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허브 연구보고서 청년 예술가 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
연구기관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 문화기획집단 영희야 놀자는 여성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사람들과 소통 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모여 만든 문화기획집단입니다. 영희 는 우리 자신들이자 우리가 말 걸 고 싶은 우리 세대 보통 여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모래>, <왕자가 된 소녀들> 등의 다큐 멘터리 영상작업과 구술사연구를 병행하는 방식의 작업들을 해왔습니다. 연구진 강유가람, 김혜정, 김현경, 홍혜미 연구지원 서울시 청녀일자리허브 이 보고서는 2014년도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연구/조사 사업의 결 과물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소자본 청년 예술가-창업가들과 마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 01. 청년, 골목길 고군분투기 _04 02. 이태원, 부상하는 골목길 _06 03. 골목의 청년들, 누가 왜 골목을 찾았나 _09 04. 골목의 청년들, 마을을 꿈꾸다 _14 05. 골목의 청년들, 위기에 봉착하다 _22 06. 청년과 마을,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_27 참고문헌 및 자료
4...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01. 청년, 골목길 고군분투기 c 영희야놀자 영희야놀자는 문화기획집단을 표방하여, 주로 다큐멘터리 제작 위주의 활동을 해 온 집단이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이태 원에 대한 공간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촬영해 왔으며, 그 과 정에서 자연스럽게 회나무길과 우사단길에서 활동하는 청년 들을 만나게 되었다. 1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 와중에 목도 한 공간의 역동적 변화의 중심에 그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우 리는 몇 가지 질문들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첫째 이 청년들은 누구이며, 이들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가? 둘째 이들의 시 도는 어떠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셋째 이들의 시도 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 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다큐멘터리 뿐 아니라 좀 더 정리된 글이라는 형태로도 재현해보려고 한다. 골목에서 살아간다는 것 회나무길과 우사단길 이전에, 홍대가 있었다. 1990년대 이 후 홍대앞은 젊은 예술가들, 개성있는 상점들과 주인들, 놀러 오는 젊은이들의 감성과 에너지가 어우러져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 곳이다. 압축적 근대화 의 영향으로 어디 나 비슷비슷한 서울에서 개성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란 그 자 체로 해방구적인 의미를 가지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입고 다 녀도, 당장 돈 안 되는 예술 을 하고 있어도 그게 바로 멋이 되어 홍대앞 의 풍경 한 조각이 되던 시절이다. 도시사회학 자 파크(Robert Park)의 말을 빌자면 그 당시 홍대앞 사람 들은 그들 임무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간접적으로 (도시 만드는 일을 통해) 그들 자신들을 거듭 나게 했다 (Park, 1967:3)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홍대앞 의 상승 가치는 그것을 만들어낸 예술가 들과 젊은이들, 대부분의 소상점 주인들에게 돌아가지 않 았다. 지대의 상승은 부동산 소유자의 배만 불렸을 뿐이 다. 이들 대부분은 더 큰 지대수입을 기대하는 새로운 투 자자들에게 부동산을 넘겼고, 이는 비싼 상업적 공간으 로의 용도 변경을 촉진했다. 이제 홍대앞 은 예술가들 의 작업실, 개성 있고 자그마한 상점들, 예술과 젊음의 열 기가 어우러지는 바, 클럽, 술집들, 동네에 하나씩 있음 직한 문방구, 분식집, 세탁소, 미용실들의 공간이 아니 라 그러한 분위기를 차용한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들의 쇼윈도가 되었다. 인디밴드 멤버인 주인이 2004년 그냥 사무실이던 점포를 빌려 독특한 인테리어의 북카페로 운영 했다. 젊은예술가의 공연과 전시회가 수시로 열리면서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이 됐다. 5년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5 쯤 지나 홍대 앞 명소로 자리 잡은 어느 날 건물주가 찾아왔다. 조카들이 여기서 장사하려고 하니 나가라는 거였다.(국민일보, 2013.11.24.일자) 이렇게 홍대 일대에서 밀려난 소규모 상점들과 작업실들은 인근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상수동, 합정동, 연남동 등이 바로 그런 지역들이다. 크게 보면 홍대인근의 상권의 일 부로 여겨질 정도인데, 이 공간들은 아직은 주요 상권과는 거 리가 있어 임대료가 저렴한 점, 골목들이 아직은 개발이 덜 된 점들 덕분에 소자본을 지닌 청년들 혹은 문화 작업자들이 매력을 느껴 찾아올 수 있었다. 이런 공간들에서 문화적 재능 과 감수성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터를 이루고 네트워크를 형 성하면서, 단순히 공간의 점유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공간 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지역사회와도 소통하 며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동네들 또한 핫 한 공간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된다. 기 존 홍대앞 변화와 똑같은 과정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동 네에 터를 잡고 문화를 만들어가던 이들이 비싼 임대료를 감 당할 수 없어 떠나게 되고, 그 이전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 역 시도 머물 수 없게 되는 상황의 도래. 자본의 유입은 오랫동 안 그 공간에 터전을 잡았던 원주민들의 공간마저도 다른 방 식으로 바꾸어 버린다. 우리는 연남동에서 오랫동안 홍어를 팔던 가게 주인으로부터 얼마 전 갑자기 집주인이 냄새가 난 다며 가게를 비워달라고 한 상황을 접했다. 그이는 오랫동안 동네 에서 홍어를 팔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냄새나는 구닥 다리 장사치가 된 것이다. 하나둘씩 자리잡는 깔끔한 상업적 가게들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필요보다 그곳에 뭔가를 사러 오는 사람들의 취향에 더 부응 하라는 명령. 이처럼 지금 서울 시내 여러 동네들은 입지와 장소에서 비롯되는 독점력이 무엇이며, 그것은 누구의 것인 가를 둘러싼 격렬한 투쟁들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골목길 청년들을 만나다 이러한 일들은 홍대 일대 뿐 아니라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공 간으로 터를 잡고 문화공간으로 일군 지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현상이다. 가로수길이나 삼청동 같은 동네들도 지역 성을 바탕으로 모여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개성 강한 상권 을 형성했었다. 이후 미디어와 자본에 의해 소위 핫 한 공간 이 되면서 이제는 그 지역성마저 퇴색된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반복을 보고 있노라면, 동네 청년들의 시도는 어떤 조 건에서 어떻게 일어나며, 이 시도들의 의미는 무엇인지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청년들의 자생적인 시도와 실험들이 원주민들과 공생하면서 그 자체로 개성있 는 골목과 동네로 유지될 수는 없는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우리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태원 경리단 회나무길 과 우사단길의 사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원주민의 자원과 그 자원을 새롭게 변주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시도가 우리 모 두의 공유재가 되기보다 쉽사리 자본으로 흡수되어 버리는 한국 사회에서 이태원이라는 소위 이방 의 공간에 새롭게 자 리를 튼 청년들은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을까. 이태원 회나무길과 우사단길은 다양한 시도가 시작된 지 2~3년 정도 된 곳으로, 아직 상업화 물결이 본격화되기 전이 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자본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이 공간들 에서 청년들의 문화 및 예술작업, 창업 시도가 골목과 마을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동시에 어떤 갈등과 협상의 과정에 있 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그 지역의 공간이 어떻게 변화 하는지도 알아보려 한다. 이들이 그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어 려움, 해결의 모색은 그 자체로 청년 예술가-창업자들과 마 을의 공생을 위해 필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다른 듯 비슷한 두 공간의 청년 예술가-창업자 그룹 중 10개 작업실 및 창업 가게의 12명의 청년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하고, 이 공간들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역문화 관련 프 로그램들에 참여하였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골목으로 들어 오는 청년 예술가-창업자의 창업과정에 대해서 들을 수 있 었다. 또한 우사단마을의 LIFEWORK 301이라는 공동작업 실에 거주하며 일상적인 변화들도 감지해보고자 노력했다. 이에 더해 지역 주민들과 만나 그들이 바라보는 청년 예술 가-창업가들의 마을 만들기 활동에 대한 생각도 알아보았다. 나아가 영국 런던과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 등 도시 공간 에 대한 흥미로운 정책 실험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의 사례 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새로 창업 및 문화 작업을 시도하 고 실험하고 있는 청년들이 궁극적으로 청년 예술가-창업가, 마을, 도시가 바람직한 공생관계를 일구어 나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6...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02. 이태원, 부상하는 골목길 이태원 프리덤 회나무길과 우사단길의 현재 변화는 이태원이라는 동네가 한국 그리고 서울에서 갖는 문화사회적 의미와 긴밀한 연관 이 있다. 때문에 이 골목길의 청년들을 만나기 전에 이태원이 라는 공간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국적이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핫 플 레이스는 바로 이태원입니다. 세계인이 모여 고유의 문화를 전 파하고 다른 문화와 융합돼 독특한 색깔을 만듭니다.(국민일보, 2014.8.19.일자) c 영희야놀자 용산에 자리잡은 미군기지 이태원( 梨 泰 院 )의 다른 이름이 이태원( 異 胎 院 ), 즉 외국인 을 뜻하는 이타인( 異 他 人 ) 에서 왔을 만큼, 이태원의 이방 성은 오랜 역사적 맥락을 지니고 있다. 한강의 물길이 닿는 교통의 요지이자 한양으로 통하는 주요 관문으로서, 이태원 을 포함한 용산 일대는 예로부터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해왔 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은 외국군의 주둔을 불러와, 식민 지 시절에는 일제의 군사기지가 들어서고, 해방 후에는 미군 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이태원 일 대에 완전히 자리를 잡은 주한 미8군의 용산기지로 인해 이 태원은 기지촌으로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방문화의 공간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때문에 이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정 치적, 문화적, 지리적 특성은 미군과 용산기지를 제외하고 설 명하기 어렵다. 요약해 말하자면, 이태원은 미군들의 유흥지 로, 다양한 외국인이 모여드는 이국적 공간으로, 외제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으로 오랜 시간 명성을 이어 왔다. 이렇듯 미군기지로 인한 이태원의 공간적 특성은 이 공 간 자체의 이방성을 확장 변주시키며 이태원의 문화적 의미 를 만들어왔다. 미군뿐 아니라 이태원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리랑카 대사 관 등 외국 공관이 집중되어 있어 대사관 직원을 비롯한 외 국계 기업 종사자들이 거주하는가 하면, 이슬람사원을 중심 으로 한 지역에는 무슬림과 아프리카계 이주민, 동남아시아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다국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나아가 다양한 예술가들이 꾸린 작업실들, 성소수자들이 몰 리는 바(bar)들, 한국 대중음악의 자양분이 되었던 오랜 역 사의 음악 클럽들은 이질성, 다양성, 해방성의 공간으로 이태 원을 구성해왔다. 2011년 그룹 UV가 발표하여 큰 인기를 얻 었던 <이태원 프리덤>은 이태원의 문화적 위치와 상징을 극 명하게 보여준다. 배달하는 집배원 / 물건파는 판매원/ 기타치는 김태원 / 모두 모여 이태원 새로운 세상 그곳을 말해봐 음악이 있어 또 사랑도 있어 세계가 있어 청소년은 대공원 / 노인들은 양로원/ 아이들은 유치원/ 우리들은 이태원 - UV, 2011, <이태원 프리덤> 가사 중 최근 몇 년간 매체를 통해 이색적이면서도 핫 한 공간으로 알려진 이태원은 이국풍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옷, 골동품, 악세사리 가게 등 상업적 공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자민족 중심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보기 드문 다문화 공간으로서의 독특성과 모방할 수 없는 고유성의 이미지가 독점지대를 추출하고 전유하려는 욕망과 엉키기 시작한 것 이다. 