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에대한국가인권위원회의의견 2005년 4월 6일국가인권위원회는 05년제8차전원위원회를개최하여국내외적으로그존폐에대하여첨예하게대립중이고국회에상정되어심의중인사형제도에대하여검토한결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제1호의규정에따라다음과같이의견을표명한다. 다 음 1. 사형제도는생명권의본질적내용을침해하는것이므로폐지되어야한다. 2. 다만, 사형폐지이후의후속조치로서감형 가석방없는종신형제도, 일정기간감형 가석방없는무기형제도및전쟁시사형제도의예외적유지등의방안이검토될수있는바, 이들조치의채택여부는국회가입법과정에서고려해야할것이다. 이 유 Ⅰ. 검토배경 1. 형사정책의중요한쟁점 우리 헌법 제 110 조제 4 항단서에명문으로규정된사형은생명을 빼앗는형벌로인간의사회적존재를말살하는가장무거운형벌이며, 국내적으로사형제도는그존폐에대하여첨예하게대립중이고국제 - 1 -
적으로도폐지추세에있는형사정책의중요한쟁점으로국가인권위 원회가참여정부에제출한 10 대인권현안과제중하나이다. 2. 국내외관심고조 사형제도를폐지한국가나전시등예외적인경우에한해서만사형을인정하는유럽연합국가들과, 사형제도를유지하고있는아시아 중동지역국가간에유엔에서의격돌로국제적관심사가되어있고, 국내에서는기독교등종교단체가연합, 서명운동을벌이는등사형제도폐지에힘을모으고있으며, 최근국회에서 사형폐지에관한특별법안 이상정되어심사중 1) 에있는등관심이고조되어있다. 3. 사형에관한국민의식조사 국가인권위원회는사형제도에대한다양한의견을구하기위하여 2003 년 10 월부터 2003 년 12 월까지 3 개월동안사형제도에대한국민의 식조사를실시하였다. 그결과일반국민의경우전체국민의 65.9% 가사 형존치, 34.1% 는사형폐지에각각찬성하였고, 시민단체상근자 (85.8%), 교정위원 (80.6%), 변호사 (60.0%), 국회의원 (60.0%), 언론인종사자 (54.3%), 법관 (53.1%) 순으로사형폐지에찬성하는것으로조사되었다. 또한직접적인살인과관계없는범죄에대하여는사형을폐지하여 야한다는응답이 66.4% 로높게나타났고, 특히사형을부과하고있는 범죄중군사범죄 (79.4%) 와공안사범 (74.3%) 에대한폐지의견이높게 나타났다. 오판의가능성에대한응답은전체의 93% 로아주높고, 사 형집행으로피해자가족의원한이제거된다는응답은 10.5% 로아주낮 게나타났으며, 사형수도인간이기때문에모든생명권은보호되어야 한다는응답이 56.5% 로나타났다. 1) 2004. 12. 9. 유인태의원이대표발의한 사형폐지에관한특별법안 은국회의원 175 인이찬성하여발의한법안으로, 그주요내용은사형을폐지하고종신형으로대체하라는것이다. - 2 -
4. UN 인권이사회의제안및권고 UN 인권이사회 (Human Rights Committee) 는대한민국 1차정부보고서에대한최종평가서 (1992년) 에서다수의사람들이여전히사형을선고받고있는사실에우려를표명하였고, 특히사형선고를받는위반행위에절도가포함되어있다는점은 시민적및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제6조에대한명백한위반임을지적하며사형범죄를축소할것을권고하였다. Ⅱ. 판단의준거 1. 생명 ( 권 ) 보장의무 세계인권선언 제3조는모든사람의생명권을보장하고있으며, 우리나라 헌법 은 독일기본법 과 미국수정헌법 과는달리생명권에대한명문규정을두고있지않지만, 헌법 제10조후문에따라국가는생명권을확인하고보호해야할의무가있다. 2. 비례의원칙 헌법 제37조제2항에서규정한바와같이기본권제한의한계로서과잉금지의원칙은기본권의제한은정당한목적을추구하여야하고 ( 목적의정당성 ), 그목적을달성하기에수단이적합하여야하고 ( 수단의적합성 ), 피해를최소화하여야하며 ( 피해의최소성 ), 제한되는기본권과실현되는공익사이에는상당한비례관계가있어야 ( 법익의균형 - 3 -
