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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연 구 논 문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최준혁** 43) 논문요약 최근 대법원은 몇몇 사건(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대법 원 2015. 1. 29. 선고 2013도10861 판결;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7346 판결 등)에서, 미성년자인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행위자를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죄로 처벌해야 하는지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아청법 제8조 제1항에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 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는 점, 아청 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한 아동 청소년의 특성,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은 직접 피해자인 아동 청소년에게 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 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 범죄로부터 아동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 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 2015. 11. 30.에 열린 대법원 형사실무연구회의 발표문을 수정하였다. 당시 유익한 지적을 해 주신 안경옥 교수님과 조병구 판사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이 논문은 2015년도 인하대학교 교내연구비의 지원을 받았음.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65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행위는 아청법 제8조 제1항 의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아동 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 란물 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 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 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대법원의 설명은 위법성조각사유로서의 사회상규나 피해자의 승낙 어느 쪽에도 합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 조문의 처벌이 매우 중하기 때문 에 제한해석할 필요는 있으나 이는 범죄체계론 중 구성요건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하 며,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과 제작 이라는 두 구성요건요소 중에서는 행위자와 피 해자의 관계, 영상제작의 경위와 의도, 영상의 내용 등을 고려하여 아동 청소년이용 음란물 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주제어]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 이용, 사회상규, 승낙 논문접수 : 2016. 2. 29. 심사개시 : 2016. 3. 3. 게재확정 : 2016. 3. 18. 66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목 차 Ⅰ. 판결의 소개 1.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2.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도10861 판결 Ⅱ. 문제의 제기 1. 아동포르노그라피를 규제하는 이유 2. 의문점 Ⅲ.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의 한정가능성? 1. 입법과정 2. 비교법적 검토 3. 소결 Ⅳ. 해석과 제안 1. 판결내용에 대한 검토 2. 고찰 V. 맺으며 참고문헌 Ⅰ. 판결의 소개 1.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1) (1) 사실관계와 사건의 경과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 이라 한다)는 30대의 기혼인 초 등학교 교사로서 성적 행위를 목적으로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피해자 이 (여, 12세) 및 양 (여, 12세)와 몇 차례 연락한 후 만나 2013. 8. 각 1회 간음하였다. 2) 나아가 피고인은 2010.7.27.경부터 2011.11.20.경 1) 판례공보 2015. 3. 15일자, 505면. 이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 김슬기, 아동 청소년이 제작한 음란물에 관한 형사법적 검토 미국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법학논문집 제39집 제2호(2015), 190면 이하; 우석훈,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죄의 의미와 위법성조각사유, 법률신문 2015. 5. 14. 아래에서는 이 판결을 대상판결 로 지칭하겠다. 2) 1심판결인 청주지방법원 2014. 2. 21. 선고 2013고합226, 2013고합255(병합), 2013전고31 (병합) 판결 및 2심판결인 대전고등법원 2014. 8. 14. 선고 (청주)2014노64, (청주)2014전노 5(병합) 판결 참조.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67

까지 19세 미만의 청소년들과 성교 및 유사성교행위를 하는 장면을 자신의 디 지털카메라로 촬영하여 동영상 파일을 자신의 컴퓨터에 각각 저장하였다. 3) 피 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동영상 촬영 당시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동의를 구한 애들도 있고 그냥 촬영한 것도 있습니다 라고 진술하는 등 진지하게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였으며, 피해자 이 (여, 12세)는 사진을 찍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만류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촬영하기도 하였다. 1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6년과 6년의 정보공개, 6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였으며, 2심법원의 선고내용도 같았다. 피고인이 상고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상고기각) 구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12.18.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청법 이라 한다)은 제2조 제5호, 제4호에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의미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도, 제8조 제1항에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 청소년의 의사에 반 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 여기에다가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 으로써 성적 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 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 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구 아청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 3) 1심판결문에 첨부된 범죄일람표에는 8건의 동영상 촬영이 기재되어 있었으나 그 중 2건에 대해 서는 영상 또는 사진에 등장하는 상대방 여성의 얼굴이 명확하게 촬영되지 아니하였거나 일부 얼굴이 촬영된 경우에도 영상이나 사진만으로는 19세 미만인지 여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다. 68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한 아동 청소년의 특성,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은 직접 피해자인 아동 청소 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 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 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 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 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 라거나 사적인 소지 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의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 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아동 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 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 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 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 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동 청소년은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 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영상의 제작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동 청소년의 나이와 지적 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촬영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 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과 영 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69

2.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도10861 판결 4) 가. 사실관계와 사건의 경과 피고인(23세)은 2011. 10. 초순경부터 청소년인 피해자 박 (여, 17세)을 만나다가 2012. 1.경 보령시 신흑동 대천해수욕장에 함께 놀러가서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하는 장면을 휴대 전화기를 이용하여 동영상으로 촬영한 다음 이를 휴대전화기에 저장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동영상을 재생하여 본 다음 피고인에게 이거 그냥 지우면 안 돼? 라고 물어보았고, 이에 피고인이 네가 알아서 하라 고 이야기하자, 피 해자는 바로 이 사건 동영상을 삭제하였다. 피해자는 이후 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고 피해자의 집과 학교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자, 2012. 9. 4.경 수사기관에 출석 하여 피고인으로부터 협박 및 성폭행을 당한 사실에 관하여 진술하면서, 피고 인으로부터 아마 니 동영상 선생님한테 보내 드릴 거다. 그렇게 알고 잘 살아 봐 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다는 진술을 하였다. 검사는 2012. 10. 8. 피고인을 아청법위반(강간등)죄, 폭처법위반(집단 흉 기등협박)죄로 기소함과 동시에 피고인이 2011. 10.경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 면서 피해자가 알지 못하게 휴대전화기를 이용하여 성관계 장면을 촬영함으로 써,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 였다 고 하면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5)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 도 적용하였다. 그러나 공판정에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여 2012. 1.경 피 고인과 성관계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이 있는데, 나는 촬영 당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아빠와 친분 있는 경찰관 앞에서 4) 이 판결의 평석으로 강해룡,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배포 등 죄 의 보호법익, 법률신문 2015. 3. 6. 아래에서는 이 판결을 비교판결 로 지칭하겠다. 5) 아래에서는 이 법을 성폭력처벌법으로 약칭한다. 70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진술할 당시에는 수치심이 들어 모른다고 하였다 는 취지로 진술하자 아청법 (음란물제작 배포등)죄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며, 1심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나. 법원의 판단 1심법원 6) 은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40시간의 성폭 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하면서도 아청법위반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동영상을 휴대전화에 저장한 행위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 7) 되었으며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Ⅱ. 문제의 제기 1. 아동포르노그라피를 규제하는 이유 성범죄에 관한 형법규정은 실제로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에 관한 대응이 아니라 내용이 불명확한 성도덕의 위반을 처벌하고 있다는 비판 8) 은 우리 형법 에서 성풍속에 관한 죄 의 제목 아래 열거하고 있는 조문에도 적용된다. 그런 데, 형사법이 도덕이나 윤리 문제에 함부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내밀한 성적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필요 최 소한의 범위 내로 제한함으로써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또는 행복추구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 9) 등에 비추어 볼 때, 성인의 성행 6) 대전지방법원 2013. 5. 9. 선고 2012고합562 판결. 7) 대전고등법원 2013. 8. 21. 선고 2013노272 판결. 8) Hüneke, Kinderschutz und Strafrecht, FPR 2012, 427, 428. 9)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71