우리가 들여다본 두 개의 골목길 또한 이러한 과정에 놓여있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7 두 개의 골목이 뜬다 최근 2~3년 언론에 급격히 노출되기 시작한 이태원의 새로 운 명소들은 "00길"이라는 이름의 골목들이다. 이 골목의 이 야기는 TV 다큐멘터리, 각종 잡지, 블로그 등을 통해 앞다투 어 소개되고 있다. 해밀톤 호텔을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 있는 이태원의 주요 공간들에서 떨어져 있는 이 공간들은 여전히 이태원이면서도 동시에 독특한 그만의 문화적 특성을 가지 고 있다. 회나무길 용산구 회나무로 13가길 한 가게들이 마니아 고객층을 만들어내며, 3년 새 장진우 라 는 이름을 단 가게가 한 거리에 7~8개나 문을 열었다. 그의 성공이 유명세를 타면서 이 골목길은 '장진우 거리'로 더 많 이 알려지게 되었다. 장진우 거리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이 골목에는 젊은 예술가와 창업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는데, 이들 은 미술소품가게, 조명가게, 레코드점, 1인 미용실 등을 운영 하는 소상점 주인들로서 이태원만이 지난 매력을 좋아하면 서도 상대적으로 집세가 저렴하고 부산스럽지 않은 공간을 찾아 모여들었다. 이들은 서로의 단골이 되어주며 커뮤니티 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거리에 보석길 이라는 이름을 붙이 고 벼룩시장을 여는 등 골목의 색깔 자체를 바꾸어나가고 있 다. 그러나 각종 미디어에서 주목하는 핫 한 공간으로 떠오르면 회나무길 지도 [출처] 중앙일보, 2014.4.14일자, 한정식에 스테이크, 여기는 장진우 골목,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4436479&cloc =olink%7carticle%7cdefault 최근 이태원에서 가장 핫 한 지역을 말하자면 녹사평역에서 하얏트호텔에 이르는 경리단길을 꼽을 수 있다. 길 건너편의 미군 기지와 초입의 국가 재정관리단의 경직된 이미지와 개 성 강하고 이국적인 음식점들이 대비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 경리단길이다. 최근 1~2년 새에 경리단 초 입에는 크래프트 비어 붐이 일었다. 이국적인 음식을 팔던 맛 집들도 점점 더 늘어나서 경리단의 주말은 인파로 넘쳐난다. 경리단길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회나무로 13가길 이 나 온다. 한적하고 조용한 주택가 골목인 이곳은 개를 산책시키 는 외국인 거주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며, 동네 원주 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한때 저렴한 집세 덕에 아프리카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라 한다. 최근 몇 년 사 이에는 장진우라는 이름의 한 사진작가가 친구들을 불러 요 리해주던 작업실을 간판 없는 레스토랑으로 변형해 히트시 키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테이블이 하나뿐인 식당, 전용 밴드를 두고 매주 재즈공연이 열리는 가게, 꽃집인지 빵 집인지 아리송한 제과점까지, 자신만의 철학을 녹여낸 다양 서, 최근 이 한적한 거리에는 유난히 공사소리가 많이 들린 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며, 임대료 역시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3.3m2당 2,500만 원 선이던 매매가가 현 재 3.3m2당 4,000만 원 이상으로 치솟았고, 임대료 역시 지 난해보다 30% 이상 뛰었다고 한다. 얼마 전 경리단길 초입 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들어섰다. 이로 인해 경리단 길의 자본 점령이 머지않았다는 심상치 않은 소문들이 떠돌 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나무길 청년창업자들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c 영희야놀자 2014년 회나무길은 공사 중
8...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우사단길 이태원 우사단로 10길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군들의 업소출입이 제한되고, 한편 으로 2003년 한남뉴타운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10여년 가까 이 재개발이 지체되면서, 이 지역은 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재개발을 노리고 건물을 구입한 투자자들은 노후화 되는 건물을 내버려두었고, 세입자들이 빠져나가 건물이 비 거나 창고로 쓰이는 곳이 많아지면서 거리는 슬럼화되었다. 이후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들과 젊은 창작자들이 하나둘 채 우기 시작하면서 다시 새롭게 변모중인 곳이 바로 이곳 우사 단길이다. 우사단길 지도 [출처] 네이버케스트, 한국관광공사, 한남동 뒷골목여행,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72&contents_id=67128 또 다른 사례로 우리가 주목한 거리는 이태원 우사단로 10길 로서 보통 우사단길, 또는 우사단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다. 회나무길이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다면, 우사단길은 역사와 문화, 경제적 맥락이 좀 더 복잡하게 중첩된 공간이 다. 이태원역 3번 출구 근처의 119 안전센터 뒤쪽으로 언덕길 을 올라가면 서울에서 유일한 이슬람사원이 나온다. 이곳이 우사단길의 초입이다. 사원 인근에는 이슬람계 거주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으며, 거리에는 터번이나 히잡을 쓴 무슬림들 외에도 아프리카계, 아시아계 이주민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한편 후커힐, 게이힐로도 불리는 골목골목에는 미군을 상대로 한 클럽과 성매매 업소, 트랜스젠더 바가 옹기 종기 모여 있다. 한때 미군을 상대로 한 업소들이 성황을 이 루던 시절, 우사단길은 이태원의 배후마을로 기능하면서 미 군에서 흘러나온 제품들로 블랙마켓이 도깨비처럼 잠시 들 어섰다 사라지곤 하던 곳이다. 아직까지 우사단길의 끝에 도 깨비시장이 자리해 있고,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미용실과 세 탁소가 많이 보이는 것도 기지촌의 성격을 보여준다. 쇼룸을 겸한 작업실과 독특한 컨셉의 작은 가게들, 타투가게, DJ교습소, 인력시장, 게스트하우스, 낮술주점 등, 최근 2~3 년 사이 이 거리는 젊은 창작자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빠르 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사단단 이라는 이름의 마을모임 을 통해 계단장, 우사단신문, 옥상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며 지역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다. 자 본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직 쓸쓸한 채로 남아있던 우사단길 은 아방가르드한 예술가 집단과 젊은 패기로 무장한 집단이 어우러져 새롭고 신선한 예술마을 공동체로 변화 (이투데이, 2014.6.20일자)하고 있는 것이다. 재개발이 가장 큰 변수인 이 길은 임대료가 폭등할 가능성은 없지만, 재개발이 진행되 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불안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c 영희야놀자 작업실 하기 전에 방석집이었던 것 같아요... 여기 앞에 완전히 까맣게 해놓고...(중략) 지하에 친구들 셋이 같 이 살았는데, 인테리어 자기들이 하겠다 해서 도와주 러 갔었는데 바닥, 장판을 계속 덮은 거예요. 뜯어도 뜯 어도 계속 나오더라고요. 진짜 신기했었어요. (중략) 여 기가 85년도에 지금 집주인이 들어왔는데, 그때 공사를 처음 했다고 하니까... 아마 그때 이후로 계속 쌓이지 않았을까... 오래된 역사를 보았죠. / 청년N 인터뷰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빨간 깃발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9 03. 골목의 청년들, 누가 왜 골목을 찾았나 영희야놀자 청년예술가-창업가 골목에 들어서다 그런 것들까지. 복합적인 것이 저는 건축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단순히 건물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약 간 도시적인 맥락에서의 것들을 공부하고 싶어서 도시 대학원 쪽으로 입학을 했다가, 그만 뒀죠. 그러고 나서 일명 보석길 과 우사단마을 로 불리는 회나무길과 우사단 외국에 나가서 한 1년 정도 살았었구요. / 청년C 인터뷰 길. 최근 몇 년 각종 언론 매체에서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는 이 길들이 처음부터 핫 한 공간은 아니었다. 이 공간이 많은 이들이 찾고 싶은 거리가 된 것은 여기에 자리를 잡고, 각자 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청년들이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통해서 판매를 하거나 아니면 아트마켓에 참 여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예전부터 제 가게가 하고 싶 었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오픈 준비를 했죠. 전공 은 미술, 순수미술 전공이고요. 그러다 보니깐 작업만 하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은 그래도 이제 작업한 거를 골목에 들어선 청년들은 누구인가? 보여주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좀 만들고 싶어서... / 청년M 인터뷰 골목길 청년들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 아야 했다. 창업 이전까지의 삶의 경험들을 듣고, 현재의 삶 을 구성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질문했다. 물론 그들의 경험은 동일하지 않지만, 어떤 경향성이 있다고 말할 만한 공통적인 경험들은 있었다. 건축을 전공했고, 어렸을 때는 미술이나 글을 쓰고 싶 어 했었는데, 재능이 없다는 것을 빠르게 알고 나서 일 청년 C와 청년 M이 두 골목의 청년 예술가-창업가의 삶을 대변하거나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경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용한 것인데, 먼저 이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부모님의 거주 위 치와 상관없이 비교적 일찍(20대 초반) 부모로부터 독립해 서 생활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장기간의 여행이든, 교환학생이든, 유학이든, 국외에서 거주한 경험 혹은 여행 찌감치 포기하고, 그것과 좀 관련된 것들. 뭐 인문학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주로 디자인, 미술, 미디어영상, 이나 이런 것들도 관심이 좀 많았었는데, 그리고 다 미용, 건축 등 시각 예술과 관련된 전공을 가지고 있거나 그 양한 분야의 예술적인 장르, 그리고 어떤 공학적인 와 관련된 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골목길에 자리잡은
10...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다양한 창업가와 예술가들의 교집합에서 가장 큰 부분이라 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을 통해 두 길에 모여든 청년들이 높은 문화자본과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자본을 가지고 있고, 혼자 무언가를 해 내며 돈을 버는 프리 에이전트적 노동(핑 크, 2004)에 익숙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제가 여행 다니면서 전 세계, 전 세계까진 아니지만 어 쨌든 각 나라마다 시장이 있잖아요. 특히 벼룩시장이 되게 재밌어서 벼룩시장을 많이 다니면서 이제 우리 동 네에 이런 게 있으니깐 재밌겠다, 나도 참여를 하고 싶 다 그래서 제 친구들을 데리고 셀러(seller)로 참여를 했었어요. 셀러로 참여를 하면서 친구들은 물건을 팔 고, 저는 그냥 구경을 다니면서 놀고 하면서 이쪽 분들 이랑 친해지고. 당시에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거든 요. 그게 그렇게 계속 인연이 되었던 건 있는데... 여기 차린 거는 정말 되게 우연하게 제가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준비를 하다가... / 청년G 인터뷰 청년 G는 여행을 통해 경험한 벼룩시장의 즐거움을 이 골목 의 벼룩시장에서 찾게 되면서, 먼저 골목에 자리를 잡은 청 년들과 친해진 것이 창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들과 얘기하 다가 그중 하나가 너 창업하고 싶다며, 근데 여기 옥상도 너 무 괜찮고 여기서 하면 재밌을 거 같다 해 봐라 라고 제안하 자, 2주 만에 결정을 하고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청년 G 의 경험은 골목길에 자리 잡은 청년들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 여준다. 돈과 재미 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일에의 욕망이 바 로 그것이다. 집이 여기 근처예요. 그래서 요 근처로 찾았던 것도 있 고, 그리고 뭐 저희가 되게 엄청난 상업적인 목적을 가 지고 장소를 찾았으면 아마 굉장히 번화가거나 아니면 교통이 좋다거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을 택했을 텐 데, 저희는 그런 목적은 아니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굳 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그런 게 아니어도 그 냥 우리끼리 놀고, 우리끼리 뭐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조용한 곳을 찾다가 보니까 집도 근처고 뭐 그 런 이유였어요 / 청년D 인터뷰 창업 전 프리랜서로 일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는 청년 D가 그 일을 접고 창업한 이유는 우리끼리 놀고, 우리끼리 뭔가를 해 볼 수 있다 는 데 있다. 프리랜서 일은 많은 돈을 안겨주 었지만, 그만큼의 노동 강도를 요구했다. 미용일이란 예술적 일 수 있는 일이지만, 언제나 대기 상태로 있으면서 어디나 달려가야 했던 과거에는 기계와 별 다를 바 없는 매일매일을 영위했다고 한다. 재미와 자율성을 추구할 수 있는 일, 그것 은 바로 소외되지 않은 노동 에 대한 지향에 다름 아니다. 상 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에, 이국성과 독특성이 결합된 공간에 서 추구해 볼 수 있는 잠재성으로서의 예술적 노동. 이들은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러한 종류의 일을 추구하게 된 것일까? 