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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79 80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한글요약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1) - 율 제정의 의미와 정신을 중심으로 - Ⅰ. 序 論 목 차 Ⅱ. 율 제정의 배경과 방식 1. 특수윤리와 이원론적 문화배경 2. 制 戒 十 利 와 隨 犯 隨 制 Ⅲ. 和 合 僧 과 行 籌 人 의 역할 1. 화합승의 의미와 붓다의 정신 2. 승단의 諍 事 해결과 行 籌 人 의 역할 Ⅳ. 불교의 군주론과 붓다의 승단운영 遺 志 1. 사회계약적인 군주론과 전륜성왕 2. 當 自 熾 燃 熾 燃 於 法 과 小 小 戒 폐지의 문제 Ⅴ. 結 論 염중섭(자현) **2) * 본고는 2012년 桐 華 寺 주최 律 藏 精 神 과 宗 團 懲 戒 制 度 의 문제점, 八 公 叢 林 設 置 推 進 을 위한 심포지엄 세미나 자료에서 발표된 律 藏 精 神 과 圓 融 和 合 宗 團 具 現 의 先 決 課 題 - 律 制 定 의 意 味 와 붓다의 精 神 을 중심으 로 를 수정 보완한 것임. ** 조계종 교수아사리, 동국대 강의전담교수. 율은 깨달음이라는 목적에 따른 수단이며, 수단은 목적을 위해서 복무 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제도적인 특성상 처음에는 소속원을 위해 서 구조화되지만, 결국 공포되면 이는 동시에 소속원을 규제하게 된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제도는 수단의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목적화 되는 오류의 개연성을 내포한다. 본고는 불교승단의 제도인 율장의 의의를, 붓다의 근본정신과 관점의 문제를 통해서 보다 합리적인 입각점을 도출해 본 것이다. 이러한 측면 에서 제Ⅱ장에서는 율 제정의 이유와 목적 을 통해, 인도문화적인 배경 과 붓다의 制 律 정신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제Ⅲ장에서는 和 合 僧 과 行 籌 人 의 역할 을 통해서, 붓다 율 정신의 구체성에 대해서 파악해 보게 된다. 승가의 제1가치는 和 合 僧 이 다. 이와 관련해서 붓다의 의결제도 중 多 人 語 에서 살펴지는 議 長 격인 행주인의 작위성에 대한 검토를 개진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 는 붓다의 제율정신의 핵심이 和 合 僧 과 如 法 性 이라는 관점을 확보해 보 게 된다. 끝으로 제Ⅳ장에서는 불교의 군주론과 붓다의 승단운영 遺 志 에 대해 서 검토해 본다. 불교의 군주론은 승단인식에서 제출된 구조라는 점에서, 붓다와 승단이 가지고 있었던 권력에 대한 관점을 확보해 볼 수 있는 부 분이다. 그러므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율장에서 살펴지는 座 長 에 대한 인식을 보충 받아 볼 수 있는 동시에, 승단지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 점을 환기 받아 볼 수 있게 된다. 제도는 변화를 통해서 생명력을 가진다. 즉, 제도는 특정 사회성 속에 서의 한계적인 진리일 뿐이라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붓다의 근본정신을 정리하여 율의 탄력성을 되살리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노력이라고 하 겠다. 주제어 律 藏, 制 律, 制 戒 十 利, 和 合 僧, 行 籌 人, 諍 事, 7 滅 諍 法, 佛 敎 의 君 主 論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81 82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Ⅰ. 序 論 율장은 세속과 다른 인도 출세간문화 속에서, 불교승단이라는 단체 의 효율적인 목적성취를 위해서 대두된다. 불교승단의 목적은 깨달음 에 있으며, 이러한 깨달음을 위한 조직이 승단이다. 그러나 단체라는 측면은 제도적인 필연성을 요청받게 되고, 이로 인하여 율의 조항이 성립하며 결국 율장의 가치가 정립되기에 이른다. 특히 인도와 같은 경우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에 입각하여 세속과 출가를 구분하기 때문에, 사회법적인 테두리 밖에 있는 승단으로서 자체적인 제도는 필연적인 입각점을 확보한다. 그러나 율은 깨달음이 라는 목적에 따른 수단이며, 수단은 목적을 위해서 복무해야할 필요 가 있다. 그럼에도 제도적인 특성상 처음에는 소속원을 위해서 구조 화되지만, 결국 공포되면 이는 동시에 소속원을 규제하게 된다. 이렇 게 놓고 본다면, 제도는 수단의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목적화 되는 오 류의 개연성을 내포한다. 실제로 인도불교에서부터 율 자체를 목적화 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持 律 者 의 양태가 발견되며, 동북 아불교로 오게 될 경우에 이는 보다 특수한 양상으로 변모하게 된다. 제도란 특정 시점과 사회상에서 규정된 제한적인 원칙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는 사회의 변화와 문화배경의 차이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변모하며 사회를 모사해야 한다. 실제로 사회법과 같은 경우는 여러 차례의 공의와 개정을 통해서 변화양상을 수용하게 된다. 그러나 종 교법과 같은 경우는 교조의 권위와 관련된 부분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어려움이 노출된다. 특히 제도와 같은 경우는 집단 안에서의 이익적인 분기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부 분이 되므로 더욱 그렇다. 본고는 불교승단의 제도인 율장의 의의를 붓다의 근본정신과 관점 의 문제를 통해서 보다 합리적인 입각점 도출을 시도해 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Ⅱ장에서는 율 제정의 이유와 목적 을 통해 인도 문화적인 배경과 붓다의 制 律 정신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제도란 해당 문화배경으로부터 독립해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특히 인도문화의 이원론적인 사회구조는 율이라는 승가제도의 성립 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는 점에 있어서, 이에 대한 정 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붓다의 제율적인 특징을 정리해 서 불교 율의 전체적인 특색과 의미를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제Ⅲ장에서는 和 合 僧 과 行 籌 人 의 역할 을 통해서 붓다 율 정신의 구체성에 대해서 파악해 보게 된다. 승가의 제1가치는 화합승 이다. 이와 관련해서 붓다의 의결제도 중 多 人 語 에서 살펴지는 의장 격인 행주인의 작위성에 대한 검토를 개진해 보고자 한다. 다인어가 다수결에 의한 투표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행주인이 전체적인 여론을 형성해서 화합승과 如 法 이라는 목적에 맞추려는 양상이 살펴진다는 점은 매우 주목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붓다의 제율정신의 핵심이 화합승과 여법성이라는 관점을 확보해 보게 된다. 즉, 이것이 율 안에 서의 핵심이 되는 측면인 것이다. 끝으로 제Ⅳ장에서는 불교의 군주론과 붓다의 승단운영 遺 志 에 대 해서 검토해 본다. 불교의 군주론은 승단인식에서 제출된 구조라는 점에서, 붓다와 승단이 가지고 있었던 권력에 대한 관점을 확보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율장에서 살펴지는 座 長 에 대한 인식을 보충 받아 볼 수 있는 동시에, 승단지도자의 역 할에 대해서도 관점을 환기 받아 볼 수가 있게 된다. 또 이와 동시에 붓다의 승단운영과 관련된 유지를 살펴봄으로써, 율장을 흐르는 붓다 의 정신과 불교적인 제도의 방향에 대해서 보다 정확한 판단과 인식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83 84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을 수립해보게 된다. 제도는 변화를 통해서 생명력을 가진다. 그러나 불교의 율장은 종 교적인 불변적 인식에 갇혀 이를 효율적으로 전개하지 못했고, 덕분 에 율은 오늘날 가장 낙후된 범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불교에 서의 불변적인 측면은 법과 관련된 진리부분이지, 사회성과 관련된 제도가 아니다. 즉, 제도는 특정 사회성 속에서의 한계적인 진리일 뿐 이라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붓다의 근본정신을 정리하여 율의 탄력 성을 되살리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노력이라고 하겠다. Ⅱ. 율 제정의 배경과 방식 1. 특수윤리와 이원론적 문화배경 에서 이러한 제도적인 부분은 율이 된다. 그러므로 율을 통해서 우리 는 불교의 종교윤리적인 특성을 파악해 볼 수가 있다. 율은 수행을 목적으로 하여 모인 승단의 효율적인 목적달성을 위 한 수단이다. 이런 점에서 율은 수행의 指 南 이 될 수 있다. 율은 제정 의 배경이 되는 인도의 기후환경적인 요인과 사회문화적인 측면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승단은 사회와 유리된 특수한 종교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2) 탁발을 통해서 사회와 교류하는 열린 수행집단을 지향한다. 3) 그러므로 율에는 많은 사회적인 인식이 반영되게 된다. 4) 율은 수행자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를 반영하면서 수행집단인 승가 의 독자적인 안정을 도모한다. 이런 점에서 율은 중도적이다. 그러므 로 율은 사회와 더불어 변화하며 승단의 수행완성을 위해서 부여된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 즉, 율은 사회라는 변화성에 능동적으로 반 영하는 초세속적인 사회성이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 있어서 윤리는 바람직한 행위의 근간이 된 다. 이러한 윤리는 다시금 사회적인 보편성에 입각한 일반윤리 와 특 수한 집단이나 목적과 결부되는 특수윤리 로 나누어진다. 종교윤리는 특정종교와만 관련되는 합리성이라는 점에서 특수윤리이다. 1) 종교는 행복론에 기초하는 연역법의 체계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 에 종교에는 각 종교마다 추구하는 특수한 목적과 제도적인 관점이 존재한다. 이것이 윤리적인 관점에서는 특수윤리로 드러나게 되는 것 이다. 종교윤리는 제도적인 측면과 가장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며, 불교 1) 藤 田 宏 遠, 崔 法 慧 編 譯, 原 始 佛 敎 의 倫 理 思 想, 佛 敎 倫 理 學 論 集, ( 安 東 : 孤 雲 寺 本 末 寺 敎 育 硏 修 院, 1996), pp.26-34. 인도문화는 이원론적인 배경을 통해서 수행집단을 세속과 분리된 별도의 측면으로 인식한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인하여, 살인자인 앙 굴리마라가 승단에 귀의하게 되자, 파사닉왕은 더 이상 살인과 관련 한 공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제한한다. 5) 물론 여기에는 붓다에 대한 존중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 것은 정교분리와 같은 양자 2) 佐 々 木 閑 著, 出 家 とはなにか, ( 東 京 : 大 藏 出 版, 1999), pp.2-4. 3) 廉 仲 燮, 律 藏 의 의미와 僧 侶 法 의 당위성 고찰, 佛 敎 學 報 제61집(2012), pp.400-401 ; 佐 々 木 閑 著, 出 家 とはなにか, ( 東 京 : 大 藏 出 版, 1999), pp.26-27. 4) 佐 藤 密 雄 著, 原 始 佛 敎 敎 團 の 硏 究, ( 東 京 : 山 喜 房 佛 書 林, 1963), pp.56-57. 5) 增 壹 阿 含 經 31, 力 品 第 三 十 八 之 一 - 六 ( 大 正 藏 2, pp.719 中 -722 下 ) ; 平 川 彰 著, 第 3 節 サソガの 超 世 間 性 と 國 家 權 力 との 關 係, 原 始 佛 敎 の 硏 究 - 敎 團 組 織 の 原 型, ( 東 京 : 春 秋 社, 1964), pp.20-38.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85 86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의 구분에 대한 인도의 배경문화적인 관점에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양상은 불교 쪽에서도 확인된다. 