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호 pp.93~100 한국노동연구원 프랑스의 2010년 연금 개혁의 원인과 사후 경과 International Labor Trends 국제노동동향 ③ - 프랑스 양승엽 (프랑스 낭트대학교 법과사회변화연구소 부연구원) 머리말 프랑스의 2010년 연금개혁의 여파는 멀리 한국에까지 이르러 많은 뉴스를 낳았다. 그러나 한국 의 언론들은 프랑스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노동단체와 학생들의 시위 및 연금개혁의 개괄적인 내용만을 다루었을 뿐 프랑스가 연금개혁을 시도하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분석이 없었다. 연금개혁의 이유로 꼽는 재정적자는 그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는 어떤 원인의 중간 결과 라고 보아야 한다. 즉 재정적자를 발생하게 한 원인이 바로 프랑스가 연금 체계를 개혁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이며 그것은 시대적 상황과 밀접히 맞물려 있다. 이에 먼저 프랑스 연금개혁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간략히 언급하고 주 내용으로 연금개혁의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 후 기존 논의 (2010년 9월) 이후의 입법 경과를 덧붙이고자 한다.1) 연금개혁의 내용 퇴직연금개혁의 원인에 대하여 알아보기 전에 먼저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연금개혁의 내용에 1) 2010년 9월 이전의 연금개혁의 내용과 프랑스 연금제도의 개괄에 대해서는 손영우, 프랑스의 퇴직연금 제도개혁과 퇴직연령 연장, 국제노동브리프, 2010년 10월 참조. >> _93
대해서간략히살펴보면다음과같다. 가장중요한내용은정년연장이다. 즉법정정년 ( 퇴직연금수령연령 ) 을 60세에서 62세로늘리는것과퇴직연금완전액수령연령 2) 을 65세에서 67세로연장하는것이다. 세부적인내용으로는 62세정년과 67세수령이부적합한근로자를위한보완책을들수있는데첫째, 조기취업자를위한배려로 18세이전부터일을한근로자에게는필요납부기한에서 2년을초과할경우 62세가아니더라도 58~60세에서연금을받을수있도록하였다. 둘째로는장애를입은근로자가오랫동안일을하는것은부적합하므로신체상해율이 20% 이상인경우에는기존대로 60세에퇴직할수있게하였으며신체상해율이 10~20% 일경우에는판정위원회의결정에따라인정된다. 그리고공무원과일반사업장근로자와의차별을없애기위해향후 10년동안점진적으로공무원의보험료율을 7.85% 에서 10.55% 까지올리고특정영역의공무원의정년을 2년상향한다. 또한공무원퇴직연금에대한재정보조를중단한다. 그외재정수입을늘리기위한방법으로필요납부기한의연장, 소득세등조세율인상, 2020년부터사용하도록되어있는퇴직기금의조기사용을가능토록하였다. 각정당과노동단체의반대의견 프랑스의야당과사회단체들도퇴직연금의개혁자체에대해서는반론이없다. 다만그방법상 정년연장에대해서는반대를한다. 프랑스의주요노조들 3) 은정년연장이오히려남성과여성, 그리고사무직과생산직간의차별을 2) 가입분기부족감액면제수급연령 이라고도하나 ( 위손영우기사참조 ) 이해의편의상의역을함. 3) 프랑스의주요노조는 CGT( 프랑스노동총동맹 ), CFDT( 프랑스민주노동총동맹 ), FO( 프랑스노동자의힘 ), CFTC( 프랑스기독교노동총동맹 ), CNT( 노동전국동맹 ), FSU( 단일노동연맹 ) 등이있다. 아래의주요논거는 CGT의주장을중심으로간추림. CGT의주장에대해서는 http://www.cgt.fr/-lareforme-des-retraites-2010-.html 참조. 94_ 2011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심화시켜사회연대를해칠것이라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여성과경우육아등으로필요납부기간을남성보다채우지못하는경우가많은데완전연금액을받는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늘린다는것은여성에게더많은희생을요구한다는것이다. 