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경제적 사회적 질서 개념을 중심으로* 이 상 헌** 논문초록 1) 스미스(A. Smith)의 경제학 논의는 그의 도덕철학 체계의 한 부분으로서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본 연구에 의하면 스미스의 자유 주의적 경제적 질서 개념은 그의 도덕철학에 내재되어 있는 사회적 질서 개념에 서 유래하며, 그 원천은 근대 자연법사상이 허치슨(F. Hutcheson)에 의하여 스코 틀랜드 계몽철학으로 수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본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기인한다. 허치슨은 가치판단의 대상을 개인의 행동동기 또는 감정으로 설정하여 사회질서에 개인주의적 성향을 부여하였다. 스미스는 한편으로는 이러한 허치슨 의 논의를 수용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개인행동의 적합성 으로 설정함으로써 사회적 공동선의 추구를 개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근거를 제 거하였다. 핵심 주제어: 아담 스미스, 스코틀랜드 계몽철학, 근대 자연법이론 경제학문헌목록 주제분류: B3 투고 일자: 2008. 11. 19. 심사 및 수정 일자: 2009. 3. 3. 게재 확정 일자: 2009. 3. 18. * 본 논문은 2008년 7월 한국사회경제학회 여름 정기학술대회 및 2009년 2월 고려대 WCR 세미 나에서 발표되었습니다. 김균 교수, 김진방 교수 두 분과 논의에 참여하신 모든 분 그리고 익 명의 논평자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는 2006년 2단계 두뇌한국(BK) 21 사업의 연구 비 지원에 의하여 수행되었습니다. **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연구교수, e-mail: leesnghn@yahoo.co.kr
158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Ⅰ. 문제제기: 아담 스미스의 경제적 질서와 사회적 질서 [특정 산업에 대하여 특혜를 부여하거나 제한을 부과하는 정책체계는] 참된 부 번영을 향한 그 사회의 진전을 촉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저지하며, 또한 사 회의 토지 노동의 연간생산물의 진정한 가치를 증대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감소 시킬 뿐이다. 그러므로 특혜를 주거나 제한을 가하는 모든 제도가 완전히 철폐되면 분명하고 단순한 자연적 자유의 체제(the obvious and simple system of natural liberty) 가 스스로 확립된다. 이 체계 하에서 모든 사람은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 완전히 자유롭게 자기의 방식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으며, 자신의 근면 자본을 바탕으로 다른 누구와도 [또는 다른 계급의 누구와도] 완전히 자 유롭게 경쟁할 수 있다. (A. Smith, 2007, 김수행 역, pp.847-8, 번역 일부수 정, 강조점 추가.) 스미스(A. Smith)의 자연적 자유의 체계 는 그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의 비유와 더불어 아마도 경제학의 전체 문헌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 절 중의 하나일 것이다. 스미스는 자기이익 또는 사익( 私 益, private interests)을 추 구하는 개인들의 행위가 상호작용하여 경제적 질서가 실현되는 현상을 보이지 않 는 손 의 비유에 의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개인의 사익( 私 益 ) 추구 행위는 공익( 公 益, public interests)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정당하다는 명제를 자연 적 자유의 체제 라는 개념에 의하여 설명한다. 이러한 스미스의 논의는 자유주의 경제학 즉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운영 메커니즘을 효용과 이윤극대화 가설에 의하여 설명하고 경쟁균형을 최적상태로 제안하는 현대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기본관점과 외관상 일치하며, 이는 다시 스미스의 논의를 자유주의 경제학의 관점에서 해석하 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19세기의 자유주의 세계관 또는 비전 (vision)을 18세기의 스미스에게 투사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다. 본 연구의 주 제는 18세기의 스미스는 어떠한 방식으로 19세기 자유주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것처 럼 보이는 비전을 구축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스미스가 자연적 자유의 체계 를 명시적으로 진술한 부분은 본 절 모두에 제시되 어 있다. 이 스미스의 진술은 모두 세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첫 번째 문장은 정부의 산업정책적 간섭은 부(wealth)와 생산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이며, 세 번째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59 문장은 개인이 경쟁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한 설명이다. 자연적 자유 의 체계 라는 표현이 나타나는 두 번째 문장에서 자연적 자유 가 의미하는 바는 조 건 절- 특혜를 주거나 제한을 가하는 모든 제도가 완전히 철폐되면 -에 의하여 마치 동어반복인 것처럼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스미스의 수사학적 표현을 당분간 수용 한다면, 이 두 번째 문장의 진정한 의의는 이 체계가 스스로 확립 된다는 주장에 있다. 현대 경제학의 언어로 바꾸어 놓는다면, 이는 자연적 자유 상태로 표현된 경쟁시장에서 자연적 자유의 체계 로 표시된 경쟁균형이 스스로 확립 된다는 의 미에서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현대 시장경제 이론의 두 가지 기본문제 -균형의 존재와 안정성-을 스미스 당대의 언어로 바꾸어 물어볼 수 있다. 자연적 자유의 상태에 체계적 질서가 존재하는가? 이 질서는 자발적으로 실현되는가? 위에서 제시된 스미스의 두 번째 문장은 조건 절을 제외할 때 다음과 같이 분해 될 수 있다: 자연적 자유의 상태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 질서는 스 스로 또는 자발적으로 실현된다. 본 연구는 이 진술의 첫 번째 부분 즉 자연적 자유 의 상태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명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 질서가 자발적으로 실현 된다는 스미스의 주장에 대응하는 경제학적 문제는 경쟁균형의 일반적 안정성이며, 이 문제 자체는 현대경제학에서도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 반면 어떠한 철학 또는 사상 체계도 그에 상응하는 체계적 질서 또는 균형상태가 실현되지 않는 다면 현실적 설득력을 갖지 않으며, 따라서-비록 엄격한 논증을 제시하지 않을 지 라도-해당 균형상태가 당연히 실현되는 것으로 상정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에 비추 어 볼 때, 균형의 일반적 안정성 문제는 균형을 정의하는 철학 또는 사상체계가 함 축하고 있는 세계관의 수용 여부와 직접 결부된다는 함의를 지닌다. 그러므로 자연 적 질서가 자발적으로 실현된다는 스미스의 주장에서 실제로 문제시 되는 것은 자 연적 질서의 존재라고 이해할 수 있다. 1) 스미스가 제시한 자연적 자유의 체계 가 현대의 시장경제 이론에 대하여 갖는 호 소력의 많은 부분은, 자유 라는 개념이 갖는 개인주의적 함의가 현대경제학의 방법 1) 물론 자연적 자유의 상태에서 질서가 자발성으로 실현되느냐의 여부는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예컨대 인간본성에 내재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로 자연적 자유의 질서를 규정한다면, 인간의 본성이 올바로 발현되는 상태에서만 자연적 질서가 실현된다. 이러한 경우 자연적 자유의 질 서를 실현하기 위한, 즉 인간본성이 올바로 발현되는 사회적 조건을 인위적으로 구축하기 위 한 국가의 개입이 정당화 될 수 있다. 스미스의 논의는 자연적 질서의 자발적 실현을 강조한 다는 점에서 중농학파(Physiocracy)를 포함한 대부분의 계몽주의 철학자들과 구별된다.
