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운영위원 윤선희 작년에 이어서 올해까지 휴일이 얼마 없어 괴로워했는데, 뜻하지 않게 6월에 휴일이 생겼다. 바 로 6.2 지방선거날이다. 휴일이 많았던들 하루 더 쉬라는데 즐겁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 시 회사 동료들과 어떤 약속을 잡다가 6월 2일에 하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나보다 어 린 한 친구가 하긴, 어차피 투표도 안하는데. 라고 했다. 그 상황에서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 도 계속 그 말이 남았다. 아마도 그 친구는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자신과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일이다. 또는 내가 한 표를 행사하든 안하든 결과는 똑같을 거라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자리에서 촛불시위에 대해 한 발언이 기사에 올랐다. 지난 2008년 미국 쇠고기수입과 관련한 촛불시위에 대해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 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 고 말한 것이다. 촛불집회 당시 두 번이나 머리 숙여 대국민사죄를 했던 그였다. 그리고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사과를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버린 것이다. 국민들을 얕잡아 보지 않고는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 해보면 그런 대통령을 뽑은 것이 바로 우리들이었다. 경제대통령 이란 문구 하나에 이명박이 저지 른 수십가지의 범죄기록은 묻혀 버렸다.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큰 타격이 될 줄 알았던 BBK 사건 역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데에 별 타격을 주지 못했다. BBK사건은 피해액이 600억원 규모에, 피 해자는 5만2천명에 달했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주가조작 사기를 쳐 민중경제를 파탄에 빠뜨린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국민들은 경제사범을 경제대통령으로 만들 었다. 이명박이 보기에도 국민들이 참 우스워 보일게다. 다시 투표 이야기로 돌아가고 싶다. 당선당시 이명박이 얻은 득표율을 조사해보니 48.7%였다. 하 지만 투표율은 62.9%였으므로 총 유권자 대비로는 30.7%에 지나지 않는다. 대통령 선거기에 그렇 지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0%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20대의 투표율은 2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럴 줄 알았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거리로 나왔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보며, 잠시 이 사람들 이 정말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그 국민들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역시나 대부분은 이명박을 뽑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본의 아니게 이명박이 대 통령에 오르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은...? 의외로 많을 것 같다.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유는 있을 것이다. 우선, 내 친구처럼 정치는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라 안 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를 뽑든 어차피 다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한 정치적 불신에 대해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 중에 조금이라도 나은 놈을 골라야 하는 게 아닐까? 투표를 한다 고 해서 반드시 나아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투표를 안해서 나아지는 것도 없지 않은가. 2 도르라미
투표를 하는 사람들 중에도 간혹 아무 의미 없이 한 표를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딱 히 믿음도 없으면서 특정종교로 대동단결 하자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거나, 허무맹랑한 공약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싶어 했던 사기꾼 허씨에게 한 표를 던지곤 하는 사람들이다. 이것도 마찬가 지로 유력후보들에 대한 정치적 불신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유머와 해학으로 승화시키려 는 시도는 좋았으나, 겨우 한 표라고 해서 허망한 웃음으로 날려 버릴 정도로 투표권이 하찮은 것 이었나? 혹은 꼭 당선될 사람을 찍는 사람도 있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오지선다에서 정답을 찍듯이 대통 령에 당선될 사람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인지, 그저 다수에 속해 있어야만 마음이 놓이는 군중 심리의 발로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선거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재미로 접근하는 것만이 국민들이 가진 정치적 불만을 표출 하는 길은 아닌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투표를 할 때 각자의 관심사와 생활과 관련 된 내용에 대해 어떤 입장과 어떤 공약을 내걸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는건 어떨까? 무상급식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급식관련 공약을 살펴보고, 4대강 살리기(?)가 정말 잔인한 행위라 생각한다 면 4대강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투표라는 대리 행위 하나로 인해 정치가 잘 되고 우리들의 삶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내세웠던 정책이 잘 실현되고 있는지도 감 시해야 하고,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도 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결국은 기득권층에서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보니 그 중에서 선택되어지는 현 실적인 문제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의 대의제가 가진 한계와 절차적인 민주주의만이 강 조되는 현실에서 소수자의 권리는 존중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까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근대 유럽 사람들은 투표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노동자들, 노예들, 여성들까지 투표권을 갖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투표권을 얻기 위해 피를 흘린 역사를 기억해야 하고 그네들의 투쟁에 감 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느 선거 때보다 투표 를 하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이 아닌 가 싶다. 6월 2일, 휴일의 본래 취지를 생각해서라도 잠깐 시간 내어 자기가 지지하는 -혹은 덜 나 쁜- 후보에게 한 표를 던져보자. 모두가 소신 있는 한 표를 행사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 하지 않은가? 또한 이번 지방선거로 우리 동네의 현안에, 내가 사는 곳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이 계기의 발전은, 4년에 한 번 있는 투표 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지역현 안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진짜 정치행위 일 것이다. 그렇다면, 망부석처럼 다음 선거의 투표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가련한 목소리가, 진정 자신 있고 강하게 변할 것이라 믿는다. 5월호 3
