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박정난 * 수원지검성남지청검사 Critical review of defamation related to the public domain of public figures Jung-Nan, Park public prosecutor 초록 : 사람의명예는인간의존엄성에기초한것으로사회적존재인사람이인간답고행복하게살아가기위해서보호되어야하는중요한법익이다. 한편국민이국가의주인인민주주의사회에서공적인영역에대하여목소리를낼수있는자유즉표현의자유및알권리또한국가의존립과관련된매우중차대한법익이다. 공인이수행하는업무와관련하여완전히허무맹랑한허위사실이아닌의혹을제기한다거나진실한사실을알리는것은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가인정되지않는다. 공적인인물의업무수행등공적영역과관련되어객관적인사실을사회에알리고건설적인토론과비판을촉구하는것은국민의당연한권리이자의무이다. 공인으로서의지위에올랐거나공적인논쟁을자발적으로불러일으킨사람은자신의행동에책임을지고부수적으로수반되는명예훼손결과에대하여는감수하는것이마땅하다. 또한, 형법상범죄로규율함으로써보호하려는법익과이로써제한되는법익이충돌하는경우헌법의비례의원칙에반하지않아야하는데허위의평가와관련된명예권보다공적영역에대한진실의표현이더중요한가치이므로명예훼손죄로처벌하는것은위헌적이다. 따라서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을적시하여명예훼손여부가문제되는행위에대하여는비범죄화하는것을형법에명확히규정하는방향으로입법화할필요가있다. 다른나라의경우를보더라도미국은판례의공인이론을통하여, 일본및독일은공인에대한명예훼손죄의경우불처벌의특례를별도로규정하는방법을통하여공적영역에대한국민의알권리및표현의자유를넓게보호하고있다. 다만공인의범주를어떻게설정한것인지가문제되는데, 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진실한사실을표명하는법익의우월성을인정하는근거를고려할때공인은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및표현과관련된사람이어야하고, 그것은그지위및업무에따라판단해야하고예외적으로본인이스스로공적논쟁에나섬으로써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에영향력을미치는경우공인으로간주해야할것이다. Abstract : Human honor is based on human dignity and is an important legal benefit that must be protected in order for a person who is a social being to live humanly and happily. On the other hand, freedom to express voices about the public sphere in the democratic societies where the people are the host of the state, the freedom of expression and the right to know are very important legal interests related to the existence of the state. * 건국대, 아주대, 충남대, 충북대로스쿨검사교수파견.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29
논문 Raising suspicions on basis of the something that is not wholly false facts or notifying true facts about the work performed by the public official doesn t have disvalue both in behavior and result. It is the public s right and duty to publicly inform objective facts related to the public domain, such as the performance of public figures, and to call for constructive discussion and criticism. A person who has risen to an official status or has voluntarily caused public debate should endure being injured his honor. Also, In case of a conflict between the legal interest to protect by criminal law and the limited legal interest, it should not be contrary to the principle of proportionality of constitution. However, the expression of truth about public domain is more important than honor rights related to false evaluation. By the way, the question of how to set the category of the public figures is a problem. Considering the intention of protecting active express about the truth in the public domain of the public figures, the public figures should be person related to the political formation of a opinion and expression of it. It should be judged according to his position and duties, and should be regarded as public figures if he exerts an influence on the political will of the people by self-public debate. 논문접수 : 2017. 3. 28. 심사 : 2017. 4. 11 게재확정 : 2017. 5. 15. Ⅰ. 서론우리형법제307조제1항, 제2항은 공연히사실또는허위사실을적시하여사람의명예를훼손한자 를명예훼손죄로처벌하고있다. 