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10 월호 pp.13~21 c 한국노동연구원 기획특집 2 - 정년제도 프랑스의퇴직연금제도개혁과퇴직연령연장 Special Feature 손영우 ( 프랑스파리 8 대학교정치학박사과정 ) 머리말 육아때문에직업활동을중단한여성들은 67세까지일을해야합니까? 18살부터일을시작한사람은 44년동안보험료를내야합니까? 9월 7일퇴직연금제도개혁반대시위를마치고저녁뉴스에초대받은프랑스민주노조 (CFDT) 대표프랑수아쉐레크 (François Chérèque) 가정부의법안이사회적불평등을심화시킬것이라고비판하면서던진문제제기였다. 이질문은현재프랑스의퇴직연금제도개혁을둘러싼갈등을상징한다. 정부가발표한예비법안은현재 60세인퇴직연령을 2011년부터한해에 4개월씩연장하여 2018년까지 62세까지로연장하는내용과, 연금가입기간부족에따른감액없이연금수급이가능한연령을현재 65세에서 67세로연장하는방안을골자로하고있다. 얼핏보면실업률이높은프랑스에서 일자리를더늦게까지보장하려는정부, 노년여가를요구하는근로자 로아이러니하게보일수있지만, 여기에서 퇴직연령연장 의의미는고용에서근로보장기간혹은근로가능기간의연장이아니라, 고용여부와무관하게퇴직연금의수급개시가가능한연령의연장이다. 프랑스의정년연장과관련된갈등은주요하게프랑스퇴직연금제도에서연금수급액의산정방식과관련한다. 이글에서는현재프랑스에서몸살을앓고있는정년연장갈등의이해를돕기위해, 프랑스퇴직연금제도, 정부의개혁방안, 노조와사회단체들의반응을정리한다. >> _13
프랑스퇴직연금제도와연령연장 프랑스의퇴직연금제도는첫째, 적립식체계 (système par capitalisation) 가아니라 세대간분배체계 (système par répartition) 이다. 이체계는세대간의연대에기본을둔것으로노동자가납부하는보험료는이전에근로하였던퇴직자의연금으로지출되며, 자신의연금은이후세대가납부할보험료로충당된다 1). 둘째, 이체계의관리는통합관리되는것이아니라직업군에따라분리하여관리된다. 대략, 민간부문, 공무원, 특별부문 ( 전기 가스공사, 철도공사, 지하철공사등 ), 자영업자, 농업종사자로구분되어 30개이상의연금이운영되고있다. 여기에서는현재주요하게논쟁이되는민간부문을중심으로한다. 셋째, 민간부문노동자의퇴직연금은 노령연금 이라일컫는기본연금 (régime de base) 과보충연금 (régime complémentaire), 추가연금 (régime supplémentaire) 으로구성된다. 모든노동자들은기본연금에가입하고, 보충연금의가입은직업의종류에따라결정되며, 노동자측이가입여부를선택할수없다. 앞의두연금은의무사항이라면, 마지막의추가연금은사용자의선택이다. 현재논쟁의대상이되고있는민간부문기본연금액산정에있어중요한요인은기준임금, 보 험가입기간 ( 노동기간 ), 가입기간을채우지못하였을때감액률이다. 1) 유럽대부분의나라에서는 세대간분배체계 가중심이며, 예외적으로네덜란드, 덴마크, 아일랜드가 적립식체계 를중심으로한제도를도입하고있다 (Laurent Caussat et Michèle Lelièvre, Les systèmes de retraite en Europe à l épreuve des changements démographiques, INSEE, 2004). 14_ 2010 년 10 월호 <<
퇴직연금지급액 = 기준임금 지급률 ( 가입분기수 / 의무분기수 ) 2) 기준임금 (salaire de base): 최고소득기간의임금을재평가한연평균소득으로보험료부과대상상한소득을초과할수없다. 자신의임금활동중최고치 25년간의평균 (1948년생이후 ) 을기준임금으로한다 3). 지급률 (taux): 보험료납부기간및수급개시연령에따라결정되고최고 50% 이며, 162분기 (40.5년) 4) 또는 65세에미달하는 1분기당 2.5% 씩 5) 감액된다. 둘중에높은것을가입자가유리한쪽을선택한다. 최저지급률은 25% 이다. 예를들어, 60세이면서지난 162분기동안보험금을납부한가입자는기준임금 50% (162/162) 이므로, 임금을최고로많이받았던 25년간의평균의 50% 를퇴직연금으로매달수령하게된다. 물론이것은민간부문일반퇴직연금제도에의한연금수령수준이고보충연금이나추가연금은포함되지않았으며, 이외의공무원이나공공기관을대상으로하는연금제도는이와산출방법이다르다. 여기에연금제도와관련된핵심요소가존재하는데, 그것은 수급개시최소연령 과 가입분기부족감액면제수급연령 이다. 