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화학제품피해및관리실태 신용승 (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 한국의화학물질관리는원료로서의물질관리중심으로이루어져왔으나가습기살균제사건은물질관리에서생활제품관리로의전환을요구하고있다. 생활화학제품에함유된유해물질로인한피해가급증하고있으며, 국민들의 85% 이상이불안감을가지고있다. 국내 1,000 여종으로추정되는살생물질과 1,300 여종으로추정되는고위험물질가운데금지물질과제한물질로지정된것은 72 종에불과하며, 부처별분산관리에따른생활화학제품관리의사각지대가존재한다. 생활화학제품관리대상범위의확대와위해성평가를통한과학적안전기준의설정, 부처간효율적업무분장및협력체계의구축이시급하다. 세계적으로화학물질의생산과사용은꾸준히증 가하고있다. 화학산업은한국에서세번째로큰산 업이며, 한국은중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다음으 로화학제품생산량이많은나라이다. 화학물질과 생활화학제품은일상생활의편의를제공하는필 수품으로인식되어왔다. 지금까지정부의화학물 질관리는원료로서의화학물질생산과사용에따 른안전관리에초점을맞추어왔다. 구미불산사고 이후정부는화학물질안전원을신설하고장외영 향평가제도를도입하는등사업장에서의화학물질사고예방과대응을위한제도개선노력을기울여왔다. 그러나최근발생한비극적인가습기살균제사건은가정에서일상적으로사용하는생활화학제품의안전관리에대한국민들의불안감을키우는촉매역할을하였다. 실제로우리가일상생활에서사용하는상당수의화학물질과화학제품은그위해성이명확히입증되지않은경우가많다. 따라서한국사회에서화학물질의위해성을예방하고관리하기위해서는현재의환경보건안전망에대한점검과보완이필요하다. 이글에서는국내의생활화학제품피해실태와관리현황을살펴보고안전관리를강화하기위한전망과과제를제시하고자한다. 화학물질사용과관리국내에서유통되는화학물질의종류는 4만여종이넘으며, 매년 2,000 여종의신규화학물질이새롭게시장에등장한다. 한국의화학물질유통량은조사가시작된 1998년이래지속적으로증가해왔다. 2014 년기준으로국내화학물질유통량은연간약 5억톤에달한다 ( 그림 Ⅸ-9). 245
Korean Social Trends 2017 [ 그림 Ⅸ-9] 화학물질유통량, 1998-2014 주 : 1) 화학물질유통량 =( 제조량 + 수입량 )- 수출량. 출처 : 환경부, 화학물질유통량조사최종보고서, 각연도. 화학물질은용도에따라원료물질또는기능 성첨가물로서제품에사용된다. 화학물질사 용에따른위해성을관리하기위해환경부는 화학물질등록및평가등에관한법률 ( 이하 화평법 ) 과 화학물질관리법 ( 이하화관법 ) 을통 해특정용도로의화학물질사용을금지하거나 제한하고있다. 국내에서제조, 수입, 판매, 보관및저장, 운 반, 사용을전면적으로금지하고있는물질 ( 금 지물질 ) 은석면을포함하여총 60 종이다. 특 정용도로의사용을제한하는물질 ( 제한물질 ) 로는총 12 종이있는데, 이중폼알데하이드 (Formaldehyde), 노닐페놀 (Nonylphenols), 납 (Lead), 카드뮴 (Cadmium), 트리클로로에틸 렌 (Trichloroethylene), 테트라클로로에틸렌 (Tetrachloroethylene) 의 6 개물질에대해서는 유아용제품, 장신구, 세정제등소비자제품목 적의제조, 수입, 판매, 보관및저장, 운반, 사 용을금지하고있다. 환경부는이와같은원료단계에서의화학물 질사용규제와는별도로제품위해성을직접 관리하기위하여세정제등일반생활화학제품 14 종과소독제등살생물제품 4 종을포함한총 18 종의위해우려제품을지정하여관리하고있 다. 한편, 전기용품및생활용품안전관리법 ( 이하전안법 ) 에서는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 29 종과공급자적합성확인대상생활용품 41 종 등총 70 종의제품에대해유해물질안전기준 을정해두고있다. 최근에는산업부가전안법으 로관리하고있던세정제등 8 종의생활화학제 품을환경부의화평법관리대상으로이관하였 다. 이로써환경부가생활화학제품의주무부처 역할을하게된것으로볼수있다 ( 표 Ⅸ-9). < 표 Ⅸ-9> 화평법 에따른위해우려제품종류 구분 생활화학제품 (14 종 ) 살생물제품 (4 종 ) 종류 세정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탈취제, 방청제, 김서림방지제, 물체탈 염색제, 문신용염료, 인쇄용, 잉크 토너, 다림질보조제 소독제, 방충제, 방부제, 살조제 주 : 1) 2016 년 12 월 30 일기준임. 출처 : 환경부, 2017 환경백서, 2017. 생활화학제품피해와소비자인식 우리가일상생활에서사용하는대부분의제 품에는화학성분이포함되어있으며, 이화학물 246
