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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이라고 하였는데, 라자(羅字)는 나자(那字)로 쓰기도 하고 야자(耶字)로 쓰기도 한다. 또 서벌(徐伐)이라고도 한다. 세속에서 경자(京字)를 새겨 서벌(徐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또 사라(斯羅)라고 하기도 하고, 또 사로(斯盧)라고 하기도 한다. 재위 기간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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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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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 일지

Transcription:

21st IFES-APRC INTERNATIONAL CONFERENCE November 2-3, 2009, Moscow 글로벌 금융위기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1 Global Economic Crisis and the New Paradigm of Economic Cooperation: Korean Perspective 김종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1. 문제의식 2008년부터 2009년에 이어지는 글로벌 경제위기, 한국의 경제위기는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가지게 한다. 경제운영의 기본목적이 경제적 성장과 안정, 그리고 사회적 공공성의 확보에 있다고 한다면 작금의 상황은 이 3가지 목적에서 모두 실패한 듯 보인다. 경제적 성장은 지구촌의 극히 일부분에 한정되었으며, 그나마도 작금의 경제위기로 또 다시 크게 후퇴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성립과 함께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공황의 존재는, 한 때 케인스경제학의 등단과 함께 자본주의의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리라는 순진한 믿음을 저버리게 한다. 60억 세계 인구 중 9억 가까운 인구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으며, 그 수도 매년 400만 명 정도 늘어난다. 환경, 의료, 식량, 식품, 노동의 위기 등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도의 공공성도 확보되지 않는다. 미국과 서구 중심의 패권, IMF,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 그리고 국제적 생산의 주역인 다국적기업 모두 지구촌의 경제적 성장과 안정, 그리고 사회적 공공성의 확보에 상당 정도 실패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 본고는 기본적으로 국민대학교일본학연구소편, (2009 년 5 월)에 게재된 것을 기반으로 한다. 23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여기서 잡아야 할 화두는 자본주의의 극복과 새로운 국제레짐의 구축이라는 것이다. 만약 자본주의의 극복 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사회주의의 실현 이라는 식의 단순한 사고방식을 지양한다면, 적어도 현재의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의 파악,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류사회의 노력에 대해서는 좀 더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의 패권구조(Pax Americana)의 극복이 단순한 반미구호로 폄하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역질서에 대한 구체적인 미래상에 대한 설계가 요구됨은 당연하다. 본고의 목적은 2008~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하면서, 한국경제가 향후 지향해야 할 발전과 상호협력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다. 기존의 국제레짐(G7, IMF, 세계은행, WTO 등)이 현존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 아니 그것을 더욱 조장시켜 왔다는 비판, 혹은 부시 행정부 하에서의 미국의 오만과 일방주의적 정책이 국제협력의 기반을 와해시켜 갔다는 비판은 작금의 금융위기하에서 더욱 힘을 받아갈 것이다. 2 금번 위기 발생 이후 제기되는 신브레튼우즈체제의 형성이나, G20의 강화 필요성 등은 모두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본고는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금융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것은 미국임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는가? 둘째, 향후 한국이 지향해야 할 경제 모델은 무엇인가? 2008년 위기의 단초가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방식의 실패에 있다고 한다면, 지금 부활하고 있는 케인스주의 또한 역사적으로는 실패한 모델이었다. 신자유주의와 단순한 케인스주의의 너머 에 존재하는 경제운영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셋째, 향후 지향해야할 발전모델을 실현시키는 국제협력의 모습은 무엇인가? 한미 FTA 와 같은 한국의 대외경제전략은 앞으로 한국이 지향해야할 발전모델과 합치하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고 육 지 책 의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2 동아시아 금융위기하에서의 IMF 의 대응방식의 잘못은 Paul Krugman(1999), Joseph Stigliz(2002) 참조. 부시 행정부 하에서의 미국의 오만과 일방주의적 정책에 대한 비판은 Fareed Zakaria(2008) 참조. 24

2.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대응방식 1) 무너진 태평양수지균형과 동아시아의 불황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기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형적인 부동산 버블이 꺼진 결과였다. 1990년대 6%대 후반을 유지해왔던 미국의 장기금리는 2000년대에 들어와 4%대로 하락하였으며, 이러한 낮은 금리하에서 나타난 과잉유동성은 그대로 부동산 버블로 전환되어갔다. 클린턴 정권시기 미국의 고성장을 이끌어왔던 IT 버블이 꺼졌을 때에도, 그리고 2001년 9 11테러 이후의 경기 침체국면에서도 미국 경제를 유지했던 것은 부동산 버블과 군사비 지출의 증대였다. 바로 버블과 전쟁이 미국 경제를 견인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미국발 금융위기는 단순히 미국의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버블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한 불안 요인을 더욱 증폭시키는 금융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저축대부조합, 상호저축은행, 상업은행 등의 주택담보부실채권이 파생상품이라는 모양새를 가지고 거대투자은행 및 헤지펀드에 파급되는 경로, 즉 부실화된 채권을 상품화(증권화) 하고, 몇 개의 상품을 다시 결합시켜 재 상 품 화 (재증권화) 하 는 과정이 금융위기를 더욱 증폭시켜 갔다.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기법 으로 칭송되던 첨단금융기법들이 결국은 금융의 카지노 화에 불과했으며, 경제전체의 모럴 헤저드와 불안정성을 크게 했다는 점이 금번의 글로벌금융위기에서 확실히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3 그러나 경제위기의 실마리는 미국이 제공했지만 그 영향은 전 세계로 전파되어 갔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급속한 자본 유출과 함께 통화 주식 부동산 가격의 연쇄적 하락했다. 애초부터 미국발 금융위기가 동아시아에 그리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였다. IMF(2007)는 1 동아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IT 제품은 미국의 주택시장 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 2 (중국을 제외하고) 수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대미 수출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 3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완화 및 재정발동의 여력이 크다는 점을 들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동아시아에 미칠 3 1980 년대 이후의 미국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는 Ravi Batra(2005), Andrew Glyn(2006)에 비교적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25