성 ) 하는것을의미하며, 2) 이부분원칙중어느한요건이라도충족되 지않으면비례의원칙에위반된다. 3. 본질적인내용침해금지의원칙 본질적인내용 ( 당해기본권의핵 ) 의침해금지원칙은기본권을제한할경우에도그제한으로말미암아당해자유나권리가유명무실한것이되어버리는정도의제한을금지하는원칙으로우리 헌법 제 37조제2항후문에규정하고있다. 4. 잔혹하고이상한형벌금지의원칙 개인에게고의적으로육체적또는정신적으로극심한고통및피해를가하는행위를금지하는원칙으로 세계인권선언 제5조 어느누구도고문이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이거나, 모욕적인취급또는형벌을받지아니한다. 라고규정하고있다. 5. 양심의자유 우리 헌법 제19조에서규정하고있는양심의자유는인간의존엄과가치의내면적기초가되는각자의윤리의식과사상을자유로이형성하고또그것을외부에표명하도록강제당하지아니할자유와더불어그윤리의식이나사상에반하는행위를강요당하지아니할자유로서양심형성 ( 결정 ) 의자유 ( 절대적자유 ), 양심유지의자유, 양심에따른행동의자유등을포함하고있다. 2)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 헌가 17 결정 - 4 -
Ⅲ. 사형제도에관한국내외동향및현황 1. 국내외동향 가. 국내에서는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창립 (1989.5.) 으로사형폐지운동이본격적으로전개된반면, 헌법재판소는사형제도에대하여합헌결정 (1996.11.28.) 을한바있으며, 2005년 4월현재 사형폐지에관한특별법안 이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상정되어심의중에있다. 나. UN은 1989년 사형폐지를위한시민적및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협약제2선택의정서 를채택하였고, 유럽인권위원회는 2003년 유럽인권협약제13추가의정서 에서평화시뿐만아니라전시에도사형을완전히폐지하도록하였다. 2. 외국의사형폐지현황 가. 국제사면위원회에따르면, 2005 년 3 월현재미국, 일본등 78 개국 이사형제도를유지하고있는반면에, 독일, 프랑스등 118 개국 3) 이사 형제도를폐지했거나제도는유지한채집행은하지않고있다. 나. 지역적으로유럽 중남미국가대부분이사형제도를폐지한반면, 아시아 중동 북미 아프리카나라들은사형제도를유지하고있다. 다. 일단사형이폐지되고나면재도입되는경우는많지않지만 1985 년이후네팔, 필리핀, 잠비아, 파푸아뉴기니 4개국이사형제도를재도입하였는데, 이들 4개국가운데네팔은재도입이후다시폐지하였고, 필리핀은사형집행을유보하고있으며, 잠비아와파푸아뉴기니는재도입하였으나단한건의사형도집행하지않았다. 3) 모든범죄에사형을폐지한국가는 83 개국, 일반범죄에대하여폐지한국가는 13 개국, 사실상폐지한 (10 년이상미집행 ) 국가는 22 개국이다. - 5 -
Ⅳ. 사형관련법령및범죄, 판례 1. 사형관련법령및범죄 가. 사형은 형법 군형법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등 17개법률 87개의조항에서법정형으로규정하고있다. 다만, 국제조약의정신에따라 18세미만에대하여는사형을선고하지않고있다 ( 소년법 제59조 ). 나. 