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이슈분석노동리뷰 2012년11월호pp.66~78 한국노동연구원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 박태주 ** 1) Ⅰ. 들어가는말 현대자동차 ( 이하현대차 ) 노사가 일 을냈다. 기업차원의실노동시간을단축하기위한수단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 의도입에합의를한것이다. D데이는 2013년 3월 4일로잡았다. 현대차합의의파급력은거셌다. 기아자동차가현대차와마찬가지로 2013년 3월부터주간연속 2교대제를실시하기로합의한건그러려니했지만한국GM에이어자동차부품회사 (1차협력사 ) 까지 2014년부터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하는등근무형태를바꾸기로합의하였다. 우리나라의대표적산업의하나인자동차산업이주간연속 2교대제로들썩인다고해도지나친말이아닐정도다. 현대차를진원지로삼은노동시간단축이다른완성차업체에이어협력업체등으로동심원처럼번져가는모양새다. 현대차에서주간연속 2교대제를논의한역사는 10년을넘는다. 1998년노조가정리해고의대안으로 7/7 교대제 ( 주35시간제 ) 를제안하였지만이는불황의피난처라는임시적인조치에지나지않았다. 2000년대에들어노조는조합원의건강권, 고령화, 안정적임금의확보, 해외생산의증대에따른국내물량의축소가능성등다양한배경에서노동시간의단축과야간노동의철폐를요구하고나섰다. 노사가주간연속 2교대제를실시하기로합의한것은 2005년이었다. 도입시기는 2009년 1월 1일, 그러나이합의는 2009년 9월로연기되었다가준비부족과노조집행부의사퇴등으로물거품이되고말았다. 2013년에근무형태의변경이이루어진다면노조가주간연속 2교대제를제안한지 13년, 노사가도 * 이글은한국노동연구원이발간예정인 ( 가제 ) 교대제와노동시간 에실릴원고가운데일부를수정한것이다. ** 고용노동연수원교수 (tipark07@hanmail.net). 66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입을합의한지 8년만에실현되는셈이다. 그간우리나라에서노동시간단축은입법활동이주도하여왔다. 근로기준법이개정되면서법정노동시간은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다시 40시간으로줄어들었다. 그러나근로기준법의개정에도불구하고근로시간에관한한기업들은 치외법권 을누려왔다. 그결과법정노동시간의단축은실노동시간의단축수단이라기보다는 임금인상의우회로 로바뀌고말았다. 노동시간에대해노동조합이침묵하면서노동시간은사용자의재량에맡겨지고법제도는외면하였다. 결국현대차에서장시간노동체제는규제의진공상태 (regulatory vacuum; Kodz, et al., 2003) 에서노사가담합한산물이었다. 현대차노사가주간연속 2교대제를합의하면서장시간노동을둘러싼노사담합체제를극복했다거나노조가임금으로부터자유로워졌다고주장할근거는없다. 그렇지만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는현대차노사가갖는산업적영향력과사회적상징성으로말미암아상당한파급효과를가질것으로보인다. 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이노동시간단축의 사회적신호탄 이라면그과정에서이루어진노사합의는일종의 사회적기준 으로작용할것이기때문이다. 이른바 경향설정적인단체협약 (trend-setting collective bargaining; Kodz et al., 2003) 인셈이다. 이러한점에서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은관심의대상이된다. 