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83 병 환자들에게 약물 복용 중단 및 태아와 어머니의 생존과 건강 보 장에 윤리적 딜레마를 초래한다고 하였다. 또한 생산과 기쁨을 경 험하는 출산 과정이 정신분열병 여성들에게는 고통의 순간이 될 수 있으며 출산 후에는



Similar documents
구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하였다(Kang & Lee, 2001). 이에 대한 결과로 1990 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만성신부전환자의 혈액투석경험 (Shin, 1997), 신장이식 체험(Lee, 1998) 과 만성질환자의 강인성에 관한 연구 (Ko, 1999)등 만성질환

untitled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4, pp DOI: * A Research Trend

05_최운선_53~67,68.hwp

Àå¾Ö¿Í°í¿ë ³»Áö

<C7D1B1B9B1B3C0B0B0B3B9DFBFF85FC7D1B1B9B1B3C0B05F3430B1C733C8A35FC5EBC7D5BABB28C3D6C1BE292DC7A5C1F6C6F7C7D42E687770>


,,,.,,,, (, 2013).,.,, (,, 2011). (, 2007;, 2008), (, 2005;,, 2007).,, (,, 2010;, 2010), (2012),,,.. (, 2011:,, 2012). (2007) 26%., (,,, 2011;, 2006;

<30392EB9DAB0A1B6F72CC1A4B3B2BFEE2E687770>

歯1.PDF

.. IMF.. IMF % (79,895 ). IMF , , % (, 2012;, 2013) %, %, %

한 실정이다. 이에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만성 정신질환자 를 대상으로 회복경험을 탐구하는 것은 간호의 핵심인 대상자의 경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지역정신보건 사업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으며, 나아가 만성 정신질환자의 재활을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6, Vol. 26, No. 2, pp DOI: * Experiences of Af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2, pp DOI: : - Qualitative Met

서론

,......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1, pp DOI: * The

16_¾çÁøÇâ

Lumbar spine

서론 34 2

Abstract Background : Most hospitalized children will experience physical pain as well as psychological distress. Painful procedure can increase anxie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1, pp DOI: * A Analysis of

27 2, 17-31, , * ** ***,. K 1 2 2,.,,,.,.,.,,.,. :,,, : 2009/08/19 : 2009/09/09 : 2009/09/30 * 2007 ** *** ( :

특수교육논총 * ,,,,..,..,, 76.7%.,,,.,,.. * 1. **

KIM Sook Young : Lee Jungsook, a Korean Independence Activist and a Nurse during the 이며 나름 의식이 깨어있던 지식인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받은 간 호부들은 환자를 돌보는 그들의 직업적 소

Kor. J. Aesthet. Cosmetol., 라이프스타일은 개인 생활에 있어 심리적 문화적 사회적 모든 측면의 생활방식과 차이 전체를 말한다. 이러한 라이프스 타일은 사람의 내재된 가치관이나 욕구, 행동 변화를 파악하여 소비행동과 심리를 추측할 수 있고, 개인의

<BFCFBCBA30362DC0B1BFECC3B62E687770>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4, pp DOI: 3 * The Effect of H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1, pp DOI: A study on Characte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9, Vol. 29, No. 2, pp DOI: 3 * Effects of 9th

YI Ggodme : The Lives and Diseases of Females during the Latter Half of the Joseon Dynasty as Reconstructed with Cases in Yeoksi Manpil (Stray Notes w

레이아웃 1

<35BFCFBCBA2E687770>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1, pp DOI: * A Study on the Pe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6, Vol. 26, No. 2, pp DOI: * The Mediating Eff

02 중앙회 및 시 도회 소식 병원행정인신문 제 124호 2015 병원행정 장기연수과정 CEO아카데미 과정 연수생 모집 2015년도 병원행정장기연수과정과 병원경영CEO 아카데미 경영진단사과정(CEO과정)의 연수생을 모 집한다. 협회는 지난 3월 16일 2015년 장기연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2, pp DOI: * Review of Research

歯kjmh2004v13n1.PDF

,,,,,,, ,, 2 3,,,,,,,,,,,,,,,, (2001) 2

<31342DC0CCBFEBBDC42E687770>

00표지

달생산이 초산모 분만시간에 미치는 영향 Ⅰ. 서 론 Ⅱ. 연구대상 및 방법 達 은 23) 의 丹 溪 에 최초로 기 재된 처방으로, 에 복용하면 한 다하여 난산의 예방과 및, 등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達 은 이 毒 하고 는 甘 苦 하여 氣, 氣 寬,, 結 의 효능이 있

歯kjmh2004v13n1.PDF

590호(01-11)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9, Vol. 29, No. 2, pp DOI: * Early Childhood T

00표지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24권6호-전체최종.hwp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2, pp DOI: : Researc

<BFACBCBCC0C7BBE7C7D E687770>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26권4호-교정본(1125).hwp

김 미 희 또한 가족 중 자녀의 경험과 관련된 선행 연구에는 부모의 이혼과 자녀(Kim, 1993), 청소년 부적응 행동과 가족관계(Lee, 1998), 부모의 귀인성향과 자녀양육(Lee, 2000; Lee, 2002), 부 모의 심리적 특성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L


< D B4D9C3CAC1A120BCD2C7C1C6AEC4DCC5C3C6AEB7BBC1EEC0C720B3EBBEC8C0C720BDC3B7C2BAB8C1A4BFA120B4EBC7D120C0AFBFEBBCBA20C6F2B0A E687770>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9, Vol. 29, No. 2, pp DOI: * The Effect of Paren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6, Vol. 26, No. 3, pp.1-16 DOI: * A Study on Good School

<31342EBCBAC7FDBFB52E687770>

DBPIA-NURIMEDIA

7 1 ( 12 ) ( 1912 ) 4. 3) ( ) 1 3 1, ) ( ), ( ),. 5) ( ) ). ( ). 6). ( ). ( ).

27 2, * ** 3, 3,. B ,.,,,. 3,.,,,,..,. :,, : 2009/09/03 : 2009/09/21 : 2009/09/30 * ICAD (Institute for Children Ability

장양수

<5B31362E30332E31315D20C5EBC7D5B0C7B0ADC1F5C1F8BBE7BEF720BEC8B3BB2DB1DDBFAC2E687770>


012임수진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3, pp DOI: * Strenghening the Cap

歯5-2-13(전미희외).PDF

DBPIA-NURIMEDIA

<353420B1C7B9CCB6F52DC1F5B0ADC7F6BDC7C0BB20C0CCBFEBC7D120BEC6B5BFB1B3C0B0C7C1B7CEB1D7B7A52E687770>

歯4차학술대회원고(황수경이상호).PDF


상담학연구,, SPSS 21.0., t,.,,,..,.,.. (Corresponding Author): / / / Tel: /


<31372DB9CCB7A1C1F6C7E22E687770>



상담학연구. 10,,., (CQR).,,,,,,.,,.,,,,. (Corresponding Author): / / 567 Tel: /

16(2)-7(p ).fm

지난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대중화에 접어든 국내 스마트폰의 역사는 4년 만에 ‘1인 1스마트폰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모바일 최강국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6, Vol. 26, No. 3, pp DOI: Awareness, Supports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9, Vol. 29, No. 1, pp DOI: * Suggestions of Ways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1, pp DOI: NCS : G * The Analy

11¹Ú´ö±Ô

( ) ) ( )3) ( ) ( ) ( ) 4) 1915 ( ) ( ) ) 3) 4) 285

,......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7, Vol. 27, No. 3, pp DOI: : A basic research

12이문규

Kor. J. Aesthet. Cosmetol., 및 자아존중감과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 만족 정도 에 따라 전반적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신체는 갈수록 개 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안희진, 2010). 따라서 외모만족도는 개인의 신체는 타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9, Vol. 29, No. 1, pp DOI: * The Participant Expe