사형의주요대상범죄는 1 살인죄 ( 형법 제250조 ), 해상강도살인 치사 강간죄 ( 형법 제340조제3항 ), 폭발물사용죄 ( 형법 제 119조 ), 현주건조물등방화치사죄 ( 형법 제164조제2항후문 ) 의일반형사범, 2 유인죄의가중처벌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 조의2 제1항제2호 ), 상해폭력을목적으로한단체또는집단구성의수괴에대한가중처벌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 부정식품제조등의처벌 (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2조제1항제3 호 ), 문화재사범가중죄 ( 문화재보호법 제83조제2항 ) 의정치적변혁시에법제정 개정으로특정범죄에사형을추가하는경우, 3 내란수괴 중요임무종사죄 ( 형법 제87조 ), 정권탈취목적의반란수괴 중요임무종사죄 ( 군형법 제5조제1호 제2호 ) 의정치범, 4 외환유치죄 ( 형법 제 92조 ), 여적죄 ( 형법 제93조 ), 간첩죄 ( 형법 제98조 ), 반국가단체구성의수괴 중요임무종사죄 ( 국가보안법 제3조 ), 반국가단체관련잠입 탈출죄 ( 국가보안법 제6조제2항 ) 의공안사범, 5 정권탈취목적없는반란수괴 중요임무종사죄 ( 군형법 제5조제1호 제2호 ), 적전군무이탈죄 ( 군형법 제30조제1항제1호, 제2항 ), 집단항명죄 ( 군형법 제45조제1호 ), 적전상관특수폭행 협박죄 ( 군형법 제50조제1호 ), 총포 탄약 폭발물범죄에대한가중처벌 ( 군형법 제75조제1호 ) 의군사범죄등이다. - 6 -
2. 사형관련판례 가. 대법원판례 (1) 대법원은우리나라의실정과국민의도덕적감정등을고려하여국가의형사상정책으로서질서유지와공공복리를위하여 형법, 군형법 등에사형이라는처벌의종류를규정하였다하여도이를 헌법 에위반된조문이라고할수없다고판시했다. 4) (2) 한편, 사형의선고는범행에대한책임의정도와형벌의목적에비추어그것이정당화될수있는특별한사정이있다고누구라도인정할만한객관적인사정이분명히있는경우에만허용되어야한다고 5) 신중하게심리하고있다. 나. 헌법재판소결정 (1) 헌법재판소는행위자의생명과그가치가동일한하나의혹은 다수의생명을보호하기위한불가피한수단의선택이라고볼수밖에 없고, 우리의문화수준이나사회현실에미루어보아당장무효화하는 것은타당하지않다고결정하였다. 6) (2) 사형제도에대한합헌결정의주요내용으로 1 생명권은기본권 중의기본권이고절대적기본권으로서이념적으로는법률유보의대상 이될수없는것이원칙이지만현실적인측면에서볼때생명권또 한법률유보의대상이될수밖에없고, 2 사형에의한생명권의제한 은곧생명권의완전한박탈을의미한다할것이므로사형이비례의 원칙에따라서최소한동등한가치가있는다른생명또는그에못지 아니한공공의이익을보호하기위한불가피성이충족되는예외적인 4) 대법원 1963. 2. 28. 선고 62도241 ; 1967. 9. 19. 선고 67도988 ; 1983. 3. 8. 선고 82도 3248 ; 1987. 6. 12. 선고 87도1458 판결 5)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 6)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 7 -
경우에만적용되는한그것이비록생명을빼앗는형벌이라하더라도 헌법 제37조제2항단서가금지하는생명권의본질적내용을침해한다고할수없으며, 3 사형제도는인간의죽음에대한공포본능을이용한가장냉엄한궁극의형벌로서그위하력이강한만큼이를통한일반적범죄예방효과도클것으로추정하고있다. (3) 한편, 위사형제도의합헌결정에대하여재판관김진우는사형제도는 헌법 제10조에규정된인간의존엄성에대한존중과보호의요청에반할뿐만아니라양심에반하여사형을언도해야하는법관및사형을집행해야하는집행관들의양심의자유와인간존엄을침해하는비인간적인형벌제도라는의견을제시하였으며, 재판관조승형은사형제도의폐지가이시대에요구되는당위임을강조하면서생명권은일반적법률유보의대상이될수없고사형은생명권의본질적내용을침해한다는반대의견을제시하였다. 