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제2부 노동권 1. 들어가며 2013년의 노동권 보장과 관련해서는 2012년 12월 19일에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를 빼 놓 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이슈들이 노사 당사자들은 물론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하여 주로 일자리공약과 비정규직 대책 및 대규모 인력 구 조조정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기본권 보호가 관심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기업친화적 경제정책의 악영향으로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산업재해, 통상임금 등의 개별적 근로관계 영역 및 노정( 勞 政 )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집단적 노사관계 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노사관계 현안쟁점으로 부각된 주제들이 적지 않다. 대한변호사협회 301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2. 개별적 근로관계 가. 비정규직 (1) 개요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 점차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비정규직 문제는 기업이 급격한 대내 외 환경변화에 적응함으로써 생존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자구노력에서 출발한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고용형태의 중심이 비정규직으로 옮겨갔다는 노동계의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지 나치게 확산되었을뿐 아니라 1) 열악한 근로조건과 불안전한 고용상 지위로 인한 정규직, 비정규직 간 고용구조 양극화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 특히 사내하청, 불법파견 등 간접고 용의 무분별한 오 남용 논란이 2013년에도 계속된 가운데, 장기간의 노사갈등을 극적으로 해소하 고 정규직으로 전환 복직한 사례와 함께 어렵게 현장에 돌아간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정상적인 업 무복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부에 대 한 집단적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내하청 해고자복직의 규모와 조건에 관한 노사 간 진통으로 갈등의 고리가 쉽게 풀어지지 않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노사 간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제 내지 직접고용의무 규정 및 처벌규정에 대한 위헌제청 이 제기되는 등 법리적 측면에서의 노사 간 대결양상도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1) 한국노동연구원, 2013 KLI 비정규직 노동통계, 2013, 4~7면: 통계청 조사 통계자료상 비정규직(한시적 근로자, 시간 제 근로자 및 비전형 근로자의 3가지로 구분)의 비중은 2004년 8월 기준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37.0%를 차지 하여 최대치를 기록하였다가 차츰 줄어들어 2008년 8월 33.8%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2009년 8월 34.9%로 다시 상승하였다가 2013년 8월 현재 32.6%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다. 2) 지난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우리나라와 OECD 회원국의 고용 관련 주요 지표를 보면, 올해 경상수지 가 69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성장률이 금년 2%대를 넘어 내년에는 3~4%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등 각종 경기지표는 최근 나아지고 있지만, 청년 고용율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에 머무르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은 OECD 평균(12.8%)보다 높은 19.2%를 차지해 31개 조사국가 중 5위로 나타나 고용구조 양극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302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2) 주요 쟁점 및 사례 (가) 기륭전자 사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895일의 장기농성을 벌여 비정규직 투쟁의 상 징 으로 불렸던 3)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8년 6개월 만에 일터로 돌아갔지만, 실질적인 복직은 어려 운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10명이 2010년 11월 1일 국회를 통해 이뤄진 노사합 의에 따라 2013년 5월 2일 오전 기륭전자(현 기륭이앤이) 동작구 신사옥으로 출근했다. 당초 노사 양측은 2012년 5월 1일 복직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사측이 1년 유예를 요청해 이날 복직이 이루 어졌다. 기륭전자 사태는 열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리며 사측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 끌어낸 첫 번째 사례지만, 이들의 복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3년 9월 19일 교섭에서 사측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 조합원이 돌아와도 제대로 할 일이 없을 것 이라고 경고했고, 결국 복직의 기 쁨도 잠시, 8년여 만의 출근 후 회사가 업무배치를 하지 않아 회의실에서 6개월 이상 업무대기를 하면서 임금을 체불당한 바 있다. 기륭전자는 최동열 회장이 2008년 공장부지를 매각한 이후 2012년 중국공장, 신사옥 건물을 매각해 현재 고정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한다. 4) 2005년 전 체 500여 명이었던 근로자 대부분이 퇴사했으며, 남은 직원은 복직한 기륭전자분회 조합원을 제 외하고 5~6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은 2013년 9월 29일 기륭전자 앞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노사합의 이행과 생산라인 설치, 체불임금 지급, 경영투명성 보장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밀린 사무실 임대료 체불로 인한 2013년 12월 23일부터의 단전 단수 조치 이후, 기륭전자 측은 12월 30일 새벽 전격적으로 인근의 모처로 이사를 단행하였고, 이날부터 텅 빈 회의실에서 농성을 진행중이던 노조원 10여 명은 2014년 1월 1일 최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의 부당한 처우를 비판했다. 3) 2005년 4월 이른바 문자 해고, 잡담 해고 에 반발한 기륭전자 정규직, 파견직, 계약직 노동자들은 같은 해 7월 노 동조합을 결성했으나, 차례로 계약해지를 당했다. 2005년 8월 노동부가 기륭전자는 불법파견 사업장 이라고 판정한 이후, 노동자들은 단식, 삭발, 포클레인 고공농성 등을 벌인 끝에 2010년 11월 국회에서 비정규직 조합원 10명의 직 접고용 및 복직 이라는 노사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4) 2013년 12월 31일 현재 한국증권거래소는 기륭전자의 상장폐지를 심사 중이며, 주식은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대한변호사협회 303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나) 재능교육 사태 2,076일 동안 국내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을 벌여온 재능교육노조가 2013년 8월 26일 사측과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12명의 전원 원직복직에 합의하며 투쟁을 마무리했다. 재능교육노조 는 2013년 8월 25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8월 23일 마련한 노사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킨 데 이어 26일 노사합의안 조인식을 가졌다. 합의안에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해지한 단체협약의 원상회복, 12명의 해고자 전원에 대한 원직복직 및 지난 6년여 간 발생한 모든 고소 고발을 취하하고 해고자 들에게 일정기간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재능교육노조는 250만 특수고용노동자 유일의 단체협약을 원상회복 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서도 특히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의 노동자성이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동계는 재능교육 투쟁의 결과를 근로기준법 보호에서 제외된 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특수고 용노동자 문제해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재능교육노조 투쟁의 교훈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 제2조 개정으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 하는 것이며,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이 17, 18대 국회에 발의 제출되었지만 폐기됐다. 19대 국회에 다시 개정안이 제출됐으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을 국회가 답해야한다 고 촉구 한 바 있다. (다) 현대자동차 사태 현대자동차 원 하청 노사가 사내하청 해고자 복직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해고자 복직의 규모와 조건을 놓고 노사간 이견이 커 진통을 겪고 있다. 해고자들이 사내하청업체에라도 복직되 면 향후 정규직 전환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직장을 잃은 해고자들의 생계문제가 심각 한 상황이다. 구체적 쟁점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측은 사내하청 해고자의 복직은 불법파견 문제의 연장선 에 있는 만큼 대법원이 울산공장에 대한 불법파견 판결을 내렸던 2010년 이후 해고자 114명이 복직대상 이므로, 2010년 11월 비정규직지회가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25일간 울산1공 304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장 점거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 위주로 복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징계와 관련해 2013년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의 취하를 해고자 복직의 전 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년 3월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1개 사내하청업 체 중 32곳 및 아산 전주공장 사내하청업체 일부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이와 관련해 노사 양측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면,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자동차 내에서 불법파견 논란이 시작된 2003년 이후 노조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160여 명을 복직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 이다. 즉, 현대자동차 측의 포괄적인 행정소송 취하 요구를 비난하면서, 행정소송취하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2013년 단체교섭 과정에서 불법파견 특별교섭 재개 여부도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즉, 현 대자동차 정규직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 교섭을 마무리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별교섭 본교섭은 2013년 6월 26일 이후 열리지 않고 있으며, 실무교섭은 8월 28일 열린 뒤 현대자동차 노사 임단협이 막바지 협상이 들어 가면서 중단되었다. 더구나 2013년 10월 새로 들어선 비정규직지회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와 마찬 가지로 회사가 단계별 신규채용이 아닌 비정규직 전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측은 특별협의의 재개와 별도로 비정규직의 불법 공장점거에 대 한 손배소송과 단계별 비정규직 신규채용을 계속 진행한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즉, 지난 2010년 11월 비정규직지회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벌인 공장점거의 책임을 물어 총 7건(총 203 억 원)의 손배소송을 제기했으며, 2013년까지 5건에서 공장을 점거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총 115 억 6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난 바 있다. 현대자동차 측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013년 10월까지 세 차례 실무 교섭을 진행했지만, 각각 2016년까지 사내하청 직원 3,500명 신규채용, 사내하청 8,500명 정규 직 전환이라는 기존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물론 노사 모두 수정안 제시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여서 교섭이 재개되면 급속도로 의견접근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자동차에는 직접생산 공정에만 8,5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사내하청 노동자 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500여 명이 현대자동차 울산비정규직지회, 전주비정규직지회 및 아산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해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305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라) 삼성전자서비스 사태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를 위장 도급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1만여 명(삼성전자서비스 측 주장에 따르면 6,000여 명)의 노동자를 불법으로 파견 받았 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은 2013년 6월 17일 국회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협력업체를 통해 도급 형식으로 인력을 위장 고용한 뒤 노무관리 등을 직접하는 법 위반 행위를 확인했다 며 이같이 밝혔다. 민변 등은 도급계약서의 내용을 근거 로 삼성이 사실상 협력업체를 조종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급계약서상에는 협력업체가 삼성전 자서비스와만 업무계약을 맺도록 한 수임의 제한 (제18조) 규정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 대한 원 청의 포괄적 자료열람 청구, 경영현황 설명회 참석 발언, 하청 직원 교육 권한 등을 명시한 지도 및 협력 (제14조) 규정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민변 등은 협력업체 사장 대부분이 삼성전자서 비스 임직원 출신으로, 수수료를 지급받는 월급제 사장일 뿐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서 비스는 협력사 중 삼성전자서비스 출신이 62%로, 협력사 사장들이 실질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사장이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다. 불법파견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 고 반박 했다. 5)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2개월에 걸쳐 삼성전자서비스를 수시 감독한 결과, 위장도급이나 불법 파견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서비스가 제공한 업무시스템을 도입하고 인센티브를 지 급한 점 등은 업무에 개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해 재고조사 등에 사용되 던 전산시스템을 협력사에 분양하거나 운영권을 넘겨주고 협력사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해 업 무개입 논란을 없애겠다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서비스는 불법파견 논란을 빚어온 서비스 협력업체 에 대한 상생지원안 을 발표했다. 