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인적자본과경제발전 (1) 이종화 1. 인적자본의개념과중요성 인적자본 (human capital) 은개인이보유한능력 (ability), 기술숙련도 (skill), 지식 (knowledge) 을포괄하는개념으로노동의질적수준을의미한다. 인적자본을더많이보유한노동자는생산성이더높고노동시장에서더많은임금을받을수있다. (2) 인적자본은노동자에게개인적으로중요할뿐아니라국가전체의경제, 정치, 사회발전에도중요한영향을미친다 [Barro and Lee(2015)]. 인적자본이국가의경제성장에어떠한영향을미칠수있는가는경제성장이론에서중요한연구분야이다. 전통적인성장이론에의하면한경제의성장률즉국내총생산 (GDP) 의증가율은장기적으로인구증가율과외생적으로주어지는기술진보율에의해결정된다. (3) 그러나 1980년대이후발전한신성장이론 (new growth theory) 은인적자본, 내생적기술발전, 제도등이경제성장에중요한역할을할수있다는것을보였으며이를뒷받침하는많은실증연구들이이루어졌다. 인적자본이경제성장에기여하는경로는크게세가지로나눌수있다. 첫째, 생산 (1) 본고는 2016년 10월 26일서울대학교경제연구소가주최한 IER Public Lecture 의강연내용을정리한것이다. 좋은조언을해주신참석자들에게감사드린다. (2) 인적자본에대한경제학연구는노벨경제학상수상자인슐츠 (Theodore Schultz) 와베커 (Gary Becker) 에의해 1960년대에활발하게이루어졌으며이후경제성장이론에도입되었다. 그러나이미기원전에동양에서공자는인적자본의핵심요소인교육의중요성을다음과같이강조하였다 : 옥은다듬지아니하면그릇이될수없고, 사람은배우지아니하면도를알수가없다 ( 玉不琢不成器人不学不知道 ). (3) 최근의경제성장이론을정리한대학원수준의교과서로 Barro and Xala-i-Martin(2004), Acemoglu(2008) 를참조하시오.
270 55 2 요소로서의인적자본은노동생산성을높여서직접적으로경제성장에기여할뿐아니라물적자본과결합하여자본축적에따라자본생산성이하락하는속도를늦추는효과를갖는다. 또한인적자본간에양의외부효과 (externality) 가존재할때우수한인적자본이많아지면서로생산성을높여주는효과가발생하여지속적인성장을가능하게할수있다. 둘째, 인적자본은기술혁신 (innovation) 의중요한요소로서기술발전속도를높여경제성장률을높인다. 저소득, 낮은기술수준의국가들에서는선진기술을수용 (adoption) 하고모방 (imitation) 하는능력을증가시켜서기술진보율을높일수있다. 셋째, 부모의인적자본수준은자녀교육과출산의중요한결정요인이다. 부모의인적자본증가는세대간의연결을통해지속적으로인적자본을증가시키며경제성장률을높이는효과를갖는다. 특히어머니의인적자본수준이높으면출산과양육의기회비용이높아져서자녀의수는줄이고교육에더투자하는 자녀의양과질간의대체관계 (quantity-quality tradeoff of children) 를통해자녀의인적자본을높이는효과를갖는다. 인적자본이경제성장에미치는영향을분석하기위해서는인적자본을정확히측정하는것이필요하다. 국가를비교하는연구에서는주로일인당 평균교육년수 (average years of schooling) 를사용하는것이일반적이다. 노동자가보유한능력과지식을오랜기간에걸쳐국가간에비교할수있는객관적인추정치가필요하기때문이다. 저자는하버드대학의배로교수와지난 25년간이분야의연구를해왔다 [Barro and Lee(1993, 1996, 2001, 2013)]. 최근연구에서는그간의연구를더욱발전시켜 1870년부터 2010년까지전세계 146개국에이르는교육수준 (educational attainment) 을통한인적자본을추정하였다 [Barro and Lee(2015); Lee and Lee(2016)]. 이자료들은성인들의교육수준을무학, 초등, 중등, 대학교육단계로나누고각교육단계를최종졸업여부에따라다시둘로나누어총 7단계로구분하고성별과연령별로세분하여 5 년단위로자료를구축하였다. (4) 성인의평균교육년수가인적자본의완벽한추정치라고하기는어렵다. 우선전체교육에투자한총량이같다고하더라도교육의질에따라생산성에미치는효과가크게다르다. 따라서교육성과의질적인차이를고려해서인적자본을측정하는것이필 (4) 국가간교육수준자료는 www.barrolee.com 에서구할수있다.
