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17. 1. 25.( 수) 서울동부지방법원공보관 : 판사서삼희연락처 : 0222042033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고합329 명예훼손사건판결 [ 제11 형사부( 부장판사이상윤), 2017. 1. 25. 선고] 1. 당사자 피고인박유하( 세종대학교교수) 2. 사건경위 피고인은 2013. 7. 17. 제국의위안부 라는책( 이하 이사건책 이라고함) 을집필하여 2013. 8. 12. 출판하였음. 위책은일본군위안부문제를다루고있는데, 그본문에 위안 은가혹한먹이사슬구조 속에서실제로돈을버는이들은적었지만기본적으로는수입이예상되는노동이었고, 그런의 미에서는 강간적매춘 이었다. 혹은 매춘적강간 이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간매춘부 라는 이미지를우리가부정해온것역시그런욕망, 기억과무관하지않다., 일본인 조선인 대만인 위안부 의경우 노예 적이긴했지만기본적으로군인과 동지 적인관계를맺고있었다., 조선 인위안부 는피해자였지만식민지인으로서의협력자이기도했다., 위안부 들을 유괴 하고 강 제연행 한것은최소한조선땅에서는, 그리고공적으로는일본군이아니었다. 등의표현이기 재되어있음. 일제에의하여강제로동원되어성적학대를받으며위안부생활을강요당한피해자들로 서 일제하일본군위안부피해자에대한생활안정지원및기념사업등에관한법률( 이하 위안 부피해자법 이라고함) 에따라등록한사람들중 11명은피고인이이사건책을통해그들의 명예를훼손하였다고고소하였음. 1
검사는 피고인은이사건책중 35 곳의표현을통하여 1 위안부는본질이매춘이었다 는허위사실, 2 조선인일본군위안부들은일본또는일본군의애국적또는자긍적협력자로서일본군과동지적관계에있었다 는허위사실, 3 일본또는일본군에의한위안부강제동원또는강제연행이없었다 는허위사실을적시함으로써고소인들의명예를훼손하였다. 는취지로피고인을허위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죄로기소하고, 징역 3 년을구형하였음. 3. 법원의판단 가. 결론 : 무죄 검사가기소한이사건책의 35곳의표현중에서 30곳의표현은피고인이주관적인의견 을표명한것에불과하고구체적인사실을적시한것으로볼수없으므로명예훼손죄가성립 하지않음. 피고인은이사건책중 3 곳의표현을통해 조선인여성들을강제로연행하여위안부로 만드는것이일본이나일본군의공식적인정책은아니었다. 라는사실을적시한것으로인정됨. 그러나이는고소인들과같은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명예를훼손하는표현이라고볼수없 으므로명예훼손죄가성립하지않음. 피고인은나머지 2 곳의표현을통해 조선인일본군위안부중에는자발적인의사에따라 위안부가된사람이있다 는사실을적시한것으로인정되고, 이는일본군위안부피해자의명 예를훼손할수있는표현에해당함. 그러나피고인은개개의사람을특정하지아니하고 조선 인일본군위안부 라는집단만을표시하였는바, 피고인의위표현으로집단의개별구성원인고 소인들의명예까지훼손되었다고볼수없으므로명예훼손죄가성립하지않음. 설사이사건책의각표현으로고소인들개개인의명예가훼손되었다고볼수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명예를훼손한다는고의가있었다고할수없음. 나. 구체적인이유 1) 30 곳 : 사실의적시에해당하지아니함 명예훼손죄가성립하기위해서는문제되는표현이 구체적인사실의적시, 즉시간적 공 간적으로구체적인사실관계에대한진술로서그내용이증거로증명가능한것이어야함. 이는 의견의표명, 즉사실관계에대한주관적인평가나가치판단에해당하는표현과구별됨. 30곳의표현들은모두그의미를일의적으로확정하기어려운추상적 비유적표현을사용 2
