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년 10 월호 pp.63~70 c 한국노동연구원 독일노동시장의취약화추세와최근의개혁논의들 International Labor Trends 국제노동동향 2 - 독일 박명준 ( 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강사 ) 머리말 독일노동시장의취약화 (Prekarisierung) 추세가확산되고있다. 노동시장의 취약화 라함은소위비정규고용 (Atypische Beschaeftigung) 으로불리는고용형태들이종래의풀타임정규직고용형태를대체하며확산되는것을의미한다. 여기에는대체로기간제고용 (Befristung), 파견근로 (Leiharbeit), 경미고용 (Geringfuerige Arbeit) 그리고유사자영업 (Schein-selbststaendigkeit) 등의범주의고용형태들이속한다. 이들은원래 1990년대이후독일노동시장에서점차적으로확산되어오다가대체로 2003년 < 아젠다2010> 혹은 하르츠개혁 의이름하에서이루어진노동시장제도의새로운개혁이후확산과공고화의과정을겪어왔다. 이러한형태의고용의기능에대해서는크게두가지의상반된조명이존재한다. 하나는그것이여러가지면에서종래정규직중심의노동자들의사회적시민권의약화를가져온것에대한비판적인지적이다. 다른하나는그것을통하여독일의경직된노동시장체제와그것으로인한악성고실업의문제가해결되고있다는점에대한긍정적인해석이다. 비정규고용이하나의전형성을확립해가고있는작금의상황에서그에대한이러한대조적인입장들을반영한정책들의도입이역동적으로전개되어오고있는상황이다. 이글의본문은크게두부분으로구성된다. 우선독일노동시장의전반적인상황을실업과비정규직의변동양상을중심으로해서살펴본다. 이어서, 대표적인취약고용형태인기간제, 파견근로그리고미니잡의세가지고용형태들에초점을맞추어, 계속된개혁과문제점보완을 >> _63
위한정책적논의가관련주체들을중심으로어떻게전개되어오고있는지개관해본다. 독일노동시장의변모 : 실업률의저하와비정규직의증가 실업률의저하추세 최근독일노동시장의상황은피상적으로고용의양적수준의측면에서큰호조를띠고있다. 올가을을거치면서실업자수는지난 20년새최저점에이를전망이다. 구체적으로연방노동에이전시 (BA) 에따르면, 지난 8월한달동안실업자수는약 5천명가량이증가하여 9월초현재총 294만 5천명수준을보이고있다. 이는여름휴가가지난 10월과 11월에이르러약 270 만명대로다시떨어질전망이다. 이러한독일의상황은실업률의값으로따졌을때대략 7% 정도에이르는것이다. 이는유럽연합 27개국가운데가장낮은수준에속한다. 가장실업률이높은나라인스페인 (21.2%) 과큰대조를보인다. 특히 8월의실업률이 3백만명밑으로떨어진경우는지난 19년만에처음이다. 부문별로는상대적으로소매업 (Einzelhandel) 의고용상태가가장양호하다. 1) 비정규화의추세 켈러와자이퍼트 (Keller/Seifert 2011) 에따르면, 지난 1990년대초와비교하였을때파트타임근로가전체고용인구에서차지하는비율은 14% 에서 26.55% 로거의두배가까이증가하였다. 2003년의노동시장개혁이후공식화된월 400유로미니잡은첫해에약 550여만명에달했던것이이듬해부터 600만명대로올라가계속해서증가일로를겪고있다. 현재이들의고용규모는약 700만명에이르며, 이들이전체고용인구에서차지하는비율도 20% 를웃돌기시작했다. 상대적으로파견근로의비중이아직까지그렇게높은편은아니다. 다만의미심장한것 1) Die Welt Online, Arbeitslosigkeit historisch niedrig, 2011 년 9 월 1 일자. 64_ 2011 년 10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은이들이계속적으로증가하고있는경향을보이고있는점이다. 1990년대초만해도이들은약 13만여명에달했는데이는전체고용인구의약 0.4% 수준에불과한것이었으나 2008년의경우거의 80만명에육박했다. 