그리고생산직근로자가사무직근로자보다잔여수명이짧기때문에연금수령연령을늦춘다는것은생산직근로자가전체적으로받는연금수령액이줄어든다는점에서도불공평하다고한다. 야당인사회당또한이러한주장에동조하는바또한본정년연장은 2018년까지의예상되는적자를해소하기위함인데그이후에는대안이없다는점을비판한다. 그리고재정적자해소를위한방법으로은행에부과하는기업세와스톡옵션등자산수입에대한증세, 그리고보험료의단계적인인상을주장한다 4). 연금개혁의원인 프랑스연금개혁의원인은잘알려졌다시피바로미래에닥칠천문학적인액수의재정적자때문이다. 현재 2010년의연금재정의적자액은 320억유로에달하는데앞으로도생산가능인구의증가보다퇴직자의증가가훨씬빠르기때문에재정적자는점차늘어날것으로전망된다. 퇴직연금정책위원회 (COR) 는 2030년에는재정적자액이 700억유로에달할것이고 2050년에는 1,020억유로에달할것으로예상한다. 이것은연금총액의 17% 에해당한다. 2008년에발생한세계경제위기는각종연금체계의재정수입을고려해볼때이러한재정적자를더욱가속화할것으로전망된다. 들어올돈보다나갈돈이많은이상황에대해서보다근본적인원인을생각한다면먼저프랑스의퇴직연금이적립식이아닌세대별부양방식이라는것을고려해야한다. 따라서재정적자의결과를알고자한다면프랑스의세대별구성이어떻게되어있는지를알아야한다. 4) 사회당의주요주장에대해서는 http://www.parti-socialiste.fr/retraites 참조. >> _95
5) 1960년에는생산가능인구 4인이퇴직자 1인을부양하면되었다. 그러나현재는 1.8인의생산가능인구가퇴직자 1인을부양하여야한다. 더군다나퇴직연금정책위원회 (COR) 의예상에의하면 2050년에는생산가능인구 1.2인이퇴직자 1인을부양하여야한다. 즉사실상생산가능인구 1인이퇴직자 1인을짊어져야하는것이다. 프랑스의출산율이유럽에서도비교적높은편임에도불구하고이러한감소는심각한연금체계자체를위협하고있다. 재정적자가 320억유로에달한다는것은퇴직자 10인중 1인은자금이조달되지못하고있다는것을증명한다. 출산율이그리낮지않는다는것을감안하면이렇게퇴직자를부양하는생산가능인구의비율이감소한다는것은역시퇴직자의수가늘어나고그들이오래산다는것을의미한다. [ 그림 1] 생산가능인구 / 퇴직자비율 [ 그림 2 ] 퇴직연금재정적자예상 ( 단위 : 10 억 (milliard)c=) 퇴직자 분담자 먼저퇴직자의수가급격히늘어나고있는것은베이비붐세대의대량퇴직과연관되어있다. 5) 이하의그래프는 http://www.retraites2010.fr 자료참조. 96_ 2011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2006년도부터 1946년이후의베이비붐세대가대량으로퇴직하기시작하였는데베이비붐세대는이전세대의 1/3을차지할정도로다수이며매년 28만명의베이비붐세대퇴직자들에게보충연금을지불해야하는상황이다. 더군다나이러한베이비붐세대의퇴직이실업률감소에는별영향을미치지못해현재생산활동세대의수를늘리지못하는것도비관적이다. 아래의 [ 그림 3] 은 2006년부터 2050년대까지베이비붐세대의대량퇴직으로생산가능인구 / 퇴직자비율이급격히떨어짐을보여준다. [ 그림 3] 퇴직자 1 인당생산가능인구의비율변화 재정적자의증가는퇴직자의수가증가함과동시에그들이오랫동안연금을받는다는것과도연관되어있다. 이는프랑스의퇴직자들이오래살고빨리연금을받기때문이다. 먼저예상수명의증가는무엇보다의료가발달하여질병치료와예방의성과를높였기때문이며특히심혈관계질환과암의치료및예방이퇴직고령자들의건강을획기적으로증진하였다. 국립통계경제연구소 (INSEE) 에따르면해마다평균수명이 2~3개월씩늘어나고있어현재는남성은 77세까지, 여성은 84세까지기대수명이늘어났다. 이는 1950년의경우평균수명이 66세인 >> _97