즉, 2013년 9월 16일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지적사항을 개선하 는 동시에 불법파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처로서 2013년 9월 30일 5개항으로 이뤄진 협력사 와 상생방안을 발표하며, 협력사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상생방안에는 협력 사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1,000여 개를 새로 만들어 주 5일근무제 정착, 200억 원을 지원해 협력 사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유도, 협력사와 상생협의회를 만들어 협력을 강화, 협력사 팀장이나 직원 5) 한겨레신문, 2013. 6. 17. 306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들이 협력사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경로 마련, 전산시스템 및 재고조사 등 서비스 업무 프 로세스 개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의 이러한 지원방안에 대한 협력업체 노동조합 등 직원들의 반응은 지극 히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6) 급기야 삼성전자 천안센터 기사로 일하던 최종범 씨가 2013년 10월 31일 오후 승합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고, 고인이 숨지기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 스에 노조 활동의 어려움과 근무조건의 열악함을 호소하는 글을 남기면서 장례문제 및 사과요구 등으로 시작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삼성 측간의 대립 양상은 급여수준 공방으로 확대되기도 하였 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조는 국제노총, 국제통합제조노련과 연대해 2013년 12 월 6일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기본권 탄압 문제를 제소했 다. 이들 단체는 제소문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최종범 열사가 삼성의 노조 탄압에 항 의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600명의 조합원들은 삼성으로부터 마찬가 지의 억압과 노조 탄압에 고통받고 있다 면서 결사의자유위원회가 가능한 한 빨리 이 사건을 심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소문에 열거된 제소이유로는 1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야기하는 위장 도 급과 건당 수수료 체계, 2 노조 설립 이후 협력업체 사장과 관리자를 통해 가해진 노조 탈퇴 협 박, 3 표적 감사를 통한 위협, 4 삼성의 교섭 회피, 5 교섭 거부 해태에도 행정지도를 하지 않 는 고용노동부의 책임 회피 등이다. (마) 학교비정규직 문제 교육과학기술부가 2012년 10월 2일 발표한 학교비정규직직원 신분안정 및 처우개선 강화방안 에 따르면 2014년까지 상시 지속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학교비정규 노동자 11만여 명이 무기계약 직으로 전환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2년 초 학교비정규 노동자 7만 2천 명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했고, 2013년에는 이를 8만 8천 명으로 늘리고, 2014년에는 11만명 전원으로 확 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 도교육청은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고 있는 학교비 6)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은 2013년 9월 말 삼성전자서비스 대구 칠곡센터의 외근기사 임모 씨가 중증 뇌출혈로 과로사한 사건을 덮으려는 발표 라고 주장했다. 또 부지회장은 현재 주 5일제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태에서 1,000명 을 더 뽑겠다는 것은 노조가 있는 곳에 다른 형태의 인원을 투입해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고, 상생협의회에는 노조 대표도 들어가지 않으므로 허울뿐인 개선안 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한변호사협회 307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정규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직종별 근무기간별 연봉체계를 마련해 2014년부터 적용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교과부의 이러한 방침에 반발한 바 있는데, 무기 계약 일괄 전환시점이 1년 연기됐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관계부처들은 2012년 1월 무기계약 전환기준과 추진지침 을 발표하면서 상시 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일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르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늦어도 2013년 초에는 무기계약직으로 일괄 전환돼야 했지만, 교과부가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무기계약 일괄 전환시점을 2014년으로 1년 늦춘 것이다. 아울러 교과부의 2014년 예산안에서 학교비정규 노동자의 처우개선에 관한 사항이 빠져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는 2013년 11월 3일 성명을 내고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없는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 아니 다. 학교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호봉제 도입과 교육감 직접고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 요구했다. 한편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013년 11월 11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비정규직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총파업 투쟁을 선포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를 구성해 공 동투쟁을 벌여오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국회계직연합(이하 전회련 ) 학교비정규직본부와 전국학 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3개 노조 조합원들은 2013년 10월 14일부터 11월 8 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압도적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세 노조 소속 전국 국공립학교 조합원 중 사립과 임단협이 타결된 서울지역을 제외한 재적총원 43,691명 중 36,215 명이 쟁의행위에 대한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 비정규직본부의 2013년 11월 14~15일 1차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노동조합 핵심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되, 정부와 교육청이 합당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11월 말에서 12월 초 전국적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11월 14 15일 급식종사자 비율이 가장 높은 전 회련 학교비정규직 본부 등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전국의 수많은 학교에서 급식이 대체됐다. 또 11 월 29일에는 전국 3천여 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호봉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2차 파업에 돌입, 전국 학교에서 급식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 308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바) 파견법상 고용의제(직접고용의무) 위헌성 논쟁 현대자동차가 구 파견법상 이른바 고용의제 조항 7) 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한 공개 변론이 2013년 6월 13일 헌법재판소에서 개최되었다. 현대자동차는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할 경 우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사용사업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측 대리인 변호사는 고용의제 조항은 해고의 자유를 제약하고, 고용간주의 경우 불법파견이 포함 되는지, 구체적인 근로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아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 한다. 2년 경과만을 요건으로 파견근로자와의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것은 강제조항이고 사용사 업주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며, 사업주의 계약체결 자유와 상대를 선택할 자유를 제한하 고 있다. 파견근로자를 2년 동안 고용한 것은 사용사업주가 계속 채용하겠다 고 선택한 것이 아니 라, 직접 채용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다. 기업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으면 기업의 자기결정권은 박탈된다. 파견근로자에게만 반대의사 표시 기회를 부여하고 사용사업주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것 은 평등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사내도급이 직접고용으로 간주될 경우 조선업종, 제조업 등 전체 산업에 커다란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고, 한국은 고용유연성이 경직되어 있다. 사용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대리인 변호사는 한국은 간접고용을 금지하고 규제해왔으며 현재도 변함이 없 다. 중간착취의 위험이 있는 파견근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허용되므로, 현대자동차가 주장하는 사내하도급은 실제로는 사용자책임 회피 등의 결과를 가져오는 간접고용 에 해당해 이를 규제한 고용의제 조항이 위헌일 수 없다. 파견근로자들은 노동관계에서 가장 시급 한 문제 중 하나인 비정규직 근로자들로서 근로계약 체결 관계에서 갑, 을 관계도 아닌 병, 정 뒤 의 가장 취약한 근로자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에 부합하고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이 조항은 적용요건을 2년 초과 로 규정해 요건을 명확히 하고 있고 사 용사업주는 이 규정으로 인해 기존에 금지된 파견근로자를 비로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 파견 법상 고용의제 조항이 2006년 고용의무 규정으로 개정된 것도 과태료 등을 통해 직접고용의 실효 성을 거두기 위한 것으로, 고용의제의 위헌성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 고 반박했다. 7)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서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할 경우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말한다. 대한변호사협회 309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참고인(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파견근로는 간접고용과 기간제고 용이 결합된 형태로 노동법이 전제하고 있는 직접고용과 상시고용 원칙에서 모두 벗어나는 원칙이 다. 파견업무 허용 범위를 확대하자는 청구인 쪽 주장은 기업의 경영위험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고 주장했다. 노동자 쪽 대리인 변호사도 근대 노동법의 주요 원칙인 중간착 취 금지 또는 직접고용의 원칙은 결코 가벼운 가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고용의제 규정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현대자동차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노조법 자체를 심판대에 올린 것으로 위헌판결이 내려진다면 노동 자체에 대한 사망선고 라고 주장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3년 7월 25일자 선고(2011헌바395) 결정을 통해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 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을 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파견법 조항 8) 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즉, 죄 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규정하는 근로자파견 의 개념은 법상 정의 조항 및 그 법적 성질,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작용을 통하여 그 해석기준이 제시 되고 있어 근로자파견 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의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고 보았다. 또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와 관련하여 법은 파견근로대상 업무를 상당히 넓은 범위에 서 허용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일시적인 필요에 따른 예외를 허용하고 있으며, 근로자파견이 절대 적으로 금지되는 업무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합리성이 있으므로, 법에서 근로자파견을 금지하는 사 업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파견사업 금지의 강제수단으로 형사적인 제재를 부과할 필요성은 인정된다 할 것이고, 징역형 외에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법정형을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폭넓게 인정 하고 있으므로, 형벌이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 고 보고, 위 법률조항들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므로 파견사업주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8) 신 구 파견법 제43조 제1항 등에서 법 제5조 제4항(구법) 내지 제5항(신법)을 위반하여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에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자 부분을 말한다. 310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나. 산업재해 (1) 개요 최근 산업현장에서의 각종 안전사고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 는 가운데 최근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으로 사망한 삼성반도체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보상 여부 에 대한 논란이 컸던 점을 반영하여, 화학물질의 유해성 위험성 조사 명령제도가 신설되고 도급인 에게 유해위험정보 제공 및 수급인 법위반 시정조치 의무 부과되는 등의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산 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013년 6월 12일 공포되었다. 이와 함께 산업구조 및 작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유해요인을 반영하는 동시에 유해요인 및 질병명을 현재 통용되고 있 는 용어로 정비하고 질병의 분류체계를 업무관련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개편하기 위하여 근로기준 법 시행령 및 산재보험법 시행령의 개정안이 발의되어 2013년 7월 1일자로 개정 법령이 시행되었 다. 