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박근혜정부의노동시간및임금유연화비판
글싣는순서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 박근혜정부의노동시간및임금유연화비판 여는글정부의노동시간유연화에어떻게맞설것인가 4 1 부박근혜정부의고용률 70% 정책 1 장. 정부의고용률제고목표와노동유연화 1. 고용률 70% 로드맵 8 9 2장. 정책추진배경및전망 1. 근로시간단축을위한법제도개선 2. 임금유연화 3. 노동시간유연화 [ 참고 ] 유연근무제의분류 16 17 30 35 46 2 부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3 장. 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1. 1997 년 IMF 위기부터 2007 년세계경제위기까지 2. 한국의지배적노동유연화전략 48 49 61
4 장. 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1. 장시간노동의원인, 수출 - 재벌중심의산업구조 2. 장시간노동의원인, 자본의이윤창출욕구 68 69 78 5장. 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1. 자동차제조업의주야 2교대제 2. 화물노동자의장시간노동 3. 보건의료산업의파행적 3교대제 81 82 88 92 6 장. 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1. 시간제일자리의진실, 벗어날수없는저임금 2. 네덜란드의시간제일자리, 정말기적일까? 96 97 106 7장. 노동시간의탄력적운영, 노사모두 win-win일까? 1. 시차출퇴근제, 노동자보다사용자에게훨씬유리하다 2. 탄력적근로시간제, 고무줄노동의합법화? 3. 근로시간저축휴가제비판 : 독일의사례 4. 프랑스오브리법과노동시간유연화 112 113 118 122 126 3 부노동자운동, 어떻게대응할것인가 8장. 어떻게대응할것인가 1. 민주노총의대응평가 2. 대응방향과과제부록. 노동시간단축의역사 130 131 137 144
4 정부의노동시간유연화에어떻게맞설것인가 박근혜정부가한국경제의장기적인성장률제고를위해 고용률 70% 를핵심국정과제로설정했다. 지난 6월 4일발표된 고용률 70% 로드맵 에서그윤곽을제시했으며, 이에후속해서각종세부정책을구체화하고있는단계다. 정부는고용률제고를위한세부정책으로장시간근로관행의개선, 선택적 탄력적 재량근로시간제와근로시간저축휴가제등유연근무제의확대, 여성의일 가정양립을위한시간제일자리창출등을제시했다. 장기저성장시대에고용률을끌어올리기위해서정부가제시한카드가바로실근로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가결합된정책패키지인셈이다. 물론이런패키지가새로운것은아니다. 가령 2003 년노무현정부는법정노동시간을주 40 시간으로단축함과동시에변형근로제를도입하는등각종노동유연화기제를관철시켰다. 이어 2006 년노무현정부는파견법을개악하고기간제법을통과시킴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 으로써 IMF 이후광범위하게확대된비정규직고용관행에합법성을부여했다. 반면노동자운동은정부패키지에맞서성공적으로대응하지못했다. 민주노총은 1998 년이후 노동시간단축을통한일자리나누기 를유력한대안으로사고했으나법정노동시간단축은변형근로제와교환되거나노동강도의강화또는실질임금의삭감으로귀결되었다. 또한노동유연화의결과로노동자내부의격차가확대되고노동자사이의경쟁도심화되어결국노동자의집단적힘도약화되었다. 이는현재민주노총의대표성의위기를초래한큰원인이다. 정부가다시금 고용률제고 라는이름으로노동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정책패키지를들고나온이시점에서노동자운동은어떤대응을준비해야할까? 이소책자는이를위한폭넓은토론을통해노동자운동의대응방향을수립하는데기여하고자한다. 우선 1장에서는 고용률 70% 로드맵 을중심으로정부정책의윤곽을, 2장에서는그배경과지배계급의중장기적구상을살펴본다. 3장은역사적인맥락에서김대중정부이후한국에서지배적으로나타나는자본의노동유연화전략을분석한다. 이를통해일상적잔업 특근으로대표되는연장형유연화, 정리해고 비정
6 규직같은외부적유연화를거쳐박근혜정부가내부적 단축형유연화제고에주목하고있다는사실을파악할수있다. 4장은구조적인맥락에서저임금 장시간 고강도노동의악순환을낳는한국자본주의의특징으로서수출 -재벌중심의세계화를분석한다. 관련해서 5장은연장형유연화의사례로저임금 장시간 고강도노동을대표하는자동차제조업의 2교대제, 육상운수업의화물노동자, 공공서비스인보건의료부문의파행적 3교대제사례를살펴본다. 6장과 7장은단축형유연화과관련해서구체적인한국사례와함께정부가주로참고하는해외사례를비판하고자했다. 6 장은현실의시간제일자리사례를통해정부정책을비판함과동시에정부가 1.5 맞벌이모델 로홍보하는네덜란드사례를비판한다. 7장은유연근무제도입사례들의문제점을지적하고, 정부가근로시간저축휴가제의모범사례로제시하는독일의근로시간계좌제그리고정부입법주도형노동유연화사례로볼수있는프랑스의오브리법도입사례를비판한다. 마지막으로 8장은정부정책에맞선노동자운동의대응방향을모색한다. 노동시간및임금의개별화를통해노동자의집단적힘을약화시키는경향에대응하여, 노동자내부의격차를축소함으로써노동조합의대표성을회복할것을제안한다. 이를위해서는정부의 장시간노동 프레임을노동자적대안으로서 정액임금인상을통한노동자단결 프레임으로전환해야한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 아직까지는정부의구상이구체화되는단계에있기때문에이에대응하는노동자운동의투쟁계획을구체적으로논하기에는어려운시점이다. 그러나지금부터노동자운동이내실있는내적준비를해놓아야향후구체적인법제도개악시도와현장에서의유연근무제확산이이루어질때힘있는대응을할수있을것이다. IMF 이후전개되어온노동유연화전반을되돌아보면서현장의사례와목소리를모으고한국보다일찍노동시간유연화가진행된해외사례를반면교사삼아노동자단결을최우선으로한대안을모색하는데주력해야할때다. 아무쪼록이소책자가정부의고용률제고정책의본질을파헤치고노동자운동의대안을모색하는데조금이나마도움이되기를바란다. 2013. 9. 24 사회진보연대
1 부 박근혜정부의고용률 70% 정책 1 장. 정부의고용률제고목표와노동유연화
9 고용률 70% 로드맵 지난 6월 4일발표된 고용률 70% 로드맵 은한국경제의장기저성장에대응하는박근혜정부의핵심전략을담고있다. 먼저정부가고용률제고를핵심목표로설정한이유부터살펴보자. 첫째, 정부는고용률제고를 성장 일자리증가 소득과소비증대 내수활성화 성장률제고 로연결되는성장 -복지선순환구조의핵심 으로제시한다. 둘째, 정부는고용률 70% 를 고령화에대한최선의대응 으로사고하고있다. 왜냐하면 취업자의증가는국가재정을건전하게하고세대간부양부담도완화 하며, 2021 년이후노동력부족에대비해 남성외벌이에서모든인력을활용하는체제로전환할필요 가있기때문이다. 현재한국의고용률은 62.9%(2009 년기준 ) 로 2003 년 63% 이후큰변동이없다. 정부는그원인을다음과같이진단한다. 첫째, 수출 제조업을중심으로대기업들이성장했지만, 그것이국가전체의경기부양과일자리창출로이어지지않았던반면 ( 낙
10 1 장정부의고용률제고목표와노동유연화 수효과미흡 ), 일자리를많이만들어낼수있는내수 서비스업의성장은빈약했다. 둘째, 남성 전일제중심의장시간근로가만연해있다. 셋째, 유자녀여성의경력단절, 청년고학력화, 장년의조기퇴직후생계형창업등취업장애요인이구조화되어있으며, 노동시장참여가가능함에도비경제활동인구로머물러있는인구가 300 만명을상회한다. 이러한진단에따라정부는일자리정책의중심축을 수출 제조업 대기업 에서 내수 서비스업 중소기업 으로전환하고, 근로문화를 남성 전일제 장시간근로 에서 여성 시간제 로전환해일과가정의양립이가능한사회로나아가야한다고주장한다. 이를위한정책과제로는 창조경제를통한일자리창출 일하는방식과근로시간개혁 여성 청년등비경제활동인구의고용가능성제고 일자리를위한사회적연대와책임강화등을제시한다. 이중첫번째정책과제인 창조경제를통한일자리창출 은정보통신기술 (ICT) 융합, 서비스산업선진화, 중소기업지원, 창업활성화등성장패러다임의전환을의미하는것으로정부경제정책의총괄적방향을재확인하기위한것이고, 마지막정책과제인 일자리를위한사회적연대와책임강화 는노사정합의틀을갖춤으로써정부정책의실행가능성을높이겠다는내용이다. 정부가고용률제고를위해추진하려는구체적인정책은두번째정책과제인 일하는방식과근로시간개혁, 세번째정책과제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1 인 비경제활동인구의고용가능성제고 에담겨있다. 하나씩살 펴보자. 일하는방식과근로시간개혁 정부는 장시간근로해소와유연근로확산이일 가정양립확산과문화소비, 내수확대등을통해새로운영역에서시간제등다양한일자리창출 을견인한다고전망하면서, 근로시간개혁 3대과제로 장시간근로개선 시간제일자리창출 유연근로확산을제시한다. 장시간근로개선과유연근로확산을하나의패키지로제안하고, 단축된근로시간만큼새로운일자리가늘어날것이라가정하는것이다. 하지만이를바꿔말하면장시간근로를개선한다는명분을내세워근로시간을단축하되유연근로확산, 즉노동유연화정책을동시에진행하겠다는말과같다. 또한이과정에서단축된노동시간만큼이를채울비정규시간제일자리를양산하겠다는것이다. 세부정책과제역시근로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두축으로제시되고있다. 정부는근로시간단축을위해 휴일근로를연장근로한도에포함 근로시간특례업종의합리적조정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및포괄임금제의합리적개선 근로시간개념및산정방식에대한명확한기준마련등법제도를정비해나간다는계획이다.
12 1 장정부의고용률제고목표와노동유연화 동시에정부는 재량근로시간제확대 ( 창조경제관련직종 ) 양질의시간제일자리창출 ( 공무원 교사, 공공부문선도 )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입 ( 현행보상휴가제확대 개편 ) 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확대 (2 주 1 개월, 3개월 1 년 ) 스마트워크확산등구체적인노동유연화기제들을도입할계획을밝히고있다. 이처럼정부는근로시간단축의전제로지금보다더높은수준의노동유연화를주장하고있다. 장시간근로를규제하고기업이노동시간의탄력적조정을가능케할다양한노동유연화기제들을활용할수있도록지원함과동시에시간제일자리를비롯해다양한비정규일자리를창출하여고용률을제고하겠다는것이정부의목표다. 비경제활동인구의고용가능성제고 정부는저출산 고령화에따른성장잠재력저하에대비해모든계층의고용률을높이고자하는데, 특히여기서주된정책대상은고용취약계층으로불리는여성, 청년, 고령층등이다. 정부는여성의경우출산 육아로인한경력단절방지를위해육아휴직제도의정착, 보육서비스확충등을추진할계획이다. 또 양질의시간제일자리 창출과함께사회서비스일자리등으로여성의재취업을지원할예정이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3 청년의경우저출산으로인한청년인구의지속적감소에대응해청년층의조기노동시장진입을촉진하는것이중요한목표다. 이를위해 청년취업기회확대 ( 공공부문, 해외취업등 ) 직무능력을중심으로한직업교육및자격증체계개편 대학의일- 학습연계강화 ( 선취업후진학등 ) 노동시장미스매치 ( 청년취업난, 중소기업인력난 ) 해소등을추진해나갈예정이다. 장년층의경우고령화추세를반영해주된일자리에서오래일하고, 퇴직후에도재취업이용이하도록지원할계획이다. 여기서가장강조되는것은임금피크제등임금체계의개편이다. 정부는 2013 년중으로 임금피크제등임금체계개편과연계한 60 세정년제조기도입촉진을위해고용지원금개편 을추진하고, 2014 년까지 임금체계개편표준모델 을개발한다는계획이다. 이외에도장년층에근로시간단축청구권을도입하고, 농어촌파견노동등고령인력활용활성화를위해파견업종도조정할예정이다. 즉, 정부는고령자노동력활용을위한전제조건으로임금하향조정 노동시간유연화 고용형태유연화등을추진하고있으며, 나아가임금피크제도입과연동해임금체계전반을개편할계획을수립하고있는것이다. 다음으로정부는비경제활동인구의노동시장참여를촉진하기위해서고용 -복지연계를더욱강화하고자한다. 근로빈곤층 비경활인구의일을통한자립 을지원한다며근로빈곤층및비경제활동인구의노동시장진입을촉진하는방향으로고용서
14 1 장정부의고용률제고목표와노동유연화 비스와복지서비스를연계하고적극적노동시장프로그램을강화해나간다는계획이다. 가령, 근로유인형급여체계를구축하기위해미취업수급자보다취업자가유리하도록기초생활보장제도를개편하고기초수급자까지근로장려세제를적용하겠다는것이다. 한마디로, 노동시장참여의무를복지수급조건과연계시키는근로연계복지 (workfare) 의심화다. [ 표 1] 정부의노동유연화정책 근로시간단축 휴일근로를연장근로한도에포함 ( 13 년 ) 근로시간특례업종합리적조정 ( 13 년 )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및포괄임금제의합리적개선 ( 14 년 ) 근로시간개념및산정방식에대한명확한기준마련 ( 14 년 ) 임금유연화 임금피크제등임금체계개편 ( 13 년 ~ 14 년 ) 노동유연화 노동시간유연화 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확대 ( 13 년 ) 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확대 ( 14 년 )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입 ( 13 년 ) 시간제일자리확대 ( 12 년 149 만개 17 년 242 만개 ) 스마트워크확산 ( 13 년 ~ 14 년 ) 자료 : 관계부처합동, 고용률 70% 로드맵, 2013. 6. 4 지금까지살펴보았듯이박근혜정부의고용률제고정책은광범위한내용을포괄하고있다. 다만이글에서는그중에서도근로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정책비판에초점을맞출것이다. 정부가고용률제고에있어서핵심적인수단으로사고하고있는것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5 이근로시간단축과근로형태다양화이기때문이다. 여성을위한보육서비스확충, 청년층의조기취업지원, 근로연계복지등도중요한정책이고이역시도넓은의미에서노동유연화개념에포함되지만, 결국정부가이들에게약간의지원과보호수단을제공함으로써유인하고자하는일자리는근로시간이단축과연계된유연화된일자리이다. 우리는이러한정부정책이노동자의임금, 노동시간, 근로조건등에미치는영향나아가노동조합의힘에미치는영향이무엇인지파악하고이에대한대응방안을논의하는데주력하고자한다. 근로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를중심으로정부의고용률제고정책을재정리해보면 [ 표1] 과같다. 근로시간단축을위한각종법제도개선책이제시되고있으며, 노동시간유연화와관련해서는탄력적 재량근로시간제와근로시간저축휴가제등노동유연화를확대하고특히여성을대상으로한시간제일자리를대폭창출한다는계획이다. 또한비록고령자고용대책에서간단하게다루어지고있지만, 임금피크제도입과연동해임금체계를개편함으로써임금유연성과고용유연성을동시에확보하겠다는구상도포함되어있다. 2장에서는정부가근로시간단축, 임금유연화, 노동시간유연화를제기하는배경및법제도개악구상이어떤것인지를순서대로살펴보도록한다.
