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취소와그법적효과 -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 다 25194, 25200 판결 - 판결요지 근로계약은근로자가사용자에게근로를제공하고사용자는이에대하여임금을지급하는것을목적으로체결된계약으로서 ( 근로기준법 제 2조제1항제4호 ) 기본적으로그법적성질이사법상계약이므로계약체결에관한당사자들의의사표시에무효또는취소의사유가있으면상대방은이를이유로근로계약의무효또는취소를주장하여그에따른법률효과의발생을부정하거나소멸시킬수있다. 다만그와같이근로계약의무효또는취소를주장할수있다하더라도근로계약에따라그동안행하여진근로자의노무제공의효과를소급하여부정하는것은타당하지않으므로이미제공된근로자의노무를기초로형성된취소이전의법률관계까지효력을잃는다고보아서는아니되고, 취소의의사표시이후장래에관하여만근로계약의효력이소멸된다고보아야한다. 의류도매업등을영위하면서백화점에서의류판매점을운영하는사용자 A는 2010. 6. 25. 경근로자 B로부터백화점의류판매점매니저로근무한경력이포함된이력서를제출받은후이력서에기재된경력을믿고 2010. 7. 2. 근로자 B와근로계약을체결하고, 백화점의류판매점의매니저로근무하게하였다. 그런데사용자 A는근로자 B의경력중 <2002. 9.~2003. 12. 백화점잠실점매장매니저 > 경력은허위이고, <2003. 12.~2005. 8. 백화점일산점매장매니저 > 경력은실제 1개월로과장된사실을알게되었다. 이에사용자 A는 2010. 9. 17. 근로자 B에게구두로 2010. 9. 30. 까지근무할것을통보하였고, 근로자 B는노동위원회에부당해고구제신청을제기하였다. 초심 재심은 1) 사용자 A가근로자 B에게한해고는해고의서면통지의무위반등을이유로구제명령을하였다. 이에사용자 A가행정소송을제기하였고, 행정법원은사용자 A 73
의 2011. 9. 15. 자폐업으로해고에대한구제절차를유지할필요가없게되었다는이유로중노위재심판정을취소하는판결을하였다. 그러나이의항소심인서울고등법원은사용자로서는해고일로부터폐업으로근로관계가종료할때까지임금상당액지급의무가있다는이유등으로재심판정의취소를구할법률상이익이있으나, 해고의서면통지의무를위반하여무효라는취지의판결을하였다. 2) 근로자 B는회사의폐업이후인 2011. 11. 4. 사용자 A를상대로서울북부지방법원 (1심법원 ) 에부당해고기간동안 ( 해고일인 2010. 10. 1. 부터퇴사일인 2011. 4. 29. 까지 ) 의임금지급을구하는소를제기하자, 이에사용자 A는 2012. 5. 3. 근로자 B를상대로손해배상을구하는반소장을제출하였다. 위반소장에는이사건당사자간체결된 2010. 7. 2. 자근로계약은근로자 B가이력서에자신의경력을허위로기재하는방법으로사용자 A를기망하여체결되었다는이유로이를취소한다는의사가기재되어있고, 이반소장은 2012. 5. 9. 근로자 B에게도달하였다. 1심법원은 3) 사용자 A의청구를기각하였으나, 2심법원은 4) 이사건근로계약은근로자 B의기망으로체결된것으로사용자 A의취소의의사표시로적법하게취소되었고, 취소의효력은장래에관해서만미친다고하면서도이사건의경우와같이부당해고기간동안현실적인노무의제공이없는경우에는그기간에대해서는소급적으로계약의효력을소멸한다고판단하여근로자 B 의청구를기각하였다. 이에근로자 B는상고하였고이에대법원은위 판결요지 와같은취지로근로자 B의손을들어주어원심을파기 환송하였다. 이사건의법적쟁점은근로계약체결과정상의사표시의하자로취소가가능한지, 그리고가능하다면최소의효력은어떠한지에있다. 대상판결은임금청구및손해배상청구소송이기때문에드러나지는않았지만이와같은근로계약의취소가 근로기준법 상해고제한법리가적용되는지여부도또다른쟁점이다. 이를차례대로본다. 1 근로계약의체결과정에서의의사표시하자로취소가가능한지위 판결요지 첫번째문단과같이, 근로계약도계약인이상계약체결에관한당사자의의사표시하자로취소가가능하다. 이와같이근로계약에 민법 상취소법리가적용될수있다는데에큰이견이없는것으로보인다. 따라서근로계약의체결과정에서사용자가착오 ( 민법 제109 조 ) 5) 를일으켰거나근로자가고의로기망행위를하였을경우 ( 민법 제 110조 ) 6) 에는근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10. 