하고있고, 상당수는위안부들의증언등의자료를직접인용하여기술한뒤그에관하여피고 인이나름의분석과평가를밝히는내용임. 위표현들의앞뒤맥락및이사건책의전체적인내용을살펴보면, 피고인은 일본군위 안부피해의근본적인원인은제국주의와국가주의, 자본주의, 가부장제등의사회구조적측면 에있다 는기본적인관점을취하면서, 조선인일본군위안부는국가의세력확장과정에서사회 의최하계층인가난한여성들이국가에의해동원된것이고, 그런측면에서과거의일본인위안 부나오늘날가난한여성들이매춘업에종사하게되는것과같은측면이있다, 조선인일본군 위안부는당시식민지배하에서일본제국의일원으로취급되었기때문에, 적국여성과는달리 일본의제국주의전쟁수행을위한역할을국가에의해부여받고동원되었던존재이며, 그런의 미에서일본군과적이아닌동지와같은관계였다 는등의추상적 구조적차원의분석과평가를 제시하는것으로보임. 이러한분석과평가는그것이타당한지여부를따질수는있어도증거에 의해그사실의존부를증명할수는없음. 피고인은 매춘 이라는용어를사용하면서도위안소내에서위안부들이폭행등가혹행위 를당하며성노동을강요당하였고, 그대가는포주들이착취하였다고서술하고있음. 이러한맥 락에비추어보면피고인이 매춘 이라는표현을 자발적인매춘 이라는의미로사용한것으로 보기어렵고, 단지당시일본군위안소가 관리매춘, 즉일본군이관리하는성매매업소의형태를 취하고있었다는의미로사용한것으로볼여지가많음. 2) 3 곳 : 사실의적시에해당하나명예훼손적사실의적시가아님 3 곳의표현은 일본이나일본군이법령이나지시등의공식적인정책을통해조선인여 성들을물리적으로강제연행하여일본군위안부로만든사실은없다 라는사실을적시하고있다 고볼수있음. 여기서피고인이초점을맞춘것은 공식적인정책을통해 라는부분임. 피고인 은일본군인또는민간업자에의한위안부강제연행이일부있었음은인정하나, 이는국가차 원의공식정책을통하여이루어진것이아니라개인적인일탈행위로보고있음. 고소인들과같은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갖는피해자로서의사회적평가의핵심은, 이 들이자신의의사에반하여일본군위안소에서위안부로서의생활을강요당하였다는데있음. 이들이물리적인강제연행에의해위안부가되었는지아니면사기 유혹에속아서위안부가되 었는지, 그러한강제연행이나사기 유혹을행한사람이일본군인이었는지아니면민간인포주 나업자였는지, 나아가일본이나일본군이강제연행을공식적인정책으로지시하였는지아니면 개인적일탈행위로강제연행이발생했는지는위안부피해자들의피해자로서의사회적평가에 3
영향을미친다고할수없음. 3) 2 곳 : 명예훼손적사실의적시에해당하나집단의개별구성원인고소인들개개인의명 예가훼손되었다고할수없음. 피고인은 2 곳의표현에서 조선인일본군위안부중에는자발적인의사에따라위안부가 된사람이있다 는사실을적시하였음. 일본군위안부피해자로서의지위는최초위안부가될당시에자발적으로갔는지, 아니면 의사에반하여갔는지에만달려있는것은아님. 최초에는자발적으로위안부가되었다고하더 라도, 위안소내에서성적의사결정의자유를박탈당한채성적학대를당하였다면마찬가지로 일본군위안부피해자에해당함. 그러나종래일본의위안부문제부정론자들이최초위안부가 되는과정에서직접적 물리적인강제연행이있었는지를중점적으로문제삼아왔기때문에, 우 리사회에서는일본군위안부들이어떤경위로동원되어위안부가되었는지가중요한문제로 부각되어논의되어왔음. 따라서어떤위안부피해자가자발적의사로위안부가되었다는사실 이알려지면이는그위안부피해자의사회적평가를저하시킬수있다고보아야함. 