다. 미국연방대법원과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결정 (1) 미연방헌법수정 제8조는 잔혹하고이상한형벌 을금지하고있을뿐사형을직접적으로금지하고있지는않지만사형의위헌론을제기할경우사형은잔혹하고이상한형벌금지의원칙을들고있다. 7) (2) 사형이금지된독일은형법에서가석방이금지된종신형만을규정하고있었으나, 동제도에대해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1978년에위헌결정 8) 이후가석방이있는종신형으로바뀌게되었다. 7) Furman v. Georgia, 408 U.S. 238 (5:4 위헌판결 ) 8) BVerfGE 45, 192 ; 종신형자체는합헌이나, 종신형의집행시인간의존엄성을파괴할때에는위헌이므로종신형으로선고받은자도근본적으로다시금자유를찾을수있는가능성이있어야하며, 특별사면의가능성하나만으로는불충분하고, 오히려종신형의집행을중지하는전제조건을세우고그절차를법으로규정하는것이법치국가의임무라고결정하였다. - 8 -
Ⅴ. 관련쟁점에대한의견 1. 국가의생명권보장의무가. 헌법재판소는우리 헌법 이생명권과사형폐지를명문으로규정하고있는 독일기본법 9) 과는달리생명권을규정하고있지는않지만, 인간생존의가장기초가되는 생명에관한권리 를부인하면서 인간의존엄성 ( 헌법 제10조 ) 을논할수없고, 생명권이인정되지아니하는경우에는 신체의자유 ( 헌법 제12조 ) 를비롯한기타의모든기본권의보장이무의미해진다 는기본전제하에 헌법 해석상생명권이당연히존재하는것으로보고있고, 10) 대법원도 생명은한번잃으면영원히회복할수없고, 이세상무엇과도바꿀수없는절대적존재이며, 존엄한인간존재의근원인것 11) 이라고밝히고있다. 또한학계에서도생명권을 헌법 의어느조항에서추론해내느냐하는방법론에있어서다소차이를보일뿐, 생명권을우리 헌법 상의기본권으로인정하는데의견을같이하고있다. 나. 세계인권선언 제3조에서는 모든사람은생명권과신체의자유와안전을누릴권리가있다 고규정하고있다. 세계인권선언 상의생명권은동선언의국제법적성격으로인해국제관습법화된인권으로취급됨이마땅하다. 또한우리 헌법 제10조전문에는인간존엄과가치및행복추구권을규정하고있고, 후문에국가의기본적인권을확인하고보장할의무를규정하고있다. 헌법 제10조는해석상생명권을인정하고있고, 헌법 제10조후문은국가의기본권보장의무가있기때문에생명권또한국가가보장해야할의무가있다. 9) 독일기본법 제2조제2항 : 누구든지생명권과신체를훼손당하지않을권리를가진다. 신체의자유는불가침이다. 이권리들은법률에근거하여서만제한될수있다. 독일기본법 제102조 : 사형은폐지된다. 10)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11) 대법원 1963. 2. 28. 선고 62도241 판결 ; 1967. 9. 19. 선고 67도988 판결 - 9 -
2. 생명권의제한가능여부 가. 헌법재판소는 비록생명이이념적으로절대적가치를지닌것이라하더라도생명에대한법적평가가예외적으로허용될수있다고할것이므로, 생명권역시 헌법 제37조제2항에의한일반적법률유보의대상이된다 고판단 12) 하고있으나, 생명권이절대적권리인이상, 우리 헌법 상의대표적인절대적권리인양심의자유가법률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제2항의적용을받지아니하듯이생명권에대한제한은있을수없고, 생명권의본질적인내용을침해하므로사형은위헌으로보아야할것이다. 나. 