청년들이 골목으로 온 까닭은? 우리가 이 두 길에서 만난 청년들 중에는 신의 직장 이라 불 리는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그만두고, 자신 의 일을 하고 싶다고 길을 찾은 이들이 있었다. 또한 남부럽 지 않은 고수입과 명성이 보장된 일을 던져버리고 골목길을 찾은 청년들도 있었다. 애초에 본인만의 작업공간을 갖겠다 고 나선 예술가와 문화작업자 청년들도 있었다. 서로 다른 배 경에서 출발하였지만, 이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가 있다. 어떤 회사나 다 조직이 그렇겠지만 그런 조직생활에서 느끼는 그게 좀 오래 가기도 하고 언젠가 바뀌겠지 주 기가 있어야 되는데, 주기가 있는 게 아니라 너무 그게 계속 쭉 이어지더라고요. (중략) 일이 힘들다기보다는 성취감이 전혀 없는 일에 내가 하루 종일 매달려야 된 다는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그게 성취감이 있을 법한 일을, 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거나, 실적을 올 린다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만족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 청년G 인터뷰 여러 팀들을 했었는데, 좀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아무래도 지금 여기는 대충은 끝나는 시간과 시작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100% 예약제로 하고 있어 우리 스스로 스케줄 을 조절할 수 있는... 그런 여유라고 해야 되나? 어쨌든 그런 것이 생겼죠. (중략) 돈을 버는 거는요 이전이 훨 씬 잘 벌었어요. 옛날 일했을 때가. 음... 그래도 옛날처 럼 돈을 많이 벌진 않지만 막 없어서 죽을 지경은 아니 에요. (중략) 저희가 주 5일 근무제를 꼭 고수하고 있거 든요. 그래서 여기 골목 다른 사장님들이 되게 부러워 하면서 의아하게 생각하세요. 사실 가게를 많이 돌려야 되는데 저희는 웬만하면 놀자는 주의여서... 그게 옛날 에 너무 힘들게라고 그래야 되나? 너무 빡세게 일했던 거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있는 것 같아요. / 청년D 인터뷰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11 c 영희야놀자 자기 일을 해야 되니까, 궁극적으로. 뭐 회사생활이란 걸 평생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자기 삶에 있어서 좀 주체성을 가지려면 자기 사업을 해 야 되니까. 늘 사업을 하고 싶었죠.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것 도 당연히 좋은데, 그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어느 정 도 한계가 있는 거니까. 당연히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그게 더 좋 은 선택이라고 전 봤죠. 그리고 뭐 회사생활을 하면, 예를 들어서 좀 더 안정 적으로 어느 정도 많은 연봉을 주지만, 저는 특별히 돈을 많이 갖고 싶고 그 런 것은 크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사업에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하더 라도 생계만 되면 되니까... / 청년A 인터뷰 고성장 시대가 지나고, IMF를 거쳐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 서 청년 실업은 심각한 문제다. 이를 감안한다면 두 길에 모여든 청년들의 위와 같은 이야기는 가진 자의 여유 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오히려 이런 청년들의 욕구로부터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삶의 욕구를 화폐 측정 가능성 과 화폐로의 교환 가능성에 짜맞추어야 하고, 그것이 당연시되는 오늘날의 상황 에서 돈 많이 벌지 않아도 괜찮으니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율성과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일 에 대한 추구는 단지 한가로운 소리가 아니라 이 시대 노동이 지향해 야 할 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상 우리가 만난 이들은 현재 자신들이 가꾸고 있는 이태원의 일터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우 리의 인터뷰 요청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가능한지 를 칼같이 알려주며 스스로를 관리하는 모습에서 청년들의 지향이 한낱 여유로운 베짱이의 그것으로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겼다. 우리는 일을 하며 짬을 내어 마을 회의나 문화행 사 등을 조직하는 바지런한 이들에게서 일시적으로나마 노동과 예술이 하나 되 는 모습을 살필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우리의 일이 지향하는 바로 그 것. 이 청년들 각각이 소상점주인, 예술가, 활동가로 분류되기보다 이런 여러 면 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떤 계기가 있으면 손쉽게 넘어가는 국면을 발견할 수 있 었던 것은 바로 이 탓이리라. 너무 기계적인 거 같아서. 월급을 두 달 치를 받았는데, 한 달 받고, 두 달 받았는데 너무 달콤한 거예요. 그 월급이. 그리고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지. 월급을 받고 나니까. 그런데 그렇 게 여기서 한 달을 내가 더 받으면 못 나갈 것 같더라고요. 여기서 내 가 한 달을 더 월급을 받으면 계속 사무실에서 캐드하고, 포토샵하 고, 엑셀 만지고, 파워포인트 하고 뭐 그런. 그게 좀 따분하다는 정도 의 느낌이었는데, 이것을 내가 1 년을 하고, 2년을 하고 10년을 했 을 때, 끔찍하더라고요. 그렇게 내 가 살 생각을 하니까. 평생을... 그 래서 더 어떤 달콤함에 젖어들기 전에 빨리 나왔죠.(두렵지는 않으 셨어요?) 두려움이라고 하는 감정 자체는 뭔가를 잃거나 내가 손해 를 볼 때 나타나는 감정인데. 저는 뭐 특별히 가진 게 별로 없는 사 람이에요. 지금도 그렇고. 잃을 게 별로 없으면 별로 안 두려워요. 내 가 뭐 그래봐야 백수. 월급 한 달 에 한 200 정도 받았던 거 같은데, 200 정도 받는 거 실은 별로 안 중 요했고... / 청년C 인터뷰 똑같은 일이라고 해도 어쨌든 회 사에서 하는 일은 좀 업무적인 것 이 많고. 어떻게 보면 고객들의 뜻 에 좀 더 많이 부합하는 그런 작업 들이 많은데, 저희가 하고 싶은 일 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작업실 갖 게 됐거든요. 모든 디자이너들이 나 회사 다니면서 작업실 갖고 싶 어 하는 사람들, 로망 같은 게 있 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푸는 느낌? 그래서 그냥 작업, 하 고 싶은 거 좀 더 많이 하고 싶은 느낌. / 청년Z 인터뷰 7년이란 시간을 준비를 하고, 이 것도 사실은 짧은 거거든요. (중 략)일본에 있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 외식업에 관 련된 식당 이런 곳에서 일을 했 거든요. 하면서 많이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운영을 하는 거나, 사 람이 일을 한다는 게 어떤 것 인지 일본에서 많이 배워왔어 요. (중략)어릴 때부터 학교에
12...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서 공부하는 게 꼭 공부라는 생각 은 안 했거든요... 학교를 간다는 것은 학위를 딴다라는 의미가 굉 장히 크잖아요. 그런데 학위를 포 기하는 대신에 어떤, 정말 의미 있 는 것은 내가 내 머리로 알고, 그 것을 쓸 수 있게 되는 거니까. / 청 년S 인터뷰 음악을 좋아하니까 기본적으로. 전에 있던 회사도 실질적인 음악 을 좀 더 다룰 수 있는 그런 회사 가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시작을 하게 됐는데 오래 있었죠. (중략) 재미도 있고, 좋아하니까. 일 자체 가 그렇게 큰돈을 벌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중략) 동네에 친한 친 구들도 생기고 그냥 자기가 좋아 서 하는 건데 그 좋아하는 사람들 이 또 좀 형성되어 있고, 또 몰랐 던 사람들도 새롭게 알게 돼서 또 같이 즐기고... 그런 거지 뭐. / 청년 R 인터뷰 말하자면, 골목의 청년들은 창업 이전의 삶에서 빡센 조직을 경험하면서 일 과 삶 의 부조화에 회의를 느껴왔다. 더 많은 화폐와의 교환 가능성 속에서 점 점 자신이 소멸되는 듯한 느낌이 끌어낸 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 다니 던 학교보다, 쌓아왔던 명성보다, 안정된 직장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진 자기 삶을 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이들을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길들로 향하게 한 것이다. 청년들은 왜 이곳에 왔을까?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많은 골목들 중에서도 이태원에 위치한 회나무길과 우 사단길에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 면접에 응한 대부분의 청년들은 해당 지역과 근 처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거나, 친구나 지인의 소개로 이태원에 자리를 잡게 된 경 우다. 사는 동네가 마음에 들어서 집 근처로 가게를 얻고 싶었거나, 혹은 친구 작 업실에 놀러다니거나 벼룩시장에 다니다가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이 지역을 알고 매료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살던 집이 여기서 좀만 올라가면 있어요. 거기서 항상 제가 다니던 길 이에요... 혼자 밥 먹으러 갈 데가 그때 되게 많이 있었어요. 그니까 조그만 그냥 외국인들 상대로 하는 가게들이 있는, 그런. 참 동네가 아담하고. 그래 서 좋아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가게를 알아보는데, 여러 군데를 알 아봤어요. 요즘에 뜨고 있는 연남동, 뭐 아니면 저기 이슬람 사원 쪽, 다 알아 보는데 이미 상권이 너무 떠버려서. 저는 근데 처음에 1순위는 이 동네였거 든요. 그래서 여기를 알아보는데 이제 자리가 없었죠. 없어서 포기를 하고, 이제 다른 동네를 알아보다가 제가 아, 올해는 안 되나 보다 하고 그러고 있 다가 우연히 진짜로 발견해서 무조건 이건 무리를 해서라도 여기는 잡아야 겠다 싶었죠 / 청년M 인터뷰 작년에 이 동네 앞에서 제일 성공적인 맥주집 중에 하나인 OOO 라는 데 창업자 부부가... 그 친구들이 제가 있는 시골에 놀러왔는데 자기들 사업 잘 하고 있다. 돈 많이 번다. 당신은 왜 여기서 맨날 이러고 있냐. 뭔가를 해야 되지 않냐. 그렇게 얘기를 해서, 아 얘네들 맥주 잘 파네. 나도 막걸리나 팔 아볼까? 이 생각을 한 거고. 그래서 막걸리를 팔아야겠다고 생각을 한 다음 에 그 친구들한테 어디로 가면 좋냐 했더니 그 친구들이, 자기들도 가게 많 이 보러 다녔는데 이 골목에, 지금 제가 있는 데가 나와 있더라, 여기 한번 가 봐라 해서 가봤고. 저도 와봤는데 좋아서 왔죠. (이태원에 대한 이미지?) 이 태원이라는 게 저쪽 이태원역 있는 이태원하고 여기 경리단 쪽하곤 완전 다 른 동네고, 그래서 그냥 경리단으로는, 저는 한 1~2년? 거의 2~3년 전부터, 제일 초기에 뜰 때부터 여기에 굉장히 독특한 색깔이 있는 가게들이 생기 니까. 전 그런 거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었으니까 알고 있었고, 자주 왔었고. 그래서 아 여기가 제일 좀 세련된, 뭐 영어 표현으로 요즘 힙스터 플레이스 (hipster place), 힙(hip) 플레이스라고 할 때, 제일 힙(hip)한 동네니까, 서울 에서 한국에서. 그냥 당연히 이리로 가야된다고 생각을 했죠. / 청년A 인터뷰 그냥 외국인들 상대로 하는 가게들이 있는 아담한 동네, 독특한 색깔이 있는 가 게들이 생기는 동네 라고 표현되는 핫하고 힙한 공간의 매력이란 결국 동네의 역사성과 문화적 다양성/특이성이 일종의 공유재로서 청년들의 장사와 작업 밑 천이 되었다는 의미다. 일종의 상징자본으로 기능하게 된 동네의 역사와 문화가 좀 다른 삶의 경로를 모색하는 청년들의 레이다망에 포착된 것이다. 그러한 동네 들 중에서도 아직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두 길은 경제자본이 낮은 청년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13 그런 지역이 서울에 몇 개 안 남았어. 2012년 초에 이태원 경리단, 뜨기 전이 었어요. 서촌. 그리고 이태원 여기였어. 세 지역 다 3~4년 전부터, 2010년부 터 관심 있게 지켜보던 지역. 세 지역이 가장 빠르게 변화하겠다고 예상했지 요. 되게 유명해지고 있긴 한데 이 동네가 가장 더디긴 해요. 우리가 일부러 속도를 조절한 것도 있어요. 경리단은 상권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포화되었고, 서촌도 마찬가지고. 우리도 서촌에서 장사하고 있 지만 그 지역은 규합할 단체가, 서촌은 너무 많고 경리단은 너무 없어요. 너 무 많거나 너무 없으니까 둘 다 제어가 안 돼. 서로 잘한다고 하니까 연대하 지 못하고. 이쪽은 너무 없으니까 난개발. 속도 조절이 안 되는 거지요. 수명 이 얼마 안 남았어요. 우리는 여길 선택을 했지요. 가장 가능성 있는 지역이 기도 했고... (중략) 임대료가 가장 싼 지역이기도, 동네가 가장 재밌는 지역 이기도 해. 공간적으로. 구릉 위, 이슬람 사원, 중국인들, 이슬람 사람, 아프리 카계 흑인, 예술가, 원주민, 집창촌 일하시는 윤락업소 윤락녀들, 막 뒤섞여 있어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 제일 재밌겠다는 생각을 동시에 했어요. 모일 수 있을만한 사랑방 공간부터 만들자 해서 (중략) 사람들을 모 았어... / 청년C 인터뷰 위 면접 내용은 우사단단을 이끄는 주요 멤버이자, 스스로를 장사꾼이면서 기획 자라고 소개하는 청년의 이야기다. 주요 상권과 가까우면서 활용가능한 콘텐츠 가 풍부하고 거기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우사단길은 재개발 지역이라는 이 유로 개발속도가 더뎌 자신들과 같은 청년들이 재미있는 일을 벌일 수 있는 곳이 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들이 이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고 말하는 데 있다. 이러 한 이야기는 특정 국면에서는 이러한 지역을 주목하는 청년들과 자본을 일률적 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지리학자 하비(David Harvey)는 도 시 공유재에서 벌어지는 진정한 비극은 지역사회에서 활기차고 재미있는 일상 생활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부동산 개발업자, 금융업자, 상류층 소비자의 약탈 행위에 직면해 일상생활을 잃어버리고 도시 고유의 사회적 상상력을 빼앗기고 마는 것 (하비, 2014: 145)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이 청년들이 개발의 속도를 조절한 내용과 이유다. 그들은 애초 역사성과 문화 적 다양성을 지닌 이 골목들에서 더 풍부한 공유재를 만드는 실천을 해 온 것인 가, 아니면 부동산 개발업자, 금융업자, 상류층 소비자의 약탈 행위 로 가는 초석 을 닦아준 것인가?
