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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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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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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론-0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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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구_36호_0828.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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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조선시대 이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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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개발정책 협력망 <차 례> I. 문제 제기 II. 우리나라 고령화의 특징과 문제점 1. 고령화의 특징 (1) 우리나라 인구 10명중 1명이 노인 (2) 농어촌 지역의 초고령사회화 (3) 노인인구의 유년인구 추월(2016년) (4) 생산가능인구 7.3명이 노인 1

감사칼럼 (제131호) 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은 2010년 1/4분기 각각 0.9%와1.2%에서 2/4분기에는 모두 0.4%로 크게 둔화 되었다. 신흥국들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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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大 韓 政 治 學 會 報 ( 第 18 輯 1 號 ) 과의 소통부재 속에 여당과 국회도 무시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지만, 민주주의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적 조건은 권력 행사에서 국가기관 사이의

감사칼럼 (제119호) 지속가능성 사회적 책임 환경책임주의 품 질 종업원 건강, 안전 및 근로조건 기업 평판, 법규준수 1900S Today (그림1) 지속가능경영의 발전 기업은 이러한 이해관계자와의 상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성 장해 나가는 유기체이기 때문

연구진 연구책임 연 구 원 김운수 / 교통물류연구실 연구위원 이명화 / 교통물류연구실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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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ECO 2009년 제13권 2호 1. 서론 2005년 교토의정서 발표 이후, 본격적인 온실가스 규제와 같은 환경적 규제 사회가 도래했으며, 환경과 관련된 국제기구의 규제, 각국 정부규제, 무역장벽 강 화 등 규제환경의 제도의 변화뿐 아니라 소비자 인식변화로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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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2010년 글로벌 기업경영의 키워드는 '성장기반 마련'과 '리스크 관리'로 요약 된다. 금융위기 이후 방어적 전략을 고수했던 글로벌 기업은 투자를 확대하며 성 장을 위한 공격적 경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한편, 잔존하는 경제불안 요인 에 대한 경계도 소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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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출 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귀하 본 보고서를 문화예술분야 통계 생산 및 관리 방안 연구결과 최종 보고서로 제출합니다. 2010년 10월 숙명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본 보고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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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출 문 국방부 장관 귀하 본 보고서를 국방부 군인연금과에서 당연구원에 의뢰한 군인연금기금 체 계적 관리방안 연구용역의 최종보고서로 제출합니다 (주)한국채권연구원 대표이사 오 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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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I 정책연구보고서 세기의 도전, 일자리 문제: 전망과 대책 반재벌정서와 재벌개혁의 과제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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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KIA!N.TRO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문화 2015년 1분기를 마무리하는 3월, 여러분과 함께 그러면 우리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하고 있는 조직의 리더인 실장, 팀장과 조직문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그 역할이 어렵다고 활동의 실무자 역할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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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60년 만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성 장을 이루었다. 정부수립 2년 만에 북한의 전격 남침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휴 전 이후에도 안보에 대한 위협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불리한 여건에 좌절하

SAMJONG Insight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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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결과 Special Edition 녹색건물의 가치산정 및 탄소배출 평가 이슈 서 민간분야의 적극적인 참여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녹색건축의 경제성에 대한 검증에 대 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반면, 미국, 영국, 호주 등은 민간 주도로 녹색건축물

행당중학교 감사 7급 ~ 성동구 왕십리로 189-2호선 한양대역 4번출구에서 도보로 3-4분 6721 윤중중학교 감사 7급 ~ 영등포구 여의동로 3길3 용강중학교 일반행정 9급 ~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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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EDITION February 2013 Issue 1, No.122 저작권 공지 본 PDF 문서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 은 모든 자료는 발행사인 (주)동아일보사에 저작권이 있으며, 사전 동의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본 PDF 문서는 DBR 독자 및 www.dongabiz.com 회원에게 (주)동 아일보사가 제공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주)동아 일보사의 허락 없이 PDF문서를 온라인 사이트 등에 무단 게재, 전재 하거나 유포할 수 없습니다. 본 파일 중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습 니다.

이론 종합 Special Report 01 CSV 장착한 자본주의 5.0이 답이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중국 장강대 초빙교수) 기업, 즉 법인( 法 人 )은 상법상 인간 으로 대우받는다. 자신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로봇은 파괴돼야 하듯이 자신에게 인권을 준 사회에 대해 기업은 무한 책임을 진다. 경제민주화 시대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으로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CSV(Creating Shared Value)다. 지금까지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이윤의 1%만을 떼어서 하는 자선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면 CSV는 기업의 100%를 발휘해 기업과 사회 모두를 위한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이다. 정치인들의 정책 입안과는 별 개로 기업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경제민주화의 이상이 CSV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두 가지 견해 불평등한 경제를 시장경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불 헌법 119조 1) 2항에 명시돼 있는 경제민주화 라는 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부가가치 개념이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하지만 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헌법 119조 1항이 규정한 시 정책개발자들 간에 벌이는 토론에서 논점이 하나로 장경제체제는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 모이지 않고 있다. 찬반으로 첨예하게 대립되는 논 대신 시장경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불평 쟁도 찾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은 어느 당이 등한 경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로 재정과 복지에서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 알 방법이 없어 혼란스럽 사후적인 정책대안을 찾는다. 다시 말해 보수진영은 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민주화가 무엇인가 에 대 경제민주화를 국민 간의 소득격차 해소와 같은 것으 한 인식이 다르다 보니 경제민주화를 이루지 못해 로 보고 이미 발생한 소득격차를 국민이 소득을 수 서 발생하는 문제점 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문제 령하기 전에 줄여주는 재정정책, 국민이 이미 수령 점을 극복해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 도 한 소득에서 발생한 격차를 다양한 복지수단으로 보 서로 다른 축에서 찾으려 하는 등 엇박자가 생긴 것 완해주는 정책을 선호한다. 이다. 진보진영은 경제민주화를 시장경제와 대립적인 보수진영은 경제민주화를 119조 1항에 명시된 자 개념으로 인식한다. 시장경제와 경제민주화는 동시 유롭고 창의적인 경제질서, 즉 시장경제에 대한 보 에 추구해야 하고,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두 마리 토 완적인 수단으로 인식한다. 이는 시장경제를 채택하 끼, 즉 두 가지 목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 결과, 진보 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민주적이지 못한 경제, 즉 경제 진영은 불평등한 경제를 시장경제를 실시하는 과정 적 평등 2) 이 깨지고 그 결과 소득 분배가 적정하게 이 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지 않고 불평 뤄지지 않는 문제, 즉 국민 간의 소득 격차가 발생한 등한 경제가 원천적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시장경제 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이와 같이 를 조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보 편집자주 이 논문은 전문경영인연구 제15권 제3호(통권 제32호) 2012년 12월(pp. 23-48)에 게재된 자본주의 5.0시대의 경제민주화 를 일반 대중에게 전파할 목적으로 저자의 동의를 받아 전재한 것이다. 조동성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계 7대 석유메이저 중 하나인 걸프오일에서 근무한 뒤 1978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해 경영전략과 국제경영, 디자인경영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수행했다. 국내외 학술지에 95편의 논문을 실었고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한국경영학회 회장, 지속경영학회 창립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 핀란드 명예총영사,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직을 맡고 있다. 60 DBR 2013 No.122