기간제근로의경우관건은직업훈련을받지않은미숙련노동자들이그러한직종에종사하는것인데, 그규모는지난 20년간크게변화하지않은채전체고용규모에서약 8~10% 수준을차지하여오고있다. 기간제고용과관련하여덧붙이자면, 독일에서올해 20세에서 25세사이의청년인력들가운데기간제 (befristet) 로채용된인력은 25% 에달하며, 25세에서 35세사이의인력들의경우는약 10% 가그러하다. 2) 독일전체적으로기간제고용인구는최근집계에의하면약 270만명가량에달한다. 기간제고용의모든부문에걸쳐확산되고있지만그중에서도더욱활발한부문은서비스부문, 보건부문, 공공기관, 학교그리고연구직종등이다. 기간제고용의약 60% 가이들업종들에분포해있다. 3) 일례로대학의경 고용인구 명수 파트타임근로 전체고용인구에서의비율 (%) 경미고용 ( 월 400 유로미니잡 ) 수 전체고용인구에서의비율 (%) 규모 파견근로 전체고용인구에서의비율 (%) 직업훈련을받지않은피고용인수 기간제근로 ( 직업훈련받지않은상태 ) 규모 직업훈련받지않은피고용인전체에서의비율 (%) 1991 33887 4736 14 134 0.4 32323 2431 7.5 1992 33320 4763 14.3 136 0.4 31891 2495 7.8 1993 32722 4901 15 121 0.4 31151 2221 7.1 1994 32300 5122 15.9 139 0.4 30958 2322 7.5 1995 32230 5261 16.3 176 0.5 30797 2388 7.8 1996 32188 5340 16,6 178 0.6 30732 2356 7.7 1997 31917 5659 17.7 213 0.7 30436 2453 8.1 1998 31878 5884 18.5 253 0.8 30357 2536 8.4 자료 : Keller/Seifert (2011), p. 139. 2) Die Welt Online, Die befristete Generation - Karriere auf Probe, 2011 년 9 월 10 일자. 3) Die Welt Online, 상게문. >> _65
우현재 88% 의인력들이기간제고용에처해있는것으로집계되고있다. 4) 비정규고용의문제점개선을위한움직임들 기간제고용 앞서언급한바대로근래독일에서새로운일자리들은대부분기간제고용형태를띠면서 기간제세대 (Die befristete Generation) 라고하는신조어까지등장해있는상태에있다. 5) 기간제고용을규정하는파트타임및기간제고용법 (Teilzeit- und Befristungsgesetz: TzBfG) 에따르면기간제고용에는기간제고용의근거에따라두가지형태가있다. 이법 ( 제3조제1항 ) 에서는이를 달력의일수에맞춘기간제고용 과 목적에맞춘기간제고용 으로나누어칭한다. 먼저후자의경우는, 이를테면부모휴가 (Elternzeit) 나병가대리채용 (Krankheitsvertretung) 과같이근거사유를지닌다. 반면전자의경우는특별한구체적인사유없이사용자가임의로기간제고용을취하는경우다. 이와관련해서는동일한사용자에한해최장 2년간특별한사유없이이루어질수있도록한규정 (TzBfG 제14조제2항 ) 이적용되고있는상태인데, 대체로 2년보다짧게고용된후에 2년까지는최장세차례연장이가능하다. 6) 기간제고용은대체로기업들이시장의수주상황에단기간에신속하고민감하게반응하면서그에필요한인건비를절감할수있도록한다는취지를지니나노동자들의가치창출감을떨어뜨리고, 승진과임금인상의기회가차단당하였다는점에서좌절을불러일으킨다. 사용자의입장에서도노동자들이소속감이매우낮기때문에동기부여의측면에서, 또기업내필요한지식의장기적인습득상에어려움이있 4) 대학인력의기간제고용은그와관련한특별법이지난 2007년에제정되어더욱빠르게확산되어왔다. 현재독일대학의적지않은연구및강의진들은약 13만명에해당하는데그중에교수직은약 3 만 8천개에불과한것으로보도된바있다 (Die Zeit 관련기사참조 ). 