Journal of Educational Innovation Research 2018, Vol. 28, No. 1, pp DOI: : A Study on the Ac

I&IRC5 TG_08권


KD hwp

한국성인에서초기황반변성질환과 연관된위험요인연구

µµÅ¥¸àÆ®1


06-구인회

54 한국교육문제연구제 27 권 2 호, I. 1.,,,,,,, (, 1998). 14.2% 16.2% (, ), OECD (, ) % (, )., 2, 3. 3

Rheu-suppl hwp

Transcription:

대한간호학회지 제41권 제3호, 2011년 6월 J Korean Acad Nurs Vol.41 No.3, 382-392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송은주 전북과학대학 간호과 조교수 The Lived Experience of the Women with Schizophrenia Taking Antipsychotic Medication Song, Eun-Ju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Jeonbuk Science College, Jeongeup, Korea Purpose: This study was done to identify some natural meaning through the dosage experience of psychoactive drugs in wome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Methods: The Hermeneutic phenomenology written by van Manen was used. The period for data collection was from November 2009 to January 2010. This study took place in mental health hospitals and mental health centers in two cities in North Jeolla Province. Nine patients with schizophrenia participated. Data collection was done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 Results: The seven natural subjects demonstrated by participants from this study were Pills forcibly taken like veiled threats, A terrible side effect, a side effect rooted slowly, Shame which cannot be hidden as a woman, A bad medicine took away from motherhood, The fate of a wife who can t be equal, A struggle for the complete recovery without promise, and Participants want the future without medicine. Conclu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indicate that the urgent need to develop a safe and believable psychoactive drug for woman patients considering the time of menstruation, pregnancy, childbirth, and child raising. Key words: Schizophrenia, Women, Psychotropic drugs, Qualitative research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정신분열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정신성 약물 투여로 약 물 복용 기간은 초기 진단 시 1-2년, 재발 경력이 있는 환자는 5년 이 상, 그 후 다시 재발한 경우는 평생 동안 유지치료를 해야 한다(Seo, 2002). 평생 복용해야 하는 항정신성 약물은 성별, 연령에 따른 차이 를 고려하여 처방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경정신약물 연구들을 고찰 한 결과, 우리나라는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질적 집단으로 처우해 오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 증상이 남성보다 여성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더 많은 약물이 처방되고 있다고 한다(Hoe & Kim, 2007). 10대 중후반부터 월경을 시작하는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인 Estrogen의 영향을 받는다. Estrogen은 항정신성 약물의 작용 및 부작 용에서 영향을 미치며 전형적, 비전형적 약물에 따라 수치의 변화 를 초래한다(Dickson, Dalby, & Williams, 1995). McCauley, Gurvich, Elsom과 Kulkani (2009)는 1950년대 이후 발표된 항정신성 약물 관 련 연구 중 여성과 임신에 관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Estrogen 수치 변화가 월경과 성기능에 밀접한 영향을 주며 특히 임신은 정신분열 주요어: 정신분열병, 여성, 항정신성 약물, 질적 연구 *본 논문은 2009학년도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한 내용임. *This article is revision of the author s doctoral thesis from the Ewha Womans University of Korea. Address reprint requests to: Song, Eun-Ju Department of Nursing, Jeonbuk Science College, 9-28 Sigi-dong, Jeongeup 580-712, Korea Tel: +82-63-530-9299 Fax: +82-63-530-9285 E-mail: hatenr@hanmail.net 투고일: 2010년 9월 8일 심사의뢰일: 2010년 9월 14일 게재확정일: 2011년 6월 7일 2011 Korean Society of Nursing Science ISSN 2005-3673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83 병 환자들에게 약물 복용 중단 및 태아와 어머니의 생존과 건강 보 장에 윤리적 딜레마를 초래한다고 하였다. 또한 생산과 기쁨을 경 험하는 출산 과정이 정신분열병 여성들에게는 고통의 순간이 될 수 있으며 출산 후에는 재발 위험성과 약물 복용에 대한 원칙이 임 신한 정신분열병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안 전성 논란과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였다. Howard (2005)는 문헌 고찰 연구를 통해 정신분열병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시 약물 중단 으로 증상 재발, 조산, 태아 사망, 신생아의 Sudden death의 위험성이 높았으며 이는 양육권 박탈이라는 모성의 권리침해와 저출산을 유 발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신 보건 분야의 관심이 부족함을 지 적하였다. Kornstein과 Clavoton (2002)은 임신 시 약물 복용만큼 위험한 것 은 불임의 부작용이며, 이는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 한 문제라고 하였다. 정신분열병 여성들의 불임은 의료진이 계속 처 방하는 항정신성 약물이 원인이라 보고 있으며, 이들 여성들이 약 물 처방을 원치 않아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피임의 형태라 고 주장하였다. 또한 무월경은 불임을 초래하는 대표적 부작용이 다. 현재 임상에서도 무월경을 인지하고 있지만 Park, Lee와 Choo (2009)는 무월경을 초래하는 고프로락틴혈증(hyperprolactinemia) 에 대한 실험연구 분석 결과, 무월경은 심각한 부작용임에도 불구 하고 임상적으로 나타나면 그때 치료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 하는 의사들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 연구에서 고프로락틴 혈증(hyperprolactinemia)은 여성 환자에게 유즙분비, 체중 증가를 초래하여 유방암과 골다공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하였다. Park 등(2009)은 이와 같은 문제들은 민감하여 여성 환자에게 직접적 문 진을 통해서만 밝혀낼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약물 복용 경험을 면담을 통해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질적 연구를 선택하였다. 정신분열병 여성들의 장기간 약물 복용은 여성성과 모성애에 부 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나 간호학에서 이에 대한 심층 연구는 부 족한 실정이다. 정신분열병과 관련된 간호학 연구들은 각종 프로그 램 적용 연구, 가족 지지체계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약물 관련 연구는 적은 편수만 진행되었다. Kim (2007)이 정 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을 연구한 근거이론 연구와 Seo (2002)가 진행한 정신분열병 환자의 약물이행 모형 개발 연구가 있다. 비록 약물과 직접 관련된 연구는 아니지만 항정신성 약물 복 용에 대해 환자가 고민하는 문제가 다뤄진 Koh (2005)의 정신분열 병 환자의 희망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 는 성별 구분 없이 진행되었으며 여성에게 초점을 맞춘 연구는 없었 다. Usher (2001)는 정신분열병 환자의 약물 복용은 그들의 삶에서 의미 있고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성의 마음과 신체에 영향을 주는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의 본질을 검토하고자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였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약물 복용에 대한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함이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질문은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가? 이다.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에 대한 체험의 본질과 의미를 이해하고자 질적 연구 방법인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van Manen (1990)의 현상학 연구방법의 단계는 생생한 체험의 본 질에 집중, 실존적 조사,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 해석학적 현상학 적 글쓰기 등의 네 가지 주요활동으로 설명된다. van Manen 연구방법론의 특징으로는 첫째, 문학, 미술, 사진 등 다양한 현상학적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연구자로 하여금 참여자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실천적인 통찰을 증가시킨다. 둘 째, 본질적인 주제 분석이 이루어지는 반성(reflection)의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잡이로서 네 개의 실존체, 즉 신체성, 공간성, 시간성, 관계성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셋째, 주제에 대해 반성하고 우리가 경험한 세계에 대해 통찰력 있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글 쓰기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제시하는 점이다. 1. 연구자의 준비 및 연구자의 가정과 선 이해 본 연구를 준비하기 위해 연구자는 12년의 정신과 간호사로서의 근무 경력과 8년 동안 정신간호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탐구 주제에 대한 충분한 경험적 지식을 쌓았다. 본 연구자는 대학원 질적 연구방법론을 이수하였고, 국제질적학 술대회 참석을 통해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의 강의와 학술대회에 참 석한 경험이 있다. 또한 질적 연구 소모임에 참석하여 Heidegger, Husserl, Merleau-Ponty, van Manen 등 현상학 연구자들에 대한 강의 를 청강하였고, van Manen의 영향을 받은 Munhall의 저서와 논문 들을 고찰하였다. 또한 본 연구 주제인 정신분열병 약물 복용과 관 련된 질적 연구 논문, 이와 관련된 소설, 시, 수기, 영화, 그림, 조각 작 품들을 지속적으로 고찰하였다.