271 요하다. 교육의질을나타내주는지표로학생들의국제시험성적을사용할수있다 [Hanushek and Kimko(2000); Lee and Barro(2001)]. 예를들어국제학업성취도평가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 는세계각국의만 15세학생의언어, 과학, 수학문제해결력을공통적인시험문제로측정한다. 많은연구들은이국제시험성적의결과가학생들의장래노동시장에서의생산성을예측할수있는좋은지표임을보였으며평균시험성적이각국가의경제성장률과매우높은상관관계를가지고있음을밝혀냈다. 이러한연구결과들은교육의양뿐만아니라교육의질이인적자본을형성하는중요한요소임을보여준다. 그러나참가한국가의수가제한되어있고오랜기간에걸친시계열자료가없다는단점이있다. 또한중등학교학생들의국제시험성적이미래의성인들의인적자본과반드시같지는않다. 대학에서배운학업과지식, 노동시장에참가하여획득한기술이나경험도중요한역할을하기때문이다. 최근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는회원국의성인 (16~65세) 을대상으로직장에서활용할수있는문해력 (literacy), 수리력 (numeracy), 컴퓨터기반환경에서의문제해결능력 (problem solving) 을조사하는국제성인역량조사 (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PIAAC) 를실시하여성인의직무능력을직접적으로측정하였다 [OECD(2013)]. 이자료를이용한최근연구는성인들의직무능력이노동자의임금수준과밀접한관계가있음을보여준다 [Hanushek, Schwerdt, Wiederhold and Woessmann(2015)]. 2. 인적자본이경제성장에미치는효과 최근경제성장에관한논문들은인적자본의중요성을다양한방법으로실증분석하였다. 여기서는국가간자료를이용하여성장회계 (growth accounting) 와회귀분석 (regression analysis) 의방법으로저자가최근에분석한연구를소개한다 [(Barro and Lee(2015)]. 성장회계는총산출량의증가율을노동, 물적자본, 인적자본이라는생산요소각각의기여도와총요소생산성 (total factor productivity) 의기여도로분해하는방법이다. 총요소생산성의변화는생산량의증가율에서모든생산요소의증가가기여한부분을제외한나머지로산출하고일반적으로기술진보를반영하는것으로간주한다. 성장
272 55 2 회계식을노동력일인당생산량의증가율을기준으로변환하면일인당생산량의증가율은일인당물적자본, 인적자본, 총요소생산성증가의기여분의합계로표시할수있다. 총 83개국가의자료를이용하여성장회계를한결과에의하면 15~64세노동자일인당 GDP의성장률은 1961~2010년간연평균 2.64% 였으며, 이중에서일인당물적자본량증가의기여도는 1.3%p, 인적자본증가의기여도는 0.6%p, 총요소생산성증가의기여도는 0.75%p였다. 따라서인적자본은이기간에전세계일인당산출량성장률의약 22% 를기여하였다. 이결과를해석할때주의할점은성장회계는단순하게성장률을분해한것으로인적자본과경제성장률간의인과관계를보여주는것은아니다. 그리고인적자본의변화가노동력, 물적자본, 기술진보율에영향을미쳐서경제성장률을변화시키는간접적인효과는고려하지않고있다. 회귀분석은경제성장에영향을주는다른중요한요인들 ( 일인당소득, 투자율, 출산율, 법 질서유지수준, 무역개방도, 정부소비지출, 정치적자유 ) 을조정하고인적자본이일인당생산량의성장률에미치는영향을분석한다. 76개국가에대하여 1960 년부터 2010년까지 5년단위 10개기간의패널자료를구성하여회귀분석을한결과일인당평균교육년수의증가는경제성장률을높이는효과가있는것으로나타났다. 그효과는교육수준이높을수록더크게나타났다. 평균교육년수를남성과여성으로나누어회귀분석에포함하면남성평균교육년수가일정할때여성평균교육년수가증가하면경제성장률이높아지는것으로나타났다. 다양한교육수준별, 성별, 연령별인적자본이경제성장에미치는효과의엄밀한분석과교육성과의질적차이와성인의직무능력을고려해서좀더정확한인적자본의추정치를구축하고성장효과를분석하는것은앞으로의과제이다. 3. 한국의인적자본 : 교육과직무능력의불일치 한국의인적자본이증가하는속도는다른국가들과비교해보면매우빨랐다. 15세이상성인인구의평균교육년수는 1960년 4, 5년에서 2010년에는 13.0년으로증가하였다. 대학교육을받은성인인구의비중은같은기간에 2.8% 에서 47% 로괄목하게증가하였다. 교육의질적측면에서도국제시험성적으로평가한중등학교학생들의
273 자료 : OECD(2013) < 그림 1> 연령별문해력점수 : 한국, 일본, OECD 비교 학업성취도는매우우수하다. PISA 점수에서한국은일본, 싱가포르와함께최상위권의성적을내고있다. 그러나한국성인근로자들의직무능력을보면일본등선진국에비해상당히떨어진다. 2013년 PIAAC에서일본은문해력, 수리력, 문제해결능력에서모두높은점수를받아핀란드에이어 2위를차지했다. 반면한국성인근로자들은문해력 14위, 수리력 17위, 문제해결능력 10위로처졌다 [OECD(2013)]. < 그림 1> 에서보면전연령대에서한국은문해력점수가일본보다낮은것으로나타났다. 중학교때만해도우수했던한국학생들이성인이되었을때직무능력에서는일본보다떨어지는이유는무엇일까? 최근연구 [Lee and Wie(2017)] 에의하면무엇보다고등학교와대학교육이성인직무능력을높이는정도가한국이일본에비해낮았다. 그리고직무능력과임금의관계를보면직무능력은그자체로임금을높이는효과가있다. 추가로일본에서는근로자의경력이높을수록직무능력이임금에더많은영향을미치는것으로나타났으나한국은이러한추가효과는나타나지않았다. 이는한국의임금체계가연공서열중심이어서직무능력과성과에대한보상이미흡한것과관련이있을것으로추정된다. 따라서한국근로자의직무능력이낮은이유는부실한