160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론적 개인주의와 일치하는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본 절 모두에서 인용한 스미스 의 진술에서 명확한 바와 같이, 비록 경제적 측면에 한정되어 있지만 스미스의 자 유 개념은 개인주의적이다. 그러나 이는 국부론 의 논의 전개가 지주, 자본가 또 는 실업가( 實 業 家, entrepreneur), 그리고 노동자라는 세 사회계급(three great orders)의 행태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스미스에서 개인주의적 자유 개념이 자연적 체계 또는 자연적 질서를 규정하는 중요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후자의 개념이 경제학적 논의의 외부에서 구축되었을 가능성 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 즉 스미스 경제학의 핵심개념 중 경제학적 인과관계로부 터 유도되지 않는 일부 개념이 예컨대 그의 도덕철학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가 설은, 분업이 인간의 보편적 속성(common to all men)인 교환성향 (propensity to truck, barter, and ex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 분업의 사회적 폐해로 인 하여 시장경제 체제가 내재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 그리고 이에 처방으 로써 공공교육의 확대라는 경제 외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스미스 자신의 진술과 일 치한다. 2) 국부론 에 제시된 스미스의 경쟁시장 균형가격 이론은, 시장가격(market price) 이 자연가격(natural price)으로 수렴한다는 명제와 가격은 임금, 이윤, 지대로 구 성된다는 명제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스미스의 자연가격이 정의되려면 가격의 세 구성요소가 각각 자연가격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금, 이윤, 지대의 결정 에 관한 스미스의 다소 혼란스러운 설명에 비추어 볼 때, 자연가격은 논리적으로 아직 완결된 개념이 아니라고 해석될 수 있다. 3) 이러한 이해는 스미스가 국부론 의 일부 핵심개념을 경제학적 논의의 외부에서 구축하였을 것이라는 본 연구의 가 설과 일치한다. 다음 절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스미스는 경제학 논의를 도덕철학(moral 2) 분업의 사회적 폐해와 관련된 스미스의 논의에 대한 것은 Heilbroner(1975)와 김광수(2005) 를 보시오. 3) 현대경제학에서 균형가격의 존재를 논증하는 대표적인 두 이론은 왈라스(Walras) 일반균형모 형과 스라파(Sraffa)의 가격식 체계이다. 왈라스 일반균형은 가용자원의 완전고용과 파레토 (Pareto) 효율성 조건을 만족하도록 구축되며, 스라파 균형가격은 재생산(reproduction) 조 건을 만족하도록 구축된다. 균형가격의 대응개념인 자연가격의 개념을 규정하는 문제와 자연 가격 결정요인을 설명하는 문제를 분리할 때, 스미스의 논의에서 미완성인 부분은 자연가격 결정요인에 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스미스의 자연가격이 완결된 개념이 아니라는 해석은 다 소 과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익명의 논평자께 감사 드립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61 philosophy)의 한 부분으로 설정하였으며, 그의 생애 동안 도덕감정론 과 국부론 을 출간하였다. 스미스 전집(The Works and Correspondence of Adam Smith)이 출판된 1976년 이후 스미스 연구자들은, 이 두 저서 사이의 관계를 그가 잠재적으 로 상정하였을 단일의 일반적 철학체계 내에서 재구축하고자 하였으나 현재까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4) 반면 같은 기간 중 진행된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Scottish Enlightenment)에 대한 재발견은 스미스의 철학체계에 대한 보다 진전된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5) 본 연구는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에 대한 최근의 연구성과 에 근거하여 근대( 近 代 ) 자연법이론의 자연적 질서 개념이 스미스에 의하여 자연 적 자유의 체계 라는 개념으로 정립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고자 한다. 이는 스미 스의 논의에서 자연적 이라는 표현, 정의의 원리(the law of justice) 에 의해서만 제약되는 자유 라는 표현, 그리고 체계 라는 용어로 표현된 질서 개념이 각각 무엇 을 의미하는가를 추적하는 것이다. 도덕감정론 과 국부론 사이의 관계에 대한 기존연구는 이 두 저서가 분석대상 으로 하는 특정 사회영역에서의 인간행위-도덕판단과 경제행위-에 대한 것으로 한 정되어 있다. 예컨대 기존연구는 도덕감정론 에서 체계적으로 분석되는 도덕적 또 는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진술이 국부론 의 도처에 비체계적으로 산재하여 있다든 지, 또는 국부론 에서 자본축적을 담당하는 절약(frugal) 행위의 도덕적 속성이 도덕감정론 에서 보통 사람의 미덕으로 상정된 신중함(prudence)과 일치한다는 명제 외 다른 특별한 논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6) 본 연구는 스미스가 제시한 도덕적 또는 사회적 질서(order) 개념의 속성에 의하여 자연가격으로 대표되는 경 제적 질서의 잠재적 속성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기존연구와 구별된다. 본 연구는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에 대한 최근 연구성과에 의존한다. 7)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은 도덕적 판단 또는 평가의 기준을 개인의 감정경험에 의하여 설명한다는 점에서, 이를 인간본성에 대한 합리적 추론에 의하여 설명하는 근대 자연법이론과 구별된다. 17세기 계몽주의의 사상적 기반은 그로티우스(H. Grotius)에서 비롯된 4) Choi(1990)를 보시오. 5) 최근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의 재발견은 하콘센(K. Haakonssen)이 수행한 일련의 연구에서 비롯된다. Broadie(2003), Buckle(1991), Haakonssen(1981, 1996, 2006d) 등을 보시오. 6) 자세한 것은 Heilbroner(1982)와 Campbell, Skinner and Todd(1976)를 보시오. 7) 근대 자연법이론에 대한 아래의 논의는 각주 (5)에 제시된 참고문헌 외 Hunt and Saunders(2003), Moore(2002), Schücking(2005), Tuck(1979, 2005) 등에 의존한다.
162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근대 자연법이론이다. 그로티우스는 자연법이론에 의하여 세속적 정치권력에 대한 교회의 간섭을 배제하고자 하였다. 그의 논리적 전제는 신은 인간에게 자기보존성 과 사회성(sociality)의 두 본성을 부여하였으며 이러한 인간본성에 대한 합리적 추 론에 의하여 신이 의도한 사회질서를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로티우스 이후의 초기 자연법 논의를 사실상 지배한 것은 푸펜도르프(S. Pufendorf)이다. 그는 우선 인간본성에서 합리적으로 추론된 개인의 권리(right)를 행사하는 것을 신에 대한 의 무(obligation)로 규정하고, 그로티우스의 사회성(sociality) 개념을 재해석하여 사회 성(sociableness, sociability)에 따라 구성된 국가는 신이 의도한 사회질서를 대변하 는 것으로 상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에 일치하도록 자연법이론을 권리와 의 무라는 법률적(jurisprudential)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푸펜도르프에 의하면 국가는 교회에 대하여 우월한 존재이며, 국가의 관용(tolerance) 하에서 로마카톨릭 과 개신교 교회가 공존할 수 있다. Haakonssen(1981, 1996)은 근대 자연법이론과 스코틀랜드 계몽철학 사이의 관 계에 대하여 다음 두 해석을 제시하였다. 하나는 허치슨(F. Hutcheson)이 미덕 (virtue)과 악덕(vice)이라는 윤리적 용어 및 감정경험이라는 도덕철학 방법론에 의 하여 푸펜도르프의 자연법이론을 재구성하였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로티우스 의 사회질서 개념은 푸펜도르프와 다른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이는 흄(D. Hume)과 스미스에 의하여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이 두 번째 해석이 갖는 함의는, 신이 의도한 사회질서는 인간본성에 이미 내재되어 있으며 이는 개인들의 본능적 행위 또는 허치슨 유형의 감정경험에 일치하는 행위에 의하여 실현된다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푸펜도르프가 제안한 국가에 대한 개인의 복종 의무 가 허치슨의 논의에서 미덕(virtue)의 본질은 공동선(the common good) 또는 공익 (public interests) 추구라는 명제로 전환되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허치슨은 스미스와 달리 국가 또는 사회가 공익에 근거하여 개인의 행위에 간섭하 는 것을 정당화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관찰은 스미스의 사회질서 개념 이 하콘센(Haakonssen)이 제안한 그로티우스의 잠재적 함의와 감정경험이라는 허 치슨의 도덕철학 방법론에 의하여 재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를 논의하고자 한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63 Ⅱ. 스미스(A. Smith)의 사회적 질서 스미스는 그의 생애기간 중 도덕감정론 과 국부론 을 출간하였다. 이 두 저서 는 그가 글래스고우 대학의 도덕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던 1750년~1763년 기간 중의 강의록에 근거하고 있으며 1790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각각 수 차례 개정되었다. 8) 그의 도덕철학 강의는 자연신학, 윤리학, 법학, 정치경제학의 4 부문으로 구성되었 으며, 이중 윤리학과 정치경제학 부분이 도덕감정론 과 국부론 의 논의와 일치한 다. 도덕철학 강의를 위의 네 부분으로 구성하는 것은 허치슨 이후 확립된 스코틀 랜드 대학들의 전통적 교과과정이며, 스미스의 논의 자체도 허치슨에서 흄에 이르 기까지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도덕철학 논의를 따라 발전한 것으로 이해된다. 즉 스미스의 그리고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의 관점에서 볼 때 경제학의 논의는 도덕철학 의 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만약 스미스가 도덕철학의 다른 분야에서 자연적 질서의 개념을 이미 확립하였다면, 이를 경제학적 질서 또는 균형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은 논리 전개과정 상 당연한 진행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이 유효하다면, 본 논문이 제기하는 스미스 경제학의 두 문제-경쟁시장에 존재하는 질서 및 그 개인주의적 속 성-에 대한 설명을 그의 도덕철학 논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철학개념으로서 도덕(morality)은 가치판단과 관련된 모든 현상과 관계를 포괄한 다. 도덕에 대한 논의는 선악(good and evil), 옳고 그름(right and wrong), 권리와 의무(rights and obligation), 정의(justice), 보상(rewards), 처벌(punishment), 미 덕과 악덕(virtue and vice), 정부 또는 국가의 정통성(legitimacy), 그리고 바람직 한 정책(policy) 등 가치판단에 대한 논의 및 가치판단의 대상이 되는 인간사회 또 는 인간관계(human relation)에 대한 논의-종교, 법률, 윤리, 정치, 경제정책-를 포괄한다. 이러한 도덕논의는 자연과학의 사실여부(true and false)에 대한 논의와 대칭적이다. 스미스 당대인 18세기의 도덕논의는 자연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 8) 도덕감정론 은 1759년에 처음 출판되었으며, 이후 스미스의 몰년인 1790년에 출판된 것을 포함하여 모두 여섯 차례 개정되었다. 직전 출판본과 비교하여 의미있는 첨삭 또는 중요한 수 정이 이루어진 것은 1761년의 제 2판과 1790년의 제 6판이다. 국부론 은 1776년 처음 출판 되었으며, 1789년 제 5판이 출판되었다. 직전 출판본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수정은 1784년의 제 3판에서 이루어졌다. 스미스 생애기간 중 이루어진 도덕감정론 와 국부론 의 개정과 관 련된 자세한 것은 Campbell, Skinner and Todd(1976), Cannon(1904), Raphael and Macfie(1976)를 보시오.