명예훼손죄는반의사불벌죄로서피해자가처벌을원하지않는경우수사절차로진행하지않고사건을종결할수있지만대부분의고소, 고발사건에서는상호간감정적인골이깊어진상황까지가서수사기관에처벌을요구하는고소장, 고발장을접수한당사자들이대다수이기때문에실무상당사자간합의가원만하게진행되는경우는많지않다. 특히최근에는인터넷의발달과함께온라인카페게시판,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등 SNS에상호간비방하는내용의글이난무하고있고, 국민들의인권의식및법을통하여해결하고자하는의식이높아지면서고소, 고발사건이급증하고있다. 명예는헌법제10조의인격권및행복추구권, 제17조의사생활의비밀과자유등인간의기본권에근거한다는점에서마땅히보호되어야하는소중한가치이지만한편명예보호에치중한나머지사람들의의사표현을지나치게규제한다면역시헌법에근거한기본권인표현의자유, 알권리를침해할수있다는점을간과해서는안된다. 특히객관적으로진실에부합하는사실을공표하는경우에는더욱그러하다. 그런데우리형법은사람의명예를훼손할만한사실을공표하는경우그사실의진위여부를묻지않고일단은명예훼손죄의구성요건에해당되도록구성하고다만공익성및진실성이입증되는경우위법성이조각되도록규정하고있다. 이러한우리형법의체계에대하여알권리및표현의자유가개인의명예보다훨씬우위에있는상황에대하여는아예처음부터범죄영역안으로포섭하지않는것이법논리적으로나법감정으로도타당하지않느냐는논리하에몇년전부터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 30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범죄화논의가지속적으로이루어지고는있으나뚜렷한변화의움직임은없는상황이다. 무엇보다도적시된사실이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경우사안의특수성을고려할때결과적으로그사실과관련된공인의명예가훼손될수있을지라도국민들의알권리, 표현의자유보다공인의명예보호를우선하여명예훼손죄로범죄화하는것이타당한것인지에대하여진지한고민이필요하다고생각된다. 따라서본고에서는공인의공적영역에서의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현행법체계와판례의태도및다른나라의입법례를살펴본후입법론적관점에서현행법제및판례에대하여비판적으로검토해보고자한다. Ⅱ. 공인의공적영역에서의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현행법체계및판례의태도 1. 현행법체계 우리형법에는공인의공적영역에서의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하여별도규정은없고, 다만형법제310조의 진실한사실로서오로지공공의이익에관한때에는처벌하지아니한다 에해당되어위법성이조각되는지여부를검토할수있다. 2. 판례의태도 (1) 이명박前대통령동영상사건 1) 가. 사실관계 이대통령에대한비방동영상을올린피의자 에대하여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 명예훼손 ) 혐의로검찰이기소유예처분을하자이에대하여피의자가헌법소원을청구하였다. 당시피의자는인터넷사이트에게시되어있던위동영상을 퍼가기 를이용하여자신의개인블로그 ( 방문자매일평균 20명정도 ) 에올리면서제목에 지금이땅에서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걸까 라고기재하고본문에는 이동영상을한번보시라, 지금이땅에서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지를.. 그리고우리는서로에게물어야한다. 당신은촛불을켜셨나요 라고기재하였다. 동영상의내용은이대통령의한반도대운하정책, 미국산쇠고기수입정책등정부정책에대한비판을주된내용으로하였다. 나. 판시내용이사안에서헌법재판소는공인인대통령에관한공적관심사안에대한비판은표현의자유가폭넓게인정되어야한다는전제하에검찰이혐의를인정한기소유예처분은피의자의행복추구권등을침해하였다고결론을내렸다. 헌법재판소는표현의자유에대하여 통치권자와피통치자가이념상자동적 ( 自同的 ) 인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는정치지도자들이내리는결정이나행동에관해서충분한지식을가지고있는국민을필요로하고, 자유스러운표현체계의유지는사회구성원의정치적ㆍ사회적인결단의형성에참가하는것을확보하는수단일뿐만아니라사회의안정과변혁사이의균형을유지하는수단이다. 또한자유민주주의사회는전체주의사회와달라서정부의무류성 ( 無謬性 ) 을믿지않으며정부는개인이나일반국민과마찬가지로또는그이상으로오류를범한가능 1) 헌법재판소 2013. 12. 26. 자 2009 헌마 747 결정.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31
논문 성이있을뿐만아니라권력을가진자가오류를범한경우의영향은대단히크다고하는역사적경험을전제로하여정부가국민의비판을수렴함으로써오류를최소화할수있다는사고방식을보편적으로수용하고있다. 이와같이표현의자유가헌법상가장중요한기본권의하나로인식되는것은통치권자를비판함으로써피치자가스스로지배기구에참가한다고하는자치정체 ( 自治政體 ) 의이념을그근간으로하고있기때문이다 라고평가하였다. 또한헌법재판소는공인이나공적사안에대한표현에대하여 역사적으로보면, 명예훼손관련실정법은권력을가진자에대한국민의비판을제한하고억압하는수단으로쓰여진측면이많았었다. 따라서개인의명예훼손적표현에이사건근거조항과같은명예훼손관련실정법을해석ㆍ적용할때에는표현의자유와명예의보호라는상반되는두기본권의조정과정에다음과같은사정을고려하여야한다. 즉, 당해표현으로인한피해자가공적인물인지아니면사인 ( 私人 ) 인지, 그표현이공적인관심사안에관한것인지순수한사적인영역에속하는사안인지, 피해자가당해명예훼손적표현의위험을자초 ( 自招 ) 한것인지, 그표현이객관적으로국민이알아야할공공성ㆍ사회성을갖춘사실 ( 알권리 ) 로서여론형성이나공개토론에기여하는것인지등을종합하여구체적인표현내용과방식에따라상반되는두권리를유형적으로형량한비례관계를따져표현의자유에대한한계설정을할필요가있는것이다. 공적인물의공적활동에대한명예훼손적표현은그제한이더완화되어야하는등개별사례에서의이익형량에따라그결론도달라지게된다 라고판시하였고, 또한 공직자의자질ㆍ도덕성ㆍ청렴성에관한사실은순수한사생활의영역에있다고 보기어렵고, 공직자등의사회적활동에대한비판내지평가의한자료가될수있고, 업무집행의내용에따라서는업무와관련이있을수도있으므로이에대한문제제기내지비판은허용되어야한다 고판시하였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공인내지공적인관심사안에관한표현이라할지라도일상적인수준으로허용되는과장의범위를넘어서는명백한허위사실로서개인에대한악의적이거나현저히상당성을잃은공격은명예훼손으로처벌될수있다. 