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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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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법파견에 고의가 있었는지 피고인들이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GM대우와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행하여진 근로관계가 파견근 로자보호법에 반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2심 판결문에서는 GM대우와 협력업체들이 불법 파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일환으로 도급비 지급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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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이메일출력물의증거능력에관한피고인들의상고이유에대하여피고인아닌자가작성한진술서등이공판준비나공판기일에서그작성자의진술에의하여진정성립이증명되지않았음에도형사소송법제314조에의하여증거능력이인정되려면, 그작성자가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밖에이에준하는사유로인하여진술할수없는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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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알고기사쓰기 78 언론소송 법리는비교적단순, 결론은그때그때달라 2011 년언론보도관련주요판결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정책연구팀장 변호사 2011 년에도언론보도와관련된많은판결들이각급법원에서선고됐다. 법리적으로특별한것은없었지만사회적인파장이큰사건들은제법되었던것같다. MBC PD 수첩 관련대법원판결이그러하고안기부 X파일판결, 정용진신세계부회장의사생활침해관련판결, 여자아나운서와관련된발언으로인해여전히구설수에오르내리고있는강용석의원관련판결, 그리고한명숙전국무총리판결등이모두굵직한이슈였다. 언론소송의특징이있다면법리는비교적단순하지만결론은 그때그때다르다 는것이다. 그래서몇개의판결결과를두고법원이언론의자유에손들어줬다느니, 인격권에보다우월한가치를뒀다 느니평가하는것은적절치못하다. 그래서 2011 한해법원의언론보도관련판결경향에대한전체적인평가는생략하고, 몇가지의미있는판결을간단히소개하고자한다. 신문제목명예훼손, 본문과함께봐야 1) 신문기사의명예훼손여부는특별한사정이없는한제목만을따로떼어본문과별개로다루어서는아니되고, 제목과본문을포함한기사전체의취지를전체적으로파악하여야한다. ( 서울고등법원 2011. 1. 19. 선고 2009 나98623,98630 판결 ) 2009 년 1월 29 일과 30 일파이낸셜뉴스는 < 남양 089

유업 멜라민분유 수출파문 > 제하의기사를자사홈페이지와지면에게재했다. 기사의내용인즉 남양유업이멜라민검출이의심돼국내유통이중단된분유를베트남에수출한것으로밝혀져파문이예상된다 는것이었다. 남양유업측은자신들이수출한분유는멜라민함유제품이아님에도불구하고파이낸셜뉴스기사에서 멜라민분유 또는 폐기제품 인것처럼허위보도함으로써회사의명예가훼손됐다며소송을제기했다. 1심에서는 분유에서멜라민이검출되지않았으므로남양유업의분유는멜라민으로인한위험성이없는것 이라며정정보도와함께언론소송에서는이례적이라할수있는 2억 7,000만원의손해배상금을인정하는원고일부승소판결을내렸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 9. 29. 선고 2009 가합2126, 2133 판결 ). 그러나파이낸셜뉴스의항소로개시된 2심판결에서법원은 1심의결론을깨고 1 차로수입한원료로만든분유에서멜라민이검출되지않았다하더라도약 40 일뒤수입된같은물질에서멜라민이나왔고, 남양유업이식약청검사하루전에 1차수입분을모두소진한점등을고려하면멜라민함유의심에서자유로울수없다 며원고패소판결을내렸다. 이사건을돌이켜보면파이낸셜뉴스기사제목에 멜라민분유 내지 폐기제품 과같은다소단정적이거나과장된표현이포함돼있었던점이화근이었다. 엄밀하게말하면 멜라민검출이의심되는분유 내지 국내에서유통을중단한제품 이라고만표현했어야했다. 