164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며, 그로티우스 이후의 근대 자연법 논의는 자연법의 세속화라는 측면에서 아퀴나 스(T. Aquinas) 이후의 중세 자연법 논의와 구별된다. 자연법 논의에서 자연 은 기 독교 신앙에 의하여 전지전능과 무한한 사랑의 두 특성을 갖는 신(God)이 인간에 게 부여한 본성(nature)과 환경을 의미하며, 법 은 구속과 권리 어느 쪽으로도 해 석될 수 있는 당위를 의미한다. 현대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자연법은 인간본성에서 도출된 인간의 기본권리 및 의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자연법의 유효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모든 실정법( 實 定 法 )을 지배하는 초월적 또는 헌법적 권위를 갖는다. 9) 스미스와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의 자연법 논의는 개인의 성격특성인 미덕과 악덕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가치판단이 감정(sentiment)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것 으로 설명하는 도덕철학이다. 이는 그로티우스에서 푸펜도르프에 이르기까지의 법 학적 논의 즉 의무와 권리 개념을 중심으로 연역적 추론 또는 이성(reason)에 의하 여 자연법을 도출하고자 하는 논의와 구별된다. 스미스 도덕철학의 핵심은 개인 행 위의 도덕적 적합성 여부에 대한 판단 메커니즘으로 제시된 관찰자이론(spectator theory)이며, 관찰자이론 자체는 이미 허치슨과 흄에 의하여 스코틀랜드 도덕철학 의 특징적 요소로 확립되었다. 10) 스미스의 관찰자이론이 전제하는 인간본성은 다 음과 같다. 인간은 행위자(agent)인 동시에 잠재적 관찰자(spectator)로서 자기자신의 즐거 움, 기쁨(pleasure) 또는 행복(happiness)을 추구하는 속성을 갖는다. 인간 또는 개 인의 행복은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구별된다. 재화의 소비에서 비롯되는 신체적 행복은 신체적 제약에 의하여 일정한 한계를 갖는다. 정신적 행복은 이해 (understanding) 하는 것과 이해받는 것에서 비롯되며, 이해로 인하여 경험하는 행 복은 이해하는 또는 이해받는 대상이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될 수 있 다.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 행복에 대한 추구는 과학적 또는 철학적 탐구와 미 (beauty)에 대한 추구로 나타나며, 임의의 목적(ends)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9) Smith(1976), vol.Ⅱ,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pp.340-2. 10) 허치슨과 흄 그리고 스미스의 세 관찰자이론 사이의 관계는 Raphael and Macfie(1976, p.15)를 보시오. Pesciarelli(1999, p.13)도 허치슨과 스미스의 관찰자이론 사이의 관계를 지 적하였다. 실제로 Hutcheson(2002) 제 2권 도덕감각 예시(Treatise II, Illustration upon the Moral Sense)에 제시된 도덕적 승인 (moral approbation)에 관한 전체 논의는 관찰 자 (spectator)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65 (means)이 제시된 상황에서 목적이 지니는 가치와 무관하게 수단의 완벽성을 추구 하게 한다. 이해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불 확실(uncertainty), 불안(anxiety), 고통(pain)을 경험하며,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 이 다른 개인의 행위일 경우 그 행위를 적합하지(proper)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11) 스미스가 도덕감정론 에서 제시한 관찰자이론은, 인간 내부에 공감(sympathy) 메커니즘이라는 기능(faculty)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해받는 것에서 비롯된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의 행위와 이로 인한 사회적 규범(norm)의 형성을 사회심리 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우선 행위자 A와 공평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 S의 두 사람이 있는 경우를 상정하자. A의 행위를 관찰하는 S의 내면에서는 A의 행위동기 또는 행위유발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이 기능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상상력의 작용에 의하여 S는 자신의 자아(self)를 A의 현재 상태에 처하게 하며, 이로부터 A의 원래 행위유발 감정에 대한 의사(pseudo) 감정이 발생 하는 것을 경험한다. 스미스는 이 의사감정을 공조감정(sympathetic feeling)이라고 부르며, S의 공조감정이 A의 원래 감정과 일치할 때 S는 A의 행위를 적합한 (proper) 것으로 승인(approval)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해받는 즐거움을 추구 하는 A의 내면에서는 자신의 행위 및 행위유발 감정을 S가 승인할 수 있는 수준으 로 제어하는 상호공감(mutual sympathy)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상호공감 메커니즘은 A의 행위가 S가 대표하는 기존의 사회적 규범으로 조 절되는 상황에서는 개인 A의 사회화(socialization)를 가져오며, 기존의 사회규범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사회규범을 창출한다. 스미스는 다양한 상황 또는 조건에서 공감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현상을 논의함으 로써 다수의 명제를 도출하였다. 이들 명제 중 본 논문에서 주목하는 것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금지( 禁 止 )한다는 의미에서 소극적(negative)으로 규정된 스 11) 스미스의 초기 논문 천문학사(The History of Astronomy) -Smith(1976), vol. Ⅲ, pp.33-105-를 보시오. 여기서 스미스는 이해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행위에 대한 논의를 천문학자의 탐구행위에 적용하여 천문학의 역사적 변천( 變 遷 )을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행위 는 그 행위의 목적이 지니는 가치와 무관하게 수단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스 미스의 명제는, 이해하는 행복과 이해받는 행복의 양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 스미스는 이 명제를 이해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와 결합하여 미(beauty)를 추구하는 개인의 행위를 설 명하며, 같은 명제를 이해받는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와 결합하여 시장경제에서 부(wealth)를 추구하는 개인의 행위를 설명한다. 후자에 관한 것은 Raphael and Skinner(1976)을 보시오.