이글에서는현대차노사가 2012년 9월에합의한주간연속 2교대제의내용과그것이갖는의미, 그리고앞으로의과제를살펴본다 1). Ⅱ. 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 노동시간단축은말그대로노동시간을줄이는단순한문제가아니다. 거기에는물량을보전하기위한설비투자나인원의충원및배치전환, 그리고생산성의향상을위한노력등이뒤따른다. 임금의보전또한쟁점의하나라면여기에는노동시간과연계된임금항목의보전수준과보전방법, 그리고월급제로의전환등이포함된다. 그외에도식사시간의조정이나출퇴근문제도관심의대상이되지만원하청관계에미치는영향도간과하긴어렵다. Hartz(1996) 가기업차원에서의노동시간단축을 조용한혁명 (silent revolution) 이라고불렀을때는그것이기업의전반적인생산방식은물론경영의제반사항, 나아가노사관계에미치는영향이광범위하다는사실에바탕을두고있었다. 1) 현대차의노동시간실태와주간연속 2 교대제의논의경과는박태주 (2011) 참고. 이슈분석 _67
이슈분석 현대차노사가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하기로합의한것은 2012년 9월 5일이었으며, 주요한합의내용은근무형태및물량의보전, 임금의보전, M/H 기준 2) 의도입, 그리고도입시기등이었다. 1. 근무형태및물량의보전 근무형태는현재의 10/10 형태를 2016년 3월까지 8/8 형태로바꾸되그이전까지는 8/8+1 형태를시행하기로합의하였다. 물량을보전하기위해과도기적인형태로평일 1시간의연장근로 ( 잔업 ) 를인정한것이었다. 새로운근무형태는완성차부문 (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 뿐아니라 PT(Power Train; 엔진 변속기 소재공장 ) 부문과상시주간조 (1 교대제 ) 까지적용된다. 이경우 1조의근무시간은 6시 40분에서 15시 20분까지, 그리고 2조는 15시 20분부터다음날 01시 10분까지이고, 휴일근로 ( 특근 ) 는현행의 밤샘노동 체제 ( 토요일 17:00~ 일요일 08:00) 를유지하였다. 현대차가근무형태를결정하는과정에서핵심적인변수는물량 ( 생산능력 ) 의보전이었다. 현대차의노동시간단축은그것이호황기에진행된다는점에서물량의보전은회사로서는물러설수없는목표였다. 노조도이부분에대해서는이의를제기하지않았다. 생산량은생산성의향상과작업시간의추가를통해보전하기로합의하였다. 그결과생산성은현 402 UPH(unit per hour; 시간당생산대수 ) 에서 432 UPH 로 7.5% 상승되고작업시간은 185.8시간이추가된다. 추가되는작업시간에는근무시간바깥에서이루어지는 < 표 1> 현대자동차의 8/8+1 근무형태 ( 노사합의안 ) 1조 2조 06:40~08:40 노동시간 (2시간) 15:20~17:20 노동시간 (2시간) 08:40~08:50 휴게시간 (10분) 17:20~17:30 휴게시간 (10분) 08:50~10:40 노동시간 (1시간 50분 ) 17:30~19:30 노동시간 (2시간) 10:40~11:20 식사시간 (40분) 19:30~20:10 식사시간 (40분) 11:20~13:20 노동시간 (2시간) 20:10~22:20 노동시간 (2시간 10분 ) 13:20~13:30 휴게시간 (10분) 22:20~22:30 휴게시간 (10분) 13:30~15:20 노동시간 (1시간 50분 ) 22:30~00:00 노동시간 (1시간 30분 ) 00:00~01:10 연장근무 (1시간 10분 ) 2) M/H(man-hour) 란 3 년이상의숙련자가한시간동안할수있는작업분량을말한다. 그기준으로현대차는모답스 (MODAPTS: MODular Arrangement of Predetermined Time Standards) 를사용하고있으나노동조합은이를인정하지않고있다. 그리하여신차의투입이나배치전환의경우인원산정을둘러싸고노사간갈등요인이되어왔다. 