영향은 애초부터 제한적인 것으로 간주했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의 혼란은 이러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라는 쇼크가 동아시아로 전파되자, 각국의 경제는 급속히 실 속 되 어 갔다. 2008년 10~12월의 경제성장률(전년대비)은 중국이 6.8%로서 7년 만에 7%를 밑돌았으며, 태국 4.3%, 대만 8.4%, 한국 3.4%, 홍콩 2.5%, 싱가포르 4.2% 등 각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 소위 아시아 NIEs 라고 일컬어지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2008년 10~12월의 성장률은 4.8%로서, 동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 7~9월의 4.2%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4 <표 1> 태평양수지균형(transpacific imbalance)(10억달러, %, 2008년) 자료) 각국통계 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가? 그것은 바로 태평양수지균형 transpacific balance 이 붕괴한 데 그 원인이 있다. 즉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는 미국의 과도한 소비행위를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동아시아로부터의 대미 수출과 자금 환류(미국 채권의 구입)에 의해서 유지되었던 것이다. 미국의 과잉소비 와 동아시아의 과잉 저축 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균형을 이루고 있는 구조, 즉 태평양수지균형 이 파괴된 것이 동아시아 지역의 극심한 경기 침체를 가져온 것이었다. 5 1500조 엔에 가까운 개인금융자산을 기반으로 하여 전 세계, 4 동아시아 경제의 각 경제지표는 みずほ 総 合 研 究 所 (2009) 참조. 5 최태욱(2009)은 미국의 달러 가치가 과잉유동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미국의 금융 및 실물경제의 위기가 장기화되어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태평양수지균형의 붕괴를 예측한다. 26

특히 미국에 투자되어 있던 일본의 자금은 대거 일본으로 다시 회귀하였으며(소위 와타나베 부인의 귀환 ), 이로 인한 급속한 엔고는 일본 경제의 목을 죄고 있다. 대미 수출이 막혀 버린 중국의 성장률도 고도성장의 활력을 잃어버렸으며, 한국, 대만, 아세안 등의 국가들도 미국과 일본 경제의 붕괴, 중국 경제의 침체에 영향을 받아 급속히 축소균형의 길을 달려갔다. 2) 신자유주의와 케인스주의를 넘어서 이 모든 위기는 1980년대부터 일반화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의 실패에서 기인한다. 1980년대 이후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 대처리즘 (Thatcherism)의 유포 속에서 시장기능을 완전히 작동시키는 것만이 경제성장의 유일한 길인 양 선전되었다. 이 속에서 나타난 시장의 폭주, 금융의 폭주가 새로운 경제위기를 준비해 갔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에 의해 안정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에서의 탈출구란, 실물과 괴리된 금융 부문에 의한 성장이거나, 부동산 주식과 같은 자산시장의 버블에 의한 성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것을 더욱 촉진시킨 것이 바로 금융규제 완화였다. 1980년대 말 미국에 있어서 2번에 걸친 저축대부조합(S&L)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1996년의 감독규제완화법, 1999년의 은행개혁법 등 주요한 금융규제완화법령을 제정해 나갔다. 2004년에는 증권거래위원회의 통합감독프로그램(CSE)에서 총 부채가 순자산의 15배 이내여야 한다는 레버리지규제도 철폐했다. 여기에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같은 파생금융상품이 모기지금융회사, 대형금융기관 (투자은행 및 은행)의 자회사(SPV), 연기금, 보험회사, 헤지펀드 등으로 유통됨으로서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를 조장시켜 갔다.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했던 CDS 의 경우, 2001년에는 거의 0에 가까웠던 것이 2007년에는 무려 62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속하게 팽창되어 갔다. 6 글로벌 금융에 직면해서 각국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적절한 규제 강화로의 전환이다. 2008년 11월 그리고 2009년 4월의 G20정상회담의 6 미국의 금융규제 완화와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와의 관계는 유종일(2008)의 제 1 장 및 伊 藤 誠 (2008) 참조. 27

화두는 바로 헤지펀드의 규제, 세계 동시의 재정 확대, 그리고 글로벌 레짐의 개혁에 있었다. 바로 케인스주의의 부활인 것이다. 7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케인스주의 또한 역사적으로는 실패한 해결방식이었다. 적어도 1929년 대공황에서의 미국의 성공적인 탈출,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의 고도성장은 케인스주의의 성공을 보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사학계의 연구결과에서 보이듯, 당시 미국의 뉴딜정책은 경기회복을 더욱 어렵게 했을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되며,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1973~4년의 석유위기를 계기로 해서 단순한 케인스주의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음도 많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8 이상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의 경제운영에서 적어도 신자유주의는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첫째로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방식은 그동안 정치기획으로서의 선전문구 와는 달리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레이건 집권 이후의 미국 경제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에 시달렸으며, 경제성장률도 이전의 1960년대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것은 대처 정권의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통화주의적 원칙의 관철, 감세와 규제완화, 민영화, 복지축소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대처의 정책은 경제성장률 제고로서 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빈부 격차의 확대와 금융부분의 폭주에 의해 새로운 경제위기를 준비해 갔던 것이다. 9 7 여기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위기해결의 방식이 지난 1980 년대 초의 남미 금융위기, 1994 년의 멕시코 금융위기, 1997 년의 동아시아 금융위기 등의 개도국형 금융위기 와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당시의 선진채권국, 그리고 IMF 의 해결방식은 후진국의 규제완화와 시장개방, 재정건전성의 유지라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으로부터 한발도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버블의 축적과 붕괴라는 위기의 양상은 같으나, 해결의 방식은 전혀 달랐던 것이다. 8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에 대한 논란은 Gene Smiley(2002) 참조. 한편 로버트 브레너(Robert Brenner 2002)에 따르면 1970 년대 미국은 케인스주의에 입각해서 적자 지출과 신용 팽창을 계속해왔지만, 결국 고비용 저이윤의 제조업체를 온존시키는 데 불과했으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만 귀결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대처 정권 이전의 구노동당 정권하의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70 년대까지의 구노동당 정권하에서의 영국이 충분한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은 이후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Anthony Giddens 2002). 9 미국과 영국의 양극화 성장노선 이 경제적성과가 별로 좋지 않았음을 분석한 책으로서는 Paul Krugman(2008), 神 野 直 彦 (2007) 참조. 28

