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국사회학회/한국 문화인류학회 공동 심포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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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역보고서 한국의 소수자집단의 사회경제적 실태와 복지증진방안 연구 최협 정근식 윤형숙 김은실 서동진 김철주 김형수 이태진 김찬호 오정진 보건복지부 한국문화인류학회

2 머리말 지난 수십년간 한국사회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급속한 변화를 경험하였 다. 국내적으로는 1960년대 이후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정책이 추진되면서 숨가쁜 산 업화의 과정이 전개되고 전통적인 농업 농촌사회는 도시사회로 탈바꿈하였다. 또 한 1990년대 이후 지구화(globalization)와 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현상이 본 격화되면서 사람과 상품, 금융이 일상적으로 국경을 넘나들게 되었다. 다양한 소수집단의 대두는 이러한 한국사회 변화의 필연적 산물이다. 능률주의와 경쟁의 격화는 홈리스(무숙자), 학업중퇴 청소년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 하였고, 만연한 상업주의는 신체의 상품화, 매매춘여성의 범람을 낳았으며, 산업화, 자동차문화의 전개는 빈발하는 산업재해 사고의 발생과 함께 장애자들을 양산하였 다. 세계화의 흐름과 더불어 국제결혼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가치관 다변화와 더불 어 동성애자와 같은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다수의 이질적 소수자 집단의 대두는 한국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행위와 인권유린의 사례 가 빈발하고 있고,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소수자의 사 회적 일탈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소수자의 인권과 기본권에 대한 배려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불식케 함으로써 사회적 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시 민사회의 확립과 민주질서의 앙양에 이바지한다. 본 보고서는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수자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관 행과 사회경제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억제하고 그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복지증진방안을 모색하였다. 장애인 같은 전통적 소외 계층에 국한시키지 않고, 연구의 범위를 더욱 넓혀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다 양한 소수자집단을 연구의 대상으로 포함시켜 소수자집단에 대한 기본적 자료수집 과 정책과제 발굴에 주력하였다. 본 보고서는 최협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의 책임하에 윤형숙(목포대 역사문화학 부 교수), 김은실(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서동진(연세대 박사과정), 김철주(국회

3 4 입법조사관), 김형수(한신대 대학원), 이태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 김찬호 (연세대 강사), 오정진(한국여성개발원 연구원), 정근식(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총 8명의 연구원에 의해 완성되었다. 본 연구진은 이 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 많은 조 언과 협조를 해준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에 감사를 표하며, 정책토론에 참여해주신 분야별 전문가에게 감사를 표한다. 끝으로 본 보고서에 수록된 연구결과가 소수자 복지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로 활용되어 우리나라의 소수자복지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2004년 3월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 최 협

4 자문위원 김경옥 민들레 출판사 편집인 김광수 엑스존 운영자 김현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도경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회 위원장 마리안나 FMM가리봉동 수녀원 배융호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서동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 양혜우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간사 위정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 이수자 성신여대 여성학과 이택면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원 주영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최상덕 런던대 교육학 박사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간사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홍성대 순천제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5 목차 제1장 서론 9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1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46 제4장 성적 시민권과 비이성애적 주체 71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0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0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41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63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87

6 제1장 서론 1. 필요성 및 목적 급격한 산업화와 1990년대 이후의 세계화 및 초국가주의 현상의 본격화에 따라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양산되고 있다. 경제발전과 경쟁의 격화는 노숙 자, 부랑인, 학업중퇴 청소년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하였고, 빈발 하는 산업재해 사고의 발생과 함께 장애자들이 양산되었다. 세계화와 함께 국제결혼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가치관 다변화와 함께 동성애자 같은 성적 소수자도 등장하고 있다. 다수의 이질적 소수자 집단의 대두는 한국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다 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들 소수자들의 인권과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기본권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이들에 대한 차별은 한국사회의 긴 장과 모순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수자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관행과 차별문화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억제하고 그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복지증진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연구내용 위와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 다. 각 사회적 소수자 집단의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 -국제결혼배우자, 매매춘 여성, 성적 소수자, 장애자, 노숙자, 부랑인, 학업중 퇴 청소년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실태 분석. -소수자들을 양산하는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문제점 분석.

7 10 사회복지지원 방안 및 법률적 제도화 방안 모색. -경제적 지원 -문화적 지원 -법률적 제도화 방안 3. 연구방법 소수자집단에 대한 기본적 자료를 수집하고 정책과제를 발굴함에 있어 다음과 같 은 연구방법들을 사용하고자 한다. 국내외 문헌연구 고찰 -소수자 문제에 대한 이론적 검토 -소수자 문제에 대한 선행 연구 검토 -소수자 관련 주요 통계자료 검토 주요 소수자 집단의 실태조사 -소수자 관련 지역 및 시설에 대한 현지조사 -소수자에 대한 면접조사 -소수자 생활실태 조사 -소수자 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에 대한 연구 발표와 토론을 통한 지원방안의 모색 -정책 토론회 개최

8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에서 국제결혼의 시초는 한국전쟁 후 미군과 한국인 여성들과의 결혼에 서 찾을 수 있다. 당시 미군과 결혼한 여성들 다수는 가난 때문에 어떨 수 없이 미군과 결혼하였다 (유철인 1993; 1996). 국제결혼이 이루어진 역사적 사회적 배 경 때문에 국제결혼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국제결혼의 다수가 기지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제결혼은 매춘과 거의 같은 의미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이후 외국과의 교류가 확대되고 유학이나 해외 주둔 등의 이유로 중상류층 여성들의 국제결혼이 이루어지면서 국제결혼에 대한 부 정적인 시각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1990년대에 국제결혼이 급증하게 되는데 한국사회에서 주변화된 남성들과 경제 적으로 빈곤한 국가의 여성들과의 결혼이 주를 이룬다. 결혼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총각과 중국의 조선족 처녀들과의 결혼이 그 시초가 되었다. 조선족과의 결혼은 1992년 한 중 수교 이후 급증하여 1999년까지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 한 여성들이 4만명을 넘게 되었다.(홍기혜 2000: 1) 조선족 여성과의 국제결혼은 늦 도록 짝을 찾지 못하던 농촌총각들을 구제해 주는 방안으로 크게 환영을 받았다. 조선족 여성들은 언어와 문화, 혈연적(종족적) 배경이 같은 민족 이기 때문에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한국 과 중국 조선족 사회의 문화적 차이를 지나치게 간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의 부족은 적지 않은 부부갈등을 낳았다. 한국남성과 조선족여성의 결혼이 많아지면서 다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조선족 여 성 중에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한국남성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 와 취업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기결혼, 위장결혼 을 하였는데 일단 한국에 들어오면 도망을 가버려 큰 빚을 내가면서까지 결혼비용

9 12 을 마련하고 가족이 생긴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농촌남성들을 또 한번 울린다 는 비판을 받게 된다. 조선족 여성들의 사기결혼 위장결혼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보고되면서 국제 결혼 과정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는 1998년의 국적법의 개정이다. 1998년 이전에는 한국남성이 국제결혼을 할 경우 외국인 신부는 혼인신고를 통해 자동으로 국적을 취득하게 되었다. 그러나 1998년 개정된 국적법에 의하면 한국인과 결혼하 는 외국인 남녀는 2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여 혼인을 유지한 후에 귀화를 통해 국 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적법의 개정과 함께 정부는 결혼과정의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였다. 다른 하나는 조선족 여성의 대안으로 1990년대 말부터 동남 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다른 지역여성들과의 결혼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한 국말을 몰라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고 외모가 다르다는(인종이 다르다는 말로 표 현되기도 함) 단점 이 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조선족과 달리) 도망가지 않 을 것 이라는 장점이 부각되었다. 국제결혼중개업자들은 동남아 여성들은 온순하고 착하며 시부모를 잘 모실 것이라고 선전하였다. 동남아 여성들 중에서도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이 특히 장려되었다. 후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결혼은 초기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 족본부)라는 특정 종교단체가 주도하였으며 후에는 상업적 결혼중개업자들이 참여 하였다. 이들은 필리핀 여성의 경우 대다수가 고등학교 이상 졸업자로 영어를 사용 하기 때문에 이들과 결혼하면 영어교육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2세 교육에도 도움 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1) 이런 분위기에서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이 크게 증가 한다. 1990년에 91명의 필리핀 여성이 배우자 방문동거비자를 발급받은 반면, 2000년에 는 3,024명, 2001년에는 3,557명이 방문동거 내지는 배우자 비자(방문동거 572명, 배우자 비자 2,985명)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출전: 출입국관계 통계연보, 김민정 2003: 66에서 인용). 10여년 사이에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최근 필리핀 사회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여성에 대한 학대문제가 제기되고 필리핀정부가 자국인력 유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국제 결혼중개업자 1) 한 결혼 브로커는 해외단기연수를 한 번 보내는 데에도 1000만원 이상의 돈이 드는데 필리핀여성과 결혼하면 영어를 공짜로 배울 수 있는데 얼마나 이익이 되겠느냐고 말한 다.

10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3 들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 이후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은 조금 주춤한 편 이다. 본 논문은 1990년대 말부터 급증한 한국남성과 결혼한 필리핀여성들이 결혼과정 과 한국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다룬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나다 10층 아파트에 서 떨어져 죽은 필리핀 여성 따따(PD수첩 2003년 4월 15일 방영)와 광주여성발전 센터와 CBS가 공동으로 실시한 외국인 주부들의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남편폭력의 문제 등은 이들에 대한 연구가 매우 시급함을 보여 준다. 필리핀 여성을 비롯한 외 국인 주부들이 결혼생활에서 겪는 문제가 최근에 와서 사회문제화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아직 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 3) 본 연구에서는 국제결 혼이 이루어지는 사회경제적 맥락, 국제결혼을 통해 필리핀 여성들이 가부장적인 한국사회로 편입되는 과정, 이들을 통제하는 사회적 기제들, 여성들의 갈등과 적응 의 문제를 다룬다. 연구의 대상은 광주 전남지역에 있는 필리핀 여성들이다. 2003년 전라남도가 업 무추진(외국인주부 한국문화 적응교육)을 위해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전라남도에 거주하는 필리핀 출신 주부는 539명이다. 2002년 451명에서 88명이 증가한 것으로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이 꾸준하게 성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필리핀 여성들은 여러 곳에 흩어져 살고 있으며, 본인이나 가족들이 연구자(혹은 외부인)와의 접촉을 꺼리기 때문에 연구를 위하여 필리핀 여성들을 접촉하는 과정 2) 이들은 베트남은 한국과 같은 유교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부들이 시부모를 잘 모 실 것이며, 한국인과 외모도 비슷하여 자녀를 낳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선전한다. 국 제결혼의 상대국이 바뀌면서 그 지역 여성이 결혼상대로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담론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3) 조선족 여성과 한국 남성간의 결혼에 관한 연구로 성지혜(1996), 홍기혜(2002) 등이 있 다. 결혼에 의한 이주라는 점에서 조선족 여성과 다른 외국인 여성들의 경험에 유사성이 있겠지만 조선족은 같은 민족 으로, 필리핀은 다른 인종 으로 개념화된다는 점, 언어와 문화에서의 차이 등에 따라 매우 다를 것이다. MBC 방송의 P D수첩, 시사 매거진 2580, SBS 방송의 그것이 알고 싶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국제결혼여성들이 겪는 문제점을 르뽀 형식으로 다루고 있지만 대 개가 단편적이며 단기간의 취재를 통해 이루어진 것들이다. 신문, 잡지, TV 등에 나오는 기사는 단편적이고 피상적이며 문제를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4) 2003년 전라남도가 업무추진을 위해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전남)도내 거주 외국출신 주 부 현황 통계에 의하면 총 1,859명으로 중국 584명, 필리핀인 530명, 일본인 530명, 태국 60명, 베트남 34명, 대만 30명, 몽고 6명, 기타 76명이다.

11 14 은 쉽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가톨릭 센터 외국인노동사목이 주관하는 한국어 교실 에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여성들을 2003년 3월부터 8월 초 사이에 접촉하여 인터 뷰하였다. 이들의 가족적 배경, 결혼성사 과정, 한국에서의 적응 과정 등을 알아보 기 위한 간단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병행하였다. 5) 또한 2003년 6월 전라남도 가 주관한 외국인부부공동체훈련에 참관하여 참석자 및 주관 공무원들과 인터뷰를 하였다. 2003년 7월 30일에는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여 광주 YWCA 여성폭력상담 소에 와 있던 필리핀 여성과 남편, 그리고 남편의 친구들과의 조정과정에 합석을 하였다. 이후 이들이 사는 D군에서 자신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였으며 10쌍의 한 필(한국과 필리핀) 결혼을 주선한 Y 모씨와 그 부인 등을 만나 인터뷰하였다. 2. 세계화와 여성, 일, 가족 필리핀 여성들이 국제결혼을 하게 되는 배경과 맥락은 세계화, 국가간 불균형 경 제발전과 이주노동, 성별화된 노동시장, 가족제도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국가간 불균형 경제발전은 경제적으로 후진적인 나라에서 선진국으로의 이주노동 이라는 현상을 가져왔다. 세계화로 국가간 자본과 노동의 이주가 더 자유로워지면 서 노동력의 세계적인 이주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국가간 노동력의 이주의 형태 와 성격 및 규모는 노동력 송출국과 노동력 수입국의 내부사정과 이주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1970년대 경제적 침체와 높은 실업률, 빈곤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르코 스 대통령이 해외 노동력 수출정책 을 추진한 이후 필리핀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 정책을 승계하고 지속시켜왔다. 노동력의 해외 이주는 필리핀에 존재하는 실업문제 를 해결해 주며 이주노동자들이 보내오는 송금은 필리핀의 재정에 큰 공헌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필리핀은 아시아 최대의 해외노동 송출국이 되었다. 해외 이주노동에는 남녀 모두가 참가하게 되는데 최근의 필리핀 정부와 비정부기 구의 보고에 의하면 해외이주 노동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을 능가하고 있다고 한 5) 본 연구를 위해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신 마리안나 수녀님, 스테파냐 수녀님, 카톨릭센 터와 그 외의 장소에서 만난 필리핀 여성들, 설문조사를 도와 준 릴리야, 그리고 무보수 로 효율적인 연구조교 역할을 해 준 목포대학교 역사문화학부의 오윤정에게 감사한다.

12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5 다(백재희 2000: 28). 그러나 성별화된 세계노동시장에서 필리핀 여성들의 이주노동 자들은 주로 가내노동, 간호원, 엔터테이너 등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간주된 업종이나 성관련 산업에 집중적으로 취업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우편주문신부 (mail order bride)등의 형태로 일본, 한국, 유럽, 호주 등으로 이주한다. 1998~99 년 사이 필리핀에서 일본, 호주, 독일, 영국, 미국 등으로 이주한 여성 중 94%가 약혼자나 배우자로서 이주해 온 여성이었다(백재희 2000: 20). 이들이 결혼하는 사람들은 자국 내에서 주변화되어 결혼과 자녀생산의 문제를 겪 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필리핀 여성들의 성적 매력 을 찾는 사람들이다. 이주노동이 일의 내용이나 계약 조건이 좀더 분명한 사회적 노동이라 면 국제결혼은 가족 재생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성적 서비스와 가사노 동이라는 사적인 노동이 되는 것이다. 사적인 노동자로서 이들은 남성의 절대적인 처분 하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국제결혼은 노동이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필리핀 여성들은 왜 국제결혼이라는 이주를 택하는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위에 서 이야기한 성별화된 국제 노동시장과 함께 필리핀 가족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동 시에 살펴보아야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필리핀은 양변제 가족제도를 가지고 있다. 가족 안에서 부부가 상대적으로 평등하며 상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김민정 2002: 85). 부모와 자식간 에는 강한 유대감이 존재한다. 부모는 자식들을 애정으로 돌보고 자식들은 부모가 늙거나 생활이 어려울 때에 그들을 부양할 책임이 있다. 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 운 형제자매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강한 도덕적인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아들 딸 모두 부모 부양의 책임이 있지만 아들보다는 딸에 대한 기대나 요구가 더 크다. 여 성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부모나 형제를 돕기 위해 일을 하게 되는데 결혼이나 자신 의 행복보다 부모에 대한 의무를 중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일찍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게 되는데 이주노동도 가족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행하여진다(Constable 1997: 18). 가족을 돕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결혼을 미루기도 한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국내, 국제) 결혼도 미루고 일을 하는 필리핀 여성들에게 자기 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 남자들과의 국제결혼은 하나의 대안이 된다. 자기 나 라에서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있더라도 대부분이 불안정하고 임금이 낮아 생활이 곤란한데 잘 사는 나라의 남자들과의 결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고

13 16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가족을 위해 일하다 결혼 적령기를 넘기는 사람들 이 있는데 국제결혼은 결혼상대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을 구제해 주는 방안으로 여 겨진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결혼 상대가 자신의 가족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줄 것 이라는 약속 이다. 국제결혼은 실업, 저임금, 결혼문제, 빈곤문제 등을 해결해 주는 좋은 방편으로 여겨진다. 만일 남편이 돈을 보내주지 않을 경우 한국에 일자리가 많기 때문에 일을 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에 결 혼과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 대한 송금의 약속, 결혼을 통한 이주와 취업 가능성 등 은 필리핀여성의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한국남성을 위한 성과 가내노동력 서비스의 제공자로 전환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결혼은 미혼모, 남편과 사별한 과부, 별거 중이거나 실업으로 부양능력이 없 는 남편을 둔 기혼녀들에게도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국제결혼을 통해서 가난한 부모 뿐 아니라 아이를 부양할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이 들은 필리핀에서 결혼을 했거나 아이를 낳은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는데 이는 한국 남편과의 갈등의 원인이 된다. 때에 따라 필리핀에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들의 양육비를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결혼하는 사례도 있다. 자녀가 있는 여 자와 결혼하는 남성은 나이 차이가 많이 있거나 재혼으로 스스로가 결혼시장에서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사람이기 쉽다. 필리핀 여성들은 국제결혼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필리핀 남성들 중에는 일자리 가 없어 실업상태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으며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의식이 낮아 여 성이 가족부양의 책임을 떠맡게 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스페인과 미국에 의한 식민통치기간을 거치는 동안 외국인과 결혼이 많이 이루어져 인종간 결합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하얀 피부가 높은 인종과 계급적 위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서구인들과의 혼인을 선망하는데 상대적으로 피부가 하얀 한국인은 인종간 위계에 서 중간 정도의 위치에 온다. 6) 늦게까지 결혼상대자를 찾지 못하고 피부가 검은 편 에 속한 리사(32세) 7) 는 내 나이에 나와 결혼해 줄 사람이 없었다. 나는 피부가 하 얀 것이 좋다. 내 피부는 검은 편이다. 내 남편은 하얗고 미남이다 고 말한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 중에는 경제적인 것이 최우선적인 동기가 아닌 6) 제니는 필리핀 여성들이 선호하는 외국인 결혼상대의 순서는 1) 미국인, 2) 유럽인, 3) 캐나다인, 4) 호주와 뉴질랜드인, 5) 일본, 대만, 홍콩 한국인 이라고 말한다. 7) 여기에 나오는 모든 필리핀 여성의 이름은 가명이다.

14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7 경우도 있다. 친구의 소개로 결혼을 하게 된 아이린(37세)은 자신은 남편을 사랑하 기 때문에 결혼하였다고 말한다. 서신과 전화를 통해 비교적 오랜 구애기간을 가진 아이린은 사랑 외에 다른 어떤 이유로도 결혼하지 않았다 는 점을 강조한다. 그녀 의 남편은 한달 이상 부모가 사는 곳에 가 묵으면서 그들의 승낙을 받았다는 것이 다. 그러나 아이린과 같은 사례는 아주 극소수이다. 3. 국제 결혼의 중개자들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결혼은 두 나라의 사정을 비교적 잘 아는 중개자들 에 의해 성사된다. 이들은 상대국 결혼시장의 사정, 결혼상대에 대한 정보, 국제결 혼에 필요한 법적인 절차 등을 모르는 사람들을 맺어주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게 된다. 이들이 결혼의 성사율이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 목표로 두게 되면서 한 필(한국인과 필리핀인)결혼은 초기에서부터 많은 문제를 갖게 된다.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결혼은 대체로 세 가지 채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첫째,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족 혹은 참가정실천운동본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음)라는 특정 종교단체를 통해서이다. 둘째, 상업적 목적을 가진 사설중개업자를 통해서이다. 셋째, 한국인과 결혼한 친구나 친지를 통해서이다. 필리핀에서 통일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The Family Federation of World Peace and Unification)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종교라기보다는 이상적 가 족과 세계평화를 위한 운동조직으로 이해되고 있다. 가톨릭 종교 전통이 강한 필리 핀에서 종교조직보다는 사회운동단체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하기 때문이다. 세계평화 통일가정연합은 처음(1997년)에는 종교적 목적으로, 후에는 결혼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남성과 필리핀여성들을 맺어주는 사회운동 차원에서 국제결혼을 추진하고 있다 고 말한다 (시사저널 월).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기 바라는 남성들은 종교심 과 상관없이 결혼을 위한 목적으로 통일교에 가입하고 결혼비용을 치루기 때문에 상업적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광주여성발전센터는 2002년 CBS 광주방송국과 공동으로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 는 외국인주부 1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는데 조사 대상자 중 63%가 종교 단체를 통해, 21%가 주위사람의 소개로, 16%가 기타 통로를 통해 결혼하였다고

15 18 대답하였다. 여기에서 종교단체란 통일교를 의미하는데 내가 조사한 대다수의 여성 들이 통일교를 통해서 결혼하였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기 전에 필리핀여성들은 통일교에서 주관하는 이상적인 가정 에 대한 종교세미나에 참석하게 한다. 세미나는 7일, 14일, 21일, 40일 식으로 진행된다. 세 미나에 참석한 여성들은 한국남성을 소개받는다. 이들은 맞선의 형태로 만나게 된 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맞선 상대로 만난 상대를 거절하지 못한다. 라이니(36세) 라는 한 필리핀 여성은 만나기 전부터 거절하지 말라 는 목사님의 충고를 들었다 고 한다. 때에 따라서는 만나기 전부터 영혼의 짝 (soul-mate)으로 소개된다. 맞 선이 끝나면 곧 축복의식(blessing ceremony)으로 불리는 합동결혼식을 치루게 된 다. 이 의식이 끝나면 한국남성은 한국으로 돌아간다. 필리핀에 남은 여성과 한국으 로 돌아간 배우자는 서신이나 전화를 통해 서로 연락을 한다. 말이 통하지 않은 이 들의 전화나 서신을 통역을 해 주는 역할을 센터가 맡는다. 식이 끝나면 정식으로 혼인서류가 만들어진다. 법률상 혼인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국에 온 필리핀 여성들은 곧 바로 남편과 가정을 시작하지 않는다. 한국 에 온 후 1~3개월 정도 통일교 센터나 목사님 집에 묵으면서 한국생활 적응에 필 요한 교육과 이상적 결혼생활에 관한 세미나에 참여한다. 이 기간은 경우에 따라 단축될 수 있다. 센터에서 있는 동안 이들은 남편의 방문을 받는다. 센터에서 한국 적응 기간 이 지난 후 남편의 집에 가서 가족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8) 남편이 센터로 방문하는 동안 비록 언어문제로 인한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은 남편 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비전을 가진 이상적 남편 으로 소개된 남편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통일교를 통해 결혼한 두 사람의 결혼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9) 사례 1 필리핀에서 초등학교 교사 있었는데 일본여성과 결혼한 선생님이 통일교를 소개 했어요. 통일교 센터에서 주관하는 7일 세미나, 21일 세미나 등에 참석하여 이상적 8) 이들은 남편과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가족을 시작한다 (start the family)고 말 한다. 가족을 시작하라는 허락이 나면서 이들은 정식으로 합방(sexual consummation)을 하게 된다. 9) 통일교를 통해 맺어진 결혼사례에 관해서는 글랜 (2003)과 마리안나 (2003b) 참조.

16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19 인 가정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이상적 가족과 이상적 세계를 만든다는 그들의 말에 국제결혼에 대해 큰 동기부여를 받았습니다. 나의 남편도 똑같은 비전과 꿈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였지요. 남편은 사진으로만 봤습니다. 그냥 괜찮아 보였습니다. 축복의식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교회에서는 축복의식은 아직 결혼이 아니고 그냥 의식에 불과한 것이 라 했습니다. 나에게 그것은 그냥 행진, 행진(just march, march)이고 색다른 경험 같은 것이었지요. 심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결혼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나 중에 의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까요. 2,000 여 쌍이 의식에 참여하였지 요. 부모님은 내가 결혼의식에 참여한 것을 모르셨지요. 신문에 합동결혼식에 대한 기사가 크게 났을 때, 도대체 흠, 재미있구나. 이것이 뭐지 하고 물었지만 제가 거 기에 참가한 것은 모르고 계셨습니다. 한국에 와서야 결혼 사실을 알렸지요. 한국에 와서 나는 남편이 전혀 다른 사람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술 마시고, 담배 피우 고, 노름을 하였지요. (하이디 37세 결혼생활 7년) 사례 2 백화점에서 세일즈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 온 한 사람으로부터 우연히 세계 평화통일정운동이라는 조직에서 좋은 세미나를 하게 된 다는 것을 알고 참석하였 다. 저는 좋은 세미나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고 갔지요. 세미나는 3일 정도 계속되 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이상적 가족과 세계평화라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 에 계속 세미나에 참석하였습니다. 세미나가 끝나자 하루는 나는 필리핀의 미녀를 만나고자 하는 한국 남성을 소개 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한국남성들은 술, 담배, 노름 등을 하지 않는 죄악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그들은 나의 영혼의 짝(soul-mate)이라고 사진 을 주었는데 사진 뒤에는 36세라고 적혀 있었어요. 나는 당시 26세였고 대학을 졸 업했는데 그는 초등학교 졸업생이었지요. 그는 직업이 용접공이었습니다. 나는 어떻 게 초등학교 졸업생과 결혼할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그는 한국에서 매우 부자이고 나를 공주처럼 소중하게 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증거로 네가 필리핀에서 한국 으로 하는 전화를 수신자부담(collect call)으로 받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돈이 많다 는 증거라는 것이지요. 돈이 많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의 가족을 도울 것 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17 20 나의 배우자가 한국에서 왔습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목사님은 그의 얼굴보다 그의 마음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그와 축복의식을 하 게 되었고 집에서는 나중에 내가 그 의식에 참여한 것을 알게되었지요. 그들은 나 보고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그만 두지 않으면 집에서 쫓아낸다고요. 나는 내가 이 상적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센터 에서는 내가 이미 약혼했다고 했습니다. 마음속에 갈등이 생겼지만 센터의 세미나 에 다시 참석하면서 마음을 돌렸고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얼마동안 목사님집에 머물렀습니다. 가족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기 간입니다. 남편은 나를 방문했고 나는 그가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을 알았습 니다. 필리핀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남편이 결혼비용으로 모두 600만원인가를 냈다 고 했습니다. 그 돈을 갚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요. 나는 가족을 시작하여야 할 함정에 빠진 것이지요(I was trapped to start the family). (알리사 32세, 결혼 생활 5년)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도 위와 비슷하다. 이들은 이상적 가족을 함께 꾸밀 이상적 인 한국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10) 결혼의 거의 모든 과정을 센터에서 주관하며 언어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결혼상대와 한국의 현실에 대한 정보 를 거의 센터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왜 한국남자와 결혼했느냐는 물음에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 남성에게는 죄악이 없다 (no vices)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죄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노름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들은 또한 한국남성들은 모두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며, 돈이 많고, 친절한데 필리핀의 미녀 를 만나고 싶어한다. 이들은 필리핀에 있는 친정식구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는 말도 듣는다.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업적 중개업자들은 필리핀 여성들에게 한국남성들이 죄악이 없다 는 식의 이야 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부자나라이기 때문에 남편 될 사람이 아주 돈이 많다. 한국에 가면 편히 잘 살 수 있고 필리핀의 가족도 도와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상업적 결혼은 필리핀 현지에 온 한국남성과의 맞선을 본 즉시 혹은 2~3일 안에 결정된다. 결혼이 결정되면 곧 법적인 수속을 하고 한국에 나오기 때문에 통 10) 통일교 결혼을 한 사람들이 모두 불행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18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21 일교를 통한 결혼과 마찬가지로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필리 핀에서 며칠간의 만남이 있다고 하나 한국과 현지중개회사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결혼중개업소들은 대개 필리핀 현지에 있는 중개업자들과 계약을 맺고 결혼을 성 사시키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한국 남성과 결혼할 필리핀 여성들을 모집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한국에 있는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은 필리핀 여성들의 학력, 가족 배경, 혼인여부와 자녀출산 여부 등 기본적인 상황에 대해서 이들이 주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지에 있는 모집책들이 미혼모나 남편과 아이가 있는 기혼녀 를 독신으로 소개할 경우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필리핀에 가족이 있는 사실이 결혼 후 알려질 경우 부부간의 갈등과 결혼 파탄에 이르게 된다. 국제결혼 중개업자들 중에는 결혼을 성사시키고 중개비를 챙기기 위해 의도적으 로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악덕중개업자 가 있다. 이들은 비교적 현지사정과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필리핀에 현지처를 두고 살면서 모집책을 지휘하거나 자신이 직 접 나서서 필리핀 여성을 모집한다. 이들은 위장 결혼과 사기결혼을 감행하기도 한 다. 악덕 중개업자로 여러 사건에 연루된 김모씨를 통해 한국남성과 결혼한 제니 (35세) 11) 는 자신이 한국에 와 결혼하게 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사례 3 저는 필리핀에서 영어교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저보다 연하 였고 매우 의존적이고 책임감이 없었습니다. 그와의 결혼을 우리 집과 상대방의 집 에서 모두 결혼을 반대하였습니다. 그에게서 아들을 하나 낳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들과 외롭지 않게 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임감이 없는 그와는 헤어졌습니 다. 하루는 내 여자친구가 나에게 한국사람과 결혼하면 아들의 양육비도 보내준다 고 했습니다. 나는 김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나에게 매우 겸손한 태도로 이야기했습 니다. 그는 나를 존중하여 아띠 제니라고 불렀습니다. 아띠는 본래 손윗사람을 부르 는 말입니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를 존중하여 아띠라 불 11) 제니의 사례는 2003년 6월 안양전진상복지관 이주여성쉼터가 주최한 국제결혼과 여 성폭력에 관한 정책 제안을 위한 원탁토론회 에서 마리안나 수녀가 발표한 사설알선업 자에 의한 국제결혼과 여성폭력 에 사례로 나와 있다. 제니는 물론 가명이지만 동일 인 물이기에 제니라는 이름을 쓴다. 본 연구는 제니를 직접 인터뷰하였다.

19 22 렀습니다. 그는 나에게 아띠 제니, 한국에는 아띠 수준에 맞는 직업을 가진 제 남 자친구가 많이 있습니다. 나는 친구가 아주 많아요. 한국에 가면 아띠의 수준에 맞 는 제 친구를 소개해 주겠습니다. 아이 문제도 걱정 마세요. 아마 아이도 데려다 기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양육비도 줄 거예요. 물론 그는 영어를 할 줄 알지요. 아띠 제니 수준에 맞는 사람입니다. 교육으로 봐서도 라고 말하기에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를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너무 친절하고 신사다웠으니까요. 어느날 그는 나에게 한국에 가기 위해 72세 된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2) 한국에 가 면 친구를 소개할 터인데 이 남자와의 결혼은 한국에 가는 비자를 내기 위한 것이 라고 했습니다. 나는 혹 72세나 되는 남자와의 결혼이 나의 미래의 남편과 내 결혼 생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는 절대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나는 72세 된 남자와 결혼을 하고 결혼증명서류를 가지고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여 저는 K시에 있는 그의 집에 머물렀습니다. 다른 한 필리핀 여 자도 있었습니다. 그는 나를 친구에게 소개한다면서 여기 저기 데리고 다녔습니다. 섬과 지방도시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다방 같은 곳에서 소개받을 남자를 만났는데 가끔 친척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동행해 나왔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내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도 못했습니다. 설마 이 사람을 내게 소개해 주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 사람이 진짜 김씨의 친 구예요 하고 물으니까 왜, 싫어요? 걱정 말아요. 사람은 또 있으니까. 정말 좋은 사람을 소개해 줄께요 하고 말하였습니다. 나는 몇 번의 만남을 통해서 내가 그의 친구를 소개받는 것이 아니라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말을 잘 모르지만 돈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나는 비로소 내가 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매우 불안하고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영어를 하고 내 수준의 교육을 받은 한국 남자를 만날 꿈을 모두 접게 되었습니다. 12) 제니는 중개업자에게 확실한 결혼 (sure marriage)과 확실하지 않은 결혼 (not-sure marriage)이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결혼은 그곳을 방문한 한국남자와 필리핀여성의 맞 선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다. 확실하지 않은 결혼 은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남자와 결 혼성사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위장 결혼 등을 통해 필리핀 여성을 한국에 나오게 한 다음한국에 있는 남성들에게 선을 보이는 경우이다.

20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23 내가 바라는 것은 단 두 가지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적어도 내 얼굴을 쳐 다보고 이야기하려는 사람이었으며 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내 남편은 처음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고 말을 건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가 나를 선택하여 결혼하여주기 를 바랐습니다. 그는 나를 선택하였습니다. (제니 35세, 결혼생활 1년) 김씨는 제니뿐 아니라 다른 필리핀 여성들을 한국에 데리고 와서 여러 도서지역 을 돌아다니면서 남성들에게 선을 보였다.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온 필리핀 여성을 성 관련 산업에 알선 취업시키는가 하면 결혼을 위해 입국하는 필리핀 여성들을 통해 진주밀수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악덕 중개업자에게 결혼중개는 필리핀 여성들 의 성매매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확연하다. 한국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결혼이 많아지면서 친지나 친구를 통해 결혼하는 사례 도 생기게 된다. 한국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이 자신의 친지나 친척을 주위 사 람에게 소개하는 경우이다. 이들은 대개 자신의 한국생활에 만족한 사람들인데 좋 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한국남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 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한편 자신의 결혼에 회의를 느끼거나, 한 필 부부의 문제를 옆에서 많이 보는 사람들은 잘못되어 자신이 원망 받을지도 모른다 는 우려 때문에 친구나 친척을 소개하기 꺼려한다. 종교단체나 사설업자를 통해 국제 결혼한 남성들이 반( 半 )사업적 목적으로 한 필 결혼을 추진해 주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자신의 결혼에 대해 비교적 만족한 사 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결혼과정을 통해서 한 필 결혼성사과정과 법적 수속과정 에 대한 노우하우를 얻게 된 사람들이다. 필리핀 여성을 모집하는 일과 필리핀에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일에 아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주로 자신의 주 위에서 결혼하지 못한 친지나 친척을 대상으로 결혼사업을 한다. 전문중개업소나 종교단체보다 저렴한 가격 에 결혼을 성사시켜 주고 소개비를 받아 누이 좋고 매 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마을이나 지역에서 자신이 성사시킨 한 필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길 경우 중재에 나서기도 한다. 4. 가부장적 가족질서로의 편입: 불평등한 부부관계와 갈등

21 24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에 도착하자 곧 남편과 한국생활에 대해 가진 기대가 사실 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부자로 알고 있던 남편이 도시에서 외따로 떨어진 농촌이 나 어촌에 살고 있으며 사는 살림살이가 형편없는 것을 발견하다. 그 중에는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거나 결혼과정에서 빚을 지게 되어 생계가 곤란한 사람도 있다. 도시적인 삶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밖에 나가면 논과 산, 바다만 보이는 곳에 고 립된 자신을 발견한다. 도시에 사는 경우에도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것으로 알았던 남편이 일을 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많으며 날마다 술을 마시고 노름을 하는 것을 발견한다. 오히려 자신이 일해서 남편과 시집식구를 부양해야 할 판이다. 결혼하자 마자 분가하는 필리핀과 달리 시집식구와 같이 살아야 하는 삶은 버겁기만 하다. 이러한 현실에 실망하여 후회하고 필리핀에 돌아가고 싶어도 길이 없다. 필리핀 에 돌아가려면 자신을 데려오기 위해 남편이 쓴 비용을 13)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듣 는다. 자신이 매매의 대상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 돈을 갚을 방법도 없으며 필리핀에 돌아가 봐야 뾰족한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혼과정에서 남편이 쓴 결혼비용은 결혼생활을 계속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다. 결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진 빚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거나, 결혼비용을 빨리 갚으라는 중개업자의 독촉을 받을 때 남편이나 시부모들은 필리핀 아내에게 원망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한국 며느리를 맞지 못해 못내 아쉬운 시어머니는 많고 많 은 한국여자들 다 어디다 두고 국제결혼을 해서 우리가 이런 어려움을 당하는가 하는 마음으로 며느리를 미워하게 된다. 돈 값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하다. 필리 핀 부인들은 자신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 시집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다는 원망 에 무어라 대응하기조차 어렵다. 필리핀 여성들이 빈곤에서의 탈피, 풍족한 생활, 취업과 필리핀 가족에 대한 경 제적인 도움, 독신생활에서의 탈피 등을 이유로 한국남성들과 결혼한다면 한국 남 성들은 필리핀 여성들이 성적 파트너로서 자기 아이를 낳아 주고, 집안살림을 해 주며, 시부모를 잘 모시어 줄, 다시 말하면 전통적 가족을 재생산해 주기를 바라며 위하여 결혼한다. 필리핀 여성들은 어차피 결혼을 했고 필리핀에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한국생활 13) 결혼비용은 남편들의 필리핀 방문 경비, 여성 집에 선물조로 약속한 보조금, 소개비, 수 속비와 아내의 비행경비 등이 포함된다. 결혼비용은 만원 들었다는 사람부터 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22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25 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적응은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 는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이다. 필리핀 여성이 영어를 사용하기 때 문에 14) 2세 교육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선 남편이 영어를 잘 알지 못하 기 때문에 의사소통은 대부분 몇몇 단어와 손짓발짓으로 이루어진다. 때로는 영어 사전이 동원되기도 한다. 의사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이 영어를 배우는 법은 거의 없다. 여자가 한국에 시집을 왔으니까 한국말을 빨리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대할 뿐이다. 그 러나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말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이들에게 한 국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없다. 남편이나 시집식구에게서 배우는 말은 단편적인 말들이다. 둘째, 이들 대부분이 남편과 시집식구의 기대대로 한국에 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부 사회로부터 고립된 이들은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 머물게 되어 다른 한국인들을 만나 한국말을 배울 기회는 그만큼 적어진다. 15) 일상적인 생활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는 본인과 남편, 그리고 시집식구들 사이에 답답함과 좌절감을 낳는다. 빨리, 빨리 문화에 젖은 시집식구들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행동이 느린 필리핀 여성에게 욕설을 하거나 때리기도 한다. 이들은 외국인 이기 때문에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보다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열등한 사람이 바보같이 군다 고 생각하고 무시한다. 로잘리(29세)는 설날에 동 서들이 같이 모였는데 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일을 빨리빨리 못한다고 내 옆구 14) 필리핀에서는 따갈로그어와 함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영어는 학교와 공공기관 에서 사용하는 언어이지 일상어는 아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모든 여성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를 나오면 대개 의사소통을 하지만 대학 을 졸업하여야만 그런 대로 유창하게 한다. 필리핀 여성 중에는 영어구사에도 문제가 있 는 여성들이 있다. 15) 결혼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아이출산에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필리핀 아내를 아이 낳는 공장 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남편과 시집식구들이 혹 피임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과 결혼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표정을 하기 때 문에 아이를 낳는 일이 이들에게 중요하다. 때로 남편은 아이만 하나 주면 무엇이든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첫 아내와 헤어지고 20여세 연하의 필리핀 여성을 맞은 P씨는 아내에게 내년에 아이만 하나 낳아주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 고 이야기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외부와 통하지 않아 외롭고 심심한 이들이게 아이의 출산은 한국생활에게 적응하게 해 주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23 26 리를 발로 걷어찼다. 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부간의 간격을 가져온다. 아내를 잠자리 상대, 아 이 낳고 살림하는 상대로만 보는 일부 남편들은 굳이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남편의 일을 물어보는 아내에게 시끄러워, 조용히 해 하고 소리치기도 한다. 어차피 통하지 않을 것, 네 할 일(아이 기르고 살림하는 것)이나 하라는 것이 다. 아내와 비교적 사이가 좋은 남편도 의사소통에 있어서 제약을 느끼기는 마찬가 지이다. 아내 를, 남편 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인 남편과 필리핀 아내가 공 통으로 하는 말이다. 결혼 7년째인 Y씨는 지금껏 살아도 내가 (아내의) 그 속을 어떻게 다 알겠소? 예를 들면 일을 하자고 하려면, 워크(work), 워크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 오케이? 오케이? 하고 알아들은 것으로 생각하고 대충 그런가보다 하고 살지 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외국인과 결혼했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살지만 시간이 지나도 말이 통하 지 않을 때 부부간의 갈등과 좌절은 더해간다. 말을 안 해도 아내가 내 마음을 알 아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고맥락 문화 (유명기: 1997: 128)에 익숙한 남편은 아내에 게 일일이 설명할 능력도 태도도 되어 있지 않다. 필리핀 아내들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당연히 설명을 필요로 하는 것이 많이 있으며 한국인들보다 설명 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하여 있다. 그러나 다문화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없고 부부란 여자가 남편을 따라 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익숙한 남편들은 시 간이 흘러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내에 대해 답답해 하고 적당히 포기하면서 산다. 아내가 말을 하지 않거나 가출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오지 않는 한 별일 없 이 평온하게 잘 살고 있다 고 생각한다. 언어문제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것이 문화적인 차이다. 문화적인 차이는 음식문 화의 차이에서부터 부부위계에 대한 생각, 자녀의 소속과 양육방식, 친족과의 관계 등 다방면에서 나타난다. 남편들은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인 정하지만 한국 남자에게 시집을 왔으니까 한국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런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아내에 대해서 실망하고 화를 낸다. 예를 들어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필리핀 여성들은 김치 등 한국음식에 적 응하기 힘들다. 그러나 남편이나 시집식구들은 한국음식 먹기를 강요한다. 한국음식 에 대한 거부가 곧 한국전통과 남편에 대한 거부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들은 아내 가 하루 바삐 한국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기를 기대한다. 이것은 이들이 결혼한 이

24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27 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며느리가 한국음식을 할 줄 알아야 음식 만드는 일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의 기대 또한 매우 크다. 그러나 필리핀 여성 들은 한국음식 만드는 일을 쉽게 배우지 못한다. 임시적으로 시어머니, 심지어는 시 아버지가 며느리 대신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풍습을 잘 모르는 필리핀 며느리들은 그러한 것이 관습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16) 이 때 문에 시집식구나 주위에서 필리핀 여성들은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계신데도 밥을 해드리나, 일을 잘 하나, 살림을 잘 하나? 문제가 많다는 말을 듣기도 하다. 필리핀 여성들에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권위적인 남편의 태도이다. 남녀가 평등한 전통을 가진 필리핀 여성들은 남편이 집에서 왕처럼 군다. 나를 하녀같이 부린다. 물 가져와라. 재떨이 가져와라 하고 모든 심부름을 시키면서 자기는 꼼짝도 안 한다. 결혼상대를 구한 것이 아니라 하녀를 구한 것이 분명하다. 시집식구들도 나서서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고 가르친다 고 불만을 토로한다. 한국이 가부장적 인 사회라는 것을 백 번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남편이 자신들을 한국여자와 다 르게 취급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무시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불평하는 또 다른 것은 남편이 술과 담배, 도박을 한다는 것이다. 때로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술을 마시고 나면 남편은 평소보다 폭력적 이 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남성들은 나름대로의 설명을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자들이 친구를 만나면 술을 마시고, 화투도 치고 놀다가 집에 안 들어가기도 하 는데 이것을 하지 말라 하면 모든 친구관계를 끊고 사회생활을 말라는 것이다. 시 골에서 상이 나면 가서 술을 마시고 밤을 세우며, 농한기가 되면 남자친구들이 같 이 술 한잔하고 심심풀이로 화투를 칠 수도 있는데 이것을 하지 말라 하면 시골에 서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자가 있다는 의심에 대해서도 이들은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뛴다. 여자를 사귈 능력이라도 있으면 왜 한국여자를 두고 필리핀여자와 결혼했겠느냐고 이야기한다. 16) 시어머니가 밥을 해주는 것이 한국풍습이라고 생각하고 시집와서 1주일 이상 계속해서 시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아 먹었다는 일화가 있다(여성동아 월호). 한국에 온지 일년쯤 되는 리사(32세)는 집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시아버 지 라고 대답한다. 그녀는 빨리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25 28 그들은 필리핀여성들이 남편의 여자문제에 대해 조금 예민한 측면이 있다. 이는 필 리핀에서 남성들이 책임감 없이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갖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들의 갈등은 아이양육방식에서도 나타난다. 필리핀 여성 들의 아이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이들은 아이가 한국남자와 결혼해서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것, 혹은 유일하게 좋은 것이라 이야기한다. 자주 아이의 소중함 을 내 인생의 영감 (inspiration)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들은 아이를 애정으로 키워야 하다고 생각하고 아이를 울리거나 야단치면 안된 다고 생각한다. 17) 아이 양육에 대한 필리핀 아내의 태도에 관해 한 한국남편은 이 렇게 말한다. 아이는 조금 울기도 하고 스스로 씩씩하게 자라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필리핀여자들은 아이들에 너무 집착하는 거예요. 우리 집 사람에게 아이들 울려서 키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이가 울기만 하면 어느 사이에 젖을 물리고 있어 요. 못 말려요 ( Y씨 47세). 아이를 엄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가 아이를 훈육한다고 큰 소리를 치거나 매질을 하는 경우 부부싸움에 이르게 된다. 한국남성은 아버지로서 내 자식 내가 가르치는데 네가 왜 나서서 남편과 아버지의 권위를 깎는가 하고 아내에게 화 를 내고 아내를 때리기도 한다.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아이가 남편의 아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아이라는 생각 이 강하다. 어머니는 터만 빌려주었을 뿐 아이는 아버지의 씨를 이어 받는다고 생 각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사고와 대조를 이룬다.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는 필리핀 여성들은 18) 가출할 때에 꼭 아이를 데리고 나간다. 아이를 놓아두고 가출하 는 한국여성들과 차이가 난다. 필리핀여성과 결혼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자식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이나 시집식구로서는 여자의 가출보다 아이를 데리고 갔다는 사실에 더 놀라고 분노한다. 흥미롭게도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낳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닮았는데 19) 이는 남편이나 시집 식구들이 아이에게 더욱 애착을 보이는 한 원인이 된다. 17) 필리핀 농촌마을 연구에서 김민정은 이와 유사한 필리핀인들의 아이양육에 대한 태도 를 기술한다(김민정 2002: 92). 18) 이는 양변적이고 모중심적인 필리핀의 가족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19) 이에 대해 Y씨는 한국남자의 기가 필리핀 여자보다 훨씬 세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의 이론을 냈다.

26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29 한국남편들은 가족을 자기의 부모와 자식으로 생각한다. 가족의 범위를 조금 넓 히자면 형제들이 부모와 자신의 가족으로 이루어진 직계가족에 더하여진다. 이들에 게 부모를 모시는 것은 중요한 의무 중의 하나이다. 직업이나 수입이 일정하지 않 은 경우 부모에게 의지할 수 있다. 농사를 짓는 경우 부모나 형제와 일종의 경제공 동체를 형성한다. 따로 농사를 짓거나 일을 하더라도 부모와 형제가 필요하면 그들 을 도우려 한다. 부모의 의견을 중요시한다. 아내는 가부장적 가족의 일원으로 이들 을 위해 희생하는 착한 사람 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필리핀 아내는 남편이 시집식 구들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라는 점에 불만이 많다. 시부모와 떨어져 살기를 원한 다. 시부모의 간섭이나 남편의 시부모에 대한 의존에 불만이 많이 있었지만 내가 만 난 여성들 중에 시부모가 자신을 학대한다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개는 시어머 니 좋아요. 동서도 좋아요. 남편이 문제 있어요" 하고 대답하였다. 두드러지게 시어 머니와 불화를 겪고 있는 사람은 비비안이었는데 그녀는 시어머니가 자신의 인생의 가장 큰 불행(the biggest trouble in my life)이라고 이야기한다. 시어머니는 처음 부터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질투한다고 생각한다. 시어머니의 학대는 일상적 으로 말해지는 씨발 과 같은 욕설, 필리핀의 경제적 빈곤을 빗대어 멸시하는 것, 자신이 낳은 손주에 대한 냉정한 태도 등으로 나타난다. 시어머니는 자주 너희 나 라에 냉장고 있냐, 너희 나라에 가스레인지 있냐, 너희 나라에 백화점이 있냐, 너희 나라에 선풍기 있냐 는 식의 질문을 한다. 또한 자기의 손주인데도 비비안이 난 아이들에게 냉담하게 대한다. 큰 손주딸이 5세가 되도록 예쁘다 는 말 한번 안 한 다. 아이를 쓰다듬거나 돌봐주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면 몰 라, 돈 없어! 하고 냉정하게 말한다. 비비안이 밖에 나갈 일이 있어도 절대 돌봐주 지 않는다. 이는 시부모들이 며느리에게 불만이 있어도 손주는 끔찍하게 생각하는 다른 필리핀 여성들의 경험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사례이다. 남편과 사이가 좋은 제니는 남편이 일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시어머니가 아들을 붙들고 자신에 대해 보고하는(report) 것을 본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나 아들의 표정이나 시어머니의 표정을 보면 좋은 일 같지는 않다. 시어머니는 또한 아들에게 자주 자기 방에 건너와서 자라고 한다. 우리나라 가족제도 안에서 흔히 나타나는 아들의 애정을 빼앗아간 며느리에 대한 질투인데 필리핀 여성들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가난한 나라에서 온 며느리에

27 30 대한 멸시와 함께 나타낸다. 한국남성들이 모든 것을 자기의 직계가족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필리핀 여성들 은 가족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를 자신과 자녀 그리고 필리핀에 있는 가족을 중심으 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신뢰하지 않을 때에 남편과 자식을 중심으로 하는 공식적인 가족과 자신과 자녀, 본국에 있는 친정식구들을 중 심으로 형성되는 비공식적인 가족에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필리핀에 있는 가족 이 어려움을 호소해 오거나 부양해야 할 자식이 있는 여성의 경우 이러한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이들은 남편이 많은 돈을 벌지 못해, 혹은 다른 이유로 필리핀에 돈을 보낼 수 없을 때 자신이 일을 해 필리핀에 돈을 보내려고 한다. 일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면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을 고집한다. 20) 결혼을 가부장적 가족질서와 남편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보아주기 바라는 남편들 은 아내가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일하려고 할 때 매우 폭력적 으로 반응한다. 조세핀(32세 결혼생활 3년 6개월)은 남편이 자기에게 처음으로 폭 력을 행사한 것은 일을 하겠다고 말했을 때라고 한다. 그녀는 한국의 가족과 필리핀 가족사이에 선 자신의 갈등적 처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필리핀에 아빠 없이 엄마가 세 남자형제와 여동생과 살아요. 오빠 일 없어. 동 생 일없어. 오빠는 마약중독이어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요. 동생도 알코홀 중독이 예요. 여동생은 두 아이를 가진 미혼모인데 일을 해도 돈이 많지 않아 엄마 줄 돈 없어요. 엄마가 밥 없어 굶고 있는데 돈 있으면 좀 보내줘 그래요. 남편 건설업 하는데 일 없는 날 많아요. 그래서 돈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일을 안 해요. 20) D군에 사는 아날리는 공장에서 일을 하는 것을 반 반대하는 남편과 싸움을 하게 되었 다. 아날리에게는 두 아이가 있는 데 일을 하기 위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 두 아이를 종일 반에 맡기는 데에는 48만원이 든다. 아날리가 받는 월급은 많아야 50만 원 정도이다. 아날리가 일하기 위해서는 남편이 자신과 두 아이를 매일 공장과 어린이집 에 각각 태워다 주어야 한다. 남편은 아날리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돈도 벌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날리는 끝까지 일하겠다고 우겼다. 싸우다 남편이 때렸고 아날 리는 집을 나왔다.

