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이슈브리핑 2014-31호 2014년 12월 17일 발행처 민주정책연구원 발행인 민병두 www.idp.or.kr 최근 노동시장 개혁방향 에 대한 검토 고영국(정책연구실 연구위원) 박근혜정부는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를 위해 정리해고 요건 완화, 중규직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방안 을 제시하였음.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구조개혁을 목표로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력운영의 유연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규제완화라는 미명아래 저임금 불안정의 비정규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률을 정비해 오는 등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해 왔음.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기업과 가계소득간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의 유연 화 확대는 고용불안을 확대하면서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하여 비정규직 확대, 근로빈곤의 확대 재생 산 으로 귀결되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음. 본고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몇 가지 노동시장 개혁방안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검토하고 노동시장의 안정 성 제고, 사회적 협의기제 구축 등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있음. Ⅰ. 노동시장 개혁방향에 대한 논의 q 노동시장 개혁 을 위한 논의 m 고용노동부는 비정규직 기간연장과 파견업종 확대 를 골자로 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2015년 경제정책방향 에 반영하여 조만간 발표할 예정임. - 고용관련 부처의 비정규직 대책들을 종합하여 올해 12월까지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에관 한법률,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고용보험법시행령 등을 개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 다는 언론보도가 있음. m 기획재정부장관은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하여 정규직 과보호의 문제가 있어 정규직의 정리해고 절차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용이한 해고를 통한 고용유연성 확대가 필 요하다고 밝힘. - 박근혜대통령도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임금격차, 노동시장 경직성, 일부대기업 노조의 이 기주의 등은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 이라 규정하여 정부의 정규직 과보호론 과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주장에 힘을 실어줌. - 그러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해고요건 완화는 유연화 과정의 마지막 수순이 되어야 - 1 -
하며 신축성이 큰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의 흐름에서 (고용)유연화를 반영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고 발언하여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우선을 강조하는 등 노동시장 개혁방향에 대한 다양 한 이견들이 존재함. q 박근혜정부 노동정책 의 말바꾸기 m 지난 대선에서 개혁적으로 제시했던 노동관련 공약들 중 상시 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 용관행 정착, 고용안정 및 정리해고 요건강화, 비정규직 사회보험 적용확대, 노사관계 주요 쟁점들에 대해 노사정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 등은 대부분 정권 초기부 터 대폭 후퇴했거나 포기를 하면서 공약이행을 위한 원칙과 신뢰는 이미 실종되었음. - 정부의 노동관련법의 무차별적 규제완화, 일방적 노동시장 개혁은 고용불안정을 가속화 시키는 등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Ⅱ. 노동시장 개혁방향의 주요 문제점 q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사용기간 연장, 정규직 정리해고 요건 완 화, 중규직 도입 등 고용유연화 확대정책을 제시하여 비정규직 확대, 자유로운 해고권 한 부여 등 전반적인 근로조건의 하향평준화가 이뤄지고, 동시에 정부가 정규직과 비정 규직간의 갈등, 노사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1.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로 인한 양극화 심화 m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문제로 인한 고용의 양극화와 임금불평등의 확대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임. -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업규모(대기업<수출 제조업>과 중소기업<내수>)와, 고용형태(<정 규직과 비정규직>)에 따른 격차가 두드러진 이중구조로 지난 10년동안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 -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상대임금 뿐만 아니라 정규직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의 격 차 1) 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근속연수 하락 등 고용안정성 격차 또한 지속되고 있음. - 사회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을 보면 정규직은 58 99%인데, 비정규 직은 33 38%로 두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 2). - 통계청에 따르면, 실질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7년 2012년까지 5년간 9.8% 증가하 였지만 실질임금 상승률은 동기간 2.3% 증가로 임금없는 성장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 며 3), 노동소득 분배율은 1997년 75.8%에서 2011년 68.2%로 하락했는데 노동에 대한 보상은 줄어들고 기업의 몫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함. 1) 2014년 3월 현재 대기업 유노조 정규직의 월평균임금은 392만원, 중소기업 무노조 비정규직은 134.5만원으로 정규직의 34.3%를 차 지하는 등 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있음.(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정책방향, 유경준, KDI, 2014.10.8.) 2)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14.11. 3) 임금( 賃 金 )없는 성장 의 국제비교,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2014.4.27. - 2 -
m 대기업에 대한 감세, 규제완화가 고용창출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대기업의 고용 기여도가 낮은 현실, 고용없는 성장과 노동력 부족,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재편, 고령 화와 늦어지는 은퇴연령 등 구조적 변화속에서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고용률 제고를 위 한 노동시장 개혁방안을 고민해야 함. 2. OECD 대비 노동시장 유연성 수준은 평균이하, 안정성 수준은 미흡 m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유연성 확대를 위해 정규직의 해고절차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비정규직 확대에 지나지 않음. - 고용보호법제로 측정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OECD 평균 수준으로 정규직 해 고에 대한 고용보호는 2.17로 OECD 평균 2.29와 유사한 수준으로 비교대상 34개국중 23위임 4). - 실업자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여 고용 안정성을 제고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우리 나라는 2011년 기준 GDP의 0.34%를 지출하고 있으며 비교대상 22개국 중 16위로 평 균 0.72%에 비해 낮은 수준임. 