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과소득분배 1 * 원승연명지대학교경영학과교수 (sywon@mju.ac.kr) 전세계적으로소득분배의불평등이확산되면서주요경제적이슈로부각되고있다. 정부는이를완화시키기위해저소득계층에대한신용공급을늘리는서민금융지원정책을주요정책수단으로활용하고있다. 그러나가계부채의증가가소득불균형을완화시키기보다는저소득층의파산을유발해오히려소득불균형이확대되는부작용을가져왔다는연구결과도적지않다. 필자가한국의가계부채와소득분배간의관계를지니계수와에스테반-레이지수로추정한연구결과도이와크게다르지않았다. 정부는채무상환능력이부족한가계에대한과도한신용공급이오히려후생을악화시킬수도있다는가능성을염두에두고보다진정성있는서민금융정책에대한고민을해야한다. 소득분배의불평등확산이경제적이슈로부각 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이후전세계적으로소득분배의불평등확산이중요한경제적이슈가되고있다. 이는우리나라에서도마찬가지이다. 그리고정부는소득분배의불평등을완화시키는차원에서금융정책을소득분배정책의주요수단으로서활용하고있다. 현재정부는상대적으로소득이 정부는서민금융정책을소득분배정책의수단으로활용 낮은계층의금융접근성을확대하고금융비용을낮추기위해다양한정책금융제도를수립및집행하고있다. 최근가계의금융부채현황을보면, 상대적으로저소득층이차지하는금융부채비중이높아지고있어이러한정부의서민금융지원이실제적으로도확대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 서민금융정책이소득분배에미치는효과 이러한서민금융정책이소득분배를개선할수있다고판단하는근거는금융시장에서소외되어있는저소득층에게금융이용가능성을높여줌으로써이들의미래소득개선에기여할수있다는사고에기초한다. 즉저소득층이차입을통하여확보한유동성을이용하여자신들의미래소득을증가시킬수있는능력과역량을개선할수있다고보기때문이다. 설령그러한경우가 서민금융지원혜택이차입비용을상쇄할만한미래소득을창출하는지가중요 아니더라도항상소득가설에입각한다면, 저소득층에대한신용공급증가는 1 * 본고의 내용은집필자개인의견으로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공식적인견해가아님을밝힙니다. 제 5 권 36 호 2015.9.14~9.20 1
소득변동성확대로인하여발생할수있는소비변동성확대로인한부작용 을완화하는데이용함으로써, 즉 소비평탄화 에기여함으로써저소득층의 후생을증가시킬수있다. 결국서민금융지원이소득분배를개선한다면, 그전제는서민금융지원의혜택을받은저소득층이차입으로인한비용을상쇄할만한소득을미래에창출할수있다는점에있다. 그러나그와반대로차입으로인한미래의금융비용부담을감당할정도로미래소득이증가하지않는다면, 소득불균형은단기적으로는저소득층의소비를확대할지는모르지만장기적으로는소득불균형을더욱심화시킬요인으로작용할지도모른다. 미국의과거사례는서민금융지원이오히려소득불균형을확대한것으로나타나 이와관련하여미국의금융정책에대한연구결과는우리에게중요한시사점을제공하고있다. 미국은 1990년대이후국민들의복지확대라는관점에서가계의주택구입을지원하고, 이를위하여저소득층의금융접근성을확대하는정책을실시하였다. 미국의서브프라임모기지도이러한정책을 배경으로발생한것임은주지하는사실이다. 그러나지금까지의연구결과를보면, 대체적으로가계부채의증가가소득불균형을완화시키기보다는오히려확대시킨요인으로작용했다는연구결과들이적지않다. 가령 Betrand and Morse(2013) 은중산층이부채를확대한이후소득이증가하지않았을뿐만아니라, 가계부채가증가한지역에서가계의파산확률이높아졌음을보여주었다. 