5) Die Welt Online, Zeitverträge: Die befristete Generation, 2011년 9월 13일자. 6) Koelner Stadt Anzeiger, Arbeitsrecht: Befristete Arbeitsverträge prüfen, 2011년 9월 12일자. 66_ 2011 년 10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을수밖에없다. 7) 현재일단기간제고용의존재의필요성자체에대해서는사회전반적으로인 정되고있으며, 다만대체로위에서언급한세부적인규정의준수를통해기간제의남용과기 간제사슬의고착화를경계하려는감찰정도의움직임들이있는상태다. 파견근로 파견근로에대한규제상의문제에있어서우선적인것은그것과동일노동 동일임금의원칙과의양립가능성의문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원리는이미그리고여전히독일노동법상에제도화되어있으며, 그원리적정당성도사회전반적으로폭넓게지지를받고있다. 지난하르츠개혁에서이루어진수정은파견노동일경우적절하다고인정될수있는노사간의단체교섭을통해그들의노동조건과임금이규정된다면그러한원칙으로부터이탈할수있다고하는내용으로이루어진바있다. 이를통해파견근로일경우파견사업장에서정규직과동일한직무를수행한다고해도상대적으로낮은임금이지불될수있는길이열렸다. 그직후새로운제도하에서독일의노동조합들과파견업체사용자대표연맹이단체협약을체결하였고, 이는이후몇차례갱신되어오늘날까지이어져오고있다. 그러나여전히파견노동자들의악조건에대한비판이노동운동일각과시민사회로부터강하게일고있다. 그러한가운데이문제는독일의복수노조의경쟁의양상과결합되어더욱더복잡한양상을띠었다. 바로독일노총 (DGB) 과경쟁적인관계에있는기독교노조 (CGZP) 가파견노동에대한새로운제도화가이루어진후, 매우기민하게이부문에서단체교섭의주도성을확보하려고움직였던것이다. 그결과, 독일노총에비해훨씬작은규모이기는하지만, 일부사용자들은다른사용자들이 DGB와체결한단체협약보다상대적으로사용자에게더우호적인조건의협약을 CGZP와체결하였고, 그비중은이부문의전체단체협상의 3분의 1 정도에해당했다. 그러나지난연말에는 CGZP의단체협약체결능력여부에대한논란이일었다. 급기야연방노동법원은 2010년 12월 14일에 CGZP가단체협약체결능력이없다는결론을내리게되었다. 당시이러한결정을내리게된배경에는독일의단체협상에기본원리가자리한다. 그에따르 7) Die Welt Online, 상게문. >> _67
면, 단체협약체결능력을가지는노동조합혹은그러한노동조합의연합체이다. 후자가스스로단체협약의한당사자로협약을체결하려면그내용이조직규약상의과제의하나로지정되어있어야한다. 즉, 서로결합된노동조합들각각이단체협약체결능력을지녀야하고그들의정상단체로자신들의협상체결능력을완전하게이관시켜야한다. 만일정상단체를통한단협체결의승인이산하노조들의조직영역의일부로만제한되어져서는안된다. 더불어정상조직의조직영역은자신들의회원노조들을넘어선영역으로까지확대되어서도안된다. 그러나 BAG는 CGZP 산하의세노동조합들 - CGM, DHV 그리고 GÖD - 이그들의단체협상력의범위내에서결합되어져있지않았기때문에단체협약능력을지니는정상조직으로판단되기가어렵고, 나아가 CGZP의내규상규정된파견노동에대한조직영역이자신의산하노조들의범위를넘어서는것이기때문에이역시이정상조직의단체협약체결능력을제약하는요소라고판단을내렸다. 8) 당시의결정은, 일단지난수년간 CGZP가주도하여체결한단체협약들의효력자체를무효화하는것에대해서는일정하게유보하였다. 그러나이후그에대한추가적인심사를통해베를린노동법원은지난시기 CGZP가체결한단체협약들일체가무효하다는판결을내린바있다. 9) 한편, 여전히독일사회는동일노동 동일임금의원리에대한사회적인신념이공고하게확산되어있다. 일각에서는이러한원칙에대한강조속에서파견근로자들이상대적인악조건을감내해야하는것의근본적부당성을지적하면서그에대한폐지를강조하지만다른한편으로는사업장내정규직종업원평의회들의주도로최대한동일사업장내에서그들에게도균등한대우를해줄수있는처사들을파편적이나마마련해가고있는상황이다. 미니잡 ( 경미고용 ) 전반적으로미니잡은정규직으로가기위한과도기적성격을띨것으로기대했던것과는달 8) 당시판결의내용에대해서는 BAG 의 2010 년보도자료 Nr. 93/10, Die CGZP kann keine Tarifverträge schließen 를참조. 9) DGB 웹사이트, CGZP-Tarifverträge in der Vergangenheit unwirksam, 2011 년 5 월 30 일자. 68_ 2011 년 10 월호 <<
