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과 자격 김형만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Ⅰ. 들어가는 말 인적자원과 자격은 교육과 노동시장 또는 인적자원의 양성과 활용에 있어서 서로 의존관계에 있다. 인적자원은 사람이 사회적 또는 생산적 활동에서 발휘하는 역량이며, 이러한 역량은 교육, 훈련, 학습 등의 능력개발에 의해 축적된다. 1) 반면 자격은 교육훈련 결과 또는 학습결과에 의해 축 적된 인적자원 또는 역량의 수준을 나타낸다. 한편, 인적자원의 양성이 교육, 훈련, 학습 등의 활 동이라면 인적자원의 활용은 양성된 인력의 구인 구직을 통하여 일자리에 배치하는 일련의 과정 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적자원의 양성과 활용은 학습 결과를 인정하고, 인정된 결과인 자격을 통하 여 노동시장에서 인력의 양적 질적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와 같이 인적자원과 자격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교육, 훈련, 평생학습, 기업의 인적자 원관리 등의 미시적 관점에서부터 교육과 노동시장을 아우르는 인력 수급 또는 숙련 수급 등과 같 은 거시적 관점에 이르는 폭넓은 영역과 관련된다. 따라서 인적자원과 자격에 대한 정책은 훈련 또 는 학교교육 내의 특정한 영역뿐만 아니라 실업과 고용, 그리고 인구의 장기적이고 동태적인 변화 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인적역량은 질적인 특성으로 관찰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특성이 있으며, 최근 지식기반사회로의 이행 또는 정보기술의 발달은 인적자원의 질적인 정책의 중요성을 증가시 1) 김형만(2005)은 인적자원을 인적자본 투자에 의해 축적되는 저량(stock)으로, 교육훈련 또는 학습을 유량(flow)으로 구분하고 교육훈련 투자가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임을 논의하였다. 56
키고 있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인적자원과 자격에 대한 주요 정책 이슈들을 논의한다. Ⅱ. 인적자원의 형성과 활용의 흐름 인적자원의 흐름은 사람이 태어나서 무덤에 이르는 생애기간 동안 학습하고, 학습결과를 일터 에서 활용하는 것을 망라하는 넓은 영역을 포괄한다. 우선 이러한 인적자원의 흐름은 개인과 사회 의 두 측면에서 관찰될 수 있다. 개인의 관점에서 인적자원은 학교교육 이전의 영유아 단계를 거쳐 서 초 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을 통하여 형성되며, 이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탐색 과정을 거쳐 일 터에서 일하면서 삶을 유지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하게되는 은퇴 이후 제2의 삶 을 살아가는 것도 인적자원 흐름의 마지막 단계이다. 이러한 조망은 인적자원의 형성과 활용 과정 을 생애 단계별로 일별하는 것이다([그림 1]에서 화살표). 이와 달리 사회적 관점에서 인적자원은 육아 및 보육, 교육훈련 및 학습, 일자리 및 고용, 노후 보장 등 총량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 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 정부와 기업 또는 개인 사이에서 형성되고 활용된다([그림 1] 참조). 그림 1. 인적자원의 흐름과 인력 수급 공급 수요 교육 훈련 졸업 취업 (일자리) 은퇴 실업 영유아 NEET, 군복무 경력단절 고령자 출처: 김형만(2015), 서비스강국코리아 2015 자료집, 195쪽. 2016년 01월 57
이와 같이 개인과 사회를 구분하여 탐색하면 인적자원에 대한 논의는 인적자본투자(교육훈련 또는 학습 참여)를 개인의 선택과 정부의 선택(또는 사회의 선택)에 대한 문제로 집약시킬 수 있다. 또한 인적자원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양적 질적인 불일치의 근원을 추적하는 분 명한 논거를 설정할 수 있다. 특히, 학교교육 또는 학습의 결과에 대한 자격(학위, 수료증, 졸업장, 기타 자격증) 취득은 개인의 인적자본 투자와 관련되는 문제이겠으나, 자격의 발급과 시장에서의 신호 기능은 사회적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인적자원의 문제가 개인과 사회, 양과 질, 수요와 공 급 등의 양면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적자원과 자격에 대한 정책 연구는 사적 편 익과 사회적 편익을 구분하여 그 유인체계를 탐구할 수 있다. 다음 인적자원의 흐름은 사람을 기르고 활용하는 전체 영역 중에서 각각의 분리된 영역으로 살 펴볼 수 있다. 흔히 많은 논의에서 인적자원 정책 영역은 인적자원의 수요와 공급의 양측면으로 구 분하여 공급은 인력양성과 배출, 수요는 취업과 은퇴를 포함하여 나타난다([그림 1]의 네모). 이러 한 수요와 공급의 구분은 사람수를 중심으로 인적자원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2) 그러나 인적자 원의 양성과 활용 또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와 관련되는 영역은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영역을 넘어선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인적자원과 자격의 관련 정책 영역은 [그림 1]에서와 같이 교육훈 련에 의한 인적자원의 공급, 일터에서 요구되는 인적자원의 수요, 그리고 수요와 공급을 벗어난 영 역의 세 축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인적자원의 공급 측면은 교육훈련기관, 학생, 교사,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인 적자원의 수준 또는 자격의 수준은 학생과 교사의 수급, 교사의 역량, 프로그램의 질에 의해 결정 된다. 