68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조회와안전교육시간, 그리고평일 2조의연장근로 20분등이포함된다. 한편회사는병목공정을개선하고작업편의성을확보하기위해총 4,654억원을투자하기로합의하였다. 노조는강력하게공장의신설과인원의충원을통해보전할것을요구하였으나과잉설비 과잉생산의위기를우려하는목소리에묻히고말았다. 세계적으로자동차산업의경기가불확실한가운데유럽자동차산업에서는이미구조조정이시작된탓이었다. 이과정에서 8/8+1 형태로물량보전이어려운일부 PT 라인을어떻게할것인가가문제로대두되었다. 이와관련하여외부전문가로구성된노사자문위원회는 3교대제 (( 8/8+1 )+ 야간상시조 ) 를제안하였으나채택되지는않았다. 밤샘노동에대한조합원의거부감과휴일근로시간이줄어들지도모른다는우려가큰탓이었다. PT 부문의 3교대제도입이무산되면서추가고용이제한되는것은물론공급부족이발생할경우외주화가현실적인대안으로등장할것으로보인다. 2. 임금의보전 현대차노조가노동시간의단축을제기할때임금의보전은양보할수없는전제조건이었다. 2008년단체교섭에서는물량의보전과연계하여 10/10 수준의임금총액을 8/8+1 체제에서보전한다는사실과아울러월급제를실시한다는것이합의되었다. 노동시간을단축하면서노사가생산물량의보전과임금의보전을교환한것이라고할수있다. 임금과관련하여쟁점으로나타난지점은야간노동시간의감소에따른야간할증수당의보전여부와 UPH 상승분및추가작업시간에대한보전방안이었다. 노조는기존의야간할증수당은야간근로시간이줄어들더라도전액보전되어야한다고주장한반면, 회사는그것이법정수당인만큼수행되지않은야간노동에대한수당은보전할수없다는입장이었다. 한편시간당생산대수 (UPH) 의증가는노동강도의증대를동반한 항상적인 노동생산성의증가라는점에서, 그리고추가작업시간역시제도의변경을의미한다는점에서노동조합은통상임금의형태로보전되어야한다고주장하였다. 이에반해회사는변동급형태를선호하였다. 경기변동에따른물량의감소에대비하기위한조치였다. 결론적으로주간연속 2교대제근무자에대해야간할증수당은전액보전하고 UPH 증가분과추가작업시간은통상임금으로보상하기로합의되었다. 3. 표준 M/H 의도입 주간연속 2교대제를논의하는과정에서노사간일관되게쟁점을형성하였던지점은표준 M/H의도입여부였다. 회사는생산의효율화는물론인원의산정및배치전환을 이슈분석 _69
이슈분석 위해서도그기준이되는표준 M/H의수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는입장이었다. 신차가투입될경우인원협의가지연되면서양산계획이차질을빚는것을막기위해서도표준 M/H는필요하였다. 이에반해노조는표준 M/H가궁극적으로는노동강도의증대는물론여유인력을발생시킬것이라는점을들어도입자체를반대하였다. 더욱이신차투입에따른 인원교섭권 은대의원이가진현장권력의핵심이었다. M/H와관련된 2010년합의는 노사공동으로 M/H 위원회를구성하여 2011년 6월까지 M/H 산정기준과적정인원산정기준및세부시행방안을수립한다 는것이었다. 그러나이는이행되지못하였다. 노사가합의한 M/H 실측작업을현장의일부대의원이막고나선탓이었다. 한편현노조집행부는장기적으로 M/H 표준의필요성은인정하나이를주간연속 2교대제와연계시켜서는안된다는입장을고수하였다. 결국 노사는 2012년단체교섭체결이후노사공동 M/H위원회를구성하여 M/H 기준을수립하고, 8/8 근무형태도입시부터적용한다 로합의하였다. 표준 M/H와주간연속 2교대제의분리를주장하였던노조의요구가반영된것이다. 그런데물량을보전하는과정에서공장간 UPH의상승분이다르기때문에공장간노동강도의편차가발생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표준 M/H 와주간연속 2교대제의분리시킨다는것은배치전환을통해공장간노동강도를평준화시키는과정을밟지않겠다는것을의미한다. 노동강도를평가할수있는기준이없는탓이다 ( 실제로노사는배치전환은공장내라인간전환으로합의 ) 3). 