즉, 2013년 2월 15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개최된 업무상 질병 인정제도 개선 정책토론회를 통해 근로기준법 시행령(제24651호)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제24652호) 개정안이 각각 발표되었고, 입법예고를 거쳐 201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한편 최근 서비스산업에서의 산업재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종래 제조업을 중심으로 마련되 었던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각종 대민업무 를 담당하는 감정노동자의 정신질환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에 대한 법제 도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즉, 감정노동자에 대한 개념 범위 및 뇌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 과 같은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질환에 대한 원인요소의 과중성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 등을 입법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왕증에 대한 판례의 태도를 고 려해 개인적 스트레스 취약성을 인과관계 부정의 요소로 삼는 판단구조를 수정할 필요가 있으며, 법원은 이론상 실무상 논란의 소지가 있는 쟁점에 대한 일관되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하여 판결 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9) 아울러 출 퇴근 중 발생한 재해 가운데 사업주의 지배 관 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던 산재보험법령상 한계에 대한 위헌성 논쟁이 헌 법재판소의 5인 재판관의 헌법불합치 의견제시를 통해 다시 점화( 點 火 )되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9) 문무기, 서비스산업 정신질환의 산재법상 법리, 법학논고(제41집),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 2013., 159면. 대한변호사협회 311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2) 주요 쟁점 및 사례 (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2013년 6월 12일 공포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업법 ) 개정안은 도급인, 사업주의 책임을 강 화한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최근 삼성반도체 등 대기업에서의 사망사고에 대한 산재인정 여부가 문제된 것을 계기로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유해성 조사제도가 강화된 부분도 주목된다. 즉, 유해 성 위험성 조사결과 등을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며, 조사결과에 따른 근로자의 건강장해 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종래에는 신규화학물질 이외의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유해성, 위험성을 조사하도록 명령 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산안법 개정에서는 신규화학물질 외의 화학물질에 대해서 도 화학물질의 제조 수입자 또는 사용사업주에게 유해성 및 위험성 조사에 관한 명령을 할 수 있 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근로자 건강장애 방지조치를 신속하게 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도급인에게 유해 위험정보 제공 및 수급인 법위반 시정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즉, 수급인이 취급하는 물질의 위 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해 위험물질을 제조 취급하는 설 비를 수리하거나 청소나 개조 등 작업을 도급할 경우,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작업의 유해성과 위험 성, 작업상 주의사항, 긴급조치 등의 정보를 제공토록 의무화했다. 또 수급인이 안전보건기준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수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령을 위반하면 도급인이 시정을 위한 조치를 취도록 했다. 따라서 도급인이 수급인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2013년 12월 27일 건설현장의 사고예방을 위해 발주자가 시공사에게 지 급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2014년 1월 1일부터 계약하는 건설공사부터 평균 7.6%(4~49.2%)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9년 부과기준이 마련된 이후 24년 만의 조치로, 다른 공사에 비해 계상기준이 낮았던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등 특수 기타건설공사는 35.1~49.2%로 대폭 오를 것 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에 따르면, 최근 건설현장의 대형사고는 발주자 와 시공사의 안전관리 소홀과 공기( 工 期 ) 압박에 따른 무리한 작업강행, 낮은 안전관리 투자 등이 312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만큼, 건설사의 안전관리 투자를 확대해 대형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 려는 취지라고 한다. (나) 감정노동과 산재보상 고용노동부는 2013년 11월 4일부터 15일까지 대기업 콜센터에 대해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업장감독과 직무스트레스 예방관리 실태조사 10) 를 실시한 결과, 국내 대기업 콜센터 근로 자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일 뿐 아니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을 비롯해 서면근로 계약서 미작성 등 법 위반 사항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13년 12월 29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수시감독 37개소(직영업체 5개소, 협력업체 27개소, 자회사 5개소), 직무스트레스 실 태조사 36개소(1개소 비대상)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업장감독 결과 점검업체 37개소 중 6개소 에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이 적발됐으며, 13개소에서는 서면근로계약 기재누락 및 미작 성, 3개소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 등이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실태조 사에서 미흡 또는 보통 판정을 받은 29개소 중 개선권고가 필요한 23개소(미흡 16개소, 보통 7개소)에 대해서는 개선 후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일부 대기업 콜센터의 직무스트레스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에도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에 대해 지도감독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기타 근로조건 등 법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지도감독 등을 통해 개선토록 할 계 획 이라고 밝혔다. 각종 서비스산업에 주로 종사하는 근로자가 수행하는 감정노동 11) 은 표면행위와 내면행위의 불 일치로 인해 스트레스가 유발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서비스산업 근로자는 스트레스로 인해 각 종 질병 특히 정신질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신질환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10) 고용부의 이번 실태조사에서 사용한 심사기준은 충분한 휴식시간 제공 여부, 직무의 자율성 부여, 의사소통 창구 유 무, 합리적인 업무평가, 언어폭력 대응체계 마련 및 근로자지원 프로그램(EAP) 운영 여부 등 6개 항목이다. 11)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근로자에게 업무수행 중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감정을 표 명할 것이 기대되어, 감정조절(emotional regulation)을 통해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시드(Arlie Russell Hochschild)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감정 표명의 의도된 효과는 특정인을 상대 로 행해지며 그 대상은 고객, 의뢰인, 동료 등이 될 수 있다.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직업에는 간호사, 의사, 배우, 전 화상담원, 승무원, 웨이터, 소방관 등이 있는데, 이렇게 감정조절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것이 요구되는 근로자를 감 정노동자라고 한다. 대한변호사협회 313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재해보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요구되며, 인과관계는 근로자가 입 증해야 한다. 종래 판례는 감정노동자의 정신질환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위해 업무, 스트레스 그리고 정신질환 간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업무상 질병이 업무상 요인이 아 닌 개인적 스트레스 취약성에 의한 경우로 보아 재해보상 급여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 러나 판례는 스트레스 유발요인 중 업무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점 및 상 호작용에 의해 어느 요인이 질병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하고 있지 않 다. 그리고 판례는 업무의 과중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평균인을 기준으로 하는지 근로자 본인을 기 준으로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정신질환의 결과를 야기한 원인요소가 복 수로 존재하는 경우, 인과관계 존부를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을 중심으로 판단하는지 아니면 복 수의 원인을 공동으로 판단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12)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서비스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감정노동자에 대한 개 념과 범위에 대한 해석법리 구축 또는 입법적 조치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뇌혈 관질환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질환에 대한 원인요소의 과중성 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기왕증에 대한 판례의 태도를 고려 해 개인적 스트레스 취약성을 인과관계 부정의 요소로 삼는 판단구조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원인요소에 대한 영향 정도 판단방식보다 좀 더 정치하게 평정척도법 방식을 통 해 점수화하고 있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기준과 같은 접근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 러 법원은 이론상 실무상 논란의 소지가 있는 쟁점에 대한 일관되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하여 판결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것이 요구된다. 기왕증이 존재하고 다른 원인이 결합된 경우와 개인 적 스트레스 취약성으로 인해 업무상 스트레스를 더욱 강하게 받는 경우가 인과관계 판단에서 달 라질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13) 12)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판결;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등 각 참조. 13) 문무기, 앞의 논문, 188~191면. 314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다) 출 퇴근 중 재해의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 위헌성 논쟁 헌법재판소가 2013년 9월 26일자로 선고한 2011헌바271, 2012헌가16 결정에서 사업주의 지 배관리하에서 출 퇴근 중 발생한 사고로 부상 질병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만 업무상재해 로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다목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헌법 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는 재판관 3인의 법정(소수)의견이 나왔다. 그런데 재판관 5인 14) 의 헌법불 합치 의견이 제기되어 종래 통근도상의 재해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사업주의 지배 관리성 을 엄격히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위헌성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즉, 다수의견에서는 오늘날 산재보험의 생활보장적 성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업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출장행위와 다를 바가 없는 통상의 출 퇴근 행위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해 주는 것이 산재보험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부합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똑같이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더라도 혜택 근로자만을 보호하고 비혜택 근로자 는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고 전제하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비혜택 근로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어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고 판시하였다. 또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공무원과는 달리 산재보험에 가입한 근로자에 대하여 통상의 출 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문제가 있음 을 지적하면서, 단순위헌으로 선고하는 경우 출 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마저도 상실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잠정적용의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자로 하여금 이 사건 법률조항을 평등원칙에 맞 게 개정하도록 촉구함이 바람직하다 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통상임금 (1) 개요 종래 연공급 임금체계를 중심으로 종신고용 체계를 유지하던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가중되는 14)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 등을 말한다. 대한변호사협회 315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인건비 부담의 경감을 도모하는 동시에 역대 정부의 임금통제 정책에도 부응하기 위해 임금인상 시 기본급 인상보다는 각종 수당을 신설하여 왔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산업현장의 특징 중 하나 인 복잡한 임금체계를 낳게 하였고 결국 임금과 관련한 불필요한 노사갈등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양산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임금분쟁에서 가장 빈발하는 쟁점이 초과근무수당 등의 계산에서 산정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산입범위에 관한 노사분쟁이라 할 수 있다. 통상임금에 관한 분쟁에는 근 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규정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행정해석의 상이현상 역시 하나의 주요 원인이 라 아니할 수 없는데, 그 정점을 이룬 것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의 산정범위에 포함시킨 것이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금아리무진사건) 이라 할 것이다. 