14...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04. 골목의 청년들, 마을을 꿈꾸다 c 영희야놀자 골목 청년들, 모이다 우사단길과 회나무길에는 활동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이 있다. 사실 두 골목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골 목이 명성을 얻게 되기까지의 경로와 현재 분위기가 같지는 않다. 모임이 형성되어 활동한 시기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 사단단은 2년 정도 된 우사단길의 청년 모임이고, 회나무길 은 보석회라는 모임이 발족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유사한 것은 모임 시작 당시의 분위기와 모이게 된 이유이다. 골목에 자리를 잡은 청년들은 이웃의 청년들과 만 나 함께 놀기 시작하면서 가까워지고, 이는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모여 무엇인가를 하자 는 의기투합으로 이어진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15 여기가 회나무길이잖아요, 행정구역상. 근데 문제가 회 나무길이라는 것을 이 동네사람도 쓰지 않아요. 어떻 게 해서 그렇게 지었는지 그렇다면 그냥 우리끼리 브 랜딩을 해서 지금 마음 맞으니까, 그 당시에 한 8~9명 이었거든요. 이름 한번 지어보자 그래서 그날 우스갯소 리로 나오다가 뭐 여기가 보석 같은 존재들이다 그래서 그럼 보석길 해. 그래서 이름을 짓고 다 동의해서 한 거 죠. / 청년R 인터뷰 처음에는 가가호호 방문했죠. 같이 놀아봐요. (중략) 마 을에서, 처음에는 술이나 먹자 뭐 이런 식의 모임이었 고요. 그런 모임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뭐 그냥 우리끼리 놀아 봐요 이러면서 만나보자고 했고. 첫 번 째 모임을 했던 날 한 5~6명 오셨는데, 그 중에서 한 절 반 정도는 안 나오고 거쳐 간 사람도 되게 많고요. / 청 년C 인터뷰 우리랑 친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데리고 온 거죠, 그냥. 마을회의한다, 같은 동네니까 와서 재미있게 놀자. 처 음엔 진짜 술모임이었던 거죠. 술모임으로 재밌게 놀 고, 마을 사람들끼리 그냥 놀고먹으면서 재밌는 일을 뭐 이런 걸 하면 재밌겠다 이러면서.. 일.. 그러니까 놀 이랑 일의 경계가 없이 그렇게 했었던 거니까. 그래서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모았던 거죠. 회의는 회의였 는데, 그때 회의는 그러니까 무엇을 하면 재밌을까에 대한 회의죠. / 청년N 인터뷰 요, 포커스가. 근데 그런 작업을 계속 해오다 보니까 이 동네를 온 거 자체가 계기가 된 거죠. 그러니까 이 동네 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되고. 근데 절대 그것이 남 을 돕기 위해서는 아니고 뭐 어쨌든 당장 우리 집 앞에 쓰레기가 문제가 되고, 당장 친구들한테 이 동네를 소 개시켜주고 싶은데 야 이 동네 좀 무섭다 라는 얘기가 나오고, 그리고 여기에 사람들을 오게 하고 싶은데 역 시나 무서워할 수도 있고, 거리도 멀고. 그런 것들을 해 결할 방법들을 하나씩 만들어 간 거죠. 그리고 그 방법 들을 봉사차원에서 풀면 풀 수 없기 때문에 제 작업이 랑 연결시켜서 제 작업화 했던 것들이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거고, 계속 할 거고. 그런 것 같아요 / 청년N 인터뷰 위 면접 내용처럼 청년들은 각자가 가진 고민들과 골목에서 경험하는 어려움들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회 의를 조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구 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해 왔는지 2년여 간의 활동이 쌓인 우사단 마을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골목 청년들, 작당모의하다 경리단 회나무길에는 소위 상가 번영회 같은 자조모임으로 보석회가 만들어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임의 이름을 따서 회나무길에 새 이름을 줬다. 이름하여 보석길. 우사단로 10길 역시 마을로 만들고자 하는 청년들이 우사단단을 꾸리고 이 곳에 우사단 마을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리하여 우 사단 마을. 다양한 관심사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우사단단의 여러 활동 들의 면모를 보고 있노라면 앞 장에서 제기한 질문과 관련하 여 이들이 우사단길을 더 풍부한 공유재로 만드는 실천을 해 왔다는 것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진다. 사람이 모여 골목이 되고, 골목이 모여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여 사회가 된다 는 이를 잘 드러내는 그들의 모토다. 요즘에 새로운 가게도 많이 생기고 임대료가 너무 높아 졌어요. 너무 높아지다 보니까 사실 기존에 있던 가게 들은 조금 있으면 재계약 기간이 다가올 가게들이 많거 든요. 그럼 당장 그게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돼버리는 거죠. 지금 들어온 사장님들은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 이 높여주셨겠죠. 이제 피해를 여기 기존에 있던 사람 들이 안고 가야 되는 게 사실이니까. 그거에 대해서 저 희가 너무 넋 놓고 어떡하나 하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까 저희가 모임을 통해서 좀 더 힘을 키우고자 하는 거 죠. / 청년D 인터뷰 제가 이 동네에 이사를 오게 된 거고요. 제가 지금까지 작업을 해오던 그런 것들이 다 사람에 대한 관찰이었어 벼룩시장은 마을의 축제 계단장/들어와 그리고 보석시장 두 길 모두 벼룩시장을 열고 있다. 주 목적은 골목의 지역성을 홍보하고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있다. 특히 우사단길의 경우, 상권 살리기를 넘어서 재개발 지역 으로 묶여 오히려 개발이 제 한되었기 때문에 역사성이 보존되고 특이성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개발을 막을 수 있는 힘을 조성하려는 기획 의도가 흥 미롭다.
16...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c 영희야놀자 c 영희야놀자 c 영희야놀자 우사단단에서 주최하는 벼룩시장 <이태 원 계단장>의 모습 우리가 마을에서 잘 놀았는데 너무 우리끼리 노니까 좀 심심해졌어요. 실은 자랑 도 약간 하고 싶었어요. 우리 재밌게 노는데 너희들 해봐, 와서 구경해봐, 우리 재 밌는거 진짜 많아, 재밌는 사람도 많고 활동도 많이 하고. 와서 배워봐. 이런 취지 죠. 외부인의 역할은 한 명 한 명이 방송국인 거에요. 우리 마을의 가치를 외부에 서 평가하는데도 좋은 것이고. 좀 더 정치적으로 풀면 여긴 재개발 구역.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외부에서 우리를 어떻게 바라봐주는지 그 여론 이 훨씬 크게 작용하는 거지요. / 청년C 인터뷰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힘의 조성이 스스로 이 공간에서 좀 더 주체적이어야 가능하다 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홍대 사례가 있으니깐 이런 활동이 언젠가 홍대처럼 우리가 자승자박할 수 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돼서 이 동네에 올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고, 일정 부분. 그러 니까 우리가 만약에 여기 주체가 되지 않으면 어쨌든 쫓겨나는 거는 똑같을 거라 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런 모임이나 이런 것들을 만드는 주체가 되려고 했었 고. 그런 마을 장터라는 것도 그런 특정한 이슈가 있는 날 자기 작업이나 아니면 자기 프로모션이 될 수 있으면 어쨌든 이 거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고. 근데 굳이 예술가에게 한정을 두지 않았던 이유는, 물론 예술가들만 모여 있어도 흥미로운 장터를 만들기에 더 좋은 부분들 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주민들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장터가 되면 좋겠다 싶어가 지고 아무것도 제한을 두지 않았었거든요. / 청년N 인터뷰 이러한 기획의도를 가지고 시작된 벼룩시장은 우사단 마을의 원주민들에게는 일단 비어 있고 조용하던 동네가 활기넘치게 된 것 자체로 반가운 일이 되었다. 특히 활발했던 예전 을 기억하고 있는 주민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이들은 일단 청년들의 시도를 반긴 다. 그러나 동네의 활력에 대한 욕구는 자본화의 가능성과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청년 들이 가득하고, 외부인이 찾아와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기를 바라는 욕구와 사놓기 만 한 건물이 비어있지 않고 들어차기를 바라는 욕구 사이는 얼마만큼 먼 것일까, 혹은 가 까운 것일까? 옛날에는 여기가 굉장히 활 발했는데 이제 재개발 그런 것도 있고, 여기가 많이 조용 해졌었거든요? 그랬는데 이 렇게 젊은 사람들이 넘쳐나 니까 우리도 기분이 좋고요. 더 활성화돼서 이 거리도 좀 더 신났으면 좋겠어요. 여기 이제 (건물)사놓기만 하고, 비어있고 이러니까. 안 좋았 죠.(중략) 그게 저 인터넷 영 향 같아요. 우리 같은 사람은 그런 거 상관없는데, 이런 젊 은 사람이 한두명 들어오면 서 뭐 우사단로 신문도 만들 고, 인터넷으로 또 많이 그거 퍼져서 이제 딴 데서 하던 사 람들이 이쪽으로 많이 이동 했나 봐요. 그러니까 그런 인 터넷 덕분이지 뭐 보통 이런 사람들로서는 할 수가 없죠. (중략) 너무 예쁘고 좋아요. 더 많이 오면 좋겠어요 / 우사 단길 주민 시장이 열림으로써 이제 이 거리를 좀 더 활성화시키죠. 여러 사람이 그 뭐 잡지 나 뭐든.이렇게 알리게 되잖아 요. 멀리서도 또 많이 와요. 원래 이 동네에는 토박이들 이 많아요. 나이 드신 분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17 대체적으로. 근데 지금 이런 거리가 이렇게 형성되면서는 이제 젊은 층들이 굉장히 많 이 왔다 갔다 하는 골목이 돼 버린거죠. / 회나무길 주민 저는 처음 와봤거든요. 그래 서 되게 흥미롭고, 재밌고. 이 런 문화가. 저는 예전에는 이 태원 문화가 다른 외국이라 든지 그런 거를 따라하는 문 화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게 아니라 새로 생성된 어.. 좀 특이한 문화가 된 거 같아 요. 사실 경리단길이 작년부 터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그리 고 올해 많이 듣다가 오늘 처 음 참여해봤는데 이렇게 화 려하거나 아니면 다양한 문 화가 있는지도 오늘 처음 알 았고. 되게 재밌는 경험이었 자신들의 시도로 새롭게 이 길을 알림으로써 재개발을 막거나 늦춰보려는 청년 예술 가-창업자들, 이태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벼룩시장 참여자들, 비슷한 관심사의 청년들과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자신의 예술작업을 선보이는 작업자들, 예전 기억을 주섬주섬 꺼내들며 이러한 활력을 반기는 원주민들 모두 어쩌면 동상이몽을 꾸고 있 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그러한 꿈을 꺼내보이고, 서로 부딪혀 설득하는 과정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벼룩시장은 중요한 장이다. 던 거 같아요. / 보석시장 판매자 테스트이기도 하지만, 이제 저라는 사람과 제가 만드는 것들에 대한 어필을 할 수 있 어서. 고객층을 잡는 게 사실 처음부터 시작하기가 어렵잖 아요. 그래서 그분들을 알아 가는 것도 좋고, 그리고 아무 래도 다양한 사람들 만나다 보니까 아이디어 같은 것도 얻을 수 있고. 교류도 되고, 그리고 또 그걸로 인해서 네 트워크가 좀 커지는 게 아무 래도 프리마켓 장점인 거 같 더라고요. 그래서 그거 때문 에라도 더 나오게 되는 거 같 아요. / 보석시장 판매자 (좌)우사단길 벼룩시장 <이태원 계단장> 홍보 포스터, (우)회나무길 벼룩시장 <보석시장> 홍보 포스터 [출처] 우사단마을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wosadan 장진우 식당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321kitchen 청년들의 작업실과 가게에는 여전히 원주민들보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다른 동네 젊은이들이 더 많이 찾아오지만, 어떤 청년들의 꿈은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 에게 파스타와 칵테일을 먹이는 것이다. 장사의 목적은 돈이지만, 돈만은 아닌 것이 다. 거리의 근접성에서 오는 온기를 흐름화 할 수 있을 때, 동네의 분위기와 매력은 자 연스럽게 빛을 더할 것이다. 정말 좀 허황되긴 한데, 낮에 여기 계시는 할머님 할아버님들한테 파스타를 드 리고 싶은 거예요. 동네 애기들한테 파스타를 먹이고 싶어서 그때는 그거에 맞는 운영을 했었는데. 그게 조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밤에 운영을 하고 있는데. 그건 이제 하나의 꿈으로 가지고 있는거고, 다시 또 시작을 해보려고 생 각을 하고 있고. 처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경영에 대해서 다 알지는 못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계획했던 거는 사실은 실패였죠. 이제 낮에 운영을 하고, 동네 분들한테 이런 칵테일을 준비를 해드리고. 이런 걸 하고 싶었었거든요. / 청 년S 인터뷰