그렇다면 멜라민검출이의심되는분유 를그냥 멜라민분유 라고썼거나 국내에서유통을중단한제품 을 폐기제품 이라고쓴기사는 허위의기사인가? 법원은이러한차이에대해 본문내용을압축 강조하거나수사적으로표현한것에불과하다 고보아허위로판단하지않았다. 물론이러한판단배경에는해당표현들이기사제목에사용됐다는점이고려됐을것이다. 기사제목은본문의내용을압축적으로보여줘야하고, 독자들의주목을끌수있도록어느정도수사적강조법사용이허용된다. 이러한법리는어디까지나기사제목에한해허용되는것일수있으므로과장된표현을기사본문에서도사용하는것은여전히주의해야할일이다. 실명상세보도 는위법해당할수도 2) 비실명요약보도의형태로도공익적효과를충분히달성할수있었다면실명과구체적인대화내용의공개는위법하다. (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6도 8839 판결 ) 1997 년 12월제15 대대통령선거를앞두고분주한곳은정치권만이아니었다. 같은해 4월과 9월, 그리고 10 월당시삼성그룹회장비서실장과중앙일보사장은서울시내한호텔식당에서만나여야대선후보에대한삼성그룹측의정치자금지원문제, 정치인과검찰고위관계자에대한이른바추석떡값지원문제를논의했다. 그로부터 8년뒤인 2005 년이은밀한대화가 MBC 보도를통해세상에공개된다. 충격적이게도 1997 년당시의대화가국가정보기관에의해도청되었던것이다. 도청자료, 즉녹음테이프와녹취록은그야말로도청이라는독나무에달린열매였다. 그러나그동안소문만무성했던권력과자본의유착을증명할수있다는점에서너무나매력적이었다. 이독이든 090 신문과방송 2012.01

MBC는 안기부 X파일 사건을다루면서당사자들의실명을공개했을뿐만아니라불법도청의결과물이라할수있는녹음테이프의대화내용을직접인용했다. 비실명요약보도 만으로공익적목적을충분히달성할수있다면 실명상세보도 는위법할수있다는것이대법원판결의요지이다. 열매를입수하게된 MBC 로서는고민하지않을수없었다. 이로인해 2005 년초도청자료를확보하고그진정성까지확인했음에도불구하고다시몇개월의시간이흘렀다. 그사이언론계에서는 MBC 가 안기부 X파일 을입수했다는소문이퍼졌고 MBC 는침묵을깨고도청자료를공개해야한다는분위기가형성됐다. 7월이되자몇몇중앙일간지들도도청자료의존재와내용에관해비실명요약보도형식으로관련기사를게재했다. 마침내 MBC 는도청자료를보도하기로결정했다. 방송이나가기직전돌연문제의대화당사자들이 MBC 를상대로방송금지가처분을신청했고법원은 녹음테이프원음을직접방송하거나대화내용을그대로인용하거나당사자들의실명을직접거론하지말것 을내용으로하는가처분결정을내렸다. 가처분결정이내려진당일인 2005 년 7월 21 일, 마침내 MBC 는 9 시뉴스데스크 시간에 안기부 X파일 관련보도를내보냈다. 이날보도에서 MBC 가주로다룬사항은 모중앙일간지사주와대기업고위관계자간의대화가담긴녹음테이프를 MBC 에서입수했다는것, 위녹음테이프에는해당대기업이 1997 년대선당시여야후보진영에로비를하고고액의추석떡값을보낼정치인및검찰고위관계자들의리스트를검토하는내용이담겨있다는것 등이었다. 그러나 MBC의보도는여기서멈추지않았다. 다 음날인 7월 22일부터 MBC 는후속보도로도청자료를입수하게된경위를비롯해녹음테이프에수록된내용을대선자금제공, 여야로비, 검찰고위인사관리등으로세분해상세히보도하면서대화당사자의실명은물론로비내지는관리대상으로언급된관련인사들의이름까지공개했다. 녹음테이프의원음을방송에내보내지는않았지만가처분결정에서금지한대화내용의직접인용까지도감행했다. 결국취재기자 ( 이상호 ) 에대한검찰의수사와형사재판이열렸다. 1심법원은이상호기자에게무죄를선고했으나 2심법원은유죄를인정했다 (2006 노1725). 그리고피고인측의상고로열린 3심재판에서대법원은상고를기각함으로써유죄를확정지었다. 재벌과언론의부당거래가어떻게공적관심사가아니냐며대대적인비판을받은이사건에서대법원이주로관심을가지고살펴본것은 보도방식 이었다. 판결문에 비실명요약보도 라는표현이자주등장하는데, 대법원은왜 MBC 가 비실명요약보도 에그치지않았는지를거듭묻고있다. 즉 이사건보도가국가기관의조직적인불법녹음행위를폭로하고아울러재계와언론, 정치권등의유착관계를고발하여 공익적인측면이있음을부인할수는없다. 그러나앞에서본것처럼이와같은공익적효과는비실명요약보도의형태로도충분히달성 091