동 판결이 나온 이후 경영계에서는 악영향 확산을 우려하는 비판이 쏟아졌으며, 실제로 동일 법리를 근거로 최근 3년까지 지급된 초과근무수당의 추가 소급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급증하였다. 15) 특히 2013년 5월 대통령의 방미 행사에서 GM회장이 통상임금 문제의 해결을 한국에 대한 기업진출과 연계하려는 의사를 내비치고 이에 대통령이 조속한 사태해결 의지를 표명하면서 그 파장이 정치권으로까지 확 산된 바 있다. 정부(고용노동부)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위 원회에서의 노사대표 회의를 주장하였으나, 처음부터 반대의사를 나타낸 민주노총뿐 아니라 한국 노총에서도 이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각계의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듯 최근 진행 된 통상임금 관련 병합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공개변론에서는 수많은 청중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되 었다. 경영계가 종래 행정해석과 동일한 취지에서 시행령상 규정된 1임금 산정기간인 1개월을 초 과하는 임금에 대한 통상임금 제외를 주장한 반면, 노동계에서는 1임금 산정기간을 초과하더라도 이미 고정적이고 계속적으로 지급되던 종래의 관행화된 임금지급 방식을 근거로 각종 고정적 상여 금 등 성과연동 임금항목의 통상임금 포함을 주장하였다. 한편 통상임금과 관련된 2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판결 및 2012다94643 판결)이 2013년 12월 18일 선고되었다. 판결요지는 첫째, 통상임금의 개념 징표로서의 정기성, 일률성 및 고정성에 대한 종전 판례 법리를 유지하였지만 고정성의 내용을 기존 법리와 다르게 설 정하여 그 지급 당시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 항목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하였다. 둘째, 근로기 15) 2013년 6월 현재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중 163개소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법적 분쟁에 참여할 근로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316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준법상 통상임금 규정에 어긋나는 노사합의의 효력을 부정하되, 근로자가 기존의 노사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할증임금의 차액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므로 금지될 수 있다고 하였다. (2) 주요 쟁점 및 사례 (가) 금아리무진 판결 이후 재계 기업 측의 반응 우리 법원은 종래 통상임금의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취지의 판결을 주로 내려왔다. 2012년 3월 대법원이 금아리무진사건에서 정기상여도 통상임금 이라고 판결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13년 5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GM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임금 문 제를 해결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대법원이 통상임금 관련 사건을 전원 합의체에 회부하면서 노동계 곳곳에서는 그 동안의 추세를 뒤집는 판결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 려가 제기된 바 있다. 통상임금 논란의 핵심은 연간 총급여의 15%를 차지하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시 킬 수 있는지 여부인데,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과 대법원의 판결이 대립하고 있다. 고 용노동부에서는 통상임금 산정지침 을 통해 1임금 산정기간(1개월) 내에 계속 지급된 경우에만 정기성 을 인정해왔다. 반면 대법원은 1995년 전원합의체 판결 16) 에서 임금의 법적 성격에 대한 이른바 노동대가설 로의 정리 및 1996년 판결 17) 을 통해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되더라 도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면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 는 입장으로 정리함으로써, 고용노동 부의 행정해석보다 정기성, 일률성을 넓게 해석했다. 수당에 있어서도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과 관계없는 통근수당, 사택수당 등 생활보조적, 복리후생적 금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법원은 이것 역시 정기성, 고정성, 일률성이 있으면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2년 3월 금아리무진 판결을 통해서는 정기상여금도 분기별로 지급된다면 통상임 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며 정기상여금까지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경영계는 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있어온 관행대로 고용노동부가 정 16) 대법원 전원합의체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판결(삼척군의료보험조합사건). 17) 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19501 판결(인천광역시 중구의료보험조합사건). 대한변호사협회 317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한 통상임금 산정지침 을 기초로 노사 협의하에 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법원 판례대 로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결국 일자 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금아리무진 판례가 적용되면 3년치 소급분을 포함해 당장 38조 5,509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반면 노동계 는 1995년 이후 통상임금 범위를 넓혀 온 법원의 판례대로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결정해야 한다 는 입장이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초과근로 수당을 높여 장시간 저임금 근로체계 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기업 부담액도 경총과 달리 6조 7,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 대법원의 공개변론 및 전원합의체 판결 노동계와 재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 법원장)가 2013년 9월 5일 오후 공개변론을 열었다. 다뤄진 사건은 자동차부품회사인 갑을오토텍 (주) 노동자들이 상여와 여름휴가비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 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 2건 이다. 노조 지회 소속 290여 명이 제기한 소송은 1 2심 모두 원고 일부 승소판결이 내려졌고, 노 동자 김 모씨가 낸 소송도 1심은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대법원에 상고된 상태였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변론 시작에 앞서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어서 관련 소부 판결이 여럿 있었 음에도 그 의미를 제각기 달리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 분명한 의미를 선언해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전원합의체에서 다루기로 했다 고 공개변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변론에서 사 측 대리를 맡은 변호사는 통상임금은 소정의 근로 대가로 1임금산정기간(1개월) 단위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된다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상여는 매달 지급되지 않으므 로 통상임금이 아니다. 상여까지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면 인건비가 크게 늘어 상당수 업체는 도산 위기에 몰릴 것 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 측 변론을 맡은 변호사는 당초 상여금은 업적을 평가해 나중에 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몇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주는 것으로 많이 변했다. 이런 현실 에서는 상여금도 통상임금 이라고 반박했다. 노 측 참고인(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역시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이미 정기상여가 임금의 약 20%에 해당할 만큼 기본급화돼 있는 것이 현실 이라고 지 적했다. 318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각급 법원에 계류 중인 통상임금 관련 사건 160여 건의 처리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기업 과 노동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되던 갑을오토텍(주) 통상임금 사건에 대해 대 법원은 2013년 12월 18일에 전원합의체 판결(제1판결: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 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제2판결: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로써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명확히 인정하고 그 외에 어떠 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다만, 정기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에 기초한 추가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자평했다. 그 판시 내용을 정리하면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 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그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닌바, 일정한 대상기간에 제공되는 근로에 대응하여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기간 마다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나(제1판결),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했는지 여부와 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소 정근로 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재직 중이라는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제1, 2판결) 는 것이다. 또한 법률 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는 근로기 준법에 위반되므로 무효임을 확인하되 다만, 정기상여금 에 있어서 노사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신뢰하여 이를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토대로 임금총액 및 다른 근로조건을 정한 경우에, 1 기업의 한정된 수익 범위 내에서 세부항목별이 아닌 총액을 기준으로 임금 등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노사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을 알았다면 다른 조건을 변경하여 합의된 종전 총액과 차이가 없도록 조정하였을 것이고, 2 정기상여금이 통상임 금 산정에서 제외된 부분만을 무효로 주장하며 근로자가 추가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면, 노사합의 에 따른 임금은 모두 지급받으면서, 그 합의된 조건이 무효라며 기업의 한정된 수익을 넘는 추가 임금을 지급받게 되는 결과가 되므로, 근로자의 추가임금 청구로 인해 예상 외의 과도한 재정적 대한변호사협회 319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부담을 안게 된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는 것은,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용 인될 수 없는바, 이러한 경우에 한해서는 근로자의 추가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제1판결) 고 하였다. 이에 따라 제1판결 사건의 원심은 신의칙 위반 여부에 대한 심리가 미진하여 파기환송하였고, 제2판결 사건의 원심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 급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각종 금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대한 심리가 미진하다는 등의 이유로 파기 환송됐다. 18) 이에 대해 양대 노총은 대법원이 신의칙을 근거로 추가임금 청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경제계 의 입장을 반영한 정치적 판단이라며 비판했다. 즉, 한국노총은 복리후생비를 제외하고, 추가임금 청구를 허용하지 않은 정치 경제적 판단이 고려된 판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는 성명을 발표하 였고, 민주노총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의성 실원칙 위반을 이유로 파기 환송한 것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 취지에 반한다 는 성명을 발표하 였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법원이 지금까지 노사합의와 관행으로 통상임금 산정범위가 정 해져 온 부분을 인정하고, 과거 3년치 소급분에 대한 추가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해 다행 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2013년 12월 30일 우체국 측에 따르면 통상임금 판결의 여파로 직장인들이 회사 를 상대로 보내는 내용증명 우편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즉,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에 해당하는 기본급 범위가 늘어나면서 1월에 지급되는 연차수당도 늘어날 수 있게 되고 2014년 이 되면 3년 전 임금채권이 소멸되는데, 그전에 시효를 6개월 연장하기 위해 사 측에 직접 내용증 명을 등기로 보내려는 회사원들이 우체국을 찾으면서 우체국도 평소보다 붐비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금아리무진 판결 이후 진행된 통상임금 법리 논쟁을 일단락하였다는 평 가도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논쟁거리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즉,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원은 통상임금 관련 쟁점들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더 이상 통상임금 판례 법리가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는 어렵게 되었다. 통상임금이 1차적으로는 할증임금 산정의 도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정 정도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긍정적 효과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통상임금에 대한 향후 입법 과정에서 위 전원합의체 판 18) 대법원 보도자료, 2013. 12. 18., 1~4면. 320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결의 내용을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전원합의체 판결은 할증임금 소송에서 신의칙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둠으로써, 즉 신의성실의 원칙이라는 예외적 법리를 한시적으로 일 반적인 것으로 바꾸는 마술(?)을 통해 변호사와 하급심 법관에게 할증임금 소송의 해결 책임을 넘 겼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19) 라. 