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보장리뷰 2018 여름호 Vol. 5, pp. 123~127 겐트 (Ghent) 시스템개혁이후핀란드실업보험동향 Finnish Unemployment Insurance after the Ghent System Reform 신영규 ( 헬싱키대학교사회학박사과정 ) 1. 들어가며오늘날대부분의복지국가는피고용자의가입을강제하는실업보험을운용하고있다. 반면예외적으로피고용자가자율적으로실업보험가입여부를결정할수있는나라도있는데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이그렇다. 이처럼피고용자에게실업보험가입의자율권을보장하는실업보험운용방식을겐트 (Ghent) 시스템이라하고, 이시스템을취하는국가들을일반적으로겐트국가라고부른다. 겐트시스템의또다른특징은실업보험의재정운용과회원관리를정부조직이아닌노동조합이담당한다는것이다. 현재복지국가가운데겐트시스템을유지하고있는나라는소수지만, 20세기초반에는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등다수의유럽국가가겐트시스템을바탕으로실업보 험을운용했다. 노동조합이실업보험운용에핵심적인역할을하는겐트시스템하에서노동조합은노동자가실업보험과노동조합에동시에가입하도록유도하는전략을써왔기때문에겐트국가들의노동조합가입률은전통적으로세계에서가장높은수준을유지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들어핀란드와스웨덴에서는실업보험운용에서노동조합의독점적지위를약화하는방향으로겐트시스템개혁이단행되었다. 이후유럽학자들을중심으로겐트시스템개혁의영향에대한다양한연구가진행되었지만, 국내에는아직이러한연구들이많이소개되지않았을뿐만아니라겐트시스템이라는개념자체도대중적으로알려지지않은상태다. 따라서이글은핀란드겐트시스템개혁의내용과그영향 국제사회보장동향 123
을소개함으로써탈산업화의영향으로노동시장이이원화되고있는상황에서노동자자율가입을바탕으로하는실업보험제도가어떻게운용되고있는지에대한이해를돕고자한다. 정을하게한다. 참고로소득비례실업수당의급여수준은고용시받았던임금에따라달라지지만대부분의실업자는기존임금의 50~70% 를실업수당으로받는반면, 기초실업수당의급여수준은월평균 697유로 ( 약 91 만원 ) 정도이다. 소득비례실업수당을받 2. 핀란드실업수당개관핀란드실업수당은크게세종류로구성된다. 겐트시스템에기반한실업보험에의해지급되는소득비례실업수당과실업보험 기위해서는매달실업보험료를납부해야하지만기초실업수당을받기위해사전에지불해야할금액은없다는것이가장큰차이다. 과는별도로핀란드사회보험청 (KELA) 이지급 하는기초실업수당및노동시장보조금이그것이다. 실업보험에가입되어있는노동자가실업에처할경우, 그들은소득비례실업수당을최대 400일 ( 주 5일기준 80주 ) 동안지급받는다. 반면고용기간중실업보험에가입하지않았던노동자가실업자가되면최대 400일동안기초실업수당을받는다. 노동시장보조금은고용기록이없는실업자혹은소득비례실업수당이나기초실업수당을모두받은후에도실업상태에있는사람에게지급된다. 노동시장보조금은자산조사를거쳐일정소득이하의실업자에게만지급되며지급기간의제한은없다. 결과적으로겐트시스템은노동자로하여금실업에대비하여소득비례실업수당과기초실업수당중어떤것을선택할지의사결 3. 핀란드겐트시스템개혁의배경및내용 1990년대초핀란드는심각한경기침체를겪었고, 이러한경제적어려움은수많은실업자와비정규직을양산했다. 그러나비정규직은정규직에비해높은고용불안을겪으면서도노동조합에의해운용되는실업보험에가입하기가쉽지않았다. 대부분의노동조합들은실업보험가입과동시에노동조합가입을강요했고, 실업보험료와노동조합회비를매달함께내는것은비정규직노동자에게재정적으로부담이컸기때문이다. 이러한상황에서비정규직노동자에게노동조합에가입하지않고도실업보험에가입할수있는선택권이보장되어야한다는주장이제기되었고, 이주장을받아들여핀란드정부는 1992년에노동조합과는상관 124
없이독립적으로운용되는실업보험기금의도입을허가했다. 정부의허가에이어노동조합으로부터독립적으로운용되는실업보험기금인 YTK (Yleinen 업보험료를포함하여임금의 1~2% 혹은 1 년에 400유로 ( 약 52만원 ) 정도를노동조합회비로내야한다. 반면 YTK 연회비는 2018년기준 118유로 ( 약 15만원 ) 이다. työttömyyskassa) 가설립되면서핀란드겐트시스 템의개혁이본격적으로시작되었다. 기존겐트시스템하에서는실업보험가입을원하는노동자가자신이속한산업부문의노동조합에가입하면서해당노동조합이운용하는실업보험에함께가입하는것이일반적이었지만, 1993년부터실업보험가입을희망하는노동자는노동조합이운용하는실업보험기금과 YTK 가운데어느곳에가입할지선택할수있게된것이다. 중요한것은둘중어디를선택하더라도실업자가될경우에받는소득비례실업수당의금액은전혀차이가없다는점이다. 나. 실업보험가입현황겐트시스템의개혁이일어나자많은연구자들이이러한변화로인해 YTK에가입하는노동자수는늘어나고핀란드노동조합가입률은하락할것이라고예상했고, 이러한예측은현실화되고있다. YTK의회원수는꾸준히증가하여 2018년현재 40만명을넘었는데, 이는핀란드전체노동자의약 19% 에해당하는수치다. YTK가설립된이듬해인 1993년에는전체노동자가운데약 2.6% 만이 YTK에가입했지만 10년후인 2003년에그수치가 10% 를돌파했고, 지금 은 20% 에육박할정도로꾸준히늘고있다 4. 핀란드실업보험운용및가입현황가. 실업보험운용현황현재핀란드에서운용되는실업보험기금은모두 26개이다. 이가운데 25개기금은노동조합이관리하고, 나머지 1개는 YTK이다. 노동자입장에서노동조합이관리하는실업보험기금과 YTK의가장큰차이는매달회비로내는금액이다. 일반적으로노동조합산하의기금에가입하기위해서는실 (YTK, 2018). 반면핀란드노동조합가입률은하락세가뚜렷하다. 1993년에는노동자 10명가운데 8명이상이노동조합의조합원이었지만, 그비중이지속적으로감소해 2010년이후에는 70% 를넘지못하고있다. 이러한경향은한동안계속될가능성이높다는것이많은연구자들의예상이다. 핀란드의실업보험가입률은노동조합가입률과 YTK 가입률의합으로산출된다. 실 국제사회보장동향 125