운영위원회 소식 9차 운영위원회가 4/26에 열렸습니다. 4월 소식지 제작 이후에 진행되어 이번 소식지에 싣 게 되었습니다. 9차 운영위에서는 5월 사업계획으로 동영상 제작기초 강좌, 지방자치제도 강 좌, 페미니즘 영화보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6월부터 시작할 워크숍 주제를 생태환 경 으로 하고, 기획국에서 참가자 모집과 기초 자료 준비 등을 진행키로 하였습니다. 11호 소식지는 노동절이 있는 달이니만큼, 노동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기획하기로 했습니다. 또 센터 홍보를 위해 리플렛 초안을 만들어 의견을 수렴했고, 현재는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이 번 소식지와 함께 받아 보실 수 있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십시일반을 널리 홍보해 주세요^^ 10차 운영위인 5월 운영위원회는 센터의 사업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6/3(목)에 진행하 게 되었습니다. 안건은 5월 사업 보고와 6월 사업계획을 심의할 예정입니다. 요가강좌 마무리 요가 강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강좌 는 8강으로 진행했는데, 1 기본체위로 고양이자세 3가지, 활체, 삼각체위, 서서전굴, 다리벌려 전굴, 영웅자세 등 2 술 빨리 깨는 체위에서는 비틀기 자세, 무릎 꿇고 비틀기, 쟁기자세, 역물구나무, 아치자세 등 3 하체근력 강화체위에서는 상체전굴 변형, 옆으로 늘리기, 박쥐, 뒤로 다리들기 등을 배웠습니다. 그 외 에도 4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서 하면 좋은 자세 5 평형감각을 키워주는 자세 6 골반균형에 좋은 자세 7 폐기능을 개선하는 자세를 배웠고, 마지막 강의에서는 중요자세를 중심으로 복 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가를 배우게 되면 유연성의 중요함과 연습하면 가능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에요. 많은 분들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 으면 합니다. 다음 요가강좌는 여름 더위가 지나가면 다시 시작됩니다. 4 도르라미
자원활동 다녀왔어요 마침 자원 활동 가는 날이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샤미나드의 집 차원에서는 요양 중인 어르 신들과 그 가족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공연도 보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행사가 있었는데, 공교롭게 올해도 어버이날에 가게 되어 주방일 부터, 음식서빙, 뒷정리 등 평소의 자원 활동에 비해 무척 바쁜 일정이었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 의 밝아진 얼굴을 보니 행복했습니다. 직접민주주의를 향한 도전, 지방자치제도 강좌 진행 중 무상급식, 4대강 사업 등 민중들의 정서와 큰 차이를 보이 는 MB정부를 보면서 대의제의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민중 주권의 민주주의를 고 민해보는 기획 강좌 지방자치제도와 친해지기 가 총 3강좌로 진행되어 5/28에 마무리됩니다. 교안은 자료실에 오를 예정이니 교육에 참가하지 못하신 분들은 꼭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교안보다 자세한 자료집을 만들 예정이며 이 또한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지자체 팀이 인하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같은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와 학생들이 우리의 일상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고 세상을 바꾸기 위 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5월호 5
여성주의 영화보기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여성주의 영화보기를 진행 하였습니다. 5월 12일에는 여자, 정혜 를 십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보고, 뒤풀이에서 열심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 었습니다. 성폭행 피해생존자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영화로 성폭력의 경험이 개인에게 어떤 영 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회원들은 시간이 되실 때,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잔잔한 영화이다보니 너무 피곤할 때만 피하면 괜찮을 거에요.^^ 26일에는 개 같은 날의 오후 를 볼 예정입니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이야기 거리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여자, 정혜 를 보면서 조금 지루해하신 분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개 같은 날의 오후 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동영상 제작 기초 강좌 진행 중 동영상 제작 기초강좌가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 강좌에서는 퍼블릭 엑세스(미디어에 대한 대중 참여)에 대한 이해와 영상제작 전반 과정에 대해 배웠습니다. 두 번째 강좌에서는 영상에 대한 이해와 여러 가지 촬영 기법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카메라 앵글의 높이에 따라 촬영 방식에 따라 모두 감독의 의도가 들어 있는 것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수강생들이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영상을 기획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3번째 강좌에서는 기존 천연세제 만들기의 사진을 가지고 자막과 배경음악을 넣어 천연 세제 만들기 소개 영상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함께 보았습니다. 역시 배우고 나면 정말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수강생들이 기획하여 촬영하고 있는 사진 혹은 영상으로 편집을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노동자대회 참가 12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인천에서도 별도로 열렸지만, 서울의 큰 대회를 보러 가자는 의견이 많아 여의도에서 열린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노동자, 시 민, 학생들이 모여 MB 정권의 노동자탄압, 4대강 사업, 민주주의의 후퇴 등을 걱정하며, 이를 막아내기 위한 행동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에는 파업 중이었던 MBC 노조를 응원하기 위해 그곳으로 갔습니다. 우리 십시일반 회원들은 행사가 끝난 이후 모처럼 서울에서 맛난 저녁을 먹으며 서로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올 11월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노 동자대회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6 도르라미
대표 한상우 노동이 인류에게 준 것은... 아마도 인류의 선조들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며 만물의 영장으로 지구를 정복(!)해 살아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게다. 사람보다 크고, 힘도 세고, 빠르고, 또한 날카로운 발톱이나 부 리를 가지고 있고, 날 수도 있으며, 맹독도 가지고 있는 짐승들을 인간이 동물원이라는 우리에 가두어 두고 눈요기 감으로 삼아 살아갈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게다. 왜냐하면 인간은 힘으로만 따지면 결코 동물 세계에서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동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이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원천의 하나는 직립보행 이라는 육체적 진화 덕분 일 것이다. 직립 보행은 인간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으며, 이를 통해 뇌하수체의 발달을 통한 지능의 발달을 가져왔고, 머리를 세울 수 있는 받침대인 목의 발달은 성대의 발달 을 통해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져왔고, 결국 지식의 축적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인간이 지구를 정복할 힘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인간만큼 뇌가 발달하거나 도구를 쓰거나 하는 동물들은 많다. 인간이 지금의 힘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것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동물들과 다르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자연 안 에서 자연의 법칙과 본능에 따라 사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자연에 대립적인 새로운 형태의 사 회를 구축해 살아왔다. 이러한 사회의 구성과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사 회적 노동 이다. 즉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신만을 위해 노동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동이 사 회적 노동으로 발휘되어, 사회 전체의 발전과 연결된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가는 노동이었다. 이를 통해 나약한 인간은 지식과 힘을 함께 나누며, 개인의 부족함을 서 로의 연대, 협동을 통해 극복하고 지금의 역사를 만들어 올 수 있었다. 5월호 7