인력 구조조정 (1) 개요 1990년대 초반부터 계속되어 오던 산업 구조조정의 바람은 1997년 12월 IMF외환위기를 계기 로 일대 폭발현상을 보였으며, 이후 대규모 감원을 수반하는 인력 구조조정은 우리 기업에서 거의 일상화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에 경영해고(근로기준법 제24조 가 규정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실정법적 근거하에서 기업의 인력구조 조정을 체계적으로 규율하려는 근로기준법 제정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판례 법리 를 독자적으로 형성해 오면서 그 허용요건을 점차 확대, 유연화하는 경향을 보여 준 우리 대법원 의 이른바 적극적 사법주의 에 기인한 측면도 없지 않다. 최근에는 법률상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 의 위기 를 당면한 도산위기 회피 예방으로 해석하는 전통적 경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장래 닥칠 수도 있는 경영상 어려움을 예방 최소화하기 위한 경영해고의 경우에도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해 석법리가 점차 확산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건이 쌍용 자동차 및 한진중공업 사태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서는 일부 종교계에서 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등 경영해고 문제가 단순히 일개 기업 노사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노동기본권 보장 문제로 확산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국회 에서는 경영해고의 법령상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예방 최소화하 는 동시에, 근로자의 근로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입법안이 제기되고 있다. 20) 19) 도재형, 통상임금의 시간적 제한에 대한 대법원 판결 고찰 에 대한 토론문,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2014. 7. 7. 20) 정리해고 등 대규모 해고가 발생했을 때 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고용정책기본법 개 정안과 함께, 사업이 계속될 수 없는 경우만 경영상 필요 를 인정하고 해고회피 노력의무 및 우선 재고용의무를 강 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여야 모두 발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경영계 및 재계는 강력한 반대 대한변호사협회 321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2) 주요 쟁점 및 사례 -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사태 이후 경영해고 요건 강화 2013년 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 4대 노동현 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쌍용자동차 문제 등과 관련해 경영해고 요 건을 한층 엄격하게 규정하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즉,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2월 15일 경영해고의 요건을 정한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정리해고자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개 선 권고 를 국회의장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러한 권고는 쌍 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대규모 경영해고로 노동자가 자살하는 등 당사자들의 심리적 경제적 고통 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 하겠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조항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규정은 판 례에 따라 현재는 적자 상태가 아니라도 장래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인원감축의 필요성을 인정 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큰 부담없이 경영해고를 할 수 있는 근거 로 활용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전적 의미대로 경영 악화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외에는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또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는 내용의 제24조 제2항과 관련하여, 근로시간 단축 순환휴업 배치전환 등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해고 회피노력을 예시적으로 열거해 입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근 로자 사용자 측의 요소를 모두 반영한 해고대상자 선정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사회 안전망과 관련된 대책의 운영성과를 점검해 이를 확대해 시행하라는 권고까지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2013년 8월 말 회신을 통해 이 기준은 추상적이지 않고 국제 적 기준에도 부합한다. 정리해고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면 경기불황 시 기업의 회생 수단을 제한하 게 돼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판례를 통해 이미 정리해고 요건들이 확립되 어 있어 현장에서도 작동하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정리해고 기준은 문제가 없다 고 반박했다. 한편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입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경영해고 등 대규모 해고가 발생했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322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을 때 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과 함께, 사 업이 계속될 수 없는 경우만 경영상 필요 를 인정하고 해고회피 노력의무 및 우선 재고용의무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여야 모두 발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경영계 및 재계는 당연히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도산 직전이라면 경영상 해고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노사 공생을 위한 제도가 공멸을 초래하는 규제로 전락하게 된다 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기업 308곳(대기업 161곳, 중소기업 147곳)을 대상 으로 2013년 6월 임시국회에서 쟁점이 된 노동법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87.1%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영 부담이 증가할 것 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기업 10곳 중 9곳(대기업의 90.1%, 중소기업의 83.7%)은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 노동 관련 입법 움직임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시간한도에 포함시키는 근로시간 단축법안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기업이 5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영해고의 요건 강화(15.9%), 공휴일 법률화 및 대체공휴일제 도입(15.6%), 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 및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폐지(8.8%), 사내 하도급근로자 보호(6.8%) 순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공약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21) 등 종교계 및 노동계 22) 의 강한 비 판이 계속되고 있다. 21) 쌍용자동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전국 천주교 사제 및 수도자 5,038인이 참여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2013년 8월 26일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선언문에는 전국의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5,038명이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적고 서명했으며, 기자회견에는 문규현, 김인국 신부를 비롯해 50여 명의 신부들과 수녀들이 참여했다. 22) 전국금속노조는 2013년 8월 24일 서울역 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 시 행 을 촉구했다. 이 날 범국민대회 조직위원 8,441명은 대회선언문을 통해 정치권은 쌍용차 국정조사 시행을 국민 앞에 약속했고 이 후 쌍용차 회계조작과 기획부도의 증거들이 새롭게 드러났다 며 쌍용차 국정조사가 즉각 실시돼 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쌍용차 정리해고는 2009년이 아닌 현재의 문제이며 노동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 라 며 쌍용차 정리해고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 323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마. 일자리 창출 (1) 개요 최근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청년층의 실업률 증가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원인으로 지적되 고 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성장의 고용창출효과(이른바 낙수효과 )가 미흡해짐과 동시에 전일제 정규직 및 남성중심의 고용형태와 여성 청년층 등 고용핵심계층의 취업애로 요인 이 점차 구조화됨으로써 고용율이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정체되는 형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 부는 2013년 6월 4일 각 부처합동으로 고용율 70% 로드맵 을 제시하였는데 23)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의 개혁, 핵심인력의 고용가능성 제고 및 사회적 책임과 연 대의 강화 등을 4대 핵심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파견근로 확대 등 노동 유연성 정책이 빠져있어 그 실현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간선택제 등 근로시간단축과 근로 시간제도 개편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고용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도 있다는 강한 비판 역시 제기되고 있다. 한편 1955년~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들의 대규모 퇴 직으로 점차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한 중 고령자의 고용활성화를 위하여 연령차별금지법 개정을 통해 60세 정년이 법적으로 강제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 2010년경부터 노사정위원회를 중 심으로 계속되어 온 정년연장 논의가 기업 측의 인건비 부담 증가 우려에 부딪쳐 국민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기업 측이 이러한 실정법상 강행규정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준 수하게 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 정부 정책방향의 대강을 정리하면, 첫째 창업, 서비스업, 일자리 확대에 대한 창조경제를 통해서 일자리를 확대하겠 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벤처창업 등의 규제완화, 유망직업 500개 발굴 등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2년 OECD 기준 연간 근로시간이 현재 2,092 시간인데 2017년까지 1,900시간으로 줄이기 위해서 연장근로한도에 휴일 근로시간을 포함시키고 주당 8시간 정도를 줄여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함으로써 근로시간 전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셋째 여성, 청년,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참 여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여성들을 위한 육아휴직, 공공보육 서비스 확대, 청년 일자리의 확대, 중 소기업 근로환경 지원 등이 제시되고 있다. 넷째, 일자리 지위 재고를 위해서 근로형태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며, 특 수형태의 업무 종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간제 및 파견법 개정 및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택배 기 사 등에 대한 고용, 산재보험 적용 확대 등이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4가지 정책을 중점 추진함으로써 연평균 476,000개씩 모두 5년간 2,381,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서 고용율 70% 목표를 달성하며, 특히 2013년 약 149 만 개의 시간제 일자리를 2017년까지 약 1.6배 늘어난 242만 개로 늘이겠다는 것이다. 324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2) 주요 쟁점 및 사례 (가) 고용율 70% 로드맵 현 정부는 대선공약인 임기 내 고용률 70% 를 달성하기 위해 2014년에 공공부문에서 시간선택 제 일자리 24) 를 대거 창출할 계획을 밝혔다. 즉, 기획재정부는 2014년에 전체 공공기관의 신규채 용 인원 중 3%인 1,000여 명을 시간선택제로 뽑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 측 경제학자[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는 한국 경제가 일자리 창출의 벽에 부닥친 지금 상황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한국의 경직된 고용문화를 바꿀 좋은 기회 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범정부 차원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 에 따라 2014년 2학기에 하루 4시간 근무하 는 시간선택제 교사 500명을 국 공립학교에 배치하는 시간선택제 교사제 도입을 추진했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지만, 승진과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정해진다. 그러나 전국의 교 육대 사범대 학생회 대표자들이 2013년 12월 6일 교육부에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의 도입을 철회 할 것을 촉구하며, 시간선택제 교사제에 반대하는 교 사대생 4,500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운동용 지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25) 아울러 2013년 11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종래 당연시 돼 왔던 남성 전일제 중심의 노동구조와 장시간 근로관행에 근본적인 변화 가 있어야 하며,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각자 상황에 맞는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 하다. 이는 전일제를 반으로 나누는 식이 아니라 직무분석 등을 통해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일자리 를 찾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경력단절 여성, 육아에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여성이나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청년, 퇴직자 등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침 인데, 임금이나 복리후생 면에서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고 4대 보험 등 기본적 근로조건이 보 24) 정부가 제시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하루 4 6시간 일하면서 4대 보험, 정년 등의 혜택은 전일제 정규직과 차이가 없는 일자리를 말한다. 25) 전국 교대 사범대 예비교사 대표자 연석회의 참가자들은 시간제교사는 담임을 맡거나 생활지도, 행정업무를 할 수 없다. 