위를 묘사하는 음란물이라고 해도 매우 음란하고 노골적인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지 않다면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대부 분의 국가의 태도이다.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 표현이거나 문학성이나 예 술성이 떨어지는 성적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가 아니면 그 평가와 수용은 성인 시민의 판단에 맡기면 되며, 혹시 존재할 수도 있는 성 적 표현의 해악은 시민이 형성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해소될 수 있다. 10) 즉, 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독창적인 가치실현을 존중하는 우리사회에서 음 란물에 대하여 규제할 때는 사회의 성윤리나 성도덕의 보호라는 측면을 넘어 서 미성년자 보호 또는 성인의 원하지 않는 음란물에 접하지 않을 자유라는 측 면을 더욱 중점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11) 특히 중하게 보호되어야 할 이러한 법익이 침해되거나 법익침해의 위험이 임박한 때에는 개인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 12)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에서는 성행위의 묘사가 사소하다고 하더라도 법익 침해의 정도가 매우 크다.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건전한 발달을 심하게 저해한다고 보이는 행위를 해당 아동과 청 소년에게 강요하여 중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아동 청소년을 정신적, 신체적, 성적으로 착취하고 학대하기 때문이다. 13)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을 처벌하는 이유에는 장래의 성범죄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14) 아동포르노그라피는 표현의 자유가 누리는 헌법적 보장도 받을 수 없다. New York v. Ferber 판결에서는 맨하탄의 성인물 서점 주인인 Ferber가 함정 10) 조국, 절제의 형법학(제2판), 박영사, 2015, 421면. 11) 2006도3558 판결; 이상돈, 형법강론, 박영사, 2015, 1392면. 12) Schroeder, Pornographie, Jugendschutz und Kunstfreiheit, C.F.Müller 1992, S. 9. 13) 이건호,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죄구성요건에 대한 검토, 형사정책연구 제26권 제1호 (통권 제101호, 2015 봄), 6면. 14) 안경옥, 독일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 규정 및 처벌범위에 대한 비교법적 검토, 한양대학교 법학논총 제31집 제4호(2014), 145면. 72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수사를 하는 경찰관에게 2편의 영화를 판매한 행위가 16세 미만 아동의 성적 행위를 묘사하는 자료를 제공하여 그러한 행위를 조장하는 행위 를 처벌하는 당시 뉴욕주법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15) 미 연방대법원은 아동포르노그 라피에 대해서 일반적인 음란성 판단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규율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첫째, 아동포르노그라피는 대상아동의 생리적, 정서적, 정 신적 건강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므로 성적 학대의 요소를 지닌다. 둘째, 아동포 르노그라피의 유통은 최초의 성적 학대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재생할 수 있게 하므로 대상아동에게 영구적인 피해를 입힌다. 셋째, 아동포르노그라피는 계 속적인 불법행위를 유발하는 경제적 유인이 된다. 넷째, 아동포르노그라피는 성인음란물과 같은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인 가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2. 의문점 가. 처벌조문의 비교 위에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과 일반음란물의 구별가능성을 제시하고 그 판단기준으로 보호법익을 들었는데, 아청법의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배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앞의 판결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 되는 처벌조문의 보호법익과 행위유형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제244조(음화제조등)는 전조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도 같은 형으로 15) New York v. Ferber, 458 U.S. 747 (1982). 이 판결에 대하여 김슬기, 앞의 글, 182면; 심희기, 아동 포르노그라피와 한국의 청소년 성보호법, 비교형사법연구 제5권 제2호(2003), 888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73

처벌한다. 이 조문들은 사회의 선량한 성풍속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보호의 정 도는 추상적 위험범이라고 설명한다. 16) 반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 으로 교부하는 것이며 유상인 때에는 판매이므로, 특정인의 의뢰를 받고 음란 사진을 복제하여 그 의뢰자에게 교부한 때에는 반포나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 다. 17) 제조는 음란한 물건을 만드는 것을 말하나 반포 등의 목적이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불법정보의 유 통금지 등) 제1항 제1호에 의해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화상 또는 영상을 배 포 판매 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시키는 행위는 금지되며, 이 조문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제74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243조의 객체가 음란물인 반면 이 죄의 행위객체는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화상 영 상이고, 형법 제243조에는 상영행위가 규정되어 있으나 이 죄에는 상영행위가 제외되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형법 제243조와 이 조문은 큰 차이가 없다. 행 위유형 중 하나인 배포 도 형법 제243조의 반포에 상응하는 개념이라고 설명 한다. 18)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 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하는 행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16) 김성돈, 형법각론(제3판), SKKUP, 2013, 666면; 김일수 서보학, 형법각론(제8판), 박영사, 2015, 503면; 배종대, 형법각론(제7전정판), 홍문사, 2010, 127/2, 130/1; 이재상, 형법각론 (제9판), 박영사, 2013, 36/22. 공공의 성적 혐오감 내지 불쾌감이 부차적인 보호법익이라는 설명으로 임웅, 형법각론(제6판), 법문사, 2015, 782면. 17) 김성돈, 형법각론, 675면. 반포는 판매 임대 공연 전시 또는 상영의 지원행위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이들 행위의 지원을 전제로 하지 않는 단순한 광고 등은 반포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설명으로 김일수 서보학, 형법각론, 508면. 18) 박상기 전지연 한상훈, 형사특별법, 집현재, 2013, 190면; 이주원, 특별형법(제4판), 홍문사, 2016, 721면. 74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1항).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 연하게 전시 상영하는 행위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 로 처벌된다(제2항). 촬영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한 자 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제3항). 이 조 문은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 및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 또는 의 사에 반하여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한다고 설명한다. 19) 제작에 해당하는 행위는 이 조문에서 촬영 인데, 피사체에 대한 영상정보를 카메라 등 기계장치의 필름 또는 메모리장치에 적극적으로 입력하는 것을 말한다. 나. 아청법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규제 아청법 제11조는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 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 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며(제1항) 미수범도 처벌 한다(제6항).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 대여 배포 제 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 운반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3항). 아청법 제11조와 형법의 음화반포죄는 형량이 다르나, 두 처벌조문의 보호 법익의 차이 및 법익의 중요성 20) 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형량의 불균형 자체 는 수긍할 수 있다고 보인다. 아청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처벌조문의 관계도 동 19) 박상기 전지연 한상훈, 형사특별법, 223면; 이주원, 특별형법, 508면. 이 조문의 촬영물들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격보다는 피해자의 명예나 프라 이버시 또는 사회의 건전한 풍속을 해하는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성폭력범죄보다는 정보통신 망법상의 명예훼손죄나 형법상의 모욕죄의 문제로 다루면 족하다는 지적으로 오영근, 형사특별 법 정비방안(6)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8, 70면. 20) 아동을 성적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최우선적인 국가의 책무라는 설명으로 임정호, 아동청 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음란물 정의규정에 대한 미국법과의 비교 연구, 국민대학교 법학논총 제25권 제3호(2013. 2), 20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75