28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31 엄마가 밥 없다고 하니까 마음 아프잖아요. 엄마 지금은 돈 없어. 돈 있으면 보내 줄게. 그런데 나 결혼했어. 나도 식구 있어.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돼? 왜 오빠는 일 안하고 집에만 있어 라고 말하고 울었어요. (조세핀 32세) 5. 가부장적 질서와 남성성 유지의 기제들: 사적인 폭력과 합법적 제재 사회경제적으로 주변화되어 한국에서 결혼상대를 찾지 못하는 남성들은 남성성의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가난한, 그래서 상대적으로 열등하게 여겨지는 필리핀 여성 과의 결혼은 상실된 남성성의 회복이면서, 동시에 불완전한 남성성의 회복이다. 국 제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가셨다고 하지만 오직 지지리도 못났으면 외 국여자랑 결혼하겠느냐 는 주위의 시선이 있다. 우리가 무엇이 부족해도 한 가지 는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결혼을 하지, 그렇지 않으면 왜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사 람과 결혼하겠는가 라는 당사자의 말은 필리핀 여성과의 결혼이 차선책임을 잘 말 해 준다. 그러나 또한 가톨릭 국가이기 때문에 순결을 중요시하여 숫처녀일 가능성이 많 고 일부종사할 것 이라는 기대와 함께 한국여자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성적인 매 력과 미모를 갖춘 젊은 여자를 얻었다 는 사실은 이들의 손상된 남성성을 어느 정 도 회복시켜 준다. 왜 필리핀 여성과 결혼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생각해 보시오. 얼 마나 이쁘요? 한국에서 결혼하면 이런 여자가 걸리겠소? 라는 Y씨의 대답은 한국 여성과의 사이에서 상실된 남성성의 회복을 잘 보여 준다.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영 어를 하는 여성을 데리고 산다 는 사실 또한 이들의 상실된 남성성의 회복에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한편 성적인 매력, 영어의 구사, 높은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여성은 가난한 나라에서 데려왔다는 사실 때문에 언제나 한국 여성보다는 하위위계에 속한다. 그러므로 필리핀 아내에 대한 통제의 상실은 한국 여성보다 열등한 여성 에 대한 통제의 상실로 이해되어 이중적인 의미에서의 남성성의 상실 을 의미하게 된다. 한국 남성들은 이중적인 남성성의 상실을 피하기 위하여 필리핀 여성들을 통제하 는 여러 가지 기제를 가지고 있다. 첫째, 한국남성이 결혼비용을 전부 부담하였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결혼의

29 32 파기를 원하는 경우 이들은 결혼비용을 갚을 것을 요구한다. 필리핀 여성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이 큰돈이기 때문에 결혼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둘째, 여성을 외부와 고립된 가부장적 질서 안으로 통합시키려 한다. 임신은 여 성을 가부장적 가족질서에 통합시키고 외부와의 단절을 유지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아이의 출산은 남성이 국제결혼을 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다. 아이의 임 신은 필리핀 여성들에게 아내로서의 존재와 가치를 부여해 준다.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처럼 필리핀 여성이 임신을 하여 아이를 낳으면 남편을 떠나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셋째, 경제적인 통제이다. 대다수의 남편들은 아내에게 경제권을 주지 않는다. 살 림을 맡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이 요구할 때에만 비정기적으로 용돈 (allowance)을 준다. 심한 경우에는 밖에 나갈 일이 있을 때마다 버스비만을 준다. 라이니는 버스비를 타내기 위해서 두 손을 내밀고 여보, 돈주세요, 돈 주세요 하고 빌다시피 한다고 말한다. 가끔 2만원, 3만원씩을 주는 사람이 있다. 한달 용돈으로 5~7만원 정도를 주는 것은 후한 경우이다. 임신을 하고 난 다음에야 이 정도의 용 돈을 준다. 한달 살림비로 50만원 정도를 받는 사람도 있는데 무척 운이 좋은 사례 이다. 남편이 수입과 지출을 공개하거나 살림을 거의 맡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부부간의 신뢰감이 확실한 경우로 매우 드물다. 이들은 자신의 아내가 살림을 야무 지게 하고 어떻게든 자기와 같이 잘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모든 수입을 공개하여 아내에게서 돈을 타 쓰는 형식을 취하거나, 아예 다 맡겨버린다고 한다. 한국남편들이 필리핀 아내에게 돈을 맡기지 않는 이유로 다음의 몇 가지를 든다. 우선 첫째, 돈을 전부 맡기지는 않지만 아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에는 언제나 지갑에 돈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얼마나 필요한가는 남편이 다 알아서 결정한다. 둘 째, 필리핀 여성들이 아직 한국생활을 모르기 때문에 돈을 관리할 줄 모른다는 것 이다. 특히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 종자대, 비료대, 농약대, 농협이자 등을 계산할 머리 가 없다는 것이다. 셋째, 아내에게 돈을 주면 친정에 주거나 다 써버릴 것으 로 생각한다. 필리핀 여자들은 규모 있게 살림을 살지 못하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 고 오늘만 생각하며 있으면 있는 대로 다 써버린다는 것이다. 넷째, 아내에게 돈을 맡기면 딴 마음을 먹을까 걱정을 한다. 용돈의 형식으로나마 매달 돈을 주거나 살 림을 맡기는 것은 아이를 낳고 난 다음이다. 아이를 낳으면 어느 정도 내 사람이라 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글로리아(35세 결혼생활 1년 미만) 임신을 하고 난 다음

30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33 부터 남편이 5만원씩 돈을 주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한편으로 자랑스럽지만 다 른 한편으로는 남편이 너무 짜다 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이들은 단순히 아내에게 돈을 줄만큼 돈을 벌지 못하거나 같이 살면서 생활비를 대어주는 부모에게 버는 돈 을 모두 주어 버린다. 여성들은 한편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 하지 만 자신에게 아무런 경제권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이다. 폭력과 폭언은 아내를 통제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다. 폭력은 주로 남편에 의해 행사된다. 때로 시집식구에 의해 폭력과 폭언이 행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시부모와 동서들과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남편과 문제가 있 거나,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면 시부모가 나서서 말린다. 그들은 외국사람에게 왜 그러냐. 필리핀 사람한테 그러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광주여성발전센터와 CBS 광주방송국이 광주 55명, 전남 45명(광주근교)을 가정 방문 형식으로 한국남성과 결혼한 외국인여성들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0명 중 3 명이 남편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 등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난다. 21) 보건복지부의 1993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 나라 여성의 61%가 배우자로부 터 구타를 당한 경험이 있고, 그 중 30.2%는 신체적 학대를 경험하였다고 한다(부 산성폭력상담소 website에서 인용). 1998년 전국을 대상으로 행한 김재엽의 연구에 의하면 남편 10명 중 3명 꼴인 31.4%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난다(김재엽 2000). 폭력 빈도수에 있어서는 한국인 여성이나 외국인여성이 당하 는 것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필리핀 여성은 친정식구 등 가족이나 친척의 도움 을 요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이는 한국인 남 편의 폭력을 피하려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리다 죽은 따따라는 필리핀 여성의 사 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필리핀에 있는 가족은 물론 따따의 주위 사람들도 그녀가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맞고 사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남편의 폭력은 술과 함께 나타난다. 평소에는 착하던 사람이 술만 마시면 어디가 아픈 사람처럼 된다. 술이 깨면 미안하다고 말한다. 통일교에서 말한 것처럼 술이 악(vice)인 것이다.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면 필리핀 여성들은 주로 혼자서 참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맞고 산다는 말을 하기 싫기 때문이다.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물론 내색을 21) 남편의 학대에 대한 질문에서 폭행이 57%로 가장 많았고 폭언이 18%, 생활비를 주지 않은 경제적 학대가 12%로 나타났다.

31 34 하지 않는다. 어차피 머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도와줄 수도 없는데 걱정만 끼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때로 한국남자와 사는 다른 필리핀 친구집으로 가출하는데 얼 마 후에 다시 집에 돌아온다. 남편이 폭력을 휘두를 때 이들이 단체에 도움을 요청 하는 일은 많지 않다. 도움을 요청할 곳이 있다는 생각도, 청하는 방법도 알지 못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다. 최근에 필리핀여성 들은 성폭력상담소와 같은 여성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가톨릭 외국인사 목활동을 통해 여성단체나 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 문이다. 한국인 남편들은 아내가 외부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외부의 영향으로 아내를 다루기 힘들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이들은 필리핀 아내가 까 달로그어나 영어로 다른 필리핀 친구들과 오랫동안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 자기가 모르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내가 다른 필리핀 여성들을 만나는 모임도 통제하려 한다. 읍내에서 열리는 5일장 같은 곳에 가서 다른 필리핀 여성들과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 불만이 없이 잘 살다가도 5일장에 가서 다른 필리핀 여성들을 만나거나, 한 달에 1번 있는 필리핀 여성들의 모임에 나갔다 들어오는 날 저녁이면 예외 없이 사단이 생기기 때문 이라 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남편이 이렇게 잘 해주는데 나만 이렇게 산다고 비교한다. 그러면 아내가 쓸데없이 남의 말을 듣고 와서 집안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절 대 내보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자신이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잘 가르치겠다는 것 이다. 첫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더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아내가 남편의 폭력을 피해 성폭력상담소나 쉼터 등을 찾게 되는 경우 외부사람 들과의 접촉으로부터 아내를 통제하려는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아내에 폭력을 휘 두른 문제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성폭력상담소에 오는 남편은 자신과 아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보다는 그 동안 아무 것도 모르고 지내던 아내가 어떻게 이런 단체를 알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경위를 알 아내겠다고 다짐한다. 다시는 아내를 구타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하고 성폭 력상담소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으라는 상담원의 요구를 아무 문제없이 잘 살던 가정을 파괴하려는 외부의 부당한 간섭 으로 본다. 여성에 대한 통제는 같은 지역에서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여 사는 다른 남성들에 게서도 나온다. 이들은 남자의 폭력에 대해서는 적당히 넘어가면서 시집식구에게

32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35 아무 말도 없이 가출한 여성의 어처구니없는 행동, 시집식구들의 걱정 등을 강조한 다. 혹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였을지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뉘앙스 를 풍긴다. 이들은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 친구가 각서 쓰는 문제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 다. 이 사건이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필리핀 여성들의 귀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에서이다. 그렇게 되는 경우 남편이 조금만 잘못하여도 모두 남편을 고발하려 할 것이며 상담소에서는 각서를 쓰라고 할 것이니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 겠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장가 보내주었느냐. 도와준 것도 없는 사람들이 잘 사는 가정에 왜 끼어 들어 가정을 파괴하려 하느냐 고 항의한다. 필리핀 여성의 가출이나 여성단체의 개입은 한국 남편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불안한 상황을 통제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 혼해서 필리핀에 보내 버리겠다 는 위협이다. 필리핀에 보내 버리겠다 는 말은 일 상적인 생활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이다. 쉼터를 찾은 아내에게 각서를 쓰느니 내 가 감옥에 가고 너와 헤어져 버리겠다 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려는 의도 에서 나온 말이라기 보다는 아내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혼을 하겠다는 말은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아내에게 남편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아내 통제방법 중의 하나이다. 1998년에 개정된 현행 국적법에 의하면 이혼을 하면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배우자동거비자로 체류하고 있는 아내는 불법 체류자가 되어 한국을 떠야 한다. 이들은 아이에 대한 권리도 행사하지 못한다. 한 국 국적 취득이 안된 상태에서 이혼을 하겠다는 것은 대단한 위협이다. 1998년에 국적법의 개정으로 한국남성과 결혼한 여성에게는 배우자 방문동거비 자(F-1)가 주어지고 이들이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2년의 혼인생활을 유지하는 유예기간을 가져야 한다. 외국인 배우자는 2년 후에 국적취득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들의 국적취득에는 반드시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한국 남성 중에는 배우자 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2년이 지나도 국적취득에 동의해 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기결혼과 위장결혼이라는 국제결혼의 피해에서 한국남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개정되었던 국적법이 한국남성이 외국인 배우자를 통제하는 합법적인 수단 으로 악용되는 것이다.

33 36 6. 한국의 가부장 질서에의 적응, 저항, 그리고 탈출 지금까지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에 대하여 논의하 였다. 결혼중개자들에 의해 주어진 거짓된 정보, 매매혼에 가까운 결혼 계약 과정, 남편의 경제적 물리적 학대와 국적법을 통한 합법적인 통제 등에 대하여 논하였다. 그러나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지나치게 피해자화(victimized)하는 것은 이들을 타자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들은 자신의 결혼에 대해 운명이라고 말하고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하고 체념하 는 듯이 말하지만 동시에 자기가 자기 삶의 운전자(driver of my life)는 말을 한 다. 결혼을 결정했을 당시 가족을 떠나 일을 하고 있었으며 스스로 자신의 결혼을 결정할 성인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절대로 단념하지 말자, 어떻게든 이겨내자 하 는 생각을 가진다. 한국의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틀에 저항하면서도 다른 한편 적응 하려고 노력한다. 결혼생활에 더 이상 적응할 수 없을 때는 이혼이라는 탈출 방법 도 모색한다.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거짓된 정보를 통해 한국과 결혼생활에 가졌던 환 상에서 벗어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아이가 있고 아이를 한 국사람으로 키우려면 한국사회의 관습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리핀 가족보다는(혹은 가족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가족과 미래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생활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 는 비비안은 한국 사람과의 결혼을 취업이나 필리핀에 있는 가족부양을 위한 디딤 돌(stepping-stone)로 사용하는 같은 필리핀 여성들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다. 비 비안은 또한 한국 남성과 필리핀 남성을 비교하면서 이상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 판적으로 이야기한다. 필리핀 남자들이 다정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필리핀 남자들 중에도 술 마 시고 아내를 때리고 책임감 없는 사람이 있어요. 한국 남성들도 가끔 술 마시고 스 트레스를 풀어야 해요. 술 마시고 때리지만 않는다면 술을 마시면 어때요? 남편으 로서 자식과 아내를 위해 일하고 부양하는 책임감을 다 하고 있다면 술을 마셔도 상관없어요. 남편이 아내를 때리면 나쁘지요. 그렇지 않으면 술을 마셔도 괜찮아요. 필리핀 여성 중에는 한국에 와 일하기 위해 결혼을 디딤돌로 사용하는 사람 있어

34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37 요. 남편은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데 오자마자 나 일하고 싶어요, 나 일하고 싶어요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다는 아니지만 필리핀에 아이 있는 사람도 있어요. 필리핀 에 있는 과거와 식구들에만 신경을 쓰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여기에서 살기 위해서 는 과거를 잊어버리고 이런 저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해요. 현실을 직시하고 여기의 삶에만 신경을 써야지요. (비비안 36세, 결혼생활 7년)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첫 째, 한국에 살고 있는 필리핀 친구들과의 개인적 네트워크이다. 이들은 자신보다 먼 저, 혹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 남성과 결혼한 다른 필리핀인과 전화로 상의하고 어 드바이스를 구한다. 필리핀 친구들은 남편과 싸우고 가출하였을 때 찾아 갈 수 있 는 사람들이다. 군 단위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5일장에 가서 장 보러 나온 다른 필리핀 여 성들을 만난다. 5일장은 특별히 볼일이 없어도 가서 필리핀 여성들을 만나 회포도 풀고 정보도 교환하며 자기 나라 말로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다. 군 단위 지역에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들의 국제결혼 친목모임이 있다. 이들은 같이 모여 식사도 하고 야유회도 간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라 결혼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이야기한다. 아이의 백일이나 돌을 서로 축하해 주기도 한 다. 통일교를 통해 결혼한 사람들은 매주 교회모임에 나가 다른 필리핀여성들을 만난 다. 남편이 동행하기도 한다. 통일교 모임은 종교적인 목적 없는 사람도 친구를 만 나는 좋은 기회이다. 가톨릭 국가에서 온 이들에게 가톨릭 성당의 외국인 미사모임은 이들이 한국생활 에 적응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광주에 있는 가톨릭 센터의 외국인 사목실에 서는 한국어교실을 운영하는데 체계적으로 한국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이들에 게 한국어 교실은 많은 도움을 준다. 한국어를 배울 뿐만 아니라 다른 필리핀 여성 을 만나 이야기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사목을 맡은 수녀님에게서 여러 가지 조언이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필리핀 여성들은 또한 가톨릭 성당의 외국인 미사에 참여하여 다른 필리핀 여성 들을 만난다. 성당에서는 미사 후 한국음식 만들기 등 한국의 전통에 대한 강좌도 실시한다. 성당에서는 한국남성과 결혼한 사람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로 와 있는

35 38 다른 필리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자신감과 자존심(self-esteem)을 회복하는 길 중에 하나는 가정이라는 고립된 장소에서 나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일하 기를 원하는 곳은 공장이나 영어학원이다. 공장은 교육정도와 시민권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할 수 있다. 반면에 영어학원에 강사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능 숙하여야 하며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어 구사능력은 학력에 따라 다 른데 대개 2년제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학원에 영어강사로 취직하게 된다. 영어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이들이 학원강사로 취업을 하게 되면 집 안 밖에서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5살이 되도록 손주에게 한번도 예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비비안의 시어머니는 손녀가 영어를 하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예쁘다 고 말을 하였다. 언제나 욕설을 하고 무시하던 시어머니가 자신이 영어강사로 나간 후부터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본인도 시어머니가 하는 말에 더 이상 개의하지 않게 되었다. 여성이 일하는 것에 대해 남편들은 반대를 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일을 함으로써 여성이 독립적이 되고 자신의 통 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부간의 갈등과 남편의 폭력이 심하 게 나타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성폭력상담소나 가정폭력특례법을 통해 남편의 폭력에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필리핀 여성들은 이들을 통해서 도움을 받으려 한다(한겨례신문 2002년 11 월 22일). 남편의 폭력이 심해지고 변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혼을 결심 한다. 7. 국제결혼 배우자를 위한 정책과 지원체계의 수립을 위한 제언 지금까지 국가간의 불균형 발전, 국가내의 빈부 차이와 재생산 능력의 차이, 가 부장적 가족제도 등 국제결혼 배우자의 문제를 가져오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구체적으로 필리핀의 경제적 빈곤과 여성의 가족 부양 의무, 세계화와 노동시장의 확대, 이주노동의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국제결혼과 남편을 위

36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39 한 사적 노동력으로의 전환, 가부장적인 가족제도에서 느끼는 갈등, 필리핀 여성을 통제하기 위한 사적, 공적인 통제기제, 필리핀 여성들의 대응 전략 등을 살펴보았 다. 국제결혼을 가져오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다. 필리핀 여성을 비롯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들이 겪는 인권유린의 문 제는 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정책적 조치와 지원을 필요로 한다. 필리핀 여성을 비롯한 국제결혼 배우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첫째, 결혼중개업자들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다. 앞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국 제결혼은 크게 통일교라는 종교단체, 등록된 사설중개업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 고 개인적 연줄로 맺어주는 사설중개업자에 의해 성사되고 있다. 통일교는 자신들 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결혼이 종교운동이자 짝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농촌총각들을 장가보내주기 위한 사회운동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을 성사시키는 과 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때로 부정확하거 나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여 한국남성과의 결혼을 바라는 여성들로 하여금 현실과 전혀 다른 꿈같은 기대 를 갖게 한다. 이들은 또한 국제결혼을 상업적으로 이용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부정확하고 과장된 정보와 기대를 가진 상태에서 추진된 결혼은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게 마련인데 이에 대한 제재 가 없다. 사설중개업자를 통해 결혼한 사람들은 통일교를 통해 결혼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결혼 중개상담소는 자유업종으로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문 을 열 수 있다. 중개업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결혼을 성사시켜야 이윤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마구잡이로 결혼을 성사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금연 2003: 34)고 한다.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필리핀에서 이미 결혼을 해 가 족을 두고 있는 사람을 소개하는가 하면, 다양한 형태의 위장결혼도 추진한다. 국제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을 밀수에 이용하는 악덕업자도 있다. 이들에 대한 당국의 엄 격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에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한국어도 구사하지 못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부간, 가족간에 오해

37 40 가 생기기 쉽지만 이를 풀어나갈 방법이 없다. 외국여성들이 정식으로 한국어를 배 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얼마 전부터 가톨릭센터와 같은 종교단체, 군의 농 촌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한국어 교실이 있지만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 지 않는다. 주로 자원봉사자에 의존하며 아이가 아프거나 집안일이 생기면 빠지기 쉽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있지 않으면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차비도 만만치 않아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여성들이 참석하기 어렵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아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교실에 나오더라도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 한국어교실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를 돌보아줄 육아시설과 이들을 보아줄 사 람이 필요하다. 셋째, 한국어 교육과 함께 한국사회의 문화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은 음식만들기, 일상적 예절, 가족제도, 자녀교육방법의 차이에 이르기 까 지 다양한 교육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다수의 여성들은 한국음식에 적응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한국음식에 익숙해지기도 어렵고 한국음식을 만들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말이 통하 지 않기 때문에 며느리에게 음식을 가르치기보다 자기가 해준다는 시어머니도 있 다. 외국인 며느리가 한국음식 만드는 법을 몰라 밥을 해주었더니 시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꼬박 꼬박 받아먹더라는 이야기도 있다. 음식을 하는 것에서부터 한국의 가 족제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라남도에서는 2002년에 외국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2003년에는 부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부부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하는 데 에 있어서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많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초청강사 들도 이들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국제결혼 부부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강사가 대기업부부대화법 강의에 사용한 강의법을 그대로 적용 하는가 하면, 중앙에 잘 알려진 유명강사가 이들의 현실과는 전혀 동 떨어진 이야 기를 하여 참가자들이 하나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통일교 교육만 못하다 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프로그램 짜는 일부터 교육의 실시에 이르기까지 국제결혼 배우자들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지역의 대학이나 관련기관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국제결혼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다수의 아이들은 어머니뿐 아니

38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41 라 여러 친척들과 같이 지내기 때문에 한국말을 배우는 데 있어서 문제가 없다. 그 러나 한국말이 서투른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아버지가 엄격하고 말이 없 는 아이들은 언어장애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가 폭력적인 경우 심리불 안이나 정서장애현상까지 보인다. 국제결혼자녀들의 언어발달을 돕고 상담을 해 줄 전문 상담자가 필요하다. 다섯째,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폭력문제이다. 남성의 폭력이나 인권유린 상황을 상담하고 남편의 폭력을 피해 쉴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광 주여성발전센터와 CBS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외국인 주부들의 64%가 여성 들이 남편의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그냥 참는다, 26%가 가출한다 고 대답 하였다. 이들은 성폭력상담소와 같은 여성단체를 잘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지 않고 있다(38%). 남편의 보복이 두려운 이유(43%)가 있기도 하다. 여성단체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여성단체에 대한 홍보가 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성단체의 상담자들과 의사소통이 안 되 어 상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통역이 있는 경우에도 상담이 정보 를 제공하는 데에 그치고 상담내방자에게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지 못한다(채숙희 2003: 51). 다섯째, 국제 배우자 중 다수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결혼을 한 대 다수의 남성들은 결혼하기 이전부터 경제적으로 빈곤한 계층의 사람들이다. 결혼비 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빚을 지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국제결혼 여성들은 생계 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국의 가족들에게 돈을 송금하고 싶어 하지만 송금은 고사 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농촌에 거주하는 경우 농사일에 익숙하지 못하다. 이들 중에는 자격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어를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 기 때문에 활용할 수 없다. 22)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자신감과 자 존심(self-esteem)을 회복하는 길 중에 하나는 가정이라는 고립된 장소에서 나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일하기를 원하는 곳은 공장이나 영어학원이다. 공장은 교 22) 전라남도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은 내가 직장을 알아봐 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

39 42 육정도와 시민권 소지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할 수 있다. 반면에 영어학원에 강사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능숙하여야 하며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일을 얻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능력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한국어교육, 한국의 일상문화에 대한 교육, 국제결혼 자녀들에 대한 상담, 남성폭 력으로부터의 보호와 법률상담 등 앞에서 언급한 일을 종합적으로 해주는 외국인배 우자 전문상담 센터를 건립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이 센터에서는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로 상담안내서를 발간하고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는 상 담요원을 배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센터를 운용하는 인력의 부족이 예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온지 오래된 국제결혼 배우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주지하디시피 국제결혼 배우자 중에는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 이 많이 있다. 한국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좋은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떤 면에서는 한국 상담자들이 주지 못하는 심리적인 지지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여섯번째, 외국인 배우자들에 대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국적법의 개정이 시급하다. 주지하다시피 1998년부터 시행된 새로운 국적법 하에서 외국인 배우자들 은 혼인한 상태로 2년 이상 계속 거주하여야만 귀화신청을 할 수 있다. 귀화 신청 시에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고 여러 가지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여도 이들은 국적이 없기 때문에 참고 산다. 2년이 넘은 경우에도 아내의 국적 취득에 동의해 주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국적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하면 불법 체류자가 되고 아이에 대한 양육권을 잃기 때문에 여성들은 참고 살게 된다. 일곱번째, 지방자치단체와 성폭력상담소, 가톨릭센터 등 이들의 문제에 도움을 주는 단체들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최근 증가하는 다른 지역 출신 외국인 주부들의 현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내가 여기에서 사례로 든 필리핀 주부들이 경험하는 어떤 부분은 조선족 중국인, 베트남, 타일랜드, 몽골 등 다른 외국인 주부들도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의 결혼의 배경이 되는 경제적 빈곤과 가족 부양의 의 무, 중개인에 의한 정보의 조작과 단기간에 성사되는 결혼, 물리적인 폭력이라는 비 합법적인 수단과 국적취득의 동의(혹은 부동의)라는 합리적인 수단을 통한 가부장 적 통제는 다른 외국인 배우자들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과 신부수출국과

40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43 의 관계의 성격, 인종적, 언어적 배경, 한국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적응 기제 등에 따 라 이들의 경험 또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즈음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은 필리핀 여성의 경험과 다른 많은 문제를 낳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베트남 여자랑 결혼하 세요. 초혼, 재혼, 장애 있으신 분. 도망가지 않습니다. 150만원에 베트남 여자 와 결혼하세요 등의 문구가 담긴 곳곳에 걸린 현수막은 이들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암시한다. 이들은 필리핀 여성보다 더 심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낳을 것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영어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되는 한국 사 회에서 사람들은 매우 단편적이나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필리핀 여성은 제한적이나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어를 할 수 있는 사 람은 없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에는 더 많은 문제가 있다. 필리 핀 여성들처럼 통일교나 가톨릭 성당과 같은 조직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 영어학 원 강사 등 언어자원을 통한 취업의 가능성이 없다. 이들이 가정폭력문제 등으로 여성단체를 찾았을 때 언어적인 제한 때문에 상담자와 상담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필 리핀 여성들보다 더욱 제한된다. 이들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는 물론 생활실태에 대 한 단순한 조사도 쉽지 않을 것이지만 마냥 미루어 둘 수 없는 문제이다. <참고문헌> 글랜 종교단체를 통한 국제결혼과 가정폭력I. 국제결혼과 여성폭력에 관한 정책 제안을 위한 원탁토론회. 안양전진상복지관 이주여성쉼터. 김민정 필리핀 농촌마을의 권력관계와 성차, 그리고 모성,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 논문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한국남편 되기.제35차 한국문화인류학회 정기학술대회. 김은실 지구화, 국민국가 그리고 여성의 섹슈얼리티. 여성학논집 제 19집, 김재엽 가정폭력 실태와 양상. 보건복지부 주최 가정폭력 대응전략 수립 을 위한 대토론회 발표논문.

41 44 마리안나. 2003a. 사설 알선업자에 의한 국제결혼과 성폭력. 국제결혼과 여성 폭력에 관한 정책 제안을 위한 원탁토론회. 안양전진상복지관 이주여성쉼 터 b. 종교단체를 통한 국제결혼과 가정폭력 II. 백재희 외국인여성의 한국 성산업 유입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여 성학과 석사논문. 성지혜 중국교포여성과 한국남성간의 결혼연구. 효성가톨릭 대학교 대학 원 여성학과 석사학위 논문(미간행). 유명기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문화.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과 미래. 미래인력연구센터. 유철인 어쩔 수 없이 미군과 결혼하게 되었다: 생애이야기의 주제와 서술 전략. 한국문화인류학. 29(2). 이금연 국내 국제결혼과 그 이해 - 실태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국제 결혼과 여성폭력에 관한 정책 제안을 위한 원탁토론회. 안양전진상복지관 이주여성쉼터. 채숙희 국제결혼한 외국인 주부의 상담실제와 어려움. 국제결혼과 여 성폭력에 관한 정책 제안을 위한 원탁토론회. 안양전진상복지관 이주여성 쉼터. 홍기혜 중국조선족 여성과 한국 남성간의 결혼을 통해 본 이주의 성별 정 치학.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석사논문. Constable, Nichole, Maid to Order in Hong Kong,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Yoo, Chul-In Life Histories of Two Korean Women Who Marry American GIs, Ph.D Dissertation,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자료> 광주여성발전센터 광주전남 외국인 여성 실태조사, 보도자료.

42 제2장 국제결혼 배우자의 갈등과 적응 45 무등일보 명중 3명 남편 학대 시달려, 2002년 10월 30일. 전남일보 폭력남편을 향한 경종, 2002년 11월 14일. MBC 국제결혼, 덫에 걸린 신부들, PD수첩 방송, 4월 15일. SBS 농촌으로 시집온 필리핀 새댁들, 그것이 알고 싶다, 149회, 1월 한국으로 시집 온 새댁 안토니아, 그녀의 한국생활 1년, 그것이 알 고 싶다, 12월 돌아오지 않는 신부들 - 국제결혼의 그늘, 그것이 알고 싶다 제 238회. 시사저널 한국 농촌 새식구 필리핀 새댁 1월호. 여성동아 한국 농촌에 시집온 필리핀 신부의 좌충우돌 신혼일기, 1월호. 한겨례신문 [전남]농촌총각 필리핀여성과 결혼 는다, 2002년 9월 15일. 한겨례신문 매맞는 필리핀 새댁 못참겠다 법에 호소, 11월 22일 한겨례 결혼 혹은 위험한 쇼핑, 3월 20일, 450호. 한겨례 우리 당사자가 나서야 합니다. 제 452호, 3월 26일.

43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1. 들어가는 말 근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개인을 평등한 시민으로 인정해주었던 시민권 개념은 지난 2세기 동안 계급, 성별, 인종, 성정체성, 신체의 정상성 등에 준하여 평등한 시민권을 확보하지 못했던 타자들의 도전에 의해 시민권 개념이 확대되어왔 고, 또 아주 경합적인 개념이 되어왔다. 오늘날 하나의 정치적 상상으로서 그리고 상식적인 가정과 실천으로서 현대의 시민권 개념에 대한 논의는 경합적이고 이질적 인 담론의 영역인 사회적 장으로 이동하고 있다(Young 1990; Yuval-Davis 1999). 본 논문은 한국사회에서 권리를 보장받는 집단으로 간주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 여 성, 그 중에서도 성매매 산업에 관련된 여성에 대해 한국사회가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기 위한 글이다. 근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섹슈얼리티가 매개되었을 때 여성의 자유, 자율성, 다름에 대한 권리들은 가부장제, 근대성과 국민국가 그리고 민족주의와 같은 문화 와 전통에 의해 규제되고 주변화되고 또 전복인 정치적 실천이 된다. 성매매에 대한 여성주의자들의 개입과 논쟁에는 다양한 입장들이 있다(김은실 2001; 베리 2002; 김은경 2003). 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성매 매에 대한 여성주의 입장은 성매매가 여성억압의 가장 중요한 핵심에 있다고 보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입장을 갖는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 한 억압과 통제는 여성 종속에 근본적인 것이라 보고, 그것이 가부장제의 핵심이라 고 간주한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서는 개인의 선택과 동의, 자율권에 기반하는 근대 의 시민적 법 틀 내에서 집합적 범주로서 종속되어 있는 여성의 해방은 불가능하다 고 보는데, 그 이유는 남녀의 성적 지배관계에 기반하고 있는 가부장제가 불법의 형태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연적이고 일상적이며 상식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캐더린 배리는 성매매에 대한 법적 조치만으로는 성매매를 근절시키지 못한 다는 지적을 해왔고(배리,2002:24), 또 페이트만은 가부장적 성적 계약은 사회계약

44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47 에 전제되어 있었고 또 시민적 자유는 가부장적 권리에 기반해 있었다고 지적해왔 다(2001: 11). 그러나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 법적 규제의 틀 속에서 가부장제적 남녀지배관계 를 법제화해내는 한국에서 성매매 역시 법제화하여 가부장적 관행에 대한 법적 개 입의 영역을 확장시키고자 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성매매 확대가 여러 곳 에서 지적되고 있고, 원조교제 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10대 여성들의 성매매를 비롯하여 여성들이 성적 수수를 통해 섹슈얼리티를 매춘화하는 것이 더욱 증가한다 고 보고되었다. 또 외국인 여성들의 인신매매 및 성매매의 문제가 여러 곳에서 보 고되었으며, 최근에는 제조업에 종사하던 외국인 여성들이 성산업으로 유입되고 있 는 실정이다. 우리사회에서의 성매매 종사여성의 수는 성매매 자체가 불법이기 때 문에 정확한 통계를 낼 수가 없지만 그 추정치는 33만명(형사정책연구원 2002)에서 731,176명(새움터 2001)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성적거래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한국사회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곳은 성매매 업소 집결지역인 기지촌, 유리방, 호텔, 여관, 모텔, 방석집, 맥주/양주집 등에서 부터 노래 빠, 다방, 단란/유흥주점, 이용원, 안마시술소, 전화방 등 다양하며, 여기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연령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성매매 업소에 고용되는 외국인 여성들의 수 역시 증가하고 있 다(새움터 2001). 성매매 근절 혹은 방지에 대한 문제는 여성의 인권피해 방지라는 차원에서 현재 여성부가 가장 중요하게 간주하는 이슈의 하나로서 여성부는 법무부 등 정부의 다른 부처와 함께 성매매 방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성매매방지기획단을 구성하 여 최근 성매매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피해자의 인권유린 및 국 가 이미지 실추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성매매 방지에 대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였다. 문제는 강제된 성적 착취에 대해 국가 권력이 적극적으 로 개입하여 근대적인 국가 면모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본 논문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주체들의 위치성을 드러내는 것에 의해 지구화 과정 속에서 여성의 섹 슈얼리티가 만들어내는 국민국가와의 다양한 모순적인 관계성을 드러내는 데 초점 을 둔다. 여기서는 지구화 시대 국민국가의 경계 밖에 있는 여성들의 성이 한국의 남성 주체 구성에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그리고 한국여성들과 어떠한 방식으로 차

45 48 별화 되고 또 국적과 인종에 따른 여성의 위계가 성산업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 하는가하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다. 두번째 부분에서는 한국 내 여성이주 노동자들 이 어떻게 성산업으로 유입되고 있는지, 이러한 것들에 대해 국내에서 어떠한 예방 책 혹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략한 제언을 하고자한 다. 2. 지구화 시대 국민/국가 내의 여성들의 성의 위계화 국민국가의 언설 내에서 여성의 성이 어떻게 재현되는가? 어떠한 여성의 성이 적법한 국민국가의 보호, 권리의 장에 위치하고, 어떠한 여성의 성은 그 장을 벗어 나는가? 한국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논의와 미군 기지촌에서 일하는 한국 매춘여성 들의 인권유린 문제를 둘러싸고 이러한 논의가 있어왔다. 여기서 논의는 일본군 위 안부의 문제는 조선이 식민지였기 때문에 이들의 동원과 피해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조선의 억압이라고 간주되고 그런 의미에서 공창이었던 일본군 군위안 부와는 같은 선상에서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에 의한 매춘여성의 희생 역시 같은 맥락에서 미제국주의에 의한 한국에 대한 폭력 으로 알레고리화 되었다. 여성의 성을 둘러싼 민족주의/국가주의 담론에서는 항상 여성 섹슈얼리티가 국민 국가의 전통, 국민/남성 명예의 표상이나 알레고리로 환원된다. 그래서 국가의 전통 이나 국민/남성의 명예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섹슈얼리티를 지닌 여성들은 집단성원 으로서의 자격과 권리가 박탈되어왔다. 이것이 국민국가의 근대적 공간에 정박된 국민의 하위 범주로서의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논하는 민족주의 서사구조이다.. 지구화 과정에서 남성중심적 권력은 여성을 성으로 환원시키지만, 여성들이 성적 으로 종속되는 방식과 성의 상품적 가치는 동일한 방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 은 인종적, 국가적, 계급적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절합된다. 여성들 이 국민국가의 영토 내에 정박되지 않고 스스로 국민국가의 영토를 횡단하고 경계 를 넘는 이주를 시작하게 되면서 여성 섹슈얼리티의 의미가 조직되고 구성되는 방 식이 달라지는데 이때 여성들의 섹슈얼리티의 종속과 상품성은 공식/비공식, 합법/ 불법, 인종적 유사/차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국민국가를 경계로 여성들 사이에서 경합된다.

46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49 그러면 다음의 사례들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지구화된 공간에서 어떠한 가치를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해내는가를 드러내기 위해 선택되었다. 아래의 사례들을 통해 지구화와 여성의 섹슈얼리티 그리고 국민국가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의 이주가 국민 국가의 공적/합법적인 담론과 어떻게 맞물리고 있는지, 이러한 공간에서 여성들이 보여주는 행위성의 정치적 의미는 여성의 성과 가부장제라는 측 면에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자한다. 1) 여성의 성의 도덕성은 남성과 국가의 위신이다. 2001년 봄에 서울시내 E대 비교여성연구 수업에서 한 일본인 페미니스트가 일본 에서 통념화되어 있는 한국여성에 대한 관념과 이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학 생들은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일본 여성들에 대한 일반적 통념들을 제시했다. 거기서 드러난 것은 일본 여성이든 한국 여성이든 한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여성 들은 성적인 존재로 상징화되고, 환원되면서 여성의 성이 국가의 도덕성을 설명하 는 지표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여학생들은 한국 여성에 비해 일본 여 성들은 성적으로 너무 쉽고, 개방적이고, 여성의 성에 대한 수치심이나 정절의식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통념화된 언설이나 여행객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반면에 일본인 강사와 E대에 유학하고 있 는 일본인 여학생들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일본여성에 대한 이미지와 이야기는 현실성이 전혀 없고, 많은 이야기들이 일본의 역사성을 배제한 채 한국중심적 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곧 감정적인 기분 나쁨과 분노로 전화되어 한국여성과 일본여성의 문제가 한국과 일본의 문제인 것처럼 토론되기 시 작했다. 이것은 집단에 대한 관념을 개인여성들에게 투사하여 개인여성이 집단의 도덕성과 위신을 재현하고 있는 것처럼 논쟁이 되었다. 그래서 문제는 그렇게 보이 는 여성들이 일부이고 다른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통해 일부 여성들을 비한 국인 혹은 비일본인을 만들거나 아니면 의미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세계화 정책과 글로발라이제이션의 현실 속에서 한국의 많은 여대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글로발 시민이 되는 가장 중요 한 자격요건인 영어를 공부하기 위한 해외 어학연수는 많은 여대생들이 영어를 배 우기 위해 미국을 가는데 여기서 백인남성들이 한국여성을 어떻게 보는가하는 것은

47 50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위 수업에서 한 여학생은 자 신이 미국에 있을 때 미국남자들은(여기서의 미국남자는 백인남자를 의미한다) 일 본 여성에 비해 한국여성들은 성적으로 보수적이고 사귀기가 쉽지 않지만 그것이 한국여성들을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대신에 일본여 성들은 미국에 오면 쉽게 동거를 하고, 성에 대해 너무 개방적이기 때문에 한국여 성보다 여성적 이지 않다고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미국남성이 한국 여성을 일 본 여성보다 여성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한국여성에 대한 칭찬 이나 긍정적 평가 라 고 인식하고, 여성적이라는 것은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보고 있었다. 이러한 논리는 일본 여성의 성적 개방성이 한국남자 유학생들로 하여금 일본여자 들과 쉽게 자고, 그들을 또 쉽게 버리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으로 나아간다. 왜냐하 면 한국 남성들은 개방적인 일본여성들의 성은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 문이고, 이런 개방된 여성들은 항상 정복 가능하다라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한 국 남학생들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여자하고 자는 것이 하나의 광복절 기 념행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후지산에 태극기를 꽂는 것이다. 어째든 문제는 여성의 성은 사회나 문화의 도덕성이나 절제 혹은 국가가 갖는 힘을 재현하는 방식 으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2) 성산업자와 기지촌 여성들의 성 지구화가 진행되면서 이제까지 국가와 국민이 하나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간주되 었던 생각들이 새로운 국면에 직면하게 된다. 외국남자로부터 외화를 벌어오는 한 국여성과 한국남성으로부터 돈을 벌어 국외로 송금하는 필리핀 여성 중에서 국민국 가인 한국은 누구를 더 보호해야 하는가, 국민국가는 누구 편인가라는 질문을 기지 촌의 한국여성들이 제기했다. 1998년 2월 20일 전북 군산에 있는 미군 기지촌 아메리카타운 에서 일하는 여성 들이 유인물 수백 장을 만들어 군산대 학생과 택시 기사들에게 나눠주고, 또 한 언 론 기관에 유인물을 보내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한국여성을 고용하는 것 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로 업주들이 자신들의 일자리에 필리핀 여성을 고용하는 것 에 항의하고 있었다. 그들은...업주들은 얄팍한 상술로 필리핀 여성들을 고용하여

48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51 한푼이라도 벌어들어야 할 외화를 외국여성에게 선불로 주며 우리 내국인 여성들에 게는 선불이자를 받는 파렴치한들입니다...경멸 당하면서도 애국하겠다고 하는 우리 에게 필리핀 여성들을 고용하여 외화를 방출하는 업주들의 행태는 애국입니까 매국 입니까? 그들은 미군들의 경멸 속에서도 비참함을 느꼈지만 어려울 때 한푼이라 도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가졌다, 필리핀 여성들 때문에 애국 할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 고 호소했다. 또 기지촌의 한국인 여성들은 필리핀 여성들은 불법 입국자들이고, 또 우리의 외화를 외국으로 나가게 하는 창구여서 시청과 경 찰서, 출입국 관리소 등에 필리핀 여성들의 불법취업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비 웃음만 돌아왔다. 우리는 왜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면 안됩니까 라고 질문한다(한계 레신문: 1998/02/20). 더욱이 1977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에서 외국인 여성들을 고용하여 외화를 주는 것은 외화유출이고 매국이라고 이들은 주장하는데, IMF 시대다 해서 나라 경제가 이 모양인데 달러를 필리핀 애들한테 줘서야 되겠어요. 우리 한국여성들은 주로 미군들 돈을 받아내고 있어요. 달러를 버는 역군들입니다. 같은 값이면 왜 같 은 민족의 피를 빨아 먹습니까? 그런데 필리핀 여성들의 손님은 주로 한국사람들이 다... 한국여성과 필리핀 여성의 문제는 달러를 벌어들이는 애국자와 달러를 밖으로 내보내는 매국자들 사이의 문제인데 왜 정부가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여 성과 한국 경제를 살리고 싶어 기자와 만났는데 기사를 써주지 않았다 (말, 1998/5) 라고 기지촌의 한국여성들은 그들의 항의 행위를 생존권과 애국 투쟁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업주들은 아메리카 타운에서 필리핀 여성들이 들어오는 것은 필리핀 여성 들이 한국 여성들에 비해 싸고(예를 들어 한국 여성들은 업주와 5:5로 필리핀 여성 들은 7:3으로 나눈다), 어리고, 고분고분하다는 비교우위론 때문에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업주들은 현재 한국여성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성과 이윤가치가 높은 여성들이 필요하고, 그들이 외국인이라면 외국인 여성을 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주들은 필리핀 여성을 몰아내야 된다고 주장하는 한국 여성은 깡패를 데려다가 소리없이 죽여버리겠다 (말, 1998/5)고 한국여성들을 협박하기까지 한다. 이 사건을 유일하게 크게 다루었던 월간 말지는 이들의 호소가 수입 매춘부들에 밀려나는 국산 매춘부들의 밥그릇 싸움 으로 간주했다. 물론 취재를 위해 현지방문 을 했던 기자는 한국 매춘부이건 필리핀 매춘부이건 모두 가난의 피해자로 그들은

49 52 돈이 최상이 가치로 대접받는 자본주의의 피해자라고 범주화하면서 이 싸움의 본질 은 성산업에서의 인권문제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말, 1998/5). 또 한국의 운동단 체들도 이 사건 때문에 매우 당황했다는 후문이 있었는데(백재희 2002: 196), 한국 의 운동단체들은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하나의 돌출로 간주한 듯하 다. 그러나 이 사건은 밥그릇 싸움이기도 하지만 국민국가의 기치 아래서 오랫동안 적자 는 아니지만 국가, 남성 그리고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한 국민으로 묶여있었던 여성들이 자본의 이해에 의해 새롭게 개편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당혹감의 산물이다. 동시에 기지촌의 매춘여성들의 이러한 항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그 들은 매춘여성이다 라는 정체성 이외에는 그들에게 아무런 행위성도 부여하지 않 는 데서 오는 것이다. 필리핀 여성이 자신은 섹스 워커가 아니라 엔터테이너라고 한국 기지촌 여성들과 차별화하고, 자신은 단순히 외국인이라고 정체화하는 것(백 재희 2002), 오랫동안 성매매를 했던 여성이 경찰이 자신을 갈보 라고 불렀다고 자 신의 몸의 경험과는 상관없이 깊은 상처를 받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엄상미 2002)은 상품화된 섹슈얼리티로서 그들을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미군기지촌에 필리핀 여성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이다. 상 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기지촌 여성에 대한 낙인 때문에 미군을 상대하는 한국 여성 들이 줄어들면서 이 자리를 메꾸기 위해 외국인 여성들이 기지촌에 유입되기 시작 했다. 1) 기지촌에 외국여성들이 들어온 것은 포주와 성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 었다. 기지촌의 업주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한국남성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필 리핀 영계와 러시아 백계 를 먹기 위해 한국남성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동두천 지 역을 연구한 백재희는 기지촌에 젊은 필리핀 여성들이 유입되면서 클럽은 활기를 띠고 경기가 좋아졌지만, 클럽에 있는 한국 여성들은 그것을 불편해하고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장사가 하도 안되고 한국 여자 구하기가 어려우니까 외국 애들 데 리고 오지. 근데 솔직히 외국 애들 때문에 장사가 잘된다고 하면 자존심 상하지 라 고 한국여성들은 말한다(백재희, 2000: 203). 문제는 자존심인데, 그것은 그들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들 이 기지촌에서 이류가 되고 있고, 주인공에서 밀려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 기 땅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한국여성들은 한국 남자들은 러시아 애들을 좋아해. 1)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한국정부가 1980년 대부터 저임금 외국 인 노동력을 제한적으로 수입하는 맥락에서 가능했다.

50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53 미군들은 한국여자를 좋아하고, 그 다음에 필리핀 여성을 좋아해. 그러나 미군이 주로 있던 기지촌에 외국인 여성들이 유입되면서 한국남성이 클럽을 찾기 시작하는 데 많은 한국남자들은 필리핀 여성들을 찾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한국여성들 은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사람하고 외박하면 30만원을 받고 미군하고는 공짜로도 외박을 해주는데, 돈은 한국사람한테서 얻고 마음은 미군에게 주는 것이 필리핀 여성들이다 라고 비난한다. 필리핀 여성들에게 한국은 미국에 가기 위한 경유지이기 때문에 미군을 잡아서 이민 가는 것이 그들 이 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필리핀 여성들이 가장 어려운 관계는 같은 클럽에 있는 한국여성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여성과 자신들을 차별화하는데 자신들은 엔터테이너이고 한국여성들은 섹스워커라는 것이다. 자신이 엔터네이너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매춘을 하지 않는다 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계약이라는 공식적인 과정을 거쳐 고용되어 있다는 것을 가 시화하는 것이고, 또 엔터 테이너 비자를 가지고 온 한국에서의 자신들의 지위를 드러내는 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2) (백재희 215). 필리핀 여성들은 일단 말이 통하고 또 미국으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한국남자보다 미군이 더 낫다고 한다. 한국 사람은 말이 안 통하니까 몸만 만져댄다 고 비판하는데 미군들은 기지촌에서 여자와 무엇을 교 환할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여자들은 섹스를 가졌고 자신들은 그것을 살 수 있는 돈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글로발해지고 있는 기지촌 성산업의 공간에서 한국여성과 필리핀 여성, 러시아 여성 그리고 미국남자와 한국남자는 그들의 국적, 성별 그리고 백인이라는 인종 등 이 결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정치학을 만들어내고 있다. 3) 상업화된 국제결혼: 남성의 국적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결합 2) 필리핀 여성들은 E-6(6개월간 연예인으로 취업할 수 있는 비자) 비자로 입국한다. 그러 나 이들은 한국에서 예술공연을 하기 보다는 대부분 성산업에 투입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은 성산업에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상 엔터테이너이다. 그러니까 그들이 행하고 있는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는 불법 취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그들은 필리핀에서 보다 높은 수입을 얻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한국에 도착 직후 한국의 특수관광협회에 의해 전 국 성산업 망에 공급되고 메니저에 의해 관리되고, 통제되는 생활을 한다.