1 부 박근혜정부의고용률 70% 정책 2 장. 정책추진배경및전망
17 근로시간단축을위한법제도개선 배경 [ 그림 1] 연간노동시간비교 ( 한국과주요국 ) [ 그림 2] 경활및사업체패널노동시간분포 자료 : 배규식외, 2011a 자료 : 배규식외, 2011a 한국의노동시간은 1983 년부터 2004 년까지크게줄었다가 2004 년이후완만하게감소하고있으며, 연간노동시간은다른나라들에비해 400 시간 (1 일 8시간기준으로 50 일 ) 이상많다 ( 그림1). 이같은장시간노동은전일제를표준으로하는한국의사
18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회적인식 규범과연관이있다. 한국의노동시간은전일제의기준이되는주 40 시간이상이되는곳에집중적으로분포되어있고주 40 시간미만보다는주 40 시간을초과하는쪽으로더완만하게분포되어있다 ( 그림 2). 한국 네덜란드 [ 표 1] 한국과네덜란드비교 (2009 년도 ) 시간구분 주간노동시간별주간노동시간별고용비중여성고용비중 1~19 4.8 6.9 20~29 5.1 7.3 30~34 3.0 4.1 35~39 5.1 6.8 40 이상 82.0 74.9 1~19 20.8 31.5 20~29 15.9 28.3 30~34 11.6 16.0 35~39 19.4 12.6 40 이상 32.3 11.6 자료 : 배규식외, 2011a 전일제고용비중을나라별로살펴보면, 한국 82.0%, 미국 73.3%, OECD 평균 64.5%, 일본 64.1%, 스웨덴 57.6%, 독일 51.9%, 영국 46.0%, 프랑스 34.5%, 네덜란드 32.3% 로나타난다 (2009 년기준 ). 전일제비중이가장낮은네덜란드의경우주노동시간의길이별로취업자의비중이골고루분포되어있으며, 특히여성노동자의경우전일제고용비중이 11.6% 에불과한반면 20~29 시간여성고용비중은 28.3%, 30~34 시간여성고용비중은 16.0% 로나타나단축형유연성이확보된나라로볼수있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9 다 ( 표1). 이에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 에서네덜란드를시간제일자리창출의주요사례로참고한다. 업종별로살펴보면한국의장시간노동은특히일부제조업과육상운수업에강하게남아있다. 직종으로는농림어업과같은전통적 1차산업이외에도기능원과기능직종사자, 기계조작, 조립종사자들에서장시간노동이강하게나타난다. 사업체규모별로는사업체규모가영세할수록노동시간이길게나타난다. 제조업, 2조 2교대제, 중소사업체, 민간사업체, 하도급거래사업체, 핵심직종이생산직인경우, 주 40 시간제미실시업체등에서장시간노동이더욱높게나타난다. 한국노동연구원은이같은장시간노동관행의원인으로 양적투입을중시하는생산체제 주로남성외벌이를전제로한전일제노동시간중심의고용형태및사회적규범 정규직인력최소화를통해기존인력의노동시간을최대한유연하게활용하려는기업의동기 저임금으로인한생계비확보요구 초과근로수당을더많이얻으려는노동조합에가입한생산직노동자들의동기 장시간노동관행을조장하는법제도등을지적한다 ( 배규식외, 2011a). ( 그러나장시간노동의원인은보다구조적인측면에서분석될필요가있다. 이에대해서는 4장에서자세히살펴보도록한다.) 앞서살펴봤듯정부는이와같은장시간노동관행을개선하기위해 1휴일근로를연장근로한도에포함 2근로시간특례업
20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종합리적조정 3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및포괄임금제의합 리적개선 4 근로시간개념및산정방식에대한명확한기준마 련을추진할계획이다. 하나씩살펴보도록하자. 휴일근로를연장근로한도에포함 근로기준법제53 조 연장근로의제한 은연장근로를주 12 시간으로제한하고있지만, 고용노동부는행정해석에서휴일근로시간을연장근로시간계산에서제외해왔다. 이해석에의하면주 12 시간의연장근로외에도 16 시간의휴일근로가별도로가능해진다. 고용노동부가나서서탈법적연장근로를인정해주면서잔업 특근을조장해온것이다. 이에노동운동은고용노동부의행정해석에대한비판을꾸준히제기해왔다. 정부차원에서휴일근로를연장근로에포함하겠다는공식적입장을발표한것은이명박정부말기인 2012 년 1월이다. 고용노동부가휴일근로를연장근로에포함시키는방향으로근로기준법개정을추진하겠다고밝혔고, 이명박대통령은 근로시간을단축하면삶의질이향상되고일자리가늘뿐아니라소비도촉진되는등사회전반적으로선순환이될것 이라말했다. 이명박대통령이정권말에개과천선했던것일까? 물론아니다. 이미정부관료들과자본가들사이에서는노동시간단축과고용률제고에초점을둔정책방향에대한큰틀의합의가존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21 재했다. 뒤에서살펴보겠지만, 노동시간단축과노동유연화를맞바꾸는정책은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정부를거치며일관되게추진되어왔던것이다. 그결과 2012 년대선에서 저녁이있는삶 이라는구호가유행하는가하면, 모든후보들이 노동시간단축을통한일자리확대 를공약으로제시했다. 현재박근혜정부의노동시간단축논의도이러한역대정부의정책을계승하는것이다. 지난 6월임시국회환경노동위원회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여야는휴일근로를연장근로에포함하는데에는합의했지만제도도입시기, 근로시간저축휴가제등에대한이견으로인해근로기준법개정안표결은보류했다고한다. 그런데사실휴일근로를연장근로시간계산에서제외한것은근로기준법자체가아니라고용노동부다. 따라서주 12 시간이상의연장근로관행을개선하기위해서굳이근로기준법개정이필요한것은아니며, 고용노동부의행정해석만바뀌어도무방하다. 그럼에도정부와새누리당이굳이근로기준법까지개정하려는이유는무엇일까. 이는법개정과정에서제도도입시기를기업규모별로단계화함으로써자본의손실을줄여주는한편, 노동유연화를촉진하는여타근로기준법개악을동시에추진하려하기때문이다. 근로시간특례업종의합리적조정
22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근로기준법제59 조 근로시간및휴게시간의특례 는 12 개업종에대하여노사서면합의시 1주 12 시간을초과하여연장근로를하거나휴게시간을변경할수있도록허용하고있다. 12 개특례업종은운수업, 물품판매및보관업, 금융보험업, 영화제작및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및조사사업, 광고업, 의료및위생사업, 접객업, 소각및청소업, 이용업, 사회복지사업이다. 특례조항은 1961 년근로기준법개정시신설되었는데, 그취지는해당업종의공익성이강해노동시간을규제할경우공중생활의불편과지장을초래하거나사업목적달성이어려워진다는것이었다 ( 김선수, 2012). 그런데한국노동연구원의조사결과에따르면전체고용에서특례업종이차지하는비중은 1993 년 37.7% 에서 2000 년 45.2%, 2010 년 52.9% 로높아져사실상일반업종화되어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또한육상운송및파이프라인운송업처럼특례업종중비특례업종에비해항상초과근로시간이높게나타나는경우도있지만, 평균적으로보면오히려특례업종의월초과근로시간이비특례업종에비해낮게나타나고있다 ( 배규식외, 2011a). 이처럼법과현실의괴리가심각한상태에서자본은노동시간특례조항을악용해무제한의노동시간연장을합리화해왔다. 이에민주노총을비롯한노동운동진영은근로시간특례조항폐기를줄곧주장해왔으며, 심지어한국노동연구원의한연구에서도특례조항의존립이유가없다고시인하고있다 ( 배규식외,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23 2011a). 정부는노동시간규제의합리화를위해특례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에따라 26 개로재분류한후 10 개업종만특례유지 하겠다는입장이다. 즉, 법과현실의괴리는좁히더라도, 기업의자유로운연장근로활용을보장해주겠다는것이다. 이러한안은지난 2012 년 1월 31 일노사정위근로시간특례업종개선위원회 ( 한국노총참여 ) 에서이미채택된바있다. 이에따르면육상운송, 수상운송, 항공운송업, 기타운송관련서비스업, 영상 / 오디오기록물제작및배급업, 방송업, 전기통신업, 보건업, 하수 / 폐수및분뇨처리업, 사회복지서비스업등 10 개업종이특례업종으로유지된다. 이에대해공공운수노조는 버스노동자의경우주당평균근로시간이 58 시간, 택시노동자의경우 1일평균 16 시간, 철도노동자의경우 24 시간맞교대에주 60 시간, 보육노동자의경우 1일평균 12 시간이상, 간병노동자의경우 1일평균 12 시간, 화물노동자 1일평균 13 시간이상노동을하는등살인적인노동강도와초과노동 에처해있고, 공공부문노동자의노동시간은안전 ( 교통, 운수 ) 과공공서비스 ( 보육, 간병 ) 에직결되는것 이므로 근로시간특례조항은폐기되어야한다 고비판한바있다 ( 공공운수노조 연맹, 2012).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및포괄임금제의합리적개선
24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근로기준법제63 조 적용의제외 는특정사업이나업무에종사하는노동자에대해근로시간, 휴게, 휴일에관한규정들을적용제외하고있다. 토지의경작 개간, 식물의재식 재배 채취사업, 그밖의농림사업 동물의사육, 수산동식물의채포 양식사업, 그밖의축산, 양잠, 수산사업 감시또는단속적으로근로에종사하는자로서사용자가고용노동부장관의승인을받은자 사업의종류에관계없이관리 감독업무또는기밀을취급하는업무가이에해당한다. 이업무들은그성격상근로시간을규율하는것이곤란한경우인데, 가령건강상의이유로규율하는것이아니라면주52 시간이상논밭에서전적인재량을갖고일하는자급 자작농의노동시간을규율하는것은곤란하며불필요할것이다. 다만문제로지적되는것은근로시간적용제외업종의선정기준이불명확하고, 또지나치게포괄적으로규정되어해당사업내부의다양한업무내용에관계없이일괄적용제외됨으로써구체적타당성이떨어진다는점이다 ( 박제성외, 2011). 1차산업의경우근로시간이기상이나계절등자연적조건에크게좌우되기는하지만, 농림 축산 수산분야에서기계화와더불어노동밀도가증가하고제조업화하고있는추세가나타나고있어, 이경우근로시간 휴게 휴일에관한규정의적용을전면배제하는것은타당치않다는주장이제기되고있다 ( 김재훈, 2006). 또한감시 단속적근로의경우근로시간중에도휴식을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25 취하기때문에근로시간의엄격한규제가불필요하다는학설도있지만, 노동강도에관계없이근로시간중에는사용자의지휘명령하에구속되어있기때문에근로시간적용을제외할이유가없다는주장도제기된다 ( 배규식외, 2011). 민주노총역시적용제외대상중감시 단속적근로를삭제할것을요구해왔다 ( 민주노총, 2012). 관리 감독업무종사자는노무관리에서사용자와일체적인지위에있는자를말하며, 기밀취급업무종사자는그직무가기밀사무를취급하고그지위가경영자또는관리직의지위에있는자의활동과불가분의관계에있는자를말하는것으로해석된다. 이에대해서는관리 감독업무가지나치게좁게해석되고있다는지적과함께화이트칼라전반에대해근로시간이아니라일의완성으로업무성과를측정할수있는법 제도적정비가필요하다는주장이제기되고있다. 화이트칼라의노동을근로시간으로측정할경우보여주기식야근문화와같은생산성저하가우려된다는것이다 ( 신은종, 2011). 이런논의들은주로미국의화이트칼라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 (white collar exemption) 를주요사례로소개하는데, 일본에서는도입과관련하여노동단체가 잔업수당제로제도 라며강하게반발한바있다 ( 임서정, 2013). 한편,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의적용을받는업종은대부분포괄임금제가활성화되어있다. 포괄임금제역시근로시간을규
26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율하는것이곤란하다는점을근거로정당화되기때문이다. 판례가포괄임금제를인정하는업종중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와관련된것은기후 기상에따른불규칙근로 ( 염전, 해외건설등 ), 감시 단속적근로 ( 경비원, 시설관리등 ) 등이있다. 이외에도판례는특례업종적용을받는운수업이나연장 야간 휴일근로등이예정되어있는근무에대해포괄임금제를인정한다. 물론한국노동연구원사업체패널조사에따르면판례와무관하게전업종에걸쳐사무직, 관리직, 그리고전문직에포괄임금제가보편화되어있다. 그런데포괄임금제는기본적으로법적근거없이수당지급의무를회피하려는사측의관행에서탄생한것이다. 근로기준법상에는포괄임금제라는용어가없으며연장근로, 휴일근로및야간근로에대한수당을별도로계산하여그구성항목을명시하도록하고있다. 그러나 1970 년대부터포괄임금제관행이확산되기시작하고, 그것이판례를통해정당성을인정받게된것이다 ( 하갑래외, 2012). 포괄임금제의편법성이나노동자에게미치는악영향으로인해포괄임금제를폐지하거나전면개선하자는주장이줄곧제기되어왔다. 가령한국노동연구원의한연구는 포괄임금제는임금은적게주면서노동시간을자유롭게연장하여일을시키는불투명성, 장시간노동의가능성, 노동시간의무계획성을드러내는것 이므로 명문화 ( 입법 ) 하여폐지하는것이바람직 하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27 다고주장하고있다 ( 배규식외, 2011a). 반면근로자의건강보호, 일 가정양립, 장시간노동등포괄임금제가낳는문제점을개선하기위해남용의여지를없애면서법적제도로인정하는방안을대안으로제시하는입장도있다 ( 하갑래외, 2012). 정부는 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및포괄임금제에대한합리적개선 을목표로제시해놓은상태다. 자본의이익을보장해주기위해편법적관행을금지하지않겠다는태도를분명히한것이다. 또한 합리적개선 이란적용제외제도업종의정비와세분화를통해제도를유지시키고, 편법적인포괄임금제관행에대한정당성을부여하는과정이될가능성이높다. 근로시간개념및산정방식에대한명확한기준마련 정부는근로시간, 대기시간, 휴게시간의합리적구분기준을마련하고, 이에따라근로시간한도및임금산정기준과관련된근로기준법령을정비하겠다는계획을밝히고있다. 근로시간, 대기시간, 휴게시간의구분에서가장쟁점이되는부분은단연대기시간이다. 노동자의입장에서대기시간은당연히근로시간에해당되지만, 자본의입장에서는대기시간이노동강도나신체또는정신적긴장의측면에서전형적인근로시간과차이가있다고본다. 따라서사용자는대기시간을근로시간이아니라휴게시간으로취급하려하면서법률상각종의무 ( 근로
28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시간제한, 임금지급등 ) 에서벗어나고자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자본가가대기시간을진정한휴식시간, 즉사용자의지휘명령에서벗어나근로자가자유로이이용할수있는시간으로사고하는것은아니다. 사용자는자신의지시가있으면근로자가곧바로작업을시작할수있도록대기하기를원하기때문이다. 결국문제는노동강도가약한대기시간을근로시간으로계산하고임금도지급해야하는것에대한자본가의불만, 법률상의무에서는벗어나고싶지만노동자를잠정적 부분적으로자신의지휘명령권행사범위안에두려고하는자본가의딜레마인것이다. 따라서정부와자본은이딜레마를해결하기위해노동강도를기준으로한새로운시간개념을마련하려한다. 가령프랑스노동법에는중간적시간이라는개념이있는데, 이시간은일반적인근로시간에해당되지않으며특별한임금지급규칙에따른다. 중간적시간에는다음세가지가있다. 업무의실제수행이없는막간들을포함하고있는특정한고용 ( 호텔, 카페, 레스토랑등 ) 에대해서시행령으로달리규정할수있는 준근로시간 근로자가사용자의항상적이고즉각적인처분하에있지않으면서업무를위해근로를수행할수있도록자신의주거나근접거리에머물러있어야할의무가있는 호출대기시간 특정작업복을착용하는것이근로자의의무인경우에근무장소에서 옷을갈아입는시간 이다 ( 박제성외, 2011). 이런논의를따라정부가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29 근로시간, 대기시간, 휴게시간을새롭게개념화할경우이는자본에게상당한임금비용을절감하는계기가될것이다. 이외에버스나택시노동자처럼근로특성상대기시간이필요하고그것이장기화될수있는경우에대한대기시간규율방안도논의되고있다. 가령, 근로시간특례규정을폐지하는대신근로기준법에육상운수업종의근로시간규제를할수있는근거규정을두고시행령으로육상운수업의특성을반영하여일반산업과달리주평균최대노동시간, 1일최소연속휴식시간 ( 반대로 1회최대노동시간 ), 야간근로시 1일최대노동시간및 1일주행거리등을일정하게규제하는방안등이그것이다 ( 배규식외, 2011a). `