일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청소년이용음란물 등의 제작에 관한 법정형이 매우 높다는 점은 이 조문을 제한해석할 이유가 된다. 가령 벌거벗은 소년을 그린 그림이 청소 년이용음란물 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아동청소년의 청 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등 행위...는 (중략) 비슷한 유형의 다른 처벌법규들과 비교하여 보면, 그 위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의 측면에서 청소년을 영리의 목적 으로 약취, 유인하거나 청소년에 대하여 강간, 강제추행 등 성폭력행위를 하는 경우와 동일한 또는 유사한 수준의 범죄행위로 볼 수 있다 고 설시하면서, 실 제 청소년을 강요, 위계 등의 방법으로 등장시키는 경우에만 높은 위법성 및 비난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림이나 만화 등의 방법으로 청소년 을 등장시킨 음란 표현물은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규제대상이 아니라고 하였 다. 21) 대상판결과 비교판결은 실제로 자주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위법성조각여부 와 구성요건해당성 배제라는 범죄체계론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판단하였으며 그 논거가 매우 자세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교판결은 그 이후의 대법원의 판결 이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반면, 대상판결은 그 후 다른 판결 22) 에도 원용되어 판례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대상판결처럼 아동청소 년의 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아청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위 법성이 조각된다 고 보아야 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 려고 한다. 해당조문의 입법과정과 비교법적 고찰(Ⅲ)에 덧붙여 대상판결 및 비교판결에 대한 판단(IV)을 한 후 결론(V)에서 다시 한 번 논지를 분명히 하겠다. 21) 헌법재판소 2002. 4. 25. 2001헌가27 전원재판부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등 위헌제청. 22)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7346 판결 등. 76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Ⅲ.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의 한정가능성? 1. 입법과정 2000. 2. 3.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법률 제6261호)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 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별도의 규제가 이루어지 기 시작하였다. 이 법률은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청소년이용음란물 이라고 지칭 하면서 청소년이 등장하여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청소년의 수치심을 야기시키는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 등을 노골적으로 노출하여 음란 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서, 필름 비디오물 게임물 또는 컴퓨터 기타 통신매 체를 통한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 (동법 제2조 제2호, 제3호)이라고 정의하였 다. 23) 제정 당시에는 2001헌가 27 결정이 지적하듯이, 실제 청소년이 등장하 는 경우만을 규율하였고 그 범위가 청소년과의 성교행위, 유사성교행위 등 음 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한정되어 있었으나, 2005. 12. 29. 법 개정(법률 제 7801호)으로 그 밖의 성적 행위 등으로 행위의 표현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 하면서 음란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명시하지 않게 되었다. 2010년 이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흉악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들이 범행 전에 아동 및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다수 또는 장기 간 시청하였거나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제 아동 청소년이 등 장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아동 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표현물에의 노 출은 잠재적으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유발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2011. 9. 15. {2009. 6. 9. 개정으로 제명이 아동 청소 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로 바뀌었다} 개정된 아청법은 아동 청소년이용음란 물의 범위에 실제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 외에 아동 청소년으로 인식 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 이 등장하는 경우를 포함하였다. 24) 2012. 12. 18. 23) 심희기, 앞의 글, 883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77

의 법률개정을 통해 법정형에 무기징역이 추가되었는데 제11조 제1항의 법정 형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죄(제7조 제1항)과 같으며, 아동 청소년이용음 란물의 범위와 소지 개념을 명확히 하 는 것도 당시 개정이유의 하나였다. 25) 2. 비교법적 검토 가. 국제협약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제작 및 배포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이다. 제 작은 주로 동유럽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지역에서는 아동청소 년들이 가난 때문에 쉽게 포르노그라피 제작의 피해자가 된다. 아동포르노그 라피의 배포를 위한 인터넷 서버가 가장 많이 위치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러 시아, 네덜란드이며 소비는 전세계에서 이루어진다. 26)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1996년 에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아동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의 방지에 관한 세계회의 에서 아동 포르노그라피의 개념정의가 이루어졌다. 그후 UN이 1989. 11. 20. 에 채택하였고 우리나라에 1991. 12. 20.부터 적용되고 있는 아동의 권리에 관 한 협약에 수반하는 아동매매, 아동매춘 및 아동포르노그라피에 관한 선택의 정서 27) 는 아동포르노그라피란 그 방법을 불문하고 실제로 또는 모의로 노골 적인 성적 행위를 하는 아동을 보여주는 것 또는 주로 성적인 목적으로 아동의 성적 부위를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제2조(c)). 그리고 아동의 성적 착취, 영 리를 위한 아동 장기의 이전, 아동의 강제노동에의 종사를 목적으로 아동포르 24) 헌법재판소 2015. 6. 25. 2013헌가17 결정. 25) 법제처 종합법령정보 홈페이지 참조. 26) Krings, Neuer Maßstab im Kampf gegen Kinder- und Jugendpornographie, ZRP 2014, 69. 27) 2000. 5. 25. 채택되었으며 한국은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설명과 번역은 정인섭 편역, 국제 인권조약집, 사람생각, 2000에 따랐다. 78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노그라피를 제작, 배급, 보급, 수입, 수출, 제공, 판매 또는 소유하는 행위를 각 당사국은 처벌해야 한다(제3조 1. (a)(c)) 고 규정하였다. 2008년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제3차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 착취 방지에 대한 세계회의에서는 아동 청소년 성착취의 예방 및 금지를 위한 리우데자네이루 선언 및 행동계획을 채택하였다. 동 선언은 각국으로 하여금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개념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정의하도록 요구하였으 며, 그 출처를 추적하고 유포자 등을 체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 및 그 잠재적 이용자들에 대한 관련법령의 고지를 요구하고,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 작과 보급 등에 관한 기업 내지 회사의 책임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는 것 이외 에도, 가상의 이미지나 성착취적 묘사를 포함하는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배포 입수 소유와 더불어 인터넷상으로 그것에 접근하거나 그것을 열람 소비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요구하였다. 28) 나. 각국의 형법전의 접근 1) 미국 미국연방형법은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위(sexually explicit conduct)에 관여하고 있는 미성년자(18세 미만)를 묘사한 것으로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정의(18 U.S.C. 2256)하면서, 행위유형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이때 음란 개념 은 사용하지 않는다. 29)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제작, 배포, 수수와 소지행위는 처벌 되며 주 간 거래 또는 외국과의 거래도 이에 해당한다. 미성년자가 자발적으로 제작 28) 김성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개념적 한정성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 조의 문제점 -, 형사정책 제25권 제1호(2013. 4.), 228면; 박용철,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위에 대하여, 강원법학 제43권(2014. 10), 256면. 29) 이건호, 앞의 글, 12면은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음란성이 없다는 판단을 통해 위법성이 배제되거나 면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암시장이 확장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79