것과확연히비교되는데이러한평균수명연장은시간이갈수록강화될것으로보인다. 예를들어십년전까지는 100세이상의노인은매우드물었지만앞으로 100세이상의노인은 2015년에는 1만 8,000명, 2050년에는 6만명이될것으로추산된다. 더불어프랑스는다른유럽국가에비해퇴직정년이빠른편이다. 2010년 EU국가들의평균정년이 61.2세인반면프랑스는 59.4세였다. 현재의법정정년 60세는 EU 15개국가중신생가입국을제외하고가장낮은것으로나타났다. 이러한상대적인조기퇴직이재정적자에악영향을미치는것은당연하다. [ 그림 4] 60 세일때성별잔여수명 여성남성전체 입법과정 6) 입법의기점은 2010 년 4 월의퇴직연금정책위원회 (COR) 의보고서였다. 이보고서는위에서언급 한바와같이퇴직연금의막대한재정적자를예상하였고이에대한대책을촉구하였다. 이에동년 6) 입법경과과정에대해서는 http://www.assemblee-nationale.fr ( 하원홈페이지 ) 와 http://www.senat. fr/ ( 상원홈페이지 ) 참조 98_ 2011 년 2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5월노동과사회연대및공공서비스부장관인에릭뵈트 (Eric Woerth) 가사회단체들에게연금개혁안을위한사회적대화를제의하였다. 정부의개혁안이정년연장이라는것이알려지자노동단체와학생들은격렬히반대하였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입법은순조롭게진행되었다. 7월 13일국무회의를통과한연금개혁안은하원에제출되어동월 22일하원의사회분과위원회에서채택되었고 9월 7일에본회의에회부되었다. 격렬한시위도중에연금개혁안은 9월 15일에는하원본회의를통과하였고동월 9월 29일상원사회분과위원회를통과하였는데상원에서는추가보완책으로장애를가진근로자와석면피해근로자, 그리고노령실직자에대한방안이논의되었다. 10월 7일에정부는 2개의보충안을상원에제출하였는데먼저육아로인해일을하지못한부모가연금납부기한을채우지못해상대적으로차별을받는다는지적에대해보충안은 1955년생이전의부모중 3명이상의자녀를둔경우에는 67세가아닌기존의 65세에연금완전액을수령할수있도록유지하였다. 단이경우에도부모는최소납부기간을준수하여야한다. 그리고자녀는친생자와입양자를불문한다. 또다른보충안으로장애아를둔부모의경우는최소납부기간에제한없이 65세에연금완전액을수령할수있다. 보충안을포함한최종적인연금개혁법안이 10월 26일상원을통과하고동월 27일다시하원을통과하였다. 그후헌법위원회는연금개혁법안이프랑스헌법에합치된다는의견을공표하였는데위법안이잔여수명이늘어난것을고려할때필요하고공적영역과사적영역의퇴직자간의이익을조절하고퇴직연금체계의발전에기여한다는점을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2010년 11월 10일사르코지대통령의서명과관보게재로법이실행되었다. 맺음말 야당및사회단체의주장대로현프랑스정부의연금개혁방안이한계를가지는것은분명하다. 그러나연금수령액을낮추거나보험료및조세를증가하는것은구매력을약화시키고경기를하향시킬수있다는점에서정년연장이라는방법이타당하다는프랑스정부의주장은어느정도설득력이있어보인다. >> _99
우리나라와비교하자면우리나라또한국민연금재정고갈에대한국민들의우려가높다. 몇년전에국민연금이고갈되어연금을수령하지못하게될것이라는괴담이돈것이대표적이다. 이러한괴담이기우인것은확실하지만우리역시연금재정적자의고민에서자유로울수없고, 그원인또한프랑스와마찬가지로우리사회가외국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빠른고령화라는점에서동일하다. 우리나라의경우이미국민연금의노령연금수령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상향하였다. 국민연금법부칙제8조은현재의노령연금수령연령은만 60세이지만 2013년부터는 5년마다 1세씩연장하여 2033년부터는 65세부터지급받을수있도록하였다. 우리는프랑스와는달리큰사회적저항이없었다고볼수있지만역으로이에대한국민들과의토론과합의가다소부족하였다고도여겨진다. 그리고생각해야봐야할점은프랑스의정년연장이일시미봉적인대책이라는비판을받듯이우리또한단순한수령연령의연장만으로는그한계를가질수밖에없다. 따라서프랑스의각정당과사회단체의노력과같이우리또한근본적인해결책을연구하기위한노력을경주하여야할것이다. 100_ 2011 년 2 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