지금 우리에게 노동은... 이처럼 사회적 노동은 나약한 인간이 개인적 한계를 극복하며 작금의 문명을 가능케 해주었 다. 하지만 이러한 노동의 중요성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러서는 부정되고 있다. 얼마 전 경희대에서 벌어졌던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에 대한 어린 학생의 철없는 행동은 이미 우리 에게 익숙한 일이다. 우리 사회는 공장 노동자들이 오천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화를 내지만, 대기업 임원들이 몇 억에서 몇 십억 원의 연봉이나 스톡옵션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모들은 자식이 노동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렇듯 노동을 하찮게 보는 우리 사회의 왜 곡된 가치관을 드러내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그러면 노동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이 생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에 어떤 글에서 본 북유럽 은 초등학교 교사나 대학교수의 월급보다 보일러공이나 목수 등 육체노동자들의 월급이 더 많 았다. 대신 교사는 주민들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학교수 정도의 존경을 받는다고 한다. 보편적 복지로서의 사회보장 정책이 잘 되어 있어 월급이 많은 것이 중요하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실업자들이 정부에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 하거나 실업수당의 인상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것을 보면 이들이 노동을 천시하지 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노동자임을 당당하게 얘기하 지 못한다. 한 노동자에게 왜 공장의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을 하지 않는가 물어본 일이 있다. 그러자 아이들과 부인이 아파트단지에서 작업복 입고 다니는 것을 싫어해 어느 때부터인가 사 복을 입고 다니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처럼 노동이 천시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군사정권 하에서 과 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시여긴 성장주의 와 물질주의 의 영향 때문인 듯싶다. 어떻게 벌든 부자 만 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과정은 상관없는 한탕주의 사고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졌다. 최근 재벌 3세들의 주가조작 사건 등이 보여주듯 부정적인 방법이라도 돈을 많이만 벌 수 있다면 부당한 과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사회가 돈 많은 사람만을 대접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돈을 많이 벌수가 없다. 우리나라의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다고 노동자들에 게 자진해서 월급을 올려주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늘 기업은 위기이고, 기업의 발전과 경제 성 장을 위해 노동자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기 때문이다. 산업 역군이라고 말로는 떠받들지만 현 실은 노예처럼 부려지는 상황에서 어느 부모도, 젊은이들도 자랑스럽게 노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결국 우리 사회를 지금의 문명을 만들어온 노동의 중 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1%의 잘난 사람들이 99%를 먹여 살리는 것인 양, 마치 99%는 무 능한 사람들인 것처럼 만들어버렸다. 8 도르라미
과연 99%의 사람들이 무능하고, 1%가 이들을 먹여 살릴까? 밤늦게 집에 가다보면 종종 우리 동네를 담당하시는 청소부 아저씨 두 분이 인적 끊긴 길모 퉁이에서 함께 빵을 먹거나 막걸리 한잔을 나누며 쉬시는 모습을 본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한 다.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 덕분이라는 것을. 아침에 일어나서 부터의 하루 일상을 되돌아보면,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노동 덕분에 내가 입고 먹고 생활할 수 있는 것 이란 걸 어렵지 않게 깨닫는다. 또한 그 구성 부분 중 어느 부분이라도 멈추게 되면 인류는 현 재의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청소가 되지 않으면 전염병이 돌 것이고, 아파트를 짓 지 않으면 살집이 없어 난리가 날 것이고, 물이 공급되지 않거나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도, 버 스가 다니지 않아도 등등. 결국 이처럼 중요한 노동은 사장님 덕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 덕분에 사장님 과 그 일가족들이 호의호식 하는 것이라는 것을. 사장이 없어도 그 노동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어떤 형식으로든 집행되게 되지만, 노동자가 없으면 그 사장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판 단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즉 99%가 1%를 먹여 살리는 현실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노동착시 현상을 넘어 살아 있는 노동 을 감사해야. 노동이 우리를 살리고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천임에도 우리 사회는 노동을 경시한다. 그 이면에는 내 돈을 내고 당연하게 제공받아야 하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런 태도 속에서 우리 사회의 노동이 죽어가고 있고, 그 칼날은 결국 나의 노동으로 돌아오게 된다. 백 화점이나 마트의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서서 노동한다. 그들이 계산대에서 앉아 있다고 해서 나를 불쾌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본가는 본질은 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지 만, 명분으로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를 빌미삼아 의자를 치워버렸다. 그들의 임금은 거의 최저 임금이다. 우리가 가격표에만 매달리고 그 노동을 위해 피땀 흘린 노동자를 잊을 때, 그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지 못한 것을 눈감을 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을 애써 무시 할 때 그 노동은 죽는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한 부분을 잃게 되는 것이고, 곧 내 노동을 포 함한 전부를 잃게 될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격표만 남고 죽어 버린 노동을 되살리는 것은, 나를 되살리고 우리를 되살리는 일이다. 노동이 참을 수 없을 만 큼 가벼워진 세상, 돈이 주인인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5월호 9
회원 유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버스를 타고 다섯 정거장 떨어진 곳에 콜트악기 라는 공장이 있다. 걸으면 딱 20분이 걸리는 곳이다. 정식 명칭은 콜트악기 제1공 장. 나는 그 곳에서 일어난 부당해고와 위장폐업, 노 조 탄압들을 2008년 10월쯤에야 알았다. 콜트와 콜텍 노동자들이 지상 40m 높이의 송전탑에 올라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때였다. 콜트와 콜텍(충북에 있으며, 콜트와 법인만 다를 뿐 사장은 동일인)은 기타회사다. 각각 통 기타, 전자기타를 만든다. 처음엔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품질을 인정받아 매년 흑자를 내며 성장을 계속했다. 전세계적으로 수출하는 이 알토란 기업 의 사장은 박영호. 노조를 끔찍이도 싫어했던 인물이라 한다. 그는 콜텍에서 2008년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노동자들을 호되게 탄압했다. 그 전까지는 우 리 회사 발전은 다 여러분의 덕이다 라며 추켜세우던 사장이었다. 급기야 회사는 적자를 이유 로 공장을 노동력이 값싼 동남아시아로 옮겨버렸다. 국내 콜트-콜텍 생산라인을 모두 폐쇄했 고,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해고했다. 노동자들은 해고 사실에, 또 탄탄한 회사가 단기적인 경 영적자를 이유로 회사를 옮겼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동안 기타를 만들기 위해 몸 상하는 것 마다하지 않으며 일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 원통했다. 그래서 싸움을 시작했다. 어떤 이는 15만 4천볼트가 흐르는 송전탑 위에 올라가 30일 중 20일을 단식하며 버텼다. 어떤 이는 자기 몸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사는 이 곳에도 마찬가지였다. 먹고사는 데 이익이 되지 않는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에 채였다. 이런 콜트-콜텍 10 도르라미