먼저수급개시최소연령은근로를시작한연령과상관없이보험금수급이가능한최소연령으로현재 60세로규정되어있다. 가입분기부족감액면제수급연령이란일정정도이상의나이까지근로를하게되면가입분기와상관없이가입분기부족에따른감액없이연금을지급받을수있는연령이다. 현재는 65세로되어있다. 2) 이외에자녀수, 60세이후의근로등다른변수가존재하지만, 여기에서는이해를위해단순화해서설명한다. 3) 2008년이전에는 10년간의최고치의평균이던것이 25년으로확장되면서, 1948년생이전은 10년에서 25년까지출생연도에따라다양하게규정된다. 또한다른직업군의제도들은다른산출방식을채택한다. 가령, 공무원의경우, 기준임금산정을위해퇴직전마지막 6개월간의수당을제외한기본임금의평균으로산정한다. 4) 2008년부터매년점진적으로늘어서 2012년에 164분기, 41년으로연장된다. 5) 점차줄어서 2015년부터는 1.25% 로축소된다. >> _15
2010 정부의개혁안은지난 4월 14일발표된퇴직지도위원회 (Commission d orientation des retraites, COR) 보고서 6) 의재정상황전망에근거하고있다. 이보고서에따르면, 2010년에는 323억유로, 2020년에는 450억유로, 2030년에는 700억유로의적자가발생할것으로예상하고있다. 정부는이러한재정적자의발생원인을인구의노령화에두고있다. 즉 퇴직자가더욱많아지고, 더욱오래살기때문이다. 2006년에퇴직자 1명당보험금납부자수가 1.8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1.5 명로줄고, 프랑스에서 60세퇴직제도가도입된 1982년이후평균수명이 6.3세나증가하였다. 이러한인구변화에따라유럽의다른나라 ( 독일,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 도퇴직연령을상승시키는추세이다. 프랑스역시 2003년개혁을통해보험금납부기간이 37.5년에서 40 년, 그리고 2012년까지 41년, 2020년까지 41.5년으로연장될전망이다. 하지만현재납부기간의연장만으로퇴직연금제도의영속성을보장할수없는상황이므로추가개혁이요구된다 7) 는것이다. 지난 6월 16일정부는다음과같은개혁안을내놓았다. 연금수급개시최소연령 ( 퇴직연령 ) 의점진적연장 : 현재 60세를 2011년부터 6년간해마다 4개월씩연장하여 2018년까지 62세로늘린다. 가입분기부족감액면제수급연령 2년연장 : 현재 65세를 67세로연장한다. 장기근로 (carrières longues) 조항 : 18세이전부터근로를시작한노동자는의무가입분기 +2년이면 58~60세사이에수급을개시할수있다. 신체마모도 (pénibilité) : 신체상해율 20% 이상인경우 60세에퇴직할수있다. 공무원보험금납부액인상 : 현행기본급의 7.85% 에서 10년간점진적으로 10.55% 까지인상한다. 퇴직기금조기사용 : 2020년부터사용가능하도록되어있는퇴직기금 (Fonds de réserve pour 6) COR, Retraites : Perspectives actualisées à moyen et long terme en vue du rendez-vous de 2010, 2010.4.14, www.cor-retraites.fr/img/pdf/doc-1327. pdf. 7) Ministère du travail, de la solidarité et de la fonction publique, Le relévement de l âge de la retraite : principes génétaux, Dossier de presse: Réforme des retraites, 2010.6.16. 16_ 2010 년 10 월호 <<
les retraites) 의조기사용을가능하도록한다. 국가보조동결 : 공무원퇴직연금재정을위한국가보조를중지한다. 퇴직연금납부기간을 41년에서 2020년까지 41.5년으로연장한다 ( 피용법안에따라 ). 세금도입및인상 : 퇴직연금재정마련을위한세금인상 ( 최상위계층소득세 1% 인상, 자산소득세 1% 인상, 주식수익세인상 ) 재정구조조정 : 2015년부터실업률하락시실업보험납부금의일부는퇴직보험으로전환한다. 결국정부는 2018년예정하고있는 300억유로의적자를정년연장에따른 200억유로, 새로운재정수입 50억유로, 공무원퇴직연금개혁 50억유로로매울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전개되어온노조를중심으로한사회운동의반발은 9월 7일시위에전국에서 300 만명 ( 경찰추산 110만명 ) 이참가하면서정점에달했다. 