384 송은주 2. 자료 수집 및 자료 분석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9) 1) 연구자의 체험 본 연구자는 정신과 근무 2년째 되던 해에 정신분열병 여성 환자 가 인공유산을 겪으면서 통곡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다. 이 환자 는 피임 방법에 무지하여 임신이 되었으며 2개월 동안 임신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항정신성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였다. 약물 복용 이유로 낙태를 결정한 주치의와 보호자는 환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못한 상태였다. 산부인과로 의뢰하기 전 환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본 연구자를 부둥켜안고 울기 시작했다. 이 경험은 본 연구자가 정신과 약물과 여성의 삶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한 사건이 되었고, 여성 환자의 삶을 심층적으 로 탐색하기 위해 질적 연구를 선택하게 된 경험적 계기가 되었다. 2) 문학과 예술로부터 경험적 묘사 본 연구를 위해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 험에 대한 소설 속 경험을 찾아보았으나, 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은 없었다. 그러나 항정신성 약물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된 소설이 한 편 있었다. 정신분열병 환자와 항정신성 약물에 대해 현상학적 통찰력을 제 공된다고 생각되는 문학 작품을 선정하였다. 이상의 날개, 정유 정의 내 심장을 쏴라, 하하키키 호세이의 폐쇄병동, 이외수의 벽오금학도, 이외수의 장외인간, 이청준의 조만득 씨, 무라 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윤후명의 사랑의 먼 빛 으로 총 8 편이었다. 시 부문에서는 신현림의 신경정신과 병원으로부터, 최승자의 또 다시 병실 과 참 우습다 로 총 세 편이었다. 조형예술부분에서는 Andrew Wyeth의 Christina s World (크리스 티나의 세계), Damien Hirst의 Dance of death (죽음의 춤), Valium, Opium 과 일본 작가 Kusama Yayoi의 Mirrored years, Dots obsession 등 설치 예술 작품을 참고하였다. 3)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는 Morse와 Field (1995)가 제시한 적절성과 충분성의 기준에 따라 선정하였고, 임의표출 방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과 주제에 적합한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본 연구자는 접근 가능한 지역인 J도 두 개 시에 소재한 정신병원, 정신 보건센터를 각 한 곳씩 선택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는 총 9명으로 평균 투병기간은 16.5년, 복용 중인 항정신성 약물은 Haloperidol, Risperidone이었으며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Characteristics Classification n Age in years 30-39 2 40-49 5 50-59 2 The age of onset Teens 2 Twenties 6 Thirties 1 Current medications Risperidone 7 (Taking various antipsychotic drugs Haloperidol 7 at the same time) Lithium 2 Orfil 1 Cogentine 8 Hospital where patients were first seen University hospital 4 Mental hospital 2 Prayer mountain 1 Nursing home 21 Marital status Single 3 Divorced 3 Married 2 Separated 1 Education Middle school 1 High school 5 College 1 Dropout of university 1 University 1 4) 자료 수집 및 분석 과정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면담이었다. 일대일 면담을 통하여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반구조화된 질문을 이 용하여 알고자 하는 주제에 접근하였다. 초기 면담 결과를 통해 다 음 면담의 지침을 삼았으며 면담 횟수는 최소 2회에서 최대 4회까 지 자료포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를 종료시기로 삼았다. 자료 수집을 위한 면담 기간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이루어졌다. 1회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40분에서 50분 사이로 진행하였다. 수집한 자료는 녹음자료 필사, 자료 분류, 목록 작성 과정을 거쳐 분석 텍스트로 작성하였다. 필사 작업은 녹음된 파일을 반복하여 들으면서 참여자가 사용한 용어, 발음, 문장을 필사본에 삽입하였다. 불명확한 부분은 재차 병 원과 센터를 방문 후, 참여자에게 직접 확인하여 수정 보완하였다. 수정한 필사본은 참여자별로 면담 날짜에 따라 분류하였다. 참여 자를 대분류로 하고, 면담 날짜를 소분류로 하여 목록표를 작성하 였다. 참여자들이 체험한 의미와 본질에 대한 개연성 높은 이해를 얻 기 위하여 Lincoln과 Guba (1981)가 제시한 사실적 가치, 적용성, 일 관성, 중립성 등의 질적 연구의 엄밀성 확보기준을 충족하고자 하 였다.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85 5) 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2009년 10월 J도에 위치한 S병원 기관윤리심의위원회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심의를 거쳤다. 연구 과정 동안 연구 참여자들의 윤리적 측면을 보호하기 위해 면담 시작 전에 연구 목 적과 연구방법, 면담 내용의 녹음 등을 설명하여 동의를 얻었다. 모 든 연구 참여자의 진술은 본 연구 목적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과 연구 결과가 출판될 가능성을 설명하였으며 문서화된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또한 담당 주치의, 간호사의 동의를 얻었으며 참여자 가족에 대한 동의는 주치의 허락하에 이루어졌다. 모든 면담 내용은 익명으로 처리되고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본 연구 에 소개할 것이며 개인적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을 것임을 재 확인시켜 주었다. 연구 결과 1.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에 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을 위해 연구 참여자들의 면담 자료에 집 중하였다. 이를 위해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의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의 텍스트와 다 양한 자원으로부터 수집된 주제 진술로 여러 번 되돌아가 현상학 적 반성을 하였다. 그 결과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을 통한 체험의 본질적 주제는 7개가 도출되었으며 이와 관련 된 하위 주제는 총 19개였다(Table 2). 1) 은근한 협박처럼 몰아 부치는 알약 Lee (1998)의 소설 조만득 씨 에서 묘사된 간호사 미스 윤은 정신 병원에 처음 입원한 환자에게 약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제공하지 않고 투약한다.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투약 과정을 은근한 협박 이 라 묘사하였다. 이 장면은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이 정신과 증상이 있다는 이유로 약물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강제로 투약하거 나, 원치 않는 복용을 시작하게 되는 현실 상황과 유사하다. 투병 기 간이 장기화된 현재도 참여자들에게는 복용 약물과 추가되는 약 물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병동 규칙을 어기거나 다 툼이 있으면 징벌의 의미로 약이 추가된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무런 통보 없이 약을 추가하거나 약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한 하위 주제로 영문도 모르고 억지로 먹는 약, 약이 추 가되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 이 도출되었다. Table 2. The Essential Themes of the Lived Experience of Women with Schizophrenia taking Antipsychotic Medication Theme Pills compulsorily for some unknown reason Above all, to have to take pills is the most fearful thing A helpless sleeping like being in the center of a desert, and a dizzy falling down a steep cliff Agonizing side effects, such as dyspnea Sometimes, spots on a woman's face, a hardening of the tongue Sharing and acception of misled medicinal knowledge People who do not have dry mouth and trembling are abnormal No pregnancy, but milk secreted. Sudden weight gain becoming fat Ambivalence about amenorrhea Abortion regardless of my willingness Concern about a deformed child Refusing her husband due to a decrease in sexual desire Repetitive beating and violence Wanting to be a woman in front of her husband Depending on superhuman powers, not drugs Medication being a tool for suicide Illusion like getting better without taking pills An ardent desire of not wanting to take pills Categories Pills forcibly pushed as veiled threats A terrible side effect developing slowly Shame which woman cannot hide Evil medicine which took away motherhood The fate of a wife who cannot be equal Struggling for complete recovery without any promise that it will come Hope for a future without medicine 먹으라고 하니깐 먹었어요. 00병원으로 옮겼는데, 거기 가니 까 또 약을 줘요. 의사선생님이, 그리고 입원을 했거든요. 의사선 생님이 여러분 진찰을 하시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그 분들이 진 찰을 잘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가지고 퇴원한다고 말을 하니 까는 의사선생님께서 애를 묶어 놓자고, 애를 좀 묶어 놓자고. 그 래서 도망갔어요. 택시 정거장에서 택시 잡으려다 거기 직원 두 분이 서 있어가지고 잡혀왔어요. 잡혀 와서 울은 거 같아요. 그러 곤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그냥 약을 먹었어요. (참여자 3) 처음 입원할 때 언니가 놀래서 구급차 불러서 병원에 갔는데 가자마자 무슨 주사약을 주고 약을 주는디 어찌나 독한지... 뭐 설 명이고 뭐고 없고 죽는 줄 알았었어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부축 해주고. 이렇게 막 쓰러지고 이렇게 몸이 한쪽으로 기대고 있고 (휘청하는 흉내, 벽을 손으로 짚는 흉내). 주체를 못하겠더라고. 지 금 같으면 이게 약 부작용으로 내가 힘들다는 걸 알잖아. 그때는 처음으로 정신과 약을 먹어봤잖아. 내가 몸이 왜 이랬는지 모르 겠더라고. 그런 말도 못했어. 물어 보덜 못했어. 몸을 못 이기니까

