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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년 3월 637 667면 Seoul Law Journal Vol. 53 No. 1 March 2012. pp. 637 667 <논문> 1)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 朱 晋 烈 요 약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7호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가지급금 대여금 인력 부동산 유가증권 상품 용역 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 가 부당 하다고 인정되면 불공정거래 로서 금지하 고 있다. 동 조항의 입법취지는 경제력집중 억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거 래법은 부당지원행위를 불공정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함으로써, 법의 해석 적 용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입법자료와 판례는 부당성 판 단기준의 하나로서 경제력집중을 제시하고 있는데, 경제력집중 개념은 경제정책 의 가이드라인 정도로 기능할 수는 있어도, 기업 간 지원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법적 기준으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기업 간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체계적 위치를 고려할 때, 오로지 공정거래 저해성 에서만 찾는 것이 타당하다. 공정위나 법원은 지원 행위로 인한 공정거래 저해성은 추상적 위험으로 족한 것으로 보고, 합리의 원칙 보다는 당연위법 법리에 가깝게 법 제23조 제1항 제7호를 해석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행위가 있더라도 경쟁제한성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 으므로,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합리의 원칙 에 따라 지원객체가 속한 관련시장에 서의 경쟁제한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인정해야 하며, 그렇게 되면 부 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지원행위는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간 지원행위 는 당해 행위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공동행위 가 아닌 이상, 지원행 위는 지원객체가 속한 관련시장에서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 라, 지원객체의 투자자, 채권자, 피고용인, 납품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 인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경쟁제한성 측면에서 지원행위의 부당 성을 인정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 문제가 민주주의 * 이 논문은 2010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비)으로 한국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NRF-2010-330-B00085). **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부교수, 법학박사.

638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면, 경제력집중 규제는 당분간 법 제3장으로 족 하고, 경쟁제한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재벌집단의 소유집중이나 기타 기업지 배구조 문제는 공정거래법 이외의 다른 법률로 규율하는 것이 타당하다. 주제어: 부당지원행위, 경제력집중, 불공정거래, 경쟁제한성, 공정거래법, 기업지 배구조 I. 서 론 우리나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하 공정거래법 또는 법 ) 제23조 제1항 제7호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가지급금 대여금 인력 부동산 유가증권 상품 용역 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 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 1) (이하 지 원행위 )가 부당 하다고 인정되면 불공정거래 로서 금지하고 있는바, 이는 다른 나라 경쟁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단히 독특한 조항이다. 법 문언에 따르면 지원주체나 지원객체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지원규모나 지원의 동기도 불문한다(따라서 법 제23조 제1항 제7호 적용 예외에 관한 특별법이 없는 한, 대 기업이 이른바 상생협력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더라도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지원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되면, 지원주체는 시정조치(법 제24 조), 지원주체의 매출액 100분의 5 미만 범위 내의 과징금(법 제24조의2), 2년 이 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법 제67조 제2호)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입법은 분명 우리나라 특유의 입법으로서, 2) 아마도 외국 학자들에 게 흥미로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위와 같은 입법의 당초 목적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 억제에 있었다. 그러 나 법은 지원행위를 경제력집중과는 무관한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율하고 있어, 법 1) 지원행위별 구체적 내용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2] 10. 가, 나, 다 등에 나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는 내부 사무처리 준칙으로서 부당한 지원행위의 심사지침 (이하 심사지침 )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2) 경쟁법 집행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 유럽연합,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프 랑스, 일본과 같은 경쟁법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브라질, 멕시 코,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같은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쟁법에서도 기업 간 지원행위를 불공정행위로 규율하는 입법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39 체계적 정합성이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원행위의 부당성 을 도대체 어디서 찾을 것인지와 관련하여 법리적인 혼란도 야기되었다. 3)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기 업에 대한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력집중이 문제라면 이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율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4) 기업 간 지원행위로 인한 공정거래질서가 문제라면 지원 행위 규제의 입법목적을 경제력집중 억제에 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지 원행위 규제 조항을 법 제23조가 아니라 경제력집중 억제에 관한 제3장에 두고, 규제대상 사업자 범위도 주요 대기업집단으로 축소하고, 지원행위 규제의 목적상 경제력집중의 구체적 의미와 판단기준을 분명히 정하고, 위반시 제재 수단도 보 다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입법하였더라면, 지원행위 규제의 법체계적 정합성뿐만 아니라 경쟁정책 차원에서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위와 같은 태생적 문제점 때문에, 동 조항에 관한 판 례 5) 역시 일정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입법론적으로 볼 때 어떤 식으로든 법 3) 현행 지원행위 규제 법리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문헌으로는 다음을 참조. 신 영수, 현저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물량 몰아주기)의 위법성 판단, 서울대 경쟁법센 터 시장과정부센터 공동세미나 자료집(2011); 심재한, 공정거래법상의 부당내부거래, 영남법학(2010); 서정, 부당한 지원행위 규제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2008); 송옥렬, 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규제의 법정책적 이해, 서울대학교 법학 제46 권 제1호(2004); 이문지, 재벌의 내부거래와 공정거래법의 규제, 상사법연구 제15집 1 호(1996); 이봉의, 부당지원행위와 경쟁질서-법도그마틱(Rechtsdogmatik) 관점에서, 서 울대 경쟁법센터 시장과정부센터 공동세미나 자료집(2011); 임정하, 부당지원행위 규 제에 관한 논의, 경제법연구 제10권 2호(2011); 최승재, 부당지원행위와 터널링 규제 에 대한 연구, 규제연구 제18권 2호(2009). 4) 당시 입법 실무를 담당했던 공정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원래 지원행위 규제 조항을 입법취지에 맞게 법 제3장에 두고자 하였으나, 당시 대기업들이 정부가 너무 대기업만 규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 제기와 함께 법이 금지하고자 하는 지원행위는 비단 중 소기업들 간에도 발생한다는 비판이 있어, 부득이 법 제23조에 규정하게 되었다고 한 다. 그러나 중소기업들 간의 지원행위는 경제력집중 문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중 소기업들 간의 지원행위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더라도, 지원행위 규제 조항을 법 제23조 에 두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5) 1997년 법 제23조 제1항 제7호가 신설된 이래로 지금까지 공정위는 동 조항이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주로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의 지원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법 조항을 집행해왔는데, 그 결과 부당지원행위와 관련 한 대법원 판결 37건 중에서 29건이 금호, 대우, 삼성, 에스케이, 엘지, 현대, 한화 등 과 대기업집단의 지원행위에 관한 것이다. 이 중에서 대부분의 사례는 1997 8년 외 환 금융위기 당시 자금난에 처한 계열사에 대한 지원행위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는 현대 계열사 간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가 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하 는지 여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사건이 대법원에서 계류 중 에 있다(원심: 서울고법 2009. 8. 19.선고 2007누30903 판결).