한 아동음란물에 대해서는 2015년 현재 20개의 주에서 규제하고 있는데, 상당수 의 주는 이를 경범죄로 규정하거나 경감된 형태의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30) 2) 독일법계 가) 독일 아동음란물에 대한 독일의 처벌규정 31) 은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와 착취 및 30) 김슬기, 앞의 글, 186면 이하. 31) 독일형법 제184b조 (아동포르노그라피의 배포, 취득 및 소지) (1) 아래 각호의 행위를 한 자는 3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1.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유포하거나 공중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 자. 아동포르노그라피란 아래를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제11조 제3항)이다. a) 14세 미만의 자(아동)에 의하거나 그에 대한 또는 그 앞에서 한 성적 행위 b) 비정상적으로 성을 강조한 자세로 전신 또는 부분노출한 아동의 재현 c) 노출된 아동의 성기 또는 엉덩이를 성적으로 자극적으로 재현. 2. 타인이 실제의 또는 실제와 가까운 사태를 재현하는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소유하도록 기도 한 자. 3. 실제의 사태를 재현하는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제작한 자. 4. 행위가 제184조d 제1항 제3호로 처벌되지 않는 경우에도 아동포르노그라피 또는 그에서 산출된 물건을 본조 제1호, 제2호 또는 제184조d 제1항의 의미로 사용하거나 제3자가 사용 할 수 있도록 제작, 취득, 인도, 보관, 공여, 광고, 수입 또는 수출을 시도한 자. (2) 제1항의 행위를 영업적으로 수행하거나 그러한 행위의 지속적인 수행과 연결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행위하였으며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에서 실제의 또는 실제와 가까운 포르노그라피를 재현한 행위자는 6월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3) 실제의 또는 실제와 가까운 사태를 재현하는 아동포르노그라피를 소지하려고 기도한 자 또는 그러한 포르노그라피를 소지한 자는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중략) (5) 제1항 제2호 및 제3항은 다음의 적법한 수행에만 공하는 행위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1. 국가의 과제. 2. 해당국가기관과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의무 또는 3. 직무상 또는 직업상의 의무. (하략) 제184c조 (청소년포르노그라피의 배포, 취득, 소지) (1) 아래 각호의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내의 자유형 또는 벌금으로 처벌한다. 1. 청소년포르노그라피를 유포하거나 공중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 자. 청소년포르노그라피란 아래를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제11조 제3항)이다. 80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아동음란물 방지를 위한 유럽연합지침의 내용을 국내법에 도입한 것으로서, 아동을 성적 학대나 성적 악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 다. 32) 독일연방대법원에 따르면 독일형법 제184조와 제184조b의 규범의 보호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조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음란 개념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독일형법 제184조는 성인이 음란물에 대하여 원치 않는 대면 을 하지 않도록 하면서, 청소년보호도 법익으로 하는 반면에 제184조b는 아동 청소년의 음란물에 대하여 대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33) 독일형법 제184조 이하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해당 청소년의 성 경험이 많기 때문에 18세 미만 청소년의 침해받지 않는 성적 발전이라는 보호 법익에 관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적용된다(추상적 위험범). 34) 행위유형으로서의 제작이란 인간이 작용하는 사태(Geschehen)의 전체로서, 구성요건에 기술되어 있는 특정한 최종결과물 그 자체 또는 그의 계속적인 발 a) 14세 이상 18세 미만의 자에 의하거나 그에 대한 또는 그 앞에서 한 성적 행위 b) 비정상적으로 성을 강조한 자세로 전신 또는 부분노출한 14세 이상 18세 미만의 자의 재현 2. 타인이 실제의 또는 실제와 가까운 사태를 재현하는 청소년포르노그라피를 소유하도록 기도한 자. 3. 실제의 사태를 재현하는 청소년포르노그라피를 제조한 자. 4. 행위가 제184조d 제1항 제3호로 처벌되지 않는 경우에도 청소년포르노그라피 또는 그에서 산출된 물건을 본조 제1호, 제2호 또는 제184조d 제1항의 의미로 사용하거나 제3자가 사용 할 수 있도록 제작, 취득, 인도, 보관, 공여, 광고, 수입 또는 수출을 시도한 자. (2) 제1항의 행위를 영업적으로 수행하거나 그러한 행위의 지속적인 수행과 연결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행위하였으며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에서 실제의 또는 실제와 가까운 포르노그라피를 재현한 행위자는 3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3) 실제의 사태를 재현하는 청소년포르노그라피를 소지하려고 기도한 자 또는 그러한 포르노 그라피를 소지한 자는 2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으로 처벌된다. (4)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스스로가 사용할 목적만을 위해 제작한 청소년포르노그래피에 대해 서는 제1항 제3문(제5항)과 제3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하략) 32) 안경옥, 앞의 글, 152면. 33) Schumann, Verbreitungsverbot für Nabokovs Lolita? Anmerkungen zu BGH, Urt. v. 11.2.2014 1 StR 485/13 und 184b StGB n.f. ZIS 4/2015, 234, 237. 34) Lackner/Kühl, StGB, 27 Aufl., 2011, 184 Rn. 1.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81

전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35) 나) 오스트리아 아동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오스트리아형법의 규정 36) 에서는 제207조a 제5항 이 문제가 된다. 제5항 제1호에 따르면 아동음란물의 제조(제1항 제1문)와 소 지(제3항)는, 미성년자 본인의 동의가 있으며 스스로 목적이 있다면 처벌되지 35) Lackner/Kühl, StGB, 184 Rn. 5. 36) 오스트리아형법 제207조a (아동음란물) (1) 아동음란물(제4항)을 1. 제조하거나 2.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취득하게 하거나 양도하거나 운반하거나 기타 접근가능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2) 아동음란물(제4항)을 배포할 목적으로 제조, 수입 또는 수출하거나 영업적으로 제1항의 행위를 한 자는 6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범죄단체의 조직원으로 제1항의 행위를 하거나 미성년자에게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중한 폭력을 행사하여 아동음란물(제4항)을 제조하거나 제조하면서 고의 또는 중 과실로 미성년자의 생명에 위험을 발생시킨 자의 형도 같다. (3) 아동음란물(제4항 제3호, 제4호)을 획득하거나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아동음란물(제4항)을 획득하거나 소지한 자는 2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3a) 정을 알면서 인터넷에서 아동음란물에 접근한 자도 제3항으로 벌한다. (4) 아동음란물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1. 미성년자에 대한 성행위 또는 미성년자가 스스로, 다른 사람이나 짐승과 행하는 성행위에 대한 실제에 근접한 묘사 2. 미성년자에 대한 성행위 또는 미성년자가 스스로, 다른 사람이나 짐승과 행하는 성행위라는 인상을 주는 사건에 대한 실제에 근접한 묘사 3. 다음에 대한 실제에 근접한 묘사로서 성행위 그 자체로 축소되고 다른 삶의 표현에서 벗어 나 관찰자의 성적 흥분을 위한 것. a) 14세 이상의 미성년자와의 제1호에 규정된 성행위 또는 제2호의 사건 b) 미성년자의 성기 또는 치부 4. 묘사를 변형하거나 묘사를 사용하지 않고 제1호 내지 제3호에 규정된 묘사를 연상하게 하는 회화적 표현 (5) 다음의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1항 제1호와 제3항에 따라 처벌하지 않는다. 1. 미성년자의 동의를 받고 미성년자가 사용하기 위한 아동음란물을 제조하거나 소지한 자 2. 제4항 제4호의 14세 이상의 미성년자의 아동음란물을 스스로가 사용하기 위하여 제조하거나 소지하였고 이러한 행위로 인해 음란물이 전파될 위험성이 없는 경우 82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않는다. 즉 미성년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있어야 하며, 제조와 소지가 미성년자 본인만의 사용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반면에 제조자가 기망이나 자신의 지위의 남용을 통해 미성년자의 동의를 받아냈거나, 제조자 스스로가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제조하였다면 제1항으로 처벌된다. 37) 다) 스위스 스위스형법 38) 제197조 제1항은 청소년보호를 목적으로 하며 16세 미만자가 음란물에 접근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문이고, 제2항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음란물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문이다. 제3항은 소위 하드코어 음란물 을 금지하는 조문이다. 39) 아동의 성적인 행위를 직접 촬영한 사람은 물론 그러한 영상을 어떠한 형태로든 재가공한 사람도 아동음란물 또는 다른 하드코어 음란 물의 제작자에 포함된다. 이때 복사본이 원본과 동일한지 여부 아니면 원본을 37) Bertel/Schwaigerhofer, Österreichisches Strafrecht Besonderer Teil II, 8. Aufl., Springer 2008, 207b Rz, 14. 38) 스위스형법 제197조(음란물) 1. 음란문서, 그러한 종류의 음성 또는 영상녹화물, 묘사 기타 그 러한 물건 또는 음란한 상영물을 16세 미만의 자에게 공여, 상연, 인도하거나, 접근가능하도록 하거나 라디오 또는 텔레비전을 통하여 유포한 자는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2. 제1항에 정한 물건 또는 상영물을 공연히 전시하거나 상연하거나 기타 다른 방식으로 타인 에게 그 의사에 반하여 공여한 자는 과료에 처한다. 3. 제1항에 정한 물건 또는 상영물 중 아동 또는 동물과의 성적 행위 또는 인간의 배설물을 사용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성적 행위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을 제조, 수입, 보관, 유통, 선전, 전시, 공여, 상연, 인도 또는 접근가능하도록 한 자는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그 물건은 몰수한다. 3bis. 제1항에 정한 물건 또는 상영물 중 아동 또는 동물과의 성적 행위 또는 폭력을 사용한 성적 행위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을 구입, 전자적 수단을 통하여 또는 기타 다른 방식으로 취득하거나 소유한 자는 1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그 물건을 몰수한다. 4. 행위자가 이익을 목적으로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자유형에 대해서는 벌금을 병과한다. 5. 제1항 내지 제3항에 정한 물건 또는 상영물은 그것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적 또는 학문적 가치를 갖는 때에는 음란물로 보지 아니한다. 39) Niggli Wiprächtiger (Hrsg.), Bassler Kommentar Strafrecht, 2. Aufl., Helbing Lichtenhahn 2007, Art. 197 Rn. 50 (Meng/Schwaibold).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83