학생 입장에서도 교과담임에게 수업 외 시간에 학습을 받을 수 없어 시간제교사는 반쪽짜리 교사에 불과하 며, 정부 발표대로라면 시간제교사는 4인 기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을 것이다. 결국 시간제교사는 저임금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지나지 않아 교육의 질과 고용의 질을 동반 하락시키고, 학교 현장의 고용불평등을 심 화시킬 것 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325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장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도 현 부총리는 시간선택 제 일자리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의 사다리가 되고 기업에도 우수인재 활용, 유연근 무체제 운영 등 효율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시간선택제 일자리야말로 여성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 즉 보이지 않는 손 과 보이지 않는 가슴(가정 내 여성 의 돌봄) 이 양립한다는 의미이다. 시간선택제는 100세 시대 은퇴자에게 건강한 노후를 줄 것 이 라고 주장했다. 26)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의 다양한 대책 수립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을 것으 로 내다보고 있다. 즉, 고용률을 제고하려면 노동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 시 필요한데, 고용률 70% 로드맵 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정부 측 경제학자(한국기술교육대 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 지 정책적 대안과 더불어 독일의 하르츠(Hartz) 개혁에 준하는 노동시장 개혁과 고용 전략의 새로 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부정적 시각에서는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서도 정부가 내놓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 처방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나누는 성격이 강하고 일자 리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규직 채용 대신 시간제 일자리를 늘릴 경우 비 정규직만 양산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높다. 아울러 5년이란 짧은 기간 내 에 고용률을 5.8%p 올린다는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고용 률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는데, 2007년 말 63.9%인 고용률은 2012년 말 64.2%로 5년 동안 0.3%p 올라가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나)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시간제도 개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여당과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7일 당정협의를 갖고 2016년부 터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 27) 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26) 머니투데이, 현오석 시간제 일자리, 전일제 半 나누자는 것 아냐, 2013. 11. 24. 27)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으로 정하고 연장근로는 1주에 12시간이 넘어설 수 없 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휴일 근로를 연장 근로 한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8시간씩 일할 경우 1주에 최장 68시간 근무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는 정부 스스로가 성문법의 근로자 보호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326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개정안을 2013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 성태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은 주당 근로시간 한도를 하루 8시간씩 일주일 40시간을 유지하되, 종전과 달리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해서 한 주간 노동자의 초과근로 가능시 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6년부터 주당 최장 근 로시간이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당정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각 사 업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6년부터, 30 299명은 2017년부터, 30명 미만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 다. 정부는 또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하되 노사합의 시 한 시적으로 1년 중 6개월에 한해 8시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 차원에서 탄력적근로시간제도의 단위기간을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 시 최소 6개월 이상, 가급적 1년 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고,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연 장근로의 한도를 초과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기존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 경우 특례업종 대상은 근로자수 기준으로 기존 33%에서 14.7%로, 사업체 수는 42.3% 에서 13.2%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일제 근로자와의 차별을 금지하고 전일제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시간선택제 근로 자 보호 및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을 의원입법으로 제정하기로 했다. 또 여성의 고용률 제고를 위 해 육아휴직 대상 연령을 기존 6세에서 9세로 확대하고 이에 따른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해 육아휴 직 대체인력뱅크 의 운영을 지원하며 대체인력의 수당을 월 20 40만 원에서 30 6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한편 한국고용정보원은 2013년 11월 12일~25일 사이에 만 20세 이상 임금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희망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의 차이(근로시간 미스매치)에 대한 인식 조사 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5명 중 1명은 자신의 근로시간이 과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남성, 판매 서비스직, 임시직, 소기업 종사자일수록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임금근로자의 21.9%가 현재 근로시간이 자신이 원하는 근로시간보다 긴 과 잉 근로 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근로시간이 희망 근로시간보다 짧은 과소 근로 상태라고 응답한 근로자는 1.3%에 그쳤다. 과잉 근로 라고 응답한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평균 주 53.6 대한변호사협회 327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40시간)을 크게 웃돌았는데, 이들은 주당 희망 근로시간이 42시간이라고 응답해, 실제 근로시간과 11.6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근로시간 미스매치는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 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는데, 과잉 근로라 응답한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주 50시간을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상승하여 근로시간이 45~50시간일 때 자신이 과잉 근로라고 응답한 비율은 13%이었지 만, 50~55시간부터 비율이 41%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과잉 근로 근로자 중 임금이 줄더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다 고 응답한 비율은 9.2%에 그쳐, 임금감소를 동반한 근로시간 단축 시행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 정년연장(연령차별금지법 개정) 2013년 4월 30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이하 연령차별금지법 )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었다. 그 주요내용은 첫째, 구법 제19조에서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 력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여 강제력이 없던 것을 개정법 제19조 제1항을 신설,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라고 명시하여 강행규정으로 전환했다. 또 동 조 제2항에서 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고 명시함으로써 법령의 실효성을 높였다. 다만 시행시기를 단계화하여, 2016 년 1월 1일부터 사업장 규모(공공기관, 지방공사,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6년 1월 1일 시행; 국가 및 지자체,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17년 1월 1일 시행)에 따라 점진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정년연장에 대응한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제19조의 2를 신설,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 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여(제1항) 60세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체계개편 등 후속조치가 반드시 필요함을 명시했다. 또 정년연장 사업장 가운데 임금체계 개편 등 의 조치를 한 사업장은 고용지원금 등의 지급(제2항) 및 임금체계 개편 등을 위한 컨설팅 등(제3 항) 필요한 행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정 연령차별금지법이 구체적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60세 이상으로의 정년연장과 합목적적 으로 연계된 임금체계 개편 즉, 임금피크제 도입 운영 등을 통한 기업의 부담 감소효과가 조화롭 328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게 연착륙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행정력을 다해 산업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 다. 즉, 개정 연령차별금지법이 지향하는 바와 같이 60세 이상 정년제와 임금체계 개편이 연계됨 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중 고령자 의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갖춘 임금체계 개편 다시 말해서,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다각적인 보상조치를 포함하여 근로자의 자발적인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노사협의 과정을 거쳐 임 금피크제가 설정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년제 자체도 그러하듯 고령자 고용촉진이 갖는 동전의 양면을 고려할 때, 연령차별과 함께 노사간 및 노노간 갈등의 우려 역시 없지 않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그동안 적지 않은 논의가 전개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 이른바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명문의 규정 으로 입법화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제외국의 입법례에서도 자주 보았 듯이 정년과 노령연금 수령연령이 일치될 수 있도록 보다 다각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 다. 여기에는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다시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관계 법령의 재개정이 포함될 수도 있다. 노동의 수량적 기능적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제기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내지 점진적 퇴직방안의 모색은 직업훈련제도 활성화와 함께 중 고령자의 고용촉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 장기적 접근이 요청된다. 28) 28) 문무기, 고령자 고용촉진을 위한 법 제도 분석 및 개선방안 - 개정 연령차별금지법에 대한 법리분석을 중심으로, 한양법학(제24권 제3집), 한양법학회, 2013., 177~178면. 대한변호사협회 329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3. 집단적 노사관계 가. 공무원 교원 노사관계 (1) 개요 2013년도 노사관계는 통계수치상의 안정 기조 29) 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불안요소가 적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추진된 이른바 공공부문 선진화정책 에 따라 급속도로 경색된 공무원 교원 노사관계는 친기업적 경제정책의 유지로 인해 개별적 근로관 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집단적 노사관계 영역 중에서도 가장 긴장 감이 높았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에 대해 규약상 법령 위반과 조합원 중 퇴직 공무원들이 다수 포함되었던 문제를 이유로 2009년 10월 그 설립신고를 취소한 이후 현재까지 4차례에 걸친 전공노 측의 노조설립신고를 반려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해직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도 전공노에 이어 노조법상 노조의 지위를 상실하면서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는 2013년 8월 전공노 설립신고 반려와 관련한 사태에 대해 심각 한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2013년 10월 1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설립신고 취소통보를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동 조치를 취하지 말 것과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거듭 요구하는 서한을 고 용노동부에 보냈다. 한편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이하 공무원노총 )에 대해서는 정부 측과의 공식 비공식적인 교섭 대화 창구가 가동됨으로써 공 무원에 대한 처우개선 및 신분상 안정성이 일부 제고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문제되고 있는 공무원 직종개편 문제는 기능직 계약직 별정직 공무원을 일반직으로 통합하기 위해 지난 2013년 7월 19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무원임용령 등 32개 인사관계법령 개정 방안에서 공무원 직종개 29) 통계를 통한 2013년도 노사관계는 몇몇 장기투쟁 사업장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안정기조가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 다. 