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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여성과 인권 은 연2회 발간되는 성매매방지 정책전문지로서 저작권은 여성가족부에 있습니다. * 한국여성인권진흥원(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은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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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인권 2012년 상반기 (통권 제7호) 책머리에 / 김호순 특집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바로보기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 진 엔리케즈(Jean Enriquez) 2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 호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 캐롤라인 노마(Caroline Norma) 17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 정재원 30 현장연구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현장의 목소리 한인 여성의 해외 인신매매 사건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사건 특성 및 송출구조 / 남재우팀장 인터뷰 50 해외로 인신매매된 성매매여성의 삶과 법적 지원의 한계 / 최수연 64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목소리 : 2012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움 / 최선화 75 논문 성구매 금지와 인신매매 척결 : 스웨덴의 성매매 관련법 / 맥스 월트먼(Max Waltman) 88
이슈&피플 [해외전문가 인터뷰]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그 단면을 보다, 세계 최초의 오페라 Anya17 / 작가 벤 카이예(Ben Kaye) 인터뷰 124 [여인이 만난 여인] 제주 공무원 성매매 사건 해결을 위한 현장 활동 / 제주현장상담센터 해냄 송영심소장 인터뷰 130 주제서평 국가와 권력은 어떻게 성을 거래해왔는가 / 김주희 138 정보마당 성매매 관련 통계 150 성매매 관련 연구보고서(2011년 발간) 156 성매매 관련 법령(2012년 개정) 166
책머리에 최근 언론을 통해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가 계속 회자되고 있다. 미 국무부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신매매의 발생국이자 경 유국으로, 한국 여성들이 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국내를 비롯 세계 각국으 로 매매되고 있다. 인신매매는 한 국가의 영역을 벗어나 전지구적 차원의 국제 문제로 확대되고 있으며, 한인 여성의 피해 역시 상당한 것으로 보고 된다. 인신매매의 근절을 위해 국제적 차원의 연대와 유기적인 협력 메커 니즘의 구축이 필요하나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 논리에 따른 국가별 상이 한 입장 차이로 인해 인신매매의 폐해와 심각성이 더욱 늘고 있는 실정이 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가 발생하는 원인과 구조 를 파악하고, 전지구적 차원에서 대응책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여성과 인권 (통권 제7호)은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에 관한 원인과 구조, 실태와 근절 방안을 모색하고자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바로보 기>를 특집으로 구성하였다. 진 엔리케즈의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는 전지구적 관점에서 인신매매가 발생하는 원인 및 구조 분석에 초점을 두 어 논지를 전개하였다. 저자는 인신매매의 발생 원인을 성매매를 신체를 팔고 살 자유 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시각과 가부장제, 인신매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이는 경제적 이익에서 찾고 있다. 더 불어 성매매 산업을 지배하는 가부장제와 지구적 자본주의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연대체 구축, 범죄 규정 등 수요적 측면과 더불어 성매매 교육 및 프로젝트 실시 등 공급적 측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캐롤라인 노마의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 호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는 성매매 합법화를 고수하는 호주정부의 정책이 인신매 매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인신매매의 척결을 위해 성매매 폐지론적 입장을 취하는 국가들의 정책과 맞추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정재원의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은 우리 사회의 모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성매매 카르텔 구조의 거대 한 힘을 지적하며, 성매매 근절을 위해 공급적 측면과 더불어 수요적 측면 의 적극적 차단 방안 모색을 논의한다. 저자는 해결방안으로 성매매 수요 차단의 매커니즘 구축, 여성의 접대부 역할 금지 법안 마련, 겸업형 업소 폐쇄 및 업종 전환의 입법화 등을 제시하였다. 현장연구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현장의 목 소리>를 주제로 한인 여성의 해외 인신매매 사건의 특성과 송출구조를 파 악하고, 해외로 송출된 한국 성매매여성의 실태와 현장 지원의 한계를 짚 어 보았다. 한인 여성의 해외 인신매매 사건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사건 특성 및 송출구조 는 부산지방경찰청 남재우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외 성매매 관련 수사를 통해 파악한 사건 현황과 여성들의 송출구조를 파악하였다. 더불어 사건 수사에 있어 여성단체와의 공조체계 구축의 중요성과 해외 성매매 사건 근절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최수연의 해외로 인신매매된 성매매여성의 삶과 법적 지원의 한계 는 부산 지역 내 해외 성매매여성의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삶과 피 해실태, 법적 지원의 한계와 나아가야할 방향을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최선화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목소리 : 2012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움 을 통해 지난 6월 5일 개최한 국제심포지 엄의 주요 내용과 의의를 정리하고, 종합토론에 나온 향후 과제로,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국제 네트워크 구축, 한인 여성 피해자 지원 에 관한 적극적 홍보활동, 인식제고를 위한 교육 및 정책을 제시하였다. 스톡홀름대학교 정치학과에 재학 중인 맥스 월트먼(Max Waltman)의 성 구매 금지와 인신매매 척결 : 스웨덴의 성매매 관련법 논문은 스웨덴의 성구매 금지법의 잠재적 영향력을 검토하고 있다. 성구매자를 범죄화시킨 법의 시행은 인신매매를 감소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 하며, 인신매매 척결을 위해 국가의 합리적인 대응책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이슈&피플에서는 성착취 인신매매를 조명한 세계 최초의 오페라 Anya17 의 작가 벤 카이예(Ben Kaye)와 인터뷰를 진행하여, 오페라를 기 획한 배경, 인신매매 척결을 위한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올해 초 발생한 제주도 공무원 성매매 사건과 현장의 활 동, 사건 해결을 위한 당면 과제 등을 파악하고자 제주현장상담센터 해냄 송영심소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외에도 한국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뿌리 깊은 성매매의 역사를 다 룬 도서를 통해 국가와 권력이 어떻게 성을 거래해 왔는지 고찰해보는 주 제서평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번호부터 정보마당을 신설하여 성매매 분야의 중요 정보 및 이슈를 정리하여 소개한다. 이번호에는 성매매 관련 각종 통계 및 발간된 연구자료, 개정 법령 등의 정보를 게재하였다.
여성과 인권 은 성매매 방지 및 여성인권을 주제로 한 정책전문지로 서, 국내 외 이슈를 분석하고 대안 모색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 지가 우리 사회 내 성매매 방지 현실을 파악하 고, 새로운 방향 설정 및 효과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기여하길 기대 한다. 2012년 6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 김호순
특 집 특 집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바로보기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 진 엔리케즈(Jean Enriquez)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 호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 캐롤라인 노마(Caroline Norma)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 정재원
특집 01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진 엔리케즈(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 대표) 재산과 상품으로써의 인권 노예(Slavery)라 함은 소유권에 귀속된 어떤 형태의 힘이 지배하는 인 간의 지위나 상태 를 일컫는다. 1) 소유권이란 개념이 많은 사회에 등장하면 서 노예화가 나타났으며, 이는 다시 말해 태생적으로 계급에 근거한다는 말이다. 많은 소작농들이 빚을 갚기 위해 노예가 되었고, 고대 아테네 인 구의 1/4 정도가 노예였다. 남성과 여성 모두 개인의 재산으로 간주되었으 며, 특히 여성은 성적 노예로 활용되었다. 제국의 확장 과정에서 보면, 히브리인이나 이집트 전쟁의 포로들처럼 지배 국가의 국민이나 이주자들이 노예가 되기도 했다. 파라오를 위한 조 공(tributes) 에는 노예도 포함되었다. 노예들의 이동은 영토의 식민 정복과 함께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재임 기간 당시 노예 수는 이탈리아 전 인구의 1/4로 추산된다. 노예제도의 전달(delivery) 은 제국주의의 이익이었으며,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국내적으로도 발생하는 것이었다. 유럽 식민지의 노동 수요 증가와 유럽 무역업자의 등장은 노예 제도를 극악무도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유럽 인들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농장 노동자의 수요가 증가하였고, 1518년 흑 1) 유엔 현대판 노예제도 전담반의 정의. 2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인 아프리카 노예를 실은 배가 첫 출항하게 되었다. 그 후 350년 동안 영 국의 북미 식민지 광산 개발과 함께 인신매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 다. 2) 여성의 몸 착취는 정치적 경제적 정복이라는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서양 노예선의 선주였던 존 뉴톤(John Newton)은 운송 중 발생하는 강 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발가벗긴 채로 공포에 떨고 있는 여성 이나 여자아이가 승선하면... 야만적인 백인들의 비열함에 표적이 된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나누어지고... 저항하거나 거절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3) 노예였던 에퀴아노는 킹스선의 백인 선원들이 10살도 안된 여 자아이와의 야만적 관계에 만족하는 모습 을 글로 남기기도 했다. 이 사건이 있고 오랜 뒤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일본 군인을 위 한 아시아 여성들의 납치와 조달이 시작되었다. 버마의 한 여자아이 사례 가 말해 주듯이, 많은 수의 여성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과 해외에서 일할 수 있다 는 기대에 부풀어 속아 넘어갔다. 사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하루에 10명~30명에 달하는 군인들에게 성적 서비스 (serviced) 를 제공했다. 전쟁 기간 동안 보통 여성의 몸은 상품(goods) 으 로 취급 받는다. 한 일본 군인은 우리는 군에 설치된 업소든 일반 마을이 든 상관없이 거리낌 없이 강간한다 고 말했다. 결국 노예화란 역사적으로 볼 때 계급, 인종, 성(sexual) 불평등에 기반한 것이다. 오늘날 여성과 여아를 성매매로 유인하고 모집하는 수단은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보수와 돈이 결부된 경제적인 것이다. 심지어 결혼 제도를 통 해 유인되기도 한다. 오늘날 성매매와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를 분석해 보면,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의 주된 목적지는 지구의 북반구이며, 목적지 국가의 도시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인신매매가 빠르게 확장되고 2) Perry, M, et al. A History of the World. 1988. 3) Hochschild, A. Bury the Chains. 2005. 3