붓다는 관리와 채무자의 출가를 遮 難 ( 遮 法 )의 범주로 규정해 세속권력과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다. 6) 이는 禁 止 食 에 말고기와 코끼리 고기가 들어 있는 것을 통해 서도 인지해 볼 수가 있는 부분이다. 7) 인도의 세속과 출가라는 이원적인 문화배경은, 세속과 다른 출가단 체에도 그에 따른 제도가 요청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세속 법은 출가인까지 일률적으로 규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가 집단 역시 단체라는 점에서 나름의 원칙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붓다는 율이라는 불교만의 특수윤리적 가치를 구조한다. 여기에 이 원론적 배경 하에서의 율은 세속법과 같은 종교법의 위상을 가진다. 즉, 일반적인 도덕이 선의 권장에서 그친다면, 율은 악의 징벌이라는 제재 기능까지도 내포하는 것이다. 이것은 승가의 목적이 되는 깨달 음이라는 공동의 가치에 방해되는 문제를 제어할 수 있는 측면이 된 다. 또 율이 세속법과 같은 종교법의 기능을 가진다는 점은, 합리성에 의해서 개변될 수 있는 유연성을 내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조건 의 변화에 따른 제도적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율장의 皮 革 揵 度 등을 통해서 단적으로 판단해 볼 수가 있다. 8) 6) 佐 々 木 閑 著, 第 4 章 遮 法, 出 家 とはなにか, ( 東 京 : 大 藏 出 版, 1999), pp.79-101 ; 平 川 彰 著, 原 始 佛 敎 の 硏 究 - 敎 團 組 織 の 原 型, ( 東 京 : 春 秋 社, 1964), pp.29-33 ; 入 澤 崇, 具 足 戒 を 授 くべからざる 二 十 人, パーリ 學 佛 敎 文 化 學, vol.2(1989), pp.105-117 ; 佐 佐 木 閑, 比 丘 になれない 人 々, 花 園 大 學 文 學 部 硏 究 紀 要, vol.28(1996), pp.111-148. 7) 이는 軍 事 力 과 직결되기 때문에 세속권력과의 충돌을 피하는 과정에서 제정된 것이다. 四 分 律 42, 藥 揵 度 之 一 ( 大 正 藏 22, p.868 中 ) ; 廉 仲 燮, 律 藏 의 의미와 僧 侶 法 의 당위성 고찰, 佛 敎 學 報 제61집(2012), p.378. 그러나 그와 동시에 율에는 종교법적인 특성상, 이를 최초로 구조 화하는 교조와 결부된 권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하여 붓다의 열반 이 후에는 마하가섭처럼 율의 개변불가를 주장하거나, 9) 율 자체가 목적 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제도는 구성원의 편의를 위해 서 존재하는 수단적 가치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 정신은 계승돼야 하 지만 형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거부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붓다 율의 진정한 계승인, 창조적 계승 이라고 하겠다. 2. 制 戒 十 利 와 隨 犯 隨 制 법에는 이를 어겼을 때 그에 상응하는 제재가 수반된다. 그러나 사 회법과 종교법 모두 제재자체가 법의 근본목적은 아니다. 그러므로 법에는 소속원에 대한 충분한 계몽이 있어야만 한다. 종교법은 사회법보다도 더 계몽적이어야 된다. 이를 통해서 소속원 들이 부끄러움을 알아 10) 행위의 과오를 막는 것이 종교법의 가장 중 요한 역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가 발생된 부분에 있어서 8) 四 分 律 39, 皮 革 揵 度 之 餘 ( 大 正 藏 22, pp.845 中 -886 上 ) ; 五 分 律 21, 第 三 分 之 六 皮 革 法 ( 大 正 藏 22, pp.144 上 -146 中 ) ; 十 誦 律 25, 七 法 中 皮 革 法 第 五 ( 大 正 藏 23, pp.178 上 -181 下 ) ; Vinaya-Piṭaka, mahā-vagga, 5 皮 革 揵 度, pp.194-198. 9) 律 의 墨 守 주장은 1차 결집 때 摩 訶 迦 葉 과 阿 難 과의 小 小 戒 논쟁 이후에 결의된 것이다. 四 分 律 54, 集 法 毘 尼 五 百 人 ( 大 正 藏 22, p.967 中 ) ; 五 分 律 30, 第 五 分 之 九 五 百 集 法 ( 大 正 藏 22, p.191 中 下 ) ; 十 誦 律 60, 五 百 比 丘 結 集 三 藏 法 品 第 一 ( 大 正 藏 23, pp.449 中 -450 上 ) ; 摩 訶 僧 祇 律 32, 明 雜 跋 渠 法 之 十 ( 大 正 藏 22, pp.492 下 -493 上 ) ; Vinaya-Piṭaka, cullavagga, 11 五 百 犍 度, pp.287-288 ; 李 慈 郞, 小 小 戒 에 관한 論 爭, 佛 敎 評 論 통권24호 (2005), p.348. 10) 阿 毘 達 磨 俱 舍 論 4, 分 別 根 品 第 二 之 二 ( 大 正 藏 29, p.21 上 ), 自 觀 有 恥 說 名 為 慚 觀 他 有 恥 說 名 為 愧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87 88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는 예외 없는 엄정함도 있어야 한다. 이는 종교법과 제도라는 기본 틀에 대한 권위의 문제와 직결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또 형평성의 문제는 징벌의 수위문제보다도 소속원의 불만과 갈등을 더 크게 조 장한다는 점에서, 엄정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필연적인 측면이 된다. 이 무엇인지를 잘 나타내준다. 그러므로 이의 고찰을 통해서 우리는 붓다 율 제정의 의미를 살펴볼 수가 있게 된다. 6부 율장의 制 律 十 利 항목은 대동소이하다. 이 중 대구 관계가 가 장 잘 되어 있다고 판단되는 마하승기율 의 내용과 구조를 적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3) 남북전 6 部 律 藏 의 서두에는 공히 制 律 十 利 라고 하여, 11) 붓다께서 율을 제정하신 이유가 명시되어 있다. 12) 이는 붓다의 제도규정 목적 11) 四 分 律 1, 四 波 羅 夷 法 之 一 ( 大 正 藏 22, p.570 下 ), 一 攝 取 於 僧 二 令 僧 歡 喜 三 令 僧 安 樂 四 令 未 信 者 信 五 已 信 者 令 增 長 六 難 調 者 令 調 順 七 慚 愧 者 得 安 樂 八 斷 現 在 有 漏 九 斷 未 來 有 漏 十 正 法 得 久 住 ; 五 分 律 1, 第 一 分 初 波 羅 夷 法 ( 大 正 藏 22, p.3 中 下 ), 所 謂 僧 和 合 故 攝 僧 故 調 伏 惡 人 故 慚 愧 者 得 安 樂 故 斷 現 世 漏 故 滅 後 世 漏 故 令 未 信 者 信 故 已 信 者 令 增 廣 故 法 久 住 故 分 別 毘 尼 梵 行 久 住 故 ; 十 誦 律 1, 明 四 波 羅 夷 法 之 一 ( 大 正 藏 23, p.1 下 ), 攝 僧 故 極 好 攝 故 僧 安 樂 住 故 折 伏 高 心 人 故 有 慚 愧 者 得 安 樂 故 不 信 者 得 淨 信 故 已 信 者 增 長 信 故 遮 今 世 惱 漏 故 斷 後 世 惡 故 梵 行 久 住 故 ; 摩 訶 僧 祇 律 1, 明 四 波 羅 夷 法 之 一 ( 婬 戒 之 一 ) ( 大 正 藏 22, p.228 下 ), 一 者 攝 僧 故 二 者 極 攝 僧 故 三 者 令 僧 安 樂 故 四 者 折 伏 無 羞 人 故 五 者 有 慚 愧 人 得 安 隱 住 故 六 者 不 信 者 令 得 信 故 七 者 已 信 者 增 益 信 故 八 者 於 現 法 中 得 漏 盡 故 九 者 未 生 諸 漏 令 不 生 故 十 者 正 法 得 久 住 ; Vinaya-Piṭaka, Suttavibhanga, 波 羅 夷, p.21, saṃghasuṭṭutāya saṃghaphāsutāya dummaṅkūnaṃ puggalānaṃ niggahāya pesalānaṃ bhikkhūnaṃ phasuvihārāya diṭṭhadhammikānaṃ āsavānaṃ saṃvarāya samparāyikānaṃ āsavānaṃ paṭighātāya appasannānaṃ pasādāya pasannānaṃ bhiyyobhāvāya saddhammaṭṭhitiyā vinayānuggahāya. ; 根 本 說 一 切 有 部 毘 奈 耶 1, 不 淨 行 學 處 第 一 之 一 ( 大 正 藏 23, p.629 中 ), 一 攝 取 於 僧 故 二 令 僧 歡 喜 故 三 令 僧 樂 住 故 四 降 伏 破 戒 故 五 慚 者 得 安 故 六 不 信 令 信 故 七 信 者 增 長 故 八 斷 現 在 有 漏 故 九 斷 未 來 有 漏 故 十 令 梵 行 得 久 住 故 12) 平 川 彰 著, 律 藏 の 硏 究, ( 東 京 : 山 喜 房 佛 書 林, 1970), p.311 ; 平 川 彰 著, 原 始 佛 敎 の 硏 究 - 敎 團 組 織 の 原 型, ( 東 京 : 春 秋 社, 1964), pp.230-231 ; 덕산, 曹 溪 宗 의 懲 戒 制 度 와 그 문제점 - 佛 敎 法 律 의 基 本 原 理 와 褫 奪 ( 滅 擯 ) 處 分 을 중심으로, 계율 연구 논문집, (서울: 정우서적, 2011), pp.301-304. 1 攝 僧 : 승단이 섭수되기 위하여, 2 極 攝 僧 : 승단의 전부가 섭수되기 위하여, 3 令 僧 安 樂 : 승단이 안락하기 위하여, 4 折 伏 無 羞 人 : 문제자를 절복시키기 위하여, 5 有 慚 愧 人 得 安 穩 住 : 참괴함이 있는 이가 편안히 머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6 不 信 者 令 得 信 : 믿지 않는 이가 믿음을 얻게 하기 위하여, 7 已 信 者 增 益 信 : 이미 믿는 이가 믿음을 증장하기 위하여, 8 於 現 法 中 得 漏 盡 : 현법 중에서 깨달음을 얻게 하기 위하여, 9 未 生 諸 漏 令 不 生 : 아직 생기지 않은 모든 번뇌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하여, 10 正 法 得 久 住 : 정법이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중 1과 10은 총론격으로 승단의 화합과 正 法 의 존속이 율 제정 의 목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화합과 정법의 유전은 종교집단인 불 교에 있어서 가장 근간이 되는 부분임은 당연하다. 13) 빨리율 의 制 律 十 利 와 관련해서는 李 慈 郞 이 빨리율 의 註 釋 書 인 Samantapāsādikā 를 이용한 분석을 하고 있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 李 慈 郞, 律 藏 의 根 本 理 念 에 입각한 曹 溪 宗 淸 規 制 定 의 방향 - 制 戒 十 利 를 중심으로, 律 藏 精 神 과 宗 團 懲 戒 制 度 의 문제점, ( 八 公 叢 林 設 置 推 進 을 위한 심포지엄 세미나 자료, 2012), p.51.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89 90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2와 3은 율의 보편성과, 단체생활에 있어서 편리를 주기 위한 것 임을 나타낸다. 제도는 모든 소속원에게 예외 없이 보편적이어야 하 며, 구성원들의 편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특히 3을 통해서 율은 불교의 목적인 수행완성의 올바른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나 타내주고 있다. 제도는 사람을 구속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사람은 이러한 규칙을 통해서 효율적인 안정과 편안함을 얻게 된다. 즉, 율은 독립된 가치가 아니라 목적을 위해서 복무할 때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4와 5는 율의 제재기능과 제재이후의 비차등에 대한 부분이다. 집단의 효율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돌출된 개인의 문제에 제재를 가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전체를 위한 율의 강제적인 힘의 측면이다. 그러나 적법한 제재이후, 그 사람은 일반적인 소속원으로 환원됨에 차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어야 過 則 勿 憚 改 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인정하고 고치는 것에, 그 개인과 집단의 청정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6과 7은 율의 종교적인 기능과 사회적인 측면이다. 즉, 율을 통해 서 승단이 맑아지고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됨으로 인하여 사회 적인 교화와 신뢰를 얻는 부분이다. 