166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미스의 정의(justice) 개념이다. 예컨대 행위자 A가 어떤 행동을 취한 결과 제 3자 인 피행위자(patient) P가 고통(pain)과 분노(resentment)를 경험하고, 공평한 관찰 자 S가 공감 메커니즘에 의하여 P의 분노를 적절한 것으로 승인한다면, A의 행동 은 정의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며 S의 공조분노에 일치하는 만큼 처벌(punishment) 되어야 한다. 이러한 스미스의 정의 개념은 사회적 공동선(the common good)의 추 구라는 보다 적극적(positive) 행위를 정의의 속성으로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즉 공동선의 추구를 사회적 의무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치슨 이후 스코틀 랜드 도덕철학의 전통적 논의와 구별된다. 12) 스미스가 정의 개념을 소극적(negative)으로 규정한 것은, 위의 예시에서 공평한 관찰자 S가 처한 상황과 관련된다. 분노는 고통을 수반하는 감정이며, S는 공감된 의사 분노로 인하여 고통을 경험한다. 13) 이는 S로 하여금 우선 P의 분노에 대한 공 감을 억제하는 성향을 야기하며, 동시에 이러한 성향에 대한 S의 이해는 P의 분노 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여 A의 행위를 처벌한다는 강제 행동을 취하게 한다. 역으로 A가 공동선을 추구하는 경우 이로 인하여 수혜자 P가 느끼는 감사 (gratitude) 감정 및 이에 공감하는 S의 의사 감정은 이러한 민감성을 지니지 않는 다. 이는 S로 하여금 공동선 추구 행위를 의무 또는 강제 속성을 지니지 않은 것으 로 이해하게 한다. 더욱이 공동선을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 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14) 서로 다른 개별 행위자가 처한 상이한 상황 및 이와 관련 12) Haakonssen(1981, 1998, 2006a, 2006c)에 의하면 스코틀랜드 도덕철학은 정의를 소극적 (negative) 개념으로 설정하는 흄-스미스의 소수파 전통과 적극적(positive) 개념으로 설정하 는 허치슨-라이드(T. Reid)의 다수파 전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13) 관찰자 S는 공감된 의사분노에 의하여 P의 분노를 이해하는 행복 또는 즐거움과 의사분노로 인한 고통을 동시에 경험한다. 흄(Hume)은 공감으로 인한 즐거움을 과대평가하고 의사분노 또는 슬픔으로 인한 고통을 무시함으로써 관찰자는 공감으로부터 항상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 으로 해석하여 스미스를 비판하였다. 그러나 스미스의 관찰자에서 공감 메커니즘은 기능적으 로 작동하며, 따라서 공감하는 즐거움은 관찰자가 이를 의도적으로 추구할 만큼 중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관찰자의 판단대상이 되는 행위자에게는 자기 행위에 대한 관찰자의 도덕적 승인에서 비롯되는 공감받는 즐거움은 행복의 중요 원천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흄의 비판에 대하여 스미스가 공감된 의사분노 또는 슬픔으로 인한 고통을 강조한 것은 논리적으로 적합하다. 동일한 맥락에서 우리는 스미스가 흄의 비판을 간 과하였다는 Haakonssen(2002)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흄-스미스 논쟁에 대한 자세한 것 은 Raphael and Macfie(1976)을 보시오. 14) 이러한 해석은 관찰자이론의 공평한 관찰자가 암묵적으로 전체 사회 전체를 대표한다는 사실 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경우 사회를 대표하는 관찰자가 사회 자체가 취한 행동 또는 정책의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67 된 정보를 획득하는데 따른 어려움으로 인하여, 개인의 행복추구 행위는 사회의 공 동선 추구에 의하여 대체될 수 없다. 스미스가 공동선의 추구를 정의의 속성에서 배제하는 것은 그가 허치슨의 도덕철 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도덕철학을 구축하는 과정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 15) 스코틀 랜드 도덕철학에서 정의(justice)는 강제성을 갖는다. 즉 개인은 정의를 실천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며, 사회는 정의의 실천을 개인에게 정당하게 강제할 수 있다. 허치 슨은 자애(benevolence)를 미덕(virtue)의 본질로 설정하고, 정의를 공동선의 향상 을 추구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허치슨의 체계에서 자애는 도덕적 가치판 단의 기준인 동시에 목표가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스미스는 미덕의 속성을 적 절함(propriety), 자애, 신중함(prudence) 그리고 자기절제(self-command)의 4가 지로 설정하였다. 스미스의 논의에서 신중함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의 성격특 성이다. 그러므로 공동선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 또는 강제하는 것은, 신중함이 미덕의 속성 중 하나라는 스미스의 전제와 모순된다. 즉 스미스는 자애를 미덕의 여러 속성 중 하나로 재설정함으로써, 허치슨의 논의에서 공동선 추 구가 갖는 강제성을 제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스미스의 자연권이론(natural rights theory)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될 수 있다. 16) 스미스의 논의에서 모든 가치판단은 공평한 관찰자 S의 공감 메커니즘 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어떤 개인이 특정 권리를 자신의 정당한 권리로 갖게 되는 것은 S의 승인에 근거한다. 위의 예시에서 S가 공조분노에 의하여 P의 분노를 승인하는 것은, A에 의하여 P의 정당한 권리(rights)가 침해된 것을 인정하 는 것이다. P의 분노에 대한 S의 공조분노 자체가 P의 분노 원인인 자신의 권리가 적합성(propriety)을 평가하는 것은 순환논리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관찰자에게 가 능한 판단 대상은, 동 정책이 각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미치는 효과로 한정된 것으로 이해된 다. 15) 스미스가 허치슨의 도덕철학 논의를 선택적으로 재해석하여 자신의 도덕철학 이론을 구축하 는 과정은 아래의 제 3절에서 논의될 것이다. 16) 스미스의 자연권 이론은 Haakonssen(1990, 2006a)에 의하여 제안되었다. 그러나 하콘센 (Haakonssen)은 스미스의 자연권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아마도 신에 의하여 부여되었을-일반원칙(general principle)에 근거하는 것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푸펜도르프 (Pufendorf)의 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래에서 제시된 본 연구의 논의는 이러한 사전적 일반원칙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으며 자연권의 구체적 내용이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허용 한다는 점에서 하콘센의 논의와 구별된다.
