 관리들의 교육훈련을 통해서 현대적인 통계 작성 방법을 전수하고,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사례처럼 사 회주의체제를 유지하면서 국제금융기구의 정책조언을 받아서 시장경제를 질서 있게 도 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가 더 합리적이다. 23) 그러나 어느 논리가 이길지는 미 일 중 러 4대국의 이해관계와 우리 정부의 역할에 상당부분 달려있을 것이다. 한편 북한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하는 것은 미국이 반대하지 않더라도 일본 단독으로도 저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의 투표권 17.756%에 일본의 영향력이 큰 몇 몇 국가만 반대(또는 투표 불참)하면 북한의 ADB 가입에의 거부권인 투표권 25%를 확보 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북한은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위해서는 일본과의 관계개선 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북한이 우여곡절 끝에 IMF, 세 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한 경우를 상정하고 계속 논의를 전개해보기로 한다. IV.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이후: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모 델과 북한의 선택 1.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모델의 비교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은 모두 북한처럼 공산국가였다. 몽골은 공산주의 계획경 제에서 민주주의 시장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국가로서 국제금융기구, 특히 체제전환 국에 대한 경제지원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서는 몽골을 체 제전환국의 역할모델로 홍보하고 있다. 몽골은 1991년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IMF, 세계 은행,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하여 이들 국제금융기구와 성공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면 서 아주 적극적으로 시장경제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과 중동구 체제전환국 위주로 지원하는 EBRD도 2006년에는 수도 울란바토르에 주재사무소를 개 23) 보다 자세한 논의는 장형수(2007)를 참조

18 동향과 분석 설하고 2007년부터 몽골의 민간부문에 대한 지원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 베트남은 다당제 민주주의제도를 수용하고 있지 않은 전형적인 사회주의체제이지만 정치권력은 전통적으로 상당히 분권화되어 있다. 특히 1975년 통일 후에는 베트남 공산 당 서기장, 국가 주석, 내각 총리의 3인이 적절하게 권력을 분점하고 있으며 베트남 남 부, 중부, 북부 출신이 균형 있게 국가의 요직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국제금융기구로부 터 시장경제로의 성공적인 전환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베트남은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 원이 재개되기 전인 1990년대 초부터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은행, 일본, 네덜란드 등 주요 원조공여국들로부터 기술지원을 받고 있었다. 베트남이 세계은행으로부터 받은 기술지원은 주로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경제관리 프로그램과 정책분석, 공기업 개혁에 집중되어 있었다. 24) 베트남의 경우에는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이 재개 되기 이전인 1993년 11월 원조공여국회의가 먼저 개최되어 국제사회의 대 베트남 개발지 원을 관리하고 조율하였다. 25) 우즈베키스탄은 독립과 동시에 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부흥개발 은행(EBRD) 등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였는데 가입 초기 수년간은 국제금융기구와 상당 히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현재 체제전환국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는 카자흐스탄보다 오히려 높은 1인당 소득과 경미한 체제전환 불황(transition recession)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주요 수출품인 면화가격이 폭락하자 우즈베키스 탄 정부는 IMF의 정책권고를 무시하고 외환통제를 실시하면서 IMF의 양허성 자금지원 은 전면 중단되었고 현재는 IMF 상주사무소도 수도 타슈켄트에서 철수한 상태이다. 민 주주의와 체제전환을 명시적인 지원 조건으로 제시하는 EBRD의 자금지원은 1997년 약 1억 5,000만 유로를 정점으로 2006년에는 500만 유로로 급감하였다. 빈곤축소를 지원 목적으로 하는 세계은행(IDA)과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의 차관도 중단되지는 않 았지만 상당폭 감소하여 최근에는 아랍권에 대한 조건 없는 차관을 공여하는 이슬람개발 은행(Islamic Development Bank)을 제외한 여타 국제금융기구와는 불편한 관계에 있 다. 24) 장형수 외(1998, pp.92-94). 25) 장형수 박영곤(2000, pp.68-74).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19 2. 북한의 선택은? 거의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바처럼 북한은 체제와 정권의 안정을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을 것이라는데 저자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더라도 몽골처럼 다당제 민주주의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는 북한이 베트남처럼 국제금융기구 가입 후에도 국 제금융기구와 양호한 협조관계를 유지하여 국제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를 희망하고 이를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북한 체제(정 권)의 안정과 국제금융기구의 정책권고가 서로 충돌하여, 북한이 체제의 안정을 최우선 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의 현 집권층은 구공산당 시절부터 권력을 장악해온 기득권 세력으로서 구소련 붕괴 후에도 계속 장기집권을 추구하고 있다. 비록 구소련 붕괴 후 어쩔 수 없이 시장경제로 체제전환을 선언하였지만 급격한 체제 개혁과 대폭적인 대외개방을 요구하 는 국제금융기구의 정책권고가 현 집권층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베키 스탄은 1인당 소득이 약 400달러 정도에 불과한 극빈국이지만 정권의 안정을 최우선으 로 하는 점에서 북한이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후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 는 경우에 역할모델(role model)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해 있는 편이 유리하다. 일단 국 제금융기구에 가입한 후에 회원국이 타의에 의해 축출된 예가 없으며, 국제금융기구의 회원국에 대한 자금지원은 각 국제금융기구 상임이사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 다. 26)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으로 단절되었던 국제금융기구와의 관계가 복원되는 과정 을 살펴보면 베트남이 비회원국이 아니라 기존 회원국이었기 때문에 기술지원 등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것이 국제금융기구와의 관계 정상화를 촉진한 측면이 있었다. 우즈베키 스탄도 국제금융기구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완전한 관계단절은 회피하는 방향으로 조절 하고 있다. 이는 국제금융기구와의 완전한 관계 단절은 해외투자의 급감을 초래할 가능 성 매우 높기 때문에 일종의 보험 측면에서 세계은행(IDA), 아시아개발은행의 교육 훈 26) 2000년 5월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회는 이란의 극빈층에 대한 상수도 건설을 위한 2억 3천만 달러의 신 규 자금지원을 승인하였다. 당시 이란은 미 행정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규정되어 7년간 국제금융기구로 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미국의 적극적인 반대를 다른 상임이사들의 찬성으로 극복한 사례 가 있다(장형수 박영곤, 2000).