51 54 세계가 지구화되고 국민국가의 경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가난 한 나라의 여성이 좀더 부유한 나라로 갈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은 많지 않다. 전세 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취업비자는 일부 전문직에만 허용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나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많은 미혼의 젊은 여성들은 국가의 경계를 넘 어 좀더 부유한 나라로 이주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국의 경우에는 산업연수가 아 닌 경우 단기 연예인 비자(E-6)를 통해 입국하거나 아니면 결혼을 통해 입국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집단적인 차원에서 국제결혼이 이루어지게 된 계기는 중국과의 수교이 후 연변 조선족과 한국의 인적 교류가 시작된 1980년대부터이다. 1990년에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연변처녀. 농촌총각 짝짓기 사업을 추진했다. 어째든 다양한 사 회적 개입을 통해 1999년까지 결혼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 여성들은 4만명 이 넘을 것이라 추정된다(홍기혜, 2000:1). 더욱이 결혼할 연변동포의 수가 줄어들 면서 1998년 이후에는 필리핀 등 동남아 여성과의 결혼이 늘기 시작했고, 이러한 국제결혼의 대상은 농협, 지방자치단체, 교회, 사회단체 그리고 결혼알선회사를 통 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까지 확장되고 있다(한계레, 2001/10/15). 그리고 최근에는 베트남 여성들을 아내로 맞을 수 있고, 대금은 후불 이라는 광고가 동네마다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결혼을 하고 아내를 갖는 것이 남성이 되는 데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하는(농촌) 남성들은 한국에서 여자를 얻지 못하게 되자 여자를 얻기 위해 국제결혼은 한다. 이러한 결혼에는 전통적인 성별분업 이데올로기가 기반이 되는데, 이럴 경우 농촌 남성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것은 가부장적 결혼제도에서 가족의 부양자인 농촌 총각 이 갖는 경제적 사회적 주변성이다. 농업 생산품의 개방과 농촌정책의 부재, 농촌사 회의 복지시설의 미비 등이 여성들로 하여금 농촌총각과 결혼하는 것을 꺼리게 하 는데, 계급화된 결혼시장에서 농촌 총각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 어 결혼하기 어렵다. 자국의 여성과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수요는 지구화된 자 본주의 체제에서 좀더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과 국제결혼으로 연결된다. 조선족 여 성이나 필리핀 여성과 한국남성 간의 결혼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국사회에서 농촌 의 총각들이 결혼할 상대가 없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회 단체들이 여기에 개입하여 외국의 여성들을 끌어오기 시 작한 것은 국민국가 내의 남성의 사회경제적 계급 문제를 국제적인 성별의 문제로

52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55 치환시키는 지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여성들이 국제결혼을 하는 이유는 남성을 통해 자기 사회보다 좀더 잘사는 나라 로 가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결혼에는 결혼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성별 분업 이데올로기가 작동한다. 그것은 생계부양자로서의 남성과 사적 영역 담당자로 서의 여성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 자신이 갖고 있는 조건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없을 때 사회적 상승이동을 가능하게 하 는 유일한 기회가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국제결혼은 이러한 가능성 위에서 이루어 진다. 조선족 여성과 한국 남성, 필리핀 여성과 한국남성과의 국제결혼은 남성이 일차 적 생계부양자라는 가부장적 결혼제도가 지구화된 자본주의 체제와 결합하면서 여 성들에게 주요한 이주수단으로 작동한다. 한국에 조선족 여성들이 유입되는 것은 계급화된 결혼시장에서 여성을 찾지 못하는 하층 남성들의 수요에 기반한 것이다. 한국남성들이 외국인 여성들과 국제결혼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인데 이는 남성의 성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외국여성들이 유입되는 시기와 일치한 다. 그러나 성산업에 유입되는 여성과 국제결혼시장에 유입되는 여성들의 국가, 인 종은 다르다. 성산업에서 요구되어지는 여성들은 인종적 민족적 차이가 성적 판타 지와 매개될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한국남성들에게 타자화될 수록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지만, 결혼시장에서는 장애로 작용한다. 결혼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대상은 조선족인데 이는 같은 민족으로 언어적 인종적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된 다. 성산업에서 한국인들에게 가장 선호되고 성적 서비스가 비싸게 거래되고 가장 성적 판다지를 많이 주는 것은 러시아 백인 여성이다. 한국은 조선족 여성들에 의한 위장결혼, 사기결혼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결혼 후 2년이 지나야 국적획득을 할 수 있도록 국적법을 개정하여 국제결혼으로부터 한국 남성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조치를 취하였다. 4) 성매매와 국가의 명예: 인신매매 3등급 국가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여성단체가 중심이 되어 성폭력이나 여성의 성의 상품화, 성산업에 유입되는 여성들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여왔다. 그러나 정부 는 그러한 사회적 추세를 통제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아니 어떤 측면

53 56 에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한국에서 성산업이 확장될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해온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매매춘을 목적으로 한 국제적 인신매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6년부터이다. 기지촌에 외국인이 들어오게 된 이유는 미국이 줄어들거나 이동할 뿐만 아니라 원정섹스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나빠지고, 또 92년 윤금이 사건 이후 미군들의 성범죄와 살인에 대한 국민감정이 나빠지면서 위험하지 않은 성적 서비 스 을 찾는 과정에서 기지촌 업주들이 러시아와 필리핀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수입 해왔다. 이때부터 조직적인 인신매매가 활발히 시작되었다. 인력송출 브로커가 해외 현지에서 모집해 입국시킨 외국여성들은 포주와 성구매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었다. 기지촌의 업주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한국남성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필리핀 영 계와 러시아 백계 를 먹기 위해 한국남성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999년 8월에 기지촌을 도망친 두 명의 필리핀 여성에 의해 처음으로 한국사회 에 공개되기 시작한 한국내의 외국인여성 인신매매 매카니즘이 공개되기 시작했고, 경기도 도의원이 96년 이후 1천명이 넘는 외국인 여성들을 현지에서 모집해 연예 인으로 위장입국 시킨 뒤 미군부대 주변 클럽에 넘기고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 되었다. 이 사건의 결과는 필리핀 여성들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김씨와 관련자들은 무혐의로 풀려났고, 인신매매를 사문서 위조혐의나 출입국 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 소하게 처리되었다(김소희, 한계레 21: ) 기지촌이 국제 인신매매의 경유지가 된 배경에는 브로커조직과 포주들의 동맹, 한국 정부의 암묵적인 승인이 있다. 한국 정부는 성산업에 유입되는 여성들에게 E-6(공연예술비자)를 허가해왔다. 처음에 외국인 여성들은 미군이나 외국인 관광객 이 이용하는 성매매업소에 주로 고용되었지만 지금은 한국남성 성구매자들을 위한 성매매업소까지 국제적 인신매매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인신매매의 더 큰 배경은 미군이다. 미군 당국은 외국여성들의 인신매매 실태를 알면서도 방조 하고 향유한다. 국제적 인신매매는 인신매매조직과 포주 그리고 성구매자 모두에게 이득을 주었 다. 인신매매조직은 한국여성보다 외국인 여성을 더 쉽게 속일 수있고 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성구매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큰 이득을 얻고 있 다. 싼 임금으로 더 많은 여성들을 고용할 수 있고, 여권만 손에 쥐고 있으면 여성 들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성매매로 인한 포주들의 부당이득의 규모가 크게 확대

54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57 되었다. 인종차별주의로 인한 성구매자들의 외국인 여성에 대한 성매매욕구의 증가는 외 국인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를 더욱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특히 한국 성구매자들의 백인여성에 대한 성매매욕구가 증가하면서 러시아계의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매우 급증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국제적 인신매매는 처음에는 기지촌을 중심으로한 몇 개의 지역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정착되고 있다.(새움터 2001: 64-65) 이러한 한국의 현실이 정부에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7월 12일에 미국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인신매매보고서 가 큰 작용을 했다. 한국은 그 보고서에서 인신 매매 관련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최하위 그룹인 3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것이 발표되면서 매매춘은 한국정부의 공식적인 대책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것의 내용은 한국이 인신매매의 원천이자 통과국이라는 것으로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성 적 착취의 대상으로 미국과 서유럽, 일본에 매매되고 있다는 것이고, 중국등 많은 나라에서 온 여성들이 한국을 통해 미국가 전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거래되고 있다 는 것이다. 그리고 인권 및 민주주의의 지도국이지만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아 무런 것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입국사증 등 인신매매를 단속 하기 위한 출입국 관리법률을 포함하여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고, 인신매매에 관련된 외국인들은 이민법 위반으로 추방되면 그만이다라는 생 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신매매 희생자에 대한 정부지원이나 인신매매 지원에 관여하는 NGO에 대한 지원이 없다는 것이다(워싱턴/연합뉴스: 인터넷 한겨 레 ). 그런데 놀라운 것은 2002년 6월 5일 미국 국무부는 연례 국제 인신매매 실태 보 고서에서 한국이 인신매매 방지 노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음을 인정하여 한국 을 인신매매 관련 평가에서 캐나다, 독일, 영국 등과 함께 제 1등급의 그룹에 포함 되었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 발표 직후 한국 정부가 법무부, 외교 통상부, 여성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인신매매 대책 위원회를 설치하고 법규와 제도 정비에 착수 하는 한편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의 개선 조치를 미국에 설명하여 올해 평가에 반 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워싱턴/연합뉴스: 인터넷 한겨레 )

55 58 문제는 1년 만에 인신매매 3등급에서 1등으로 변화되는 것에 대해 미국에서 뿐 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문제제기가 되고 있고, 더욱이 이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한 국의 여성단체가 미의회에 한국의 상황을 증언하겠다고 하면서 인신매매를 둘러싼 국가와 여성단체 그리고 미국의 이해들이 서로 충돌한다는 것이다. 3. 한국 내 여성 이주 노동자 범무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이주 노동자는 2002년 10월 기준으로 했을 때 372,391명이다. 이 중에서 연수생(D-3 사증) 인구가 35,700명(9.6%), 연수취업자 (E-8)가 13,527명(3.6%), 불법체류자로 불리는 미등록 노동자가 287,639명(77.2%) 로 분류된다(정성철:1). 설동훈은 2000년의 경우 미등록 노동자의 75%가 사업이나 관광 혹은 방문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 사증을 받아 입국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에서 여성이주 노동자의 현황은 총 이주 노동자의 35% 이상을 차지한다. 물론 매년 증가하여 2000년에는 35.1%, 2001년에는 64.1%로 급증하고 있다(김엘 림, 오정진: 16). 출입국 관리 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국적 및 체류 자격별 등록 외국인(사증 D-F) 수에서의 남자와 여자의 비율은 56:44였다. 한국으로 남성 보다 여성을 더 많이 송출하는 국가는 중국(한국계 중국인과 중국인 모두 포함)과 필리핀 2개국이다. 2002년 남성 이주자인 경우 등록 외국인의 82.5%가, 여성인 경우는 81.8%가 아 시아계이다. 한국으로 유입되는 이주 여성은 한국계 중국인과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경우 여성에 비해 남성 이주 노동자가 많다. 남성 여성 한국계 중국인 15% 한국계 중국인 24% 중국 13% 중국 17% 인도네시아 9.9% 필리핀 8% 베트남 7.6% 베트남 5.5% 방글라데시 6.3% 스리랑카 5% 필리핀 6% 인도네시아 2.9%

56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59 파키스탄 2.5% 타이 1.4% 타이 2.3% 우즈베키스탄 1% 우즈베키스탄 2% 몽골 0.6% 스리랑카 1.5% 카자흐스탄 0.33% 네팔 1.4% 네팔 0.29% (2002 출입국 관리 사무소 자료) 이중에서 한국내 성산업과 관련되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은 필리핀과 러 시아 여성들이다. 이주 여성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성산업에 유입되고 있고, 각 집단 이 처한 문제가 어떠한지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4.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이주여성 이주 여성들이 한국의 성매매 산업으로 유입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크게 아래의 세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1) 관광비자, 산업연수생 등으로 들어와 불법체류하게 되면서 성매매로 유입되는 경우 이주 여성들이 산업연수생 노동자로 들어와 공장에 취직할 경우 공장에서 실직하 거나 체류기간이 만료되었거나 공장내의 폭언과 폭력 혹독한 노동조건으로 공장에 서 도망친다. 이런 경우 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불법체류자로 남는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관광비자로 들어와 이미 관광비자로 들어온 친구들과 합류하여 공장에 취직 하거나 다양한 서비스 직종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한국에 올 때 송출 대행사나 브로커들에게 비자와 한국에 들어오는 비용 으로 이미 많은 돈을 지불하여 왔기 때문에 이것을 갚는데 2-3년이 걸리고 그 다 음 부터가 자신을 위한 수입이 된다. 그래서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불가피하게 체 류연한을 넘길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에이전시나 브로커들에게 지불하는 돈은 한국 돈으로 1000만원 정도(몇년전만 하더라도 700만원)이다. 이럴 때 연수생에게 지급

57 60 되는 공장 월급으로는 이 돈을 갚기가 어렵고, 본국에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일 단 한국에 온 뒤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이때 피부색 이나 얼굴의 미모 여부에 따라 합법적 대안이 별로 없는 이주여성들은 이럴 때 공 장보다 더 수입이 많은 성산업으로 유입되어 간다. 그러나 연수생 송출회사나 이주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관리자들은 동 남아 여성 연수생들은 키가 작고 다 까무잡잡하여 성산업으로 가기는 어렵다 고 말한다. 연수업체를 이탈할 경우 다른 공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 시골 인 경우 나 이 많은 한국 남자나 공장에서 일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한다. 피 부색은 한국사회에서 이주 여성들이 어디에 고용되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축이다. 성산업은 얼굴이 하얗고 눈이 파란 경우 가장 쉽고, 식당에서 서빙을 할 경우도 중 국 조선족이나 러시아 여성 정도이다. 피부가 검을 경우는 공장이나 식당에서도 사 람들이 많이 드나들지 않은 곳에서 일을 하게 된다, 2) 알선업체를 통해 각종 사증(연예인 비자, 관광비자, 배우자 비자 등)을 통해 입국하여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경우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증은 연예인 사증인 E-6이 다. 대부분 필리핀 여성들이 E-6비자로 많이 들어오고, 러시아 여성들은 E-6와 관 광사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E-6 비자는 6개월이 기한이고 연장을 통해 1년까지 있을 수 있으면 본인이 원하면 2년까지 머무를 수 있다. 이들은 한국과 이주여성들 의 본국에 있는 에이전시인 모집기관과 송출업체를 통해 모집되어 한국으로 오게 되고 또 한국의 에이전시를 통해 전국 각 클럽에 분배된다. 에이전시인 알선업자들 은 이주여성들이 본국에서의 받는 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시하면서 여성들을 모집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여성인 경우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갖는다고 해도 러시아에서 100불 정도면 많이 받는 경우인데 한국에서 1000불이나 500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할 때 러시아 혹은 구 소련 연방이었던 러시아 주변 나라의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고자 한다. 그리고 일본이나 북미보다 한국에 입국하는 것이 서류나 비용 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훨씬 쉽고 싸기 때문에 이를은 한국행을 원한다.

58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61 3) 우편주문신부 형태인 국제결혼을 통한 유입 성매매이자 중매혼의 형태를 띠는 우편주문신부는 빈곤한 나라의 여성이 잘 사는 나라의 남성과 결혼하여 자기 나라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하거나 혹은 강요되는 여 성의 이주양식이다. 우편주문신부는 서구에서 1970말부터 부와 인종의 차이에 기반 하여 1970년대 말에 성산업의 한 형태로 등장하는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면 미 국, 호주, 일본, 유럽 등지에서 성행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몇년 사이에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베트남 처녀 결혼 을 비롯한 다양한 광고들이 우리 사회에 우편주문신부 에이전트가 등장했음을 알리고 또 새로운 여성매매 산업이 등장했음 을 알리고 있다. 한국이 여자를 수입해 오는 나라들은 한국보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국가들인 데,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이고, 한국의 여성들 역시 호주 미국 일본 등에 우편주문신부로 모집되어 팔려가고 있다. 우편주 문신부를 통한 국제결혼의 유지와 증가는 남성들의 성차별주의, 인종주의에 기반한 다. 이러한 결혼거래에는 여성들이 자기 나라에서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그에 따른 그 나라 남성들의 무능력과 한국 남성의 경제력 그리고 저개발국 여성들의 처녀성 이 강조된다. 그러나 알선업체에 의해 주선된 이러한 결혼구조에서 이주여성들은 한국 남성들 의 폭력과 폭언 등을 견디거나 혹은 도망쳐서 불법체류자가 된다. 이럴 경우 성매 매로의 유입가능성은 높아진다. 5. 한국 문화정책의 변화와 한국으로 향하는 러시아와 필리핀의 성매매 이주 여성 출입국 관리통계연보를 분석하면 1985년 188명에 불과하던 외국연예인 수가 2000년에는 3916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외국 연예인 수 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도 하였으나 1999년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6 사증을 가지고 입국하는 외국 연예인 중 여성 비율은 1988년 35.6%정도이지만 2000년에는 82.3%에 이른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자의 경우 2000년 입

59 62 국자 중 여성 비율은 96.2%에 이른다. 산업연수생 외국인 여성들은 증감추이가 크 지 않은데 비해 유흥산업에 유입된 여성들은 1999년에 비해 2001년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2.5%가 증가했다(장미진 2002: vi). 이들의 국가별 상황을 보면 유흥, 성산 업에 유입된 여성들 대부분이 필리핀, 러시아 여성들이다. 필리핀은 국가발전 전략 으로 해외 인력거래를 적극 장려하여 필리핀 출신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1999년 이 후 러시아인이 급성장하기 시작하여 2000년에는 한국 유흥산업에 유입된 이주여성 은 러시아인이 최대집단을 형성한다. 그 외에 우즈베키스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매매 이주 여성의 증가는 일차적으로 한국의 정책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많은 러시아 여성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는 미국, 유럽이나 일본 보다 예술흥 행비자를 받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말해진다(장미진 2002). 그래서 해외 돈벌이를 원하는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은 최고로 선호되는 지역이다. 또한 1998년 관광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운다며 해외 예능인력에게 주는 예술흥행(E6)비자 발 급을 완화하고 외국 연예인을 수입하는 공연기획사의 설립이 간편해진 것도 많은 여성들이 한국의 성산업에 취업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 러시아 연구자이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러시아 여성을 많이 만났던 주요 정보제 공자인 H씨는 전국 술집이나 클럽에 들어와 있는 러시아 여성들이 E-6 비자를 발 급 받는 과정에는 비자를 발급받은 여자가 누구인가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 비자 발급 과정의 허술함과 송출회사들의 개입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제는 일본이나 유럽이 E-6 비자 발급과 관련된 자격들을 제한하는 것에 비해 우리 나라는 그 기준과 심사과정이 요식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환경은 대학을 나 와도 일자리를 가질 수 없고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한달에 불 정도를 버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여성들의 한국행 러쉬를 가능하게 한다. E-6 비자를 통해 한 국에 들어올 경우 그들에게 1000불을 준다는 계약이 불로 떨어지지만 그것 이라도 그들이 러시아에서 벌은 수입보다 10배 이상이 된다는 것은 그들에게 여전 히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다. 한국의 성산업에서 가장 가시적인 이주여성 집단은 필리핀 여성과 러시아 여성들 이다. 여기서는 간략하게 그들의 상황에 대해 제시하고 정책적 차원에서 어떠한 접 근이 가능한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60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63 1) 증가하는 러시아 여성의 한국이주와 성산업으로의 유입 러시아 여성의 한국 입국 과정에는 한국의 인력수입업체와 러시아의 인신매매조 직이 관련되어 있다고 말해진다. 중앙일보 특별취재반은 정기적으로 러시아 하바로 프스크를 방문하는 공연기획사 사장 朴 모(28)씨를 인용하여 "러시아 현지 TV에 한 국에서 일할 여성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내면 즉각 수백명이 몰려 든다"고 쓰고 있 다. 그리고 한국에 온 러시아 여성들은 직접 한국에 오기 전에 이미 한국 술집에서 일하면 큰돈을 번다는 소문을 듣고 왔고, 술집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진술했다. 하바로프스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는 한국으로 인력을 송출하는 업 체가 지난해 17개에서 올해 30개로 늘어났고, 이러한 인력 송출업체와 한국의 인력 수입업체는 입국 서류를 위조 하거나 변조하여 부정하게 비자를 발급 받아 한국으 로 러시아 여성들을 보내고 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마피아가 개입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 있다고 기사화 했다( ). H씨는 자기가 아는 사람이 러시아에 있는 한국인으로부터 자기가 사람을 보내줄 테니 장사 좀 해보라 해서 그 사람이 보내주는 여성들을 받아서 클럽이나 에인전트 로 넘겨주는데 100명을 보내주면 앉아서 1인당 100불씩 만불을 번다는 것을 들었 다고 했다. 러시아도 요즘은 모스크바나 큰 도시에서 먹고 살 수 있는 일들이 많아 지고 있기 때문에 많이 한국으로 안오고 극동지역이나 지방도시, 시골에서는 여성 들이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사람들을 구하면 쉽게 여성들을 모을 수가 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의 여성들은 한국에 가면 목돈을 벌 수 있다고 기대하고, 러시아나 구소련 연방 현지에서는 모두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 적으로 많은 러시아 여성들은 "사장이 월급을 주지 않는다"며 가족들에게 국제전화 를 걸어 임금체불을 하소연한다. 그래서 한국에 딸을 보내 놓고 근심하는 어머니들 은 한국에 나가 있는 딸을 도우려 한국대사관에 임금체불을 하소연한다. 그런 과정 에서 2002년 초에 우르베키스탄 정부는 한국정부에 자국 여성들에 대한 E-6 비자 발급 자체를 요청해고, 여기에 대해 법무부와 외교통상부가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이러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한국대사관은 비자를 발급해주기 전 에 성매매나 임금체불 등 예상되는 여러 위험성을 설명해주지만 한국행 예술흥행 (E6) 비자를 '천국행 티켓'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주의는 잔소리로 들릴

61 64 뿐이라고 우주벡의 전 영사였던 김소희씨는 말하고 있다. 이소희씨는 E6 비자로 입 국해 지금 한국에 체류 중인 우즈베키스탄 여성은 6백여명이고, 또 관광. 단기 등 다른 비자로 입국해 현재 불법 체류 중인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1천3백여명에 이른 다고 밝혔다(중앙일보 ). 이슬람이 주 종교인 우주벡에서 한국으로 오는 여성들은 고려인이거나 러시아인 경우가 많고, 그들은 문화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알 려져 있다. 이러한 임금체불과 항의는 이주 전 현지에서 생각했던 상황과 한국에 이주한 후 의 경험하는 현실에서 느끼는 차이에 기인한다. 유입과정에서 러시아 여성들은 한 국 입국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회사가 부담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한국에 도착하 면 그것이 곧 자신이 진 빚임을 알게된다. 즉 공연기획사가 대신 내주는 입국비용 이 곧 빚이다. 러시아 여성이 한국에 오는데 필요한 서류 발급 수수료와 항공료는 약 1백20여 만원이 든다. 현지에서 월 평균 10여 만원을 받는 여성들은 이 돈을 현 지에서는 부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들이 한국에서 받기로 계약한 월급은 50만원 선이다. 그래서 그들은 입국 비용을 갚기 위해 2~3개월을 수입 없이 지낼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은 고향에 송금할 돈을 벌기 위해 매 매춘 시장으로 유입된다. 동시에 이들은 에이전시나 업주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는 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다. 예를 들면 지각 결근 등에 대한 벌금을 물리고, 국내 체류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여성들은 특별수당을 원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를 위해 성매매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그들이 성매 매 산업에 관련되게 되면 그들은 윤락사범으로 강제 출국 당할 위험이 있고 또 신 고 사실을 알게 된 기획사가 계약을 파기하면 불법 체류자가 되기 때문에 업주들보 다 더 완강히 윤락 사실을 부인하게 된다(중앙일보 ). 이렇게 되면서 한국의 이주 여성 성매매 시장에는 러시아 여성들이 가장 많게 되었다. 이제 러시아 여성들은 유흥업소에서만이 아니라 강남역 길거리에서 주택가 에서의 비밀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흥장소에서 가시적이 되고 있다. 1998년 예 술흥행(E6) 비자 발급의 간소화되면서 댄서.가수로 입국한 이들이 속속 유흥가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E6 비자 입국 여성은 1992년 4백30명에서 올해 5천7백62명으로 10년 사이에 13 배로 증가했다. 단기.관광 비자로 들어와 불법 체류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국내 유흥

62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65 업계에서 종사하는 외국 여성은 현재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법무부와 경찰은 보고 있다. 2) 필리핀 이주 여성과 성산업의 관계 1990년대 초 국내 이주 노동자 중에서 조선족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 었는데, 정부 정책의 변화와 IMF로 인한 불법체류자들의 귀국으로 상대적 비중이 저하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필리핀 이주민들이 있는데, 2000년 기준으로 했을 때 여성 5585명, 남성 6498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필리핀 이주여성노동자들은 전반적으로 학력수준이 높고(2000년 기준 5585명 중 고졸이 2117명, 대줄이 2893 명), 이십대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필리핀에서의 직업이나 가정배경도 대부분이 중 산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들의 이주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이 들은 한국에서의 어려움 중에서 노동여건보다는 임금체불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 다(이금연 2003). 한국 유입경로는 많은 경우 브로커의 도움을 받고(51.3%), 친구, 친적 아는 사람를 통해서도 많이 온다. 2003년 9월 시점에서 필리핀 여성 입국자(1285명)의 사증 유형을 보면 단기종합 (C-3)가 563명, 관광통과(B-2) 173명, 산업연수(D-3) 160명, 거주(F-2) 83명, 단기 상용(C-2) 82명, 예술흥행(E-6) 58명, 협정(A-3) 51명, 방문동거(F-1) 37명, 동반 (F-3) 21명 순으로 나타난다. 취업할 수 없는 단기 종합, 관광통과 등의 비자로 입 국한 경우가 60%를 차지하는데, 이것을 보면 많은 필리핀 이주 여성들이 한국사회 에서 불법체류 상태에서 취업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산업 유입과 관련되어 문제가 되고 있는 예술흥행(E-6) 비자를 보면 필리핀은 러시아 여성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예술흥행비자와 성매매 여성이주 의 문제는 한국정부가 1997녀 연예인 송출업무를 맡는 에이전시 설립을 허가제에 서 추천제로 대폭 간소화하면서 예술흥행비자를 지난 연예인을 초청할 수 있는 에 이전시가 증가되었고, 이 에이전시들이 외국인 여성들을 연예인 자격으로 한국 나 이트 클럽이나 미군 기지촌의 클럽에서 춤을 추는 조건으로 초청하게 되면서 E-6 비자와 성산업은 긴밀한 연관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E-6비자를 지닌 여성들 이 남성들보다 더 많이 입국하게 되었고, 2001년인 경우는 여성이 6971명 남성이 1615명이 된다. E-6사증을 지난 이주여성들의 증가는 성산업으로의 유입과 밀접하

63 66 게 관련되어 있다. E-6비자로 입국한 여성들을 보면 1999년 러시아 여성이 443명으로 50%를, 필리 핀 여성이 233명으로 29%를 차지한다. 러시아 여성들이 자국에서 알선업자와 연결 되어 국내 에이전시로 넘겨져 전국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는데 반 해 필리핀 여성들은 주로 미군부대에서 주변에서 일을 하게 된다. 필리핀에서는 인 력송출업체 직원들이 중소 도시를 다니거나 신문에 모집광고를 내 한국 취업을 희 망하는 여성들을 모으는데, 주로 한국.일본 등으로 인력 송출만 하는 업체만 해도 1 천3백여 곳에 이른다고 필리핀 대사관측은 밝혔다(중앙일보 ). 6. 대책 및 제언 지구화시대 한국 사회에 이주해온 젊은 여성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더 빨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성매매에 종사한다. 러시아 여성도 필리핀 여성도 그리고 연변 여성도 그렇다. 성매매 시장은 인종과 국적에 의해 형성된다. 여성들은 국민국 가를 경계로 하여 위계화되어 있고 성적화(sexualization) 되어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산업은 기본적으로 성 차별주의에 기반해 있고, 거기서 여성들은 모두 섹스로 환원되고 남성의 성욕망 시 장에서의 수요에 따라 그들의 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정치적 매개가 존재하지 않 는 여성들은 고립되어 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탈매춘의 성공만이 그들을 구원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현재 금지주의와 규제주의 그리고 성매매 여성의 비범죄화를 포 함하는 규제폐지주의 등 매매춘 방지 대책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다. 이러한 정책 적인 차원 외에 광범위하게 성의 대상화, 매춘화, 상품화되어 가는 현실 속에서 한 국사회에서 들어와 있는 외국인 성매매 여성과 한국 성매매 여성이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을 배양시키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줄 정치적 개념이 무엇일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국민국가에의 참여를 논하는데 사용했던 시민권의 개념을 지구화 시대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자기 통제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과 연결시키 는 것은 많은 논란을 필요로 한다. 이제까지 국민국가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해 온 시민권으로서의 성적 권리라는 것은 몸의 자율성, 의지, 동의와 같은 것으로 설명되

64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67 어져 왔다. 문제는 이러한 개념이 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이러 한 개념들은 가부장제가 집합체로서의 여성의 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방식을 변화 시키지 못한다(배리). 여성의 성적 권리는 고전적인 자유주의 시민권 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일탈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민권의 개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들로부 터 시사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데,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치적 동일시의 현실 속에 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협상을 시도하는 무페의 정치적 동일 시의 개념이나 다름에 대한 인식론적 인정에 기초하여 정치적 행위의 특정한 위치 성을 인정하면서 정착하기와 이동하기의 원칙에 기초하는 유발-데이비스의 횡단적 대화 같은 개념을 통해 여성 섹슈얼리티에 기반하는 억압된 여성 집단들간의 정치 적 행위를 도모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시민권은 공공장(public sphere)에 정치적 주체로 참여하고 개혁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정혜(2002)의 연구 등은 한국의 성산업에 유입되어 있는 이주 여성들을 인신매 매 피해자로 범주화하여 그들의 불법감금, 강제노동, 강제성매매와 같은 인권침해를 문제로 지적한다. 그러나 한국의 성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들은 불법적이거나 강제적으로 한국 사회에 이주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들을 성산업으로 유입시키는 구조적 조건에 있고, 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그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담 및 지원체계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책은 국가적 그리고 법적 차원에서 접근해야하는 것과 복지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것이 있을 수 있다. 현재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미8군내 클럽 등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외국인 연예인을 추천제로 바꾸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된 예술흥행(E-6) 비자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현재 E-6 비자 발급대상에서 무희가 제외되고 가수가 인정되는 변화는 단지 자신을 무희에서 가수라고 기재하는 것 이외에 어떤 구조적인 변화도 가져올 수 없 다. 사증발급 대상을 제한하고, 연예인의 등급을 구분하는 등의 원칙에 근거하여 사 증발급을 할 경우에는 그들에게 자신의 기능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활동 기 회를 제공해야한다. 둘째, 한국에서 이주여성들의 인권문제가 침해되지 않도록 현재 법무부와 문화관 광부 노동부에 분산되어 있는 E-6 사증 관련 업무들이 구체적으로 총괄 조정되어 사증발급과 공연내용 그리고 노동법에 적용되는 노동권확보의 문제가 상호연결 되 어야 한다. E-6 비자로 들어온 여성들이 성산업에 유입되면서 법무부, 문화관공부,

65 68 노동부, 여성부가 관련되는데 현재는 어느 부서도 이 문제와 관련된 총체적인 책임 을 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 예를 들어 법무부에서의 변화가 다른 부서의 노력을 무 효화시키거나 업무를 어렵게 하는 경우 마저 있는데, 이는 E-6 사증에 대한 정부 정책의 부재에 기인한다. 셋째, 이주여성을 위한 전문 상담가 배출과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성산업에 종 사하는 이주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할 수 있는 쉼터 제공 및 이주여성문제를 다룰 수 있는 국가 정책이 필요하다. 많은 이주 여성들은 한국에서 성매매가 불법인줄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쉼터는 여성들을 윤락 여성화하는데, 이주여성들은 이 쉼터를 감옥이라고 생각하고 기피한다. 쉼터는 이들이 한국에서 겪는 임금체불이나 부당한 대우, 나쁜 건강, 본국귀환 등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 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성매매 이주 여성들을 비롯하여 이주 여성들의 성과 재생산에 대한 건강권 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들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그들의 몸에 관한 결정권과 통 합권을 위해 의료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이주 현장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 훈련 및 다문화사회를 위한 지 원 프로그램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발되어야 한다. 이주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시장에는 인종주의와 국가/민족 중심주의, 문화제국주의 이념이 작동하면서 국적 과 성별에 기반한 위계등이 형성되는데 이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서구중심주의 그리 고 인종차별주의의 결과이다.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문화감수성 훈 련이 필요하다. 또한 이주 노동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언어로 인한 차별과 소통불능 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강좌, 문화간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문화강좌 등에 대한 프로그램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여섯째, 국가 간에 인신 매매 혹은 성매매 방지 공조체제를 만들어야한다. 지구 화시대 성산업화의 문제는 일국 만의 정책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참고문헌> 김은실(2001), 여성의 몸, 몸의 문화정치학 도서출판 또하나의 문화 김소영(2001), 사라지는 남한 여성들: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하의 한국형 블록버

66 제3장 성산업과 이주 여성 69 스터 영화의 무의식적 광학과 성정치학, 아시아 문화연구(Inter-Asia Cultural Studies) 2001년 12월학술 심포지움 자료집, pp 백재희(1999), 외국여성의 한국 성산업 유입에 관한 연구 : 기지촌의 필리핀여성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청구논문(미간행), 설동훈(2002),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문제, 그 제도개선 방안, 민주화운동기념사 업회. 새움터(2001), 경기도 지역 성매매 실태 조사 및 정책 대안 연구, 새움터 조사 보고서 이정혜(2002) 대한민국내로의 국제 인신매매에 관한 자료 검토, IOM 국제이주 기구. 인권운동사랑방(1999), 성( 性 )산업으로 유입된 외국인 여성에 관한 현장 실태 조 사 보고서 인권운동사랑방 조사 보고서 장미진, 김규원, 설동훈(2002) 외국연예인 국내 취업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홍기혜(2000), 중국 조선족 여성과 한국 남성간의 결혼을 통해 본 이주의 성별 정 치학,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청구논문(미간행) 캐슬린 배리(2002),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김은정, 정금나(역), 서울: 삼인. Bennett, David(ed.)(1998), Multicultural States : Rethinking Difference and Identity, London & New York : Routledge. Burawoy, Michael & Joseph A. Blum & Sheba George & Zsuzsa Gille & Teresa Gowan & Lynne Haney & Maren Klawiter & Steven H. Lopez, & Sean O. Riain & Millie Thaye(2000), Global Ethnography : Forces, Connections, and Imaginations in a Postmodern World, Berkeley and Los Angeles, California & London, England :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Cheah, Pheng & Bruce Robbins(ed.)(1998), Cosmopolitics : Thinking and Feeling beyond the Nation, Minneapolis London :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Giroux, Henry A., & Peter McLaren(1994), Between Borders : Pedagogy

67 70 and the Politics of Cultural Studies, London & New York : Routledge. Jameson, Fredric & Masao Miyoshi (ed.)(1998), The Cultures of Globalization, Durham and London : Duke University Press. Ong, Aihwa(1999), Flexible Citizenship : The Cultural Logics of Transnationality, Durham and London : Duke University Press. Sassen, Saskia(1998),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 New York : The New Press. Yuval-Davis, Nira & Pnina Werbner(ed.)(1999), Women, Citizenship and Difference, London & New York : Zed Books Ltd. <기사자료> 뉴스피플 97년 6월 26일자, 뉴스피플 99년 5월 27일자, 서울신문 97년 8월 5일자 중앙일보 2000년 8월 1일자 한겨레신문: 98년 2월 20일자 한겨레신문, 2001년 10월 15일자 한겨레신문 2001년 11월 15일자 워싱턴 연합뉴스: 인터넷 한겨레 2002년 7월13일자 워싱턴 연합뉴스: 인터넷 한겨레 2002년 6월5일자 말, 98년 5월호 서울9, 97년 4월호 주간조선, 99년 11월 1587호 한계레 21, 2002년 7월호

68 제4장 성적 시민권과 비이성애적 주체 1. 시민권과 섹슈얼리티 시민(국민)이 보편적인 (법률적, 정치적) 주체가 아님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근대적 정치체제로의 이행과 더불어 재산을 소유한 부르주아 이성애 자 남성에게만 배당되었던 시민권은 이제 인간이 아닌 대상까지 포괄하리 만치 그 외연이 확장되었다. 시민권은 인간이 아니 비인격적인 대상에까지 확대되어 동물이 나 자연적 대상에 대해서조차 법률적 인격성(legal personality)을 보장하고 있다. 1) 이런 생각에 기대면 우리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이었던 시민권이 점차 역사적으로 진 화하여 다양한 사회적 주체에게 분배되었다는 낙관적인 인상을 받기 십상이다. 막 연히 생각하기에, 시민권의 역사는 시민권적 주체에 해당되는 대상을 끊임없이 확 장하는 과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시민권의 문제가 언제나 사회적 성원권(membership)의 정체성과 맺는 관련을 헤아리지 못하도록 한다. 시민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사회 의 진정한 성원으로서, 따라서 사회적 권리의 수혜자로서 성공적으로 규정하는 것 2) 이라 한다면, 시민권은 언제나 성원권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 다. 시민권을 둘러싼 근대 사회 내부의 전환과 이행은 대개 이러한 성원권의 재정 의와 상관되어 있다. 그러나 성원권을 둘러싼 갈등과 조정의 과정은 성원권을 부여 하여 포용하게 된 주체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과정이면서 아울러 성원이 되는 사 회의 정치적 정체성을 변형시키는 이중적 과정이었다. 이는 여성의 시민권과 관련 1) 동물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쟁을 동물의 법률적 인격성의 취득, 즉 시민권의 전유로 바라보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애완동물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쟁이나 도 살, 생체해부, 실험용 동물 사용 등에 관한 복잡한 시비는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그러 나 복제양 돌리와 낙태 및 태아의 권리를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이 시민권을 문화적 차이 로 환원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분명하다. 이는 시민권이 언제나 사회적 성원권 (membership)과 관련하여 매우 유동적이며 우연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2) 브라이언 S. 터너, 시민권과 자본주의, 서용석 박철현 옮김, 일신사, 1994, 122쪽.

69 72 된 역사적 추이에서 쉽게 드러난다. 여성이 시민권을 획득하는 과정은 여성의 정치 적 주권성을 긍정한 데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도록 자극하였고, 자본주의 사회의 공적 제도의 성별적 성격에 대한 비판을 가져왔다. 최근 시민권을 둘러싼 논의에서 제기된 성적 시민권이란 의제 역시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은 성적인 소수자로 정의된 비이성애적 주체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시민권의 이성애규범적 성격을 제기하고,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가정을 문제삼는다. 성적 시민권 논쟁은 물론 이런 비이성애적 주체로부터 출발한 질문은 아니다. 성적 시민권 개념은 페미니즘 내부에서 공공 영 역을 성별화된 부르주아 남성의 장소로 규정하고 이를 변형시키려는 일련의 논의를 통해 논쟁되어온 주제이다. 3) 그러나 우리는 이런 논의에 더해 여성이라는 성적 주 3) 페미니즘이 시민권을 어떻게 규정하고 설명하는가의 문제는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다. 시민사회와 국가, 그리고 공론장의 관계 등을 둘러싼 입장은 여성과 시민권의 관계를 일률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쟁점 속으로 밀어 넣는다. 또한 시민이라는 정체성이 언제나 일관된 자기동일성을 지닌 국민(nation)이라는 정체성과 불가분하게 겹 쳐있는 한 국민, 시민, 여성의 관계 역시 중요한 쟁점이 된다. 따라서 페미니즘과 시민권 의 관계는 정치적 담론과 제도의 역사 전체를 반성적으로 인식하는, 대단히 포괄적인 기 획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단지 세일라 벤하비브(Seyla Benhabib)과 드루실라 코넬 (Drucilla Cornell),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로 대표되는, 비판이론 전통에 선 페미 니스트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상기하고자 한다. 이들은 공론장 혹은 공공 영역에서 여 성의 지위의 문제를 다루는 것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그 이상의 정치적 함 축을 담고 있다. 이들은 표준적인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볼 때, 시민사회 속의 여성 즉 가족, 결혼, 노동 등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여성의 정체성만으로 여성적 정체성을 분석 하여 온 근대 여성주의 담론의 경향에 대한 일종의 자기비판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앞의 시민사회-사적 이해를 둘러싸고 경쟁하는 주체의 장으로서의 시 민사회, 즉 소유와 교환이 나타나는 시장 등-에서 페미니스트 정치학은 페미니스트 정치 학을 여성의 권리를 어떻게 얼마나 대변할 것인가 라는 가정에 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시민사회론이라는 숨겨진 정치적 전제 안에서 페미니즘이 구상될 때, 권리, 여성, 재현 (대변) 등의 개념은 성별화된 이분법적인 인식론의 전제를 반복하기 쉽다. 앞서 언급한 페미니스트 정치학자들의 작업은 이 점에서 페미니즘적인 입장에서 공공영역을 재정의하 려 한다. 이는 단순히 남성적 공공영역을 어떻게 여성화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적 참여와 실천을 가능케 하고, 또 그렇게 참여하는 주체를 어떻게 인식가능한 것으로 만드는가의 문제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들이 성별적 이분법의 틀을 벗어나 여성을 차이 화시키는 권력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로 인식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들은 시민, 국민, 법, 공/사 등의 구분을 만들어낸 역사적 작용을 분석함으로써 여성

70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73 체성과 구분되는 이질적인 성적 주체들(퀴어 주체)의 관점에서 현재의 성적 시민권 논의를 가늠해보고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성적 주체성과 정치적 주체성 사이의 관 계를 둘러싼 논의에 어떤 자극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동성애자 웹사이트인 엑스존 을 둘러싼 법률적 소송과 그 결과, 그리고 이를 에워싼 국가기구 및 관련 기관, 퀴어 주체들의 주장들을 살 펴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퀴어 주체의 시민권 문제가 어떻게 규정되고 정의될 수 있 는지 설명을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적 시민권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 들이 어떻게 비판적으로 전유되어야 할 것인지 나름의 입장을 개진하고자 한다. 2. 엑스존 사태와 성적 시민권 1) 퇴폐 2등급의 비시민에서 성적 시민으로 지난해 동성애자 인터넷 사이트인 엑스존 의 소송이 패소한 이후 지루한 항소심 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12월 22일 마침내 최종적인 판결이 내려졌고, 원고 측인 엑스존 은 마침내 대법원에 상고를 준비 중에 있다. 2년전 8월 14일 서 울행정법원은 엑스존이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정체성의 구성을 추적하고, 이를 통해 성별적 이분법을 넘어 여성의 정치적 주체성을 상 상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들의 작업은 여성의 참정권 확보와 공적 영역에의 참여라는 자 유주의적 재현(대변)의 정치학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는 시민권의 성정치학을 사고하고자 하는 우리의 작업과 깊은 연관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글의 한 계 상 더 이상 다루지 않기로 한다. 일단 이들의 작업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Drucilla Cornell, Transformations: Recollective Imagination & Sexual Difference,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3 ; Drucilla Cornell, At the Heart of Freedom: Feminism, Sex, and Equality, Princeton, Princeton Uiversity Press, 1998 ; Seyla Benhabib, Judith Butler, Nancy Fraser and Drucilla Cornell, Feminist Contentions: A Philosophical Exchange,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6 ; Seyla Benhabib, Situating the Self : Gender, Community and Postmodernism in Contemporary Ethics, Polity Press, 1992 ; Nancy Fraser, Unruly Practices: Power, Discourse and Gender in Contemporary Social Theory,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1989 ; Nancy Fraser, Justice Interrupturs: Critical Reflections on the "Postsocialist", Condition,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7

71 74 소송, 즉 엑스존을 청소년유해매체로 규정하고 고시한 행정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요구를 이유 없다고 기각한 바 있었다. 그리고 패소한 엑스존 측은 재판부 의 결정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이런 소송이 제기되기 이전 국가인 권위원회는 이런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에게 청소년유해매 체물 심의기준 4) 에서 동성애 항목을 삭제하도록 권고하였다. 이러한 국가인권위원회 의 결정은 명백히 앞의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기준을 수 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상당한 논란이 야기되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보수적인 기독교 세력과 일부 보수주의적 집단들은 동성애자 사이트가 청소년들 사 이에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주장을 강변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주장에 반발하는 움 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이른바 국민적 여론을 반영하여 새로운 선택과 결 정을 하겠다는 취지로 청소년보호위원회는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앞의 소송 과정에서 법원 측 역시 소송을 제기한 엑스존 측의 주장을 상 당 정도 인정하였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동 성애를 조장하는 것 을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기준에 포함시킨 법(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이 "동성애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 로 헌법에 위반되고 (중략)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위임입법으로서 법에 위반되 어 무효 5) 일 수 있으며, 이 규정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및 고시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또한 재판부는 엑스존의 게시물이 "법에 규정된 심의기준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구구할 소 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이를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 고 시함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 사유가 그대로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엑스존의 주장이 충분히 '처분의 취 소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시켜준 바 있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당시 소 송의 핵심적인 쟁점이었던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회피 한 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결정이 당연 무효 될 이유는 없 4)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의 개별 심의기준은 혼음, 근친상간, 동성애, 매춘행위 기타 사 회통념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 등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고 있다. 5) 판결문, 사 건 2002 구합1519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및고시처분무효확인, 출처는

72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75 다는 억지스런 논리를 내세워, 엑스존의 패소를 결정하였다. 한편 이에 불복하여 제기된 항소심의 경우 지난 해 12월 22일 서울 고등법원은 최종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 역시 엑스존의 패소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판결의 실 제적 결과는 패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측은 이전보다 보다 명시적으로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가운데 동성애에 관련된 조항인 제7조의 위헌여부를 확인하여 주었 다. 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성정체성 자체는 정신의학상 정신질 환이나 정신적 장애가 아니라 이성애와 같이 정상적인 성적 지향의 하나로 간주되 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을 범죄 자 또는 사회적인 일탈자로 보아 배척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지 는 않고, 아울러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의 내 용을 인정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동성애에 관하여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와 동성애에 대한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음을 들 어,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제7조 2.. 다. 항의 규정 중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 을 청 소년 유해매체물의 심의 기준에 포함하고 있는 부분을 위헌 또는 위법인 규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 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6) 이는 권리의 영역과 범위, 내용에 대한 포 괄적인 기준과 동성애를 연결시킴으로써 이전 단계의 판결보다 진전된 결과를 보여 주었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헌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의 주체로서의 시민의 범 주와 동성애자라는 성적 주체성의 범주 사이에 결국 뒤늦은 그렇지만 기묘한 만 남 이 이뤄진 것이다. 엑스존을 둘러싼 법률적 소송은 막연히 동성애자 차별을 둘러싼 시비로 좁히기 어려운 쟁점을 함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정치적 주체성(시민)과 성적 주 체성(동성애자/비이성애적 주체성)의 관계에 대해 도발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한편 이는 근년 퀴어 정치학 내부의 주요한 논쟁 가운데 하나인 성적 시민권 혹은 퀴 어 시민권(queer citizenship) 을 둘러싼 복잡한 쟁점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특 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엑스존 사건은 동성애자의 정치적 주체성을 상징화하는 상이한 전략이 교차하는 공간이며 또한 그를 물질화하는 실천을 규정하는 투쟁의 공간이다. 동성애자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어떤 정치적 주체성을 전유하여야 하 는가는 퀴어정치학의 근본적인 쟁점이다. 동성애자는 시민인가? 동성애자가 시민이 6) 판결문 사건 2002누14418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및고시처분무효확인, 출처는

73 76 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것일까. 아니 동성애자가 시민이라는 근대 부르주아적 정치적 정체성과 동일시될 수 있을까. 비시민이었던 동성애자들이 시민이란 정치적 지위를 얻을 때 그것은 단순한 법률적, 정치적 주권성의 변화에 머무르는 것일까. 시민권의 퀴어화, 성애화는 기존의 정치적 공동체, 그리고 그것을 재생산하고 현실 화하는 다양한 물질적 제도와 규정(국가, 공공영역, 사회정책 등)에 어떤 영향을 끼 칠까. 나아가 다른 퀴어 주체들(양성애자, 성전환자, 성 노동자(sex worker), 미혼 모 등) 역시 시민적 주체성을 얻을 수 있을까. 당장 떠오르는 이러한 의문들은 퀴 어라는 성적 주체성과 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성 사이의 만남이 지극히 복잡하고 또한 갈등적이란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엑스존 사건에는 바로 이런 쟁점들이 보이 지 않게 관류하고 있다. 엑스존 소송에서 재판부(법률적 제도는 시민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을 권리 와 자격 으로 분절한다)는 동성애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표현의 자유 를 명시적으로 언급한다. 이러한 다양한 권리는 정치적, 사회적 권리의 분배와 전유를 매개하는 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성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판부의 언급은 완 곡어법을 통해 동성애자의 시민권 을 긍정하고 승인하는 수행적 실천 (performative practice) 이라고 볼 수 있다. 7)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상당수의 아시 7) 수행성(performativity)이란 개념은 언표 행위의 효과를 통해 그것의 실재성이 구성됨을 뜻한다. 오스틴의 화용론적 언어학은 진위문(the constant)과 수행문(the performative)을 구분하면서 지시적인 언표인 진위문과 달리 선언이나 명령, 명명 등의 수행적 언표행위 는 그 화행을 통해 대상의 정체성이 구성됨을 강조한다. 그러나 데리다는 이러한 언표행 위의 엄밀한 구분 가능성을 회의하며 수행문이라는 기생적이고 보충적인 언표야말로 진 위문이라는 지배적인 언표의 가능성의 조건임을 주장하며 오스틴의 언어학을 급진화한바 있었다. 알다시피 주디스 버틀러는 이러한 논의를 참조하며 성별(gender)의 정체성을 둘 러싼 종래의 여성주의적 인식론을 비판하고 정체성의 정치학으로부터 벗어난 페미니즘적 인식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성별과 성(sex)의 정치학을 재현의 정치학으로 환원한데 대해 비판하며 성정체성과 성별의 비판적 인용과 반복이라는 전복적인/저항적인 재의미화 (resignification) 를 이성애규범성에 대한 비판의 전략을 제시한다. 그녀에게 있어 수행성 이란 이미 주어진 고정되고, 안정적이며 일관된 정체성이란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 다는 데 대한 인식론적 문제설정이다. 그리고 아울러 언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적 실천들(흔히 여장으로 오인된 드랙의 가장(passing)을 포함하여)이 어떻게 정체성을 지속 적으로 구성하고 변용시켜가는가에 대한 인식을 통해 그를 비판하려는 정치적 기획을 포 함하고 있기도 하다. 보다 자세한 것은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J. L. 오스틴, 말과 행위, 김영진 옮김, 서광사, 1992 ; Jacques Derrida, Signature, Event, Context, Peggy Kamuf

74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77 아 사회에서 동성애자를 비롯한 비이성애적인 성적 주체들은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실재한 적이 없다. 그들은 법률적인 제도 안에서도, 사회복지를 비롯한 국가의 공공 정책 안에서도 그리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적 활동의 공간 안에서도, 언제나 부재하는 자들이었다. 근년 군법 지배에서 벗어나 민진당 정권이 들어선 대만의 전 향적 변화를 제외하면 중국과 싱가포르를 위시한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성적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여 왔다. 이들 국가는 문화적 민족주의를 통해 동성애 를 비롯한 성정체성을 서구적인 퇴폐나 외설의 풍속으로 정의하며, 이국적이고 외 래적인 행위로서 사회의 내부성을 극구 부정한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장소 에서 벌어지는 동성애적 행동에 대해서는 풍기문란 등의 법률적 규정을 통해 범죄 화하닌 이율배반을 계속하였다. 9) 이는 그간 한국 사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러나 엑스존 사태에서 보듯이 동성애자의 공적 비가시성은 이제 새로운 차원을 맞 이하고 있다. 엑스존 판결에서 등장하듯 동성애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다양한 보편 적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시민(국민)적 주체로 존재했던 것인 양 가정되고 있다. 엑스존 사태가 흥미로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엑스존을 둘러싼 법률적 소송에서 법원은 판결문이라는 법률적 선언을 통해 혹은 앞의 표현을 빌자면 수행적인 호명 (interpellation)을 통해, 동성애자의 존재를 (사후적으로/소급적으로) 인정한다. 그 ed., A Derrida Reader,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1 ; Judith Butler, Gender Trouble-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0 ; Judith Butler, Bodies That Matter: On the Discursive Limits of "Sex", Duhram, Duke University Press, 1993 ; Judith Butler, The Psychic Life of Power: Theories in Subjection, Stanford, Stanford University Press, ) 이는 근년 말레이시아의 부총리였던 안와르의 정치적 탄압 과정에서 현저하게 나타났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은 그의 정적이었던 안와르를 비역혐의로 기 소하고 정치적 무대에서 축출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 하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는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특히 발칸반도 연안의 동유럽 지역)과 북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사회적 갈등을 성애화 (sexualize)함으로써 민족적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내부의 차이를 외적 위협으로 구성하 는 일련의 과정은 전지구적 미디어세계에서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냉정한 지 적을 하고 있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Dennis Altman, Global Sex,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Fran Martin, From Citizenship to Queer Counterpublic : Reading Taipei's New Park, Communal/Plural, Vol. 8, No. 1, 2000, 82-3쪽. 아시아 사회에서 동성애자의 포함과 배제 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Chris Berry, A Bit on the Side:East-West Topographies of Desire, Sydney, Empress, 1994