이는결과적으로노조가 UPH 상승률이높은공장에서는신규충원을요구하는형태로나타날것이다. 4. 도입시기 언제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할것인가라는문제역시현대차노사가막판까지논란을벌였던지점이었다. 회사는준비기간을감안하여 2013년도입을주장한반면, 노조는현집행부의임기내에수정까지마무리하기위해서는 2012년도입이필요하다고주장하였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시행시기를결정하는관건은설비투자에필요한기간과협력업체의준비기간이었다. 먼저설비투자를위해서는약 10~12개월이필요하다는것이회사의입장이었다. 또한 1차협력업체를대상으로한조사에따르면대상업체의 20% 가 1 년이상의준비기간이필요하다고응답하였다 (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교대제노사 TFT, 2011). 시행시기와관련하여 노동의정치 역시간과할수는없었다. 노조집행부로서는임기 3) 그런데노사가인원을교섭할경우결국은기존의노동강도평가기준인모답스 (MODAPTS) 가비공식적인기준으로작용함으로써노조는그것을부정하면서도결과적으로는그것을수용할수밖에없는모순적인상황에놓이게된다. 70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중최대의과제로근무형태의변경을내걸고있었다. 게다가임기내에 (~2013년 9월 ) 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하지않으면근무형태의변경은또다시늦춰지거나심지어무산될수도있었다. 차기집행부의성격에따라달라지겠지만현황의파악에시간이걸리는데다새로운요구조건이나올경우얼마만큼의시간이더걸릴지는가늠하기조차어렵기때문이었다. 집행부의임기내에근무형태변경을마무리지으려면도입시기는 2013년 4 월을넘기기는어려운구조였다. 관례적으로볼때 5월부터는단체교섭이시작된다. 이처럼설비투자와협력업체의준비기간을감안한 현실적인과제 와노조의내부사정을감안한 노동의정치 가충돌하는과정에서고려할수있는것은 선 ( 先 ) 도입후 ( 後 ) 보완 이라는논리였다. 10년이상노사가이문제를논의하였다면현실적으로미흡한지점은나중에보완하더라도주간연속 2교대제의도입을우선하자는것이다. 노조와회사, 그리고협력업체의입장이어긋나는가운데노동조합의입장이채택되면서도입시기는결국 2013년 3월 4일로확정되었다. Ⅲ. 주간연속 2 교대제평가 주간연속 2교대제는다양한측면에서평가가가능하다. 이글에서는 노동시간의단축과장시간노동체제의유지, 물량보전과임금보전의교환, 그리고제한된고용효과, 단체교섭과법제도의상호보완형노동시간단축, 협력업체에대한무관심, 그리고 외부전문가의결합이라는측면을중심으로살펴본다. 1. 노동시간의단축과장시간노동체제의유지 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합의는그간논의만무성하였을뿐누구도 가보지못한길 을개척하였다는사실만으로도의미를갖는다. 이과정에서노동시간의단축은물론야간노동에대해사회적으로문제를제기하였다는점도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주간연속 2교대제의실현으로야간노동은축소되는데그쳤지만평일의밤샘노동은사라지게되었다. 그러면현대차에서주간연속 2교대제가가져오는노동시간의단축효과는얼마나될까? 여기에서는연간평균노동일을 230일 (46주) 로잡아평일의유급노동시간을중심으로살펴본다 ( 휴일근로, 즉특근은제외 ). 우선기존의 10/10 근무형태의경우주간조는 9 시간 50분, 야간조는 10시간을근무한다. 수요일은가정의날로주간조의연장근로는없 이슈분석 _71