640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제23조 제1항 제7호에 대한 개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총선과 대 선을 앞둔 정치권이 여 야를 불문하고 공정거래법을 통한 대기업집단 규제 강화 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당해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없는 한 6) 당분간 은 정부 차원에서의 법개정 논의를 기대하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원행위와 경제력집중 그리고 공정거래저해성 간의 뚜렷한 논리적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 았음에도 불구하고,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와 같은 형식의 입법은 과잉규제를 양 산함으로써 결국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 (제119 조 제1항)를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7) 본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 하여 먼저 국회입법자료와 판례에 나타난 지원행위 규제의 입법목적과 부당성 판 단기준, 그리고 관련 문제점을 살펴보고(II), 그 다음 지원행위의 부당성 판단기준 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III), 끝으로 기업 간 지원행위 규제법의 새로운 해석 방 향을 제안하고자 한다(IV). II.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 법리 1. 입법취지와 목적 국회입법자료에 나타난 입법취지를 보면, 지원행위 규제 이유는 경제력집중을 억제함으로써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개선하여 경쟁촉진형 경제구조를 정착시키고 국가경쟁력을 강화 하는 것에 있고, 부당한 지원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 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이유는 모든 사업자에게 균등하게 적용하려는 취지 에 있었음 을 알 수 있다. 8) 한편 부당지원행위 제재로서 법 제24조의2(1999.12.28 법률 제 6043호로 개정된 것)는 지원주체에 대해 매출액 100분의 5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당초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은 매출액의 100분의 2 였다. 법개정으로 현재와 같이 상한을 100분의 5로 2.5배 상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서, 국회 심사보고서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의 실효성을 6)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03년에 이미 부당지원행위 과징금 조항 위헌제청 사건에서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합헌성을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설시를 한바 있어(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참조), 당해 조항의 위헌결정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7) 헌법도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제119조 제2항), 시장 의 지배나 경제력 그 자체를 방지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8) 국회 행정위원회,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중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 (1996.11), p.6.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41 확보 하고,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 하려는 것으로 쓰고 있다. 9) 심사보고서에 나타난 질의 답변 내용을 보면, 먼저 과징금 상향조정은 부당지원행위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실효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 는 질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서는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과징금부과의 형평성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필요하며 이사회 의결 및 공시제도 도입 등 사전예방제도를 계속 계발 하겠다는 답변이 있었고, 대규모내부거래의 이사회의결 및 공시제도 의 부적성 및 대규모내부거래와 부당지원행위의 용어상의 혼란 을 지적하는 질의 에 대해서는 부당지원행위의 사전예방을 위해 대규모내부거래의 이사회의결 및 공시의무부과는 필요하며, 용어의 혼란은 없 다는 답변이 있었다. 10) 그 다음 판례에 나타난 부당지원행위 규제 목적을 보면 다음과 같다. 대법원은 에스케이 기업집단이 관련된 2004년, 2006년 두 판결 11) 에서 법 제27조 제1항 제7 호의 입법목적을 경제력집중 방지와 아울러 공정거래질서 확립 으로 보고 있는 데, 경제력집중 방지 을 먼저 언급한 것은 부당지원행위 금지의 입법취지를 우 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7건의 사건 12) 에서 대법원은 입법목적을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아울러 경제력집중 방지 라고 설시하고 있는데, 위의 두 사건과는 달리 공정거래질서 확립 을 먼저 언급한 것은 법 제27조 제1항 제7호 의 체계적 위치, 즉 부당지원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이유 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유집중과 관련하여, 판례는 경제력 집중 억제가 지원행위 규제의 입법목적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변칙적인 부의 세대간 이전 등을 통한 소유집중의 직접적인 규제는 법의 목적이 아니 라고 보고 있다. 13) 헌법재판소는 2003년 법 제24조의2(과징금) 위헌제청 사건 14) 에서 법 제27조 제 9) 국회 정무위원회,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중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 (1999. 11), p.2. 10) 상동, p.7. 11)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대법원 2006. 5. 12.선고 2004두12315 판결. 12) 대법원 2004. 4. 9.선고 2001두6197 판결;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 두2881 및 2001두6012 판결; 대법원 2004. 11. 12.선고 2001두2034 판결; 대법원 2005. 4. 15.선 고 2004두7986 판결; 대법원 2005. 4. 29.선고 2004두3281 판결;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3021 판결; 대법원 2005. 9. 15.선고 2003두12059 판결; 대법원 2006.6.2. 선고 2004두558 판결; 대법원 2007. 1. 11.선고 2004두3304 판결. 13) 대법원 2004. 9. 24.선고 2001두6364 판결(본고 II.2.나.(6) 참조). 14) 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642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1항 제7호는 다음과 같은 지원행위의 폐해를 규제할 목적으로 입법되었다고 보았 다: 첫째, 퇴출되어야 할 효율성이 낮은 부실기업이나 한계기업을 계열회사의 형 태로 존속케 함으로써 당해 시장에서 경쟁자인 독립기업을 부당하게 배제하거나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 시장진입을 억제함으로써 시장의 기능을 저해한다. 둘째, 계열회사 간에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부당내부거래는 독과점적 이윤을 상호간에 창출시키게 되고, 그 결과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들의 독점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야기한다. 셋째, 부당내부거래는 우량 계열기업의 핵심역 량이 부실 계열기업으로 분산 유출되어 우량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됨에 따라 기 업집단 전체가 동반 부실화할 위험을 초래한다. 넷째, 부당내부거래는 또한 기업 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주주, 특히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 일부 하급심 판결도 위 헌법재판소 결정과 유사하게 부당지원행위 입법목적으 로 한계회사의 도태 방해, 독립 경쟁자 축출 또는 위축, 잠재 경쟁자의 진입 억 제, 동반부실, 주주의 이익 탈취,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 손해 와 같은 폐해 규제 를 제시하고 있다. 15) 2. 부당성 판단기준 및 주요 사례 가. 판단기준 및 고려요소 판례는 법 제27조 제1항 제7호의 입법목적을 고려하여,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지원객체의 관련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으로 공 정한 거래가 저해될 우려 16) 또는 지원객체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속한 시장에 서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이 집중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 17) 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자금지원행위의 경우 부당성 유무는 오 로지 공정거래질서라는 관점에서 평가 해야 한다고 본다. 18) 한편 구체적 사안에서 부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판례는 지원주체와 지원 객체와의 관계, 지원행위의 목적과 의도,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구조와 특성, 지원성 거래규모와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상 이익 및 지원기간, 지원행위로 인하 15) 서울고법 2001. 1. 30.선고 98누13272 판결; 서울고법 2001. 8. 28.선고 99누3814 판결; 서울고법 2004. 2. 5.선고 2001누10303 판결; 서울고법 2004. 2. 5.선고 2000누11071 판결. 16)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17) 대법원 2004. 9. 24.선고 2001두6364 판결. 18)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43 여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의 효과, 중소기업 및 여타 경쟁사업자의 경쟁능력과 경쟁여건의 변화 정도, 지원행위 전후의 지원객체 의 시장점유율의 추이, 시장개방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고, 19) 공 정거래질서와 관계가 있는 한 공익적 목적, 소비자 이익, 사업경영상 또는 거래 상의 필요성 내지 합리성 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20) 나. 주요 사례 이하에서는 (i) 1997 8년 외환 금융위기 당시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의 자금 지원행위와 관련하여 부당성이 인정된 주요 사례과 (ii) 대기업집단 특수관계인에 대한 편법적인 富 의 증여가 문제되었으나 부당성이 부인된 사례 등을 각 사건의 핵심 사항만 간추려서 살펴보기로 한다. (1) 에스케이앤씨 사건 에스케이앤씨는 1998. 11.30. 1999. 8. 6. 기간중 한국종금이 발행한 기업어음 (이하 CP ) 39,320백만원을 4,800 5,000백만원씩 8회에 걸쳐 6.0 8.5%의 할인 율로 매입하고, 한국종금으로 하여금 같은 기간 중 SKM 발행의 CP 44,070백만 원을 4,768 4,995백만원씩 9회에 걸쳐 7.0 9.5%의 할인율로 매입하게 하였는데, 에스케이앤씨가 한국종금의 CP를 매입한 할인율과, 같은 기간 동안의 정상금리 즉, SKM이 동일자 또는 유사일자에 발행한 CP의 할인율(유사일자 CP 발행이 없 는 경우에는 당좌차월금리)과는 2.26 9.50%의 금리차가 났다. 