표 1. 핀란드실업보험, 노동조합, YTK 가입률추이 (1999~2012 년 ) ( 단위 : %) 연도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실업보험가입률 86.3 85.5 85.1 85.3 85.1 83.0 82.7 82.8 83.1 83.0 노조가입률 83.7 82.5 81.5 80.3 79.3 77.0 75.5 75.7 74.9 73.4 YTK 가입률 2.6 3.0 3.6 5.1 5.8 6.0 7.2 7.1 8.3 9.6 연도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실업보험가입률 84.9 84.9 85.4 85.8 84.3 84.0 86.8 85.1 84.8 83.6 노조가입률 72.2 71.3 71.2 72.4 71.0 69.8 71.3 68.9 67.5 67.2 YTK 가입률 12.7 13.6 14.3 13.6 13.5 14.5 15.7 16.5 17.3 16.6 자료 : 1993~2000 년까지의데이터는 Böckerman 과 Uusitalo(2006) 의결과를인용하였고, 2001~2012 년까지의데이터는 Finnish Income Distribution Survey Data 를분석하여직접추정하였음. 업보험가입률은 1993년부터 2012년까지 82~87% 수준을유지하고있기때문에겐트시스템개혁이실업보험가입률자체에의미있는영향을미치지는않은것으로보인다. 또한핀란드노동자의 15% 정도는매년실업의안전망으로실업보험대신 KELA 나타났다. 이런노동자는임금수준이높지않은경우가많기때문에실업보험료납부에부담을느끼거나실업보험에가입하더라도소득비례실업수당과기초실업수당사이에큰차이가없어실업보험가입에소극적인것으로보인다. 의기초실업수당을선택하고있음을알수 있다. 실업보험에가입하지않는노동자의특성을분석한 Maczulskij(2016) 의연구에따르면, 연령별로는 20대, 성별로는남성이실업보험에가입하지않는경향이있고, 특히파트타임이나계약직과같은비전형적고용계약을맺고있는노동자와저숙련노동자가실업보험가입을기피하는것으로 5. 나가며핀란드겐트시스템개혁은노동조합가입률하락에직접적인영향을미침으로써복지정책과노동정책관련의사결정에서노동조합의영향력을감소시키고있다는것이일반적인평가이다. 분명하락한가입률을어떻게회복할것인지는핀란드노동조합들 126
이전략적으로해결해야할문제이다. 하지만핀란드노동조합은오랜시간에걸쳐제도화된노사정협의를바탕으로임금정책과복지정책결정에여전히강력한영향을행사하고있다. 더중요한문제는비정규직노동자의실업보험가입의어려움을덜어주겠다는명분으로겐트시스템이개혁되었음에도불구하고실업보험가입률은올라가지 않고있으며비정규직노동자들은여전히실업보험가입에소극적이라는점이다. 탈산업화가고도화되어핀란드노동시장에비정규직이계속증가하게되면오히려실업보험가입률자체가하락할여지도있다. 개혁은 26년전에추진되었지만그성패여부를확인하기위해서는조금더시간이걸릴것으로보인다. 참고문헌 Clasen, J., & Viebrock, E. (2008). Voluntary Unemployment Insurance and Trade Union Membership: Investigating the Connections in Denmark and Sweden. Journal of Social Policy, 37(3), 433 451. Uusitalo, R., & Verho, J. (2010). The Effect of Unemployment Benefits on Re-Employment Rates: Evidence from the Finnish Unemployment Insurance Reform. Labour Economics, 17(4), 643 654. YTK (2018) What is YTK? https://en.ytk.fi/about-us에서 2018. 5. 8. 인출. Maczulskij, T. (2016). Ketkä jäävät työttömyyskassojen ulkopuolelle?. Working Papers 304. Helsinki: Labour Institute for Economic Research. Böckerman, P., & Uusitalo, R. (2006). Erosion of the Ghent System and Union Membership Decline: Lessons from Finland. British Journal of Industrial Relations, 44(2), 283 303. 국제사회보장동향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