20 동향과 분석 련 등 기술지원은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부족한 개발재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한국, 일본, 스위스 등으로부터 양자간 공적개발원 조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도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차관 도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에는 다자간 경제개발자금보다는 다시 양자간 자금지원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V. 마치며 이제는 북핵 6자회담의 진행상황과 관련하여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중장기 전략 수립 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단계별 실행계획과 로드맵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중 우선순위에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국제사 회 편입은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앞 절에서 살펴본 것처럼 북 한이 만약 국제금융기구와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베트남 모델로 가지 않고 체제와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 국제금융기구와의 최소한의 접촉만 허용하는 우즈베키스탄 모델로 가더 라도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사태의 악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해 북한을 일단 국제금융기구에 가입시켜서 통계작성, 시장 경제, 체제전환국의 경험 등에 대한 기술지원을 통해 국제사회의 관례에 적응하도록 유 도하는 것이 북한을 국제사회의 미아로 방치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는 논리로 국제사회 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 북한 개발지원을 극대화하기 위 해서 북한이 시장경제 습득과 도입 및 개혁 개방정책을 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북한 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방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국제관 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도록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면 미국과 국제금융기구는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 에 바탕을 둔 개혁 개방 프로그램을 양 허성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북한에 요구할 것이다. 27) 이처럼 국제사회의 관례에 적응할 27)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은 1990년대 초부터 저들(미국)의 조종을 받는 국제금융기구들을 통해 경제적으 로 곤란을 겪는 나라들에 대한 원조 제공시 언제나 미국식 시장경제체제 확산 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 를 조건으로 내걸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차관 제공 등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원조를 받는 나라들은 금융 자유화 를 받아들이고 금융을 전면적으로 개방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신자유주의 적인 경제정책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나라들은 예외 없이 금융재난을 면치 못했다 면서 아르 헨티나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런 사례들은 금융망을 통한 미국의 제재와 압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국제금융기구 21 준비가 되지 않은 북한에 급격하게 워싱턴 컨센서스 를 적용하려고 하는 경우 북한과 국 제금융기구 간에는 상당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북한은 우즈베키스탄 모델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전문가들은 북한과 비슷한 저소득 개발도상국 겸 체 제전환국에 대한 자금지원 시 국제금융기구가 부여한 유예조항 사례연구를 통해 국제사 회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 마련도 필요하다. IMF,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의 중 동구와 중앙아시아 체제전환국의 초기 국제금융기구 개혁 프로그램의 실패 사 례에서 대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혁 개방 과 같은 북한이 싫어하는 용어를 일반인이나 학자들은 사용해도 무방하지 만 이를 정부나 국가기관 등 공식적인 채널에서 사용하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대응이 다. 국제사회에서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용어는 다른 용어로 대체해서 사용하는 것이 관 례이다. 특히 원조공여국과 원조수혜국의 관계 등 협의 상대방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 러하다. 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에서는 개혁(reform), 구조조 정(structural adjustment), 지원(aid, assistance) 등 원조수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용어의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이러한 예를 들자면 상당히 많다. IMF의 구조조정융자제도(ESAF: Enhanced Structural Adjustment Facility)는 1999 년 빈곤감축 및 성장지원융자제도(PRGF: Poverty Reduction and Growth Facility)로 바꾸어 부르고 있지만, 지원조건 등 주요 내용은 동일하다. 세계은행은 2004년에 구조조 정차관(Structural Adjustment Loan)이나 (농업)부문구조조정차관(Sectoral Adjustment Loan) 등의 용어를 개발정책차관(Development Policy Loan)으로 변경하였다. 국제사 회에서는 인도적지원에 대비되는 개념인 개발지원(development assistance), 개발원조 (development aid)를 개발협력(development cooperation)으로 부르는 경우가 점점 많 아지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느껴지는 지식전수(knowledge transfer)사업도 양방향으로 감지되는 지식공유(knowledge sharing)사업으로 개칭하고 있다. 물론 그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북한의 개혁 개방 을 지원한다는 용어 대신에 북한의 개건 현대화 및 국제사회 편 입 지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할 것이다. 때로는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력, 금융침투 책동에 각성있게 대하며 그것을 철저히 배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로 나서는가를 심 각한 교훈으로 제기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인터넷판, 북, 미 금융침투 철저 배격 (2008년 4월 24일자).

22 동향과 분석 <참고문헌> 장형수, 2008a, 북한 개발협력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통일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공동주최 학술회의 발표문(2008.2.21). 장형수, 2008b, 북한과 국제금융기구: 이슈와 대응 수은북한경제, 2008년 봄호. 한 국수출입은행. 장형수, 2007, 장형수 전 국정원 국가정보관의 현장 분석: 北 국제금융기구 가입 산 넘어 산 ADB(아시아개발은행) 최대주주 일본 반대가 암초, 신동아 }2007년 8월 호, 동아일보사. 장형수 박영곤, 2000, 국제협력체 설립을 통한 북한개발 지원방안, 대외경제정책연 구원. 장형수 이창재 박영곤, 1998, 통일대비 국제협력과제: 국제금융기구 활용방안을 중 심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Katzman, Kenneth, 2007, U.S. - North Korean Relations: An Analytical Compendium of U.S. Policies, Laws & Regulations. Atlantic Council of the United States. US State Department, 2008, Country Reports on Terrorism 2007, April 2008. IMF website, http://www.imf.org World Bank website, http://www.worldbank.org ADB website, http://www.adb.org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23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jun2030@gmail.com Ⅰ. 서론 북핵문제가 다시 기로에 서있다. 최근 북한이 2단계 비핵화 조치를 완료하고 이에 호 응하여 미정부가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북핵 해결과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순간이다. 이와 더불어 비관론도 제기 된다. 2단계 조치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이 선행되어야 하며, 또 한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 없는 테러지원국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그렇다 면 과연 비관론을 극복하고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 북한 비핵화 2단계 조치가 당초 완료시한인 2007년 말을 훌쩍 넘어 2008년 중반에 이 르도록 그 완료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북핵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1) 돌이켜보면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이 합의된 후 17년이 지났지만 북핵문제는 아직 일보 진전과 일보 후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설사 올 상반기 내 비핵화 2단계 조치에 따른 북핵 프로그램의 신고 가 완료된다고 하 더라도 한반도 비핵화를 아직 낙관할 수 없다. 북핵 불능화와 신고보다 훨씬 어려운 핵폐 기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아직 그 존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농축핵개발 1) 북한은 6자회담 10.3 합의로 통상 불리는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제2단계 조치(2007.10.3) 합의에서 2007년 12월 31일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 를 약속하였다.