둘째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에 의해서 각국의 사회적 공공성이 크게 손상되어 갔다는 점도 중요하다. 노동의 질은 크게 악화되었으며, 환경 문제도 심각하다. 의료, 식품, 물 등과 같은 인간재생산에 필수불가결한 구성요소들도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외채 누적에 의한 국가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외채 체질의 고정화를 IMF 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더욱 부채질해 갔다. 10 이상과 같이 생각해 보면 향후 국제사회가 지향해야 할 대안모델이 신자유주의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케인스주의적 해결은 어떠한가? 케인스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 즉 재정확대에 의한 경기안정화만을 말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개입이 좋은 것인가에 대한 언급은 존재하지 않았다. 케인스에 있어서는 전 쟁 도 복 지 도 모두 케인스정책인 것이다(Joan Robinson 의 비판).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과연 어떠한 형태의 시장개입을 할 것인가? 그 속에서 어떻게 안정된 성장을 유지할 것인가? 금번의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과거의 케인스정책의 실패 사례에서 본다면, 신자유주의와 단순한 케인스주의를 넘어선 그 어딘가의 지점에 우리가 가야 할 목표가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3. 새로운 발전모델의 모색 1) 한국적 조정시장모델과 균형성장 에스핑 안데르센 Esping - Andersen(1990)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모델을 노동 시장규제, 가족제도, 복지국가의 역할이라는 기준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바 있었다. 먼저는 자유시장경제 liberal market economy 로서 미국, 영국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조정시장경제 coordinated market economy 중 유럽대륙형으로서 독일, 네덜란드 등이다. 셋째는 역시 10 1980 년대 이후 노동의 질의 약화, 환경파괴, 의료, 식품, 물, 개도국의 외채누적의 위기에 대해서는 각각, 森 岡 孝 二 (2005), Al Gore(2006), Marcia Angell(2004), Brewster Kneen(2003), Riccardo Petrella(2001), Damien MIllet(2004) 등을 참조 29

조정시장경제 모델이지만 유럽대륙과는 다소 성격을 달리 하는 북구형 사민주의 모델이 있다. 스웨덴, 핀란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여기서 자유시장경제모델은 여러 가지 가능한 시장경제 모델 중 하나일 뿐이며, 그것이 다른 모델에 비해 우월하다는 증거는 없다는 점, 그리고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리 바람직한 미래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지난 10~20년간 경제의 종합성적표를 보면 영미형 시장모델과 대척점에 서 있는 북구 모델이 오히려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었다. 11 <표 2> 3대자본주의국가의 경제성과 자료: Pontusson(2006) 그러나 북구형 경제성장모델이 한국과 일본, 그리고 향후 동아시아의 국가들에게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평등이 효율을 담보하는 경로는 다양한 제도적 이노베이션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이것이 작동하지 않았을 때에는 그대로 경제적 비효율성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성공은 900만 명에 불과한 인구적 특성, 100여 년 가까이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했던 역사적 경험, 국가 - 기업 - 시민사회가 연계된 절묘한 상호보완의 네트워크 구조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모델은 우리에게 중단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조정시장모델에서 자유시장모델로 대폭 이동한 토니 블레어의 11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정우(2009) 참조. 30

영국신노동당의 경험, 혹은 자유시장경제에서 약간의 조정시장경제적 성격을 가미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노선의 그 어느 지점인가가 우리에게는 더욱 적합할 수 있다. 12 <표 3> 정부지출의 GDP 비율의 국제비교 1990 1995 2000 2005 2006 프랑스 49.4 54.4 51.6 53.5 51.8 독일 43.6 48.3 45.1 47.0 43.1 일본 32.0 36.5 39.0 38.4 36.1 한국 20.0 20.8 23.9 28.9 30.9 스웨덴 59.7 65.3 57.0 54.0 50.6 영국 41.9 44.5 37.0 44.9 45.1 미국 37.1 37.0 34.2 36.7 38.6 유로지역 50.4 50.6 46.2 47.5 46.1 OECD 전체 40.9 42.1 39.1 40.9 40.8 자료; OECD 통계 <표 4> 국민부담률의 국제비교 1990 1995 2000 2005 2006 미국 27.3 27.9 29.9 27.3 28.0 오스트레일리아 28.5 28.8 31.1 30.8 30.6 일본 29.1 26.8 27.0 27.4 27.9 한국 18.9 19.4 23.6 25.5 26.8 프랑스 42.0 42.9 44.4 43.9 44.2 독일 34.8 37.2 37.2 34.8 35.6 스웨덴 52.2 47.5 51.8 49.5 49.1 영국 36.1 34.5 37.1 36.3 37.1 12 영국의 신노동당의 경험은 김수행 정병기 홍태영(2003)의 제 1 편 참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John Talbott(2008) 참조. 한국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에서의 성장담론을 전병유(2009)가 자세히 정리하고 있다. 31