할수있었을뿐만아니라이사건대화의내용이이를공개하지아니하면공익에중대한침해가발생할가능성이현저한비상한공적관심의대상이된다고보기도어려운이상이사건대화당사자들에대하여그실명과구체적인대화내용의공개로인한불이익의감수를요구할수는없다고할것 이라고보았다. 안기부 X파일 사건을다룬언론사는 MBC 만이아니다. 몇몇중앙일간지들도 MBC 보도에앞서관련기사를내보냈다. 이들과 MBC 의차이점이라고한다면, 후자는당사자들의실명을공개했을뿐만아니라불법도청의결과물이라할수있는녹음테이프의대화내용을직접인용했다는것이고, 전자는비실명요약보도를했다는것이다. 그렇다면핵심은사안자체가공적관심의대상에해당되는지가아니라사안을어떻게보도할것인지였다고할수있다. 비실명요약보도 만으로공익적목적을충분히달성할수있다면 실명상세보도 는위법할수있다는것이이번판결의요지인것이다. 논쟁적주제보도시단정적어투는조심 3) 언론이논쟁적인주제에관한과학적연구를단정적으로보도하였다면그과학적사실에관한언론보도는진실하지아니한것이라고할것이다. ( 대법원 2011. 9. 2. 선고 2009 다52649 판결 ) 2008 년 4월 29 일 MBC 는 PD 수첩 프로그램을통해 미국산쇠고기, 광우병에서안전한가? 편을방송함으로써미국산쇠고기의안전성문제를공론화했다. 방송의주된취지는미국산쇠고기수입위생조건의불리한개정으로인해국내에수입할수 있게된미국산쇠고기로인해국민의생명과건강이위협받고있다는것이었다. 보도는엄청난사회적반향과더불어각종민 형사소송을초래했다. 재판은대체적으로 MBC 측에유리한방향으로흘러갔지만, 농림수산식품부가제기한정정및반론보도청구소송에서는 MBC 의책임을일부인정하는판결이연거푸선고됐다. 마침내 2011 년 9월 2일대법원에서관련재판에사실상종지부를찍는두건의판결이선고됐다. 형사재판은무죄였고, 민사재판역시대부분의쟁점에서 MBC 의주장이인용됐다. 특히대법원은항소심이정정보도를명했던세가지쟁점중두가지 ( 미국에서인간광우병이발생할경우우리정부의대응조치에관한부분및미국산쇠고기수입위생조건합의와관련한우리정부의협상태도에관한부분 ) 에대해정정보도가필요없다는취지의판결을내렸다. 결과적으로대법원은하나의쟁점에대해서만보도의허위성을인정했다. 그것은이번사건에서논란의중심이됐던우리나라사람들이광우병에특히취약한지였다. 이쟁점은서로대립하는증거들간의신빙성싸움이었다고할수있다. MBC가근거로내세운것은영국인인간광우병환자들중 95.5% 정도가엠엠형유전자를가지고있다는조사결과였다. 이러한조사결과의신빙성을흔드는또다른연구결과내지우리나라의료전문기관들의견해가농림부에의해제시됐다. 이에대법원은 현재까지의과학수준이나연구성과에의하여논쟁적인과학적사실의진위가어느쪽으로든증명되지아니한상태에있음이분명하고, 아직그러한상태에있다는것이학계에서일반적 보편적으로받아들여지고있는경우언론이논쟁적인주장에관한과학적연구에근거하 092 신문과방송 2012.01

유명인의사생활은과연어디까지공개할수있는지항상논란이되곤한다. 데이트장면등에관한세부적묘사, 즉현장분위기나배우자옷차림에대한세부묘사, 이를촬영한사진들에관해서는 단순한호기심의대상이될수는있을지라도그자체로공중의정당한관심사에해당한다고단정하기는어렵다 고하여위법하다고보았다. 여그과학적연구의한계나아직그진위가밝혀지지아니한상태라는점에관한언급없이그과학적연구에서주장된바를과학적사실로서단정적으로보도하였다면그과학적사실에관한언론보도는진실하지아니한것이라고할것 이라며보도의허위성을인정했다. 법원은그동안공적사안에대해 중요한부분이사실과부합하면허위로보지않는다 고판단해왔다. 이러한입장이왜위사건에서는적용되지않았는지아쉬운점이많다. 대법원의판시사항대로라면논쟁적주제를보도할경우단정적인어투는자제할필요가있겠다. 공인사생활, 어디까지공개할수있나 4) 공적인물이라도상견례나데이트현장의구체적인분위기, 옷차림에대한보도나지속적인사진촬영과그결과물은위법하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0. 12. 선고 2011 가합 44370 판결 ) 2011년 4월 21 일한인터넷신문에서는 [ 단독 ] 정용진, 극비상견례포착 신세계로열패밀리총출동 제하의기사를비롯한총 6개의기사를통해정용진신세계그룹부회장의상견례및결혼관련보도를내보냈다. 모욕적인내용도아니고, 유명인의열애나결혼관련기사가가십거리로심심찮게보도되는현실을감안하면일상적인보도일수도 있다. 그러나정용진부회장측은해당언론사를상대로관련사진의삭제와초상권및사생활침해에따른위자료를요구하는소송을제기했다. 유명인의사생활은과연어디까지공개할수있는지항상논란이되곤한다. 이런와중에이사건을맡은재판부는문제의보도를크게두부분으로나누어위법성을판단했다. 먼저결혼예정사실등에관한일반적보도부분이다. 이에관해법원은정용진부회장의사회적지위, 대중적영향력등을고려할때 위와같은대중적관심자체를일부사람들의단순한흥미내지는호기심의대상에불과한것으로단정하기는어렵다 고보았다. 그래서상견례사실, 결혼계획에대한일반적인사항, 거주할신혼집의현황에관한사항, 신부에대한기본적정보 ( 성명, 초상, 경력등 ) 에대한보도는위법하지않다고판단했다. 그러나상견례및데이트장면등에관한세부적묘사부분, 즉현장의구체적인분위기나배우자의옷차림에대한세부적인묘사, 이를촬영한사진들에관해서는 일부사람들의단순한호기심의대상이될수는있을지라도그자체로공중의정당한관심사에해당한다고단정하기는어렵다 고하여위법하다고보았다. 비록하급심이기는하지만공적인물의사생활중공개가능한영역과불가한영역을세밀히구분했다는점에서나름의미있는판결이라할수있다. 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