따라서 자격의 노동시장에서 실용성은 학생, 교사, 프로그램 등 3자의 질적인 조화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것이다. 특히, 산업현장 경험을 갖춘 교사를 확보하고 산업의 숙련 수요에 상응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자격의 활용성, 즉 인적자원의 활용을 효율화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3) 2) 전통적인 인력 수급 전망의 연구들(안주엽, 2005; 장창원 외, 2005; 박천수 외, 2007; 이상돈 외, 2008; 한국고용정보원, 2014 등) 이 이러한 영역에 포함된다. 이들은 주로 양적인 인력수급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은퇴는 대체 수요의 영역으로 포함한다. 3) OECD(2014)는 27개국의 고등교육 단계에서 직업교육훈련의 다양한 실태를 근거로 각국이 일 기반 학습(work-based learning), 역량기반 모형(competence-based model) 및 효과적인 평가를 통하여 양질의 직업교육훈련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직무능력표준과 국가역량체계도 산업의 수요를 교육훈련에 반영함으로써 자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인적자원의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하여 추진되는 것이다. 58
둘째, 인적자원의 수요는 일자리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일자리는 지식, 기술, 숙련 등의 총 체적인 인적자원의 역량 등이 발현되는 곳이다. 고용주 또는 경영자가 생산을 위해 투자를 하면 근 로자는 지식과 역량을 투입한다. 어떤 경우 일자리는 기업이 시장에서 만들어진 숙련을 데려다 사 용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일자리에서 숙련을 길러 가면서 생산 활동을 하 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자리 특성은 생산성과 임금의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인적 자원의 수요는 대기업, 중소기업, 원 하청 등의 특성에도 깊게 관련된다. 셋째, 수요와 공급을 벗어난 영역은 영유아, 졸업, 은퇴, 실업 및 비경제 활동 상태의 인적자원 이다. 이 중에서 졸업과 실업 및 비경제활동은 직장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적 자원의 활용을 위한 자격, 진로정보, 진로개발 등과 관련되는 전통적인 정책 영역이다. 반면, 영유 아와 은퇴 이후의 삶은 인적자원정책의 새로운 영역이다. 영유아의 경우 정규 교육의 영역은 아니 지만 미래의 사회 경제적 역량을 향상시킨다는 차원에서 국가적 관심을 필요로 한다. 영유아의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정규교육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퇴의 경우 최근 인적자원 정책의 새로운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일 터를 떠난 이후에도 사람들은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학습하고 사회활동을 계속하는 추세로 나아가 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이러한 정책 영역이 크게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다른 외부적 환경의 변화도 인적자원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환경 변화는 인적자원의 흐름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외부 환경의 요소들은 소득수준, 금 융 제약. 과학기술, 양극화, 글로벌화 등이다. 이들 요소들은 교육훈련, 학습, 채용, 배치 등과 같 은 인적자원의 양성과 활용에 직접 관련되지는 않지만 인적자본 투자(교육훈련 및 학습의 선택 또 는 참여)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소득 수준과 금융 제약은 개인의 교육훈련 참여와 일을 하는 것 사이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소득이 낮은 개인은 고소득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학습기회 를 가지고, 중산층의 개인일지라도 훈련비용을 조달할 때 금융 제약이 존재한다면 더 높은 또는 전 문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훈련에 접근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4) 둘째,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 달도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적자원의 역량을 퇴화시킨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일자리에서 더 4) 우리나라의 경우 사립이 과다하여 학생들의 등록금에 대한 교육재정 의존도가 높다. 이는 고등교육의 국 공립화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채창균 외(2015)는 이와 관련하여 고등직업교육의 준공영제를 제안하였다. 2016년 01월 59