24 동향과 분석 과 해외 핵이전을 규명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이행의 어려움과 시간을 감안한다면, 북한 비핵화 3단계 과정 중에서 2단계를 완료한다고 하더라도 비핵화 마라톤 코스에서 겨우 10km 이정표를 통과한데 불과하다. 따라서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북핵 협상 과정 에 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이 예상된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6자회담 프로세스는 비 록 속도가 느리지만 타협과 절충을 통해서 비핵화가 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 었다는 점이 한 가닥 희망이다. 따라서 이 글은 2008년 중반 현시점에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분석하 고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단계에서의 쟁점과 3단계 핵폐기 협상에서 등장할 쟁점 을 규명하고 타결 가능성을 전망한다. 특히 북핵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입 장을 중심으로 쟁점과 입장을 각각 분석하였다. 이글은 또한 약 20년에 걸친 북핵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협상 패턴을 도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분석은 지나치게 현실을 단순 화하는 위험이 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북핵문제의 구조와 협상과정을 이해하고 대처하 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II. 2단계 비핵화 동향과 북핵협상 구조 1. 2단계 조치 이행 동향과 쟁점 10.3 6자합의에서 2007년 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하였던 2단계 비핵화 조치가 아직 지체되고 있다. 그렇다면 2단계 비핵화 조치에서 쟁점은 무엇이며 그 진전에 장애요인은 무엇인가. 첫째, 신고의 최대 쟁점은 2차 북핵 위기를 초래한 UEP(Uranium Enrichment Program;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다. 2) 미측은 2002년 2차 북핵위기 당시 확보한 물증과 최근 북측으로부터 받은 알루미늄관에 대하여 만족스런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의 UEP 시도는 확실시되나, 규모와 진전 정도에 대해서는 평가가 분분하다. 초보적으로 우 라늄농축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단계에서 고농축우라늄 대량생산에 성공했다는 단계까지 다양한 평가가 있다. 작년 말 미 워싱턴포스트지(2007.12.21)는 북한이 미측에 제출한 2) 미정부는 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 발생 당시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 핵개발(HEU: Highly Enriched Uranium)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정보를 이유로 제네바 북미기본합의(1994)를 파기하였다. 미정부가 2007 년 HEU에 대한 정보 판단을 중간 단계의 확신 으로 하향 조정한 이후 UEP 로 불린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25 알루미늄관 샘플에서 핵농축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하여 UEP의 존재 가능성을 재확 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여전히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문제 알루미늄관에 대하여, 북한은 핵농축과 무관함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알루미늄관이 사용된 군사시설을 미측 인사에게 참관시키고 샘플까지 제공하였다 고 주장하고 있다. 3) 둘째, 시리아 핵이전설도 난제로 남아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는 2007년 9월 21일 이 스라엘이 시리아의 한 핵의혹 시설을 공격하여 파괴하였으며, 이 시설은 북한이 제공한 핵시설이라고 보도하였다. 이후 북한-시리아 핵협력설이 6자회담 진전에 최대 장애물의 하나로 부각되었다. 언론에 따르면, 피폭 시설이 영변 핵시설과 유사하며, 또한 시리아 가 폭격당한 잔해를 서둘러 제거하고 피폭 사실조차 부인함에 따라 북한-시리아간 핵협 력 의혹은 더욱 증폭되었다. 특히 북미관계의 급진전 가능성과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를 반대하는 대북 강경론자를 중심으로 시리아 핵이전설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으며, 이들은 신고조치에 이에 대한 해 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 이 의혹은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 내 여 론을 더욱 악화시켜, 2007년 하반기 북미협상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경직화시키고 미정 부가 테러지원국 지정해제를 지체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한편, 북한은 상기 외교부 담화에서 (10.3 6자합의 1조 3항에서) 핵물질, 기술, 지식 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 하였기 때문에 별도의 신고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미정부의 이전 신고 요구를 무시하였다. 미정부도 한-시리아간 핵협 력설에 대하여 공식 반응을 삼간 채 일단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여 동 사건이 6자회담에 서 결정적인 장애물로 부각되는 것을 피하려는 듯이 보인다. 만약 핵확산이 6자 합의 이 전에 발생하였다면 북한의 해명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도 시사하고 있다. 미정부 내 대북 협상론자들은 6자회담의 진전, 특히 플루토늄 핵시설의 불능화와 신고의 완료가 이 시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셋째, 플루토늄 신고와 검증문제이다. 10.3 6자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핵프로그램의 3) 북한 외무성 담화 (북한 조선중앙통신, 2008.1.4) 4) 미 Wall Street Journal 지는 Plutonium of the Euphrates 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2008.4.24, 4.30 등 두 차례에 걸쳐 제기하여, 미행정부가 북한-시리아간 핵협력 사실을 묵인하고 테러지원국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26 동향과 분석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에는 원칙적으로 플루토늄 총량, 핵무기 기수, 핵실험 시설, 기타 핵확산 기록, 그리고 검증방안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이 중에서 우선 플루 토늄 총량 신고문제가 부각되었는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당초 생산량 30kg을 제 시하였으나 미정부는 더욱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를 요구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북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에서 핵연료봉을 3회 교체하였고, 폐연료봉 을 재처리하여 핵무기 5~8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약 50kg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 고 있다. 최근 북한이 미측에 제출한 영변 핵시설 운영자료에 따르면, 약 37kg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일단 북한이 운영자료를 제출한 이상, 플루토늄 생산량에 대한 논의는 검증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본다. 사실 미측의 50kg 주장도 추정치에 불과하므 로, 북측의 37kg과는 추정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핵심은 플루토늄 생산이므로 미정부는 이번 신고 조치에 서 플루토늄의 총량 신고를 가장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미래 핵능력은 이미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불능화를 통해 통제되었다. 이미 생산된 플루토늄은 현재 북한의 핵능 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플루토늄 총량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 다. 최근 신고의 검증 문제가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같은 정치 경제적 보상조치를 신고 접수에 맞추어 병행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검증 이후로 미룰 것 인지에 대하여 입장이 분분하다. 사실 검증의 시점과 범위와 방법은 6자회담에서 분명하 게 정리되지 않았다. 미국, 특히 대북 강경파는 검증을 신고의 일부로 간주하지만 북한 은 별개 사안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검증의 범위, 수준, 시기 등을 둘러싸고 갈등 이 예견된다. 마지막으로, 불능화와 기타 조치가 있다. 신고문제와 달리,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와 기타 조치는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 2007년 11월 불능화 작업에 착수한 이래, 2008년 4월 현재 11개 불능화 작업 중 8개가 완료되었으며 5MWe 원자로의 폐연 료봉 인출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2007년 10월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에서 중유 100만 톤 상당의 대북지원을 중유 50만 톤 과 중유 50만 톤 상당의 에너지 관련 설비 자재 로 공급한다는데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2008년 4월까지 중유 약30만 톤에 상당하는 지원 이 제공되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중유를 중심으로 제공하고, 한국과 중국은 설비와 자재 를 제공키로 하였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은 중유 10만 톤, 러시아는 중유 5만 톤을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27 제공하였고, 한국과 중국은 각각 중유와 설비자재 7만 톤 상당을 북한에 지원하였다. 