30 임금유연화 배경 정부와자본은기업들이정규직채용을회피하고중고령층을조기퇴출시키는이유가경직적인임금체계에있다고판단하고있다. 경직적인임금체계란근속증가에따라임금이거의자동으로상승하는연공급 ( 호봉제 ) 을말하는데, 연공급하에서정규직중고령층노동자의증가가기업에게큰부담으로작용한다는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추세속에서중고령층 ( 베이비붐세대 ) 의조기퇴직은개인의생계수준악화, 기업의생산인력부족과숙련단절, 국가의복지재정부담급증등사회전반에상당한부정적영향을줄것으로우려되고있다 ( 정진호외, 2011). 가령, 중고령층이조기퇴직후상대적으로창업이손쉬운소매업, 음식업등자영업에뛰어들었다가실패할경우이는개인, 기업, 사회전체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31 에부정적영향을줄수있다. 이미 2011 년기준창업대비폐업률이소매업의경우 89.3%, 음식업의경우 94.3% 로나타나고있다. 이에정부는자영업과밀업종에대한신규진입을억제하는한편,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재취업교육강화등을통해임금근로자재직기간을늘리는것을정책방향으로삼고있다 ( 기획재정부, 2013). 즉, 임금피크제등임금유연화를통해서기업의조기퇴출유인을감소시키고자하는것이다. 한편, 신자유주의가본격화된이래로자본은기업경쟁력을강화하기위해임금유연성이제고될필요가있다는점을강조해왔다. 이들이보기에기본급을근속과자동연계시키는연공급은조직차원에서임금과공헌 ( 직무가치, 역량, 성과 ) 의조화가깨지는것을의미한다. 연공급으로인해몰입, 혁신, 학습등을강화하는동기부여기능이상실됨으로써장기적으로조직의활력과혁신잠재력을침식한다는것이다. 기본급의경직성뿐만아니라임금구성의경직성도경쟁력을저해하는데, 가령경영성과와연동되지않는고정급위주의임금은경쟁력향상에도움이되지않는다는것이다 ( 김동배외, 2005). 이는집합노동자의평균생산성향상에따라임금을인상하는것이아니라, 노동자개인의임금유연성확보를통해생산성을향상한다는효율성임금의논리다. 케인즈주의적인생산성임금에서집합노동자 ( 육체노동자, 관리노동자, 기타 ) 의평균생
32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산성을임금결정의기준으로삼는이유는노동자개개인의생산성을평가할수있는기준은존재하지않으며, 임금에는비경제적이고제도적인요인이포함될수밖에없다고보기때문이다. 반면신자유주의적인효율성임금은인과관계를뒤집는다. 생산성이임금을결정하는것이아니라, 임금이노동자의생산성을결정한다고말이다. 이러한효율성임금의논리에따라노동자의의욕을고취시켜생산성을향상시킨다는명목으로보너스임금, 연봉제, 스톡옵션등이도입된다. 그러나이는개별노동자들의임금격차를벌리고노동자간경쟁을심화시키는반면임금결정과정에서여타의제도적 조직적개입을막는다. 그결과임금유연화를매개로전반적인노동유연화가관철된다 ( 사회진보연대정책위원회, 2002. 4). 임금피크제등임금체계개편 정부는기존연공급체계가가지는근속증가와임금상승간의자동적연계를완화하거나차단하고공헌과임금인상간연계를강화하는방향으로임금체계를점진적으로개편하려한다. 나아가장기적으로는연공급체계를대체할새로운임금체계의도입도준비하고있다. 먼저점진적개선방안부터살펴보자. IMF 이후사무관리직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33 을중심으로성과연동적인연봉제가도입되면서임금유연화가진행되었는데, 이는기존연공급에성과차등을가미한것으로점진적인임금체계개편방안이었다고평가할수있다. 이와같은점진적개편방안으로는 호봉급체계를유지하면서도자동승급대신고과승급으로의전환 호봉급, 직능수당, 직책수당등기본급구성항목에서직책수당의비중을높이는등의변화 ( 직급및연령별, 직종간기본급구성항목을상이하게배합하는것도가능 ) 직급별호봉제등연공급자체를직무급으로재편하는방안등이있다 ( 김동배외, 2005). 다음으로새로운임금체계를도입하는방안은직무급도입을의미한다. 직무급은조직내모든직무들을그것이회사의성과에미치는상대적가치의관점에서평가하고그결과에따라임금을책정하는것을말한다. 이것은연공서열주의와달리, 회사의성과에공헌한정도를평가하여임금을결정하자는논리를가진다. 직무급제가도입되기위해서는각직무에대한적절한평가기준을마련하고각직무에대해점수를부여해야하며또시간이흐르면서기존직무내용이바뀌거나없어지는경우재검토하는작업이이루어져야한다. 직무급도입논의는특히 2006 년비정규직법시행시점을전후로활발하게이루어졌다. 당시직무급도입론자들은정규직이든비정규직이이든고용형태와무관하게동일직무동일임금의원리가적용됨으로써비정규직에대한차별을현실적으로해소
34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할수있을것이라고주장했다. 또한이들은직무급도입이각종수당과상여금등복잡한현행기업별임금구조를단순화함으로써기업이임금및인사관리를보다효율적으로할수있게될것으로기대하고있다. 주로고령층고용과관련해제기되고있는임금피크제역시직무급제로의임금체계개편과연동되어있다. 왜냐하면임금피크제는특정연령대부터호봉승급제를폐지하는것인데, 이를전연령대로확산하는것이연공임금개편이기때문이다. 따라서임금과 ( 직무가치로표현된 ) 생산성간의연계를강화한다는점에서임금피크제는전체연령대근로자의고용에도중요한함의를가진다 ( 정진호외, 2011). 정부가임금피크제를통해 60 세정년제도입을추진함과동시에 2014 년까지임금체계개편표준모델을개발할계획을세우는것도이런맥락에서파악할수있다.
35 노동시간유연화 마지막으로박근혜정부의노동유연화정책핵심인노동시간유연화에대해 1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확대 2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확대 3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입 4시간제일자리확대순으로살펴본다. 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확대 탄력적근로시간제 란어떤근로일의근로시간을연장시키는대신에다른근로일의근로시간을단축시킴으로써일정기간의평균근로시간을법정기준근로시간내로맞추는근로시간제를말한다. 고용노동부는탄력적근로시간제가사용자입장에서는수주량변화및계절적업무등경영여건에따라근로시간의탄력적운용이가능하며연장근로수당지급감소에따른인건비절감이가능한장점이있고, 근로자입장에서는실근로시간단축,
36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출퇴근일수의감소및휴일증가로여가활용이손쉬워지는장점이있다고홍보하고있다 ( 고용노동부, 2010). 근로시간단축과노동시간유연화를맞바꾸는전형적인논리다. 근로기준법제51 조 탄력적근로시간제 제 1항은취업규칙에의한 2주이내단위의탄력적근로시간제를, 제2 항은사용자와근로자대표사이의서면합의에따른 3개월이내단위의탄력적근로시간제를규정하고있다. 이는 1997 년근로기준법개악당시 1개월이내단위의탄력적근로시간제가재도입된후 2003 년개악을통해주40 시간제시행에맞춰 3개월이내로그단위기간이확대된것이다. 그런데애초 2001 년김대중정부당시노사정위원회공익위원안은사용자와근로자대표사이의서면합의에따른 1년단위확대안이었고, 이는당시민주노총을비롯한노동운동의강력한반발을샀다. 민주노총은탄력적근로시간제가단위기간이 1 년으로확대될경우 법정노동시간을주40 시간으로단축하더라도노동시간단축의의미가사라지고 연장근로에대한할증률만큼임금손실이발생해실질임금이최대 7.5% 까지감소하며 만성적인산업재해위험이증가하고노동자의건강을악화시킨다며단위기간확대에반대했다. 나아가일, 주, 월, 연단위초과근로상한선을엄격히규제하고최장노동한도를도입하여장시간노동을억제할것을시급한과제로제시했다 ( 민주노총, 2001).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37 뒤를이은노무현정부역시 2003 년 1개월에서 3개월로단위를확대한이후에도단위기간의추가적확대를위한시도를계속했다. 장시간노동을억제할수있도록법제도적보완을거친다면취업규칙에의한 1개월단위그리고근로자대표와의합의에의한 1년단위의탄력적근로시간제도입이가능하다는것이었다 ( 김재훈, 2007). 2010 년기준으로볼때, 탄력적근로시간제활용률은기업체노동비용조사부가조사결과 (3,402 개소, 10.5 월, 고용노동부 ) 6.6%, 한국여성정책연구원조사결과 (10,000 개소, 10.7 월 ) 7.3% 로매우낮게나타나고있다. 이에이명박정부는탄력적근로시간제활용률이저조한원인이계절적요인등으로분기별로업무량의변동이있는경우처럼업무량의변화주기가 2주보다길때활용이곤란한데있다고진단하고, 단위기간을확대한다면활용률이높아질것으로기대한다 ( 고용노동부노사정책실근로기준과, 2010). 이명박정부는금융위기이후 국가고용전략 2020 을수립하면서실근로시간단축을위해탄력적근로시간제의단위기간을확대하고 (2 주 1 개월, 3개월 1 년 ), 근로시간저축휴가제를도입하는등유연한근로시간제를확대해야한다며 2010 년 11 월근로기준법일부개정안을입법예고한다. 그런점에서박근혜정부의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확대계획 (2 주 1 개월, 3개월 1 년 ) 은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정부의노동유연화정책을 있는그대로 계승한것이다.
38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민주노총은정부의근로기준법개정안이 저임금 단시간일자리확대 장시간노동심화 실질임금감소 만성적인산업재해위험노출, 건강악화위험등을낳을것이라고비판하고있다 ( 민주노총정책실, 2011). 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확대 근로기준법제58 조 근로시간계산의특례 제 3항은 업무의성질에비추어업무수행방법을근로자의재량에위임할필요가있는업무로서대통령령으로정하는업무는사용자가근로자대표와서면합의로정한시간을근로한것으로본다 고규정하고있으며이는소위재량근로시간제의법적근거가된다. 즉, 해당업무를수행하는근로자에대해실제근로시간에관계없이서면합의로정한시간을근로한것으로간주하는제도를재량근로시간제라고한다. 근로기준법시행령제31 조는재량근로의대상업무로 신상품또는신기술의연구개발이나인문사회과학또는자연과학분야의연구업무 정보처리시스템의설계또는분석업무 신문, 방송또는출판사업에서의기사의취재, 편성또는편집업무 의복 실내장식 공업제품 광고등의디자인또는고안업무 방송프로그램 영화등의제작사업에서의프로듀서나감독업무 그밖에고용노동부장관이정하는업무를규정하고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39 있으며, 현재까지고용노동부장관이정하는업무는없다. 재량근로시간제는 1997 년근로기준법개악당시도입된근로시간유연화기제의하나로, 서비스경제화 정보화등의배경하에서근로의수행방법에있어근로자의재량폭이증가하고그근로시간을일반근로자와마찬가지로엄격히규제하는것이업무수행실태와능력발휘라는목표실현에부적절하다고여겨지는전문적근로자가증가하는상황을고려한것이다. 그러나 2011 년고용노동부실태조사에따르면재량근로시간제도입률은 4.1% 로매우저조하다. 이에정부와자본은대상업무의확대를통해활용도를높여야한다고주장해왔다. 업무범위에있어서 그밖에노동부장관이정하는업무 를정하여그적용확대를도모하는방안이나, 일본의사례를참고해기획 입안 조사에해당하는 기획업무형 재량근로제를도입하는방안등이그것이다 ( 김재훈, 2007). 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의확대논의는앞서근로시간적용제외제도중관리 감독업무종사자의노동시간규율에대한논의와유사하다. 여기서도근로기준법상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가지나치게제한적이라는평가를바탕으로, 화이트칼라전반에대해근로시간이아니라일의완성으로업무성과를측정할수있는법 제도적정비가필요하다는주장이제기된다. 정부는창조경제관련직종에재량근로시간제대상업무를확대하겠다는계획이며, 그예로소프트웨어개발을언급했다.
40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입 ( 현행보상휴가제확대 개편 ) 근로시간저축휴가제라고도불리는근로시간저축계좌제가정부차원에서처음제기된것은 2010 년 10 월이명박정부의 ' 국가고용전략 2020' 에서였다. 이는 2004 년휴일 연장 야간근로를포함한초과근로를유급휴가로보상하는보상휴가제를보완하기위한것이었다. 근로기준법제57 조 보상휴가제 는사용자는근로자대표와의서면합의에따라연장근로 야간근로및휴일근로에대하여임금을지급하는것을갈음하여휴가를줄수있다고규정하고있다. 그러나한국여성정책연구원조사결과 (2010 년 7월 ) 보상휴가제도입률이 11.6% 로나타나는등보상휴가제활용률이저조하자, 정부는 현행보상휴가제를보완하여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또는미사용연차유급휴가에대해수당을지급하지않고근로시간저축계좌에저축하였다가근로자가필요한경우에휴가로계좌에서꺼내어사용하거나, 이와반대로휴가를먼저사용하고이후연장근로등으로보충할수있도록하는 근로시간저축휴가제 를도입하는근거를마련 하겠다는근로기준법일부개정안을 2010 년 11 월입법예고한다. 정부는계좌제의성공적사례로독일사례를참고했다. 폴크스바겐은 1990 년대자동차수요급감시약 3만명을감축할계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41 획이었으나노사합의에따라근로시간저축계좌제를도입하여고용을유지했는데, 이는근로자에게는근로시간선택권과고용안정및소득안정, 기업에게는수요변동에탄력적으로대처할수있는수단이되었다는것이다. 다시말해근로시간단축과노동시간유연화를맞바꾸는노사합의가필요하다는제안이다. 박근혜정부역시독일사례를참고해근로시간저축계좌제 ( 현행보상휴가제확대 개편 ) 를 2013 년내로도입한다는계획을가지고있다.( 독일사례에대한비판은 7장에서다룬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에대해민주노총은 초과근로에대한유급지급자체가유명무실화되어실질임금이하락하고 기간별초과노동에대한명확한제한선을두지않는이상노동시간단축은이루어지지않을것이며 정산기간내초과근로시간을사용하지못함으로써무급처리되는사태가발생할가능성이높고 연장근로수당이임금총액으로필수적생활임금이되어있는상태에서초과노동을무급화하고자유시간으로사용하라는것은매우비현실적이라고비판한다. 결론적으로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노동시간의유연화강화와초과근로로인한임금비용부담을줄이는것을중점내용으로하는친기업적입법안이라고평가하고있다 ( 민주노총정책실, 2011). 시간제일자리확대
42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정부는근로문화를 남성 전일제 장시간근로 에서 여성 시간제 로전환해일과가정의양립이가능한사회로나아가야한다고주장한다. 여기서시간제일자리 (part time job) 란전일제일자리 (full time job) 와대비되는개념으로법률용어로는단시간근로에해당한다. 근로기준법제2 조 정의 제 8항은 1 주동안의소정근로시간이그사업장에서같은종류의업무에종사하는통상근로자의 1주동안의소정근로시간에비하여짧은근로자 를 단시간근로자 라고정의하고있다. 정부는여러노동유연화기제중에서도특히시간제일자리가여성에게적합한일자리라고홍보하고있다. 왜냐하면단시간근로를통해일 가정양립이가능해진다면여성의경력단절을방지할수있고이는여성고용률제고에기여할것이기때문이다. 그런데시간제일자리는 2003 년 92.9 만개, 2008 년 122.9 만개, 2012 년 182.6 만개로양적으로크게증가해왔으나, 그질은매우열악하다. 시간제일자리의시간당임금은정규직대비 50.7% 수준으로낮고, 공적연금가입률 20.7%, 고용보험가입률 14.8%, 퇴직급지급비율 10.1%, 상여금지급비율 12.7% 등제도적보호의사각지대에있다. 그배경으로는 자영업자가대부분인저부가가치산업및소규모사업체에서시간제일자리비중이높고 취업애로계층인여성과청년, 고령층, 저학력자의종사비중이높으며 정규직노동시장과비정규직노동시장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43 의분단구조가고착화되어있고 기업이비용차원에서양질의시간제일자리보다는질낮은시간제일자리나전일제비정규직일자리를더선호하기때문인것으로분석된다 ( 현대경제연구원, 2013). 이에정부는 양질의시간제일자리 를창출하기위해 공공부문에서부터공무원의시간제전환, 시간제 7급이하일반직공무원채용, 시간제교사에대한법적근거마련 ( 교육공무원법령개정등 ) 민간부문으로의확산을위해근로시간단축청구
44 2 장정책추진배경및전망 권도입,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도개선등법 제도정비등을추진할예정이다. 또한시간제근로차별시정및권익보호를위해 통상근로자와시간제근로자간의불합리한차별, 4대보험미가입등에대한근로감독실시 ( 특히아르바이트형시간제일자리에대한최저임금준수및사회보험가입확대추진 ) 시간제근로에있어 근로시간비례보호원칙 을법령에명문화 시간제근로보호및고용촉진에관한법률제정 ( 13 년 ) 등을추진할계획이다. 정부는양질의시간제일자리가정착한사례로네덜란드를참고한다. 1982 년네덜란드노사가체결한바세나르협약은노동시간단축 ( 주40 시간에서주38 시간으로 ) 과노동유연화를맞바꾼대표적인사례다. 이후 1996 년네덜란드노사는다시한번 유연성과안전성 에대한중앙노사협약을맺어노동유연화를촉진함과동시에비정규직에대한차별을완화하는법제도정비를추진한다. 잇따른노동유연화협약의결과네덜란드에서는근로시간의길이, 일하는시간대나요일, 그리고 1일근로하는시간도다양해졌다. 또한네덜란드는자녀와가족을돌보는책임을여성이주로담당하는사회적조건에서시간제노동형태를통해여성들의경제활동참여를확대했다. 네덜란드에서는일을하는여성중전일제근로비율은 26.6% 에불과하며 73.4% 가시간제노동을하고있다 (2009 년기준 ). 특히자녀가있는가정의아내는시간제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45 노동의비율이 90.1% 이며자녀가있는가정의남편은전일제근로비율이 88.3% 이로, 가구단위로보면네덜란드는 1.5 맞벌이모델 ( 남편전일제, 아내시간제 ) 이정착된것으로평가된다. 시간제일자리를중심으로여성고용률이증가함에따라전체고용률도증가한다. 이는일 가정양립과고용률제고를정책방향으로삼은정부가네덜란드사례에주목하는핵심적인이유가된다.( 네덜란드사례에대한비판은 6장에서다룬다.)