이슈분석 다. 그렇다면현대차의평일노동시간은 2,238 시간이된다. 주간조의 1주노동시간 : 9.83 4+8=47.32시간야간조의 1주노동시간 : 10 5=50시간연간노동시간 : (47.32+50) 23( 주 )=2,238시간 8/8+1 근무형태로바뀔경우평일의노동시간은 1,974시간으로줄어든다. 주간조의 1주근로시간 :8 5=40 야간조의 1주근로시간 : 9.167 5=45.83 연간노동시간 : (40+45.83) 23( 주 )=1,974시간 따라서주간연속 2교대제로인해줄어드는노동시간은 264시간 (2,238시간 1,974시간) 이된다. 그런데노사합의에의해개인당연간약 50시간의작업시간이추가된다. 조회와안전교육시간, 그리고신정전일야간근로가여기에해당된다. 따라서현대차에서주간연속 2교대제의실시로줄어드는노동시간은개인별로는 210시간내외라고할수있다. 현대차의장시간노동체제를감안할경우주간연속 2교대제 ( 8/8+1 ) 를통한노동시간단축은그것이일거에이루어진다는점에서큰폭의단축이라고할수있다. 그러나주간연속 2교대제가도입되더라도기술직 ( 생산직 ) 노동자의평균노동시간은여전히 2,500시간대에육박한다. 이는현대차의경우주간연속 2교대제가도입되더라도노동시간의단축은여전히주요한과제로남는다는사실을의미한다. 2. 물량보전과임금보전의교환, 그리고제한된고용효과 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과정에서특징적인사실의하나는물량보전과임금보전이교환되었다는사실이다. 물량보전과임금보전을매개하는고리는생산성의향상이었다. 노동시간이단축됨에도불구하고노동생산성의제고와시간당임금의인상을교환함으로써단위노동비용 (unit labor cost) 은변화가없다. 단, 이경우인원충원은없는것으로가정된다. 결과적으로현대차가생산성을높여물량을보전한다는사실은노동시간단축의고용효과를제한하는형태로나타났다. 노동시간의단축이가져오는고용효과는생산성의변화, 노동비용의증가, 초과노동시간의사용등다양한요소에의해영향을받는다 ( 조윤기외, 2001). 생산성또는노동비용이증가하거나초과근로를활용하게되면노동시간단축에따른고용효과가줄어든다. 현대차의경우노동시간의단축과정에서고용효과는생산성의증가와추가노동시간의 72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확보, 휴일근로형태의유지, 그리고시간당임금의상승등에의해상쇄되었다고할수있다. 이는일차적으로현대차의생산성이낮다는사실에기인한다. 생산을효율화시킬여지가있는상황에서노동조합의임금보전압력이작용할경우기업은생산성증가와시간당임금의인상을교환하고신규채용은꺼리게된다 ( 윤진호, 2000). 그런데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가제한된노동시간단축효과와아울러제한된고용효과를낸이면에는그것이 임금에포박된노동시간단축프로그램 이라는사실이자리한다. 임금삭감에대한거부는말할나위도없지만휴일근로에서장시간 밤샘노동을유지한다거나연월차휴가의낮은소진율, PT 부문이나전주의트럭공장에서추가교대제도입의거부등은하나같이임금과연계된사항들이었다. 임금에대한우선적인고려가노동시간단축은물론고용효과까지줄인것이다. 3. 단체교섭과법제도의상호보완형노동시간단축 현대차의뿌리깊은장시간노동체제는국가의노동시간규제가취약한가운데사용자의비용절감전략과노동자의임금소득극대화전략이담합한결과라고할수있다 ( 박태주, 2009 참조 ). 그렇다면현대차노사는어떻게노사담합의장시간노동구조를깨뜨릴수있었을까? 여기에는내외부적인요인이함께작용한것으로보인다. 내부적으로는노사가이미 2003년주간연속 2교대제논의를시작하였고, 2005년에는그도입에합의까지하였다는사실을들수있다. 노조내부에서는 임금삭감없는노동시간단축 에대한조합원의강한압력이있어왔으며 2000년대에들어주간연속 2교대제는노조의핵심적인의제로자리매김하고있었다. 회사로서도근무형태변경이노사간의갈등이슈로등장한데다도입시기까지합의한마당에이를마냥늦출수있는상황은아니었다. 그런데장시간노동을둘러싼노사의담합구조를외부적인충격없이깨뜨린다는것은가능하지않았던것으로보인다. 