대북 지원과 관련하여서는 몇 가지 특이 사항이 있다. 첫째, 일본은 납치자 문제가 해 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북 지원에 참여하지 않았다. 둘째, 북한에 중유 100만 톤 상 당의 지원을 완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사실 10.3 합의에서 12월 말까지 북한이 불능화와 신고를 완료하고, 다른 나라도 이에 맞추어 중유 100만 톤 지원을 완료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2007년 연말까지 100만 톤을 제공한다는 약속은 북한의 제 한된 수용능력 때문에 당초부터 충족하기 어려운 약속이었다. 셋째, 북한 핵실험(2006) 이후 미국은 북한에 대하여 완전한 수출금지 정책을 취하였으나, 6자회담 틀에서 다른 나라들의 대북 설비자재 지원에 동의함으로써 대북수출통제를 완화시키는 경향을 보였 다. 이것은 향후 북핵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를 더욱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양자관계에 있어, 미정부는 신고문제가 해결되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적성국 교 역법 적용을 중단하기 위해 대북제재 해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일본은 납치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아직 견지하고 있어 미북간 마찰이 예상된 다. 미 행정부는 일단 테러지원국 해제문제를 일본인 납치문제와 직접 연계시키지 않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집요하게 테러지 원국 해제 반대를 청원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2. 북한의 신고 지체 배경 북한은 완전한 핵 신고 약속에도 불구하고, 왜 UEP와 시리아 핵이전에 대한 신고를 거부하는가. 우선 북한이 핵포기를 위한 9.19 6자 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핵 포기를 위 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다만 시간벌기 게임을 한다는 해석이 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의 유훈,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 등을 언급하였으나, 이것은 핵 포기에 대한 원칙적 발언 에 불과하고, 실제 핵포기를 이행할 전략적 결단 여부는 여전히 의문시된다. 둘째, 북한은 고백외교 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북한은 2002년 9월 북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사실을 고백 함으로써 북일수교의 진전을 기대하였으나, 일본의 대북 감정이 더욱 악화되고 북일협상도 오히려 후퇴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한 2002년 10월 초 미 측의 농축 핵개발 추궁에 대하여 북한이 이를 인정한 결과, 북미 제네바합의가 파기되고

28 동향과 분석 2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였다. 만약 북한이 UEP, 시리아 핵협력, 핵무기 등에 대하여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였 을 경우, 제재 해제보다는 북한의 거짓말과 말바꾸기에 대한 비난과 즉각적인 검증 요구 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북한은 UEP 신고의 후유증으로 북한의 비밀 핵활동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북미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여 신고에 소극적일 가 능성도 있다. 셋째, 북한은 스스로 북미 기본합의문(1994)에서 미국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2단계 조치 완료 이전에 상대로부터 더욱 실질적이며 불가역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자신의 완전한 신고 의무 이행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자신의 조치에 대하여 모호 성을 견지하려는 배경에는 북한이 강조하는 불가역성 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북한이 불 가역성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핵신고와 폐기 조치가 되돌리기 어려운 반면, 미국의 테 러지원국 해제 등 정치적 조치는 쉽게 되돌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정부는 북한이 제네바합의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핵개발을 지속하였기 때문에 속 았다고 생각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제네바합의에 따라 영변핵시설을 동결하였으나 남 은 것은 노후화된 핵시설과 짓다만 경수로 콘크리트 덩어리뿐이라고 본다. 10.3 합의에서 신고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완전하고 정확한 신 고 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것은 자신감 부족과 상대에 대한 불신, 그리고 과거의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따라서 일방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 한 이러한 대치가 지속 되거나 일시적으로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유사한 형태로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비확산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정 에 회의적이며, 핵포기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한다. 북한이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의 비공식 핵국가 지위, 비 공식 핵국가인 이스라엘과 미국간 관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아직 핵을 완전히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방증자료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을 보유해도 된다거나 보유할 수 있다 고 보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 최고의 불량국가로 알려진 북한이 다른 비공식 핵국가의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과 국제사회의 경제지원을 대가로 핵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 황에 처해있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결코 북한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은 체제위기와 정권위기로 인하여 핵포기 결단 을 유보하거나, 또는 결단을 내렸다 고 하더라도 그 이행을 충분한 보상과 보장이 있은 이후로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29 기본적인 입장차로 인하여, 설사 2단계 비핵화 조치가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폐기조치는 더욱 어려운 과제로 남을 것이다. 3. 북핵협상 구조 분석 북핵문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당면과제에 대한 미시적인 대응방안을 찾는데 더하여 거시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1991년 남북간의 비핵화 협상 이 후 17년에 걸친 핵협상 과정과 결과에 대한 거시적인 분석은 북한 비핵화 전략 수립에 도 움을 줄 것이다. 영구적인 북핵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은 왜 지난날의 북핵 외교가 실패 하였는지, 왜 북핵 위기가 재연되며, 왜 핵합의는 이행되지 않는가에 대한 해답이 전제 되어야 한다. 과거 북핵 협상과정을 관찰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북핵 협상의 전형적인 패턴은 일반적으로 (1) 북한의 핵도발, (2) 핵위기 심화, (3) 일괄타결식 핵합의, (4) 합의 해체 등 4단계 순환주기로 구성된다. 북핵협상은 북한 이 IAEA 사찰 거부, NPT 탈퇴, IAEA 사찰관 축출, 재처리시설 재가동, 폐연료봉 인출 등 도발적 행위를 한 이후에 미국의 사후적인 대응조치로서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북한과 핵합의는 일반적인 협상과정이 아니라, 대립과 위기의 우여곡절을 거친 후에야 만들어진다. 북한은 벼랑끝 협상 전술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면서 상대의 협상과 합의를 강요한다. 북미 양국은 위기로 인한 긴박성이 있어야 진지한 협상에 들어가고 임 시방편적인 타협책을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1994년 5월 북한이 핵연료봉을 무단 인출하여 전쟁위기가 발생한 이후에야 제네바합의가 타결되었으며, 2006년 10월 북핵 실험이 2.13 합의를 촉진시켰다. 셋째, 위기상황에서 급조된 핵합의는 지킬 수 없는 약속, 핵심 사항의 미합의와 생략, 애매한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어, 재해석 또는 불이행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결국 해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17~20년에 걸친 북핵 협상은 아래 표와 같이 악순환 과정을 거쳤다. 5) 5) 이 표는 전봉근, 6자회담과 2단계 조치의 쟁점과 전망, Strategy 21 (한국해양연구소, 2007 가을/겨울 호)의 46쪽 표를 수정 보완한 것이다.