공적토론의장은개인의의견과그에대한다른사람의비판을서로주고받음으로써형성되는것인데, 지나치게개인을비방하는표현은그개인의인격권을침해하는동시에여론형성이나공개토론의공정성을해침으로써정치적의사형성을저해하게되므로, 표현의자유가제한될수있어야한다 라고한계를설정하였다. (2) PD수첩사건 2) 가. 사실관계 PD 수첩 방송에서, 미국산쇠고기수입협상의협상단대표및주무부처장관이미국산쇠고기의광우병위험성실태를제대로확인하지않고일을진행한것에대하여자질및공직수행의자세를비판하였고, 이에대하여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죄로기소되었다. 나. 판시내용대법원은피고인들의명예훼손범의가없는것으로판단하여무죄를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정부또는국가기관의정책결정이나업무수행 2) 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 도 17237 판결. 32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과관련된사항은항상국민의감시와비판의대상이되어야하는것이고, 이러한감시와비판은이를주요임무로하는언론보도의자유가충분히보장될때에비로소정상적으로수행될수있으며, 정부또는국가기관은형법상명예훼손죄의피해자가될수없으므로, 정부또는국가기관의정책결정또는업무수행과관련된사항을주된내용으로하는언론보도로인하여그정책결정이나업무수행에관여한공직자에대한사회적평가가다소저하될수있다고하더라도, 그보도의내용이공직자개인에대한악의적이거나심히경솔한공격으로서현저히상당성을잃은것으로평가되지않는한, 그보도로인하여곧바로공직자개인에대한명예훼손이된다고할수없다 고판시하면서, 피고인들에게피해자들의명예를훼손한다는점에대한인식이있었다고보기어렵다고판단하였다. (3) 전북도지사절도피해사건 3) 가. 사실관계전북도지사인원고가사택에서금품을도난당하였다고신고하였고이후범인이검거되었는데, 검거된범인은자신이금품뿐만아니라미화 12만불도훔쳤는데수사기관이이를은폐하였다는내용의진정서를한나라당에보냈고, 이후한나라당측에서범인을면담한후대변인인피고가 IMF 사태로나라가어려운상황에서 ( 당시시기는 1999 년도임 ) 전북도지사라는사람이미화를집에은닉하고있다는것은김대중정권의양심의실상이어떠하다는것을증명하는것으로도덕성이파괴된정권은국민앞에사건의진상을있는그대로밝히고국민의엄중한심판을밝혀야한다는내용의성명을발표하 였고, 이에대하여원고가피고에대하여명예훼손으로인한손해배상청구를하였다. 나. 판시내용대법원은원고의명예훼손주장을받아들이지않았다. 대법원은 공공적, 사회적의미를가진사안에관한표현의경우에는언론의자유에대한제한이완화되어야하고특히공직자의도덕성, 청렴성에대하여는국민과정당의감시기능이필요함에비추어볼때, 그점에관한의혹의제기는악의적이거나현저히상당성을잃은공격이아닌한쉽게책임을추궁해서는안된다. 정당대변인으로서의공식적인정치적논평의경우민주정치제도하에서는정당활동의자유가매우중요하고정당의정치적주장에는국민의지지를얻기위하여어느정도수사적인과장표현은용인될수있으므로정당대변인의정치적논평의위법성을판단함에있어서는이러한특수성을고려해야한다 라고판시하였다. 또한대법원은 국민적관심의대상이되면서정치적으로민감한사건의수사에있어서수사내용에대하여는보안이철저하게지켜짐으로써국민들의의구심을해소하기에아쉬움이있었던일이없지않았고바로이러한경우에정당이나언론의역할이필요함은우리의경험에서알수있고따라서진실규명을촉구하는수준을넘어단정적인주장을하였다고하더라도고위공직자의도덕성에관한공적사안에서정당대변인의정치적논평의경우는위법성을섣불리인정하여서는안된다 라고판시하였다. (4) 소결 3)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 다 64384 판결.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33
논문 헌법재판소와대법원도공인이나공적사안에대한표현에대하여는, 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의국민들이정치적의사형성과정에참여하여자기통치를실현할수있도록명예의보호와표현의자유라는두기본권의이익형량에있어서표현의자유를넓게보장해야한다는것이기본적인입장임을알수있다. 즉해당표현이일상적인수준으로허용되는과장의범위를넘어서는명백한허위사실로서개인에대한악의적이거나현저히상당성을잃은공격으로인정되는경우에만명예훼손으로처벌될수있다는입장이다. 위판시내용중 해당표현이일상적인수준으로허용되는과장의범위를넘어서는명백한허위사실로서개인에대한악의적이거나현저히상당성을잃은공격으로인정되는경우명예훼손으로처벌될수있다 는부분은미국의 현실적악의원칙 (actual malice rule) 과비슷하게느껴지나, 대법원판례는민사판결에서명시적으로수용을거절하였다. 현실적악의원칙 (actual malice rule) 은공직자에대한명예훼손의경우명예훼손발언내용이허위라는것및피고가허위임을알았다거나허위여부에대하여주의를전혀기울이지않았다는것이충족되어야명예훼손이성립하고위요소들을원고가입증하도록하는원칙으로, 대법원은 언론의특성상공직자의윤리및비위사실에관한보도에있어서는특별히보도의내용이허위임을알았거나이를무분별하게무시한경우에만상당한이유가없다고보아야할것이라거나상당한이유에대한입증책임을 피해자가부담해야할것이라는등의상고이유의주장은독자적인견해에불과하여받아들일수없다 라고판시하였다. 4) 이에대하여는한국과미국은명예관념, 5) 헌법상언론의자유의보장정도등이다르고, 미국의위법리는징벌적손해배상을배제하기위한것인데한국에는이와같은강력한민사제제가없다는점등을고려한판결이라는해석이있다. 6) 또한미국은민사소송절차법상증거개시제도에의하여피고가가진관련자료를원고가접근할수있으므로입증책임을원고에게부담지우더라도이를통하여원고가 현실적악의 를입증할수있는반면우리나라는피고가보유한자료의제출을강제할수있는방법이없어원고가입증하는것은불가능하다는견해도있다. 7) 그런데, 현행법체계는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진실한사실을적시한경우에도일단은모두명예훼손죄의구성요건에해당하도록규정하고있으므로판례는유무죄여부를판단하는과정에서대부분형법제310조의위법성조각사유인진실성및공익성요건에해당하여위법성이조각된다고판단하고있고예외적으로일부사안에서는명예훼손에대한범의를인정하기어렵다고판단하고있다. Ⅲ. 명예훼손죄에대한각국의입법례 1. 