12. 28. 판정 2010 부해 2157; 중앙노동위원회 2011. 4. 4. 판정 2011 부해 35. 2) 서울행정법원 2011. 12. 22. 선고 2011 구합 1368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6. 21. 선고 2012 누 2896 판결. 이고등법원판결은대법원 2012. 10. 11. 자 2012 두 15418 판결에서심리불속행기각으로확정되었다. 3) 서울북부지방법원 2012. 9. 14. 선고 2011 가단 54201( 본소 ), 2012 가단 17902( 반소 ) 판결. 4) 서울북부지방법원 2013. 2. 1. 선고 2012 나 8619( 본소 ), 2012 나 8626( 반소 ) 판결. 5) 민법 제 109 조 ( 착오로인한의사표시 ) 1 의사표시는법률행위의내용의중요부분에착오가있을때에는취소할수있다. 그러나그착오가표의자의중대한과실로인한때에는취소하지못한다. 74
로계약체결의의사표시를취소할수있다. 다만, 사용자의착오내지근로자의사기가어떠한요건을갖추어야취소할수있는지, 그리고그취소의효력 ( 민법 제 141조 ) 을근로계약에도그대로적용할수있는지가문제이다. 필자는취소에도해고제한법리가적용된다고보는입장이므로 취소의요건 과관련해서는 해고의정당한이유 와맥을같이한다고보기때문에후술하도록한다. 2 근로계약에대한취소의효력우리 민법 은 7) 취소된법률행위는처음부터무효로보기때문에근로계약에그대로대비해보면착오 사기등으로근로계약이취소가되면근로계약은처음부터무효가되어근로계약관계는애초부터성립되지않는것이된다. 그런데근로계약이체결된후상당기간이경과하여의사표시의하자가발견된경우에는이미사실적근로관계가형성되어있어근로자는근로제공을하였고사용자는이에대한대가로임금을지급한법률관계가형성된다. 취소로인하여무효가되면이미받은임금은부당이득으로반환 ( 민법 제 741조 ) 할수있겠지만사용자가이미받은노무급부는부당이득으로반환할수없다는문제가야기된다. 그렇기때문에대상판결과그원심도위 판결요지 첫번째문단과같이, 그와같이근로계약의무효또는취소를주장할수있다하더라도근로계약에따라그동안행하여진근로자의노무제공의효과를소급하여부정하는것은타당하지않으므로이미제공된근로자의노무를기초로형성된취소이전의법률관계까지효력을잃는다고보아서는아니되고, 취소의의사표시이후장래에관하여만근로계약의효력이소멸된다고보아야한다. 라고판시하였다. 다만원심의경우는부당해고기간동안근로자가현실적으로노무를제공하지않았으므로근로계약이소급적으로소멸한다고보았는데, 대법원은근로계약은취소되었으나취소의소급효는제한되어 취소의효과는취소의의사표시가담긴반소장부분송달이후인장래에관하여만그효력이소멸할뿐위반소장부분이근로자에게송달되기이전의법률관계는여전히유효 하다고하여원심을파기 환송하였다. 원심은부당이득으로반환해야할노무급부가현실적으로없었다는부분에착목하여판단한것으로보이는데, 현실적으로노무급부가없었던원인에사용자의부당해고가있었고, 사용자의귀책사유에기한수령지체라는사실을간과한것으로보인다. 근로계약에서취소의효과가장래에관하여만미친다는데에학계에서도이견이없다. 다만근로계약의 2 전항의의사표시의취소는선의의제삼자에게대항하지못한다. 6) 민법 제 110 조 ( 사기, 강박에의한의사표시 ) 1 사기나강박에의한의사표시는취소할수있다. 2 상대방있는의사표시에관하여제삼자가사기나강박을행한경우에는상대방이그사실을알았거나알수있었을경우에한하여그의사표시를취소할수있다. 3 전 2 항의의사표시의취소는선의의제삼자에게대항하지못한다. 7) 민법 제 141 조 ( 취소의효과 ) 취소된법률행위는처음부터무효인것으로본다. 다만, 제한능력자는그행위로인하여받은이익이현존하는한도에서상환 ( 償還 ) 할책임이있다. 75