발췌 또는 확대하여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 냈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40) 스위스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다운로드한 행위도 제197조 제3항의2(3bis)의 행위유형인 취득 이 아니라 제3항의 제작 에 해당 한다. 41) 비슷한 시기에 나온 판결에서 스위스연방대법원은 외국에 위치한 서버에서 음란물을 다운로드받은 경우도 수입에 해당한다고 보았는데, 이에 대해서 학계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3) 일본형법 일본은 아동매춘, 아동포르노에 관계되는 행위 등의 처벌 및 아동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 児 童 買 春, 児 童 ポルノに 係 る 行 為 等 の 規 制 及 び 処 罰 並 びに 児 童 の 保 護 等 に 関 する 法 律 ) 을 1999년에 제정하여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제작 등을 처벌하고 있 다. 그 법률 제2조 제1항은 아동을 18세 미만의 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제2조 제3 항은 아동이용음란물을 사진, 전자적 기록(전자적 방식, 자기적 방식 기타 사람 의 지각에 의해서는 인식될 수 없는 방식으로 작성된 기록으로서, 전자계산기에 의한 정보처리의 이용에 제공되는 것)에 관계되는 기록매체 기타 물건으로서, 아 동을 상대방으로 하거나 아동에 의한 성교 또는 유사성교행위에 관계되는 아동의 모습, 타인이 아동의 성기 등을 접촉하는 행위 또는 아동이 타인의 성기 등을 접촉 하는 행위에 관계되는 아동의 모습, 혹은 의복의 전부 또는 일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러 아동의 성적 부위(생식기 등 또는 그 주변부, 엉덩이 또는 가슴) 가 노출되거나 강조되는 한편, 성욕을 불러일으키거나 또는 자극하는 아동의 모습 을 시각에 의해 인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묘사된 것 으로 정의하고 있다. 아동이용음란물에 관해서 금지되는 행위는 제공 내지 전자적 제공, 42) 제공 내지 전자적 제공의 목적으로 한 제조, 소지, 운반, 수입, 수출, 보관(제7조 제3 40) BGE 128 IV 25. 41) BGE 131 IV 64, E.1.4. 42) 제7조 제2항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엔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84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항), 아동에게 아동이용음란물의 행위를 하게 한 후 이를 사진 등에 묘사하여 당해 아동에 대한 아동음란물을 제작한 행위(제7조 제4항), 은밀하게 전항의 제작행위를 한 경우(제7조 제5항) 등이다. 불특정다수에게 제공하거나 공연히 진열한 행위, 전기통신망을 통해 제공한 경우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 만엔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되며(제7조 제6항), 제6항의 목적으로 제조, 소지, 운반, 수입, 수출, 보관한 자에 대한 처벌도 같다. 제6항의 목적으로 아동 이용음란물을 외국에 수입하거나 외국에서 수출한 일본인도 동일한 형으로 처 벌한다(제7조 제7항). 나아가 자신의 성적 호기심을 충족할 목적으로 아동이 용음란물을 소지한 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하도록(제7조 제1항) 2014년 6월 25일 법률이 개정되었으며, 이 조항은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시행되었다. 43) 이때의 제조 는 아동포르노그래피를 새롭게 제작해 만드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원본으로부터 복사하여 만드는 것도 제조이나, 특정한 목적 없이 혼자 서만 보기 위해 복사하는 것은 제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였다. 44) 3. 소결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제협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각국 은 아동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처벌조문을 두고 있다. 행위유형으로서의 제조 또는 제작은 처벌대상이 되나 그 형량은 국가마다 다르며 상업적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중처벌하나, 제조/제작의 형태를 세부적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아동 또는 미성년의 연령과 관련한 규율은 각국이 차이가 있으며 아동과 청소 년을 구별하는 입법례(독일)도 있다. 대상아동이 동의한 경우에 처벌하지 않거 43) 일본, 내일부터 아동 음란물 단순 소지자도 처벌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112462: 2015. 11. 23. 최종방문). 44) 원혜욱, 아동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연구,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4호(통권 제60호, 2004 겨울 호), 30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85