여성과 인권 2012 있다.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장과 존재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성적 상품에 대한 수요이다. 과거 식민 정복자와 지역 하수인들이 식민지 여성 을 성적 노예로 취급하고 성착취를 위해 제국으로 이송했던 것과 같이 인 신매매 또한 제국주의적 인종차별주의와 맥을 함께 한다. 즉, 악화되고 있 는 오늘날 인신매매 문제의 기저에는 경제적, 정치적, 인종적, 성적 불평등 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대 노예제도의 노예들이 오랜 기간 지원받고 보호되었던 것 과는 달리, 성매매와 같은 현대판 노예제도의 노예들은 마음대로 쓸 수 있 고, 버릴 수 있으며, 다시 팔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4) 여성의 몸이 구매자와 업주에 의해 착취되는 성매매는 시장 의 공급 을 담당하는 인신매매, 수요적 측면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신자유주의 의 세계화와 함께 성산업 또한 국제화되었다. 수요는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서든 공급이 확보되기를 원한다. 증가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움직 임은 남반구 국가의 관광산업 투자, 섹스관광을 통한 구매자의 직접 구매, 혹은 단순한 정보 통신을 통해 가능해지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가 내포하는 인간의 상품화, 가부장제, 인종차별주의 등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이데올로기와 수요 자체를 비난하지 않고, 인신매매 를 비난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인신매매가 현재 증가하고 있는 상황 만을 중심으로 비판하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인간의 노예화를 조장하는 수요를 창출하고 억압적 이데올로기를 표면화시 키고 있는 산업, 바로 성산업의 근절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기존의 노예제도에서 수요 측면, 즉 식민 정복자들, 자원, 토지, 노예 착취를 통해 이윤을 추구했던 대농장주를 비판했듯이 5), 현대판 노예제도 4) Leidholdt, D. Prostitution: a Form of Modern Slaver. (유엔 현대판 노예제도 회의 (1998년 스위스 제네바) 발표 논문. 5) 포르투갈 식민지의 파젠다스 농장과 스페인 식민지의 하시엔다스와 유사한 고대 아탈리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고위층이 소유했던 대규모 농장 4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에서도 이익관계가 머무르는 곳이 어딘지를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여성과 아동의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 장을 구조적 역사적으로 분석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고대 노예 제도가 계급제도와 결부된다는 비판과 같이 오늘날의 성적 노예제도가 젠 더 불평등이 계급 및 기타 구조적 불평등과 결부되어 등장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의 몸은 생존 자원 확보를 위 해 경제적 권력을 가진 자의 재산이나 상품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자 원을 확보하고 있는 남성은 여성의 몸을 구매할 수 있는 권력을 누리게 된다. 구매자가 있는 수요적 측면 수요는 남성 내면의 필요(need) 를 창출하는 포르노의 도움을 받으며 지구의 북반구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 존(The John) 이라는 책에 따르면, 엄청난 수의 성구매자들이 해외 로 나가고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수의 구매자들이 자신의 집 근처에서 성 구매를 한다. 이는 성구매가 주로 남반구 국가의 섹스관광을 통해서 이루 어진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것이다. 비록 섹스관광이 성산업 자유화에 힘입어 여전히 성구매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보기술의 성장과 함께 구매자들은 단순히 손가락만으로 관광지를 걸을 수 있는 6) 상황이 가능해 졌다. 매년 약 510만 명의 섹스관광객이 태국을 찾고 있지만, 미국 남성의 75%가 성매매를 통해 여성을 구매하고, 48%의 남성이 성매매를 통해 첫 성관계를 가졌다고 미국 연구자들이 밝혔다. 7) 캄보디아의 경우 60~70%가 6) Malarek, v. the Johns: Sex for Sale and the Men who Buy it. 2010. 7) Brown, L. Sex Slaves: The Trafficking of Women In Asia. 2000. 5
여성과 인권 2012 성구매를 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인도 캘커타에서만 매일 약 6만 명의 남 성이 성구매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 미들섹스 대학(Middlesex University)의 한 연구에서는 런던에서만 매 주 성을 구매하는 남성의 수가 8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9) 호주의 통계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성매매 합법화는 수요 증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빅토리아주에서만 매주 6만 명 이상의 남성이 성구매를 하고 있다.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합법화가 성매매여성의 안전을 도모하지는 못한다. 1998년 연구는 성구매 남성의 40%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0) 2002년 이후 성매매가 합법화된 독일의 경우 매년 성구매 수 치가 최소 1백만 건에 달한다. 11)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신매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대중매체 나 연구 논문은 남성을 언급하지도, 가시화하지도 않는다. 초점은 오로지 구매되는 자에게 맞춰진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성구매자는 면책을 받는다. 금지주의를 취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구매되는 여성을 가정을 파괴 하고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처벌하겠지만, 남성 구매자에게는 처 벌은커녕 그들의 행위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 성산업 비범좌 화 혹은 합법화 입장을 취하는 국가의 선전 문구에는 자신들은 여성을 보 호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어디에도 남성이 성구매를 통해 여성과 심지어 어린 남성, 사회 전체에 얼마만큼의 해악을 끼치는 지는 언 급되지 않는다. 성산업에 대한 묵인과 합법화를 조장하기 위해, 여성이 받 는 고통과 불균형한 권력 관계속에서 여성과 남성의 지위에 대한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채 성산업이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8) 같은 책 9) 같은 책 10) Norma, C. The Age. 2011 11) Herz, A. Investigating and prosecuting trafficking in human beings-with special emphasis on the new German prostitution law. 2003 6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하지만 무엇보다 극명한 사실은 구매되는 자의 거의 전부가 여성이며 구 매하는 자는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성매매에서 자행되는 폭력과 성구매 행위는 포르노를 통해 동기화 된 다고 2003년 CATW-AP가 실시한 인터뷰의 응답자들이 말한다. 이 사실은 인도네시아의 리프카 아니사(Rifka Anissa)와 엘비에이치-에피크(LBH-Apick) 연구에서 그리고 인도의 산라프(Sanlaap)와 에프네 아프(Apne Aap)의 연 구에서 증명되었다. 성구매 동기에 대해 17세~22세 남성들은 포르노 때문 이라고 답했다. 타블로이드나 잡지, 그리고 흔히 말하는 남성 잡지 의 포 르노 사진을 보면 특정한 어떤 행위를 여성이 하기를 원한다고 비쳐지고, 이를 여자친구에게 요구한다. 이를 여자친구가 거부하면, 성매매여성을 찾 게 되고, 포르노에서 그런 것처럼 구매된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거라면 무 엇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된다. 진짜 사나이 를 외치는 동료집단의 사회적 압력도 아시아 젊은 남성들 의 성구매에 한 몫 한다. 동정을 잃지 않은 남자에 대한 낙인이 전 세계 적으로 존재한다. 18세 이전이라도 통과의례 는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 성 관계 경험이 많은 남성들에게는 엄청난 가치가 부여되고, 그래서 성구매를 자주하는 남성들에게 성매매여성들은 그저 한 번의 대상으로 밖에는 보이 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남성성이라는 개념은 성구매 행위를 분석하는 데 핵심이다. 남성의 섹슈얼리티나 남성성은 현재 성적 힘을 과시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며, 그 정의하에서 여성은 단순히 정복되어야할 수동적 성 적 대상으로 간주된다. 금지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는 남성성에 대 한 가부장적 가치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 섹스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그 어떤 논의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성들은 성산업을 통해 기존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게 된다. 몇몇 부유층 집안의 젊은 남성이나 직장 남성들은 성구매를 하는데 경 7
여성과 인권 2012 제적인 힘이 중요하게 작동한다고 했지만, 빈곤층 남성의 증언을 보면 급 하면 언제든지 배출해야 한다 는 남성주의적 사고가 더 강하게 작동하며, 돈은 단순히 성구매 수단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도시 빈곤 지역 조 직폭력단의 조직원들은 같은 여성 조직원들에게 샤부(마약의 일종) 를 주 거나, 핸드폰 사용 포인트를 주면서 꾀어내거나, 다른 여성들을 단순히 강 간함으로써 성관계를 가진다고 답했다. 이는 성구매 행위와 여성을 강간하 는 것 모두 여성의 몸은 남성이 언제든지 어떤 비용을 들여서라도 가질 수 있고, 남성의 성적 욕구는 통제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것 을 알 수 있다. 널리 퍼져있는 이런 섹슈얼리티에 대한 개념은 성산업의 자본을 지탱 하는 거대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수요 측면 제2의 행위자: 부당 이득자 위에서 인용한 국제이주기구 보고서에서 밝혔듯이, 동남아시아의 성산 업 규모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각 나라 국내 총 생 산량(GDP)의 2%~14%에까지 달한다. 태국의 경우, 도박, 노동자 인신매매, 가짜 디젤 오일 유통, 무기 거 래, 마약 밀수를 제치고 성매매가 가장 큰 지하 조직 사업이 되었다. 인 도네시아의 경우 연간 성산업 총 거래액이 12억 달러~33억 달러까지 추산 된다. 유엔은 인신매매가 매년 70억 달러의 총 수익을 올린다고 추산한다. 이런 까닭에 여성과 아동의 몸을 통해 이렇게 많은 수익을 얻는 이 사업 을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 해 자신들의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다. 국가에 압력을 가해 자신들의 사 업 을 합법화하고, 국가는 또한 이들로부터 세금을 걷어 수익을 창출하고 8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있다. 마찬가지로 포르노 산업도 연간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얻고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포르노는 성산업 광고기능을 통해 남성 구 매자의 내적 심리적 필요 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포르노 산업은 인신매 매의 목적이기도 하다. CATW-AP로 신고되는 사이버섹스 산업 피해여성의 구출 요청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들은 여성에게 성행위를 시키고 웹 캠으로 그 장면을 찍어, 구매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이는 농촌 지역 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이 곳 여성들은 생계 수단의 상실로 인한 극도의 빈곤과 성학대 경험으로 인해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와 함께 포르노 산업은 좀 더 값싼 투자 장소를 찾고 있다. 이러한 성적 종속은 아시아 국가의 여성들에게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쉴라 제프리(Sheila Jeffreys)의 책 산업화된 여성의 질(Industrial Vagina) 에 보면, 포르노 제작자인 돈 산들러(Don Sandler)는 본인이 아시아 성 노예 라고 스스로 칭한 아시아 여성을 이용해 구매자들로 하여금 속이 풀 릴 때까지 이 여성들에게 굴욕감을 줘라 고 부추겼다고 한다. 산들러는 미 국 수요 시장을 겨냥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체포 후 미국으로 국 외 추방 되었을 뿐 기소되지 않았다. 12) 마약 산업도 성산업과 밀접히 관련된다. 스스로를 버릴 수 있도록 만 드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성들은 마약 복용을 강요받는다. 한 스트립 걸은, 성매매여성들은 정교한 방어 기제와 대처 전략을 생각해 놓아야 한다. 고 전한다. 그 중 하나가 기억 조작과 구획화이다. 업주들은 마약에 중독되면 될수록 성산업에 머무르게 된다는 절박함을 알고,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마 약을 제공한다. 13) 12) Jeffreys, S. The Industrial Vagina: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Global Sex Trade. 2009. 13) Lee, T. Not for sale. 2004. 9