18...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우리 마을을 알고 기록하고 알리자! 마을 투어 & 지도 & 마을신문 지리학을 전공중인 청년L이 전공과 관련해 지역에서 무언가 를 하고 싶다는 고민 끝에 우사단 마을 투어를 시작했다. 그 는 지역을 관찰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수집하고 지 역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통해 한 지역이 어떻게 하면 더 살기 좋은 곳이 될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며 살고 있다 고 말한다. 투어는 계단장이 있는 날 주로 진행되는데, 이태원의 배후지 마을이었던 우사단 마을의 성격과, 이슬람 사원, 그리 고 한남 3구역의 재개발 관련된 공간까지 살펴본다. 이를 통 해 투어 신청자들이 재개발로 사라질지도 모를 이 마을에 대 한 애정을 갖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와 또 한 명의 마을 청년N은 우사단단 모임과 함께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마을의 모든 것을 빨리 부수고, 새로 세우고, 그 과정에서 원래 살던 사람들은 떠나는 일이 반복되어 온 서울에서, 한 동네에서 오래 거주하 고 있었던 사람들과 장사를 해왔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 기를 듣고 이를 기록하며 아카이빙하는 작업은 보통 사람들 의 눈높이에서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일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도도 만든다. 그 과정에서 이 동네의 역 사성과 문화적 교차성이 더 다양하게 드러나기를 바란다. 유 토피아로서의 헤테로토피아 공간. 청년들을 품어준 이질성 클라우드 펀딩 서비스의 하나인 텀블벅에 소개된 우사단 마을 박물관 개관 프로젝트 [출처] 우사단 마을박물관 만들기 텀블벅 https://tumblbug.com/ko/usadan 이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할지니! 영희야놀자 청년 L이 진행하는 동동투어 [출처] 동동투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ongdongtour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19 우리동네 악단 옥상유랑단 마을의 청년들이 모든 것을 회의를 통해 결정해서 다 같이 일사불란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 골목으로 자리를 잡은 청년 들의 개성이 다양한 만큼, 각자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 을 통해서 따로 또 같이 마을의 문화를 만들고 즐긴다. 옥상 유랑단 역시 동네친구이자 이 마을에 터를 잡은 청년 두 명 우사단마을 열린가게 지도 [출처] 청년장사꾼 블로그 http://blog.naver.com/youngseller/110187859665 우사단단 모임에서 (격)월간으로 제작하는 마을 신문 <월간 우사단>은 이태원동, 한남동, 보광동을 가로지르는 우사단길 에 모여 사는 동네주민, 예술가, 창업가들이 모여 마을 소식, 마을 부동산 정보 및 마을로 온 예술-창업가들을 소개한다. 이 매달 1회 우사단의 아름다운 옥상경관 속에서 공연을 하 는 것을 목표로 기획했다. 옥상 공연은 지역 재생의 촉매로 도 작용한다. 젊은 예술가가 찾는 옥상은 대개 노후 주택에 딸린 옥상이다. 자연히 성북동, 이태원, 성수동 등 재개발 대 상인 강북의 허름한 동네가 주 무대다. 이는 그 지역 주민 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기 때문에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연 결 (조선일보, 2014.7.22 일자)된다. 우사단마을의 마을신문 <월간 우사단> [출처] 우사단마을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wosadan 옥상유랑단 공연 홍보 포스터 [출처] 옥상유랑단 페이스북 www.facebook.com/rooftop.wanderers 주차금지, 발로 차지 마세요! 라바콘 화분작업 저희가 되게 오랫동안 생각한 게 주차 문제랑 쓰레기 문제 딱 두 가지에요. 막 여기 들어온 작업자들이 모두 고통 받는. 근 데 어쨌든 돈을 지원해주셔서 너네 동네 예쁘게 만드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했을 때 라바콘이 집집마다 필요한데 그걸 돈 주고 사기가 너무 아깝잖아요. 그리고 그거를 그냥 칵테일해서 식물을 심으면 예쁘고, 그 꽃을 사람들이 차로 치진 않겠 지. 하는 생각에서 그냥 아이디어를 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통과가 돼가지고. 왜 가게 주인들이 잠깐 가 게를 비울 때가 있는데요. 진짜 문 잠깐 닫아놓고 나면 차를 바로바로 대요. 근데 이거를 내놨을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효 과를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 청년Z 인터뷰 우사단 마을회의에서 골목의 주차문제는 심각하게 다뤄진다. 골목이 좁다 보니,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바콘을 설치하면, 사람들이 그것을 치
20...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우고 함부로 불법주차를 하거나 발로 차버리는 경우가 많다. 대안으로 마을회의에서 라바콘에 꽃을 심어 화분을 만들기 로 결정했다. 발로 차버리거나, 이동시키지 못하도록 말이다. 청년들이 다 같이 모여서 만든 라바콘은 청년들의 작업장 혹 은 사업장에 주로 배치되고, 원하는 마을 주민들에게도 배포 되었다. 물론 화분에 있는 꽃들을 뽑아가는 경우도 있고, 없 어지기도 했지만, 거리 자체의 분위기를 환기하면서도 하나 의 문제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가 반짝이는 청년들의 작업이었다. 영희야놀자 매달 계단장이 열리는 우사단길의 계단에 벽화작업을 한 모습 공공성+예술, 마을을 살릴 수 있을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공공포스터 지난 4월 회나무길의 상점들에는 아래와 같은 포스터들이 붙 어 있었다. 이는 세월호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이들 을 슬퍼하고, 기억하기 위한 행위였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한 가게의 주인이 제안하여, 이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모두 국 화꽃과 함께 포스터를 한 달 가량 부착했다. 이를 예술과 정 동노동의 특성이 겹치는 서비스를 주로 파는 이 지역에서 언 뜻 출현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 까? 역시나 장사의 목적은 돈이지만, 돈만은 아니라는 것. 그 것은 바로 우리들 일상을 돌아보아야 하는 하나의 사건이 낸 파열에 청년 예술가-창업자들 나름의 정직한 응답이었을 것 이다. 영희야놀자 우사단 마을의 청년들이 늦은 시간까지 라바콘 화분을 만드는 모습 마을벽화 및 빈 공간 정화 작업 좀 무서운 곳? 좀 위험한 곳! 그랬고.. 제가 왔었을 때도, 이태원에 살기 전에 놀러왔었을 때도 되게 좀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이 됐는데... / 청년G 인터뷰 저는 좀 약간 무서운 느낌 있었어요. 좀... 뭐 흑인들도 많고 너무 다른 세계 사람들이 여기 있는 듯한 느낌? / 청년Z 인터뷰 영희야놀자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 21 이 외에도 마을과 공생하며 공유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 도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우사단단 모임은 과거 활 기찼지만 지금은 쇠락한 도깨비시장 상인들에게 직접 디자 인한 앞치마와 쓰레기봉투를 나누어주는 작업을 기획, 진행 중이다. 또한 이 길에 자리하고 있는 엘로퀀스(eloquence) 라는 잡지를 만드는 팀에서는 도깨비시장의 천막을 바꾸는 일을 하면서 시장과 우사단길을 주제로 한 전시 역시 준비 중이다. 최근 우사단길의 계단장 벼룩시장이 정기화되면서 원래 동네 장사를 하던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벼룩시장에 참 여하고 있다. 평일에는 하지 않던 좌판을 깔고 떡볶이를 팔거 나 부침개를 부치고, 구제 운동화를 팔기도 한다. 이는 청년 들의 시도가 마을 주민과 상인들에게도 효과적으로 녹아들 어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새롭게 시작되는 고민 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업적, 이거는 그런 단체에 요 구하는 건 아니고 가장 헤드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들인 데, 그리고 모든 시민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들인데 자 꾸 이런 성과주의로 일을 몰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 사실 우리가 마을 장터를 안 열었어도, 그냥 마을 사 람들이 화목하게 지내기만 하면은 돈이 하나도 필요 없 잖아요. 근데 그런 것들을 굳이 입간판 같은 것들을 화 려하게 조성을 하고 니가 뭘 했네 올해 뭘 했네... (제안 이 많이 들어오나요?)엄청 많이 들어오죠. 거부도 많이 했고, 어쩔 수 없이 괜찮을 거 같아서 한다고 했는데 결 국에는 해야 될 수밖에, 하기 싫은 걸 해야 되는 상황도 왔고... 그런 거 같아요. / 청년N 인터뷰 관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결국 보여주기식 사업을 해야 한다 는 이들의 주장은, 최근 지원을 빙자하여 지역 공유재를 관광 자원화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많은 지자체들의 행보를 볼 때 근거가 없지 않다. 관이 진정으로 지원을 하고 싶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우선 듣고, 장기적인 전망을 함께 고민할 일 이다. 최근 이러한 청년들의 이러한 행보에 관심을 보이게 된 관으 로부터의 제안과 지원으로 이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진 듯 보 인다. 특히나 관에서 진행되는 지원의 방식을 이들은 썩 달갑 게 여기지 않는 듯 싶다. 왜 그렇게 뭘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동감을 못하는 바 는 아니에요. 어쨌든 시나 뭐가 됐든 정치적으로 보 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하는 그 주체가 되고 싶어 하 는 욕망은 알겠어요. 그런데 시가 그걸 위해서 존재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들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의 소속이 아닌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 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결국 그 시의 헤 드라인 밑에 밑에 라인이 되어있는 사람이 되어버리 니까 그 외에 별개의 사람들은 나는 뭐지, 밖에 못 되 거든요. (중략) 시에서 그런 것들의 주체가 되려고 하 기 보다는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뭔 가 지원을 할 수 있는 그 팀을 짜가지고 유연하게 움 직일 수 있게 가야 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시스템을 가질 만큼 고도의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 았어요. 그러니까 아무리 지금 실정에서 잘하려고 한 다 그래도 관에서, 아니 그 나라 차원에서 막히고 시 스템 자체에서 혼선이 생기고... 이해해요, 이해하지 만 어쨌든 그걸 바라보고 가줬으면 좋겠어요. 시스템 을 바꿀 수 없다는 건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좀 더 장 기적으로, 우리도 장기적으로 느슨하게 볼 테니까... 같이 바라보면서 갈 수 있는 그런 유연한 사고를 가