나 스스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만든 경우에는 가볍게 처벌하는 입법례도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직무로 인한 경우(독일) 또는 학문 적, 예술적 가치(스위스)로 인한 위법성조각을 규정하고 있는 입법례도 있다. Ⅳ. 해석과 제안 1. 판결내용에 대한 검토 가. 대상판결의 입장 1) 원칙: 구성요건해당성의 인정 대법원은 아청법의 입법목적과 취지,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이 해당 아동 청소년 및 사회에 미치는 해악, 그리고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해 아동 청 소년이용음란물이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될 가능성 등을 지적하면서 영상의 제작목적 또는 영상이 아동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는 범죄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선언한다. 아청법의 해당조문이 촬영의 목적이나 대상자의 동의여부 등을 따로 적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문언 해석)도 대법원은 근거로 제시한다. 따라서 제작한 영상물에 객관적으로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는 한 그 영상물은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이며 그러한 영상의 촬영은 제작이다. 2) 예외: 위법성조각 다만 제작자 본인이 아동 청소년으로서 사적인 소지를 위해 자신을 대상으로 제작한 경우 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86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아동 청소년은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어 떠한 영상의 제작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는지는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법성조각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아동 청소년의 나이와 지적 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촬영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 되었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 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과 영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나. 비교판결에서의 사실심법원의 입장 대상판결은 명시적으로 비교판결의 판시내용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으나, 아동청소년이용동영상의 제작이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적시 함으로써, 비교판결에서의 사실심법원의 판단내용과 구분된다고 보인다. 1) 제작 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비교판결의 1심법원) 비교판결의 1심법원은 죄형법정주의의 의미를 적시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휴대전화기를 이용하여 동영상을 촬영저장함으로써 추후 재생, 배포 및 소지 가 가능한 동영상을 생성한 행위는 제작 의 사전적 의미를 볼 때 문언의 가능 한 의미에 포섭된다고 보이나, 이러한 해석이 해당조문의 입법연혁, 입법취지 및 목적 등에 비추어 불합리한 결과를 낳는 경우에는 목적론적으로 축소해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1심법원은 아청법의 입법연혁과 입법목적을 개관하면서, 이 법률의 입법취 지는 성적 학대 또는 성적 착취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하여 성적 착취나 학대로 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데 있으며, 해당조문은 사리분별력이 완성되어 가고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87

신체적 정신적으로 발달과정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또는 금전적 대가로 유 인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표현물에 출현하게 하여 성적 착취나 학대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해당사건은 연인의 동의를 얻어 성교 행위를 촬영한 것이고 피해자가 성행위에 대한 동의능력이 인정되는 13세 이상이므로, 어떤 성적 학대나 착취도 없었다고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해당조문은 행위유형으로서 제작과 수입/수출을 병렬적으로 규율하 고 동일하게 처벌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수입/수출이란 상업적으로 제작된 음란물이 국경을 넘어서 거래 및 유통되는 것을 전제로 하 며, 거래나 유통, 배포의 목적이 없이 단순히 사적으로 소지 또는 보관할 목적 으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을 만드는 행위는 그 불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의 정도가 수입 수출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행 위자의 일관된 진술을 볼 때 거래나 유통, 배포의 목적은 없었다고 보인다. 45) 2)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이 아니라는 입장(비교판결의 2심법원) 2심법원은 아청법상의 수입 수출은 단순히 국외로부터 국내로 또는 국내로 부터 국외로 반입 반출하는 것일 뿐 항상 거래나 유통, 배포를 염두에 두고 있 지 않으며, 수입이나 수출도 단순히 사생활의 일환으로서 사적 소지 보관을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제작의 경우와 불법성이 다르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1심법원의 판단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2심법원은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범위를 제한하는 해석을 시 도한다. 2심법원에 따르면 아청법 제2조 제5호의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서는 등장, 표현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생활의 영역에서 영상물의 45) 1심판결은 검사가 촬영행위에 대하여 피고인을 처음에는 성폭력처벌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 영)으로 기소하였으나 피해자가 촬영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자 아청법위반(음란물제작 배포등)으로 공소장변경을 신청하였는데, 피해자의 동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정형이 중한 죄로 처벌받게 되면 형평에 반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88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의미를 이해하는 연령에 이른 개인 간의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촬영한 영상 물을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로 보면 위 용어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한 다. 46) 이 조문의 법정형이 매우 높다는 것도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범위를 모색해야 할 이유가 된다. 2심법원은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자유를 적시하면서 아동 청소년이용음란 물이 지극히 사생활적인 영역에서 만들어진 모든 영상물을 포함한다고 해석하 면 헌법의 취지에 반하므로 합헌적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동 청 소년이용음란물에서 제외되는 최소한의 요건으로 첫째, 13세 이상 아동 청소년 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그 동의에는 강제력이나 대가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촬영자가 해당 성적 행위의 당사자여야 하며, 제3자와 해당 아동 청소년 사이의 성적 행위 또는 해당 아동 청소년 단독의 성적 행위라면 더 이상 이는 촬영자의 사생활이 아니라 해당 아동 청소년을 성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이다. 셋째, 판매 대여 배포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할 목적이 없어야 한다. 2. 고찰 가. 범죄체계론 1) 구성요건해당성에 관한 쟁점 가) 추상적 위험범의 제한해석 어떠한 처벌조문이 추상적 위험범이라면 거동범이므로, 구성요건에 규정하 46) 2심판결은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2도435 판결의 예를 들면서 약사법 제31조 제1항의 의약품의 제조 는 널리 일반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하여 의약품을 산출하는 행위 를 말하는데, 이 조문에서의 제작 도 유사하게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수입과 수출을 2심판결과 같이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수입과 수출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제작보다 상정하기 어렵다.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89

고 있는 행위를 실현하면 바로 기수이며, 행위와 구별되는 결과발생은 그 요건 이 아니고 행위와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도 필요하지 않다고 볼 것이다. 47) 비 교판결에서의 1심법원과 2심법원의 판단도 개별구성요건요소를 해석한 결과 로서 도출된 것이지 해당조문을 침해범으로 보아야 나올 수 있는 결론은 아니 다. 그러므로, 법원이 음란물을 제작할 때 아동 청소년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라고 해석하여 이 조문을 개인적 법익침해에 대한 침해범으로 보았다는 비교 판결에 대한 한 평석의 지적 48) 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49) 다른 한편으로, 음란물에 관한 우리 형법의 규정체계에 관한 체계적 해석도 해당조문의 제한해석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한다. 음란물을 배포하거 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는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그 행위의 수 단이 정보통신망일 때에는 정보통신망법위반이 된다. 타인의 신체를 동의 없 이 촬영해 유포하거나 촬영 후 유포에 관한 동의 없이 유포한 때에는 성폭력처 벌법위반으로 처벌할 것이며, 아청법의 해당조문은 법정형이 중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적용범위를 목적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성적 착취 나 성적 학대, 영리 또는 배포의 목적 등을 고려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국제협약에서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제작과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장 큰 47) 다만 추상적 위험범이라고 하더라고 구체적인 행위상황에서 위험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경 우에는 구성요건해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하나의 예로 독일연방대법원은 추상적 위험 범인 위헌조직의 표시사용(제86조a)에 대한 판결에서, 위헌조직에 대한 반대 및 조직의 이데 올로기에 대한 투쟁을 표현하기 위해 그 표시를 사용하였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규범의 보호목 적에 반하지 않음이 명백하기 때문에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판결(BGH, NJW 2007, 1602)에서 독일연방대법원은 개별사례에서 위험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상적 위험범의 적용을 제한하였으나, 독일연방대법원이 그렇게 본다거나 독일연방대법원이 이 문제를 일반적으로 그렇게 판단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았다. Zieschang, Strafrecht Allgemeiner Teil, 4. Aufl., 2014, S. 24. 48) 강해룡, 앞의 글, 법률신문 2015. 3. 6. 49) 다른 한편으로, 이 평석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재생해 보고 바로 삭제했으니 제작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다(중지미수). 그러나 추상적 위험범으로 본다면 구성요건에 규정한 행위를 실현하면 이미 구성요건은 기수에 이르렀으며, 촬영 후에 삭제했다는 점은 범행 후의 정황이니 양형에서 고려하면 족하다고 해야 한다. 90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이유도 아동의 성적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나) 제작 개념의 구체화의 어려움 지금까지는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과 관련된 행위유형에서 주로 소지가 문 제가 되었으며, 심지어 아동음란물의 제작, 수입, 수출, 판매, 대여, 배포, 소 지, 운반, 전시, 상영, 알선 등의 행위의 해석에는 비교적 큰 어려움은 없을 것 이라는 판단 50) 도 있었다. 실무에서도 2003도5220 판결을 제외하면 제작 개념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았다. 51) A는 인터넷을 통해 피해자 B(여, 12세)를 알게 되었으며, 평소 문 자메시지 등으로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던 이들은 2012년 6월 경기도 하남시에 서 만났고, A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B에게 각종 음란한 장면을 연출하도록 한 뒤 3회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했고, 강제로 키스를 하는 등 강제추행했다. A는 또 같은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C(여, 6세)를 불러내 모텔로 데려가 신체 특정부위를 노출하게 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로 기 소됐다. A는 단순 촬영행위와 아청법에서 금지하는 음란물 제작 은 구분되며 제작 준비행위에 불과해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고 주장했으나, 1 2심법원은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죄에서 말하는 제작 은 방법에 제 한을 두지 않고 있고, 카메라나 컴퓨터, 통신기기의 발전으로 단순 촬영한 디 지털 영상만으로도 쉽게 음란물을 생성 유포할 수 있어 촬영과 제작을 구분해 야 할 실익이 적다 며 유죄로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 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휴대폰으로 전송되어 온 영상통화 영상을 별도로 저장 하는 방법으로 추후 재생, 배포 및 소지가 가능한 동영상을 생성한 행위가 제작 에 해당한다고 본 판결도 있다. 52) 50) 임정호, 앞의 글, 19면. 51) 이 판결에 대한 설명은 법률신문 2013. 9. 12. 참고. 52) 서울북부지방법원 2011. 11. 11. 선고 2011고합116 판결에 관하여 임정호, 앞의 글, 15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91