즉, 임금교섭 타결률이 2013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의 4.7%에 비해 다소 낮은 3.5%로 하락했고, 노사 분규도 10월 말까지 53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어 예년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3년 10월 말 기준 으로 집계된 근로손실일수는 447,000일로 나타나, 전년 동기의 분규건수 90건 및 근로손실일수 859,000일에 비해 상당히 감소하여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30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편에서 신규 임용과 전직의 호봉 차이가 없게 하고 직종개편 시행 전에 원하는 직렬로 전직을 시 행하라 는 기능직공무원의 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가 문제되면서 향후 해결방안에 대한 귀추가 집 중되고 있다. (2) 주요 쟁점 및 사례 (가) 전국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 반려 고용노동부는 구 전공노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노조가 통합된 직후인 2009년 12월 말 제출된 전공노의 노조설립신고서에 대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전공노의 노조규약이 삭제 변경 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했고, 2010년 9월의 2차 설립신고 및 2012년 2월의 3차 설립신 고서 역시 해직자와 업무총괄자가 가입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돌려보냈다. 현 정부 들어 2013년 5월 27일에도 2009년 이후 4번째로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이번에도 반려되었다. 네 번째 노조설립고서 제출 당시 전공노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인 2012년 10월 20일 공무원 노조 총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공무원의 지위향상과 근무 여건 개선에 노력하겠다 는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검토해 다시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이번 설립신고서 반려에서도 노조규약 일부 내용이 해직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빌미가 될 수 있 다는 것인데, 전공노가 고용노동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규약 본문을 개정하자 여기에 달린 단서조 항을 문제삼은 것이다. 즉, 전공노의 개정 규약 제7조 제2항은 조합원이 부당하게 해고됐거나 해 고의 효력을 다투는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 고 돼 있다. 노동계에서는 관 련 법령에 따라 를 추가한 만큼 설립신고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공무원노조법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9월 25 일 신고증 교부 결정이 돌연 연기되면서 난기류가 예고됐으며, 결국 고용노동부는 구체적 조합원 자격에 대한 해석을 담은 단서조항이 중앙집행위원회의 해직자 조합원 인정 근거로 작용할 수 있 다 며 반려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전공노 측은 노동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모든 논란이 해소됐는 데, 다시 설립신고를 반려한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 며 반발한 바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331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법상 노조지위 상실 전공노에 이어 전교조도 1999년 7월의 합법화 이후 14년만에 노조법상 노조로서의 지위를 상 실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2013년 10월 2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교조가 전날까지 해직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아 당초 방침대로 이날 오후 법외 노조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규약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 을 경우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따라 노조 아님 통보를 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 공문을 지난 2013년 9월 23일 전교조에 전달했었다. 현행 교원노조법은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2010년 3월 부당해고된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 는 노 조규약 부칙 제5조를 개정하라고 전교조 측에 시정명령을 했다. 이에 전교조는 2010년 6월 고용노 동부의 규약 시정명령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2012년 1월 이 시정명령이 정당하 다고 판결했다. 고용부는 2012년 9월에도 전교조에 두번째 규약 시정 명령을 했고, 2013년 5월과 6월에도 면담을 통해 규약 개정을 촉구했으나 전교조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한편 전교조는 고용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맞서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즉,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 이후 11월 13일 법원에서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당분간 합법노조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법외노조가 되면 전교조는 단체협약체결권을 상실하고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 하지 못하게 되는 등 노조법상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교육부는 2013년 10월 25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국장회의를 개최하고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의 노조전임자 77명에 대해 휴직사유 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고하도록 안내하는 공문 발송 등 전임자 학교복귀 등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조합비 원천징수(Check Off)도 2013년 11월부터는 금지 키로 했다. 전교조 전임자가 복귀하지 않을 경우에는 면직 등 징계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는 해직자의 노조원 자격을 인정치 않는 국내 법령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정하라고 정부에 촉구해왔다. 조합원 자격요건은 노조가 재량에 따라 규약으로 정할 문제 이고, 행정당국은 어떤 개입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10년 해고자 구직자 일시적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특히 ILO는 2013년 332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10월 1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등록 취소 통보를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그런 조치를 취하지 말 것과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거듭 요구하는 서한을 고용노동부에 보냈다. ILO는 2013년 3월 에도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현행 법령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정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바 있고, 2013년 8월에는 전공노 설립신고 반려와 관련한 사태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전교조는 국제교원단체총연맹(EI), 민주노총, 국제노총(ITUC)과 함께 2013년 12월 1일 한국 정부를 국제노동기구 결사의자유위원회(ILO-CFA)에 공식 제소했다. 전교조의 제 소 이유로는 1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노조설립 취소, 2 교육부의 단체협상 일방적 중단, 3 한국 교사들의 시민적 권리 업압, 4 한국 교사들 표현의 자유 차별, 5 공무원 노조 설립등록 4번째 거부 및 압수수색 등이 제시되었다. (다) 공무원 직종개편 정부는 2013년 7월 19일 공무원임용령 등 32개 공무원 인사관계법령 개정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능직 계약직 별정직 공무원은 일반직으로 통합된다. 기능직은 기존 일반직과 유사한 직무가 없을 경우 새로운 직렬이 신설되고, 유사한 직무의 경우 관리운영직군 을 신설해 일괄전환 후 일반직 직렬로 임용된다. 공무원노총은 정부의 입법 예고안에 대해 첫째, 직렬간 전직을 직종 개편 전에 시행할 것, 둘째, 근속승진 기간에 기능10급 공무원의 경력을 인정할 것, 셋째, 기능10급 공무원의 1호봉 감봉을 환원할 것, 넷째, 학교공무원의 직렬을 개편할 것, 다섯째, 기능직공무원 시험과목을 현 9급 공채 기준에 맞춰 5개 과목으로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공무원노총은 신규 임용과 전직의 호봉 차 이가 없게 하고, 직종개편 시행 전에 원하는 직렬로 전직을 시행하라 고 요구했다. 또 현재 기능 직 공무원이 퇴직 후 일반직 공무원으로 신규 임용될 경우 1호봉이 가산되지만, 개정안에 있는 일 반직 공무원으로 임용 시 최초의 호봉은 임용 직전 계급의 호봉으로 하며 라는 특례규정은 부당하 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속승진(자동승진)에 있어 기능10급 공무원의 경력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 는 형평성에 맞지 않으므로 기능10급 경력도 근속승진 기간으로 인정하라 고 요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 333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나. 철도노조 파업 (1) 개요 철도노조가 2009년 이후 약 4년 만에 2013년 12월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을 강행했다가, 역대 철도파업 중 최장기인 22일만에 국회를 통한 정치권의 중재에 힘입어 간신히 해제되었다. 이번 철 도파업의 의미를 분석하자면, 먼저 파업의 정당성과 관련하여 현안쟁점이 민영화 여부로 집중되 었지만 30) 실제로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고용불안정 및 근로조건 열악화, 노사간 대화단절 과 이에 따른 상호불신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판례법리상 기업의 구조조정은 이른 바 경영주체에게 맡겨진 고도의 결정사항 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사항도 쟁의행위의 목적도 될 수 없는 성역 이지만, 31) 대통령의 대선공약에서도 이를 대화채널을 통해 풀겠다고 약속 32) 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레일 측이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일방적으로 결정, 추진한 분쟁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둘째,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체인력을 채용,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된 제도이지만, 이것이 노동조합의 파업권을 지나치게 무력화하는 측면뿐 아니라, 고용상 불 안정한 비정규직의 양산 등 노동시장적 측면에서도 부정적 측면이 적지 않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이 발표한 바와 같이 철도노조의 파업 기간에 긴급 채용한 일용직 33) 에 대해 2 3개월 정 도 운용한 뒤 고용계약을 해지하게 될 경우, 코레일의 성급한 대체인력 채용계획 때문에 선량한 구직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비난이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셋째, 2009년 파업에 이어 이번 30)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근로조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안쟁점이기 때문에 합법파업이라는 입장인 반 면, 정부나 한국철도공사는 노조가 내건 주된 파업사유인 수서발 KTX 법인 설립문제가 근로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파업이라는 입장이다. 31) 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도4893 판결(현대자동차사건);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한국조폐공사 사건);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한국가스공사사건) 등 참조. 그러나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두8906 판결(부천시 범박동새마을금고사건)에서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 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 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한다 고 판시하였다. 32) 제12대 대선공약으로 현 대통령이 제시한 이른바 일자리 늘/지/오 에서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해 사회적인 대타협기구를 설립 하는 것을 핵심적인 약속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33) 2013년 12월 26일 코레일이 철도노조의 파업기간 동안 안정적인 열차운행을 위해 열차승무원과 기관사 등 모두 660명을 뽑는 모집공고를 내자 이틀 만에 1,7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이 가운데 208명이 우선 채용되어 4 15 일간의 교육을 마친 뒤 승무원이나 부기관사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334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에도 수천 명의 조합원들이 해고 등 징계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해지는 가운데 노동조합 및 개인 근로자에 대한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가처분 신청 그리고 노조집행 간부 등 핵심 조합원들에 대한 업무방해죄 등의 형사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파업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라는 당연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대립적 갈등적 노사관계의 골만 더욱 깊어질 뿐 해결의 실 마리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국내 외의 노조 운동에 대한 탄압의혹 등 헌법상 보장된 노동기본권 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만 깊어지는 우려를 낳고 있다. (2) 주요쟁점 및 사례 철도노조가 2013년 11월 22일 파업을 결의(조합원 총회를 통해 찬성률 80%, 투표율 91.3%로 가결)하고, 결국 2013년 12월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을 강행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09년 이후 약 4년 만에 돌입한 것인데, 2013년 12월 10일에 있었던 코레일의 수서발 KTX 법인의 설립과 관련한 임시이사회 개최를 강행하려는 코레일 측과 그 개최를 저지하려는 노조의 대립에서 촉발됐 다. 철도노조 측은 파업결의에 이어 2013년 11월 30일 임시이사회 개최 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 고 경고했고,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입장(노조는 위의 이사회가 철도민영화의 시작이라는 입장) 과 사회적 논의기구를 설치할 것과 함께 임금인상 및 노동현안(정년연장 등)에 대한 합의 등도 경 영진에 요구했다. 34) 그러나 코레일과 정부는 철도민영화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이사 회를 결국 강행했다. 철도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코레일과 정부는 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35) 즉각 초강수로 맞섰는데, 2013년 12월 9일 코레일 대변인을 통해 파업에 참 여한 조합 집행부 143명과 조합원 4,213명 등 파업참가자 4,356명 전원을 직위해제한다 고 밝혔 34)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국토부의 수서발 KTX 면허 발급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파업돌입 전 국토부에 사회적 대화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국회에서의 논의조차 거부했다. 