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 노동시장과사각지대문제를중심으로 Coping with Structural Problems in the Korean Labor Market for National Cohesion 양재진연세대학교행정학과교수 한국은소득불평등이심하고사회적이동성도낮다. 때문에사회적갈등은날로심해지고국민통합은점차어려워지고있다. 분배문제의개선은복지지출의확대만으로해결되지않는다. 분배문제를어렵게만드는구조적인원인들에대한치유없이는복지를통한 2차분배의효과가크지않기때문이다. 따라서이글은우리나라노동시장의이중성과분절화의현황에대해살펴보고, 노동시장내의분배개선을위해보다연대주의적인임금정책이요망되며이런맥락에서노사정위원회와산별노조운동의강화가필요함을주장하고있다. 노동운동이제역할을못할때에는정부가임금가이드라인정책을부활하여서라도노동시장에서의소득분배에개입할것그리고사회보험의사각지대도해소하여사회보장기능이제대로발휘될수있게해야함을주장하고있다. 1. 들어가며 우리나라는주관적인측면은물론객관적인측면에서도볼때, 사회적갈등수위가높은반면국민통합수준은낮다. 앞서여유진박사의글에서도지적되었듯이, 국민들은계층갈등과이념갈등이심각한수준이라고진단하고있다. 국민통합성에영향을미치는요인은매우다양하다. 이중에인종, 종교, 언어, 이념의차이와더불어한사회의분배의정도를뜻하는계층간거리가중요한요인으로여겨진다. 우리나라의경우 1997 년경제위기이후저성장국면에들어가면서분배문제와연관된사회통합성이악화되어, 개선의기미가보이지 않고있다. 과거고도성장기에는경제성장을통해대다수가생활수준의향상을피부로경험했다. 그러나경제의성숙과고령화가맞물리면서저성장이정상 (normal) 이된현재, 소득수준의향상은점차경합게임 (zero-sum game) 이되어가고있다. 때문에과거에비해분배문제는사회갈등을더크게동반하고국민대통합에매우큰악영향을끼치고있다. 최근에여 야할것없이복지확대를약속하고있는이유는, 위험상태에처한분배문제를완화하여국민대통합을이루기위함이다. 그러나단순히복지확대만으로국민통합문제를해결할수없다. 현재우리가처한분배구조의악화는노동시장의이중성과분절화라는매우구조적인문제로부터기인하고있기때문이다. 이러 이달의초점 _ 27
한구조적인문제를방치한채, 복지지출에만의존하는것은 사후약방문 이다. 그리고막대한재정문제로인해새로운갈등을낳을것이다. 최근에경기도가어린이집보육료를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배정을거부하는등, 복지비용을놓고중앙과지방간의갈등이증폭되는게그예이다. 따라서필자는사후적으로복지지출만늘이는것으로는국민대통합의기반을마련할수없다고본다. 먼저노동시장의이중성과분절화를완화시켜야한다. 한국의노동시장은민간대기업과공공분야의안정된정규직노동시장과그외의불안정한노동시장으로크게양분이되어있으며, 양자사이의이동성이점차줄고있다. 소위 1차노동시장으로불리는대기업과공공분야노동시장의경우, 상대적으로높은임금과기업복지, 장기근속그리고사회보험에대한높은가입률을특징으로하고있는반면, 나머지부분을구성하고있는 2차노동시장은상대적으로낮은임금과기업복지, 짧은근속기간을특징으로한다. 2차노동시장에서 1 차노동시장으로의진입또한어렵다. 그리고사회보험의사각지대가광범위하고 2차노동시장의종사자들이대거여기에빠져있다. 무엇이문제이고어떻게해야할지살펴보기로하자. 2. 우리나라노동시장, 무엇이문제이고어떻게해야하나? 1) 노동시장의이중화와분절화 노동시장의이중화 (dualization) 는우리만의문제는아니다. 그러나우리나라는 1차노동시장의내부자와 2차노동시장의외부자간임금과고용안전성에서차등적처우가상대적으로심하고, 유급휴가, 퇴직 ( 연 ) 금등법정기업복지외에자발적기업복지에대한혜택에서의차별성도크다. 그리고노동시장내상층집단과하위집단간이동성이매우낮은분절화 (segmentation) 현상까지보이고있다 1). < 표 1> 을보자. 우리나라는노동시장에서의소득분배상황을나타내는 10분위배율 ( 상위 10% 의소득을하위 10% 의소득으로나눈값 ) 이 4.9이다. 이는 OECD 평균인 3.4를크게상회하고, 미국 (5.0) 을제외한모든비교국가보다높은수치다. 