여성과 인권 2012 성매매를 일상화하고 성 거래를 합법화하면 성산업 자본가들에게 엄청 난 이권이 창출된다. 여성은 이 거래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이고, 자본가들 은 자신들의 상품을 관리하는데 그다지 많은 돈을 쓰지 않는다. 그저 새 로운 상품으로 교체할 뿐이다. 이 상품들은 남반구의 가난한 국가에서 넘 쳐나는 더 어린 여성들이다. 일본, 호주, 다른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 및 미국 등지의 수요 규모 가 방대해지면서 이들 국가로부터 얻는 폭리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 우 필리핀 정부와 함께 빈곤국가의 공급 체계를 규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신매매와 구매자 처벌을 정면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반인신매매 법을 제정하지 않고 있다. 즉 공급은 저지하면서 수요는 내버려두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필리핀 여성들은 인신매매 범죄자들에게 모집되어 일본인과의 결혼 이라는 명목으로 입국하고 있다. 우리가 목격한 남편 혹은 업주를 통한 필리핀 여성 강간사건을 보면, 여성들은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업주와 남편 이라는 사람에게 큰 빚을 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동적으로 선불 금과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로 유입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주와 미국의 자본가들은 계속해서 자국 성매매 산업에 투자하고 있으 며, 자국 남성들은 계속해서 그곳의 성을 구매하고 있다. 대만, 싱가포르, 한국에도 수요가 항상 존재한다. 그 수요는 가난한 국가를 섹스관광하는, 인터넷을 통한, 혹은 다른 나라에서 아내나 가사도우미를 자기 나라로 부 르는 방식으로, 결국에는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식으로 존재한다. 업주, 알선업자, 관리자, 홍보자들이 수입의 대부분을 가져갈 때, 대부 분의 사람들은 여성들이 성매매와 인신매매로부터 이익을 얻는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몸은 매일 매일 성구매자에 의해 사용되고, 신체적 폭력을 당하며, 강제된 마약, 흡연, 음주로 축나고 있다. 성산업에서 자신 들의 가치(value) 는 너무나 빠르게 떨어지고 결국 24살이 되면 버려지게 된다. 10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대부분의 국가는 이런 글로벌 사업을 정당화, 조장화, 일반화하고 있 다.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같이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은 노동력 수출 이 국가의 주요 고용 전략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양질의 지역 중심의 직업 창출에 실패한 국가에서 노동자들은 안전하지 못한 목적지로 떠나게 되고, 인신매매에 더욱 취약하게 된다. 이들의 대부분은 가족을 부 양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여성으로, 결국 성노예로 자신을 성적으 로 착취하게 될 알선업자(불법과 합법 모두)의 먹이 사슬에 빠지게 된다. 국가의 성산업 정당화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통해 수입을 얻는다는 근 거로 이 산업을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 함으로써 나타난다. 20세기 초만 해도 여성주의자와 국가들 사이에서 성매매는 성적 착취라는 합의가 있었 다. 14) 하지만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등장하면서 사회운동의 분화가 일어났 고, 적지 않는 사람들이 성매매를 성노동(sex work) 이라 부르며 하나의 노동 으로 인정하고 있다. 심지어 국제노동기구도 1998년 보고서에서 정 부는 이 산업을 다른 합법적 직업과 마찬가지로 규제하고 세금을 부가함 으로 증가하는 이익에 관여하라 고 권고하였다. 성산업을 하나의 경제 영 역으로 인정하는 국제노동기구의 이런 권고는 결국 많은 나라에 팽배해 있는 보수 자유방임 시장 이데올로기에 대한 항복을 뜻한다. 15) 국제무역기구의 영향 하에 정부가 농업과 어업분야를 개방하면서 농촌 지역 거주자의 소유지와 수입이 박탈되었다. 더불어 관광산업의 자유화는 어업지역을 관광지로 변모시켰고, 그곳의 여성들은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때때로 섹스관광객들의 매력물로 팔려나가고 있다. 정부는 또한 안마 시술소, 오락, 노래방(videoke)을 내세운 성매매 업 14) 1949년 인신매매 금지 및 타인의 성매매의 의한 착취 금지 협약은 성매매와 성 매매를 위해 인신매매하는 행위 및 그와 결부된 유해 행위는 인간의 가치와 권리 에 위배되며 개인, 가족, 사회의 안녕을 위험에 빠트리게 된다. 고 지적한다. 15) Raymond, J. Legitimating Prostitution as Sex Work: UN Labour Organization (ILO) calls for Recognition of the Sex Industry. 1999. 11
여성과 인권 2012 소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막대한 수입을 얻고 있다. 필리핀의 경우 성매 매여성에게 정기적인 건강검진 비용으로 50페소~200페소까지 징수하고 있 으나, 이는 성구매 남성의 안전을 위한 성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 체적인 건강 검진이 부재한 상황의 여성들은 심각한 빈혈증, 결핵 및 정신 질환을 포함한 여러 가지 병에 방치된다. 성노동 이라는 이름으로 성매매를 조장하는 자들은 여성이 성매매를 선택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구매하는 자 즉 수요의 측면은 간과 하고 있으며, 단순히 성산업의 사업가와 구매자를 개인화하고 있다. 이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라 하겠다. 애초부터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성매매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남성의 성적 만족을 위한 몸 을 만드는지, 즉 남자에게 봉사하고 남성의 그림자가 되어 아름다움과 날 씬함을 유지하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지에 대한 훈련(trained) 은 존재하지 도 않는다. 16) 여성주의적, 구조적 분석을 통해 우리는 누가 이를 통해 이 익을 얻고 이권이 충족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성매매와 성착취 목적의 인 신매매는 오로지 대상화된 여성의 몸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겨냥한 사업 가와 무조건적 성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남성 구매자들이 있을 때 존재한 다. 다시 말해 성매매의 존재 이유, 국제화된 성산업의 성장과 방향, 원동 력을 조정하는 것은 구매자와 자본가의 경제적 정치적 권력인 것이다. 구매되는 자 국가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거의 대다수의 성산업 여성들은 성인이 되 기 전 시장으로 유입된다. 이는 여성들이 원해서 성매매를 한다는 성매매 옹호자들의 주장이 어불성설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이 아동 성 매매는 반대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지난 2007년 287명을 대상으로 인신 16) Lee, T. Not for Sale. 2004. 12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매매와 성매매 사례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 중 43.6%에 해당하는 응 답자가 성년 이전에 성매매에 유입되었다고 답했고, 이 중 최하 10살 때 유입된 여성도 있었다. 응답자 중 15.3%는 자신의 생년월일을 알지 못한 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 시설에 입소한 여성 중 어린 나이에 근친상간을 당한 여성 이 90%에 달한다. 미국 성산업에 유입된 여성 중 75%~80%의 여성이 어 린 시절 성적학대를 받은 적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저자가 상담한 한 생 존자는 아빠, 삼촌, 사촌들에게 매일같이 강간을 당했다. 업주에게 500페 소를 받고 하는 성매매와 다른 것이 뭡니까? 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선 택이라기보다는 체념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이런 수치들은 가정의 폭력 이 공공의 폭력으로 이어지는 연속체, 즉 어린 시절의 성적학대 (때로는 매 맞는 아내)가 성매매 혹은 인신매매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필리핀 국내 연구 자료에 나타난 인신매매의 패턴은 대부분 내부적이 다. 여성과 여아는 시골 지역에서 수도권(National Capital Region) 라왁 (Laoag), 카바나투안(Cabanatuan), 다구판(Dagupan), 울롱가포(Olonagapo), 앤젤레스(Angeles), 바탕가스(Batangas), 카비테(Cavite), 세부(Cebu), 젠산 (GenSan), 키다파완(Kidapawan), 다바오(Davao), 잠보앙가(Zamboanga)와 같은 도시 지역의 성매매 업소로 모집된다. 이는 지역 성매매의 상당한 규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남성 우월주의적 행태가 매우 보편적이며, 반드시 국내 국제적 양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혼인 여부를 살펴보면 총 피해자 중 73.9%에 해당하는 212 명이 독신이었으며, 35.9%에 해당하는 76명이 부양가족이 있었다. 이 중 2명 이상의 부양가족이 있는 자는 64%에 해당하는 49명이었다. 이는 해외 로 유입되는 자가 가난으로부터 가족을 해방하려는 엄마의 부담을 물려받 은 딸들이라는 이전 연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CATW의 국내 외 네트워 크를 통해 지원 받은 여성들의 경우를 보면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교육 수 13
여성과 인권 2012 준이 낮으며, 부모의 생계 수단이 부재한, 거주지가 없는, 편부모 아래의, 혹은 계약직으로 직장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그런 상황이었다. 인신매매 당한 원주민 여성은 주로 바란족(B laan), 티볼리족(T boli), 카우로족(Kaulo)족이며 모로족(Moro)은 마라나오(Maranao), 만다야(Mandaya), 바쟈오(Badjao), 사마(Sama), 마노보(Manobo), 루메드(Lumad)를 포함한다. 이 소수 민족 지역을 대상으로 한 자료들을 보면, 이 곳 여성들은 문제를 부족 내 비밀로 붙이는 문화때문에 인신매매와 성매매피해 사실을 잘 신 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실 이들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 역의 많은 국가의 인신매매 여성과 여아의 주요 공급지이다. 실행가능한 해결책 성노예 철폐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은 성매매와 성착취 목적의 인신 매매 여성 아동 피해자들을 지원, 비범죄화, 임파워먼트하는 방향과 수요 적 측면을 처벌하는 방향 두 가지가 통합된 개입을 제시한다. 여성과 아 동의 몸을 거래하여 이익을 얻는 자와 그런 사업을 처벌하는 것은 매우 명확하지만 구매자들에 대해서는 법을 통한 방식과 규율을 통한 방식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초범 성구매자들에게 성매매 현실에 대한 교육을 목적으로 생존자와 함께 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아태지역 여성인신매매 반대연합(CATW-AP)은 필리핀의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젠더 문제, 섹슈 얼리티, 성매매를 교육하는 캠프를 열고 있다. 캠프는 인기있는 교육 방법 을 통해 남성들이 전통적 남성성이 형성된 자신의 사회화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자신의 남성성을 재발견하는 과정으로 3일간 진행된다. 인신매매 피 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매매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미몽에서 벗어 나고, 잘못된 개념은 부서진다. 이를 통해 많은 수의 여성들이 성매매를 14
지구화된 성매매 시장과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어린 시절의 학대 경험으로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들 또한 성매매에 있어 떳떳할 수 없음을 알고, 가정 문제 로 인한 이런 폐해를 알게 되면서 자신들 또한 고용주와 공장으로부터 이 와 유사하게 학대를 받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참가 남성들은 교육 후 필리핀 여성에 대한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와 다른 형태의 폭력행위에 대항하는 사명감을 갖춘 열정적인 운동가로 변모 한다. 우리는 또한 여성학대 취약성 완화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을 위한 캠 프도 개최하고 있는데, 청년학생성평등추진회(Youth Students Advancing Gender Equality, YSAGE)는 이 캠프 참가자들이 설립한 단체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아시아 국가의 법 개정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과 거 영국과 스페인이 자신들의 식민지에 시행했던 정책에서 볼 수 있는) 성산업 여성의 비범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북유럽 모델을 따라 구매자와 업주를 범죄화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필리핀의 반인신매 매법에 따라 인신매매를 지원하거나 눈감아 주는 지역 정부는 처벌받게 된다. 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성매매 업소가 공공연하게 영업하며 여성의 몸을 물질화시키고 있지만, 업주들 대부분이 영향력 있는 공공영역의 인사 이기 때문에 법 집행자들은 이를 묵인한다. 우리는 캠페인을 통해 여성의 성적 노예화와 상품화를 일상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정책과 군사주의를 강력히 반대한다. 또한 미국, 호주, 일본의 군사 기지가 아시아 지역에 설치되어 성착취 목 적의 인신매매 수요를 창출하고 해당 국가에 제국주의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한다. 우리는 노동자, 농부, 이주자, 인권 운동가들과 함 께 힘을 모아 완전고용, 성매매 노동 간주 불가, 토지 분배, 이주자 권리 보호, 정의 실현(특히 성폭력 피해여성에 대한)을 요구한다. 수요측면을 주목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는 공급측면도 주목하고 있다. 주요 공급지역, 특히 가장 취약한 곳으로 연구자들이 지목하고 있는 원주 15
여성과 인권 2012 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예방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CATW의 인신매매 하는 자/업주 감시 프로젝트 (Trafficker/Pimp-Watch Project)를 원주민 여성의 취약성이 가장 심각한 파푸아뉴기니와 네팔의 해당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관계당국자들은 국제 인신매매의 기준을 교육받고, 국가가 반인 신매매 기준을 마련, 혹은 실시하도록 로비하고, 어떻게 인신매매 여부를 확인하여 다른 이해 관계자와 함께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지역사회 주민들도 교육을 통해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스스로의 노 력과 인신매매 사건에 대해 지역 관계당국에 신고하는 법 등을 알게 된다. 필리핀의 경우를 보면, 이를 통해 다수의 인신매매 사건이 미연에 방지되 었고 인신매매범 검거와 함께 더 많은 수의 피해자와 생존자들이 지원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생존자의 임파워먼트는 성산업과 인신매매 퇴치에 결정적 인 역할을 한다. 일단 여성주의자로써 우리의 역할은 인권이 침해된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구조, 치료, 법적 의료적 지원, 사회복귀 지원 등을 통해 시작되었다. 여성들의 임파워먼트 증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폭력 피해자에게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직업 훈련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 성들의 어린 시절의 꿈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여성들 간 계급의 차를 없 애고 여성들이 스스로 힘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시 교육을 받아 그 과정을 마치고 이들이 다시 꿈을 갖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 적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성매매를 원하지 않으며, 학교를 마치고, 무언가 를 가르치고, 사회복지 혹은 다른 여성을 위한 상담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이들은 현재 여성이 성매매를 선택한다는 허상을 부수고, 성산업에 대항하 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주체가 되고 있다. 16