386 송은주 몸을 묶어 버리더라구, 이렇게 막(손으로 강박 설명). (참여자 8) 00병원 가서 처음 약을 먹었어요. 집에서 통원치료 했었는데, 통원치료 하는 것은 독했어요. 잠 오는 약인가 봐요. 그래도 참았 어요, 그냥 참았죠. 그래서 경기도 병원이라고 아세요? 거기 로 갔어요. 거기 약은 먹을 만했는데 여전히 힘들기는 했어요. 그래서 간호사들한테 물어보고 얘기해도 알았다고만 하고 안 바 꿔줘요. (참여자 1) 약 먹고 너무 어지러워서 눈이 뵈도 안하고 그랬는데 의사 한테 말씀 안 했어요. 저는 그냥 의사선생님이 얘기하면 네 그러 고, 다른 얘기는 하나도 못하겠어요. 지금도 많이 어지럽고 약 때 문에 힘든데 그냥 참아요. 주는 대로 먹어요. 제가 원래 약을 못 먹었어요. 만일에 술을 먹는다면 그냥 넘어지는 것과 같아요. 그 렇게 약을 못 먹는데 이런 얘기(의사에게) 못해요. (참여자 7) 근데 1년 전에 약이 바뀌었어요. 그때 언젠가 병동 동생하고 다툰 적이 있어요. 다퉈가지고 주사를 하나 맞고 약이 바뀌었어 요. 저도 피곤한데 저한테 침대보를 갈아 달라고 그러고. 참 그러 더라구요. 어떻게 싸웠나? 그 후로 파란 약하고 노란 약인가. 싸 운 뒤로 지금은 두 알이 추가가 됐어요. 입도 조금씩 떨리고, 추가 된 약 먹고부터요. 설명은 못 들었어요. (참가자 1) 생리가 안 나왔어. 근데 말을 안했어. 왜냐! (약을) 더 주면 어떻 게 해. 그때도 약을 먹고 있어서 참았지. 만약 얘기했다가 약이 바 뀌고 더 줄까 걱정돼서 일부러 참았어. 정신 바짝 차리자, 그러면 서 그냥 살은 거야. (참여자 6) 도로요. 어지러워서 중심잡기가 그래서 떨어지려고 그랬어요. 눈 만 감으면 누워 있을 때마다 높은 산이 있어요. 절벽이 낭떠러지 에서 떨어져요. 그냥 깊~~~어요, 그냥. 얼마나 깊은지 높은데서 떨어지구 그냥... 보리차 한잔 먹으면 쪼깨 들허고 그랬어요. 그 뒤 로 또 먹으면 또 그러고, 또 그러고. (참여자 7) 00정신병원으로 갔어요. 저희 엄마가 00정신병원이 좋다고 하 시면서 갔었어요. 3개월 조금 넘게 입원했었는데 처음에는 약이 좋았는데 갈수록 안 좋았어요. 부작용이라고 말씀을 하시던데 제가 말을 하면 말소리가 안 들리고. 창문을 봤을 때는 사막마냥 사막 바람소리가 막 나고. 산책도 하기 싫고. 활동하기가 싫고. 몸 이 말을 안 들었어요. (참여자 3) 약이 부작용이 있는지도 몰랐어. 숨이 가빠지고 터질 것 같더 라고. 그때 진짜 힘들었어. 한 서너 번은 묶인 거 같아. 때리지도 않고 소리 지르지도 않았는데. 몸을 못 이기고 어쩔 줄 모르니까 묶었어. 그때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막 미칠 것 같았어요.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고. 그래가지고 자꾸만 몸뚱이를 풀어달라고 소리 를 질렀죠. (참여자 8) 00요양원에 갔는데 거기 약은 얼굴이 까매졌어요. 거기서 얼 굴이 씨꺼매지는 약을 줬어요. 아주 까맸었어요. 거울보고 얼마 나 놀랐던지... 여자 얼굴이 까매졌어요. 내가 햇빛을 쐰 것도 있것 지만... 산책시간이 있긴 했어요. 그런 약을 먹으니까 아침이 오면 피부가 빵긋빵긋하고 좀 그래야 하는데 먹으니까 너무 빨간 거 같애. 약 색깔이 빨간색, 빨간색 약이 있었어요. 10년을 거기 있었 어요. 빨간약 하나 노란 약 하나. (참여자 1) 2) 끔찍했던 부작용, 뿌리를 내리는 작은 부작용 이 주제에서는 사막 같은 잠, 깊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어지러 움, 숨이 터질 것 같은 혹독한 부작용, 기미가 낀 여자 얼굴, 굳어져 만 가는 혀, 잘못된 약물 지식의 공유와 수용, 손 떨림, 입 마름이 없는 사람은 정상이 아님 으로 다섯 개가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처음 약물 복용 직후부터 혹독한 부작용들을 경험 하였다. 사막 한가운데 홀로 있는 것 같고 깊은 낭떠러지에서 떨어 지는 것 같은 지독한 어지러움, 빨간약(Chlorpromazine)을 먹은 후 생긴 기미로 인한 외모 변화에 충격을 받기도 하였으며 혀가 굳어 지는 부작용들을 경험하게 된다. 갑자기 이 약을 먹고 나서 어지럽고 눈이 뵈도 안하고. 막 세상 지구가 도는 것 같고 그랬어요. 어느 정도 어지럽냐면... 넘어질 정 혀가 굳었어요. 혀 길이도 짧아진 거 같아요. 의사선생님은 언 어장애가 없대요. 근데 이 병원 와서부터 이게 생겼어요. 그 약을 먹으면서 혀가 굳었다 말하는 게 둔하고. 입도 자꾸 마르고. 000 호 방에 있는 나이 먹은 언니가 하나 있는데, 제가 말하는 걸 흉 내를 내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고 방 식구들에게 다 말을 해가지 고는 거의 방식구들이 저를 놀린다니까요. 선생님을 성인 하고, 이렇게 발음이 돼요. 그럴 때 그런 거를 흉내를 내요. (참여자 3) 참여자들은 약물에 대한 지식을 의료인보다는 병실 환자나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배우고 있었다. 장기간의 투병 기간으로 이들의 주위에는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의료인보다 더 가까운 존재였다.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87 여기 와서 약 먹고 손이 떨렸어요. 그냥 어떨 때는 숟가락을 쥐 다 떨어뜨릴 때도 있었어요. 손이 일을 안 해서 그런데요. 근력이 떨어져서 그런다고. 주위에서 그래요. (참여자 2) 떻게 그런 데를 만질 수는 없는 거 잖어. 그런데 이런 거를 어디까 지 참겠어. 입원해가지고는 아파서 000간호사한테 얘기했더니 가슴을 열어보라고 하잖아. 챙피하지. (참여자 6) 현재 참여자들은 모두 손 떨림, 입 마름이라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 부작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큰 부 작용 후 서서히 뿌리를 내리는 작은 부작용이기에 참을 만하다고 생각하였다. 면담 내내 손 떨림과 입 마름 증상이 나타났으나 인지 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러한 부작용이 없는 사람들이 비정상적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면담 동안 손을 떨고 있음) 지금 제가 떨어요? 다른 사람들도 떨어요. 저는 아무렇지 않은데 저보고 떤데요. 약 때문에 그런데 요. 환경 탓이데. 근데 지네들도(그 사람들도) 다 떨어요. 여긴 서 로 그런가보다 해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그냥 이 정도 는... 너 살고 나 살고 너 먹고 나 먹고(웃음). 그냥 사는 거죠. 뭐. (참여자 9) 계속 목이 말라요. 옛날에는 하얀 약만 먹었는데 살색으로 된 약을 하나 넣더라고. 그 뒤부터 목이 말라. 목이 마르니까 화장실 을 자주 가는데. 그래도 목이 마른 거는 아무것도 아녀. 안절부절 못한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녀. 그때는 미쳐 버리겠더만. (참여 자 8) 3) 여성으로서 감출 수 없는 수치심 여자였기에 남자인 주치의에게 표현하기에는 부끄럽고 창피한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임신도 아닌데 가슴에서 유즙이 분비되거나 뚱뚱한 여자가 되었으며 생리가 오지 않았다. 숨기고 싶 을 정도로 수치스러웠으나 언제까지 숨길 수만은 없는 부작용이었 다. 남자인 주치의에게 표현하기까지는 혼란스러움과 망설임을 거 쳐야 했다. 몇 개월의 무월경은 편했지만 몇 년 동안 이어지는 무월 경은 여성성에 위협을 주었다고 표현하였다. 이 주제에서는 임신도 아닌데 유즙이 분비됨, 살이 갑자기 쪄버 려 뚱뚱한 여자가 됨, 무월경에 대한 양가감정 이 도출되었다. 그 약을 먹고 살만 많이 쪘어요. 그때 체중이 65, 66 나갔어요. 원래 그때 고등학교 때라 55, 56 나갔거든요. 갑자기 10키로가 찐 거예요. 챙피하고. 엄마가 의사선생님한테 뭐라 그랬겠죠. 저는 아무 말 못하고. 나중에는 엄마가 살이 너무 찌니까 큰 병원에 데 리고 가서 치료를 해줘야겠다고 했어요. 어린 나이에 살이 찌니 까 무지 챙피하죠. 누구한데 약 때문에 그런다 말도 못하고 엄마 도 살찌는 게 싫으니까 병원까지 옮겼겠죠. (참여자 3) 00병원 약을 외래에서 타다 먹을 때는 생리가 오다 말다 그랬 어. 그때는 내가 지금보다 더 몸이 아플 때라 차라리 안 오는 게 나아. 짜증나. 생리가. 생리가 자주 오면 애도 잘 서고(임신되고) 불편했어. 처음엔 임신인가 했어. 몇 번을 그러는 거여. 몇 달 안 오 다 다시 나오고 몇 달 나오다 다시 나오고. 그렇게 나오는 것도 귀 찮더라고. (참여자 6) 생리가 정확히 3년 동안 안 왔어요. 2년 넘게 주치의 선생님한 테 얘기 안했는데, 몇 달 전에 했어요. 방에 환자들이 많이 있잖아 요. 그 사람들이 아직은 젊으니까 생리 나오네, 언제 끝나나 이래 요. 좀 부러운 생각이 들어가지고...(중략) 3년 만에 생리가 오니까 양이 많았거든요. 근데도 기분이 좋았어요. 나이트(생리대)를 했 는데 서너 시간이면 패드에 뭉치 있게 많아요. 그래서 간호사님 들에게 생리 왔다고 그랬어요. 좋아서요. (참여자 3) 4) 몹쓸 약이 가져간 모성애 이 주제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낙태를 함, 기형아에 대 한 걱정 이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임신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성폭행을 당해 임신이 된 참여자는 7개월 동안 임신 사실을 모르고 약물을 복용 하였다. 임신이 밝혀진 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산을 하게 되 었으며 현재까지도 유산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슴에서 유즙이 나왔어. 임신한 거 아닌데 막 나오는 거여. 집 에서도 막 나왔어. 유즙을 짜내서 닦았지. 유즙 나올 때 아파. 그 게 아마 6개월 됐었어. 유즙이 많이 나왔어. 닦고 또 닦고. 임신도 아닌데... 좀 젖이 불었다가 속옷이 젖더라고. 창피해서 6개월간 말을 안했어. 약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과장님이 얘기를 해 줘야 하는디 안 해줘. 왜냐면 남자니까 내가 얘기도 못했어. 남자가 어 모르는 사람한테 나쁜 일 당했어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그냥 뭐를 하나 사주더라구요. 먹는 거였어요. 엉뚱한 데로 데려 가는 거 에요. 뭐를 하나 사주더만 여관에 데려가서 한 번 했는데... 거 기(요양원) 갈 때는 임신한 줄도 몰랐어요. 그 뒤로 그 남자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00원에 가자마자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배 도 좀 나오고 생리가 안 오고. 저는 그런 생각(임신)을 못했어요.