우리나라의소득격차가매우심하다는증거다. 저임금근로자의비중또한 25.2% 로비교국중가장높다. 성별임금격차또한그러하다. 근속년수가 OECD 평균의 1/2에불과한 5.3년에머물고있다. 1차노동시장을구성하는대기업과공공부문의근로자들이장기근속의경향이있는것을감안할때, 2차노동시장의불안정성이상대적으로매우심함을추정해볼수있겠다. 우리나라에서는시간제근로도육아나교육훈련을받기위해근로자가자발적으로선택한결과가아니다. 서구와달리 50% 가넘는근로자들이비자발적으로시간제근로에나서고있다. 정규직전일제근로의장벽이그만큼높음을반증한다하겠다. 좀더자세히살펴보자. 우리정부의공식통계에의하면, 전체임금노동자의약 35% 정도가비정규직으로분류된다. 그런데 1차노동시장의정규직과 2차노동시장의비정규직간임금격차가 1) 노동시장의이중성, 분절화등의개념과세계적현상에대해서는 Emmenegger et. al.(2012: Ch.1) 참조. 28 _ 보건복지포럼 (2014. 12.)
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3) 표 1. 노동시장이중성및불안정성지표의국제비교 10 분위소득배율 (2011) 1) 저임금비자발적시간제성별임금격차근속년수근로자비중 (2011) 2) (2011) 3) 근로자비율 (2012) 4) (2012) 5) 사민주의 보수주의 자유주의 남유럽 동아시아 스웨덴 2.3-15.9 22.8 10.4 덴마크 2.8 16.7 8.8 12.7 8.9 노르웨이 2.3 7.8 5.8 9.8 핀란드 2.6 9.3 19.7 24.6 11.0 평균 2.5 13.0 13.1 16.5 10.0 독일 3.3 18.4 16.5 14.1 11.5 오스트리아 3.3 16.1 18.6 8.0 10.9 네덜란드 2.9-20.5 6.5 10.5 프랑스 3.0-14.1 28.6 11.9 평균 3.1 17.2 17.4 14.3 11.2 미국 5.0 25.2 17.8 11.5 - 영국 3.6 20.6 18.2 16.5 9.4 캐나다 3.7 20.3 19.2 27.2 - 호주 3.3 16.9 16.0 31.0 - 평균 3.9 20.7 17.8 21.6 9.4 이탈리아 2.2 9.5 10.6 45.1 13.1 스페인 3.2 15.3 10.6 64.1 11.5 포르투갈 3.7 6.5 15.2 35.3 13.5 그리스 3.0 12.5 10.4 43.6 13.9 평균 3.0 11.0 11.7 47.0 13.0 일본 3.0 14.4 27.4 18.3 - 한국 4.9 25.2 37.5 56.3 5.3 OECD 평균 6) 3.4 16.7 15.2 17.8 10.7 주 : 1 ) 네덜란드와프랑스, 이탈리아의경우 2011 년도자료누락으로 2010 년자료로대체함. 2) 이탈리아의경우 2011 년도자료누락으로 2010 년자료로대체하며,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프랑스의경우수치자료를제공하지않았음. 3) 네덜란드와프랑스, 이탈리아의경우 2011 년도자료누락으로 2010 년자료로대체함. 4) 한국의경우 OECD(2013: 114) 에서발췌. 5) 미국, 캐나다, 호주의경우수치자료를제공하고있지않아자유주의복지레짐의평균산출이불가능하였음. 6) OECD 34 개국평균. 다만근속년수의경우는 25 개국평균. 자료 : OECD.Stat 자료를바탕으로작성 (www.oecd.org, 접속일 2013. 12. 19) 크고계속그차이가벌어지는추세를보이고있다. 2003년정규직의 71.6% 수준이던임금은 2011년 65.3% 로까지떨어졌다. 특히고용안정성이가장떨어지는일용직과비기간제근로자의경 이달의초점 _ 29