높은 지식과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만약 근로자들이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축적하지 못하면 과학기술의 발달은 거시적 차원에서 공장의 자동화 등을 통하여 노동 절약적인 생산양식으로 일자 리를 줄일 수 있다. 셋째, 양극화는 인적자원의 활용을 왜곡시킨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 극화는 일자리에서의 학습 기회에 제약을 가져오고 그에 따라 일자리의 이중 구조를 고착화시키게 된다. 최근 비정규직, 원 하청 생산구조, 아웃소싱 등은 개인의 숙련 부족이 아닌 숙련 퇴화 또는 숙련 마모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5) 넷째, 글로벌화도 국내 인적자원의 흐름에 크게 영 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의 감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과 결혼 이민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다문화 사회의 인적자원 양성과 활용 영역이 확장 되고 있다. 외국인 유입은 국내 노동시장에서 저숙련 생산 부분의 수명을 연장시킴으로써 좋은 일 자리 창출을 지연시키는 부정적 영향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외국인 이민자 자녀의 교육훈련을 재 확립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가져온다. 이상에서와 같이 개인과 사회적 관점에서 인적자원의 흐름은 외부 환경적 요소에 의해서도 크 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인구 구조와 과학기술 변화에 따른 미래의 사회적 생산 역량을 어떻 게 확충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 기반으로부터 일자리 특성을 고려하는 수요자 중심의 숙련 수급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자격제도 또 한 제조업 중심에 한정되는 인적자원의 활용을 위한 신호 기능을 넘어서 서비스업, 첨단 과학기술, 지역 등의 특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필요로 한다. 또한 성인들의 학습을 넘어서 고령자 들의 학습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인적자원과 자격의 정책적 관점을 정 리할 필요가 있다. 5) 반가운 외(2015)는 OECD의 PIAAC(Programme for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자료를 바탕으로 이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성인 노동력의 숙련퇴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60
Ⅲ. 새로운 도전과 정책 이슈 앞 절의 인적자원 흐름에 대한 논의는 경제 사회적 발전을 위한 정책적 함의를 찾는 근간이 된다. 인적자원이라는 용어는 인재 또는 인력과는 달리 역량을 기르고 활용하는 전체를 의미하 고, 6) 인구 구조 변화와 정보기술 발달에 따라 사람의 전 생애 단계의 관점(즉, 인적자원의 관점)에 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경제 구조가 고도화되고 사회 발전이 진전되면서 생산 활동 의 역량을 넘어서 소비 또는 문화 활동에 요구되는 역량도 정책 영역으로 포섭되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단순히 인구 구조 변화와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환경변화뿐만 아니라 고품격 사회로의 진전에 필요한 사람들의 역량개발도 중요한 정책 영역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 동안의 인적자원 또는 자격에 대한 정책은 산업에서 요구되는 숙련을 기르는 인력양성에 초점을 두어 왔다. 고도성장 시기에 인력의 양성과 활용은 정규교육기관에서 습득한 숙련으로 한 곳의 일 터에서 직무에 특정되어 숙련의 깊이를 더해가는 형태의 숙련 수급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것은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서의 인력정책이며, 대량생산 또는 조립생산에서 필요로 하는 획 일적 숙련을 만드는 인력양성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정규교육 이후의 학습도 단순히 학력 부족(학위가 없는)자들의 학습 수요에만 반응하는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인력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격제도도 일부 면허 또는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자격을 제외하면 제조업 중심의 획일 적 숙련을 활용하는 시스템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숙련 수급의 틀은 인적자원의 거래에 있어서 수량적 특성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인적자원의 질적 특성보다는 진학, 직업선택, 그 리고 일자리 등도 수량적인 관점의 제도적 틀을 가지게 되고, 자격도 학위, 직업자격증, 졸업장 등 수량 중심의 제도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공급자 중심 인력정 책의 잔재가 정책 추진의 근간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식기반경제로 이행 또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양적으로 노동절약적인 직업세계의 변화를 6) 통상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인 인력 은 숙련을 습득하고 노동시장에서 일을 준비하거나 일하고 있는 사람이며, 반면 인적자원 은 잠재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 이외에도 숙련을 습득할 수 있거나 또는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적자원 개념에 의하면 노동시장 밖에 머무르는 유아나 은퇴자도 정책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유사한 개념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는 인재( 人 才 )는 우수인력을 의미한다. 2016년 01월 61