168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침해되었다는 주장을 승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S의 공감 메커니즘은, S가 기존 사회규범 중의 하나로 이미 확립되어 있는 권리관계를 대표하든가 또는 그러한 기 존 권리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작동하여 P의 분노 및 권리주 장을 승인한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즉 권리관계가 사회적으로 아직 확립되어 있 지 않는 상태에서, P가 특정 권리를 정당하게 보유한다는 것은 이 권리가 인간본성 (human nature)에 기초한 자연적 권리임을 시사한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공감 메 커니즘의 작동에 의하여 새로운 사회규범이 형성된다는 스미스의 논의와 일치한다. 스미스의 자연권이론에서 예컨대 개인 A의 권리주장을 정당한 것으로 승인하게 하는 것은 공평한 관찰자의 공조감정이며, A가 추구하는 이해받는 즐거움 또한 공 평한 관찰자의 공조감정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이해받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A의 어떠한 행위도 순환논리에 의하여 관찰자의 승인을 획득한다. 이는 A의 특정 행위 를 관찰자가 승인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기존의 이미 확립된 사회규범이 없는 상 태에서는, 관찰자의 공조감정이 아니라 A의 행위유발 감정에 의하여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찰자가 자신의 자아(self)를 A의 현재 상태에 투사하여 발 생하는 의사 감정에 의하여 A의 행위를 판단하는 한, 그리고 관찰자의 본성이 자기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인 한, 관찰자는 동일한 본성을 따르는 것으로 간주되는 A의 모든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승인하게 된다. 17) 그러므로 제 3 자의 정당한 분노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self-interested) 모든 행위는 도덕적으로 적합한 것으로 승인된다. 스미스의 관찰 자이론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의 성격특성인 신중함 (prudence)을 미덕(virtue)의 한 유형으로 상정하는 스미스 자신의 논의와 일치한 다. 그러나 다음 절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스미스의 관찰자이론은 상이한 개인의 자기이익 추구 행위가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일반적 사 회규범의 성립을 설명하였다는 스미스의 주장은 일정부분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18) 17) 이러한 해석에 의하면, 예컨대 인간본성이 폭력적(violent)일 경우, A의 비폭력적 행위는 S의 폭력적 본성과 일치하지 않으며 따라서 부적합한(improper) 것으로 판정된다. 18) 스미스의 논의에서 일반적 사회규범의 성립과정은 명확하지 않다. 예컨대 스미스는 관찰자의 의사(pseudo) 감정이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의 원래 감정과 일치 또는 불일치하도록 형성되는가 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69 위에서 제시된 스미스의 도덕철학 논의에서 관찰자의 가치판단을 설명하는 것은, 관찰자 스스로가 감정경험에 수반되는 기쁨 또는 행복을 추구하는 속성을 지니며 관찰대상인 행위자가 이러한 기쁨 또는 행복을 추구할 경우 이를 승인한다는 설정 이다. 그리고 이 설정에 의하여 개인의 자기중심적(self-interested) 행복추구 행위 는 도덕적인 것으로 승인된다. 더욱이 감정경험에 수반되는 기쁨 또는 행복은 개인 적 경험이다. 그러므로 관찰자의 가치판단에서 도출되는 스미스의 도덕규범과 이에 일치하는 사회적 질서는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두 속성을 갖는다. 역으로 스미스 의 사회적 질서 및 그 하위 개념인 경제적 질서가 이 두 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은, 스미스가 가치판단의 대상을 감정으로 설정하는데 기인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허치슨은 푸펜도르프의 자연법이론을 스코틀랜드 도덕철학으로 재구성하는 과정 에서 자기보존성을 기쁨, 즐거움 또는 행복에 대한추구로 대체하였으며, 사회성을 공동선(the common good)에 대한 추구로 대체하였다. 19) 그리고 공동선을 제고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에서 공동선 개념이 가치판단의 기준과 정책목표의 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반면 스미스는 가치판단의 사회적 기준이 공평한 관찰 자와 공감 메커니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설명하며, 자기중심적(selfinterested) 행복추구 행위를 도덕적 행위 중의 하나로 이해하였다. 이는 공동선의 추구가 인간본성이 아니며 따라서 이를 개인의 사회적 의무로서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해석은 스미스의 도덕규범과 사회적 질서가 자유주의 속성 을 갖는 것과 일치한다. 공동선의 추구를 인간본성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푸펜도르 프 유형의 사회성을 인간본성에서 배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 은 가치평가의 대상을 행위자의 행위유발 감정으로 설정하는 허치슨 이후 스코틀랜 드 도덕철학의 전통적 논의와, 가치판단의 기준을 공평한 관찰자의 공조감정 (sympathetic feeling)으로 설정하는 스미스의 독창적 논의이다. 다음 절은 근대 초 기의 자연법이론이 스코틀랜드 계몽주의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도덕적 가치판단 또 는 가치평가에 대한 논의가 이성(reason)에 의한 연역적 추론에서 일반적 감정경험 19) 푸펜도르프의 자연법이론은 바베이락(Barbeyrac)과 카마이캘(Chaemichael)을 거쳐 허치슨 에게 전달되었다. 이 전달과정에 관한 자세한 것은 Garrett(2002), Hunter and Saunders (2003), Leidhold(2004), Moore(2002), Moore and Silverthorne(1983), Turco(2007)를 보시오. 자연법이론 및 이와 스코틀랜드 계몽철학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은 Haakonssen (1996, 2006c), Moore and Silverthorne(1983), Norton(1993), Tuck(1979)를 보시오.
170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에 의하여 관련명제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현상을 논의할 것이 다. Ⅲ. 근대 자연법이론의 사회적 질서 도덕철학은 인간본성의 가상적 구성상태가 아니라 실재 구성상태를 탐구하며, 인 간 행동을 정교하게 구축된 가상적 성향과 원리에 의하여 설명하는 대신 실재의 성향과 원리에 의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교육과 관습 및 외국문물이 인간상태와 행동에 미치는 가상적인 효과를 탐구하지 않고, 인간의 본성(Nature) 또는 원초 적 구성원칙(Original Constituent Principles)에 의하여 결정되는 인간의 상태 또 는 행동을 탐구한다. 우리는 개별 행동이 자연적인지 또는 인위적인지에 관계없이 그 도덕적 속성(Office), 목적(Use) 및 궁극적 지향(Destination)을 발견하고자 하며, 이를 위하여 개별행동의 구조 및 구성부분 그리고 개별행위들 사이의 연결 또는 결합관계를 관찰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도덕적 속성, 의무(Duty) 또는 궁극적 지향 즉 인간이 하여야 하는 일 또는 인간이 추구하여야 하는 행동이 무엇 인지를 결정하려면, 인간의 구성(Constitution)을 조사하여 모든 구성부분을 분해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들 구성부분 간의 상호관계와 공동작업(common Effort) 또는 전체(the Whole)의 추세를 고찰하여야 한다. (D. Fordyce, Elements of Moral Philosophy, London, 1754, p.8. K. Haakonssen(1996), p.319에서 재 인용. 번역필자.) 위 인용문은 18세기 도덕철학의 논의영역이 자연법에 대한 논의를 포괄한다는 것 을 명백히 한다. 본 절은 그로티우스에 의하여 시작된 근대 자연법이론이 허치슨을 거쳐 스미스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개인주의와 사회적 질서의 두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근대 자연법이론에서 자연법 자체의 근거와 관련된 논의는 두 유형 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자연법의 궁극적 기원에 대한 신학적 설명이며, 다른 하나는 자연법의 구체적 내용 및 속성에 대한 설명이다. 이 두 번째 유형의 설명은 가설설정과 연역적 추론에 의하여 자연법을 도출하는 것과, 자연법을 따라야 할 의 무(obligation) 및 자연법을 따르는 동기(motivation)를 중심으로 자연법이론의 역사 적 진화 또는 발전 과정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을 포함한다. 첫 번째 문제와 관련하 여 근대 자연법학자들은 아퀴나스(T. Aquinas) 이후의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과 마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71 찬가지로 자연법은 궁극적으로 기독교 교리에 의한 신(God)의 창조행위에서 비롯 된 것으로 이해하였다. 20) 이러한 관점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하고 모순된 함의는 Haakonssen의 다음 명제에서 그대로 유지된다: 신은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법(law)을 창제하였으며, 인간들이 이 법을 따르는 것은 자연적이다. 21) 여기서 자연적 이라는 표현이 갖는 의미는 당위( 當 爲 ) 또는 경향( 傾 向 )의 어느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를 당위로 해석할 경우, 자연법은 의무(obligation) 속성을 지니 며 이는 다시 강제성 여부 및 강제수단으로서 처벌(punishment) 문제를 제기한다. 자연적 이라는 표현을 경향으로 해석하여 인간은 신에 의하여 부여된 일정한 행동 양식을 따라 행동한다고 이해할 경우, 창조 이후의 인간세상에 신이 추가적으로 개 입할 여지가 축소된다는 점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문제시 된다. 그리고 신 이 인간사회에 부여한 것이 질서인지 또는 질서를 인위적으로 창출할 필요성인지에 따라서 자연법의 속성이 달라지며, 사회적 질서가 인간 환경이나 조건 또는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고려할 때 자연법의 구체적 내용은 역사적으로 변화 하는 상대성을 지니게 된다. 스미스는 자연법을 경향으로 해석하고, 신은 자연법에 일치하는 질서를 인간사회 20) Haakonssen(1985; 1996, pp.16-24)는 근대 초기의 스콜라 철학자인 수아레즈(F. Suárez) 와 그로티우스의 자연법 논의가 극히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21) Haakonssen(1985, p.284)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God in creating the world created the law by which it is natural for people to live. 이 명제의 전반부 God law 는 신과 자연법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중세( 中 世 ) 신학의 보편논쟁을 함축하고 있다. 보편논쟁에서 주지주의자(Intellectualist)는 신의 의지(wills)에 대한 신의 이성(reason) 또는 섭리의 우위 를 주장하였으며, 주의주의자(Voluntarist)는 그 역을 주장하였다. 자연신학(natural theology)은 창조적 질서를 구현하고 있는 자연법을 분석하여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규범을 이해하고자 한다. 종교개혁 이전의 기독교는 주로 주지주의의 관점을 취하여 자연신학에서 도출되는 규범들이 신의 계시(revelation)와 동일 수준의 도덕적 정당성을 가지며, 신의 계시 에 대한 해석은 자연신학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반면 종교개혁 이후 의 개신교는 주로 주의주의의 관점을 취하여 초월적인 신의 계시(revelation)에 대하여 인간 의 이성이 갖는 한계 및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자연신학에서 출발한 중세( 中 世 ) 자연 법사상이 근대( 近 代 ) 자연법철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철학자들은 우선 사회규범을 신이 부여한 인간의 본성 또는 이러한 인간들이 모인 공동체인 사회의 상태 또는 조건으로부터 추 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추출된 사회규범의 도덕적 정당성을 신의 이성 또는 의지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 또는 인간사회의 상태에 의하여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세속화 (secularization)는 궁극적으로 계시 신앙과의 충돌을 내포하는 동시에, 창조적 질서라는 자연 법철학의 전제와 잠재적으로 모순된다. 칸트(I. Kant) 이후 자연법사상의 쇠태는 일정부분 이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것은 Haakonssen(2006c, 2006d)를 보시오.