의 외로운 싸움에 홍대 인디밴드들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기타이야기 에는 기타를 연주하는 인디밴드들의 목소 리와 기타를 만드는 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있다. 창문을 가린 공 장에서 기타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과 그렇 게 만들어진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들은 기타 를 매개로 만난다. 그 리고 손을 잡는다. 인디밴드들은 몇 차례에 걸쳐 콜트-콜텍 투쟁을 지지하는 문화제 를 열었다. 점차 콜트-콜텍을 들어봤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콜트-콜텍 노동자 중 몇은 해외로 원정투쟁을 떠났다. 그 곳에서 이 기타를 사지 마세요 라 적힌 피켓을 들었다. 대부분의 외국인은 그냥 지나치거나 흥미롭게 읽어보는 정도였지만, 일부에게는 큰 충격이었나보다. 한 기타리스트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했단다.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서글픈 건 아직도 내가 사는 동 네에서 콜트-콜텍의 이야기를 듣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기타회사지만 분명 내가 사는 인천에서 일어난 일인데다 3년씩이나 된 장기투쟁사업장인데 말이다. 게다가 콜트공장 부 근에는 GM대우에서 일하다 우수수 잘려나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천막 을 친지 올 7월이면 1천일이 된다고 하니, 장기투쟁 사업장이 참 흔한 세상이다. 그래도 우리는 침묵한다. 이젠 도저히 남의 일이 될 수 없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 고 흘린다. 부당한 건 알지만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하면서 콜트-콜 텍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뒤로, 뒤로 미룬다. 결국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주류에 속하지 못한다. 단지 있어도 그만, 생략해도 그만인 기타 등등 에 포함되어 버린다. 누가 손톱 잘려가며 한평 생 기타를 만들다 하루아침에 해고됐든, 누가 감독관에게 화장실 자주 간다고 쿠사리를 먹고 눈물을 흘리든, 내가 당장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될 이야기는 아니니까. 그렇게 기타 등등 에 포함되는 이들이 많아지면 훗날 내 목에 해고 칼날이 들어올 때는 누가 관심을 갖고 손잡아줄 까.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점점 바닥을 치는 이 시대에, 분명 콜트-콜텍, 그리고 많은 투쟁사 업장의 노동자들은 남이 아닐 것이다. 5월호 11
회원 새벽별 # 그녀들을 처음 만난 날 그녀들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에 입학한 이후의 가을이었다. 3월부터 학교에 다녔지 만 나는 그녀들을 인식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작업복을 입으면 내가 투명인간이 되는 것 같 다 던 어느 노동자의 말처럼 나 역시 그녀들을 투명인간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분명 반년 이 넘는 학교생활 중에 몇 번은 스쳤을 것이고, 그녀들의 노동 덕분에 깨끗한 환경에서 학교생 활을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면서 학내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미화원 노동자들의 존재에 대해 서도 알게 되었다. 그녀들은 인하대의 하청용역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이고,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새벽부터 나와서 고생 하시는 분들이었다. 그제서야 그녀들은 나에게 존재하는 사람들 이었고 또한 감사한 분들이 되었다. 사실은 그게 다였다.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아는 내가 사회의 낮은 곳에 관심을 갖는 것일 뿐이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주노동자들과 한글공부도 하고, 책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던 철거 촌에도 가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내가 잘났기 때문에 미화원 노동자들의 존 재에,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에, 철거민들의 생존권에 관심을 갖는게 아니란 것을 어렴풋이 알아 갈 때였다. 그 때, 학내 미화원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청인 인하 대학교는 최저입찰제로 하청 용역업체를 선정하 는데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가입자가 많았던 A 구역 회사가 탈락하게 되었고, 일하고 있는 노 동자들 몰래 신규채용접수를 받았던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미화원 노동자들과 함께 인하대학 교 본관 총무팀으로 달려갔고 그 날부터 본관에 서의 점거 농성이 시작되었다. 12 도르라미
# 졸업, 그리고 영화의 시작 추운겨울, 고생스러웠던 2주간의 점거 투쟁으로 노동자들은 고용승계 되었고, 노동조합에 가 입하지 않았던 노동자들이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들의 승리가 나의 승 리 같았고 투쟁 이후에는 아줌마들과 더욱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학교를 다 니는 동안 계속해서 연대 사업 등을 진행하기도 하고, 시간이 날 때면 미화원 노동자들의 휴게 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그렇게 지낸 대학생활, 4년이 흘러 졸업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곧장 사회에 발을 내딛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진로를 고민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다큐멘터리와 처음 만나게 되었다. 집근처 미디어센터에서 동영상제작 수업을 수강하 게 되면서 무엇을 찍을까 고민을 하다가 미화원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해보고 싶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자주 보아왔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그녀들의 생각을 찬찬이 들어볼 기회는 별로 없 었다. 일상을 기록하면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고, 그 이야기들이 내 진로를 고민하 는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한 새벽 촬영 학내 미화원 노동자들의 공식 출근 시간은 7시. 하 지만 도서관의 경우 8시 반 개관시간에 맞춰 청소를 끝내려면 7시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청소를 시작 한다. 미화원 노동자의 일상을 기록하는데 새벽 청소 는 중요한 장면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다섯 시 반, 늦어도 여섯시에는 일어나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서너번의 시도 끝에 한 번 성공! 첫 번 째 새벽 촬영을 끝내고 어찌나 뿌듯하던지... 학교를 다니면서도 새벽에 청소하는 모습을 볼 기 회는 없었기에 처음 본 새벽청소 모습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아무도 없는 학교. 더러워진 곳을 치워내는 손길을 더 많은 이들이 보게 된다면 스스로가 타인의 노동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생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어나기 힘들지만 새벽 촬영을 많이 해야겠다고, 그리고 잘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하지만 늘 새벽 촬영은 힘들었다. 다 섯 번 정도의 촬영을 겨우 했었던 것 같다) 촬영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자면, 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 아줌마들과의 친분이 있었기에 각 건물마다 있는 미화원 노동자 쉼터에 가게 되면 늘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셨다. 간혹 카메라를 거부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카메라는 거부해도 나에게 밥은 먹었냐 며 무엇이든 챙겨주려 하셨 다.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 많아 먹고 또 먹고 하다 보니 촬영하는 날은 늘 배가 든든했다. 