75 78 렇지만 동성애자는 공적으로 실재하지 않았고 그것은 현재에도 다르지 않다. 그것 은 동성애자들이 시민으로서 자신의 독자적인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정체성을 가 지지 못한 유령 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유령(spectre)이란 완벽히 재현할 수 없는 실재 를 가 리킨다. 그것은 퀴어 주체들을 가리키기 위해 채택한 정치적 은유이자 또한 전략적 인 개념이다. 10) 유령은 신들림, 공포, 재난의 전조 등을 통해 사회적 서사에 끼어들 고, 물질적 신체에 영향을 미치며, 자기정체성에 적잖은 위협과 혼란을 자아낸다. 이런 점에 착안할 때 그것의 물질적 효과의 실재성이란 측면에서 유령이 있다 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유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재현할 수 없 다. 그것은 효과와 작용으로서 실재하지만 또한 그것은 부재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 문이다. 따라서 유령은 언제나 망상이거나 착각이거나 허깨비로 정의된다. 그것은 우리의 정상적인 합리성으로부터 구축( 驅 逐 )되고 공제( 控 除 )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 주된다. 퀴어 주체 역시 이런 유령성(spectrality)이란 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 않 을까. 동성애자는 한국 사회에서 전적으로 부재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사 회적 성원으로서 등록된 주체도 아니었다. 마치 유령처럼 그것은 풍문으로 존재하 였고 그들은 그 풍문을 통해 연결되고 자신의 사회적인 공간을 창출하였다. 그들은 자신의 사회적 성원으로서 보장되는 '적절한(proper)' 공간(이성애자의 적절한 공간 으로서의 가정)을 전유하지 못한다. 나아가 퀴어 주체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재현할 수 있는 시민으로부터 분리됨으로써 자신을 정치적 주체로 상징화할 수 없었다. 그 렇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사회적인 죽음 에 속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변태 적인 욕망이나 음란하고 위험한 충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표식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욕망의 교환을 위해 그들은 장소를 창출하였고 그 장소는 곧 그들이 자기정체성을 10) 물론 우리는 하위주체(subaltern)나, 이방인(stranger), 외부인(alien)같은 개념들이 유령 이란 개념과 호환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인식론적, 정치적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근대 사 회의 정체성의 정치학이 실천하고 있는 포함과 배제의 정치학, 특히 정체성의 정치학에 대해 이들 개념이 갖는 비판적이고 교육적인 효과는 매우 크다. 하위주체 개념에 대해서 는 스피박을 비롯한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들의 작업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방인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Zigmunt Bauman, Modernity and Its Ambivalence, London, Polity Press, 그리고 이를 퀴어 시민권 개념과 관련하여 차 용하여 성적 이방인이란 개념을 제기하고 있는 다음의 글 역시 참고하라. Shane Phelan, Sexual strangers : gays, lesbians, and dilemmas of citizenship, Philadelphia, Temple University Press, 2001

76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79 생산하고 순환시키는 연결망을 발생시켰다. 그들은 완전히 죽은 주체(사회적 배제 로서의 죽음)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완전히 살아있는 주체(시민)도 아니었다. 이런 점에서 퀴어 주체들은 유령의 정체성과 다를 바 없다. 전연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 다고 전연 실재하는 것도 아닌 그런 모호성이야말로 퀴어 주체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등록과 권한부여의 틀 안에서 배회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앞의 재판부의 언표행위( 동성애자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표 현의 자유를 지닌다 운운)는 갑자기 동성애자의 유령적 (비)정체성을 비워낸다. 그 리고 동성애자를 헌법이라는 법률적 제도의 경계 안에 있는, 요컨대 시민적 주체임 을 수행적으로 선언한다. 11)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퀴어 주체는 사회 안에서 자신 의 정치적 주체성을 재현할 수 있는 절대적이며 유일한 범주인 시민(국민) 의 정 체성을 선취한다. 그렇지만 비-시민적 유령 으로서의 퀴어 주체가 사회 내부의 성 원으로의 등록을 승인하는 시민(국민) 으로 전치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야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잠시 억압하고 있을 뿐이다. 퀴어 주체는 사회의 가장자리에 속해 있던 자신의 유령성을 청산하고 온전히 시민(국민) 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 민(국민)은 다양한 권리와 의무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대 자본주의 사회 는 끊임없이 국민(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성과 어긋나는 사회적 주체성을 정의하 고 지배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12) 이는 퀴어 주체에게 있어서도 역시 변함 11) 수행성과 섹슈얼리티의 정체성과 정치학의 관계에 대한 논의로는 일단 다음의 글을 참 조하라. Judith Butler, Bodies That Matter, Duke University Press, Excitable Speech, The Psychic Power of Power, Diana Fuss, Essentially Speaking, London & New York, Routledge, 12) 사회적 집단들과 그들에게 조만간 부여될 새로운 지위들 사이의 갈등이 시민권 사이 의 갈등들이 시민권에 대한 재정의를 구축하게 된다면, 물론 이 과정에서 단선적이고, 자 동적이며, 역전불가능한 것은 없다할지라도, 어쨌든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는 에티엔 느 발리바르의 주장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을까.(Etienne Balibar, Propositions of Citizenship, Ethics, Vol 98, No. 4, 쪽) 근대 사회의 시민권(법률적, 정치적 제도 를 통해 매개됨으로써만 재현/대변될 수 있는 정치적 주체성의 형식)과 이로 환원될 수 없는 사회적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개인의 능력(capacity) 사이의 근본적 비대칭성, 탈구 성은 물론 시민사회, 공공 영역, 시민권을 둘러싼 사회 이론의 근본적인 쟁점이었다. 우 리는 이 글에서 이러한 논의의 추이와 쟁점을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다. 일단 이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브라이언 터너, 시민권과 자본주의, 일신사, 199X. 위르겐 하버마스, 부르주아적 공론장의 변화, 나남, 이질성의 포용, 황태연 옮김, 나남, 페미니즘적인 입장에서 이런 시민권, 공공영역 개념을 발본적으로 수정하고 변형하

77 80 없이 적용된다. 퀴어 주체들은 시민(국민)의 정체성을 통해 자신의 삶을 권리를 지 닌 공적인 정치적 주체로 충분히 재현할 수 있을까. 엑스존 사건의 핵심은 바로 그 런 정치적 주체성의 근본적인 어긋남 에 있다. 2) 성적 시민권 - 권리와 훈육의 정치학 현재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재판에서 승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해당 항목의 삭제 권고와 여론을 의식하여 해당 규정을 삭제하고, 청소년에게 유해 한 음란한 사이트에 한해 단속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 듯 수행적인 언표를 통해 헌법은 동성애자를 시민(국민)으로 규정한다. 동성애자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시민)적 권리의 주체로 인정 된다. 그러나 엑스존 사건에서 보듯 사법 기관이 승인한 시민적 정체성은 또 다른 규정들과 대립하지 않을 수 없 다.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제시하는 심의규정은 그같은 대립적 규정의 존재를 보여준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유해한 문 화적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동성 애자의 시민권을 인정하여 동성애자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폐지하되 음란한 동성애 자 사이트는 여전히 심의를 통해 규제하겠다는 입장의 한계를 제기한다. 동성애자 가 시민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을 전유할 때 동성애자는 자신의 동성애자로서 의 삶을 부정해야 한다. 동성애자가 시민으로 등록되려 한다면 그들은 시민으로서 의 의무와 책임을 떠맡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그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지 배하는 시민권의 권리는 이성애규범성이다. 13) 이성애규범성은 동성애자를 비롯한 려는 개입의 전략은 쉴라 벤하빕, 낸시 프레이저, 드루실라 코넬 등에 의해 대표된다고 볼 수 있을텐데, 이들의 생각 역시 참고하라. 13) 이성애규범성(heteronormativity)이란 이성애란 개념과 구분하여 이성애가 비이성애적 성정체성처럼 다양한 성정체성의 종류 나 한 가지 가 아니라 다른 성정체성의 특성을 규 정하고 지배하는 류적 정체성임을 제시하기 위해 사용된다. 요컨대 주인과 노예/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 각각 앞의 항에 놓인 것(주인/남성)은 지위나 신분, 정체성을 가리키는 형식적인 지시어가 아니라 뒤의 항에 놓인 것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종적 명칭이면서 동 시에 류적인 규정인이다. 따라서 단순히 하나의 종인 것처럼 가정하면서 자신의 류적 속 성을 관철할 때 그것은 규범적인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정체성들 사이 의 대칭성이라는 허구를 폭로하고 비판하며 그것의 비대칭적 권력 관계를 분절하려는 것 이 이성애규범성이란 개념이 담고있는 비판적 정치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78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81 비이성애적 주체를 언제나 음란와 외설로 단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성애자라 는 주체가 시민이 되는 것은 결국 이성애규범적(heteronormative) 주체성과 동화되 는, 나아가 이성애적 시민(국민)과 동일시하는 한계 안에서이다. 시민적 주체성을 둘러싼 인정 투쟁에서 비이성애적 주체는 좋은 게이 시민 이 되도록 강요하는 훈육적인 명령과 통제 앞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좋은 게이 시민 이라는 이성 애규범성 안에 정착하고 조정된 게이 시민 주체가 되지 않는 한, 그들은 음란한 퀴어 가 되어 여전히 성의 범죄자로서, 가족적 가치와 전통의 위반자로서 추궁되고 기소되며 처벌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최근 널리 자리잡은 동성애에 대해 관용적인 자유주 의적 담론들의 한계와 무지를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동성애를 비롯한 비 이성애적 성정체성(특히 성전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상식적인 민주적 에토스는 이 성애규범성은 단순히 이성애라는 성정체성을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다른 성정체성을 비정상적, 도착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편견이나 가치 혹은 집합적 신념 따위와 무관하다 (이런 점에서 이성애규범성은 동성애혐오 homophobia라는 1970년대 이후 서구의 주류 게이시민권운동을 이끌어온 정치적 개념과 구분된다. 동성애혐오는 이성애와 동성애를 각각 특수한 성정체성으로 간주하고, 주류이자 다수인 이성애자의 다른 성정체성을 차별 하고 혐오하는 것을 문제삼는다. 따라서 이 개념은 이미 주어진 안정적인 실체로서 즉 인종적 소수집단(ethnic minority)으로서 동성애자를 정의한다. 반면 이성애규범성은 일관 된 자기동일성을 갖는 동성애란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이성애규범성은 앞서 간단히 요약하였듯이 이성애와 비이성애적 정체성 간의 권력 관계를 조망하는 정치 적, 인식론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나 다른 비이성애적 정체성은 자족적 인 정체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애 정체성의 존재를 통해서만 현존(existence) 할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성애가 먼저 존재하고 그와 다른 것이 발견 되고 정의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성애는 의식적인 자기정체성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성애는 순수한 부정성으로서 즉 도착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서만, 종별 화될 수 없는 이미 있는 바 그대로의 것으로, 즉 자연으로서만 존재한다. 이는 정상이 어 떤 측정가능하고 분류가능한 성질이 아니라 비정상과 구분되는 한에서만 자신의 정체성 을 구축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결국 이성애규범성이란 비이성애적 정체성을 구별된 정 체성으로 구획하는 담론적 전략 자체이며, 이런 차이화를 실천하고 이렇게 차이지워진 주체/대상을 훈육하고 통제하는 사회적 실천의 결합체를 가리킨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나 마이클 워너(Michael Warner)같은 이들은 이성애규범성을 자신의 퀴어정치학 의 핵심적인 정치적 개념으로 사용한다. 보다 자세한 것은 일단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Michael Warnenr, Fear of a Queer Planet-Queer Politics and Social Theory, Michael Warner ed., Fear of a Queer Planet-Queer Politics and Social Theory, Minneapoli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93 ; Judith Butler, 앞의 책, 1989, 1993

79 82 렇게 요약할 수 있다. 동성의 친구가 나를 만진다거나 동성애자들이 섹스를 한다 는 것은, 나 개인적으로는 상상조차 끔찍하리 만치 불쾌하고 역겹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의 시민으로서의 권리가 차별 받아서는 안되고, 그들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 다고 믿는다. 일견 이런 입장은 매우 관용적인 입장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 나 그러한 태도는 자신의 동성애에 대한 적대와 혐오를 반성하기를 거부하고 그것 을 자신의 자연스런 태도이자 의문의 여지가 없는 가치로 전제한다. 다시 말해 그 것은 겉보기와는 달리 동성애를 구분된 정체성으로 정의하고 규정하는 권력 관계에 대해 실제로는 아무런 반성을 실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동성애자를 시민으 로서 인정할 때 자신의 혐오와 불쾌가 나타날 수 없는 한계 안에서의 삶으로서 한 정한다. 그런데 그러한 삶의 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노동자로서, 학생으로서, 정치인 으로서 취업과 교육, 임금과 사회적 복지의 혜택에 관련된 사회적 권리가 그 공간 일 것이다. 또한 동성애자들의 동거나 상호부조 관계를 혼인으로 인정함으로써 그 들에게 임금과 고용의 조건, 공공 복지의 수혜, 재산소유와 상속에 관련된 다양한 권리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동성애자의 시민으로서의 권리의 인정과 포 용은 다른 시민들이 누리고 있는 사회적 권리의 재분배와 상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 인다. 그러나 그같은 권리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으며 허용가능한 시민으 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주체가 된다 한계 안에서만 보증된다. 그리고 그러한 권리의 주체가 되기 위해 비이성애적 주체들은 그 책임과 의무의 규범에 따라 스스 로를 변형시켜야만 한다. 그리고 이는 동화(assimilation)의 정치 혹은 시민적 포용 (civic inclusion)의 정치라는 전략에 따라 추진되었던 주류 시민권 운동의 궁극적 인 한계이기도 하였다. 칼 스티친(Carl Stychin)은 이런 점에서 퀴어 시민권이 비 이성애적 주체의 정치적 전략으로서 매우 위험한 것임을 역설한다. 그는 법적 승 리를 이루려 시도할 때, 레즈비언, 게이의 권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좋은 게이들 과 나쁜 퀴어들 의 구분을 영속시키는 구성물인, 위엄(respectability)"이란 이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고 분명히 경고하며, 이 때 결국 나쁜 퀴어들은 시 민권의 담론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14) 스티친의 주장은 물론 비이성애적 주체를 시민적 주체로 등록하는 것 자체가 타협적이며 자패적인 것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의 주장은 비이성애적 주체의 시민화가 결국은 시민 14) Carl Stychin, 200쪽

80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83 권을 규정하는 이성애적 틀(heteroexualized frame) 15) 안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음 을 경고하는 것이고, 시민권을 구성하는 전략을 비판적으로 사고해야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의 국가들은 종래의 공공연한 동성애자에 대한 적대와 혐오로부터 물러나 그들의 시민권을 인정하고 그들의 사회적 권리를 보장하 려는 정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상 사이비관용적인 동성애혐오 (pseudo-tolerant homophobia) 16) 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을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영국의 예는 이를 잘 보여준다. 대처주의 시대와 그 이후의 토니 블레 어의 신노동당 체제 하에서 영국의 레즈비언, 게이 정치학의 변화는 성적 시민권 의 문제가 어떤 논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시사한다. 대처 정권은 집권기간 동안 악명높은 28조 를 통해 동성애를 조장하는 활동을 금지한다는 법령을 제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대처와 메이저 정권에 뒤이어 집권한 블레어 정권은 이러한 동성애 혐오와 거리를 두며 동성애자의 시민권을 반차별, 평등의 어휘등을 사용해 옹호하 여 왔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정권이 취한 입장은 과거의 신우익적 관점을 청산하 고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변용된 형태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메이저 정권 시절 제정된 시민 헌장(citizen's charter)"의 에토스를 유지하면서, 그는 이른바 새로운 가족적 가치(new family value)"에 근거한 영국의 비전(vision of Britain) 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시민 헌장이란 영국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과정에세 채택된 정치개 혁의 하나로 이른바 복지국가적 자본주의의 위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민 적 정체성을 제시하였다. 17) 시민 헌장은 급여소득에 기반한 완전 고용을 이상으로 15) David Bell and John Binnie, 앞의 책, 26쪽 16) Anne Marie Smith, 1994, 207쪽 17) 한국의 경우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며 IMF 위기 이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서비스의 개혁 정책 중의 하나로 이와 같은 정책을 채택하였다. 고객지향적인 행정서비스문화를 조성하고 행정서비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정책 구현 하겠다 는 정부의 변화는 이른바 OECD에 속하는 국가 수준의 정부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명 목으로 추켜올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서비스 개혁은 그 명칭에서 드러나듯 전래의 집합적 소비를 위한 국가의 부담을 시장에서의 사적 소비로 재규정하는 보수적인 후퇴라 고 볼 수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억압적 국가기구가 형성한 관료행정제도에 대한 적대 감으로 인해 이런 변화는 상당히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졌을 뿐 아니라, 실상 사회복지란 이름으로 부를만한 복지 정책이 부재했던 탓에 국민의 정부 의 정책 변화에 대한 뚜렷한 비판적인 문제제기가 드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의료보험제도의 개혁이나 공 교육제도의 개혁에서 보듯 국민의 정부와 현재의 참여정부에 이르는 일련의 개혁 정책이

81 84 하는 사회적 복지국가의 모델이 후퇴하고 전지구화와 더불어 등장한 새로운 자본주 의 체제로의 이행을 알리는 징후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신자유주의나 신보수주의로 알려진 이러한 자본주의적 재편의 과정은 또한 시민권을 새롭게 정의하였다. 영국 의 토리당 정부가 제출한 능동적 시민권 이란 개념은 이런 변화를 잘 요약하고 있 다고 볼 수 있다. 능동적 시민권이란 기존의 시민들이 사회복지와같은 집합적 서비 스의 기생적인 소비자라고 규정하며, 복지 혜택의 수혜자로 머물렀던 시민(국민)들 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적극적으로 떠맡아야 한다는 발상에 바탕한다. 블레어 정권 이 신 노동당(New Labour)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제시한 일하는 복지 라는 개념 은 시민 헌장 이 제시한 시민권 개념을 더욱 명료하게 구체화한다. 능동적 시민권 이란 담론은 시민을 특정한 종류의 주권적 소비자(sovereign consumer) 로 규정 함으로써 국가에 의해 제공되던 집합적 소비(보건, 교육, 복지, 교통, 전기 등)를 선 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시킴으로서 공적 시민권을 상품화, 사유화시 킨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권 개념의 전환은 성적 시민권의 문제와 불가분한 연관을 지 니고 있다. 애초 능동적 시민권은 국가로부터 부여되는 공식적인 권리의 한계를 넘 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제기하는 것으로서, 시민권의 개념에 대한 비판적 논 의의 과정에서 제기된 것이었다. 이를테면 국가로부터 안전과 재산, 정치적 참여를 보장받는 보호 의 권리와 시민권을 동일시하는 것을 비판하며 자유 로서 시민권 개념을 재정의하자는 것이 일반적으로 능동적 시민권 개념이 제기하는 정치적 함 축이었다고 볼 수 있다. 18) 그러나 블레어 정권의 시민헌장 과 이를 모방하여 전 세계에서 확대된 능동적 시민권 개념은 이와 달리 시민권과 책임, 의무를 연계시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게 다가 사회적 복지국가를 경유하지 않은 채 강요받고 있는 지구화와 유연적 축적 체제로 의 구조조정의 요구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전망을 둘러싸고 복잡한 쟁점을 제기한다. 기 존의 사회적 복지국가를 구축했던 유력한 사회적 협상 주체로서의 노동조합이 상대화되 고 NGO로 대변되는 사회운동세력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과정을 겪는 게 아니라 한국에 서는 전례없이 강력한 전국적 규모의 노동운동이 활동을 하고 있고 더불어 이른바 시민 사회운동세력 역시 헤게모니 다툼을 하며 실제 정치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런 일견 비동시적인 사회적 역학은 물론 성정치학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배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인 이행의 맥락과 성정치학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과제는 이 글에서의 직접적인 과제가 아니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18) 브라이언 S. 터너, 앞의 책

82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85 며, 시민권 개념이 갖는 보편적 규범성을 탈색시키고 그것의 평등주의적 성격을 후 퇴시킨다. 시민권이란 일단 등록되면 등록된 주체의 배경과 경험, 맥락에 대한 고려 를 떠나 공적인 주체로서 무조건적인 형식적 평등을 보장하는 초월적 규범에 기반 하고 있었다. 그러나 능동적 시민권은 이러한 근대 시민권 개념의 보편적인 초월적 규범성을 마침내 파괴하고 그것을 책임과 의무와 연동된 구체적인 권리로 재규정한 다. 이를테면 복지수혜자는 자신이 그에 걸맞는 책임을 지고 있는지 스스로 그것을 입증하여야 한다. 시민권과 책임을 결합시키는 것이 성적 시민권에 영향을 미침은 당연한 일이다. 비이성애적 주체(거의 대부분 동성애자)에게 시민권은 곧 시민으로서의 적극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 때의 적극적인 책임은 시민으로서 요구되는 건전한 사회의 유지를 위한 책임이며, 그런 건전한 사회를 위한 책무는 "위엄"을 지키는 삶, 즉 음란하고 외설적인 비이성애적인 관계와 행위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다. 훌륭한 게이 시민 이란 게이 주체가 시민권의 전유와 더불어 맡아야 하는 책 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불가피하게 게이 주체들의 삶을 이성애규범성 에 따라 훈육하고 통제하는 과정에 다름아니다. 위엄있는 삶이란 장기적인 감정적 헌신과 배려라는 낭만적 사랑의 틀에 따라 사는 것이며, 또한 혼인관계와 가족관계 를 통해서만 인정될 수 있는 삶을 말한다. 그것은 다양한 비이성애적 주체들을 시 민적 주체로부터 배제하는 것이며 또한 동성애자를 비롯한 시민권이 할당된 주체 내부에서도 음란하고 불량스런 주체를 나쁜 퀴어 로 분리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게 이 시민권의 확대에 수반된 시민으로서의 책임의 강제는 곧 도시 계획과 재개발, 보건 서비스를 비롯한 복지 수혜의 혜택, 비이성애적 주체들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법률적인 처벌과 통제에 있어 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억압과 차별로 나타날 수 있 다. 이를테면 불법적이고 음란한 성행위가 펼쳐지는 공공적인 장소의 철거와 규 제 19) 는 비이성애적 주체 가운데 일부를 훌륭한 게이 시민으로 동화시키고 그들에 게 사회적 권리를 보장하면서 다른 비이성애적 주체를 범죄자, 패덕자, 아동성학대 19) 뉴욕의 줄리아니 시장의 집권과 더불어 이뤄진 도시재개발 계획은 전통적인 홍등가 지 역의 단속과 영업 금지로 나타났고, 수많은 게이, 레즈비언 클럽과 바, 서점, 커피숍 등의 철수를 낳았다. 물론 이는 뉴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거의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대도 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Michael Warner, Zoning Out Sex, The Trouble With Normal : Sex, Politics, and the Ethics of Queer Life, New York, Free Press, 1999

83 86 자, 음란한 유혹자로 규정한다. 이렇게 될 때 이들은 영원히 비-시민(non-citizen) 의 지위에 머문 채 유령으로서 다시금 배회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비이성애적 주 체가 창출한 다양한 비이성애적인 친밀 관계는 오직 결혼관계 만을 유일하게 바람 직한 친밀관계로 인정하는 이성애규범성에 의해 식민화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동화주의적(assimilationist)인 주류 게이 정치학은 이같은 성적 시민권 개념을 적 극 수용하고 있고, 그것은 이른바 퀴어 정치학 으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첨 예한 대립을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시민으로의 포용을 통한 이성애규범성의 작용은 시민권과 섹슈얼리티, 그 리고 국가성 사이의 담론적 연관을 한층 강화시킨다. 현재의 시민권 담론에서 섹슈 얼리티는 무엇보다 가족과 국가성을 연결하는 담론적 공간 안에서 움직인다. 우리가 인정할만한 행위의 경계에 대해 터득하고 우리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해 진 책임을 인식하도록 배우는 것은 무엇보다 가족 안에서이다. 그로부터 우리는 가 족이란 기반에서 공동체로 그리고 나아가 이를 넘어 전체 사회를 구축해 낸다. 건 전한 사회의 가치는 많은 점에서 가족 단위의 가치인 바, 그것이 왜 훌륭한 가족과 공동체적 삶을 재수립하도록 돕는 것이 정부 정책의 핵심적 목표가 되어야만 하는 가의 이유이다. 그리고 전체 사회를 향상시키는 -특히 고용과 교육이란 측면에서의 - 정책들 없이 그것이 이뤄지기란 불가능하다. 20) 시민권은 법률적 권한부여일 뿐 아니라 국가적 공동체로의 상징적 결합과 연관 되어 있다. 시민의 지위를 꿈꾸는 개인들은 자신들을 선하게 만들고 또한 그들의 통합을 보장해주는 심리적, 도덕적, 사회적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주장해야만 한다. 게이들은 규범적(normal)일 뿐 아니라 절조(discipline), 합리성, 법과 가족적 가 치에 대한 존경 그리고 국가적 긍지와 같은 가치 있는 자질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하여 왔다. 21) 20) Tony Blair, New Britain : My vision for young country, London, Fourth Estate, 1996, 247쪽, David Bell & Jon Binnie, 앞의 책, 111쪽에서 재인용. 21) Steven Seidman, From Identity to Queer Politics: Shifts in Normataive Heterosexuality and the Meaning of Citizenship, Citizenship Studies, Vol. 5, No. 3, 2001, 323쪽

84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87 토니 블레어의 <새로운 영국>에서 따온 인용문이 여실하게 보여주듯이 가족은 국가의 능력과 발전, 향상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유럽 통합과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대두를 배경으로 영국이라는 국민국가의 사회적 정체성을 섹슈얼리티의 담론과 포 개어 놓는다. 따라서 그 뒤의 스티븐 사이드먼의 말처럼 시민권은 국가적 공동체로 의 상징적 합체(incorporation)'의 과정이며, 이성애적 국민 문화(heterosexual national culture)에 부합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이런 국민 문화적 정체성과 성적 시민권과의 관계는 덴마크에서 벌어진 동성애자의 결혼 입법과 관련한 논쟁에서 잘 드러난다. 스웨덴을 비롯한 대다수의 북유럽 국가들처럼 등록 파트너십(registered partnership) 이란 이름으로 동성애자의 결혼 입법을 추진하였다. 이 때 벌어진 논 쟁에서 정작 주된 쟁점은 덴마크라는 국가적 정체성과 국민 문화와 관련된 것이었 다고 한다. 22) 당시 그 법안의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덴 마크가 문명과 인권의 선두 에 서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자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덴마크는 국제적인 조롱을 면치 못하고 국가 적 위신이 실추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논쟁의 와중에서 논란이 되고 있던 법안이 여러 제한을 둠으로서 사실상 결혼의 권리라는 면에서 동 성애자들의 권리를 한정하고 결국에는 이들을 이등급 시민(second class citizen) 으로 차별하였다는 점은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이는 덴마크에 국한된 일이 아닐 것이다. 시민유대협약(civil solidarity pacts:pacs) 을 제정한 프랑스나 선택 가 족(family of choices)이란 이름에서 동성애자들의 혼인 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영 국, 그리고 가정적 동반자관계(domestic partnership)이나 혼인이란 개념을 통해 이를 입법화하고 있는 미국 등도 언제나 이러한 국가성(nationality)와 가족, 결혼 은 비이성애적 주체의 시민권을 규정하는 담론적 한계를 구축한다. 비이성애적 친 밀 관계를 "가정화(domesticating)"함으로써 비이성애적 주체가 기존의 친밀 관계 를 재구성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억압된다. 23) 이는 여성주의와 더불어 급 진적인 레즈비언, 게이 운동이 가족관계에 대해 제시했던 비판적인 성정치학은 무 22) Hennig Bech, Report from Rotten State : Marriage and Homosexuality in 'Denmark', Ken Plummer ed., Modern Homosexualities : Fragments of lesbian and gay experience, London, Routledge, 1992, 쪽 23) 이에 대한 퀴어정치학 내부의 예리한 비판은 다음의 글을 참조하라. Dangerous Bedfellows, Domesticating Partnerships, Policing Public Sex, Boston, South End Press, 1996, 쪽

85 88 효화되고 게이 보수주의자들, 주류 이성애주의적 미디어와 언론이 대다수의 침묵 하고 있는 게이들 로 표현하는 동성애자들은 결혼과 가족적 가치에 따라 자신의 친 밀 관계를 탈정치화, 탈성애화하게 된다. 3) 특수한 이해집단? - 퀴어 공공영역을 상상한다 한편 비이성애적 주체의 시민으로서의 등록 과정은 또한 레즈비언, 게이 운동을 사회 정책(social policy)의 맥락 안에 묶어두는 효과를 생산한다. 따라서 비이성애 적 주체의 성적 시민권 운동은 이해관심의 정치학으로 환원되어 버린다. 이미 언급 했듯이 작업장 및 직장에서의 고용 및 급여, 근로 조건을 둘러싼 권리, 사회보장과 다양한 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 재산 소유와 상속에 관한 권리 등은 비 이성애적 주체의 실제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권리 를 둘 러싼 참여와 협약으로 비이성애적 주체의 정치학을 한정하는 것은 성적 시민을 특 수한 이해 관심을 공유하는 소수집단(minority)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탈성애화시켜 버린다(desexualize). 그러나 특수한 이해 집단으로 비이성애적 주체를 정의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론적 난관에 봉착한다. 그것은 앞서 말한 성적 시민권의 모순 이다. 그리고 이는 이는 성적 시민권이 이성애규범성에 의해 규정된 정치적 주체성 인 한, 언제나 그 모순에 의해 동요하게 되고, 또 정치적 효과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 시도되었고 또 실제 실행되었던 <동성애 조장 반대 No Promo Homo> 캠페인 24) 은 앞서 말한 성적 시민권과 이성애규범성의 양립불가능 한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성애 조장 반대> 캠페인이란 공공적 교육기관 이나 문화적 제도, 시설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육과 상영, 전시 등이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금지하려는 보수 우익의 캠페인을 말한 다. 보수적 기독교 세력과 가족적 가치를 주장하는 사회세력들이 중심이 되어 펼친 이 캠페인은 유권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그러한 지원과 보조를 중단시킴은 물론 24) 이는 앞서 말한 영국의 28조(section 28)과 동일하다. 대처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유사 가족(pretended family)으로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을 법률적으로 금지하였고, 이를 둘러 싸고 보수당 정권 하의 지방 정부, 특히 노동당의 지지 기반이 강한 지방정부에서는 강 한 반발이 일어났다.

86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89 관련된 퀴어 교사, 학자, 예술가, 사회사업가, 운동가들을 해고하도록 요구하였다. 이 때에 이들의 논리는 과거와 같은 동성애자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와 거부가 아니 라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들은 동성애자들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단 그들은 국가기구의 지원을 받는 공적인 영역에 퀴어 주체들이 등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리사 더간은 다음과 같이 재치 있게 요약한다. 이러한 캠페인( 동성애 조장 반대 캠페인이나 특수한 이해 캠페인 등-필자 주)은 중립적인 국가와 같은 개념에 호소한다. 그것은 이렇게 주장된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프라이버시의 인정), 그리고 당신은 당신이 존재하 는 바대로 존재할 수 있다(정체성의 인정) 그러나 당신은 내 돈 위에서 그것을 행해선 안된다. 이는 물론 대단히 허위적 중립성일 뿐이다. 퀴어들은 별개의 소수 집단적 관점, 협애한 특수한 이해관심을 조장하는데 부당히 국가를 전용하는 이들로 제시된다. 25) 더간이 말하듯 비이성애적 주체의 시민권은 언제나 특정한 성적 관심을 조장하는 위협이 되거나 특별한 이해관심을 관철시키려는 것으로 위협받는다. 이렇게 될 때 성적 시민권 혹은 퀴어 시민권은 이성애주체성이 독점하고 식민화한 국민 문화와 공적인 영역에서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위장한 평범한 시민 - 물론 이 시민이란 이성애자 시민의 정체성을 가리킨다 - 으로서만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퀴어 시민 권은 인정과 등록, 자격의 권리를 위해 퀴어 주체에게 위장(passing) 이라는 책 임 을 요구한다. 이때 말하는 위장이란 특별한 이해관심으로 공적인 공간의 보편성 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자신이 공적인 공간 안에 머물 때 이성애적 주체로 자신 을 가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에 따를 때, 결국 비이성애적 주체는 자신의 삶을 재현하는 문화적 생산물을 공적인 기관과 시설을 통해 공연, 전시할 권리가 박탈당할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문화적 유산, 사회적 현실 그리고 삶의 일상적 욕 망과 관습을 공공 교육과정 안에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권리를 부정당할 것이 다. 노동 조건을 둘러싼 협약은 물론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둘러싼 공적인 제도와 매체 안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현실과 요구를 재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언제 25) Duggan, 앞의 글, 6쪽

87 90 나 특수한 이해관심이며 그것은 공적인 의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비이성애적 주체가 특수한 이해관심으로 묶인 주체로 한정하는 것은 이들의 삶을 사적인 영역 안에 묶어두는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적 시민권에 내재한 모순과 긴장이 결국 언제나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하고 유지하는 이성애규범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성적 시민권의 한계는 결국 공공영역이 이성애규범성에 의해 한정되는 것과 불가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비이성애적 주체의 친밀성 을 공적인 것으로 재정의하려는 일련의 논쟁은 앞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데 도 움이 된다. 비이성애적 주체들에게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둘러싼 이성애규 범적인 구분의 체제는 그들이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을 어떻게 정체화할 것인가를 규정하는 조건이다. 언제나 자신의 섹스를 가시화하고 공공화도록 종용받는 퀴어들 에게 아니면 자신의 삶을 가능한 은폐하고 게토화하도록 종용받은 퀴어들에게, 공 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관계는 곧 이성애규범성과의 투쟁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 다. 그런 점에서 공적인 섹스(sex in public 혹은 publc sex)를 둘러싼 논쟁에 개 입하며 로렌 벌란트와 마이클 워너가 제시하고 있는 도발적인 주장은 매우 흥미롭 다. 그들은 섹슈얼리티와 친밀성 자체가 공적으로 매개된 것이란 점에서 공적인 섹 스란 개념을 사용한다. 이는 흔히 클럽이나 섹스숍에서의 이뤄지는 성행위나 매춘 과 같은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적인 개인의 친밀한 관계들이 섹슈얼리티 자체의 영영인 듯 보일지라도, 우리 는 공적인 섹스 를 문제의 장소로부터 벗어나도록 하면서, 친밀성 자체가 몇 가지 의미에서 공적으로 매개되고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먼저 친밀성의 관례적인 공 간은 사적인 삶 을 일, 정치 및 공공영역으로부터의 구조적인 분화를 전제한다. 두 번째, 이성애 문화의 규범성은 친밀성을 오직 개인적 삶의 제도들과 연관시키며, 그 것들을 사회적 재생산, 자본의 축적과 전달 및 자기-발달의 특권적인 제도로 만들 어버린다. 세 번째로 섹스를 부적절하거나 단지 사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친밀성 의 이성애규범적 관례들은 비규범적인 혹은 숨김없는 공적인 성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가로막는다. 마지막으로 그런 관례들은 하나의 환영을 만들어낸다. 즉 시민들 이 정치적 담론으로 진입해 들어오고 정치적 갈등이 끝난 이후엔 (언제나 상상적으 로만) 되돌아간다고 기대하는 전( 前 )정치적인 인간성(humanity)으로서의 가족이라

88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91 는 기반. 친밀한 삶은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삶의 불평등한 조건으로부터 분리시켜 주고, 대중사회의 상처받은 인간들을 어루만져주며, 자신의 삶과 흔히 단일한 인격 성이라고 말해지는 것 사이의 차이 때문에 부끄러워하도록 하는 약속된 낙원이라 는, 정치적 공적 담론의 그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인용된다. 26) 방금 인용한 로렌 벌란트와 마이클 워너의 설명을 빌자면 공적 섹스란 공원이나 극장, 거리에서 이뤄지는 섹스나 전화사서함, 폰섹스, 포르노극장, 클럽이나 바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직접적 성 행동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적인 공간 안 에서 친밀성을 체험하고 조직한다고 하는 것, 사적인 것에 특별한 사회적 권한과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에 자기정체성을 부여하는 것, 사적인 것이라고 지정된 영역 밖에서 이뤄지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억압함으로써 다른 섹슈얼리티의 문화를 억압하는 것, 공적인 정치적 담론을 효과적으로 작용케 하는 이데올로기로 사적인 것을 이용하는 것, 이 모두는 분명 공적인 것이다. 따라서 섹스 자체가 공적인 것 이라는 벌란트와 워너의 주장은 옳다. 따라서 앞에서 말했듯이 이성애란 특정한 종 류의 성정체성이나 그에 바탕한 인격적 주체가 아니라 섹슈얼리티를 둘러싸고 공적 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고 조정하는 규범성이라 할 수 있다. 그리 고 그 이성애규범성은 서사성, 로맨스, 그리고 다른 문화의 보호된 영역들의 관례 와 정서들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삶의 형태와 배치의 거의 모든 측면(민족성, 국가, 법, 경제, 의료, 교육) 안에서 생산된다 27)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구분 자체가 공적인 담론이라는 주장은 섹슈얼리티가 권력 관계를 구성하고 재생산하며, 근대적 성의 체제(sexual regime)에 의해 훈육 된 주체를 형성한다는 미셀 푸코의 생각과 분명 공명한다. 섹슈얼리티를 권력과 지 식의 복합체로 규정했던 푸코의 주장을 따를 때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구분 역 시 그런 성의 체제의 한 측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섹슈얼리티를 공적인 것으 로 재규정하는 것은 기존의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구분을 통해 유지되던 사회적 관계를 비판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실제로 비이성애적 주체들에게 있어, 사 우나, 극장, 공원, 인터넷 웹사이트, 전화를 비롯한 전자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가상 26) Lauren Berlant and Michael Warner, Sex In Public, Publics and Counterpublics, New York, Zone Books, 2002, 192-3쪽 27) 앞의 글

89 92 공간 등에서 행하는 다양한 친밀한 행위는, 분명 공공영역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실 천이다. 이 공간을 통해 퀴어 주체들은 자신의 상호주관적인 세계를 구성하고 그것 에 필수적인 다양한 자기-정체성의 서사를 체득하고 학습하며 자신의 신체를 어떻 게 규정하고 체험할 것인가에 관련된 사회적 환상을 만들고 교환한다. 그리고 이러 한 공간을 중심으로 서점, 사회센터, 사회운동기관, 커피숍, 섹스관련 상점, 에이즈 관련 시민센터 등이 형성됨으로써 퀴어 주체의 사회적 공간이 형성되기도 한다. 따 라서 그들의 성애적인 관심과 친밀관계가 발생하고 전개되는 영역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는 비이성애자 주체에게 있어 관건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이미 보았듯이 성적 시민권을 둘러싼 논의는 이러한 비이성애적 주체들의 공공영역을 사사화하도록(privatizing) 강제한다. 음란하고 불건전하고 에이즈같은 질병과 연계된 공적인 섹스는 시민권이 구성되고 보장된 훌륭한 시민 의 사적인 섹슈얼리티와는 구분된다. 그것은 나쁜 비이성애적 주체들의 범죄, 위험, 유혹, 폭력 등으로 규정되며 시민권의 담론으로부터 추방된다. 따라서 이는 비이성애적 주체들 이 오랜 동안 자신들이 구축하여 온 공공 영역은 도시환경의 재건축이나 토지 개발 이란 이름으로, 근린주민들의 쾌적한 삶의 권리라는 명목으로 단속의 대상이 된다. 아울러 사적인 삶 속으로 침잠한 건전한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공공영역을 사사화 한 대가로 시민권을 보장받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시민권은 이성애규범성에 의해 조 직되고 관리되는 공공영역 안으로 진입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등록하고 제시하자마 자 억압된다. 비이성애적 주체의 성적 시민권은 바로 사적인 영역 안에서 머무를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 퀴어 시민권의 가능성과 한계 지금까지 간략히 살펴본 퀴어 시민권, 성적 시민권의 담론들은 한국 사회에서 어 떤 의의를 지닐까. 퀴어 정체성의 전지구화란 조건에서 한국의 비이성애적 주체 역 시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과 성적 주체성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여야할 것인가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불법적이고 음란하며 반가족적인 그러나 유동적이고 일과적인 욕망으로 정의되던 이런 비이성애적 욕망은 이제 특정한 인격적 주체성의 형태로 상상되고 있다. 푸코의 말을 빌자면 하나의 인간적 종으로서의 동성애자, 분리된 독

90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93 자적인 사회적 실체이자 주체성으로서의 동성애자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28) 이 과정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퀴어 주체들은 자신의 체험, 기억, 자기-서사, 사회적 상호작용의 관행과 문화적 의미작용 등을 상대적으로 일관된 성적 주체성(레즈비 언, 게이, 성전환자, 양성애자 등)으로 변형시켜왔다. 29)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들은 한국 사회라는 정치적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또 전유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고통스러운 모색을 하고 있다. 전지구화된 퀴어 담론의 쇄도 속에서 그리고 전지구화된 퀴어 정치학과의 연계 속에서 퀴어 주체는 자신의 삶을 정의하고 묘사하며 서술하는 다양한 어휘들을 제작하고 변형시키고 있다. 즉 그들은 자신을 재현하는 담론들을 제작하고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 을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하여 왔다. 엑스존 사건은 그런 퀴어 시민성의 문제를 둘러싼 복잡한 쟁점을 압축한다. 그 28) 미셀 푸코, 성의 역사 1-앎에의 의지, 이규현외 옮김, 나남, ) 남자(여자)와 섹스하는 남자(여자)는 곧 게이이거나 레즈비언인 것이 아니다. 레즈비언 과 게이 역시 년대의 이른바 호모필 운동이 등장한 연후 장기적인 과정을 거치며 정착한 특정한 역사적 성의 주체성이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에 대한 성적 욕망은 상이하 게 정의되어 왔고 또한 지금도 비이성애적 주체성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자기 변형의 과 정을 거치고 있다. 남자와 섹스하는 남자는 위험하고 외설스런 욕망과 충동에 촉발되어 동성을 성적으로 탐닉하는 과도한 성욕의 주체, 즉 자기절제를 하지 못하는 음란한 윤리 적 주체(패덕자)일 수도 있고, 가문을 잇고 자식을 낳고 돌보는 인간의 도리를 다하자 않 는 비사회적인 반사회적 주체(불효자)일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의 일관된 전기적 서사를 조직하고 설명하는 자기-정체성이란 점에서 또한 공유된 기억과 문화적 관행, 물질적 제 도와 공간을 전유하는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점에서 소수집단(minority)로서의 게이일 수 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90년대 중반을 전후로 하여 이러한 다양한 성적 주체성의 담론 이 격돌하고 있다. 이는 이성애자가 비이성애적 주체인 퀴어 주체를 재현하는 담론 속에 서 또는 퀴어 주체들이 스스로를 재현하는 담론 속에서, 그리고 게이라는 성적 주체성과 어긋날 수밖에 없는 자생적인 성적 주체성의 담론들(반종, 어지자지, 보갈, 더덕 등에서 이반까지)과 수입된 성적 주체성의 담론들(바이, 게이, 퀴어, 부치, 팜므, 탑, 바텀, 트랜스 젠더 등) 속에서 뒤섞여있고 또한 격리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로 다른 성적 주체성 의 재현은 또한 그들의 정치적 주체성의 재현을 통해 통합되고 조정될 수밖에 없다. 게 이 결혼의 권리를 주장하며 이성애자 여성과의 결혼을 부도덕하며 여성에 대한 착취라는 생각으로 비난하는 20대의 게이와 동일시한 동성애적 욕망의 주체와 남자끼리 잠을 잘 수 있어도 결혼하는 것은 미친 짓이며 반인륜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는 50대의 동성애적 욕망의 주체 사이에 그다지 공통점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서로 다른 정치적 주 체성은 결국 자신의 정치적 주체성을 재현하고 집행하기 위해 (균질적이고 고정된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상대적으로 통합된 주체성을 만들지 않을 수 없다.

91 94 사건은 퀴어는 시민으로서 다양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주체로서 자격을 부여하는 과정임과 더불어 또한 음란하고 외설스러운, 오염가능한 정체성으로 동성애 정체성 을 금지하고 배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퀴어 주체들을 시민화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공공 영역의 위험을 와해시키고 사적인 공간에 가두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국가를 이성애규범적 정체성의 재생산의 장치로 강화시키는 과정이기도 하 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퀴어 주체가 시민권이란 담론을 통해 규범적인/정상적 인(normal) 시민으로 구성되는 과정에 스며있는 배리와 모순을 주지하게 된다. 그 러나 그것은 단순히 논리적인 역설이 아니라 근대 사회의 정치적 주체성의 성정치 학의 긴장을 가리킬 뿐이다. 아웃사이더, 주변인, 이방인이었던 퀴어 주체에게 최근 의 성적 시민권을 둘러싼 논쟁은 그다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정치적 공동체의 내부에 속한 것도 아니면서 또한 그것의 외부에 있는 것도 아닌 퀴어 주체의 주변 성(marginality)는 바로 그런 긴장의 지대를 가리킨다. 이런 점을 고려하며 우리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비이성애적 주체를 시민으로 등 록하는 과정에서 제시될 수 있는 몇 가지 정책적인 대안을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를 특수한 이해집단으로 간주하지 않고 성적 인 권리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포괄적인 시민의 권리 속에 포함시켜야 할 것 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교육, 보건, 병역, 의료, 취업 등의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영역에서 동성애자가 여느 시민적 주체와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 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이는 동성애자를 소수자로 규정하여 일종의 다문화주의적인 정책 속에서 우대하거나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시민적 주체성의 규정과 일치시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현재 이성간의 혼인과 친족 관계만을 인정하고 그 를 통해 분배되고 제공되는 사회적인 부와 편익이 성적 소수자들 역시 누릴 수 있 도록 하는 요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재산의 상속과 장례, 병가, 연금, 보 험, 세금 등의 제도적이고 법률적인 권리의 체계 안에서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 역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것이 혼인한 부부에게만 부여되는 권리라면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의 친밀관계 역시 이성애적 부부 혹은 혼인 관계에 준하는 권리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부기관, 공공 교육기관, 비영 리적인 문화예술 기구와 단체, 기업 등에서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의 사회 적인 삶을 인정하고 보장하는 규정과 제도를 선도적으로 마련하도록 할 수 있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사람들에게 어떤 차별이 없도록 보호함은 물론 그들이 다른 이

92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95 성애적 주체와 동등한 사회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지침을 마련하고 그것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일단 정부 기관과 공공 교육기관, 그리고 여러 공적인 조직과 기업이 솔선하여 그 예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또한 가능하다면 그런 선택을 한 주체에게 일정 한 인센티브를 보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들의 시민적 주체로서의 참여와 활동을 고무하고 장려하는 공적인 시민교육 의 프로그램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성적인 소수자들의 시민적 주체로의 전환은 특정한 성적 소수자의 요구가 아니라 시민성에 관련된 적극적인 사고와 활동을 보장하고 장려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성 적 소수자들이 공론을 형성하는 사회적인 공간에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소극적인 보장은 물론 그러한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에 대한 공적인 지원이 이뤄 져야 한다. 현재 동성애자를 비롯한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의 자발적인 네트워크가 조성되어 있고 그들은 인권과 공공정책 분야는 물론 건강, 문화예술, 교육 및 학술, 스포츠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단체와 조직을 형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단체 와 조직들의 활동이 공적인 이해를 제고하고 시민성을 풍부하게 하는 사회적 실천 으로 인정받을 때에야 성적 소수자들의 시민적 주체로서의 삶은 확장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다양한 사회적인 활동과 그 성과가 축적되어 정책과 제도의 고안 및 개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경로 역시 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때에 우리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집권과 더불어 군대 안에서의 게이들의 지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내린 악명 높은 결정을 피해야 한다. 알 다시피 묻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는다 는 규정은 분명 군대 안에서의 동성애자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금지는 동성애를 언급되지 않아 야 할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동성애를 둘러싼 혐오와 부정을 보다 강력하게 조장한 다. 그리고 동성애자가 군대 생활 안에서 자신의 동성애 정체성을 공공연하게 드러 내지 않는 한 사회 - 이 경우에는 군대 - 안에 포용될 수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동 성애자가 사회적 공간 안에서는 자신을 권리의 주체로 등록시키지 못하도록 배제하 였다. 결국 동성애자는 자신의 은밀한 사적인 삶의 세계 안에서는 온전히 차별 없 이 삶을 살 수 있지만 그것을 사회적인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 안에서는 그것을 금 지한다. 결국 이런 결정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분명히 금지하는 시늉을 취하면 서도 결국엔 동성애자를 부끄럽고 감추어야 하는 정체성으로 재정의하고 결국엔 그

93 96 것을 게토화시켜 버린다. 이런 점에서 그 결정은 차별의 권위와 폭력이 없는 차별 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동성애자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적 관계 안에서 자신 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한, 그것은 계속 차별을 존 속시킬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비이성애자라는 성적 주체성과 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성이 교차하는 그 공간을 엑스존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시민이라는 정치적 주체성이 퀴어 주체를 사적인 영역에 가두고 또한 동시에 국민 문화, 국가성, 교육과 보건, 복지, 도시개발 등의 사회 정책을 통해 훈육함으로써 그들을 구역화(zoning)할 때, 퀴어 주체는 언제나 그 엑스존을 권리와 자격의 주체성으로 상징화하려고 투쟁한다. 그 러한 투쟁은 퀴어 주체에게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적 주체성을 둘러싼 근본적 인 물음을 던지도록 요구한다. 먼저 공공영역이란 무엇인가, 공중으로 정의된 합당 한 주체들은 누구인가, 섹슈얼리티는 사적인 것인가, 시민이란 누구인가 등의 물음 은 이제 회피할 수 없는 물음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퀴어 주체는 이미 그런 물음 자체를 체현한다. 그들은 대항공중(counterpublics) 30) 로서 이미 정 치적 주체성으로 재현될 수 없는 공중을 형성하며 근대자본주의 사회의 성정치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 낸시 프레이저가 사용한 이 개념은 퀴어 시민권을 둘러싼 논쟁에 개입하고 있는 퀴어 이론가들은 물론 다양한 퀴어이론의 영역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낸시 프레이저가 정식화한 대항공중(정확히는 하위주체적 대항공중 subaltern counterpublics)이란 개념은 예속집단의 성원들이 자신의 정체성, 이해관심과 욕구를 대립적으로 해석해내는 대항담 론을 고안하고 순환시킬 수 있는 병행적 담론 영역 을 뜻한다. 물론 여기에서 공중은 인 격적 주체도, 물질적, 제도적 공간도, 담론적 실천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그 것은 공론장일 수도 있고, 공중일 수도 있고, 공공영역일 수도 있다. 낸시 프레이저의 개 념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라. Nancy Fraser, "Rethinking the public sphere:a contribution to the critique of actually existing democracy", Craig Calhoun ed., Habermas and the Public Sphere, Cambridge, MIT Press, 낸시 프레이저의 대항공 중 개념의 퀴어 정치학 내에서의 전유에 대해서는 일단 Michael Warner의 글들과 Lauren Berlant의 글을 참조하라.