승단은 사회와 분리되지만 그렇 다고 결코 유리된 집단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회를 교화하고 종교기 반을 확충해야하는 것은, 종교의 기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 부 분은 붓다의 종교적 역할과 사회성에 대한 인식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8과 9는 깨달음이라는 수행자의 목적성취와 관련된 부분이다. 승 려는 승단에 소속되는 존재이지만, 그 목적은 깨달음의 완성에 있다. 그러므로 율은 승단을 조율하는 동시에 목적을 위한 올바른 수단이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재계십리는 수행자의 목적인 깨달음을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집단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의 편안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그리 고 이를 통해서 깨달음이 증장하고 불법이 널리 홍포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율은 제도이며,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제재가 따른다. 그러나 이러한 제재는 집단의 목적인 수행에 방해가 될 때, 그리고 사회적인 관점과 충돌해서 승단과 사회의 문제가 야기될 때 정도로 제한된다. 승단은 일반적인 사회조직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제재는 필연적이지만 이것 이 중심적인 힘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는 붓다 制 律 의 수범수제 원칙을 통해서도 단적인 판단이 가능 하다. 붓다와 같은 경우는 주지하다시피, 正 覺 이전에 다른 수행집단 에 소속된 소속원이었다. 14) 이는 붓다가 制 律 에 있어서 기본적인 틀 정도는 한꺼번에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붓다 가 출가 이전 왕자 출신으로, 왕이 되기 위한 여러 관련 학문들을 학 습했었다는 점 15) 에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붓다는 수범수제의 원칙을 제시하며, 차제적인 율 정립을 하고 있다. 덕분에 율장을 통해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六 群 比 丘 16)는 율 정립의 가장 큰 문제배경이 되기는 하지만, 끝까지 청 정비구로 남게 된다. 17) 이는 붓다가 인간을 귀히 여기는 인간중심자 14) 佛 本 行 集 經 21-22, 問 阿 羅 邏 品 第 二 十 六 上 答 羅 摩 子 品 第 二 十 七 ( 大 正 藏 3, pp.751 下 -758 上 ). 15) 方 廣 大 莊 嚴 經 4, 示 書 品 第 十 現 藝 品 第 十 二 ( 大 正 藏 3, pp.559 上 -565 上 ) ; 佛 本 行 集 經 11, 習 學 技 藝 品 第 十 一 ( 大 正 藏 3, pp.703 中 -705 中 ). 16) 六 群 比 丘 에 관해서는 관련전적들에 따른 이견의 편차가 존재한다. 平 川 彰 著, 釋 慧 能 譯, 比 丘 戒 의 硏 究 Ⅰ, (서울: 民 族 社, 2002), p.409. 17) 六 群 比 丘 와 관련해서 주목되는 기록은 薩 婆 多 毘 尼 毘 婆 沙 卷 4인데, 여 기에는 六 群 比 丘 의 최후에 관한 언급이 있다. 薩 婆 多 毘 尼 毘 婆 沙 4, 三 十 事 初 結 長 衣 戒 因 緣 ( 大 正 藏 23, pp.525 下 -526 上 ),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91 92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이지, 제도중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수범수제 방식은 율의 관리자인 붓다에게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어 려움을 부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붓다는 문제에 대한 예측이 아 니라, 사건의 특수성에 주목한 制 律 을 하고 있다. 이는 붓다가 율의 제정에 있어서 제재나 드러내 보이기 위한 것을 위주로 하지 않고, 율을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바로 이 정신이 오늘날 우리가 계승해야할 율의 가장 중요한 입각점인 것이다. Ⅲ. 和 合 僧 과 行 籌 人 의 역할 1. 화합승의 의미와 붓다의 정신 승가는 4명 이상의 단체를 의미하며, 18) 불교승가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합승 즉 만장일치이다. 19) 수행이라는 개인성이 강한 측면을 집단으 로 묶고, 이의 의결제도를 만장일치로 제도화한다는 것은 의결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서 붓다는 소외된 소수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는 보다 세심한 관점을 견 지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수결의 문제는 이것이 如 法 한 정의가 아니라, 다수의 폭력으로 경도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다수결에는 언제나 함께 강조되는 부분이 소수에 대한 존중이다. 그러나 소수는 존중보다는 묻히거나 잊혀지기 쉽고, 이러한 과정에서 소외로 전락하기 쉽다. 이런 점에서 붓다의 만장일치제는 가장 이상적인 제도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상적 이라는 말은 동시에 이것이 비현실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붓다가 만장일치제를 채택하는 것은 소수존중이라는 집단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이는 재계십리에서도 확인되는 보편성과 연관된 가치 로, 붓다의 일관된 제도적 관점이다. 붓다의 이러한 관점은 석가족의 공화제문화 와, 출가 이후 소속되었던 수행집단문화에 대한 비판인식 에 기초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지하다시피, 석가족은 공화제 국가여서 집단의 수장인 Rāja는 종신제가 아니었다. 20) 또 붓다 역시 열반에 즈 음한 교단에 대한 관점 토로에서, 당신 역시 교단의 수장이 아니며 불교에는 교단의 수장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21) 이는 六 群 比 丘 者 一 難 途 二 跋 難 陀 三 迦 留 陀 夷 四 闡 那 五 馬 宿 六 滿 宿 云 二 人 得 漏 盡 入 無 餘 涅 槃 一 迦 留 陀 夷 二 闡 那 二 人 生 天 上 又 云 二 人 犯 重 戒 又 云 不 犯 若 犯 重 者 不 得 生 天 也 一 難 途 二 跋 難 陀 二 人 墮 惡 道 生 龍 中 一 馬 宿 二 滿 宿 18) 五 分 律 3, 第 一 分 之 二 第 七 事 ( 大 正 藏 22, p.20 下 ), 僧 者 從 四 人 已 上 ; 毘 尼 母 經 6, ( 大 正 藏 24, p.834 中 ), 一 二 三 不 成 僧 四 人 成 僧 ; 李 慈 郞, 僧 伽 羯 磨 의 성립 조건에 관한 고찰-첨파 건도를 중심으로, 佛 敎 學 硏 究 제4호(2002), p.235 ; 平 川 彰 著, 原 始 佛 敎 の 硏 究 - 敎 團 組 織 の 原 型, ( 東 京 : 春 秋 社, 1964), pp.367-369. 19) 平 川 彰 著, 原 始 佛 敎 の 硏 究 - 敎 團 組 織 の 原 型, ( 東 京 : 春 秋 社, 1964), p.304. 20) 釋 迦 族 은 공화제국가로 Rāja는 귀족들이 돌아가면서 역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붓다의 귀향시 Rāja가 정반왕이 아닌 跋 提 였다는 기록과 전후 내용 등의 통해서 확인가능하다( 五 分 律 3, 第 一 分 之 二 第, 大 正 藏 22, pp.16 下 -17 上 ; Vinaya-Piṭaka, 7 破 僧 犍 度, p.181). 그리고 釋 迦 族 이 輪 番 制 로 Rāja가 되었음이 언급되어 있는 것은 佛 本 行 集 經 권58( 婆 提 唎 迦 等 因 緣 品 中, 大 正 藏 3, p.921 上 中 ) 등을 통해서 살펴진다. 그러 나 跋 提 다음의 摩 訶 男 은 석가족의 멸망 때까지 Rāja의 지위를 유지하 고 있다( 四 分 律 41, 衣 揵 度 之 三, 大 正 藏 22, pp.860 中 -861 上 ). 이는 석 가족도 붓다 만년에는 전제군주제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가 능케 한다. 21) 長 阿 含 經 2, ( 二 ) 第 一 分 遊 行 經 第 二 初 ( 大 正 藏 1, p.15 上 中 ) ; 般 泥 洹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93 94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이후 불교가 천주교의 교황제처럼 획일성으로 발전하지 않고, 지역적 인 문화특색을 수용하며 다양성으로 발전하게 되는 한 원인이 된다. 집단은 개인의 합보다 크다. 이로 인하여 수행이라는 특수목적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승려는 승가라는 단체를 지향한다. 그러나 수행이라는 개인적인 특징은, 승단이라는 집단 속에 소속되어 있으면 서도 동시에 집단으로부터 이탈하려는 속성을 내포한다. 이로 인하여 붓다는 현전승가를 이끄는 座 長 은, 전체구성원을 설득해서 소통해야 만 하는 화합승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붓다는 다수결의 폭력 과 인간의 언어적인 왜곡 22) 의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전승가의 좌장은 권력에 의해서 지배하는 자가 아닌 설득을 통해서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이라야 된다고 생각 했고, 그 결과가 화합승의 제창이라고 판단된다. 즉, 승단의 좌장은 높이고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낮추고 듣는 이여야 한다고 붓다는 말 하고 있는 것이다. 만장일치를 위해서 안건의 제창자나 현전승가를 이끄는 좌장은, 반 드시 소속원을 계몽하고 설득해서 동의를 구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에 서 승가는 수직이 아닌 수평의 질서를 유지하며 서로 조화롭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승단이 화합될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현전승가의 구성원이 다수일 경우 만장일치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장일치라는 제도적인 특성상 구성원 수가 증대할수록 이의 가능성은 감퇴한다. 또 구성원이 적다고 하더라도 서로 의견대립에 의한 온도차가 심할 경우, 역시 만장일치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때 經 上, ( 大 正 藏 1, p.180 上 ) ; 佛 般 泥 洹 經 上 ( 大 正 藏 1, p.164 下 ) ; 나까무라 하지메 著, 이경덕 譯, 붓다의 마지막 여행, (서울: 열대림, 2006), pp.77-78. 22) 大 般 涅 槃 經 6, 四 依 品 第 八 ( 大 正 藏 12, p.642 上 ) ; 大 智 度 論 9, 初 品 中 十 方 諸 菩 薩 來 釋 論 第 十 五 ( 大 正 藏 25, p.125 上 ). 편법적이지만 현전승가를 분할하는 해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즉, 같은 뜻의 구성원으로 통일된 승가로 나누어, 만장일치를 보는 것이다. 23) 실제로 1차 결집 직후에 발생하는 마하가섭과 부라나 24) 의 충돌양 상을 보면, 두 현전승가는 사찰 안에서 음식의 조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 과 가능하다는 주장 의 상반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25) 이는 승단의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대단히 큰 사안이지만, 현전승가의 분기 로 인하여 오랫동안 전혀 문제없이 각기 다른 전통으로 유지되고 있 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6) 이 문제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붓다의 승단운영방식이 제도의 획일성보다도, 구성원 의 편의와 화합승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즉, 율에서 기본적으로 규정된 부분 이외의 사항들에 있어 서는, 현전승가의 화합승 차원에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는 붓다의 승단운영원칙이 소속구성원의 편안함을 중심으로 하는 가운데, 깨달음이라는 근본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으로 판 23) 李 慈 郞, 律 藏 에 나타난 不 同 住 에 관하여, 戒 律 硏 究 論 文 集, (서울: 정우서적, 2011), pp.253-255 265-266(이 論 文 은 印 度 哲 學 제11권 제2 호[2002]에 발표된 것을 재수록 한 것임). 