외부적인요인으로서는우선 2011년 10월, 고용노동부 ( 이하고용부 ) 가실시한근로감독을들수있다. 고용부의근로감독결과완성차 5사모두근로기준법위반으로적발되었다. 특히현대차의경우전주의상용엔진 1공장은 39.0%, 상용엔진 2공장은 60.1% 의위반비율을보였다. 고용부의근로감독이이루어지고시정요구가강화됨에따라회사는주간연속 2교대제를통해노사간의핵심이슈는물론근로기준법위반문제도해결하겠다는의지를갖게된것으로보인다. 실제로현대차는고용부에 장시간근로개선계획서 를제출하면서 2013년까지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하겠다고밝혔다. 게다가고용부의근로기준법개정공언과정치권의법개정움직임은회사에대해노동시간단축을 피할수없는조치 로 이슈분석 _73
이슈분석 압박하였다. 이처럼법제도적인개입은장시간노동에대한사회적규제로작용하면서지지부진하였던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논의를활성화시킨주요한계기가되었다. 노동조합의측면에서봤을때주간연속 2교대제는임금보전과월급제를전제로하는노동시간단축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주간연속 2교대제가없는근로기준법준수 는임금의삭감을동반하는노동시간단축프로그램이될수있다. 만일그렇게된다면노조로서는 다잡은고기 를놓치고마는격이될것이다. 현대차의노동시간단축과정에서이처럼단체교섭과아울러외부적인충격이작용하였다는점은그것이프랑스식의법제도선도형도, 독일식의단체교섭선도형도아닌양자의상호보완형또는 외부적으로강요된자발성 (externally constrained voluntarism; Anxo et al., 2000) 에바탕을두고있다는사실을말한다. 4. 협력업체에대한무관심 현대차노사가주간연속 2교대제를논의하는단계에서심각하게검토하지않았던지점이면서도그도입에커다란걸림돌로나타날수있는부분은협력업체의대응능력이다. 협력업체들이제대로대응하지못할경우완성차업체의생산이차질을빚을수있기때문이다. 노동시간의단축과관련하여자동차부품회사들은이중적인충격에직면하고있다. 원청의노동시간단축및교대제의변경이그하나라면다른하나는근로기준법을통한강제이다. 후자에는근로기준법의준수뿐아니라관련법의개정까지포함된다. 현대차에납품하는협력업체들로서납품물량은줄일수있는변수가아니다. 물량을보전하는대표적인방법은설비투자와추가인원의투입, 그리고노동강도의증대를통한생산성의향상이라고할수있다. 그런데협력업체들은 1노동강도의증대는상대적으로높은부품업체의노동강도를감안할경우그여지가넓지않다. 2협력업체의경우재원의부족을경험하고있다는점에서설비투자는물론인원의충원도용이하지않다. 3 설비투자나인원의충원은하나같이납품단가의인상요인이되지만오히려납품단가인하 (CR: Cost Reduction) 가발생할수도있다. 그리고 4설비투자와인원충원을하기에는자동차산업의경기가불확실하다는사실등으로인해어려움을겪고있다. 게다가 5협력업체의노동조합은현대차의전례에따라임금의보전및월급제의실시를요구할것으로예상할수있다. 그런데협력업체노조들이임금보전을요구하더라도그조건은현대차와다르다. 현대차는생산성 (UPH) 의향상을전제로임금을보전하였다. 그런데협력업체는노동강도를높일여유가거의없을뿐더러납품물량을확보하기위해서는인원을충원할수밖에없다. 따라서협력업체들은인원의충원과임금보전이라 74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는이중적인인건비상승압력을받게된다. 마지막으로 6임금체계의변경, 즉월급제의이행은또다른노사의갈등요인이될수있다. 결론적으로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과정에서협력업체가납품체계를맞추지못하거나일정한수준의수익을확보하지못하면자동차부품업체의구조조정으로이어질수도있다. 