30 동향과 분석 표 1 미북간 핵협상 악순환 패턴 도발 위기 일괄타결 파탄 북: 영변핵시설 건설 미북 북경 비공식 접촉 북: IAEA 안전조치협정 체결의무 불이행(88.12) 남북고위급회담 중단(1991) 북: 비핵화 공동선언 합의, IAEA 안전조치 협정 체결 미: 북고위급인사 초청, TS 한미군사훈련 중단 북: 사찰 비협조, 상호사찰 불이행 IAEA: 사찰후 불일치 발견 북: 미신고시설 사찰 거부 IAEA 미: 특별사찰 요구 북: 준전시 선포, NPT 탈퇴(93.3) 한미: T/S훈련 재개 발표(92.10) 미북공동성명(93.6): 미국은 대북안전보장, 북한은 사찰 수용 합의 IAEA사찰 중단 북: 사찰거부 IAEA: 안보리 회부 북: 폐연료봉 축출(93.5), IAEA탈퇴, 5MW 재가동 위협 미: 영변 폭격설 IAEA: 대북 기술지원 중지 (94.6) 미북기본합의문(94.10): 북은 핵동결 및 폐기, 미국은 수교 및 중유 경수로 지원 경수로공사 지연 북, 사찰 비협조 북: 한국형 경수로 거부로 베를린회담 교착 북: AF(제네바합의) 파기, 핵가동 위협 미: 주한미군증강검토 쿠알라룸푸르합의(95.6)에서 한국형 표준 채택 KEDO: 한전을 주계약자로 지정, 한국형 채택발표 경수로후속회담 지체 북: HEU 의혹 (02.10) 미: 중유 중단, 악의 축 발언 북: 핵활동 재개, NPT 탈퇴(03.1) 미: 선제공격설, 경수로 중단 6자회담(2003.8~) 6자 공동성명(05.9.19) 북: 선경수로, 후 핵폐기 미: BDA 금융제재 북: 미사일 발사(06.7), 6자회담 거부 미: 달러위폐 제재 핵실험(06.10) 안보리: 1718 제재결의 베를린 북미대화, 2.13과 10.3 6자합의 북: 신고 지연, 검증 거부(?) 미: 테러지원국 해제 지연(?) 미북간 핵협상과 합의, 그리고 이행과정은 정상적인 외교관계와 다르다. 적대와 불신 관계 속에서 협상이 진행되며,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 이행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협상행태와 합의 불이행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미 북간 극단적인 불신, 근본적인 이해관계의 충돌, 적대감 등이 파행적인 협상의 배경이 된다. 특히 북한과 미국은 양국의 신뢰정도에 비추어 너무 높은 협상목표를 추구 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 를 북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31 핵외교의 목표로 추구한다. 한편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중단, 불가침협정, 경 제제재 해제, 경제지원, 수교 등을 요구하며, 선 이행을 요구한다. 양측의 뿌리 깊은 불 신을 감안할 때, 단계적인 신뢰구축 없이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들이다. 설사 양측이 미 래의 추상적인 목표에 합의하더라도 구체적인 상호 조치의 이행은 또 다른 장애물로 남 아 있다. 둘째,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핵외교는 체계적이며 정교한 전략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북 한의 외교공세에 대한 반응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체계적인 전략을 갖고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위기 조장 전술에 쉽게 말려든다. 그리고 뒤늦게 위기해소 차원에서 최소한의 반응만을 보인다. 불완전한 핵합의는 결국 합의의 해체와 새로운 핵사태의 반복을 초래하였다. 체계적인 핵협상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정부 내외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 그로 인한 대북정책의 일관성과 추진력 부재 등이 있다. 셋째, 90년대 초반 미측은 핵 비확산이라는 도덕적 당위론을 과신한 나머지 북한의 핵 개발 의지와 능력, 체제 내구력, 대외 불신감, 협상능력 등을 과소평가하였다. 90년대 초 유행하였던 북한 붕괴론도 이러한 미국의 성급한 판단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북 협상팀은 대북 협상 자체와 합의의 창출에 집착한 나머지, 합의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소홀하였다. 사실 합의 내용을 좀 더 명확히 하고 합의 이행보장 장치를 강화하려고 시도하였을 경우, 협상이 지체되거나 또는 합의 자체 가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점도 북핵 협상의 한계를 말해 준다. 결과적으로 합의문 을 작성하는데 성공하였으나 합의의 이행체제를 유지하는데 실패하였다. 핵합의의 붕괴 와 재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북미 상호간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협상에 더 큰 비용을 치 러야 했다. III.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과제 1. 비핵화 문제 과연 2008년 상반기 내 2단계 비핵화의 핵심인 신고와 이에 대한 검증이 완료될 것인 가. 이어 하반기 들어 3단계 협상이 완료되고 비핵화 조치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인가. 이

32 동향과 분석 러한 질문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면,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적지 않은 난관과 우여 곡절이 예상되지만 큰 틀에서 북미간 관계개선과 북한 비핵화는 점진적으로 진전할 것으 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고, 부시 행정부도 비핵화를 위해 매진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008년 내 북핵문제가 완전 히 해결되거나 비핵화 과정이 순탄하다는 뜻은 아니다. 북핵 검증, UEP와 시리아 핵이전 에 대한 설명, 그리고 핵폐기 등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한 3단계 비핵화 조치는 경수로건설 및 북미수교 과정과 맞물려 수년 이상 걸릴 것이다. 북한이 신고와 검증에 비협조적일 경우, 대북 강경론이 재등장하고 비핵화 과정이 중 단되며 새로이 위기국면이 조성될 가능성도 항상 있다. 현재 북미대화가 원만하게 진행 되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 또는 미국 내에서 정책의 급전환이 발생할 가능성 도 있다. 당면 과제로서 2008년 중하반기 들어 검증문제가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검증과 더불어 테러지원국 해제 등 보상조치를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검증완료 이후에 보상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하여 아직 명확한 합의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과거 남아공의 경우, 핵을 포기한 이후 핵시설과 프로그램을 사찰하고 검증하는데 2, 3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현 단계에서 철저하고 침투적인(intrusive) 검증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초기단계에는 신고 검증이 제한된 약식 방법으로 현 황을 확인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무부가 2007년 발행한 2008 성과보고서(Performance Report) 는 2007년 말 불 능화 및 신고 완료와 2008년 초까지 핵폐기 협상완료를 성과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 미 달성하지 못했다. 사실 미정부도 우리정부도 2007년 시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2단계 조치가 2008년 중반까지 완료되지 않는다면, 자칫 6자회담 프로세스가 표 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선정국, 국내의 현실주의적 대북접근법, 그리고 한국 신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반응 등이 주목해야할 새로운 변수이다. 미정부가 북한과 불능화 협상을 타결한 배경에는 불능화의 수준과 범위에 대한 목표치 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결단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고와 검증도 점진적으로 접 근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만약 미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조치 의 구체적 일정을 제시하고, 향후 북미수교협상과 경수로 제공 등을 포함한 정치경제적 보상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인 약속과 일정을 제시한다면, 북한의 협조적인 자세를 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북한이 항상 우리의 선의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 럽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33 향후 북한은 신고에 충실히 협조, 제한적 협조, 6자회담 거부 및 핵폐쇄와 불능화 해제 위협 등 3개 옵션 가운데, 제한적 협조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비핵화 국 면의 현상유지 또는 사태개선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배경에는 북한식 위기외교 또는 벼랑끝 협상전술에 대한 교훈, 중국 중재역할의 강화와 비핵화 개입, 북한의 경제 난과 대외 의존도 증가,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대화정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6자회담 을 통한 다자적 접근 등이 있다. 