24) 부라나는 四 分 律 권54에서는 富 羅 那, 五 分 律 권30에서는 富 蘭 那, 그리고 빨리율 에서는 Purāṇo 로 되어 있다. 全 海 住 는 比 丘 尼 敎 團 의 成 立 에 대한 考 察 - 比 丘 尼 八 敬 戒 를 中 心 으로, 韓 國 佛 敎 學 제11집(1986), p.338에서 부라나를 說 法 第 一 富 樓 那 尊 者 로 이 해하고 있다. 이는 李 秀 昌 ( 摩 聖 )의 比 丘 尼 八 敬 法 에 대한 考 察, 佛 敎 學 硏 究 제15호(2006), p.212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된다. 그러나 필자는 부루나( 梵 Pūrṇa, 巴 Puṇṇa)는 붓다의 재세시에 西 方 輸 盧 那 에서 순교했 다고 생각하며, 여기에 등장하는 부라나( 巴 Purāṇo)는 별도의 다른 인물 이라고 판단한다. 25) 佐 藤 密 雄 著, 原 始 佛 敎 敎 團 の 硏 究, ( 東 京 : 山 喜 房 佛 書 林, 1963), pp.636-638. 26) 四 分 律 54, 集 法 毘 尼 五 百 人 ( 大 正 藏 22, p.968 下 ) ; 五 分 律 30, 第 五 分 之 九 五 百 集 法 ( 大 正 藏 22, pp.191 下 -192 上 ) ; Vinaya-Piṭaka, cullavagga, 11 五 百 犍 度, p.290.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95 96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단된다. 현대라는 개인화시대에 있어, 집단의 가치는 퇴색하면서 구속력을 잃고 있다. 그와 동시에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현전승가의 영역규정 에 혼란을 야기하기에 충분하다. 이럴수록 중요한 것은 형식을 넘어 서는 정신이다. 붓다의 정신은 다수결의 폭력과 소수에 대한 계몽과 설득, 그리고 승단을 이끄는 좌장의 낮은 자세를 말하고 있다. 오늘날 만장일치의 화합승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화합승을 이루려는 그 마음만큼은 오늘날도 충분히 가능한 측면이며, 붓다의 정신은 바 로 그 속에서 현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2. 승단의 諍 事 해결과 行 籌 人 의 역할 승단이 단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이상의 현전승가에는 그 승가를 이끄는 좌장의 존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아주 소규 모의 수행공동체와 같은 경우에는 좌장의 필연성이 반드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붓다 당시 대제자들은 이미 500명의 비구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좌장의 존재를 인 식케 한다. 붓다 당시 승가 안에서 소집단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은, 다음의 3 가지 경우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첫째, 삼가섭형제가 1,000명의 제자를 대동하고 귀의한 것이나, 27) 사리불 목건련이 250제자를 대동하고 귀의하는 양상이다. 28) 이런 경 우 이들은 자연스럽게 승단 안에서의 소집단을 구성하게 된다. 27) 佛 本 行 集 經 42, 迦 葉 三 兄 弟 品 下 ( 大 正 藏 3, pp.849 上 -850 中 ). 28) 四 分 律 33, 受 戒 揵 度 之 三 ( 大 正 藏 22, p.799 上 ) ; 佛 本 行 集 經 48, 舍 利 目 連 因 緣 品 下 ( 大 正 藏 3, p.878 中 ). 둘째, 특정지역의 문화배경이나 수행풍토와 관계될 수 있다. 이는 밧지족의 500비구가 제바달다를 따랐다는 것 29) 등의 기록을 통해서 확인된다. 끝으로 셋째, 이 외에도 붓다는 목적을 위한 수단의 다양성을 주장 했기 때문에, 수행방식의 다양성에 의해서 제자들이 재편되는 경우이 다. 마하가섭 아나율 가전연 우바리 수보리와 같은 이들은 모두 제자들을 대동하고 출가한 경우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각기 다른 관점의 수행력으로 많은 비구군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 雜 阿 含 經 의 권16 30) 이나, 增 一 阿 含 經 의 권46 31) 등을 통해서 확인된다. 즉, 대 제자들에게 따르는 지혜제일 이나 두타제일 과 같은 수식은, 32) 소집 단의 수행방법과 관련된 특징이기도 한 것이다. 현전승가에 많은 승려들이 존재한다면, 쟁사가 발생할 개연성도 그 만큼 증대한다. 물론 이 현전승가를 인도하는 좌장이 강력한 지배력 을 행사한다면, 이러한 諍 事 는 표면화되지 않고 화합승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에 의한 현전승가나 좌장의 자질에 문 제가 있는 경우라면 쟁사는 표면화하게 된다. 율장은 승단의 쟁사와 관련해서 4가지를 들고 있다. 4 種 諍 事 는 사 분율 권47에 의하면, 각각 1 言 諍 2 覓 諍 3 犯 諍 4 事 諍 이다. 33) 이 중 1언쟁은 불교의 교리나 율과 관련된 의견대립을 의미하며, 2 멱쟁은 감추어진 죄에 대한 追 罪 로, 사실 과 모함 의 두 가지가 해당 29) 提 婆 達 多 의 지지자들이 밧지족 500명이라는 기록은, 다른 율장에는 없고 오직 Vinaya-Piṭaka 에서만 살펴지는 양상이다. Vinaya-Piṭaka, cullavagga, 7 破 僧 犍 度, p.199. 30) 雜 阿 含 經 16, 四 四 七 ( 大 正 藏 2, p.115 上 中 ). 31) 增 壹 阿 含 經 46, 放 牛 品 第 四 十 九 今 分 品 - 三 ( 大 正 藏 2, pp.795 中 -796 上 ). 32) 增 壹 阿 含 經 3, 弟 子 品 第 四 - 一 一 ) ( 大 正 藏 2, pp.557 上 -558 下 ). 33)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p.915 下 -917 上 ).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97 98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한다. 또 3범쟁은 사실적인 죄의 문제에 대한 논쟁이며, 4사쟁은 僧 伽 羯 磨 등 승단행사의 적법성에 관한 쟁론이다. 이와 같은 현전승가에 4종 쟁사가 발생했을 때, 쟁사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7가지의 쟁사를 해소하는 갈마방법인 7 滅 諍 法 이다. 이는 사분율 권47 48에 따르면, 각각 1 現 前 毘 尼 2 億 念 毘 尼 3 不 癡 毘 尼 4 自 言 治 5 多 人 語 6 覓 罪 相 7 如 草 覆 地 이다. 34) 이 중 1 現 前 毘 尼 는 쟁사판결의 기본배경이 되는 僧 伽 法 律 人 現 前 의 4종 현전을 의미한다. 2 億 念 毘 尼 는 기억의 타당성에 입각한 것이며, 3 不 癡 毘 尼 는 깊은 禪 定 이나 정신착란의 문제를 말한다. 그리고 4 自 言 治 는 자발적인 진술에 입각한 것이며, 5 多 人 語 는 다수결에 의한 표결 을 의미한다. 또 6 覓 罪 相 은 죄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 대한 처리방 법이며, 7 如 草 覆 地 는 문제가 복잡해서 해결이 쉽지 않거나 확대가능 성이 클 때 일단 사건을 종결해서 끝내는 방법이다. 35) 7멸쟁법 중 1 現 前 毘 尼 는 쟁사해결의 배경이 되는 부분인데, 여기 에서 중요한 것은 현전승가의 구성원 전원이 출석해야만하며 원고와 피고의 양자 중 한 쪽이라도 궐석한 상태에서는 무효가 된다는 것이 다. 이는 승단의 화합승 강조를 강하게 시사 받아 볼 수 있는 부분이 다. 다음의 2 億 念 毘 尼 4 自 言 治 과 같은 경우는 피고의 인권을 고려 한 부분이라고 하겠으며, 6 覓 罪 相 은 문제의 추궁과 관련된 측면이라 고 하겠다. 그런데 여기에는 3 不 癡 毘 尼 가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깊은 선정이나 정신이상에 의해서 자신의 행위를 판단할 수 없 34) 같은 책, pp.917 上 -920 上. 35) 4 種 諍 事 에 따른 7 滅 諍 法 의 방법적인 적용은 李 慈 郞 의 滅 諍 法 을 통해 서 본 僧 團 의 諍 事 해결 방법 -빨리율 滅 諍 犍 度 를 중심으로 ( 佛 敎 敎 團 史 硏 究 所 編, 僧 伽 和 合 과 韓 國 佛 敎 의 未 來, 서울: 혜민기획, 2005, pp.31-63) 참조. 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현대의 사법심리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심 신이원론에 의한 가치이다. 만일 중국문화권과 같이 심신일원론을 배 경으로 한다면, 36) 이는 존재할 수 없는 판단기준이다. 또 현재에도 적용되는 이러한 기준이 붓다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당시 승단의 피고 인권에 대한 의식이 얼마나 높았느냐를 나타내준다. 그러나 7멸쟁법에서 붓다의 쟁사해결 정신이 가장 오롯하게 드러 나는 것은, 5 多 人 語 와 7 如 草 覆 地 가 아닌가 한다. 먼저 5다인어는 다수결이지만 만장일치의 승단구조에서 다수결은 수용될 수 없다. 즉, 기본적인 원칙과 상충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다. 그러나 다인어의 방식을 보면, 이것은 正 法 을 바로 세우려는 목적 의 왜곡된 다수결이라고 할 수 있어 주목된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다수 승자의 원칙을 세우는 다수결이 아니라, 다수결을 표 방한 승단화합의 가치라는 말이다. 5다인어를 위해서는 먼저 의장격인 行 籌 人 과 籌 가 갖추어져야 한 다. 籌 는 舍 羅 ( 梵 śalākā)로 음사되는데, 나무나 동물의 뼈 혹은 금속 등으로 만든 작은 막대로 布 薩 등에서 승려들의 수 파악과 의사결정 도구로 쓰이는 물건이다. 37) 행주인은 정법에 바르고 행주의 방법과 사안의 귀결처를 명확하게 분별하는 현명한 比 丘 가 맡는다. 38) 행주인 36) 印 度 文 化 圈 의 心 身 二 元 論 과 中 國 文 化 圈 의 心 身 一 元 論 의 관점차이는 神 滅 論 과 神 不 滅 論 論 爭 을 통해서 단적인 인식이 가능하다. 朴 海 鐺, 中 國 初 期 佛 敎 의 人 間 理 解 - 神 滅 神 不 滅 論 爭, 論 爭 으로 보 는 佛 敎 哲 學, (서울: 예문서원, 1998), pp.91-116. 37) 五 分 律 18, 第 三 分 之 四 布 薩 法 ( 大 正 藏 22, p.123 上 ) ;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p.918 下 -920 上 ) ; H. Durt, The Counting Stick(Śalākā) and the Majority / Minority Rule in the Buddhist Community, 印 度 學 佛 敎 學 硏 究 제23권 1호(1974), pp.470-474 ; 佐 々 木 閑 著, 破 僧 定 義 の 轉 換, インド 佛 敎 変 移 論 -なぜ 佛 敎 は 多 樣 化 したのか, ( 東 京 : 大 藏 出 版, 2000), pp.103-104. 38)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918 下 ), 有 五 法 不 應 差 使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99 100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이 현전승가의 좌장이 될 수도 있으나, 다인어에 이르렀다는 것은 좌 장의 지배력과 일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므로 다른 승려가 추대 될 개연성이 더 크다. 39) 행주인은 다수결을 가장해서 여론을 정법으 로 몰아가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투표에 있어서의 의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다인어는 사안과 관련된 唱 說 을 하고 표결에 해당하는 行 籌 를 한 다. 그리고 取 籌 를 통해서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0) 이 러한 행주의 방식은 3가지인데, 사분율 권47에는 각각 ❶ 顯 露 行 舍 羅 ❷ 覆 藏 行 舍 羅 ❸ 耳 語 行 舍 羅 로 나타난다. 41) 이 중 ❶현로행사라는 일종의 공개투표로 화상 아사리 상좌의 장로들이 여법자일 때, 이를 효율적으로 드러내 다수 대중의 비여법 자가 따르도록 하는 방법이다. 다음의 ❷부장행사라는 비밀투표에 해 당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투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 라, 화상과 아사리 같은 장로가 비여법자일 경우 이들의 투표가 다수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즉, 비여법자 인 장로의 견해를 다수의 여법자가 바로잡기 위한 행주방식인 것이 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❶현로행사라와 반대되는 경우라고 하겠다. 