International Labor Trends 리오히려노동시장내에서독자적인영역으로자리를잡으며대단히넓게확산되고있다. 그것은현실에서많은경우일종의부가적인일자리로서의의미를띠고있기도하다. 적지않은미니잡수행자들은사실부모나배우자등을통해기본적인사회보험을해결하고있거나파트타임이든풀타임이든다른일자리와수입원을지니고있는경우들이많다. 미니잡의확산이대단히넓게이루어지는가운데, 독일노동조합은대체로그것의취약성에대해서매우경계를하는입장이다. 또그것이구직자들에게저임금노동을고착화시키는기제로작용할여지에대해서경계를한다. 대체로여성들의비중이남성의거의두배에가까울정도로많은가운데이것의여성들의저임금화를부추기는기제로작용할수있는가능성에도우려를한다. 현재독일노조는장기실업자들에게미니잡대신직업훈련을통한지속가능하고숙련향상을기대할수있는일자리가제공되어야함을역설하며미니잡의폐지를주창하고있다. 미니잡의개혁과관련하여논의되고있는또다른주제는그것과노령빈곤과의연계의문제다. 근래에들어독일연방노동사회부주도로연금결손액의보충방안에대한모색이사회적대화의형식을띠고진행중이기도하다. 미니잡은그간적지않은연금수령인들에게연금의부족분을메워낼수있는효과를발휘해왔던것이사실이다. 현재의개혁논의에서는미니잡이고령자들을위해서이러한역할을하는것을더한층제도화시켜나가야한다는쪽으로의견이대두되고있는것으로알려져있다. 한편, 파견노동과경미고용의저임금성과노동자들의사회적시민권저하의문제가계속적으로부각되면서, 그에대한해결책으로근래에법정최저임금 (Gesetzliche Mindestlöhne) 정책이결합되어부상해왔다. 애초에법정최저임금은지난정부들에서부터적극적으로검토되어왔으나 2009년 10월현보수연정정부가출범하면서맺은연정합의각서에서는자민당 (FDP) 의강한반발에힘입어그것의도입을배제했었다. 다만기존에일부부문에서형성된부문별최저임금들은그대로두는것으로합의를보았고, 그부문들을확대해갈여지에대해서도배제하지않았다. 그러나애초의입장과달리저임금근로의심각성이사회적으로강조되면서, 10) 특히올해들 10) 노동조합의경우도서비스노조인베르디 (Ver.di) 가중심이되어시간당 8.5유로를법정최저임금으로삼아야한다는입장을강력하게취하고있다. >> _69
어현집권당의주도세력인기민당 (CDU) 은이제도의도입을신중히고려하는쪽으로방향을선회해왔다. 노동부장관폰더라인이앞장서서법정최저임금의필요성을강조하기시작했고 CDU 내의일부의원들도그것에동의하는입장을나타냈다. 그러자최근에는 FDP까지이러한흐름속에서자신들의입장을재검토하는논의의장을마련하기시작했다. 다만여전히 CDU 내에도그에대한반대의견들이만만치않고, DP가스스로의당론을변경하는데드는비용을감내할수있을지는여전히미지수다. 맺음말 독일노동시장의취약화는계속적으로진행중에있으며, 그것의재규제방안에대한논의도계속적으로이어질전망이다. 다만, 노동시장의이러한취약화추세와병행하여실업률의감소가계속이어지고있는가운데, 전자의유의미성에대한지적도만만치않다. 이러한추세에서계속적으로주목해야할점은 - 이글에서깊이다루진않았지만 - 두가지다. 하나는특정부문들에서 - 대체로서비스부문 - 그증가추세와규모는다른부문에비해훨씬심각한상태이나, 여전히비정규고용의규모나전체고용인구에서의비율이아직까지는그렇게크지않다는점이다. 다른하나는, 기간제근로와파견근로의경우모두사회보험의무가있는일자리들이며, 미니잡의경우도대체로미니잡을행하는이들이이미가족들을통하여사회보험을해결한이후추가적이고임시적으로취하는경우가대부분이다. 이러한사실들을염두에두고약 8 년차에접어드는독일노동시장개혁의계속된효과와진화양상에대해서관찰을할필요가있다. 70_ 2011 년 10 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