특집 02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 호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캐롤라인 노마(호주 멜버른공과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나는 인신매매와 관련하여 호주 정부가 이 범죄의 근본 원인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국제적 의무와 인권 보호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본 글은 먼저 호주로 인신매매된 여성들의 최근 사례와 이에 관한 입법적, 사법적 조처를 기술하겠다. 이후 호주 내에서 인신매매가 발 생하는 원인에 대해 호주 정부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마 지막으로 저자는 호주 정부의 그러한 이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인신 매매 척결을 위한 방법을 제안하겠다. 호주 내로 인신매매되는 가장 일반적인 목적은 성매매에 이용되기 위 한 것이다. 1) 이는 국제적인 동향과 일치한다. 올해 4월, 유엔 마약 및 범 죄사무소(UNODC)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인신매매의 80%가 성적 노예를 목적으로 한다고 보고했다. 2) 호주는 얼마나 많은 인신매매 피해자 들이 자국 내로 유입되었는가를 두고 정부와 NGO 간에 논쟁이 있다. 2011년 시드니 주재 한국영사관은 호주내 성산업에 23,000명의 여성이 종 사하고 있으며, 그 중 1,000명 가량이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추정했다. 하 지만 내가 볼 때 이 수치는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과소 추정되었다. 1) http://www.parliament.vic.gov.au/images/stories/committees/dcpc/trafficking Final_full_report_with_cover.pdf 2) http://www.washingtonpost.com/world/un says 24 million people are victimsof human trafficking and most are sexually exploited/2012/04/03/giqav1g1ts_story.html 17
여성과 인권 2012 첫째, 올해 4월에 발표된 한 보고서(2012)에 따르면, 시드니의 합법 업 소에서 일하는 여성의 57%가 비영어권 출신이며, 45%는 그런대로 괜찮은 또는 낮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3) 이는 인신매매 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아시아 여성들이 호주의 성 산업으로 유입되는 통로가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처한 빈곤한 현실을 고려할 때,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비행 기표를 사고, 비자를 얻고, 호주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 먼 곳 까지 왔을까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최근 몇 년간 호주에서 아시아 여성 전문 업소들이 출현하고 4)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5) 2011년 퀸즈랜드의 성매매 인가 사 무국(Prostitution Licensing Authority) 6) 은 연례 보고서에서 이러한 유형의 업소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아시아 여성만 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는 주로 회전식(rotation) 으로, 2009년 성매매여성 들을 제공하는 업소들을 조사한 빅토리아 주정부 보고서에서도 언급되었 다. 회전 은 인신매매범들이 흔히 쓰는 수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9 년 호주의 연구자들이 인터뷰한 어느 업소 매니저는 회전 관행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즉, 성매매를 하는 아시아 여성들)은 여기에 취업 비자 로 머물며, 3개월이면 다시 외국으로 나간다. 그들(업주)이 교체시키기 때문 3) The Sex Industry in NSW, p. 18 at http://www.med.unsw.edu.au/nchecrweb.nsf/ resources/shpreport/$file/nswsexindustryreportv4.pdf 4) http://www.smh.com.au/national/health/the threat to health from cheap brothels 20110730 1i5an.html 5) Queensland Prostitution Licensing Authority, Annual Report 2010 2011, p. 18 at http://www.pla.qld.gov.au/resources/pla/reportspublications/annualreport/ 2011/documents/Annual%20Report%202010 2011.pdf 6) 호주 퀸즈랜드주에서 합법 업소들을 감독하는 정부기관. 18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이다. 여성들을 계속 교체하는 게 그들의 정책이다. 다시 말해, 서너 개 업 소가 여성을 서로 교환하므로 이 곳에서 일주일, 저 곳에서 일주일 이런 식 으로 일하게 되고, 업주들은 새 여성을 들여왔다고 광고를 한다. 실은 새 여 성을 들여온 게 아니라 3 4주 동안 다른 곳에 돌리다가 다시 데려온 거다. 7) 이렇게 여성들을 교체 하고 회전 시키려면 여성들을 인신매매해야 한 다. 포주가 고객들에게 다양한 여성들을 제공하려면 (그래서 더 많은 돈 을 벌려면) 그러한 여성들을 조달할 수 있는 안전한 네트워크와 통로가 있어야 한다. 호주인 성매매여성들을 함께 데리고 있는 경우에는 그 여성 들이 포주의 불법 행위를 당국에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 여성 전 문 업소를 운영할 경우, 그러한 위험 없이 회전식으로 인신매매된 여성들 을 팔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아시아 여성 전문 업소의 출현은 호주 포주들이 얼마나 외국에 체계적인 네트워크와 조달 통로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 고 생각한다. 물론 호주에는 아시아계 여성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지만, 성 매매여성들이 전반적으로 영어가 미숙하다는 사실은 포주들이 이 여성들을 호주 내에서 구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포주들은 여성들을 국적에 따라 광고한다. 다음은 어느 성구매자가 한 업소의 웹사이트에 적어놓은 것이다. 최근에 웹사이트와 사진들은 비슷하고 이름만 다른 여자들을 일본, 한국 등지에서 왔다고 광고하더라구요. 그 사진들이 다 한 여자의 것인가요 아니 면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정말 멜버른에 온 건가요? 8) 지난 10여 년간 특히 멜버른과 시드니의 성산업은 아시아화(Asianised) 되었다. 다음은 어느 업소 웹사이트의 구매 소감란에서 발췌한 글이다. 7) http://www.docstoc.com/docs/43328676/working in Victorian Brothels An independentreport commissioned 8) Mikemelb, Punter Planet, 2010년 9월 22일 19
여성과 인권 2012 클럽8은 주인이 새로 바뀌고 호주 여자들을 중국과 한국 여자들로 다 교체했더라구요. 여긴 마치 중국에서 호텔 업소에 간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널찍하고, 라운지/대기실, 카운터도 엄청 크고, 호텔식 방에 9) 호주 성산업의 아시아화 는 한국이나 중국과 같은 나라의 업주와 성산 업 투자자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 역시 인신매매의 직 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호주 업주들이 해외 성산업 운영자들과 연계하고 있으며, 여성들을 조달하기 위해 그러한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호주 내 허 가 및 무허가 업소에서 여성들을 회전 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인신매매가 호주 성산업의 한 면을 구성하고 있다는 여러 가지 신호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료와 연구자들은 계속해서 호주에서는 인신매 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례로, 호주 연방 정부 반인신매매위원회(Australian Commonwealth Anti People Trafficking Interdepartmental Committee)는 2011년 발행한 보고서에서 호주 정부가 강력히 이민을 통제하고 있으며, 호주의 지리적 고립성으로 인해 호주 내 로 인신매매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라고 주장했다. 10) 그러나 한국 정부는 호주 내에서 인신매매가 제한적인 현상이라는데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듯 하다.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는 여러 정부 관계자들을 호주로 보내 이 문 제를 조사하도록 했다. 한국의 연구자들도 현재 멜버른에서 호주로 인신매 매된 한국 여성들을 조사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011년 인신매매 보고서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호주의 성산업으 로 인신매매되는 여성들에 대해 설명했다. 일부 업소들은 아시아계 조직범죄단에 의해 운영되는데, 이들은 아시아 여성들을 (때로는 학생비자로) 들여와 업소에서 일을 시킨다. 여성들과 소녀 9) bareback spider, Punter Planet, 2011년 3월 4일 10) p. 3 http://www.ag.gov.au/peopletrafficking/documents/trafficking+in+persons.pdf 20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들은 때로 갇힌 상태에서 물리적, 성적 폭력과 위협을 당하고, 불법 약물을 투여받고, 부당하게 부풀려진 빚을 인신매매범에게 갚도록 강요당한다. 11) 그러나 호주 내 성적 인신매매를 부정하는 문화로 인해 인신매매 관련 사건의 기소율이 매우 낮으며(호주 역사를 통틀어 40건 이하), 유죄 확정 건수도 매우 낮다(10건 이하). 유죄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인신매매를 조직 한 포주들(대부분 남자들)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 여성 들(이들도 이전에 피해자였던 경우가 많다)에게 형이 내려지곤 한다. 올해 있었던 한 사건에서는 자신도 한때 성매매 피해자였던 태국 여성이 노예 금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반면, 그 여성과 연계되어 피해자가 호 주에 도착하자마자 강간을 했던 남자는 인신매매 관련 혐의로는 전혀 처 벌을 받지 않았다. 12) 이 여성이 피해자의 인신매매에 분명히 관여했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호주로 인신매매되기 전에 이 여성 역시 성매매를 했었 다는 사실로 보아 그녀가 이 범죄를 처음부터 교사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호주의 법정은 기존의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다시 모집책으로 이용하 는 인신매매범들의 교묘한 술책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의 반인신매매법은 전세계 인신매매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간책과 브로커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매우 미약하다. 정부는 성적 인신매매를 체계적으로 연결된 조직범죄가 아닌 몇몇 개인에 의한 범죄로 보고 있다. 작년 호주 연방경찰은 호주로 다수의 여성들을 유입시킨 대만 의 한 인신매매단과 관련한 사건에서 대만 검찰과 공조에 적절히 대응하 지 못함으로써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13) 호주 정부와 사법당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포주와 인신매매범들에게 호주가 매력적인 사업처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올해 들어서야 인신매매 수사팀 11) http://www.state.gov/j/tip/rls/tiprpt/2011/164231.htm 12) http://www.canberratimes.com.au/act news/how this sex ledger helped convictact brothel madam of slavery 20120411 1wshh.html 13) http://www.abc.net.au/4corners/stories/2011/10/06/3333668.htm 21
여성과 인권 2012 을 만들었는데, (연방경찰을 제외하고는) 호주 내 대부분의 다른 주에는 이러한 수사팀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호주 내 주 경계 안에서도 상당한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작년에 빅토리아 주에서 합법 업소 허가를 받고 수십 명 의 여자들을 호주로 들여온 중국 인 인신매매범이 멜버른 교외지역에서 다수의 불법 업소를 운영하면서 여 러 업소들 간에 여성들을 매매시켰다는 보도가 있었다. 14) 호주는 대부분의 성산업이 정부의 감독과 개입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되기 때문에 포주들과 인신매매범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 주 정부가 업소 허가제를 시행하는 것이 성산업을 제대로 관리, 감독한다는 말은 아니다. 호주 수도인 캔버라의 경찰은 최근 의회 질의에서 ACT주 내 에서 지난 5년간 허가 또는 무허가 업소에 대한 점검이 단 한 차례도 이 루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15) 뉴사우스웨일즈주는 성산업과 관련한 규제가 거의 없다. 16) 시드니는 길거리 성매매도 합법이며, 40개 객실을 갖춘 업소 들이 주택가 도로에서 버젓이 영업을 한다. 17) 이처럼 관대한 성산업 환경 이 조성되어, 성산업 투자자들 사이에서 호주가 매력적인 장소로 간주되 고, 호주의 지리적 위치로 인해 아시아 여성들이 호주로 인신매매되기도 쉽다. 나는 한국에서 성매매방지법이 통과되고 포주들이 이 법을 피해 다 른 곳으로 사업을 옮기기 시작한 2004년 이후 한국의 포주들이 호주를 사 업 이전지로 쉽게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국민들을 성매매로부터 보호하고자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호주의 친성산업 정책으로 인해 저해되 고 있다. 14) http://www.theage.com.au/victoria/plea to stop suspected traffickers runningbrothels 20111122 1nswd.html#ixzz1ruj7JNY 15) http://www.legassembly.act.gov.au/downloads/reports/jacs09%20prostitution %20Act.pdf p. 156 16) http://www.med.unsw.edu.au/nchecrweb.nsf/resources/shpreport/$file/nsw SexIndustryReportV4.pdf 17) http://www.smh.com.au/nsw/three storeys of sex as sydney braces for biggestbrothel title 20110516 1epzn.html 22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호주 정부는 호주의 거대한 합법적 성산업과 여성 인신매매 간의 연계 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인신매매의 원인이 호주가 아닌 다른 나라들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은 2011년 6월 유엔 호주대 표부가 한 발언에 분명히 드러나 있다. 