질들은독성의종류와크기만다를뿐환경과인체에급성적또는만성적영향을미치게된다. 화학물질은독성의종류에따라발암물질, 내분비계장애물질, 유전독성물질, 생식독성물질, 잔류성오염물질등으로분류한다. 한국사회에서화학제품에대한불신과우려가높아진결정적계기가되었던가습기살균제사건은가습기의분무액에포함된가습기살균제성분인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 염화올리고-( 혹은 2-) 에톡시에틸구아니딘 (Oligo(2-)ethoxy ethoxyethyl guanidine chloride, PGH),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Methylchloroisothiazolinone, MCI/MCIT) 등의유해물질이폐질환을유발해많은사람들을사망에이르게한경우이다. 이들물질은피부독성이다른살균제에비해 1/5 에서 1/10 정도에불과해서가습기살균제뿐아니라샴푸, 물티슈등여러가지제품에사용된다. 하지만이들성분이호흡기로흡입될때발생하는독성에대해서는연구되지않았기때문에피해자가발생할때까지아무런제재가이루어지지않았다. 특히, 가습기살균제는공산품으로분류되었기때문에 식품위생법 이나 약사법 이아닌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 ( 현행전생법 ) 에따른일반적인안전기준만적용되어피해를예방하지못했다. 지금까지환경부산하환경산업기술원의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를통해총 5,807건 (2017 년 8 월기준 ) 의피해신고가접수되었으며, 이가운데 2,196 명에대한조사와판정이완료 되었다. 이를통해인정된피해자규모는사망 자 477 명, 질환자 1,719 명에달한다 ( 표 Ⅸ-10). < 표 Ⅸ-10> 가습기살균제건강피해조사판정결과, 2017. 8. ( 명 ) 구분 판정정부구제급여대상대상자소계 1단계 2단계 전체 2,196 377 220 157 생존 1,719 216 108 108 사망 477 161 112 49 주 : 1) 2017 년 8 월 10 일기준임. 출처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종합포털 (https://www.healthrelief.or.kr:444/home/content/stats01/view.do). 가습기살균제사건은한국사회에서 노케미족 (No-Chemicals) 혹은 케모포비아 (Chemophobia) 라는신조어를등장시킬정도로극단적인반응 을유발하기도하였다. 가습기살균제사건이후 ( 사 ) 소비자시민모임과서울연구원이수행한국 민인식조사의결과는생활화학제품에대한국 민들의불안감이상당히높아졌음을보여준다. ( 사 ) 소비자시민모임이 2016 년실시한 가습기 살균제사건및생활화학제품안전에대한소 비자설문조사 결과, 사고이후 85% 이상의국 민들이생활화학제품사용을꺼리거나안전성 에대해불신감을가지게된것으로나타난다 ( 그림 Ⅸ-10). 환경부위해우려제품 15 종의위해성인지도에 관한서울연구원의조사결과, 국민들은대다수 의제품에대해건강에나쁜영향이있을것으로 247
Korean Social Trends 2017 인식하고있다 ( 그림 Ⅸ-11). 또한과반 (62.9%) 의 국민이생활화학제품구매시유해물질함유여 부에관심을가지고있는것으로나타난다. [ 그림 Ⅸ-10] 가습기살균제사건이후생활화학제품사용에대한태도, 2016 는전년대비소폭감소하였으나 2016 년에는크게증가 (50.9%) 했는데, 이는가습기살균제사건이후소비자들의생활화학제품전반에대한관심과우려를반영하는것으로볼수있다 ( 그림 Ⅸ-12). [ 그림 Ⅸ-12] 생활화학제품피해상담접수건수, 2014-2016 출처 : ( 사 ) 소비자시민모임, 가습기살균제사건및생활화학제품안전에대한소비자설문조사결과, 보도자료, 2016. 5.30. 