172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에 부여하였으며, 자연법의 구체적 내용은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설명하였 다. 22) 스미스의 중요한 공헌 중의 하나는 신이 부여한 질서와 역사적으로 관찰되는 사회규범의 변화 사이에 존재하는 외관상의 불일치를 설명하는데 있다. 이 문제와 관련된 그의 독창적 기여는 도덕적 가치판단의 기준을 적합성(propriety)으로 설정 하고, 이를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의 관찰자이론(spectator theory)과 결합한 것이다. 스미스에 의하면 개인들이 특정시점에서 주어진 사회환경에 적합하게 행동하면 신 에 의하여 부여된 잠재적 질서가 실현되며, 적합한 행동기준과 행동동기는 관찰자 이론에 따른 개인들의 상호작용 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에 대한 최근 연구성과에 의하면, 이러한 스미스의 논의는 그로티우스(H. Grotius, 1583-1645), 푸펜도르프(S. Pufendorf, 1632-1694), 허치 슨(F. Hutcheson, 1694-1746), 흄(D. Hume, 1711-1776)으로 이어지는 근대 자연 법이론과 스코틀랜드 계몽철학을 계승한 것이다. 23) 그로티우스 이후 스미스까지 이어지는 철학적 전통은 허치슨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허치슨, 흄, 스미스로 이 어지는 논의가 허치슨 이전과 구별되는 것은, 개인의 행동동기를 감정(passion)으 로 설정하고 개인감정에 대한 관찰자 자신의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가치판단에 근거 하여 사회적 질서를 설명하는데 있다. 스미스의 논의가 개인주의적(individualistic) 성향을 지니는 것은 이러한 철학적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 서 스미스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은 허치슨이 개인의 행동동기(motive) 또는 감정을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24) 22)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스미스는 자연법을 당위로 간주하거나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자연법에 일치하는 질서를 구축할 필요성이라고 이해하지 않았다. 18세기 당대의 논의에 의 하면 자연법을 당위로 간주할 경우 인간의 기본권리는 자연법을 준수할 의무에서 파생적으로 도출되며, 국가 또는 사회는 자연법의 준수를 개인에게 강제할 권리를 갖게 된다. 신이 인간 에게 부여한 것이 자연법에 일치하는 질서를 구축할 필요성이라고 간주할 경우, 사회의 기원 은 인간들 사이의 계약에 기인한다는 Hobbes의 명제가 성립한다. 전자는 스미스의 관찰자이 론과 모순되며, 후자는 도덕감정론 에서 명시적으로 거부되었다. 그리고 스미스의 4단계 역 사발전론(the four stage theory of history)은 자연법의 구체적 내용이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23) 자세한 것은 Broadie(2003), Buckle(1991), Haakonssen(1996)을 보시오. 24) 개인주의적 사회질서가 자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스미스의 논의는 허치슨의 기여 외 다음 두 가 지 이론적 발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흄이 허치슨의 관찰자이론을 가치판단의 기본 메커니즘으로 재설정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스미스가 가치판단의 기준을 흄이 제안한 효용(utility)에서 적합성(propriety)으로 대체한 것이다. 가치판단의 기준을 효용으로 설정하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73 그로티우스 이후 근대 자연법의 발전은, 신은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자연] 법을 창제 하였다는 전제에 의하여 자연법에 내포되는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세속화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계속적으로 재설정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역으로 이는 그로티우스의 자연법이론이 갖는 두 측면 즉 완전한 세속화 가능성과 이에 대한 제 약 사이의 갈등이 재설정 과정을 통하여 표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우선 그로티우스의 자연법이론을 논의하고, 허치슨이 개인의 행동 동기 또는 감정을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도입하는 계기를 논의할 것이다. 그로티우스 이전의 전통적 관념에 의하면 피조물로서의 인간은 창조주인 신의 뜻 에 복종하여야 하는 의무(duty)를 지니며, 인간은 이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 한 수단을 획득할 권리(rights)를 갖는다. 다만 이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행사할 것 인가 하는 것은 인간의 재량적 결정이며, 기존의 정치-사회제도는 이러한 인간적 결정의 산물이다. 그리고 자연신학(natural theology)은 신이 창조를 통하여 부여한 인간본성(human nature)에서 신의 뜻을 의미하는 자연법을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인간본성이 인류공통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개인이 갖는 의무와 권리를 집단적 속성 으로 이해하였다. 그로티우스는 이러한 자연신학의 방법론을 자신이 재정의한 인간 본성-자기보존성(self-preservation)과 사회성(sociality)-에 적용하여 자연법을 도출 하고자 하였다. 그로티우스의 근대 자연법이론은 인간의 사회성에 일치하는 권리와 의무가 인간 개인에게 주어지는 주관적(subjective) 또는 개인적 자연권이론이라는 점에서 전통적 논의와 구별된다. 25) Aristotle를 인용하면, 각자가 자신에게 좋은 것으로 개인적으로 판단한 것은 그 에게 좋은 것이다. 이는 신이 인간을 자유롭고 권리/의무(sui iuris)를 갖도록 창 조하였으며, 따라서 각 개인의 행동과 자기 소유물의 사용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종속되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견해는 모든 국가의 공 통적 동의에 의하여 구속적이다. 저 유명한 자연적 자유 개념이 개인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권한 외 다른 무엇을 의미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행동의 자유는 사물에 대한 지배와 동일하다. (Grotius, De Iure Praedae, p.18, R. 면, 목적론(teleology)적 자연적 질서 개념이나 공동선(the common good)을 극대화하기 위 한 국가의 간섭과 인위적 질서 개념이 도입될 수 있다. 반면 스미스의 적합성은 관찰자 (spectator)의 개인적 판단이므로 사회적 가치판단이 도입될 여지를 최소화 한다. 25) 이상의 논의는 Buckle(1991)과 Tuck(1979)에 의존함.