2003도5220 판결의 사실심법원이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과거와 달리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현재는 누구든 자신의 스마트폰 으로 영화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53) 아동포르노그라피의 제작을 처벌해야 한다는 규정을 둘 때 입법자가 상정했던 상황이 소비를 위하여 아동포르노그 라피를 영화 또는 비디오물로 촬영하는 경우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제작 을 상업적 용도(판매, 수입, 수출) 또는 대규모 촬영 등의 경우만으로 한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상판결에서의 대법원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2)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논의 가) 아동의 보호필요성과 위법성조각의 관계 최근의 대법원 판결 54) 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아동은 아직 가치관과 판단능 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할 것 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자신을 보호할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 라, 보호자 없이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으며 성적 자기 결정권의 영역에서도 문제점은 동일하다. 55) 53) 그 예로 영화감독이 말하는 아이폰으로 영화 찍기 (http://www.itworld.co.kr/news/95107: 2016. 2. 28. 최종방문). 54)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6480 판결. 55)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7787 판결(아동복지법위반)(판례공보 2015. 8. 15.): 육군이 병이던 피고인은 인터넷 게임을 통하여 알게 된 초등학교 4학년의 피해자(여, 10세)와 휴대폰 을 이용하여 영상통화를 하던 중 화장실에 가서 배 밑에 있는 부분을 보여달라 고 요구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영상통화를 하면서 피고인에게 바지와 팬티를 벗고 음부를 보여거나 아예 옷을 전부 다 벗고 음부를 보여주기도 한 사실, 피고인은 2012.7.21. 피해자와 처음으로 전화통화 를 한 이후 2012.7.25.까지 약 50여 회 이상 음성통화 또는 SMS를 통해 피해자와의 연락을 시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2012.7.21., 2012.7.22., 2012.7.24. 3일 동안 3회에 걸쳐 영상통화를 통해 피고인에게 음부를 보여준 사실, 그러다가 위와 같은 영상통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의 모친이 피고인에게 전화를 하여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는 등의 의사를 전달하자 그제야 피고인도 피해자에 대한 위와 같은 요구나 피해자와의 전화통화를 중단한 사실, 한편 위 각 영상통화 과정에서 피해자는 음부를 보여주는 행동을 그만하겠다거나 못하겠다는 의사를 92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대상판결은, 아동 청소년을 성인보다 강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아청법의 취 지를 몰각시키지 않기 위해, 개별사안마다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볼 때에만 위법성을 조각시키겠다고 취지를 밝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 56) 이렇게 보면 구체적 사안판단에서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으나, 위 법성조각사유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한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는다. 나) 정당행위 규정을 통한 위법성조각의 어려움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정당행위의 유형을 언급하지 않은채 위법성조각을 인정하였는데, 성행위영상의 녹화는 형법 제20조가 규정하고 있는 정당행위의 다른 유형, 즉 법령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해석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란 그 사회의 일반적 상식에 비추어 금지되지 않는 행위, 또는 관례상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 행위를 말하는데 비교판결에서 적시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사회의 일반적 상식에 비추어 금지되지 않는 행위 라고 보기는 어렵다. 57)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 각되는 예로는 소극적 안락사, 무면허 의료행위 중 일부, 낙태행위 중 사회적 경제적 적응, 극히 경미한 법익침해행위 등을 생각할 수 있으며 58) 대법원은 소극적 방어행위나 모욕죄, 풍속영업범, 불법감청녹음의 보도행위 등을 판단 하면서 사회상규를 논의하고 있는데 59)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은 이 표시하기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56) 우석훈, 앞의 글, 법률신문 2015. 5. 14.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과잉규제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57) 김슬기, 앞의 글, 191면. 비교판결에서 박 가 피해자가 아니라 아청법위반의 공범이라는 강해룡, 앞의 글의 지적도 그러한 한도에서 타당하다. 58) 임웅, 형법총론(제7정판), 법문사, 2015, 224면 이하. 59) 신동운, 형법총론(제9판), 법문사, 2015, 354면 이하.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93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다) 피해자의 승낙에 의한 위법성조각의 어려움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국가적 법익이 중첩된 범죄인 경우에 피해자인 개인 의 승낙이 어떠한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견해가 엇갈린다. 이때에 도 구성요건해당성이 배제된다는 설명도 있고, 당해 범죄의 중요한 불법부분 이 개인적 법익인지 아니면 사회적 국가적 법익인지에 따라 구별하자는 입장 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국가적 법익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처분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개인적 법익과 사회적 국가적 법익이 중첩되 는 경우에는 승낙이 있더라고 범죄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하는 입장 60) 이 일반적이라고 보인다.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행위가 사리분별력 있는 대상 아동 청소년 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사회상규를 원용하지 못한다면,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형법총칙의 규정 중 피해자의 승낙이 위법성을 조각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다. 대상판결에 서 대법원이 인격권을 논의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을 발전시키면, 해당조문은 개인적 법익에 대한 죄이며 보호법익은 해당 아동 청소년의 건전한 성적 발전으로서, 승낙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청소년이면 촬영 또는 제작에 대한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러 나, 이러한 결론은 보호법익에 대한 앞에서의 논의와 충돌한다. 나. 기준의 구체화 : 이용 개념과의 연결 대상판결에서 위법성조각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요소로 대법원이 제시한 사항 들, 즉 아동 청소년의 나이와 지적 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60) 김성돈, 형법총론(제3판), SKKUP, 2014, 312면; 신동운, 형법총론, 325면; 이재상 장영민 강동범, 형법총론(제8판), 박영사, 2015, 20/13. 94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촬영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 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 청소년과 영 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대법원처럼 개별사안에서의 위법성조각과 연결하려고 하 면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과 충돌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문 제를 구성요건의 영역에서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즉,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이라는 구성요건요소들이 충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은 언제인가 를 밝히면서, 두 구성요건요소 중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에 초점을 맞추 려고 한다. 이미 보았듯이 제작 개념은 그 한정을 통한 적용여부 판단이 어려 운 반면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이라는 구성요건요소는 이용 과 연결하여 적용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형법에서 이용 개념은 사용 과 비슷하게 쓰이는데, 61) 양자는 모두 어떠한 대상을 활용한다는 공통점 이 있으나 사용 은 그 대상이 유체물이며 이용 은 그 대상이 이용자에서 비롯 한 지위, 신분, 권한 등이다. 나아가 이용의 대상이 이용자와 구별되는 사람에 서 유래할 때도 있는데, 사람의 궁박한 상태(부당이득죄), 미성년자의 지려 천박이나 사람의 심신장애(준사기),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 (준강간죄) 등은 이용자가 자신과 대등하지 않은 상대방을 범행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도 음란물의 제작자와 아동청소년의 관계에서 이용 이 존재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이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비교판결에서의 논의를 원용하면서 내용을 보충한다. 먼저,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 사회적 능력과 관련하여 성행위에 대한 61) 그에 관하여 최준혁,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의 해석, 경찰법연구 제8권 제1호(2010), 179면 이하.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95