대법원은 에스케이앤씨의 행위는 SKM의 금융부담을 줄이고 자금사정을 개선 시켜 경쟁사업자에 비해 경쟁조건을 유리하게 하고, SKM의 관련시장에서 유력 한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 또는 강화시킬 우려가 있는 지원행위 로서 부당성이 인 정된다고 보았다. 21) (2) 대우전자 사건 대우전자는 자금난에 처해 있던 계열회사인 한국전기초자로부터 자금지원 요 청을 받고 1998. 1월 및 2월 4회에 걸쳐 총 200억원 상당의 원고 한국전기초자 19)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20)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21)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644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발행 기업어음을 정상 할인율보다 낮은 할인율로 매입하는 방법으로 실제 매입할 인율과 정상할인율의 차이에 해당하는 금액인 2,897만원을 지원하였다. 대법원은 자금지원행위가 부당성을 갖는지 유무는 오로지 공정한 거래질서라 는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고, 대우전자가 한국전기초자의 대주주임과 동시에 한국전기초자로부터 주력상품의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는 처지에서 한국 전기초자의 일시적인 자금난 해소를 위하여 이 사건 기업어음을 인수하게 된 것 이라는 위 원고의 주장은 결국 단순한 사업경영상 또는 거래상의 필요성 내지 합 리성에 관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부당성 및 공정거래저해성이 부정 된다고 할 수 없다 고 하였다. 22) (3) 에스케이텔레콤 사건 에스케이텔레콤은 (i) 1998. 1. 23.부터 같은 해 6. 30.까지 사이에 한일은행에 가입한 특정금전신탁(500억원)을 통하여 에스케이유통이 발행한 500억원 또는 400억원의 기업어음을 7회에 걸쳐 통상적인 할인금리보다 1.5 8% 낮은 할인율 로 매입하고, (ii) 1998. 1. 14.부터 같은 해 6. 30.까지 사이에 조흥은행에 가입한 특정금전신탁(250억원)을 통하여 에스케이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을 같은 기간 에스케이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평균할인율보다 3.05 10.78% 낮은 할인율로 매입하였다. 대법원은 에스케이텔레콤의 행위는 에스케이유통 및 에스케이건설의 금융부 담을 줄이고 자금사정을 개선시켜 경쟁사업자에 비해 경쟁조건을 유리하게 함으 로써...관련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 고 보았다. 23) (4) 삼성물산 사건 삼성물산은 1997. 11. 14. 삼성종합화학이 발행한 액면 5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할인율 13.50%, 기간 91일로 정하여 매입하였다가, 1998. 2. 13. 다시 같은 금 액의 기업어음을 같은 할인율로 기간을 90일로 정하여 매입하는 방식으로, 약 15 억원을 지원하였다. 대법원은 삼성물산의 지원금액(1,499,000,000원)이 지원기업의 자산대비 0.019% 22)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23) 대법원 2006. 2. 10.선고 2003두15171 판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45 매출액대비 0.05%, 피지원기업의 자산대비 0.05% 매출액대비 0.14%에 불과하더 라도,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24) (5) 엘지칼텍스가스 사건 엘지칼텍스가스는 1998. 2. 4. 원전에너지(자신이 100% 출자한 완전자회사)에 게 특별판매장려금으로 약 20억원을 지급하였다. 대법원은 모회사가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는 완전자회사라고 하더라도 양 자는 법률적으로는 별개의 독립한 거래주체이고, 부당지원행위의 객체를 정하고 있는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다른 회사 의 개념에서 완전자회사를 지원객체에 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 모회사와 완전자회사는 경제적인 이익과 손실을 완전히 같이하는 단일한 경제단위에 해당하므로 완전자회사는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다른 회사 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특별장 려금 지급으로 원전에너지의 경쟁조건을 경쟁사업자에 비해 유리했으므로 부당 성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을 지지하였다. 25) (6) 삼성에스디에스 사건 삼성에스디에스는 1999. 2. 26. 2백3십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표 면금리 8%의 사채권 및 이에 부가하여 1년 후 주당 금 7,150원에 신주 3,216,738 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신주인수권증권을 발행하였고, 같은 날 에스 케이증권을 주간사로 하여 위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총액인수계약을 체결하 고 금 2백3십억원에 이를 일괄 매각하였으며, 에스케이증권은 이 건 신주인수권 부사채를 총액인수한 후 사채권과 신주인수권증권을 분리하여 사채권은 같은 날 삼성증권 주식회사에게 사채유통수익률 10%를 적용하여 금 21,820,000,000원에 매각하였고, 신주인수권증권은 대규모기업집단 삼성의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등 6 인에게 금 1,180,000,000원에 매각하였으며, 삼성증권 주식회사는 같은 날 위와 같이 인수한 사채권 금 21,820,000,000원을 신주인수권증권을 매입한 특수관계인 들에게 수수료 없이 같은 금액으로 전량을 매각하였다. 공정위는 삼성에스디에스의 행위는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6) 그러 24) 대법원 2006. 7. 27.선고 2004두1186 판결. 25) 대법원 2004. 11. 12.선고 2001두2034 판결. 26) 공정위 1999. 10. 28. 전원회의 의결 제99-212호.

646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나 원심은 삼성에스디에스가 특수관계인들에게 상당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여 부당한 지원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지원행위로 인하여 특수관계인들이, 그 소속한 시장에서 경쟁자를 배제할만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의 행위는 부당지 원행위가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삼성에스디에스가 이 사건 신주인수권증 권을 특수관계인들에게 1주당 금 7,159원에 매도한 것이 특수관계인들에게 부당 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인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 려 가 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으므로 공정위의 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 였다. 27) 대법원은 경제력 집중의 억제가 부당지원행위 규제의 입법목적에 포함되어 있 다고 하더라도, 법상 경제력 집중의 억제와 관련하여서는 제3장에서...대규모기업 집단의 일반집중을 규제하면서도 부당지원행위는 제5장의 불공정거래행위의 금 지의 한 유형으로서 따로 다루고 있으며, 변칙적인 부의 세대간 이전 등을 통한 소유집중의 직접적인 규제는 법의 목적이 아니 라고 보고, 삼성에스디에스의 행 위로 인하여 부( 富 )의 세대간 이전이 가능해지고 특수관계인들을 중심으로 경제 력이 집중될 기반이나 여건이 조성될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 다는 이유로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28) (7) 엘지화학 사건 구 엘지화학은 1999. 6. 29. 보유중인 엘지석유화학 주식 27,440,000주를 구본준 등 34명에게 1주당 5,500원에 매각하였는데, 매수자 중 구본준 등 20인 및 허창 수 등 3인은 엘지기업집단 동일인(구본무)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였다. 공정위는 구 엘지화학이 보유하고 있던 엘지석유화학 주식을 매도할 당시 1주당 가치가 최 소한 6,839원 이상이 되는데도 특수관계인들에게 20,627,000주를 1주당 5,500원에 매각한 행위는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9) 그러나 원심은 이 사건과 같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지원행위는 재벌총수의 후 손이나 기타 친인척이 비상장 계열회사의 주식을 상장 전에 저가로 인수토록 함 으로써 그 비상장 계열회사를 지배하도록 하거나, 그 비상장 계열회사 주식이 상 27) 서울고법 2001. 7. 3.선고 2000누4790 판결. 28) 대법원 2004. 9. 24.선고 2001두6364 판결. 29) 공정위 2001. 1. 15. 전원회의 의결 제2001-07호.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47 장된 후에 막대한 주식매각 차익이나 평가차익을 얻도록 함으로써 경제력의 집중 을 유지, 강화시키고 부( 富 )의 세대간 이전을 가능토록 하는 행위이고, 또한 기업 의 경영투명성을 저해하고, 구 엘지화학의 주주 특히 소액주주와 채권자 기타 이 해관계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피고의 주장은 일응 타당성이 있으며 이를 규제할 필요성도 있음 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행위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30) 대법원도 이러한 원 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31) 3. 몇 가지 문제점 (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판례는 지원행위의 부당성 판단기준으로서 지원객 체의 관련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 래가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 32) 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기준에 따르 면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결국 공정거래 저해성 에 있고, 공정거래저해성의 구체 적인 내용은 경쟁저해 또는 경제력집중 이 된다. 그런데 경제력집중은 상당히 다의적인 개념인바, 법령이나 공정위 심사지침에도 경제력집중의 개념 정의나 어 떤 경우에 경제력집중이 발생하였다고 볼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고, 경제력집중과 공정거래저해성 간의 상관성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원행위의 부당성 내용으로서 경제력집중을 들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면 지원행위의 부당성 내용은 지원객체의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저해 로만 제한하여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경쟁저해성과 관련하여, 판례는 지원행위(특히 자금지원)가 있으면, 지원객체는 당해 시장에서의 종전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고, 다른 경쟁사업자들에 비해 유리한 경쟁조건에서 사업 을 할 수 있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본다. 33) 그러나 지 원행위로 인해 지원객체가 관련시장에서 유효한 경쟁을 유지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고, 또한 지원객체의 투자자, 채권자, 30) 서울고법 2005. 1. 13.선고 2001누9686 판결. 31) 대법원 2007. 10. 26.선고 2005두1862 판결. 32)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33)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6012 판 결; 대법원 2005. 4. 29.선고 2004두3281 판결; 대법원 2006. 5. 12.선고 2004두12315 판결; 대법원 2006.11.23.선고 2003두15188 판결; 대법원 2007. 1. 25.선고 2004두1490 판결, 대법원 2008. 6. 26.선고 2006두8792 판결.