표 2. 비정규고용실태및고용형태에따른정규직근로자와의임금격차 고용형태 연도 전체임금노동자 비정규직 한시적근로자무기비기간제계약기간제 시간제근로자 비정형노동자 파견직일용직기타 2003 14149 4606 32.6 52.2 5.4 7.9 20.2 2.1 12.8 24.1 2005 14968 5483 36.6 49.8 5.5 10.7 19.0 2.2 13.1 22.0 2007 15882 5703 35.9 44.4 9.7 8.1 21.1 3.1 14.8 23.7 2009 16479 5754 34.9 48.9 3.0 9.1 24.8 2.9 15.3 23.6 2011 17510 5995 34.2 44.5 5.7 7.3 28.4 3.3 16.0 22.7 정규직근로자대비비정규직근로자의시간당임금 ( 정규직 = 100) 연도정규직비정규직 한시적근로자무기비기간제계약기간제 시간제근로자 비정형근로자 파견직일용직기타 2003 100.0 71.6 70.7 88.4 55.8 85.1 68.0 63.2 65.5 2005 100.0 70.5 74.5 89.1 54.1 76.7 76.1 53.7 66.6 2007 100.0 70.9 76.3 98.1 48.0 66.6 70.8 52.0 61.9 2009 100.0 61.5 65.5 87.2 48.7 56.2 69.7 47.6 60.0 2011 100.0 65.3 69.0 93.7 52.4 59.3 66.5 47.4 63.7 주 : 1 ) 기간제근로자는기간의정함이있는근로계약을체결한근로자를의미함. 2) 무기계약근로자는계약의존속기간을정함이없는계약을맺은근로자를의미함. 이들은해고등의사유가없으면정년까지고용이보장됨. 3) 비기간제근로자는근로계약기간을정하지않았으나계약의반복갱신으로계속일할수있는근로자와비자발적사유 ( 계약만료, 일의완료, 이전근무자복귀, 계절근무등 ) 로계속근무를기대할수없는근로자를의미함. 자료 : OECD(2013). Strengthening Social Cohesion in Korea, OECD Publishing. p.110. 우정규직의 47~52% 정도의임금만을받고있다. 임금뿐아니라각종사회보험과퇴직금, 유급휴가등각종임금외의급부에있어서도대기업과중소기업간그리고정규직과비정규직간에격차가크다. 특히주목해야할것은대기업의비정규직보다중소기업의정규직의각종사회보험과임금 외급부의적용률이낮다는점이다. 예컨대, 연금의경우상시고용 300 인이상의대기업에다니는비정규직근로자의가입률이 83.7% 에달하는데, 중소기업정규직의가입률은이보다낮은 78.3% 이다. 고용보험의경우도유사한패턴을보이고있다. 자발적기업복지의기업규모별격차또한점차 6) 최윤영 (2005). 독일의활동보조서비스. 한ㆍ미ㆍ일ㆍ독 4 개국활동보조서비스지원및제도심포지엄. 정립회관. 30 _ 보건복지포럼 (2014. 12.)
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3) 표 3. 사회보험과임금외급부적용률 (2008 년 ) 공적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퇴직금초과근무수당 유급휴가 보너스 전체임금근로자 70.6 93.9 56.8 61.4 42.4 52.8 56.6 정규직 81.3 96.3 65.8 74.5 53.5 65.4 71.2 비정규직 49.7 89.4 39.2 35.6 20.7 28.0 27.9 대기업 (300인이상 ) 96.4 99.2 78.0 93.7 82.3 92.2 91.4 중소기업 (300인이하 ) 67.3 93.3 54.0 57.2 37.2 47.7 52.0 대기업 정규직 99.1 99.7 78.7 98.3 88.1 97.0 96.9 비정규직 83.7 96.5 74.5 71.5 54.5 64.6 69.4 중소기업 정규직 78.3 95.7 63.6 70.5 47.7 66.9 60.1 비정규직 47.6 88.9 37.0 33.4 18.6 25.6 25.4 자료 : KOSIS 자료를바탕으로저자가계산. 벌어지고있다 ( 그림 1 참조 ). 이는우리나라노동시장에서정규직-비정규직사이보다대기업-중소기업사이의이중성이더크다는것을시사한다. 날이갈수록노동시장의이중성이심해지고있는것이다. 노동시장의이중성이심해지더라도중소기업 그림 1. 종사자규모별자발적기업복지격차추이 ( 단위 : 천원 / 월 ) 주 : 1991 년자료는결측됨. 자료 : 고용노동부기업체노동비용조사 (http://www.kosis.kr) 이달의초점 _ 31