끝으로 ❸ 耳 語 行 舍 羅 는 귓속말을 통한 비밀투표방식이다. 이는 ❷부 장행사라와 같은 경우에서, 행주인이 정법의 의지를 개개인에게 귓속 行 舍 羅 有 愛 有 恚 有 怖 有 癡 不 知 己 行 不 行 有 如 是 五 法 不 應 差 使 行 舍 羅 不 愛 不 恚 不 怖 不 癡 知 己 行 不 行 有 如 是 五 法 應 差 行 舍 羅 眾 中 應 如 是 差 堪 能 羯 磨 者 如 上 作 ; 五 分 律 23, 第 四 分 初 滅 諍 法 ( 大 正 藏 22, p.154 中 ) ; 十 誦 律 35, 八 法 中 諍 事 法 第 八 ( 大 正 藏 23, p.252 下 ). 39) 이는 아래의 3가지 행주방식 중 대중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❶ 顯 露 行 舍 羅 )보다, 장로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❷ 覆 藏 行 舍 羅 ❸ 耳 語 行 舍 羅 )을 통해서 단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40)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919 上 ). 41) 같은 책, 918 下, 有 三 種 行 舍 羅 一 顯 露 二 覆 藏 三 就 耳 語 말을 통해서 강조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즉, ❷부장행사라보 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아서 행주인의 적극적인 의지가 더 요청되는 상황인 것이다. 5 多 人 語 공개투표 ❶ 顯 露 行 舍 羅 : 장로가 여법자이나 다수 대중은 비여법 자일 경우 비밀투표 ❷ 覆 藏 行 舍 羅 : 다수 대중은 여법자이나 장로가 비여법 자인 경우 ❸ 耳 語 行 舍 羅 : ❷와 유사한 상황에서 행주인의 보다 적 극적인 개입이 요청되는 경우 이렇게 놓고 본다면 다인어는 행주인의 권한이 막대한 투표를 통 해서, 여법으로의 여론 몰이라고 할 수가 있다. 즉 투표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투표는 수단이고 목적은 여법과 화합승에 있는 것 이다. 이는 ❷ 覆 藏 行 舍 羅 ❸ 耳 語 行 舍 羅 의 비밀투표와 같은 경우 행 주인이 최종 개표결과를 먼저 인지하고, 비여법자에 대한 지지가 많 은 경우에는 직권으로 破 行 籌 하고 안건을 변형하여 다시 행주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서 분명해진다. 42) 그렇게 해서도 여법이 관철되지 않으면, 심지어 현전승가를 해산시켜야한다 43) 는 기록도 있다. 44) 42)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919 上 ), 若 如 法 語 比 丘 少 者 即 應 作 亂 已 便 起 去 應 遣 信 往 比 丘 住 處 僧 中 白 言 彼 住 處 非 法 比 丘 多 善 哉 長 老 能 往 至 彼 若 如 法 語 比 丘 多 諍 事 滅 功 德 多 此 比 丘 聞 應 往 若 不 往 如 法 治 43) 五 分 律 23, 第 四 分 初 滅 諍 法 ( 大 正 藏 22, p.154 中 ), 如 是 語 已 復 更 行 籌 若 不 如 法 人 猶 多 應 復 唱 僧 今 未 斷 是 事 可 隨 意 散 後 當 更 斷 如 是 不 應 以 非 法 斷 事 ; 摩 訶 僧 祇 律 13, 明 單 提 九 十 二 事 之 二 ( 大 正 藏 22, p.334 中 ), 數 若 非 法 籌 乃 至 多 一 者 不 應 唱 非 法 人 多 如 法 人 少 當 作 方 便 解 坐 若 前 食 時 欲 至 者 應 唱 令 前 食 若 後 食 時 至 應 唱 令 後 食 若 洗 浴 時 至 當 唱 令 洗 浴 若 說 法 時 欲 至 當 唱 令 說 法 時 到 若 說 毘 尼 時 至 當 唱 說 毘 尼 時 到 若 非 法 者 覺 言 我 等 得 勝 為 我 故 解 坐 我 等 今 不 起 要 即 此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01 102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이러한 다인어의 방법을 통해서 볼 때, 이는 현대적인 다수결의 투 표와는 관점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수가 정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된 여법이 정의이며, 그것도 화합승의 관점에 따라 서 전체의 여론을 몰아가야만하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투표 가 의미가 있느냐 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다인어에서는 역으로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다수의 선택이라고 해서 그것이 곧 옳은 가 치는 아니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다. 또 민중 은 언제나 무지하며 여론에 쉽게 호도되는 존재이다. 붓다는 이점을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여법자를 행주인으로 해서 행주인에게 현전 승가가 여법한 단체가 되고, 또 모두가 화합승으로 끝날 수 있도록 전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플라톤이 국가 에서 제기한 철 인정치 45) 와도 흡사한 양상이다. 종교는 연역논리를 전개하며, 불교에는 佛 法 이라는 판단기준이 있 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양상이 가능한 것이다. 투표가 핵심이 아니라 여법과 화합승이 목적이라는 것은, 다시금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보다 본질적인가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이와 연관되어 생각될 수 있는 것이 바로 7 如 草 覆 地 이다. 여초부지는 풀로 덮어버린다는 것이다. 인도는 지형적으로는 평야 가 많고 또 아열대의 특성상 강우량이 많다. 그러다보니 길이 질퍽해 진흙탕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맨발이나 간단한 신발만을 착용하 坐 決 斷 是 事 爾 時 精 舍 邊 若 有 小 屋 無 虫 者 應 使 淨 人 放 火 已 唱 言 火 起 火 起 即 便 散 起 救 火 44) 十 誦 律 에서는 行 籌 의 결과를 非 法 化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十 誦 律 35, 八 法 中 諍 事 法 第 八 ( 大 正 藏 23, p.254 下 ), 若 說 非 法 者 籌 乃 至 多 一 是 事 亦 名 爲 斷 用 二 比 尼 現 前 比 尼 多 覓 比 尼 現 前 比 尼 者 是 中 若 有 隨 助 擧 事 人 及 有 事 人 共 和 合 一 處 現 前 如 法 如 比 尼 如 佛 敎 除 斷 是 名 現 前 比 尼 是 中 多 覓 比 尼 者 是 中 應 求 覓 往 來 問 非 法 除 斷 45) 플란톤 著, 이환 譯, 國 家 論, (서울: 돋을새김, 2009), pp.171-195. 는 인도인들에게 이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된다. 이때 인도인들 은 그 위에 풀을 깔았다. 석가모니가 과거생에 진흙탕을 마주한 연등 불에게 머리를 풀어서 깔았다는 것도 46) 이와 같은 관점에 의한 것이 다. 여초부지란, 바로 이렇게 풀을 깔아서 더러운 것을 덮는다는 의미 이다. 즉, 더 이상의 시비가림을 초월해서 일체의 쟁사를 무력화하겠 다는 것이다. 이는 승단에서는 여법 보다도 화합승 이 더 우선되는 가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쟁사의 처리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 합승이며, 그 다음이 여법이 된다. 물론 이는 현전승가가 와해되거나 사안이 복잡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특수상황과 관련된 부분으로 제한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47) 그러나 이를 통 해서 우리는 붓다가 종교적인 관점보다도 인간을 우선시하고, 모든 소속원들을 보듬어 안고 가려고 한다는 점을 인지해 볼 수가 있다. 행주인은 일견 전권을 위임받는다. 그러나 그 목적은 소속원 위의 46) 이곳은 北 印 度 의 那 揭 羅 曷 國 이라고 玄 奘 은 적고 있다. 大 唐 西 域 記 2, 那 揭 羅 曷 國 ( 大 正 藏 51, p.878 下 ), 釋 迦 菩 薩 值 然 燈 佛 敷 鹿 皮 衣 布 髮 掩 泥 得 受 記 處 時 經 劫 壞 斯 迹 無 泯 或 有 齋 日 天 雨 眾 花 群 黎 心 競 式 修 供 養 其 西 伽 藍 少 有 僧 徒 次 南 小 窣 堵 波 是 昔 掩 埿 之 地 無 憂 王 避 大 路 遂 僻 建 焉 47) 四 分 律 47, 滅 諍 揵 度 第 十 六 之 一 ( 大 正 藏 22, p.914 下 ), 我 等 此 諍 事 多 犯 眾 罪 非 沙 門 法 言 無 齊 限 出 入 行 來 不 順 威 儀 我 等 若 自 共 尋 究 此 事 恐 令 罪 深 重 不 得 如 法 如 毘 尼 如 佛 所 教 諍 事 滅 令 諸 比 丘 住 止 不 安 樂 ; 五 分 律 23, 第 四 分 初 滅 諍 法 ( 大 正 藏 22, p.156 上 ), 若 有 比 丘 鬪 諍 相 罵 作 身 口 意 惡 業 後 作 是 念 我 等 鬪 諍 相 罵 作 身 口 意 惡 業 今 寧 可 於 僧 中 除 罪 作 草 布 地 悔 過 不 此 諸 比 丘 聽 僧 中 除 罪 僧 應 與 作 白 二 羯 磨 草 布 地 悔 過 ; 十 誦 律 35, 八 法 中 諍 事 法 第 八 ( 大 正 藏 23, p.256 上 ), 如 一 住 處 諸 比 丘 喜 鬪 諍 惡 口 相 言 是 諸 比 丘 和 合 一 處 作 是 念 言 我 等 大 衰 失 利 我 等 於 佛 法 中 以 信 出 家 而 今 作 惡 口 相 言 我 等 若 求 覓 是 事 根 本 者 未 起 事 便 起 已 起 事 不 可 滅 是 中 一 比 丘 應 唱 言 大 德 僧 聽 若 僧 時 到 僧 忍 聽 是 事 以 布 草 比 尼 滅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03 104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군림이 아니라 모든 소속원들을 설득하고, 소수라도 버릴 수 없는 가 운데 여법으로 인도해 가고자 하는 붓다의 의지와 관련된다. 그러므 로 승단의 징계는 원융화합의 관점 속에서, 상대를 안고 여법으로 가 려는 정신 속에 존재한다고 하겠다. Ⅳ. 불교의 군주론과 붓다의 승단운영 遺 志 1. 사회계약적인 군주론과 전륜성왕 불교군주론에서 대두되는 군주는 불교교단의 좌장과는 입각점이 다르다. 그러나 이것이 붓다와 관련된 불교의 군주론이라는 점에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수장의 덕목을 인지해 볼 수가 있다. 이는 비록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교단의 좌장이 갖추어야할 관점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의 의의를 확보한다. 일반적으로 군주의 발생은, 청동기 시대의 계급발생과 더불어 강자 의 약자에 대한 지배 속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불교 에서 말하는 군주의 발생은, 이와는 달리 사회계약적인 관점을 가진 다는 데에서 주목된다. 長 阿 含 經 世 記 經 이나 俱 舍 論 分 別 世 品 4 와 같은 이 세계의 순환과 창조가 설명되고 있는 기술 48) 속에는, 대지의 탄생과 2 禪 天 인 48) 이의 관련 전적으로는 世 記 經 ( 長 阿 含 經 의 第 4 分, 권17-22) 大 樓 炭 經 起 世 經 起 世 因 本 經 大 毘 婆 沙 論 俱 舍 論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단편적인 기록이 전하는 것들은 많으나 대다수는 이들 문헌에 含 攝 되는 내용들일 뿐이다. 이 중 世 記 經 大 樓 炭 經 起 世 經 起 世 因 本 經 은 거의 같은 체계로 구성된 유사한 내용의 경전으로 異 本 과 光 音 天 에서 호기심을 가진 신들이 하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로 인하여 下 位 天 들이 발생하고, 이들 중 일부는 지상으로까지 내 려오게 된다. 이들은 지상에서 자연으로 발생한 地 味 를 먹게 되는데, 많이 먹은 신들은 빛을 잃으면서 무거워져 천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점차 추 해진다. 이 때문에 형용에 대한 차별심이 발생하고 지미는 사라지며 地 被 가 나타난다. 지피를 많이 먹자 차별이 더 심해지고, 지피는 사라 지며 다시금 地 膚 가 나타난다. 지부의 발생이후 차별과 차등에 의한 인식이 더 강화되어 지부도 사라지고 粳 米 (멥쌀)가 나오는데, 이때에 이르면 차등이 심해져 남녀의 구분이 생기게 된다. 남녀의 형상적인 구분으로 인하여 애욕이 생기고 부부가 발생하며, 집이라는 가림터와 경계가 발생한다. 