648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피고용인, 납품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증진시킬 수도 있다 는 점은 간과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2) 판례는 부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로 다양한 여러 가지 요소들 34) 을 종 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합리의 원칙 (rule of reason)을 채택하고 있 으나, 부당성이 인정된 실제 사례를 보면 이들 요소가 어떻게 고려되었는지 분명 하게 알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 제23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지원행위가 있 다고 인정되면 부당성을 다소 쉽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판례는 지원주체와 경제적 이익과 손해를 완전히 같이 하는 완전자회사에 대한 지원행위도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는데, 35) 그 이유로서 지원객체에 완전자회사가 제외된다는 법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납득 하기가 쉽지 않다. (4) 헌법재판소는 앞서 살펴본 2003년 법 제24조의2 위헌제청 사건 36) 결정문에 서 부당지원행위라는 용어 대신에 부당내부거래 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이 때 문에 헌법재판소가 공정거래법상의 (부당)지원행위를 미국 회사법 증권법 기업 지배구조론에서 단골로 다루어지는 내부거래(insider trading) 37) 와 혹시 유사한 의미로 본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주지하다시피 (부당)지원행위 와 (부당)내 부거래 는 분명히 서로 다른 개념이다. 예컨대, 기업 X가 기업 Y에게 자금이나 인력을 지원하면 (부당)지원행위에 해당될 수 있지만 (부당)내부거래는 아니고, 기업 X의 내부자(이사, 경영자, 지배주주, 또는 일반 평직원 불문) 또는 내부자로 부터 정보를 얻은 누구라도 기업 X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여 기업 X의 주 34)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와의 관계, 지원행위의 목적과 의도,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구 조와 특성, 지원성 거래규모와 지원행위로 인한 경제상 이익 및 지원기간,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에서의 경쟁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의 효과, 중소기업 및 여타 경쟁사업자의 경쟁능력과 경쟁여건의 변화 정도, 지원행위 전후의 지원객체의 시장점유율의 추이, 시장개방의 정도 (대법원 2004. 3. 12.선고 2001두7220 판결), 공 정거래질서와 관계가 있는 공익적 목적, 소비자 이익, 사업경영상 또는 거래상의 필 요성 내지 합리성(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35) 대법원 2004. 11. 12.선고 2001두2034 판결(본고 II.2.나.(5) 참조);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4두1483 판결. 36) 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37)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Frank Easterbrook and Daniel R. Fischel, The Economic Structure of Corporate Law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pp.253-275; Robert Charles Clark, Corporate Law (Aspen Publisher, 1986), pp.263-356; Jonathan R. Macey, Corporate Govern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8), pp.165-198.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49 식을 매매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될 수 있지만 (부당)지원 행위는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입법 목적으로 기업지배구조 차원에서 논의될 법한 내용들, 즉 지원기업의 핵심역량 유출 및 경쟁력 저하, 기업집단 전 체의 동반 부실화 위험, 기업 투명성 저해,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침해 38) 등을 제시한 것도, 혹시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상 기업 간 지원행위를 미국법상 내 부거래 문제로 이해하였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여하튼 분명한 점은 위와 같은 문제는 경쟁제한성과 연관성이 대단히 떨어지고, 따라서 공정거래법이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일본이든 이 러한 문제를 경쟁법으로 다루고 있는 나라가 없는 것도, 경쟁제한성과 직접적 연 관성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공정거래법이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절대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경쟁제한성과 직접 관 계가 없는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공정거래법으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은 장을 바꾸어 이하에서 보다 자세히 검토하기로 한다. III. 지원행위의 부당성 법리에 대한 검토 1. 경제력집중 관련 가. 경제력집중의 개념 문제 경제력집중(economic concentration)이란 용어는 포괄적 다의적 개념으로서 이 에 대한 일의적 개념정의는 없는데, 39) 당해 개념을 어떤 기업행위를 합법과 불법 을 나눌 수 있는 법적 판단기준으로 삼기에는 대단히 모호한 측면이 있다. 공정 거래법은 제3장의 표제어로서 기업결합의 제한과 함께 경제력집중의 억제 를 두 고 있고, 법 제36조 제2호 후단에서 공정위의 소관사무로서 경제력집중의 억제 를 언급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경제력집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어떠 한 법적 개념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물론 강학상 경제력집중 개념을 (i) 시장집 중(market concentration), (ii) 산업집중(industrial concentration), (iii) 일반집중(aggre- 38) 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39) Gideon Rosenbluth, Measures of Concentration, in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usiness Concentration and Price Polic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55), p.57.

650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gate concentration), (iv) 소유집중(ownership concentration) 등으로 나눌 수 있기는 하지만, 40) 법 제23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지원행위의 부당성 인정 근거로서의 경 제력집중이 위의 4가지 개념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 지가 않다. 이하에서는 경쟁법 관점에서 경제력집중 개념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시장집중은 특정 관련시장에서의 기업들의 경쟁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시장집중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허핀달 허쉬만지수(Herfindahl- Hirschman index: 이하 HHI ) 또는 상위 n개 기업의 시장점유도를 나타내는 시 장집중비율(concentration ratio of n th largest firms: 이하 CRn )이 이용된다. 이 외에도 다른 지수들 41) 이 있으나, 경쟁법 차원에서는 특히 HHI와 CRn 등이 기업 결합의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둘째, 산업집중은 특정 산업에서의 경쟁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우리나라 정부 는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 경쟁지표의 설정 및 경쟁 정책의 추진성과에 대한 평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감시 등을 위한 기초자 료로 활용하고 있다. 42) 셋째, 일반집중은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 소수의 거대기업(big conglomerates) 이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에 관한 것으로서 경쟁법 차원 보다는 정치경제학적 차원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다. 43) 즉 거대기업은 자신에게 유리한 입법이나 법집행을 위해 입법부나 행정부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기업광고와 같은 수단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 회적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비단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정치질서에까 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차원에서, 44) 일반집중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40) 홍명수, 재벌의 경제력집중 해소방안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2004), pp.7-16; OECD, Glossary of Industrial Organization Economics and Competition Law, available at <http://www.oecd.org/dataoecd/8/61/2376087.pdf>, pp.23-24. 41) 산업조직경제학에서는 로렌츠곡선(Lorenz curve), 지니계수(Gini coefficient), 역지수(Inverse index), 엔트로피(Entropy) 등도 시장집중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Gideon Rosenbluth, Measures of Concentration, in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usiness Concentration and Price Polic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55); E. M. Singler, The Structure of Industrial Concentration Index, Antitrust Bulletin, Vol X. (1965) 등 참조. 42) 통계청, 시장집중도 현황, <http://www.index.go.kr/egams/stts/jsp/potal/stts/po_stts_idxmain. jsp? idx_cd= 1172>. 43) OECD, supra note 40, p.23.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51 정부는 일반집중도를 경제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 및 정책상황 점검 자료로서 활 용하고 있는데,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광업 제조업 통계조사 를 기초로 하여 광 공업 부문 상위 10대, 100대 및 200대 기업이 광 공업부문 전체에서 차지하는 출하액 비중으로 일반집중도를 측정하고 있다. 45) 끝으로 소유집중은 주로 상장기업의 자산에 대한 개인의 지배력 46) 을 나타내는 데, 주로 기업지배구조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소유집중이 시장이나 사회에 미 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47) 시장집중과 달리 소유집중 문제는 일반적인 경쟁법의 관심사항이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소유집중 의 직접적인 규제는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목적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입 장 48) 은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7개 국가에서 상장기업의 소유집중도에 관한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는 31.8 로서 측정되었는데, 이는 (i) 일본(4.1)이나 미국(15)보다는 훨씬 높은 수 치이고, (ii) 캐나다(27.5), 덴마크(37.5)와는 비슷하고, (iii) 스웨덴(46.9), 핀란드 (48.8), 오스트리아(52.8), 스페인(55.8), 이탈리아(59.6), 독일(64.6), 프랑스(64.8) 등 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49)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경제력집중과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차원에서 의미 있는 개념은 시장집중과 산업집중이며, 전자는 주로 기업결합규제와 관련하여 후 자는 중장기 경쟁정책 수립 가이드라인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4) Cf. Corwin D. Edward, Conglomerate Business As a Source of Power, in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usiness Concentration and Price Polic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55). 45) 통계청, supra note 42. 46) OECD, Glossary of Industrial Organization Economics and Competition Law, <http://www. oecd.org/dataoecd/8/61/2376087.pdf>, p.24. 47) Berle과 Means는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미국의 소유집중 심화 추이를 관찰하면 서, 소유집중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 갖고 있다고 보았다. Adolf A. Berle & Gardiner C. Means, The Modern Corporation And Private Property (Transaction Publisher, 2011) (원판: Harcourt, Brace & World, 1932), pp.18-46. 48) 대법원 2004. 9. 24.선고 2001두6364 판결(본고 II.2.나.(6) 참조);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5두1862 판결(본고 II.2.나.(7) 참조) 49) Peter A. Gourevitch & James Shinn, Political Power & Corporate Control: The New Global Politics of Corporate Govern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5), p.18, Table 2.1 (Ownership Concentration).