이인원은 2009년 3월경제위기대책요구시위 ( 노조추산 300만명, 경찰추산 120만명 ) 보다는약간적지만 2003년퇴직연금개혁반대시위 (200만명 ) 보다는많은숫자라고할수있다. 사회운동이제기하는정부개혁안의문제점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8). 연금수급개시최소연령연장에따른사회적불평등의가중 : 정부기관인불평등감시원 (Observatoire des inégalités) 의연구결과에따르면, 평생납부한보험금납부총액이아니라평균임금에비례하여연금액이결정되는체계로인해평균적으로간부사원이받는연금총액 (816,891유로) 이 9) 기능직노동자 (282,911유로) 의 3배에이른다. 이러한상황에서수급개시연령을연장하는것은일반적으로근로를조기에시작하는기능직노동자들과의불평등을증가시킨다는주장이다. 게다가예외적으로적용되던조기퇴직조항역시수급개시연령이기존 56세부터에서 58세로 2년연장됨에따라, 상대적으로조기취직자들의보험료납부의무 8) Déclaration de la CGT sur le projet de réforme des retraites, 2010.6.18. 참조. 9) 더욱이대부분의간부사원은보충연금가입대상이다. >> _17
기간이연장되었고, 또한 18세이후근로를시작한자는이조항에서도제외되었다. 직업범주별평균수명의차이 : 60세에이른간부의이후수명은평균 23.3세로기능직노동자의 17.4세보다 6년가량의차이를보이고있다. 특히병세에있는기간을제외한건강한상태의수명을계산하면이둘간의차이는 10년으로증가한다. 그러므로근로에따른신체마모도 (pénibilité) 를고려해야한다고는지적이다. 야간근로, 중장비운반, 발암물질노출등분명히인정할수있는신체마모도가높은직종근무자에대한고려가있어야한다는점이다. 남녀불평등의심화 : 가입분기감액면제수급연령의연장역시불안정한고용과육아휴직이빈번한여성들에게 67세까지노동을강요하거나연금에대한높은감액을감수하도록한다는지적이다 10). 개혁의한시성 : 보다큰문제는현재적자가가중되고있는퇴직연금제도에대해 그럼 2018 년이후에발생하는적자에대해선어떻게해결할것인가에대한답이없다 는문제이다. 더욱퇴직연금기금의불균형은이후 2020~2030년에더욱커질것이라는예상을고려한다면, 지속되는정부의계획은미봉책에그친다는점이다. 결국, 정부가장기적인전망에대한고려없이노동연장을강요함으로써주로사회적약자들에게부담을가중시킨다는비판을받게되었다. 이에정당, 지식인, 사회단체들은각각의대안과요구들을제시하였다. 대표적인경우를살펴보면다음과같다. 사회당 : 보험료의무납부기간이나퇴직연령을연장하는방안에대해반대하며, 사회당은다음과같은방안을제시하였다 11). 1 은행에부과된기업세 15% 초과과세 ( 연간 30억유로 ), 10) Dominique Méda, Inégales face à la retraite, Alternatives économiques, 2010.6.24. 11) Retraites : le PS refuse tout recul de l âge légal et veut taxer les banques, Le Monde, 2010.5.18. 18_ 2010 년 10 월호 <<
2 스톡옵션등자산수입에대한과세확대 (250억유로 ), 3 매년 0.1% 씩 10년후 1% 인상에달하는보험료의단계적인상 (120억유로 ) 방안을내놓았다. 경제학자미셀아글리에타, 토마피케티, 사회학자알랭투렌, 미셀비에비오르카 CFDT의프랑수아쉐레크등의경제 사회학자와노조활동가들은공동성명서를내고, 세대간분배체계 의존속, 개인의선택가능성의확대, 불평등에대한교정을위해퇴직보험제도에대한전반적인개혁이요구된다며주장하였다. 현재 30개이상의기본연금제도가있고, 새로운퇴직자중 40% 가 2개이상의기본연금에가입한복잡한상황으로, 이러한복잡성은평생동안근로하여획득한권리를쉽게손상하기도, 권리를필요로하는사람들의연대노력을가로막기도하여그체계에대한신뢰를훼손시키고있다며, 이를극복하는유일한방법은기본연금제도의단일화라고주장하고나섰다 12). 프랑스대학생연합등청년단체들은 퇴직, 청년들의일이다 라는구호아래퇴직연금개혁과관련한자신들의입장을발표하였다. 학업기간의연장과안정적인직업을갖게되는평균연령의후퇴 (27세) 로인해퇴직연금에가입하는시기가과거보다늦어졌다며다음의개선사항을요구하였다. 