따라서 위 2 곳의표현에서적시된사실은명예훼손적사실에해당함. 그러나피고인은위 2 곳에서고소인들을특정하여표현한것이아니라, 위안부 라는집단 만을지칭하여표현하였음. 형법상명예훼손죄는특정한사람의개인적명예를보호하기위한 것이므로피해자가특정되어야함. 서울시민, 경기도민 과같은막연한집단표시에의해서는 개별피해자가특정되지않아원칙적으로명예훼손죄가성립될수없음. 예외적으로, 집단의 명칭만을표시하였으나주위정황등으로보아집단내개별구성원을지칭하는것으로볼수 있거나, 집단에대한비난이개별구성원에이르기까지희석되지않아구성원개개인의사회적 평가를저하시킬만하다고평가될때는집단표시만으로도명예훼손죄가성립할수있음. 다음의이유에서집단구성원인고소인들개개인의명예가훼손되었다고보기어려움. 위 2 곳표현의문맥과책의전체내용상, 피고인은 역사적으로존재하였던조선인일본 군위안부전체 를지칭한것이고, 그중일부하위집단이나특정사람을지칭한것으로볼 근거는없음. 역사적으로존재하였던조선인일본군위안부의정확한숫자는알수없으나, 학자들의추 산치에따르면아무리적게잡아도 1만 5,000 명이상, 많게잡으면 32 만명에달함. 개별 구성원에이르기까지비난이희석되지않고구성원개개인의사회적평가에까지영향을 미칠수있다고보기에는집단의구성원수가너무많음. 4
조선인일본군위안부 라는집단의성격이균질적이거나그경계가분명하다고보기도어 려움. 위 2 곳의표현은 모든조선인일본군위안부가자발적인의사로위안부가되었다 는것이 아니라, 조선인일본군위안부중일부자발적인의사로위안부가된사람이있다 는것으 로서, 구성원전체를가리키는진술이아니라예외를인정하는진술임. 고소인들은공개적으로위안부문제와관련한활동을하고있으므로전체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중에서널리알려진사람들이라고할수는있으나, 이사건책의핵심주장은 일본군위안부들은위안부가된경위나위안소에서의경험모두다양한모습으로존재하 였는데, 그동안우리는그중하나의모습, 즉 10대소녀시절에일본군인에의하여직 접강제로연행되어위안부가된사람의모습만을알고있었으나, 그와다른모습의위 안부도있었다는점도알필요가있다 는것임. 따라서일반독자로서는피고인이말하 는 자발적인의사에따라위안부가된일부위안부들 이우리에게널리알려진고소인 들을가리키기보다는그동안세상에알려지지않았던다른위안부피해자들을가리키는 것으로인식할여지가많음. 4) 명예훼손의고의를인정할수없음 이사건책의전체적인내용을보면, 피고인의주요한저술동기는 한일양국의상호신 뢰구축을통한화해 라는공공의이익을위한목적에서비롯된것이고, 조선인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사회적평가를저하시키려는목적이있었다고볼수없음. 이사건책에서다룬조선인일본군위안부문제는우리국민들이알아야할공공성 사회 성을가지는것으로서공적관심사안에해당함. 이러한공적관심사안에관한표현에대하여 는, 사적영역의사안에관한표현과는달리활발한공개토론과여론형성을위해표현의자유 를폭넓게보장하여주어야함. 이사건책은새로운사료를제시하거나기존에학계에알려지지않은역사적사실을 발굴하여소개하는책이아니라, 학계에는이미알려진기존의사료와연구결과를토대로우리 사회의주류적시각과다른입장에서주로일반시민을상대로피고인의주장을개진하는학 술적성격의대중서임. 피고인이이사건책에서기존사료에대한나름대로의평가와해석에 근거하여논란의여지가많은주장을제기하는정도를넘어서, 새로운사료를날조하거나기존 사료의내용자체를왜곡하는방법으로허위의역사적사실을작출하려는의도를가졌다고까 지보기는어려움.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