652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나. 경제력집중의 부당성 여부 문제 경제력집중이 지원행위의 부당성(즉 위법성) 판단기준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력집중 그 자체에 어떤 위법성 징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경제력집중은 마치 시장지배력(또는 시장지배적 지위)처럼 공정거래법상 가치중립적인 개념이다. 예 컨대 자동차, 대형선박, 항공기, 정유, 통신 산업처럼 당해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불가피하게 시장집중이나 산업집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어떤 기업이 가격과 품질에 의한 정당한 경쟁을 통하여 경쟁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킨 결과로 시장집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소유집중이 시장경쟁이나 공정거래질서를 항 상 저해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경제력집중은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기란 어 렵다. 그렇다면 지원행위가 설사 경제력집중을 야기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당해 행위를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 헌법도 시장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을 방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119조 제2항), 시장지배나 경제력 그 자 체에 대한 규제를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 지원행위와 경제력집중 간의 인과관계 문제 경제력집중 그 자체에서 어떠한 위법성 징표도 찾을 수 없다면, 이를 부당성의 내용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사 경제력집중이 부당하다고 전제하더라도, 구체적 사안에서 지원행위가 경제력집중을 초래하는지 여부는 개별적으로 판단 되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부당성이 인정된 판례를 보면, 문제된 지원행위로 인해 경제력집중이 어떻게 발생하고 실제로 어떤 폐해를 초래하였는지에 대한 논증이 없이 인정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50) 라. 소결 경제력집중은 공정거래법 관점에서 볼 때 가치중립적 개념이다. 판례가 밝힌바 와 같이 소유집중의 직접적인 규제는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목적은 아니며, 일반집중은 산업정책 수립의 가이드라인 정도로 이용될 수는 있어도, 이를 공정 거래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개념으로 사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 50) 예컨대,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2935 판결; 대법원 2004. 10. 14.선고 2001두 6012 판결; 대법원 2005. 4. 29.선고 2004두3281 판결; 대법원 2006. 5. 12.선고 2004 두12315 판결; 대법원 2006.11.23.선고 2003두15188 판결; 대법원 2007. 1. 25.선고 2004두1490 판결; 대법원 2008. 6. 26.선고 2006두8792 판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53 다. 그렇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의 입법목적으로서의 경제력집중은 시장집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장집중의 억제를 지 원행위 규제 목적으로 이해하더라도, 구체적 사안에서 명확한 법적 판단을 위해 서는 지원행위로 인해 관련시장에서 시장집중도(HHI 또는 CR n 등)가 어느 정도 변화한 경우에 시장집중이 초래되었다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있 어야 할 것인데, 관련 법령뿐만 아니라 공정위의 심사지침도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51) 더욱이 현실세계에는 어차피 완전경쟁시장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관련시장에 서의 경쟁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해 시장의 집중도가 높은지 낮은지 여 부만을 따지기보다는, 시장집중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당해 시장에서 유효한 경쟁 이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52) 그렇다면 지원행위로 인 해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집중도가 높아졌더라도 당해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 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라면, 당해 지원행위를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보면, 경제력집중 을 지원행위의 부당성 내용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2. 경쟁저해성 관련 가. 경쟁자 배제 또는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 진입 억제 판례는 경제력집중 이외에도 경쟁저해성에서 지원행위의 부당성 근거를 찾고 있는데,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지원객체가 속한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자 배제 또는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 진입 억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어떤 기업집 단의 계열사 X가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도산 위기에 처하자, 계열사 Y가 X에게 거액의 자금을 시장금리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빌려주어, X가 도산 위 기를 극복하고 자신이 속한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업자 A, B, C와 계속 경쟁하고 있다고 하자. 판례에 따르면, X가 관련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종전의 지위를 유 51) 설사 법령이나 심사지침에 시장집중도 관련 객관적 기준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과 연 얼마만큼의 시장집중도 변화가 있어야 당해 지원행위가 부당하다고 인정할 것인지 를 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다. 52) Cf. Phillip Areeda, Louis Kaplow, and Arron Edlin, Antitrust Analysis, 6th ed. (Aspen Publisher, 2004), pp.29-31.

654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지하면서 A, B, C와 경쟁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Y의 지원행위로 인한 것이므로, Y의 지원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53)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서보면, Y의 지원행위로 인해 X가 속한 관련시장에서 오 히려 경쟁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Y의 지원행위가 없어 X가 도산하였 다면, 관련시장에서의 경쟁기업의 수는 4개(X, A, B, C)에서 3개(A, B, C)로 줄어 들 것이고, X가 가졌던 시장점유율은 일정비율로 A, B, C가 차지한다고 가정하 면(즉 신규기업의 시장진입이 없는 한) 시장집중도는 상승한다. 즉 지원행위가 없 는 경우보다 있는 경우, 경쟁기업의 수가 3개에서 4개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시 장집중도도 감소했으므로, 지원행위가 경쟁을 저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켰다고 볼 여지가 있다. 설사 신규기업 D가 진입하여 X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였다고 하더라도, 경쟁기업의 수는 4개(A, B, C, D)로 동일하고 시장집중 도 역시 동일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원행위로 인해 퇴출회사가 살아났다고 해서 경쟁이 저해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론 지원행위가 지원객체의 경쟁자를 배제 하기 위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면(예컨대,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와 공모하여 지원 객체가 지원주체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이나 인력을 이용하여 자신이 생산하는 제 품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쟁자의 비용을 인상시켜, 경쟁자를 배제 하였다면 54) ), 이러한 행위는 법 제19조 제1항 제8호 55) 소정의 부당공동행위로 규 율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기업 간 지원행위는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최소한 공정거래법 차원에서는 합법적인 기업협 력 행위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나. 계열회사들의 독점력 강화 또는 독과점적 이윤의 상호간 창출 판례는 지원행위 규제의 근거로 계열회사들의 독점력 강화 또는 독과점적 이 윤의 상호간 창출 을 들고 있지만, 각 사건들을 보면 문제된 지원행위로 인해 구 53) 이 사안은 본고 II.2.나.(2) 대우전자 사건과 유사하다. 54) 즉 Lande Marvel이 제2유형의 부당공동행위라고 칭하는 유형. Cf. Robert H. Lande and Howard P. Marvel, Rule fixing: an overlooked but general category of collusion, in Antonito Cucinotta et al. (ed.), Post-Chicago Developments in Antitrust Law (Edward Elager, 2002), p.184. 