이후 광음천에서 곧장 태안으로 잉태되어 태어나는 胎 生 衆 生 이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인류가 번성하여 瞻 婆 城 伽 尸 城 婆 羅 奈 城 王 舍 城 의 城 邑 이 형성하기에 이른다. 이상의 인류 발생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욕심에 의한 차등과 피부 색에 의한 신분의 차별이 발생하는 내용에 관해서 살펴볼 수 있다. 또 化 生 이후 욕심에 의해서 점차 태생으로 변모되고, 성읍국가의 형 태가 갖추어지는 양상에 대해서도 파악해 보게 된다. 그런데 주목되 는 것은 여기에 첨파성 가시성 바라나성 왕사성 등이 등장하고 이의 異 譯 的 인 차이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開 元 釋 敎 錄 7, 總 括 群 經 錄 上 之 七, 大 正 藏 55, p.551 下 ; 貞 元 新 定 釋 敎 目 錄 10, 總 集 群 經 錄 上 之 十, 大 正 藏 55, p.850 上 ). 廉 仲 燮, Kailas 山 의 須 彌 山 說 에 관한 종합적 고찰, 佛 敎 學 硏 究 제17 호(2007), pp.319-321 ; 廉 仲 燮, 樓 炭 經 계통과 大 毘 婆 沙 論 계통의 須 彌 山 宇 宙 論 차이 고찰 - 忉 利 天 의 구조 와 地 獄 의 문제 를 중심으로, 哲 學 論 叢 제56집(2009), pp.227-230.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05 106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와 같은 불교적인 세계관이 佛 敎 中 國 49) 영역 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인지해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후 인간들은 점차 멥쌀을 쌓아두고 먹게 되며, 다시금 田 宅 을 기 점으로 해서 경계를 나누게 된다. 즉, 소유가 구체화되는 것이다. 이 렇게 되자 도둑이 발생하고, 도둑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폭력의 양태 가 나타난다. 이로 인하여 판단자가 요청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 君 ) 主 의 탄생이다. 이 부분은 중요하니, 해당 부분을 적시해 보면 다 음과 같다. 드디어 憂 結 과 熱 惱 의 苦 報 가 발생했다. 이것이 生 老 病 死 의 근 원이 되어 惡 趣 에 떨어지게 된다. 田 宅 의 경계를 달리하여서 나누므로 諍 訟 이 생긴다. 이로써 怨 讐 에 이르지만 능히 판결하는 자가 없었다. 우리는 이제부터 차라리 한 사람의 평등한 (군)주를 세워서 인민을 잘 보호하여 善 은 상주고 惡 을 벌하게 하자. (대신) 우리들은 각각 (우리 것을) 덜어서 (저 사람에게) 공급해 주도록 하자. 그때 저 중 어떤 한 사람이 形 質 이 長 大 하고 容 貌 가 端 正 하며, 심히 威 德 이 있었다. 여러 사 람들이 말했다. 우리들이 이제 너를 세워서 (군)주로 삼고자 한다. (그 대는) 인민을 잘 보호하고 선은 상주고 악은 벌하라. 마땅히 (우리 것 을) 함께 덜어서 공급해 주겠다. 그 사람이 듣고는 곧 받아들여서 (군) 주가 되어, 상줄 자는 상주고 벌줄 자는 벌주었다. 여기에서 民 主 (군주) 의 명칭이 시작되었다. 50) 49) 에띠엔 라모뜨 著, 浩 眞 譯, 印 度 佛 敎 史 1, (서울: 時 空 社, 2006), p.40 ; 성열 著, 고따마 붓다- 歷 史 와 說 話, (서울: 文 化 文 庫, 2008), p.25. 50) 長 阿 含 經 22, 第 四 分 世 記 經 世 本 緣 品 第 十 二 ( 大 正 藏 1, p.148 下 ), 遂 生 憂 結 熱 惱 苦 報 此 是 生, 老, 病, 死 之 原 墜 墮 惡 趣 有 田 宅 疅 畔 別 異 故 生 諍 訟 以 致 怨 讐 無 能 決 者 我 等 今 者 寧 可 立 一 平 等 主 善 護 人 民 賞 善 罰 惡 我 等 眾 人 各 共 減 割 以 供 給 之 時 彼 眾 中 有 一 人 形 質 長 大 容 貌 端 正 甚 有 威 德 眾 人 語 言 我 等 今 欲 立 汝 為 主 善 護 人 民 賞 善 罰 惡 當 共 減 割 以 相 供 給 其 人 聞 之 即 受 為 主 應 賞 者 賞 應 罰 者 罰 於 是 始 有 民 主 之 이상을 통해서 우리는 불교의 군주론이 지배적인 군주가 아닌 민 에 봉사하는 대상에 다름 아니며, 그로써 민에 의해서 군주가 부양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오늘날의 공직자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 러한 불교의 군주론은 불교의 승단운영과 연관된 인식 속의 관점이 라고 할 수 있다. 즉, 승단의 좌장은 군림하는 자가 아닌 봉사하는 자 이며, 이때 봉사의 목적은 여법의 수호와 화합승의 유지라고 하겠다. 불교의 군주론과 관련해서 이 외에 검토될 수 있는 것으로, 이상군 주인 전륜성왕에 관한 것이 있다. 앞선 世 記 經 등에서 언급되는 내 용이 군주의 발생에 대한 것이라면, 전륜성왕과 관련된 부분은 불교 의 이상군주상에 관한 것이다. 즉, 양자는 발생 과 이상 의 차이를 내 포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우리는 불교의 군주에 대 한 인식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전륜성왕에 관해 언급되어 있는, 경전들은 현재 4아함을 비롯하여 다수가 전해지고 있다. 51) 이와 같은 전적들을 바탕으로 전륜성왕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전륜성왕은 사회의 완성이 성숙된 상태에서 출현한다. 52) 名 51) 轉 輪 聖 王 과 관련된 1차 전적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雜 阿 含 經 27, 七 二 一 七 二 二 ( 大 正 藏 2, pp.194 上 -195 上 ) ; 中 阿 含 經 11, ( 六 ) 王 相 應 品 四 洲 經 第 三 ( 初 一 日 誦 ) ( 大 正 藏 1, pp.494 中 -496 上 ) ; 中 阿 含 經 14, ( 六 七 ) 王 相 應 品 大 天 奈 林 經 第 三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p.511 下 -515 中 ) ; 中 阿 含 經 15, ( 七 ) 王 相 應 品 轉 輪 王 經 第 六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p.520 中 -525 上 ) ; 長 阿 含 經 18, 第 四 分 世 記 經 轉 輪 聖 王 品 第 三 ( 大 正 藏 1, pp.119 中 -121 中 ) ; 增 壹 阿 含 經 8, 安 般 品 之 二 - 六 ( 大 正 藏 2, pp.583 中 -584 下 ) ; 增 壹 阿 含 經 33, 等 法 品 第 三 十 九 - 八 ( 大 正 藏 2, pp.731 中 -733 中 ) ; 大 樓 炭 經 1-2, 轉 輪 王 品 第 三 之 一 轉 輪 王 品 第 三 ( 之 二 ) ( 大 正 藏 1, pp.281 上 -283 中 ) ; 起 世 經 2, 轉 輪 聖 王 品 第 三 ( 大 正 藏 1, pp.317 上 -320 中 ) ; 起 世 因 本 經 2, 轉 輪 王 品 第 三 ( 大 正 藏 1, pp.372 中 -375 下 ) ; 阿 毘 達 磨 俱 舍 論 12, 分 別 世 品 第 三 之 五 ( 大 正 藏 29, pp.62 上 -67 中 ).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07 108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둘째, 전륜성왕은 찰제리 종족 안에서만 출현한다. 53) 셋째, 전륜성왕은 왕의 修 德 을 통해서 성취되고 혈연으로 계승되지 는 않는다. 54) 넷째, 전륜성왕은 千 輻 日 輪 의 윤보를 위시로 하는 7보의 성취와 소 멸(전륜성왕에게 문제가 없어도 만년이 되면 쇠상으로 윤보가 사라지 게 된다고 함)을 통해서 그 위치가 유지된다. 55) 다섯째, 전륜성왕은 德 의 상징인 윤보를 앞세우고, 4 大 州 ( 東 勝 身 州 南 贍 部 州 西 牛 貨 州 北 俱 盧 州 ) 56) 를 귀속시키며 최후로는 忉 利 天 에 올라가서 帝 釋 天 과 半 分 座 한다. 57) 이 중 첫째와 다섯째는 전륜성왕이 불교의 이상군주이기 때문에 기술되는 내용으로 이해된다. 또 둘째의 전륜성왕이 찰제리 종족이라 는 것은, 인도의 신분제적인 관점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핵심이 되 는 것은 셋째와 넷째이며, 이 중 輪 寶 의 성취가 가장 중요한 측면이 된다. 윤보는 곧 千 輻 日 輪 의 형상으로 修 德 한 찰제리왕이 齋 戒 하고 보름 날 正 殿 에 오르면, 동방의 58) 허공에서 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윤보 52) 阿 毘 達 磨 俱 舍 論 12, 分 別 世 品 第 三 之 五 ( 大 正 藏 29, p.64 中 ). 53) 雜 阿 含 經 27, 七 二 二 ( 大 正 藏 2, p.194 上 ) ; 阿 毘 達 磨 俱 舍 論 12, 分 別 世 品 第 三 之 五 ( 大 正 藏 29, p.64 下 ). 54) 中 阿 含 經 15, ( 七 ) 王 相 應 品 轉 輪 王 經 第 六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520 下 ). 55) 같은 책, p.520 中 下. 56) 定 方 晟 著, 須 彌 山 と 極 樂 - 佛 敎 の 宇 宙 觀, ( 東 京 : 講 談 社, 昭 和 54), p.54. 57) 中 阿 含 經 11, ( 六 ) 王 相 應 品 四 洲 經 第 三 ( 初 一 日 誦 ) ( 大 正 藏 1, p.495 中 ) ; 增 壹 阿 含 經 8, 安 般 品 之 二 - 六 ( 大 正 藏 2, p.584 中 ). 58) 東 方 에서 輪 寶 가 오는 것은 印 度 文 化 의 東 向 崇 拜 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 된다. 大 唐 西 域 記 1, ( 大 正 藏 51, p.869 中 下 ), 三 主 之 俗 東 方 爲 上 其 居 室 則 東 의 성취방법과 이의 성취양상은 中 阿 含 經 권15의 王 相 應 品 轉 輪 王 經 에서, 堅 念 轉 輪 聖 王 이 출가한 후 頂 生 太 子 에게 전륜성왕의 성취에 대해서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 이를 적시해보면 다 음과 같다. 부친인 堅 念 王 仙 人 (견념전륜성왕의 출가 후 칭호임)이 다시금 아들에 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법을 관찰하는 것을 법답게 하고, 법을 행하 는 것을 법답게 하라. 云 云 만일 네 나라 중에 빈궁한 자가 있거 든, 마땅히 재물을 내어서 그를 넉넉하게 구휼해 주라. 천왕이여, 이것 을 (전륜성왕을) 상속하는 법이라고 이르니, 너는 마땅히 잘 배울지니 라. 네가 잘 배워서 마치고 난 뒤의 15일에 해탈을 쫓는 것을 설할 때, 목욕재계하고 정전에 오르면 저 신성한 윤보는 반드시 동방에서 올 것 이다. 윤보에는 천폭이 있어 일체가 구족되어 있는데, 청정하고 자연하 여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며, (그) 빛깔은 화염과 같아서 광명이 찬란 하다. 59) 이를 통해서 우리는 윤보의 성취가 수덕의 결과에 따른 신이한 감 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윤보의 출현 다음으로 7보 중 남은 象 寶 馬 寶 珠 寶 女 寶 (혹 玉 女 寶 ) 居 士 寶 (혹 主 藏 寶 ) 主 兵 臣 寶 (혹 將 軍 寶 )도 획득하게 된다. 60) 윤보 이하의 6보들도 공히 수덕에 의한 상응의 결과이지 인위적인 산물은 아니다. 즉, 전륜성왕의 7 寶 는 모두 闢 其 戶 旦 日 則 東 向 以 拜 人 主 之 地 南 面 爲 尊 59) 中 阿 含 經 15, ( 七 ) 王 相 應 品 轉 輪 王 經 第 六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521 上 ), 父 堅 念 王 仙 人 復 告 子 曰 汝 當 觀 法 如 法 行 法 如 法 云 云 若 汝 國 中 有 貧 窮 者 當 出 財 物 以 給 恤 之 天 王 是 謂 相 繼 之 法 汝 當 善 學 汝 善 學 已 於 十 五 日 說 從 解 脫 時 沐 浴 澡 洗 昇 正 殿 已 彼 天 輪 寶 必 從 東 方 來 輪 有 千 輻 一 切 具 足 清 淨 自 然 非 人 所 造 色 如 火 焰 光 明 昱 爍 60) 雜 阿 含 經 27, 七 二 二 ( 大 正 藏 2, pp.194 上 -195 上 ) ; 長 阿 含 經 18, 第 四 分 世 記 經 轉 輪 聖 王 品 第 三 ( 大 正 藏 1, pp.119 中 -121 中 ).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09 110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수덕의 상응물인 동시에 수덕 성취의 상징인 것이다. 전륜성왕은 7보의 성취이후 허공에서 자전하는 윤보를 앞세우고 4 대주를 주유한다. 이때 이르는 곳마다 그 덕에 의해 지역의 왕과 인 민들은 스스로 귀순하게 된다. 이로써 4대주는 통일되고, 전륜성왕은 이러한 인간계의 태평성세를 바탕으로 마침내 수미산에 올라가 도리 천의 제석천과 반분좌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전륜성왕은 수덕을 통해서 백성을 德 化 하는 대상이지 패권자나 일방적인 지배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불교의 군주론에는 지배적인 구조가 나타나지만 이는 약자의 보호와 화합적 가치를 내포하는 것이다. 