01 수정책이 선택하는 재정정책과 복 지정책을 쓰기 이전에 원천적 인 대안으로 시장경제체제 를 수정하는 정책을 선호 한다. 시장경제는 부가가 치 창출과 분배 메커니 즘이고, 그 메커니즘은 기업, 가계, 정부로 구성 된 경제 주체로 구성돼 있 다. 진보진영은 불평등한 경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으 로 기업, 특히 재벌그룹으로 지 칭되는 대기업을 지목하고 이들 의 활동을 부가가치 창출 이전에 원천 적으로 제한하는 규제정책을 선호한다. 다시 말해서 진보진영은 국민 간 소득격차의 원인을 대기 업의 시장 왜곡과 경제력 남용, 즉 한국 경제에 대한 재벌지배 문제로 해석하고 상호출자나 순환출자, 일 감 몰아주기와 같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 관행은 원 천적으로 불법화해야 하며, 여기서 더 나아가 금산 분리, 독과점 규제, 출자총액 제한과 같은 부가가치 창출 이전 단계에 대한 산업적 규제에서 정책대안을 찾는다. 경제민주화의 개념 경제민주화에 대한 두 가지 대립하는 견해 중 어는 것이 맞는가를 이해하려면 경제민주화의 개념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경제민주화를 단어 그 대로 해석하면 경제활동을 국민이 주도함, 다시 말 해서 국민이 경제활동의 주체가 됨 을 의미한다. 따 라서 경제활동과 주체에 대한 해석에 따라 경제민주 화의 개념이 달라진다. 23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 스(BC 384 322)가 가졌던 지혜를 빌려서 경제민 주화를 제각기 다른 기준을 가진 다양한 학문으로 접근해보자. 경영학적 접근 주로 기업 내부를 연구하는 경영학자들은 기업을 통해 경제활동을 바라보고 지배구조라는 틀로 기업 주체를 연구한다. 따라서 경영학에서는 경제민주화 를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세 계적으로 두 가지 주장이 대립한다. 하나는 자본주 의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주주자본 주의(stockholder capitalism, 또는 shareholder capitalism)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적 이념을 표방하는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다. 우리나라는 미국형 주주자본주의를 받아들인 나 라 중 하나다. 다만 미국의 주주자본주의에서는 주 주가 아닌 전문경영자가 경영권이 없는 일반 주주 의 권익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재벌그룹에서는 경영권을 가진 대주 주와 경영권이 없는 소액주주 간의 문제가 발생했 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주주-경영 자(stockholder versus manager) 간의 갈등구조 Highlight 1) 이 헌법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119조 1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2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2) 경제 를 주제로 한 119조에서 1항의 소주제가 경제적 자유, 즉 경제활동에 대한 자유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민이 경제활동에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타인의 경제적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평등, 즉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민주화 란 용어가 포함된 2항은 경제적 평등 을 소주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www.dongabiz.com 61

이론 종합 01 [그림1] 경영학자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 보수성향 학자 미국형 주주자본주의 이상주의적 학자 진보성향 학자 유럽형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업 지배구조 경영학자 현실주의적 학자 독재방지형 기업지배구조 이고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소액주주-지배주주경 영자(minority stockholder versus dominant stockholding manager) 간의 갈등구조다. 한국 의 기업지배구조를 지배주주자본주의(dominant stockholder capitalism), 또는 지배주주경영자를 뜻하는 세속적인 오너 라는 용어를 빌려 오너 자본 주의(owner capitalism)라고 부르기도 한다. 3) 경영학계에는 현실주의적 경영학자들과 이상주의 적 경영학자들이 공존한다. (그림1) 현실주의적 경 영학자들은 경제민주화를 존재하지 않는 허구로 보 거나 존재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사 치스런 발상이라고 본다.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과감 한 기술투자와 시장개척을 통해 세계기업이 된 성과 를 높이 평가해줘야 하고 이런 성과 뒤에는 장기적 인 비전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창업자와 가족으로 구성된 지배주주경영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 한다. 이 같이 괄목상대할 성과를 가져온 지배주주 경영자들이 경영권을 계속 행사해야 한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유지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재벌그 룹 계열사 간의 상호출자, 순환출자, 그리고 이로부 터 파생하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부분적으로나마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주의적 경영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이상주의 적 경영학자들은 왜곡된 지배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경쟁력은 오래 갈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론과 현실이 일치되는 곳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반론 을 편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최고경영자 위험(CEO risk)을 회피하고 견제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장 기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최고경영자 위험이란 재벌그룹 의 궁극적 CEO인 재벌 창업자와 그 일가가 가진 무 소불위의 의사결정능력에 따른 탈법과 불법의 경계 선에서 보이는 행태가 사회에 노출됐을 때 해당 기 업이 처할 수 있는 위험이다. 4) 구체적으로는 경영권 의 혈연가족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 등의 변칙 적 경영관행,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전문경영자 매 수 및 충성 강요, 그리고 문제가 터졌을 때 이를 무 마하기 위해 평소 권력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 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이들이 보는 한국의 경제민주화는 지배주주경영자 의 횡포를 견제하고 독재를 방지하는 기업지배구조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상주의적인 경영학자들은 다시 보수적인 경영 학자와 진보적인 경영학자로 나뉜다. 보수적인 경영 학자는 한국의 지배주주자본주의를 순수한 미국형 주주자본주의으로 복원하자는 제안을 하고 진보적 인 경영학자는 아예 유럽형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바꾸자는 대안을 제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궁극적인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해석에서 차이는 있 지만 경제민주화를 인정하는 보수파 및 진보파 경영 학자들은 상호출자, 순환출자와 같이 지배주주경영 자의 경영권을 실제 지분 이상으로 부풀려주는 관행 을 규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경제학적 접근 시장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기업을 정부, 가 계와 더불어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로 보고 기업 내 부보다는 기업 외부, 즉 기업과 시장 간의 관계를 연 구 주제로 삼는다. 그 결과 시장을 구성하는 대기업 과 중소기업이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중 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식 을 놓고 보수파 학자와 진보파 학자 간에 의견이 나 뉜다. 전자는 시장 메커니즘 틀 속에서 이뤄지는 중 소기업에 대한 간접 지원만을 용인하고 있고, 후자 는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주장한 다. 중소기업에 대한 감세혜택이나 금융지원과 같은 재정금융정책은 보수파의 정책대안이고 1987년 민 주화 이후 채택했던 출자총액 제한, 김영삼 정부가 채택했던 업종 전문화,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소 중대기업 상생협력,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포함한 동반성장 과 같은 산 업정책은 진보파의 정책대안이다. 62 DBR 2013 No.122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 록 대기업을 규제하는 산업조직을 만들기 위한 정책 대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부가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해 사전, 과정, 사후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정책대안을 살펴보자. (그림 2) 부가가치 창출 프로세스의 왜곡을 미연에 방지하 기 위한 대표적인 사전적 정책 수단으로는 재벌그룹 의 지나친 다각화와 시장지배력 확대를 배제하기 위 해 1987년에 시작해 채택과 폐기를 반복했다가 지 금은 없어진 대기업 집단에 대한 출자총액 제한 정 책을 들 수 있다. 다른 사전적 정책으로 1995년에 채 택됐던 대기업집단의 업종 전문화 정책이 있는데 이는 재벌그룹당 신규 사업영역을 3개로 제한해 재 벌그룹의 다각화를 막아보려는 조치였지만 결과적 으로는 이 제도를 통해 재벌그룹이 3개의 신규 산업 에 경쟁 없이 진출하는 것을 정부가 공인하고 조장 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부가가치 창출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적 정책 수단으로는 노무현 정부 에서 시도한 소중대기업 상생협력 과 이명박 정부 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같은 동 반성장 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현장에서 변화 무쌍하게 변하는 경영 프로세스를 미시적으로 파악 해서 이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동반성장 정책이 근절하려는 타 깃으로 삼은 일감 몰아주기 만 해도 (기존 외부 납 품기업으로 구성된) 시장과 (일감을 몰아주는 기업 의 지배주주경영자 가족이 배타적인 지분을 가진, 따라서 실질적으로 내부기업이나 다름없는) 기업 간 의 비대칭적 정보접근능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 에서 시장보다 기업이 우월하다 는 코스(Roland Coase)와 윌리엄슨(Oliver E. Williamson)의 기 업 존재 논리 5) 를 증명하는 보편적 사례로 볼 수 도 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기업의 전방 통합 (backward integration)이라 부르며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전략수단으로 본다. 일감 몰아주기는 납품가격을 상승시킬 수도 있고 하락시킬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냐에 따라 사회적 비용이 다르게 발생하기 때문에 두 경우를 따로 보 아야 한다. 우선 납품가격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기 업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한다. 즉 일감을 몰아주는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거래를 성사시킨 기존 [그림2]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 정책 보수성향 학자 간접지원 중소기업 연구자 중소기업정책 진보성향 학자 직접지원 경제학자 산업정책 납품업자와의 계약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일감을 몰 아받는 기업과 계약을 하는 경우 그만큼 일감 몰아 주는 기업에 손해를 입힌다. 이 경우에는 (납품가격 이 높아진 데서 오는 이익감소를 흡수해야 하는) 소 액주주와 (일감을 몰아받는 기업의 이익증가를 통해 그 기업의 배타적인 지분을 가진 지배주주경영자 가 족의 지분가치가 높아진) 지배주주경영자 간의 갈등 을 가져오는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된다. 따라서 납 품가격을 높이는 일감 몰아주기는 공정거래법이 불 법으로 규정한 잘못된 관행이다. 납품가격이 낮아지는 경우에는 기업지배구조 문 대기업 연구자 사전적 정책 과정적 정책 사후적 정책 대기업정책 3) La Porta, et al.(1999)은 기업의 소유권을 의결권(voting right)과 배당권(cash flow right)으로 나누고, 서양기업들은 대부분 지분이 분산된 기업(widely held corporation)인 반면 동양기업들은 피라미드식 구조(pyramid structure)와 상호출자(cross-shareholding)를 이용해 소유권이 집중된 형태를 띤다고 보았다. 저자들은 이런 지배구조 문제가 나타나는 원인을 첫째, 법의 지배(rule of law) 수준이 국가별로 다르고, 둘째,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대에서 찾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원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해당 국가가 선택한 법체계이다. 시민법(civil law)와 관습법(common law) 중 어느 법체계를 선택했는지에 따라서 그 나라가 가진 법의 지배 수준에 차이가 나고, 그 법의 지배 수준에 따라 대기업에게 피라미드 구조와 상호출자를 허용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4) Jensen and Meckling(1976)은 대리인 비용(agency cost)에 대한 정의, 발생되는 경우, 발생됐을 때 이 비용이 전가되는 메커니즘 등을 분석했다. 5) 199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Ronald Coase, 1937)는 시장에서 가격기구를 사용하는 데 거래비용(시장실패모형)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비용이 필요 없는 기업조직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즉, 시장에서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고려할 때 기업이라는 위계적인 체제를 사용하는 것이 시장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0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올리버 윌리엄슨(Oliver E. Williamson, 1975, 1985)은 거래비용이 나타나는 이유를 증명함으로써 기업의 존재논리를 증명했다. 윌리엄슨에 의하면 기업은 시장과 위계를 통해 거래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기업들이 초기에 거래관계를 맺을 때 발생하는 계약비용과 계약 이후에도 재계약이 필요한 경우 발생하는 제반 계약비용(예컨대 초기설치비용, 유지보수비용)은 하나의 지배구조하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수직계열화와 내부화를 통해 성장하는 성향을 띤다. www.dongabiz.com 63