현대차의근무형태변경은현대차의고유한결정사항이지만다른한편으로그것은사회적차원에서의근무형태결정이라는성격을갖는다. 그런데도현대차노사가협력업체를고려하지않은채자기들만의관점에서근무형태를결정하였다는점에서이는 원청기업 노사의횡포라고할수있다. 협력업체가원청회사의근무형태변경에제대로대응하지못할경우, 이는오히려완성차업체의근무형태변경에발목을잡을수도있다. 5. 외부전문가의결합 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의실현과정에서특이한사항은 2007년이래외부전문가들이결합하였다는사실이다. 이는전문위원회 (2007. 2~2008. 6: 12명 ) 와자문위원회 (2011. 1 ~ 현재 : 5명 ) 로나누어진다. 이들은교대제변경과정에서나타날수있는제반쟁점에대한전문적인연구와노사에대한교육, 그리고노사간의견의조정등을담당하였다. 이러한점에서노사와외부전문가로구성된 3자위원회는노사간의상설적인정책협의체이자 < 표 2> 자문위원회의견서와노사합의결과의비교 근무형태 자문위원회의견 8/8+1 형태의도입. 단일부 PT 라인은 3 교대제 (8/8+1)+ 상시야간조 ) 도입 노사합의 ( 완성차및 PT 부문 ) 8/8+1 형태의도입 (PT 부문은추후협의 ) 시행시기 2013 년 4 월 1 일 ( 아산공장조기시행 ) 2013 년 3 월 4 일 ( 노사합의로조기시행가능 ) 8/8 도입시기노사합의로결정 2016 년 3 월 물량보전 ( 완성차부문 ) UPH 향상및추가작업시간 UPH 향상및추가작업시간 추가작업시간 189.5 시간 185.8 시간 ( 잔업 20 분추가 ) 특근평일근무형태준용논의없음 야간 ( 심야 ) 할증수당보전보전 수당보전형태통상임금통상임금 M/H 8/8+1 도입이후적용 8/8 도입시부터적용 인원충원현인원기준현인원기준시행, 추후협의 전환배치공장간전환배치필요 ( 노동강도평준화 ) ( 공장내라인간배치전환 ) 상시주간조 8.5 시간 + 월급제 8.5 시간 + 월급제 전주트럭공장주간연속 2 교대제시행해당부문노사간별도협의추진 협력업체 ( 가칭 ) 자동차산업교대제개선위원회구성논의없음 이슈분석 _75
이슈분석 기업차원의사회적대화 ( 박준식, 2006 참고 ) 라는의미를지닌다. 이를통해자문위원회는주간연속 2교대제와월급제실현을위한촉진자 (facilitator) 이자조정자 (coordinator) 로서기능하였다고할수있다. 특히 2012년교섭과정에서자문위원회는노사의요청에의거, 두차례의의견을제시하여단체교섭의타결을직접적으로지원하였다. < 표 2> 는자문위원회의의견과노사합의결과를비교한것이다. Ⅳ. 맺음말 현대차노사가주간연속 2교대제를타결지었다고는하나남아있는과제는여전히만만찮다. 우선노사는내년 4월에인원충원을논의하기로합의하여두고있다. 회사는생산성향상이임금으로보전되는만큼원칙적으로인원충원은없다는입장이다. 반면에노조는증대된노동강도를완화하기위해서는인원충원이불가피하다고주장하고있다. 따라서기존의주장들이 2013년단체교섭을앞두고다시충돌할가능성은여전히남아있다. 생산과임금을중심에놓고논의를진행하다보니여가와삶의질에대한관심이뒤로밀리고말았다는점도우려되는지점이다. 가령 1조가오후 3시 20분에작업을마치면그이후의시간을어떻게활용할것인지는코앞에닥친문제이다. 사람들이돈을버는데는효율적일지모르지만자유시간이나여가를재미있고보람되게사용하는능력은제대로배운바가없다. 술을마실까, 아니면기껏시간때우기로 TV나시청할까, 또는해당지역의경제지도가바뀌지는않을까등에대해노사누구도해답을갖고있지않다. 게다가새벽 5시경에일어나고 (1조) 새벽 1시 10분에작업이끝나면 (2조) 가족들과는생활시간대가엇갈린다. 노동시간이단축되면남성의가사참여가늘어날지도알수없는일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가실현되더라도현대차의장시간노동체제는여전히해소되어야할과제로남는다. 이경우휴일근로시간을어떻게줄이는가가현안과제가된다. 그간보상을노려사용을꺼려왔던연월차휴가를소진하는일도마찬가지다 4). 