미국연방법상명예훼손을형사처벌하는법률은없고, 미시건주 8) 등일부소수의주를제외하고 4)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 다 24207 판결. 5) 즉우리나라는농경국가로서한지역에오래정주하는생활을하여왔고명분을중요시하는유교의영향등으로명예가극히중요한사회적가치를형성하는데비하여미국은이민자들이개척한국가답게명예와같은명분보다는실질을중시하는실용주의적사고방식이지배하고있다는설명도있다. [ 한위수, 공인에대한명예훼손의비교법적일고찰 - 현실적악의 원칙을중심으로 언론과법 창간호 ( 통권제 1 호 ), 2002., 179 180 면 ] 6) 조국, 사실적시명예훼손죄및모욕죄의재구성 형사정책 제 25 권제 3 호, 2013., 15 17 면. 7) 한위수, 주 2) 의글, 181 182 면. 34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명예훼손죄로형사상처벌하지않고있고단지민사상불법행위책임으로의율하고있다. 특히공직자와공인의공적사안과관련된경우에는표현의자유보호를위하여불법행위법상손해배상범위를크게제한한 현실적악의원칙 이확립되어있다. 9) 원래명예훼손에관한보통법 (common law) 은엄격책임원칙을취하여명예훼손행위에대하여다른형태의불법행위보다엄격한책임을지웠고, 미수정헌법제1조의표현의자유로보호받지못한다는입장에있었다. 그런데 1964년미연방대법원의 New York Times Co. v. Sulivan 판결 10) 에서 현실적악의원칙 을확립하였다. 위판결은킹목사가주도하는비폭력시위를제약한몽고메리시경찰국장에대한뉴욕타임즈기사가문제된것으로경찰국장이신문사를상대로명예훼손에의한불법행위책임민사소송을제기한사안이었다. 이사안에서공직자 (public official) 에대한명예훼손의경우종래피고가부담하던진실의증명책임을원고에게전환시켜명예훼손발언내용이허위라는것및피고가그것이허위임을알았다거나허위여부에대하여전혀주의를기울이지않았다는것을원고가입증하도록하는이른바 현실적악의원칙 (actual malice rule) 을수립함으로써보통법상의엄격책임원칙을근본적으로수정하여공직자에대한명예훼손이인정되는범위를축소시켰다. 그리고 Garrison v. Louisiana 판결 11) 에서 현실적악의원칙 은민사소송뿐만아니라형사소송에도그대로적용된 다고판시하였다. 이후연방대법원은방송국을경영하는피고가잡지판매상인원고가음란잡지를판매하다가경찰에체포되었다고보도하였으나나중에위잡지가음란물이아닌것이밝혀져명예훼손이문제된 Rosenbloom v. Metromedia 판결 12) 에서 현실적악의원칙 은공직자가아닌사인의경우에도 공공의이익 (public interest) 에관련되어있다면적용될수있다는 공공의이익 기준을제시하였다. 즉공공의중요한이익은관련자의행위, 행위의내용및효과, 중요성에있는것이지관련자가유명한사람인지여부에있는것이아니므로문제된표현이공공의관심사에관한것인이상이에관한모든토론이헌법상보호를받아야하므로피해자가공적인물인지사인인지에관계없이 현실적악의원칙 이적용되어야한다고판시하였다. 그러나이에대하여는어떻게보면모든인간사가공공의관심사가될수있는것이므로거의모든경우에위원칙을적용해야하는결과가될수있어지나치게언론의자유를보호하고개인의명예보호를등한시한다는비판을받았다. 13) 한편연방대법원은경찰관이 17세의한청년을쏘아죽인사건이발생하였는데인권변호사가청년의유족의대리인으로서경찰관을상대로손해배상청구소송을제기하자시사잡지사에서위인권변호사에대하여마르크스주의자동맹의간부이고공산주의자라고비방하는내용의글을게재하여명예훼손이문제가된 Gertz v. Robert Welch, Inc. 판결 14) 에서 공적인물 (public figure) 기준을확립하였다. 15) 즉 8) 예를들어미시건주형법 54 장 750.370 조에서 악의및고의로타인이범죄를저질렀다고비난하는경우등 - 악의적이고고의적으로말이나글, 신호또는다른방법으로타인이중죄또는경죄등범죄를저질렀다고비난하거나악명높은행위를하였다고비난하거나또는다른사람을비방하는행동을했다고비난하거나, 여성에대하여순결하지못하다도하는사람은경죄로처벌받는다 라고규정하고있다 ( 명예훼손실무연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 512 513 면참조 ). 9) 이희경, 정치인에대한명예훼손죄 - 비교법적고찰을중심으로 - 형사정책 제 21 권제 1 호, 2009., 141 142 면. 10) New York Times Co. v. Sulivan, 376 U.S. 254(1964). 11) Garrison v. Louisiana, 379 U.S. 64(1964). 12) Rosenbloom v. Metromedia, 403 U.S. 29(1971). 13) 한위수, 주 2) 의글, 153 154 면.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35
논문 공적인물은스스로의활동을통해공중의주시와비판의대상이될위험을어느정도감수하는사람들이지만사인은그렇지않으므로다른기준을적용해야한다는것으로명예훼손의인정기준을공공의관심사여부라는내용기준이아니라피해자가사인이냐공인이냐의기준으로하는것을확립하여언론자유의보장과사인의명예보호라는양이익의균형을꾀한것으로평가받는다. 16) 2. 독일독일형법은명예훼손행위에대하여비방죄및중상죄를의율하여처벌하고있다. 비방죄는제186 조에서 타인에대한관계에서타인을경멸하거나또는세평을저하시키기에적합한사실을주장하거나또는유포한자는이러한사실을증명할만한진실이아닌경우 처벌하고, 공연히또는문서반포를통해이루어진경우에는가중처벌한다. 또한중상죄는제187조에서 타인에대한관계에서확실한인식에반하여타인을경멸하거나또는세평을저하시키거나또는신용을위해하기에적합한허위의사실을주장하거나유포하는경우 처벌하고, 공연히또는문서반포를통해이루어진경우에는가중처벌한다. 17) 여기서적시된사실이 진실 임을증명하는것을객관적처벌조건으로보는것이독일의통 설이다. 18) 한편, 제188 조에서정치인에대한비방및중상죄를규정하여 정치인에대하여공연히, 집회에서또는문서의유포를통해공적생활에서피해자의지위와연관시키려는동기에의하여피해자를비방하고그행위가피해자의공적활동을현저히저해하기에적합한경우 처벌하고, 위행위가중상죄에해당하는경우가중처벌한다. 제188조가제정된연혁에대하여는급진파들이정적을비방하는것을투쟁방법으로내걸어거리에서의공격등사회혼란을초래한바이마르공화국에서와같은상황을막고자적시된사실이진실에부합하는지상관없이처벌함으로써정치인에대한명예보호를강화하게된것이라는설명이있다. 19) 여기서 정치인 의의미는어느정도기간동안국가, 헌법, 입법그리고행정의업무를다루는사람들을말하는것으로국가의일반적이고기본적인업무에해당하는기능을수행하는사람으로서실제정치부문에대하여중요한영향력을행사하는사람일것이요구된다. 대통령, 정부구성원, 국회의원, 정당간부등이여기에해당한다. 20) 한편진실입증과관련하여제190 조에서 주장또는유포한사실이범죄행위인경우피해자가그행위로인해유죄의확정판결을받는경우 에는진실의입증이있는것으로보고, 제193조에서 학문적, 예술적또는영업적업적에대한비 14) Gertz v. Robert Welch. Inc. 418 U.S. 323, 345(1974). 