94 제4장 성적 시민권의 정치학과 비이성애적 주체 97 <참고문헌> Dennis Altman(2001), Global Sex,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Etienne Balibar(1988), Propositions of Citizenship, Ethics, Vol 98, No. 4. Masses, Classes(1994), Ideas: Studies on Politics and Philosophy Before and After Marx, London, New York & London, Routledge, 1994 Zigmunt Bauman(1991), Modernity and Its Ambivalence, London, Polity Press. Hennig Bech(1992), Report from Rotten State: Marriage and Homosexuality in 'Denmark', Ken Plummer (ed)., Modern Homosexualities : Fragments of lesbian and gay experience, London, Routledge. (1999), City Sex: Representing lust in public, Theory Culture and Society, Vol. No., London, Sage, 1999 David Bell and Jon Binnie(2000). The Sexual Citizen: Queer Politics and Beyond, London and New York, Polity Press, 2000 Seyla Benhabib, Judith Butler, Nancy Fraser and Drucilla Cornell(1996), Feminist Contentions: A Philosophical Exchange,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2), Situating the Self : Gender, Community and Postmodernism in Contemporary Ethics. Polity Press. Chris Berry(1994), A Bit on the Side:East-West Topographies of Desire, Sydney, Empress. Zigmunt Bauman(1991), Modernity and Its Ambivalence, London, Polity Press. Judith Butler(1990), Gender Trouble-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 London & New York, Routledge. (1993), Bodies That Matter: On the Discursive Limits of "Sex", Duhram, Duke University Press. (1997) Excitable Speech, The Psychic Life of Power: Theories in Subjection, Stanford, Stanford University Press, 1997 Drucilla Cornell(1993) Transformations: Recollective Imagination & Sex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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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 서론 장애는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재생산된다. 이러한 재생산 의 담론은, 오랜 기간 장애를 규정하는데 위력을 발휘해 온 개인적 비극이론 (presoanl tragedy theory of disability) 에서 잘 나타난다. 이 이론은 장애를 철저 하게 개별적으로 접근함으로서 장애의 원인을 개인적 비극-개인적 과오나 열등 - 에서 찾고자 한다(오혜경, 1999). 따라서 장애에 대한 대응책 역시 개인적 함의 이 상을 벗어날 수 없다(이성규, 2000). 반면 사회적 접근방식은 장애(disability)란 손 상(impairment)위에 강요된 그 무엇 으로 정의하며, 그 무엇에 대한 적극적 인식과 집단적 행동을 통해서만 자신의 열등한 사회적 지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Oliver, 1996) 장애에 관한 이론적 접근은 궁극적으로는 장애의 사회적 재생산 구조를 탐구하려 는 노력의 일환이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되는 장애인에 대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별 및 억압요인에 대한 분석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몇몇 지표들은 한국사회의 장애인들이 상당히 열악한 상황 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교육의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전체 장애인의 50% 이상이 초등학교 졸업 및 무학의 상태이다. 사회적 관계망을 확보의 전제 조건인 사회적 교류(social communications)를 위한 외출 빈도에 대해 살펴보면, 전체 장 애인 5명 가운데 1명이 1주일에 1회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수량화 할 수 없 는 비장애인으로부터의 편견이나 배척은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공공연하게 이루 어지면서 장애인의 사회적 지위를 고착화시킨다. 한편 사회적으로 열등한 장애인의 구조적 지위는 경제적으로도 재생산된다. 장애 인은 사회적 차별에서 출발해 경제적으로 열등한 지위를 부여받으며, 그 상태는 시

98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1 간이 지나면서 고착된다. 다시 말해서 장애인의 지위는 1차적으로는 사회적 차별에 서부터 출발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더욱 강화될 여지가 있다. 먼저 고용과 관련된 실업률 지수를 살펴보면 장애인의 경우에는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물론 앞서 살펴본 사회적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의 부재로부 터 그 1차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고용의 불안은 경제적 불리를 낳게 되고, 여기 서 더 나아가 장애의 치료 및 재활에 소요되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에 무방비 상태 로 노출되게 된다. 경제활동의 불능은 장애인의 경제적 생존을 위한 보장을 국가복 지와 가족으로부터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만든다. 이 글에서는 장애인이 겪고 있는 다양한 차별 중에서도 경제적 제도에 초점을 맞춰 보고자 한다. 경제적 차원은 고용과 소득보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고용 과 관련해서 살펴보면, 장애인은 성장기에 이루어진 교육의 차별이 노동력의 취약 함을 초래하기도 하고, 신체적 조건이 노동능력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으며, 무엇보 다도 비장애인이 갖고 있는 장애인의 노동능력에 대한 편견에 의해 취업이 상당부 분 제약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인의 경제적 생존은 상당부분 소득을 보장하 는 사회제도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보장제도의 견실성 여부는 장애인의 경 제적 생존과 생활수준의 유지에 관건이 된다. 현실적으로 많은 논란과 문제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보호는 사회 보장제도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경제적 보장을 추구 하는 소득보장제도 는 경제적 생존과 생활수준 유지에 일정하게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인과 관련된 다양한 제도와 지원 중에서 소득보장 을 제도화 하는 방식에 대해 고찰하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는 다시 말해서 국가별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정도, 억압의 수준, 그리고 비인간화 정도가, 그들의 경제적 생존과 그를 통한 생활수준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해 주는 소득보장 제도의 다양성에 의거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보장제도를 통한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이 어떠한 제도적 모형으로 구성되는지, 국가별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지향을 가져야 하는 지를 탐구해 보는 것도 소수자로서의 장애인 연구 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국가별 장애인의 소득보장 현황과 그 문제점, 장애인의 소득을 보장 하는 다양한 제도와 외국의 사례를 모형화한 후에, 한국사회에서의 발전 방향에 대 해 고찰해 본다.

99 한국 장애인의 현황과 소득보장 1) 장애인 현황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대부분의 생활영역에 서 소외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볼 수 있다. 여타 소수자 그룹과 달리 장애인의 경우에는 정신적 육체적 손상 등의 식별가능성(Identifiability)'이 현저하고 비장애인과의 관계에서 자원의 동원가능성, 권한의 조직화 등과 관련해 현저한 권력의 열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회적 차별대우가 구체화되는 과정은 현실적인데 반해서 소수자의 집단성원으로서의 집단의식은 미약한 상태이다 1). 그 결과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장애인의 삶은 최소수준의 생활의 질을 확보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한국의 국가복지는 최저수준의 생활(minimum standard)을 보장하기 위한 소득보장제도가 전반적으로 미비한 상태이며,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보호의 체계 역시 불완전한 상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과 비교해서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6월 현재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약 137만여 명이며, 남자가 여자 보다 2 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의 경우 일 것이다 2). OECD의 기준에 의거한다면 미등록 장애인의 경우가 등록 장애인보다 훨 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등록 자체가 사회적 낙인감을 부여하는 상황에서 상당수의 장애인이 등록을 미루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미등록 장애인의 경우 각종 사회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까닭에, 상당수의 숨겨진 장애인이 사회적 지원 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과 개인의 부담만 증가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이 다. 한국 사회의 장애인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표 1> 같다 1) Dworkin and Dworkin, 1999:17-24 참조 2) OECD 국가의 경우는 전체 인구의 10%를 장애인으로 보고 있음

100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3 <표 1> 장애인 현황 시도별 계 남 여 계 1,377, , ,626 서울 224, ,580 73,407 부산 96,717 66,332 30,385 대구 67,595 45,225 22,370 인천 74,546 51,631 22,915 광주 37,267 23,843 13,424 대전 38,831 25,903 12,928 울산 25,421 17,311 8,110 경기 255, ,209 81,555 강원 59,230 39,976 19,254 충북 51,352 34,259 17,093 충남 71,848 47,899 23,949 전북 80,830 51,212 29,618 전남 85,787 54,690 31,097 경북 93,979 62,211 31,768 경남 96,866 64,539 32,327 제주 16,664 10,238 6,426 * 자료: 보건복지부, 2003년 6월 말 현재 장애인 현황 2) 장애인 소득보장 현황 현재 한국의 국가복지체계 내에서 장애인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는 서구 복지국가의 대부분이 사회보험(장애인 연금), 사 회수당(장애연금), 공공부조 등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서 소득을 보장하는 것과 비교 하여, 급여의 수준, 급여의 대상, 급여의 포괄성 등에서 현저한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경우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보장제도는 전무한 형태 이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보장제도는 국민연금법과 장애수당제도를 들 수 있다. 두 제도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급여 대상의 측면에서 장애 수당제도는 1, 2급 장애인 만을 수급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장애인의 일부만을 포괄하고 있다 3).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장애발생 이전에 일정 기 간 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후천적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경우에 선천적 장애로 인해 고용경력이 없는 장애인의 경우에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4). 급여의 수준은 장애수당의 경우 월액 50,000원에 그쳐서 3) 2002년 12월 현재 장애수당은 전체 장애인의 약 40%만 수급하고 있음

101 104 실질적으로 소득보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펴보자. 각 제도의 특성과 문제점에 대해 살 가.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애초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퇴직한 노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후 소득보장제도이다. 1988년에 전국적으로 확대된 국민연금제도에는 장애 인을 위한 소득보장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 제도는 독자적으로 장애연금 을 제도화하지 않은 채, 부수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연금제도를 노령연금에 포함시 킨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는 장애인을 위한 소득보장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 로 고려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특히 선천성 장애인의 경우 이 제도 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1 국민연금 내의 장애연금 현황 국민연금 내에서 장애연금의 수급자와 급여 현황은 아래의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2002년 12월 현재 39,667명의 수급자와 급여총액 4,048억원에 이른다. 이는 장애등급별로 살펴보면 월평균 급여액이 1급의 경우에 415,562원, 2급은 341,050원, 3급은 268,076원에 이름을 보여주고 있다. <표 2> 장애연금 수급현황 ~기준일 현재 누계기준 (단위: 명, 백만원) 기 간 수급자 42 4,012 19,741 25,682 32,666 39,667 장애연금 금 액 19 9, , , , ,866 * 자료: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 연도별 지급현황 2 문제점 이처럼 장애인을 위한 연금제도를 국민연금 내부에 보조형태로 삽입하는 방식으 로 시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다. 4) 장애연금의 수급자는 2002년 12월 현재 39,667명임

102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5 첫째, 수급대상의 제한성을 들 수 있다. 앞서 장애연금의 현황에서 살펴보았듯이 국민연금제도를 통한 장애연금 수급자는 4만 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수치는 전 체 장애인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민연금제도가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보장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선천성 장애인의 경우에는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즉 선천성 장애인의 경우 국민연금제도가 급여자 격으로 요구하는 일정한 고용경력과 기여경력을 충족할 기회 자체가 원천 봉쇄되 며, 따라서 장애인 내부에서도 선천적 장애인은 제도에서 배재되는 결과를 가져오 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후천성 장애인의 경우에도 수급권이 제한된다. 즉 고용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국 민연금제도에 가입되지 않은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우, 다시 말해서 일정한 기여의 경력이 없는 경우에는 급여자격이 원천적으로 박탈되게 된다. 급여 수준의 문제도 심각하다. 1급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월급여액은 최저생계비 를 겨우 웃돌고 있을 정도로 저급한 수준이다. 이는 장애인의 경우에 비장애인과 구별되는 특수한 복지 욕구 - 재활, 치료, 이동 등 -에 수반되는 추가급여가 필수 적임을 고려할 때 저급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장애인 연금 제도는 극소수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최 저생계를 위협하는 급여수준을 제공하는 낙후한 제도라 볼 수 있다. 나. 장애수당 장애수당의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2003년 현재 1만 3천여명을 대상으로 777억이 제공되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되는 장애연금은 1,2급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 방은 월 5만원이 서울을 월 8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표 3> 2003년도 장애수당 지원 내역 (단위: 천원) 구 분 2003년도 예산 수급인원(명) 계 국 비 지 방 비 합 계 138,582 77,724,574 51,864,000 25,860,574 서 울 16,989 12,716,016 6,358,008 6,358,008 지 방 계 121,593 65,008,558 45,505,992 19,502,506 *자료: 보건복지부, 2003년도 장애인복지사업안내

103 106 장애수당제도는 제한적인 지급대상 규정으로 인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 장애정 도가 1-2급인 장애인만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수당이라기 보다는 공공부조의 형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구나 수당의 경우 인구학적 조건만 갖추면 100% 지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용율이 매우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사 회수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또한 급여 수준 역시 용돈에도 못 미치는 낮 은 액수 여서 실질소득 보장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 이다. 장애인 소득보장과 관련해서 보다 중요한 점은 장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특별급 여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장애인의 경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적인 소득보장 외에 장애로 인해 추가되는 필수비용(치료, 재활, 이동 등에 따르는 부가비용)을 포함하여야 한다.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으로 볼 수 있는 이 비용은 보 건복지부의 추계에 따르면 월평균 15만 8천원 정도에 이른다. 복지부 추계 자체가 낮게 추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고려는 현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또한 장애의 정도에 따른 소득보장의 다층화 5) 가 고려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 장의 다양한 방식은 커녕 최저보장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가족의 지원과 자조( 自 助 )에만 모든 게 맡겨져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3. 장애인 소득보장의 이론적 유형 한국사회의 장애인을 위한 소득보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소득보장제도 일반과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장애인 소득보장 의 모형을 탐색한 후에, 그에 맞는 외국의 경험적 사례를 살펴보도록 한다. 1) 이론적 분류 5) 예를 들면 중증장애인의 경우 소득보장 외에도 다양한 복지욕구(치료, 재활, 교육 등)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대책은 없는 상태이며, 연령, 근로능력, 교 육수준 등에 따른 다양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104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7 가. 장애인 소득보장의 세 유형 1 소득보장제도의 구조와 성격 일반적으로 소득을 보장하는 국가복지의 체계는 세 가지의 구성요소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먼저 사회보험의 경우에는 형평성을 기초로 하여 기여와 급여가 연결되 는 보장방식을 택하는데, 기존의 사회적 지위는 보장되는 반면에 기회 불평등의 문 제를 낳을 수 있다. 공공부조의 경우에는 최소보장이라는 잔여주의적(residual) 성 격을 갖는데, 일반예산을 재정으로 하여 특정한 자격조건을 만족시키는 대상에 대 해서만 급여를 제공한다. 따라서 낙인감과 급여수준의 적절성이 제기되게 된다. 반 면 사회수당의 경우에는 보편성과 시민권이라는 원리에 따르게 되므로 사회적 연대 성을 강화하고 관대한 급여를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반 면에 높은 급여수준과 넓은 급여 대상으로 인한 과다예산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갖는다. 각 제도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표 4>와 같다. <표 4> 소득보장제도의 구조와 성격 구조 성격 공공부조 사회보험 사회수당 특 성 잔여성 형평성 보편성 수급자격 자산조사 기여여부 시민권 재 원 일반예산 기여금 일반예산 장 점 예산 절감 지위 보장 연대성 강화 문제점 낙인감/최소보장 기회 불평등 과다 예산 2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의 특수성 - 고용경력과 급여체계의 이원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보장제도와 구별되는 특징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 는 소득보장제도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은 장애인의 경 우에는 고용경력이 전무하거나 일천할 수 있으므로 고용과 연계된 급여 방식은 주 의를 요한다. 이는 사회보험방식으로 제공되는 소득보장제도의 경우에 특히 고려해 야 할 점이다. 또한 앞에서 지적했듯이 기존 제도와 달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는 장애 로 인한 추가비용을 보충하는 급여체계를 구성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급여체계는

105 108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추가적인 필 수 비용 을 기본급여 로 상정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 득보장제도에서 제공되는 순수소득보장급여는 생활급여 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 서 생활급여는 급여 대상자의 소득, 연령, 근로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할 수 있 는 여지가 있다. 나. 모형 탐색 세 가지 소득보장제도 중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제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모형 은 보편주의 모형, 혼합모형, 그리고 최소보장 모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6). <표 5>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의 모형 보편주의 모형(1) 혼합 모형(2) 최소보장 모형(3) 공공부조(A) 사회보험(B) 사회수당(C) 기본급여 C 생활급여 기본급여 a + B 생활급여 B+c 기본급여 A 생활급여 1 보편주의 모형 - 사회수당형 : C 형 이 모형은 장애인에게 기본급여와 생활급여를 사회수당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 로 볼 수 있다. 이때 사회수당은 수급 자격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며, 시민권에 기 초해서 급여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관대한 급여수준을 보장하며 제도를 통해 장애 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확대해나가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모형이 갖는 단점은 무엇보다도 재원에 대한 정부 부담이 높다는 것이다. 재원의 조달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며, 이러한 자원의 이동에 대해 국민적 합의 6) 각 유형은 이념형적 형태이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3가지 방식을 적절히 혼합하여 운영하 고 있다. 각 형태에서 알파벳 대문자는 중심적 역할을 하는 제도를, 알파벳 소문자는 소 극적 역할을 하는 제도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였다.

106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09 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 따라 구성될 수 있다. 2 혼합 모형 - 사회보험 중심형: a+b 형 혹은 B+c 형 혼합모형은 생활급여는 연금 방식으로 급여를 제공하고, 기본급여는 사회수당 혹 은 공공부조 방식으로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 모형은 무기여 장애연금의 형태를 띄 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애인의 보험료 납부가 고용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금형태로 제공되는 까닭에 생활급여는 장애인의 연령, 근로능력, 건강상태 등에 따라 차등화 될 수 있다. 기본급여의 지급이 공공부조의 형태로 제공될 경우에는 급여수준이나 급여대상에서 제한성이 가해질 수 있는 반면에, 사회수당의 형태로 제공될 때에는 관대한 형태를 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혼합모형은 사회보험, 공공부조 그리고 사회수당의 장점을 혼합할 수 있다. 따라 서 급여의 다양화를 통해 효율적 자원배분이 가능하며, 제도의 유연성도 높은 편이 다. 반면에 급여 내용이 다소 복잡해지는 부작용이 따르며, 무기여로 재정이 운영되 는데 따른 재정 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짊어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 최소보장 모형 - A(공공부조)형 최소보장 모형은 기본급여와 생활급여를 구분하지 않거나 구분하더라도 최소한의 공공부조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장애인 중 취약계층(저소득 층, 중증장애인)을 선별적으로 보호할 수 있고 국가의 재정부담이 적어진다는 장점 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자에게 낙인감이 부여되는 단점이 발생한다. 또한 급여 대상이 상당부분 축소되어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장애인의 수가 광범위 해진다. 게다가 급여수준도 최소보장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적절한 소 득보장제도로 평가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보여주게 된다. 2) 외국의 사례 가. 영국 - 보편주의 형: a + b + C 형 7) 7) 영국의 경우에는 사회수당이 중심적인 소득보장제도이면서 공공부조와 사회보험은 상대 적으로 소극적 역할을 하는 소득보장체계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107 110 영국의 장애인을 위한 소득보장제도는 사회수당이 다양하고 관대한 형태로 이루 어져 있다. 이는 보편주의 모형에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보다 자세히 살펴보 면 아래와 같다. 1 소득보장제도 먼저 영국의 공공부조에 대해서 살펴보면 소득보조(Income Support) 는 일정소 득 미만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여 개별수당, 부양아동수당, 부가급여, 주거비 등을 제공한다. 또한 독립생활기금 을 통해서 중증장애인이 자기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 록 보호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개호자( 介 護 者 를) 반드시 고용 해야 하고 입소시설에 들어갈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조 제도이다. 사회보험의 경우에는 국민보험(National Insurance) 8) 내부에 장애급여 (Incapacity Benefit)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급여로 운영되는데, 의료진단과 노 동력 검사를 받은 후에 수급기간과 연령에 따라 차등지급 되고 있다. 이와 달리 사회수당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먼저 중증장애수당 의 경우 비 기여 수당으로서 자산 조사 없이 지급됨로서 낙인감을 예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수당은 노동력의 80% 이상을 상실했을 경우 지급하며 연령 제한이 없어서 급 여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 급여는 기본급여액은 정액제로하고 연령에 따라 3단계의 차등가산금을 지급함으로서 중증장애인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장애생계수당 은 65세 미만인 사람들이 질병이나 장애로 보호가 필요하거나 이동 시 에 들어가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원할 목적으로 1992년에 도입된 비기여 소득 보장 제도로서, 수급자격의 판정은 장애인이 스스로의 질병과 장애를 진단한 결과에 따 른다 9). 이 제도는 고령의 장애인을 위한 기본급여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 막으로, 개호( 介 護 )수당 은 65세 이상의 연령에서 장애인이 된 경우에 지급되는데, 연령과 관계없이 개호를 할 사람이 없는 장애인에게도 지급함으로서 장애에 따른 추가비용(기본급여)을 수당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8) 영국의 사회보험은 의료부문이 국가서비스(NHS)화 되어 있고, 나머지 분야는 모두 국민 보험에 의한 단일 제도로 운영 된다 9) 이 수당은 보호부문과 이동부문으로 나뉘어 진다. 보호부문은 개인적인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필요한 보호의 정도에 따라 3등급으로 지급되며, 이동부문은 이동, 외 출, 거주 등을 고려해서 두 등급으로 나뉘어 지급된다(김용득 외, 1999:166)

108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평가 영국의 장애인 소득보장제도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사회수당을 통해서 다양한 욕 구와 계층 10) 을 포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편주의 유형에서처럼 사회수당이 장애 인 소득보장의 유일한 제도인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다양한 수당제도를 통해 장애 인의 소득유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 미국 - 최소보장 모형: A + b 형 1 소득보장제도 미국의 장애복지는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장형 복지 혹은 최소보장 모형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모형의 경우에 소득보장의 중심적 기제는 공공부 조이다. 미국에서 장애인 소득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공공부조제도는 보충적 소득보 장제도(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 이다. 주지하다 시피 이 제도는 장애 인을 위한 제도라기 보다는 일반인을 위한 공공부조인데, 이를 통해서 장애인의 소 득을 일정정도 보장한다. SSI의 1992년 9월 현재 장애인 대상 소득지출 현황은 3,921,490명을 대상으로 월 평균 394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급여수 준의 저열함과 급여대상의 협소함을 보여주게 된다. 사회보험의 경우에도 노령연금에 편입된 형태로 장애연금이 지급된다. 이 제도의 약점은 연금의 지급기준이 다소 까다롭다는 것이다. 즉 장애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연금을 지급하기보다는 엄격한 자격기준과 여러 단계의 심사과정을 거쳐 장애연금 을 지급함으로서 소득보장 보다는 근로 유도를 주된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서 연금을 장애가 발생하는 즉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6개월이 경과한 후에 지급 하 기 시작하기도 한다. 2 평가 결국 미국의 장애인 소득보장제도는 1차적으로 공공부조가 중심이 되며, 사회보 험은 장애인을 보호하기 보다는 근로를 통해서 자활을 유도하는 부차적인 형태를 10) 예를 들어 연령별로 지급받는 수당을 분류해 보면 65세 미만은 장애생계수당, 65세 이 상은 개호수당, 중증장애의 경우 중증장애수당을 수급하게 된다.

109 112 띄게 된다. 이는 한국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서 근로능력 없는 장애인은 공공부조로 근로능력 있는 장애인은 일을 통해서 생계를 꾸려나가도록 유도하는 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의 장애인 소득보장제도는 미국식 최소보장주의의 결과이며, 당연하게 도 기초보장이나 생활보장을 위한 포괄적인 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 다. 일본 - 혼합형/ 무기여 연금형: a + B + c 형 1 장애인복지연금 일본은 1986년에 개정된 국민연금법에 의해 무기여 장애연금의 방식으로 장애인 에 대한 소득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일본은 기여 능력이 없는 장애인에게도 일정한 복지연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에 누락되었던 장애인의 상당수가 복지급여를 받게 되었다. 제도의 구성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급자격은 장애등급표 등에 적합한 장애상태에 있어야 하며, 소득이 2,925,000엔 미만이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 결과 로 수급대상이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1980년에 58만명에 불과했던 급여 대상이 1994년에는 약 117만 명으로 증가하게 되었다(정일교, 2000: 259). 이러한 수급대상 의 증가는 고용에 따른 기여경력이 없는 까닭에 기존에 수급권을 갖지 못 했던 장 애인의 상당수가, 제도의 개혁에 따라 장애연금의 제도내로 포섭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급여대상의 확대는 장애인을 위한 소득보장제도의 획기적 진전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급여수준에 대해서 살펴보면, 1999년 4월 현재 1급 장애인의 경우에 월 83,775엔, 2급은 67,017엔의 월 급여를 받고 있다. 급여액의 경우 다소 낮은 수준으 로 평가할 수 있지만, 각 개인의 조건들 - 연령, 건강 상태 등 -에 대한 고려와 여타 제도와의 운영중복에 따른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무기여 연금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부족한 기여를 보충할 재원을 만드는 문제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제도는 무기여 연금이기 때문에 보험료의 충당이 없이 급여만 지출되는 형태가 된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애초에는 국고 부담을 통 해 재정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재원의 70%를 국민연금의 지 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정일교, 2000: 260). 이는 다 시 말하면 비장애인(국민연금)의 자원이 장애인을 위한 소득 보장(장애연금)으로

110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13 수평적으로 이동하는 형태를 띄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재정운영 방식은 비장 애인의 광범위한 사회적 동의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통합과 연대성 강화에도 일조할 수 있다. 2 평가 일본의 장애기초연금제도는 그 성격상 사회보험 방식의 소득보장제도로 볼 수 있 다. 이 제도는 근로능력이나 근로경력이 없는 무기여 장애인을 수급대상에 포함시 켰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한편 일본의 연금제도가 갖는 특징은 그 혼합적 성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무기여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사실 자 체가 공공부조나 사회수당의 재원방식을 혼합시켰음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국민 연금에서 70%의 재원을 조달함으로서 자원의 수평적 이동과 그에 따른 사회적 연 대감을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은 먼저 낮은 수준의 급여액을 들 수 있다. 또한 기본급여와 생활급여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점 등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4. 무기여 장애연금의 구성과 기본 내용 이 장에서 제시할 무기여 장애연금은 시안의 성격을 띠며, 정책적 함의를 중심 으로 구조와 기본 내용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따라서 입법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들 을 보완하여야 하며, 충분한 토의를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초를 제시 하고자 한다. 1) 장애연금의 목적 이 연금은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여 장애인에 고유한 위험을 보호해주는 데 그 의의가 있으며, 소득의 보충 및 보장에 초점을 맞춘다. 장애인의 소득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2가지 사항이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장애로 인한 추가 적 비용의 발생이며, 또 하나는 소득상실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장애인연금법은 추 가비용의 발생과 소득감소의 위험을 보전해주는데 1차적인 목표가 있으며, 이를 통

111 114 해 장애인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는데 기여 하여야 한다. 2) 연금급여의 구성 장애인연금급여의 내용은 2가지로 분류된다. 즉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발생을 보전해주는 기본급여 와 소득감소를 보전해주는 생활급여 이다. 기본급여는 보편적 인 사회수당식 급여체계로 하고 후자는 조건부 무기여연금(경우에 따라서 사회부조 식을 가미)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 기본급여 1 기존 연금과의 관계 기본급여는 사회수당의 성격을 띤다. 따라서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인이면 원칙 적으로 수급권자가 된다. 일반 기여연금의 혜택을 받고 있는 장애인의 제외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기본급여는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의 발생 이라는 취 지에 따라 예외 없이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 연령의 문제 마찬가지로 수급자의 연령에 관계없이 장애인이면 수급대상이 된다. 다만 미성년 자인 장애인의 경우에는 사실상 장애아동 보호자에게 기본급여를 지원해주는 의미 가 될 것이다. 나. 생활급여 1 급여 대상 생활급여는 장애인의 소득감소를 보전해주기 위한 연금급여이다. 따라서 실업장 애인과 같이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있더라도 최저임금 이하인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그 목적이 있다 11). 11) 그러므로 최소생활의 유지를 위해 지원받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의 경우에는 내용상 중복이 되므로 생활급여의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또한 최저생계 이상의 경제활동

112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연령 제한 기본급여와 달리 생활급여는 원칙적으로 18세 이상으로 한다. 아동 또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시기에는 생활을 부모 등의 보호자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소득활동의 보전이라는 생활급여의 취지에서는 벗어나기 때문이다. 3 차등지급 - 생활급여의 주된 표적집단은 빈곤한 중증장애인이다. 왜냐하면 이 들은 경제활동에 나서기 어려운 신체적 정신적 조건에 놓여있는 반면에, 이를 대 신할 자산도 부족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증장애인은 중증장애인에 비해 본인의 노력이나 의지에 따라 근로를 통한 소득확보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넓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증장애인의 생활급여의 수준을 중증장애인의 60-80% 수준에 서 결정하여 차등지급하는 것이 근로의욕 고취 및 자활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고 려가 될 수 있다. 4 급여액 기준 생활급여의 수준은 매년 공표되는 최저생계비를 고려하여 정하도록 한다. 통해 장애인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이 이 연금제도의 목표이다. 이를 3) 장애인연금의 재원 및 지출추계 무기여연금은 피보험자의 기여금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조세에 의한 일반회 계예산을 재원으로 한다. 초기에는 이 재원마련의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어 이 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매 회계연도마다 장애 인연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일반회계예산에 반영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특별회계 예산 및 지방재정예산 또는 기금으로부터의 지원이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 에 의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처럼 국민연금에서 재원을 일정정도 보조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재원을 전제로 했을 때, 추정할 수 있는 지출추계는 <표 6>과 같다. 을 하는 장애인의 경우에도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113 116 <표 6> 무기여장애연금의 급여지출 추계 구분 수급자격 급여대상 기본급여 - 전체 장애인 약 137만명 - 18세 이하는 제외 생활급여 - 실업장애인 - 최저임금 미만의 약 65만명 경제활동을 하는 장애인 급여액 (1인당) 1인당 15만원 지출추계 약 2조원 중증장애인 - 42만원 약 2조 4천억원 경증장애인 - 34만원 4. 기타 고려 사항 장애연금의 도입과 관련하여 전달체계의 문제, 담당부서의 문제, 시설입소장애인 의 경우 연금 지급 방식 등에 관한 문제 등이 고려되어야 하며, 생활급여의 차등화 에 대한 세부적 기준 등이 점진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5. 결론 사회적 소수자로서 장애인은 사회적으로 그 정체성을 부과 받지만, 자신의 사회 적 지위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재생산 된다. 노동시장에 대한 참여 자체가 제한되어 있거나 봉쇄된 경우, 혹은 노동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노동력 형성과정에서 배제된 경우에 자신의 삶을 경제적으로 재생산한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소 득보장제도는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혹은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는 장애인의 생존 을 위한 국가복지의 일환이며 장애인의 경제적 생존을 위한 제도적 기능을 한다. 한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보장제도는 사회수당형, 혼합보험형, 공공부조 형 등과 같이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 이데올로기 의 다양성, 사회복지를 둘러싼 권력관계의 다층성, 역사적 제도의 관성, 산업화의 정도 등에서 국가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제도는 장 애의 경제적 재생산이 국가별로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살펴본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한국 장애인 소득보장제도의 부실함은

114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17 좋은 대비를 보여준다. 한국의 장애인은 고용과 관련해서도, 소득보장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경제적 생활을 재생산할 기제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특히 소득보장과 관 련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소득의 적절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지원이 절대 부족하다. 둘째, 급여 대상 이 지나치게 협소해서 대다수의 장애인이 배제되어 있다. 셋째, 장애인의 특수성에 대한 배려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넷째, 결국 소수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최소 보장 이라는 저급한 수준의 보장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미비점들은 한국의 장애인을 지속적으로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생 존을 위한 자원이 부재한 상태 로 몰아넣어,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장애상태에 처하게 강제함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장애인 으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재 생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4장에서 제시한 무기여 장애연금제도 는 일본에서 1986 년도에 도입된 혼합형 장애연금의 장점들을 고려해 구성해 본 것이다. 무기여 장애 연금은 사회보험의 형태를 띄지만 기여금을 수급조건으로 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사회수당의 성격, 정부재정의 지출이라는 측면에서 공공부조의 성격을 보완적으로 확보한 제도라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처럼 장애인을 위한 고용보장이 유명 무실한 상태에서는 기여를 조건으로 삼지 않는 무기여 장애연금이 상당한 현실 적 합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추가적으로 지적할 점은 장애급여의 이원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특수성 에 기초하는 기본급여와 소득 보장을 위한 생활급여로 이원화에 기초하여, 전자는 정액 급여를 후자는 조건 - 근로능력, 연령, 건강 상태 등 -에 맞는 급여를 제공하 는 것이 바람직 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재정체계에 대해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사회보장제도 들은 그 건실성이나 보장성과는 관계없이 부차적인 이유들(조세투명성, 언론의 황 색선정주의 등)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덧칠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기 여 장애연금을 도입할 경우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국고보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될 필요가 있다. 12) 일본의 예처럼 국민연금에서 일정정도 장애인 연금 에 대한 지원을 하는 방식이 일방적인 국고보조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비 12) 국고보조의 경우에는 국가가 장애인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고, 수평적 이동의 경우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는 측면이 부각된다.

115 118 장애인으로부터 장애인에게로의 자원의 이동 에 대한 전체 사회적 합의가 선결조건 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연금 연도별 지급현황. 김용득, 유동철 편 한국 장애인 복지의 이해. 인간과 복지. 김태완 수요자 중심으로의 장애연금제도 개선 논의. 보건복지포럼 제65 호. 문석남 스웨덴 장애인정책의 이념과 지원시책. 전남대현대사회과학연구 4집. 보건복지부 전국 장애인 등급별 유형별 등록 현황 년도 장애인 복지사업 안내. 송종권 사회보장제도에 있어서의 장애인 소득정책에 관한 연구. 숭실대 통일정책대일정책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오혜경, 1999 장애이론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리뷰 4( 99.12), 가톨릭대학교사회복 지연구소 이달엽 우리나라 사회보장 장애연금도입에 관한 연구. 재활복지 3(1). 이병은 우리나라 장애인의 소득보장제도에 관한 연구. 경희대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성규 사회통합과 장애인 복지정치, 나남출판사 정일교 우리나라 무기여 장애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연구. 사회복지정책 10. 진원식 무기여 장애연금의 도입에 관한 연구.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석 사 학위논문. Barnes C., Oliver M., & Barton L., Disability Studies Today, Polity Brent K., "Social Security Disability Insurance : Applications, awards, and lifetime income flows", Journal of Labor Economics. Finkelstein, V., 1980, Attitudes and Disabled People, New York:World Rehabilitation Turd.

116 제5장 장애의 경제적 재생산 구조와 무기여 장애연금의 필요성 119 Oliver, M., Understanding Disability, London: Macmillan, Oliver, M., & Campbell J., 1996, Disability Politics, London:Routledge Skrentny J., 2002, The Minority Rights Revolution, The Belknap Press of Havard University Press Soule E. C., 1994, Disability incmoe insurance: the unique risk, Burr Ridge, III. : Business Onne Irwin

117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 머리말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한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멀쩡한 얼굴로 내려왔다. 누가 얼굴을 씻을 것인가. 학생들은 더러운 아이라 고 답한다. 누가 얼굴을 씻을 것인가. 학생들은 더러운 아이라고 답한다. 선생은 아 니라고 말한다. 얼굴이 멀쩡한 아이는 더러운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자기 얼굴을 보 고 자기 얼굴에도 그을음이 묻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노릇 아닌가. 선생은 다시 묻는다. 누가 얼굴을 닦았을까. 그러나 학생들은 이번에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선생은 말한다. 두 아이가 똑같이 굴뚝을 청소하고서 한 아이만 얼굴이 깨끗하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교사는 분필을 들고 돌아섰다. 그는 칠판 위에서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다. 1) 한 개인이나 집단을 다르게 대우함으로써, 심리적, 사회적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의미하는 차별( 差 別, discrimination)은 자의적( 恣 意 的 )인 동시에 사회적이며 역사 적이다. 그래서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해 차별을 하는 의식, 가치관, 행동 방식도 문 제이지만 사실은 그 차별의 가치와 행위를 정당화는 하는 것들이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2)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그것은 우생학 3) 과 파시즘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근대 를 1) 조세희, (1976) 뫼비우스의 띠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2) 장애인 차별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는 유동철, 노동시장의 장애인 차별 영향 분석 2000, 2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학위논문 p.10~15를 참조하라 3) 문화일보, 2002년 9월 9일 장애인도 어머니 될 권리 있다 장애여성도 어머니가 될 권리가 있고, 장애아도 태어날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 6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 린 한국여성장애인대회 참석차 방한한 캐나다의 대표적 여성장애인 인권운동단체 DAWN 의 대표 도린 데머스(45)와 캐시 마셜(40)은 국내엔 생소한 여성장애인의 모성 권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했다. 사회는 장애여성의 임신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낙태를 종

118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1 풍미 했고, 복지 란 명찰로 현대 를 덧칠하고 왔으며 신자유주의와 인적 자본이라 는 능력개발주의로 미래를 관통해 온 것이 이러한 차별의 모습이다. 이미 우리는 이윤과 생산성의 극대화라는 자본의 절대적 기준의 뫼비우스 띠 속에 놓여져 있다. 모두가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과 지위를 가지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 누구에게서든 지 차별받을 수 있고 소외당할 수 있는 현실에 있다. 다만 온통 차별이란 그을림으 로 틀어진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얼굴이 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 모두가 100% 장애인이 될 위험 환경에 노출될 가능 성이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늙음으로서 장애 상태로 나아간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 고 배우고 있다. 그렇지만 장애인이란 낱말과 개념이 차별 과 소외 라는 언어들과 동일시 될 만큼 그들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현존하며 역사성을 띠면서 일정한 방향 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존재가 다른 차별의 존재보다 더 분명하게 사람들에게 인 식되고 구체적으로 드러남으로서 여성, 빈민 등과 같은 다른 차별의 대상보다 더 큰 공포와 위기감을 사회에게 불러일으키고 인간의 원시적인 약육강식의 본능을 자 극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본능과 공포를 자의적으로 역사적으 로 합리화하여 인류에게 설득해 왔다. 그것이 차별이란 구조와 개념으로 그리고 정책과 제도로 귀착되었다. 따라서 주목할 것은 차별의 결과 또는 차별의 목적보다도 그 차별의 과정과 변 화의 모습이다. 곧 어떻게 차별을 합리화해왔고, 하고 있고,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그 차별의 합리화 도구들은 다음과 같은 인식체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용합 니다. 또 태아가 장애아일 경우도 낙태를 유도합니다. 고정관념 과 사회적 차별이 장애여성의 모성권을 박탈하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아이를 낙태시킬 것인지, 낳을 것인지 그 선택은 여성 스스로가 해야 하고 태아가 장애아일 지 라도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들은 캐나다 병원에선 청각장애인을 진료할 때 수화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휠체어를 탄 엄마가 아이를 맡기는데 불 편이 없도록 보육기관에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등 장애여성이 임신 출산 육아 문제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면서 한국에도 이러한 운동이 펼쳐지길 바 란다 고 말 했다. 캐나다 원주민이자 시각장애인 여성으로서 3중 차별을 극복하고 장애 인인권운동가로 활동중인 데머스는 능력을 개발하고 발휘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 장애인은 무능력한 사람이 아니 다 면서 장애인을 무능력자로 생각하는 비장애인들 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싶다 고 말했다

119 122 왜 우리 사회는 장애인이란 존재를 무언가를 도와주어야 하고 베려해 주어야 할 대상 으로만 이해하는 것일까?(for The disabled) 여성들에게 여자 화장실이 꼭 필 요한 것처럼 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이용 가능한 것들의 지원과 환경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왜 사회는 그 '필요',필수적인 것(necessity)을 왜 항상 사랑과 배려로 이 야기하려고 할까? 왜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로부터 쉬이 들을 수 없고 말해 지지 않는 (not of the disabled) 것일까? 또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들이 왜 장애 인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시행되지 않는 (not by the disabled) 것일 까? 아울러 장애인의 권리과 인권에 대해 단체와 왜 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개선 하거나 변화시키지 못하고 관찰만 하고 분석에만 (only about the disabled) 머무 르는가? 2. 장애인차별의 실태와 문제성 1) 선행과 복지 속에 숨어버린 차별 "다음달부터 만 3~5세 장애아들은 무상으로 일반 공립. 사립 유치원에 다닐 수 있다. 또 4월부터 장애인들이 새마을호를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20일 이런 내용의 '장애 유아 무상교육 및 장 애인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은 특수학교의 유치부나 유치원 특 수학급에 다니는 장애 유아에 한해서만 무상교육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 일반 공.사 립 유치원에 다닐 경우에도 교육비 일체를 면제해 준다." 4) "충남 천안지역 사립 유치원들이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공부하는 통합단 설유치원을 설립하겠다는 충남 천안시 교육청의 계획에 반발해 집단폐원계를 냈다. 이에 장애인단체 등 시민단체는 사립 유치원의 집단이기주의로 장애인 조기 교육 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 며 맞서고 있어 양측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 시 교육청 은 사립 유치원이 반발하자 부지를 천안농고 실습지로 옮기고 규모도 10학급에서 6 4) 중앙일보, 2004년 02월 20일 장애아 유치원 무상 교육

120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3 학급으로 축소하는 타협안 을 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연합회는 이마저 거부했으며 급기야 9일 45개 소속 유치원 가운데 40개가 집단폐원계를 냈다. 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공교육 확대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소수의 원아만을 위해 유치원을 설립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 며 장애아만을 위한 특수유치원을 설립해야 하며 교육청 예산을 사립, 공립 똑같이 배분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5) "장애인이동권연대가 고속철도의 편의시설 설치 및 이용가능성 을 조사하기 위해 40여명의 장애인들로 고객 평가단을 구성해 참가한 이날 시승 행사는 시작부터 거 센 반발에 부딪쳤다. 간이좌석을 합해 좌석이 965석에 달하지만 휠체어 장애인에게 할당된 좌석은 두 석에 불과했다. 심지어 휠체어 이용자가 이용할 이동식 수직리프 트는 커녕 무궁화호 열차에도 설치돼 있는 경사로조차 없었다. 장애인화장실 또한 가관이기는 마찬가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면 화장실 문을 닫을 수조차 없게 설치 된 것이다 6)." 위 세 가지 기사를 눈여겨보자. 첫번째 기사만 보면 모든 장애아동에게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차별이 없어진 것처 럼 인식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바로 두 번째 기사를 보면 그 이유는 보 다 명확하다. 장애아동이 갈 수 있는 유치원이 없는 실정에서 무상교육 발표는 장 애아동이 적절하게 갈 수 있는 교육기관을 설치하지 않는 것의 책임을 회피하는 수 단에 불과하다. 7) 세번째 기사 역시, 평소 자신의 인권에 민감한 장애인들이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5) 한국일보 2003년 12월 10일 [천안] 사립유치원들 왜 이러나 6) 오마이뉴스, 2004년 02월 21일 (토) 965 :2는 장애인 복지 척도 7) 이것은 의무교육인 초 중등교육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 장애인 하게 적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특수학급 특수학교는 일반교육에 비해 그 설치가 아주 빈약하고 장애인 학생에 대한 입학거부 역시 비일비재하다. 오마이뉴스, 2004년 01 월 31일 장애학생 취학거부 당한 사례 많아 상당수 일반 초등학교에서 장애학생들을 질병과 학교부적응 신체장애 등을 이유로 '취학의무 유예' 처분을 내려 사실상 취학 거 부를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초등학교 대부분에 적게는 한두 명에서 많 게는 10여 명의 장애학생들이 다니고 있지만, 화장실과 열람실 작업대 접근로 등의 편 의시설은 전무하거나 있더라도 실질적인 사용에는 상당한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121 124 업어주는 역무원의 노고에 무척이나 감사해 하며 불쌍한 장애인에 대한 애틋한 봄 나들이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뒤이어 나온 새마을 열차의 장애인 50%할인 역 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 복지가 확대한 것으로 이해할 것이지만 사실은 그렇 지 않다. 새마을 열차 장애인 할인이 그동안 장애인들의 끈질긴 요구에도 이루어지 지 않고 있다가, 고속철도가 나오자마자 바로 복지 정책으로 둔감하여 발표된 것은 고속철도로 빠져버린 승객 수요를 장애인으로 하여금 땡처리 한 것에 불과하다. 관계 당국이 진정 정책의지가 있었다면 고속철도 이전에 이미 여러 차원의 정책들 이 검토되어야져야 했다 8). 장애인에게 꼭 필요(need) 9) 한 것들이 적절하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지원과 제공이 가능하고 부담이 없으며 폐기해도 될만큼 잉여적 인 수준인가에 따라 복지와 장애인들의 권리는 규정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는 이미 이러한 책임회피 수단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는데 있 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미 장애인이란 존재의 차별과 소외를, 존재 근거 자체와 동일시 하는 것을 내면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슬퍼한다. 그리고 안타까워 한다. 그러나 장애인 문제에 분노하거나 화내지 않는다. 만약 여성에게 남자들도 비 좁으니 여자라서 버스를 타지 말라든가 화장실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면, 일본이 재 일 동포에게 일본인보다 어차피 경쟁력이 없으니 교육받지 말고 연금이나 조금 받 고 집에 있으라며 인디언보호구역처럼 조선인 보호구역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그저 슬퍼만 하고 안타까워만 하고 있을 것인가? 당신에게 누군가 학교를 늘 업혀서 다 니라고 한다면, 외출하기 힘드니까 집에만 있으라고 한다면 당신은 눈물과 한숨으 8) 이른바 고급철도의 장애인 할인제도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먼거리 지역간의 이동을 도모할 버스등과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다, 2. 장애인의 경우, 일반 기차를 이용할 때 같이 이용한 다른 승객과 동등한 질의 서비스 를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3. 장시간 여행이 불가능한 장애인의 경우, 보다 빠르고 안전한 교통수단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 9) 필요를 이제까지 흔히 '욕구'로 번역되어 왔던 need를 지칭한다. 영미권에서 필요(need) 는 필수적인 것(necessity)과 같은 의미관련 속에 있으며, 희망(want), 욕구(desire)는 임 의적으로 '바라는 것'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독일어에서는 필요와 욕구가 구분 되지 않고 통칭하여 Beduerfnis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영미권 에서의 논의를 중심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need를 욕구 로 번역해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아마도 필요가 가지는 사회적 성격보다는 각 개개 인의 개별화된 욕구체계 속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 왔던 우리나라의 사회사 업, 사회복지계의 의도성이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민중복지연대 2001,필요와 사회복지)

122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5 로만 견딜 수 있는가? 차별의 직접적인 모습은 그 대상에게 스스로 차별받는 존재임을 드러내라고 공격 받는 것일 것이다. 자, 장애인에 대해 한번 떠들어 보시오, 얼마나 차별받았는지 말해 보시오 라고 면접하는 것 하는 자체가 억압이지 않은가? 그것은 마치 많은 남 자들 앞에서 한 여성이 알몸을 드러내며 자신이 여성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과 같은 꼴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어떤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그들에 대해 잘 모르기 때 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외받고 억압받는 그들에게 자산들의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 보면 잘 모르는 것 은 알고자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잘 모르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고 그 것은 곧 편견이지 않을까? 장애인을 비롯한 어떠한 개인도 다수의 대중 앞에서 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에 대해 더 말하거나 덜 진술해야할 책임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았다. 2) 장애인의 차별을 경험하려는 비장애인의 여유로움. 이러한 내면화를 엿볼 수 있는 개념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이나 프로그램 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 체험 이다. 물론 이 개념의 실천이나 그 목적은 그 순수함은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것 자체가 온당한 개념인지는 활발한 논의가 필 요하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이란 존재를 이해하고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고 잘 알 기 위해 장애 체험 을 권장하곤 한다. 체험( 體 驗 )이란 낱말은 원래 본래 독일어 Erlebnis 의 역어( 譯 語 )로 만든 철학상 의 술어였다. 경험이라는 말이 대상( 對 象 )과 얼마간의 거리를 예상한 것임에 대하 여, 체험은 대상과의 직접적이고 전체적인 접촉을 의미하면서 개개의 주관 속에서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의식내용이나 의식과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장애인 체험이 아니라 장애 체험인가? 또한 장애는 과연 체험될 수 있는 것인가? 본질적으로 장애가 체험될 수 있는 성질의 대상이라면 비장애 역시 상대적 경험 주체인 장애인에게 체험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또한 체험은 그 주체들이 언제 어떻게 체험을 할 것인가? 그만둘 것인가? 라는 것을 선택할 수 있 다. 그러나 장애인의 장애는 개인의 자의적 선택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구조적으로

123 126 규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애인의 장애에 대한 체험 역시 사실상 언어적으로 기 만이다. 사실상 그것은 비장애인의 장애인의 차별을 합리화하려는 이해와 선행의 선전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와 차별을 인식하기 위한 지금의 비장애인들이 하는 장애 체험 프 로그램이 어느 정도 교육적으로 유용하다 할지라도 진보적인 관점에서는 언제든 정 상적인 상태, 즉 비장애적인 상태로 회귀한다는 것을 언제나 약속하는 장애 체험은 또 다른 편견과 선입관을 만들어 낼 위험이 있다. 장애인이 겪는 장애 상태 는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상호 작용 속에 있다. 현재의 장애 체험의 대부분이 장애인이 겪는 일시적인 물리적 고통이나 단편적이고 직접적 인 편견에만 노출되어 있어서 그 차별의 원인과 구조 등은 은폐시켜 버린다. 이는 또한 장애인들이 응당 풀어야 개인 삶의 부담으로만 전가되어 버릴 수 있다. 오히 려 장애를 장애인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해야 한다는 장애극복이데올로기를 조장하 고 합리화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목발을 오랫동안 이용해 온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이용해 온 장애인의 경우 목발을 짚고 휠체어를 짚는 것 자체는 힘들지 않을 것이다. 비장애인들이 일 상적으로 걷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는 것처럼. 이렇게 본다면 비장애인이 쉽게 접근 하는 장애 체험들은 대중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정상임을 확인받고 그 정상적임과 건 강함을 감사해 하는 상대적으로 능력있고 건강하다고 느끼는 비장애인들의 집단적 인 여유로움로만 다가올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장애인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면 오히려 장애인에게 비장애 체험(무장 애 10) 체험)을 시켜 주는 것이 보다 설득력 있지 않는가? 그토록 장애 가 힘들고 고 통스런 것이라면 말이다. 3) 보이지 않는 누군가로부터의 차별과 소외 10) 무장애( 無 障 碍 )는 무장애 공간(Barrier Free Zone)을 만들기 위한 운동적 개념인데, 무 장애 공간이란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장애 공간이란 우리가 사는 공 간 안에서 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장애를 느끼지 않고, 활동과 참여에 제약을 받지 않는 공간을 의미한다. 건축환경, 교통환경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장애만 가진 사람 으로 만 들어 가고 있는 우리의 도시환경, 교육환경, 근무환경, 주거환경 속에서 비록 장애를 가 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유롭고, 안전하며, 편리하게 활동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만들자는 개념으로부터 나온 것이 무장애 개념이다.