OECD 전체 33.8 34.8 36.1 35.8 35.9 OECD 미주지역 26.8 26.7 28.0 26.9 27.3 OECD 유럽 36.1 37.1 38.4 38.0 38.0 자료: OECD 통계 여기서 적어도 동아시아 국가, 그 중 자본주의적으로 가장 발달한 한국과 일본의 경우에 있어서는 기존의 양극화 성장 으로부터 평등 성장 으로의 전환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토니 블레어의 신 노 동 당 에 있어서 평등주의적 편향을 수정시키려는 노력과, 이미 충분히 양극화되어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그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IMF 환란 이후의 한국의 경제회복 과정은 사회적 양극화의 진행과정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하시모토 개혁 이후의 일본의 개혁방향에서도 마찬가지다. 양극화 성장의 결과 경제적 성과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으며, 사회통합의 기본원칙들도 상당히 붕괴되고 있다. 폴 크루그먼도 인정하고 있듯이, 성장이 평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평등이 성장을 가져오는 것이다. 평등에 의해서 안정된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귀결은, 자산가치의 버블에 의한 수요창출이거나(미국), 과도한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의 유지(동아시아)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태평양수지균형 의 논리구조였으며, 이 구조의 붕괴가 지금의 동아시아 경제위기인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의 안정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에 불평등과 양극화에 의해서 유지되던 성장노선을 평등과 균형에 입각한 발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리고 평등과 균형이라는 이름하에 나타날 수 있는 일종의 나눠먹기식 비효율구조를 효율적인 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논리고리와 제도디자인에 더욱 힘을 써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13 13 한국에서의 양극화성장 과정에 대한 분석은 임원혁(2007) 참조. 또한 이러한 양극화성장을 계속하려는 현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김종걸(2008c) 참조. 일본 사회에서의 양극화성장의 결과는 불평등사회일본, 빈곤사회일본, 사회통합구조의 붕괴 라는 이미지 속에 잘 나타나있다. 각각, 佐 藤 俊 樹 (2000), 湯 浅 誠 (2008), 後 藤 通 夫 (2002) 참조. 한편 Paul Krugman(2008)의 결론은 간단히 다음과 같이 요약 가능하다. 즉 미국사회의 불평등이 미국의 안정된 성장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불평등을 조장시켰던 담론(레이거노믹스)이 경제학적 근거가 희박한 정치적 기획 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32

2) 정책적 자율성의 유지 다음으로 강조해야 할 것은 경제적, 사회적 공공성의 유지를 위해서, 또한 산업정책적 실시가능성을 위해서, 개별국가의 정책적 자율성이 확보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세계화, 자유시장화 등의 담론들이 마치 천동설처럼 교조화되어 논의된다면 큰 의미가 없다. 또한 그러한 교조화된 논리에 입각해서 개별국가의 정책적 자율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요한 것은 각 국민들이 안정적이며 잘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며, 세계화 자유시장화는 그러한 목적과 논리적 친화성을 가진 경우에 한해서 논의되는 방식이 적합하다. 특히 한 사회의 공 공 성 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 금융시스템의 안정, 환경(농업)의 보호, 의료시스템의 유지는 필수적이다. 안정된 금융시스템의 유지는 자본주의경제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다. 이것은 1997년의 동아시아금융위기, 그리고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 하에서 각국이 막대한 국민세금을 투여해서 금융시스템을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금방 알 수 있다. 국민의 환경적, 생명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농업을 일정정도 보호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단순한 산업으로서의 농업만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농업은 이미 사양산업이다. 그러나 만약 농업을 농촌 및 농민과 연계된, 하나의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환경적 실체로 생각한다면 농업의 의미는 달라진다. 농업을 GATT 의 규정하에서 비교역적 관심사항(non - trade concerns) 으 로 규정하고, 다면적 기능 이라는 논법이 사용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안정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신약의 특허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복제약 시판을 금지시키는 것(특허 - 허가연계)은 오바마의 미국 민주당, 그리고 유럽의회에서도 개정(미국) 또는 불인정(유럽)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나중에 언급하듯이 의약품협상에서의 허가 - 특허연계 조항은 한미 FTA 의 대표적 독소 조항이기도 하다. 14 14 현행 한국 식약청의 의약품 허가제도에 따르면 특허에 관계없이 신청된 제네릭(복제) 의약품이 안전성, 유효성 기준에만 적합하면 시판을 허가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한미 FTA 에 의해서 허가 - 특허 연계가 33