274 55 2 고등교육과노동시장의경직성에기인하는것으로추정할수있다. 산업구조와기술이빠르게변화하지만교육시스템은이에맞추어변화하지못하여교육과직무능력간에불일치가발생한다. PIAAC 자료에의하면한국 24~54 세정규직노동자중대졸자의 40% 가스스로학력과잉이라고답했다 [Lee, Lee, and Song(2016)]. 이는대학에서배운지식과기술이직장에서제대로활용되지않는교육미스매치 (education mismatch) 현상이한국에서심각하다는것을보여준다. 저자들의추정에의하면과잉교육에해당하는기간의수익률은적정교육의평균수익률 (16%) 에비해매우낮아서임금패널티를받는것으로나타났다. 특히인문학, 교육학, 농학, 서비스분야전공의경우과잉교육의수익률은사회과학, 보건 의료, 공학, 자연과학분야전공에비해매우낮은것으로나타났다. 4. 맺음말 인적자본의향상은한국경제의지속적인성장을위해매우중요한과제이다. 한국인은세계어디에서도경쟁할수있는우수한재능을갖고있고부모의교육열은어느국가보다높다. 그러나인재를키우는교육과훈련시스템은아직세계일류에못미친다. 세계대학순위를보면한국의일류대학들은미국, 유럽뿐아니라아시아의일본, 중국, 싱가포르의일류대학들에밀리고있다. 앞에서소개한연구결과들은한국의대학교육과노동시장이인재를키우고활용하는데미흡하다는것을보여준다. 대학교육의개혁이필요하다. 인구감소에맞추어부실대학은과감히정리하고세계적인대학은더키워야한다. 산업구조와기술의빠른변화에맞추어대학교육의내용과교육방법을개선하고입학후에도다양한전공의선택이가능하도록유연하게학사제도를운영할필요가있다. 우리사회는선진국경제에맞는창조적인인재를더많이필요로한다. 새로운기술과산업을이끌어갈수있는창의력있는인재들을키울수있도록교육시스템을개선해야한다. 노동시장도개선하여근로자들이능력에따라대우를받고직장에서직무능력을계속키워갈수있도록해야한다. 직무능력과성과를제대로평가하고보상받을수있도록급여제도를개선하고노동시장의유연성을높여근로자들이학교졸업후에도능력을개발하여더나은직장과새로운산업으로이동하기가쉽도록해야한다.
275 고려대학교경제학과교수전화 : 02-3290-1600 팩스 : 02-923-4661 E-mail: jongwha@korea.ac.kr 참고문헌 Acemoglu, Daron(2008): Introduction to Modern Economic Growth,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Barro, Robert J., and Lee. Jong Wha(1993): International Comparisons of Educational Attainment,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32, 3, 363-394. (1996): International Measures of Schooling Years and Schooling Quality, American Economic Review, 86, 2, 218-223. (2001): International Data on Educational Attainment: Updates and Implications, Oxford Economic Papers, 53, 3, 541-563. (2013): A New Data Set of Educational Attainment in the World, 1950-2010,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104, 184-198. (2015): Education Matters: Global Schooling Gains from the 19 th to the 21 st Centur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Barro, Robert. J., and Xavier Sala-Martin(2004): Economic Growth, 2 nd edition, Cambridge MA, MIT Press. Hanushek, Eric A., and Kimko, Dennis D(2000): Schooling Labor-Force Quality and the Growth of Nations, American Economic Review, 90, 5, 1184-1208. Hanushek Eric A., Schwerdt Guido, Wiederhold Simon, and Woessmann Ludger (2015): Returns to Skills Around the World: Evidence from PIAAC, European Economic Review, 73, 103-130. Lee, Jong Wha, and Barro, Robert J(2001): Schooling Quality in a Cross-Section of Countries, Economica, 68, 272, 465-488. Lee, Jong Wha, and Lee, Hanol(2016): Human Capital in the Long Run,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122, 147-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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