그리고여러학자들이미국에서의가계부채는적정수준이상으로과도하게공급되었음을지적하기도하였다 (Aguiar and Bils (2012), Kumhof et al. (2013) 및 Coibion et al. (2014) 참조 ). 즉과도한금융부채를차입한저소득층의파산등으로인하여, 오히려소득불균형이확대되는결과로귀결되었다는것이다. 한국, 가계부채확대의소득분배개선효과는? 가계부채와소득분배간의관계를불평등지수로추정 필자는한국에서의가계부채와소득분배간의관계를불평등지수를이용하여살펴보았다. 한국의경우자료의제약으로인하여가계부채와소득분배간의관계를종합적으로분석하는데한계가있지만, 기존에활용할수있는자료를통해서판단할경우가계부채가소득불균형의개선에도움이되지 않는것으로나타났다. 2 하나금융경영연구소 Weekly Hana Financial Focus
이를구체적으로살펴보면다음과같다. 가계부채가소득증가에기여한다면, 그것은근로소득및자산소득을포괄하는경상소득증가로나타날것이다. 반대로가계부채는소득증가여부와별개로금리나만기에따라연간지불해야할이자비용이나원금상환부담을유발한다. 따라서금융부채로인한비용부담을감안할때, 가계가실제이용할수있는소비재원은경상소득이라기보다는경상소득에서이자비용과원금상환액을차감한가처분소득이될것이다. 이러한점에서필자는통계청과한국은행이조사, 발표하는가계금융복지조사패널자료를이용하여소득유형을경상소득과이자비용과원금상환액을합한원리금차감후가처분소득으로구분하고, 각각의수치를소득계층별로계산하였다. 소득계층을 10분위로구분하고지니계수 1 를구해보면, 2012년의경우경상소득을기준으로할때지니계수값은 0.3580이었으나원리금상환액을차감한가처분소득을기준으로할경우지니계수값은 0.3968로소득분배불균형이더욱심화되는것으로나타났다. 또한그추세도경상소득과원리금상환을차감한가처분소득이상이하게나타났다. 경상소득을기준으로한 2014년지니계수값은 0.3534로 2012년보다개선된양상을보였으나, 원리금차감후가처분소득을기준으로한 2014년지니계수값은 2012년의 경상소득기준과달리가처분소득기준의지니계수는최근 3년간높아진것으로나타나소득불평등도가악화된것으로추정 0.3968 보다훨씬높아진 0.4415 로나타나금융부채의원리금부담을감안할 때소득불평등도는훨씬악화되는것으로추정되었다. 이점은소득양극화지수인에스테반-레이지수 (ER지수) 2 값을비교해보아도마찬가지로나타났다. 경상소득을기준으로한에스테반-레이지수 ( 알파값을 1.3으로가정 ) 값은 2012년과 2014년각각 0.3556과 0.3544로나타났다. 반면원리금차감후가처분소득을기준으로한그값은 2012년과 2014년 ER지수도최근 3년간소득양극화가진행되었음을증명 각각 0.3977과 0.4426으로추정되었다. 이러한계산결과는가계부채의원리금상환을고려할경우소득분배불평등도가오히려심화될뿐만아니라, 이러한소득불평등도의추세가지난 3년동안확대되었음을보여주고있다. 1 빈부격차와계층간소득분포의불균형정도를나타내는수치로서 0~1 사이의값을가지며, 0 에가까울수록소득분배의불평등정도가낮다는것을의미 ( 편집자주 ) 2 에스테반 - 레이 (ER) 지수는특정소득계층으로소득이집중되는정도를나타내는지수로서값이커질수록양극화가심화되는것을의미. ER 지수산출에있어중요한알파 (0 과 1.6 사이 ) 는양극화에대한사회의민감도를나타내며알파가 0 인경우 ( 양극화에무관심 ) 에는 ER 지수와지니계수가동일 ( 편집자주 ) 제 5 권 36 호 2015.9.14~9.20 3