작업장에서노사의 4) 2003 년근로기준법의개정으로주 40 시간제가도입되면서월차휴가가폐지되고연차휴가는 25 일을상한으로제한되었다. 그러나현대차에서는연월차휴가제도가그대로유지되고있다. 2010 년현대차노동자들은평균 38.6 일의연월차휴가가운데 11.1 일을사용하는데그쳐휴가사용률은 30% 에도미치지못한다. 그런데노조는 2011 년단체교섭에서미사용휴가에대한보상기준을통상임금의 100% 에서 150% 로높이는요구안을관철시켰다. 76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 교대제의합의내용과평가 담합으로제도외의노동이이루어질수도있다. 예를들어 01시 10분에작업이끝나고추가연장을하는일이그것이다 ( 이를현장에서는 뻗치기 라고부른다 ). 노동시간을단축하려는노사의의지가어느때보다중요한이유이다. 2016년 3월에도입하기로합의한 8/8 근무형태에대한논의도미룰수없다. 현대차에서 8/8 근무형태를도입한다는것은 8/8+1 형태에서연장근로 1시간을줄이는것만을의미하지는않는다. 그것은자동차업체에서바람직한근무형태모델을정립하는것을의미하며, 이는 8시간노동제의확립이외에도가동시간과노동시간의분리, 그리고유연성의확장등을통한 유연 3교대제 의확립이라는과제를포함한다. 40년전전태일열사는사람은기계가아니라고외쳤다. 그러나노동조합이노동시간에대해침묵하는가운데노동자들은일하는기계로바뀌었다. 이러한상황에서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는노동시간단축을향한긴여정에서한획을긋는일이라고할수있다. 노동시간단축은삶의목적을 노동을통한돈벌이 에서 인간다운삶의실현 으로재규정하는일이다. 또한그것은과로사와실업으로노동시간이양극화되는사회에서 함께살기 라는사회적연대의가치를실현시키는길이기도하다. 이러한점에서현대차의주간연속 2교대제는절반의성공에지나지않는다. < 참고문헌 > 박준식 (2006), 현대자동차와고용체제의미래, 현대자동차노사관계진단과대안, 한국노동교육원. 박태주 (2009), 현대자동차장시간노동체제와 주간연속 2교대제 에대한시사점, 동향과전망 76. (2011),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교대제, 어디까지왔나, 노동리뷰 8월호, 한국노동연구원. 윤진호 (2000), 노동시간단축과업무공유제에대한연구, 경상논집 14(1), 인하대학교산업경제연구소. 조윤기 배규한 (2001), 노동조합이근로시간및초과근로수당에미치는효과분석, 한국동서경제연구 12(2), 한국동서경제학회. 현대자동차주간연속 2교대노사TFT(2011), 근무형태변경관련직서열협력사설문조사결과 8월. Anxo, D. and J. O'Reilly(2000), Working-time Regimes and Transitions in Comparative 이슈분석 _77
이슈분석 Perspective, O'Reilly, J. et al. (eds.), Working-Time Changes: Social Integration Through Transitional Labour Markets, Cheltenham: Edward Elgar. Kodz, J. et al.(2003), Working Long Hours: A Review of the Evidence 1, Main Report, 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United Kingdom. Hartz, P.(1996), The Company That Breathes: Every Job has a Customer, Berlin: Springer. 78_ 노동리뷰 2012 년 11 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