[ 참고 ] 유연근무제의분류 유형제도내용예 1일 8시간의풀타임일자사업장의같은종류의업무에종사단시간근로제리를 4시간씩 2개의일하는통상근로자의 1주소정근로시 ( 시간제근로 ) 자리로나누는직무공유간보다짧게근로하는제도 (job sharing) 근로시간 선택적근로시간제 탄력적근로시간제 근로자가출퇴근시간에시차를두거나, 혹은일정한기간이내에서총근로시간을정하고출퇴근시간을자유롭게정하는제도 특정단위기간내에일이많은주 ( 일 ) 의근로시간은늘리는대신다른주 ( 일 ) 의근로시간은줄여평균적으로법정근로시간내 ( 주40 시간 ) 로맞추는제도 시차출퇴근제, 근무시간선택제등. 2 주에총 80 시간을근로할경우, 첫주에는하루 10 시간씩주 50 시간일하고, 둘째주는하루 6 시간씩주 30 시간일하는경우 주40 시간근무를준수하되, 1일 8시집약근무제간을초과하여근무함으로써 1주일근무일을 5일미만으로하는제도업무성격상업무수행방법을근로재량자재량에맡길필요가있는경우전산개발업무, 광고회사근로시간제노사합의로정한시간을근로한것디자인업무등에서활용으로보는제도연장근로 야간 휴일근로에대해임보상휴가제금대신휴가를지급하는제도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에대해임금을지급하지않고근로시간저축계좌에저축했다가근로자가필요근로시간한경우에휴가로꺼내사용하거나, 저축계좌제반대로휴가를먼저사용하고이후연장근로등으로계좌에갚을수있도록하는제도기간제구체적으로명시된제한된기간동근로제안고용됨고용주가배정한시간대에교대근무를하는근로자가편의에따라보교대근무제다유연한교대근무스케줄을가질수있도록하는형태 46
근로장소 원격근무제무형태 대부분의업무를사무실이아닌장소에서컴퓨터등으로수행하는근 1주일에하루이상을사무실이아재택근무제닌 집 에서업무를수행하는형태자료 : 양인숙, 2012; 이성희외, 2012를참고하여재구성. mobile, telework, telecommuting, 이동형프리랜서등 일반적으로유연근무제 (flexible work arrangement) 란근로자들이일하는 시간 과 장소 에대한유연성을제공하는제도를말한다 ( 양인숙, 2012). 고용노동부는유연근무제를 근로자와사업주가근무시간이나장소를선택조정하여일과가정을조화롭게할수있도록하는제도 라고규정하기도한다 ( 고용노동부, 2012.8). 시간과장소에따른다양한유연근무제를분류하면위표와같다. 47
2 부 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3 장. 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49 1997 년 IMF 위기부터 2007 년세계경제위기까지 박근혜정부의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을조목조목비판하기에앞서, 한국의노동유연화역사를간략히살펴보도록하자. 그동안정부와자본이취해온주된노동유연화전략이무엇이었는지파악하고, 박근혜정부가그러한전략을계승하면서도동시에더욱진전시키고자하는부분이무엇인지분석한다. 신자유주의와노동유연화 : 동전의양면 1970 년대자본주의의구조적위기에대한반작용으로신자유주의적금융세계화가전개된다. 금융억압에기반을둔전후성장기정책이금융해방을특징으로하는불황기위기관리정책으로전환된것이다. 금융의힘이상대적으로강해지면서 주주행동주의 가강화
50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되어사외이사제도입, 인수합병에대한규제철폐, 경영진과이사진의급여를주가변동과결부시키는등의변화가나타났다. 이에따라주가상승또는인수합병유인을높이기위해정리해고를동반하는다운사이징이상시적으로이루어졌다. 반면장기적인성장에도움이되는설비투자와고용확대는상대화되었다. 그결과노동자들은일상적인고용불안에시달리게되었다. 또한경기불황에대응하는기업의비용절감시도도다양한수준에서이뤄졌다. 가령, 1980 년대세계적으로확산된 린생산 방식은내부적유연성을제고하고노동비용을절감하는데최적화된것이었으며, 이외에도노동에대한통제와착취를강화하는여러조직적혁신들이이뤄졌다. 또한생산공정일부의외주화나하청등아웃소싱은원청업체의노동비용을절감하는대신그비용을하청업체로전가하는방식이었다. 초국적기업들은글로벌아웃소싱을통해서전세계노동자의 바닥을향한경쟁 을강요했다. 전후성장기미국에서는집합노동자의생산성이증가하면그에따라임금도인상되는 생산성임금 이자리잡고있었으나, 신자유주의자들은 효율성임금 논리를바탕으로노동자개인의성과와임금인상을연동시키기시작했다. 이는노동자간경쟁을강화하고노동자를개별화함으로써임금결정과정에대한노동자의집단적개입을봉쇄하는것이었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1 IMF 위기이후김대중정부의노동유연화 한국에서신자유주의로의전환이본격화된것은 IMF 위기이후다. 김대중정부는금융자유화를추진해주식시장을부양하고외국인투자규제를대폭완화했으며사외이사제나기관투자자의의결권강화등주식시장을중심으로기업을규율할수있는구조를창출했다. 이에발맞춰기업구조조정도진행되는데그핵심은과거재벌을지원하던산업정책을폐기하고금융개혁을통해재벌을금융화하는데있었다. 공기업민영화도주식시장을육성하는것이주요목표였다. 이과정에서한국에서도 주주행동주의 가부
52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상한다. 김대중정부에의해진행된광범위한구조조정은노동자에게파괴적인결과를낳았다. 일시적인대량해고뿐만아니라정리해고가일상화되면서평생직장개념이완전히사라졌을뿐만아니라하청, 계약직등비정규직이확대되었다. 김대중정부는 1998 년정리해고제와파견근로제를도입함으로써일상적정리해고와비정규직확산의흐름을정당화하고합법화했다. 먼저, 근로기준법제24 조 경영상이유에의한해고의제한 1 2 항은 긴박한경영상의필요 가있고 사용자는해고를피하기위한노력을다할때 정리해고를허용하는데, 이는결국사측의판단에따라언제든자의적으로정리해고를감행할수있도록한것이었다. 즉, 핵심은 해고의제한 이아니라정리해고의합법성을인정해주는것이었다. 다음으로, 파견근로제 (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 는원래법으로금지되던근로자공급사업중일부를합법화해중간착취를용인하고, 계약의반복갱신을통해항상적인고용불안을노동자에게강요하는것이었다. 이는파견노동자에게더낮은임금과노동조건을감내하도록강요하는수단이되었을뿐만아니라모든노동자에대한자본가의힘을강화하는결과를낳았다. 파견근로제의도입은파견노동자에대한 보호 가아니라모든노동자의근로조건후퇴를의미했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3 노무현정부의노동유연화 김대중정부는 2000 년 5월부터민주노총이불참한가운데한국노총과함께노사정위원회내에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 를구성했다. 2001~2002 년노사정위원회는합의도출에실패했으나정부는독단적으로입법안을추진했다. 2002 년 10 월, 정권말기라는상황에서정부입법안이무산되었으나노무현정부출범후 2003 년에다시논의가시작되었다. 그리고민주노총의강력한반대속에서 2003 년 8월관련법안이국회에서통과되었다. 2003 년노무현정부에의한근로기준법개악의핵심은주44 시간법정노동시간이주 40 시간으로줄어드는대신, 휴가제도가변경되고탄력적근로시간제단위기간이확대되는것이었다. 먼저휴가제도는 유급월차휴가를삭제하고 가산휴가기준연도를연장하고 ( 매1 년 1일가산 매 2년 1일가산 ) 유급이었던여성생리휴가의무급으로바꾸며 연장 야간근로에관한보상휴가제를도입하고 연차휴가사용촉진제도를신설하는등개악된내용을담고있었다. 이에따라노동자가동일임금을받으려면실제노동시간단축분이거의상쇄될정도로장시간노동을유지해야했다. 특히장기근속자와여성노동자는더욱그러했다.
54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2003 년근로기준법개악으로인한임금삭감효과 > 민주노총 (2002) 에따르면당시통상임금을 132 만 51 원 ( 남 ), 87 만 398 원 ( 여 ) 으로하고 (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5인이상사업장의 2000 년연평균정액급여 ), 초과노동시간을월 20 시간 (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5인이상사업장의 99 년연평균초과근로시간은 23.4 시간 ) 으로했을때, 10 년근속자를기준으로하면남성노동자는연월차수당이 5만 621 원이없어져 3.4% 의임금이삭감된다. 여성노동자의경우연월차수당이 3만 3,378 원이없어지고생리수당이 3만 811 원없어져월 6만 4,189 원, 6.5% 의임금이삭감된다. 장기근속자일수록임금삭감폭은더욱커져 20 년근속자를기준으로할때남성노동자는 5.2%, 여성노동자는생리수당감소분을포함하면 8.3% 의임금이삭감된다. 다음으로, 1996 년탄력적근로시간제가재도입된이래처음으로그단위기간이확대되었다 (1 개월단위 3 개월단위 ). 이는장차 1년단위탄력적근로시간제도입을향한전기를마련한것으로평가할수있다. 이어노무현정부는 2006 년파견법을개악하고기간제법 (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 을국회에통과시킨다. 그내용은 2004 년정부초안과는다소차이가있으나본질은동일한것이었다. 파견허용업종은포지티브방식을유지하되확대하고, 파견근로에서직접고용의무를부과하는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조정하며, 기간제는 2년초과시무기근로계약으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5 로간주한다는것이다. 노무현정부의 비정규직보호법 은보호라는미명아래파견제, 기간제고용형태에법적정당성을강화하고오히려그것을확대하기위한발판을마련하는것이었다. 이외에도노무현정부는각종투자보장협정 (BIT) 이나자유무역협정 (FTA) 같은무역 투자자유화협정체결, 자본시장법등자산유동화를활성화하기위한법 제도개선, 경제자유구역지정등을통한외국인투자활성화등신자유주의세계화에편입하려는시도를일관되게진행했다. 이과정에서재벌을비롯한주요기업들은시장가치극대화, 배당성향증가등증권시장의
56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해외투자자들에의해지배되는경향이심화되었고, 이는국부유출의문제를낳음과동시에설비투자와고용에악영향을미쳤다. 여기에더해재벌은해외직접투자와생산시설의해외이전을활발하게전개하면서국제하청구조에기반을둔글로벌기업으로성장했고고용은더욱감소했다. 2007~2009 년경제위기와이명박정부의노동유연화 2007 년신자유주의세계화를주도해온미국에서부터세계경제위기가시작된다. 1970 년대이후금융적축적을확대하면서외연적으로는그범위를가계까지확대하고, 내포적으로는부채의증권화라는금융혁신을전개했던신자유주의의한계가드러난것이다 ( 박상현, 2012). 각국자본가들은 2007~2009 년세계경제위기속에서수요감소에탄력적으로대응하고자했고이는경제위기에따른비용을노동자에게체계적으로전가하는과정이었다. 대표적인것이 일자리나누기 라는이름의노동유연화다. 좁은의미의일자리나누기는기업이매출감소등으로고용조정필요성에직면할때해고보다는임금삭감을동반하는근로시간단축을통해일자리를지키는것을말한다. 넓은의미의일자리나누기는임금동결또는삭감을통한고용유지및창출, 고령자고용에대한임금피크제도입등을포함하기도한다 ( 조성재, 2009).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7 특히유럽에서는노사정협정또는노사협약을통해정부의재정지원을토대로사측이 고용안정 을보장하는대신노동조합이양보교섭을수용하는코포러티즘이특징적으로나타났다. 일자리나누기는기업입장에서도정리해고에비해서숙련노동력을보전할수있는장점이있다고인식되었다. 이는대량실업에대한 차악의대안 으로유연안전성 (flexicurity) 에대해노사가합의했음을의미한다. 세계은행 (WB), 세계노동기구 (ILO) 와같은국제기구들도경제위기와실업에대한해법으로유연안전성개념을강조했다. 이들의논리에따르면유연한노동시장에도불구하고안전성을보증하기위해서는노동자들이변화에적응할수있는수단을가지고있어야한다. 그렇기때문에유연안전성모델은실업자의노동시장참여를촉진시키는적극적노동시장정책을강조하고평생학습과훈련을추동한다. 반대로직업훈련, 구직에적극적으로참여하지않는실업자에대해서는복지수급이제한된다. 복지수급의대가로수급자에게근로를의무화하는정책, 즉근로연계복지 (workfare) 가확산되는것이다. 지배계급은근로연계복지가노동자들이장기실업자또는극빈층으로전락하는것을방지하는효과적인방법이고, 그것이복지비용을최소화하는데도움이된다고주장해왔다. 한국에서근로연계복지는김대중정부의 생산적복지, 노무현정부의 참여복지, 이명박정부의 능동적복지 로계승되었다. 이는노동
58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유연화 ( 일자리나누기 ) 와근로연계복지의심화로나타나고있는유연안전성모델이한국에도뿌리내리고있다는사실을의미한다. 그러나근로연계복지는빈곤이개인의책임이라는전제에기반을두고있다는점에서문제가크다. 근로연계복지는독일의하르츠개혁처럼실업자의실업급여를깎아저임금의열악한일자리라도받아들이게만든다. 또한실업자의노동시장진입을강제하면서실업자와취업자간의경쟁을강화해노동조건의전반적하락을초래한다. 이렇게근로연계복지는광범위한산업예비군을조직함으로써자본가가노동유연화전략을실행하기에유리한조건을형성한다. 이명박정부역시세계경제위기에대응해일자리나누기를시도했으나, 탄력적근로시간제확산등근무형태를다양화하는데큰성과를내지는못했다. 그이유는잔업 특근이일상화되어있어수요가감소할경우기업은초과근로수당의감소만으로도임금과시간의동시조정이가능했기때문이다 ( 황수경외, 2010). 또한전체고용인구의절반에이르는비정규직고용을조정함으로써위기에대응하는것이가능했다. 그결과이명박정부의일자리나누기는성공적이지못했지만, 한국은다른나라에비해 2007~2009 년위기로부터적은충격을받은것으로평가된다. 물량감소에따라잔업 특근이줄어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59 [ 그림 1] 신자유주의적노동유연화 들거나비정규직노동자가취업과해고를반복하더라도공식실업률통계상으로는큰변화가나타나지않기때문이다. 실질임금측면에서도한국은 2009 년 1분기부터 2010 년 1분기까지수출경쟁력회복을위해노동생산성을강력하게향상시킨한편강력한저임금기조를관철시킨것으로나타났다 (ILO, 2011). 집권후반기이명박정부는노동유연화와관련해두가지축의정책을추진했다. 첫째, 비정규직취업을장려하기위해고용규제를완화하면서약간의비정규직보호대책을수립하고자했다. 둘째, 장시간근로를억제하면서이를보완하기위한노동시간유연화를확대하고자했다. 예를들어이명박정부는차별시정제도를활성화하는법률안을제출하고, < 사내하도급가이드라인 >, < 임금및근로조건차별개선가이드라인 > 을권장했다. 또
60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한 주당연장근로한도 12 시간에휴일근로도포함시키는방안 을추진하며탄력적근로시간제사용을권장하고그단위기간 을 1 년으로연장하는법안을발의했다. 이처럼김대중정부이래로모든정부에서고용형태와노동시간을유연화하는시도는일관되게추진되어왔다. 법제도상으로는김대중 -노무현정부시기도입된 3제, 즉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 변형근로제로일단락되었다. 코퍼러티즘적전통을가지는유럽에서정리해고라는최악에대한 차악의대안 으로서노동유연화를의미하는 일자리나누기 개념이한국에도수용되었으며특히 2007~2009 년경제위기를계기로더욱힘을받았다. 노동유연화에동반하여정부의사회정책은근로연계복지를강화하는방식으로개편되었다. 이는 비정규직확대와약간의보호수단이짝을이루는고용형태의유연화, 장시간노동억제와맞바꾼노동시간유연화 가심화되는과정이었다.