우리 헌법 은제10조에서인간의존엄과가치를존중한다고선언함으로써반전체주의와인격주의를그이념으로하고있으므로모든생명은동일한가치를가지게되고, 결국생명권은인간의본질적인권리로서다른어떠한법익과의비교형량도인정될수없으며, 무기징역에의해서도국가안보 질서유지 공공복리를유지하는데아무런어려움이없음에도불구하고사형제도를두어생명권을제한하는것은기본권제한에있어서의과잉금지의원칙에위반된다고보여진다. 13) 3. 사형의법적근거 가. 현행 헌법 은사형제도를명시적으로인정하거나부인하는조항을두고있지않지만, 절대적기본권이라고하는생명권과양립되기어려운사형을 헌법 에서확인하고있다는것은 헌법 이사형제도의필요성을인식하고수용하고있다는의미로이해하고, 헌법재판소 12)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13)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재판관조승형의반대의견 - 10 -
는 사형 이라는단어가들어간 헌법 제 110 조제 4 항단서규정을간 접적이나마법률에의하여사형이형벌로규정되고적용될수있음을 인정하고있는조항으로해석하고있다. 14) 나. 그러나 헌법 제110조제4항단서규정은비상계엄하에서의군사재판에관한단심사물관할을규정하면서 계엄법 에따라적용되는사형의경우에는단심으로끝내서는아니된다 는주의적규정으로존재하고있다고보아야한다. 헌법 제110조제4항단서규정은비상계엄이라는특수한상황을전제로법률상사형규정을두고있다는현실을고려하여규정한것일뿐이고, 동조항은사형선고가갖는기본권침해의심각성에비추어비상계엄하의군사재판이일정한범죄에대하여단심제로이루어질수있도록한본문규정에대한예외를설정하고있기때문에동단서조항을사형제도에관한 헌법 적근거로볼수는없을것이다. 15) 4. 사형관여자의양심의자유등 가. 사형제도는법규정에따라사형을판결해야하는법관, 사형을집행해야하는사형집행인, 사형집행에참관해야하는사형집행참관인, 사형집행확인인등직접적으로사형에참여해야하는자들의양심의자유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는물론, 행복추구권까지도침해하는비인간적인형벌제도이다. 나. 사형집행에참여하는교정공무원도자신의양심과는무관하게참 여하여야하기때문에교정공무원의양심의자유와인간존엄성및행 복추구권을침해한다고볼수있다. 14) 헌법재판소 1996.11.28. 선고 95헌바1 결정 15) 헌법재판소 1996.11.28. 선고 95헌바1 결정, 재판관김진우의반대의견 - 11 -
5. 비례의원칙위반여부 가.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50조제1항에살인죄에대하여법정형으로사형으로처벌할수있게규정한것은행위의불법과행위자의책임에비하여현저히균형을잃었다고볼수없기때문에비례의원칙에위반되지않다고결정하였으나, 16) 사형은인간의존엄에반하는잔혹하고이상한형벌로서형벌의목적달성에필요한정도를넘는과도한것으로비례의원칙에위반되는형벌이다. 나. 목적의적합성 (1) 형벌의일반적인목적은응보, 일반예방및범죄억제, 특별예방내지교화라고할수있는바, 형벌의목적이응보보다는교화쪽으로기울고있는현대사회에서도사형제도만큼은아직도응보의수단으로필요하고, 17) 사형은범죄의양산, 질적흉악화, 조직화, 교묘화를확실하게막는위하력이있고, 피해자의생명의존엄성을지키는인도주의로서그목적이타당하다고주장하고있으나, 사형은연대적보복의악순환을가져오는반인도주의적이며, 사형의범죄위하력에대한효과는 효과없음 의확증도 효과있음 의입증도없는상태일뿐만아니라생명에대한비생산적결과를더많이초래하고있기때문에사형의범죄위하력이라는목적에적합하지않다. (2) 형벌의목적은응보만이아니라교화에도있다고볼때, 사형은이러한목적을전혀달성할수없는원시적이고도무의미한형벌에지나지않고, 이미제거된생명을교육시켜순화할수있는방법이란원천적으로불가능한일이기때문에사형은교육순화의목적을달성할수없는유일한형벌제도이기때문에사형폐지는인간화의요청이며, 역사적정당성과형사정책적결과의반영이라고할수있다. 18) 16) 헌법재판소 1996.11.28. 선고 95헌바1 결정 17) Gregg v. Georgia, 428 U.S. 153(1976) - 12 -