유효한 승낙을 할 수 있는 연령인 13세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해당 아동 청소년에게는 동의나 관여를 자발적으로 진지하게 하기 위 한 전제조건으로서 자신의 행위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지적, 사회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62) 해당사안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이러한 지적, 사회적 능력이 부 족한 상황은 강제력이나 위계 등이 동의에 결부되었다는 징표가 될 수 있다.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요건에 관해서는, 제작 당시 오로지 사적인 소지 보관을 목적으로 하여야 한다. 소지나 보관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 지는 불문하나, 판매나 대여, 유포 등의 목적도 부수적으로 있었다면 사적인 소지 보관이라고 볼 수 없다. 아동 청소년과 다른 인물과의 관계에 대해서, 비교판결은 촬영자가 해당 성 적 행위의 당사자여야 하며, 제3자와 해당 아동 청소년 사이의 성적 행위 또 는 해당 아동 청소년 단독의 성적 행위라면 더 이상 이는 촬영자의 사생활이 아니라 해당 아동 청소년을 성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형법에서 보듯이 해당 아동 청소년의 성교행위를 담는 영상이라면 양자 모두의 진지한 동의, 아동 청소년 한 명만 영상에 등장할 경우 본인의 진 지한 동의를 받은 후 영상을 만든 제작자는 해당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이용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당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발현에 기여했 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에 성행위를 하는 아동 청소년은 동의하였으나 그 외 62)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7346 판결의 피고인은 20대 중반의 회사원으로서 자신의 나이를 속이면서 처음부터 피해자가 중학교 3학년생인 아동 청소년(지적 장애 3급)임을 알고 도 단지 성적 행위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인터넷 채팅을 통해 접근하여 몇 차례 연락하고 만 났으며 피해자와 처음 만난 날에 성관계를 2회 가지는 등 몇 차례 만나 성관계를 가지면서 사 진 촬영을 하였다. 피고인은 그 후 얼마 안 되어 다른 아동 청소년을 만나 성관계를 가지면서 유사한 방법으로 사진을 촬영하여 보관했으며, 피고인이 모텔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는 장 면 또는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할 당시 피해자는 순간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하였으 나 피고인의 계속된 요청에 할 수 없이 소극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이고 일부 사진에 대해서는 지워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원용하면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96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

의 아동청소년이 영상에 등장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로 볼 것이다. V. 맺으며 아동음란물의 유통시장에서, 아동음란물을 제작하는 자는 등장하는 아동의 성을 직접적으로 착취하여 해당 아동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양육되는 것을 심각하게 방해하며, 배포하는 자는 아동음란물의 유통자로서 제작자의 경제적 동인을 강화하며, 소지 및 시청하는 수요자는 아동음란물의 공급과 유통을 위 해서 필수적인 존재이다. 63) 제작 행위는 그 자체에서 이미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가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64) 그런데 이러한 제작 이란 불특정 또 는 다수에 대한 유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인) 경우를 전형적인 예로 상정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음란물 또는 음란행위를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문제는 사회적 유해성의 관점에서 일정한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성이 있느냐 또는 없느냐에 따라 판단 되어야 하며, 사회적 유해성의 구성요소로 생각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 보호, 개인적 이익, 영리의 목적 65) 모두는 법정형이 매우 중한 아청법상의 아동 청 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등 죄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기준이 된다. 어떠 한 행위가 아청법에서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하는지의 질문 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반영할 수 있는 구성요건요소는 이용 이다. 63) 임정호, 앞의 글, 25면. 64) 원혜욱, 앞의 글, 16면. 65) 임웅, 형법각론, 783면.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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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roduction, Distribution, etc. of Child or Juvenile Pornography in ACT ON THE PROTECTION OF CHILDREN AND JUVENILES AGAINST SEXUAL ABUSE* Choi Jun Hyouk** 66) By ACT ON THE PROTECTION OF CHILDREN AND JUVENILES AGAINST SEXUAL ABUSE shall be punished any person, who produces, imports or exports child or juvenile pornography, by imprisonment with labor for an indefinite term or for a limited term of at least five years. The need for punishing acts such as producing or distributing a pornography film of sexual abuse of children is to protecting children and adolescents as well as to preventing sexual violence and crime. Because they are experiencing sexual abuse or exploitation the process of making pornography. But this provision maintains very tough penalty, so we must carefully consider the need of punishment, because possesion of child * This Work was supported by INHA UNIVERSITY Research Grant. ** Associate Professor in INHA Law School.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 의 제작 의 해석 101

pornography is not a direct sexual offense. And it is necessary to examine the balance of penalty by comparing other pornography crime. Recently has the supreme court of Korea to decide many cases, where a man made sexual intercourse with an underage girl and thereby made photos or videos with camera in his smartphone. Supreme court refers to possibility that the making photos or videos belongs to producing a pornography but can be justified by Article 20 (Justifiable Act) of criminal act. This paper shows that the supreme court is right in conclusion, but wrong in theory. To solve concrete problems rightly, following factors are to be considered: age and intellectual ability of victim, purpose of producing, relationship between perpetrator and victim in photos or videos, etc. Key words : ACT ON THE PROTECTION OF CHILDREN AND JUVENILES AGAINST SEXUAL ABUSE, production, Child or Juvenile Pornography, Self-produced Child Pornography, action which does not violate the social rules, Consent of Victim 102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