지금 도 그 때를 생각하면 배가 든든해지는 것 같다. 5월호 13
#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다 힘든 점이 무어냐고 물으니 그녀들은 담배를 창틀에 비벼 꺼놔서, 휴지 좀 빼가지 않았 음 좋겠어 등등 평소에 일하면서 고생스런 점들을 술술 말한다. 우리가 조금만 배려하면 되는 문제들인데 그녀들의 존재를 투명인간으로 여기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오늘 내가 버린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니 굳이 쓰레기통에 넣는 수고로움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투쟁과정을 겪으며 많은 학생들이 미화원 노동자들의 존재를 알고 수고 하신다 는 인사를 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니 다행이다. 또 하나 알게 된 점은 미화원 노동자들이 누구보다 일하는 공간인 인하대학교 에 애정을 갖 고 있다는 것이다. 미화원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년수가 15년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 다. 학교의 주인이라 불리는 학생 들은 보통 4년 길어야 6년인 학교생활을 미화원 노동자들은 십년 넘게 해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일터에 갖는 애정은 짝사랑일 뿐이다. 한 학 기에 4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받아가고, 그 돈으로 수십억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인하대 학교는 그녀들을 직접 고용하려 하지 않는다. 최소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서다. 최저 입찰제로 하청 업체를 선정하고, 그런 구조 안에서 미화원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맞춰 한 달 백만원도 안되는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화원 노동자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 노동의 가치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들에게 스스로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해 보았다. 그녀들은 노동 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로또에 당 첨 되더라도 내 일은 갖고 싶다 던 한 아줌마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또 노동자 소모임(풍물패, 한글교실, 노 래패 등)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통해 일터에 대한 자부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들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 20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스 펙 쌓기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영화의 주인공이 된 노동자들 우연한 기회에 영화제에 출품하게 되었고, 운 좋게도 상영의 기회를 얻었다. 커다란 스크린 을 통해 스스로의 얼굴을 본 그녀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많은 분들이 옛날 생각에 눈물이 14 도르라미
났다고 했다. 감독관에게 인격적인 무시를 받고,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고 힘들었던 과거 의 생각에 뭉클 했다고. 또 나에게 이런 문제제기(?)를 하시는 분도 있었다. 노동자들이 누워서 쉬는 중에 진행한 인 터뷰 장면이 있다. 이를 두고 우리끼리 보는 건 괜찮지만 외부 사람들이 봤을 때 일도 안하고 저렇게 드러누워 있다고 욕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며 그 장면은 빼면 안되냐고 살짝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쉬는 시간도 스스로가 투쟁을 통해 이뤄낸 것 임에도 아직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된 미화원들이라고 신문에도 나오고 뉴스에도 나왔지만 그녀들의 현실은 한 달에 84만원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또한 대학 1학년 때 그녀들의 삶과 내 삶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대졸자 인 나 또한 불안정한 노동의 현실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대졸자 2 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렇듯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상식적인 사회는 아닐 것이다. 스스로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것이란 근거 없는 기대로 수많 은 비정규직들을 외면하거나 무능력자로 낙인찍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정규직 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듯 정규직 이란 단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우일까. 미화원 노동자들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매스컴에 나오는 사회가 아니라 그녀들과 같 은 우리 사회의 진짜 주인공 들이 주인공으로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하지 않을까. 하 는 생각을 해 본다. p.s 6월 중 십시일반에서 상영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부족한 영화이지만 각자 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보고 싶은 분들은 센터의 공지에 귀 기울이면 되겠죠? 4월 29일 인하대학교에서 있었던 상영회에서 관객과의 대화 중입니다. 5월호 15
회원 이호준 근래에 인터넷, TV, 잡지 등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열풍 이다. 마치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 사용자인 것 같고 스마 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지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내가 속한 연구실에서도 아홉 명중 일곱 명이 스마트 폰 사용자이며 나머지 두 명은 일반 핸드폰이지만 이들도 호시탐탐 스마트폰의 구입을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조차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이러한 열풍의 이유 도대체 무엇이며, 사용자로써 느낀 점은 무엇인지 몇 자 적어본다. 먼저 스마트폰은 한마디로 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응용프로그램(일명 어플) 개발자를 위한 표준화된 기반을 제공하는 완전한 운영 체제를 갖춘 전화기로 볼 수도 있고, 간단히 자유로운 인터 넷 접속과 전자우편 송수신이 되는 전화기로 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종류는 제조회사보다는 운 영체제를 기준으로 나뉘게 된다. 안드로이드폰 윈도우폰 아 이 폰 구글이 개발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설치한 스마트폰을 말한다. 국내외 다양한 제 조사(HTC,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에서 안드로이드에 기반 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 녹색 괴물을 마스코트로 광고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아이폰의 대항마가 될 만한 운영체제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우 모바일이 탑재된 폰을 일컫는다. 국내에는 전지전능 이라는 모토로 광고되던 옴니아가 이에 해당한다. 여느 스마트폰보다 일찍 개발되었으나 컴퓨터 윈도 우가 그런 것처럼 속도가 느리고 휴대폰이 가끔 먹통이 되면 재부팅 해줘야 하는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맥 OS X 운영체제가 기반인 애플만의 스마트폰이다. 뛰어난 디자인과 환상적인 터치감, 20만개에 달하는 방대한 어플들로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6 도르라미