저소득층의소득대비가계부채부담이상대적으로컸던데기인 이처럼가계부채부담을감안할때소득분배불평등도가심화된것은이기간동안저소득층의소득대비가계부채부담이고소득층에비하여매우컸기때문이었다. 차입가구만을대상으로할경우가장소득이낮은 1분위의부채금액은 2012년소득대비 2.21배에서 2014년 2.94배로급증하 였다. 반면, 가장소득이높은계층인 10분위의소득대비부채비율은 2012년 1.19배에서 2014년 1.32로소폭높아진것으로나타났다. 전반적으로소득대비부채금액이증가하는상황에서도저소득층의소득대비부채비중이훨씬증가하였던것이다. 그결과 2014년의경우가장소득이낮은 1분위가계의경상소득대비원금상환액은 30% 정도로서가장소득이높은 10분위가계의 14.3% 보다두배이상높은원금상환부담을갖게되었다. 이는결국 1분위계층에서실제소비에이용하는가처분소득이다른계층에비하여경상소득대비가장큰폭으로감소했음을의미한다. 정치적목적에의한과도한금융지원추세 채무상환능력이부족한가계에대한신용공급은오히려후생을악화시킬가능성을염두에둬야 물론 3년간의수치만으로저소득층에대한금융지원이소득분배를악화시킨다는것을단정할수는없다. 그러나이러한소득분배지수의추세는적어도저소득층에대한금융지원이다른소득분배정책과달리소득분배를직접적으로개선하는효과를유발하지는않는다는점을시사한다. 그것은무엇보다도금융지원이보조금을일방적으로제공하는것이아니라상환을 전제로한유동성공급이라는특성을갖고있기때문이라고할수있다. 즉금융지원은차입자가원금을상환한다는전제로이루어지는것이기때문에, 채무상환능력이없는가계에대한지원이오히려이들의후생을악화시킬가능성이존재한다. 그런점에서정부가소득분배정책차원에서금융지원을확대한다는것을마냥긍정적으로받아들이기어려운것이다. 특히저소득층이고소득층에비해서상환능력이부족함에도불구하고정책적지원으로과다한신용공급을받게되는경우, 금융지원이장기적으로는저소득층과고소득층후생의격차를더욱확대시키는작용을하게될것임은분명하다. 이러한부작용이있음에도불구하고세계적으로각정부는정치적목적으로인하여가계에대한금융지원정책을확대해왔다. Rajan(2010) 은소득불 4 하나금융경영연구소 Weekly Hana Financial Focus
균형이확대될수록사회적, 정치적으로양극화가심화되고, 그결과정부가 재정정책보다금융정책을통한소득재분배정책에치중하는경향이있음을 지적하였다. 왜냐하면조세등의재정정책은집행하기매우어려운반면, 정책수립및집행이용이한금융정책을정치적으로활용 금융정책의실행은상대적으로정책을수립, 집행하는데용이하기때문이라는것이다. 즉금융정책은전반적으로신용공급을확대하는것이기때문에어느경제주체가특별히반대할사항이존재하지않을뿐만아니라, 그책임소재가미래로이연되는것이어서그정책적시시비비가명확히가려지지않기때문이라는것이다. 그러므로소득불균형심화에따라심하게정치적압력을받은정치권과관료들이저소득층에대한신용공급을과도하게추진하는경향이있다는것이다. 물론 2008년금융위기에서나타났듯이, 이러한중산층및저소득층에대한신용공급정책이오히려이들의후생을하락시키고, 더나아가소득분배를악화시키는결과로귀결되었음은물론이다. 보다진정성있고책임있는서민금융정책에대한고민이필요 필자는최근서민금융정책이라는명목으로저소득층에대한과도한신용공급이한국에서도발생하고있는것이아닌가우려하고있다. 최근나타난가계의금융부채비용부담을감안한소득분배지수의악화경향은이러한우려를뒷받침하고있다. 신용공급정책은재정정책과달리상환능력 정책적실패의책임을미래로전가하거나회피하는수단이되어서는안돼 이부족한저소득층이후생증가의책임을전적으로부담하도록하는경향이있다. 그리고신용공급정책은정책적실패의책임을미래로전가하고회피하는수단으로사용될우려가존재한다. 정부의보다진정성있고책임있는서민금융정책이요청되는오늘이다. 제 5 권 36 호 2015.9.14~9.2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