388 송은주 처음이니까. 면회 온 언니한테 얘기를 했더니. 이런 약을 먹으면 안 올수도 있다고, 그런 줄도 모르고 임신하고서 약을 먹었어요. 그러다 7개월 동안 생리가 없어서. 거기 오는 의사선생님한테 나 중에 말씀 드렸더니, 이미 (임신) 7개월이 넘었다고. 병원 가서 아 기도 죽을 것이고. 지금 아기도 고치고 살을 라면 천만 원이 넘게 든다고 그래서. 정신과 약을 먹어서 그런다고. 애가 위험하다고. 언니가 천만 원 들여서 아기를 살리지는 못한다고. 아기 아빠도 없는데 아기를 어떻게 살리냐고. 살려놔서 뭐하냐고 그렇게 말을 해요. 어쩔 수 없이 애기만 냈어요. 밑으로요. 자연유산을 7개월 에 하고... 요즘 기도 열심히 해요. 몇 시간이라기보다는 하고 싶을 때마다 계속. 아이 위해서 했어요. 하나님께서 키워 달라고 (참여 자 1) 5) 감당할 수 없는 아내라는 운명 영화 Beautiful mind 에서 주인공인 정신분열병 환자 존 내쉬의 아내는 잠자리에서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존 내쉬는 등을 돌리며 거 부한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지친 그의 아내는 거울을 깨면서 분 노를 표출한다. 이를 눈치 챈 존 내쉬는 약을 몰래 먹지 않았고 자신 의 의지로 병을 이겨보고자 한다. 본 연구 참여자들 역시 약으로 인 해 부부관계도 지속하기 싫을 만큼 성욕을 잃었다. 부부관계를 거 부하면 남편은 폭력을 휘둘렀고, 여러 여자를 만나면서 바람을 피 우기도 하였다. 때문에 참여자들은 여성의 역할을 하고자 약물을 일부러 중단하기도 하였다. 이 주제에서는 성욕 감퇴로 남편을 거부함, 반복되는 구타와 폭 력, 남편 앞에서 여자이고 싶음 이 도출되었다. 유산을 한 네 번인가 세 번은 한거 같어. 왜겠어. 약은 먹고 있 는데 애는 서는 거여(임신이 된다). 그러니 00아빠가 애를 띠라고 하지. 약을 먹으니까 띠어야지(유산해야지). 그러고도 보약 한 번 안 먹었어. 이 약을 먹으면 생리가 자주 안 나왔어. 그래서 보면 임 신은 아니더라고. 그래서 피임할 필요도 없어서 안했지. 애기는 잘 서지. 약 땜에 생리가 4개월도 안 나왔다, 나왔다 그랬거든. 그 런 얘기를 선생님한테 하기도 뭐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애가 너무 잘 들어서서 미치는 줄 알았어. 그때마다 애 아빠가 유산을 시키 고. 약을 계속 먹고 있었거든. 기형아 낳는다고 바로 띠자고(수술 하자고) 하더라고. (참여자6) 참여자들에게 임신은 어머니가 되는 과정이 아니었다. 임신은 약 물을 본능적으로 중단하게 하였고 재발을 유도하였다. 남편이나 애 인들은 성관계를 하면서 임신을 대비해 약을 끊도록 종용하였으며 임신이 되면 강제로 인공유산을 시켰다. 뭐가 계속 보이고, 창밖에 서있고 그래요. 그래도 애를 가지면 약은 못 먹죠. 둘째 낳고 나서는 조금 있다 약(정신과)을 먹었고. 셋째 임신했을 때 남편이 약은 먹지 말라고, 기형아 난다고 그랬 어요. 약을 먹으면 기억상실이 생긴다고. 셋째 낳고서 약을 먹었 어야 했는데 그때부터 끊었어요. (참여자 7) 제가 애를 둘을 낳았어요. 남편에게 감사한 것은 제가 약을 안 먹고 애기 둘을 낳을 수 있도록 해 주었어요. 애를 가졌는데 병원 약을 계속 먹으면 안 된다고도 했지만... 나도 약을 먹을 수는 없었 어요. 애들을 위해서도요. 그때도 아프기는 했어도 임신한 상태 라 약을 먹는 건... 그럴 수는 없었죠. (참여자 4) 남자가 바람피우는 것을 내가 용서했어. 남자가 바람을 피워 도 이해를 해요. 나도 여자야. 인생 겪어봤더니 내가 다 알아 모든 걸. 모든 남자들이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는 걸 좋아한다는 걸 다 이해해. 근데 내가 싫어서, 힘들어. 약을 먹어서 성관계를 안 해주 니까. 00아빠가 맨날 누우라고 하는데. 가! 그냥 가! 그랬어. 이게 약을 먹으면 싫은 것이 아니라 그냥 몸이 귀찮아서. 먹는 것도 힘 들어. 사는 게 힘들다고. 그러다보니 00아빠가 바람을 피울 수밖 에 없는 거지. (참여자 6) 남편은 돈을 가지고 뭐 사주고 그런 것은 했어도... 그거 말고 는 다른 부부생활은 안했어요. 여자와 남자는 생활이 다르니까. 제가 관계를 전혀 안했어요. 그런 것이 남편에게는 부담이 됐나 봐요. 많이 싸웠어요. 매일 나를 때렸어요... 제가 실수한 거죠. 제 가 아프고 약 먹고 이러니까 그런 거(성관계)를 할 수가 없었죠. 그게 싫었나봐요. 제가 그런 거(성관계)를 남편 입장에서 생각안 하고 거부를 했어요. 할 수가 없었죠. 몸이 말을 안 듣고 힘들고... (참여자 4) 약을 먹어야 하는 거 왜 모르겠어요. 근데 이상하게 약을 안 먹게 됐어요. 남자를 만나니까(부끄러워 고개를 숙임). 남자를 만 나면서 어떻게 이런 약을 계속 먹겠어요? 그리고 어쩌면 남자가 약 대신을 해 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참여자 1) 6) 기약 없는 완쾌에 대한 몸부림 짧게 끝날 줄 알았던 투병 기간은 갈수록 길어졌다. 약 대신 다른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초인적인 힘에 의지하기도 했으며, 낳지 않는 병이라는 생각이 들어 먹는 약을 모두 털어 자살시도를 하였다. 결 국 이런 몸부림들은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89 이 주제에서는 약 대신 초인적인 힘에 의지함, 자살도구가 된 약 물, 약을 먹지 않고도 나을 것 같은 착각 이 도출되었다. 제가 금식을 좀 했어요. 아주 조금 했어요. 일주일이나 했는 가... 그랬더니 오빠랑 동생이 입원을 시켰었어요. 