이는 전륜성왕에 의한 평화적인 세계 통일 을 통해서도 단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또 여기에는 백성들을 덕에 의 해 여법으로 교화한다는 측면도 살펴진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전륜 성왕의 행위 역시 정법의 수호 와 승단의 화합 이라는 관점과 일치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을 통해서 우리는 불교의 군주론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불교의 군주론은 여법과 화합의 강조라는 점에서, 승단의 운영방식에서 중요시하는 측면과 정확하게 일치된다. 그러므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역으로 승단의 좌장 역시 불교의 군주 론에서처럼 약자를 보호해서 화합승을 도모하며, 정법을 보호하여 승 단을 바른 길로 이끌어가야 하는 존재라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불교의 군주론에서 나타나는 덕목이 승단의 좌장에게도 요구 되는 가치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불교는 속세 와 분기된 승단문화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불교의 군주론 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자를 상호 연결되는 이해구 조에서 파악해도 큰 문제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승단의 좌장 에게 요구되는 가치가, 불교 군주론에서의 군주에게 요청되는 덕목과 상통한다는 점에서, 양자를 연결시켜 이해해도 무리는 없다고 하겠다. 특히 전륜성왕은 女 人 五 障 說 등에서 붓다와 더불어 인간을 대표하는 존재라는 점. 61) 또 붓다의 일생이 전륜성왕의 이상성과 상당부분 중 첩된다는 점 62) 을 고려해 볼 때,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교 의 군주론을 통해서, 교단의 운영과 관련된 좌장의 위치와 방식에 관 해서도 충분한 시사점을 확보해 볼 수가 있게 된다. 2. 當 自 熾 燃 熾 燃 於 法 과 小 小 戒 폐지의 문제 長 阿 含 經 권2 遊 行 經 의 當 自 熾 燃 熾 燃 於 法 가르침은 붓다가 바이샬리에서 마지막 안거를 한 직후, 아난의 교단운영 및 승계자 문 제와 관련해서 나온 것이다. 63) 흔히 自 燈 明 法 燈 明 으로 널리 알려진 이 가르침은, 등불 과 섬 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는 dīpā가 섬으로 번 역되어야 하는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등불로 오역되었다는 견해가 있 다. 64) 인도와 같은 경우는 우기가 되면 평야지대가 주기적으로 침수한다. 이때 고지대가 마치 섬과 같은 양상으로 변모하게 되는데, 이를 피난 섬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雜 阿 含 經 권2에서는 이를 洲 로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65) 즉, 이 구절에서 dīpā는 우기 때의 고지대를 가리키는 61) 中 阿 含 經 28, 林 品 瞿 曇 彌 經 第 十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607 中 ). 62) 붓다와 轉 輪 聖 王 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廉 仲 燮 의 붓다 탄생의 예언 에 관한 고찰, 佛 敎 學 硏 究 제12호(2005), pp.491-517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63) 長 阿 含 經 2, ( 二 ) 第 一 分 遊 行 經 第 二 初 ( 大 正 藏 1, p.15 上 中 ). 64) 李 秀 昌 ( 摩 聖 ), 自 燈 明 法 燈 明 의 번역에 대한 고찰, 佛 敎 學 硏 究 제6호 (2003), pp.159-182. 65) 雜 阿 含 經 의 이 부분은 붓다의 교단 운영과 관련해서 설해진 것이 아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11 112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것으로, 생명의 피난처가 되는 섬 같은 지형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 게 놓고 본다면, dīpā를 등불로 번역한 한역은 분명 오역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늘날과 같이 문화상대적인 관점이 정립된 시대에는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지만, 과거 중국의 역경가들이 이를 중국인들에 게 납득시킨다는 것은 시대적인 여건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처라는 내용의 의미를 살려서 중국적인, 상응개념과 보다 가까운 등불로 번역한 것일 수도 있다. 즉, 판단오류가 아닌 의도된 오역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부분은 비유와 관련된 것인데, 비유는 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리 역시 충분한 타당성을 확보한다. 당자치연 치연어법의 가르침은 승단에는 통솔자가 없으며, 이 부분 은 붓다 역시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언급과 연관된다. 그러므로 스스로에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는 논리가 가능한 것이 다. 66) 당자치연 치연어법은 일견 소속원 개인의 자율성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승가가 현전승가를 통한 단체라는 측면에 우리는 유의할 필 니라, 단순히 제자들을 가르치는 부분이다( 雜 阿 含 經 2, 三 六, 大 正 藏 2, p.8 上, 住 於 自 洲. 住 於 自 依. 住 於 法 洲. 住 於 法 依. ). 붓다는 이 외에도 사 리불 목건련의 열반으로 교단이 동요하자 이때도 유사한 가르침을 설 하신다( 雜 阿 含 經 24, 六 三 八 六 三 九, 大 正 藏 2, pp.176 中 -177 中 ). 그러 나 遊 行 經 의 경우는 교단운영 및 승계자 문제와 관련해서 나온 것이 라는 점에서, 붓다의 교단운영과 관련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66) 李 秀 昌 ( 摩 聖 ), 自 燈 明 法 燈 明 의 번역에 대한 고찰, 佛 敎 學 硏 究 제6호 (2003), p.179, 붓다가 아난에게 전하려고 했던 가르침은 아주 명백하다. 아난은 슬프고 괴로웠다. 그는 위대한 스승이 죽은 후에는 그의 가르침 을 따르던 무리들이 고독하고 의지할 곳이 없으며, 안식처가 없고 지도 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붓다는 그를 위로하고 용기와 자신을 불 어넣어 주면서 그들이 그들 자신에게 그가 가르친 법에 귀의하지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요가 있다. 불교 수행자로서의 개인이란, 완전히 독립된 개인이 아니 라 현전승가 속의 개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 게 되면 당자치연 치연어법에서의 自 洲 는 현전승가와 관련된 승단화 합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가 있다. 이는 또 法 洲 를 여법적인 측면과 연관시켜 이해되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즉, 교단의 통솔자를 세우지 않는 대신에 붓다가 제시한 당자치연 치연어법의 가르침은, 결국 화 합승과 여법적인 측면으로도 이해될 수가 있는 것이다. 당자치연 치연어법의 가르침과 연관되어 생각될 수 있는 또 다른 것으로는 小 小 戒 ( 雜 碎 戒 微 細 戒 細 微 戒 )의 폐지 문제가 있다. 소소 계의 문제는, 1차 결집과 관련해서 아난과 마하가섭의 대립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논점이 된다. 67) 실제로 아난과 같은 경우 우바리의 율 장결집 직전에 소소계 문제를 제기하여 율 결집의 당위성을 흔들고 있으며, 마하가섭 역시 소소계의 한계와 관련하여 아난을 힐책하고 있다. 68) 붓다의 열반에서부터 1차 결집과 관련해 아난과 마하가섭의 충돌양상은 여러 가지가 확인된다. 69) 그러나 소소계의 문제처럼 두 67) 四 分 律 54, 集 法 毘 尼 五 百 人 ( 大 正 藏 22, pp.967 中 -968 上 ) ; 五 分 律 30, 第 五 分 之 九 五 百 集 法 ( 大 正 藏 22, pp.191 上 -191 下 ) ; 十 誦 律 60, 五 百 比 丘 結 集 三 藏 法 品 第 一 ( 大 正 藏 23, p.449 中 下 ) ; 摩 訶 僧 祇 律 32, 明 雜 跋 渠 法 之 十 ( 大 正 藏 22, pp.492 下 -493 上 ) ; Vinaya-Piṭaka, cullavagga, 11 五 百 犍 度, pp.287-288 ; 尹 炳 植, 初 期 佛 敎 의 成 立 硏 究 Ⅰ, 佛 敎 學 報 제30호(1993), pp.91-118 ; 李 慈 郞, 小 小 戒 에 관한 論 爭, 佛 敎 評 論 통 권24호(2005), pp.348-349. 68) 四 分 律 54, 集 法 毘 尼 五 百 人 ( 大 正 藏 22, p.967 中 ) ; 五 分 律 30, 第 五 分 之 九 五 百 集 法 ( 大 正 藏 22, p.191 中 下 ) ; 十 誦 律 60, 五 百 比 丘 結 集 三 藏 法 品 第 一 ( 大 正 藏 23, pp.449 中 -450 上 ) ; 摩 訶 僧 祇 律 32, 明 雜 跋 渠 法 之 十 ( 大 正 藏 22, pp.492 下 -493 上 ) ; Vinaya-Piṭaka, cullavagga, 11 五 百 犍 度, pp.287-288 ; 塚 本 啓 祥 著, 初 期 佛 敎 敎 團 史 の 硏 究, ( 東 京 : 山 喜 房 佛 書 林, 昭 和 55), pp.190-200. 69) 廉 仲 燮, 破 僧 伽 에 대한 불교교단사적 관점에서의 고찰- 進 步 와 保 守 의 충돌양상을 중심으로, 宗 敎 硏 究 제50집(2008), pp.308-314 ; 廉 仲 燮, 律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13 114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사람에게 동시에 언급되는 측면은 없다. 이런 점에서 소소계 문제는 매우 중요한 핵심적인 논점이라고 하겠다. 소소계 문제는 결국 소소계의 한계문제로 확대되고, 이의 불확실성 으로 인하여 마하가섭에 의해 전체 율을 묵수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다. 그런데 이 소소계 문제가 당자치연 치연어법과 의미적인 연관성 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냐하면, 소소계의 폐지라는 측면이 승단 소속원의 개인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율과 같은 승단의 기준을 개인의 판단에 의해서 변화시 킬 수 있다면, 이는 승단전체가 붕괴되는 일이 된다. 또 앞서도 언급 한 것처럼, 불교교단은 개인이 독립하는 구조가 아닌 현전승가를 통 해서 단체로 묶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개인적인 관점으 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러므로 이는 승단전체 혹은 현 전승가의 탄력성과 관련된 문제로 판단된다. 그런데 당자치연 치연어 법을 통해서 교단의 전체 통솔자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 면, 이것은 승단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전승가와 관련된 운영문제 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붓다 만년에 있어서 승단의 운영방식 및 제도와 관련해서 가장 큰 사건은 제바달다의 破 僧 伽 이다. 70) 제바달다가 이때 주장한 5 法 은 두 藏 의 의미와 僧 侶 法 의 당위성 고찰, 佛 敎 學 報 제61집(2012), pp.387-390 70) 破 法 輪 僧 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四 分 律 4, 十 三 僧 殘 法 之 三 ( 大 正 藏 22, p.594 上 中 ) ; 五 分 律 3, 第 一 分 之 二 第 七 事 ( 大 正 藏 22, p.19 上 ) ; 五 分 律 25, 第 五 分 初 破 僧 法 ( 大 正 藏 22, p.164 中 ) ; 十 誦 律 4, 十 三 僧 殘 法 之 餘 ( 幷 二 不 定 法 ) ( 大 正 藏 23, p.24 下 ) ; 十 誦 律 36, 雜 誦 第 一 ( 調 達 事 上 ) ( 大 正 藏 23, p.259 下 ) ; Vinaya-Piṭaka, suttavibhaṅga, saṃghādisesa10, pp.171-172 ; Vinaya-Piṭaka, cullavagga, 7 破 僧 犍 度, pp.196-197 ; 善 見 律 毘 婆 沙 13, ( 大 正 藏 24, p.768 中 下 ) ; 破 僧 事 10, ( 大 正 藏 24, p.149 中 ) ; 破 僧 事 11, ( 大 正 藏 24, p.153 中 ) ; 毘 尼 母 經 4, ( 大 正 藏 24, p.823 上 ) ; 經 律 異 相 21, 調 達 就 佛 索 衆 不 得 翻 失 眷 屬 五 ( 大 正 藏 53, p.115 上 ) ; 出 曜 經 16, 忿 怒 品 第 十 五 타행과 관련될 수 있는 엄격성과, 인도전통 수행문화에 기반을 둔 보 수성이다. 71) 이에 대해서 붓다는 중도주의의 유연성을 통해 제바달다 의 주장을 비판한다. 72) 이렇게 놓고 본다면, 당자치연 치연어법이나 소소계 문제는, 교단의 자율성과 관련된 붓다의 중도주의적인 의지천 명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붓다의 열반 후 교단의 주도권이 보수주의자인 마하가섭에게 로 넘어가고, 또 마하가섭이 교단의 통솔권자처럼 행동한다는 점 73) 에 서, 당자치연 치연어법이나 소소계 문제는 충분한 타당성을 확보한다. 