유엔 호주대표부에 따르면, 인신매 매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모두 외국에 기인한다. 첫째는 호주 외 다 른 국가들의 빈곤, 실업, 부패, 성불평등, 교육 기회의 부족, 차별적인 문 화 이다. 둘째는 인신매매에 대응하는 국가적 역량 부족인데, 이것도 호주 가 아닌 다른 국가들의 경우이다. 18) 호주 정부는 또 인신매매가 성산업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연방정부 반인신매매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얼마나 인신매매를 성매매의 수요에 기인한 범죄가 아닌 다른 산업이나 노동 밀입국에 기인한 문제로 보고 싶어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지난 해에 호주 정부는 노동 착취 목적의 인신매매를 척결하는 노력을 지속하였다 내년에도 상업적 성산업 밖에서의 착취를 목적으로 한 인신 매매 문제에 주력할 것이다. (이탤릭은 저자가 추가함) 19) 또 호주 성산업 내 외국 여성들이 일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 여성들이 인신매매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노동 을 위해 이주 했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 호주 정부는 성노동을 위한 이주 라는 생 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2009년에 스칼렛 얼라이언스(Scarlet Alliance)라는 단체가 이주 성노동자들 에게 성노동을 위해 호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 18) Human Rights Council 17th Session Clustered Interactive Dialogue with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of Everyone to the Enjoyment of the Highest Attainable Standard of Physical and Mental Health and the Special Rapporteur on Trafficking in Persons, Especially Women and Children Statement by Australia 1 June 2011 http://www.geneva.mission.gov.au/gene/statement211.html 19) http://www.ag.gov.au/peopletrafficking/documents/trafficking+in+persons.pdf 23
여성과 인권 2012 람들의 책임과 법적 권리 및 이주권 에 대한 인식을 제고 하기 위해 기획 한 프로젝트에 기금을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인신매매에 대한 이러 한 수정주의적 사고를 실현하고 있다. 이주 프로젝트(Migration Project)라 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이주 성노동자들을 위한 사법적 정의와 서비스 및 호주 내 성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 호주 내의 여러 학자들은 인신매매를 성노동을 위한 이주 라는 관행으 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지하는데, 그 중 한 곳이 퀸즈랜드대학교 연구팀이다. 이 연구팀은 최근 호주 연방경찰로부터 기금을 받았다. 21) 이 연구팀 대표는 2006년 호주의 성산업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추 구하지만 그들의 고용주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외국) 여성들 이 있다고 주장했다. 22) 이 주장은 연구자들은 인신매매가 포주와 알선업자들이 여성 들을 조직적으로 호주에 들여와 성매매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독자적으로 호주에 와서 운 나쁘게 악덕 고용주들을 만난 경우라고 상상 하는 듯 하다. 성노동을 위한 이주 라는 관점을 지지하는 국제학계에서는 아동의 인 신매매를 합법화하고자 하는 연구자들(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교의 연구자 들 포함) 23) 이 있다. 이들은 페미니스트와 NGO들이 단순히 성노동을 위해 이주한 여성과 아동들을 잘못 분류함으로써 인신매매의 실상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명한 영국 학자인 줄리아 오코넬 데이빗슨(Julia O Connell Davidson)은 아동이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성노동을 위해 이주 하는 것을 돕는 사람들 은 인신매매범이 아니며 따라서 성매매를 하는 아 동이 꼭 취약하거나 비주체적 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24) 데이빗 20) http://www.scarletalliance.org.au/projects/migration/news_item.2010 12 09.4018 21) http://www.afp.gov.au/policing/human trafficking.aspx 22) Schloenhardt, A., Beirne, G., & Corsbie, T. 2009. Human trafficking and sexual servi tude i n Australi a.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Law Journal, 32(1): 27 49. 23) http://www.londonmet.ac.uk/research units/iset/projects/esrc migrant workers.cfm 24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슨이 볼 때 인신매매는 성산업의 중심축이 아니다. 성산업에 종사하기 위 해 자발적으로 국경을 넘는 가난한 여성들이 그리고 심지어는 아동들까 지도 있기 때문에 인신매매가 일어나야 할 이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성착취를 목적으로 한 소녀들의 인신매매는 분명히 국제적 성산업의 핵심 축을 구성하고 있으며, 아동들도 성교역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서구 학자들 사이의 논의는 전세계 성산업의 이윤적 측면을 반증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십여 년간 호주에서는 성노동을 위한 이주 라는 개념이 적극 수 용되었고, 그 결과 우려스러운 정책안이 탄생했다. 이 안은 성노동 을 위 한 비자를 도입하는 것으로, 한국의 E6 비자나 일본의 연예인 비자와 본 질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안은 2008년 호주 2020 전국대표자회 의 (2020 Summit)에서 스칼렛 얼라이언스가 처음 제안했다. 이 회의는 당 시 총리가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 로부터 정책 제안을 듣기 위해 마련한 전국 회의로 호주 안에서 널리 홍보되었다. CATW(Coalition Against Trafficking in Women)를 비롯한 여러 성매매 폐지론자 단체들은 이 회의 에 초대를 받지 않았고 스칼렛 얼라이언스만 초대를 받았다. 그때 이후 자유주의 성향의 주요 여성단체인 WEL(Women s Electoral Lobby)이 이 제안을 지지했으며 이 단체의 대표는 공개적으로 성매매 옹호 단체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연구자들도 이 안을 지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두 명의 저자(한 명은 원로 학자)가 이 안을 강력히 지지하는 책을 펴내기 도 했다. 25) 인신매매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관점은 성노동을 위한 이주 라는 입장 과 정반대에 있다. 페미니스트 이론가로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쉴라 24) Julia O'Connell Davidson Moving children? Child trafficking, child migration, and child rights 2011 31: 454 Critical Social Policy 25) Dianne McInnes and Paul Wilson, Sex trafficking: the dark side of the Australian sex industry? New Holland Press, 2012. 25
여성과 인권 2012 제프리(Sheila Jeffreys)는 인신매매를 성매매의 공급망 이라고 설명하며 26) 영국의 페미니스트인 멜리사 팔리(Melissa Farley)는 여성의 성착취를 확대 하고 상품화하는 관행이라고 주장한다. 27) 이 관점은 인신매매가 성산업 활동에서 대체로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며 일부 불법적인 요소로써 별도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에 반대한다. 2009년에 팔리(Farley)는 지 구적 성산업의 관행인 인신매매를 묵과하는 이러한 입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성매매와 인신매매 간의 이론적 구분은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다. 인신매매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수요는 성매매에 대한 수요와 구분될 수 없다. 어린 나이, 저렴한 가격, 외국인 또는 이국적, 현지 언어를 하지 못하 는 것 등 성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여성에게서 바라는 그 특징들은 또한 여 성들을 인신매매에 빠뜨리는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28) 캐서린 맥키논(Catharine MacKinnon)은 시장에서 소녀들에 대한 수요 가 가장 높을 때 인신매매범들은 소녀들을 붙잡아야 하는 인센티브를 얻 는다 라고 말한다. 29) 다시 말해 성구매자들이 여성과 아동에게서 원하는 것, 즉 개인적 취약성은 인신매매범들이 원하는 취약성과 같다. 따라서 이 윤 동기에 따라 모집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인신매매가 전세계 성산업 의 필수 요소가 된다. 이는 아시아 여성에 대한 성매매 수요로 유명한 호 주에서 특히 그러하다. 호주에 있는 포주들이 돈을 벌려면 그들은 고객들 26) Sheila Jeffreys, 2009. Prostitution, trafficking and feminism: An update on the debate. Women s Studies International Forum, 32: 316 320. 27) http://www.prostitutionresearch.com/trafficking/000279.html 28) Melissa Farley, 2009. Theory versus reality: Commentary on four articles about trafficking for prostitution. Women s Studies International Forum, 32(4): 311 315. 29) http://litigation essentials.lexisnexis.com/webcd/app?action=documentdisplay&crawlid =1&doctype=cite&docid=46+Harv.+C.R. C.L.+L.+Rev.+271&srctype=smi&srcid= 3B15&key=4136d9dbadb1c8273eeb3b33e0adaad4 26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반드시 아시아 여성들을 데려와야 한다. 특히 고객들은 다양성에 대해 돈을 지불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에 있는 포주 및 알선업자들과 계약을 맺어서 여성들을 호주로 들여와야 할 이윤 동기 가 존재하는 것이다. 포주들이 인신매매단과 거래를 해야 하는 이윤 동기는 최근 합법화된 성매매와 인신매매 간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일단의 경제학자들 에 의해 잘 묘사되었다. 그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30) 인신매매된 개인들은 특히 취약하며 고객들의 요구를 쉽게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계속 고용하는 것이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업주들은 그들이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짜낼 수 있기 때문에 합법적인 성매매여성들을 데리고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이윤이 많이 남는다. 셋째, 고객 들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온 이국적인 성노동자들을 선호할 수 도 있는데, 이들은 해당국에서 거주할 법적 권리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호주에서 성노동 비자를 도입하자는 안은 실질적으로 인신매매 를 합법화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러운 문제이다. 성산업이 이미 널 리 합법화되어 있는 호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안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성적 인신매매가 특히 아시아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관 행이라는 이해는 고사하고, 성적 인신매매 현상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호주의 국제반노예제기구(Anti Slavery International)의 대 표인 제니퍼 번(Jennifer Burn)조차도 이처럼 만연한 인신매매에 대해 양 가적인 태도를 보였다. 2008년에 있었던 라디오 인터뷰에서 번은 시드니 의 한 업소에서 경찰이 채무로 붙들려 있는 10명의 한국인 여성들을 발견 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호주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합법적인 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고 답했다. 31) 뉴사우스 30) p. 7 http://ideas.repec.org/p/got/gotcrc/096.html 31) Kruger, P. 2008. Groups urge action to stop sex trafficking. The World 27