기 타 RIM이라는 회사의 블랙베리, 노키아의 심비안, 삼성의 바다 등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 운영체제들이 있다. 스마트폰은 이미 90년대 초반에 그 개념이 나왔고, 일반폰과 함께 꾸준히 발전하고 제품들이 출 시되었다. 국내에는 최근에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이상할 정도의 열풍이 불며 국내 스마트폰시장을 휩쓰는데, 어떤 이들은 스마트폰 = 아이폰 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 율 1위는 아이폰이 아닌 위에 기타로 분류된 심비안이 50%이상이며, 블랙베리가 20%정도로 그 다음이다. 물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긴 하지만 국내만큼은 아닐 것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은 현재 소니에서 나온 윈도우 폰인 '엑스페리아'와 노키아의 심비아 기반 익스프레스 뮤직 이다. 아이폰만큼 부드러운 터치감이나 방대한 어플까지는 아니지만 주요 프 로그램은 비슷하고 볼 수 있다. 참고로 가격은 둘 다 일반 핸드폰보다 저렴하다. 처음 스마트폰을 접했을 때는 새로운 세계를 접한 기분이었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며 컴퓨터 에 연결만 하면 간단한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mp3와 동영상을 넣고 수많은 게임들을 요금 걱정 없 이 다운받아 설치한다는 것. 그리고 컴퓨터와의 액티브 싱크. 싱크라 함은 핸드폰을 컴퓨터에 연결 함과 동시에 컴퓨터상의 일정, 연락처, 메일함 등이 휴대폰과 동일한 상태로 유지 되는 것이다. 컴퓨 터에서 수정한 내용이 핸드폰에 반영되고, 핸드폰에서 수정한 내용 또한 컴퓨터에 반영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찬사와 함께 시도 때도 없이 싱크를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포멧을 하며 다 양한 윈도우 버전을 깔아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았다. 사용해 본 몇 가지 프로그램의 예 를 들자면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길 찾기. 더 나아가 맛집 정보 등을 알아내는 프로그램, 소설이나 최신뉴스를 다운받아서 읽는 프로그램, 컴퓨터에 원격접속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 인터넷 뱅킹 프로그램, 엑셀/파워포인트와 같은 문서를 핸드폰으로 수정하는 오피스 프로그램, 버스 도착정 보 프로그램 등등. 이렇게 최신 기술이 접목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1년여.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기능은 아 이러니하게도 일반 핸드폰에서도 가능한 MP3기능, 게임기능, 동영상기능, 전화기능이 거의 대부분 이다. 스마트폰이라서 가능한건 가끔 야구 결과 등을 확인할 때 사용하는 인터넷 기능뿐이다. 물론 비교도 안 될 만한 성능과 몇 배의 디스플레이 크기를 가진 컴퓨터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지내다 보니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도 있지만, 과연 현재 생활에서 스마트폰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 가 에 대한 의문이 든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가끔 최신 프로그램을 설치하 고 신기하지 않냐며 시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얼마 안가서 열기는 시들해 진다. 5월호 17
한때 예찬론자였던 내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는 스마트폰에 대한 생각은 매스컴의 영향으로 많은 거품이 껴있다는 것이다. 많은 매체에서 소개되는 재미나고 신기한 어플들은 광학센서, 중력센서, GPS등과 자유로운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 정보를 결합하여 기존의 핸드폰은 따라할 수 없는 재미난 시간 죽이기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정보 제공 프로그램의 경우 그때그때 필요할 때 확인하는 편 의성이 있을 뿐이지, 이미 인터넷이 있는 정보들을 보기 좋게 가공한 것일 뿐이다. 인터넷 뱅킹의 경우 이미 폰뱅킹이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였고, 버스 도착정보 프로그램도 이미 일반 휴 대전화에서 지원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일정관리, 명함관리, 인맥관리, 메일 확인 등이 중요한 직장인의 경우 고가의 PDA구입 없이 핸 드폰 하나로 가능하니 생활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사실이나, 메일 확인을 못 했다던가 컴퓨터가 고 장 나서 발표자료 준비를 못했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는 족쇄 또한 달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위의 일들이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일반 핸드폰, MP3, PMP, 넷북 등으로도 현재의 많은 일상사를 처리하는데 충분하다. 조금 다른 예로 현재 대다수의 사람들이 윈도우 XP를 이용하지만 이미 윈도우 Vista, 윈도우7이 등장하였다. 나는 윈도우7을 이용하며 강력한 기능에 감탄하지만 XP를 이용하면서도 그리 불편함 을 느끼진 못한다. 점차 하드웨어의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지고 윈도우7에서만 지원되는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윈도우7이 대중화 될 것이다. 윈도우 98에서 XP로 전환될 때가 그랬던 것처럼. 휴대폰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트위터 같은 SNS서비스의 국내 저변확대, 시중 대다수 상 품의 바코드 등록, GPS중계망의 확대, Wi-Fi망의 확대, 다양한 저가형 스마트폰의 공급 등이 뒤따 르면서 자연스레 변화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음에도 자신은 기계치라고 치부해버리는 마음을 버리고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발전(?)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 글, MS, 네이버 또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을 한껏 활용 하여 핸드폰에만 있는 연락처를 옮겨서 정리해보고, 일정관리를 통해 일정, 기념일 등도 정리해본다 면 후에 스마트폰을 접했을 때 빨리 적응하고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18 도르라미
[서평] 감정노동, 당신의 웃음을 사려면 얼마면 되겠습니까? 회원 임G. 사랑하는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나요? 그 옛날 순수했던 질문에 어머니께서 대답하시 길 그럼, 사랑하는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지 라고 하셨다. 난 정말 그런 줄 알았는데... 지갑만 들고 나가면 어디를 가든지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한다. 지갑을 열면 포옹까지 할 기세다. 하지 만 지갑 속이 비어있음을 들켜버리면 그 때부터 사정은 달라진다. 내 옆을 지나는 샤넬 가방 속의 버버리 지갑을 소유한 아가씨가 나타나는 순간 나를 사랑했던 그 점원의 눈길은 가차 없 이 나를 떠나버린다. 따뜻한 눈빛과 관심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지갑,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의 지갑 속에 친절한 미소를 살 수 있는 있을 만큼의 배춧잎들을 위한 것이었다. 난 이제 어떤 미소를, 어떤 눈빛을, 어떤 태도를 사랑 이라고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시장에 나온 감정 이라는 상품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점원의 웃는 얼굴과 친절한 태도로 생긴 호감 은 점원이 팔고자 하는 상품에 전이되어 당연하게 거래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심리는 현대 시장 마케팅 수단의 바이블이 되었다. 웃는 얼굴은 비매품처럼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모든 상품에 덧붙여 팔린다. 나는 고객이라는 위치에 있고, 내 풍성한 지갑을 열어야 하는 그들은 늘 웃는 얼굴로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내가 그들에게 모욕과 경멸감과 수치심을 준다 한들 내 지갑이 열릴 때까지 상냥한 미소는 계속되어야 한다. 왜? 고객은 왕이니까. 5월호 19