174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Tuck(1979), p.60에서 재인용. 번역필자) Haakonssen(1985, p.249)에 의하면,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Grotius 이전의 전통적 명제에서 사회성은 신과 인간이 공동체 내에서 공존하는 형태로 이미 결정 되어있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귀속 성향을 의미한다. 반면 그로티우스의 사회성은 일정한 권리를 보유한 개인이 집단을 구성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로티 우스의 사회성에 따라 구성된 사회에 만약 질서가 존재한다면, 이 질서는 궁극적으 로 인간에게 사회성을 부여한 신의 뜻에 기인하는 동시에, 이 질서의 확립 또는 운 영과정에 신이 추가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든 사회질 서는 세속적이며, 따라서 도덕적 가치판단의 기준은 인위적이다. 스미스 이후의 자유주의 즉 개인들의 자유 행위가 사후적으로 사회질서를 낳는다 는 명제는,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거의 완전히 단절한다는 점에서 17세기 그로 티우스 당대의 로마가톨릭(Roman Catholic) 및 개신교(Protestant)의 신학적 관점 과 일치하지 않는다. 아마도 자유주의가 갖는 이러한 함의로 인하여 그로티우스는 사회적 질서의 존재를 신학적으로 규정하여 자신의 사회성 개념이 갖는 완전한 세 속화의 가능성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선 도덕질서의 존재를 로마가톨릭 전통의 주지주의(intellectualism)와 도덕실재론(moral realism)으로 설명하였다. 그 리고 국가의 기원을 개인들의 계약에 의하여 설명하고, 개인의 자연권을 계약에 의 하여 인수한 국가에 대하여 개인은 자발적 노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설명하여 절대 왕정(absolute monarchy)을 도덕적으로 정당화 하였다. 이러한 그로티우스의 주장 은 당대 개신교의 종교관을 지배하였던 주의주의(voluntarism) 전통과 충돌하였으 며, 푸펜도르프에 의한 주의주의 자연법이론의 발전을 유도하였다. 그로티우스와 푸펜도르프 사이의 대립은 신에 의하여 부여된 개인적 자유와 사회 적 질서 사이의 긴장관계에 대한 해결책의 차이에서 비롯되며, 이 긴장관계 자체는 Grotius가 인간의 사회성을 개인들이 사회와 사회적 질서를 동시에 구축하는 성향 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야기된 것이다. 26) 그로티우스의 해결책은 인간본성에는 사회 26) 그로티우스의 본질주의(essentialism) 도덕실재론에 의하면 사회가 형성되기 이전의 자연상태 에서 인간본성에 이미 도덕적 가치가 내재되어 있으며, 인간이 구성한 어떠한 사회에서도 인 간본성에 일치하는 사회적 질서는 신의 뜻을 반영한다. 반면 푸펜도르프의 주의주의 도덕론 (moral voluntarism)에 의하면 인간본성에 내재된 것은 도덕적 가치가 아니라 도덕적 가치에 대한 지침(guidance) 및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다. 즉 인간본성 자체는 몰가치적(amoral)이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75 규범이 자연법의 형태로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지만, 인간들이 이 규범을 준수하 지 않기 때문에 구세주를 통한 신의 계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푸펜도르프는 우선 집단을 이루는 성향으로서의 사회성과 사회규범에 대한 지침(guidance)으로 주어지 는 자연법은 서로 독립적인 것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권리(rights)와 의무 (obligation)의 관계는 인간이 의무적으로 복종하여야 하는 자연법을 따라 사회를 구성함으로써 발생하며, 자연법 자체는 기독교 신앙의 구세주에 의하여 완성되었다 는 주장하였다. 그로티우스와 푸펜도르프 어느 쪽의 해석을 따르든지 간에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질서 사이의 긴장은 신이 창제한 자연법은 완전하다는 함의에 의하 여 해소된다. 다만 그로티우스의 경우 도덕규범이 사회구성 이전에 인간본성에 부 여되므로 이의 준수 여부는 신과 인간 사이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평가할 권한 이 잠재적으로 교회에게 주어진다. 반면 푸펜도르프의 경우 자연법이 사회규범으로 서 효력을 갖는 것은 사회를 구축하는데 기인하며, 따라서 이를 강제할 권한이 사 회에 주어진다. 27) 세속화의 관점에서 볼 때 푸펜도르프의 논의는 이중적이다. 그 는 자연법의 완성을 신의 의지(God s will)에 따른 구세주의 계시(revelation) 이후 로 한정하여 개신교의 신학관을 충실히 반영하는 동시에, 완성된 자연법에 따라 구 며, 인간행위와 사회질서는 신이 부여한 지침인 자연법에 일치하는 경우에만 도덕적이다. 양 자의 대립은 창조자인 신의 의지와 창조물인 자연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차이를 반영 하며, 또한 인간의 기본권리와 사회적 의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법철학(jurisprudence) 상의 차이를 낳는다. 그로티우스의 경우 기본권은 사회가 구성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며 사회적 의 무는 기본권을 침해할 수 없다. 푸펜도르프의 경우 기본권 자체가 사회적 의무에서 파생된다. 기본권과 사회적 의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해석 상의 차이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에 서 공동선(the common good)의 추구를 자연법에 일치하는 사회적 의무로 간주하여 강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나타난다. 홉스(Hobbes)는 인간본성에 부여된 것이 사회를 구성하는 성향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할 필요성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위의 두 주장과 구별된다. 자 세한 것은 Tuck(1979) 외 Broadie(2003), Haakonssen(2006e), Norton(1993)에 수록된 논 문들을 참고하시오. 27) 이러한 푸펜도르프의 제안은 교회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주장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반면 그로티우스의 제안은 국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Grotius의 제 안 자체는 기독교 개인을 의미하는 홀란드 동인도회사가 당시 아시아 지역 비기독교 국가를 침략 또는 내정간섭할 수 있는 국제법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기독교와 비기독교 신 이 서로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자연법이론에 의하면 각각의 신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권리는 동 일하다. 그러므로 권리를 침해당한 일방은 종교의 차이에 관계없이 상대방에게 보상을 강제 할 권리를 갖는다. 물론 동일한 논리가 기독교 권역에 속하는 강대국-스페인-과 약소국-홀란 드-사이에도 적용된다. 자세한 것은 Tuck(2005)를 보시오.
176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성된 모든 사회관계-개인들 사이의 의무와 권리 관계-를 실증법의 영역으로 설정함 으로써 이에 대한 종교적 간섭을 배제하여 세속화의 진전을 가져왔다. 28) 본 연구가 푸펜도르프의 자연법이론에서 주목하는 것은, 푸펜도르프와 라이프니 쯔(W. Leibniz, 1646-1716) 사이의 논쟁에서 드러난 푸펜도르프 이론의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허치슨이 감정을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는 해석 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9) 푸펜도르프의 자연법이론은 자연법에 대한 인간의 복종 의무로부터 이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각 개인이 사회에서 보유할 필요가 있는 기 본권리를 도출한다. 이러한 설명에 대하여 라이프니쯔가 제기한 비판의 요체는 다 음과 같다. 신이 창제한 자연법에 대한 인간의 자발적 복종 또는 순종은, 신이 창 조주로서 갖는 권위(authority)나 자연법의 옳음에 대한 인간의 이성적 판단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푸펜도르프의 논의는 자연법 자체를 옳고 그 름에 대한 인간이성의 판단기준으로 설정하므로 순환논리의 오류에 빠지게 된 다. 30) Haakonssen(1996, p.49)에 의하면, 계몽주의 도덕철학의 핵심은 이 순환논 리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순수하게 인간적인 또는 사회적인 설명의 가능성 을 고찰 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본성의 또 다른 측면 즉 인간이 자연법을 준수(위반)할 때 경험하는 즐거움(고통)에 의하여 선한(악한) 행위를 학습하여 도덕적 능력을 계발 하는 현상에 대한 논의로 나타난다. 라이프니쯔의 푸펜도르프에 대한 비판은 가치판단의 대상은 행동동기(motive)라 는 점과 인간이성에 의한 합리성의 판단은 판단기준의 합리성을 논할 수 없다는 두 가지 문제를 제시하였다. 허치슨은 개인행동에 대한 가치판단의 대상을 동기 또는 28) 신약(the New Testament)의 핵심적 계시를 타인에 대한 사랑 또는 이타심(altruism)이라고 할 때, 푸펜도르프의 사회성(sociability, sociableness) 개념에 근거한 자연법은 자애 (benevolence) 또는 자선(beneficence)을 사회적 의무로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푸펜도르프와 허치슨을 연결하는 중요 관계 중의 하나이다. 각주 (19)에 제시된 참고문헌을 보시오. 29) 푸펜도르프와 라이프니쯔 사이의 논쟁에 직접 개입한 것은 바베이락(Barbeyrac)이다. 바베 이락과 카마이캘(Carmichael)은 푸펜도르프의 사회성을 기독교적 사랑(love) 및 양심 개념과 모순되지 않도록 재해석하였으며, 허치슨은 이러한 재해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Barbeyrac(2003) 및 각주 (19)에 제시된 참고문헌을 보시오. 30) 역으로 토마지우스(C. Tomasius, 1655-1728)에 의하면 자연법 자체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 단은 푸펜도르프의 체계에서 금지된 문제(negative heuristic)이다. 자세한 것은 Haakonssen (2006c)을 보시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77 감정으로 설정하고, 가치판단 기준을 행동에 수반되는 개인적 행복으로 설정하여 푸펜도르프의 순환논리를 회피할 수 있었다. 