이론 종합 01 Highlight 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납품가격이 낮아진 만큼 소 액주주와 지배주주경영자는 지분에 따라 비례적으 로 이익을 배분받기 때문이다. 물론 지배주주경영 자는 가족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납품기업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기업 외적 이익을 얻지만 소 액주주 입장에서는 큰 문제를 삼을 일이 아니다. 그 러나 이 관행은 산업생태계 차원에서의 문제를 제기 한다. 즉 기업이 가격효율성과 품질을 명분으로 전 방 통합을 극단적으로 계속하게 되면 납품체계 사슬 이 무너져서 그 산업에 존재하던 경쟁적인 생태계가 취약해진다. 이것은 일감을 몰아주는 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정부 규제기관은 일감 몰아주기가 사안별로 납품가격을 높이는지 낮추는 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기업 간의 납품계약은 가격뿐 아니라 가격지불 방법과 시점, 제품 품질, 하자 보증, 납기, 인도 조건, 장기거래 가능성, 그리고 납품기업의 신 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준에 의해 좌우되는 종합 적인 판단과 결정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일 감 몰아주기가 가격을 높였는지 낮췄는지에 대한 판 단을 필요로 하는 규제정책은 시장 메커니즘을 간섭 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정부가 시도할 수 있는 과정 적 정책은 기업 간의 거래에 대한 사회적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다. 실질적으로 공개적이고 투명한 입 찰을 거친 기업 간 거래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감사 를 면제하고 거래세를 감액해주고, 실질적으로 그러 한 관행을 확립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상시 감 사와 고율의 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 기를 통해 가격을 높이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저 지른 기업에는 과거 5년간 거래에 대한 정밀감사를 통해 발견한 모든 위반행위에 중과세를 부과하는 사 후적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부가가치 창출 프로세스가 완료된 다음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사후적 정책수단으로는 이명박 정부 에서 잠시 시도했던 이익공유제 나 급진적 학자들 이 주장하는 재벌 해체 라는 극단적인 정책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두 정책은 모두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 서 이를 해소하는 대안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몰락이 라는 현상을 물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대증요법이라 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다시 말해서 이익공유 제가 채택되거나 재벌이 해체된다고 해서 중소기업 이 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적으로 활동을 한 결과 대기업 쏠림 현상이 일어 나는 반면 중소기업 몰락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면 중소기업이 몰락한 원인을 찾은 다음 이를 해소함으 로써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경쟁 력이 약한 원인은 경쟁이 일어나는 시장조건의 불 균형에 있다. 기업이 생산, 좀 더 엄밀하게 표현해서 부가가치 창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생산에 필요한 투입요소(input factor)를 시장에서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투입요소에는 자본과 인력, 그리고 정부정책이 있다.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자본시장에서 대기업은 대 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필요자금을 획 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대기업은 높은 신용수준 을 바탕으로 낮은 이자를 적용받고 중소기업은 신용 수준이 낮은 만큼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 나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선진금융기업들이 가진 기 업신용 평가능력을 충분히 쌓지 못했기 때문에 대기 업에는 무차별적인 자금지원을 하고 중소기업에 대 해서는 흑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자금지원 을 제한하거나 자금지원을 하더라도 담보금융이나 최고경영자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관행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은 필요 이상으 로 고금리에 허덕이고, 특히 영세기업의 경우에는 제도금융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인력 역시 중소기업에는 넘지 못할 산이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은 근무조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고질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 중소기업 이 어렵게 키워놓은 기술인력은 대기업에서 손짓만 하면 당장 달려간다. 물론 능력을 갖춘 중소기업 근 무자가 대기업으로 이동하거나 대기업 인력을 중소 기업이 파격적인 승진과 연봉을 주는 조건으로 끌어 가는 현상은 인력의 이동성이란 관점에서 볼 때 바 람직하지만 대기업이 가진 힘을 이용해서 관련 산업 의 독점적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핵심인력을 뽑아 감으로써 해당 중소기업의 사업기반을 붕괴시키는 현상은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 정부의 정책 역시 기업으로서는 투입요소다. 정부 는 재정, 금융, 행정. 정보, 보증으로 구성된 지원정 64 DBR 2013 No.122

Highlight 책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기도 하고 사업에 대한 인 허가를 비롯해서 건강, 보건, 안전, 환경 등에 대한 규제정책을 통해 기업을 규제하기도 한다. 특히 규 제라는 장애물은 중소기업의 시장경쟁을 제약하는 조건으로 등장한다. 정부규제가 기업 규모에 따라 비례적으로 규제라는 부담을 준다면 대기업과 중소 기업 간에 차별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 라 정부규제는 절대적 기준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키다리 대기업에는 전혀 제약조건 이 안 되는 반면 난쟁이 중소기업에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된다. 이렇듯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자금, 인력, 정부정책 이라는 투입요소에 대한 경쟁적 시장조건을 갖추지 못한 채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그 결과 제품과 서비스로 구성된 완제품시장에서 중소 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열세에 처하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이렇듯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경쟁 에서 지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과정이 아니라 그 이 전 과정인 생산요소 시장에서의 불균형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이익공유제는 원인에 대해 서는 눈을 감은 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처참하게 진 결과만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즉 대 기업이 올린 이익에서 일부를 중소기업에 제공함으 로써 양자 간의 경제적 평등을 사후적으로 만들겠다 는 것이다. 그러나 이익을 올린 다음 정부와 국민으 로부터 초과이익을 거뒀다는 지탄을 받고 이를 벌금 바치듯 중소기업에 넘기는 어리석은 대기업은 이 세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그런 사태가 발생 하기 전에 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 이익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회계 조작 을 통해 명목적 이익규모를 줄이거나, 불필요한 비 용을 발생시켜서 실제 이익을 줄이거나, 극단적으 로는 부가가치 창출활동 자체에 대한 노력을 포기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을 길들이려다 교각살우 ( 矯 角 殺 牛 )를 범하게 된다. 이렇듯 이익공유제는 이 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하는 기업의 생리를 너무나도 파악하지 못한 유치한 발상이고 시 장경제의 근간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 책이다. 재벌해체는 찬반논쟁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책대안이다. 재벌해체에 대한 찬성론자는 경제정 의에 입각해서 지배주주경영자인 재벌총수가 가진 만큼만의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론 자는 경제효율성에 입각해서 재벌총수가 기업의 소 유경영자로서 창업자정신(entrepreneurship)을 발휘하려면 충분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 장한다. 이 논쟁에 대한 정답은 쉽게 내기 어렵지만 패러다임을 바꿔보면 오히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의 경제사에는 빠짐없 이 재벌그룹이 등장한다. 이들은 국가가 산업화, 즉 후진국에서 개도국,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대규모 시설 투자를 위한 자본집적 수단이었 다. 한국에서도 196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재벌 그룹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모든 선진국은 자본이라는 제 약조건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을 겪었고 산업화 초기에 독점에 친숙했던 재벌그룹은 경쟁력 을 가진 단위기업으로 분화됐다. 반면에 이런 변신 을 이루지 못한 재벌그룹들은 하나둘 사라졌다. 지 금 선진국 중 창업자 가족이 지배하면서 국가적으로 독점적인 힘을 행사하는 재벌이 남아 있는 나라는 없다. 반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직 선진화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창업자와 그 가족이 지배하는 재벌 이 그대로 존속하면서 국가경제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선진화하는 과정 에서 재벌그룹이 정부라는 권력기관에 대한 영향력 을 이용한 독점체제를 포기하고 경쟁력을 갖추면 살 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뒤안으로 사라질 것 이다. 그러나 재벌해체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 벌이 해체되는 과정이다. 재벌에 대한 대안이 없이 시도하는 재벌해체는 단기적으로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회학적 접근 사회를 연구단위로 삼는 사회학자들은 사회가치와 사회정의를 가장 큰 덕목으로 내세운다. 그 결과 국 민소득 분포, 즉 부익부빈익빈의 배제를 위한 사전 적 기회 평등과 사후적 소득 평준화를 사회가치를 높 이는 수단으로 보고 이를 통한 사회정의 달성을 궁극 적인 목적으로 내세운다. 실업문제 역시 사회 가치 와 정의를 해치는 심각한 과제다. 소득격차와 실업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 사회 양극화(Social Divide) 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과제를 극복하기 위 한 두 가지 방향, 즉 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부자세 를 포함해서 양성평등, 육아, 사교육 등의 노력과 실업 Highlight www.dongabiz.com 65