퇴원해서도 안 아픈데 자꾸 약을 주니까 이상하잖아요. 영적으로 건강해지려 고 (금식)했는데... 제 생각에는 약 때문에 더 나빠진 거 같어요. (참여자 1) 00병원서 약을 먹은 지 얼마 안됐어요. 그래도 귀신이 심하게 보여요. 약을 먹어도 안 되고. 의사선생님껜 말씀 안 드렸어요. 그 래서 제가 교회 믿고 막 그래요. 조그만 교회 장로교 다니면서도 사모님께 제가 말씀드렸어요. 회개하래요. 회개를 했어요. 했는 데... 눈만 감고 기도만 했다하면 나타나요. 불안하고 그래요. 남편 이 그래요. 약을 먹고 살지 왜 안 먹었냐, 지금도 상태가 안 좋으 니까 막 먹어야 정신이 돌아오고 괜찮다 고 막 먹으라고 하니까 먹기는 하지만 효과도 없고... 그래서 차라리 회개하고 기도 많이 하려고 목사님이랑 사모님을 자주 만나요. (참여자 7) 을 하여 아이를 낳고 남편에게 사랑받는 평범한 여성으로 살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한 그러한 평범한 삶 속에서 약을 먹지 않는 여 성으로 살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었다. 이 주제에서는 약을 먹고 싶지 않은 간절한 소망 이 도출되었다. 나이도 많고. 여기는 언제 나갈지도 모르고. 교회를 열심히 다 녀요. 제 삶이 죽을 때까지 약은 먹어야 한다는데(깊은 한숨을 쉼)... 남편은 재혼했대요. 내가 나이 많지만. 그래도 젊을 때 헤어 지고 이렇게 아파서 병원에만 살았는데. 나도 새 남자 만나서 살 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어차피 나이가 많아 애는 안 가질 거고. 새로운 가정 꾸리면 전에처럼 그렇게 살지 않을 자신은 있다, 그 런 생각이 가끔 들어요. (참여자 5) 약을 계속 먹는다는 것이 하나님을 원망하게도 만들었어요. 약 좀 안 먹고 싶어요. (참여자 1) 약은 안 먹고 싶어요. 밥 먹듯이 먹은 게. 오래 살고 싶어요. 약 을 먹으면 오래 못 산대요. (참여자 9) 한번은 정신과 입원해가지고는 자살할라고 정신과 약을 페리 돌 18일분을 한꺼번에 먹었어요. 00병원에서 페리돌을 타다 먹었 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오라는 대로 갔어요. 그 페리돌을 한꺼 번에 당겨서 먹었어요. 의식이 없죠. 엄마 말로는 신음소리를 내 고 이렇게 손을 잡았더니 손이 푹 떨어졌대요. 응급차 불러 가지 고 병원 가서 치료를 할려고 하니까 못 한다고 해서 00병원 에 가가지고는 치료 받았어요. 위세척 다하고. 정신병이 안 나으 니까 속상해서 먹었어요. (참여자 3) 죽을 거 같아서 약을 끊었어요. 약을 하루도 안 먹는다고 생각 해봐요? 근데 약을 아무튼 꾸준히 먹었죠. 약을 계속 먹으면 멀쩡 해지잖아요? 몸이 멀쩡한 사람처럼. 제가 그랬어요. 약을 하루도 안 빼고 먹었더니 다 나았나? 그렇게 내가 멀쩡하다는 생각이 드 는 거예요. 근데 약을 끊으면 그 증세가 오나 안 오나 궁금하잖아 요.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 번 보고 싶었어요. 약을 안 먹어도 내가 멀쩡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서 끊어 봤는데... 그 러고 좀 있다 입원했죠. (참여자 9) 7) 약을 먹지 않는 미래를 희망함 참여자들은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의미한 삶 속에서도 미 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모두 종교를 가지고 있었으며 기도 생활을 하고 있었다. 기도 내용들은 결혼이나 재혼 2.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병 약물 복용 체험에 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항정신성 약물 복용 후 충격적인 부작용 에 적응하고 대처해야 했다. 영문도 모르고 먹기 시작했던 약은 심 신이 구정물 속에 들어앉은 기분 같은 어지러움과 머리와 손과 다 리를 부들부들 떨게 하고 온몸의 뼈가 불에 타서 오그라드는 불쾌 한 경험을 주었다. 또한 여성이 겪기에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유즙 분비와 급격한 체중 증가와 무월경은 남자인 주치의에게 표현하기 까지 많은 시간을 고민하게 했으며 망설이게 하였다고 한다. 여자로서 이 병을 가지고 결혼한다는 것은 순탄치 않음을 의미했 다. 약물 복용 후 임신이 되면 자연스럽게 약을 끊었던 이들은 출산 을 했지만 더 지독해진 증상을 맞이해야 했거나 유산의 아픔을 겪 기도 했다. 성폭행으로 임신이 된 참여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 이 낙태를 했으며 가족들이나 법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 기도 하였다. 이들에게 아내라는 역할은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았 다. 먹는 약 때문에 몸이 둔해져 살림하기도 벅찼고 성욕 감퇴로 부 부생활을 할 수 없었다. 단순한 부작용과 달리 성욕감퇴 부작용은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웠으나 남편은 이런 상황을 이해해 주지 않았고 폭력, 불륜까지 감행하였다. 매 맞는 아내라는 사실을 친정 식구들에게 알렸지만 냉담한 반응만 돌아왔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이 가진 병은 완쾌의 기약 없이 언젠가는 재발하는 병