15) 이희경, 주 6) 의글, 141 142 면. 16) 한위수, 주 2) 의글, 154 155 면. 17) 명예훼손실무연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 514 518 면참조. 18) 이는명예를언론자유보다훨씬중하게여기는입장으로서개체문화, 열쇠문화의전통을지닌서구의법문화에기한것이고, 사이문화, 비열쇠문화인우리의전통및법문화에비추어표현의자유를명예보호보다중히여겨우리형법제 310 조는구성요건해당성조각사유로보는것이우리법의식에맞지않느냐는주장이존재한다. [ 김상호, 언론의명예훼손 비교형사법연구, 1999., 142 면 ( 이근우, 명예훼손죄의해석, 적용상의몇가지문제, 법학논총 제 25 권제 3 호, 2008., 150 면재인용 )] 19) 이희경, 주 6) 의글, 143 면. 20) 앞의글 143 면. 36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판, 권리의행사나방어또는정당한이익의주장등을목적으로하는비판적인의사표명, 상관의부하에대한징계및견책, 공무원의직무상지적및평가기타이에준하는경우 에는의사표명의형식이나의사표명이행해진상황에비추어모욕이인정되는경우에한하여처벌할수있도록규정하고있다. 제193조에대하여는위법성조각사유로보는것이독일의통설이다. 21) 그러나, 비록독일에서정치인에대한명예훼손에대하여적시된사실의진실여부와상관없이처벌하는규정을별도로둠으로써정치인의명예보호를강화하고있는것처럼보이나, 적시된사실이진실인경우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제193조의이익형량에있어서정치인의지위를고려하여표현의자유에우월적지위를인정하고있다. 즉가치저하적인평가에대하여스스로원인을제공한자는원칙적으로그의명예를저하시키는신랄한반격을인용해야한다는 반격의원칙 을인정한다. 정치적논쟁에참여함으로써공중의주의의대상이될자는보통정치적으로자신을방어할충분한기회를가지므로, 반대자가자기또는자기의삶의방식에대하여신랄하고평가절하적인비판을하여그의명예를훼손하더라도이를감수해야한다는것이다. 22) 또한독일연방법원은공직선거의후보자는상대후보자가명예훼손적발언을하더라도과거행적에의거해서그러한비난을한것이라면이를감수해야한다고판시하였다. 23) 후보자의공직적격성여부를판단하기위하여국민의알권리및표현의자유를중요시한것이다. 24) 3. 일본일본형법은우리형법과비슷한구조로제 230조에서 공연히사실을적시하여사람의명예를훼손한자는사실의유무와상관없이 형사처벌하고, 제230 조의2에서제230 조의행위가 공공의이해에관한사실에관하여그목적이오직공익을도모한다고인정하는경우 에는진실입증이있는경우이를벌하지아니하고, 제 230조의행위가공무원또는공선에의한공무원의후보자에관한사실에관계되는경우에는진실입증이있는경우이를벌하지아니한다고규정하고있다. 25) 일본학계에서는제230 조의2 의성격에대하여는처벌조각사유설, 위법성조각사유설, 구성요건해당성배제사유설이대립되어있다. 26) 공무원, 공직후보자의경우적시된사실이진실이라는점만입증되면, 공공의이해에관한사실 인지그리고 오직공익을도모하기위한것인지 에대한점은당연히인정되는것으로규정되어있는데, 이에대하여일본학계에서는공무원을선정, 파면하는것은국민의고유한권한이고공무원은국민전체의봉사자이므로공무원의행동은국민의감시하에두어야하고따라서공무원은그의자질과행동에대한국민의비판을감수해야한다고해석한다. 27) 한편문언상으로만해석하면공무원의순수한사생활에관한사실일지라도객관적진실에부합하면명예훼손죄로처벌할수없는것이되는데공무원에게도프라이버시권은인정되므로공무원으로서의자질, 능력과전혀관계가없는경 21) 김일수, 명예훼손죄를어떻게이해할것인가 안암법학, 1993., 306 면 ( 이근우, 주 15) 의글, 151 면재인용 ). 22) BVerfGE 12. 113. 129(1961). 23) BGHSt 12, 287. 24) 이희경, 주 6) 의글, 143 144 면. 25) 주 14) 의책, 521 522 면참조. 26) 이근우, 주 15) 의글, 151 면. 27) 이희경, 주 7) 의글, 145 면.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37
논문 우는해당되지않는다는것이일본다수설의태도이다. 28) 일본최고재판소도공무원인피해자에대한비판글을집필하면서신체적장애와결부시킨글을작성한사안에대하여, 공무와아무런관계가없는것 ( 신체적장애 ) 을집필, 게재한것은명예훼손죄에해당한다고판시하였다. 29) 4. 소결이와같이공인의공적영역에서의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하여헌법상기본권중표현의자유에절대적으로우위를두고있는미국뿐만아니라우리형법이그내용과형식을대부분계수받은일본, 독일모두표현의자유를넓게인정함으로써처벌을완화하고있는것을볼수있고, 특히일본과독일은별도의규정을둠으로써명확성및법적안정성을실현하고있는것을볼수있다. 독일의경우진실한사실을적시하여명예를훼손하는행위를처벌하지않으면서정치인에대한명예훼손에대하여는적시된사실의진실여부와무관하게처벌함으로써외견상으로는정치인즉공인의명예권을표현의자유보다우위에두는것이아닌가생각될수있지만, 통설에의하면위법성조각사유로인정되는제193 조에 공무원의직무상지적및평가기타이에준하는경우, 비판적인의사표명 등에대하여는불처벌하도록규정하고또한판례가정치인에대한명예훼손사안에대하여 반격의원칙 이론을도입하여사실상표현의자유를넓게인정하고처벌을완화하고있다. Ⅳ.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의비범죄화의당위성 1. 문제제기 국가형벌권의행사는국가권력의가장강력한힘을행사하는것으로대상자에게가장가혹한강제력에해당하므로형법으로규정할때는항상최소한행위에국한해야하고전체법질서속에서다른규범으로형법이보호하려는법익을보호할수있다면형법은그규범에양보해야한다는점을고려할때, 명예훼손의경우국가형벌권의힘을빌려훼손된명예를회복하는경우는아주드믈고공동체의도덕과윤리에의한규제와화해의작동원리로도충분히해결할수있다는점등을근거로명예훼손의비범죄화를주장하는견해가있다. 30) 그러나명예를사후적으로회복할수있느냐와상관없이인격권은헌법이보장하는중요한기본권이고, 정신적인차원의인격권도물질적인재산권이나생명권만큼중요한법익이므로허위사실을공표하여타인의명예를훼손하고인격권을침해하는것은형사처벌하는것이법감정에부합한다고생각된다. 또한, 사실적시명예훼손죄의경우헌법에근거한기본권인표현의자유, 알권리를침해할수있으나, 한편그사실이개인의프라이버시와관련된내용인경우표현의자유, 알권리에앞서서보호해야할필요성이있다. 