표 4. 비정규직 - 정규직간의이동가능성국제비교 ( 단위 : %) OECD 16개국의비정규직 정규직이동 1년후종사상지위 3년후종사상지위 복지레짐 국가 정규직 비정규직 비고용 정규직 비정규직 비고용 덴마크 35.2 46.2 18.6 61.3 20.5 18.2 사민주의 핀란드 31.2 45.6 23.2 44.7 30.0 25.3 사민주의평균 33.20 45.90 20.90 53.00 25.25 21.75 독일 46.6 38.5 14.9 60.0 23.5 16.4 네덜란드 49.1 40.9 10.0 69.9 17.6 12.5 오스트리아 55.9 35.3 8.8 67.5 22.6 9.9 보수주의 벨기에 45.0 49.3 5.6 71.4 23.2 5.4 프랑스 18.1 52.1 29.9 45.3 30.6 24.1 룩셈부르크 58.7 27.9 13.4 79.7 11.8 8.5 보수주의평균 45.57 40.67 13.77 65.63 21.55 12.80 영국 51.9 29.9 18.3 63.4 15.1 21.5 자유주의 아일랜드 41.6 44.5 13.9 66.1 15.8 18.2 자유주의평균 46.75 37.20 16.10 64.75 15.45 19.85 이탈리아 27.2 49.7 23.1 47.2 30.3 22.5 스페인 29.1 52.4 18.5 46.0 37.5 16.5 남유럽 포르투갈 24.6 64.5 10.8 55.0 31.3 13.7 그리스 28.3 49.1 22.6 36.0 47.8 16.2 남유럽평균 27.30 53.93 18.75 46.05 36.73 17.23 동아시아 일본 17.5 72.1 10.4 24.9 59.7 15.4 한국 11.1 69.4 19.5 22.4 50.9 26.7 자료 : OECD(2013). 위의책, p.125. 근로자나비정규직근로자가대기업과공공부문의안정된 1차노동시장으로의진입이활발하게이루어진다면노동시장의이중성은사회통합에큰장애가되지않는다. 그러나한국은 1차노동시장과 2차노동시장간의이동성이매우낮다. < 표 4> 에서확인되듯이, 비정규직근로자가 1년후에정규 직으로전환될확률은 11.1% 에불과하다. 이는비교가능한 OECD 국가중최저수준이다. 계속해서비정규직으로남을확률또한 69.4% 에이르러일본을제외하고제일높다. 비정규직근로자가 3년후정규직근로자가될확률도 22.4% 로여전히비교국중가장낮다. 시간운영이다소유연한 32 _ 보건복지포럼 (2014. 12.)
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3) 비정규직을근로자들이선호해서도아니다. 앞서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에서는서구와달리비정규직에머무는이유도비자발적인 어쩔수없는 선택인경우가대부분이다. 한마디로한국의노동시장은이중구조화되어있을뿐만아니라분절화정도도매우높다하겠다. 2) 과제와대안노동시장의이중화와분절화는세계화, 탈산업화와지식경제화, 여성의사회참여등구조적인사회변동의결과라고볼수있다. 그러나서구의많은노동운동연구에서지적되었듯이, 노동계급의연대성을지향하는노동운동이강하면노동시장의이중성이나분절화정도가약해진다. 특히노동운동이전국적수준에서조직화되어중앙의상급단체에단체협상등권한이집중되어있는경우전체노동자를아우르는제도형성에힘을기울인다. 산업별로노동이조직화되고단체협상이산별수준에서이루어질경우, 전체노동계급은포괄하지못하더라도해당산업내대기업과중소기업간의경계를넘어전체노동자를아우르는단체협상이이루어질가능성이높은것이다. 그런데, 한국의노동운동은민간대기업과공공부문의기업수준에서정규직노동이주도한다. 기업수준에서노동이조직화되고단체협상이개별기업에서독자적으로진행되기에, 기업별노조는정규직의이해를반영하며자기소속노조원의개별적이고단기적인이익을추구한다. 임금인상이나기업복지그리고고용보호가주된협상의제 가된다. 반면고용주와의협상에서거시경제와전체노동계급에게이익이돌아가는근로조건이나사회복지를협상의제로논의할수도없거니와, 그럴유인도매우낮다. 한국에서노동시장의이중화와분절화는거시사회변동의결과이지만, 동시에기업별노조의개별이익추구의결과이기도한것이다 2). 