여성과 인권 2012 웨일즈대학교(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연구원인 크리스틴 하커트 (Christine Harcourt)는 2011년 호주 주요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여성들은 호주 성매매 시장에서 매우 수요가 높은데 그들이 아주 매력적 이고 일을 아주 잘 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32) 하코트의 발언은 퀸즈랜 드주의 합법 업소 중 20%가 아시아계 여성들만을 제공한다는 퀸즈랜드 범 죄위원회(Queensland Crime and Misconduct Commission)의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근거로 널리 보도되었다. 본 논문에서 나는 호주 성산업의 아시아화 가 호주 내에 인신매매 범 죄가 만연해 있음을 반증한다고 주장하였다. 호주 정부는 성적 인신매매를 성산업에 기인해 발생하는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호주 당국은 이 현상을 외적 요인들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거나 성노동 을 위해 자발적으로 호주로 이주 해오는 아시아 여성들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나는 인신매매 를 성노동 의 관점에서 보는 호주 정부의 수정주의적 접근법이 잘못되었으 며, 그로 인해 호주로 유입된 아시아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반인권적 범죄 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호주 정부는 (성매매 합법화를 통해) 호주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에 일조하고 있음을 제 대로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성노동 비자의 도입과 같은 정책안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이 안은 실질적으로 인신매매를 합법화할 것이다. 성적 인신매 매에 대한 호주 정부의 입장은 성매매와 포주들의 부당 이득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정책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애쓰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저해하 고 있다. 2004년에 발효된 한국 정부의 반성매매법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 정부는 자국의 성매매 관련 정책들을 성매매 폐지론적 입장을 취하는 국 가들의 정책과 맞추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호주는 효과적으로 인신매매 Today. Retrieved July 30, 2011, from http://www.abc.net.au/worldtoday/ content/2008/s2183209.htm 32) Marriner, C. 2011, July 3. Low prices fuel exotic sex trade. The Age. Retrieved November 27, 2011, from http://www.smh.com.au/national/lowprices fuel exotic sex trade 20110702 1gvy4.html 28
성매매 합법화가 인신매매에 미치는 영향 를 차단하고 인신매매에 취약한 역내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29
특집 03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정재원(서울대학교 강사) 1. 들어가며 성매매 문제는 화폐에 의한 강간 으로 여성 문제의 가장 심각한, 그러 나 논의의 사각지대에 있는 문제이다. 또한 성매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노예제의 현대적 형태 로 규정할 수 있다(양현아, 2006: 76). 성매매의 대 상이 되는 성매매 종사 여성은 인권 유린과 폭력, 인신매매의 피해자이기 도 하다(이나영, 2005: 58~60).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매매 문제는 현재 성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성매매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소수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한국 사회 속 에서 각 가계( 家 計 )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모든 계층의 여성들에 게 닥칠 수 있는 전 사회적인 인권 유린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성매매는 100% 가까이 남성이 구매하고 여성이 구매 당하는 일방적 형태가 주를 이루며, 여성이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 성적 자 기 결정권 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권 침해 행위이자 폭력이다. 또한 성매 매는 그 특성상 특정 연령대를 넘어서는 성매매 종사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후 제대로 된 노동과 삶을 영위하기 매우 어렵게 만드는 인간 파괴 행위이다. 한때의 호기심, 일탈 혹은 가정 문제와 빈곤 등의 이유로 30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시작한 성매매는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중요한 시기에 삶을 영위하기 위 한 지식, 기술 등을 익히지 못 함으로 인해 평생 주변화된 삶을 살도록 강제하는 끔찍한 범죄 행위이다. 1) 성매매 피해 시설 입소자 4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 성매매피해 여성의 정신 건강 및 지원욕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70% 이상 이 무기력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수면제(55%), 신경안정제(59%) 등의 약 물 복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무려 절반을 넘는다. 흡연율은 일반 여성 의 20배 이상이었으며, 마약류나 환각제, 각성제 등을 복용한 경우도 21.5%에 달했다. 자살 충동을 경험한 비율 역시 매우 높아 이들 중 80% 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 2) 일반적 아동 학대는 정서적 학대의 비율이 높지만, 성매매 피해 여성 조사에서는 신체적 학대가 가장 많다는 사실은 성매매 문제가 가족 문제, 교육 문제, 청소년 문제, 그리고 빈곤 문제 등 수많은 사회 문제들과 연관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장 애인으로 등록된 입소자가 11.5%에 이르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은 성매매 문제가 장애 문제의 방치와도 연관이 되 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유입은 자발적이나 다양한 이유로 이탈과 정상적인 삶으로의 1) 서울대 여성연구소의 여성의 성매매 경험과 생활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 뷰 대상자인 22명 중 20살 이전에 성매매 산업으로 유입된 경우가 무려 15명이었 고, 이들 중 가출 경험이 있었던 경우는 80%였다. 10대에 성매매를 시작한 15명 중 10명이 이 시기에 가족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서울대 여성연구 소, 2011, 381-466). 2) 이들 중 아동 시절 학대를 당한 사람은 절반 정도에 달했으며, 학대 중 성적 학대 는 10%에 달했는데, 이는 일반 아동 학대 경험자 비율(4.7%)의 두 배를 넘는 수 치이다. 또한 성매매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국여성인권진흥원의 2011 성매매피해여성의 정신건강 및 지원욕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자살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던 비율은 38%로 일반인의 두 배 이 상에 달하는 비율이었으며, 이들 중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 본 비율은 무려 62%에 달했다. 또한 10명 중 8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특히 종사 기간이 길수록 이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100%가 성매매 종사 기간 중 폭력을 경험한 바 있었다. 31
여성과 인권 2012 복귀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성매매의 상당수가 자발적이라 하더라 도 소위 자발성의 함정 에 기반한 당사자주의는 현실을 외면한 매우 비과 학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전히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각종 채무 등에 의한 반강제적 성매매가 많은 여성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 이 사실이다. 성매매 문제는 여성뿐 아니라, 보편적 인류의 인권, 평등, 자유 등 그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축소와 근절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자명함에 도 불구하고, 그 어떤 사회적 의제보다도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거나 해결책이 전 사회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 이러한 명약관화한 사회적 문 제에 오히려 정면으로 반발하는 집단이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성매매로부터 이익을 얻는 집단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들이 장악한 헤게모니에 도덕과 논리로 맞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성매매 문제는 공급적 측면과 법 적 제재 강화, 집행 기관의 의지 등 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의 축소 등 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진행되어야 축소와 근절의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 다고 판단된다. 2. 수요 측면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인식론적 전제 조건 1) 범죄 집단으로서의 중간 알선 매개체, 그리고 룸펜화되는 남성 의 문제 성매매는 노동시장과 빈곤 문제 등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총체적인 여 성 차별적 사회 구조 타파와 같은 문제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즉 여 성의 고용 노동이 극도로 제한된 한국의 상황 속에서 저임금, 불완전 고용 된 여성 노동자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직업으로서 성산업과 성매매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성매매를 여성 문제만으로 접근할 경 32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따라서 구매자로서 의 남성에 대한 교육과 계몽, 처벌도 중요하지만 성매매 문제에서 오랫동 안 간과되어 왔던 측면, 즉 노동 시장에서의 저임금 하층 남성들의 문제로 접근할 때 문제의 해결 지점을 찾아 낼 수 있다. 열악한 노동 조건 탓에 많은 남성 노동자들이 스스로 이러한 비공식, 반범죄적 부문, 그 중에서도 성매매 산업과 관련한 영역에서 여성을 관리하는 범죄 조직의 일부가 되 는 문제는 지금까지 범죄학의 영역으로만 생각해 왔을 뿐이었다. 수많은 남성들이 스스로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여 성매매여성들을 매매 하는 전 과정에 개입하여 이익을 얻거나 이와 직간접적인 연관을 맺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즉 업소를 직간접적으로 운영 혹은 보호하며 막대 한 이익을 얻는 조직 폭력 집단에서부터 서빙이나 소위 삐끼 와 같은 일 에 이르기까지 많은 남성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주변화하고 있는 것 이 사실이다. 건전한 노동을 해야 할 남성 노동자들이 성산업의 이러저러 한 구조로 빠져 들고 있는 것은 한 국가의 노동력 확보 문제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파악되는 범위 안으로 한정되어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성 산업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농림수산업을 합친 비율보다 더 많은 5%를 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성산업이 비대해지면 비대해질수록 성 산업과 연관된 불로소득자는 증가하게 마련이다. 바로 이러한 성산업에 자 신들의 토대를 두고 있는 조직 폭력 집단들은 노동자들의 파업 파괴나 노 점상, 철거민 탄압에 동원되는 용역 깡패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등 우리 사회에 거대한 규모로 주변화된 사회 집단들의 심각한 문제의 근원지이기 도 하다. 이렇듯 성매매 문제는 지배 집단과 공생하는 어마어마한 사회의 주변화된 한계적 집단, 폭력 조직 문제이기도 한데, 파업과 강제 철거 과 정에 동원되는 깡패들의 주요 서식처이자 자금 공급처가 바로 각종 성매 매 업소라는 사실은 성매매 산업이 왜 쉽게 줄지 못 하는지에 대한 논거 33
여성과 인권 2012 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화되고 주변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남성 집단의 축소라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수요 측면에서 매우 중요 하다고 할 수 있다. 2) 범죄 집단과 연계되어 있는 과두지배세력: 성매매 카르텔 의 문제 영화와 코미디의 일상적인 주제인 만큼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심각 한 사회문제이면서도, 저들 카르텔 만은 모르는 걸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먼저 조직 폭력배 와 같은 거대한 남성 룸펜 집단들의 문제이고 그들이 구조화한 착취 사슬 의 가장 밑에 위치하고 있는 성매매여성 집단들의 문제이다. 특히 이러한 집단들과 연관된 문제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그 어떤 누구도 모두 다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모르는 척 하는 문제가 있 다. 그것은 바로 기업과 공무원은 물론이고 바로 법을 어기는 이들을 처 벌해야 할 검찰과 경찰은 물론 사회의 비리를 고발하는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인 등등 거의 모든 남성 집단이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바탕으로 성접 대와 성매매에 더 적극적이라는 충격적인, 그러나 너무나 일상화된 사실이 다. 3) 이렇듯 점점 더 확대되어 가는 성산업과 성매매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 구하고 가임 여성들 중 1/10 이상에 달하는 여성들이 얽매여 있는 이 현 대판 노예제에 대한 문제는 단 한 번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가 된 적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제대로 된 문제제기가 한 번도 된 적이 없 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이 사회의 (남성)기득권 세력들의 침묵의 카르텔이 3) 전국의 아주 일부 지역에서, 단 한 명의 사업가가 성접대를 제공한 인원만 해도 수 백 단위에 이르는 소위 검찰 스폰서 사건에서도 우리는 무엇이 구려서 사건 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잘 알고 있다. 말이 스폰서지 본질은 범죄자며 조직 폭력배 와의 부패 사슬 문제이다. 34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가장 강고한 영역이라는 데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성매매 문제는 위에 서 언급한 사회의 한계적 계층에 대한 국가의 책임 방기, 매우 편리한 처 리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들과 강고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지배 집단들은 이들 집단으로 하여금 여성들을 착취 고리의 가장 밑 으로 옭아매어 이익을 창출하게 해 주고, 그 대신 공공연하게 성매매를 가 능하게 해 줄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 받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러한 성매매 카르텔 의 방해공작으로 성매매 특 별법은 성매매를 차단하는 중요한 부분을 건드리기 힘든 상태로 통과되었 다. 즉 한국 성매매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룸살롱, 단란주점 등을 통 한 성매매는 이 법으로도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성매매 카르텔들은 풍선효과 나 강간 증가 등의 거짓 선동은 기본 이고 경제에 심각한 타격 을 입힌다며 여성들의 착취를 통한 자신들의 이 익 창출 공간이자 쾌락 공간의 축소 움직임에 매우 강하게 저항한 바 있 다. 성매매 카르텔들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일 수 있었던 장자연 사건에 서도 알 수 있듯, 언론과 수사당국, 논객들 등등 그 어느 단위나 집단들도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데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침묵의 카르 텔들과 성매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집요할 정도로 수사기관과 언론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놀라 울 정도로 정치가들은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죄를 묻고 처벌하는 이들도 포함된 침 묵의 카르텔 모두가 공범이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은 성접대 없이는 거래가 성사가 잘 되지 않아 성매매 업소에 서의 접대를 기정사실화한다. 수주를 위한 바이어와의 접대가 아니더라도 회식 등을 위해 법인카드로 성매매 업소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데에는 별 다른 제약이 없다. 기업 뿐 아니라 언론인, 방송인, 각종 공무원, 교수, 정 치인, 의사, 장교, 검찰 등등 직업을 막론하고 출세와 단순 유흥을 위해서 35