그리고그개인은사인이든공인이든구별해서는안된다고생각된다. 특히명예를위한자살의관습이현재에도사라지지않고있는우리나라의경우사회적존재로서의인간을대표하는명예는 생명, 신체의완전성, 자유 보다열등한위치에있 28) 앞의글, 145 146 면. 29) 日最判, 1953. 12. 15.( 刑集 7 卷 12 號 2436 面 ). 30) 최관호, 표현의자유에대한형사법적규제의법리와그대안 민주법학 제 50 호, 2012., 434 면. 38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는것이아니라그것과동등한정도의의미가있다고도해석할수있다. 31) 사회적약자인사인이사회적강자인언론에의하여명예훼손을당한경우, 영미법국가가갖고있는강력한민사제제인징벌적손해배상제도가구비되어있지않은상황에서국가형벌권의도움을받을수있는길을남겨두어야한다는주장도있다. 32) 그러나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되어진실에부합한사실을공표하는경우이를명예훼손죄로처벌하는것이타당한지는다른문제이다. 미국, 독일, 일본등다른나라의입법례를보아도이경우다른종류의명예훼손행위와는분명히차별적으로형사처벌여부를검토하고있는것을알수있다. 물론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되어진실에부합하는사실을공표한경우에는형법제310조의위법성조각요건중공익성요건을완화하여해석하는것으로정치인에대한명예훼손죄의성립범위를제한하자는주장도있다. 33) 그렇지만아래후술하는바와같이현행법체계및판례의태도와같이일단은명예훼손죄의구성요건에해당하는범죄행위로의율하고다만그다음단계로서위법성이조각되는사유인공익성, 진실성을검토하는것은타당하지않다고생각된다. 2. 비판적검토 (1) 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의부존재우리형법은형사처벌대상이되는범죄로의율해서는안되는행위에대하여범죄로의율하고있다는데문제가있다. 즉위법성을조각하는것으로불처벌하는것은일단은당해행위를 불법성을내포하고있는범죄구성요건에해당한다고판단하는전제가깔려있기때문이다. 어떤행위를범죄로규정하여형벌에의하여처벌할것인지는그행위가형벌을부과할만한수위에이른불법성을가져야하며그것은사회적유해성내지법익침해의반사회성을의미한다. 사회적유해성은사회공동생활의존립과기능을현저히침해하는것으로단순히도덕이나윤리를강제해서는안된다. 34) 그리고사회성유해성내지법익침해의반사회성을판단하는데있어서각나라및사회마다다양한역사와관습, 국민성, 고유한법감정이영향을미치므로각국의형법내용이완전히동일할수는없겠지만형법이사회의기본적이고중요한가치를보호하기위한최후의가혹한수단이라는측면에서인류보편적인관점에서판단하는것이타당하다. 살인, 상해, 강도, 강간등과같은행위는반윤리적행위로서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를명백히가지므로당연히범죄로인정된다. 그런데특정행위가윤리, 도덕에반한다고보기어렵지만국가안보, 시장경제질서등중요한법익을침해할위험성즉사회적유해성이있는경우불법성을인정하여범죄로규정될수있고, 실제특별형법을포함한일부형법상범죄가그러하다. 명예훼손행위는그자체가반윤리적, 반도덕적행위라고보기는어렵지만, 인격권이라는헌법상기본권내지법익을침해할위험성이크므로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를인정하여범죄로규정하고있는것이다. 사회적존재인인간은필연적으로다른사회구성원들과함께살아가야하는데그가운데서도개인의가족관계, 31) 이근우, 주 15) 의글, 133 면. 32) 조국, 주 3) 의글, 24 면. 33) 이희경주 7) 의글, 150 면. 34) 이재상 / 장영민 / 강동범, 형법각론, 박영사, 2017., 72 면.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39
논문 부부관계등은밀한내적영역에대하여는프라이버시권리를보호받을필요가있고, 또한편으로는사회구성원으로서살아가면서자기나름의노력으로구축한평판, 지위등을침해받지않고존엄성을보호받을필요가있기때문이다. 그런데공인이수행하는업무와관련하여완전히허무맹랑한허위사실이아닌의혹을제기한다거나진실한사실을알리는것은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가인정되지않는다. 공인이수행하는업무와관련된것으로허위사실이아닌사실은국민의알권리의대상으로이를불특정다수인에게알리는것은국민의당연한권리이자의무이다. 공인이수행하는업무와관련되어불특정다수인에게유포된사실로인하여결과적으로공인이그의명예에타격을입고인격권을침해받을수있다하더라도이는당연히감수해야하는기본권의제한영역이다. 우리판례가정부, 국가기관은정책결정이나업무수행과관련하여항상국민의감시와비판의대상이되어야하므로명예훼손죄의피해자가될수없다고판단한것에는이외같은생각이깔려있는것이다. 이와관련하여진실한사실을전달하거나주장하는것은사회생활의정상적표현형식으로그자체가반가치적요소를포함하지않고따라서이를형법의금지영역으로가져오기위하여는보호하려는법익이중대한법익이어야하고그러한행위를형법으로금지하지않으면해당법익을보호하기어려운특단의사정이존재해야하는데진실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은이에해당하지않는다는견해를참고할만하다. 35) 이는비록진실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죄자체를폐지해야한다는견해이기는하나그논거가그대로적용될수있을것이다. (2) 헌법상비례의원칙위반한편백번양보하여공인의명예권보호를중시하여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진실한사실을공표하는것에대하여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를인정한다하더라도범죄로규율함으로써보호하려는법익과이로써제한되는법익간균형을고려할때이는타당하지않다. 표현의자유, 알권리와개인의인격권이라는기본권이충돌하는경우헌법재판소및대법원판례는헌법의통일성을유지하기위하여기본적으로구체적사안에서의사정을종합적으로고려한이익형량과함께양기본권이최대한기능과효력을발휘할수있도록실제적조화를꾀하는해석을통하여해결해야한다고설시하고있다. 36) 특히헌법제21조제4항은언론 출판은타인의명예나권리를침해하여서는안된다고규정하고있다. 이러한이익형량의원칙, 비례의원칙과관련하여사실적시명예훼손죄의위헌성을논하는견해가있는데참고할만하다. 물론이견해는대상자가사인인지공인인지, 공인의사적영역에대한것인지공적영역에대한것인지불문하고위헌이라고주장하여완전히찬동하기는어려우나위헌으로이끌어내는논리구조에찬동한다. 