61 한국의지배적노동유연화전략 이상에서신자유주의세계화가금융의우위아래노동자에게경제위기의비용을체계적으로전가하고노동유연화를심화시켜왔다는점을확인했다. 그런데노동유연화에도다양한방식이있다. 가령어떤기업은정리해고를자유롭게하는제도를선호할수있고, 또다른기업은 일자리나누기 처럼고용은유지하되노동시간을줄이고임금을삭감하는방식을선호할수도있다. 또한정부역시해당시기주요경제정책방향속에서정책의실행가능성을고려하여특정한노동유연화방식을유도하고지원한다. 아래에서는노동유연화의여러형태를분류해보고, 한국에서지배적인노동유연화전략이무엇인지알아보자. 기업의유연화전략과노동유연화 포괄적인의미에서, 노동유연화는급격한수요감소로인해발
62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생하는잉여인력문제를해결하기위한기업의대응을지칭한다. 기업의노동유연화를다음두가지기준에따라분류할수있다. 첫번째기준은노동유연성을획득하는노동시장의종류가기업내부인지혹은외부인지에따라서 내부적유연화 와 외부적유연화 로구분하는것이다. 내부적유연화란내부노동시장의유연성을제고하여노동유연성을높이는방식으로노동력수요변화의충격을흡수하는기제를기업에내부화하는것이다. 반면외부적유연화란외부노동시장을이용하여고용유연성을실현하는방식으로, 고용조정의기제를기업외부에서찾는것이다. 두번째기준은노동유연성을획득하는수단에따라수량적유연화, 기능적유연화, 임금유연화로구분하는것이다. 수량적유연화는수요변동에따라신축적으로노동력수준을조절하려는노력을말한다. 기능적유연화는교육훈련이나배치전환등을통하여개별근로자의직무수행범위를확대 전환하는방식이다. 임금유연화란기업성과나개인성과등에따라변동적 차별적임금을지급하여유연성을획득하는방식이다. 노동유연화의분류 이상의두가지기준에따라노동유연화를구분해보면다음여 섯가지종류로구분할수있다 ( 윤윤규외, 2008).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63 [ 표 1] 노동유연화의분류 수량적 기능적 임금 내부적 1 3 5 외부적 2 4 6 1 내부적수량적유연화 는노동시간의유연화다. 그런데내부적수량적유연화를 연장형유연화 와 단축형유연화 로구분해볼수있다. 연장형유연화는노동시간의연장을용이하게하는것을말하며, 단축형유연화는노동시간의단축을용이하게하는것을말한다. 기업이노동자에게일상적잔업 특근을강제하는것이용이하다면연장형유연화가그만큼진전되어있다는의미다. 또한단시간근로, 선택적근로시간제, 탄력적근로시간제등이폭넓게활용되고있다면이는단축형유연화가진전되어있다는의미다. 2 외부적수량적유연화 는정리해고나고용조정을목적으로비정규직활용등외부노동시장을활용하여노동력수요의변화에기업이수량적방식으로대응하는것을말한다. 3 내부적기능적유연화 는소집단활동, 직무순환, 직무확대교육, 다기능교육등직무수행능력을심화 확대하는것을말한다. 4 외부적기능적유연화 는특정한기술 숙련을외부에서획득하기위한목적의비정규직활용을말한다.
64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5 내부적임금유연화 는근속증가에따라임금이자동적으로증가하는경직적인임금체계를유연하게개편하는것을말한다. 개인이나집단의성과에연동하여성과급제를도입하는것이대표적이며, 임금피크제도입도이에해당한다. 6 외부적임금유연화 는인건비절감을위해비정규직을활용하는것이다. 자본의입장에서볼때외부적유연화전략과내부적유연화전략은각각장단점을갖고있다. 먼저외부적유연화전략은무엇보다노동력수요감소에신속하게대처할수있는장점을갖는다. 가령, IMF 위기와같은경제위기상황에서신속한대량해고를통해위기를손쉽게노동자에게전가할수있는것이다. 반면대량해고는기업특수적인적자본, 즉숙련노동의손실을가져올수있기때문에자본입장에서도최선의방법이라고할수는없다. 또한외부적유연화는정리해고등에반대하는노동자의저항을불러오기때문에정부와자본입장에서도그사회적비용이크다고판단할수있다. 내부적유연화전략은자본의입장에서볼때신속함이떨어질수있다. 물론잔업특근이일상화되어있는한국의경우연장형유연화는충분히가능하겠지만, 노동자들의근로시간을단축하거나직무수행능력을다양화하고임금수준을변화시키는것은복잡한과정이기때문에단시간내에이루어지기어렵다. 반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65 면대량해고를피함으로써노동자의저항이상대적으로적을수 있고, 기업들은숙련노동력을상대적으로많이보존할수있다 는장점이있다. 한국에서지배적인노동유연화전략 한국의경우내부적수량적유연화 (1) 에있어서는연장형유연화가지배적인반면단축형유연화는충분히전개되지못했다. 왜냐하면기업들이정규직노동자를최소한도로고용한채, 일상적잔업 특근으로수요에대응해왔기때문이다. 수요가감소하면연장근로를줄이고, 수요가증가하면연장근로를무한정확대하는전략을취했던것이다. 특히 1987 년노동자대투쟁이후노동조합의강화및영향력증대등에따라, 기업들은정리해고와같은외부적유연화보다내부적연장형유연화를추구해왔다. 이에따라변형근로제가법적으로도입되었음에도불구하고그것은폭넓게활용되지못했다. 반면 1997 년이후에는초과근로시간의탄력성은다소하락하는반면, 외부적수량적유연성 (2) 이증가하는양상을보인다. 그이유는 IMF 위기에따라단기적으로대량해고가이루어졌을뿐만아니라경기회복이후에도정리해고 비정규직이일상화되었기때문이다 ( 황수경, 2010). 한편, 한국기업들의비정규직활용목적은기능적유연성강화가아니라주로고용조정
66 3 장한국의노동유연화, 어디까지왔나 (2) 이나인건비절감 (6) 이기때문에기능적유연성 (3, 4) 은낮은수준으로평가된다 ( 윤윤규외, 2008). 내부적임금유연화 (5) 의경우, 1997 년이후개인성과급으로운영되는연봉제그리고집단성과급인성과배분제의확산이꾸준히이루어졌다. 연봉제도입률의경우 2000 년 23% 에서 2012 년 66.7% 로크게늘어났으며성과배분제도같은기간 20.6% 에서 39.9% 로증가한것으로나타났다 ( 임금근로시간정보시스템 http://www.wage.go.kr/). 임금피크제의경우 2003 년 7월신용보증기금에서처음으로도입한이후금융기관, 언론기관, 공공부문, 일부제조업체를중심으로점차도입되고있지만 2007 년말기준도입률이 4.4% 에지나지않는것으로나타나고있다 ( 김정한외, 2008). 따라서한국기업들은내부적수량적연장형유연화를가장기본적인전략으로유지해왔으며, 여기에더해 IMF 이후에는정리해고 비정규직등외부적유연성을제고하고성과연동적인연봉제도입으로대표되는내부적임금유연화를심화시켜왔다고평가할수있다. 이는역대정부가장시간노동억제와노동시간유연화를맞바꾸기위해노력해왔음에도불구하고현장에서의실적은그리좋지않은상황임을뜻한다. 이에따라박근혜정부는연장형유연화를완화하는대신단축형유연화를본격화하기위한계획을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67 수립하고있다 고용률. 70% 로드맵 에제시된근로시간단축및노동시간유연화정책, 임금체계개편을위한준비작업등은이를위한것이다. 그렇다면박근혜정부의노동시간유연화정책은노동자에게어떤영향을미치게될것인가. 잘못된관행을개선하거나법제를정비하면장시간근로가억제될수있을까? 시간제일자리가장시간근로관행개선에도움을주고, 여성들에게적절한일자리도제공해줄수있을까? 정부정책은노동자에게는노동시간과여가에대한선택권을, 자본가에게는수요에탄력적으로대처할수단을주는윈윈전략일까? 정부가홍보하듯네덜란드와독일의사례는긍정적으로검토할만한가? 뒤에서검토할여러사례들은 그렇지않다 고말하고있다.
2 부 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4 장. 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69 장시간노동의원인, 수출 - 재벌중심의산업구조 재벌중심의수출주도경제 한국은오랜기간동안수출 -재벌을중심으로하는산업구조를공고히구축해왔고, 주로가격경쟁력을통해수출경쟁력을확보해왔다. 특히 1997 년 IMF 위기이후한국은과잉투자된자본을구조조정하고이와동시에평가절하정책을통해수출경쟁력을높이는데주력했다. 이후막대한무역흑자를통해위기를극복한것으로평가되나한국경제의무역의존도는심화되었다. 이에 2000 년대전반까지 70% 에서등락하던무역의존도는 2011 년 96.7% 를기록했다. 중국이 49.8%, 일본이 28.6%, 미국이 24.8% 인것에비하면굉장히높은수준이다 ( 국제무역연구원, 2012). 수출의존도가높은한국의산업구조는국제적비교우위를가진산업위주로재편되어왔다. 이에이러한상품을생산하는자동차, 전자업종등제조업의경쟁력이중요해진다. 그과정에
70 4 장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서자동차, 전자업종등을중심으로한재벌의수출경쟁력이국가경쟁력과동일시될정도로중요하게사고되고있다 ( 류주형, 2011). 특히중국의경쟁성장과더불어신흥개도국과선진국사이에끼어있는한국의제조업이점차수출경쟁력을잃을수있다는 샌드위치론 또는 넛- 크래커 (nut-cracker) 론 이제기되는상황이다. 이에경쟁품목이비슷한일본과우리를바짝추격하고있는중국의견제를어떻게따돌릴것인가가주요관심사다 ( 권철우 전봉걸, 2008). 한국의제조업은여전히범용기술에바탕을두고있기때문에중국등후발개도국의추격에취약하다. 반면선진국과의기술격차또한여전히존재해핵심소재와부품산업의기술수준이낮고이때문에일본에대한의존도가높다. 이처럼기술경쟁력이떨어지는상황에서수출경쟁력강화를위해서는 가격경쟁력 이중요해지고, 이는 비용절감 의원리가한국산업전반을장악하도록만든다. 그렇다면가격경쟁력은어디에서만들어지고있는가? 바로재벌대기업을중심으로한한국의수직적하청계열화구조에서만들어진다. 수출주도산업의핵심을이루는제조업중한국의수출품목 2위를차지하는자동차산업과제조업전체출하액의 20% 를차지하는전자산업을중심으로살펴보자.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1
72 4 장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자동차산업 1990 년대말경제위기를전후로한국의자동차산업은급격한변화를경험한다. 완성차기업들의몰락과구조조정으로국내자동차시장은현대자동차그룹이약 70% 를차지하는독점시장으로변모한다. 전세계적인시장수요둔화현상속에서세계적인공급과잉이심화되며완성차기업들은이를극복하기위한노력을기울인다. 현대자동차는모듈화와플랫폼통합이라는새로운자동차생산및조립방식을도입한다. 모듈화는개별부품들을조달해최종조립을수행하는기존방식이아닌최종조립전에, 복수의부품들을소단위부분패키지로조립하여 모듈 을제작해이를최종조립라인에투입하는방식이다. 플랫폼이란구동체계, 운전석, 차축체계, 바닥, 연료체계등자동차의각종주요장비등이장착된기본골격을구성하는부분을의미한다. 이플랫폼통합은복수의차종들이동일한기본구조를갖도록설계해생산비용과제품개발비용을절감하고다양한모델의생산을가능하게한다. 또한이플랫폼통합을통해모듈화도더욱용이해진다. 동일한조립라인에서모듈단위의대체만으로도다양한파생모델이생산될수있기때문이다. 이와같이모듈화와플랫폼통합을통해자동차의구성부품이표준화되면서생산과정의외부화가용이해진다. 이제완성차기업은생산기능은축소 외부화하면서차별화전략을위한연구개발 기획 디자인 마케팅기능은보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3 강화한다. 하지만완성차기업의생산기능외부화는비용절감을통해단기적수익향상에기여할수있는반면, 하위부품기업에대한통제력을약화시킬우려가있다. 따라서국내완성차기업들은자동차생산에요구되는중요핵심고리를계열사로채우고, 생산전반을관리하는새로운중간관리기업을만들어낸다. 현대차의경우현대모비스가중간관리기업의역할을담당하고있다. 현대모비스는다른모듈업체에비해영업이익률도 3~4 배이상높다. 반면현대모비스에납품하는하청업체는더욱가혹한단가인하압력에시달리며, 수출도현대모비스를통해서만가능하다. 또한현대모비스는하위부품업체의독자브랜드화를차단하고자신에대한의존을강화한다. 이렇게한국의자동차산업구조는완성차기업을중심으로중층적이고위계적인구조로변모한다 ( 김철식, 2010). 문제는이과정에서노동자들은비정규직으로고용되고, 저임금구조가고착화된다는것이다. 현대모비스는전원사내하청노동력으로구성된 비정규직공장 으로만들어졌다. 이는하위부품기업전체로확산되면서자동차산업전반의노동조건을악화시킨다. 하위부품사는단가인하, 비용절감의압력을노동자들의임금삭감을통해해결한다. 하위부품사노동자들의기본급은최저임금수준이고, 이로인해노동자들은잔업 특근수당을늘려생활임금을확보할수밖에없게된다. 현대차와같은최고정
74 4 장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점에있는재벌대기업들의계획에따라자동차산업전반의노동 시간과조건, 임금수준이결정되는것이다. 전자산업 이러한수직적하청계열화구조는전자산업에서도비슷하게나타난다. IT 제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등전자산업시장은전세계시장의 15% 를차지하는데이는자동차산업에비해 1.5 배큰규모이다. 또한한국전자산업은제조업내비중이 20% 에달하고전체수출비중의 31.7% 를차지한다. 이중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제품은반도체, 휴대폰, LCD 패널, 가전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 이다. 특히반도체는세계시장점유율 50% 내외, 휴대폰은무선통신기기생산세계 3위, LCD 패널의경우세계시장점유율 55% 내외로매우높은수출경쟁력을갖춘분야라고할수있다. 하지만이러한수출경쟁력은자동차산업과마찬가지로한국전자산업을지배하고있는삼성전자와 LG 전자의수직적하청계열화를통한노동착취를기반으로한것이다. 삼성전자와관련계열사 (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광주전자 ) 는전체전자산업의약 62% 를차지하고, LG 전자와관련계열사 (LG 디스플레이, LG 이노텍 ) 는전체전자산업의약 24% 를차지한다. 즉두기업과관련계열사가한국전자산업의약 86% 를장악하고있는것이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5 이둘의특징은핵심부품생산은그룹내부화하고노동집약적인생산은국외혹은중소영세사업장으로외주화하는것이다. 삼성전자의경우휴대폰핵심부품중자체생산이불가능한통신칩, 와이파이칩등은퀄컴이나브로드컴같은해외기업으로부터수입하고, 애플리케이션칩,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등자체적으로기술을보유한부품은삼성 SDI 와같은계열사로부터공급받는다. 자체생산할필요는없으나전략적으로품질을관리해야하는부품들인안테나, 케이스모듈등은삼성전자가육성한파트론, 인탑스, 인터플렉스등의중견기업으로부터공급받는다. 반면각종고무, 플라스틱사출제품들의제작, 케이스제작등과같이단순조립과관련된공정은산업의맨밑에존재하는중소기업들이담당하게해공정을외주화한다. 이경우에도전량을외주화하는것은아니고자체생산능력을유지하며일부를외주화하는방식이다. 이렇게삼성전자와 LG 전자는자체생산과외주생산을병행하면서불황기에도국내하청생산업체들에게비용을과감하게전가할수있다. LG 전자는 2009 년납품업체에대한단가인하등을통해 4천억원의이익을냈으며, 부품사와끊임없이소송사건을벌이기도했다. 한국의전자산업은이처럼내부생산에따른위험비용은외부화하고탈생산에따른단점은내부생산으로극복하는이중체계를가지고있다. 이것이가능한이유는계열사내부에서고강도노동을견뎌
76 4 장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내는노동자들이존재하고, 저임금불안정노동이일반화된산업단지가존재하기때문이다. 구미, 반월시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삼성전자, LG 전자계열사에납품하는중소기업들이밀집해있다. 이산업단지에서는불법파견과각종노동탄압이일상화되어있다. 노동자들은대부분최저임금수준의임금을받으며생계유지를위해일상적으로초과근로에시달리고삼성전자, LG 전자의물량조정에따라물량축소시에는심각한소득감소를경험한다. 부품사가아닌삼성전자, LG 전자의생산직노동자들역시힘든것은마찬가지다. 생산직노동자의임금수준은월 300~400 만원수준으로상대적으로높은편이나노동강도나노동시간도중소영세기업에비해매우높다. 특히전자산업은자동차산업과달리 무노조 를원칙으로하는삼성전자와같은재벌대기업이최상위기업이기때문에 1차벤더에서부터최저임금이기본급으로매겨진다. 몇개의재벌대기업이전자산업을독과점하고있는상황에서하청업체들이살아남는방법은원청의단가인하압력에순응하는것이며, 이는곧노동자들이저임금구조속에서일할수밖에없게만든다 ( 한지원, 2011). 산업전반으로확산되는저임금구조 한편수직적하청계열화를통한비용절감시도는한국의전산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7 업부문으로확산된다. 전세계적으로중간관리비용, 임금비용, 기업관리를위한비용이상승하면서대기업들은생산과관련된서비스의 비효율성 으로인한비용을줄이고싶어한다. 이와더불어생산영역의대대적구조조정을통한비용절감이중요해지면서중간관리층의축소, 불필요한서비스부문의기업외부이전 ( 아웃소싱 ), 서비스노동에대한관리도입등의시도가나타난다. 이는대기업의입장에서는비용절감목표를달성하는과정이었겠지만, 반대로생각해보면구조조정과아웃소싱이대대적으로늘어나고, 소규모로분산되거나자영업의형태를띤각종서비스가증가하는과정이었다. 법률, 경영, 회계와같은일부전문화된서비스를제외하면아웃소싱으로저임금일자리가서비스부문으로확산된것이다 ( 백승욱, 2006).