이론 종합 01 [그림3] 경제민주화에 대한 학제적 접근방법 간의 인과관계에 따른 우선순위 생물학/인류학: 종족유지 본능에 따른 경영권승계욕구 (근본) 경영학: 지배주주경영자와 소액주주 간의 지배구조 (원인) 사회과학적 접근 행정학/정치학/기업사: 경제학: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산업구조 (현상) 사회학: 소득격차와 실업으로 인한 양극화 (결과 ) 재벌그룹이 태동기/발전기에 보인 국민기업적인 성격이 21세기 들어와 승계과정을 거치면서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데 대한 정부와 국민의 거부감 (배경/경과) 률을 낮추기 위한 공공사업활성화, 사회적 일자리 창출, 취업 장려금 지급, 실업자 카운슬링, 구직 멘토 링 등의 사회, 심리적 대책을 제시한다. 행정학 및 기업사적 접근 정부가 연구단위인 행정학에서는 정부가 소유하 고 경영하는 기업의 민주화, 즉 공기업의 민영화와 민유화( 民 有 化 )가 화두가 된다. 이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구분해 정부의 고유역할을 찾도록 하려는 학 문적 성격이 반영된 결과다. 사실 현대사회의 민주 화가 이뤄진 배경을 18세기 프랑스 대혁명에서 찾는 다면 정부가 장악하던 권력을 국민이 되찾는다는 점 에서 공기업의 민영화와 민유화야말로 경제민주화 의 취지에 가장 들어맞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재벌해체라는 대안이 사기업 에 대한 정부역할의 강화, 그리고 재벌해체 결과가 금융기관을 비롯한 재벌그룹 계열사의 정부지배, 정 부소유로 귀결될 경우에는 사기업의 공영화와 국유 화라는 모순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이를 기업사적 시각에서 살펴보자. 재벌그룹이 1960 1970년대에 태동하고 1980 1990년대에 발전할 때만해도 재벌 그룹은 정부가 부여하고 국민이 기대했던 국민기업 으로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 어온 이후 재벌그룹은 2세 상속의 과정을 완료하면 서 사기업으로 모습이 변하고 이 과정에서 탈법승계 와 같이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소위 국민 들의 정서법에 편승해서 강력한 재벌규제 조치를 취 했고 재벌의 공영화, 재벌해체라는 재벌의 국유화에 까지 이를 수 있는 극단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실천 아리스토텔레스가 학문에 대한 분류작업을 한 이 후 인간의 삶은 다양한 학문에 의해 제각기 다른 의 미로 해석됐다. 경제민주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위 에서 본 바와 같이 경제민주화를 경영학으로 풀면 기업 내부의 지배구조 문제가 되고, 경제학으로 풀 면 대중소기업 간의 산업구조 문제가 된다. 사회학 으로 풀면 빈부격차 문제가 되고, 행정학과 기업사 로 풀면 다소 엉뚱하게도 재벌그룹의 국민기업화가 이슈로 떠오른다. 이같이 경제민주화라는 하나의 이 슈가 이에 대한 분석수단으로 선택하게 되는 학문의 성격에 따라 네 가지 현상으로 나타나는 상황 때문 에 정책개발자도 자신의 전공영역에 따라 제각기 다 른 해법을 내세우게 된다. 물론 모든 해법은 나름대 로 이유가 있고 제각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양 한 해법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우리는 중요성과 시급 성을 따지게 된다. 해법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인 중요성 원칙은 문제 점 사이에 존재하는 인과관계를 파악해서 근본이 되 는 원인을 해소하는 대안을 먼저 실시하는 것이다. 이는 상류의 물을 정화하면 하류 물이 자연적으로 깨끗해지는 것과 같은 논리다. 논의의 출발점으로 인간은 종족유지라는 본능을 가진 동물 이라는 생 물학과 인류학적 추론을 전제로 하자. 이때 위에서 거론한 네 가지 이슈 중에 가장 먼저 발생하는 이슈 는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경영학적 과제다. 재벌총수 는 동물적 본능에 입각해서 경영권을 가족에게 상속 시켜주고자 한다. 그 결과 일감 몰아주기와 같이 소 액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통한 변칙상속이 일 어난다. 이 과정에서 경영학적인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한다. 일감 몰아주기가 발생한 결과 재벌그룹의 경제지배력은 점점 높아지고 6) 일감을 뺏긴 하청 기 업, 특히 재하청, 재재하청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이 몰락하며, 그 밑의 영세업자는 실업자가 되는 대중 소기업 간의 산업구조 문제가 발생했다. 또 이 과정 에서 발생한 소득격차와 실업률 상승은 사회학적으 로 치유해야 하는 문제로 등장했다. 경영, 경제, 사 회적 문제 저변에는 재벌그룹에 대해 정부와 국민이 기억하고 있는 기업사적 시각이 있고 재벌그룹에 대 한 인식과 재벌총수가 보이는 행태가 충돌하면서 행 66 DBR 2013 No.122