390 송은주 이었다. 길고 오래된 병의 끝이 보이지 않자 모아진 약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약을 끊어 보기 도 하였다. 그러나 결국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행했던 비과학적 행위들은 모두 헛수고였음을 알게 되었고 이들에게 돌아 온 것은 재발과 재입원, 더욱 추가된 약물이었다. 이제 이들에게 병( 病 )과 약물은 친구와 같은 존재였으며 의지할 것은 절대자뿐이었다. 이들에게 약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죽기 위해 먹는 것인지 헷갈리는 존재였으나 희망은 가지고 있었다. 참여 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완쾌 후 약을 먹지 않는 평범한 여성 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고백하였다. 논 의 본 연구의 첫 번째 주제 은근한 협박처럼 몰아 부치는 알약 과 두 번째 주제인 끔찍했던 부작용, 뿌리를 내리는 작은 부작용 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첫 약물 복용 시 제대로 된 설 명을 듣지 못하였고, 부작용에 대한 공포와 불안은 약물에 대한 불 쾌하고 부정적인 시각을 평생 동안 가지게 하였다. 또한 현재 참여 자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손 떨림, 입 마름에 대한 개선 방법을 의료 진보다는 환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Kim, Yun, Kim과 Lee (2004) 는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약물 부작용으로 우울과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경험을 하지만 의료인의 설명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였다. 처음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약물로 인 한 적절한 개입과 도움을 받지 못하면 장기간 높은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Lee, 1999). 실제 정신간호 임상에서는 환 자의 초기 약물 관리와 부작용 관리를 약물 교육 프로그램에 의지 하고 있는(Kim, 2009) 실정이다. 항정신성 약물의 부작용에 미숙한 대처 행동과 약물에 대한 잘못된 지식은 참여자들의 우울과 불안 을 증대시키는 요인이었다. 따라서 정신간호사는 치료적 의사소통 을 적용한 일대일 면담을 통해 약물에 대한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 킬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중요 하며 장기간에 걸친 간호가 필요하다. 또한 약물 교육 시 올바른 지 식과 정보를 제공하여 장기간 약물 복용의 정확한 지침이 될 수 있 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주제인 여성으로서 감출 수 없는 수치심 에서 나타난 과 체중은 여성의 외모를 비하시키고 비만으로 이어져 심각한 합병증 을 야기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Park et al., 2009). 본 연구의 참여 자들은 식이조절과 운동, 약물을 중단하는 방법 등을 통해 과체중 을 조절하였다. Im, Han과 Chung (2006)의 간호학 연구에서는 비전 형적 약물 복용 환자에게 4주간 운동요법을 적용하여 체중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얻었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환자들의 적극적 의 지와 간호사의 관심이 병행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작용이라 하겠다. 또한 이 주제에서 나타난 무월경은 선행 연구 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여성 환자들은 무월경이 치료되기를 원 하며, 이를 경험한 환자들은 불안과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Kim et al., 2004).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 연구 결과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 다. 무월경은 여성 환자들에게 편안함을 부여한 부작용이었다. 그 러나 무월경을 피임의 방법으로 오해하고 있기도 하였다. 따라서 무 월경을 자연피임이라 생각하는 여성 환자들에게 무월경과 피임에 대한 명확한 구별과 해석, 이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네 번째 주제인 몹쓸 약이 가져간 모성애 에서 참여자들의 임신 은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Lee (2007)는 정신질환의 병리적 특성 과 자녀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편향된 관심으로 여성 정신장애인의 임신, 출산, 양육의 욕구는 가치 절하되고 사회적 편 견과 차별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McCauley 등(2009)은 호주 에서 2000-2002년 동안 임신 기간 동안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한 여 성들의 자살률을 보고하여 심각성을 알리기도 하였다. 여성 정신질 환자들은 성적 능력과 임신, 출산의 재생산 능력이 감추어진 존재 로 무시되고 있으며 성적 정체성이 거부된 무성적( 無 性 的 ) 존재 이 다(Chesler. 1997). 본 연구 참여자들은 결혼이나 임신을 통해 여성성 을 인정받았지만 출산 후 인공유산과 약물 중단으로 인한 증상 악 화, 양육권 박탈 등으로 가정 내 여성 역할은 무존재감이 되었다. 또 한 모성 역할의 박탈로 인한 절망감을 경험하였지만 가족이나 의료 인의 도움은 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정신간호사는 여성 환자들이 임신 시 약물 복용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 다. 이를 위해 임신 시 복용해도 안전한 약물 지침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임신과 모유 수유, 양육이 연결될 수 있도록 간 호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증상 관리가 동시에 이루어 져 질병으로 인한 모성애 상실을 예방해야 한다. 이는 여성 환자와 자녀 모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며 여성 환자의 모성애와 관련한 윤리적 딜레마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참여자가 경험한 성폭행 문제는 낙태 등 심각한 결과를 초 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 (2008)의 우리나라 성폭력 실태 조사에 의하면 성인여성 일천 명 중 22명이 강간, 또는 강간 미수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보고서 에서는 정신분열병 여성을 포함한 정신질환자는 조사 대상에서 누 락되어 있다.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질환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 때문에 신고조차 쉽지 않으며 아동이나 일반 여성들이 겪는 것과 는 또 다른 차별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정신분열병과 기 타 중증의 정신질환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이 일반모 집단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이들에게 PTSD라는 진단은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 391 정신분열병간의 진단이 중복되기 때문에 세밀하고 민감한 접근 (Kornstein & Clavoton, 2002)을 요구하고 있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심리적 고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 라서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 활동을 위해 의료인들 은 국가적 관심을 유도하여 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주제인 감당할 수 없는 아내라는 운명 을 통해 참여자 들에게 항정신성 약물 부작용인 성기능장애는 폭력 및 이혼, 별거 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정신분열병 환자들 의 성과 관련된 연구들은 성지식, 성태도, 성기능, 성적 욕구 표현 등 의 변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Ko, Park, & Jeong, 2008).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성지식이나 태도, 욕구 표현 등의 문제가 아닌 약물로 인해 신체 상태가 성욕을 잃는 것이므로 정신분열병 환자들의 성교 육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섯 번째 주제인 기약 없는 완쾌에 대한 몸부림 에서 나타난 참 여자들의 자살 문제는 간과할 수 없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일생 동 안 50%가 한번은 자살시도를 하며 정신질환자 사인 중 수위를 차지 하며 자살기도자의 8-10%가 자살 수행으로 사망하고 있다(Siris, 2001). 정신과 환자의 자살예방 대책은 많은 연구들에서 제시되고 있다. Westermeyer, Harrow와 Marengo (1991)는 입원 기간 동안 가족 들의 면회 회수가 자살 위험도와 유의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의 자살 시도 이유도 가족들의 무관심과 냉대가 주요 원인이었다. 따라서 자살 예방을 위해 가족들의 지지적이고 관심 있는 태도를 유도하고 의료진이 삶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상담 전략 개발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 주제인 약을 먹지 않는 미래를 상상함 에서는 본 연구 참 여자들은 정신분열병의 회복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으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Choe, Kim과 Noh (2005)의 연구에서 정신분열병의 희망사항(희망하는 것) 범주에 몸의 건강으로 정신과 약이 필요 없 는 상태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약물 중단을 원하는 정신분열병 환 자들에게 장기적인 질병과정을 거친 후 상당 수준 또는 완전히 회 복한 실제 사례를 환자들에게 설명하여 주고 진정한 회복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Koh (2005), Choe 등 (2005)의 연구에서 희망을 북돋아 주는 대상으로 절대자에 대한 믿 음과 환자 자신을 아끼고 도와주는 가족, 친구, 전문가 등이 있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 역시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 투병과정 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였고 가족들과 지지적인 대화를 희망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신분열병 환자의 희망에 대한 성취를 위해 영적, 정서적 부분의 협력과 관심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항정신성 약물 을 필요악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부작용 없는 약물 개발이 시급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정신간호사들은 이들에게 약물이 투병 과정 의 필수요소이며 회복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매개체라는 것을 인지시켜 주고 장기간에 걸친 관심과 간호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이라는 연구방법을 통 해 여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에 대해 심층 적으로 탐색하였으며 7개의 본질적 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여성 환자의 항정신성 약물 복용 체험을 통해 수 량화할 수 없는 내면의 문제를 밝혀 낸 것에 의의가 있다. 정신분열 병 남성, 여성의 약물 부작용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으며 이에 대 한 차별화된 간호가 필요하다. 또한 임신 시 약물 안정성에 대한 불 안이 높았으므로 제약회사 및 약물 관련 기관에서는 임신 및 모유 수유 과정에서 신뢰하고 복용할 수 있는 약물 개발 후 정신간호사 의 약물 교육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간호 정책상 정 신질환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성폭력 및 가정 폭력에 대한 실태 조 사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정책 개발과 전문 상담 기관 개설이 요구 된다. 끝으로 추후연구에서 여성 환자와는 다른 문제를 가진 남성 정신분열병 환자의 약물 복용에 대한 체험연구를 제언하는 바이다. REFERENCES Chesler, P. (1997). Women and madness. New York: St. Martin s Press. Choe, K. S., Kim, H. J., & Noh, C. H. (2005). Hope in people with schizophrenia: Concept clarification. Journal of Korean Academy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14, 417-427. Dickson, R. A., Dalby, J. T., & Williams, R. (1995). The clozapine experience from a family perspective. Canadian Journal of Psychiatry, 40, 627-629. Hoe, M. S., & Kim, M. S. (2007). Gender differences of symptoms in people with schizophrenia participating in community based mental health programs and social work intervention strategies. Mental Health & Social Work, 27, 230-261. Howard, L. M. (2005). Fertility and pregnancy in women with psychotic disorders. 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119, 3-10. doi:10.1016/j.ejogrb.2004.06.026 Im, H. S., Han, K. S., & Chung, H. K. (2006). Effect of weight control program on weight gain and self-esteem of psychiatric inpatients. Journal of Korean Academy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15, 5-13. Kim, J. O. (2007). The experiences of antipsychotics medication in-patients of mental hospital. Unpublished master s thesis, Kangwon National University, Chuncheon. Kim, M. J. (2009). Development of a web-based education program for families dealing with schizophrenia. Unpublished master s thesis, Yonsei University, Seoul. Kim, Y. H., Yun, K. W., Kim, M. K., & Lee, H. J. (2004). A study on depression, anxiety and quality of life in amenorrhea schizophrenics treated with risperidone. Journal of the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43,