따라서한국노동시장의과도한이중성과분절화를극복하기위해서는한국노동운동의연대와공공성을제고하는것이필요하다. 기업수준을넘어전체노동계급의이해를대변하는노동운동이일어날수있도록노사정위원회와산별노동운동의활성화를도모해야한다. 만약임금과근로조건에관한논의가시장과기업내부의노사관계에만맡겨질경우, 숙련과기술차에따른임금격차가커지고기업간지불능력의차이로기업규모별격차가더확대될것이다. 따라서초기업단위인산별협상이나노사정위원회를통해서사회적임금 ( 각종실업수당, 공교육, 의료, 연금등실질적임금보전분 ) 과시장임금의배분관계를조율하여시장임금인상을자제하고임금격차를줄이는노력을해나가야할필요가있다. 즉, 자유방임형임금정책에서사회적임금결정체제로점진적으로라도전환해가는노력이필요한것이다. 이때정부는복지정책은물론조세정책을통해사회적임금결정이노사간에합의될수있도록지원하는역할을맡아야할것이다. 만약한국의조직노동이전체노동계급을아우르는노동운동에나서지못한다면, 정부의개입이 2) 자세한논의는다음을참조할것. 양재진 (2005). 한국의대기업중심기업별노동운동과한국복지국가의성격. 한국정치학회보, 39(3); Jae-jin Yang(2013). Parochial Welfare Politics and the Small Welfare State in South Korea, Comparative Politics, 45(4). 이달의초점 _ 33
불가피하다. 미국과같은몇몇자유주의국가를제외하고대부분의국가들은정부가소득정책을구사한다. 우리나라도민주화이후김영삼정부에서임금가이드라인정책을시행하고정부의후원하에한국노총과경총이중앙임금협상에나서기도했다. 그러나 95년부터노총이하부조직의반발때문에중앙임금협상에서탈퇴하면서부터우리나라의소득정책은사실상사라지고, 최저임금결정과공공무문임금가이드라인정책으로왜소화된다. 정부는최소한산업별, 업종별, 기업규모별임금인상의준거가되는객관적인정보를제공하고, 노동시장의분절화를완화하고안정성을높이기위한차등화된임금가이드라인을제시하는역할을해야한다. 그리고중위소득의 42% 에불과해 OECD 에서하위권에머무르고있는최저임금을적정수준으로인상해근로빈곤을막고노동시장의이중화를완화하여야한다. 최저임금의인상은기업의생산성향상을독려하는산업정책적효과도발휘하게될것이다. 물론고령자고용에미치는효과를감안하여업종별로차등적용하는미세조정도필요하다 3). 그리고노동력이상승이동을촉진하기위해서중소영세사업장을대상으로한적극적노동시장정책을강화할필요가있다. 우리나라대기업과대기업의내부노동시장의존재를인정하고이들은자율적성장영역으로하고, 국가의공공적역할을중소기업과영세상공업노동자에게집중하는이원화전략을취할필요가있다. 요즘대기업과중소기업의상생이화두인데, 거래와회계의투명성을증진하고하도급관행의개선, 대기업 중소기업 협력증진등을위한실질적인노력도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의교육훈련을적극적으로사회화하고보다양질의우수인력이중소기업에공급될수있도록적극적노동시장정책의직업훈련과고용서비스가중소기업을대상으로확대되야할것이다. 3. 2 차노동시장에서무기력한소득보장제도, 어떻게해야하나? 1) 한국사회보험의광범위한사각지대 우리나라에서는소득보장제도가 2 차노동시장 에서제대로작동하지못하고있다. 소위사각지대문제가 2차노동시장에집중되어있기때문에, 노동시장에서의높은불평등문제를사후적으로라도개선하지못하고있다. 왜이렇게되었나? 우리나라는유럽의사회보험제도를도입한일본의영향을받아사회보험을중심으로사회보장제도를구축하고있다. 조세기반의국영의료서비스 (National Health Service, NHS) 나각종사회서비스그리고기초연금등이발전하지않아사회보험중심성이그어떤복지국가보다높다. 그런데, 사회보험은기여를전제로하고, 납부된보험료에연동된급여가지급되는것을원칙으로한다. 사회보험급부는사회권적차원에서바로주어지는게아니며, 사회보험에가입해서정기적으로보험료를납부해야받을수있는것이다. 그런데, 앞서논했듯이고용이안정되지못하고임금이낮은 2차노동시장의 3) 양재진, 최영준 (2014). 한국복지국가의진단과개혁과제 : 남부유럽과자유주의복지국가혼합형에서벗어나기. 동향과전망, 92. 34 _ 보건복지포럼 (2014. 12.)