정학적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중요성만을 기준으 로 한다면 <그림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생물학/인 류학) 기업사/행정학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해법 선택의 두 번째 기준인 시급성 원칙은 시간 이 지나면 실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해법부터 실시 하는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당은 아무리 정 책이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바람직해도 국민들로부 터 외면받아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면 만사휴이( 萬 事 携 貳 )가 된다. 따라서 사회학적인 문제, 즉 소득격차 와 실업률이야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정당 이 해소해야 하는 첫째 과제다. 경제학적인 대중소 기업 간의 산업구조 건전화는 소득격차와 실업률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근본적인 정책이지만 응급대 책은 아니다. 국민들에게는 부자세 같은 세제정책과 실업자에 대한 보편적 복지정책이 효과가 더 높다. 대주주 경영자의 전횡을 막는 지배구조 채택과 같 은 경영학적인 접근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시 급성에서는 뒤떨어지는 정책이다. 행정학적, 기업 사적 접근은 근원적인 이슈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해 결이 돼야 할 과제이지만 국민의 정서법에 의존하지 않는 한 선거를 앞두고 선택할 정책은 아니다. 따라 서 시급성만 가지고 정책대안 간의 우선순위를 설정 하면 중요성에서 본 우선순위와 정반대로 <그림 4> 에서 보듯이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행정학/기 업사 생물학/인류학의 순서가 된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치가의 판단 그럼 중요성과 시급성이라는 두 가지 정책 우선순 위의 기준을 두고 정치가라면 어떤 판단을 해야 하 는가? 성향에 따라 이상을 추구하는 정치가와 현실 을 강조하는 정치가가 있다. 이때 전자는 중요성을, 후자는 시급성을 따질 듯하다. 다만 이상을 추구하 는 정치가보다는 현실을 추구하는 정치가가 압도적 으로 많을 듯하고 그 이유는 유권자의 수준과 관련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외도 존재한다. 일례로 1865 년 영국 런던에서 국회의원으로 입후보한 존 스튜어 트 밀(John Stuart Mill, 1806 1873)은 나는 국 가와 인류의 이상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겠고 우리 지역에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입안하지 않겠다 고 선언했으며 유권자는 압도적인 지지로 화답했다. 정치가는 머리를 하늘로, 다리를 땅으로 향하는 존 [그림4] 경제민주화에 대한 학제적 접근방법 간의 시급성에 따른 우선순위 사회학:소득격차와 실업으로 인한 양극화 (결과) 경제학: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산업구조 (현상) 경영학:지배주주경영자와 소액주주 간의 지배구조 (원인) 행정학/정치학/기업사:재벌그룹이 태동기/발전기에 보인 국민기업적인 성격이 21세기 들어와 승계과정을 거치면서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데 대한 정부와 국민의 거부감 (배경) 생물학/인류학:종족유지 본능에 따른 경영권승계 욕구 (근본) 재다. 모든 정치가는 이상적인 중요성과 현실적인 시급성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조합의 비율이 그 정치가의 철학과 성향을 결정한다. 다만 선거를 앞 둔 정치가는 자신의 철학 및 성향에 관계없이 공통 적인 행태를 나타낸다. 즉 선거까지는 시급성을 강 조하고 중요성을 배경에 까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 나 진정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가라면 선거에 승리한 다음을 위해서 중요성을 전제로 한 정책집행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치가 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선거에 이긴 다음 해야 할 것을 준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정치가는 시급성 기준에 따라 세제정 책과 복지정책을 앞에 내세워서 경제적 약자에 대한 6) 2012년 9월13일 발표된 2011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벌사들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10대 재벌의 기준은 매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지배적인 오너가 있는 자산순위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업집단이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GS(LG그룹과 분할 뒤 2005년부터),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한진그룹이 매년 10대 재벌에 들었다. 참여정부 5년간(2003 2007년) 명목 GDP의 총합계 대비 10대 재벌 총매출액의 비율은 52.6%였고 현 정부 4년간(2008 2011년)은 69.1%였다. 10대 재벌의 1년 매출액을 해당 연도의 명목 GDP로 나눈 값은 2003년 49.1%였다가 2007년 55.0%로 5.9%포인트 증가했다. 2008년과 지난해는 각각 51.2%와 77.6%로 26.4%포인트 높아졌다. 10대 재벌의 계열사는 참여정부 시절 312개에서 379곳으로 21.5% 증가한 데 비해 현 정부에 들어서는 581곳으로 늘어 증가율이 53.3%에 달해 외형도 급속히 커졌다. 10대 그룹의 자산을 명목 GDP로 나눈 비율은 참여정부 첫해인 2003년 42.0%에서 마지막 해인 2007년 46.9%로 4.9%포인트 높아졌다. 이 값은 현 정부 첫해인 2008년 51.2%에서 지난해 66.0%로 14.8%포인트 올라가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삼성그룹의 매출액이 10대 재벌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32.1%에서 2007년 29.9%, 지난해 28.4%로 대체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그러나 순이익의 비중은 2003년 36.5%였다가 2007년 34.4% 소폭 낮아졌다가 현 정부에서는 4년간 꾸준히 40%대를 유지했다. (부산일보, 동반성장 외치더니 10대 재벌 몸무게 만 늘었네, 2012년 9월17일자,) http://news20.busan.com/controller/ newscontroller.jsp?newsid=20120917000069) www.dongabiz.com 67

이론 종합 01 Highlight Highlight 배려를 확실히 하되 중요성 기준에 따른 기업지배구 조와 산업정책을 배경에 깔아서 자신의 철학에 흔들 림이 없다는 것을 천명하는 선거공약을 내세워야 한 다. 그후 선거에 이기고 나서 집권한 다음에는 배경 에 깔아뒀던 중요성 기준에 따른 재벌그룹 지배구조 개혁과 같은 경영학적 해법,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시장조건 형성과 같은 경제학적 해법을 실천해 기업사와 국민정서에 부합 하는 방향으로 재벌그룹을 이끌어가야 한다. 7)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다섯 차례의 대통령 선 거에 등장한 선거공약과 선거 이후에 채택된 정책 을 보면 같은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의 철학에 입각한 중요 성과 시급성에 대한 판단 없이 오로지 선거에서 이 기기 위해 모든 정책 대안을 총동원해서 승리한 다 음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책과 중소기업경쟁력강 화 방안과 같은 근본적 해법을 실천하지 못한 채 보 편적 복지와 같은 대증요법에만 의존했다. 그 결과 2013년의 복지예산은 100조 원을 돌파해 국방비와 교육비를 합친 것보다 더 커진 반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경영학적, 그리고 경제학적 문제는 계속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현명한 국민은 정치가들의 정책에 중요성과 시급 성의 조화가 이뤄져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판단해 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선택된 차기 대통령은 자유 경제라는 이상을 핵심가치로 추구하되 경제민주화 라는 국민의 열망, 즉 모든 국민이 평등한 기회를 가 지고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 되겠다는 의지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5년간 국가를 잘 이끌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5가지 유형 기업경영자는 국민이나 대통령후보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국민은 대통령 후보만 잘 판단하 면 되고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 현명함을 잘 판단하 면 되지만 기업경영자는 국민의 성향변화와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모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후보들의 수준과 함께 국민들 의 현명함이 결합돼 나타날 것이므로 기업경영자는 두 가지 그룹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새로운 경제질서 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선도적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더 빠른 성장을 한다. 이제 앞으로 성공기업의 조건 에 하나 더 추가할 조항은 원칙에 충실한 경영, 사회 의 근본적 기대를 충족하는 기업이다. 그러면 사회 의 기대를 충족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 자. 1917년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 1924)이 주도한 러시아 대혁명에서 시작한 소비에 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USSR)이 1991년 고르바초프(Mikhail Sergeyevich Gorbachef, 1931 ) 시대에 와서 해 체되기까지 20세기 100년 중 70여 년간 자본주의와 함께 세계를 양분했던 공산주의는 21세기에 들어오 기도 전에 종언을 고했다. 반면 1776년 애덤 스미스 (Adam Smith, 1723 1790)가 저술한 국부론을 시 발점으로 한 자본주의는 지속적으로 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지난 250여 년간 똑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간 동안 자본주의는 네 차례 변화를 통해 그때그때의 사회에 적응하면서 세계경제는 물론 정치, 문화, 기 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 네 번 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 다섯 가지 모습의 자본주의 에 1.0에서 5.0까지 숫자를 붙여보자. 자본주의 1.0에 해당하는 초기 자본주의는 1776 년부터 1929년 미국 대공황까지다. 이 당시 자본주 의는 자유방임(laissez-faire), 즉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 에 의해 작동되는 시장이 우리가 가진 제한된 자원을 배분해 최선의 성과를 가져온다 는 믿음을 전제로, 정부 간섭을 일체 배제하는 원칙 을 고수했다. 산업혁명을 선도해 경제대국이 된 영 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초기 자본주의에 입각한 자 유무역주의는 1860년대 이후 독일, 미국, 일본 등 후발주자들이 주장한 유치산업보호(protection of infantile industries)를 위한 보호무역주의로 부터 도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을 승리로 이끌면서 다시 세계무역질서를 자유무역 주의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고전자본주의(classic capitalism)라고도 불리는 초기 자본주의는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 두 가지, 즉 경쟁심과 탐욕을 기반으 로 했다. 사회학자인 베버(Maximilian Karl Emil Max Weber, 1864 1920)는 그의 저서 <프로테 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윤리(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1905)>에서 이익 추구와 그로 인한 자본축적을 도덕적으로 타당한 것 68 DBR 2013 No.122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기자본 주의를 복원시켜줄 것으로 기대됐던 1차 세계대전 이 끝나면서 자유시장에 입각한 초기 자본주의는 한 계를 나타냈다. 1917년 제정러시아가 무너지고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9년 미국에서 전국적인 노 동조합이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 노동자들의 힘이 계 속 커졌고 민주주의가 확산돼 과거 식민지가 속속 독립을 하고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확산되는 민주화 현상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더 이상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됐다. 자본주의 2.0으로 불리는 두 번째 자본주의는 미 국이 대공황에 빠진 1929년, 그리고 영국이 금본 위제를 포기한 1931년에 시작돼 1970년대 말까 지 약 50년간 진행됐다. 이 당시 영국은 금본위제 를 포기한 결과 세계경제에서 주도권을 상실했다. 반면 미국은 불황에 빠진 경제를 부흥하기 위해 대 대적인 정부개입 정책을 채택했다. 그 당시 대표적 인 정책이 1933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한 루스벨트 (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 1945)에 의 해 주도된 뉴딜(New Deal) 정책이었고, 그 일환 으로 미국 전역에서 대형 인프라를 건설하는 공공 사업이 시작됐다. 8) 미국 정부의 적극적 개입은 그 후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 1946) 라는 걸출한 경제학자에 의해 이론으로 정교화됐 다. 케인스는 1936년 발간된 <고용, 이자 및 화폐 간 의 관계에 대한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을 통해 새 로운 모델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불완전 고용상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유효수요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자본주의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을 가했다는 의미에서 이 당시 자본주의를 수정 자본주의라고도 부른다. 미국 정부는 케인스의 유효 수요이론(Theory of effective demand)에 입각해 보이는 손(visible hand) 으로 경제에 깊숙이 간여 하면서 시장 기능을 대폭 축소시켰다.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경제정책과 함께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에 참전하면서 미국은 큰 땅과 많은 인구, 그리고 전 쟁에서 연합군에 필요한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방대 한 생산능력을 구축해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슈퍼파 워(Super Power)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기능에 과잉 의존하게 된 미국은 냉전체제를 지 나치게 오래 끌고 가면서 베트남 전쟁을 시발점으로 전 세계 각지의 명분 없는 전쟁에 개입하는 치명적 인 실수를 범했고, 그 결과 막대한 재정적자를 발생 시키는 동시에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게 됐 다. 특히 1971년 금태환 중지선언과 1973년 석유위 기는 물가상승과 실업률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 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가져왔다. 이제 자본 주의 2.0이 존재감을 잃게 됨에 따라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3.0으로 불리는 세 번째 자본주의는 두 번째 시기에서 정부 관료들이 민간 부문의 자율적 기능을 침해하면서 재정적자를 비롯해 물가상승, 실 업률 증가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 데 대한 국 민들의 분노로 나타났다. 그 결과 영국에서는 1979 년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1925 )가 이끄는 보수당이 집권했고 미국에서는 1980년 공화 당 후보 로널드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 1911 2004)이 대통령으로 당선했다. 이 시대 지 도자들은 시카고대 교수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 2006) 9) 과 그를 따르는 신고전 학파 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통화량에 대한 조정 을 통해 경제안정과 완전고용을 추구하는 통화주의 를 채택했다. 정부 개입을 지양하고 시장 역할을 복 원하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소득세 인하, 공기업 민 영화, 노조에 대한 강력한 대처 등을 통해 시장메커 니즘을 복원했다. 그 결과 미국 증권시장을 선도로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같은 1980년대 에 개발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작된 IT산업이 정 보 혁명을 일으키면서 전 산업으로 파급효과를 나 타내기 시작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정보 혁명 7)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2005)는 유럽은 산업화를 통해 조직된 노동자들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들은 1870년대에 세계 최초로 복지 국가 제도를 도입한 철혈 재상이라 불린 프러시아의 비스마르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체제를 지키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면서도 동시에 체제를 유지하려면 사회 기득권층이 자신의 권리 일부를 자발적으로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선진국들의 역사에서 증명되었듯이,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단계에 오르면 사회적 타협이 국가 의제로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스웨덴에서는 1938년 잘츠요바덴(Saltsjöbaden)협약으로 사회적 대타협이 일어난 경우가 있다. 사회주의 노동조합들이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포기하는 대신 자본 측에서는 소득세를 대폭 올리는데 동의한 것으로, 제한을 두고 타협 을 한 것이다. 8) 미국 민간 부문은 미국 정부보다 먼저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1929년 대공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에 옮겼다. 민간 부문이 선도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뉴욕시 맨해튼(Manhattan, New York City)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mpire State Building)이 있다. 이 건물은 대공황이 시작된 1930년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뉴욕의 사업가들이 의기투합해 짓기 시작한 것으로 다음 해인 1931년에 완공됐으며 443m, 102층짜리로 당시 세계 최고 높이였다. 9) Milton Friedman이 1970년 9월13일자 <The New York Times Magazine>에 실은 The social responsibility of business is to increase profits. 라는 글은 기업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주주자본주의(stockholder capitalism)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3.0의 정신을 잘 설명하고 있다. www.dongabiz.com 69