야기할 것으로 보이나, 숙련 또는 역량이라고 하는 질적인 측면을 함께 감안하면 새로운 직업의 등장 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적어도 단기적 으로 노동시장에서 인적자원의 수급 불일치, 특히 숙련 불일치의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 라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질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인적자원과 자격 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며,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정부 주도형에서 수요자 중 심의 분권화된 새로운 발전전략을 요구한다. 박근혜 정부는 새롭게 직면하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하 여 성장 주도형 경제정책 이외에 분배와 삶의 질과 관련되는 일자리 정책 또는 사회 정책을 구체화하 고 있다. 그러나 능력중심사회의 구현과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인적자원과 자격의 장기적 이고 동태적인 관점에서 보면 시작 단계에 불과하고 새로운 연구를 필요로 한다. 국정과제인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은 대표적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NCS)의 개발 및 적용, 일학습병행제의 확산, 도제식 직업 교육 등으로 종래의 직업교육훈련을 재편하는 것이다. 이것은 청년의 원활한 직업세계로의 이행 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청년실업 또는 숙련불일치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의 시행이 정 부 주도하에 추진되면서 수요자가 주도하는 형태로 발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는 종국적으 로 숙련 수요에 바탕을 두지 못함에 따라 NCS가 시장의 인적자원 거래에 좋은 영향을 가지는데 한 계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격제도가 국가역량체계(National Qualifications Framework: NQF)와 NCS에 바탕을 두고 관리되도록 연계되지 않음에 따라 인적자원의 질적 수준에 대한 신호 기능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다. NCS를 직업교육훈련에 또는 기업의 채용 및 인사관리에 활용하 는 것과 관련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들은 있으나, 7) 본질적인 문제가 되는 표준 개발에 필요한 숙련 수요에 대한 정보 추출과 표준의 근간인 능력 단위의 유통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 즉, NCS가 직업세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인적자원의 거래 또는 숙련 수준의 호환을 위한 공신력을 갖추기 위한 이론적 및 실천적 논거는 부족하다. 8) 7) 김성남 외(2015)와 최동선 외(2015)는 NCS를 교육훈련, 특히 특성화고등학교와 전문대학 프로그램에 적용하기 위한 학습모듈 개발 실태와 질 관리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나동만 외(2015), 최지희 외(2015), 장주희 외(2015) 등은 NCS를 기업의 인사관리와 채용 등에 적용하는 문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동임 외(2015)는 NCS가 NQF와 자격제도에서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다. 8) 기존의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연구도 제도 정착의 핵심 요소인 기업이 주도하는 거버넌스, 산업별 협의회(SC)의 역량, 그리고 NCS의 능력 단위 호환성 등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매우 취약하다(전승환 외, 2015 등). 62
또한 자격제도 역시 능력중심사회의 구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격제도의 새 로운 틀로서 NCS 및 NQF의 연계, 자격제도와 민간자격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있어 왔다. 9) 이들 자격에 대한 연구는 일부 민간자격에서의 교양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직업자격(vocational qualification) 중심의 자격 종목과 자격증 발급과 관련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자격제도는 직업자 격 이외에도 학위, 졸업장, 기타 인증제도의 전체 틀을 고려하고 노동시장의 흐름 속에서 조망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신호 기능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면허자격(주로 국 가자격)과 규제를 통해서 산업인력 수급의 흐름을 조정하는 것은 국가기술자격, 자격 시장이다. 