22...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05. 골목의 청년들, 위기에 봉착하다 거주민들과의 갈등 앞서 마을 주민들이 청년들의 유입과 시도를 반기는 측면을 살펴보았다. 거리가 밝아지고 활력이 생기며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더 안전해진다는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유동 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담배나 소음, 주차,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여기 안쪽에 있는 1층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좋아 하세요. 대부분 다 좋아하시고... 근데 또 극명하게 갈리 는 게 이제 2층 3층에 사시는 분들.. 삶을 영위하시는 분 들에게는 굉장히 안 좋을 수 있죠. 그니까 아이가 있거 나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들고 난다는 거는 어쨌든 그만큼 안전한 동네로서의 가능성이 좀 더 많이 열려있 는 거니까. 근데 때에 따라서 이렇게 많이 사람들이 왔 을 때 더 많아지는 쓰레기라든지 교통 문제 같은 것들 이 살고 있는 주민들한텐 일단 일차적으로 피해가 가 는 부분들이고, 그런 부분들이 일단 저희가 가장 큰 숙 제로 가지고 있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고요. 그리고 일단 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보니까 밤에 소음 문제... 저희 집만 해도 그래요. / 청년N 인터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요. 동네 사람들 아니고, 다 외부 에서 그냥 다 오는 젊은 사람들인데, 근데 한 가지 좀 주의할 점이 있어. 이 젊은 사람들이 여기가 주거 지역 아니야. 하... 아침에 담배 꽁초가 하얘. 이것도 오늘 다 타고 이런, 이래... 너무 모르는 거 같아. 뭐 장사하는 건 좋은 데, 아침 맨날 여기 쓸고 이렇게 하는데 담배 꽁초 가 하얘... / 회나무길 주민 되고, 그런데다가 일단은 그런 축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는데 문제는 또 시끄럽게 인식하는 사람들 있 어. 교통 말고도. 차 막히는 거 말고도 시끄럽다고 생각 하시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한테는 안 좋은 행 사고. 응, 안 좋은 행사고. 그 다음에 이제 에.. 옥상이 있 는 그런 데서 가끔 이제 옥외 파티, 옥상 파티. 이런 거 있거나, 뭐 한 세, 네 시? 한 다섯 시쯤 모여가지고 예를 들어 뭐 간단한 율동을 한다던가 뭐 이러면 아무래도 음악도 틀어놓고 뭐 이러잖아요. 그러면은 이제 앞 건 물에서 기존에 그 시간에 잠을 자야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 오후 다섯 시라도 그 시간에 잠자고, 좀 쉬 어야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거든? 그러면 이제 한 번 만 더 그러면 신고할 거예요. 뭐 이래 가지고. 시끄럽다 고. 그리고 실제로 신고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하고 저 사람들하고 다 원만하지는 않아, 백퍼센 트. / 우사단길 주민 청년들에게는 이 동네가 1차적으로는 작업과 장사의 공간이 고, 주민들에게는 주거의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의 손을 들어 줘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청년들은 이 문제들 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완벽한 해결이 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갈등도 끝나지 않는다. 직접 부딪혀 해 결하려는 노력보다 민원과 신고를 택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 은 이들이 서로 섞여들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함께 가는 공동체라는 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갈등을 해결 하는 방편으로 자치보다 치안이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섞여들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예술가-창업자들에게는 서운 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기획 초기부터 주민들의 협 조를 얻어내는데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어땠을 지 에 대한 고민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왜냐면 계단장 때 저 입구가 엄청 밀리는데 불구하고 거기만 밀리는 게 아니라, 또 여기까지 영향이 있거든 요. 그러면은 저쪽 꺾어져서 우진 연립하고 장미 아파 트 들어가시는 분들은 이제 얼마나 성질나겠어. 비키 라 그래도 안 비켜. 응, 알지? 비키라 그래도 안 비키고. 그리고 또 현장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소수야. 몇 명 안 돼. 그니까 아주 땀 뻘뻘 흘리면서 저 차 지나갑 니다. 좀 비켜주세요. 막 이러면서 양쪽을 막 정렬해야 저희 집도 1층에 있고, 사람들이 맨날 와서 술 마시고 이러다 보니깐 경찰도 여러 번 오고 민원도 여러 번 듣 고.. 있을 때마다 미안한데, 미안한데 우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최대한 조용히 마 신다 마신다 하는데 이제는 신경질이 되게 극에 달했는 지 아무리 조용하게 마셔도 신고 들어오고, 눈총을 받 고 그래요. 뭐 그런 문제들도 있고.. 그런 것들이 이제 서로에게 안 좋은 부분인거 같아요. / 청년N 인터뷰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23 민원에 대응해서 저희가 당연히 주의할 수 있는 부분 들은 주의 했지만, 그냥 싫다는데 이 동네 사람이 많아 지는 게... 이 동네 앞에서 담배를 피는 게... 물론 저희가 담배를 우리가게 앞에서만 피게 하고, 담배꽁초도 매일 치우지만 그 자체가 그냥 싫다는데 그건 뭐... 어떻게 해 요. 근데 저나 다른 사장들이 여기 다 합법적으로 온 거 잖아요, 우리들도. 다 월세 내고 다 사업자 허가를 받아 서 구청에서 내주니까 온 건데..(직접 찾아와서 뭐라고 그런 사람도 있나요?) 차라리 그래주면 좋겠어요. 그래 주면 제가 죄송합니다. 말이라도 하고 그거에 대응해 서 제가 이거 안하겠다고 말이라도 하는데.. 그냥 신고 넣어버리면 소통이 없는 거니까.. 그분들도 뭐 좀 민망 하고 그러니까 그냥 신고 넣었겠지만 뭐. 우리가게 말 고 딴 가게들도 신고를 많이 먹는데, 그건 가장 좋은 해 결방법은 아닌 거 같고. 결국에 저희가 변화를 촉발.. 문 제를 만드는 거는 아니지만은, 이 문제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지만 변화를 촉발시킨 건 사실이니까 더 찾아가 야죠. / 청년A 인터뷰 이 주민은 주요 타겟의 활동 시간대에 맞추느라 매일 매일 열지도 않는 가게들이 집값을 올려 결국 상업지구화를 가능 하게 하거나 동네 주민들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그 어느 쪽으 로도 별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속내를 드 러내보인다. 그렇지만 먹고 사느라 하는 일, 못 하게 할 수도 없는 남의 일 이기 때문에 대충 참고 있는 마음은, 소음과 담 배, 쓰레기와 주차 등으로 직접 피해를 입는다면 얼마든지 그 분노가 분출할 수 있는 억제된 상태다. 남 과는 괜히 얼굴 붉 혀가며 싸울 필요가 없다. 치안이라는 국가의 힘을 빌려 조 용하게 해결하는 편이 낫다. 그게 청년들에게는 뒤통수 치는 일 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갈등 자체가 아 니라 갈등의 발생과 해결 양상에서 보여지는 동상이몽의 방 향이다. 과연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이 갈등은 결국 다른 힘을 불러들이게 될까? 왜냐면 여기서 저희가 만약에 뭘 계획을 해서 한다 그 러면 하고 나면 좋다고는 하는데... 그런데... 할 때는 계 속 욕을 해요. 그냥 시끄럽다 뭐 어쩐다 막... 저도 뭐 벌 써 민원 넣어가지고 용산구청에서 전화 와가지고.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가... 앞집에 뭐 확장, 공사를 한다고 그러는데 음향 공사래서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음악 소리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그러고 뭐.. 그런 식으로 해요. 근데 그게 좀 야박한 게 동네 사람이면 와서 내가 이때부터는 좀 쉬고 싶은데 당신이 장사하는 건 좋은데 서로 좀 조용히, 이렇게 하자 이렇게 하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 꼭 그런 식으로 뭐 뒤통수치듯이 그러면은... / 청년R 인터뷰 활기차졌다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시끄럽다고 나가라는 건 웬말이냐 로 요약될 수 있는 청년들의 이러한 반응은 다음과 같은 주민의 시각을 참조로 하여 좀 더 고민될 필요가 있다. 아니 그 발전이라는 건, 이 뒷골목에서 이 주거 지역에 서 뭐 발전이 얼마나 되겠어. 여기 가게들 많이 있지만 그래도 장사도 매일 하는 것도 아니야. 인터넷 보고 와 가지고 먹고 이렇게 하는데, 뭐 꼭 장사 잘 된다고 보장 도 없고. 그래. 이게 뭐 주민들이 뭐라고 말릴 수도 없 고. 못하게 할 수도 없는 거 아냐. 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건데. / 회나무길 주민 청년들의 주요 타겟이 동네 주민들이라기보다 인터넷 보고 오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타지역의 뜨내기라는 점에서 실 은 동네 발전 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냉정한 분석인 셈이다. 미디어에 포획되는 공간 어떤 면에서 다른 힘들은 이미 이 골목들과 동네들을 배회하 고 있는 중이다. 단적인 예가 미디어다. 방송사는 각 골목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으며, 많은 패션 잡지들과 라이프스타일 잡지들에서 이곳은 가볼 만한 곳이라고, 매력적인 곳이라고 이런 곳에 가지 않으면 당신은 감각이 없는 것 이라고 앞다투어 선전하고 있다. 이색 적인 데이트, 관광 코스로 미디어에 재현된 거리를 찾아온 인 파들이 생각보다 빠르게 골목을 변모시키고 있다. 거리를 활 성화시킨 청년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와 홍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이익을 얻는다. 실은 이들이 대부분의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주요 타겟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디어 에서 뜨고, 자본이 초토화시킨 동네들의 사례는 넘치기 때문 에 우려스럽다. 그러니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공 간들이 많지가 않아요. 그래서 이게 뭐 가게를 얻는 사 람도 이런 상황이고, 가게가 없이 뭔가 행위를 하는 사 람들도 어려울 테고..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를 못 하는 거죠. 그런 부담감 때문에. 쉽게 할 수 없죠.. 문래 동인가? 그때 예전에 뭐 한참 그런 문화 활동하고 했었 잖아요. 보이지가 않아요, 굉장히 다운된 거 같더라고 요. / 청년R 인터뷰 제2의 경리단길이나, 제2의 삼청동 같은 게 안되었으면
24...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좋겠는데. 일단 지리적인 요건이 그렇게 걔네들만큼 좋 지는 않아서 그렇게 까지는 안될 것 같은데. 뭔가 거대 자본이라고 불리는 그런 것들이 들어오는 게 실은 되게 부담스러워요. 그런 것들이 들어오면 실은 막아낼 자신 도 별로 없고. 그것을 어떻게 막겠어요. 아예 못 들어오 게 막을 수 있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 청년C 인터뷰 미디어라는 게 본질이 있잖아요. 되게 같잖은 거 아무 것도 없는데 그걸 이렇게 뻥튀기로 부풀려야만 하는 게 미디어고, 그렇게 부풀려져서 나가면 나는 요거밖에 없 는데 이렇다고 팔아야 되니깐 내가 채우지 못한 이 갭 을 거짓말 혹은 다른 곳에서 끌고 온다던지 그런 악순 환들을 자꾸 만들어가야 되니까. 정작 제가 채우고 싶 은 진짜 그 본질을 못 채우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가야 되니까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 청년N 인터뷰 하비의 말대로 독점지대의 바탕이 되는 탁월성을 상실한 정 도의 상업주의로 방향을 바꾸면 (하비, 2014:191) 소상점 주 인인 청년들은 배겨날 수 없게 된다. 그네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화폐의 투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업 적으로 거래되기 힘든 특수한 탁월성을 더욱 쌓아올릴 것'인 가. 이 또한 선택이 쉽지 않은 문제다. 거리 활성화로 이익을 얻었지만 동시에 더 큰 곤경에 처하는 딜레마. 위 면접 내용 대로 돈이 아예 못 들어오게 막을 수 있는 법이 있는 것도 아 닌 한에는 이들이 이 딜레마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본에 포획되는 공간 임대료와 권리금의 문제 이 지역의 청년 예술가-창업자들은 이미 돈의 힘 을 절감하 고 있는 중이다. 특히 회나무길의 경우 경리단길 이라는 이 름으로 매스컴을 많이 타게 되면서 동네 전체가 급격한 변화 를 겪고 있다. 부동산이 이러한 변화에 상응하여 발빠른 행보 를 취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가게를 그 분들이 안 해서 내놓는 게 아니고 찾는 사람 이 많다 보니까. 우리가 이제 설득을 하는 거죠. 이렇게 해서 이렇게 놔서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 정도. 만들 어야 되잖아요, 가게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가 게는 없고. 하다 보니까 주거 자리가. 옛날에는 다 주거 로 썼어요. 이런 근린 생활 시설을. / 회나무길 부동산 업자 가게를 적극적으로 얻기 위해서 부동산에서 집주인을 직접 설득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하며, 또 공간에 대한 인기가 오르 자 집주인의 취향에 맞는 업종을 고르기도 한다. 가게는 엄청 나죠. 우리가 지금 접수해놓은 것만, 안 얻 어준 것만 해도 한 백은, 백분 정도는 되요. (중략) 가게 가 없어요. 나왔다 하면은, 가게가. 예. (기다리는 사람 이) 백분 정도 되죠. (중략) 여기가 원래는 조용한 길가 다 보니까 (건물주들은) 좀 조용한 거를 원해요. 카페, 조용한 카페나 의류 계통. 원하는 거는. 근데 보통 이쪽 에 보면 음식점하고, 이제 바들이 조금 들어오려고 해 요. 아직까지는 바가 하나? 조금뿐이 없어요. 지금 현재 는. 그래도 조용하더라고요. 근데 좀 바 쪽이 좀 많이 들 어오고, 이제 의류도 몇 개 열릴 거예요. 의류가 한 서너 개 오픈을 할 거예요.(중략) 지금 값은 엄청나게 올랐 죠. (중략) 작년 대비 하면은 한... 작년에 한 2천 3백에 서 5백 했는데 지금 돈 천만 원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되 요. (중략) 평당 가가. / 회나무길 부동산 업자 이런 변화는 창업을 한 청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계약을 하면서 몇 년 정도?) 저희는 좀 길게 했죠. 5 년 했으니까. 그거를 뭐. 저희가 투기하는 사람은 아니 니까. 여길 잘 해가지고 하려고 하다보니까 계약할 수 있는 맥시멈까지 해야 되지 않나 싶어서 그렇게 계약 했어요. 어렵지는 않은데 중간에 뭐 불편한 일들이 너 무 많아 가지고... 