392 송은주 537-545. Ko, K. H., Park, J. W., & Jeong, C. J. (2008). A study on sexual experience, sex attitudes and sex knowledge in persons with schizophrenia. Journal of Korean Academy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17, 255-264. Koh, M. H. (2005). Experiences of hope in clients with chronic schizophrenia.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35, 555-564. Kornstein, S. G., & Clavoton, A. H. (2002). Women s mental health: A comprehensive textbook. New York: The Guilford Press. Lee, C. J. (1998). Mr. Cho, Man-Deuk (short stories). Seoul: Yolimwon. Lee, E. H. (1999). A study on the anxiety of the family members of the schizophrenic patients. The Social Welfare Research Review, 9, 261-275. Lee, H. K. (2007). A study on the motherhood experience among the women with mental disorders.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Lincoln, Y. S., & Guba, E. G. (1981). Effective evaluation. San Francisco: Jossey and Bass Publication. McCauley, E. K., Gurvich, C., Elsom, S. J., & Kulkarni, J. (2009). Antipsychotics in pregnancy. Journal of Psychiatric and Mental Health Nursing, 17, 97-104. doi:10.1111/j.1365-2850.2009.01481.x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 (2008, January). 2007 National survey on sexual violence (Issue Brief No. 03). Seoul: Author. Morse, J. M., & Field, P. A. (1995).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for health professionals (2nd ed.). London: Chapman and Hall. Park, Y. M., Lee, H. J., & Choo, J. S. (2009). Serious short-term and longterm effects of antipsychotic-induced hyperprolactinemia. The Korean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20, 167-180. Seo, M. A. (2002). A structural equation model explaining medication compliance of schizophrenia. Korean Journal of Nursing Query, 1, 138-167. Siris, S. G. (2001). Suicide and schizophrenia.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15, 127-135. doi:10.1177/026988110101500209 Usher, K. (2001). Taking neuroleptic medications as the treatment for schizophrenia: A phenomenological study.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Mental Health Nursing, 10, 145-155. van Manen, M. (1990). Researching lived experience. New York: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Westermeyer, J. F., Harrow, M., & Marengo, J. T. (1991). Risk for suicide in schizophrenia and other psychotic and nonpsychotic disorders. The Journal of Nervous and Mental disease, 179, 259-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