또 하나 강조되어야 할 점은 각국이 지향하고자 하는 산업정책(industrial policy)의 틀을 허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에 대해 정부가 일정 정도 보호 육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순수 경제이론의 측면에서 산업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을 합 리 적 으 로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15 그렇다면 여기서 다음에 진행되어야 할 논리는 다음의 2가지다. 먼저 산업정책에 대한 비판에 중점을 두어, 인간 이성의 불완전성을 이유로 산업정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아니면 그러한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산업정책의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하는 것이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필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첫 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산업정책은 경제적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경우를 논외로 한다면, 그 실행과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그 필요성 자체도 인정하지 않게 되는 오류다. 또한 그러한 인식 때문에 산업정책이 실시될 수 있는 여지를 제도적으로 거의 없애버리는 경우다. 프랜시스 후쿠야마(2005)는 그의 저서 강한 국가의 조건 에서 작 은 정부 가 약 한 정부 로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경제의 경쟁과 불안정성의 격화 속에서 각 정부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그것에 입각해서 국민 경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강한 정부 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산업정책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산업정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정책체계, 정치체계를 만드는 과정이 더욱 필요로 하게 된다. 됨으로써 제네릭 개발자는 원개발자의 동의나 묵인 없이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 제도는 당연히 일반 서민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제약하는 치명적 독소 조항이며, 바로 이 독성으로 인해 미국 민주당조차 2007 년 5 월 부시와 합의한 신통상정책 에서 이를 FTA 에서 폐기하기로 했고, 실제 재협상을 거쳐 파나마, 콜롬비아 FTA 에서 이를 삭제했다. 유럽 내에서도 이 제도는 운용되지 않는다. 이해영(2009b) 참조. 15 장하준(2004)은 기존의 선진국조차도 경제발전의 초기 단계에 있어서 산업정책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경제사적 자료를 풍부히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정책은 성공 사례 만큼이나 실패 사례 또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이 아니라 어떻게 성공 했는가 에 대한 분석이다. 동아시아에서의 산업정책의 성공 을 그 목표, 추진체계, 사회적 기반 등 다양한 차원에서 분석한 세계은행(2004)의 고민은 아마도 이런 곳에 있지 않았을까 한다. 34

4. 한국적 대외경제전략의 모색 1) 반면교사로서의 한미 FTA 이상과 같은 경제사회적 공공성의 확보, 국적자본과 산업자본의 필요성 차원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삼아야 할 반면교사 의 전형이 바로 한미 FTA 다. 주지하듯이 한미 FTA 는 단순한 통상협상의 범위를 크게 넘어선 것이었다. 총 24개 분과(상품 및 서비스, 통관절차, 투자조항, 위생검역, 지재권, 경쟁, 노동, 환경조항 등)를 포함한 강도 높은 자유화 기획 이었으며, FTA 의 분류에서 보더라도 지극히 예외적 인 형태의 협정이었다. 16 그러나 한미 FTA 는 한국 사회의 공공성 과 정책의 자율성 유지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상당히 곤란한 선택이었다. 금융협상에서는 CDS(신용부도스와프)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풀어놓았으며, 금융세이프가드도 상당히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농업에 있어서의 관세화 예외품목은 전체 1531개 품목 중 쌀 및 쌀 관련제품 16개에 한정된다. 약품협상에서도 허가 - 특허연계와 같은 독소조항들이 다 들어가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정부제소권(ISD)과 같이 정부 정책의 자율성이 크게 손상되는 제도도 들어가 있다. 한국 정부는 협정문에서 공공목적 을 위한 정부의 규제 및 조세 조치 등은 여전히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협정문, 부속서 11-나, 11-바), 한국과 거의 동일한 협정문 체계하에서도 많은 나라들은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7 16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비교적 자세한 설명은 외교통상부(2007) 참조. 한편, 세계은행(2005, 제 2 장)에서는 FTA 의 유형을 크게 미국형, 유럽형, 개발도상국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형의 특징은 상품무역의 자유화만이 아니라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포괄적인 FTA 를 추진한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는 인적 이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의 개방을 요구하며, 지재권보호도 무역관련지재권(TRIPs) 이상의 수준을 요구한다. 투자 분야에서는 투자자 및 투자의 정의가 매우 포괄적이며 광범위하며 투자자 - 국가소송제 등을 통해서 정부 정책의 자율성 침해 및 공공성 제약, 나아가 주권 훼손의 가능성을 심각히 제기한다. 이에 비해서 유럽형, 또는 개발도상국형의 FTA 는 상대적으로 경제자유화의 정도가 낮으며, 자유화에 대한 보완장치로서의 각종의 경제협력체계를 강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7 투자자 - 국가소송제가 국가정책의 자율성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음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분석한 것으로서는 홍기빈(2006), 송기호(2006), 김성진(2007) 참조. 35

한때 일부 논자들은 한미 FTA 의 체결에 의해 동아시아에서의 경제통합이 더욱 가속화되어 갈 것이며 한국은 그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 바 있었다. 18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한국은 동아시아의 경제협력의 망 속에 하나의 고립된 섬 으로 남을 수 있다. 이것은 다음의 3가지 차원에서 설명 가능하다. 첫째는 한미 FTA 가 적어도 부시 행정부 이후의 미국의 경제 전략, 즉 경쟁적 자유화 의 동아시아에서의 성공사례로 기록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미국이 자신의 경제제도에 합치되는 FTA 를 한국과 맺었을 때 주변 국가, 즉 중국과 일본이 서로 경쟁적 으로 미국과 FTA 를 맺어, 미국식으로 자유화 되어 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고이즈미 정권 때 이미 미국과 FTA 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으며, 중국 또한 미국과의 FTA 체결에 관한 논의가 전무에 가깝다. 최근 일본의 민주당의 선거용 메뉴페스트에서 일본-미국의 FTA 체결을 넣은 후 농업에 대한 고려 때문에 강력한 반발에 논조가 후퇴한 것도 바로 미국과의 FTA 체결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고려 때문이었다. 아세안의 일부 국가, 즉 태국 및 말레이시아 등은 미국과 협상 중이나, 태국은 이미 협상 중단을 선언하였으며, 말레이시아도 협상 일정이 상당히 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미국과의 FTA 를 적극 추진하려는 아시아국가들은 적어도 한국이외에는 지금 발견되지 않는다. 둘째는 한미 FTA 에 의해서 한국시장의 매 력 이 극적으로 제고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좀 더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나, 간단히 설명하면 한미 FTA 에 의해 얻어지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이 더욱 클 것이 염려 된다는 점이다. 협상 결과를 회고해 보면, 자동차 및 섬유산업에서의 일정정도의 수출 증가는 인정되나, 무역구제 및 역외가공지역의 협상결과는 단순히 앞으로 협 의 하자는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FTA 체결에 의해서 외국인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이론적 실증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 18 이에 대해서는 이동휘(2006), 최원기(2008) 참조. 이에 대한 필자의 비판은 김종걸(2008b) 36