이 에 따르는 민간자격 등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교육훈련과 노동시장에서 인적자원 양성과 배분(활 용)의 기능을 하므로 진정한 자격제도 연구는 교육훈련시장과 노동시장의 상호 의존관계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미래의 정책 환경 변화도 인적자원 및 자격 정책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야기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과학기술 발달,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진전은 일자리의 생성 소멸 과 일자리에서 요구되는 지식과 숙련의 공급체계의 정비를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인력수급의 질 적 불일치와 사회적 양극화도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10) 이외에 도 미래에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대규모의 거대한 시설이 집적됨에 따라 사고, 질병 등의 사회적 위 험, 자연재해, 환경오염 등도 중요한 정책 대상으로 부상할 것이다. 인적자원과 관련해서 이러한 각 영역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 이슈이다. 따라서 미래의 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도 인적자원 정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미래에 대한 연구가 있어왔지만 수량적 접근이 아닌 질적 접근의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11) 9) 최근의 자격과 관련한 연구는 NCS와 NQF 자격의 관계에 대하여 이동임 외(2015), 법령과 제도에 관하여 최영렬 외(2015), 민간자격에 관하여 김상진 외(2015)와 김상호(2015)가 있다. 10) 사교육은 대학 진학 단계에서 점차 초 중등 단계 이하로 내려와 최근 유치원 또는 유아교육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인적자본 투자는 인적자원 관점에서 사회적 양극화를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1) 앞의 각주 2)의 연구들이 양적인 접근을 하였고, 이와 달리 오호영 외(2015)와 김영생 외(2015)는 전문가 의견과 빅데이터를 이용하였다. 그러나 미래 연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의 비선형적인 변화의 특성을 고려하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 2016년 01월 63
Ⅳ. 결론 이상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장기적이고 동태적인 관점에서 인적자원의 흐름은 기존의 경제 사회적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미래의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러 한 관점은 기존 정책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미래의 관점과 조화시켜 문제의 근원을 추적 하고 해결책을 도모하여 연구 지평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 대상이 되는 중요한 쟁점들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학습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학습 수요의 변화는 저출산 고령화에 기인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응하여 교육훈련기관에서 학습 수요는 상당 부분 성인 또는 고령자로 채워져야 하는 시대가 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교육훈련의 공급체계 를 재편하는 것은 미래의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둘째, 지역공동체의 재구축이다. 미래 사회는 인구감소, 삶의 질에 대한 요구 증대 등으로 학 습, 고용, 복지, 문화의 수요가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중앙정부 중심의 인적자원 및 자격 정책은 지역 단위의 공동체 중심으로 전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역인재 육성과 학습복 지(learnfare)는 중요한 관련 연구 영역이 될 것이다. 셋째, 질적 관점의 정책 역량을 확충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자리의 수보다는 일자리가 요 구하는 숙련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도출하고, 질적 분석의 틀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12) 중소기 업과 대기업 등의 일자리 특성과 구조에 대한 정보 생성과 이를 바탕으로 수량이 아닌 역량 중심의 정책기반을 학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다원적 사회로 정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남북통일 등을 인적자원 관점에서 조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 역량을 확충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서 노동의 생산력을 높이는데 필요하며, 우수인재 육성과 병행할 필요가 있다. 12) 양정승 외(2015)와 한상근 외(2015)의 숙련 및 직업에 대한 정보를 생성하는 연구가 있으나 이들 연구는 한국고용정보원의 직업정보와 연계하는 것 등을 포함해서 일자리의 정보 생성과 분석 기반을 제공하는 연구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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