학업과직업훈련기간을연금가입분기로인정할것, 인턴에대한제도개선과연금가입분기로인정, 강요된비활동기간 ( 파트타임노동, 임시고용등을포함하여 ) 의연금가입분기로인정할것을요구하였다 13). 9 월 7 일대규모시위가있은다음날사르코지대통령은전체장관회의에서 퇴직연금재정적자 를해결하기위해세가지길이있는데, 하나는퇴직연금수령액을낮추는방법, 둘째는보험료를 인상하는방법, 셋째는퇴직연령을연장하는방법이있는데, 앞의두방법은구매력을악화시키고 12) Une autre réforme des retraites est possible!, Le Monde, 2010.9.8. 13) 21 organisations de jeunes proclament : La retraite, une affaire de jeunes. www. cgt.fr/spip.php?article37386 >> _19
성장과고용을저하시키며, 기업이전을가져오는등의문제를가져올수있기때문에정부는세번째방법을택할수밖에없었다 14) 는개혁의필요성을역설한뒤일부수정안을지시하였다. 즉퇴직연령의연장은고수하되, 다음과같은수정방향을제시하였다. 장기근로 : 18세로규정한기준이극과극을가르는 문턱효과 (effet de seuil) 를발생시키지않도록개선한다. 노동의신체마모도고려 : 계획안에 20% 로되어있는 60세부터퇴직금수급이가능한신체상해율 (incapacité) 기준을 10% 로낮춘다. 공무원 : 3명이상의자녀, 15년이상근로시퇴직이가능하도록한다. 다수의연금수혜자에대한새로운규정마련한다. 맺음말 프랑스에서정년연령연장논의는노동력공급확대나고용을통한노인복지차원에서제기되기보다는노령연금의재정적자해소차원에서제기되었다. 그결과장년층고용에대한미시적차원의세밀한접근을통한다양한방면의고용촉진정책보다는거시적차원에서정년연장이진행되어장년층에대한고용정책또한효과가미진하다 15). 반면에퇴직연금개혁은 1993년일반연금의무가입분기연장, 감액률인상, 2003년의무가입분기 160분기 (40년) 로공무원 일반연금동일, 2007년특별연금의가입분기연장 (160분기), 2010년개혁으로진행되지만그효과는한시적이다 16). 정부는연금가입자들의반발을염두에두어연금 14) Déclaration de M. le Président de la République lors du Conseil des ministre. www. retraites2010.fr 15) 프랑스고령자 (55~64세) 의고용률은 2005년 37.8% 에서 2008년 38.3% 로상승하였지만, 아직도이는유럽연합평균인 44.7% 에훨씬밑도는수준이다 (COR, ibid.). 16) 이전프랑스퇴직연금제도개혁과관련한글은이정원, 프랑스의퇴직연금제도개혁동향, 국제노동브리프 6 (7), 2008년 7월, 한국노동연구원 ; 박제성, 프랑스퇴직연금개혁을둘러싼논쟁, 국제노동브리프 1(3), 2003년 5 6월, 한국노동연구원등이있다. 20_ 2010 년 10 월호 <<
제도전반적인개혁보다는민간, 공무원, 특별연금각각세부적으로나누어서개혁을진행하였고, 사회운동이가장동원되기어려운여름바캉스를전후로법의개정을정략적으로진행하였다. 이러한정부행위에대해연금가입자들또한사회적의식을형성하는데, 그것은오늘의법안개혁도입대상이자신이가입한연금은아니지만머지않아자신이가입한연금제도에까지확대될것이라는점을인식하여사업별가입자들간의연대가조성되고, 70% 가퇴직개혁반대시위에지지를보내는것으로나타나사회운동의여론동원의성공요인이되고있다 17). 하지만결과적으로이러한힘겨루기를통한개혁은연금제도가더욱복잡하고불평등하게만들었을뿐만아니라, 개정방법의정략성때문에국민의정부에대한신뢰역시떨어뜨리는악순환이반복되었다. 10월부터상 하원에서논의가시작됨에따라, 노조를중심으로한사회운동진영역시반대운동의수위를한층더높여갈전망이다. 특히 300만명 ( 경찰추산 100만 ) 이결집한지난 9월 23일집회에는고등학생과대학생등청년들의참여가높아지면서퇴직연금제도를둘러싼갈등은새로운국면에돌입하고있다. 하지만다양한세대가참여하고, 온국민이관심을가지고있는이때, 연금제도에대한좀더장기적이고종합적인사회적논의가절실할때가아닌가싶다. 17) Sept Français sur dix approuvent la journée de mobilisation pour les retraites, Le Monde, 2010.9.4. >> _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