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3) 규모가크기에보험료납부회피나기여기간이부족해수급권을획득하지못하는근로자가상당한규모로존재한다. 그리고수급권은획득했더라도보험료납부액이적거나기간이짧아급여가충분치못한경우도매우많다. 회색사각지대에빠져있는경우도많다는뜻이다. 사각지대에있는근로자와그가정은실업과퇴직등소득상실이곧바로빈곤으로이어진다. 4대사회보험중실제로사각지대가크게문제가되는프로그램은국민연금과고용보험이다. 건 강보험은가입단위가가족이기에, 비정규직의낮은가입률이실제낮은수준의적용률을의미하지않는다. 게다가빈곤층은차상위계층까지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의료급여를통해건강보험에가입하지않더라도실질적인보호를받고있다. 산재보험도그성격상사용자들의민사상책임을보험형식으로위험분산한것으로사용자의순응도가높아가입률이높은편이다. 그리고상시고용 1인이상사업장의미가입근로자라할지라도, 산재신청이가능하며, 사업주의보험료납부여부에관계 표 5. 국민연금가입률의국제비교 ( 단위 : %) 구분 가입대상 가입자규모 (A) 민간부문경활인구 (B) 20~64 세인구 (C) 가입률 Ⅰ A/B 가입률 Ⅱ A/C 미국 (OASDI) 독일 ( 공적연금 ) 영국 ( 기초연금 ) 캐나다 (CPP+QPP) 일본 기초 후생 한국 ( 국민연금 ) 연령무관소득활동인구 16~65 세피용자등 16~65 세 ( 여 : 60 세 ) 소득활동인구등 18~70 세소득활동인구 20~60 세전인구 65 세미만피용자 18~60 세소득활동인구 162,310 ( 08) 34,988 ( 07) 33,400 ( 07~8) 16,256 ( 07) 153,124 ( 07,16 세 ) 41,416 ( 07,15 세 ) 30,790 ( 07,16 세 ) 17,696 ( 07,16 세 ) 70,380 ( 08.3) 66,080 33,790 ( 07,15세) ( 08.3) 12,500 ( 10.5) 23,500 ( 10.5,15 세 ) 주 : 민간부문경활인구 (B) 는미국의인구센서스국 International Statistics; Labor Force 자료. 단, 한국은통계청자료. 20~64 세인구 (C) 는미국인구센서국자료 ( 모두 09 년기준 ). 자료 : 이용하 (2011). 다층연금체계구축 : 내실화방안을중심으로. 연금연구, 1(2), pp.1-27. 184,019 ( 09) 49,899 ( 09) 37,153 ( 09) 20,771 ( 09) 75,328 ( 09) 31,751 ( 09) 106.0 88.2 84.5 70.1 108.5 90.0 91.9 78.3 106.5 93.1 51.1 44.7 53.1 39.4 4) 산재보험가입은사용자의전적인책임이며보험료도사업주만납부함. 미가입사업주는산재발생시, 국가에서미가입근로자에게우선지급한산재보상금의 50% 할증과함께미납보험료소급징수와과태료를부담해야함. 이달의초점 _ 35