한편, 북한의 핵포기 거부, 미국의 정권 교체 기대, 대미 불신, 추가 보상 요구 등을 볼 때, 비핵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강하게 남아있다. 요약하면, 2008년에도 6자회담에서 타협과 미봉책을 통해 북미간 관계개선과 북한 비 핵화가 일부 진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으 며, 부시 행정부도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정치경제적 비용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 이다.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 북한의 불능화와 신고가 완료되고, 2008년 들어 북핵 폐 기를 위한 제2의 9.19 또는 2.13 합의가 타결된다면 외교적 성공으로 자평할 수도 있다. 특히 통제 불가능한 이란 핵문제와 비교한다면, 북핵문제는 성공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해결국면에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2. 대북 제재 문제 미국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최고의 압박수단이며, 동시에 효과적인 협상카드이다. 북한은 자신의 체제위기를 조장하는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이 미국의 대북 제재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와 관계개선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대북 제재 수단을 갖고 있으며, 어떤 조건에서 이를 해제할 것인 가. 미국은 한국전 발발 직후 1950년 6월 28일 대북 전면금수를 실시하여, 대북 교역, 원 조, 융자ㆍ투자 등을 전면금지하였다. 이러한 대북 전면금수체제가 냉전기간 내내 유지 되었다. 1987년 11월 KAL기 폭파사건 발생 직후, 미국은 북한을 국제테러지원국으로 지 정하고 북한과의 교역, 방산물품판매, 수출입은행보증 등을 금지하였다. 미 재무부는 국 제금융기관법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국제금융기구의 차관과 사업지원을 반대한다. BDA 사 태를 초래한 대북 금융제재는 미 재무부가 주도하는 제재로서 전세계적 민간 은행망에 대한 북한의 접근을 차단한다. 1993년 1차 북핵사태가 발생한 이후 북미대화가 시작된 이래 북한은 미국의 제재 해제

34 동향과 분석 를 끈질기게 요구하였다. 미국은 북미 기본합의(1994)에 따라 처음으로 1995년 1월 초보 적인 제재를 해제하였다. 북미 직통전화 개설 허용, 언론사의 상대국 주재사무실 개설 허용,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에 따른 금융거래 허용, 미 은행이 동결한 북한자금 2,000만 달러 중 제3국인 소유 520만 달러 동결 해제, 북한산 마그네사이트 수입허용 등이 1차 제재해제 조치이다. 2000년 6월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유예에 대한 보상으로 경제제재를 추가로 해제하여, 전면금수체제가 사전신고 또는 허가제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북한 핵 실험(2006.10.9) 이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대북 제재조치가 전면 재도입되었다. 유엔안보리결의 1718의 요구를 반영하여 미 정부는 2007년 1월 26일 대 북 교역통제를 대폭 강화하였다. 미 상무부는 기초적인 식량과 약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대북이전에 대하여 수출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로서 미정부는 북한에 대하여 사실상 금수조치(embargo) 에 버금가는 엄격한 수출통제를 부과하였으며, 클린턴 행정 부 시절 해제된 대북 경제제재조치를 전면 부활시켰다. 6) 북한은 10.3 6자 합의에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확보하기 위하여 핵시설 불 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약속하였다. 그런데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된다고 하여 북미 관계에서 북한의 지위가 정상국가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미정부로부터 중복적 인 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선 북한은 적성국교역법과 외국자산통제규정에 근거하여 미국의 안보위 협국 으로 지정되었다. 둘째, 북한은 수출관리법에 근거하여 테러지원국 으로 지정되었 다. 셋째, 북한은 수출입은행법과 대외원조법에 근거한 공산체제국가 로 지정되었다. 넷 째, 북한은 무기수출통제법, 수출관리법, 북한비확산법에 의해 대량살상무기 확산국 으 로 지정되었다. 다섯째, 미 애국법은 대북 거래기관을 위조와 돈세탁 기관 으로 지정하 였다. 그 외에도 북한은 인권침해, 종교자유침해국으로 지정되어 추가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사실 위의 많은 제제들이 중복적으로 적용되기도 한다. 2008년 초 현재 미국의 대북 6)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이 2006년 11월 13일 발표한 안보리 결의 1718호 이행 보고서 에서 이미 국내 법과 다자수출통제체제에 따라 동 안보리 결의가 요구한 이상의 경제제재 조치를 이미 취하고 있어 별도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내법에 따라, 비핵국가가 핵실험 시 무기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 수출입은행법(Export-Import Bank Act), 원자력법(Atomic Energy Act) 등 법령에 따라 자동적으로 제재가 작동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미국과 교역이 단절되어 있어 별도의 추가 제재조치가 불필요한 실정이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35 경제제재 조치는 모두 42건이며, 이 중 테러 관련 제재가 16건으로 최대이며, 공산주의 체제 관련 10건, 대량살상무기 확산 관련 7건, 외교정책 일반 3건 등이다. 이중 제재조치 를 해제 또는 면제할 수 있는 권한이 대통령, 국무장관, 재무장관 등 행정부 소관은 34건 이며, 나머지 8건은 의회에 속한다고 한다. 대북제재 중에서도 가장 정치적이며 포괄적 효과를 갖는 조치 중 하나가 테러지원국 지정이다. 북한도 테러지원국 해제를 북미관계 개선에서 상징성과 효과성이 가장 큰 조 치로 보고 그 해제에 집착하고 있다.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 국무부 재량사항이다. 지정 해제시 미 행정부가, 첫째, 해당국 지도부와 정책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동 국가가 현재 국제테러 행위를 지원하지 않고 향후에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보장하고, 둘 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발효일 45일 전까지 해당국가가 최근 6개월간 국제테러 행위 를 지원하지 않았고 향후 지원 않겠다고 보장하였음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 면 45일 이후 효력이 발생한다. 미 정부가 이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신고조치가 진행됨에 따 라 해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해제 조치 개시 시점을 두고 이를 검증문제와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하여 북미간 입장차가 존재한다. 이를 둘러싼 논쟁은 다시 북한의 신고와 검증문제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칠 가능성이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최고의 경제적 이유는 이것을 자유로 운 국제경제활동의 기초로 보기 때문이다. 미정부는 자신이 이사국이 되는 국제금융기관 에서 테러지원국의 회원가입에 대하여 자동적으로 비토권을 행사하고 있다.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되면 국제금융기관 가입과 융자신청을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인 필요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비핵화에 협조하는 대가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에서 나아가 국제금융 기관 가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그런데 북한이 테러지원국 목록에서 해 제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 내 국제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가입조건과 융자자격을 충족시 키기 어렵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과 역량부족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북한의 노 력과 역량강화를 위한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테러지원국 해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북한이 추가적인 개혁개방 조치를 취해야 하며, 북한의 국제개발과 금융역량을 향상시키 기 위한 추가적인 국제협력프로그램이 가동되어야 한다.