여성과 인권 2012 성매매 카르텔 은 서로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성매매 업소에서 서로 접대 하고 접대 받거나 여성을 성적 도구화 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자행하고 있 다. 이들 중 소위 대한민국 1%들 로 상징되는 지배 엘리트의 우정과 유흥 은 더욱 고급스럽고 은밀하며 노골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카르텔에 대한 고민과 문제해결 없이는 성매매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문제는 이를 고민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할 단위의 현실 인식에 대한 부분이다. 진보적, 여성주의 진영 일각에서 성매매 문제에 대해 중간 알선 집단의 문제를 빼놓고 마치 당사자끼리의 거래의 틀 속에서 논의하는 경 향이 있는데, 이는 여성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행위는 여전히 조직 폭력 집단의 가장 중요한 사업 영역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주장하는 매우 관념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은 이러한 성산업과 성매매로 이득을 보는 성매매 카르텔의 존재를 알지 못 하기 때문에, 범죄집단과의 역관계 속에서 기능할 수가 없는 당사자 의 주체성 을 강조하며, 성노동자 들이 범죄 집단 으로부터 자율성을 획득하여 그들과 노동 관련 협상이 가능하 다고 믿으며, 사실상 성폭력의 조건 일부만을 완화하자는 결론에 불과한 매우 반인권적이고, 사변적인 주장을 전개하면서 사실상 성산업과 성매매 를 옹호하는 성매매 카르텔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4) 3) 성매매 업소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 제고 출세와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성접대에 나온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 4) 성구매자에 대해서도 거래의 단순한 한 쪽 당사자로 취급하다 보니 그 어떤 비판 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여성이 남성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성매매 과 정이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실은 안중에도 없다. 성구 매자에 대해서 여타 서비스업에서의 서비스 구매자와 구별하지 않음으로써 성구매 자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반면, 성매매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국가와 법에 대해 서는 과도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주장은 소위 성노동론 을 주장하 는 일부 여성주의 진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조은주, 2008. 여성하위주체에서 성노동자 운동으로. 경제와 사회, 통권 제 78호. 36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로는 고통의 나날을 피눈물로 폭로한 글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고 장자연 씨와 유사한 상황에서, 아니 대 부분 더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더 잔혹하게 노리개로 다루어지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장자연들 이 존재하고 있고, 그러한 장자연들이 종사 하고 있는 공간 역시 단 한 번도 본격적인 문제제기의 대상이 되어 본 적 이 없다. 이제 물리적인 강제로 성매매를 강요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지 몰라도, 그리고 성매매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선택한 남성들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성적 노 리개가 되는 수십만 명의 장자연들 이 있다는 문제의 본질은 쉽게 잊혀지 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수 십 만명의 장자연들 이 성을 팔아야 하는 수많은 공간들의 존재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성역에 속해 있다. 성매매 문제는 타락한 일부 남성 구매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부패와 인권 침해와 여성 착취가 공식적으로, 그리고 대규모적으로 허용되 고 있는 각종 성매매 업소들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 바로 문제의 본질이다. 바로 이러한 성매매 업소들이 불황에도 팽창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매우 이중적인 행태를 자행하는 기업들, 성매매 업소인 줄 뻔히 알면 서도 허가를 내 주고 단속 정보를 알려 주는 우리의 국가기구 공무원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업소라는 작은 공간에 여성들을 돈으로 가두어 놓으면서 그들을 성 시장에 공급하는 중간 알선 조직들을 포함, 여성을 쾌 락의 도구로 삼아 욕심을 채우는 남성 대부분의 문제이기도 하다. 성매매 카르텔들은 언론과 학자들로 하여금 철저하게 문제의 본질을 감추도록 노력해 왔고 이러한 문제제기 방지 노력은 실제로 상당한 성공 을 거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성관련 사건 보도에서 언론이 철저 하게 감추고 있는 것도 바로 성매매 산업, 성매매 업소 그 자체의 존재에 대한 것이다. 가령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과의 버려진 혼혈 아동인 코 37
여성과 인권 2012 피노(Kopino) 문제는 보도할 수 있지만, 그 나라에서 불법으로 현지 여성 들을 한국 기업들과 관광객들의 성적 쾌락을 위해 노리개화 하고 있는 백 단위가 넘는 한국 성매매 업소에 대한 보도는 금기시된다. 해외에서 성매 매를 하는 관광객들에 대한 보도는 있어도 이들이 성매매를 하는 장소인 한국인 운영/대상 성매매 업소에 대한 보도는 하지 않는다. 검사 스폰서 사건에서도 부적절한 관계들을 지적할 뿐, 이들의 부패 고리가 형성되었던 성매매 업소, 그리고 그러한 자신들의 쾌락을 위해 노 리개로 사용되었던 성매매여성에 대한 보도는 없다. 소위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서도, 검사 스폰서 사건에서도 성매매 산업, 업소 자체에 대한 근 본적인 문제제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요컨대 언제나 비판의 초점은 성매매 업소의 존재 문제 나 공무원, 기업 들의 성접대 문화 가 아니었다. 스스로가 성을 사는 범죄자이자 여성을 노 리개로 만드는 구조에 빠뜨려 버린 공범을 자처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 어 떤 언론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지 않고, 그 어떤 정치인, 법조인, 수사당 국도 국민의 반에 해당하는 여성들의 인권을 공개적으로 말살하고 있는 성매매 산업에 대한 철저한 법집행을 주장하지 못하는 구조가 확고해져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3. 성매매 수요의 중요한 메커니즘과 그 차단 방안 1) 성접대 문화 서울대 여성연구소의 성매매 실태조사 보고서의 분류에 따르면, 사창 가, 홍등가, 기지촌 등으로 불리는 전업형 성매매 집결지의 경우, 전국에 45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45곳의 집결지에는 모두 4,900여 명 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각 집결지마다 평균 109 명 정도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었고, 기지촌, 유리방, 방석집, 여 38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관 및 여인숙 등 다양한 형태의 집결지에서 성매매여성들이 분포하고 있 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집결지가 아니다. 성매매를 사실상 알선하고 있는 업소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 공식적인 통계치에 따르더라도 이러 한 업소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성의 수는 집결지 여성의 30배에 이른 다. 이러한 성매매 알선 가능 업소들 중에는 룸살롱, 단란주점 등을 포함 하는 일반 유흥주점 중에서는 56.5% 이상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외 무도 유흥주점, 마사지 업소 등에서도 유사한 비율로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외에도 다방이나 노래방 등지에서조차 성매매는 20%~35%의 비율로 이루어지고 있었다(서울대 여성연구소, 2011, 23~67). 성적 서비스 비용은 평균 15만 원 정도로 집결지 성매매보다 비용이 월등 히 높은 현실을 보여 주는데, 비용이 더 드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매매 알선 업소들에서 성매매를 압도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이는 무엇보다 현재 한국의 성매매는 성교 중심의 성매매보다는 동아 시아 기생 문화의 연장선상, 즉 여성을 철저하게 쾌락의 도구로 전락시켜 서 전 과정적으로 다양한 성적 서비스가 제공되는 형태의 성매매가 주류 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선호는 기업 등 다양한 조직들의 성접대 와 유흥 문화 속에서 성매매가 조직적이고, 대규모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 경제적 지 위가 낮거나 매력 없는 남성, 배우자가 없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 집 단보다 성매매를 더 자주 할 것이라는 가설과 정반대로 학력과 수입이 높 은 남성의 성매매 빈도가 훨씬 더 높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배우 자가 있는 남성의 성매매 빈도는 결단코 독신 남성보다 낮지 않았다는 점 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의 성매매는 개인적 욕구보다 군대, 접대 등으로 이어지는 남성 집단 문화와 더 큰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 다. 5) 39
여성과 인권 2012 2010년 성매매 거래 액수는 7조원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 중 성매매 알선업체들을 통한 성매매 액수가 가장 많아 5조 4,030억원으로 전체 성 매매 형태 중 81.6%에 이르렀고, 그 중에서도 룸살롱, 단란주점 등을 포 함한 일반유흥주점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매매 액수가 3조 5,729억원에 달 해 전체 성매매 거래액의 절반 이상에 달했다. 이에 비해 성매매 집결지 에서의 성매매 대가는 5,765억원(8.7%)에 불과했으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변종 성매매가 2,547억원(3.3%),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가 1,718억원(2.6%) 등에 이르고 있었다.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지하경 제 구조 중에서 성산업도 그 상당한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6) 이러한 성산업과 성매매의 가장 조직적이고 대규모적이며 일상적인 형 태, 그리고 유흥업소가 유지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는 바로 한국 의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여러 조직들의 성접대 문화이다. 전체 기업이 아닌 일부 상장 기업 몇 백 단위 기업의 공식 접대비만 해도 한 해 6조 5 천억 원에 이르며, 그 중 유흥접대비가 절반을 차지한다(강준만, 2011; 6). 그런데 이번 정권 들어서 경제 위기, 기업의 위기라고 하면서 접대비 상한 제가 철폐되기도 했다. 검사 스폰서 사건이 적나라하게 보여 주듯, 문제의 핵심은 그들의 부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성접대, 성산업에 근 본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접대 문화는 그 자체로도 커다란 문제이지만 그 외에도 교묘 5) 이렇게 서로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보니, 이러한 현실을 폭로하는 것은 오히려 외국 언론이 되어버리는 해괴한 일도 있곤 한다. 한 예로 G20 당시 윤증 현 장관에게 한 외국인 기자가 한국의 성접대 문화에 대해 질문했고, 다른 한 외 국 언론에서도 한국의 성접대 문화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황한 언론은 한국에 흠집을 내기 위한 짓이며, 한국을 얕잡아 보는 무례한 태도라며 문제의 본질을 덮 기 위해 처절히 노력한 바 있었다(강준만, 20011, 239). 