이에 반해 농업시장의 개방, 의료비의 상승, 국가경제정책의 자율성하락에 의해서 사회적 비용은 점차 증폭될 수 있다. 19 셋째는 한미 FTA 의 협정문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중국 또는 일본과 FTA 를 체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다는 점이다. 농업의 보호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일본에게, 우리가 미국에게 내준 정도의 농업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지금까지 일본은 농업시장개방에 상당히 소극적이었으며, 농업시장개방의 의지도 없어 보인다. 20 이것은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령 미국에 대해서 투자자정부제소권(ISD) 등을 허용해 놓고, 중국에 대해서는 ISD 를 가져와야 된다고 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희망일 뿐이다. 아직까지 산업정책적 고려가 강한 중국에 있어서, 국가정책의 자율성을 심각히 손상시킬 ISD 를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것은 약품협상의 특허권 조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게 농업을, 그리고 중국에게 ISD 및 특허 조항 등을 양보하면 되겠지만, 미국에게 중요한 부분을 다 양 보 하 고, 중국과 일본에게는 우리의 강점조차도 또 다시 양 보 하 는 것과 같은 선택을 국민이 허용할 리가 없다. 혹자는 그것을 양손의 칼자루로 표현할지도 모른다. 미국과의 FTA 에 의해 우리 경쟁력이 강화되며, 강화된 경쟁력으로 기반으로 동아시아 국가들과 경쟁과 배려 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종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자살률, 이혼율, 노동산재율, 비정규직 노동자비율)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이력은 그 정도의 여유가 없음을 보여준다. 칼자루가 아니라 칼날을 잡게 되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2) 동시다발적 포괄적 FTA 라는 무전략성 한편 한국의 대외경제전략의 무 전 략 성 도 문제이다.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의 무전략성은 FTA 추진전략의 성격인 동시다발성 과 포괄성 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애초부터 한국의 FTA 추진전략이 동시다발적, 포괄적 이라는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1998년 11월에 열린 대외경제조정위원회는 우리나라의 첫 19 한미 FTA 의 경제적 효과의 과대선전 과 사회적 공공성의 위험에 대한 과소추계 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김종걸(2008a) 참조. 20 일본의 기체결 FTA 에서 농업의 양허안에 분석은 김양희(2008) 참조 바람. 37

번째 FTA 대상국으로 칠레를 선정한 바 있었다. 이후 적극적인 FTA 추진 및 거대경제권과의 FTA 논의는 2003년 9월 국무회의에 보고된 FTA 추진 로드맵 에서 구체화되었다. 초기로드맵에서는 FTA 체결 대상국으로 단기 추진 대상 5개 경제권(일본, 싱가포르, ASEAN, 멕시코, EFTA)과 한 중 일 FTA 를 포함, 미국, EU, 중국 등 중 장기 추진 대상 11개 경제권을 제시하고 그 내용도 한국경제에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낮 은 레벨 의 FTA 추진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2004년5월 통상교섭본부는 동시다발적인 FTA 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로드맵을 수정하고 대외경제장관회의에 보고했다. 수정 로드맵은 FTA 추진방식으로 높은 수준의 포괄적(comprehensive)인 FTA 를 동시다발적(multi-track)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높은 수준의 FTA 한 WTO/GATT 와 GATS(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한 WTO 에서 추진하는 자유화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FTA 를 지향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하나 확인해야 할 것은 전세계의 FTA 에 있어서 포괄적(comprehensive)'인 협정은 오히려 드물다는 점이다. 현재(2007년 10월) WTO 에 통보된 지역경제협정의 수는 총 194개가 있다. WTO 는 특혜무역협정을 1협의의 FTA(GATT 24조1항에 의거), 2관세동맹(GATT 24조2항에 의거), 3 서비스협정(GATS 5조에 의거), 4개도국간 협정(Enabling Clause)의 네 가지로 구분해 파악하고 있다. 개도국간의 협정은 자 유 무 역 협 정 만 이 아니라 각종의 경제사회협력안건이 포함된 것임을 상정해 본다면, 단순히 GATT 24조 1항에 입각한 특혜무역협정이 가장 경제통합의 정도가 낮은 상태로 보아도 될 것이다. 현재 총 194개의 특혜무역협정 중 111개가 특혜무역협정이며, 13개는 관세동맹, 그리고 49개는 서비스협정이 되고 있다. 가장 단순한 상품무역에 대한 자유화 가 GATT 24조1항이라고 한다면, 24조2항에 입각한 관세동맹, 그리고 자유무역의 범위를 더욱 확대시킨, 즉 GATS 5조까지 포함한 협정이 되었을 경우 자유화 의 정도는 더욱 커진다. 21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한미 FTA 는 GATT 5조, GATS 5조를 포괄하는 포괄적 성격을 가진다. 21 단지 여기서 WTO 의 FTA 산정방식은 체결국가가 아니라 체결유형(분야)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GATT 24 조에 의거한 FTA 와 관세동맹, GATS V 조에 의거한 서비스무역, 38