즉, 이는 붓다 만년의 보수주의적인 반동에 붓다가 중도적인 유연성 을 재천명한 것으로 이해될 수가 있다는 말이다. 붓다는 열반에 즈음해서 대도시를 피하고 시골을 전전하며, 열반도 쿠시나가라처럼 궁벽한 장소에서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붓다를 25년간이나 시봉하며 붓다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던 아난조차도, 대 도시에서 열반하시는 것이 어떠냐고 할 정도이다. 74) 이렇게 놓고 본 다면, 붓다의 열반과 관련해서 교단에 통솔권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 大 正 藏 4, p.696 中 ) ; 廉 仲 燮, < 第 3 章. 破 僧 伽 의 전개양상>, 律 藏 의 破 僧 事 硏 究, (서울: 成 均 館 大 博 士 學 位 論 文, 2007), pp.115-175 ; 佐 々 木 閑 著, 破 僧 定 義 の 轉 換, インド 佛 敎 変 移 論 -なぜ 佛 敎 は 多 樣 化 したのか, ( 東 京 : 大 藏 出 版, 2000), pp.58-76. 71) 廉 仲 燮, 提 婆 達 多 의 5 法 고찰Ⅰ-5 法 중 衣 와 住 의 항목을 중심으로, 韓 國 佛 敎 學 제50집(2008), pp.7-38 ; 廉 仲 燮, 提 婆 達 多 의 5 法 고찰Ⅱ -5법 중 食 의 항목을 중심으로, 韓 國 佛 敎 學 제52집(2008), pp.33-66. 72) 廉 仲 燮, 提 婆 達 多 5 法 의 성립배경 고찰-5법의 내포의미와 관점차이를 중심으로, 哲 學 硏 究 제112집(2009), pp.103-136. 73) 摩 訶 僧 祇 律 32, 明 雜 跋 渠 法 之 十 ( 大 正 藏 22, p.492 中 ), 時 尊 者 大 迦 葉 言 我 是 世 尊 長 子 我 應 闍 維 是 時 大 衆 皆 言 善 哉 即 便 闍 維 74) 中 阿 含 經 14 ( 六 八 ) 王 相 應 品 大 善 見 王 經 第 四 ( 第 二 小 土 城 誦 ) ( 大 正 藏 1, p.515 中 ), 更 有 餘 大 城 一 名 瞻 波 二 名 舍 衛 三 名 鞞 舍 離 四 名 王 舍 城 五 名 波 羅 奈 六 名 加 維 羅 衛 世 尊 不 於 彼 般 涅 槃 何 故 正 在 此 小 土 城 諸 城 之 中 此 最 為 下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15 116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붓다의 가르침은, 붓다의 실천행동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된다고 할 수 있다. 또 당자치연 치연어법이 교단의 통솔자를 부정하고 화합승과 여법 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소소계에 대한 언급은 전체 통솔권자가 없는 불교교단의 현전승가에 있어서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이 라고 할 수가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붓다의 교단운영방식과 그 지향점에 대한 또 다른 일단의 인식을 확보해 보게 된다. 즉, 화합승 과 정법수호와 관련된 현전승가의 자율성 부여 를 인지해 볼 수가 있 는 것이다. Ⅴ. 結 論 이상을 통해서 우리는, 붓다의 율 제정의 의미와 그 속에 흐르는 승가의 화합성과 여법의 강조라는 관점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붓다와 불교승가에서의 지도자는, 힘으로 군림하는 자가 아닌 약자를 배려하고 정법으로 인도해 가는 사람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인지해 볼 수가 있게 되었다. 물론 이와 함께 소속원들 역 시 화합해야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즉, 불교승단 제도의 특징은 좌장의 덕과 소수에 대한 설득 그리고 소속원들의 화합을 중시하는 양보정신 이라고 하겠다. 이 외에도 우리는 붓다의 유지를 통해서, 율 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유연성의 가치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 도 보다 精 緻 한 관점을 수립해 보게 된다. 그러나 인도문화권과 중국문화권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며, 또 과거의 시대와 오늘날의 현대는 단순변화로 말하기에는 너무 큰 차이가 내포하고 있다. 율은 과거의 유산으로도 물론 훌륭하다. 그러 나 제도라는 것이 승단과 함께하는 가치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늘 날의 승단에 있어서도 제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율의 존재가 치는 더 한층 배가 될 것이다. 오늘날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현전승가의 영역이 과거와 같은 관점에서만 규정될 수 없다. 또 율이 승단운영의 제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승려법>이나 청규와의 관계설정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만 한다. 즉,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관점에 의해서 새로운 통체적인 제 도정비가 요청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절대 변화 해서는 안 되는 가치가 있다. 그것은 붓다가 율을 제정하고 승단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인식해 볼 수 있는 근본정신이다. 그러므로 이를 바탕으로 율의 형식적인 부분의 수정과 내용의 승계문제에 대해서, 오늘날의 승단은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터전을 확보해야만 한다. 또 제도는 목적에 복무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분명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목적에 매몰되는 경우가 발생해서 도 안 된다. 즉, 율은 깨달음이라는 불교적인 목적에 복무해야하지만, 이에 종속될 경우 윤리기준이 붕괴되는 문제가 초래된다. 특히 깨달 음이라는 것이 주관성을 배경으로 성립하는 가치라는 점에서, 이는 다종교사회 속에서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도 인지해야만 한다. 즉, 절대진리의 관점에서 윤리적인 상대성의 존 립에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율은 수단이라는 제한적인 측면 속에서도 목적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오늘 날에 있어서 율의 가장 큰 존재의의라고 하겠다. 또 종교에 있어서 제도는 권력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도는 성립배경과 관련하여 권력과 유착되는 속성을 가진다. 그러나 종교제 도는 권력이 아닌 종교의 목적을 지향해야만 한다. 불교제도와 같은

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17 118 大 覺 思 想 제19집 (2013.6) 경우 이것은 당연히 깨달음 과 붓다의 정신 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 한 지속적인 환기가 요청된다. 이렇게 되어야만 우리는 붓다의 근본 정신 속에서, 화합의 가치를 상기하며 승단의 발전을 도모할 수가 있 게 되는 것이다. 참고문헌 闍 那 崛 多 等 譯, 起 世 經, 大 正 藏 1. 白 法 祖 譯, 佛 般 泥 洹 經, 大 正 藏 1. 法 立 法 炬 譯, 大 樓 炭 經, 大 正 藏 1. 達 摩 笈 多 譯, 起 世 因 本 經, 大 正 藏 1. 瞿 曇 僧 伽 提 婆 譯, 中 阿 含 經, 大 正 藏 1. 不 載 譯 人 附 東 晉 錄, 般 泥 洹 經, 大 正 藏 1. 佛 陀 耶 舍 竺 佛 念 譯, 長 阿 含 經, 大 正 藏 1. 求 那 跋 陀 羅 譯, 雜 阿 含 經, 大 正 藏 2. 瞿 曇 僧 伽 提 婆 譯, 增 壹 阿 含 經, 大 正 藏 2. 闍 那 崛 多 譯, 佛 本 行 集 經, 大 正 藏 3. 地 婆 訶 羅 譯, 方 廣 大 莊 嚴 經, 大 正 藏 3. 竺 佛 念 譯, 出 曜 經, 大 正 藏 4. 慧 嚴 等 譯, 大 般 涅 槃 經, 大 正 藏 12. 佛 陀 耶 舍 竺 佛 念 等 譯, 四 分 律, 大 正 藏 22. 陀 跋 陀 羅 法 顯 譯, 摩 訶 僧 祇 律, 大 正 藏 22. 佛 陀 什 竺 道 生 等 譯, 彌 沙 塞 部 和 醯 五 分 律, 大 正 藏 22. 失 譯, 薩 婆 多 毘 尼 毘 婆 沙, 大 正 藏 23. 弗 若 多 羅 羅 什 譯, 十 誦 律, 大 正 藏 23. 義 淨 譯, 根 本 說 一 切 有 部 毘 奈 耶, 大 正 藏 23. 失 譯, 毘 尼 母 經, 大 正 藏 24. 義 淨 譯, 根 本 說 一 切 有 部 毘 奈 耶 破 僧 事, 大 正 藏 24. 龍 樹 造, 鳩 摩 羅 什 譯, 大 智 度 論, 大 正 藏 25. 五 百 大 阿 羅 漢 等 造, 玄 奘 譯, 阿 毘 達 磨 大 毘 婆 沙 論, 大 正 藏 27. 世 親 造, 玄 奘 譯, 阿 毘 達 磨 俱 舍 論, 大 正 藏 29. 玄 奘 著, 辯 機 撰, 大 唐 西 域 記, 大 正 藏 51. 僧 旻 寶 唱 等 集, 經 律 異 相, 大 正 藏 53. 智 昇 撰, 開 元 釋 敎 錄, 大 正 藏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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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화합정신 강조와 그 현대적 의의 / 염중섭(자현) 123 decision-making system. Through this, we can recognize that the essence of Buddha's vinaya establishment is the samagga-samgha and the conformity. Finally, chapter IV deals with Buddhist Monarchy Theory and Buddha's Legacy in Samgha Management. In that the Buddhist monarchy theory is a structure derived from the samgha conception, it can reveal the viewpoints of Buddha and samgha about the power. Therefore, this can help us complement the conception of vinaya and at the same time re-consider the roles of samgha leaders. The system can have its vitality through the change. It means that the system is a limited truth available only in a specific society. In this respect, it will be a very meaningful effort to review the fundamental spirit of Buddha and to revive the flexibility of vinaya. Key words vinaya-piṭaka, control of vinaya, ten profits of control commandments, Samagga-samgha, sala-kaga-ha-paka, contention affair, 7 methods to stop contentions(adhikaranasamatha), monarcy theory of Buddhism 논문투고일 : 13. 03. 04 심사완료일 : 13. 05. 30 게재확정일 : 13. 0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