55) 제1호부터 제8호까지 외의 행위로서 다른 사업자(그 행위를 한 사업자를 포함한다) 의 사업활동 또는 사업내용을 방해하거나 제한함으로써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55 체적으로 어떻게 계열사들의 독점력이 강화되었는지 또는 과연 독과점적 이윤을 서로 얼마나 얻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계열사 간 지원행위로 인한 독점력 강화는 지원행위가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공동행위가 아닌 한, 굳이 공정거래법이 개입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예컨대, 계열사 X와 계열사 Y가 서로에게 일감을 몰아준 결과, 두 회사 모두 관 련시장에서 시장지배적지위를 얻게 되었다고 하자. X가 Y에게 일감 모두를 몰아 주든, 계열사가 아닌 제3의 회사 Z에게 일감 모두를 몰아주든, 아니면 X와 Z에게 일정 비유로 일감을 나누어 주든, 누구에게 어느 정도로 일감을 줄지는 전적으로 X가 자유롭게 판단할 문제이다. Y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계열사 상호 간 의 일감 몰아주기로부터 X와 Y의 투자자 기타 이해관계인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일감 몰아주기 행위는 X, Y 모두에게 대단히 합리적인 선택이며, 당 해 행위 자체에서 어떠한 위법성의 징표도 찾아내기가 어렵다. 이와 같은 일감 몰아주기의 결과 X, Y가 독점력을 얻게 되었다거나 또는 기존의 독점력이 더 강 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공정거래법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왜냐하면 일감 몰아주 기가 X, Y에게 서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로 인 해 설사 Z가 X로부터 일감을 못 받는다고 해도, X와 Y의 행위가 Z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공정거래법이 나서서 Z를 보호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공정거래법 차원에서 기업 간 지원행위로 인한 독과점적 이윤이 문제될 수 있는 경우는, 1 각 계열사가 모의하여 자신들이 속한 관련시장에서 경쟁자들 을 배제하기 위해 지원행위를 하고, 당해 행위를 통해 경쟁자들을 배제시켜 이로 인해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되거나 또는 기존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그 다음 2 지원행위를 통해 얻게 된 또는 강화된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여 독과점적 이윤을 누리는 경우이다. 먼저 1의 행위는, 앞서 언급했듯이, 부당공동행위로 규 율할 수 있다. 그리고 2의 행위는 법 제3조의2에 따라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예 컨대, 제1항 제1호의 가격남용 56) )으로 규율할 것이지,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율할 사안은 아니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계열회사들의 독점력 강화나 독과점적 이윤의 상 호간 창출은 지원행위의 부당성의 내용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56)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 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656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3. 모회사의 완전자회사에 대한 지원 문제 판례는 모회사와 완전자회사 간의 지원행위에도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 는데, 57) 그 이유를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다른 회사 의 개념에서 완전자회사 를 지원객체에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각 나라의 경쟁법 분야에서 위법성의 정도가 가장 크다고 인정되는 가격담합 58) 의 경우라 할지라도, 모회사와 완전자회사의 담합은 경제적 단일체로서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를 경쟁법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84년 Copperweld Corp. v. Independence Tube Corp.사건 59) 에서의 모회사가 자회사의 100% 지분을 갖고 있었고 양자는 법률적으로는 별개의 독립법인으로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와 같은 모회사와 완전자회사는 하나의 경제적 단일체(one economic unity)로서 하나 의 기업(a single firm)이므로 셔먼법(Sherman Act) 제1조의 담합 주체가 될 수 없 기 때문에 공모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하였다. 60) 유럽법원(European Court of Justice)도 1996년 Viho Europe BV v. Commission 사건 61) 에서 모회사가 자회사의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 양자는 경제적 단일체(single economic unit)로서 구 EU경쟁조약 제85조 제1항의 담합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아직까지 우리나 라에서는 가격담합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판례가 나온 적은 없으나, 공정위의 2009년 공동행위 심사지침 은 다수의 사업자를 실질적 경제적 관점에서 사실 상 하나의 사업자 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들 간에 이루어진 법 제19조 제1항 각호의 사항(입찰담합은 제외)에 관한 합의에는 법 제19조 제1항을 적용하지 아 니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셔먼법이나 유럽경쟁조약에 완전자회사를 담합 주체에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 정이 없어도, 미연방대법원과 유럽법원은 서로 독립된 별개 법인으로 존재하더라 도 모회자와 완전자회사는 담합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시 는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다른 회사 의 개념에서 완전자회사를 지원객체에서 57) 대법원 2004. 11. 12.선고 2001두2034 판결(본고 II.2.나.(5) 엘지칼텍스가스 사건 참 조); 대법원 2006. 12. 22.선고 2004두1483 판결. 58) 유럽연합 경쟁당국 책임자였던 Mario Monti는 가격담합을 시장경제의 癌 이라고까지 표현하였다. M. Monti, Fighting Cartels Why and How? 3rd Nordic Competition Policy Conference, Stockholm, 11-12 September 2000, Alison Jones & Brenda Surfrin, EC Competition Law, 3rd ed. (2008), p.866. footnote 30에서 재인용. 59) 467 U.S. 752, 104 S.Ct. 2731(1984). 60) 이 판시는 이후 여러 사건에서 재확인되었다. 61) 1996 E.C.R. I-5457, Case C-73/95 P.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57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모회사와 완전자회사 간의 지원행위에도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본 우리나라 판례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한편 모회사인 지원주체는 생산만 하고 완전자회사인 지원객체는 모회사의 생 산품을 받아서 판매를 하는 수직적 계열관계에 있는 경우(예컨대, 엘지칼텍스가 스 사건 62) )라면, 지원객체는 마치 지원주체의 내부 부서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고, 두 회사는 경제적 이익과 손실을 같이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러한 경우까지 지원행위의 부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 각된다. 4. 공정거래법 이외의 문제 가. 기업투명성 저해 판례는 지원행위의 폐해 중 하나로서 기업의 투명성 저해 를 들고 있다. 그런 데 기업투명성 (corporate transparency)은 기업지배구조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는 있어도 공정거래법이 개입하여 다루어야 할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일반적으로 기업투명성이란 상장기업(public corporate)의 투자자, 채권자, 기타 이해관계인(stakeholder)에게 기업의 지배구조나 실적, 배당 등에 관한 정보를 공 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투명성에 대한 일의적 개념 정의가 없기 때문에, 이의 평가방법은 평가기관이나 평가목적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예컨대, 2003년 Bushman Piotroski Smith의 연구는 국가별 기업투명성 비교평가를 위해, 기업투 명성의 평가항목을 금융정보공개 수준, 지배구조정보의 수준, 금융정보공개에 적 용된 회계기준, 금융정보공개의 시기적절성, 공개된 정보의 신뢰성, 비공개정보의 취득 수준(예컨대, 비공개정보를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통해 얻는지 또는 내부거래행위가 어느 정도 있는지), 정보공개의 경로 등으로 나누고, 각 항 목을 다시 여러 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여기에 다양한 통계기법을 적용하여 기업투명성을 평가하고 있다. 63) 한편 2011년 비즈니스타임(Business Times)지와 싱가포르대학 경영대학원은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자료로서 기업지배구 조 및 투명성 지수 (Governance and Transparency Index)를 개발하였는데, 기업투 명성 평가 항목으로서 58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지원행위와 유사하 62) 대법원 2004. 11. 12.선고 2001두2034 판결(본고 II.2.나.(5) 엘지칼텍스가스 사건 참조). 63) Robert M. Bushman, Joseph D. Piotroski, and Abbie J. Smith, What Determines Corporate Transparency? (April 2003), available at <SSRN: http://ssrn.com/abstract=428601>.