36 동향과 분석 3. 경수로 제공문제 과거 북미 기본합의문(1994)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2008년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 의 성공도 경수로 제공에 달려있다고 본다. 과거 경수로에 대한 북한의 집착을 감안한다 면 지금까지 북한이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북한이 경수로 제기를 자제한 배경에는 3단계 협상에서 이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한다. 이에 비하여, 미정부는 경수로 제공에 대하여 변함없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3 단계 협상이 시작되면 북한의 경수로 필수론과 미국의 불가론이 충돌하여 6자회담이 다 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입장을 자세히 보면, 상충되는 입장이 병존하고 있다. 우선 경수로 절대 불가 입장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북미 기본합의문을 연상시키는 경수로사업을 미정부, 특히 공화당 정부가 결코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경수로의 핵확산 저항성 으로 인하여 이론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은 낮으나 위험한 북한에게 그 낮은 가능성마저 허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 대부분 안보와 비확 산 전문가도 이에 공감한다. 만약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다면 이에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제네바합의의 실패를 감안한다면 민주당 정부도 경수로제공을 강력히 추진 하기는 쉽지 않다. 둘째, 9.19 6자 공동성명(2005)에서 적절한 시기 에 경수로 제공을 논의 하기로 합의 한 것에 대한 해석차가 있다. 7) 미정부는 이 합의는 경수로 제공에 동의한 것이 아니며, 액면 그대로 미래의 일정 시점에 논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 논의의 시점에 대하여 매우 엄격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제거하고, 국제 원자력기구(IAEA)가 이를 검증하며, 비확산 안전조치를 준수하고 이에 대한 협력과 투 명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핵 확산을 중단하였을 때 경수로 제공을 논의 한다는 조건 이다. 마지막으로 소수 의견이나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경수로 제공이 불가피하다 는 입장이다. 심지어 조건이 충족된다면 적극적인 협상카드로 활용하자는 입장도 있다. 7) 9.19 6자 공동성명 1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타 당사국들은 이에 대한 존중을 표명하였고, 적절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관한 경 수로 제공문제에 대해 논의하는데 동의하였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37 미정부 일각에서는 북핵 불능화와 신고 조치만 완성된다면 새로운 북미관계의 지평이 열 리며 이런 상황에는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수로의 조기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미국 내에서 대북 경수로사업에 대한 반감이 강하지만, 결국 북핵문제 의 해결을 위해 최소한 경수로 제공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에서 경수로 건설은 김일성의 유훈이며 김정일의 외교 업적으로 알려져 있 어 이에 대한 북한의 요구는 절대적이다. 6자 공동성명 채택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정부의 입장과 정반대로 선경수로 제공, 후 핵폐기 완성 입장을 아래와 같이 상세히 밝혔다. 8) 우리는 이번 6자 공동성명에 천명된 대로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조성의 기초로 되는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NPT에 복귀하며 IAEA와 담보협정을 체결하고 이행할 것이다. 이미 누차 밝힌 바와 같이 조-미 관계가 정상화되어 신뢰가 조성되고 우리가 미국의 핵 위협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면 우리에게는 단 1개의 핵무기도 필요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은 미국이 우리의 평화적 핵 활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증거로 되는 경수 로를 하루빨리 제공하는 것이다. 신뢰조성의 물리적 담보인 경수로 제공이 없이는 우리 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억제력을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 지심 깊이 뿌리박힌 천연바위처럼 굳어진 우리의 정정당당하고 일관한 입장이다. 한국 노무현 정부는 대북 경수로사업을 적극 지지하였다. 다만 논의와 제공 시점에 대 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이명박 신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비핵 개방 3000 구상에서 나타난 적극적인 대북 개발지원 방침을 감안할 때, 비핵화를 조건으로 경수로사업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국은 이미 KEDO 경수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고, 북한 금호지 구에 이미 1/3이 완성된 경수로부지가 있고 제작 중인 부품도 갖고 있다. 남북경협에 따 른 북한 내 전력수요와 민족경제공동체 발전을 위해서도 대북 전력사업 또는 경수로가 필요하다. 따라서 3단계 핵폐기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한국정부는 경수로사업을 적극적 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 경수로사업은 한국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대북 협 력적 위협감소(Cooperative Threat Reduction) 조치의 일환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 9) 8) 북한 조선중앙통신, 2005.9.20

38 동향과 분석 그런데 대북 경수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북 전력제공문제, 경수로 건설비 분담 문제, 북한의 준비 등 3개 문제가 우선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9.19 공동성명 (2005)은 경수로와 전력 제공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으며, 이것은 2007년 2.13 합의에서 재확인되었다. 10) 따라서 향후 경수로 제공과 전력제공문제가 같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 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2005년 7월 중대제안 을 제기하면서 경수로를 포기하는 대신 전 력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을 다시 재확인할 필 요가 있다. 둘째, 경수로사업비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경수로 사업비는 북한 금호부지의 KEDO 경수로 공사를 재개한다는 전제 하에 약 33억 불(3조 1,350억 원, 1$=950원 기 준)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래 사업비 46억 불이 추가 비용발생 요인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비용은 이를 크게 상회할 것이다. 경비분담 방식에 대하여, 6자회담식 5개국 균등 부담, KEDO식 한국 70% 부담, 한국 모두 부담 등 시나 리오가 있다. 이 중 우리 정부는 균등 부담을 선호할 것이나, 다른 나라는 한국 부담 가 중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경수로사업이 6자회담의 사업인 만큼 원칙적으 로 5개국 분담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핵 포기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할 각오도 필요하며, 또한 비용문제가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경수로사업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수로사업의 재개와 완공을 위해서 북한의 역량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적 선언이나 행정조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KEDO 경수로 사업의 경우, 부품공급업자들이 핵 사고시 보상체제의 완비를 부품 공급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북한은 낮은 국가신용도와 핵확산 활동으로 인하여 핵사고시 보상체제 구축에 필요한 국제보험을 구매할 수 없었 9) 대북 협력적 위협감소(CTR)에 대해서는 이동휘, 협력적 위협 감축 동향: 한반도 적용 가능성 대두를 계기 로, 주요국제문제분석, (외교안보연구원, 2005), 전봉근, 북핵폐기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현대북한 연구, (2008, 11권 1호) 참조. CTR은 1991년 미국의 Nunn-Lugar 법안에 따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 자흐스탄 등 구 소련국가에 산재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폐기를 목적으로 해당국가와 협력 하에 추진한 다양 한 비확산 프로그램으로서 직접적인 핵폐기 지원뿐만 아니라 핵기술자의 전직 교육 및 민수용 과학기술센 터 건립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 10) 9.19 공동성명(2005) 3조. 6자는 에너지, 교역 및 투자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양자 및 다자적으로 증진할 것을 약속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 일본, 대한민국, 러시아연방 및 미합중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 에너지 지원을 제공할 용의를 표명하였다.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200kw의 전력공급 에 관한 2005. 7.12자 제안을 재확인하였다. 2.13 합의(2007) 2조 5항. 참가국들은 2005년 9월 19일 공동 성명의 1조(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논의 )와 3조( 한국의 200만kw 전력공급 제안 재확인 )를 상기하면 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경제 에너지 인도적 지원에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39 다. 심지어 일부 부품공급업자들은 북한의 낮은 국가신용도와 핵사고시 보상능력 미비를 이유로 KEDO 사업 참여를 포기하였다. 만약 경수로사업이 계속되었다면, 핵사고시 보험을 구매하지 못하거나 경수로 핵심 부 품을 공급받지 못해 경수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이 문제점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 국가신용도, 핵확산 기록과도 연관되어 단시 간 내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직도 이 문제점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 다. 따라서 향후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할 때 이러한 문제점을 북한에 명확히 인식시키 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6자회담에서 공동으로 찾아야 한다. 4. 북미수교 북한은 정치적 결단에 따라서 단숨에 북미수교를 완성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으나, 실 제 북미관계 정상화는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북미수교는 법제도적 절차에 따라 양측간 수교를 가로막은 규정과 장애물을 해소하면서 진행되기 때 문이다. 미국과 과거 적국과의 관계개선도 이러한 정치적 법적 절차를 거쳐서 완성되었 다. 미 중간 관계는 1971년 1월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 의 공식 방중에도 불구하고, 1979년 1월에야 수교로 관계정상화가 완성되었다. 베트남의 경우, 미국은 북베트남을 포함한 4자 파리평화협정(1973.1)을 체결하였으나, 북베트남의 사이공 침공(1975.4), 캄보디아 침공(1978)을 거치면서 적대관계와 경제제재를 유지하였 다. 80년대 말부터 미국은 베트남과 관계개선 절차를 시작하였으나, 1992년 4월 통신재 개, 1993년 7월 국제금융기관의 베트남 차관 지원 허용 등 단계적 조치를 거쳐야 했다. 1994년 2월 경제제재를 완전히 해제하고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였으며, 마침내 1995년 8 월 국교가 수립되었다. 최근 리비아의 경우,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2003.12)에서 수교까지 2년 6개월이 소 요되었다.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 포기와 미국과 수교의 교환을 목표로 2003년 3월~12 월간 영국의 중재 하에 미국과 협상을 가졌다. 2003년 12월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을 발표하였고,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2006년 5월에야 국교가 수립되었다. 그 사 이에 트리폴리에 미국 이익대표부 설치(2004.2),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2004.6), 미국의 대리비아 경제제제 해제(2004.9) 등 관계정상화를 위한 중간단계 조치가 있었다.