찡그린 얼굴은 썩은 사과와 같단다. 보기에도 흉하고 맛이 없어 사람들이 다 멀리한단다. 우리 늘 웃는 얼굴로 살자. 잘 익은 사과처럼 웃는 얼굴로 살자. (소년한국일보 2009. 09. 07) 우리는 늘 웃는 얼굴이도록 배운다. 혼자 있을 때는 어떤 표정을 짓든지 어느 누구도 상관하 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나의 웃는 얼굴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운다. 그리고 때로는 화가 나고, 울고 싶을 때마저도 웃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솔직한 감정 표현은 사회화가 되지 않은 미 성숙한 사람이라고 간주된다. 웃는 얼굴 가면은 성인으로서 지녀야 할 필수재(?)가 되었다. 그 래서 사회는 웃는 얼굴을 가르친다. 하지만 화를 내는 얼굴과 우는 얼굴과 슬퍼하는 얼굴과 같 은 다양한 감정의 표현은 가르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상품으로써의 가치는 웃는 얼굴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품가치가 있는 웃음 은 사회적으로 관리되고 경영된다. 다시 말하면 사회의 관심은 물질적 재화를 생산하는 육체노동뿐만 아니라 비물질적 인 서비스를 생산하는 감정노동에 까지 확장된 것이다. 우리가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건 전한 육체와 학습된 직업기술, 그리고 뻔뻔한 마음의 가면까지 추가되었다. 가면의 두께가 두 꺼울수록(웬만한 모멸감에 깨지지 않을 만큼 견고할 수록) 훌륭한 감정노동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감 정노동에 실패한 사람들은 좌절, 분노, 적대감, 감정 적 소진 등의 정신 스트레스 질환, 아니 통상 쓰는 말로 골병, 화병을 얻게 된다. 사회는 우리에게 자 신의 자아가 소외된다 하더라도 고객의 지갑을 열 기 위한 진심어린 웃음의 가면 쓰기를 요구한 다. 나는 진짜로 웃고 있는 것일까, 웃는 척 하고 있는 것일까? 웃다가 병든 사람들, 감정노동을 알고 있나요? 혹실드가 연구했던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란 직업상 고객을 대하면서 원래 감정을 숨 긴 채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해야 하는 상황, 즉 우리 사회에서 고객을 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 이 보여주는 친절한 미소와 배려 를 의미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판매직의 79%, 할 인점 종사자의 72%, 백화점 종사자의 56%가 감정노동에 따른 정신 스트레스 질환을 경험했 다고 답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나타나고(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혹실드는 감정노동 에서 실제 감정 20 도르라미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증언과 더불어 감정노동을 이론적으로 함께 고찰하고 있으며, 감정 노동자와 그 결과물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감정 그 자체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상품화된 감정과 그렇지 않은 인간 본연의 감정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감정 관리가 노동의 일 부분이 된 감정노동사회에서 개인의 자아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물론 직업이란 자신의 자아를 완성시켜가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 정석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해관 계 속에서 생계를 위한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직업 때문에 자신의 자아 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너무 끔찍한 일이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이 책은 출간된 지 이미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감정이 상품화 되어 회사의 이익 창출을 위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이것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그의 고민은 충 분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Ÿ 병원근로자 10명 중 6명인 62.9%(1만 1,377명)가 일을 하면서 폭언이나 폭행 및 성희롱 등 불쾌한 언행을 경험했 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환자 및 보호자(43.1%), 의사(20.9%), 상급관리자(15.3%), 동료(7.9%) 순으로 주된 가해 자는 환자 보호자와 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파나뉴스 2010-05-03] Ÿ 백화점에서 일하는 장아무개(25 여)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말고는 아무 내색 않고 일을 해야 하는 게 우리 들 이라고 말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2007년 실시한 서비스산업 종사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백화점 노동 자 가운데 56.2%가 우울증 등 스트레스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한겨레 2009-12-20] Ÿ 산업안전공단 전진주 박사는 버스기사 암행 감찰 같은 노동 자 감시제도 보다는 노동자 휴게공간을 확충하고, 충분한 휴 식시간을 마련하는 등 "노동자 존중"을 위한 회사차원의 방안 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버스회 사의 과다한 업무지시와 감시, CCTV감시, 암행감찰, 일거수일 투족 감시, 그리고 장시간 근로와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수노동자는 골병과 화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서울시버스협회, 한겨레 2009-12-07] 우리 사회에서 모욕과 무례함과 감정의 억압은 일상화되어 있다. 참을성과 인내가 미덕 이라는 말은 노동자들을 쉽게 관리하기 위한 회사 지침일 뿐이다. 우리는 고객이기도 하지만, 점원이기도 하다는 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 내 웃음에 대해 회사는 얼마를 지불하고 있는가? 만족한다면, 당신은 기름을 먹고 프로그램 화 된 대로 움직이는 감정노동사회의 적합한 노동자가 될 수 있다. 건투를 빈다. 5월호 21
지방자치제도 워크숍팀 1995년 전면적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15년이 흘렀고 다섯 번째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다.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는데, 한국의 지방자치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이번 선거기간 여론을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수준을 살펴본다면, 늘 그렇듯이 집권정부에 대한 평가(심판론/안 정론 등)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역현안, 주민자치 제시의 논의를 압도하고 있다. 시기상 정권 에 대한 중간평가 성질이 짙을 수밖에 없겠지만, 정책생산, 행정집행 등의 권력을 어디로 어떠한 방법으로 움직이도록 할 것인가가 지방선거 시기의 주요한 물음이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방자치 논의는 민주주의 현 주소에 대한 반영이며, 주민자치와 분권의 실질화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점검으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이번호에서는 한국 지방자치 현실의 특성을 살피면서, 인천의 현안과 문제점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풀뿌리 보수주의 득세 한국은 오랜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통제와 동원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사회 관변단체들이 있다. 특히,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자유총연맹이 대표적 3대 관변단체인 데 건설업, 자영업자 등의 비중이 높다. 이들은 읍 면 동 단위 조직까지 있으며, 지역과 가장 밀착된 관변조직이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대거 제도권 정치로 진출한 이들은 보수적 친 여권세력의 지역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데 일등공신이다. 지방자치단체장 등과의 관계에서 보조금, 건축 자금지원, 공간 지원 등의 각종 특혜를 받고, 선거나 관민 22 도르라미
민주화 에서 비롯된 지방자치제도가 오히려 기존의 보수적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데 무기를 줘버린 셈 갈등이 발생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동원 기반이 되는 것이다. 근래의 경우, 특히 4대강 사업이나 천안함 사건으로 붉어진 반공의식 고양을 홍보하는 것에 있어 성명서 발표나 현수막을 내거는 등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관변단체의 정치세 력화로 나타나는 풀뿌리 보수주의는, 지방자치의 발전에 있어서 단순히 형식만 갖춘 제도 를 가지는데 그쳐서는 안 되는, 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한 시민의 참여가 절실한 한국사회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건설자본에 의한 지역경제 한국사회에서는 토호 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한 토착 지역 유력자가 지역사회를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거나, 지방자치 단체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한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에서 주민자치 논의를 뒤로 하고, 지역 발전=경제발전=개발 로 인식되어지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건설업 관련자가 지방언론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인천 및 근접지역에서만 지방 일간지 발행 언론사 중 건설회사가 1,2대 주주인 곳을 보더라도, 인천일보, 경기일 보, 경인일보 등이다. 광고에 의존하는 언론사의 특성상 이러한 지방언론들은 개발지상주의 를 부추기고, 개발을 둘러싼 대립이 있을 때, 노골적인 개발 찬성 편을 드는 경향이 있다. 지방토호세력과 관변단체들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큰 한국사회의 모습은, 민주 화 에서 비롯된 지방자치제도가 오히려 기존의 보수적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데 무기를 줘 버린 셈이 되었다. 지역의 보수 기득권이 지역사회를 강하게 움켜쥐면서, 지방자치의 위상 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큰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상황은 지역의 정치가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지방선거를 비롯한 지역정치에 주민들이 무관심하게 되고, 다시 토호, 관변세력이 지역에서 우위에 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5월호 23