124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7 그 후로 다시 생각해 보아도, 앨리스는 어떻게 그런 일들이 발생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그들이 손에 손을 잡고 뛰고 있었고, 여왕이 매우 빨리 달려서 앨리스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를 따라 잡는 것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을 만큼 숨이 참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더 빨리! 더 빨리! 를 외치고 있었다. 가장 이상한 것은, 그들 주위에 있는 나무와 그 밖의 것들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 는 것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빨리 달려도, 아무것도 따라 잡지 못했다. 저, 제가 살 던 곳에서는, 앨리스는 숨을 헐떡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처럼 오래 달린다면, 당신 들은 어딘가 다른 곳에 가 있을 거예요. 게으른 나라군, 여왕이 말을 이었다. 여 기서는, 네가 보다시피, 같은 장소에 머물기 위해서는 네가 할 수 있는 한 달려야 돼. 네가 만약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것보다는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달려 야 하지. - 루이스 캐롤, (거울나라의 앨리스) 레오 파니치(Leo panitch)의 유명한 논문 지구화와 국가 의 논문 첫머리는 이처럼 루이스 캐롤의 동화로 시작하고 있다. 주로 자본주의의 동학( 動 學 )을 설명 하는 비유로 자주 인용되곤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자본주의 사회가 인격과 인간성 을 상실한 능력주의와 정상 이데올로기 를 읽어 낼 수도 있는 비유기도 하다. 미국의 재활의학과 교수 하워드 러스크 박사에 의하면 정상인이란 환경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잘 훈련되어 자활하거나 자활할 수 있는 사람 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으로 이 정의는 어떤 개인을 그 개인의 능력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이 존 엄하고 동등하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가 장애가 있거나 능력이 부족한 사회다라고 정의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 리거나 자활의 속도가 환경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엔 모두가 장애인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살인적인 경쟁 환경은 차별과 불평등의 기하급수적인 빅뱅과 인권의 산술적인 팽 창속도의 불균형, 사회능력의 부재를 만들어 낸다. 자본과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에 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한계효용을 결코 넘어서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여전 히 우리의 사회는 자신의 구성원 중에서 장애인을 밀쳐내고, 무시하고, 잊어버리고

125 128 싶은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어느 때는 나병환자나 페스트 환자, 간염환자였 다. 또 어느 때는 광인이나 부랑자, 노숙자였다. 보존하고 싶은 것과 잊어버리고 싶 은 것을 분리시키는 방법이 바로 그 사회의 권력 테크닉이며, 도덕 지수일 것이다. 아직도 장애인 관련 지식인들과 종사자들은 장애인의 특수성을 들어 비장애인과 는 분리된 특수학교나 재활시설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가들의 논리처럼, 또한 남성의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이며 논리처럼, 비장 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관리 책임에 대한 편의주의적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이것은 공리주의( 功 利 主 義, utilitarianism), 즉 행위의 기준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즉 사회의 최대다수 구성원의 최대한의 행복을 구하는 이데올로기에 근 거하고 있으며, 하나의 이데올로기로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로서 우리 모두에게 아 직도 확고부동하다. 공리주의를 다른 말로 하면 소수에 대한 불행과 차별은 정당하 다 아니겠는가? 이와 같은 논리와 가치관에 따라 사회의 안정 즉 公 安 을 위해 양심수를 감옥에 유폐시킨 것과 같이 부모의 부담과 가족의 부담과 국가의 부담과 사회의 부담을 줄 이기 위해 여전히 시설이라는 대규모의 장애인 처리 공정을 끊임없이 유치하고 있 다. 이것은 앞에서 밝혔듯이 장애인 시설이 일반 감옥처럼 물리적 제약으로서 격리 방침 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과 인류의 무지와 질병에 대한 원형적 공포에 대한 집단 심리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장애와 비장애가 가변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임은 자명하다. 수전 손택(Susan Sontag) 은유로서의 질병 에서 말한 대로 우리가 이해하는 질병이 객관적인 실 체가 아니라 주관성의 산물이라고 대중적으로 밝힌 것도, 이미 장애인을 이루는 대 부분을 이루는 낙진( 落 塵 )이 질병임을 볼 때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것은 실제의 당사자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에서 결코 시대적인 보편성을 획득할 수 없다. 정상과 비정상은 인간의 삶이 그때그때 요구하는 보편적인 관계를 얼마만큼 적절 하게, 그리고 탄력성 있게,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고 구체적인 개인들을 둘러싼 사회 적이며, 문화적인 정치적인 사회 환경에 달려있다. 개인의 장애 상태가 개인의 의지로 쉬이 바뀌지 않는다는 불가역성을 본다면 분 명 장애인의 사회적인 차별은 장애인은 사회와 국가의 유지에 불필요하거나 아니 면 부당한 부담을 안겨 주는 비정상인 존재이다. 라는 말을 계속 일반화시키고 유

126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29 포시켜서 결국에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수용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나 의지가 없 음을 은폐, 전가, 방기하려는 지극히 사회적인 시스템이다. 오히려 그것으로 받는 차별의 양과 질로서 장애인을 규정하려는 사회적인 권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 곧 장애인은 사회적 개념에 따른 존재이다. 지금에 와서는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장애 때문에 장애인이 되고 차별 받는다는 도식보다 오히려 사회적인 부조리나 병리 현상, 신자유적인 지구화 등으로 인하여 장애 상태로 내몰린 사람들이 대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재적인 장 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자본축적 이윤추구의 극대화가 가까운 미래에 거의 모든 인류를 자본 자체의 생산 능력보다 훨씬 무능력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장애인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일부 사이보그 인간이나 슈퍼 컴퓨터에게 비장애인, 정상인의 개념을 내어줄지 모를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은 결국 모든 인간을 생산성의 노예, 장애정도와 그 상태를 세분화하여 서열화시킬 것이다. 4) 꽃동네 사건과 박애( 博 愛 )이데올로기 "얻을 수 없는 목적들의 '희망목록(wish list)이나 일련의 '모성애적 (motherhood)언급'은 백해무익하다. 하나의 전략은 그것이 어떠한 영향력이라도 가 지려면 실용적이고 성취가능하며 적절성을 가져야 한다" - 어느 공장 노동자로부터 - 영화 피터팬에 나오는 후크 선장은 시각 장애인, 절단 장애인이다. 그러나 문자 와 미디어를 통해 그는 장애인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 헬렌 켈러는 인간승리의 표상으로 우리나라 어린이에게도 그 전기가 널리 익히지만 그녀의 대학 이후의 행 적을, 사회주의자로서의 그녀를 알고 있는 지식인은 드물다. 한국 사람이 제일 존경 하는 세종대왕이 실은 심각한 시각 장애로 인해 스스로 왕의 자리에서 물러 나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사람들이 장애인으로 인식되거나 장애인 문제로 이해되지 않는 것, 또는 헬렌 켈러 11) 처럼 장애인이란 것 외 것에 신 경을 쓰지 않는 것은 우리가 이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헬렌켈러 역시 사회주의 사회운동가로 인식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녀가 동 11) 보다 자세한 것은 헬렌켈러 - A Life 도로시 허먼, 미디어 북스를 참조하라

127 130 정과 박애를를 거부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전공하려고 할 때나 직업을 가질려고 할 때 남이 그런 일 을 선택할 때에는 아주 훌륭하고 그지없이 착한 일이 되지만 내 딸이나 누이가 내 아들이 내 동생이 그런 일을 할려고 하면 미친 짓 이라면 말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도 이러한 이데올로기적인 박애주의의 이중성이다 12).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 러한 박애주의는 이 영역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동기유발 요인을 강한 종교성으로 무장하고 편향하게 만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 라는 장애인이동권연대 (access.jinbo.net)의 대사회적인 외침이나 통합 교육을 외치는 장애인 아동의 부모 님들의 바람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답이 여전히 힘들고 위험한데 장애인은 그냥 집에 있지. 라든가 편의시설 좋고 편안한 장애인 특수학교나 장애인 생활시설에 들 어가는 것이 더 좋지 않으냐라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에 우리는 안도하고 또 설득 당하며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부의 장애인 정책의 기저에 현실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라고 한 다면, 우리 사회 누구든지 장애인으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에서 국가 는 국민들에게 장애인이 되시면 시설로 가시거나 집에만 있으십시오 라고 하는 것 과 같다.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장애인 차별의 해소를 따 질 때, 인격적인 동등성보다는 단순히 동물원적인 편안함이나 안락함을 제공해 주 는 것이 최고가 되어버린 것도 이와 같은 논리이다. 결국 장애인 문제는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정책과 행정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한 고정된 한 집단을 향한 문제가 아니라 개인 하나하나에게 그 가능성으로 총구를 겨 누고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장애아동 한사람을 올곧게 교육시킬 수 없는 국가라면 모든 국민 개개인을 올곧게 교육시키지 못할 개연성은 이미 충분하다.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이란 사람들이 문제가 없고 차별받지 않는다고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13) 장애인이란 규정과 낙인, 14) 그리고 차별 12) 장애인을 보다 직접적으로 만나고 많은 책임을 지는 특수교육과 재활관련학과 진학의 경우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장애인과 결혼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조건으로 진학을 허용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3) 경향신문( ) 국가인권위는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0.9%가 장애인 차별을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차별로 꼽았다고 31일 밝혔다. 14) 배융호,(2002) 장애인 인권의 문제는 차별의 문제다 한국인권의 현황과 과제 제주인

128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31 은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공시적( 公 示 的 )으로 매우 다양한 공간과 영역에서 이루어 져 왔다. 심지어 장애인 차별의 문제가 외교상의 문제로 발생하고 비화되기까지 한 다. 15) 국가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시민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중세 유 럽의 수도사적 격리와 몰살 상태에 놓여 있는 한국의 장애인들의 삶과 존재들에 대 해 애써 외면하고 방임했던 사회모습 16) 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터지는 장애인 시설비리와 장애인에 대한 무차별적 집단적 윤간 권학술회의 고프만(Goffman)은 세 가지 종류의 낙인(stigma)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 신체적인 낙인, 둘째, 성격상의 단점, 셋째, 인종이나 종족의 낙인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낙인은 모두 다른 사람들과 구분하는 특징을 개인에게 부여한다. 장애인의 경우 이 세 가지 낙 인효과가 모두 함께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즉, 신체적으로 다르므로 낙인이 생기고, 이 러한 낙인에서 성격에 대한 편견이 조장되며, 그 결과 다른 인종이나 종족에게 부여하는 낙인이 장애인에게도 쏟아지는 것이다. 15) 2003년 07월 23일 중앙일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석사과정 대학 원생 테게그니 마로씨는 에티오피아의 명문대인 아디스아바바 대학에서 '올A'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 한국 정부의 외국인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다. 토플(TOEFL) 성적도 6 백40점으로 만점에 가까웠다. 그러나 한국대사관은 마로의 신체장애를 문제 삼아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아디스아바바대 영어교육학과 교수인 부친이 강력히 항의한 뒤에야 한 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고 한다. 16) 미디어다음( 가족해체 야기하는 비정한 단전단수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이었던 김홍신 의원은 지난해 10월 13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서 3개월간 요금을 못내 단전된 건수는 2001년 47만 7,173건(월평균 3만 9,764)이었으나 2003년 상반기 동안만 34만 29건(월평균 5만 6,671건)으로 4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단수도 2001년 2만 429건(월평균 1,702건)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1만 6,096건(월평균 2,683건)으로 급증했다. 2년 여 만에 60%가 늘어난 것이다. 전기 와 수도 가 없는 집 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불이 들어오지 않고 물이 나오지 않는 집은 더 이상 집이 아니 다. 전기장판 등 난방기구는 물론 홀로 사는 노인들의 TV도 앗아간다. 장애인들의 전동 휠체어 충전도 불가능해지고, 물리 치료기 및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장애인들 은 생사의 갈림길 에 놓이게 된다. 삶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생존 그 자체의 문제다. 지난 2월 목포에서 단전으로 인해 촛불을 켜놓고 잠자다 사망한 장애인 부부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단전의 가혹함 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들 장애인 부부가 연체한 전기 요금은 4개월에 10만원 남짓. 주택용에 한해 혹한기(12월~1월)에는 요금 연체를 이유로 단전할 수 없다는 전기공급약관에 명시된 기간을 넘기자 마자 바로 단전 조치 한 날 사 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해 주었다."

129 132 과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삶 우리가 풀어 줄 게, 내가 너랑 함께 살아줄게 하며 지레 짐작하며(장애인과 더불어 살고자) 정작 자기 집 앞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장애인에게 동전을 던져주는 그런 도덕적 파시즘이 교묘하게 우리사회에 녹아 있다. 아무리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법적인 구속 요건이 있고 변호의 기회가 있건만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게 있어서는 복지라는 이름으로 최소한의 법적 요건도 없이 편하고 안전하다는 이름으로 시설에 들어가게 되고 그런 것이 옳은 것이 되어 버렸다. 세상을 들썩거렸던 꽃동네 사건도 시설 운영주의 비리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그 시설주가 왜 꽃동네에 머물렀던 사람들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지 않고 계속 시설 만 늘려 왔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것이 일종의 게토(ghetto)임에도 분명한데도. 이러한 시설 복지가 칭찬받는 사회야말로 장애인에게 준 계엄령 상태요 사회적인 구속 상태이다 17). 이것이 장애인 차별에 대한 사회화 과정이며 내면화 동일시의 절 차이다. 이 절차는 장애인에 대한 낙인(stigma)과 그에 따른 온정(pity)에 뒤이은 장애인 들의 온정에 대한 고마움, 그런 순환 과정을 거친 장애인 차별에 대한 저항의 무 력화를 더욱 강화시키는 사회적인 시스템이다. 각종 인간시대와 같은 휴머니즘으로 지갑을 터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며 칭찬과 미덕의 최고의 상 17) 이 사건이후 인가시설 뿐만 아니라 비인가시설의 수용자의 인권문제도 크게 야기되었 는데 국가는 정책적으로 그 책임을 민가에게 양도함으로써 여전히 이 시스템을 공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 년 11월 19일 그들을 사회 로 불러내라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생겨나는 겁니다. 은혜 사랑의 집 방문조사를 벌이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정신장애인을 치료 재활할 수 있는 사회적인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미신고 시설로 결국 떠넘겨질 수 밖에 없다 고 잘라 말했다.정신병원 입원의 경우 입원비는 한달에 100만원을 훌쩍 넘긴 다. 환자 대부분이 만성질환자인데다 65%가 의료보호 대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다. 게다가 병수발 을 들면서 가족들마저 경제활동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고통은 더해진다.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 접근성이 떨어지는 치료 시스템 등도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반면 수용시설에 환자를 들여보내면 우선 눈앞에 보이지 않아 잊어버릴 수 있고, 비 용도 싸게 먹힌다 고 보호자들은 설명한다.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퇴소가 불가능하 다는 점도 달콤한 유혹 이다. 전국 55곳의 정신요양시설에 1만4천여명이 수용돼 있는 현 실이 이를 증명한다.

130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33 징기제가 장애인에 의미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희망과 사랑을 표상하는 가장 뛰어난 존재임에도, 지하철에서 추락하 여 죽고 낳아준 부모에게 죽임을 당해야만 하는 한국의 장애인이란 존재는 과연 무 엇인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회피와 가벼운 처벌과 같은 면죄부 부 여 행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장애인의 자살 또는 장애 아동의 존속 살인, 또 는 방치에 따른 행위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게 법과 국가가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 가 더 많음은 모두가 인정하고 알고 있으며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알게 모르게 오죽했으면 병신자식이 효자(빨리 죽음으로써) 라는 정서적 동정론으로 법적 보호까지 받지 못하고 오히려 죽음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18).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훈육을 위해 배출된 특수교사 아버지가 장애인 아들과 함 께 자살한 사건은 아버지로서의 존속살인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대한민국이 얼마 나 장애인 정책에 있어 미개한 것인가를 전문가 스스로 죽음으로 웅변해 주는 것이 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 교육계와 지식인은 그 같은 사건에 대해 너무나도 잔잔 하게 반응해오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장애인을 수용하고 훈육하는데 실패한 사회가 능력의 결손을 계속 재생산 해대고 있는 장애가 심각한 사회 인 것이다. 기존의 보수적인 영국의 구빈 법과 같은 관점의 시혜적인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과 차별을 동일시하는 낙인과 낙 진을 지속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인권을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훼손할 위험이 있으며 장애인 차별의 사회적 시스템을 공고히 할 뿐이다. 18) 한국일보,( ) 장애인 특수학교 교사가 장애 아들과 함께 자살을 기도, 아들은 숨지고 본인도 중태에 빠졌다.28일 오전 11시20분께 충남 보령시 신흑동 H콘도에서 충북 의 한 특수학교교사인 홍모(35)씨와 언어발달장애가 있는 홍씨의 아들(5)이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아들은 이미 숨진 뒤였으며 극약을 먹은 홍씨도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홍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어제 오전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남편이 오늘 아침 전화를 걸어 보령에 있는데 아들과 함께 죽겠다 고 해 경찰에 신고했다 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관내를 수색, H콘도 주차장에서 홍 씨의 승용차를 발견하고 이곳에 투숙한 부자를 찾아냈다. 경찰은 현장에서 지금까지 장 애로 고생했는데 아빠로서 아들을 데려가 가족에게 미안하다 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홍씨가 아들의 장애를 비관해 함께 목숨을 끊으려 한 것이 아닌가 보고 조 사 중이다.

131 134 5) 반세기동안 진행되어온 인식 개선, 공안 문제가 되다. 작년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서 장애인들이 저상버스를 서울시에게 요구했을 때 서 울시는 현실적으로 서울시에는 저상버스 운행이 불가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저상버스 두 대가 시험적으로 운행되었다. 운행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이 용하기 편하다며 비장애인들이 호의적이었다. 처음에는 인식의 문제로 불가능하다고 하더니 오히려 그것으로 고정되었던 인식 이 변화한 것이다. 흔히들 한국의 장애인 차별의 문제의 해결책으로 인식의 개선을 제일 먼저 손꼽는다. 문제는 그 인식의 개선에 사회적인 힘이나 강제가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도덕과 윤리, 인격, 선행에만 의존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설 사, 그것이 현실적으로 장애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항 상 그 사회가 그것을 장애인에 베풀어 주어도 크게 부담이 되거나 힘들지 않을 경 우다. 정책 당국이 요구하는 사회적인 합의나 동의는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이기적인 면을 감추려는 면죄부에 불과하다. 장애인도 더불어 다함께 동등하게 교육받고 일 하자는 것에 반대하거나 거부할 사회구성원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 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교육 수혜율은 2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실업율은 80%에 육박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이 간단하다. 2003년 국회에서 예산 심의가 한창일 때, 장애인 교육 예산 증액을 요구하러 갔던 장애인교육권연대(edu.sy.to) 사람들은 기획예산처 관료들에게 이런 취지의 답변을 들어야 했다. 알아듣지도 못할 장애인 아동에게 돈 을 함부로 투자할 수 없다고 그것이 장애인 차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예산담당부 처의 현주소이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문제는 모두가 한결같이 장애인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고 이야기하고, 예비장애인이라 말하지만 그 본인의 권리 안에 장애인을 대입시키 지 않는 이중성에 있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통합교육이 장애인 교육권이 도덕적인 차원이 아니라 현실 적인 차원에서 국가가 거부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수능 시험의 난이도 만큼도 뉴스 가 되지 못한다. 이미 우리 사회의 재화와 생산력은 장애인을 차별할 수 있을 만큼 빈곤하지 않

132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35 다. 문제는 양에 문제가 아니라 우선 순위의 문제다. 전투기 한대 값 19) 보다 적은 한해 수십만 명의 장애인 교육 예산조차도 비효울적이라며 전액 삭감하는 우리 국 가에게 그러면서도 장애인을 사랑하고 보호하겠다는 우리 국가에게, 장애인은 언제 나 질적으로 소수이어야 한다. 그렇게 장애인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이중적이다. 장애인을 질적으로 소수, 즉 비주류로 재생산하는 구조는 안락과 안전을 담보로 한 시설 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합법적 감금과 생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 의 욕구를 합목적적으로 제약해버림으로써 가능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마이너리티 재생산 구조에 장애인 당사자들이 전면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왔는데 그것이 2년 전부터 격렬하게 진행되어온 장애인 이동권 투쟁 과 평택 에바다 복지회 시설비리 투쟁이다. 여전히 1주일에 한번은 뉴스머리를 장 식하고 있는 이들의 투쟁은 1년에 몇 번 특별한 날 바깥나들이를 시켜주는 뉴스꺼 리가 되는 장애인들의 외출을 이동권 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리 고 이 운동은 어느 강한 시민사회운동단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국가는 이들 에게 보안영역 담당 공안검사를 배정, 이들의 투쟁과 활동을 아주 강력한 사회적 공안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외출하지 못하고 이동하지 못하는 것은 과거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장애 인의 경우, 당시의 또는 지금의 사회 환경에서 이동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 지 않거나 가질 수 없는 무능력한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들의 투쟁들로 장애인들을 구속하는 것은 자신 의 무능력함이 아니라 바로 사회의 무능력함이라고 항변하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정 치적으로 폭로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로부터의 이동권의 제약과 박탈을 지하철과 버스와 같은 대중 교통을 점거라는 형태로 세워버림으로써 그들 당사자가 얼마나 차별받고 감금되어져 왔는 가를 주장하고 있다. 스스로 장애인 임을 자각하고 장애인으로서의 자아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 자신이 경험하는 구체적인 차별을 인격적인 정체성으로 인식하느냐 19)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2003년 3월 28일 성명서 장애인의 이름으로 전쟁반대! 파병반대! 성명서 중에서 이라크 1차 파병때 미국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천만달러(한화 126억원)는 정부가 향후 5년간 전체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비용의 11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줄 저상버스를 약 80대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며, 현재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국내 전체 지하철 역사에 약 25%를 설치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133 136 하는 것 20) 에 따른 근본적인 변화인 것이다. 그러한 당사자들의 변화는 자신의 장 애 로 경험한 여러 상대적 불이익에 대해 그것을 차별 21) 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제껏 우리 사회의 무능력한 장애인의 대한 사회적 표현은 금치산자 선정과 같은 민법이 그 시초인데 법률을 의사표시에 법적인 효력을 부여하는 문제라고 정 의할 때 민법상 행위 무능력자는 그러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자를 일컬 어 왔다. 흥미롭게도 민법은 사회 내부 에 두면서도 사회적 행위의 유효성을 규정 하는 법의 외부에 있는 존재를, 곧 있으나 없는 것 같은 존재 를 무능력자라 규정 하면서-장애인도 마찬가지로- 이것은 일정한 통제가 가능하다면 사회 내부에 존재 함을 허락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경우 사회가 허용하는 일정 정도의 통제를 복지 차원 넘었기 때문에 형법이란 수단이 동원되었다. 이렇게 장애인에게 이 형법을 직접적으로 가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장애인의 사회적인 유효성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것은 이러한 장애인의 투쟁에 따른 구속이 그들이 요구했던 것들이 정책 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이러한 우리 국가 권력의 반응은 장애인들의 투쟁이 우리 사회로 하여금 장애인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장애인 그리고 장애 의 존재성을 인정해야 하는 계기, 즉 장애인들의 행위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회 적으로 유효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이러한 유효성은 장애인들의 매일 계속되는 강도 높은 투쟁에 대해 국가가 더 이상 동정이나 배려로 봐주지 않고 공안 사범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얼마 전에도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을 주도했던 비장애인 회원이 구속되어 수감 중에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2) 20) 장애인들 또한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에 관계없이 가능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사회의 상호의존적인 본질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존재라고 관점이 새롭게 대두되 고 있다(Nirje, 1969). 21)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차별과 편견을 혼동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차별 이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야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차별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편견과 선입견은 인식상 의 문제이고 차별은 구체적인 행위와 관련된 영역이다. 유동철, 노동시장의 장애인 차별 영향 분석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 학위논문, 2000, p6 재인용 22) 오마이뉴스, 2004년 2월 16일, 지하철 점거 장애인단체 활동가 실형 8개월 판결

134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37 이러한 국가 권력의 직접적인 통제는 그들이 어긴 실정법보다 그들이 국가로부터 얻어준 공익성이 더 크다고 볼 때 단순히 범죄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만 볼 문제 는 아니다. 이 사건과 관련한 성명서 내용을 보면 지하철 몇 분을 연착시키고, 신고 되지 않은 집회를 열고 참석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살아야 하고, 수많은 장애인들을 단순 히 그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 집 안에, 시설에 가두어 두고 모든 권리 를 박탈한 채 짐승처럼 사육한, 그래서 살기 위해, 이동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탄 살인기계 휠체어리프트 위에서 죽어가고, 삶의 희망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사회적 살인을 자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사회에 대해서는 어떠한 판결을 내릴 것인가? 23) 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장애인 차별의 법의 형평성과 정의 성의 현주소를 잘 표현하고 있다. 3. 장애인 차별 억제를 위한 대안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물론 강한 법률과 사회제도, 그리고 돈이 있으면 된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정부는 마땅히 그것에 충분한 돈이 있고 훌륭한 법률을 만들 뛰어난 전문가들도 많다. 그런데 현실은 왜 이다지도 열악한 것인가? 그것은 물론 정책과 행정이 위에서 말한 대로 안타까움과 연민의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이해관계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 해야한다. 그래야만 장애인들을 중요한 정치적인 권리 주체로 존중하는 것으로 패 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다. 또 그것이 눈물과 인간 승리의 동굴우상 에서 우리 정책 결정자들이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다 년대를 굳건히 지켜온 복지와 촉진 24) 이 시대의 장애인 관련법들은 법 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며 지하철 선로를 점거했다가 교통방해 및 집회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된 장애인권운동 활동가에게 8개월의 실형이 내려졌다. 장애인 이동권 운동 과 관련해 실형 판결이 내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방법원 제25형사부(재판장 이현승)는 11일 오후 2시 장애인이동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이하 이동권연대) 활동가 김 도현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23) 한국뇌성마비연합, 2004년 2월 16일 성명서, 김도현에 징역 8월 선고, 대한민국 정부 에 사형을 선고하라!

135 138 이름에 대부분 복지, 촉진'이란 이름을 달고 있었다 은 그 단어의 당위성을 십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차별과 소외를 국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합리화했을 뿐이다. 왜냐하면 장애인 복지를 하지 않았을 때 촉진시키지 않거나 진흥시키지 않았을 때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거의 없고 이 법들이 제정되었는지 10년이 넘어가 고 있는데, 여전히 진흥 과 촉진 이 현재 진행형이라면 이것은 큰 문제다 장애인의 차별을 공고히 하는 또 다른 낙인과 라벨을 떼고 합당하고 온당한 권 리를 위한 행정용어로 바뀌어야 한다. 일반법적인 체계 내에서 장애인을 명기하고 일반적인 권리는 보편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일반법 내에서의 차별을 보다 엄중히 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 보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차별을 규정 하고 방지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를 개개인의 이해나 인식 개선에만 국한시켜버린다면 장애인 문제 를 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규명하기 보다는 상호 개인간의 정서적인 문제로 국가의 온정적인 문제 25) 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인식의 개선은 제도의 개선을 가져온다. 그러나 인식 개선만을 요구한 채 그 인 식 개선을 선도할 정책을 만들지 않는 정부라면 인식 개선을 핑계로 현재의 차별과 모순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인식개선만을 반복적으로 외치지 말고 인식을 개선할 제도와 법을 적극 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학에서의 장애 체험 프로그램들 역시 대학가 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타자( 他 者 )에 대한 체험과 이해를 위한 활동은 무엇 무엇 현장 이라 이름 짓는다. 그들이 타자에 대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은 드물기 때 문에 그들이 처해 있는 현장을 체험하고 인식을 새롭게 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 체험 역시 장애인이란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오히 려 그 장애 상태를 적극적으로 해결시켜야 한다면 장애인 생활 현장활동이나 장애 인차별체험으로 이름을 새로이 해야 한다. 24) 장애인복지법( ), 특수교육진흥법( ),장애인고용촉진법( ) 25) 배융호,(2002) 장애인 인권의 문제는 차별의 문제다 한국인권의 현황과 과제 제주 인권학술회의 장애인의 문제는 모두 복지의 문제로만 바라보게 된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는 복지의 문 제가 아니다. 복지의 문제 가운데 하나가 장애인의 복지일 수는 있지만, 장애인의 문제가 복지는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의 정책은 장애인의 문제에 대해서 장 애인복지로 바라보고 장애인복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136 제6장 장애인 차별의 실태와 대책 139 요컨대, 사회 전체적으로 장애인 정책을 차별을 단순히 보상하고 차감하는 미시 적이고 소극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보다 거시적이며 적극적인 사회 공동의 운명과 이슈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차별의 결과로서의 장애인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의 예방과 방지 그리고 온 전한 권리의 구제를 위한 행정체계로서의 장애인을 새로이 규정할 필요 26) 가 있는 것이다. 장애인이라고 한 소수 집단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것 자체가 차별을 생산하 고 지속하는 시작이며 이러한 차별의 과정들이 차별의 결과들보다 더 큰 문제를 야 기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배융호, 2002, 장애인 인권의 문제는 차별의 문제다, 한국인권의 현황과 과제- 제주인권학술회의 무능력- 가능성의 재앙 에 대한 보고서 2003 당대비평 23호 김창엽 외, 2002,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삼인 레지 드브레 2001, 지식인의 종말, 예문출판사. 앙드레 고르, 2000, 노동으로부터의 시간의 해방, 로날드 뭉크 피터 워터만 편. 지구화 시대의 전세계 노동자, 홍윤기, 1999, 장애이데올로기. 전국에바다대학생 연대회의, 2000, 장애운동의 정체성 정립을 위한 모색, 2000 여 름 캠프 자료집 전국 장애인한가족협회, 한국 자본주의와 장애인 년도 미상, 아카데미 자료집. 알리타 치지 르네피틴, 다양한 정체성과 다양한 전략들 : 국가, 자본, 가부장제에 맞서기, 로날드 뭉크 피터 워터만 편. 지구화 시대의 전세계 노동자 아그네스 헬러, 강정인 옮김, 1990, 마르크스에 있어서의 필요의 이론 인간사랑 학술총서 58. 유동철, 2000, 노동시장의 장애인 차별 영향 분석,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26) 부산일보,1994년7월 장애인 새 이름 후보작품 4선 <재활인> <정동인> <되살미> <새 롬이>- 부산장애인 연합회 공모마감...보사부에 채택 건의

137 140 과 석사 학위논문. 권건보, 1999, 장애인의 기본권에 관한 연구. 미간행석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 학원 법학과. 백원욱사망사건 진상규명 범장애인단체 대책위원회준비위원회, 1992, 백원욱 사망 사건진상조사자료집.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1997, 천국에는 계단이 없다. 한국교육 5.경제적 불평등을 통해 본 한국교육의 사회적 환경 이규환교수회갑기 념 논문집 정영석, 2000, 장애대학생의 갈등과 정체성 형성,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논문 한국장애인복지정책연구회, 1993, 한국의 장애인. 월간 사회진보연대 , 한국장애인인권백서 1999,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연세대 중앙동아리 게르니카, 2001, 한국 장애인자립생활 모델을 꿈꾸자, LG Global Challenger 2001 탐방 보고서 p17~p29. 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2001, 무장애대학교 만들기 간담회 -그 첫 번째 이야기 다름에 대하여 2001, (연속기획 2 장애 여성의 등장- 그 정치적 의미) 당대비평 여름호 보건사회 연구원, 2000년도 장애인 실태조사 Nirje, B. (1969). The normalization principle and its human management implications. Changing patterns in residential services for the mentally retarded. Edited by Kugel, R. B. & Wolfensberger, W. Washington, D. C. : President's Committee on Mental Retardation. O' Hara, S. (1993). Disabled Student Services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 Thirty year's experience and growth. Leo Panitch, Globalisation and the State, Socialist Register 1994 Karl Marx (D Fernbach, ed.), Manifesto of The Communist Party, The Revolution of 1848: Political Writings, Volume 1,, London, 1974, 70쪽 Myron G.Eisenberg, "Disability as Stigma", Disabled People as Second-Class Citizen(Springer Publishing Company, New York, U.S.A, 1982), pp.3-4.

138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노숙자 부랑인 쪽방거주자 1. 서론 IMF 위기극복 이후에도 실직 가족해체 질환으로 주거를 상실한 노숙자, 쪽방 생활자 등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최근 노숙자는 다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가 자활의지를 잃고 장기노숙자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쪽방 거주자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질병과 저임금으로 노숙의 길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노숙자 문제는 일시적인 사회문제가 아닌 빈곤이라는 보다 거시적이고 구 조적인 원인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즉, 신자유주의가 세계적으로 팽 창, 심화하면서 이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광범위한 빈곤 계층이 존재하고 이들이 경 제가 불안정한 국면에 노숙자로 분해되는 양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 부의 저소득층을 위한 생계지원과 주거 대책 등 사회안전망의 미흡과 사회복지 인 프라의 현저한 부족으로 노숙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노숙자문제 는 자본주의적 도시화에 수반되는 필연적인 과정이자 다른 한편으로 한 사회의 복 지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노숙자는 사회안전 망으로부터 배제된 가장 주변부에 위치한 집단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IMF 이후 일자리를 잃은 실직노숙자들이 대거 발생하여 잠식되어 있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름에 따라 노숙자 대책이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어, 정부의 노숙자 지원사업은 노숙당사자 1) 에 대해 응급구호 및 임시처방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현 재에도 변화된 여건 속에서 보다 안정적인 틀을 갖추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쉼터 중심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노숙자 지원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노숙자 문제에 대한 그동안 성공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정부 지원의 축소와 민간 의 사회적 책임과 참여를 약화시키는 응급구호 차원의 서비스를 넘어서 본격적인 1)주로 실직노숙자를 정책의 대상으로 삼았음.

139 142 사회복지체계의 일부로 정비되어야 한다는 요구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구조적이 고 제도적인 접근에 기반하여 노숙자를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독립적인 하 나의 개체로 바라보고 자립 및 재활을 지원할 수 있도록 복지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틀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이미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외국에서는 홈리스문제가 중요한 도시문제이자 복 지문제로 인식되어 적극적인 조치들이 취해져왔으며, 주거공간이 상품화되고 노동 시장 구조가 유연화되며,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이 와해되고 가족해체현상이 가속화 되는 현 시점에서 노숙자 문제에 대한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접근은 반드시 지향되 어야 하는 바이다. 노숙자를 복지서비스의 대상으로서의 구분 개념은 노인, 장애인, 만성정신장애인 등 일차적 사회복지서비스 대상기준에 따른 구분과 이로 인해 구분되지 않는 1무 주거 2무의탁 3빈곤이라는 특성에 입각한 홈리스(homeless)"로 구분되어야 하 며 이렇게 볼 경우 대상자 추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거리노숙자, 쉼터노숙 자외에도 쪽방거주자, 부랑인시설입소자 등 불안정한 주거나 임시시설에서 생활하 고 있는 잠재적 노숙자를 포함하며 따라서 기존의 서비스 대상으로서 노숙자, 부랑 인, 쪽방거주자는 홈리스로 개념지어 구분되며 이들을 위한 통합지원정책 및 서비 스 전달체계 정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본 원고는 우리나라의 홈리스 지원정책의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정책대상으로서의 홈리스 개념을 정의하고, 홈리스의 보호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하여 향후 홈리스 정 책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우리나라 홈리스 지원정책의 전개과정 노숙자 정책의 등장 이후 그 내용은 몇 차례 중요한 변화를 겪었는데, 노숙자 문 제의 양상이 변화함에 따라, 또 정책을 집행하는 주체의 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노 숙자 정책의 구성 및 방향이 달라진다. 노숙자 정책의 전개과정은 세 시기로 구분된다. 그 첫번째 시기는 복지부와 민간 의 협력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구상과 실험이 이루어지던 시기이고, 두번째 시기는 지자체, 특히 서울시가 노숙자 정책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수용중심의 정

140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43 책이 이루어지던 시기이며, 세 번째 시기는 수용위주의 정책에서 많은 문제점이 제 기되고 노숙자 문제의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자활사업을 점차 중요시하게 되는 시기가 그것으로서 각 시기별 특징 2) 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첫번째 시기: 응급대책으로서의 실직노숙자 정책 등장 1975년부터 월 1회 부랑인 신고 및 단속을 하면서 상설 부랑인 신고센터를 설치 하고 운영하고 있었으며 1981년 부랑인복지시설을 신 증축하면서 임시보호성격의 사회복지시설로 운영지원되고 있었다. 1997년 중반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함에 따라 1998년 초부 터 대량실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일용직과 임시직 노동 계층의 일부가 노숙자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후 전국적으로 대도시의 역사 및 공원을 중심으로 노숙자 들이 증가하였으며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앞다투어 보도하기에 이른다.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부터였으며 본격적으로 노숙자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1998년 4월 보건복지부는 공식적으로 노숙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위 한 대책을 발표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인 노숙자 지원정책에 필요한 예산 을 조성하고 분배하였으며, 노숙자 증가추이를 살피고 그 지원방식을 결정하였고 대도시 노숙자 특별보호사업을 발표하게되었으며 그 내용은 급식비 지원과 쉼터의 확보, 상담과 귀향여비 지급, 의료구호 등이었다. 또한 노숙자와 부랑인을 구분하여 부랑화를 예방하고, 부랑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 3) 시킴으로써 노 숙자 지원정책을 이원화시켰다. 그리하여 약 3,000명에게 무료급식과 잠자리를 제 공하고 상담을 통해 귀향을 유도하였고, 노숙자의 규모 및 현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악하기에 이른다. 한편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지속되는 거리생활로 인해 자신의 자립의지를 상실하 는 것을 막기 위한 쉼터 가 시급해짐에 따라 종교계 및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 쉼터를 운영하도록 하고, 정부가 재정과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기에 이른다. 당시 민관협의체 성격을 지닌 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가 결성되어 쉼터개소 2) 전실노협, 한국의 노숙자 2년의 흐름과 진단, pp.79~109 요약참조. 3) 보건복지부, 대도시 노숙자 특별보호사업, 1998.

141 144 및 지역선정, 예산지원을 결정함으로써 민 관의 역할분담을 적절히 결합시켰다. 이 를 통해 1998년 6월까지 전국적으로 20개의 노숙자 쉼터가 개설되어 1,195명의 노 숙자를 수용 보호하게 되었고, 30여 개 이상의 노숙자 급식소가 운영되었다. 이 시기는 정부가 민간과 함께 노숙자 문제에 대한 대책 논의가 시작된 시기로 복지부와 민간의 종교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대책을 강구하고 여러 가지 실험적인 사업이 실시된 시기로, 미약하나마 노숙자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적 시도가 가시화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늘어나는 노숙자를 막기 위한 응급구호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2) 두 번째 시기: 수용위주의 노숙자 정책 실시 이 시기는 지자체, 특히 서울시가 노숙자 정책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수 용중심의 정책이 이루어지던 시기라 할 수 있다. 노숙자 문제와 관련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노숙자대책협의회가 꾸려져 노 숙자다시서기프로그램 을 내놓게 되는데 이 노숙자다시서기프로그램 은 희망의 집 대폭 확충,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 설립, 희망의 집의 노숙자 관리프로그램개발 등 노숙자 정책의 전반을 망라하고 있다. 그리하여 1998년 9월까지 서울시에 14개소에 (1,085명 수용) 불과하던 쉼터를, 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한 희망의 집 105개소로 확대하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수용능력 3,345명에 이르는 희망의 집을 확보하였으 며 수차례의 집중상담을 통해서 노숙자들의 입소를 추진했다. 그리고 1999년 1월에 는 대규모 노숙자 시설인 자유의 집 을 개설했으며 이러한 정책과 동시에 서울 시 내 주요지역을 노숙금지구역 4) 으로 지정하였다. 희망의 집 입소자에게는 공공근로사 업 등의 취업을 알선하고 취업된 노숙자로서 자활이 가능한 노숙자에 대해서는 중 간단계로서 전 월세자금을 융자하거나 직접 숙소를 마련하여 자활의 집 을 제공하 며 귀가 희망자에 대해서는 주소지 행정기관과 협조하여 한시적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 또한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소요되는 재원전달방안이 없 4) 서울시는 자유의 집을 개소할 때 지정하기 시작한 노숙금지구역을 계속 확대, 금지구역 17개소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였다. 서울시에 이어 부산시에서도 노숙금지구역을 지 정하게 된다. 이러한 정책이 가능한 것은 노숙자가 쉼터에 입소하기를 원치 않으면 부랑 자로 여기고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142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45 었으며 따라서 자유의 집이나 희망의 집은 수용의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 었던 것이었다. 의료문제에 있어서는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립의료원 등의 병원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였으나 이 역시 아무런 법적인 근거도 없이 긴급하게 대응한 것이다. 1999년 2월에는 시설수용 노숙자에게 시설보호대상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가운데 의료보호를 제공하기로 하였으며 의료보호기간은 원칙적으로 3개월로 제한하되 필 요시 연장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여성노숙자, 가족노숙자가 나타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자는 의 견이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이에 쉼터 차별화 정책을 수용, 여성(가족)노숙자 쉼터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시기의 노숙자 지원정책은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 하는 거리노숙자의 수를 줄이고 가능한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것에 역점을 두어 장 기적인 안목을 여전히 갖추지 못한 임시방편의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3) 세 번째 시기: 자활중심의 노숙자 정책으로 1999년 3월 이후 희망의 집과 자유의 집 입소자가 줄기 시작했다. 거리노숙자를 포함해 서울시 전체의 노숙자는 감소했지만, 전체 노숙자의 수적 감소는 지속되지 않고 안정된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수용위주의 노숙자 정책은 변화의 요구 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후 노숙자 지원정책은 노숙 자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것으로 그 중심을 옮겨가기 시작한다. 자활지원사업의 내 용은 이미 1998년 복지부에서 발표한 종합대책에서도 포함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추 진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하반기 자활프로그램 실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노숙자에 대한 과감한 수용정책의 결과로 노숙자에 대한 정책 은 거리로부터 희망의 집과 자유의 집에 입소한 사람들로 옮겨지게 되었다. 즉 노 숙자지원정책은 각 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는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활프로그램 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노숙자 예방정책의 필요성 또한 가중시켰다. 노숙자 발생 예방정 책에 대한 주장은 이미 발생한 노숙자에 대한 대책만으로는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 지 못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노숙자지원체계를 새롭게 구축, 선진화하자는 의미를

143 146 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복지부의 2000년 노숙자 정책을 보면, 노숙자 예방 정책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내용으로 사회복지전문요원이나 사회복지사들이 지속적으로 노숙발생의 우려가 있 는 위기가정을 방문하여 필요를 지원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으나 그다지 포괄적이 거나 효율적이지 못한 내용으로 보인다. 또한 1999년에 쪽방지원대책 5) 이 수립되었 는데, 이 또한 노숙자 예방 정책 중의 하나였으나 뚜렷한 사업실적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노숙자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쉼터의 기능을 정비하는 등 노숙자 정책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노숙자 지원정책은 단순한 응급구호적인 성격, 수용의 차원을 넘어서서 노숙자의 자활을 어떻게 지원하며, 노숙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에 관심의 축이 옮겨지게 되었다. 2001년을 지나면서 현재 노숙자 지원에 대한 시각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되었으 며, 정책적 지원 및 사업에 있어서도 축소와 유지에 대한 논란에 빠진 듯 하다. 이 는 노숙자쉼터 입소자의 감소에 기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숙자의 복지의존성 증가, 그리고 기존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제기, 그리고 쉼터의 프로그램 운 영 능력의 문제제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역으로 정부의 노숙 자지원정책의 방향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개입해야 할 필요성을 갖도 록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03년 현재 노숙자지원정책은 사업추진의 근간이 되는 제도화 추진의 국면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03년 6월 사회복지사업법중개정령안이 통과되면서 법 제2조 사회복지사업의 범위에 노숙자 조항이 삽입되었다. 3. 홈리스 정의와 규모추이 1) 홈리스 정의 5) 1999년 10월에 현재 서울시내 주요 쪽방지역에 3,0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 며, 복지부자료에 의하면 쪽방거주자는 2001년에는 5,716명, 2002년에는 6,141명으로 파악 되고 있다.

144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47 노숙자라는 용어 이전에 우리에게 널리 익숙해져 있던 용어는 부랑인이라는 용어 이다. 부랑인은 일정한 주거나 생업수단이 없이 거리생활을 하는 자로서 구걸을 하 거나 노숙을 하는자 6) 로 규정하고 있어 사회일탈의 의미가 부각되어 있었다. 이러 한 부랑인의 개념이 노숙자라는 개념으로 변화된 것은 구조조정과 경제위기를 거치 면서 거리생활자가 증가하면서 부터이다. 이에 노숙자에 대한 개념은 실직노숙자 7), 혹은 도시노숙자 8) 로 규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노숙의 원인을 경제적인 원인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홈리스를 거리에서 자는 사람으로 규정할 것인가, 안정된 주거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으로 규정할 것인가에 따라 홈리스의 범위는 크게 달라지며, 후자의 경우 영국에서는 주택법에 의거하여 주거문제로 현저한 고통을 받고 있는 개인이나 가 정 으로 노숙자 외에 사람이 살기에 부적합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과 불안정한 상 태로 거주하는 사람 등도 범위에 포함, 인정받게 되면, 홈리스로 등록되어 임시주택 을 제공하고 있다. 노숙자를 정의함에 있어 가장 우선하여 고려할 점은 주거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 다. 노숙자는 정상적인 주택에서 주거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택정책과 주택시장이라는 보다 구조적인 틀안에서 노숙자 문제를 바라보 어야 하며 이러한 주택문제는 빈곤과 맞물리는 문제이므로 빈곤을 심화시키고 소득 분배 상태를 악화시키는 실업이나 불안정 고용, 저임금 구조라는 구조적 요건 속에 서 정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노숙자는 자신이나 가족의 힘으로 당 면한 주거를 해결할 수 없는 자로 정의 할 수 있을 것이다. 홈리스(Homeless)는 거리 노숙자부터 주거불안계층까지를 포괄하는 매우 광범위 한 의미를 갖는다. 이 집단은 크게 네 개의 집단으로 분류된다(그림 1 참조). 1 아 직 주거를 상실하지 않았지만 주거불안상태에 놓인 계층(퇴거의 위험에 몰린 계층 등), 2 이미 주거를 상실하였으나 가족적 지지망이 해체되지 않아 형제나 친척집 6) 차흥봉, 부랑인 복지의 실태와 대책, 1989년도 춘계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 토론 및 연 구발표 요지, 한국사회복지학회, ) 송경용, 실직노숙자 대책에 대한 몇 가지 생각, 국회인권포럼 제2회 정책심포지 움. 현재 노숙자들은 기존의 노숙자나 부랑인과는 성격이 다르며 개인의 잘못이나 실수 로 거리생활에 이른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실직노숙자라는 명칭을 사용한 다. 8) 김미숙, '도시노숙자 현황과 보호대책', 보건복지포럼 통권 제2호, 1998.

145 148 에 거주하고 있는 주거취약계층, 3 이미 주거를 상실하였고 가족적 지지망마저 해 체되어 비닐하우스나 쪽방과 같은 임시의 불안정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는 계층, 4 끝으로 비닐하우스나 쪽방에도 머무르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 숙식을 해결하는 계층(엄밀한 의미의 노숙자)을 포괄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숙자라는 표현은 벌써 수년간 원래 그 단어가 갖고 있던 의미보다 넓 은 홈리스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실제로 한국도시연구소의 한 보고서 (1998)는 노숙자를 '실제로 노숙하거나 노숙에 가까운 불안한 주거상태에 있는 사 람들'이라고 폭넓게 정의하여 왔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노숙자라는 용어를 새로운 용어로 대체하기에는 기술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림 1> 우리나라 홈리스 유형 홈리스 지원정책의 범위 정책부재 주거불안 층 주거상실계층 = Homeless 주거불안층 주거취약층 임시주거층 노숙자 (거리 노숙자) -퇴거위기 -월세연체자 -친지/이웃 집거주 -비영리시설 거주 -쪽방거주자 -비닐하우스 거주 사정기능 강화 사회복지시설 (노인, 정신요양, 장애인 등) 타시설 이관 부랑인시설 노숙자 -중질환/ 와상노숙자 -정신질환 노숙자 쉼터노숙자 -신규 노숙자 - 실직노숙자( 장 단기) 본 원고에서는 정책대상으로서의 홈리스를 거리노숙자, 시설노숙자(쉼터, 부랑인 시설), 쪽방거주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설정하였으며 각각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1 거리노숙자: 글자 그대로 홈리스(homeless)로 비닐하우스나 쪽방, 쉼터에도

146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49 머무르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 숙식을 해결하는 계층임. 2 시설노숙자: 노숙자(부랑인) 임시거주시설에 거주하는 계층임. 3 쪽방거주자: 아직 주거를 상실하지 않았으나 임시의 불안정한 쪽방에 거주하 고 예비노숙자로 간주되어질 수 있는 주거취약계층임. 2)홈리스 규모 추이 가. 노숙자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급증한 노숙자는 1999년 2월 6,300여명에 달했으나, 2000 년에 들면서 우리 경제는 급속도로 회복되고 실업률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낮 아지면서 재활 및 자활 촉진에 중점을 두어 점차 노숙자 수는 감소추세를 보여, 2002년도 12월 전국 쉼터거주 노숙자와 거리노숙자는 4,654명이었으며, 2003년도 3 월말 현재 쉼터 노숙자는 4,957명, 2003년도 11월 말 현재 거리노숙자는 1,160명으 로 추정되고 있다. 나. 부랑인 2000년도 34개소의 부랑인 시설과 9개소의 부랑인시설에 총 13,300여명이 수용 되어 있었고, 2001년 6월 현재 11,721명에 현원 11,532명으로 나타났다. 2003년 6 월말 현재 전국 38개소 시설에 10,182이 수용 보호되고 있다. 다. 쪽방 거주자 2000년 12월 2,712명, 2001년 12월 5,716명, 2002년 3월 6,141명으로 쪽방거주자 수 증가추세이며, 2003년 12월 현재 전국 9,900여개 쪽방에 약 9,535여명이 거주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쉼터나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눈 노숙자들이 전반적 인 경기회복에 힘입어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쉼터(시설)을 떠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최근의 비정규직노동 증가와 주택가격인상에 따른 원인이 또다른 잠재적 노숙의 경향을 높이고 있다고 보여진다.

147 홈리스 보호실태 및 문제점 1) 노숙자 가. 거리노숙자의 특성 9) 및 지원실태 거리 노숙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이 97%, 여성이 3%로 구성되어 있으며, 30대와 40대가 주를 이루고, 쉼터노숙자에 비해 평균연령이(43세)로 약간 낮은 편이다. 이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복지정책 축소를 통한 사회안정의 기본 틀을 깨고 경쟁 부적응자가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과정자체가 노숙자 발생구조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리노숙의 원인을 외부적 충격(실업, 사업실 패 등)으로 인한 근본적인 원인보다는 오랜기간의 경제적 결핍과 사회적 소외를 경 험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거리노숙자들의 평균 노숙기간은 28개월(2년 4개월)로 2년 이상 노숙을 한 집단이 39%에 달하고 있어 일자리 연결과 숙소의 제공과 같은 일시적인 지원만으 로는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같이 거리 노숙자 는 쉼터노숙자와 다른 특성을 갖는 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며, 그 특징은 다음과 같 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쉼터생활이 곤란한 정도의 알콜중독,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집단이다. 둘째, 집단생활을 거부하는 집단이다 셋째, 신분공개를 꺼려 입소를 거부하는 집단으로 성장기에서부터 누적된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정신건강이 취약하여 일상적인 사회 생활을 위한 재활훈련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거리 노숙자에 대한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지원체계는 서울역에 상담소를 두어 거리상담 및 거리진료소을 운영하고 있 으며, 2002년 이용보호시설(drop-in-center)을 시범적으로 서울에 2개소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입소권유 활동이 중점화 될뿐, 응급구호적인 사업지원으로 거리상 담 인력지원부족, 의료비 부족, 관련시설간의 연계 부족 등으로 충분한 현장보호체 9) 노숙자다시서기지원센터 2002년 10월 거리노숙자 실태조사.