이론 종합 01 은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 해 다시 기업활동의 세계화를 촉진했다. 이제 한 나 라에만 기반을 둔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 려워졌다. 디지털화, 세계화라는 대세 속에서 미래 에 대한 낙관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닷컴 회사 10) 를 창업하는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수많은 창업 자들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창업자 인 게이츠(William Henry Bill Gates III, 1955 ), 아마존닷컴(Amazon.com, Inc.) 창업자인 베 조스(Jeffrey Preston Jeff Bezos, 1964 ), 오라클(Oracle Corporation) 창업자인 엘리슨 (Lawrence Joseph Larry Ellison, 1944 ) 같 은 신세대 영웅들이 나타나고 신산업, 신기술이 기 존 산업, 기존 기술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시장 지배자가 되는 신화가 탄생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3.0을 신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본주의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본 동독 국 민들과 소련 국민들은 1989년과 1991년 각각 자국 의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렸다. 이제 자본주의는 적대적 경쟁자가 사라진 가운데 거칠 것이 없는 절 대적 가치가 됐다. 이렇게 긍정적인 결과를 영국 국 민들은 대처리즘(Thacherim)으로 명명하며 대처 수상을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였던 빅토 리아 여왕에 견주었고 미국에서는 레이건 대통령 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워싱 턴과 링컨 대통령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러 나 20세기 말의 사회상은 고전적인 자본주의 1.0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인터 넷이 촉발한 디지털화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즉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실업 자로 내몰았고 대기업을 공룡으로 만든 세계화는 여기 참여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을 몰락시키고 만 것이다. 이러한 갈등구조를 파악한 런던 경제대학 (London School of Economics) 교수 앤서니 기든 스(Anthony Giddens, 1938 )는 1998년 제3의 길(The Third Way) 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그 내 용은 경제적 약자가 요구하는 복지사회를 경제적 강 자가 추구하는 시장자본주의로 구현하자는 것이었 다. 자본주의 3.0 으로 지칭된 이 주장은 천사모습 을 한 자본주의 라는 이름으로 여러 나라에서 받아 들이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11) 한국에서도 뉴라이트 운동을 비롯해서 보수 성향을 가진 NGO 들이 이 취지에 찬동했고 이명박정부도 이 노선을 채택했다. 12) 자본주의 4.0은 자본주의 3.0의 성공에서 배태됐 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외부적으로 견제하거나 신 경 쓸 대상이 없어진 자본주의 3.0이 균형과 절제 라는 덕목을 잊어버리고 조화를 포기하면서 새로 운 위기에 직면했다. 그 위기의 발원지는 제정로 마, 프랑스 절대왕정을 비롯한 모든 절대주의 국 가들이 그랬듯이 내부에서 발생했다. 절대적인 힘 을 내세워 자본주의 3.0을 구가하던 미국이 절대적 인 오만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끊임없이 성장해온 부동산 경기를 낙관한 미 국 정부는 담보력 없는 서민들을 위해 부동산대출 금융을 부동산 가치 이상으로 제공해줘 비우량 금 융상품 판매를 용인했고 금융권 역시 부적절한 파 생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폭탄 돌리기 식으로 거래 했다. 이러한 비상식적 관행은 결국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나타났고 미국 영향권 아래 있는 유 럽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들이 함께 몸살을 앓기 시 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엔론(Enron)을 비롯한 일 부 대기업들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윤리관마저 상실 한 채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면 서 그동안 경제를 이끌어왔던 가진 자들에 대한 비 판이 2011년에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 이라는 급진적 행동으로까지 나타나고 말 았다. 금융권을 지배하는 세력을 공격하는 소외된 군중이 벌인 이 운동은 대중이 대거 동참하는 가운 데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밀튼 프리드 먼이 제시한 신자유주의, 즉 자본주의 3.0에 입각 한 주주자본주의는 기업에 다양한 모습으로 관계 를 맺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고 주장하는 버지니아대 교수 에드워드 프리먼(R. Edward Freeman, 1951 )의 이해관계자자본주 의로부터 도전받은 것이다. 13) 그는 권한과 책임 은 함께 간다. 사회적 권한을 가진 기업은 사회적 책 임을 가져야 한다(Power and responsibility go together. The firm with social power should have social responsibility) 고 말했다. 즉 사회 를 구성하는 사회조직이 가진 사회적 권력과 사회 에 대한 책임은 동전의 앞뒤와 같이 등가관계라는 것이다. 1979년 대처리즘에서 시작돼 30년간 전성 70 DBR 2013 No.122