78 장시간노동의원인, 자본의이윤창출욕구 재벌대기업의비용절감을위한저임금구조속에서노동자는자신의생계를일정수준에서유지하기위해더욱더긴시간을일할수밖에없다. 자본가의지속적인임금하방압력속에서시간급은낮아지고, 낮아진임금을보충하기위해노동자들은자신의노동시간을늘리게되는것이다. 이것이한국사회에서잔업, 특근등의연장근무와장시간노동이만연하는근본적인원인이다. 또한자본은시간이지날수록효용성이떨어지는기계와같은생산설비를한정된시간내에최대한많이활용하고자한다. 이때문에제조업을중심으로 2교대제, 3교대제와같은교대제가도입되고, 자본은한순간도쉬지않고 24 시간설비를가동하고자하는목표를달성한다 ( 윤소영, 2009). 동시에자본은같은시간내에서도최대한의노동생산성을끌어내기위해노동시간내에서빈틈, 곧대기시간을없애려고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79 한다. 이는최적의생산과정과관리체계를만들어내며, 노동자에게더욱더길고압축적인노동을강제한다. 자본주의의역사속에서는자동차왕포드가시작한컨베이어벨트가바로그시작이었다. 이어경영학이발전하고, 경영학을공부한관리직과사무직이노동자와기업전체를관리하는현재의법인기업시스템이만들어지게된다. 이는한국에서도마찬가지로적용되며노동자들은더욱더압축적인노동을수행할수밖에없게된다 ( 윤소영, 2006[2008]). 이렇게자본은가장효과적인방식으로최대한의이윤을뽑아내고자노동자들에게장시간 고강도노동을강요한다. 반면자본주의체제하에서는노동자는임금을통해자신의생계를유지할수밖에없기때문에이체제에순응할수밖에없다. 결국저임금구조를매개로이러한자본의의도가노동자에게관철된다. 이렇게수직적, 위계적으로구성된원리는다른산업부문에까지확장되며노동자에대한착취를강화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그리고이윤극대화를위한비용절감을핵심목표로하는한국경제에서재벌대기업을중심으로한수직적이고위계적인기업구조에대한근본적인논의없이장시간노동의문제해결은가능하지않다. 더불어노동시간그자체가단축된다고하더라도줄어든시간만큼의임금하락, 노동강도의강화가동반된다면그의미도후퇴할수밖에없다. 정부는장시간근로의개선을이야기하며다양한대안을제시하고있지만, 3
80 4 장장시간노동의구조적원인 장에서살펴보았듯이이는연장형유연화에서단축형유연화로강조점을이동한것에불과하다. 장시간노동이문제인것은맞지만이것이노동시간유연화의빌미가되어서는안된다. 앞의다양한사례에서살펴보았듯이유연화된일자리는질이낮을수밖에없으며, 결국임금삭감과노동강도의강화를동반할것이다. 2012 년 7월 27 일발표된 OECD 의 2012 고용전망 에따르면 2010 년기준한국의저임금고용비중은전년 (25.7%) 보다 0.2% 상승한 25.9% 로나타났다. 이는 OECD 회원국중가장높은것으로 2007 년이래 5년째한국이 1등이다. OECD 회원국평균이 2009 년 17.0% 에서 16.3% 로감소했음에도한국은여전히저임금노동자비중이높은비율을차지하고있다 ( 중앙일보, 2012 년 7월 27 일자 ). 제조업뿐만아니라다양한산업에서비용절감이최우선시되는지금, 결국이모든 절감 된비용은노동자의임금 삭감 을의미할뿐이다. 이러한저임금문제를해결하는것이야말로장시간노동문제를해결할수있는가장빠른길이다.
2 부 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5 장. 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82 자동차제조업의주야 2 교대제 수출 -재벌중심의한국자본주의에서는자본에게잔업 특근의자유를보장하는연장형유연화가가장지배적인특징으로나타난다. 자본의입장에서는신규채용보다기존인원으로잔업과특근을시켜생산량을높이는것이비용면에서훨씬절약된다. 정부는휴일근로를연장근로에포함하지않는행정해석, 광범위한근로시간특례업종등으로노동시간의연장을합법화해주었다. 5장에서는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이가장나타나는대표작인사례세가지를살펴본다. 첫번째는한국평균보다압도적인장시간노동을기록해온자동차제조업이다. 자동차제조업은생산설비를최대한쉬지않고가동하기위해공장설립당시부터주야 2교대제를도입했고, 현재까지도약간의변형을거쳐유지중이다. 두번째는제조업과더불어한국에서가장긴노동시간을자랑하는육상운수업중화물노동자의사례이다. 개인사업주로등록되어마치자신이노동시간을통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83 제할수있을것같지만, 실제로는그렇지못한이유를살펴본다. 마지막으로파행적 3교대제가일반화된간호사들의사례이다. 통계에반영되지않는초과노동이왜이루어지며, 주40 시간제가도입된다음에도노동시간이더늘어났다고느끼는이유는무엇인지살펴볼것이다. 장시간노동의주범, 주야 2 교대제 자동차제조업의 2교대제는한국에서자동차공장운영과동시에도입되었다. 현대자동차는 1967 년울산공장준공이후 46 년간, 기아자동차는 1973 년소하리공장준공이후 40 년간주야 2교대제를유지해오다가, 올해 3월주간연속 2교대제를실시했다. 보통교대제는 24 시간운영이불가피한곳에서활용된다. 전기 가스 수도 통신 병원과같이중단될수없는공공서비스, 철강 석유화학등생산과정이연속되어작업을중단할수없는경우에보통교대제활용이불가피하다고본다. 그러나자동차제조업은불가피한상황에해당되지는않는다. 자동차제조업은더많은수익을올리기위해최대한으로설비를가동할목적으로교대제를도입한사례다. 특히 40 여년간유지되어온주야 2교대제는공장을 24 시간쉬지않고돌릴수있는형태로, 이윤을극대화하고자하는자본에게유리하다. 그러나노동자들입장에서주야 2교대제는심야
84 5 장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노동을강제하고, 일주일단위로생활주기가달라지면서생체주기가교란되어건강에심각한위험을가져온다. 2007 년세계보건기구 (WHO) 의국제암연구소 (IARC) 는심야노동을 2급발암물질로규정하기도했다. 처음부터주야 2교대로짜여진노동규율에, 낮은기본급과시간급형태로이루어진임금체계도노동자들에게장시간노동을강제했다. 2008 년 1월기준현대자동차노동자들의임금구성중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등시간외수당이차지하는비중은 14.3% 였다. 잔업 특근과야간노동을하지않으면월급의 15% 정도가깎이는것이다. 주간연속 2교대시행전현대자동차울산공장노동자들은주야맞교대와하루 2시간의잔업, 한달평균 4개이상의특근이일상화되어있었고, 연간노동시간은 2,678 시간에이르렀다 (OECD 평균 1,747 시간, 한국평균 2,193 시간 ). 주간연속 2 교대제의도입 주간연속 2교대제는 1998 년현대자동차정리해고투쟁시기에일자리나누기를위한방안으로서처음제시되었다. IMF 구조조정과정리해고로노동자들의권리가후퇴하는상황에서주야 2 교대제에대한개선책이자심야노동철폐라는권리의측면보다정리해고의차악이자수세적인요구로서의성격이더강했던것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85 이다. 그이후 2013 년시행까지자본과의협상을거치는과정에서노동조합의주간연속 2교대제안은끊임없는후퇴를요구받았다. 올해 3월부터주간연속 2교대제를도입한현대 기아자동차의경우, 수치상으로만보면기존주야 2교대 (10+10) 에서주간연속2 교대 (8+9) 로전환되면서노동자 1인당하루노동시간이 10 시간에서 8.5 시간으로줄었다. 그러나현대 기아차노동조합은시간당생산속도 (UPH) 를높이고휴게시간을조정, 일부를작업시간으로돌리면서추가노동시간을확보하는방식으로생산성을유지하는방안에합의했다. 언론은노사쌍방의협조적태도로생산성도유지하고, 임금도삭감되지않은상태에서심야노동을없앴다며칭찬일색의보도를내보냈다. 그러나언론의칭찬일색보도와현실은달랐다. 먼저노동시간은단축되었지만반대조지원이어려운특근운영에합의하면서노동자들이특근에서빠지기어렵게되었다. 또한현대자동차울산공장 1공장을기준으로보면평일 7.69%, 주말 ( 휴일 ) 30% 이상생산성을올려시간당생산량을 17.8% 증가시켰는데, 이에따라차량한대당 1인노무비용은 9% 감소했다 ([ 표1] 참고 ). 그러나 물량을보전하면임금을보전 하겠다는회사의약속은이행되지않았다 ([ 표2] 참고 ).
86 5 장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 표 1] 1 공장 1 인당월생산대수 ( 기준 : 가동률 100% / 월 20 일 + 특근 4 회 ) 구분 변경전 (10/10) 변경후 (8/9, 33) UPH 78 84 평일노동시간 198.3H 173.3H 평일생산대수 14,082 대 13,860 대 특근 노동시간 56H 34.66H 토 (2 회 ) 생산대수 1837.6 대 연 (2 회 ) 생산대수 1,323 대 총생산대수 3,169.6 대 2,772 대 월노동시간총계 254.3H 207.96H 월생산대수총계 17,242.6 대 16,632 대 시간당생산대수 67.8 대 79.9 대 차량한대당 1인당노무비 (02 년입사자기준 ) 218 원 2000 원 평일과특근생산대수는실노동시간 ( 월평균 ) 계산 / 노무비용산정시상여 성과금미반영 [ 표 2] 1 공장 2002 년정규직입사자임금비교 변경전 (10/10) 변경후 (8/9, 33) 금액 시급 금액 시급 기준시급 기본금 1,650,240 원 6,876 원 1,650,240 원 6,876 원 통상임금 1,908,040 원 8,016 원 2,120,113 원 8,994 원 금액 비율 금액 비율 정취 주간 1,168,920 원야간 481,320 원 1,650,240 원 43.9% 1,650,240 원 49.6% 제수당 257,800 원 6.8% 257,800 원 7.8% 연장수당 416,411 원 11.1% 233,191 원 7.0% 심야할증수당 280,560 원 7.5% 157,395 원 4.8% 특근수당 (4 회 ) 1,074,144 원 28.6% 807,143 원 24.3% 야간차액 79,800 원 2.1% 근무능률향상수당 107,613 원 3.3% 주간연속 2교대전환수당 113,460 원 3.2% 월급여총액 3,759,055 원 100% 3,326,842 원 100%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87 주간연속 2교대제전환후휴게시간은줄어들고시간당생산속도 (UPH) 는높아졌으며임금은축소됐다. 노동자는심야노동피로는줄어들었을지모르지만새벽출근으로인한스트레스와인원충원없는 UPH 상승으로고통을호소하고있다 ( 최병승, 2013). 시간감소량보다노동강도가더상승한것이아니냐는비판이제기되는이유다.
88 화물노동자의장시간노동 장시간노동과심야노동에시달리는화물노동자 육상운수업은장시간노동관행이심각하게남아있는업종이다. 육상운수업에는택시, 버스등도속하지만여기에서는특수고용노동자인화물노동자의장시간노동을중심으로살펴본다. 2011 년운수노동정책연구소의조사에따르면화물노동자의 1주평균운행시간은 47.9 시간, 대기시간은 22 시간으로나타났다. 1주평균노동시간이 69.9 시간으로법적초과근로시간인 12 시간을훨씬초과하는장시간노동을하고있다. 또한화물노동자에게는심야노동이일상화되어있다. 녹색병원의 2009 년조사에따르면화물노동자의한달평균심야운행 (22 시부터 6 시까지 ) 횟수는 14.3 일로나타났다. 이틀에한번꼴로심야운행을하고있는것이다. 이는 2006 년 9.7 일에비해무려 4.6 일증가한것이다. 심야운행을하는노동자도 2006 년 23.5% 에서 2009 년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89 44.2% 로증가했다. 화물노동자의장시간노동과심야노동은심각한저임금에서기인한다. 통계수치로화물노동자의경제적상황을살펴보면, 2011 년 4/4 분기컨테이너운송차주의경우월 315 시간노동하여 191 만원의수익을얻고있다. 월 141 시간초과근로를했음에도월수입이 200 만원도되지않는다. 다단계하청을거쳐물량을확보하는화물노동자의경우는훨씬심각한데, 화물연대조사에따르면 4단계알선업체를통해물량을받는차주의월순수입은 69 만원수준으로월노동시간인 314 시간기준으로환산했을때시급이불과 2,197 원밖에되지않는것으로나타났다. 이러한저임금때문에화물노동자는가능한만큼장시간운전해야그나마먹고살수있는만큼의수입을얻는다. 화물노동자의심야운행이급증한것도비정상적으로낮은운송료라는원인과심야운행을유도하는정부정책이더해진결과다. 정부는화물차의심야운행을유도하기위해저녁 9시부터새벽 6시에운행하는경우고속도로통행요금을 50% 할인해주고있다. 심야운행을하면서얻는이득은경부선서울 -부산구간을왕복한다고가정했을때, 하루에만원정도밖에안되지만화물노동자들은워낙저임금이기때문에이렇게라도낮은수입을벌충하고자한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은다단계하청구조때문
90 5 장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화물노동자는대형운송사에고용된노동자가아니라한명의개인사업주로분류된다. 언뜻보면스스로노동시간을통제할수있을것처럼보인다. 그런데왜심각한장시간노동을대표하는업종이된것일까? 여기에는개인사업주라고하지만, 대형운송기업과종속적관계에서일할수밖에없는화물노동자들의사정이있다. 현재의화물운송시장의구조는철저히화주기업과물류기업의이익에맞춰져있다. 2008 년부터 2011 년까지현대글로비스, CJ 대한통운, 한진, 세방등대형운송기업의육상운송부문매출액총합은 32% 증가했다. 하지만이에반해화물노동자들의수입은 0.2% 증가하는데그쳤다. 이렇게대형물류기업의수익은증가하는데반해화물노동자의수입이급감하는가장큰이유는화물운송시장의다단계하청구조에있다. 한국의육상화물운송시장은매우독특한구조다. CJ 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등대형운송사들은직접운송을하지않고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등화주로부터받은물량을화물노동자에게넘기는역할만을한다. 한국의운송회사들이직접소유한화물차는전체의 5% 미만이다. 운송회사들은화물차를소유한화물노동자와위수탁계약만을맺는다. 운수회사와직접위수탁계약을맺지못하는화물노동자들은별도의알선료를지불하고알선업체로부터물량을받아야한다. 이것이 지입제 로불리는화물운송시장의현재형태다. 지입제구조의가장큰문제는모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91 든비용부담이화물노동자에게전가된다는점이다. 수출입업체 (123 만원지불 ) [ 그림 1] 화물운송시장의운임구조 (2011 년기준 )* 대형운송사 ( 수수료 27 만원 ) 알선업체 ( 수수료 10%) 영세운송사, 소규모알선업체 ( 수수료 10%) * 서울 - 부산왕복 40ft 컨테이너운반시 화물노동자 ( 수입 78 만원 ) 다단계하청구조하에서화물노동자들은 123 만원에서 45 만원정도를수수료로떼이고낮은운임을받는다. 이뿐만이아니다. 대형운송사들은도로비, 유류세등각종세금을포함한기름값등을외주화할수있다. 기름값의등락은대형운송사가아니라화물노동자개인에게전가된다. 이때문에전체수입중에서도로비와기름값등을제외한순수입은최저임금에도미치지못하는경우가비일비재하다. 이렇게낮은소득으로생계를유지해야하는화물노동자는더욱더장시간, 장거리를이동할수밖에없게된다 ( 김동근, 2012; 한지원, 2012; 공성식, 2012).