658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다고 볼 수 있는 항목은 이해관계자간거래 (interested party transaction) 항목인데, 이해관계자간거래 규모가 (i) 연간 순유형자산(net tangible asset)의 10%를 초과하 는 경우에는 6점을 감하고, (ii) 10% 미만이나 5%를 초과하거나 또는 5년간 경우 에는 3점을 감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즉 거래규모가 연간 순유형자산의 5% 미만 인 경우에는 기업투명성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 면, 삼성물산 사건 64) 에서 부당성이 인정된 지원성 거래액(15억)은 지원기업의 자 산대비 0.019%에 불과하였는바, 이는 기업투명성 자체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어떤 지원행위가 투자자와 기타 이해관계인들에게 적절히 공개된 것이 라면, 당해 지원행위로 인해 기업투명성이 저해되는 일은 없다. 설사 지원행위가 공개되지 않아 지원기업의 투명성이 저해되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나 채권자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의문은 과연 소 액주주 또는 채권자 보호를 위한 기업투명성 제고가 공정거래법이 다루어야 할 본연의 과제인지 여부이다. 물론 불투명한 지원행위로 인해 투자자나 채권자가 손해를 입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는 기존의 다른 법률로도 얼마든지 규율할 수 있다. 경쟁제한성과 무관한 기업투명성 저해는 지원행위의 부당성 근거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한편 대규모기업집단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하여서는, 공정거래법 제11조의2가 이미 내부거래공시대상회사 65) 의 대규모 내부거래에 한해 이사회 의결 및 공시를 요구하고, 위반시 시정조치(법 제16조)와 1억원 이하의 과태료(법 제69조의2 제1 호)에 처해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 제11조의2가 규율하고 있는 대규모내부거래도 경제력집중 억제 수단의 하나로서 규율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동 조항 덕분에 기업투명성이 증진될 수 있겠지만, 이는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다. 나.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침해 판례는 지원행위의 규제 목적으로서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침해 도 들 고 있다. 그러나 지원행위가 소액주주나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일 64) 대법원 2006. 12. 22.선고 2004두1483 판결(본고 II.2.나.(4) 참조). 65) 당해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들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지정 직전사업연도의 대 차대조표상의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법 시행령 제17조의8 및 제17조 제1항 참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59 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가사 지원행위로 인해 소액 주주나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기존의 다른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 비교법적으로도 기업의 소액주주 나 채권자 보호 문제를 경쟁법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바, 이는 경쟁법이 개입해야 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투명성 문제와 마찬 가지로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침해도 공정거래법상 지원행위의 부당성 인 정 근거로는 부적절하다. 다. 지원기업 또는 기업집단 전체의 동반 부실화 판례는 지원행위의 규제목적의 근거로서 지원기업의 핵심역량 유출과 경쟁력 저하 와 기업집단 전체의 동반 부실화 를 들고 있다. 일단 여기서 핵심역량, 경 쟁력 저하, 부실화 등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접어두더라도, 이러한 문 제는 기본적으로 공정거래법이 다루어야 할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만약 지원 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횡령이나 배임으로 다룰 수 있는데, 실제로 삼성에스디에스의 저가 사채발행과 관련한 2004년 공정거래법 사건에서 지원행 위의 부당성은 인정되지 않았으나, 66) 2009년 형사사건에서는 배임죄가 인정되었 다. 67) 이러한 점에서 지원기업 또는 기업집단 전체의 동반 부실화 는 지원행위 의 부당성 근거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5. 소결 (1) 판례가 지원행위의 부당성 근거로 들고 있는 경제력집중 은 헌법 및 공정 거래법 관점에서 볼 때 가치중립적 개념일 뿐만 아니라 합법과 불법을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으로 이용하기에는 대단히 불명확한 개념이어서, 이를 공정거래법 상 지원행위의 부당성 내용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지원행위가 초래 할 수 있는 기업투명성 저해,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침해, 지원기업 또는 기업집단 전체의 동반 부실화 등의 문제도 원칙적으로 공정거래법과 무관한 사항 이므로, 이를 지원행위의 부당성 근거로 삼는 것도 부적절하다. 결국 공정거래법 의 기본 정신과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지원행위의 부당성 근거는 지원객체가 속 66) 본고 II.2.나.(6) 참조. 67) 대법원 2009. 5. 29.선고 2008도9436 판결; 서울고법 2009. 8. 14.선고 2009노1422 판 결(환송 후 판결).

660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한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자 배제 또는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 진입 억제 등과 같 은 경쟁제한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판례는 경쟁제한성을 추상적 위험만으로는 족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나, 지원행위의 경쟁제한성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부당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구체적 입증의 정도 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경쟁제한효과에 대한 일률적인 판단 기준 을 제시하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공정거래법상 지원행위의 부당성 여 부를 합리의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하면,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지원행위 는 극히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지원행위가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부당공동행위로 규율하면 족할 것이다. (2) 거대기업은 보는 시각에 따라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조직일 수도 있고, 68) 이윤을 위해서 온갖 惡 을 저지 르는 프랑켄쉬타인 같은 괴물 (Frankenstein monsters) 69) 일 수도 있다. 어떤 시각 으로 보든지, 현대의 시장경제는 기업 자본주의 (corporate capitalism)라고 칭해질 정도로 국민경제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70) 기업이 효율적으로 잘 운영되면 투자자, 채권자, 피고용인, 납품업자, 소비자, 심지어 지역사회 구성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인 71) 들이 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법을 통해 어 떤 기업행위를 규제함에 있어서는 과잉규제 위험을 최소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당 해 행위로 인한 폐해가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적으로 충분히 확인되 어야만 한다. 과연 기업 간 지원행위의 폐해가 공정거래법 차원에서 누구나 납득 할 수 있을 정도로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 총수가 순환출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면 서(소유와 지배의 괴리) 직접 경영하는 반면 이사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으며, 이 68) Cf. R. H. Coase, The Nature of the Firm, Economica, Vol. 4, No. 16 (1976), pp. 386-405. 69) 1933년 미연방대법원이 Louis K. Liggett Co. v. Lee, 288 U.S. 517 (1933) 판결문에서, 1930년대 미국의 거대기업의 폐해를 비판한 문헌(Issac Maurice Wormser, Frankenstein, Incorporated, McGraw-Hill Book Company, 1931)을 참조하여 판결문에 쓴 표현이다 ( Other writers have shown that, coincident with the growth of these giant corporations, there has occurred a marked concentration of individual wealth...such is the Frankenstein monster which states have created by their corporation laws.) (강조 첨가). 70) 생산조직으로서 주식회사가 지배적인 형태로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다음 설명을 참 조. Berle & Means, supra note 47, pp.11-17. 71) Cf. Jonathan R. Macey, Corporate Govern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8), p.7.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61 사회는 이른바 가신( 家 臣 ) 이사들과 호의적이고 실권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어 실질적인 경영판단을 내릴 수도 없을 뿐더러 애초부터 총수를 견제할 수도 없고, 총수 가족에 대해 여러 가지 편법을 통한 부의 상속이나 증여가 일어나고, 회사의 자산 편취나 기회유용이 자주 발생하는 등, 72) 분명 재벌 문제가 존재한 다. 73) 그러나 공정거래법이 전지전능한 만능법이 아닌 바에야 공정거래법만으로 는 재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74) 재벌 문제 중에서 경쟁제한성 관련 성이 떨어지는 문제까지 굳이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거래법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재벌 문제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형사법, 상사법, 조세법 등 관련 법률들을 모두 동원하여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제시되 어야 할 것이다. (3) 이기적인 개인들도 실제 생활에서 서로 돕고 사는 것처럼, 기업도 얼마든지 서로 돕고 지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가질 수 있다. 어떤 회사가 도산 등의 위 기에 처했을 때, 이 회사의 존속과 밀접한 이해가 있는 회사는 각종 지원을 행할 합리적이고 정당한 인센티브를 갖는다. 더욱이 지원행위 덕분에 위기에 처한 회 사가 살아남게 되었을 때, 지원을 받은 회사의 투자자, 채권자, 피고용인, 납품업 체, 소비자, 심지어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해관계인의 후생이 증진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기업 간 지원행위는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 상) 합리적인 기업협력 의 한 유형으로서 공정거래법상 無 害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공정거래법에 합치되는 기업행위도 경우에 따라 회사의 자산 편 72) Cf. 박상용, 한국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소유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중심으 로, 한국사회와 행정연구 제15권 제4호 (2005), pp.179-201; 박세일, 법경제학, 개정판 (박영사, 2000), pp.525-528; 신광식, 재벌개혁의 정책과제와 방향 (한국개발연구원, 2000), pp.64-116; 이영기, 글로벌 경쟁시대의 한국 기업소유지배구조 (한국개발연구원, 1996), pp.86-111. 이외에도 우리나라 재벌의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문헌은 대단히 많다. 73) 다른 한편 우리나라 재벌 지배구조는 신속하면서도 장기적인 투자를 가능케 하며, 급 변하는 글로벌시장 환경에 기업을 빨리 적응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기업지배구조가 우리나라보다 선진적인 나라에서도 거대기업집단의 스 캔들은 항상 일어난다. Cf. Joel Bakan, The Corporation: The Pathological Pursuit of Profit and Power (Free Press (March 1, 2005) (다국적 기업들의 맹목적 이윤 추구행위 로 인한 각종 폐해를 실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74) 재벌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서 공정거래법을 생각할 때, 다음과 같은 Areeda의 언명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Areeda, Kaplow, and Edlin, supra note 52, pp.31-32 ( Competition policy is not a road to Utopia or a complete basis for public policy. We must not overemphasize its contribution to human welfre...it is no panacea...).