이견해에의하면, 어떠한법익을보호하기위하여형법에범죄로규정하여형사처벌하는경우그것이헌법의비례의원칙에반하지않아야한다고주장한다. 명예훼손죄의보호법익에대하여는절대적인다수설이외부적명예설, 37) 즉인격적가치에대한사회적평가를의미하는외부적명예가명예훼손죄의보호법익이라고한다. 그런데명예훼손죄처벌규정의목적의정당성과관련하여사람에대한사회적평가중그 35) 김성돈, 진실적시명예훼손죄폐지론 형사정책연구 제 27 권제 4 호, 2016., 102 면. 36) 헌법재판소 2011. 12. 29. 2010 헌마 293 결정,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 다 38288 전합판결등다수. 37) 이재상 / 장영민 / 강동범, 주 31) 의책, 184 면. 40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사람의진정한가치보다부풀려진허위의평가는형법으로보호할가치가없다고한다. 또한설사목적의정당성을인정한다할지라도형벌이필요최소한의수단인지여부와관련하여명예훼손행위에대하여민사적구제방법만으로마련하는것을넘어범죄로처벌하는것은표현의자유를최대로제한하는것이고, 따라서명예권내지인격권과알권리, 표현의자유의이익형량이필요한데허위의평가와관련된명예권보다는진실의표현이더중요한가치이므로결국비례성의원칙에반하여위헌이라는것이다. 즉형벌로써보호하고자하는피해자의이익보다형벌로인해침해되는범죄자내지일반인의이익이현저하게클경우에는비범죄화를선택하는것이바람직하다고주장한다. 38) 또한이견해에의하면비록형법제310조에서위법성조각사유를규정하고있더라도구성요건에해당하지않는것과구성요건에해당하되위법성이조각되는것은차원이다른문제로서구성요건에해당한다는점을인식하면서위법성이조각될것을기대하여담대히진실을적시할것을국민들에게요구하는것은어렵다고주장한다. 법률전문가인검사를상대로치열한법정공방을벌일용기가부족한시민은진실의표현을포기할수밖에없으므로결국진실의표현을강력하게제한한다는것이다. 39) 뿐만아니라, 공인의공적영역에관련된진실한사실을공표하는것을보호하는것은단순히국민들개개인의법익인표현의자유, 알권리에그치지않는다. 이는나아가표현의자유및알권리가궁극적으로지향하는자유민주주의국가질서유지라는사회적, 국가적법익을 포함한다. 정치인등공인들이상호간빈번한명예훼손고소 고발또는맞고소 고발사건을보면실제명예가훼손되는피해를입었다고판단하여처벌을호소하는것이목적이아니라명예훼손죄를앞세워수사기관및사법기관을자신들의정쟁의장으로이용하려는불순한의도를적지않게목격할수있다. 40) 대부분의정치인들이형사고소를하지않으면, 위의혹에대하여기정사실로인정하는것으로국민들에게비춰질것으로판단하고있고, 이후수사기관및사법기관의판단에대하여정치적관점에서비판하고이를정쟁의도구로사용하는일이적지않다. 물론공인들이상대방에대하여허위의사실을유포하여바른여론형성및정치적의사결정의자유를침해하는것은분명사회질서유지를위태하게하는것이므로마땅히수사기관및사법기관은사건의실체를정확히밝혀법과원칙에따라엄중하게처리해야할의무가있다. 그러나공인의공적업무와관련된객관적으로진실인사실에대하여또는상당히설득력있는근거가뒷받침된사실이공론화되는것에대하여수사기관및사법기관이개입하는것은형법의보충성원칙에반하고, 오히려공론화를통하여공인의공적업무를견제하고발전된방향으로나아갈수있도록해야한다. Ⅴ. 공인의범주설정과관련된검토 1. 문제제기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되어진실한사실을 38) 김준호, 형법제 307 조제 1 항의비범죄화에관한소고 공익과인권 제 4 권제 2 호, 2007., 103 120 면. 39) 김준호, 앞의글, 121 123 면. 40) 미국의주에서명예훼손처벌조항이위헌처분되거나주의회에서자발적으로폐지된이유가 1920 년부터 1956 년사이의형사상명예훼손사건의 1/2 정도가정치적으로유력한자가자신의권위를유지하기위하여제기한것과관련되어있다고한다 ( 최관호, 주 27) 의글, 429 430 면 ).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41
논문 공표하는경우에는설령결과적으로공인의명예를훼손할수있을지라도명예훼손죄로의율하지않고비범죄화해야한다고할때, 과연그공인의범주를어떻게설정해야하는지는매우중요한문제이다. 전술한바와같이대법원판례나헌법재판소결정례는명예훼손죄여부를검토하는데있어서피해자가공인의경우사인과달리판단해야한다고는설시하고는있으나공인과사인을구별하는기준에대하여는명확히판시하고있지않은상황이다. 2. 판례의태도전술한바와같이 PD수첩사건에서정부또는국가기관의정책결정이나업무수행과관련된사항은항상국민의감시와비판의대상이되어야하는것이고, 이러한감시와비판은이를주요임무로하는언론보도의자유가충분히보장될때에비로소정상적으로수행될수있다는점에서, 정부또는국가기관은형법상명예훼손죄의피해자가될수없다고하였다. 한편하급심판례는공무원이라고하여모두공인의지위에있다고할수없고공무원으로서국가의정책방향을정하는지위에있다거나선거직에종사하여그활동이일정지역사회나국가적인관심사에해당하는등사유가있어그활동상황을사회에알릴필요가있다는점이인정되어야공인의지위에있다고판시하였고, 41) 또한개인이관계하는사회적활동의성질이나이를통하여사회에미치는영향력의정도등의여하에따라사회적활동에대한비판내지평 가의한자료가될수있다고판시한바있다. 42) 판례상공인으로인정된예는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도의회의원, 유명한핵물리학자 ( 이휘소 ), 대기업회장 ( 김우중 ), TV뉴스앵커경력이있는방송사국제부차장인중견언론인등이다. 43) 3. 미국의공인이론전술한바와같이미국은 1964년미연방대법원의 New York Times Co. v. Sulivan 판결에서 현실적악의원칙 (actual malice rule) 을도입하였는데, 그당시적용되는대상은공직자였다. 공직자의개념에대하여미연방대법원은 정부조직상의공무원중정부의행동에대하여실질적인책임또는통제권이있거나공중에게그러하다고보여지는사람 이라고설시하였다. 44) 이후미연방대법원은공직자뿐만아니라정책결정에대하여사회적으로큰영향력을가진인물인 공적인물 에대하여도자유로운비판이행해질필요가있다는점에서 현실적악의원칙 이적용되어야한다고판시하였다. 45) 그리고공적인물에대하여는전면적공적인물과제한적공적인물로나누어전자의경우는그와관계된사람들의다수가이름을알고있고그의활동을그집단의사람들이관심을가지고지켜보며그의의견이나행위가그집단사람들이의사결정을하는과정에서고려될것이합리적으로기대되는사람을의미한다고판시하였다. 46) 한편후자에대하여는특정한공적논쟁의결정에영향을미치기위하여그논쟁의전면에자발적으로나선자를의미한다고판시하 41) 윤상민, 형법상정치인의명예보호 법학연구 제 29 권제 3 호, 한국법학회, 2013., 127 면 ( 서울지법 2000. 8. 23. 선고 99 가합 30768 판결 ). 42) 한위수, 주 2) 의글, 177 면 ( 대법원 1996. 4. 12. 선고 94 도 3309 판결 ). 43) 앞의글, 177 178 면. 44) 앞의글, 158 159 면 [Rosenblatt v. Baer, 383 U.S. 75, 85(1966)]. 45) Curtis Publishing Co. v. Butts, 388 U.S. 130(1967). 46) Harris v.tomczak, 94 F.R.D. 687, 700-701, 8 Media L. Rep. 2145(E.D.Cal.1982). 42 인권과정의 Vol. 466