92 보건의료산업의파행적 3 교대제 응급환자와입원환자가많은의료기관은 24 시간운영이불가피하다. 하지만이러한이유로해당업종에서일하는노동자들에게한정없이일을시킬수는없다. 보건의료산업에서는 24 시간업무지속을위해 3교대제가일반적으로도입되어있다. 그러나적정인력충원을하지않아 3교대제는파행적으로운영되며, 노동자들은장시간노동에시달린다. 통계도이를증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2004 년중앙교섭을통해 1주 40 시간, 5일근무를기본으로노사합의를하였다. 이후병원별로 2004 년 7월과 2005 년 7월에다수의사업장이주40 시간제를시행하였고, 이에따라노동시간이단축되는효과를거두게된다.(2004 년 47.7 시간 2005 년 45.13 시간 ) 그런데 2005 년부터는노동시간이조금씩늘어나는역현상이발생, 2007 년 45.38 시간이된다. 근무형태별로보면통상근무보다교대근무자의근무시간이전체평균노동시간을상회하고, 2007 년조사에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93 따르면오히려 2교대보다 3교대근무에서노동시간이더길게나타났다. 3교대근무가일반화되어있는간호사의경우주당노동시간이 2005 년 45.10 시간에서 2007 년 46.28 시간으로늘어났다. 간호사들이체감하는노동시간단축의효과는더욱열악하다. 노동시간이줄어든만큼인원이충원되지않아노동강도가더욱높아졌기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에따르면 2007 년간호사들의노동조건에대한주관적의식을조사한결과, 주40 시간제시행이후실근무시간이감소되었다는응답은 23.7% 인데반해, 32.4% 는오히려늘었다고답변했다. 노동강도가강화되었다고답한비율은 49.3% 로절반에가까운노동자들이노동강도강화를체감했다. 간호사들의피로도를높이는가장큰이유로는비공식적연장근무, 파행적인번표가꼽힌다. 간호사직종의 3교대제는일정한조가편성되어있지않고, 낮번 초번 밤번에개별인원을투입하는방식으로운영되고있다. 전형적인교대제형태로이조건을충족시키려면 5조 3교대수준이되어야하지만인력이턱없이부족하다. 한국의병원인력수는 OECD 최하위수준으로인구 1천명당병원인력수가영국과노르웨이는평균 23~24 명, 프랑스는 19 명, 독일은 14 명, 미국은 17 명인데반해한국은 5명정도로절대적으로부족하다. 파행교번, 단협에금지된연속근무일수, 휴식시간을초과하는경우가비일비재하다. 이러한상
94 5 장근로시간의자유로운연장과장시간노동 황에서사고자가발생하거나업무량이증가하는경우번표가파행운영될가능성이더욱높아진다. 심한경우초번 ( 저녁 ) 근무를한다음날낮번근무를하게되는경우가발생하기도한다. 그러나병원측은인력충원을하지않고최소한의인원으로 3교대제를유지하려고한다. 보건의료노조는보건의료산업에서일반화되어있는불규칙한교대제를병원의재량권이상당한수준으로보장된, 사실상의탄력적근로시간제라고보고있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2008). < 간호사 C씨의하루 > 교대근무자인간호사 C씨의오늘근무는오전 7시부터오후 3 시 30 분까지인낮번이다. 그러나 6시가되어서야병원을나올수있었다. 응급실을통해서응급환자가오후 3시에병동으로급히입원한것이다. 물론 4시부터교대하는간호사가있지만교대자의저녁근무또한이미쉴틈없는정규업무로가득차있다. 그런상황을알기에 C간호사는응급환자의병동입원수속및수많은검사와투약을다음교대간호사에게넘길수가없었다. 웬만한배짱없이는, 근무시간끝났으니퇴근하겠다는건무리다. 간호사는낮번 ( 오전 7시 ~ 오후 3시 30 분 ), 초번 ( 오후 3시 ~ 오후 11 시 ), 밤번 ( 오후 11 시 ~ 오전 7시 30 분 ) 근무로 3교대이다. 그런데어느시간대건정규업무가매시간마다정해져있어여유가없다. 밤에는환자가잔다는이유로간호사에게주간보다훨씬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95 더많은환자를보게한다. 그렇기에다음교대자에게정규업무가아닌일이넘어오면전근무자의잘못이된다. 그러나병동에서는심폐소생술을급하게해야하는경우등응급상황이가득하다. 간호사 C씨는 6시쯤업무정리를하고추가근무수당을올리려고하다고민이된다. 요즘병원경영이어려우니추가근무수당을올리지말라 는지침이떠오른것이다. 원치않은추가근무를하는것도억울한데이제는병원적자라며추가근무수당도못받는것인가싶다. 하지만결국추가근무수당을올리기를포기한다. 퇴근도 2시간이나늦었는데, 지난달처럼근무표가갑자기바뀌어밤번에다시투입되는일은없길바랄뿐이다.
2 부 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6 장. 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97 시간제일자리의진실, 벗어날수없는저임금 박근혜정부는시간제일자리를확대하기위해지금과는달리 양질의 시간제일자리를창출하겠다고주장한다. 그러나민간기업에모델을제시하겠다며시간제일자리를도입한공공기관과학교비정규직의선례를볼때이는어려울것으로보인다. 2010 년이명박정부는양질의, 반듯한시간제일자리의조건으로첫째, 상용직으로고용안정이보장되고둘째, 사회보험, 교육훈련및승진, 시간당임금에서차별이없으며셋째, 전일제로이동할가능성이있어야함을제시한바있다. 그러나한국에서는물론이고, 한국이시간제일자리의모델로삼고있는네덜란드에서도이는현실화된적이없다. 시간제일자리의현실 : 공무원 공공기관의시간제근무는주 40 시간, 1 일 8 시간의통상적인근
98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무시간보다짧게근무하며, 1일최소 3시간이상, 주당 15 시간 ~35 시간을근무하는형태를말한다. 2002 년 1월국가공무원법을개정하면서시간제공무원제도의도입근거가마련되었고, 2002 년 7월에계약직공무원규정을개정하여시간제계약직공무원채용근거가도입되었다. 2007 년 7월에는공무원임용령을개정하여기존공무원도신청에의해시간제근무가가능하도록했다. 2010 년 5~7 월유연근무제시범실시로공공기관의시간제근무가더욱강조되었으며, 2013 년공공기관에서유연근무제를활용하는 24,400 여명중 6,600 여명이시간제근무를선택한것으로조사되었다 ( 기획재정부, 2013). 2010 년공무원노동조합에서진행한시범사업실태조사에따르면, 시간제근무로전환한경우는여성공무원과하위직급이 90% 이상을차지하고있으며, 가장많이전환한업무영역은단순민원업무 (35%) 와사업지원 (27.5%) 등여성집중직무였다. 시간제로전환한노동자들의가장큰애로사항은시간이줄어도업무가줄지않았다는점이었다. 점심시간에도일해야하는경우도있고, 정시퇴근하지못하는경우도있었다. 또한시간이줄어든만큼총임금이줄었다는점, 자신의업무가줄어든만큼그것을대체할인력으로고용한시간제계약직이업무미숙으로다른동료에게업무가중을시킨다는점도애로사항이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10). 그러나공공기관시간제일자리는전환직보다는채용직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99 이압도적으로많다. 2013 년공공기관시간제근무종사자중 297 명이전환형인데비해 6,386 명이채용형이다 ( 기획재정부, 2013). 채용형은처음부터 시간제계약직 만을선택지로준경우다. 이들은보통정규직공무원이육아휴직이나출산휴가를갈경우빈자리에한시계약직공무원으로채용되는데, 한시계약직공무원은 1년미만으로근무하는데다공무원연금에도가입할수없다. 계약만료이후에는아무런혜택도없고상시적인고용불안에시달린다. 이에전국공무원노조는 시간제공무원확대가공무원의비정규직화에가속페달을밟는격이될것 이라며시간제공무원확대를반대하고있다. 정부가이미총액인건비제를통하여중앙행정기관및지자체의공무원수와인건비를통제하는상황에서인력자연감소 ( 퇴직 ) 등에따른신규일자리의비정규화가능성이크기때문이다. 정부는여전히사회복지나민원상담 콜센터 재택가능업무등을시간제근무영역으로검토하며, 여성이나은퇴자등이특화한형태의업무를지닌공직에종사할수있는기회를주는것이라선전하고있다. 그러나이는시간제일자리를저임금 비핵심업무 여성 비정규직일자리로만들어공공기관의노동조건을이중화시키는효과를만들것이다. 또한한시계약직공무원의확대와상시적고용불안은노동조합을약화시킬것이다.
100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시간제일자리의현실 : 학교비정규직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의조사에따르면, 학교에근무하는시간제노동자는학교회계직중단시간노동자약 3만명, 강사직종약 15 만6 천여명, 간접고용단시간노동자약 1만여명으로, 전체약 20 만명에달할것으로추정된다. 학교에근무하는시간제노동자는고용불안이심각하고, 용돈벌이수준의저임금을받으며, 시간제노동에서전일제로전환할기회가없다. 또노동관계법상의사용자책임 ( 최저임금법위반, 저임금에대한책임등 ) 을회피하기위해시간제노동을악용하는사례도있다. 고용불안이심각하다는점은학교회계직중단시간근무 8개직종의평균근속기간이 27.1 개월에불과하다는점에서단적으로드러난다. 방과후학교운영실무원의경우는더욱심각하여평균근속기간이 14 개월에불과하다. 또한학교회계직중단시간근무 8개직종의평균임금은월급기준 88 만 4천원에불과하여전체비정규직 ( 학교회계직 ) 의평균임금월133 만 8천원의 66.1% 에불과하다. 평균근로시간이 27.5 시간으로전체평균 (38 시간 ) 의 72.3% 인것을고려하면, 시간- 임금비례원칙조차지켜지지않아더낮은시간당임금을받고있다는것을알수있다. 또한시간제근무제로바뀌면서기존보다임금총액이저하된사례도있다. 예를들어광주시방과후학교운영실무원은 2012 년연937 만9 천원에서 2013 년 849 만4 천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01 원으로임금이삭감되었는데, 이외에도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 부에수합된사례가 7 건이고, 지역은대전, 강원, 제주등다양하 다 (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2013). [ 표 1] 학교에서근무하는대표적인단시간제직종근로조건 구분 방과후학교운영실무원 주당평균근로시간 연간평균근로일수 평균연봉 ( 월급기준 ) 35 시간 335 일 698 만원 (58 만원 ) 통학차량보조 23 시간 278 일 808 만원 (67 만원 ) 배식보조 16 시간 289 일 403 만원 (33 만원 ) 충남지역사서 ( 보조 ) 26 시간 - 732 만원 (61 만원 ) 세종시배식보조 14 시간 - 137 만원 (11 만원 ) 자료 : 교육부국회보고자료 (2013. 6. 7) 재구성 노동관계법률을회피하기위해시간제근무제도를악용하는사례도많다. 한국에서는주 15 시간미만의초단시간근로자는근로기준법적용제외대상이다. 그런데돌봄교사의경우전체노동자의 26.3% 가주 15 시간미만의초단시간근로를하고있는것으로조사되었다. 본래주 20 시간에하던업무량은그대로두고주15 시간미만의초단시간근로계약을강요한사례도있다. < 부산방과후코디네이터단시간근로사례 >
102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방과후코디네이터는 2009 년처음교과부가만들어낸학교비정규직으로, 방과후학교를원활하게운영하기위하여만들어진직종이다. 방과후운영일지작성, 교실별시간표작성, 강사관리, 방과후학교관련행정업무등을담당한다. 방과후코디네이터들은월 50 만원 ( 하루 4시간, 주20 시간 ) 혹은월 75 만원 ( 하루 6시간, 주30 시간 ) 의월급을받았는데, 2009 년부터 2012 년까지 4년간동결된상태였다. 노동자들의증언에따르면미리학교장의허락을받지않으면초과근무수당을줄수없다고하거나초과근무수당을줄예산이없다고하여업무가남으면집에가서일하는경우도종종있었다. 시간제일자리가저임금이며, 노동자들이실제로는정해진노동시간내에완료할수없는업무량에시달렸다는것을보여준다. 2012 년노동자들이노동조합에가입하고시급을인상하라고하자, 오히려 근무시간 을현저하게줄여임금을삭감하고자시도하였다. 주15 시간미만 인시간안에그동안주30 시간혹은주20 시간에하던업무량은그대로유지하라고강요하였는데, 주 15 시간미만인초단시간노동자는근로기준법적용제외대상이며, 퇴직금지급과무기계약전환대상에서도제외된다는법을악용한사례이다. 시간제일자리의문제점 정부가추진하는시간제일자리의문제로 1 전일제일자리에서 도임금을보충하기위해초과노동을하는상황에서, 비례원칙 이지켜진다고하더라도심각한저임금에시달릴수밖에없다는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03 점 2 시간제적합업무를분리하는경우가많아저임금 시간제일자리가고착화되고, 이러한업무에서전일제전환이불가능하다는점 3 시간제일자리는여성을주요대상으로삼고있는데, 이는주생계소득자를남성으로설정하고있어여성노동을차별하는사고를기반으로한다는점 4 일 가사양립이라는명목으로여성에게이중의부담을전가한다는점 5소정근로시간보다초과노동을하는경우가많음에도노동관계법률을피하기위해시간제계약을악용한다는점을꼽을수있다. 정부는공공부문에서우선양질의시간제일자리를창출하면서민간으로이를확산할계획이다. 정부는내년부터 1 인 8시간전일제 ' 근무체계외에 2 인 5시간선택제 를추가도입하기로하고, 그대상과규모를결정해가고있다. 그러나공공부문의경우총액인건비제도로임금총액을묶어두고있고, 안전행정부가공무원정원확대를반대하는상황이라공공기관과지자체들은시간제노동자들을채용하더라도임금총액이올라가지않도록해야한다. 따라서업무량이많음에도시간제로계약하고초과노동을할수밖에없게만들면서초과노동수당은주지않는일이비일비재하고, 심한경우업무량은그대로둔채 15 시간미만초단시간근로계약을강요하기도하는것이다. 이렇게현실에존재하는공공부문의시간제일자리도양질이아닌상황에서, 이를민간부문으로확산하는것은실현가능성도낮을뿐만아니라또다른비정규직의확대로이어질가능
104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성이높다. 지난이명박정부에서유사하게진행한반듯한시간제일자리지원사업의신청규모는 1,700 명에불과했다. 저질의전일제비정규직을활용할수있는기업의입장에서양질의시간제일자리의수요는많지않기때문이다. 게다가정부의지원이사라지면그마저도또다시고용불안이나비정규직이될위험을가지고있다. 또한현재시간제노동자의 90.6% 가서비스업에일하고그중에서도대체로영세한개인서비스업, 도소매 음식숙박업등에서비중이높아정부가주장하는양질의일자리를추진할여력이적다 ( 김윤호외, 2012). 시간제근무노동자는임금대신그만큼의여가, 혹은가족과의삶을 자발적 으로선택한것인가? 한국고용정보원의설문조사에따르면, 단시간근로를선택한여성의취업요인으로 생활비등당장의수입이필요해서 가 33.7% 로가장많은응답을보였다. 특히 45 세이상의여성들은 50% 가이렇게응답했다. 다음으로 육아, 가사를병행하기위해 가 24.3% 로많았는데, 특히 25 세이상 45 세미만의여성들이많았다. 25 세미만의여성은 ' 학업, 학원수강, 직업훈련을병행하기위해서 ' 가 60% 를차지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10). 이상의대답에서자발적으로시간제근로를선택한여성은드물다는것을알수있다. 근로조건에만족해서취업했다는응답은 9% 에불과했다. 가사노동, 향후더좋은일자리를구하기위한학업등여성, 청년에게부담되는다른의무로인한선택을자발적이라부르긴어렵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05 게다가시간제업무가저임금 저학력 저숙련업무로고착되고여성이주로그러한일자리에고용되면여성노동에대한차별은더욱커질것이다. 2012 년현재한국의성별임금격차는 OECD 국가중가장크다. OECD 평균격차가 15% 인데반해한국에서여성은남성에비해 39% 정도총임금을덜받는다. 시간제일자리가여성의경력단절을예방할것이라고주장하고있지만시범사업과해외사례에비춰보면가능성이낮다. 설령시간당임금격차가줄어든다고하더라도시간제근로에서전일제근로로이동할수없다면짧은노동시간으로인해여성이받는임금총액은여전히낮을것이다. 정부는여성의고용률제고를목표로하면서도정작여성의저임금에대한해결책없이시간제일자리만제시하고있다. 정부정책은여성을남성의생계부양을보조하는부차적위치로상정하고있는것이다. 이는부부와자녀로이뤄진 정상가족 을여성고용정책의주요대상으로상정하면서다양해지는가족을정책대상에서제외시키고, 부정적으로인식하는이데올로기를강화한다.