그렇다면 인천시는? 현재 인천시는 무소속 1명을 제외하고 모든 구청장이 한나라당원이고, 비례의석을 제외 한 경우 구의원은 100%, 기초의원 역시 70%이상이 한나라당원이다. 그들의 경력과 기존 직업도 위에서 설명한 3대 관변단체 소속이거나, 건설 및 자영업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 과적으로 지방의회는 시 행정의 감시기능을 상실한 것과 다름없어졌는데, 이는 개발로 점 철된 인천시 사업이 견제, 검증 없이 승인되고 추진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인천시는 토목사업 위주의 정책에 편승하여 지하철2호선과,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그리고 청라신도시 및 송도신도시 등 다양한 토목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그에 따른 막 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인천시의 일방적인 운용과 무리한 추진 으로 인천시가 교육에 줘야하는 학교용지부담금 미납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 해 새로운 학교 짓기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무상급식 등에 대한 예산은 아예 책정 되지도 못한다. 도시개발사업들 역시 원주민 입주 등의 목표가 불명확하며, 아시안게임 준 비의 경우 차후의 유지대책이 미흡한 상황이다. 게다가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채를 기 하급수적으로 발행하며 1) 시 재정문제가 붉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치 논의를 배제한 결과 소개한 인천의 개발현안들은 자연스럽게 인천의 S라인 녹지축의 파괴, 계양산 골프장건 설, 경인운하 등의 환경문제로 이어지고, 교육, 복지예산 2) 또한 부족하게 만들었다. 누가 요구하고 원한 사업인가? 중요한 것은 집권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역의 주요정책이 결정되는 것이, 아래로부터의 논의와 요구보다 우선되었다는 사실이다. 현 정권의 예산조기집행 지침과 4대강 사업과 맞 물려, 인천의 각종 개발사업과 경인운하 착공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분권을 이야기함은, 단 순히 중앙에 집중된 권력이 지역단체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넘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누군가의 당선을 기대할 텐데, 선거를 기점으로 지역정치가 정 치꾼들의 중앙집권을 위한 명분 획득 수준으로 왜곡되지 않고 주민들의 삶을 반영하게 하도 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은 누가 당선 돼야 할 텐데 라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 라,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권력을 넘길 것인가? 라는 주민들의 물음과 직접 행동 뿐이다. 1) 인천시는 지난해에만 1조원에 육박하는 지방채발행을 하였고, 올해도 6천억 원 이상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2) 2009년 인천시의 사회복지 예산비율은 총예산의 12.7%.로 6개 광역시 중 최하위. 1위는 광주시로 33.4%. 24 도르라미
* 재정 보고 ` 1 4월 전체 수입 현황 수 입 항 목 금 액 비 고 전월 이월금 142,195 3월 회비 수입금 490,000 총액 632,195 2 4월 지출현황 보고 지 출 항 목 금 액 비 고 사업비 91,620 소식지제작, 발송비 운영비 200,780 각종공과금, 상근자 식대 월세 210,000 총액 502,400 3 4월 결산 현황 수 입 지 출 전월 이월금 142,795 4월 회비 수입 490,000 총 액 502,400 총 액 632,795 잔 액 130,395 5월호 25
- 센터에 탁구대가 생겼습니다. 건물 주인댁에서 탁구대를 기증해주셨습니다. 강당에 서 회의나 강좌가 없는 시간에는 오셔서 자유로이 사 용하실 수 있습니다. 당근 주말에도 가능하답니다. 한 가지 더, 중학교 때 탁구계에 입문한 하여 군생활 중 중대대항 운동회에서 탁구부문 대표까지 역임한 이력이 있는 기획국장님께서 2030년까지 센터회원에 한해 도전 신청을 기꺼이 받아주신다 고 합니다. 탁구 파트너가 필요하신 분은 센터 홈피에 신청만 해주세요^^ - 6월 12일 (토) 자원활동 갑니다. 3월, 봄맞이 바닥 대청소 모습. 샤미나드의 집 수녀님이 촬영해 주셨습니다. 노인요양원 샤미나드의 집 으로 자원 활동 갑니다. 대가 없는 노동 봉사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한 행위보다 값진 노동의 경험과 보람을 느끼실 수 있을 거 10시부터 시작이니, 백운역으로 9시 30분 까지 오셔도 되고 백운역에서 마을버스 567번을 이용하여 산곡성당 정류장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도 뻘쭘해 하실 필요 없답니다. 자원활동을 하다보면 뻘쭘함은 금방 사라지죠. 주 말을 무료하게 보내기 보다는 보람 있는 활동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 보는건 어떨까요?^^ 26 도르라미
- 회원제작 다큐 나의 길 위에서 상영예정 십시일반의 하샛별 회원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나의 길 위에서 를 센터에서 상영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2010 인디다큐페스티발에 선정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인하대학교 미화원 노동자의 일상 과 하샛별 회원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담긴 다큐입니다. 6월 3일 운영위 이후에 날짜가 정해질 것 같아 상영일자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상영일정이 확 정되는 대로 홈페이지와 문자로 공지하겠습니다. 유명한 배우들은 나오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진짜 주인공 들이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많이들 보러 오세요! - 6월 20일 (일), 4대강 공사현장으로 답사 예정입니다. 경기 여주군 강천면의 바위늪구비 습지(왼쪽 2009년 9월 촬영)는 이제 삭막한 황무지(오른쪽 2010년 5월 촬영)로 변했다. 4대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4대강 반대운동을 펼치는 종교인과 활동가들은 제발 한 번만 4대강 현장에 가보라 고 말합니다. 아름답던 자연을 포크레인이 파헤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 라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린다고 합니다. 이에 십시일반에서는 회원들과 함께 4대강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경기도 여주를 다녀오려 합니다. 위 사진의 현장을 직접 보고 각자의 느낀 점도 나누고, 이후의 활동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6월 20일, 많은 회원들과 4대강 현장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자세한 일정은 조만간 홈페이지에 공지하겠습니다. 5월호 27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평등과 협동의 가치로 새로운 삶-사회를 일구어가는 사회인들의 새로 배움터 십시일반 은 인천시민의 행복사랑방입니다. * 소식지 이름 설명. 도르라미 는 바람개비의 옛말. 여러조각의 날개로 이루어진 모양 -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모여 공존하며 서로 소통하는 공간.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적 요소와 유희적 요소의 유래를 지님 - 몸도 마음도 풍성해 질 수 있는 삶,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행복과 기쁨을 성취하는 삶을 도모하는 공간. 바람결에 따라 더 많은 바람을 일으키는 기능 - 자연친화적인 가치와 같이 대안적 가치를 지향하고 혼자만의 변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의 변화로 확산시키기 위해 실천하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