없이산재급여의혜택을볼수있다 4). 국민연금의사각지대는가입률계산에있어모수 ( 분모 ) 를어떻게설정하느냐에따라서그규모는달라지나우리나라는어떤기준으로하던지, 국제적인수준에서볼때사각지대가광범위한편이다. 특히실직자, 학생, 군인등납부예외자 (510 만명 ) 와장기체납자 (106 만명 ) 의규모가크고, 줄지않는것이문제이다. 고용보험의경우, 비임금근로자 ( 자영자와무급가족종사자 ) 까지포함하는광의의취업자개념을적용할경우, 사각지대가 58.8% 까지대폭늘어난다. 게다가구직급여 ( 실직수당 ) 를받는자발적실업자는수급권이없어실제고용보험의수급률은매우낮다. 비자발적실업으로수급권이발생해도, 가입기간동안기본급평균의 50% 만을받을수있 고, 기간도 10년가입해야최대 210일에서 240일 (50세이상의경우 ) 동안수급하는것에그치고있다. 그조차도 1일최대지급액이 4만원으로한정되어있어한달에받을수있는금액이 120 만원에불과하다. 영세사업장근로자와비정규직은사각지대에빠져있어, 이들에게실업급여는 그림의떡 이고실직과함께빈곤선이하로떨어지게된다. 중산층근로자들도최대월 120 규정때문에실질소득대체율이 50% 를훨씬밑돌게되어실직시빈곤을경험할확률이매우크다. 2) 과제와대안 1차사회안전망인사회보험, 특히소득보장의핵심인고용보험과국민연금에적용의사각지대가 그림 2. 고용보험적용사각지대현황 15 세이상인구 : 3,990 만명 비경제활동인구 : 1,623 만명 경제활동인구 : 2,367 만명 실업자 92 만명 취업자 : 2,274 만명 (100%) 비임금근로자 679 만명 (29.9%) 임금근로자 1,595 만명 (70.1%) 고용보험적용제외대상 1,715 만명 자영자 556 만명 (24.5%) 무급가족종사자 123 만명 (5.4%) 임시 일용직 676 만명 (29.7%) 상용직 919 만명 (40.4%) 고용보험적용사각지대 1,336 만명 (58.8%) 고용보험피보험자 938 만명 (41.2%) 자료 : 장지연, 이병희, 은수미, 신동균 (2011). 고용안전망사각지대해소방안. 노동연구원정책연구. (2011.05.). 36 _ 보건복지포럼 (2014. 12.)
국민통합의현안과과제 (3) 광범위하고수급권을확보한사람도낮은급여때문에불안할수밖에없는상황이다. 고용보험의실업급여는직장이동이잦고저소득이어서저축여력이없는 2차노동시장의근로자들에게는생명줄과같다. 자산형성의여력이크지않은이들에게연금수급권은고령화사회에서마지막버팀목이다. 국민연금에는소득재분배기능이포함되어있어저소득자에게상대적으로높은급여가주어진다. 고용보험과국민연금의광범위한사각지대를해소하는것은노동시장에서악화된분배문제를완화하는첩경이될것이다. 다음의두가지방안을고려해볼수있겠다. 첫째, 영세사업장에대한두루누리 ( 사회보험료지원사업 ) 의인센티브를강화하고기여회피사업장의고용주와근로자에대한처벌을강화해사각지대를대폭축소해야할것이다. 인센티브만제공하고의무가입에대한불응에아무런제재가없다면적용확대를이루기어렵다. 자유주의국가인미국의오바마케어의경우에도, 미가입시고용주는물론개인도벌금을내야한다 5). 근로자에대한벌금부과등처벌은, 사업장에서근로자스스로고용주의보험료납부를강하게요구하는유인을제공하게될것이다. 둘째, 보험의자부담원칙을견지하되, 일정부분재정투입을통해보험료부담을낮추어보험료대비급부수준을높여매력적인프로그램으로만들어야한다. 자격조건을완화해수급권을확대해야함도물론이다. 이는다른사회보험과달리 90% 를넘는적용률을자랑하고있는우리나라건 강보험의예를따르자는것이다. 건강보험은예상수입액의 20% 를일반회계와건강증진기금으로지원하여보험료부담을완화하고타보험에비해상대적으로높은수준의급여를제공하고있어국민들의지지도가매우높다. 이는높은가입률로선순환되고있다. 또부모와자식등직계가족은물론형제자매와배우자의부모까지피부양자로보험혜택을부여하는등가입조건이엄격하지않아전국민보험으로일찌감치자리를잡았다. 이러한개선방향에비추어볼때, 고용보험과국민연금의사각지대해소해법은다음과같다. 먼저고용보험의경우, 현재와같이엄격하게자기부담원칙을고집할경우, 노동시장정책의품안에들어오지못하고 버려져있는 근로빈곤층에게아무도움을못주게된다. 