106 네덜란드의시간제일자리, 정말기적일까 네덜란드의 1982 년바세나르협약 네덜란드는 1970 년대말경제위기로인해실업률이 12% 까지오르고, 천연가스수출에의존하던경제가급속히탈산업화되면서 네덜란드병 이라는말까지생겼다. 이런위기속에서노사대표들은 바세나르협약 을맺는다. 그내용은노동조합이임금인상요구를억제하고, 노동시간을주 40 시간에서주 38 시간으로단축하는대신고용창출과고용보장을교환하는것이었다. 이러한노사타협하에정부는고용유연화와시간제노동을촉진하는방향으로제도를만들었다. 당시네덜란드는아이를가진여성들의고용률이매우낮은편이었기때문에시간제일자리는여성들을노동시장으로유인하기위한실용적타협책이기도했다. 그결과경기불황이끝나는 1983 년부터 2000 년사이일자리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07 는매년 2% 씩증가하는데, 이는 EU 평균의 4배에달하는수치였다. 늘어난 200 만개의일자리중 3/4 이시간제일자리였다. 여성의경제활동참여율은 1975 년 33% 에서 1990 년 46%, 2000 년 63% 까지증가했다. 바세나르협약이후네덜란드노총은남녀모두에게시간제로일할수있는권리와시간제와전일제사이의동등한권리를주장했고, 고용과사회보장에서의권리차이를줄이고자했다. 또한이과정에서제조업에서서비스업으로의산업구조전환도동반되었다. 서비스업고용비중은 1970 년대 53.9% 에서 2008 년 73.0% 로증가했다. 같은시기제조업은 26.4% 에서 11.5% 로축소됐다. 네덜란드는법률상, 시간제와전일제사이에임금, 부가급여의차별을두지못하기때문에비용절감보다는노동시장의변화, 초과수요에탄력적으로대응할수있는이점이개별기업에게중요했다. 또한개점시간에대한규제가폐지되면서성장하고있는서비스부문에서시간제일자리를통해서전체영업시간을확대할수있다는측면도장점이었다. 1991 년네덜란드정부의조사에따르면 60% 의사용자가시간제근로가시장에서초과수요에대응하는데유용하다고평가했고, 29% 가전체노동시간을늘리는데효과적이라고응답했으며, 20% 는초과근로수당의비용부담을줄이는데도움이된다고응답했다 ( 전병유, 2011). 네덜란드는 1.5 맞벌이모델 이정착되었다는평가를받고있
108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다. 1960 년대까지네덜란드는남성이혼자생계부양을하는 남성외벌이모델 이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04 년조사에따르면아이를가진부모중남편은전일제이고아내는시간제인비율이 47%, 남성외벌이모델이 33% 이다. 부부모두전일제근무를하는경우는아이가없는가족에서는 38% 인데, 아이가있는부부는 6% 다. 즉네덜란드의남성은여전히생계부양의책임을지고전일제로일하고, 네덜란드의여성은가족내에서보육과가사노동을위해시간제일자리를선택하는것이다 ( 배규식외, 2011b). 네덜란드시간제노동의숨겨진현실 2009 년현재네덜란드의실업률은 3.4%(OECD 평균 8.3%), 고용률은 75.8%(OECD 평균 64.8%), 여성고용률은 79.6%, 남성고용률은 90.7% 다. 이러한가시적성과는네덜란드의기적이라는찬사를받게한다. 그러나네덜란드의고용률증가에는통계의어폐가있다. 네덜란드의 2000 년대말고용률은매우높은수준이지만일자리수를전일제로환산하여계산하면 1970 년대말의 55% 와유사한수준이기때문이다. 2009 년네덜란드공식고용률은 77.0% 이지만 FTE 고용률 ( 전일제로환산한고용률 ) 은 59.2% 이다. ( 참고로한국은각각 62.9% 와 57.1% 이다.) 또한시간제일자리증가가고용률증가의원인이아니라결과였다는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09 해석도있다. 해당시기네덜란드의경제성장률이높았고, 새롭게생긴일자리가시간제일자리였다는것이다. 또한저숙련시간제노동과임금억제를중심으로한네덜란드의고용정책이노동집약적성장모델이라는점에서, 한국이미래의대안으로삼아야할모델인지도의문이다. 네덜란드에서저임금노동은지속적으로확대되고있다. 저임금노동의국제적기준에따라소득이총시급임금중앙값의 2/3 미만인노동자를저임금노동자라고할때저임금노동자의비율은 1970 년 10.9% 에서 2004 년 18.2% 로증가했다. 특히전일제일자리의경우저임금노동의비율이약 10% 에서머문반면, 시간제일자리는 1979 년 19% 에서 2004 년 28% 로증가했다. 저임금노동자중에서청년이민자의비율이높게나타나고있으며, 숙박요식업 (47%), 도소매업 (39%) 등업종간임금격차도심화되었다 (Maarten van Klaveren, 2011). 네덜란드에서시간제일자리는전반적인고용형태를개별화 유연화했다. 시간제일자리의도입은네덜란드최대기업인필립스를선봉으로여타금속부문기업들의노조가전일제노동자의노동시간단축요구를포기하도록하는근거가되었다. 시간제일자리가처음제조업에도입될때는하루 12 시간일하는주말일자리와같은보조적수단이었지만, 결국에는노동자들의고용불안을야기하고임금하락을낳았다. 시간제일자리비율은늘었지만금속부문의연간노동시간은여전히영국, 이탈리아보
110 6 장실패한실험, 양질의시간제일자리 다높았다. 시간제일자리는전형적인근무형태의비중을축소시키면서노동유연화를일반적현상으로인식하도록만들었다 (Basso, 2008). 40% 의직원이시간제노동자인할레머미어시청의한부서의경우 21 명가운데 5명만전일제로근무하고나머지직원은다양한시간제형태로개인마다근무하는시간대가다르다. 네덜란드는다른나라에비해시간제일자리가사무직, 전문직까지확산되었지만, 여전히시간제일자리는대체로더단조롭고부담되는직무, 노동강도의강화, 보이지않는요구및추가적인노동등을의미하며저평가되고, 부정적성격이강하다. 네덜란드의최저임금노동자 4명중 3명이시간제노동자이다. 저학력, 저임금, 미숙련일자리는시간제일자리로만들어지고여기에여성과청년이유입된다. 이들이시간제에서다시전일제로복귀하고자할경우일자리가없거나, 어려운조건에처하게된다. 직업훈련이나승진기회에서불이익을보고생애전반의임금으로보면상당한손실을겪게된다 ( 배규식외, 2011b). 시간제노동을하는여성들이일하지않는여성에비해가사노동시간이확연히적은편도아니다. 이는곧여성들에게있어서는기존의가사노동외에시간제노동만큼의추가노동시간이늘어났음을의미한다. 네덜란드도예외가아닌데, 전통적인성별분업이개선되지않고유지되는가운데여성들의가사전담관행이지속되고있다. 네덜란드여성들이시간제노동을선택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11 하는것은 2 등 노동에대한 선호 때문이아니라가사노동의의무로인해다른선택을할수없기때문이다. 네덜란드는보육시설을늘리는등돌봄노동과가사노동을사회적으로책임지는제도를발달시키기보다여성과가족의의무로전가하면서노동유연화를선택했다. 이러한방식은네덜란드내에서도한계에부딪혔다는평가를받고있다. 박근혜정부가네덜란드의시간제일자리를모델로설정하는것은여성들이요구하고있는돌봄노동의사회적책임과거꾸로가는길이다. 또한성별분업에따라여성노동의가치를낮게평가하고, 돌봄노동을여성의일이자저임금일자리로만들고있는한국의현실을더악화시킬것이다.
2 부 고용률제고및노동유연화정책의문제점 7 장. 노동시간의탄력적운영, 노사모두 win-win 일까?
113 시차출퇴근제는노동자보다사용자에게훨씬유리하다 시차출퇴근제는정부가제시한유연근무제의다양한형태중하나로, 1일 8시간노동을유지하면서출근시간을오전 7시부터 10 시사이에선택할수있도록한제도이다. 이제도는다른유연근무제도에비해서상대적으로그활용도가높은편이다. 기획재정부에따르면, 2013 년공공기관에서유연근무제를활용하는 24,400 명중 15,600 명이시차출퇴근제를선택한것으로조사되었다 ( 기획재정부, 2013). 또한그활용도도점차증가하는추세인데, 예를들어정읍시의경우이미시차출퇴근제를이용하는공무원비율이 10% 를넘어섰고, 서울시의경우도 2011 년 183 명에서 2012 년상반기 796 명으로빠르게이용자가늘어나고있다 ( 매일노동뉴스, 2013 년 8월 22 일자 ). 시차출퇴근제는본래자녀의등교시간보다출근시간이일러육아에어려움을겪는여성들을위한제도로홍보되었는데, 실제로는 복잡한출퇴근시간을피하기위해 활용하는경우가가
114 7 장노동시간의탄력적운영, 노사모두 win-win 일까? 장많은것으로조사되었다 ( 한국조세연구원, 2012). 공무원노동조합활동가들과의면담에서도오히려젊은남성의활용률이높다는증언을확인할수있었다. 정부가홍보하는제도도입취지와는다른결과이긴하지만, 지금까지공공기관의시차출퇴근제는별다른문제점을드러내지않았고, 노동자들의자율성을보장하는제도처럼보이기도한다. 그러나시차출퇴근제는사용자입장에서매우좋은제도이다. 별도의비용부담없이업무의효율성을높일수있기때문이다. 사용자입장에서생각해보자. 모든노동자의출퇴근시간이일정하면, 업무량이적은시간에는노동자들이쉬엄쉬엄일하게된다. 하지만시차출퇴근제를이용하면업무량에따라노동자를분산또는집중시킬수있고, 기존보다더일찍부터더늦게까지업무를지속하는것이가능해진다. 노동자개인별로는 8시간노동을하는것이기때문에사용자는연장수당을지급하지않아도된다. 반면노동자들이좀더여유있게업무를할수있는시간은줄어들기때문에노동강도는강화된다. 집배원노동자에대한우정본부의유연근무제도입시도 아래우정본부의사례는시차출퇴근제가노동자들의선택권보 장이아니라노동강도강화로이어질가능성이높다는점을보 여준다.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15 2013 년 5월우정본부는 < 집배분야유연근무제 ( 시차출퇴근 ) 운영지침 > 을통해집배원노동자에대해유연근무제도입을시도했다. 우편물도착시간등배달환경에따라정규근무시간을탄력적으로운영함으로써집배업무효율성을제고하고근로시간을단축 한다는것이그명분이었다. 운영지침은정규근무시간을 A형 ~G 형까지 6개형태로나누어시행하는것을골자로했다. 유형별정규근무시간은아래와같다. [ 표1] 우정본부시차출퇴근운영지침에따른근무시간표 * 근무유형 정규근무시간출근시간퇴근시간 지정기준 A형 07:00 16:0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7:00 이전 B형 07:30 16:3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7:30 이전 C형 08:00 17:0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8:00 이전 D형 08:30 17:3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8:30 이전 E형 ( 기본 ) 09:00 18:0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9:00 이전 F형 09:30 18:3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9:30 이전 G형 10:00 19:00 우편물도착기준시간 09:30 이후 * 도착기준시간 ( 명달시간 ) 은아침마지막우편물도착시간을적용 기존집배원노동자의정규근무시간은 09:00 부터 18:00 였으나많은물량을처리하기위해일상적으로장시간초과근무를하는상황이었다. 보통오전 8시에출근하여 1시간초과근무를하고, 퇴근이후당일업무량에따라 1~5 시간정도의초과근무를하고있어, 초장시간노동이문제가되어왔다.
116 7 장노동시간의탄력적운영, 노사모두 win-win 일까? 그런데현재우편업을근로시간특례업종에서제외하는방안이논의되고있어, 이렇게되면우편업역시주 12 시간이내에서만연장근로를해야하기때문에지금과같은장시간초과근무가불가능해지게된다. 이러한상황에서우정본부가제출한방안이바로시차출퇴근제다. 우정본부안은현재채용된인원만으로근무시간을오전 7시부터오후 7시까지로확보할의도를가지고있다. 또한이안에따르면집배원노동자들의노동시간은줄어들지만업무량자체가줄어드는것은아니다. 우편물도착시간에정확히맞추어그에맞는인력을배치하게되면, 작업장에있는시간동안지금보다더바쁘게일할수밖에없다. 사용자는이런방식으로작업장에있는시간과실질노동시간의간극을최대한줄이고자하는것이다. 이로써노동강도는높아지지만, 오히려연장근로수당은줄어들면서노동자의임금은삭감된다. 이런이유로우정본부의시차출근제도입방침발표이후, 현장에서집배원노동자들의불만이터져나왔다. 노동강도강화와임금감소문제때문이다. 특히집배원노동자들은낮은임금을연장근로수당으로벌충하고있고임금에서연장근로수당이차지하는비중도커우정본부안에크게반발했다. [ 그림 1] 긴급우정노사협의회협정서중일부
고용률 70% 의불편한진실 117 현장에서의반발과함께노동조합내민주파의문제제기가이어지자, 우정노조 ( 한국노총 ) 는 즉각적인중지요청을요구하고협의하고있으며, 조합과합의되지않은근무시간변경은수용할수없다는요지 를우정본부에강력하게전달했다는입장을밝혔다. 결국 6월 1일부터시행예정이었던시차출근제는시행되지못했다. 그러나우정노조가이미 2013 년 3월 11일에 < 긴급우정노사협의회협정서 > 를통해서노동시간유연화에원칙적으로합의했기때문에, 앞으로도또다른방식의노동시간유연화시도가이루어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