취소에 근로기준법 상해고제한법리가적용될수있는지여부가남는문제이다. 3 근로계약의취소에근로기준법상해고제한법리가적용될수있는지취소법리는 민법 의법리이므로 근로기준법 상해고제한법리가적용될수없다거나구별해야한다는입장이있다. 8) 이러한입장에선다면근로기준법상해고제한규정 ( 해고의정당한이유, 서면통지요건, 해고의금지시기, 해고의예고등 ) 이적용되지않는다고보게된다. 그뿐만아니라취소는해고와구별되는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 28조등이적용되지않아노동위원회에부당해고구제신청을할수없게된다. 이러한견해와달리필자는근로계약의취소는근로자의의사에반하여사용자의일방적의사에의하여이루어지는근로계약관계의종료인해고에해당하므로 9) 해고제한법리가적용된다고본다. 사용자에의한근로계약의취소는 취소 라고쓰여있더라도이를 해고 로읽어야한다. 위대상판결은명시적으로이에대해언급하지않았으나읽는독자에따라각자의입장에서다양한해석을할수도있다. 그렇다면대상판결의사안을필자의입장에서다시구성해보도록한다. 우선, 허위이력으로인한근로계약취소요건과해고의정당성판단기준이다. 필자는표현방식의차이가있을뿐내용은동일하다고본다. 대상판결은 이른바가정적인과관계를기준으로근로자 B의백화점매장매니저근무경력이노사간의신뢰관계를설정하거나사용자A의내부질서를유지하는데직접적인영향을미치는중요한부분에해당하므로, 사전에근로자B 의경력이허위임을알았더라면근로자 B를고용하지않았거나적어도같은조건으로계약을체결하지아니하였을것이라고봄이타당하다고판단하였다. 또한 기망으로체결된근로계약은그하자의정도나근로자 B의근무기간등에비추어하자가치유되었거나계약의취소가부당하다고볼만한특별한사정이없는한사용자 A의취소의의사표시로적법하게취소되었다고판단하였다. 이는이력서허위기재로인한 ( 징계내지통상 ) 해고의정당성판단기준과다르지않다. 이와관련해서우리대법원은 10) 위 가정적인과관계 와고용이후해고시 8) 권오성 (2018), 근로계약의취소와소급효의제한, 노동법포럼제 23 호, 노동법이론실무학회, p.249 이하 ; 하경효 (2018), 근로계약의취소와소급효제한의내용, 월간노동법률 2 월호, 중앙경제사, p.129 이하. 9)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 다 92148 판결등. 10) 대법원 2012. 7. 5. 선고 2009 두 16763 판결 : 근로자가입사당시제출한이력서등에학력등을허위로기재한행위를이유로징계해고를하는경우에도마찬가지이고, 그경우사회통념상고용관계를계속할수없을정도인지는사용자가사전에그허위기재사실을알았더라면근로계약을체결하지아니하였거나적어도동일조건으로는계약을체결하지않았으리라는등고용당시의사정뿐아니라, 고용이후해고에이르기까지그근로자가종사한근로의내용과기간, 허위기재를한학력등이종사한근로의정상적인제공에지장을초래하는지여부, 사용자가학력등의허위기재사실을알게된경위, 알고난이후당해근로자의태도및사용자의조치내용, 학력등이종전에알고있던것과다르다는사정이드러남으로써노사간및근로자상호간신뢰관계의유지와안정적인기업경영과질서유지에미치는영향기타여러사정을종합적으로고려하여판단할것이다. 76
점까지의제반사정을고려하여 사회통념상해고가정당화될수있는경우 에이력서허위기재로인한해고가정당화된다고밝히고있다. 전자는위 과동일하며, 후자는 과맥을같이한다. 다음으로해고의서면통지요건의적용이다. 대상판결이나오기전부당해고와관련해서법원은해고의서면통지요건을결하여부당해고라고판결하였고, 이는대법원심리불속행기각으로확정되었다. 해고의서면통지요건을결한경우소급적으로하자를치유할수없고근로자를원직에복직시킨후서면통지요건을갖추어장래를향해서해고하여야한다. 이러한측면에서보면대상판결의사안에서는사용자 B가 근로자 A가이력서를허위기재함으로써사용자B 를기망하여체결된것이라는이유로근로계약을취소한다는의사표시가기재된반소장 이근로자 B에게송달된때로부터취소 ( 필자 해고 ) 의효력이발생한다고보았다. 이반소장은해고의서면통지에다를바아니라고본다. 대상판결은근로계약이취소될경우소급효는원칙적으로제한된다고판단한점에서그의의가있으며, 더나아가대상판결및원심판결을볼때예외적으로취소의소급효가가능할수있다는메시지를던지고있다. 11) 강선희 ( 법학박사 ) 11) 근로계약이체결되었으나아직근로제공의이행기 ( 발령일 ) 가도래하지않은상황에서근로계약체결과정상의사표시의하자로취소되는경우가그런사례가아닐까한다. 최종합격통지로근로계약이성립하였으나발령일이전에착오내지사기에의해최종합격통지를취소하는경우이다.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