더욱이 그는 사회전체의 행복을 극대 화하는 것이 사회적 목표이며 이를 추구하는 이타적 행위-자애(benevolence) 또는 자선(beneficence)-가 정의(justice)라고 규정하여, 푸펜도르프 논의의 주요 함의를 공리주의적(utilitarian) 명제로 전환하였다. 허치슨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관찰된 행 위 또는 행위동기의 도덕적 성질을 감각적으로 판단-평가할 수 있는 기능 즉 도덕 감각(moral sense)이 주어져 있으며, 인간은 이 감각경험에 의하여 미덕(virtue)과 악덕(virtue)을 판단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자애로 정의되는 미덕은 그 함의에 의 하여 전체 사회의 공동선(the common good)을 증가시킨다. 신이 도덕감각을 인간 본성에 부여하였다는 것은 공동선을 신의 뜻에 일치하는 사회적 의무로 규정하였다 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각 개인에게 미덕을 획득하여 공동선에 기여하여야 할 의 무 및 이 의무를 실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수단을 획득할 권리를 부여한다. 신이 부 여한 권리와 의무에 일치하는 사회제도의 구성과 개인들의 행위는 잘 조화된 (harmonious) 사회질서를 낳는다. 국가 또는 사회는 개인들이 미덕을 추구하도록 간섭 또는 강제할 권한을 지니며, 개인의 자연권(natural rights)에 대한 주장은 공 동선을 추구하는 국가의 행위에 우선 할 수 없다. 31) 허치슨의 위 논의는 자연법이론의 쟁점을 의무와 권리라는 법적 관계에서 개인적 윤리판단의 문제로 전환하고, 윤리판단의 기준을 이성에 의한 연역적 추론에서 도 출하는 대신 도덕감각의 기능적 작용으로 설정한 것이다. 스미스는 허치슨의 논의 에서 이 두 가지 이론적 요소를 선택하여 자신의 도덕론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선 허치슨의 자애 또는 자선을 도덕적 속성을 지닌 여러 감정 및 행동동기 중의 하나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도덕성을 판별하는 특수한 감각기관이 존재한다는 허치슨의 가정을, 모든 감정의 적합성(propriety)을 기능적으로 판별하는 공감 메커 니즘(sympathy mechanism)이 존재한다는 가정으로 대체하였다. 더욱이 스미스는 특정 개인행위의 적합성은 그 행위가 발생한 역사적 사회적 환경에 의존한다는 점 에서 불확실하고(contingent) 상황의존적(contextual)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후 자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 또는 정부는 개인행위와 관련된 상황정보를 충분히 지 닐 수 없으며 따라서 개인을 대신하여 적합한 행위를 결정 또는 강제할 수 없다. 31) 허치슨에 대한 이러한 논의는 Haakonssen(1996, pp.63-99)에 근거한다.
178 經 濟 學 硏 究 제 57 집제1 호 즉 개인행위의 적합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공동선에 기여하지만, 개인은 공동선을 추구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역으로 국가 또는 사회가 정책적으로 공동선의 향상을 추구할 경우, 이 정책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간섭하지 않는 방식으로 실행되어야 한 다. 자연적 자유의 질서라는 스미스의 기본명제는 이러한 철학적 논의에 의하여-경 제학적 분석 이전에 이미-구축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미스의 도덕철학에 대하여 자연법이론의 관점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다음 과 같다. 어떤 개인의 행위를 공평한 관찰자가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이 행 위가 그의 권리(rights) 내에서 이루어질 때이며, 그의 권리는 관련 상황에서 관찰 자가 그의 권리로 인정하는 바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면 그의 권리가 제 3자의 동일한 권리와 충돌할 때, 관찰자는 어떠한 근거에서 이를 그의 권리로 인정하는 가? 어려운 점은 이 문제를 스미스에게 제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관찰자의 판단 근거는 공감 메커니즘에 의하여 유도된 의사(pseudo) 감정이며, 스미스 체계에서 감정(passion)은 이성(reason)에 우선하여 존재하여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근 원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이 문제는 푸펜도르프의 순환논리를-공동선의 개념을 도입하지 않고서-단순히 감정에 대한 가치판단에 의하여 해소할 수 있을 것 인가 하는 전통적인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Ⅳ. 맺는 말 스미스는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철학자이며, 그의 두 권의 저서- 도덕감 정론 과 국부론 -은 그의 도덕철학 체계의 구성하는 전체 영역 중에서 윤리철학 과 경제학에서의 논의이다. 본 연구는 국부론 에서 자연가격(natural prices)으로 표현되는 경제적 질서와 도덕감정론 의 일반적 사회규범(general social norms)을 도덕철학에서 논의하는 사회적 질서(social order)의 하위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그 리고 국부론 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경제적 질서의 존재 문제를 도덕감정론 및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의 철학적 전통에 의하여 재해석 하였다. 경제적 질서의 주 요 속성 중에서 본 연구가 논의한 것은 경제적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문제 32) 이는 물론 허치슨이 감정을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설정한 이유이다. 허치슨에 의하면 감정이 이성에 우선한다는 명제는, 감정경험의 결과인 즐거움(pleasure)과 고통(pain)이 개 인의 행동동기라는 명제와 모순되지 않는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79 인 개인주의와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문제 즉 특정 행위유형이 어떠한 방 식으로 사회적 규범으로 성립하는가 하는 점이다. 개인주의와 관련하여 본 연구가 주목한 것은 스미스의 논의에서 도덕적 평가는 개인의 행동동기 또는 행동유발 감 정에 대한 공평한 관찰자의 개인적 평가라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와 관련하여 본 연구가 주목한 것은 스미스는 관찰자이론에 의하여 일반적 사회규범의 형성을 설명 한다는 점이다. 개인주의에 대한 본 연구의 기본설정은, 허치슨이 근대 자연법이론 의 전통적 논의에서 일탈하여 개인의 감정을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도입한 계기를, 라이프니쯔가 푸펜도르프에 대하여 제기한 순환논리의 오류에 의하여 설명할 수 있 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에 대한 본 연구의 기본설정은, 관찰자이론의 공평한 관 찰자는 자신이 행위자와 동일하게 공유하는 인간본성(human nature)으로 인하여 행위자의 자기이익 추구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승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본 연 구의 논의의 의하면 스미스의 관찰자이론은 푸펜도르프-허치슨의 핵심논제인 사회 적 공동선(the common good)의 추구를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에서 배제하며, 이 로 인하여 스미스의 사회적 질서는 공동선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 또는 정부의 간섭 없이 이루어진다. 즉 스미스는 우선 신이 인간에게 본성을 부여 하는 과정에서 그 본성에 일치하는 사회적 질서도 같이 부여하였다는 전통적 기독 교 신앙에서 출발하여, 사회성을 인간본성이 아니라 관찰자이론에 따른 기능적 작 용의 산물로 상정하였다. 사회성을 인간본성으로 설정한 푸펜도르프의 논리체계에 서 공동선의 향상이라는 사회적 목표는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실현하여야 할 의무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 스미스의 논리체계에서 공 동선은 신이 부여한 사회적 질서 속에서 당연히 실현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요컨대 스미스의 자유주의적 사회질서는,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하 여 사회적 질서가 창출되는 것을 논증하는데 근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선의 추구를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는 도덕철학 체계를 구성한 것에 근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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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스미스(Adam Smith) 경제학의 철학적 기원 183 The Philosophical Origin of Adam Smith s Economic and Social Order Sangheon Lee* Abstract 33) The economic discourse of A. Smith constitutes a part of his moral philosophy which, in turn, reflects the tradition of Scottish Enlightenment. Smith s notion of liberal economic order is characterized by empiricism and individualism. This paper examines their philosophical sources. It argues that empiricism comes from Hutcheson who restructured the natural law theories of the modern era in terms of moral-cum-empiricist arguments. Smith in turn transformed Hutcheson s moral system, and removed the social necessity to enforce the common good. It makes Smith s social order individualistic as well as empiricist. Key Words: Adam Smith, Natural Law, Scottish Moral Philosophy * Research 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Korea University, Seongbuk-gu, Seoul 136-701, Korea. Phone: +82-2-3290-2220, e-mail: leesnghn@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