Highlight 기를 구가하다 2008 2009년 금융위기까지 지속된 자본주의 3.0에 대해 경제학자 칼레스키(Anatole Kaletsky, 1952 )는 <신경제의 탄생(The Birth of a New Economy)>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따뜻 한 자본주의 라는 표현을 통해 자본주의 3.0이 천 사의 모습을 한 악인들의 포장술에 불과했고 1%에 불과한 악인들에 의해 지배되는 대기업들이 99% 에 해당하는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 했다. 이들은 정부에 거시경제에 입각한 금융규제 를 강화하면서 대기업의 탐욕을 억제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했다. 14) 이제 사회는 대기업이 마지못 해 제공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중을 근간으로 한 대중 자본주의 (mass capitalism)적인 자본주의 4.0 운동은 구체 적인 정책대안이 개발되지 못한 채 73일 만에 끝나 고 말았다. 이제 자본주의 5.0이 등장할 조건이 갖춰진 듯하 다. 사회적 전환기에 나타난 새로운 움직임이 포터 (Michael E. Porter: 1947 )와 크레이머(Mark Kramer)가 주창한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 이다(Porter & Kramer, 2011). 이 운동은 기업이 더 이상 천사의 모습 만 보 이지 말고 사회를 마음속으로 영접하는 진실된 인 간들이 중심이 돼 천사의 마음을 가진 자본주의 를 이끌어나가자는 것이다. 이 운동의 핵심가치는 기 업의 가치와 기업이 속한 사회의 가치를 동시에 증 진 하자는 것이고 이 운동의 기본전제는 이 세상 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업기회 중에는 반드시 두 가 지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있게 마 련 이라는 믿음이다. 드러커(Peter F. Drucker 1909 2005)는 자본주의 변형이 논의되기도 전인 1970년대에 인간중심 자본주의(people-centered capitalism)라는 이상사회를 제시하면서 오늘날 사회적이고 세계적인 모든 이슈는 숨겨진 사업기 회이다(Every single social and global issue of today is a business opportunity in disguise) 는 표현으로 CSV의 도래를 예견했다. 최근 CSV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자본주의를 자 본주의 5.0 이라고 부르자. <그림 5>에서 보듯이 자 본주의 1.0과 자본주의 2.0은 각각 오른편과 왼편에 서 극단적으로 시장만능, 정부만능적 관점을 택했 [그림5] 자본주의 1.0 5.0의 좌표 존 케인스 수정 자본주의 자본주의 2.0 정부 중심 아나톨 칼레츠키 대중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사회 중심 마이클 포터 피터 드러커 공유가치 자본주의 자본주의 5.0 기업-사회 중심 앤서니 기든스 신 자본주의 자본주의 3.0 기업 중심 다. 자본주의 3.0과 자본주의 4.0은 각각 오른편과 왼편에 위치하고 있지만 기업과 사회 시각에서 자본 주의 1.0과 2.0보다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 유가치 창출을 주장하는 자본주의 5.0은 이 스펙트 럼의 한가운데에서 시장과 정부가 서로 조화로운 협 력관계를 이루고 기업과 사회 역시 균형된 시각으로 서로에게 접근하는 모델이다. 미래를 지향하는 기업 이라면 자본주의 5.0을 받아들여 기업가치와 사회 가치를 조화롭게 발전시켜나가는 공유가치 창출을 핵심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5.0은 자본주의 3.0과 자본주의 4.0를 조 화롭게 융합하는 가운데에서 나왔지만 그 내용인 공 유가치 창출, 즉 CSV는 자본주의 2.0에 해당하는 CSR,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 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4.0에서 주장하는 CSV를 이 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2.0에 해당하는 CSR의 근 거가 되는 사회의 가치사슬 이론을 이해해야 한다. 애덤 스미스 고전 자본주의 자본주의 1.0 시장 중심 10) dot com, 즉.com 으로 끝나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알려지는 기업들을 의미한다. 11) 자본주의 3.0 역시 자본주의 2.0과 마찬가지로 역사적 뿌리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위기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겪으면서 1979년 영국 수상으로 등장한 Margaret Hilda Thatcher(1925 )와 1981년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한 Ronald Reagan(1911 2004)의 신자유주의에서 출발했다. 자본주의 3.0의 핵심은 작은 정부 큰 시장 으로서 기업의 경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 개입을 용인한다. 12) 자본주의 3.0을 경제자본(economic capital), 자연자본(natural capital),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함께 추구되는 경제로 해석하기도 한다. 13) University of Virginia의 R. Edward Freeman 교수는 A Stakeholder Theory of the Modern Corporation을 통해 Both the stockholders and stakeholders have a right to demand certain actions from management. 를 주장했다. 14) 타임스 평론가인 칼레츠키(Anatole Kaletsky: 1952 )는 Capitalism 4.0이란 저서에서 자본주의 4.0은 유능하고 적극적인 정부가 있어야만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으며 정부의 역할은 커지더라도 정부의 크기는 줄어들어야 만들어 질 수 있는 형태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 4.0은 정부와 시장의 역할 가운데 하나만 강조했던 이전 시대의 경제 인식과는 달리 정부와 시장이 모두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정치와 경제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ttp:// 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713465 www.dongabiz.com 71

이론 종합 01 [그림6] 사회의 가치사슬 자연 (하늘) 인간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책임 Highlight 자연인 (사람) 사회 법 (상법) 법인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람, 즉 자연인과 기업, 즉 법인은 인간 이라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부여한 원천에 있어 사람과 법인은 다르다. <그림 6>에서 보 듯이 사람의 인권은 민주주의사회가 받아들이는 천 부인권, 즉 하늘이 준 반면 기업의 인권은 사람이 생존에 위협을 주는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 기 위해 만든 사회가 구성원들 간의 질서 유지와 편 의성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만든 법, 그중에서도 상 법이 준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하늘에 대한 책임은 있을지언정 사회에 대한 책임, 즉 사람의 사회적 책 임 은 가질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장 자크 루소 (Jean Jack Rousseau)가 주장한 사회계약설이다. 만일 사람의 사회적 책임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있다 면 그것은 히틀러가 이끈 나치집단과 다름없다. 책 임의 대상에 있어 기업은 인간과 다르다. 기업은 자 신의 존재 이유를 제공해준 사회에 무한 책임이 있 고 이를 우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라 부른다. 먼 훗날 인간사회가 로봇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될 때 만일 로봇이 인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자 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로봇을 인간사회가 받아 들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본주의 1.0,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 이라는 경구도 결국은 사회가 그렇게 지정했을 따름이다. 사회는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도록 허용했지만 그 이 익을 사회에 관계없이 쓰거나 극단적으로 사회에 반 하는 방법으로 쓰는 것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 다 시 말해서 사회는 기업에 1차적으로 이익을 창조하 게 한 다음 창조된 이익을 사회를 위해 쓰도록 한 것 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익추구는 기업의 1차적 목적 이자 사회가 기업을 통해서 얻고자 한 수단이고 사 회적 책임은 기업의 궁극적 목적이자 사회가 기업을 통해서 추구하는 목적인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 임과 이익 간의 관계는 아시모프(Isaac Asimov)가 1950년에 발간한 소설인 <아이로봇(I, Robot)>에서 로봇의 행동에 관한 3가지 원칙으로 명시돼 있다. 법칙 1.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 되며, 행동하 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 된 다. (Law I - A robot may not injure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법칙 2. 법칙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Law II - A robot must obey orders given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법칙 3. 법칙 1, 2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 로를 보호해야 한다. (Law III - 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or Second Law.) 법칙 1과 2를 지키지 않고 법칙 3만 지키는 로봇이 있다면 그 로봇은 파괴돼야 하는 것처럼 기업의 사 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이 있다면 사회는 그 기업을 해체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시대의 기업전략: 기업의 사회적책임 (CSR) 과 공유가치 창출(CSV) 여기서 잠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등장하게 된 역 사적 배경을 살펴보자. 자본주의가 1880년대 JP 모 건(John Pierpont Morgan, 1837 1913)으로 대 표되는 금융자본주의에서 1900년대 초반 이후 헨리 포드(Henry Ford, 1863 1947)로 대표되는 기업 자본주의로 본격화된 후 기업은 사회, 환경, 그리고 경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기관이 됐다. 기업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지만 이를 사회구성 원과 공유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가 치창출을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가장 중 요한 소비자들이 가진 진정한 요구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그들의 장기적인 사회적 목표 를 간과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발생하는 복잡 미묘한 모든 요구를 다 감당할 수 없다고 자기방어 적인 태도를 취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사회로부터 배 척당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사회로부터 출발했음에 도 불구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 는 데 적극적이지 못했다.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회에 대해 소 극적인 기업들이 사회로부터 배척되는 모습을 본 대 72 DBR 2013 No.122