148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51 계의 정착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거리노숙자들은 현재 쉼터체계에 편입되기 어려운 집단으로서, 일정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추세임을 볼 때, 거리노숙자에 대한 서비스의 체계화가 필요하며, 이 는 다음의 두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거리노숙자의 응급구호를 위한 시설에서 의료 서비스 강화 함으로써 오랫동안 노숙생활로 인한 질병 및 질환으로부터 야기 될 수 있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관리할수 있는 무료진료소의 지원과 거리노숙자의 생활유지를 위한 상시적인 드롭인센터에 전문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사정센터로서 기 능을 강화하여 재활 및 자활에 따르는 필요한 자원 연계 또한 다른 유관시설로의 연계체계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나. 쉼터노숙자의 특성 10) 및 보호실태 거리 노숙자와 마찬가지로 쉼터 입소자들로 성별로 나누어 볼 때, 남성이 대부분 이며 여성은 전체 중 5%미만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에서 보는 노숙자에 대한 개념설 정이 협소하며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여성노숙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인남성노숙자를 주대상으로 지원사업에서 소외당하고 있다고 보 여진다. 또한 여성노숙자의 경우 대부분 모자가구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에 대한 적 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연령분포별로는 30세 이상 50세 미만의 중장년층이 약 80% 분포되어 있으며, 쉼 터 입소자 2,854명의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결과 전체 노숙자 중 18.2%가 정신질환 (2.1%), 알콜중독(6.1%), 신체질환(10.0%) 등을 갖고 있는 상태로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공간과 습관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도태되거나 만성적 질환을 갖고 있어 재활프 로그램이 시급히 제공되어야 한다. 쉼터 노숙자 중 69%가 근로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이나 직종별 분포를 보면, 일용직이 57.4%, 임시직인 14.7%, 자활근로가 12.4%로 대다수가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사회보장과 관련하여 실태를 파악한 결과, 쉼터 노숙자 중 5%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이며, 15.9%만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7.8%가 의료급여 수혜자로 나타나 절반 이상이 공적부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 여 있음을 알 수 있다. 10)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2년 6월 쉼터노숙자 실태조사.

149 152 한편, 노숙자 보호시설현황을 살펴보면, 11) 2002년 6월 현재 노숙자 쉼터는 전국 123개소로 지역적으로 서울이 79개소(63.9%), 경기 11개소(9.0%)로 분포되어 약 70%이상이 서울 경기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유형별로 A형인 20인 이하의 쉼터가 64개소(52%), C형인 30인 이상 50인 이하의 쉼터가 37개소(30.1%), 100인 이상의 대규모 시설인 E형과 F형도 7개소(5.7%)로 나타났으며 여성가족쉼터는 총 8개소가 분포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쉼터의 정원은 총 4,313명으로 약 1,459명의 노숙자가 추가로 입소 가능하며, 쉼터별로 약 11.96명이 추가입소의 여지 있으나, 부분적으로 정원보다 많 은 현원을 수용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쉼터입소경로를 보면 2002년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 스스로 상담을 통해 입소하는 경우가 58%로 가장 많이 분포를 나타냈다. 이어 자유의 집 28%, 지자체 및 병원 등 관련 기관의 소개는 5%에 불과하여 노숙자 지원체계에 있어 사정기관으로서의 제 역할 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기관의 관심부족으로 노숙자 지원체계 상 관련 기관들과의 연계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다. 노숙자 지원사업 문제점 첫째, 노숙자지원체계 주체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노숙자 사업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노숙자 지원사업에 계속 참여할 의지가 없는 쉼터의 경우 최소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며 타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사업을 확대하기를 원하 지 않고 있다. 또한 1차 사정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자유의 집의 경우 노숙자를 희 망의 집으로 이관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배경에는 1차 사정기관의 업무지침에 대한 규정이 미흡하고, 기관 간 상 호협력관계를 유지할 만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정책대상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의 노숙자에 대한 개념정 의는 지원대상을 규정하는 개념으로는 부적합한 것이라는 논의가 있어왔다. 이 개 념은 경제적으로 급박한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주로 실직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가 장 협의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노숙자 지원정책체계의 골격을 구 축하는 데 있어 정책적인 대상집단의 설정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실제로 1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2년 6월 쉼터실태조사.

150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53 국내 노숙자 지원정책 가운데는 쪽방거주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 실상 노숙자 지원범위를 포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노숙자의 범위 가 주거불안계층을 포괄하고 있으나 각 집단의 욕구와 능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현재 모든 거리상담 및 쉼터의 상담을 통해 시설에 입소하는 모든 노숙자 에 대해 일괄적으로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어지고 있다. 이렇듯 노숙자 쉼터가 전 문화 유형화되어있지 않음으로써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대상자의 요구와 특성 에 따라 적절한 의료 서비스 및 자활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넷째, 쉼터의 유형화 및 전문화 작업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때, 자활을 전문적으 로 수행하는 자활전문쉼터에서는 노숙자의 특성에 따른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자활 계획이 수립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그에 대한 사례관리도 부재하며, 이러한 사 업의 추진을 위한 관련 부처간의 협력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다섯째, 노숙자의 기초생활보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생활 보장제도가 가진 가장 두드러진 사각지대 중 하나는 노숙자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이 며, 이러한 사각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최저생계비를 기준선으로 하는 보충급여방식 과 모든 급여를 함께 묶어 제공하는 통합급여 방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정한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의 기초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제공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숙자 대부분이 1인 가구라는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수급자격은 36만원이나 이들이 공공근로에만 참여해도 최저생계비를 훌쩍 뛰어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럴 경우, 주거와 의료급여에 대한 권리를 상실하게 됨으로 써, 대부분의 1인 가구 노숙자들을 근로를 하지 않거나 소득을 신고하지 않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섯째, 거리 및 현장보호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그 동안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 울였으나 거리노숙자의 숫자는 그 만큼 줄지 않았고 거리 노숙자에 대한 서비스 내 용도 1998년의 응급보호에 비해 쉼터로의 유인 이라는 점을 뺀다면 기본적으로 나 아진 것이 없다. 이는 지난 6년간의 노숙자 보호정책이 쉼터보호 를 원칙으로 함으 로써, 쉼터에서마저도 적응하기 어려운, 혹은 거리생활을 선택 한 거리노숙자에 대 한 현장보호와 서비스 지원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과 관련된다. 최 근 거리진료소를 상설화, 드롭인센터의 설치 등의 노력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병원 의뢰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쉼터라기보다는 중간

151 154 쉼터와 사정기능의 중추로서 상정했던 자유의 집이 대형 쉼터화 됨으로써 본래의 사정과 쉼터 알선이라는 현장 기능 부분을 거의 상실하고 쉼터기능을 위주로 운영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와 관련되어서 거리상담소와 민간을 주로 활용한 거리진료 소 만으로는 현장보호체계로서의 기능에 부족하다는 점, 현장보호체계로 중요한 의 미를 가지는 드롭인 센터(drop-in center)의 취약한 현실 등이 나타나고 있어 현장 보호체계의 시급한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2) 부랑인 가. 부랑인의 특성 및 보호실태 대부분의 부랑인 시설 입소자들이 쉼터 입소자와는 달리 정신질환, 알콜중독, 정 신박약, 결핵, 치매, 신체장애, 중복장애 등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있어, 중복장애인, 정신질환자, 신체질환자가 80%이상 분포 비율을 보이고 있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재활서비스 위주의 프로그램 운영을 요하고 있으며 또한 건강상태가 양호한 일반인 이 10%정도 입소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활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다른 기관과의 연계가 부랑인 시설에서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된다. 부랑인들의 건강상태는 2002년 12월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부랑인이 19%(건강 13%, 허약 6%), 장애인이 26%(지체장애 9%, 정신지체 14%, 시각장애 1%, 언어장애 2%), 정신질환자 40%(정신분열 32%, 간질 3%, 알콜중독 5%), 노인 (치매 3%, 요양 3%, 일반 2%), 신체질환자(와상환자 4%, 결핵 1%, 만성질환 2%) 가 분포되어 건강상태가 전적으로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욕구를 충 족할 수 있는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하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연령별로는 2002년 12월 현재, 성인이 11,053명, 아동이 668명 수용 보호되고 있어 12) 연령에 따른 차별화된 부랑인 재활지원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랑인 시설의 지역별 분포는 2002년 12월 현재 총 38개소로 서울 4개소 (정원 3,250명), 부산 4개소(정원 470명), 대구 1개소(정원 1,195명), 인천 1개소(정 원 500명), 광주 1개소(정원 250명), 대전 1개소(정원 231명), 경기 3개소(1,197명), 강원 3개소(정원 352명), 충북 2개소(정원 1,020명), 충남 1개소(정원 221명), 전북 12) 보건복지부 자료.

152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55 4개소(정원 575명), 전남 6개소(정원 908명), 경북 2개소(정원 410명), 경남 4개소 (정원 521명), 제주 2개소(정원 159명)로 구분되어 있다. 이에 입소과정은 본인이나 관계기관에서 입소요청을 하고 시설 입소보호요청을 받을 보호기관은 부랑인의 연고자, 사회복귀 가능성, 건강상태 등의 입소적격여부를 심사한 후 결정하게 된다. 심사는 보호기관 소속하에 둔 입 퇴소 심사위원회(종교 인, 사회복지전문가, 의사 및 관계공무원으로 구성됨)가 담당하고 있다. 나. 부랑인 지원체계의 문제점 첫째, 부랑인 사업 문제 중 근본적인 문제점은 부랑인복지시설 관계자 및 일반인 의 인식에 관련된 문제이다. 부랑인복지시설 관계자 가운데에서도 시설 직원들은 현실적으로 시설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시설생활자 일상생활 유지에 급급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설 운영자가 이러한 매너리즘에 빠지 게 되면 양질의 시설보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부랑인 복지시설에 대한 주민의 부정적인 시각은 시설생활자의 자립과 사회복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랑인에 대한 의식과 관련한 핵심 문제는 "부랑인 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 함으로써 불량한 사람들이 수용된 혐오시설로 오인되고 있다라는 점이다. 둘째, 부랑인복지시설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시설생활자의 혼합수용 이다. 13) 부랑인복지시설 자체가 유형화되어 있지 않음에 따라 대상자 또한 유형화 되어 있지 않아 알코올 중독, 정신지체, 정신질환, 일반인, 노인과 아동 등이 혼합되 어 각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단순 통제와 수용 이 주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시설에서 전문적인 서비스의 제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 다. 이에 현재 대형 부랑인복지시설에서는 자체적으로 시설을 대상별로 분화하여 운영하거나 전문사회복지시설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셋째, 시설관리 인력의 절대부족이다. 부랑인복지시설의 관리 인력의 절대부족으 로 입소자의 다수가 주방보조, 시설관리, 생활보호 등에 노력봉사의 형식으로 근로 13) 2002년 12월말 현재 부랑인복지시설에는 총 10,437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은 정신 질환 4,400명(42.2%), 지체장애1,145명(10.9%), 시각 언어 청각장애 281명(2.7%), 정신박 약 1,640명(15.7%), 정상인 1,416명(13.6%), 그리고 아동과 노인을 포함한 기타 1,555명 (14.9%)으로 구성되어있다. 복지부 내부자료 참조.

153 156 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입원 시 간병할 인원이 없어 시설입소자로 대신하거나 또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에 대한 관리인원의 부족으로 특성에 따른 전문서비스가 결여 되어 대상자를 방치하거나 단순수용하는 데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넷째, 시설 운영비 지원이 부족하다. 현재 부랑인복지시설의 운영비는 1인당 월 30,020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시설 생활자 인원수에 따라 차등지원하고 있다. 그러 나 문제는 이러한 금액의 산출근거가 매우 모호하다는 점과, 동대상에 대한 타사회 복지시설에 비해 지원단가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14) 따라서 현재 운영 비 수준으로 시설의 생활을 유지의 곤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는 결과적으 로 비정상적인 시설운영의 결과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다섯째, 현재 부랑인복지설은 사회복지사업법 제 35조 제 4항과 부랑인복지시설 설치 운영규칙(보건복지부령 제 165호)에 의해 운영되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 다. 그러나 사회복지사업법은 사회복지시설의 기본법에 해당되고 부랑인복지시설 설치 운영규칙은 별도의 보건복지부령으로 제정되어 있으므로 법적 근거가 약하다 고 하겠다. 여섯째, 현재 부랑인복지시설에서 수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자활프로그램과 재 활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자립과 연계되는 프로그램은 부 족하다. 그간 부랑인복지시설의 주된 역할은 단순히 사회에서 낙오자로 분리된 사 람들을 단순히 수용하는 기능에 치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주로 재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반면, 자활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정착되어 있 지 못한 실정이다. 3) 쪽방거주자 가. 쪽방거주자의 특성 및 지원실태 한국도시연구소의 조사결과 쪽방거주자의 약 20%정도가 쪽방과 노숙을 오가는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수입이 쪽방을 벗어날 수 없도록 14) 2003년 기준 부랑인복지시설에 지원되는 1인당 지원예산과 타전문사회복지시설의 지원 단가를 비교해 볼 때, 부랑인복지시설의 1인당 지원예산은 장애인복지시설의 1/3.5, 노인 복지시설의 1/2, 아동복지시설의 1/2.6, 정신보건시설의 1/1.3의 수준이다.

154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57 제약하고 있어 노숙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추정된다. 인구학적 특 성을 보면, 쪽방 거주자는 대부분 남성으로 여성은 5%미만으로 연령은 대략 30~ 50세의 분포가 주되며, 최근 들어 노인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여진다. 쪽방거주자 중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는 집단이 48% 수준으로 즉, 생활하는 곳이 일정하지 않고 주민등록이 없거나 말소되어 공공복지서비스의 제외대상자로 낙인 소외되어 지고 있는 것이다. 쪽방거주자는 독거 노인, 단신 장애인, 단신 청 장년, 가족단위 거주자로 유형화되어 나타난다. 현재 쪽방 장기거주자들은 정치적 격변과 농촌의 빈곤화로 도시로 유입된 경우와 도시의 하층 노동자들이 생활곤란 혹은 가정해체로 쪽방지역으로 유입된 경우, 크 게 두 가지의 경로를 가진다. 위치상 대개 역이나 도심인근에 위치하여 구직이나 취업에 유리한 곳을 토대로 적은 수입의 단순노동자에게 저렴한 잠자리를 제공하게 되어 거리노숙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쪽방 운영은 1평 정도의 유료숙박시설로 일세 및 월세로 이용되고 있으며 일세의 경우 평균 6,000원. 3,000 원에서 10,000원까지 분포되어 있으며, 월세의 경우 평균 117,000원이며 40,000원에 서 210,000원까지 지불하는 형식으로 시설의 편의시설과 지역특성에 따라 차등되어 운영되고 있다. 나. 쪽방생활의 문제점 첫째, 거주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방 이외의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목욕, 세탁, 화장실 이용이 불편함은 물론, 도시 빈민들이 밀집하여 생활하고 인구유동성 이 높아 위생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별도의 욕실이나 화장실이 한 동에 하나 정도로 주거시설이 매우 영세하며 화재 및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으며, 또한 매일 세끼의 식사는 하는 경우는 37%에 불과하며 10%이상이 영양상태에 충족되지 않아 질환의 유병률을 높이는 이유로 나타내고 있다. 이 또한 쪽방지역의 의료나 복지 서비스는 민간의 무료 병원이나 자선적 종교기관에서 제공하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 에 불과하다. 따라서 쪽방기능을 공공이 보완하는 차원에서 위험 환경을 관리하도 록 하고 공영합숙소를 추진하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잠재적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보호증과 의료보험증이 없는 이들이 전체 42%를 차지, 의료보호증이나 의료보험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부담

155 158 금이 높아 의료이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곧, 이들은 의료보장의 사각지 대에 놓여있는 집단임을 확연하게 들어내주는 결과이다. 또한 일세를 내는 단기거 주자 30%정도는 노숙의 가능성을 내포한 집단으로 추정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사회복지전달체계안에서 접근이 어려우므로 쪽방상담소의 기능 을 강화하는 한편 쪽방지역의 관할 보건소에서 의료실태를 조사하도록 대책을 수립 하여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직접제공하거나 연계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도시미관과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의도에서 주로 물리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추진된 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 노숙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대상자의 복지서비스 대책으로 노숙자 쉼터, 이용시설, 부랑인시설 등 사회복 지시설 지원과 연계가 필요하다. 5. 홈리스 정책방안 1)홈리스 지원정책의 기본원칙 홈리스 지원정책은 노숙을 야기하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 편, 노숙에 처하게 된 각 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차별화된 접근을 중시하며 필 요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전제로 할 때, 홈리스 지원정책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첫째, 홈리스 지원정책은 노숙을 야기하는 사회구조적 원인을 차단하고, 이미 발 생한 노숙문제를 종합적 지원으로 해결하는 대책, 즉 예방적이며 종합적인 지원대 책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노숙의 문제가 구조적인 해법이나 개별적 치료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전적인 측면에서의 동시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홈리스 지원정책은 대상의 욕구를 반영하는 포괄적인 정책이어야 한다. 홈 리스들은 전형적으로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그 욕구가 다양한 범주들 로 구성되어 있어 접근 또한 다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주거, 건강상태, 소득 지원, 급식, 사회적지지, 고용, 보건, 직업교육 및 취업알선, 재활서비스에 대한 접근 성 등이 지원정책 안에 녹아있어야 하며 서비스전달체계에 걸쳐 고루 분포되어 있

156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59 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 적절히 배치되어야 한다. 셋째, 홈리스 지원정책은 재활 과 자활 이라는 기본 개념에 기초해야 한다. 현 재 홈리스의 유형을 살펴보면 근로능력이 미약하여 사실상의 장기실업자로 전락한 노숙자가 존재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근로능력이 있어 일을 하고 일정수준의 임금을 받지만 가족이나 주거공간의 상실로 인해 지속적으로 노숙상태에 머물고 있 는 집단이 있다. 따라서 홈리스 지원정책은 홈리스의 특성에 따라 치료 보호를 통 해 재활해야 하는 집단과 근로활동을 촉진하여 자활을 촉진해야 할 집단으로 구분 하여 체계화해야 할 것이다. 넷째, 홈리스 지원정책은 홈리스의 지역적 편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홈리스 지원사업 대부분이 자 치단체의 의지와 노력에 힘입어 실시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홈리스 문제를 온 전히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령 홈리스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홈리스를 유인 한다는 이유에서 홈리스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면, 이것 또한 공평한 일이 아니다. 그 결과, 선의를 갖고 홈리스 사업을 실시하는 자치단체가 노 숙자 문제와 관련해서 원하지 않는 부담을 지게 된다. 따라서 홈리스 지원정책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다섯째, 홈리스 지원정책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에 기초해 새로운 사업모형을 개 발해야 한다. 즉 홈리스 문제는 한국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문제이며,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 또한 공공과 민간 모두에게 새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것은 민간이나 공공기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새로운 형 태의 사업모형을 개발해야 할 것인데, 이 때 특히 홈리스 지원사업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의 자발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며 이들의 참여를 통해서 사회적 관심과 지 원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홈리스 지원사업의 정책수립, 사업집행, 사업평가의 전 과정에 걸쳐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확보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2)홈리스 지원정책방안 노숙자, 부랑인, 쪽방거주자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기존의 서비스 체계의 대상이 라는 공급자 위주의 측면에서 편의적으로 이루어진것이며 실제 사회복지서비스의

157 160 대상층으로 적절한 구분이 아니다. 따라서 쪽방지원, 노숙자 지원체계, 부랑인 시설 의 성격 등을 무의탁, 무주거, 빈곤이라는 공통적인 특성에 입각하여 통합된 하나의 개념아래 홈리스 대상 성격에 적합한 서비스 체계로 연계성을 갖도록한다(그림 2 참조). 이러한 홈리스의 개념과 범위 아래 정책방안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 대적 지역복지체계로서 홈리스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 근대적 수용시스템인 부랑인 시설 구조의 해체가 필요하다. 즉 기존 부랑인 시설의 전환을 통해 전문 사회복지시설로 유도하거나 지원체계를 개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 사정센터를 강화하여 대상자와 복지자원을 연계하는 기능의 강화, 즉 상담 보호센터(Drop-in Center)의 보강, 쪽방상담소의 기능보완을 통해 대상자에 대한 배치권 및 쉼터, 쪽방, 기타 사회복지시설(부랑인복지시설 포함)과의 연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대상자 특성에 맞는 보호 프로그램 제공과 제도적 기 반확립이 필요하다. 셋째, 의료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쉼터 및 부랑인시설은 기초생활보 장제도의 의료급여를 지원하고, 보건소, 국 공립병원 등에 의뢰하여 보호해야 하며, 거리노숙인은 무료진료소를 내실화 하여 보호(민간의료자원 활용)하고, 주기적 건강 검진, 결핵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로, 주거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노숙탈출 및 부랑인의 사회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주거지원대책으로 전세지원(자활의 집) 사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자활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노숙인과 부랑인의 근로활동을 촉 진하기 위한 자활근로, 직업훈련, 취업알선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하며, 노숙인 쉼터 를 중심으로 자활공동체(자활사업단)를 운영하고 이를 위한 지원체계를 연계해야 한다. 아울러 쪽방 상담소의 수와 기능을 확충하여 쪽방생활자를 위한 자활지원 또 한 강화해야 할 것이다.

158 제7장 홈리스 실태와 지원정책방안 161 <그림 2> 대상유형별 서비스 및 프로그램 지원방안 홈리스(Homeless) 거리노숙자 쉼터입소자 부랑인시설입소자 쪽방생활자 독 립 희망자 자 활 대상자 재 활 대상자 거리 [대상] 주거급여 (개인/시설) 의료급여 (개별) 주거급여 (시설) 자활지원 (시설) 생계급여 (개인) 의료급여 (개별) 주거급여 (시설) 재활지원 (시설) 기초생활보장번호 부여 [기초생활 보장] 쪽방 자활쉼터 공공임대주택, 민간 임대주택, 공영숙 박소(신설) 치료보호전문시설 (부랑인복지시설) 재활중심전문시설 (부랑인복지시설/노숙자쉼 터) 드롭인센터 거리상담소 거리진료소 거리급식소 [전달체계] 사례관리 주거환경 개/보수 비용 보조 임대료 보조 및 융 자 사례관리 근로능력에 따른 직업프 로그램(직업훈련, 자활공 동체 등) 소득창출을 위한 일자리 알선 자활의 집 운영 사례관리 전문 알콜치료 프로그램 제 공(의료체계와 연계하여 전 문성 확보) 기본프로그램제공: 심리재 활프로그램, 사회재활프로 그램 중점적으로 제공. 사정기능: 건강상태, 근로 능력 및 근로의지를 파악 하여 대상자 구별 대상별 시설 연계 아웃리치(out-reach) 이용 및 숙박서비스 및 정 보 제공: 의료서비스. 숙 박권, 식권, 노숙생활탈피 에 필요한 정보 등 [프로그램] 주1) 재활대상자: 근로능력이 없어 사회적 보호나 시설보호가 호가 필요한 집단과 자활희망자 로 심리재활이 필요한 두 집단으로 구분됨. 자활대상자: 근로능력이 있으나 미약하여 지속적인 근로활동 참여가 다소 어려운 집단. 독립희망자: 근로능력이 있고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으나 주거생활이 불안정한 집단으 로, 주거지원이 주어지는 경우 독립생활이 가능한 집단. 주2) 이용 및 수용시설은 기존의 노숙자 쉼터와 부랑인시설의 통합을 통해 대상별 전문시설로 전환을 전제로 함. <참고문헌> 김수현 이세영 서중균 전홍규, IMF사태와 홈리스 대책, 홈리스의 발생원인 과 실태에 관한 연구, 한국도시연구소, 남기철, 노숙자 문제의 현황과 시각, 동향과 전망, 1998.

159 162 보건복지부 복지지원과 내부자료, 쪽방생활자 지원사업, 보건복지부, 한국의 노숙자 2년의 흐름과 진단, 서종균, (2001) 쪽방지역의 실태와 대책, 이태진 노대명 외, (2002) 노숙자 자활지원체계 개선방안, 보건복지부 한국보 건사회연구원. 이태진 김미숙 서동우 외, (2003) 노숙자 부랑인 지원체계개선방안 보건복지 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1999) 노숙자 의료실태에 대한 공개 토론회 자료집. 임현철 (2002), 노숙인과 부랑인의 심리사회적 특성 비교, 성공회대학교 석사학 위논문. Linda B. Fosburg & Deborah L. Dennis(노숙인복지연구회 역), 노숙인복지, 그 실천을 위해,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Applewhite, S. L. (1997) Homeless Veterans: Perspectives on social services use, Social Work, 42(1), pp.19~30 Goodman, L. A. (1991)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Support and Family Homelessness: A comparison study of homeless and housed mothers", Journal of Community Psychology. Neale, J. (1997) "Homelessness and theory reconsidered." Housing Studies, 12(1).

160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 개념과 위상 학업 중단 청소년 은 학교를 도중에 그만 두었거나, 어떤 문제가 있어서 퇴학을 당한 청소년을 가리킨다. 이 범주의 청소년을 가리키는 말은 다양하다. 중도탈락자, 자퇴생, 탈학교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비( 非 )학생 청소년, 부등교 청소년 1)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그 각각의 개념들 사이에는 조금씩 편차가 있고, 해당 청소년들이 받아들이는 선호도에서도 차이를 드러낸다. 중도 탈락자 라는 말은 가장 부정적인 표현으로서 그 뜻을 풀어보면 정상 궤도에서 벗어났고 낙오 내지 탈선 했다는 의미 가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중퇴 나 자퇴 에서 퇴( 退 ) 는 퇴학 퇴출 등의 단어를 연상시킴으로써 뭔가 모자라거나 문제가 있어서 밀려난 듯한 의미를 암암리에 함축 한다. 반면 탈학교 청소년 은 적극적으로 학교를 벗어났다는 뉘앙스가 풍기는데, 이 는 1990년대 후반 형성된 탈학교 연대 라는 모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 해 학교 밖 청소년 이나 비학생 청소년 은 비교적 가치중립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학업 중퇴자든 자퇴생이든 탈학교 청소년이든 거기에는 학교와 학생을 기 준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다시 말해 지금의 존재 그 자체를 적극적으 1) 아이들이 학교를 가려 하지 않는 현상을 가리키는 일본말이다. 일본 문부성에서는 연간 30일 이상 장기 결석자 가운데 '뭔가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 또는 사회적 요인과 배경 때문에 등교하지 않거나 등교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상태로 부등교를 정 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탈학교나 중퇴자 보다는 범위가 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등교 는 일본에서 1960년경부터 출현한 현상으로서 처음에는 학교 공포 증 (school phobia)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미국에서의 호칭 변화와 함께 70년대부터 학교 거부 (school refusal)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80년대에 접어들어 부등교 라는 말 이 등장했고, 90년대부터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부등교자의 수는 계속 증가 일로 있는 데, 2000년 문부성의 발표에 따르면 13만명으로 중학생 40명 가운데 1명꼴이다.

161 164 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범주에 속하지 않았다는 부정적 잔여의 개념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청소년은 마땅히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통념 이 강하게 깔려있고 또한 이러한 표현 자체가 그러한 통념을 재생산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인생의 한 시점에서 일어난 신분상의 변화를 가지고 사회적 위치를 고정화시 켜버림으로써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하고 재구성될 수 있는 실존의 정황에 대한 다 양한 가능성을 봉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적절하게 대체할 만한 용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개념은 학업 중퇴자 이다. 그런데 이 용어는 현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공부를 포기한 것은 아니예요. 라는 어느 청소년의 말에서 그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실제로 학업 중퇴자 가운데 많은 청소년들은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기존의 학교가 제공하지 못한 학습의 기회를 찾 아 나서고, 학력을 위해 검정고시 준비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들은 다만 학교를 그 만 두었을 뿐 공부는 그만두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자면 학교 중 퇴자 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학업 중퇴자 라는 용어는 공부와 완전히 인연을 끊었다는 듯한 의미를 내포함으로써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데 일조하지 않을 까. 그런 점에 문제를 의식하면서도 이 논문에서는 기존에 쓰여 왔던 학업 중퇴자 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앞으로 이 용어를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업중단 청소년의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학교교육개발원 자료에 의하면, 2002 년 에 학교를 그만둔 십대의 수는 중학생 17,338명, 고등학생 48,706명 등 전체 6 만6천4십6명에 이른다. 일년 동안 자퇴한 숫자가 그런 정도이니 누적된 숫자는 엄 청나다. 2) 이렇게 많은 청소년들이 비정상 의 삶을 살고 있는데도 소수자에 대한 담 론이나 연구에서 학교 중단 청소년들이 언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즉 학업중단 청소년들의 존재는 다른 소수자 집단에 비해 잘 인지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거 기에는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다음과 같은 특징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한국에서 이들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것이 시간적으로 아직 얼마 되지 않았 다. 학교를 그만두거나 퇴학당하는 청소년은 근대 학교가 생긴 이래 언제나 있었고 2) 청소년기본법상 규정된 9-24세 청소년 수는 2002년 기준으로 1137만 8천명이고 이 가운 데 교육부가 집계한 각극 학교 학생 수는 835만4천명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정규 학교 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수는 247만 4천명(군복무자 제외)으로 추산된다.

162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년대 중반에 이미 중고등학교 학생 전체 가운데 거의 2%에 육박했다. 그러나 학업 중단 청소년이 개인적인 부적응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연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10년 남짓의 일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학업 중퇴 청소 년은 가출 청소년이나 비행 청소년 등의 개념에 가리워져 그 자체가 유의미한 범주 로서 자리매김되어 독자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이는 아직도 상당히 그런 편이다. 둘째, 한국에서 청소년이라는 집단 자체가 전반적으로 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간단하게 부정하는 권위주의적 인 학교 체제의 규율 (언어적, 물리적 폭력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자의적인 규정 으로 가득 찬 교칙을 근거로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을 통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아의 성장과 무관한 공부를 강요하며 극도의 경쟁 스트레스가 끊임없는 자살을 유발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이다. 그러한 상황은 학업 중단의 중대한 원인 이고,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은 그러한 압박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그 곤경이 상쇄되기 쉬운 것이다. 셋째, 범주의 애매함이다. 학업 중단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장기 결석이나 정학 등을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퇴학 처분을 꺼리는 학 교 당국이 전학을 권유하게 되고 다른 학교에서도 다시 자퇴를 하면서 여러 학교를 전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자퇴하였다가 복학을 하고 다시 자퇴하는 반복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몸은 학교에 있지만 마음은 떠난 잠재 적 중퇴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이렇듯 경계 선상에 있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에, 학업 중단 청소년들은 다른 소수자 집단에 비해 뚜렷하게 구별되는 집단으 로 범주화하여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다. 넷째, 학업 중단 청소년 신분의 일시성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러 통계들을 살펴 보면 학교를 그만두는 시점이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가장 많이 몰려 있고 3), 18세가 지나면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된다. 따라서 학교에 다니 는 또래들과 비교해서 소수로서 분류되는 기간은 길어야 5년 정도이다. 물론 학교 3) 2002년 5월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연구발표한 자료( 학교 중도탈락 청소년이 욕구와 심 리적 경험조사 안현의)에 따르면, 탈학교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 둔 시기는 고등학교 1 학년(35.4%), 중학교 1학년(17.5%), 고등학교 2학년(14.2%), 중학교 2학년(14.2%), 중학교 3학년(9.0%), 초등학교(5.2%), 고등학교 3학년(1.4%) 순으로 나타났다.

163 166 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는 낙인이 그 이후에 계속 따라다니면서 불이익을 주기 도 하지만, 일단 학업 중단 청소년 이라는 신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해소 된다. 따라서 이들이 현재 당면하는 차별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생의 문제로 절박하 게 생각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언을 하거나 집단적인 움직임을 벌이는데 근원적인 한 계가 있다. 다섯째, 범주 내의 다양성이다. 한 마디로 말해 학업중단 청소년들이 모두 소수 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에 해외 유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 년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또는 문화적 자원을 많이 가진 부모들이 기존 학교 교 육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면서 자녀를 중퇴시키고 홈스쿨링을 하는 경우도 생겨난 다. 그리고 설령 부모의 지원이 없거나 심지어 반대에 부딪힌다 해도 자신이 영위 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이나 꼭 성취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를 좇아 당당하게 학 교를 그만두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 모든 경우 적극적인 대안을 가지고 기존 학교 의 굴레를 탈출하는 것으로 이들은 소수자이기는커녕 오히려 재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업 중단 청소년에 대한 연구는 그 원인을 심리적, 사회적 맥락에서 규명하는 작업이 주를 이루었다. 이 논문에서는 그들이 학교를 그만둔 이후 살아가 면서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해결을 위해 무엇이 변화해야 하고 어떠한 요건들이 갖춰져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지난 2001년 서울시대안교 육센터를 운영하면서 학업중퇴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적 학습 공간을 기획하고 지원 하는 일을 해왔다. 이 논문은 그동안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하 면서 기존의 연구들을 참고하여 이뤄진 것이다. 2. 학업 중단 청소년의 존재 방식, 그 다양한 스펙트럼 근대사회에 접어들어 청소년들이 지향하고 선망하는 정체성이 노동자 에서 학생 으로 바뀌고 경제 성장에 따라 실제로 대다수 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시 기가 있었다. 이 때 학업 중퇴라는 것은 일부 불우 청소년 아니면 불량 청소년들 에게 일어났다. 그런데 산업사회가 고도화되고 정보 사회 또는 소비사회로 진입하 게 되면서 학업 중퇴는 갑자기 늘어나면서 더 이상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게 된다.

164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67 한국의 경우 90년대 중반 무렵부터였는데, 학교는 꼭 다녀야 한다 는 상식이 깨지 면서 학교가 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과감하게 자퇴를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아직 자퇴하지 않았다 해도 마음은 완전히 학교를 떠난 아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언제라도 학교를 떠날 각오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잠 재적 자퇴생들도 상당수로 나타나고 있다. 대안교육센터 전화상담의 대상이었던 청소년들의 73%는 현재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 중 현재 휴학 중이거나 장기결석 상태인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 지만, 학교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탈학교의 욕구를 지닌 재학생들의 비율이 전반적 으로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2001년 서울특별시청소년종합상담실의 청소년의 자퇴 욕구실태와 관련특성 연구(구자경, 홍지영, 장유진) 에서도 언급된바 있는데, 이 연 구결과에 의하면 서울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61.2%가 자퇴욕구를 경험하고 있으 며, 20-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2-3번 이상 혹은 하루에 한 번 이상 자퇴욕구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은 신체적 조건이나 행동 성향 등 어떤 본질적인 속성을 중 심으로 게토화되어 있지 않고 운명적으로 타고 났거나 그 신분을 대물림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가정에서든 학업 중단 청소년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그들이 처한 정황에는 다른 소수자 집단의 그것에 비해 훨씬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사회적인 맥락이 연루되어 있다. 그것은 국가 정책에서 가정의 행복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으로 관통하는 영역인 교육의 문제가 표출되는 한 증상이다. 따라서 학업 중 단 청소년들의 삶의 조건과 패턴 역시 그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 것은 학교를 그만 두게 된 원인과도 직결된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다양한 존재 방식을 규명하는데는 다음의 네 가지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1) 학업 능력 학교를 자퇴하는 청소년들 가운데는 자기의 대안적인 학습 욕구가 매우 뚜렷하고 그것을 기존의 학교가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는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도태 되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여러 조사의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대안교육센터의 상담 창구를 통해서도 확인되듯이 한국에서 학업 중단의 이유로 우선 손꼽히는 것은 학업 부적응이다. 이

165 168 는 인종적 계층적 하위문화가 학업 중퇴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미국, 이지메 등의 교우 관계의 문제가 부등교의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나는 일본 등과 견주어볼 때 더 욱 특징적으로 부각되는 현상이다. 학교 공부를 스스로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데는 어떤 배경이 있는가. 수 험 경쟁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선행학습의 열풍에 따라 학습의 수준도 점점 높아지 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자녀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한 아이에게 투자 되는 교육비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예전 같으면 중학교 3 학년 쯤 배울 내용들을 이제 초등학생 떄 과외를 통해 다 배워버리는 아이들이 늘 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 같으면 알파벳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중학교 1학년 때 영어를 완전히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또한 늘어나고 있다. 십대 초반에 자기는 공부할 머리가 아니라고 스스로 규정해버리는 것이다. 너무 이른 나 이부터 과중한 학습을 요하는 가파른 경쟁의 대열에 오르다 보니 1,2년 아니 불과 몇 개월 공부를 놓치면 아예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학업 성적만이 거의 유일한 삶의 목표로 여겨지는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 들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교사로부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그 러한 상황에서 폭력이나 왕따 같은 경험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자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업 중단 청소년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학교에 다니면서 공 부 못하는 아이로서 차별을 오랫동안 경험하게 된다. 2) 가정적 배경 IMF 이후 가정의 해체가 급증하고 있는데,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들 가운데 가 정 형편이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여기에서 가정 형편이란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인한 심리 적인 어려움을 말한다. 그 두 가지가 동시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제 력과 학력( 學 力 ) 사이의 상관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있음은 여러 지표들을 통해 확 인되고 있다. 경제나 가족 관계의 파탄은 그러한 치명적인 공백을 만들기에 충분하 다. 더구나 학교 공부 이외에 문화 자본 이 또한 점점 부각되는 시대에 부모의 경 제력이나 학력 그리고 가정의 화평 같은 것은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166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69 예전처럼 가난을 무릅쓰고 아니 가난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공부하여 명문대에 입학하는 고학 의 신화는 점점 재현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다시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과중한 학습 부담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무의미한 학교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그런데 부모가 든든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억척스럽게 뒷바라지 / 닦달하여 학교를 그만두 지 않고 버티도록 지원 / 강요하는 집안의 아이들은 자퇴하지 않지만, 그러한 버팀 목 / 회초리가 없는 아이들은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더욱 나빠진 상황은 예전 같으면 부자 집 아이들과 가난한 아이들이 한 학급에 공존하여 스스럼없이 친구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제적인 수준에 따라 지리적으로 점점 구획화된다는 점이다. 고급 아파트 옆에 끼여 있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철저하게 따돌림당하는 것은 그 단적인 현상이다. 그러니까 가난해서 공 부 못하는 아이들은 넉넉해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서 배우거나 간접적으로 문화 적 혜택을 누리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렇듯 고립되고 소외된 상황에서 가 난한 아이들 사이에는 집단적인 열패감과 자괴감이 만연하게 된다. 실업고등학교의 자퇴율이 높은 것도 그러한 정황과 연관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3) 대안적 진로에 대한 욕구 1990년대 중반부터 학업 중단 청소년들 가운데는 가정 해체나 가난 등 불우 한 상황에 기인하는 전형적인 중퇴가 아닌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기 나 름대로 뭔가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나서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그들이 다. 위에서 인용한 연구에서도 학교를 떠나서 성취하고 싶었던 것을 물었는데, 이에 대한 답으로 원하는 직업이나 진로 선택(33.5%), 경제적 자립(20.3%), 원하는 학교 에 진학(12.3%), 새로운 인간관계(10.4%) 순으로 나타났고, 없음 이라고 응답한 사 람의 비율도 13.2%에 이르렀다. 물론 이것은 희망 사항일 뿐, 실제로 새로운 직업 이나 진로를 선택하는 청소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일부 청소년들이 중퇴자 의 이미지를 많이 바꾸어 놓은 것은 사실이다. 청소년들이 학교 교육과 그 충실한 이행에 따른 성취 결과로 주어지는 인생의 전망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욕망을 강렬하게 느끼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년대에 접어들어 한국의 문화산업은 급속하게 확장되는데 그 핵심에는 십대들이 소

167 170 비자로 등장했다. 청소년들은 학교 공간과 전혀 성격이 다른 의미 공간에서 자기를 표현하고 소통하면서 집단적 정체성을 구성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양한 하 위문화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상상력을 북돋아주었다. 학교 공부와 대학 진학 등의 목표가 상대화되고 여러 방면으로 끼 를 발휘하여 인생 항 로를 개척하려는 십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서태지 같은 학업 중퇴생 의 성공 신화도 분명히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학업중단 청소년들이 문화 관련 분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안교육센터 네트워 크 학교들의 십대들이 인턴십 현장을 선택하는 것을 보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말 부터 2003년에 걸쳐 14명이 인턴십을 해왔는데, 그 가운데 사진, 디자인, 영화 홍보, 방송국, 스타일리스트 등의 분야가 10명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물론 그 청소년들이 그 방면으로 계속 자기 계발을 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관심으로 잠깐 기웃거리다가 힘든 과정을 만나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한 진로 탐색을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의 정비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4) 정신적 장애 학교 공부나 학교생활에 도저히 적응하지 못해 자퇴하는 청소년들 가운데는 정신 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기에는 왕따 등의 이유로 생겨나는 심리적인 상처를 갖게 된 경우도 있고, 선천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 는데 자폐, 학습 장애, 주의력 결핍, 행동 장애, 정신 분열, 우울증 등이 이에 해당 한다. 그러한 장애라 해도 아예 중증으로서 누가 보아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장애 를 가진 청소년의 경우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고, 부족하지만 따로 수용하는 시설 들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애매한 경계선 상 또는 차상위에 존재하는 청소년들이다. 얼핏 보아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는 정상적인 학업이 어렵고, 집중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청소년들이 갈 곳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이러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로서 서울의 <치유적대안학교 별>과 <사랑나눔학교>가 있다. 별학교를 운영하는 정신과 의사 김현수 씨에 따르 면 특히 여자 아이들의 경우 그런 문제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까지 했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부족한 현실을 임상 경험을 통해 거듭 확인한다고 한다. 소

168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71 녀들을 위한 쉼터도 많지 않고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은 남자 아이들이 주를 이 루고 있어서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에 비해 원조 교제나 티켓다방 등을 전전하며 당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다. 이상의 네 요소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학업중단 청소년의 처지는 천차만별 이 된다. 가장 불행한 것은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가난한데다가 부모의 심 각한 불화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면서 공부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무런 희망도 없 이 무기력하게 소일하는 경우일 것이다. 반면에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 공부도 잘 하다가 자기 나름대로 정말로 해보고 싶은 공부나 일이 있어서 부 모의 지지 속에서 학교를 그만둔 경우는 참으로 행복한 학업 중단이 될 것이다. 그 러나 그런 경우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어느 점에서인가 문제 상황을 안고 있는 것이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일반적 현실이다. 3.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곤경과 소외 1)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고립 학교를 그만둘 때 청소년들이 갖게 되는 감정은 대단히 복합적이다. 지옥 같은 학교와 시험 경쟁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앞으로 펼쳐질 삶에 대한 기대감도 있 지만, 반면에 학교에서 교사나 동료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받은 경우 그 상처 내지 분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데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이 공통적 으로 겪는 것은 불안함과 막막함이다. 다음은 서울시대안교육센터에 상담 창구에서 접수된 내용들의 일부다.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었어요. 자퇴하면 그 쪽으로 전념하겠다고 마음먹고 학교 를 때려치웠지요. 그런데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학원은 많은데 수강료도 비싸구요. 딱 나한테 맞는 걸 가르쳐주는 것 같지도 않아요. 혼자서 끄적거려 보지만 맨날 그 수준이고, 그래서 지금은 정말로 내가 이 쪽으로 소질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169 172 심심해 죽겠어요. 피씨 방에서 죽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친구들 하구 어울 리고 싶은데, 만날 수 있는 데가 있어야지요.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까 그런 게 문 제더라구요. 집에 하루 종일 처박혀 있으니까 엄마하고 계속 부딪혀요. 더 심해졌어요. ( ) 외출요? 돈이 있어야지요. 학교 다닐 때보다 학교만 그만두면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을 받고 자퇴를 시켰지요. 그런데 몇 개월 못가더라구요. 생활이 불규칙해지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빈둥빈둥 하루를 보 내는 날들이 많아지잖아요.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되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학부모) 대학 가는 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무거나 마음 붙이고 꾸준하고 착실 하게 공부할 수만 있으면 좋겠거든요. 그렇게 생활을 잡아주면서 공부도 가르쳐주 는 학교가 혹시 있나요? (학부모) 이렇듯 많은 아이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학교를 떠난다. 이것은 청소년들이 학교 를 떠나는 이유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안현 의 박사의 연구 4) 에 의하면 첫째가 학교에 다녀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둘째가 학교 교칙이나 규정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셋째가 검정고시나 유학을 선택하려 고 했다, 넷째가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없었다, 다섯 번째가 나의 특기나 소질 을 살리고 싶었다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통해 우리는 실제 학교를 그 만두는 십대 청소년들 가운데 뚜렷한 목적이나 지향점을 가지고 학교를 떠나는 아 이들도 있지만, 상담수 아이들은 무기력한 상태에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학교를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와 맞물려 학교를 떠난 이후 힘든 것이 무엇이었느 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면 응답자의 21.3%가 딱히 할 일이 없다, 18.9%가 미 래가 불확실하다, 11.8%가 처음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다, 10.1%가 사람들의 시 선이 따갑다 라고 답하고 있다. 일반적인 선입견과는 달리, 탈학교 청소년들과 일반 학교 재학생들 간 자아존중 감이나 미래에 대한 낙관성, 진로의식 등에 있어서 두 집단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 4) 학교 중도탈락 청소년이 욕구와 심리적 경험조사

170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73 는 것으로 나타났다.(안현의, 2002) 죽고 싶음, 외로움 등의 심리상태는 오히려 재 학생이 유의미한 차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유 일하게 무기력감 에 있어서는 탈학교 청소년들이 유의미하게 높았는데, 이것은 일 선 대안교육 현장에서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접하는 교사들이 생생하게 느끼는 바 다.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와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학 업 중단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성향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많은 청소년들이 정말로 뭔가를 꼭 해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당장 지 금의 학교생활이 너무 싫고 힘들어서 자퇴한다. 말하자면 학교 바깥으로 그냥 튕겨 져 나가는 것이다. 일부 청소년들은 정말로 뭔가 해보고 싶어 의욕적으로 학교를 그만 둔 경우에도 막상 혼자 되고 나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갑갑한 일상 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친구들을 사귀기 어렵다는 것은 가장 곤혹스러운 일 가운데 하나다. 어떤 청소년의 경우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혼잣말하는 습관이 생길 정도라고 한다. 다음의 글은 그러한 고립감을 잘 정리하고 있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중고등학교를 자퇴한 사람은 사회부적응자 현실도피자 날 나리 왕따 사이코 문제아 란 딱지를 자신의 실제 모습이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달고 다녀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사회적인 어려움 말고도 개인적으로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습니다. 십여년 가까이 학교에 길들어버린 아이들은 학교 다닐 때 에 비해 너무나 많은 자유 시간을 주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본인이 적극 할 일을 찾아 나서지 않는 이상, 자고 먹고 자고... 할 일도 없고 만 날 사람도 없는 폐인 같은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고 자퇴 경험자들이 갈 만한 문화 공간이 많으냐 하면그것도 아닙니다. 공부하느라고 바쁜 학교 친구들의 연락이 차차 뜸해지면서 만날 사람, 친구가 없는 상황이 닥쳐 오기도 합니다. 친구가 없는 지독하게 외롭고 쓸쓸한 생활 때문에 자퇴한 것을 후 회하는 경우도 생기죠. 5) 부모들도 자녀가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데, 그 불안에는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학교를 벗어난 십대들이 정상적 으로 성장해갈 수 있는 5) 조영은 탈학교 모임이 만들어지기까지 탈학교 모임 친구들 편 [자퇴일기] (민들레) 104 쪽

171 174 사회적 토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정에서 감당하자니 풀어야 할 문제 가 너무 엄청나고 부모는 여건 (시간, 경제력, 프로그램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결국 여전히 학교라는 보호 관리소 가 그나마 가장 무난하게 여겨지게 되고 그 바깥에서 대안을 찾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렇듯 십대에게 학교만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소속 공간으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은 학교가 변화하 기 어려운 한 가지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학교에 소속된 학생으로서만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그 자리를 벗어 나서는 사회적 관계를 맺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학업중단 청소년들이 겪는 마음의 곤란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세대를 넘어서 인간관계를 맺기가 매 우 어렵기 때문에 인생의 모델을 다양하게 탐색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삶의 방향에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허공에 뜬 것처럼 살아가기 일쑤다. 시민으로서 그리고 직업 인으로서 떳떳하게 자리매김 되지 못한 채 애매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 바로 학업 중단 청소년들이다. 이는 존재 그 자체의 불안으로 체감되고 그것은 크 게 두 가지 유형의 행동 양식으로 표출된다. 하나는 개인적으로 원자화되고 고립되어버리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 된 채 자신의 사적인 세계에 밀폐되어 지내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일본 에서 급속하게 늘어나는 히키꼬모리족 은 그 전형인데, 한국에는 그렇게 대규모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일부에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하나 는 맹목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주의에 휩쓸리는 것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 끼리 강한 응집력과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기에서 정체성과 에너지를 얻는 모습은 폭주족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다. 폭력 조직에 가담한 상태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한동안 어울려다니다가 마음을 잡 고 공부를 하겠다고 대안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 가운데 그 인연을 끊지 못해 고생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G대안학교 P군은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나 중학교 때 폭력 조직에 연루되어 있었는데 교사로부터 심한 체벌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자퇴했 다. 한동안 그 친구들과의 교제가 계속되었지만 학교에 들어온 이후로 거리를 두었 다. 그는 자신의 학교 경험과 체벌 문화를 단편 영화로 제작할 만큼 열심히 자기 계발에 몰두했다. 그러나 그 관계를 완전히 끊지 못하고 일시적 충동으로 범죄에 가담해 경찰에 붙잡혔다. 부모는 경찰에게 그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유예 처분을 받아 냈고, 지금 그 아이는 중국으로 유학 가 있는 상태이다.