출처 : 한국소비자원, 생활화학제품위해정보동향분석, 2017. [ 그림 Ⅸ-11] 위해우려제품 15 종에대한건강위해가능성인식, 2016 출처 : 서울연구원, 유해화학물질로부터안전한서울위한선제적기반구축, 2016. 최근 3 년간 (2014-2016 년 ) 한국소비자원의소비 자위해감시시스템 (CISS) 을통해접수된생활화학 제품관련위해정보는총 1,529 건이다. 2015 년에 위해정보의품목별접수현황을살펴보면, 접착제가 390건 (25.5%) 으로가장많고다음으로표백제 275건 (18.0%), 세정제 198건 (12.9%) 등의순이다. 위해증상별로살펴보면, 결막염또는안구손상 309건 (20.2%), 체내위험이물질 225건 (14.7%), 중독 ( 약물, 가스, 화학물질등 ) 180건 (11.8%) 등이다. 피해자연령대별로보면, 10세미만이 410건 (30.9%) 으로가장많아어른보다어린이의피해가심한것으로나타난다. 생활화학제품관리한국의화학물질관리는원료로서의물질관리는환경부소관인화평법에의거하고제품관 248
리는종류에따라부처별개별법의적용을받는분산관리시스템에기반을두고있다. 환경부는생활화학제품 ( 위해우려제품 ) 과살생물제품을관리하고있으며, 산업부는공산품과전기용품을, 보건복지부와식약처는위생용품, 의약외품과화장품을각각나누어중점관리하고있다. 이와같은분산관리체계는국내생활화학제품안전관리의가장큰문제점이며 사각지대 존재의근본적원인이라할수있다. 즉, 유해물질노출가능성이있는제품이위해성평가없이관리되거나법적관리대상에포함되지않는새로운유형의제품이지속적으로출시됨에따라관리에어려움이따른다는것이다. 무엇보다도국내 1,000 여종으로추정되는살생물질과 1,300 여종으로추정되는고위험물질에대해서는제품에사용되는것을원천적으로차단할필요가있는데, 현재는화평법상금지물질과제한물질로지정된물질이 72종에불과하다. 유해물질함유제품에의한노출과위해사고를사전에예방하기위해서는제품에대한안전기준설정을통한사전인증시스템, 제품에함유된유해성분을제품에표기하도록하는표지제도, 시장감시를통한관련규제들의이행여부에대한모니터링등이무엇보다시급하다. 이와는별도로파악된제품위해정보를다양한채널을통해국민들에게전달하는것도필요하다. 이를위해정부는생활화학제품과어린이용품에대한안전정보제공을위하여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http://ecolife.me.go.kr/) 을비롯한 다양한웹사이트를운영하고있다 ( 그림 Ⅸ-13). [ 그림 Ⅸ-13] 생활화학제품정보제공현황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 환경부 ) (http://ecolife.me.go.kr/ecolife/) 화학제품조회, 자주찾는화학제품정보, 화학제품사고사례, 법규 / 규제고시검색 케미스토리 ( 환경부 ) (http://www.chemistory.go.kr/) 국내어린이용품환경유해인자기준초과제품해외어린이용품리콜현황 출처 : 저자작성. 맺음말 생활화학제품정보제공 위해우려제품안전정보포털 ( 환경부 ) (http://ecolife.me.go.kr/hcpsafety/portal/index.do) 위해우려제품안내 : 자기검사번호검색, 위해우려제품기준, 위해우려제품관리유해제품정보 : 유해제품검색, 해외유해제품정보, 사업자회수보고유해제품신고및신청 : 불법불량제품신고 제품안전정보센터 ( 산업부 ) (http://www.safetykorea.kr/) 제품리콜 : 리콜정보검색, 리콜제도소개, 리콜절차안내, 사업자리콜보고, 리콜처리, 해외리콜사이트위해신고 : 제품사고신고, 제품결함보고, 제품사고발생보고, 사고조사, 민원 Q&A, 불법, 불량제품신고, 제품모니터링 최근의가습기살균제사건과이후잇달아발 생하고있는유해물질함유제품사건에서확인 할수있듯이, 유해물질로인한사고는국민의 건강과생명까지앗아가는끔찍한결과를초래 할수있다. 모든화학물질은안전성이입증되 기전까지는유해한것으로간주하는것이오늘 날세계적으로통용되는화학물질관리의사전 예방원칙이다. 생활화학제품에대한국민의불 안감을해소하려면이와같은사전예방원칙에 입각하여더욱촘촘한환경보건안전망을구축 할필요가있다. 이를위해서는생활화학제품 관리대상범위의확대와위해성평가를통한과 학적안전기준의설정, 부처간효율적업무분 장및협력체계의구축등의노력이요구된다. 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