FTA 체결에 있어서의 동시다발성 이라는 전략과, FTA 내용에 있어서의 포괄성 이라는 성격은 서로 상충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각국이 지향하는 FTA 의 내용은 서로 다르며, 상대방이 원하는 형태의 FTA 를 체결했을 때에는 국내적으로 상당히 많은 갈등비용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나라들은 FTA 추진의 표준모델 이 존재하며, FTA 를 체결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과 같이 포괄적 성격의 FTA 를 추진하려는 나라는 같은 성격을 가진 미국과의 FTA 를 체결할 수 있으나, 포괄적 성격을 원하지 않는 중국 혹은 일본과의 FTA 는 애초부터 어려워진다. 이것이 현재 한중 FTA, 혹은 한일 FTA 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시다발성 과 포괄성 은 서로 합치될 수가 없으며, 그러한 면에서 한국의 FTA 전략은 전형적인 무전략성 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5> 한국의 FTA 체결대상국 나라/지역 교섭 발표 칠레 싱가포르 EFTA 아세안 미국 EU 일본 캐나다 멕시코 인도 1999.9-2002.10 2003.10-2004.11 2004.12-2005.7 2001.11-2006.6-2007.6 2007.5-2003.10-(중단) 2005.7-2005.9-2006.2-2004.4 2006.3 2006.7 물품만 3) 조급하고, 전략적이지 못했던 한국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교해 지역주의정책이 더욱 필요했다는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우리에게 있어서 안정된 GATT 37 조의 권능부여조항에 의거한 개도국간 협정을 모두 별개로 간주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한국이 싱가포르와 체결한 FTA 는 상품분야와 서비스 각각 2 개의 자유무역협정으로 통보되기 마련이다. 즉 서비스 협상의 49 건은 모두 상품분야의 협상을 체결한 나라가 동시에 체결한 것이다. 39

수출입시장의 확보는 경제안정화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더구나 동아시아경제의 성장성, 한국의 동아시아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생각했을 경우, 이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경제협력의 틀을 만드는 것은 한국의 사활에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바람이었던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의 길은 너무나 멀었다. 특히 한중일 3국을 연계시킨 FTA 는 논의 단계에만 그쳤으며, 쉽게 타결의 동력을 찾지 못했다. 일본은 한중일 혹은 아세안+3(한중일)에 한정시킨 협력구상에서 점차 호주, 뉴질랜드, 인도(아세안+6)까지 포함시킨, 보다 넓은 범위의 협력구상으로 전환되어 갔다. 일본의 일부학자들이 아세안+3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 중국의 패권전략에 불과하다는 인식은 바로 이 지역에서의 힘의 축이 점차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이기도 했다. 22 상대적으로 한중일 혹은 아세안+3의 경제협력의 제도화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중국이었다. 200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중일 FTA 에 대한 타당성 조사연구를 먼저 제안하였으며, 2005년 4월에는 아세안+3 차원에서의 공동연구도 먼저 제안했다. 중일 간의 지역협력구도가 어긋나고 있었을 때, 중일 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적극적인 FTA 추진 전략으로 전환해갔다. 일본은 싱가포르(2002년 11월), 필리핀(2006년 9월), 태국(2007년 4월), 인도네시아(2007년 6월), 아세안(2008년 4월)과 FTAEPA 를 체결하였으며, 중국도 아세안과의 FTA(2001년 11월), 태국농산물에 대한 조기관세철폐(2003년 6월) 등으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구상을 펼쳐나갔다. 한중일 혹은 한중일+아세안의 협력틀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않았을 때,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동아시아에서 개별국가들과의 FTA 를 체결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하여 동아시아 차원의 경제협력을 제도화시켜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세안과는 2006년 5월에 FTA 를 체결하였으나, 일본과는 6차에 걸친 22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가 아세안+3 을 주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발표한(2002 년 1 월) 이후, 동아시아 정상회담(2005 년 12 월), 동아시아 EPA 구상의 발표(2006 년 4 월)로 점차 아세안+6 축으로 전환되어갔다. 일본의 FTA 전략의 전환에 대해서는 김은경 임소연 박혜진(2009) 참조. 아세안+3 구상이 중국의 패권전략이라는 논리는 渡 辺 利 夫 (2008), 中 西 輝 政 (2006) 참조. 40

협상(2003~4년)은 결렬되었으며, 중국과의 FTA 는 단지 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속에서 극적인 방향의 전환이 바로 한미 FTA 였던 것이다. 만약 동아시아경제공동체가 한국의 전략 목표였다면 한일 FTA 의 협상과정에서도 충분히 그것을 염두에 둔 협상이었어야만 했다. 논리적 실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일본의 비관세장벽(업계 관행)이 한동안 문제가 된다거나, 일본이 받아들일 수없는 농업시장 개방을 촉구하는 것은 애초부터 협상타결의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이었다. 오히려 양국의 경제기술협력의 틀을 만들고, 이것을 동아시아 협력의 교두보로 삼았어야만 했다. 23 가령 한일 FTA 의 협력 어젠다 속에 동아시아 협력을 견인할 한일 공동의 동아시아협력재단 이나, 동아시아경제협력연구원 등의 창설도 논의할 수도 있었다. 또한 한일 간의 공동연구 사업에 있어서 일정정도 중국 또는 아세안의 연구자를 참가시키며,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산업기술협력과 인원연수 등을 촉진할 동아시아산업기술협력센터 의 창설도 고려해 볼 만 했다. 그러나 철저히 양자 간의 이해득실 에만 충실했으며, 이에 따라 한일 FTA 가 동아시아의 협력으로 나아갈 경로 를 폐쇄시켜 버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일 FTA 는 결렬되었으며, 이에 대한 반동으로 다시 한미 FTA 협상이 개시되는 상황, 즉 한국은 전략적이지도 못했고 단지 조급했던 것이다. 5.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한미 FTA 를 재협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협정문 구조를 동아시아판 FTA 의 구성요소와 조화롭게 고쳐나가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한미 FTA 의 협정문 체계는 새로운 국제경제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하에서 각국의 선택은 새로운 규제의 설정에 있는 것이지, 신자유주의적인 완전한 자유화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협상을 한다면 적어도 다음의 2가지 원칙은 견지되어야 할 것이다. 23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김종걸(2007) 참조 바람. 41