172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75 2) 문화적 차별 : 열등하고 불온한 비정상 지난 몇 년 사이에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대안교육에 뜻을 두고 인생의 전망을 모색하는 젊은이들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고, 새로운 유형의 대 안학교들이 계속 세워지고 있다. 일부 대안학교에는 입학 희망자가 너무 몰려 선별 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고 있고, 2003년 9월에 경기도 분당에 개교한 이우학교의 경 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문의 쇄도에 시달려 교사들이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 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교육 당국도 대안학교의 학력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가 환영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안학교 설립을 허가 받아 부지까지 선정해 놓고서도 동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말하자면 대안학교는 혐오시설 로 취급받는 것이다. 지 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모든 구에 청소년수련관을 하나씩 건립 해 위탁 운영을 해왔는데, 2005년 S구에 수련관이 완공되어 H 재단에 위탁될 예정 이다. 그런데 재단에서는 그 공간에서 학업중단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운영할 계획으로 서울시에 설계 변경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 절차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대 안학교 라는 용어는 다 삭제해야 했다. 해당구의 구청에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 다. 만일 그 곳 수련관에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들이 드나든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알게 되면 거센 민원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렇듯 중퇴생 = 문제아 라는 등식은 아직도 뿌리 깊게 만연해 있다. 언론 역시 그러한 고정 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1년 9월 2일 한겨레신문에는 서울의 어느 작은 대안학교의 예비과정을 소개하는 기사가 크게 실렸다. 그런데 거기에 함 께 실린 수업 장면 사진에서 청소년들의 눈 부위를 모두 모자이크 처리했다. 편집 자는 미성년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거기에는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얼굴이 공개되면 본인들에게 이롭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는 그 청소년들을 위해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지만 그러한 정보 처리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강화하는 쪽으로도 작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이미지에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동정의 시선이다. 2001년

173 176 KBS에서는 하자작업장 학교 청소년 가운데 몇 명을 주인공으로 영상물을 제작해 방송했는데, 그 멘트 가운데 불우한 과거를 극복하고... 라는 표현이 있었다. 그런 데 이는 그들의 삶과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작가가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편견에 서 그러한 상투적인 묘사를 했던 것이다. 이에 그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방송사가 자기들의 존재를 왜곡했고 이는 장차 어떤 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생 각에 공식적으로 강력하게 항의 표시를 하고 정정을 요구했다. 담당 프로듀서는 자 신이 크게 실수했다고 하면서 간곡히 용서를 구해왔기에 문제는 그 이상으로 커지 지는 않았다. 청소년 = 학생 이라는 등식이 확고하게 공유되는 사회에서 학업 중단 청소년이 라는 존재는 비정상 으로 불온시되기가 일쑤다. 어느 학업중단 청소년의 경우 동네 에 잘 알고 지내던 친구의 어머니가 있었는데, 자신이 학교를 그만 두었다는 사실 을 알고 나서는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다. 자기 아들에게도 사귀지 말도록 했 다 는 사례는 그러한 차별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학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서 차별받는 전형적인 상황은 소년범의 사법 처리 과 정이다. 극빈층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학업을 지원하고 있는 한빛 청소년 대안 센터의 최연수 소장에 따르면, 경찰들은 청소년 용의자들을 수사할 때 가장 먼저 가정환경이 어떤지 그리고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학생 신분을 갖고 있지 않음이 밝혀질 경우 그 때부터 훨씬 더 가혹하게 취급한다고 한다. 사실 아직도 학생 이 저지르는 잘못은 웬만하면 훈방 처리로 끝난다. 결국 청소년들에게 학교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지만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 패막이가 되는 셈이고, 이 때문에 많은 청소년들은 가능하면 학생 신분을 유지하려 고 한다. 그러한 편견과 고정 관념은 학업 중퇴 청소년과 그 가족들에게 적지 않은 압박 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려는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곤란은 바로 가족이다. 학업 중단의 과정을 보면 재학 중에 이미 여러 가지 부적응 증세가 나타나거나 무의미한 학교생활에 대한 염증이 극도에 달해 사실상 마음이 학교를 떠난다. 그런 점에서 본인에게는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점진적인 변화의 한 고리일 뿐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모들에게는 완전히 단절적인 국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공부를 못해도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기성세대에게 자녀 가 학교를 중퇴한다는 것은 인생의 포기와 별 다름없이 여겨진다.

174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77 따라서 자기 나름대로는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학교를 그만두려 해도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고, 끝내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자퇴하게 될 경 우 지속적인 갈등의 뿌리가 된다. 자퇴를 하고 나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제 내부 의 불안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불안이었습니다., 자퇴를 결심한 내게 현실적인 어 려움으로 다가온 것은 부모님의 반대이다. (...) 내 생각을 말하려고만 하면 니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냐? 는 비아냥만 쏟아졌다. 등의 진술에서 그러한 정황이 잘 드러난다. 졸업장의 위력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학력 사회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 는 자녀를 두었다는 것은 엄청난 불안이고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민들레사랑 방에 다니는 K양의 사례를 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에 다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혼자서 공부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아 2년 전 자퇴를 결심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허락하지 않았다. 입 시 준비를 성실하게 하여 대학은 반드시 가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어렵게 타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모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을 숨겼다. 그러다 보니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도 서서히 기피하게 되었다. 만나면 학 교에 잘 다니느냐? 라는 질문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할머니 댁에 다녀오는 길에 아버지는 이윽고 나의 자퇴 신분을 더 이상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씀하셨다. 사회와 가족의 이러한 편견은 학업 중단 청소년 본인을 위축시키기 일쑤다.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기 전부터 각종 부적응으로 마음의 괴로움 에 시달리고 학업 부진으로 콤플렉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미 자아 존중감이 많이 훼손된다. 그렇듯 소수자로서의 열등감이 서서히 쌓여가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 는 외톨이가 되어 가족의 지지마저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주눅이 들게 된 다. 그래서 현재 자시의 처지를 긍정하지 못하고 학생 중심의 통념을 그대로 내면 화하여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다. B학교의 L양의 경우 자퇴 후 몇 개월 동안은 등하교 시간을 피해 외출했다고 한다. 다니던 동네 학교의 또래 학생들과 마주치기 가 싫어서였다. 그리고 D학교 C양의 경우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도 두 달 동안 교 복을 입고 다녔다. 학교 다닐 때는 교복 입는 것이 갑갑했는데, 막상 자퇴 후에는 ' 친구들이 교복 입고 다니는 게 부러웠다'고 한다.

175 178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학업 중단 청소년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 가 운데는 그들을 열등시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의 글을 보자. 자퇴를 했어도 제도권 교육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리가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혼자 잘나서 학교 나온 놈 얼마나 잘 하나 보자는 식이지요. 6) 이러한 질시의 대상이 되는 학업 중단 청소년은 비교적 공부도 잘 하고 자기 나 름대로 진로에 대한 소신이 분명한 경우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학교에 얽매여 있 는 청소년들은 학교 체제를 거부하고 자유를 누리는 그들에 대해 모종의 위화감을 느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기존의 체제가 부과하는 질서와 권력의 자장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을 까 한다. 3) 제도적 차별 : 신분증 학업중단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또 하나는 신분증이 없어서 그 또래의 학생들이 누리는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할 만큼 국가가 일률적으로 신상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한국사회에서 신분증은 매우 중요한 자기 증명서이다. 청소년의 신분을 규정하고 보증하는 것은 바로 학생 증이다. 학업중단 청소년들은 그 학생증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편함과 불이 익을 겪어야 한다. 우선 학생증을 제시함으로써 얻게 되는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2003년 7월 문화관광부가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중교통 요 금, 극장 및 공연 요금, 놀이공원 등 오락 시설 이용료, 문화재 시설 이용료 등의 순으로 할인 혜택의 아쉬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은행 통장 개설, 도서 대출증도 혼자서 만들 수 없어서 좌절감을 맛본다고 했다. 교통 할인카드 발 급도 본인 명의의 통장과 연계되어 있다. 그런데 금융실명제 속에서 정규 학교 학 생증이 없는 청소년은 부모와 함께 주민등록등본과 부모 신분증을 제시하여 신분을 6) 앞의 책 122쪽

176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79 확인해야만 통장이 개설되는 것이다. 보건소에서 보건증을 발급 받는 일조차 부모 를 대동해 겨우 가능하다. 그리고 극히 일부 학업중단 청소년들에게 만 필요하겠지 만, 정규 학교 학생이 아니면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한다. 학생 신분은 점점 늘어나는 청소년 노동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만 15세 미만 청소년이 취업을 하려면 노동부 장관의 발급한 취직인허증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소속 학교장의 서명이 필요하다. 서 울YMCA 쉼터에서 경험한 사례를 보면, 중학교를 중퇴하고 찾아온 한 친구가 종 로구의 대형 한식집에 취업하려고 했는데 취직인허증 발급이 늦어지자 다시 거리로 뛰쳐나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로 선호하는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7)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00년경부터 있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청소 년 카드 (유스카드)가 제시되었고, 서울시와 문화관광부가 그 발급을 추진하려 구상 한 적이 있었다. 그 계획의 핵심은 그 카드를 가지고 대중교통 할인혜택을 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시내버스 업자들의 연합체인 버스 운송 조합에 그 손실분을 서울시가 보전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 맞딱드리게 되면서 더 이상 진전되 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3년 5월 MBC 텔레비전 프로그램 느낌표 의 하자하자 에 서 학업중단 청소년들의 신분증 문제를 집중 거론하게 되면서 다시 여론의 초점이 되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시와 문화관광부는 청소년 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카드의 발급 대상이 청소년 전체가 아니라 학업중단 청소 년들로 국한된다는데 있다. 다음 글은 민들레청소년사랑방의 송은영 양이 쓴 글인 데, 청소년 카드 제도의 운영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으려 는 문화관광부와 접촉하면서 느낀 바를 정리한 글의 일부다. 문화관광부 청소년 정책과의 전문위원과 메일을 주고 받은 결과, 문화 관광부 측 에서는 가칭 '청소년증'을 모든 청소년들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비학생 청소 년에게만 발행할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떠한 신분증도 이렇듯 낙인제도를 겸해 발행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 소수 자로서 온갖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탈학교 청소년들을 가칭 '청소년증'이라는 제도로 묶으려 하다니. 가령 성적 소수자들에게 '동성애자증'이라거나 '트렌스젠더 7) 조선일보 2003년 8월 18일자 기사

177 180 인정증'등을 발급해주면서, '당신들도 성적 다수자와 똑같이 대우해주겠어요.' 한들 어느 누가 반가워할까.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청소년 카드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실제로 그것 을 신청한 청소년들이 너무나 적어서 정책의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다. 신분증은 어떤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한 실리적인 이유 때문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더욱 중 요한 것은 거기에 담겨 있는 의미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자리 매김되는 정체성이다. 학생증 위주의 십대 신분 보장 시스템 속에서 학업 중단 청소년들은 사회의 한 구 성원으로서 인지되지 못하는 것이다. 학생이든 아니든 일정한 연령의 모든 청소년 에게 그러한 편의와 시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4. 학교 밖 삶과 배움을 위한 정책적 과제 1) 평생 학습 사회의 촉진 21세기 평생학습 사회의 도래는 학업 중단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삶과 학습을 이어가는데 유리한 여건이 될 수 있다. 지금 학교는 자신의 폐쇄 공간에 청소년들 을 수용하여 동일한 연령별로 학급을 편성하고 지식을 주입하고 경쟁을 시킨다. 그 런데 이제는 학교의 개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교육의 과업을 학교가 모두 떠맡던 시대에서, 이제는 시민사회의 여러 주체들이 나서서 책임을 나누는 시 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세대, 삶의 영역, 전문 분야, 공간 등의 경계를 가로질러 배움의 인연을 맺으며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한국의 경우 1990년대 중반부터 싹을 틔우기 시작한 대안교 육 은 그러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띠면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 주5일 제 시대로 이행하면서 그 폭은 점점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안교육이 그 수요를 적절하게 흡수하면서 일정한 학습 공간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많은 한계가 있다. 재정이나 시설의 열악함 속에서 뜻있는 교사들의 헌신적 열정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 학교 밖 학습에 대한 일반인들의 몰이해와 대 안학교 에 대한 편견, 아이들의 필요에 적절하게 부응하면서도 수준 높은 커리큘럼

178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81 의 절대 부족, 기존 학교 체제와의 연결 고리가 취약해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 장벽 등이 그것이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사 이에 행정 당국은 대안 교육의 사회적 의미를 인지하면서 정책적인 뒷받침에 적극 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대안학교라고 하면 지방 농촌이나 소도시에 존재 했는데, 최근 대도시에도 대안학교들이 하나둘 씩 생겨나고 있다. 이제 학교 바깥의 학습 공간을 풍부하게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긴요한 사회적 / 정책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것은 도시 문화의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제도 교육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는 작업이다. 그 핵심에는 부모 나 교사 가 아닌 시 민 의 정체성을 가지고 교육에 참여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최근에 이를 가리켜 교육 시민 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을 섬세하 게 이해하면서 학습과 자기 길 찾기를 도와줄 어른의 존재가 절실하다. 대안학교의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이 일반 학교와 달리 높을 수밖에 없는 것도 아이 한 명 한 명을 집중적으로 살피면서 상담과 맞춤형 학습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안학교의 정규 교사들만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사회의 폭넓은 뒷 받침이 필요하다. 이미 교과 담당 자원 교사나 인턴십의 멘토로 많은 시민들이 도 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활동과 삶의 방식에 적극적인 의미가 부여되어 보 다 많은 이들의 참여가 유도되어야 한다. 2) 학력 인정 학업 중단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대안학 교나 대안교육 프로그램의 학력 인정이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학력인정 방안은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의 성격에 따라 개별 프로그램에 학점을 부여해 학점은행제로 연결하는 방안과 커리큘럼 및 평가 방안 등의 측면에 서 일정한 기준을 갖춘 기관을 하겱 인정학교로 허가하는 방안, 일반학교와의 연계 를 통해 일정 기간(1~2년) 위탁교육을 받은 다음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도록 하는 방안 등 세 가지가 있는데, 어느 방법이 어느 기관의 사례에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연구 및 해당 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경우에 제7차 교 육과정의 이수단위 및 이수교과의 내용을 보다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특성 화학교 혹은 자율학교 운영 관련 법안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대안교육 특성화 프

179 182 로그램의 기본 취지를 고려해 다양한 내용들을 학교 교과목에 상응하는 것으로 인 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러한 다양성의 전제가 되어야 할 기초 학력의 범위와 수 준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 하고 기록하는 학적관리시스템도 대안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 원리를 정립하기 위한 학력 인정을 위한 커리큘럼 평가단의 인적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경제적 지원 부의 양극화 속에서 가난이 대물림되고 교육이 그 핵심 고리로서 부각되는 현실 에서 학업 중단 청소년들은 그 구조의 전형적인 피해자들이다. 현재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한 명에게 국가에서 투자하는 재정은 일년에 500여만 원이다. 그런 데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그러한 공적인 지원을 사실상 전혀 받지 못하는 셈이다. 게다가 빈곤 가정의 경우 사교육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아 중요한 시기에 배움의 기 회를 잃어버리기가 일쑤다. 학업중단 청소년 가운데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정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안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느라고 포기해야 하는 청소년도 많다. 삶의 조건이 학습의 걸 림돌이 되는 것이다. 소년소녀 가장의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주민등록상으로 는 변화가 없이 가정이 해체되어 있거나 부모와 함께 살더라도 빚에 시달리는 경우 해당 사항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청소년들이 생계에 대한 걱정을 덜고 공부에 집 중할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 다행히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2002년부터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이라는 개념으로 지역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 핵심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저 소득층 밀집지역을 선정하여 관계부처 및 학교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연계 협 력 하에 다양한 교육 문화 복지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런 데 실제로 이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교육청과 기존의 학교가 중심이 되어 있 어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 그리고 선정되지 못한 지역에 사는 소외 청소년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따라서 앞으로 청소년들의 개별적인 상황 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180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83 4) 완충 지대로서 쉼터의 제공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 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료하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다. 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면서 자기를 성찰하고 미래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 다.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는 그나마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가출하 지 않고 학교만 그만 둔 청소년들이 갈 곳은 대안학교 말고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들이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과 계획을 세우기까지, 가정과 학교 이외에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제3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 공간에 함께 갖춰져야 하는 것은 길잡 이 교사의 존재다. 길잡이 교사는 마음의 치유부터 시작해서 향후 진로에 대해 상 담해주면서, 아이들의 관심과 적성에 맞춰 학습을 설계하고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 다. 따라서 기존의 상담사 이상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쉼터를 다양하게 설치해야 한다. 굳이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지 않고서 기존의 청소년 수련관 등의 공공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가출 청소년과 달리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문제시 되지 않는 만큼, 지리적 인 제약도 많이 받지 않을 것이다. 시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인력이다.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적절하게 해낼 수 있는 어른들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서울청소년수련관의 민들레 사랑방 이 그러한 기능을 특화하여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례를 깊이 연 구하여 확산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5) 체계적인 정보의 제공 학업 중단 청소년이나 그 부모들은 진로 모색에서 대단히 곤혹스러움을 겪게 되 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부분 학교가 싫어서 그만 두는 것이지 정말 로 무엇을 하고 싶어서 그만 두는 것이 아닌 만큼 막상 학교생활을 정리한 다음 무엇을 할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자 녀가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데 온 힘을 집중하 다가 자퇴를 시키기 때문에 그 이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이다. 곤혹스러

181 184 움의 또 한 가지 이유는 그러한 청소년이나 부모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 자체가 실제로 빈약하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몇몇 대안학교에 대한 단편적 인 정보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최근 탈학교 십대들을 위한 교 육 정책이 급속하게 전환되는 가운데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정보들 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정리되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를 벗어나고 나서 취할 수 있는 진로에 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 리되어야 한다. 그것이 인터넷상으로 공개되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 창구에서도 기본적인 사실 정보를 설명하느라고 들이는 시간을 절약하고 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더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러한 데이터베이스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 학교를 떠나려 하는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이다. 탈학교 청소년들의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그들이 택할 수 있는 길도 대단히 다양하다. 대안학교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리 고 어디에 있는지, 직업적인 기능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에 대 해 체계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업 중단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개별 사례에 따라 매우 구체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이용자가 우선 자신 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여 정보들을 찾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각별히 유념해야 할 점은 학업중단 청소년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이다. 따라서 학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상담의 기능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학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생활 세계에 대한 규명, 현재 지적 수준에 대한 객 관적인 평가, 장단기적 학습의 목표치 설정 등에서 체계적인 분석의 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담과 학습과 진로 모색이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면서 개별 청소년 들의 자기 길찾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과 매뉴얼이 구성되어야 한다. 아 울러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학교를 떠난 많은 아이들이 상당히 낮은 지적 수준에 머 물고 있지만, 반면에 기존의 학교 체제가 자기의 독특한 학습 욕구를 도저히 수용 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후자의 청소년들 을 통해서 새로운 학습의 유형을 창출할 수 있고, 그것은 전혀 다른 학습을 원하 는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더 나 아가 그것은 기존의 학교교육의 틀을 바꿔가는데도 참고가 될 수 있다. 학업 중단 청소년을 위한 대안 교육 프로그램은 학교의 안팎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교육의 패 러다임을 구현하는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편성 지원

182 제8장 학업 중단 청소년의 삶과 사회적 과제 185 및 연구 개발 기능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5. 마무리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은 매우 거시적으로 구상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만큼 단계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독자성을 갖고 진행되어 온 부처 및 기구들이 공통의 과제를 놓고 긴밀하게 네트워크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 고리와 접점들을 구체적으로 발견하면서 역할 분담의 방식을 분명하게 세워가야 한 다. 이를 위해서는 학업 중단 청소년을 위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대안교육정책 추 진을 위해 관련 법률을 정비하여 그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법, 청소년기 본법, 노동법 등 관련 법률에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대안교육 및 복지에 관한 조항 들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협의하여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원론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작은 단위 의 실행을 통해 충분하게 인큐베이팅해야 한다. 거기에서 특히 정책과 청소년의 인 터페이스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펼치는 정책일수록 미시적인 현상에 대한 감각이 결여되기 쉽고, 그 결과 청소년들 은 자신들이 또 다시 거대한 제도에 의해 수용 되고 선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 기가 일쑤다. 학업 중단 청소년들이 학교 바깥에서 편안하게 머물고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지금 어떤 곳에 그들의 눈길이 머물고 발길이 닿는가를 섬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학업 중단은 더 이상 개인적인 부적응의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도 바라보아야 한다.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학교 의 개념과 위상이 달라지는 것 은 일반적 현상이다. 다품종 소량 으로 생산 시스템이 전환되고 지식 정보화와 문화 화가 진척됨에 따라, 규격화된 대량 생산 체제와 맞물려 있던 기존의 학교는 흔들 리기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다원화되어가는 세계의 흐름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급격하게 변모하고 다양해지는 아이들의 정서나 문화적 욕망과 괴리되면서 학교의 위기가 대두되는 것이다. 교실 붕괴나 탈학교는 그것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현상이다. 지금 한국에서 청소년은 학생으로서만 그 정당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 결

183 186 과 학교 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인권을 버젓이 침해하기가 일쑤다. 그것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 또 다른 냉혹한 현 실에 직면하게 된다. 학생의 신분을 갖지 않은 청소년은 최소한의 보호막도 없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제도적 / 문화적 차별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가 족 및 또래와의 인간관계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소외의 그늘에서 외톨이 생활 을 해야 한다. 학업 중단은 인생의 긴 여정 그 어느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한 가지 경로이 다. 문제는 그 선택으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정에 휩싸이고 자칫 하면 몇 년 의 중요한 시간을 허송세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이 삶 과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들은 비정상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들은 일반 재학생들과 비교해 볼 때 심리 상태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학업 중단 청소년의 차별을 문제 제기 하는 것은 청소년 일반의 인권에 대 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으로서만 규정되어 삶을 저당 잡힌 청소년들의 행복권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이 여기에 깔려 있는 것이다.

184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법은 사회적 상징(social symbol)이라는 에밀 뒤르켐(E. Durkheim)의 말을 굳이 상기할 것도 없이, 한 사회의 법은 당해 사회의 소위 평균적 의식 내지 기존의 가 치기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된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점에 착안하여, 현행 법령 1) 상 소수자에 관한 조항들을 살펴보고 그 문제점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1. 일반적 차별 금지 조항과 그 문제점 현행법은 우선 헌법의 평등권조항 2) 을 위시하여 여러 법령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일반조항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실제생활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차별요소들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결과 그와 같은 차별금지규정들은 대체로 몇몇 차별요소만을 담고 있을 뿐이었고 3), 그나마 차별에 대한 처리는 예정하지 않은 채 그저 차별을 금지 1) 이때 현행 법령이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률, 명령, 규칙을 의미하며, 본고에서는 국내 제정법에 한정하였다. 2) 대한민국헌법 제11조 1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 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3) 법제처 사이트( 활용해 검색할 때, 현행 법령에서 차별 이란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조항은 89건이 나오는데, 이 중 여러 가지 차별요소에 의한 차별을 금지 하고 있는 조항은 10개이며 다음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아동복지법 제3조 (기본이념) 1아동은 자신 또는 부모의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유무, 출생지역 등 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고 자라나야 한다; 교육기본법 제4조 (교육의 기 회균등)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고용정책기본법 제19조 (취업기회의 균등 한 보장)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 채용함에 있어서 성별, 신앙,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또는 출신학교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되며,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 방송법 제6조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2방송은 성별 연령 직업 종교 신념

185 188 한다 는 선언적인 일반조항에 지나지 않은 것들이었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법적 차별금지는 2001년 5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제정 으로 비로소 그 틀을 갖춰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법 역 시 차별요소로서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 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 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性 的 ) 지향, 병력( 病 歷 ) (국가인권 위원회법 제30조 제2항, 부분)을 제시하고 있긴 하나 최근 문제되고 있는 학력 또 는 학벌에 의한 차별금지는 명시적으로 포괄하고 있지 않은 등 모든 요소의 차별금 지를 위한 제도는 마련해 두고 있지 않으며, 더욱이 예컨대 사회적 신분 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세부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적용범위 역시 막연한 실정이 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법의 동 조항은 1. 고용(모집, 채용, 교육, 배치, 승진, 임금 및 임금외의 금품 지급, 자금의 융자, 정년, 퇴직, 해고 등을 포함)에 있어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2. 재화 용역 교통수 단 상업시설 토지 주거시설의 공급이나 이용에 있어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 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3. 교육시설이나 직업훈련기관의 이용에 있어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 등을 차별 행위로 파악함으로써 직접적인 불이익과 관련되지 않는, 예컨대 차별의식에 의한 폭력행위 등은 차별로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밖에 우리의 경우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모두 합리적인 이유 없는 행위만 차별로 보고 있고 이 같은 판단기준은 여타의 차별금지규정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바, 과연 무엇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법적 경험과 사회적 합의가 계층 지역 인종 등을 이유로 방송편성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뉴스통신진흥에 관한법률 제5조 (뉴스통신의 공정성과 공익성) 1뉴스통신은 그 보도에 있어서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이 경우 성별 연령 직업 종교 신념 계층 지역 인종 등을 이 유로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된다; 응급의료에관한법률 제3조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 모든 국민은 성별, 연령, 민족, 종교, 사회적 신분 또는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아 니하고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법관윤리강령 제3조 (공정성 및 청렴성) 2법관 은 혈연 지연 학연 성별 종교 경제적 능력 또는 사회적 지위등을 이유로 편견을 가 지거나 차별을 하지 아니한다; 행형법 제1조의3 (기본적 인권의 존중 등) 이 법을 집행함 에 있어서 수형자 또는 미결수용자의 기본적 인권은 최대한으로 존중되어야 하며, 국 적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한 수용자의 차별은 금지된다.

186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89 부재한 현재로서는 관계인의 시각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취약성도 지니고 있다. 2. 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과 그 한계 그런가 하면, 우리 현행법은 몇몇 소수자집단에 대해서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또는 관련 조항을 두고 있기도 한데, 그 중 가장 먼저 많은 법제를 도출해낸 것은 성차별금지의 요청이다. 즉 성차별금지는 1987년의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으로 헌 법이나 근로기준법 4) 상의 일반조항에서 탈피하였고, 1999년에는 동법의 개정과 남녀 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의 제정을 통하여 좀더 선진적으로 남녀차별 을 정의 5) 하 고 성희롱을 남녀차별로 간주 6) 하였으며, 보다 광범위한 영역 7) 에서 구체적인 차별 4) 근로기준법 제5조 (균등처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 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 다. 5) 현행법상의 성차별 정의규정은 다음과 같다.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제2조 1. " 남녀차별"이라 함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으로서 의 기본적 자유를 인식 향유하거나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없이 성별을 이유로 행하여지는 모든 구별 배제 또는 제한을 말한다. 이 경우 남성과 여성에 대한 적용조건이 양성 중립적이거나 성별에 관계없는 표현으로 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조 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로 인하여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며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입증할 수 없는 때에도 이를 남녀차별로 본다. 다만, 특정 성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에는 이를 남녀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정의) 1이 법에서 "차별"이라 함은 사업주가 근 로자에게 성별, 혼인 또는 가족상의 지위, 임신, 출산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없이 채 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달리하거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사 업주가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남 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하여 현저히 적고 그로 인하여 특정 성에게 불리한 결과 를 초래하며 그 기준이 정당한 것임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를 차별로 본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는 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1. 직무의 성질상 특정 성이 불 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2. 근로여성의 임신, 출산, 수유등 모성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 는 경우 3.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사업주가 잠정적 으로 특정 성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 6)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제7조 4성희롱은 남녀차별로 본다. 7)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제1조 (목적) 이 법은 헌법의 남녀평등이념에 따라 고용,

187 190 행위에 대한 규제방안을 더욱 확고히 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임신 출산, 가족상황 등에 의한 차별의 경우도 성 별과 관련하여 행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해 포함되기 이전 부터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다. 그밖에 장애의 경우도 비록 포괄적이기는 하나 그에 따른 차별금지를 규정한 별 도의 조항들을 갖고 있다. 즉 장애인복지법은 장애를 이유로 한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8),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은 인사관리상 장애인에 대한 차별 대우 금지 9) 를 명시하고 있으며, 정신보건법은 모든 정신질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 엄과 가치의 보장과 정신질환을 이유로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것과 누 구든지 정신질환자였다는 이유로 교육 및 고용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기타 불공평한 대우를 하여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밖의 차별요소는 아직 개별적인 법규로 포착되지는 못한 상태이다. 또한, 소수자의 평등한 인권은 비단 차별금지로만 달성되지는 않고 적극적 조치 를 포함한 인권보장장치를 통해서만 비로소 교정되기 시작할 것인데, 우리 현행법 에서 이런 조항은 별로 많지 않다. 적극적 조치를 비교적 체계적으로 법제화하고 있는 것은 성차별의 경우 10) 가 유일하며, 그밖에는 장애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비 교육, 재화 시설 용역등의 제공 및 이용, 법과 정책의 집행에 있어서 남녀차별을 금지 하고, 이로 인한 피해자의 권익을 구제함으로써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남녀평등을 실현 함을 목적으로 한다. 8) 장애인복지법 제8조(차별금지등)는 제1항에서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 경제 사 회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 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고 하였고, 제2항에서 누구든지 장애인을 비하 모욕하거나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한 영리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장애인의 장애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고 하여 장애상황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행위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9)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채용 승진 전보 및 교육훈련등 인사관리상의 차별대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고 규정하였다.(제4조 제2항) 10) 여성에 대한 적극적 조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여성의 참여가 현저히 부진한 분야에 대하여 합리적인 범위안에서 여성의 참여를 촉진함으로써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 규정 한 여성발전기본법 제6조 제1항을 근거로 하여 공무원과 국공립대교수에 대한 채용목표 제로 현실화되었다. 다만 다음에서 보듯이 199년부터 시행된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는 2002년을 끝으로 이후에는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로 전환되었다. 근래에는 교육의 영역에

188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91 율을 설정하거나 11)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우려한 배려를 담고 있는 규정 정도 가 있을 뿐이다. 더욱이 차별금지 규정이든 적극적 조치에 관한 규정이든 몇몇 규정 12) 을 제외하 서 여성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참조: 공무원임용시험령 제11조의3 (여성 또는 남성의 선발예정인원 초과합격) 1시험실시기관의 장은 여성과 남성의 평등 한 공무원임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11조제1항 제2 항 제4항 및 제5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한시적으로 여성 또는 남성이 시험실시단계별로 선발예정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선발예정인원을 초과하여 여성 또는 남성 을 합격시킬 수 있다. 지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의2 (여성 또는 남성의 선발예정인원 초 과합격) 1시험실시기관의 장은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공무원임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하 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50조제1항 제3항 및 제4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한시 적으로 여성 또는 남성이 시험실시단계별로 선발예정인원의 일정비율이상이 될 수 있도 록 선발예정인원을 초과하여 여성 또는 남성을 합격시킬 수 있다. 교육기본법 제17조의2 (남녀평등교육의 증진) 1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남녀평등정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 할 수 있는 시책을 수립 실시하여야 한다. 2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시책에는 체육 과학 기술등 여성의 활동이 취약한 분야를 중점 육성할 수 있는 교육적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 다. 3학교교육에서의 남녀평등증진을 위한 학교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에 관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남녀평등교육심의회를 둔다.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3 (양성평등을 위한 임용계획의 수립 등) 1국가 및 지방자 치단체는 대학의 교원임용에 있어서 양성평등을 제고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 2대학(고등교육법 제2조제1호의 대학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의 장은 대학의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서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아니하도록 3년마다 계열 별 임용목표비율이 명시된 임용계획 등 적극적 조치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 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이 경우 당해 추진실적을 매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제출하 여야 한다. 3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계획 및 그 추진실적을 평가 하여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밖에 여성에 대한 적극적 조치를 표방한 분 야별 단행 법률로는 여성기업지원에관한법률( 제정), 여성농어업인육성법 ( 제정), 여성과학기술인육성및지원에관한법률( 제정) 등이 있다. 11)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에 의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공 무원 정원의 100분의 2이상 고용하여야 하며(제23조) 300인 이상 기업체의 경우 장애인 을 2% 의무고용해야 한다(제24조). 12)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은 사업주가 장애인고용계획변경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와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을 때에는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수교 육진흥법은 각급학교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가 당해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가 지닌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 거부하거나 입학전형합격자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제13조), 이에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26조). 또 장

189 192 고는 그를 위반하더라도 이행을 강제할 방안이 확보되어 있지 않거나 13) 벌칙이 적 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당해 조항의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실정이다. 아울러, 차별금지를 위한 많은 조항들이 여전히 권리가 아니라 특별한 보호를 받 는다는 문구를 걸치고 있는 것 14) 도 문제라고 할 것이다. 3. 현행 법령에 나타난 소수자 차별 차별금지원칙과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령에는 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 회의 차별 의식을 가늠케 하는 상당수의 규정들이 잔존하고 있으며 다음은 그 주요 한 예이다. 1) 여성에 대한 차별 15) 가. 성별 고정관념으로 인한 차별 성별에 따라 외모를 달리 평가하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차별로 결정 16) 애인 노인 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은 장애인의 편의시설이용 및 정보접근 보장에 관한 규정들을 두고 있는데 위반시 시정명령과 함께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 고 있다. 13)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의 경우 남녀차별행위에 대해 시정조치권고만 할 수 있 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4) 예컨대 다음의 규정들이 그러하다. 대한민국헌법 제32조 4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 를 받으며, 고용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동법 제36조 2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15) 사회보장 관련 법에서 남성은 60세 이상이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잇는 데 비해 여성은 55세 이상이면 혜택을 받는 등 성고정관념에 의한 불리한 결과는 비단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귀결될 수 있으나, 본고에서는 여성이 소수자로서 불리한 취급을 받는 경우 만을 보이는 것으로 한다. 16) 국가인권위원회는 얼굴에 흉터가 남는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등급을 높게 책정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하고 있던 종전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 31조에 대해, 남녀를 차별하는 평등권 침해라는 결정을 내리고, 노동부장관에게 관련 조 항의 개정을 권고했으며(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 ) 그 결과 동 별 표는 개정되어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것은 7등급으로, 외모에 흉터가 남은 것은 12

190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93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조항들 17) 은 장애판정에 있어 남성은 생식능력을, 여성은 외모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나. 성차별적 현실에 근거한 위법적 규정 1 성차별적 임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은 평균임금산정 기준의 하나로 성별을 들고 있는데, 이는 노동시장에서 남녀의 직무가 분리되어 여성은 주로 영세한 사업장에서 저임금 을 받고 있는 현실 및 같은 사업장에서 비슷한 직무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여성에게 낮은 임금이 지불되는 예가 근절되고 있지 않은 성차별적인 현실을 그대 로 규정화한 것이다. 2 성차별적 정년, 응시연령 등 남녀고용평등법(제11조 제1항)에 의해 정년에 있어 남녀의 차이를 두는 것은 금 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자고용촉진법시행규칙은 정년연장계획서 작성방법에 성별 정년 예시하고 있다. 또 경찰공무원임용령은 순경의 공개경쟁채용시험 응시자격을 21세 이상 30세 이 하로 정하고 있으면서 여자는 18세 이상 27세 이하 라고 규정하여 지원 및 정년시 여성을 남성보다 3년 적게 정하고 있는데, 이는 성차별적 정년을 전제한 데 덧붙여, 채용에 있어서도 남녀를 차별하는 것이다. 다. 남계혈족중심주의 현행법에는 호주제 관련 규정들 외에도 남계혈족주의로 인해 여성에게 차별적 결 과를 초래하는 다음의 조항들이 있다. 즉 국민건강보험법시행규칙은 외손자녀의 부 등급으로 남녀 동일하게 조정된 바 있다. 17) 고압가스안전관리법시행규칙 [별표 33]; 공직선거관리규칙 [별표 5]; 광주민주화운동관 련자보상등에관한법률시행령 [별표3];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 [별표 3]; 근로기준법시행령 [별표 4]; 민방위기본법시행령 [별표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별표 4];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 제3조 제1항 제3호 [별표 2]; 청소년기본법시행령 [별표 4]; 화재로인한재해보상과보험가입에관한법률시행령 [별표2]

191 194 양요건을 친손자녀보다 엄격하게 규정하고 며느리의 경우는 비동거하더라도 부양을 인정하는 데 비해, 비동거사위는 불인정하고 있다. 또 대통령경호실법시행령 제2조 (가족의 범위등) 제2항은 혼인한 아들은 경호대상에 포함하는 반면, 혼인한 딸은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동거하지 않는 사람은 경호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겠으나, 출가외인의 관념 및 부모는 아들이 모신다는 관념이 투영되어 있으므로, 혼인한 딸 은 동거할 경우라도 경호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된다. 라. 간접차별 한편 현행 법령은 세대주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많은 규정들을 갖고 있다. 이는 생활을 같이 하는 가구별로 생활의 근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 것으로 서, 그 자체로서는 일견 정당성이 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여성에게 차별을 초래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컨대 소득세법상 주택마련저축, 주택 취득 임차 차입금 원리금 상환액의 40%에 해당하는 주택자금공제가 특별공제로서 행해지고 그 공제 자격은 원칙적으로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에 한하는 것은 세대주인 자와 그렇지 않은 자에게 공제혜택을 달리 하는 것으로서, 실제에 있어서는 대체로 세대주는 남성이 되므로 여성의 재산권획득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 는, 18) 간접차별적인 규정이라 할 것이다. 그밖에, 배우자의 분할연금은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일 때만 인정되고 그나마 재혼 시에는 인정되지 않는데(국민연금법 57조의 2), 이 역시 법문상으로는 배우자의 분 할연금으로서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분할연금권을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2)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에 관해서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 기초한 조항들이 있다. 가. 동성애의 청소년유해성 전제 18) 오정진 문미경, 성 평등의 관점에서 본 조세제도의 분석과 평가, 한국여성개발원, 2003, 면.

192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95 동성애를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규정한 청소년보호법의 해당 조항에 대해 2003년 4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동성애는 이상성욕이 아니며 이를 정상적인 성 적 지향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음을 근거로 헌법상의 행복추구권, 평등 권,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하여 삭제를 권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시행령 별표1은 동성애를 청소년 에게 유해하고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7 조 별표1 개별 심의기준 역시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삭제되어야 할 것이다. 나. 동성애를 심신장애로 간주한 규정 그런가 하면 군인사법시행규칙 별표 1은 성적 선호장애를 심신장애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다. 동성애와 성병을 연관시킨 규정 또 군혈액관리규칙 서식 2는 헌혈시 한번이라도 동성과의 접촉이 있었는지를 질 문하도록 하고 있으며, 혈액관리법시행규칙 서식 5도 헌혈시 문진사항중 성접촉질 문에 대해 이성은 불특정이성과의 것을, 동성은 단순히 동성과의 성접촉 유무를 질 문함으로써 이성과의 성접촉경험과 동성과의 성접촉경험을 구별하고 있는데, 불안 전한 성접촉 여부가 아니라 동성애적 성접촉 그 자체를 성병 감염의 확실한 원인으 로 보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완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일부 부정적인 사례를 일반화한 것으로, 부당한 구별이라 할 것이다. 3) 저학력자에 대한 차별 학력차별 철폐를 위한 최근의 국가인권위원회의 노력 19) 에도 불구하고 현행 규정 19) 민간자격과 국가자격간의 동등대우를 규정한 자격기본법 제27조에도 불구하고 실제에 있어서는 국가자격취득자에게만 선택가산점을 주고, 국가공인 민간자격취득자에게는 가

193 196 상으로도 학력을 필수적인 기재사유 및 평가항목으로 삼고 있어 학력에 따른 차별 을 방치하고 있는 예가 적지 않다. 특히 공직의 경우는 학력에 의한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 20) 에도 불구하고 같은 법령에서 동시에 학력에 따른 합리적 없는 차별대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 합리성 없는 일정 학력의 요구 산점을 주지 않은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가산점 평정대상에서 국가공인 민간자격취 득자를 제외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임을 인정하고, 충청남도 교육감에게 국 가공인 민간자격취득자에게도 국가자격취득자와 동등한 선택가산점을 부여할 것 을 권고 한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 2003년 6월 20일). 또 그 이전에도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육인적자원부가 독학에의한학위취득에관한법률중 개정법률안을 입법 추진하는 과정에서 2003년 4월 의견 조회를 요청해온 것과 관련, 독 학에 의한 학위취득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거나 응시원서 등에 허위 기재한 사람의 당해 시험을 무효로 하고, 처분일로부터 3년간 해당 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한다 고 규정돼 있 는 개정안 제8조에 대해 개선 의견을 표명했다. 동 개정안에 대해 인권위는 독학 학 사학위 취득시험은 국가에서 주관 시행하는 각종 시험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점 독학 학사학위 제도 도입 당시 모델로 삼은 중국의 고등자학고시제도 의 관련 규정이 부정행위의 경중을 살펴 경고 시험무효 1~3년간 응시자격 정지 등과 같이 처분을 구 분하고 있는 점 등을 주목하고,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입학자격검정고시규칙 제13조와 고 등학교졸업학력검정고시규칙 제15조 등이 부정행위자와 관련 2년의 응시자격 정지 규정 과 함께 처분청의 재량권을 두고 있는 점과 서울대학교 및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관련 규정이 부정행위자와 관련 해당 시험과목 무효 처리 이외에 그 정도에 따라 근신 1월 이상의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명 처분까지 두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특히 한국방송 통신대학교학생징계에관한규정 제3조는 부정행위 정도에 따라 징계를 3단계로 세분하고, 제명된 사람은 2년이 경과한 뒤 재입학 편입학이 가능하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 중 인 법률개정안 제8조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헌법 제11조와 국제규약상의 평등권 헌법 제10조의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헌법 제30조 제1항과 국제규약상의 교육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헌법 제30조 제5항에 명시된 국가의 평생교육 진흥의무 규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 2003년 5월 2일). 20)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4조 (시험응시에 있어서의 학력제한금지) 공무원의 임용을 위한 각종시험에 있어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력에 의한 제한을 두지 아니한다; 선거관리위원회공무원규칙 제82조 (시험응시에 있어서의 학 력제한금지) 공무원의 임용을 위한 각종시험에 있어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 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력에 의한 제한을 두지 아니한다.

194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97 우선, 합리성 없이 일정한 학력을 요구함으로써, 그에 미치지 못하는 학력을 가 진 사람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규정들이 있다. 즉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4조 공무원의 시험자격을 학력별로 구별하고, 특히 관련 전공이나 경험과는 관련없이 학력만으로 당해 직급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는데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한 검토 가 요청된다. 또 국외유학에관한규정 제5조는 중졸미만의 자는 자비유학도 불가능 하게 하고 있는데, 역시 그 타당성이 의문시된다. 한편 그간 병역법은 병역처분 및 병력의 소집대상 또는 소집순서를 정함에 있어 학력을 참작하게 하고, 그에 따라 실제로 저학력자는 현역에서 배제했는데, 저학력자의 현역 복무가 적절하지 않다는 명확한 근거의 제시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학력별 자질평가는 다분히 학력차별적 인 통념을 반영한 것이었으되, 다행히 향후 변경될 전망이다. 나. 자격 부여에서의 학력별 차이 1 학력별 필요경력 차이 자격의 부여 등에 관한 숱한 법령 등에서는 학력별로 필요경력에 차이를 두고 있는데, 그 타당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예컨대 국가기술자격법시행령 별표 4에 서는 기사시험의 경우 4년제 대학졸업자(4학년 재학생, 3학년 수료후 중퇴자 포 함)에 대해서는 해당분야 전공이나 동일 직무분야의 실무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누 구에게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2년제 전문대학졸업자 및 고등학교 이 하 졸업자에 대해서는 동일 직무분야의 실무경력(전문대학졸업자 2년 이상, 고등학 교 이하 졸업자 4년 이상)을 응시자격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산업기사 시험의 경우 2년제 전문대학졸업자(2학년 재학생 및 1학년 수료후 중퇴자 포함)에 대해 서는 해당분야 전공이나 동일 직무분야의 실무종사 경력을 요구하지 않고 누구에게 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고등학교 이하 졸업자에 대하여는 동일 직무 분야의 실무종사 경력 2년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에 대해, 높은 단계의 교육과정을 거친 경우 높은 등급의 자 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일면 타당성이 있으나, 당해 규정은 취득하고자 하는 직무분야의 전공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육단계별 졸업여부만으로 응시자격을 결정하고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자의 경우 취득자격증 의 직무분야에 관한 전공교육을 전혀 인정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합리

195 198 적인 이유가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했으며(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 료, 2003년 9월 4일) 타당한 지적이라고 할 것이다. 2 대졸자에 대한 우대 또, 직업안정법시행령 제21조, 동시행규칙 제19조, 학원의설립 운영및과외교습에 관한법률시행령 [별표2] 등은 저학력자에게는 관련 경력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비 해, 대졸이상자에게 전공과 관계없이 직업상담원의 자격을 부여하거나 유료직업소 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거나 학원강사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등 고학력만으 로 당해 업무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합리성을 찾을 수 없는 차별법령 이라고 할 것이다. 다. 불필요한 학력 기재로 인한 간접차별 그런가 하면, 많은 현행법령은 당해 법령상 필요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각종 서 식에서 본인의 학력 또는 심지어 가족의 학력까지 기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다만 행정서류상의 관행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있음 은 물론, 저학력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멸시를 감안한다면 그로 인해 차별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어, 간접차별의 소지가 있는 규정이라 할 것이다. 라. 판단요소로서의 학력과 간접차별 아울러 학력을 판단요소의 하나로 설정함으로써 간접차별을 초래할 가능성을 내 포하고 있는 규정도 적지 않다. 예컨대 공무원임용및시험시행규칙 제23조 승진심사 대상자의 직무수행능력등 그 적격성을 평가하기 위한 심사사항에 학력을 넣고 있 고, 헌법재판소공무원규칙 제33조나 동 규칙 제42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한 출 국금지여부에 관한 심사 결정을 하는 때에도 학력은 참작사항이다(출국금지업무처 리규칙 제10조). 더욱이 헌법재판소공무원규칙의 경우는 동 규칙 제57조에서 공무 원의 임용을 위한 각종시험에 있어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에 있는 경우를 제 외하고는 학력에 의한 제한을 두지 아니한다 고 규정하여 지원시 학력차별을 철폐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용과 승진에서는 여전히 학력을 평가대상으로 넣고 있어 다분

196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199 히 모순적이다. 4) 장애인에 대한 차별 현실에서도 장애인은 열등하다는 인식하에 배제하거나 불리한 대우를 하는 경우 가 흔한데, 법령상으로도 그런 예가 있다. 즉 수난구호법은 장애인은 수난구호업무 에서 제외시키고 있으며(제7조), 행형법상 심신미약자는 수형자 교육을 제외하고 있 고(제32조), 장애발생시 최저임금의 적용이 제외되며(최저임금법 제7조), 정신장애 나 신체질환자에 대해서는 인공임신중절이 허용되는(모자보건법 제14조) 것 등이다. 또한 정신장애인에 대해서는 각종 시설물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자격을 배제하기 도 한다. 즉 국립박물관전시품관람규칙 제8조는 정신장애인의 관람을 제한하고 있 으며, 공중위생관리법 제6조는 정신질환자를 이 미용사 자격의 결격사유로 규정하 고 있는 것이다. 5)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에 관한 현행법령의 가장 노골적인 경우는 연장자를 우대 하는 조항들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88조1항에 의 하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일 때에는 연장자를 당선인 으로 결정하게 되어 있고, 국회법 제112조 6항 역시 국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선거 에서 투표 결과 당선자가 없을 때에는 최고득표자와 차점자에 대하여 결선투표를 함으로써 다수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되, 그 경우에도 득표수가 같을 때에는 연장자 를 당선자로 하게 되어 있다. 또 방송법 제22조2항은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부위원장이 그 직무를 대행하며 위원장과 부위원장 이 모두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상임위원중 연장자의 순으로 그 직무를 대 행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법 제48조의 의장등 선거시의 의장직무대행 규정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 같은 규정들은 예전의 경로사상을 법제화한 것인지는 몰라도 작금에 있어서는 각각의 경우에 연장자를 우대하는 데 아무런 합리성을 찾 을 수 없는, 차별적인 조항이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공무원임용시험상의 연령제한, 공무원에 대한 계급정년과 연령정년

197 200 규정도 그를 정당화하기에는 조직관리라는 필요성만으로는 취약하며, 미성년자에게 는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 역시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이다. 그밖에, 근래 선거연령을 20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거니와 이는 상당히 정책적인 이유에 의한 규정이기는 하지만 보다 면밀한 검토 와 의견수렴이 요청된다. 6)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다음의 규정들이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에 의한 차별을 내포하고 있는 규정들의 예이지만, 국가보안법의 존재에서 보듯이,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에 따른 차별은 현 행법상 가히 정당화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가. 준법서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유형 예컨대 가석방심사등에관한규칙 제14조 제2항은 국가보안법위반, 집회및시위에관 한법률위반 등의 수형자에 대하여는 가석방 결정전에 출소 후 대한민국의 국법질서 를 준수하겠다는 준법서약서를 제출하게 하여 준법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하고 있으며, 귀휴시행규칙 제6조 제2항 역시 형법 제2편제1장 내란의 죄나 제2장 외환의 죄,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죄 기타 이에 준하는 죄를 범하였던 자로서 준 법서약을 한 자에 대하여는 그 준법 서약후의 동향에 대하여 특별한 고려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재소자의 사상을 심사함으로써 간접차별소지가 있는 유형 또 가석방심사등에관한규칙 제4조(신원관계의 심사사항), 귀휴시행규칙 제3조(신 원관계의 심사사항), 사회보호법시행규칙 제27조(가출소등의 결정기준) 등에서는 재 소자의 가석방 심사, 귀휴 심사, 가출소 심사 등에 있어서 사상과 신앙 등을 참작 하여 허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재소자의 사상을 기록하고 가석방 등에 서 심사기준으로 삼는 제도는 사실상 사상에 따른 차별을 결과할 수 있다.

198 제9장 소수자 관련 법 실태와 문제점 법에서의, 그리고 법을 통한 소수자 차별의 철폐 소수자의 법적 지위는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을 가늠하는 좋은 척도가 된다. 그 런데 앞서 본 것처럼 우리의 경우는 법에 의해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자행되거나 혹은 법의 외면이나 용인으로 인해 차별이 방치되고 있거니와, 이는 그 자체로 우 리 모두의 수치이자 상처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법령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함은 물론이거니와, 세부적인 영역에서 실효성있는 이행장치를 구비한 차별금지조항을 확보함으로써 법이 소수자 인권보장 에서 명실상부하게 사회의 규준으로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록 타자의 삶의 세세한 부분을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동일시하는 능력 21) 과 연대의식을 제고하는 노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의 미있는 한 부분은 될 수 있을 것이다. 21) 이유선, 리처드 로티 (서울: 이룸, 2003), 214쪽.

래를 북한에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했다든지, 남한의 반체제세력이 애창한다 든지 등등 여타의 이유를 들어 그 가요의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동시에 그 노래가 두 가지 필요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래를 북한에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했다든지, 남한의 반체제세력이 애창한다 든지 등등 여타의 이유를 들어 그 가요의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반민주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동시에 그 노래가 두 가지 필요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제2 발제문 임을 위한 행진곡 의 문제점 임 과 새 날 의 의미를 중심으로 양 동 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1. 머리말 어떤 노래가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기념식의 기념곡으로 지정되려면(혹은 지정 되지 않고 제창되려면) 두 가지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나는 그 가요(특히 가사)에 내포된 메시지가 기념하려는 사건의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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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를 위하여 1. 본 보고서의 각종 지표는 강원도, 정부 각부처, 기타 국내 주요 기관에서 생산 한 통계를 이용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각 통계표마다 그 출처를 주기하였음. 2. 일부 자료수치는 세목과 합계가 각각 반올림되었으므로 세목의 합이 합계와 일 치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 3. 통계표 및 도표의 내용 중에서 전년도판 수치와 일치되지 않는 것은 최근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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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 한소리.indd 제71호 2011.11.3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 한겨레신문 우리사주조합 (우)121-750 서울 마포구 공덕동 116-25 발행인_전종휘/ 편집인_길윤형 / 편집_김소민 본사광고 벌써 찬바람 종편 한파 가시화 10월 목표대비 84.7% 그쳐 작년 비해 5.3%p 하락 종편 잇단 판매설명회 등 영향 SBS MBC도 채비 언론노조, `1공영 1민영' 채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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