결국 정리는 하긴 했는데 하... 평화 롭진... 그렇게 평탄하진 않아요. 되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건물주들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서로 시세를 공 유) 하니까... 계약 기간이라는 게 있는데도 꼭 우기더 라고요. 왜 그러시냐고 계약했는데 그러면, 도저히 자 기는 잠이 안 오고 못 하겠대... 근데 저도 생각을 한 게 아, 이게 세입자의 그런 건가보다... 생각이 들어서... 이 제 확장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결국 주인하고 부딪치 면 일을 어떻게 하겠어요, 그걸. 원하는 대로 두 번, 세 번을 바꿨다니까요. 여기 계약 조건을... (중략) 예전 에 세탁소가 여기 전체를 쓰고 되게 적은 금액에 있었 어요. 그래서 제가 이사 올 때 이 사람이 저한테 따지 더라고요. 왜 이렇게 비싸게 주고 들어오냐고. 당신 때 문에 내 세가 올랐다고. 아니 내가 세를 올려주고 들어 오냐고. 부동산에서 얘기한대로 하고 들어온 거지.. 그 러니까 할머니가 욕심을 낸 거죠. 세는 올라가고... 그 니까 그런 것들이 아마 그 친구도 압박을 받고 장사 가 그만큼 잘 되는 건 아닌데... 힘들어지는 거죠 점 점. 아마 뒤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 내용도 모르고 계 속 있겠죠. 예전에 있던 사람들은 쌌을 때부터 계속 하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25 던 건데 계속 올려달라고 그러니까... 뭐 근처에 있는 어 떤 집도 주인 바뀌어 가지고 그런 얘기가 나와요, 지금. 나가라 마라 뭐. / 청년R 인터뷰 일단은 월세가 오르는 게 제일 첫 번째겠죠, 솔직히. 이 제 금액이, 그니까 저희만 업장들만 오르는 게 아니니 깐. 사시던 분들한테도 또. 그니까 원래 제일 큰 피해 는 원래 영업을 하시던 분들이 많이 나가셨잖아요. 이 제 나갔다는 거 자체가 어.. 감히 욕을 먹을지는 모르지 만 사실은 운영에 실패를 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그 분 들이. 냉정하게 보면. 근데 또 그거를 당신들이 실패했 으니까 당신들이 나가야 돼 는 아니라고 또 생각을 하 거든요. 그니깐 어느 정도 타협점이 있어야 되는데, 너 무 단기간에 이렇게 되다 보니깐 그 분들이 뭔가 변화 한 거에 대한 맞춰갈 수 있는 기회를 안 주고 그냥 내보 내버린 거잖아요. 이거는 상도덕적으로든 뭐 인륜적으 로든 별로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분명히 한쪽 만 잘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은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좋은 방법으로 해결하진 않은 거 같아요. 너무 금방.. 나 쁘게 보면 돈 때문에 다 나간 거잖아요. 돈만 보고 한 번에 그냥 다 내쫓은 거니깐. 그거는 조금 불편하게 보 여요. 사실은 원래 있던 업장들이 이제, 그 동네에 물가 가 오른다는 거는, 부동산이 오른다는 거는 장사가 잘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얘기기 때문에 조금 더 투자 를 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좀.. 그래도 아직까지 대한민 국에서 불합리한 게 그런 거에 대한 타협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예요. 집주인한테든... 이만큼을 더 해드릴 테니깐 조금 더 있게 해달란 얘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 인 거 같아요. 왜냐면 흔히 말하는, 말도 안 되는 권리금 이라는 그 시스템이 있잖아요. 그걸 정확하게 산출해낼 수 있는 방법도 없는데 그거를 그렇게 함부로 부른다 는 게... 왜 보호가 안 되는 건지. 지금도 잘 모르는 부분 이에요. 저 또한 그걸 이용하게 될 거 같기도 하고.. 그 런 건 싫은 거 같아요. 저희가 만약에 중간에 나가게 된 다면, 누군가에게 이렇게 판다면 권리금이란 걸 요구하 게 되잖아요. 저희가 투자한 금액들이나 아니면 그동안 의 매출에 대해서. 근데 이걸 산출할 수 있는 정확한 방 법이나 아니면 어느 정도 선까지 하라는 그런 보호는 있어야 될 거 같아요. 투자한 금액에 대한 증명이라든 지 아니면 매출에 대해서... 그런 건 나라에서 충분히 해 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 청년S 인터뷰 요구를 했었고, 근데 너무 터무니없이 일주일 전에 저 희에게 통보를 했고, 해서 집주인 아저씨랑 두 시간 정 도 얘기하면서 이런 건 아닌 거 같아서 약간 조율을 하 긴 했는데 그래도 어쨌든 싸서 들어왔고, 우리가 이 거 리를 같이 만들어서 이렇게 한 건데 결국 우리는 세입 자기 때문에 이런 걸 겪어야 되는 거는 좀 슬프긴 하더 라고요. 서운했어요. / 청년Z 인터뷰 자본은 지역의 차이, 지역 문화의 차이, 미적 의미 등에서 잉여를 뽑아내고 영유하는 수단을 갖고 있다 (하비, 2014: 192). 역시 지리학자 하비의 말이다. 거리를 함께 만든 청년 예술가-창업자들에게 상승한 가치는 돌아가지 않는다. 여기 서 이익을 보는 것은 부동산 보유자와 중개업자, 그리고 더 많은 돈을 들여 부동산을 보유할 이들이다. 임대료 상한선, 상가보호법은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그나마 우사 단 청년들은 재개발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경리단 회나무 길 청년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더 나은 편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 공간에 대한 자본의 호기심어린 발길은 계속 되고 있다. 어어. 올랐다면서요? 막 이러면서 뭐 얼마씩 해요? 막 이러면서. 자리 없어요. 가격 말씀드리는 거 의미가 없어요. 이래도 그러시는 분들. 그 다음에 이제 부동산 에서 가게 자리 없습니다, 하면은 기존에 세탁소나 미 용실들은 꽤 있잖아요. 그런 데를 직접 찾아가. 그래서 아우, 뭐 인테리어도 되게 오래되고, 뭐 여기서 장사는 얼마나 하시나? 이런 말투, 화법으로 권리금 줄 테니까 넘기세요. (중략) 여기 한가할 때 오거나 하는 사람들도 보면은 여기가 큰 돈이 되는 줄 알고 물어보는 거예요. 큰 돈이. / 우사단길 부동산 업자 네, 법적 상한선보다 훨씬 더 많이 올렸어요. 원래 5% 이상 못 올리게 돼있다고 했는데, 집주인 아저씨가 그 런 좀 욕심이 있으셨나 봐요. 예전에, 사람들도 훨씬 많아지고 했으니까 정말 잘 됐었던 전성기 때 월세랑 보증금을 받고 싶으셨던 거죠.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회나무길에 위치한 부동산의 모습 c 영희야놀자
26...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서울시의 최근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상가 평균 임대 기간은 약 21개월로 2년이 채 안 된다. 지난해 8월 기준 평 균 근속기간이 약 30개월인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불안 정하고, 19개월인 시간제 노동자(아르바이트)보다는 약간 나 은 수준이다 (주간경향, 2014.3.25일자). 이 기사는 자영업자 의 나라에서 이에 뛰어든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맞닥뜨리 게 되는 현실의 민낯을 보여준다. 거대한 조직의 부속품같은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열망은 비정규직 노동자 보다 훨씬 불안정한 현실과 만나 어떤 형상으로 변해 갈까? 최근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들의 모임) 등 상가 세 입자들의 권리를 위한 움직임이 있지만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두 공간의 모임들도 매번 회의 때마다 권리금과 임대료를 올 려받는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공간의 빠른 변화가 미칠 영향 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집단 이주가 농담처럼 거론될 만큼 상황은 녹녹치 않다. 이에 더하여, 기지촌 배후마을의 역사를 거쳐 아시아 및 아프 리카계 이주 노동자들의 거주지이자 재개발 지역으로 낙후 된 우사단길의 경우 재개발 이전까지의 한정된 기간 동안만 청년들의 실험이 가능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에 그런 거 있어. 마을 공동체 뭐 지원해주고 이 런 센터가 있어. 근데 여기는 앞으로 개발이 돼야 할 곳 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 지원을 받아서 들어와 있는 친구들이 나중에 개발할 때 자연스럽게 이사를 가줘 야 하는데 그거에 불복하고, 안 하고 예를 들어 뭐, 뭐.. 예를 들어 집단행동을 한다든가 이거는 아니야. 이거 는 (중략) 그러면은 이 집주인들은 어쨌든 월세가 싸 고, 젊은 총각들이 들고 와서 월세 싼 데를 이용해주니 까 세를 준 건데, 그게 나중에 3~5년 있다가 그게 반대 작용을 하면 집주인들이 발등을 찍는 일이 생기는 거 잖아요. 그니까 그런 거는 아니라고요. 왜? 집주인도 그... 어... 깨끗하게 쓰는 걸 찬성하고 월세를 올리지 않 고 주고 해서 도움을 줬다라고 생각을 하면, 본인들도 우리가 이제 그, 개발을 하게 되면 이만저만 하니까 이 사를 좀 가주세요. 라고 했을 때 협조를 해주세요. 이렇 게 얘기하는 거를 구두상이어도 협조를 해줘야지. 말 은 그렇게 했어도 지금은 그렇게 못 해요. 이렇게 예를 들어 반기를 들고 그러면은 그거는 이 동네에 지금 개 발을 막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그건 안 돼. 나는 그거 는 아니라고 생각해. 왜? 계약서 쓸 때, 예, 감사합니다. 이러고 서로 신뢰감 있게 지금 계약이 형성돼서 지금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뭐라 그래... 도끼를 든, 그런 그 입장이 돼가지고 예를 들어서 어, 나 안... 못 나간다. 예 를 들어 이런 집단행동을 하는 건 절대 반대야. 안 돼. (중략) 그런 게 안 돼서 지금 이 집주인들도 지금 권리 가 지금 사실은 제한이 돼있어. 권리 행세가 제한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들어와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나중에는 집주인한테 해가 안 되는 방향으로 해서 그렇게. 응. 재개발이 될 수 있게끔 나중에 이제 세입자들도 도와줘야 된다, 라고 나는(중 략). / 우사단길 부동산 업자 위 면접은 1차적으로 부동산중개업자로서의 소신(?)을 반영 한다. 동시에 이제까지의 재개발 방식이 만들어낸 우리들 심 성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획일적인 개발을 가로막 는 그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하는 이야기는 물질적, 비물질적 실체를 지닌 동네의 그 모든 것을 리셋해 버릴 수 있다는 밀 어붙이기식 충동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모두의 사적 소유 권 이 동등하게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 지켜야 하는 것은 부 동산 소유자의 사적 소유권 이다. 일견 평등한 개인들간의 계약으로 보이는 월세 계약은, 집이 안 나가서 집값이 쌀 때 가난한 청년들에게 베푼 시혜로 표상된다. 동상이몽에 자본 이라는 힘이 작동하면 그 방향은 이렇게까지도 틀어질 수 있 는 것이다. 청년들의 집단행동 가능성 을 입에 올리며 시종 일관 강한 어조로 면접에 임한 그이는 청년들의 시도와 실험 이 이 마을에 청년들의 예술적 활력이라는 개성을 덧입힘으 로써 지대를 올리는 것에 그쳐야 한다는 희망사항을 피력했 다. 한시적인 자유, 유예되는 꿈. 이 땅의 모든 우리들은 그렇 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살 수 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 그렇 게 해서 지켜야 하는 '권리 는 누구의 것이며, 더 많이 벌어야 하는 돈은 누구에게로 가는 것일까? 이 길에서 창업 공간 인테리어에 참여한 한 예술가는 시공업 자들이 3년 안에 망하니까 꼼꼼하게 할 필요 없다 는 말을 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리고 어떤 청년들은 여기서 3년 안에 승부를 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3년 안 에 승부를 봐야 한다면, 돈 없는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각종 미디어를 동원해 뜨내기 손님이라도 끌어들이려고 하지 않 을 수 없다. 처음에 돈 안 되고 길게 봐야 하는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한 장사에 신경을 쓸 수가 없는 것이 다. 이렇게, 이제까지 보아 온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06. 청년과 마을,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27 [출처] http://www.meanwhilespace.com/projects/current/rock-house/ 지속가능한 마을?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이 화두다. 성장 만을 바라보며 매진해왔던 지금까지의 경제 시스템에 변화 가 없다면, 현재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류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쓰이기 시 작한 이 용어는 이태원 주변 두 길의 다양한 청년 집단들과 마을에도 적용가능할 듯 하다. 우리의 청년들은 임대료를 걱 정하지 않고 꾸준히 작업과 장사를 해 나갈 수 있지 않다. 