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적시명예훼손죄에대한비판적검토 였다. 47) 즉자발적으로공적논쟁에나섬으로서비판적인보도와논평의대상이될수있는위험을감수한다는것을전제하고있다는점에서 현실적악의원칙 의적용을받아야한다는것이다. 판례가제한적공적인물로인정한예로는사회학교수, 민권운동가, 자유기고가, 의료보험논쟁에참여한의사등이다. 48) 4. 검토법무부훈령인 인권보호를위한수사공보준칙 제17조제2항에서공적인물에대하여정의하고있는데, 그에따르면일정범위의고위공직자, 정당대표및최고위원등이에준하는정치인, 일정범위의공공기관의장, 일정범위의금융기관의장, 자산총액 1조원이상의기업의대표이사의경우전현직을불문하고공적인물로열거하고있다. 우리판례의태도가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표현에대하여는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의국민들이정치적의사형성과정에참여하여자기통치를실현할수있도록하기위하여표현의자유를넓게인정하고있음은앞에서본바와같다. 이와같이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표현을특별히취급하는이유가위와같은점에근거한다면 공인 도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및표현과관련된사람이어야한다. 즉공무원이라고모든공무원이포함되는것이아니고어느정도의직급이상의공무원이포함된다고볼것이고, 반대로공무원이아니더라도그직책이국가에영향을미치는정도에따라공인으로인정되어야할것이다. 이와관련하여서는 인권보호를위한수사준칙 에열거된공적인물의범위를참고할만하다고판단된다. 또한원칙적으로는그사람의업무와직책에비추어공인이라고보기어려우나, 미국의공인이론에서제시하고있는 제한적공적인물 과같이본인이스스로공적논쟁에나섬으로써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에영향력을미치는경우에는공인으로보아그에대한국민들의표현의자유및알권리를보장해주어야한다. 위와같은사람은이미자신이정치적논쟁에뛰어드면서자신이비판과논평의대상이될수있다는것을암묵적으로승인내지감수한것이라고보아야하기때문이다. 이와관련되어독일판례가제193조의이익형량에있어서가치저하적인평가에대하여스스로원인을제공한자는원칙적으로그의명예를저하시키는신랄한반격을인용해야한다는 반격의원칙 을인정하고있는것을참고할만하다고생각된다. 즉이원칙에의하면정치적논쟁에참여함으로써공중의주의의대상이될자는보통정치적으로자신을방어할충분한기회를가지므로, 반대자가자기또는자기의삶의방식에대하여신랄하고평가절하적인비판을하여그의명예를훼손하더라도이를감수해야한다는것으로 제한적공적인물 의범주를설정하는일응의기준이될수있을것같다. Ⅵ. 결론사람의명예는인간의존엄성에기초한것으로사회적존재인사람이인간답고행복하게살아가기위해서보호되어야하는중요한법익이다. 따라서국가, 인종에상관없이명예를훼손하는행위에대하여는민사적이나형사적으로제재를가하고있다. 그러나한편으로국민이국가의주인인민주주의사회에서공적인영역 47) Gertz v. Robert Welch. Inc. 418 U.S. 323, 345(1974). 48) 한위수, 주 2) 의글, 160 161 면. 인권과정의 2017 년 6 월 43
논문 에대하여목소리를낼수있는자유즉표현의자유및알권리는국가의존립과관련된매우중차대한법익이다. 공인이수행하는업무와관련하여완전히허무맹랑한허위사실이아닌의혹을제기한다거나진실한사실을알리는것은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가인정되지않는다. 공적인인물의업무수행등공적영역과관련되어객관적인사실을사회에알리고건설적인토론과비판을촉구하는것은국민의당연한권리이자의무이다. 공인으로서의지위에올랐거나공적인논쟁을자발적으로불러일으킨사람은자신의행동에책임을지고부수적으로수반되는명예훼손결과에대하여는감수하는것이마땅하다. 백번양보하여공인의명예권보호를중시하여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진실한사실을공표하는것에대하여행위반가치및결과반가치를인정한다하더라도형법상범죄로규율함으로써보호하려는법익과이로써제한되는법익이충돌하는경우헌법의비례의원칙에반하지않아야하는데허위의평가와관련된명예권보다공적영역에대한진실의표현이더중요한가치이므로명예훼손죄로처벌하는것은위헌적이다. 따라서공인의공적영역과관련된사실을적시하여명예훼손여부가문제되는행위에대하여는비범죄화하는것을형법에명확히규정하는방향으로입법화할필요가있다. 다른나라 의경우를보더라도미국은판례의공인이론을통하여, 일본및독일은공인에대한명예훼손죄의경우불처벌의특례를별도로규정하는방법을통하여공적영역에대한국민의알권리및표현의자유를넓게보호하고있다. 다만공인의범주를어떻게설정한것인지가문제되는데, 우리판례가명예훼손죄의위법성조각사유를판단하는데있어서적시하고있는공인의개념이명확하지않은상황이다. 공인의공적영역에대한진실한사실을적극적으로표명할수있도록하고자하는취지를생각해볼때공인은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및표현과관련된사람이어야하고, 그것은그지위및업무에따라판단해야하고예외적으로본인이스스로공적논쟁에나섬으로써국민들의정치적의사형성에영향력을미치는경우공인으로간주해야할것이다. 주제어 : 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 공적인물의공적영역, 표현의자유, 불법성, 비례의원칙 Keywords : defamation through true facts, the public domain of public figures, the freedom of expression, illegality, the principle of proportionality 44 인권과정의 Vol. 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