(3) 국가가사형이라는미명하에공연하고도합법적으로살인행위를하는것은국가가 형법 에서살인을범죄로규정하고금지하는사상과모순되며, 참된국가는살인행위자에게도재생의기회를주고그생명을존중해야만한다. 다. 수단의필요성 (1) 헌법재판소는행위자의생명과그가치가동일한하나의혹은다수의생명을보호하고, 흉악범죄자의재범을확실하게방지하기위한 불가피한 선택 19) 으로사형제도가필요하다고하고있으나, 사회계약이론에서국가권력은개인이개인에게가하는보복보다경미한수단으로동일한목적을달성할때에만정당화될수있고, 사형보다더중한수단이없기때문에사형제도는필요성의원칙에위반된다고보여진다. (2) 일벌백계식엄벌주의보다체포와처벌의확실성이범죄예방에더효과적이며, 사형보다경미한수단으로서가석방없는무기형이있기때문에불가피하게꼭필요하지않으며, 특히교정불가능한인격구조는없기때문에사형수의재사회화프로그램을개발하여시행하여야하고, 피해자구제제도를보완하여사회적책임을강화하여야할것이다. 라. 비례성여부 (1) 대법원은사형을피해자의존엄한생명가치의보호를위한생명침해이고, 질서유지와공공복리로서국민법감정 20) 상한국사회현실에서필요악 ( 과잉의정당화 ) 으로생명보호와국민법감정상목적달성을위한수단이과도하지않다고설시하고, 헌법재판소는사형으로처 18) 이재상, 형법총론 ( 박영사, 1998), 511면 19)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20) 대법원 1963. 2. 28. 선고 62도241 판결 ; 대법원 1967. 9. 19. 선고 67도988 판결 - 13 -
벌할수있게규정한것은개별적으로판단한결과행위의불법과행위자의책임에비하여현저히균형을잃었다고볼수없다 21) 고합헌결정하였다. (2) 그러나생명은절대적가치를지니고있기때문에불합리한처벌감정에기대어가해자의생명을박탈한다는것은희생의한계를넘어선것이고, 일반예방의목적을위해서도형벌은가능한한최소한도로행사되어야하는바, 사형이라는극형을광범위하게적용하는것 22) 은 국가형벌권의최소한의행사 가아니라 최대한의행사 라는점에서범인의영구적격리나범죄의일반예방이라는공익은무기징역에의해서도달성될수있는것인데도사형제도를규정하고있는법률규정은피해의최소성원칙에반하여기본권제한에있어서의과잉금지의원칙에위배 23) 되기때문에사형자체는물론이고광범위한범죄에대한사형의적용은목적달성을위하여필요최소한의수단을선택하지않았으므로비례하지않다. 6. 사형의범죄억제력 가. 헌법재판소는 사형을형벌의한종류로규정함으로써, 국민일반에대한심리적위하를통하여범죄의발생을예방하고, 이를집행함으로써특수한사회악의근원을영구히제거하여사회를방어한다는공익상의목적을가진형벌 24) 이라함으로써사형의효과적인범죄억제력을인정하였다. 나. 사형이위하력을가지려면사형을폐지한국가에서사형범죄가사형제도를폐지하기전이나사형제도를가지고있는국가에비하여 21)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22) 우리나라는사형을 17개법률 87개조항에규정하고있다. 23)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재판관김진우의반대의견 24)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 14 -