노동시장내에서내부노동시장과외부노동시장의간극이크고후자의규모가증대되고있는상황에서보험원칙을강조할경우, 사각지대문제는결코해결이불가능하다. 이는국가적손실이다. 두루누리사업을지속적으로시행하면서, 일정부분국고를투입해취업경험이없어가입자격조차없었던청년실업자, 장기실업자, 출산후비공식부문에서취업과실업을오가는여성, 조기퇴직중장년등에대한최소한의소득보장과직업훈련등 ( 재 ) 취업능력향상프로그램을가동해야할것이다. 그리고 2014 년현재 1.3% 에불과한실업급여의보험료를인상하고 1일급여상한액을대폭인상해중산층이상의실직소득대체율을높여회색사각지대를축소해야할것이다. 국민연금의경우도마찬가지로두루누리사업의확대와함 5) 미국의건강보험의미가입자가의무가입기간내보험가입을하지않으면 2014 년 1 인당 95 달러또는가구당연소득의 1% 에달하는벌금이부과됨 ( 양자중금액이큰쪽으로 ). 이달의초점 _ 37
께, 소득대체율 50% 회복을목표로현재 OECD 의절반수준에불과한보험료 (9%) 의인상을단행하여낮은급여때문에발생하는회색사각지대를해소해내는게필요하다. 이때퇴직연금의고용주부담분 ( 임금의 8.33%) 중일부를국민연금에납부토록하여보험료인상의충격을흡수하는것도방법이다. 그럼에도발생하는사각지대는어떻게해소해야할까? 현행기초연금을스웨덴식으로선별주의에기초한기초 ( 보장 ) 연금으로바꾸고더높은급여를보장해, 의지할데없는저소득노인들에게실효성있는소득보장을해줘야한다. 보편주의라는이념에얽매여사회수당식을고집해용돈연금이되게만들어서는안될것이다. 4. 나가며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소득불평등과빈부격차는자연스러운현상이다. 보상의차이는능력개발과도전을진작하여사회전체적으로후생이증가하게된다. 그러나그차이가불공정하다고여겨지거나사회적이동성이크지않을경우, 경제성장자체가지체되고국민통합은요원해진다. 특히저성장국면에서는분배가경합게임의양상을띠게되기에국민통합에커다란저해요인이된다. 여러지표로보았을때한국은소득불평등이심해지고있고, 사회적이동성도점차낮아지고있다. 때문에사회적갈등은날로심해지고국민통합은점차어려워지고있다. 분배문제의개선은복지지출의 확대만으로해결되지않는다. 분배문제를어렵게만드는구조적인원인들에대한치유없이는복지를통한 2차분배의효과가크지않기때문이다. 밑빠진독에물붓기식 복지지출은조세부담과국가부채를감당할수없는수준으로까지몰고갈수있다. 이는새로운갈등의씨앗이기도하다. 따라서먼저노동시장내의분배개선을위해노력해야한다. 이를위해비정규직과영세사업장근로자도포괄하는초기업노동운동이필요하다. 보다연대주의적인임금정책이요망되며이런맥락에서노사정위원회와산별노조운동의강화가필요하다. 노동운동이제역할을못할때에는정부가임금가이드라인정책을부활하여서라도노동시장에서의소득분배에개입해야한다. 최저임금수준을높여저임금근로에대한보상을높이는것이필요함은물론이다. 그리고 2차노동시장에광범위하게자리잡고있는사회보험의사각지대도해소하여소득보장제도가제기능을발휘할수있게해야한다. 우리나라의이중화되고분절되어있는노동시장을개혁하는것은정치적으로쉽지않은과제이다. 노동운동의정상화를국가가강제할수도없고, 기업의협조를구하기도쉽지않다. 사회보험의사각지대해소와소득보장의강화는증세를동반하는일이기도하다. 이모두정치적인난제들이다. 그러나앞서지적했지만, 문제를양산하는구조에대한개혁없이, 사후적인처방은효과가미미하다. 한국사회의구조개혁에대한정부와정치권의미래비전마련과국민적합의를이끌어내는노력을기대해본다. 38 _ 보건복지포럼 (201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