첫째는 한미 FTA 라는 통상협상과 한미동맹과는 구분해서 논의해야 한다. 정치 군사 안보 차원에서의 한미동맹의 중요성, 그리고 마치 한미 FTA 가 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야릇한 논리 속에서 그동안 많은 문제가 야기되었다. 경제 협상과 정치군사안보 협상의 분리, 이것은 상당히 초보적인 이야기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24 둘째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 버릴 수도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어차피 FTA 라는 것은 경제적 자유화를 추진하는 것이고, 일정정도 국가의 자율성이 제한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모든 것을 다 지키는 것이 아니라, 양보 못할 최저선의 수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 어떠한 FTA 도 한국 사회의 사회적 공공성을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금융, 농업, 의약품, 투자 ISD 분야에서의 재협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미 FTA 가 국회의 외교통상위원회와 법사위원회에서 이미 통과 된 상황에서 재협상 을 위한 정치적 동력은 거의 상실된 것으로 봐야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의 재협상 발언(2008년 2월 11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지명자의 재협상발언(2009년 3월 9일) 등과 같은 미국발 돌발변수가 있었지만, 이 또한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 25 만약 현 상태로 한미 FTA 가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비준된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동아시아 협력의 방식은 무엇인가? 필자는 앞에서 높은 수준 의 한미 FTA 협정문과 낮은 수준 의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FTA 의 동시진행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서 지적했다. 만약 높은 수준 의 한미 FTA 를 재협상을 통해서 낮은 수준 으로 바꾸어갈 수가 없다면 중국 혹은 일본과의 향후 협상도 높은 수준 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애초부터 불가능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4 2006 년 2 월 3 일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축하하는 축하연에서 당시의 미국 통상대표부의 대표였던 롭 퍼트먼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논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발언록은 USTR 2006). 통상협상이 단순한 통상협상의 범위를 벗어난 순간, 협상이 공식타결 되기까지 한국 사회는 극심한 이념적 논쟁의 혼란 속으로 돌입했던 것이다. 25 한미 FTA 의 재협상과 관련해서 미국 내에서의 논의는 이해영(2009a) 참조. 지난 5 월 14 일의 한미통상장관회담 때, 자동차나 쇠고기 문제를 FTA 협정문이 아닌 별도 협의를 통해 조정하려 한다는 일부의 보도( 한국일보 5 월 16 일)를 보면 재협상이 개선 이 아니라 개악 의 혐의가 크다는 점도 우려된다. 42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선택은 무엇인가? 필자는 앞으로 FTA 가 아니라 각 분야의 기능별 협력의 강화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본다. 통화, 환경, 교육, 물류협력 등 동아시아에서의 기능별 협력을 위한 아이디어는 이미 충분히 발굴되어 있다. 1998년 당시의 동아시아비전그룹 East Asian Vision Group, 혹은 정부 차원의 실무적 검토를 위한 동아시아연구그룹 East Asian Study Group 의 보고서에 거의 모두 망라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문제는 연구 와 선언 이 아니라 실 행 하 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지역구상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과 상관없이, 기능별로 구체화된 협력안건들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자신의 의지 와 대안에 대한 논리성 을 명확히 제시해 나가야 한다. 하나 고무적인 것은 1997년의 동아시아 금융위기, 2008~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동아시아에서의 금융통화협력이 구체화되어 갔다는 점이다. 2000년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국가 간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체제가 성립된 바 있었다. 이후 2005년에는 IMF 의 자금지원과 연계되지 않는 스와프자금의 비율을 10%에서 20%로 상향조정했으며, 2007년에는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다자 간 통화스와프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2008년에는 스와프를 공동기금으로 만들었으며, 그 규모도 395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그리고 올 2월에는 1200억 달러로 증액했다. 이어 지난 5월 3일에는 일본과 중국이 각각 기금의 32%, 아세안 국가가 20%, 한국이 16%를 부담하는 것으로 분담비율을 정하기에 이르렀다. 26 향후 치앙마이 다자기금이 AMF 구상과 같은 역내의 독립적인 통화금융협력체계로 발전할지는 미국의 반대, 중일간의 갈등을 염두에 두었을 때 쉽지만은 않은 과제이다. 그러나 적어도 유의미한 액수의, 상대적으로 IMF 로부터 자율적인 역내 통화금융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 그리고 역내의 그 어떠한 국가도 이 기구를 지배할 수없는 황금률 의 지배구조를 형성시켰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이다. 따라서 앞으로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은 치앙마이 다자기금과 같은 성공모델을 에너지, 농업, 교육, 물류 등과 같은 분야에서 실현시켜 가는 것이다. 미국과의 FTA 가 제기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공공성의 위기를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26 이에 대해서는 문우식(2009) 참조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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