662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취나 기회유용 또는 탈세에 해당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는 공정거래법보다 는 오히려 다른 법률로 적절하게 규율할 수 있으므로 일부러 공정거래법이 나서 서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75) VI. 맺는 말 특수관계인 또는 타 기업에 대한 지원행위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 항 제7호는 입법취지를 경제력집중 억제에 두고 있으면서, 이를 불공정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함으로써, 법의 해석 적용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 다. 국회입법자료가 지원행위 규제의 입법취지를 경제력집중 이라고 하였기 때문 에, 판례도 부당성 판단기준의 하나로서 경제력집중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그러나 경제력집중 개념은 거시적 산업정책 또는 경쟁정책의 가이드라인 정도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원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 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헌법도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에 대한 규제 를 정하고 있을 뿐, 경제력 그 자체를 방지 또는 금지한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판례가 부당성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기업투명성 저해, 지원주체 또는 기 업집단 전체의 부실화 위험,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 저해 등은 경쟁제한 성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상 지원행위의 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부적절하다. 기업 간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의 체계적 위치를 고려할 때, 오로지 공정거래 저해성 에서만 찾는 것이 타당한데, 판례는 공정거래 저해 성 을 지원객체가 속한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 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부당 성이 인정된 사례들을 보면, 공정위나 법원은 법 제23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지 원행위가 있다고 인정되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즉 지원행위로 인한 경쟁제한성 여부는 추상적 위험으로 족한 것으로 보고, 합리의 원칙보다는 사실상 당연위법 에 가깝게 법 제23조 제1항 제7호를 적용하 75) 오랜 논의 끝에 최근 회사의 기회 및 자산의 유용을 금지하는 입법이 상법 제397조의 2(2011. 4. 14.법률 제10600호)로 도입된 바 있다. 한편 재벌 일가 가족 간의 부의 편 법 상속 증여 수단으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부당지원행위로 보아 공정거래법 으로 강력하게 규율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으나, 이는 기본적으로 조세법상의 문제이 지 공정거래법의 문제는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63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원행위가 있더라도 경쟁제한성이 발생하지 않 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지원객체가 속한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기업 간 지 원행위는 당해 행위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부당공동행위 에 해당되지 않거나 또는 법 제23조 제1항 제8호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지원행위는 지원객체 가 속한 관련시장에서 오히려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객체의 투자자, 채권자, 피고용인, 납품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증진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차원에서만 본다면 기업 간의 지원행위는 정 당한 기업협력행위로서 경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無 害 한 행위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일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문제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라면, 헌법 제119조 제2항에 따라 아예 재벌집단을 강제로 분할하고 해산시킬 수도 있 을 것이다. 현재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문제가 이 정도까지는 심각하지 않다 면,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 규제는 당분간 법 제3장으로 족하고, 경쟁제한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재벌집단의 소유집중이나 기타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공정 거래법 이외의 다른 법률로 규율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투고일 2012. 2. 13. 심사완료일 2012. 2. 29. 게재확정일 2012. 3. 9.

664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참고문헌 국회행정위원회,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중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1996. 11). 국회정무위원회,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중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1999. 11). 박상용, 한국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방안: 소유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중심 으로, 한국사회와 행정연구 제15권 제4호(2005). 박세일, 법경제학, 개정판, (박영사, 2000). 신광식, 재벌개혁의 정책과제와 방향, (한국개발연구원, 2000). 서 정, 부당한 지원행위 규제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2008). 신영수, 현저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물량 몰아주기)의 위법성 판단, 서울대 경쟁법센터 시장과정부센터 공동세미나 자료집 (2011). 심재한, 공정거래법상의 부당내부거래, 영남법학 (2010). 송옥렬, 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규제의 법정책적 이해, 서울대학교 법학 제46권 제1호(2004). 이영기, 글로벌 경쟁시대의 한국 기업소유지배구조 (한국개발연구원, 1996). 이봉의, 부당지원행위와 경쟁질서-법도그마틱(Rechtsdogmatik) 관점에서, 서울대 경쟁법센터 시장과정부센터 공동세미나 자료집 (2011). 이호영,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행위의 규제, 행정법연구 통 권12호(2004). 최승재, 부당지원행위와 터널링 규제에 대한 연구, 규제연구 제18권 2호(2009). 홍대식, 자본거래 관련 부당지원행위의 성립, 경쟁법연구 17권(2008). 홍명수, 재벌의 경제력집중 해소방안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2004). Areeda, Phillip, Louis Kaplow, and Arron Edlin, Antitrust Analysis, 6th ed. (Aspen Publisher, 2004). Bakan, Joel, The Corporation: The Pathological Pursuit of Profit and Power (Free Press (March 1, 2005). Berle, Adolf A. & Gardiner C. Means, The Modern Corporation And Private Property (Transaction Publisher, 2011) (원판: Harcourt, Brace & World, 1932). Bushman, Robert M., Piotroski, Joseph D. and Smith, Abbie J., What Determines Corporate Transparency? (April 2003), available at <SSRN: http://ssrn.com/ abstract=428601>.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65 Coase, R. H., The Nature of the Firm, Economica, Vol. 4, No. 16 (1976). Clark, Robert Charles, Corporate Law (Aspen Publisher, 1986). Easterbrook, Frank and Daniel R. Fischel, The Economic Structure of Corporate Law (Harvard University Press, 1996). Edward, Corwin D., Conglomerate Business As a Source of Power, in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usiness Concentration and Price Polic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55). Gourevitch, Peter A. & James Shinn, Political Power & Corporate Control: The New Global Politics of Corporate Govern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5). Greenfield, Kent, The Failure of Corporate Law: Fundamental Flaws and Progressive Possibilitie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0). Jensen, Michael C., A Theory of the Firm (Harvard University Press, 2000). Lande, Robert H. and Howard P. Marvel, Rule fixing: an overlooked but general category of collusion, in Antonito Cucinotta et al. (ed.), Post-Chicago Developments in Antitrust Law (Edward Elager, 2002). Macey, Jonathan R., Corporate Governan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8). Monti, M., Fighting Cartels Why and How? 3rd Nordic Competition Policy Conference, Stockholm, 11-12 September 2000, Alison Jones & Brenda Surfrin, EC Competition Law, 3rd ed. (2008). OECD, Guide on Fighting Abusive Related Party Transactions in Asia (2009). Rosenbluth, Gideon, Measures of Concentration, in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Business Concentration and Price Polic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55). Singler, E. M., The Structure of Industrial Concentration Index, Antitrust Bulletin, Vol X. (1965).

666 서울대학교 法 學 제53권 제1호 (2012. 3.) <Abstract> A Critical Review on the Regulation of Supporting Behavior Between Firms Under Korean Competition Law 76) Ju, Jin Yul * Article 23 (1) (7) of the Korean Monopoly Regulation and Fair Trade Act (MRFTA) prohibits supporting behavior between firms (SBF) by (i) providing any kind of tangible and/or untangible assets or (ii) transacting with substantially favorable terms. According to legislative history of the MRFTA, art. 23 (1) (7) was introduced to prevent economic concentration. But the MRFTA do not provide any legal meaning of economic concentration for the purpose of prohibiting. On the other hand, legislative history say that the reason of prohibiting SBF as one kind of unfair trade practice is to regulate all undertakings. Under art. 23 (1) (7), the Supreme Court and the Consitutional Court has decided that SBF is illegal because it causes economic concentration and/or impairs fair trade order. On the other hand, case law also say that SBF restrict competition in the relevant market. In addition, case law decides that SBF is illegal because it cause some problems of corporate governance (e.g., corporate transparency, protection of minority shareholders and creditors of supporting firms). But the problems of corporate transparency and protection of minority shareholders and creditors are not a matter of competition law. Moreover, there is no sound economic theory and no clear evidence which shows that SBF restricts competition in the relevant market. On the contrary, SBF can enhance competition, and the interests of stakeholder of supported firms. For these reasons, SBF should not be treated as unfair trade under competition law. If a certain SBF restricts competition in the relevant market, it would be enough to deal with SBFs as collusion rather than unfair trade. * Associate Professor, Pusan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Law.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규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 / 朱 晋 烈 667 Keywords: supporting behavior between firms, economic concentration, unfair trade practice, restriction of competition, competition law, corporate gover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