또한 2012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근속연수는 5.3년으로 미국 9.4년, 독일 11.5년에 비해 절반 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으로 평균 근 속연수가 짧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의 불안정성이 높다는 것을 나타냄. -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들의 사례를 들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 부와 재계의 주장이 존재하지만 유럽국가들은 유연성과 함께 비정규직 차별해소, 고용 보험 확대 등 안정성을 강화한 것을 간과하고 있음. 3. 중규직 도입 은 전체 일자리 질의 하향평준화 초래 m 정부가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로 중규직 을 도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이름의 비 정규직에 지나지 않으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보다는 정규직을 중규직화 하여 임금을 삭 감하고 고용불안을 야기하여 비정규직과 차이를 해소하려 하고 있음. - 중규직은 전체노동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기업 의 이익만 극대화시켜 기업과 가계간 소득불균형은 더욱 악화될 것임. - 정부와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보다는 임금수준을 하향조정하는 방식 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비정상 일자리를 정상 일자리로 만드는 상향평준 화 일자리 창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음. 4.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제 훼손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노사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노사관계가 정 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공정한 조정중재자 역할 강화, 노사관계 주요 쟁점들에 대해 노사정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노사 모두의 신뢰를 잃었음. - 최근 노사정위원회에서 주요 논의 의제별 세부과제 5) 를 확정하고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4) 고용선진국과 한국의 노동시장 지표 및 유연안정성 비교, 변양규 이진영, 한국경제연구원, 2014,11. 5)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최근 제4차 전체회의에서 노동시장구조 개선 의제별 세부과제(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임금 근로시간 정년 등 현안 문제, 노사정 파트너쉽 구축 관련 사항, 사회안전망 정비관련 문제, 기타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사항)를 확정하고 제 5차 전체회의에서 구조개선 방향 기본합의안을 논의키로 하였음. - 3 -
과정에서 주요 현안들에 대해 관련부처들이 이에 대한 조율없이 일방적으로 특혜적, 선 동적 대책들을 남발하면서 노사정위원회의 진지한 논의를 방해하고 일방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기고 있어 사회적 합의기구의 위상에 손상을 가하고 있음. Ⅲ. 노동시장 개혁방향 q 한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용구조와 노동시장 제도 및 관행 개선으로 새로운 노동 시장 구조를 개혁할 필요가 있음. 중장기적으로 인구구조와 산업구조, 정부정책의 상호관 계 속에서 추진해야 함. 성장동반 고용관계 구축과 노동공급 부족에 대한 선제적 대응, 비정규직의 근로여건 개선 및 안정성 확대 등을 고려한 노동시장 제도 및 관행 개선으로 새로운 노동시장 질서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 1. 유연성 제고 m 직무급제 임금체계 전환 검토 - 일부 정규직의 과도한 고용보호 완화차원에서 연공서열의 경직적 임금체계를 직무급제 로 전환하는 것은 검토해 볼 수 있음. - 대다수 노동자들의 직무 성과의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과 합의를 전제로 일의 내용과 양에 맞게, 일하는 사람의 능력과 성과 생산성에 부합하게 임금을 정하는 것이 동일가 치노동 동일임금 을 실현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가 있음. - 직종별로 숙련과 역량을 감안한 넓은 의미의 직무급 체계를 정부가 개발하고 노사 동 의를 전제로 경직된 임금체계를 유연화하고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음. 2. 안정성 확대 m 상시 지속적 업무에 정규직 채용의 고용원칙 확립 - 상시 지속적 업무에 정규직 채용의 고용원칙을 확립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 는 고용관행 정착으로 고용안정성의 제고가 중요함. - 공공 및 민간부문에 있어서 상시 지속업무의 정규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지원금 확대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이동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운용이 필요함. - 기업투자 촉진을 통한 상용직 고용증대가 중요 6) 하며 고용안정을 통해 가계부채 부담 완화 및 소비여건 개선을 이룩할 수 있음. m 정리해고 요건의 강화를 통해 대량해고 사태 방지 - 정리해고 위험도가 높은 만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요건을 엄격히 하고 해고회피 노력 강화를 통해 대량해고 사태를 방지할 필요가 있음. - 흑자 경영속에서도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정상화속에서도 해고노동자를 재고용하지 않 는 사례가 많고, 쌍용차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 등 사회적 문제 로 불거짐에 따라 2013년 국가인권위는 정부와 국회에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제 6) 한국경제의 현 상황 진단과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 오정근, 토론회자료집, 2014.10.30. - 4 -
도개선을 권고한바 있음. - 해고=살인 이라는 한국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정리해고 요건 완화는 결국 기업의 무차 별적 해고로 인한 실업자 및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 m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해 실업급여 및 고용보험 7) 확대 등 사회보험 적 용확대, 공적 고용서비스기능 강화, 최저임금 인상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음. - 사후적 조치인 차별시정제도를 통한 비정규직 차별해소에 한계가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하여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을 해소하는 객 관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음. 3.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제 구축 m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노사정위원회의의 역할 강화 8) - 사회안전망 내실화 등 안정성과 임금체계 개편 등 유연성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기업 의 신속한 구조조정과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방안, 고용기회의 양적 질적 확대 등 노동시 장 구조개선을 위한 미래지향적 노력이 중요함. - 경제 고용상황에 대한 공동 인식과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노사정의 의지를 모으고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추진하여 주요 현안 9) 들에 대한 순차적 합의와 준수가 필요함. - 네덜란드는 1982년 바세나르 협약(Wassenaar Agreement)을 시작으로 임금안정과 근 로시간 단축을 합의함으로써 노사가 경제위기 때마다 노사 파트너쉽을 통해 유연안정 성 관련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로 이룩한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성공사례는 시사하 는 바가 큼.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 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7) 고용보험 사각지대로 14년 3월 현재, 제도적 사각지대(973만명, 취업자의 38.7%)와 실제적 사각지대(389만명, 적용대상의 25.2%) 가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것이 현실임. 8)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의 역할, 한국노동연구원, 2014.9.19. 9) 단기현안으로는 정년연장,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원 하청 상생협력과 중 장기 현안으로는 임금체계 개편, 생산성 향상, 양극화 해 소 등이 있음.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