6) 현재 조세부담률 20.8%를 적용하면 연간 56조원의 세금이 탈세되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지하 경제 자금 중에서 20%만 세금으로 전환해도 50조원 이상의 추가 세 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지하경제 돈 중 탈세액이 제일 크고 선진국에 비해 지하경제 중 성산업 비중이 큰 한국에서 철저한 세금 집행은 여성 인권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40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하게 연장근무, 과로에 시달리는 사무직 노동자들에게 복지 대신 제공되는 것으로 기능하면서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파괴하고 초과 노동 등에 대한 불만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 복지의 일환으로 공식적으로 대대적으로 제공되는 성접대와 성적 유흥 문화의 타파야 말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기업 등의 성접대 문화가 남성 노동자들을 비생산적 영역에 기생 하는 룸펜으로 타락하게 만드는 성매매 업소, 성산업을 번창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자금줄이라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물론 더욱 은밀하고 고 차원적인 성매매는 고위 공직자와 기업 경영진, 언론사 간부, 정계 인사 등의 그것이지만,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형태는 여러 경제 단위들의 대중 적 성접대 문화이며, 이러한 공식화된 접대 문화로부터 나오는 비용이 주 변화된 계층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동시에 수많은 여성들을 성매매의 굴 레에 얽매이게 하는 요인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의 성매매는 아직까지는 개인화되기 보다는 조직과 집단 중심 의 성매매가 주를 이루며, 성매매는 기업의 법인 카드로 지불되는 성접대 에서 이어지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중요한 점은 저임금 비정규 노 동의 확산과 대조적으로 이러한 성접대를 위해서는 불황 속에서도 그 비 용이 축소되는 경우가 없다. 기업의 이윤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 와 야근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복지에 대한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는 성매매 업소로의 비용으로 적극 전환되면서 노동자성을 파괴하고 있으며, 많은 남성들로 하여금 성착취 고리에서의 착취자가 되게 하는 악순환을 낳는 주범이 되고 있다. 2) 성매매 수요 차단 대안들 수요 차단에 앞서 가장 근본적으로는 여성의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이 나 불평등을 철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OECD국가 중 자영업자 비율 41
여성과 인권 2012 최고(36%), 사회 공공 부문 고용 최저(3.6%), 정규직 남성보다 현저하게 낮은 비정규직 여성의 임금(정규직 남성의 약 40%), 비정규직의 60%가 여 성 등과 같은 현실은 여/남 노동 대중 중 상당수가 불필요하게 과잉 공급 상태에 있는 각종 유흥업으로 유입되어 비공식 영역에서 주변화된 삶을 영위하는 집단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공공 부문과 사회적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고용 확대 와 더불어 국가 보호가 전무한 자영업 비율의 축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보편적 복지의 확립이 성매매 산업 축소와 양성 평등한 사회의 중요한 계 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성 평등 지수 최고의 국가인 북구 복지 국가들 에서 성매매여성들의 단위가 천을 넘지 않는 이유도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데에 있는 것이다. 7) 첫째, 성매매 수요 차단을 곧바로 사회복지적 측면으로 전환시킬 수밖 에 없게 만드는 메커니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기업과 공공기관 공무원, 언론인 등 여러 사회 조직들의 성접대 문화를 공식적으로 폐지 선 언을 할 것을 요구하고, 그 성접대 비용의 지역 복지 기금으로의 공식적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 즉, 성매매 자체에 대한 축소 노력도 다각도로 진 행이 되어야 하지만, 자금줄의 차단이라는 측면에서 정, 관, 기업에서의 성 접대 관행에 대한 공론화와 이러한 성접대비의 사회복지비로의 전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이를 기초로 법적인 강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얼핏 관련이 적을 것 같기도 한 사회전반적인 평등화, 복지 국가 혹은 복지 사회로의 혁명적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노동시장에 서의 여성 차별, 여성 빈곤의 극복 없이는 성매매 축소는 힘겨운 싸움이 될 수밖 에 없다. 여성 평등 지수가 가장 높은 북구유럽 국가들에서 성산업 종사자가 몇 백에서 몇 천 단위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지 배 카르텔에게 그 어떤 혁명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복지 국가 혁명이다. 물론 그 과정은 우리 현실에 적합하도록 바뀌어져야 한다. 복지 국가 혁명 과정에서도 여성 문제는 각국의 특수성에 맞추어 살펴보아야 하며, 직접 이론 수입은 별 도움 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42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성매매는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의 돈으로도 이루어지는 것이며, 각종 기업에서의 성접대와 유흥의 일환으로 지출되는 소위 2차 비용은 전체 성매매 비용 중 단지 일부분만을 차지할 수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용 인되어지고 있는 대규모적인 현상으로서의 기업 성접대 유흥 문화의 중단 은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 등을 외치고 다양한 복지 사업을 펼친다는 광고 뒤에서 벌어 지고 있는 공식적이고 대규모적인 여성 인권 침해 행위, 범죄적 행위에 기 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현실을 공론화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스스로 성접대 를 금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반드시 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단순 서빙을 제외하고 여성이 접대부 역할을 하는 것을 금지하 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실상 성매매 업소이면서도 성교 행위가 현 장에서 일어나지 않거나 그 순간을 적발하기 어렵다 는 이유로 겸업형, 신 변종 성매매 업소들은 법적 제재에서 거의 완전히 자유롭게 벗어나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성매매는 물론 여성 차별과 성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소 위 접대부 고용 가능 업소의 범위와 규정을 크게 강화하여 여성이 성적 노리개로 역할 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폐쇄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 제정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국에서부터 사실상 성 매매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성매매 형태인 겸업형 성매매를 축소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 사실상의 성매매 업소이자 조직폭력배들과 룸펜들의 서식지인 룸살롱, 단란주점, 키스방 등 겸업형 업소들의 폐쇄와 업종 전환을 입법화 하며, 성매매 업소와 러브 호텔들을 지방 자치체에서 지역 주민 복지 센터 로 재건축하는 등의 다양한 대안적 정책을 강제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여 성단체와 연대하여 각 단위 지자체에서 지역의 성매매 업소에서 몰수한 자산을 지역의 복지, 레저 시설로 전환하도록 강제하여 이들 업소들, 그리 고 이들 업소들과 연관되어 있는 숙박업소 등을 지역 사회 복지 시설로 43
여성과 인권 2012 전환시켜 나가는 데에 지역 관청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 도록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의 동시적 노력도 시급한데, 사업자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키스방 등 신종 업소의 성매매 알선 행위 역시 관련법을 개정할 경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성매매 알선 은 물론 성매매 유발 혹은 성매매 방조, 성매매 묵인 등에 관한 새로운 법 조항을 추가하거나 새로 운 법 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그 동안 직접적인 삽입 성교 행위(및 유사 성교 행위) 에 대한 증거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법망을 피해 왔던 각종 겸업형, 신변종 업소들의 난립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공급 중지는 물론 알선자와 알선 공간에 대한 재산 압류를 하는 방안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렇게 압류된 재산으로 성매매여성들의 지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또한 성매매에 대해 성폭력 수준으로 인식하게 하여 전자 팔찌 수준의 감시 장치를 장착하는 방안, 그리고 소위 카파라치 와 유사한 각종 시민 고발 장려 제도도 고려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룸살롱 등의 업소와 여 성 정보, 그리고 키스방, 터치방 등의 국내 신변종 업소들, 그리고 해외 성매매에 대한 정보 공유 카페들 역시 반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속의 손을 놓고 있는 현실에서 보듯, 남성 위주의 법 집행 단 위의 의지 문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들이 시급히 마 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일부 진보 운동가들과 여성운동가들이 주도한 계급과 노동에 관한 고 전적 이론에의 사변적 의존, 국가와 법제도, 경찰력에 대한 과도한 적대적 해석, 그리고 중간 알선조직에 대한 이해가 없는 관념적인 당사자주의 와 44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성구매 수요에 대한 억제 방안 자발성 논의는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커다란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이다. 특히 남성중심적 국가 기구들에서 법집행을 담당해야 할 관료들 자신 들이 성매매 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인 탓에 결단코 성매매와 성산업의 근 절이나 축소에 적극적일 수가 없는 현실을 무시한 채 가해지는 반성매매 진영에 대한 반박은 성매매와 성산업 축소에 관한 논의를 왜곡시키고 있 다. 성매매 반대를 무기력하게 하는 국가 관료 기구들 단위의 문제를 고 려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중간 알선 매개체들의 문제를 제기하 지 않으면서 성산업과 성매매는 근절은커녕 축소도 어렵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의 성매매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하게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성매매 문제를 직접적인 문제제기로 해결하기 보다는 여러 수 요 측면에서의 차단을 통해서 해결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성산업과 성매매 접대 문화 구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이주 여성과 그 자 녀들까지도 이러한 다층적 착취 구조에 얽매이게 될 것이며, 통일이 된다 고 하더라도 시장 경제 체제에 적응하지 못 하는 수많은 북한의 여성들이 성매매 여성화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성매매를 매개로 발생하는 수많은 부적절한 관계, 부패, 유착들이 맺어 지는 성매매 업소의 폐쇄 없이는 어떠한 서민 정책, 양성 평등, 복지 논의 도 다 허상이다. 성매매 업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성매매 카르텔 의 추악 한 구조를 건드리지 않은 채,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 성매매 논의에서 벗어 나야 한다. 사회의 모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이러한 성매매 카르텔 구조의 힘은 거대하기 때문에 공급적 측면과 더불어 수요적 측면을 적극 적으로 차단할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성접대 문화의 일환, 산업형 성매매 업소 중심 성매매 등 한국식 성산업과 성매매의 특성을 정확히 파 악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여성의 노동시 45
여성과 인권 2012 장에서의 차별을 철폐하고, 보편적 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노력으로 성매매 산업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강준만, 2011, 룸살롱 공화국 인물과 사상사. 고정갑희, 2005, 성매매 방지법과 여성주의자들의 방향감각, 여/성이론 통 권 12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김성천, 2004, 성매매의 비범죄화, 중앙법학 제 6집 제 4호, 중앙법학회. 김현선, 2002, 성매매의 폭력적 특성과 성매매 피해 여성의 외상 후 스트레 스 장애, 성공회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다시함께센터, 2007, 산업형 성매매 축소를 위한 정책토론회 다시함께센터, 2008, 성매매알선업자 처벌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법률포럼. 다시함께센터, 2009, 2009 다시함께센터 인터넷 감시단 포럼: 인터넷 상의 성매매 알선 및 광고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 모색. 막달레나공동체 용감한 여성연구소 기획, 김애령 엮음, 2007, 경계의 차이 사이 틈새: 성매매 공간의 다면성과 삶의 권리 그린비. 민가영, 2006, 성매매, 누구와 누구 혹은 무엇과 무엇 사이의 문제인가? 섹 슈얼리티 강의 2 동녘. 민변, 2004, 성매매 관련 법률 안내서 막달레나의 집. 박종성, 1996, 권력과 매춘 : 억압의 음모와 도피의 흉계 인간사랑. 변화순, 황정임, 1998, 산업형 매매춘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봄빛여성재단, 2008, 2008년 봄빛 심포지엄: 미국, 일본, 호주의 한국 여성 성매매 피해 실태. 서울대 여성연구소, 2010, 2010 성매매 실태조사 보고서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 2006,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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