40 동향과 분석 미북관계 정상화도 우선 테러지원국 해제와 수교협상 개시, 연락사무소 설치와 국제금 융기관 차관 허용, 경제제재 완전 해제와 수교 등 단계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조 치는 수교를 위한 정무차원에서 수교협상 개시, 연락사무소 개설, 수교 등 3단계를 설정 할 수 있다. 이와 병행하여 경제적 의미를 갖는 조치로서 테러지원국 해제, 국제금융기 관 차관 허용, 경제제재 완전해제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북한은 미 국내법에 따라 적성국, 테러지원국, 대량살상무기 확산국, 인권침해국, 공산체제국, 수출통제 불 이행국으로 다중적인 제재를 받기 때문에 이것을 모두 해소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 릴 것으로 보인다. IV. 결론과 정책제안 2008년 중반 북핵 신고와 핵폐기 협상을 계기로 6자회담과 비핵화 프로세스가 다시 기로에 서있다. 위에서 토론한 북핵 협상의 악순환, 북한의 핵협상 전략과 신고 거부, 3 단계 협상의 쟁점과 장애요인 등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앞으 로 6자회담을 어떻게 성공시키고 북한 비핵화를 완성할 것인가. 그 해답의 일부를 6자회 담과 북미대화의 성공적인 운영에서 찾고자 한다. 우선, 6자회담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바로잡고, 6자회담의 구조에 부합하는 역 할을 부여해야 한다. 우선 6자회담을 일방적인 대북압박의 수단, 또는 집단적 무책임의 구실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미국은 초기에 6자회담을 협상보다는 집단적 압박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이 6자회담을 대북 다자압박의 수단으로 간주하 는 동안에는 북핵협상이 정체되었으나, 2005년 여름부터 진지한 협상 틀로 간주하면서 9.19 공동성명과 이어지는 이행조치 합의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초기에 북한은 6자회담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으나,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의 기회 에 다자보장 체제가 양자합의보다 튼튼하다는 논리로 북한을 설득시켰다. 양자협상과 달리 6자협상에는 북한에게 동조자도 중재자도 있다는 기대감을 주었다. 6자회담의 강점 은 다자협상틀이며, 다자보장틀이라는데 있다. 앞으로도 6자회담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기능인 다자협상과 다자보장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다음, 북미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의 중심적인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과거 북핵 협상 과정을 돌이켜 보면, 미국의 북한 방치와 일방적 압박 등 대화거부 조치는 북핵 사태를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관계 개선 전망 41 악화시키는 경향을 보여 주의해야 한다. 부시 1기 행정부가 북한의 농축핵개발을 이유로 기본합의문을 파기한 이후, 영변 핵시설 재가동, 북한의 추가 재처리, 핵실험 등 북핵사 태가 극도로 악화되었다. 만약 부시 2기 행정부가 강경책을 지속하였다면 한반도에 위기가 계속되고 북한이 핵 무장을 더욱 강화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마침내 굴복하고 핵폐기가 촉진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볼 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른 한편 미국의 대북 협상외교는 성과가 있었다. 비타협적이고 강경한 북한을 상대로 원칙과 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임할 때, 6자 공동성명과 후속 합의의 성과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켜 보통국가로 변화시키 기 위해서 미국의 외교적 주도력과 인내심이 더욱 요구된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무조 건 관용은 해결책이 아니다. 원칙 없는 선의적인 접근은 오히려 북한의 도덕적 해이 와 시간벌기 를 조장하고, 합의 불이행을 초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분간 안보리 결의 1718호 제재 체제를 유지하며, 합의 이행과 지원에 있어 전략적 상호주의 와 전략적 유 연성 의 원칙을 유지한다.

제2부 경제자료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의 주요 목표와 적용법규 (김상기) 45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CRS REPORT) 53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의 주요 목표와 적용법규 45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의 주요 목표와 적용법규 * 1)김상기 (KDI 전문연구원) ksklyh@kdi.re.kr 대북경제제재의 다양한 목표 미국의 대북제재 기원은 거의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한국전이 일어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Act)을 발동해 북한에 대한 수출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그해 12월 적성국교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에 의거 해 외자산통제규정(Foreign Assets Control Regulations)을 제정하여 미국내 북한자산을 동결하고 북한과의 무역과 금융거래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였다. 이후 미국은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고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다양한 법적 근거를 통해 경제제재를 강화하여 왔다. 그리고 1987년 11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은 1988년 1월 20일 부로 테러지원국가 명단에 등재되어 추가적인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되었다. 현재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이 미 안보의 위협이 되고 사회주의 국가이며 테러국을 지원하고 있고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고 확산하는 국가라는데 근거한다(Dianne E. Rennack, North Korea: Economic Sanctions, CRS Report for Congress, 2006.10. * 본 자료는 대북경제제재의 유효성 분석: 실태와 효과 }(KDI 정책연구시리즈 2007-09)의 제3장 대북경제제재 의 실태 의 일부 내용을 정리 보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