훨씬더많이발생하여야할것임에도불구하고, 사형을폐지한어떤 나라에서도이와같은통계가나타나지않았기 25) 때문에이러한주장 은심리학적 사회학적 통계학적으로설득력이없다. 다. 실제로 UN이 1988년과 2002년도에사형의범죄예방효과에대하여조사한결과 사형제도가살인억제력을가진다는가설을수용하는것은신중하지못하며, 조사결과통계수치는사형제도를폐지하더라도사회에급작스럽고심각한변화가일어나지는않을것 26) 이라고결론지었다. 라. 이와같은결과는우리나라에서도마찬가지여서 2002년도범죄백서를보면, 1997년에살인사건이 789건이나발생하자 23명의사형수를처형하였으나, 그다음해인 1998년에는범죄발생건수가전년도보다 177건이증가한 966건이었다. 27) 마. 또한사형과같이잔혹한형벌을과다하게적용하다보면일반인까지심리적으로이에익숙하게되어위하와예방적인목적에역효과를가져오게되고, 설령형벌의목적이일반인과범죄인에대한경고를통하여장래의범죄를예방하는데있다고하더라도그러한목적성내지필요성에반하는형벌은정당화될수없다. 7. 오판의가능성 가. 사형제도의존치론자는오판의가능성에대하여사형아닌다른 모든형사절차에도존재하고, 사법운용의개선 ( 유전자감식등 ) 으로수 사의과학화와사법절차를개선하면오판가능성은최소화할수있기 25) Thorsten Sellin, The Penalty of Death, Sage Publications, 1982, 75~80면. 26) Roger Hood, The Death Penalty:Worldwide Perspective, Oxford University Press, 3rd ed., 2002, 214면. 27) 법무연수원, 범죄백서 2002, 54면. - 15 -
때문에극히부분적인오판의우려로사형제도전체를부정하는것은무리라고주장하고있으나, 오판에의하여사형이집행되었을경우그생명은회복할수없고, 무고하게제거된한생명의가치는아무리 공공의이익 을강조하더라도정당화될수없다. 28) 나. 국가인권위원회가조사한국민의식조사에서는우리나라사법제도상오판의가능성이있다는응답이일반국민전체의 93% 이고, 특히시민단체상근자, 국회의원, 언론인, 교정위원등의 90% 이상은사법판단에대한불신을나타내고있고, 오판의가능성때문에사형제도를폐지하는데동의한다고응답한경우는 62.4% 로나타났다. 29) 8. 국민의법감정 가. 흉악범죄에대하여는사형이불가피하다는것이국민일반이가지는법적확신이고법감정이라는주장으로, 헌법재판소도형벌로서의사형이우리의문화수준이나사회현실에미루어보아지금곧이를완전히무효화시키는것이타당하지않다고논증하고있다. 30) 나. 헌법재판소가 95헌바1 사건을판단함에있어단순히 국민일반의법감정, 우리의문화수준이나사회현실 이라는추상적인용어를사용하고있으나, 이에대하여재판관조승형은 국민일반의법감정이무엇을의미하는지는알수없으나, 국민여론을뜻하는것으로이해하면, 여론조사결과는, 모든국민에게필요한정보를완전하게전달한후가아니면, 사형폐지론을비판하는데에남용되는의도적인산물일뿐국민일반의법감정으로정당화시킬수는없고, 생명은평범이상의신비스러운외경의존재이므로이와같은평범한서민감각을일반의 28)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재판관조승형의반대의견 29) 국가인권위원회, 사형제도에대한국민의식조사 2003, 48면, 99면, 133면, 167면, 200면. 30)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헌바1 결정 - 16 -
경우와동일하게국민일반의법감정으로승화하거나정당화시킬수 는없다 고개진한의견에주목할필요가있다. 31) 다. 대표적인절대왕정국가로서가장잔인한사형제도를유지해오던프랑스의경우여론조사결과사형존치론이더우세한가운데에도 1981년사형이폐지되었음에유의할필요가있다. 1981년에사형을폐지할때국민의 66% 가반대하자, 미테랑대통령은 의원들이올바른입법을하는것이유권자들의의지를존중하는것이며, 그것이바로민주주의법칙에부합하는것 이라며사형폐지를주도하였다. 라. 