기업은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을 실행했다. 그러 나 기업이 경제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갈수록 사 회 역시 끊임없이 기업의 역할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여갔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잠재울 수 없었다. 그 결과 기업이 성장하 고 발전할수록 자발적인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사회 의 요구에 의한 사회적 책임으로 변질됐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은 기업이 올리는 매 출액에서 10% 남짓한 금액에서 이 중에서 다시 1% 에서 0.1%, 경우에 따라서는 0.01%도 안 되는 자금 을 떼어내서 이를 사회적 목적에 쓰는 행위로 인식 돼왔다. 그러다 보니 <그림 7>에서 보듯이 그 자금 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거나, 기업메세나 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직접 선정해서 자금을 제 공하는 자선 활동으로 처리하거나, 기업 내부에 소 수 인력을 배정해서 직접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면 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행위, 또는 구성원들이 직접 참가해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는 사회봉사의 내부 화 활동으로 제한돼왔다. 이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안 하는 것보다 는 나았지만 그 효과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과 이에 따른 사회의 기대 수준에 비해 현저히 적었고, 그래서 사회가 기업에 대해 느끼는 갈증을 좀처럼 해소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때 등장한 개념이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즉 CSV다. 기업이 기업 스스로의 가치와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과정을 뜻하는 CSV는 <그림 7>에서 보듯이 세 단계 를 거쳐 발전한다. 첫째는 피라미드 기저(Bottom-of-the- Pyramid BOP) 라고 부르는 단계다. 전 세계에 걸 쳐 연평균 소득 1500달러 이하의 빈곤층이 세계 인 구의 3분의 2가 넘는 45억 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 유수 기업들은 빈곤층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빈곤층은 비록 소득은 적지만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마케팅을 통해 신제품 개발의 혜택을 받고 싶어 한다. 대기업들도 세계 인 류의 태반을 차지하는 빈곤층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 으로 싸게 제품을 공급한다면 이들의 소비를 통해 사 회가치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2007년 방글라데시에 있는 그라민은행 (Grameen Bank)의 유누스(Muhammad Yunus, [그림7] 기업의 발전단계 사회목적 자선 CSR 사회봉사의 내부화 2단계 CSV 1단계 법의 준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유가치 창출 1940 ) 총재가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세상에 널 리 퍼지게 된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이다. 사회적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 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지만 일반 기업 이 추구하는 이익극대화라는 사적 목적과 사회적 조 직이 추구하는 사회구성원들의 후생극대화라는 공 적 목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 인다. BOP가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한 부문으로 존 재하는 데 반해서 사회적기업은 조직 전체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좀 더 발전한 모델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업 자체의 존립근거가 되는 사적 목적에 큰 비중 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500여 개 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했지 만 이 중에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공적 목적과 사적 목적 에 대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이를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경영기업이 CSV의 세 번째 단계이자 가장 발전 된 모습이다.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제목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논문에서 포터와 크레이머는 경제적 효 율성과 사회적 진보 사이에 상충관계(trade-off), 즉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여부를 가지고 CSV를 설명했다. 단순히 자금적 여유가 있는 기업 들이 사회의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여유의 일부분 을 사회에 이전해버리는 제로섬적인 행동은 기업과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가 아니고 경영자가 기업가적 지속경영기업 5단계 사회적 기업 4단계 BOP 전략 3단계 Highlight 기업 목적 www.dongabiz.com 73

이론 종합 01 [표1] CSR과 CSV의 차이:비교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름 CSV(Creating Shared Value) 선행(doing good) 가치 투입비용 대비 높은 사회경제적 가치 시민의식을 전제로 한 자선활동 활동 기업과 공동체 모두를 위한 가치창출 이윤극대화와 관계없는 활동 인식 이윤극대화를 위한 필수요소 기업의 CSR예산(매출액 대비1% 미만)에 한정 기존 조직과 병렬적인 별도 조직(수직적 조직구조) 사회적물의를 일으킨 회사가 하는 경우 사회는 냉소적 입장이 됨 예산 담당 조직 진정성 기업전체 예산(매출액 전체)에 CSV 반영 별도 조직이 따로 없이 모든 조직에 녹아 들어가 있음(수평적 조직구조) 사회가치 창출활동이 고유사업에 녹아 있으므로 사회는 긍정적 평가를 해줌 손실이 발생하는 순간 올스톱 지속성 그때그때의 이익손실에 관계없이 진행 <출처:포터 교수 논문(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1)에 저자의 분석을 추가> 사고방식을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능동 적인 역할을 할 때 비로소 기업과 사회와 공유하는 가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발전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 하는, 그래서 사회와 기업이 공유하는 가치는 기업 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다. 사회 구성원 누군가가 입는 피해 속에서 자신 의 이익창출에만 집착하던 대기업들, 특히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는 소 비자로 하여금 맹목적으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만 들었던 기업들이 이제는 달라지고 있고 사회와 공유 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품과 시장에 대해서 재구상하고, 가치사슬 에서 발생하는 생산성을 재정의해보며, 지역 클러스 터(local cluster) 단위의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 참고문헌 Asimov, I. 1950. I, robot. NY: Gnome Press. Coase, R. H. 1937. The nature of the firm. Economica, 4: 386-405. Freeman, R. E. 1984. Strategic management: A stakeholder approach. MA: Pitman. Giddens, A. 1998. The Third Way: The Renewal of Social Democracy. MA: Polity. Jensen, M. C., & Meckling, W. H. 1976. Theory of the firm: Managerial behavior, agency costs and ownership structure.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3: 305-360. Kaletsky, A. 2010. Capitalism 4.0: The birth of a new economy. London: Bloomsbury. Keynes, J. M. 1936. 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London: Palgrave Macmillan. La Porta, R., López-de-Silanes, F., & Shleifer, A. 1999. Corporate ownership around the world. Journal of Finance, 54(2): 471-517. Porter, M. E., & Kramer, M. R. 2011. The big idea: Creating shared value. Harvard Business Review, 89: 62-77. Weber, M. 1930. 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MA: Unwin Hyman. Williamson, O. E. 1975. Markets and hierarchies, analysis and antitrust implications: A study in the economics of internal organization. New York, NY: Free Press. Williamson, O. E. 1985. The economic institutions of capitalism: Firms, markets, and relational contracting. NY: The Free Press.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2005. 쾌도난마 한국경제. 서울: 부키. 써 기업들은 공유하는 가치를 현실화하는 기회를 발 견할 수 있다. 공유가치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는 모든 기업에 동등하게 주어진 것이기에 기업은 자발 적인 노력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찾아냄 으로써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CSR과 CSV를 비교해보자. <표 1>은 두 가지 활동 을 일곱 가지 기준에 따라 비교하고 있다. 첫째, 가치 에 있어 CSR은 생산, 판매와 같은 전통적인 기업고 유 활동과 별개로 진행되는 선행(doing good)인 데 반해 CSV는 투입 비용에 대비해서 사회경제적 가치 가 높은 기업 고유의 활동이다. 둘째, 활동 내용에서 는 CSR는 시민의식을 전제로 한 자선활동인 데 반 해 CSV는 기업과 공동체 모두를 위한 가치창조 활 동이다. 셋째, 사회적인 인식에 있어 CSR은 이윤 극 대화와 관계없는 활동으로 인식되는 데 반해 CSV 는 이윤극대화를 위한 필수요소로 인식된다. 넷째, 예산에 있어 CSR는 가장 적극적인 기업의 경우에도 매출액 대비 1% 남짓한 CSR 예산으로 운영되는 데 반해 CSV는 기업 전체 매출액 100%에 CSV 개념을 반영할 수 있다. 다섯째, 진정성에 있어 CSR는 존슨 앤존슨(Johnson & Johnson) 등 사회적 물의를 일 으킨 회사가 하는 경우가 하도 많아 사회에서도 다소 냉소적인 입장을 보이게 되는 반면 CSV는 사회가치 창조활동이 고유사업에 녹아 있으므로 사회가 긍정 적인 평가를 해준다. 여섯째, 지속성에 있어 이익의 일부를 떼어내어 진행하는 CSR는 기업 손실이 발생 하는 순간 올스톱이 될 수밖에 없으나 CSV는 그때 그때의 이익 손실에 관계없이 진행하는 활동이다. 자본주의 5.0은 드러커가 표현한 대로 인간중심 자본주의(people-centered capitalism)이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화두인 경제민주화의 핵심내용이 다.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익의 일부를 할 애해서 사회봉사를 하는 협의의 개념으로 보지 말 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해 서 공유가치 창출로 보자. 그리하여 사회가 기업을 창조한 이유에 부합하는 모습, 즉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조직으로 기업을 거듭 태어나게 하자. 1863년 게티스버그 연설을 남긴 링컨의 정신 을 오늘날 계승해 기업에 적용하는 노력이야말로 경 제민주화 시대를 만난 기업 경영자가 능동적으로 추 구해야 할 과제다. 74 DBR 2013 No.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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