주주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주식회 사를 세워놓고 민영화와 무관하다고 정부가 주장하지만,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다 라고 주장했다. 35) 국토부와 코레일은 수시로 수서발 KTX는 민영화 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철도 민영화 반대 를 위한 철 도노조의 파업은 불법 이라고 단정했다. 아울러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파업의 관행은 반드시 근절할 것이며, 불법 파업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335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다. 36) 아울러 코레일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노조의 주장이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 고, 노조 집행부 194명을 고소 고발하면서 12월 16일부터 수도권 전철을, 12월 17일부터는 KTX 를 축소 운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파업 첫날부터 일반열차의 운행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으며, 파업 시작 이후 코레일 측이 긴급히 투입한 대체인력으로 인한 각종 사고들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사협상을 통해 주요쟁점인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에 대한 견 해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되었다. 특히 2013년 12월 16일 대검찰청은 경찰청,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파업 주도세력 10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12월 17일 경찰은 철도노조 본부, 서울지부, 철도해고자 투쟁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10명에 대해서도 체포에 나섰다. 특히 민주노총사 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고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만 발급받은 상태에서, 2013년 12월 22일 오전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가 민주노총 사무실에 숨어있다고 보고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 사옥에 진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는 등 계속 된 철도노조 지도부 수색에 노력했지만 결국 이들을 찾지 못하고 철수하였고, 경향신문은 경찰이 기자의 출입을 통제해 신문 제작을 방해한 것과 언론사의 시설물을 파손한 것 및 언론자유를 심대 하게 위협한 것에 항의하는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한편 철도노조는 코레일 이사진 1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사 측에 맞대 응했다. 특히 2013년 12월 13일에는 코레일의 직위해제 남발이 노조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또 민주노총과 기독교계 시민단체가 시국기도회를 여는 등 파업 연대집회도 이어졌고, 종교계, 법조계 및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의 파업지지가 이어졌다. 결국 철도파업은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악의 파국을 맞을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즉, 2013년 12월 26일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가 갑자기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임금과 단협에서 개악을 시도해 불가피하게 오전 4시부터 교대근무자를 중심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 다 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부산, 대전, 영주, 순천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밤 전격적으로 수서발 36) 직위해제된 직원은 모든 직무에서 배제되고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을 지급받게 되며, 차후 전원 징계심사에 회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36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KTX 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 발급을 강행하여, 합법적 절차에 따라 예정된 철도운송사업 면허 를 발급했다 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대전지방법원은 12월 27일 밤 코레일이 12월 13일 신청한 수서발 KTX 운영 자회사 법인설립 등기 를 발급했다. 그러나 극한적인 대립으로 해를 넘길 것으로 우려되던 철도파업은 결국 국회라는 외생변수를 통 해 일단락되었다. 즉, 2013년 12월 30일 여야 정치권과 철도노조 지도부가 국회에 철도산업발전 소위원회를 구성 37) 하는 조건으로 파업을 철회하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철도노조는 12월 31일 오전 11시부터 현업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38)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2월 29일 밤 9시부 터 철도노조 지도부와 만나 협상을 벌여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30일 자정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고 밝혔다. 이로써 역대 철도파업 중 최장기인 22일째를 맞은 철도파업이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 기간에 직위해제된 노조원은 모두 8,797명이며, 코레일은 2014년 1월 9일 부터 지부장 이상 간부급 145명, 1월 16일부터는 지부 간부급 378명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 기로 예고했다. 코레일은 이미 파업기간에 116억 원의 조합비 가압류 신청과 152억 원에 상당하 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2009년 철도파업 당시에는 해고 41명, 정직 362명, 감봉 246명 등 모두 11,282명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다.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와 근로시간면제 및 노조 편의제공 (1) 개요 2011년 7월 1일부터 허용된 기업단위 복수노조와 함께 시행된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시행 초 기 다소간의 혼란을 겪기는 했지만 점차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여, 노조간 경쟁상황 속에서도 지난 해에 이어 2013년에도 교섭창구단일화와 관련 분쟁이 발생한 빈도가 비교적 낮게 나타나고 있다. 37) 합의문에 따르면 여 야는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등 현안을 다룰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를 여 야 동수로 설치하고, 소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하였다. 또 소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여 야, 국토교 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고, 철도파업 철회의 선결 조건으로 여 야, 철도노조가 합의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에 참여하는 여 야 위원 8명 이 12월 30일 확정되었다. 여 야 동수로 구성된 소위는 출범 하루 만인 12월 31일 오전 첫 회의를 개최하여 국토 교통부로부터 철도산업발전방안에 대한 보고를 듣고 질의응답을 한 뒤, 소위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38) 위키백과, 2013년 한국철도공사 노조 파업 및 각종 언론보도 참조. 대한변호사협회 337
2013년도 인권보고서[제28집] 그러나 노동위원회에 대한 단체교섭창구단일화 관련 조정신청에 있어서는 교섭단위 분리신청 및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 사건이 2012년에 이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 응한 보다 효율적인 처리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9) 특히, 공정대표의무 위반사건에 대 해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활용이 대폭 증가한 화해제도의 적용근거 조항이 실정법상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입법적 보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40) 한편 기업단위 복수노조의 허용과 함께 10여 년의 실정법 적용유예 과정을 거쳐 시행된 노조전 임자 급여지급 금지에 따라 현안쟁점으로 부각된 근로시간면제제도와 관련하여, 주로 조합원 50 인 미만 영세사업장과 상급단체의 노조전임 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된 부작용에 대한 시정요 구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제2기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근면위 )에서는 공익위 원들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에 상급단체 파견자를 타임오프 한도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 안을 제출하는 등 재조정 작업을 추진하여, 조합원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도 풀타임 전임자 1명 을 둘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지난 2010년 경주, 충남, 인천 등 특정지역 금속노조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편의제공 등을 약정한 단체협약의 시정명령이 연속적으로 내려 진 부분에 대한 법리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41) 현재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법상 명시된 부당노동행위 관련 규정을 근거로 단체협약 시정명령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하급 심 판례와 노조활동의 자주성 보장을 근거로 단협 시정명령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하급심 판례가 팽팽하게 대치되고 있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9) 2011년도 중앙노동위원회와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복수노조 관련 접수사건 수는 전체 128건으로 교섭요구노 조공고 관련 69건, 교섭대표노조결정 관련 38건 및 교섭단위분리 관련 21건이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전체 554건 으로 대폭 증가(교섭요구노조공고 관련 234건, 교섭대표노조결정 관련 61건 및 교섭단위분리 관련 259건)하였고, 2013년에는 7월 말 현재 337건(교섭요구노조공고 관련 168건, 교섭대표노조결정 관련 42건 및 교섭단위분리 관련 127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40) 고용노동부의 2012년 11월 30일자 노동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는 화해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화해의 대상을 차별시정사건 및 교섭대표노조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결정사건까지 확대하는 방안(개정안 제16조의3)을 포함 하고 있다. 또 단독심판의 요건 완화를 위해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사건도 심판담당 공익위원 1명을 지명하여 처리 할 수 있도록(개정안 제15조의2) 하고 있다. 41) 단체협상상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을 용인한 판결로는 인천지방법원 2011. 9. 8. 선고 2010구합4968 판결 및 대전지 방법원 2012. 1. 18. 선고 2011구합183 판결이 있다. 반면 대구지방법원 2011. 6. 29. 선고 2010구합3420 판결에서 는 이를 부정하고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적법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338 Human Rights Report
제2부 부문별 인권상황 노동권 (2) 주요 쟁점 및 사례 - 근로시간면제 한도 재조정 제2기 근면위는 2013년 6월 13일 전체회의에서 근로시간면제(이하 타임오프 ) 한도를 재의결 하면서 총연맹이나 산별연맹 같은 상급단체에 파견돼 근무하는 전임자들의 활동을 인정하는 내용 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와 관련해 근면위 공익위원들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상급단체 파견자를 타임오프 한도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제출했다. 재의결된 타임오프 한도의 핵심은 조합원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도 풀타임 전임자 1명을 둘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근면위 위원장(김동원)은 타임오프 제도가 도입된 뒤 노조 상급단체의 활동이 위축 된 것이 사실이고, 단위 사업장 전임자를 상급단체에 보내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러 한 내용을 공익위원 권고안에 담았고, 정부가 이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다. 노조법상 노조의 정의 에 연합단체(상급단체)가 포함돼 있고, 상급단체 활동은 넓은 의미의 노조 유지활동에 포함된다. 일부 법원도 상급단체 활동이 타임오프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상황 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합 원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도 풀타임 전임자 1명을 둘 수 있도록 한 부분과 관련하여 근면위는 조합원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타임오프 시행 전인 2010년에는 평균 전임자수가 0.6명이었는 데, 2013년 실태조사에서는 0.3명으로 줄었다. 아무런 법적 제한이 없었을 때 0.6명이었으므로, 타임오프 한도 재조정으로 그 정도 수치는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노사정 대화의 주 요 파트너인 한국노총이 타임오프 재조정 문제를 핵심적으로 제기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어, 2013년 6월 25일 근로시간면제 한도 개정안이 고시되었고(고용노동부 고시 2013-31호), 2013 년 7월 1일부터 변경된 근로시간면제 한도가 적용되었다. 42) 42) 가. 조합원 규모별 근로시간면제 한도. 조합원 규모 연간 시간 한도 사용 가능인원 99명 이하 최대 2,000시간 이내 100명 ~ 199명 최대 3,000시간 이내 200명 ~ 299명 최대 4,000시간 이내 조합원수 300명 미만의 구간: 파트타임으로 사 300명 ~ 499명 최대 5,000시간 이내 용할 경우 그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500명 ~ 999명 최대 6,000시간 이내 인원의 3배를 초과할 수 없다. 1,000명 ~ 2,999명 최대 10,000시간 이내 조합원수 300명 이상의 구간: 파트타임으로 사 3,000명 ~ 4,999명 최대 14,000시간 이내 용할 경우 그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5,000명 ~ 9,999명 최대 22,000시간 이내 인원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10,000명 ~ 14,999명 최대 28,000시간 이내 15,000명 이상 최대 36,000시간 이내 * 조합원 규모 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4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 의 전체 조합원 수를 의미하며, 단체협약을 체결한 날 또는 사용자가 동의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대한변호사협회 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