독일의경우사형폐지이후사형부활론이제기되어여론조사결과사형부활찬성이 53% 임에도불구하고 사형은폐지한다 라고규정된 독일기본법 제102조는개정되지않았고, 영국은 1965년사형이폐지된이후역사적배경에서비롯된각종테러범의증가와흉악범의출현으로 사형부활법안 이여러차례의회에상정되었으나그때마다부결되었다. 마. 따라서법은현재존재하는 (Sein) 현상만이아니라당연히존재하 여야할당위 (Sollen) 의모습을담은규범이라는명제를받아들인다면, 국민의법감정이나국민여론을이유로사형제도를정당화할수는없다. 9. 피해자의인권 국민의법감정과관련하여사형을폐지하면억울하게살해당한피해자의인권이없어진다면서 피해자의감정 때문에사형을존치시켜야한다는주장도제기되고있으나, 사형이피해자의생명을되찾아주지못하고, 그가족들의손실을덜어주지도못할뿐만아니라, 가해자가족에게도슬픔과고통을야기시키며때로는폭력의악순환을더할뿐이기때문에사형은폐지되어야한다. 31) 헌법재판소 1996. 11. 28. 선고 95 헌바 1 결정, 재판관조승형의반대의견 - 17 -
Ⅵ. 사형폐지이후의조치방안에대하여 1. 사형폐지와더불어사형에대신해야할대체형을어떻게마련할것인지가문제이다. 즉, 사형을폐지하고현행의무기형으로할것인지, 또다른차원에서사형의대체형의방안을마련하여야할것인지를사형폐지시고려하여야할것이다. 반인륜적범죄자들에대한피해자가족의피해와감정을고려하고인간의생명을박탈하지않고재사회화가불가능할정도의흉악범을사회로부터격리하면서도오판의경우에그것을시정을할수있는형벌로서사형보다는더욱인도주의적인방안이고려되어야할것이다. 2. 사형을대체할수있는방안으로수형자가자연사할때까지자유가박탈되는형벌로서감형 가석방없는종신형제도와일정기간감형 가석방을할수있는무기형제도가있다. 감형 가석방없는종신형제도는주로사형제도를폐지했던국가들이채택했던제도로서, 이제도는시간이경과하면서일정기간감형 가석방없는무기형제도로전환하는추세를보이고있다. 또한평화시에사형을폐지하더라도전시또는전쟁의급박한위협이발생할경우에예외적으로사형을유지할수있도록하는제도등의의견이제시되고있다. 위와같은사형폐지이후의조치에대한여러방안들이입법시고려되어야할것이다. Ⅶ. 결론 1. 위와같은논거에따라사형제도는생명권의본질적인내용을침해 하는것이므로폐지되어야하고, 2. 다만, 사형폐지이후의조치에대해서는감형 가석방없는종신형 - 18 -
제도, 일정기간감형 가석방없는무기형제도및전쟁시사형제도의 예외적인유지등의의견이있는바, 이러한후속조치에대해서는국회 가입법과정에서고려해야할것이다. 3. 위의견표명에대하여재적위원 11 인중 (9 인출석 ) 과반수인 8 인위원 의의견이일치되었고, 위원김호준은아래와같이반대의견을개진하였다. Ⅷ. 위원김호준의반대의견 1. 사형제도는 헌법 에위반되지않는다는것이헌법재판소와대법원의일관된입장이다. 사형제도의개선에관한논의는그제도자체의일률적인존폐의문제로다룰것이아니라, 사형을법정형으로규정하고있는형벌규정들을개별적으로검토하여해당범죄에대하여형벌로서사형을두고있는것이타당한지를따져가는방식으로접근해야할것이다. 2. 사형제도가어느정도해당범죄에대한억제력을가지고있다는것을전적으로부인하기는어려우며, 이를넘어서타인의생명을부정하는불법행위를행하고, 교정교화를기대할수없는흉악범에대한최후의응보형으로서의사형은여전히국민일반의정의로운법감정에부응한다고본다. 또한현실적으로우리나라는지난 10년가까이사형집행이이루어지지않고있어사실상사형폐지국가라고할수도있으며, 따라서만에하나사법판단에오류가있는경우에도이를시정할수있는기회가있다. 3. 결국사형제도를존치하느냐폐지하느냐의논의는결과에있어실 질적으로는큰차이가없는 선택의문제 라고생각되나, 위와같은이유 로현시점에서의전면적인사형제폐지의견에는동의할수없다. - 19 -
2005. 4. 6. 위원장 조영황 위원 최영애 위원 김호준 위원 정강자 위원 김만흠 위원 나천수 위원 이해학 위원 정인섭 위원 최금숙 -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