그 러니 한탕 벌 수 있을 때 크게 벌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홍보 와 마케팅 수단으로 동원되는 미디어는 자본을 불러들이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이 파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 꼬일 대로 꼬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결 국 청년 집단들이 장사든, 예술 작업이든, 마을 만들기든 다 양한 실험을 벌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그 기운 이 마을의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 반인 임대료와 권리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도대 체 어떻게? 런던 민와일 스페이스 프로젝트 Meanwhile Space Project 홈페이지 http://www.meanwhilespace.com/ 런던은 비어 있는 공간에도 세금을 부과한다. 때문에 많은 건 물주들이 빈 공간을 기부하고 세금을 감면받는다고 한다. 런 던의 자치구는 이러한 공간들을 예술가들에게 빌려주고 사 용료만 받는 식으로 저렴하게 임대한다. 물론 건물이 팔리거 나 세입자가 나타나면 즉시 비워주어야 하기 때문에 임대 기 간은 한 달에서 세 달 정도로 매우 짧지만, 돈이 부족한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그마저도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공공기관과 이 일을 진행하는 민와일스페이스(meanwhilespace) 는 풀타임 직원이 5명이 채 안 되는 사회적 기업이지만,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한 런던에서도 줄곧 상위의 성과를 인 정받는 회사라고 한다. 이를 통해 유명해진 프로젝트로는 펠럿 이라는 화물 적재용 목재 받침대를 재활용해 가구를 만들고, 판매하며, 가구 만들 기 공방을 열어 이스트 런던 지역 재생에도 한 몫을 한 이스 트 런던 퍼니처, 악명 높은 범죄 구역에 왕립 예술학교 건축 학과 학생들이 입주하여 지역 커뮤니티와의 소통과 활동을 통해 지역 재생에 성공한 코트렐 하우스 등이 있다. 이스트 런던 퍼니처 의 경우 좋은 반응을 얻자 1년간 임대가 가능하 도록 했으며, 이들은 이후 각종 축제에서 단기간 사용할 가구 주문 제작 판매, 오래된 병원 건물을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 으로 개조하는 일에 참여했다. 코트렐 하우스 또한 35년간
28... 청년, 자기삶의 연구자가 되다 비어있던 건물이 지역 커뮤니티 재생 및 활성화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실험 하면서 마을의 재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까지 발전한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비어있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사적 소유인 부동산에 대한 세금 부과가 당연시된다는 것이다. 세금을 피하려는 건 물주의 전략과 돈 없는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욕구, 이를 도시 재생에 활용한 런던시의 결정이 맞아떨어진 것이 바로 민와일 스페이스 프로젝트 로, 이 프로젝트의 진행이 사회적 기업화하였음도 또 하나의 눈여겨 볼 지점이다. 서울 또한 오 래된 공공건물을 활용해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이 초기 단계 에서 무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작업을 하 는 청년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건 물이 있는 장소와 임대 기간 등에서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 현대사의 아픈 굴곡을 품고 있으면 서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낙후해진 우사단길의 경우, 이미 장 사 외에도 마을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의 실험이 활발한 만큼 이를 마을 재생과 연결하는 포괄적인 지원이 가능해진다면, 서울형 민와일스페이스 모델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으 로 기대된다. 브라질의 사례는 조직화된 일반 사람들의 자주적인 관리가 토지와 주택, 공간과 마을에 대해 완전히 다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산을 통해 접근한 공간 문제 가 주민들의 자주적 결정에 의해 누군가의 사적 소유, 불로 소득의 원천에 머물지 않고 모두의 공유재로 거듭난 것이다. 우리들 자신이 회나무길과 우사단길의 재개발 형태, 역사와 문화의 보존 양상을 토론하여 결정할 수 있음은 물론, 재개발 을 감독까지 할 수 있다면 청년들의 시도와 실험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되지 않을까? 브라질 사례를 좆아 서울시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에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참여예산 평의회 참여예산 평의회에 참석한 16개 지구 대표 평의원들의 토론 모습 [출처] 한겨레, 2008.11.2일자, 참여예산제가 1% 위한 정책 뒤집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19545.html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시에서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평의회가 시 예산의 배분기준과 공공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다. 주민들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면 서 특히 두드러진 변화는 주택 부문이었다. 플라네타리오 빌 라 라 불리던 도시 중심부의 판자촌 재개발이 참여예산제를 통해 영구임대주택을 짓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 이전 같 았으면 개발업자들이 주민들을 쫒아내고 고급 아파트나 사 무용 건물을 짓는 것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또한 도시 한 구역에 거대 쇼핑몰을 지으려 했던 멀티플랜 그룹은 착공에 앞서 그 구역에 살고 있는 빈민촌 주민들이 옮겨가 살 수 있는 400여 가구의 주택을 먼저 짓는데 합의해 야 했다. 이 모두가 참여예산 평의회를 통해 가능해진 일이었 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당시 주택 건설 공사에 빈민촌 거주 80 여 명의 빈민들이 고용되어 감독 일을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및 제대로 된 감독 기능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한국적 해법은 없을까? 임대료와 권리금은 두 동네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영업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로 그만큼 여러 차 례 지적되어왔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은 공공 인프라가 좋은 지역, 해당 지역 주민들의 문화와 개성이 살아숨쉬는 곳 에서 형성된다. 이 모두가 세금이나 주민들의 공유재로 가능 한 것이다. 이러한 열매를 부동산 소유주와 권리금 장사치들 이 챙기는 구조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한 명 의 주민으로서 오랫동안 살아가는 자영업자가 존재하기 어 렵다. 권리금은 다른 나라에 없는 제도다. 그만큼 한국 상가 세입자의 임차권이 너무 불리하기 때문에 전 임차인이 권리 금 형식으로나마 보상을 받으려고 생겨났다는 분석(조성찬, 2012, 강도현, 2012:129-133에서 재인용)은 설득력이 있다.
청년 예술가-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29 두 동네 청년들이 이 문제를 한국 사회에 화두로 던져보는 시도는 어떨까? 경험을 통해 권리금 제도의 모순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청년 창업자들이 여럿 있었다. 집단이주까지 꿈꾸 고 있는 청년들이 나설 수 있다면,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우리가 만난 청년들은 마을을 빌려 잠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마을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그 공간을 아끼며 이미 마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주체들 이었다. 나가며 우리가 현장에서 깨달은 점은 의도적인 기획만으로는 마을 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을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 고, 사람들간의 관계이고, 그 관계들로 가능해지는 공유재의 존재다. 회나무길과 우사단길에 스며든 청년들의 일상은 마 을을 만들겠다는 기획 이나 노력 이라기보다는 그 공간에 서 주민으로 살고 즐겁게 즐겨보자는 삶 과 놀이 의 개념에 더 가깝다. 그리고 그 놀이의 개념이 느슨한 연대로, 그 연대 가 마을로 서서히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자주 만나고 이러지는 못해도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저 희 집 여기 밖에 전등이 지금 떨어졌어요. 그러면 서로 고쳐주려고 한다든가 이런 게 되게 고맙죠. 제가 다른 데선 가게를 안 해봤지만 서로 옆에서 가게를 하지만 삭막한 분위기가 있잖아요. 근데 여기는 되게 어... 시골 같아요. 저 집에 개가 지금 병에 걸려서 아프다던데 괜 찮냐 뭐 이렇게 되고, 또 바쁘면 서로 봐주기도 하고 산 책도 시켜주고 뭐 그런다던지. 되게 그런 게 좋은 거 같 아요. / 청년R 인터뷰 근데 지역이 아니라 제가 관심 있었던 건 사람이에요, 어디까지나. 근데 사람이, 개인이 개인 대 개인이 모여 가지고 가족이라는 거를 구성하게 되고, 그 가족들이 모여 살게 되는 그런 집단체가 마을이라는 거고, 그 마 을이 또 이제 시 군 이런 것들을 구성하게 되고 그러 고 결국 나라가 되고... 이런 거기 때문에 제가 작업하는 거, 그러니까 제가 작업을 갖고 있는 거를 조금만 넓게 보면 결국 마을인 거잖아요. 그래서 마을 자체에 한 번 도 포커스를 둔 적은 없지만, 마을을 이루고 있는 개인 에 대해서 포커스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뭐... 특별 히 연관성이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고... / 청 년N 인터뷰 내가 한두 번 오다가 많이 못 왔다가 다시 오기가 부담 스러운 게 있었는데 다시 왔을 때 부담스러워 할 필요 가 없다는 걸 느낀. 그 다음부터, 느슨한 연대다 하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안 그랬으면 부담을 가졌을 것 같 은데 그게 참 좋았어요..(중략) 일도 더 재밌고 삶 자체 가 좋아진 거에요. 풍요로워졌고. / 우사단길 주민 처음부터 좋은 마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사 명감에 시작했던 게 아니고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착 이었어요. 사는 곳에 대한 미련이고 욕망인거지요. (중 략) 누군가의 노력이나 희생으로 만들어져야 되는거면 금방 무너져요. 즐거움과 유희로부터 만들어진 탑은 견 고한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일하면서 많이 깨달은 것 같 아요. 2년 동안... 느슨한 연대와 부담주지 않는 선. (중 략) 중요한 건 마을에서 2년정도 활동을 하다보니까 되 게 감사한 것이 있어. 예를 들어서 여기에서 시작해서 끝까지 지나가는데 한 10번 넘게 인사를 해요. 입구에 서 사무실까지 가는데. 나는 25년을 살았던 면목동 집 에서 엄마 가게에 오는 동안 인사를 한 번도 안하는데, 그게 새삼 신기하더라고요. 이런 게 마을살이지. 저녁 에 일을 하는데 옆집 누나가 빵 같은걸 갖다 주고, 고생 이 많네. 서울에서 이런 마을이 있나, 싶은 거죠. (중략) 우사단단이라는 단체의 가장 큰 기조는 느슨한 연대에 요 그리고 놀기. (중략)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속가능성 이 중요해요. 지역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열기가 지속이 되어야 한다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재밌 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일처럼 힘들어서는 안되는 거 죠. / 청년G 인터뷰 현장 조사를 마무리 하면서 초기에 설정한 질문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우리들은 이 질문들을 통해 청년들의 시도와 의미, 사회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개략적으로 살 펴 볼 수 있었다. 조사를 마무리할 즈음 경리단과 우사단을 다시 방문해보니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조사 초기에 방문했 을 당시의 모습과 달리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더 많은 창업 공간, 작업실 등이 생겨난 것이다. 재개발 예정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우사단에는 지역에 불어온 활기 때문인지 새롭게 가게를 인테리어하거나, 깨끗하게 단장하는 원주민들도 생 겨났다. 이러한 변화와 사람들의 실천, 돈의 흐름이 또 어떠 한 역동을 만들어 낼지 궁금하지만, 짧은 조사기간이라 그 이 후의 변화까지 더 담아낼 수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 들이 이야기하는 느슨한 연대 가 이 길들을 이질성을 품어낼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적인 마을로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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