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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를둘러싼논란들, 어떻게해결하여야할것인가 정혜민변호사 (hmj2557@cgs.or.kr) 배임죄를비롯한기업인의경제범죄에관한법원의선고에관하여, 다른경제범죄와는달리편파적이고불공정한판단일것이라는불신이팽배함 한편, 재계에서는배임죄의구성요건이모호하여기업경영에어려움을겪고있으므로법을개정하여규정을명확하게하여야한다는요구를하고있는바, 배임죄를둘러싼다양한논란이심화되고있는실정임 배임죄의구성요건중 손해 의범위에관한판단을엄격하게하는추세인최근법원선고경향및한국기업의지배구조특수성등을감안해본다면개정논의는시기상조이며합리적인필요성또한찾아볼수없음 나아가구성요건이인정되는배임죄에대하여는공정한양형판단을위한개선의노력이필요함 들어가며기업인의경제범죄에관한기사에달린댓글을살펴보면, 흔히일반절도등의범죄와비교하여상대적박탈감을호소하는경우를쉽게찾아볼수있다. 특히배임죄등과같은경제범죄의경우 무전유죄, 유전무죄 라는비아냥의대상이되는경우가잦다. 물론이를개별사실관계및법리를자세히살피지않은단편적판단이라보고가벼이넘길수도있을것이다. 그러나우리는이러한평가를그저무시할수만은없다. 일반인의법감정에반하는 ( 또는반한다고판단되는 ) 판결들은자칫사법불신으로도이어질수있는중대한문제이기때문이다. 최근배임죄를포함한기업인의경제범죄선고경향에대한정량적분석자료가잇따라보도되면서배임죄선고의공정성에대한요구가이어지는가운데, 반대입장으로배임죄개정을요구하는재계의목소리도높아지고있다. 또한대법원의배임죄에대한최근선고는유의미한경향성을띠고있어, 이를종합적으로살펴본후배임죄를둘러싼논란을해결할방법을강구해보고자한다. 2 CORPORATE GOVERNANCE SERVICE

2015 년 5 권 13 호 CGS Report 배임죄양형에관한논의서울고법관내형사합의부양형실무토론회자료 1) 에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 이하 특경법 이라함 ) 상횡령및배임, 형법상업무상횡령및배임죄사건의 1심선고결과에서집행유예선고경향이뚜렷하게나타난다고분석되고있다. 이는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말까지 1년동안서울고법관내각지방법원및지원의형사합의부가선고한특경법상횡령및배임과형법상업무상횡령및배임죄사건의 1심선고를조사한결과이다. 이득액에따라사건을분류하고선고의결과를분석한결과, 이득액의많고적음을불문하고집행유예가선고된사건이현저히많았다. 회사의이익을위한것인점, 개인이득이없고오히려개인적으로손실을입은점, 고령인점등의다양한고려사유들이집행유예양형에유리한요소로작용되었다. 물론표본의숫자가현저히적어통계적유의미성을직접적으로도출하기엔어려우나, 법원내부적으로도양형판단의적절성에대하여고민을하고있다는증거이며, 앞으로의개선방향을설정하는데에있어중요한자료로작용할것으로보인다. 법원이기업범죄, 특히재벌의경제범죄에관대한태도를유지하고있다고분석한자료는여러차례발표된바있다. 2)3) 비슷한시기의판결을대상으로선고경향을분석한자료들에서는공통적으로한국사법부의경제범죄의선고경향이다른범죄에비하여비교적관대하다고평가하고있다. 재벌피고인이비재벌피고인에비하여법원으로부터관대한처분을받을가능성이높고이는재벌의규모가클수록강해진다고지적하는동시에, 법원의이러한태도는시스템리스크를고려한사법적자제 (judicial forbearance) 의결과라고보았으며징벌적효과가없는집행유예선고의남발은사법적규율기능상실을초래할수있다고지적하고있다. 물론분석대상으로삼은판결들의선고시기가배임죄양형기준 4) 이설정되기전이라는점, 개별사건의사실관계및그에따른법리가고려되지않은자료라는점등을고려하여보았을때법원이특히재벌의경제범죄에관대한태도를보인다는결론이섣부른판단일수도있으나, 배임죄를포함한경제범죄에대한판결을둘러싼일련의비난이전혀근거없는것은아니라는점에서주목해볼필요가있다. 배임죄개정논의배임죄는타인의사무를처리하는자가그임무에위배하는행위로재산상의이익을취득하거나제3자로하여금이를취득케하여본인에게손해를가하는것을내용으로한다. 최근정갑윤새누리당의원은현행형법상배임죄조항을수정한형법일부개정법안을발의하였다. 동안의제안이유에서는 현행배임죄의고의성요건은자의적적용을야기할수있으므로정상적인경영활동까지배임죄로처벌할수있어기업경영활동에대한과도한형사적개입으로이어진다 고설명한다. 1) 법률신문 2015.9.17, 기업인의횡령 배임사건, 집행유예선고경향뚜렷 2) 최한수, 2015.9, 왜법원은재벌 ( 범죄 ) 에관대한가?, 재정포럼 제 213 호 3) 경제개혁연대, 2007.8.21, 우리나라법원의화이트칼라범죄양형분석 - 법원의집행유예선고율을중심으로, 경제개혁리포트 2007-8 호 4) 2009 년 7 월 1 일이후기소된배임죄사건에대하여는특별감경인자가없는기본구간의경우이득액 50 억원이상 -300 억원미만은 4-7 년, 300 억원이상의경우 5-8 년이권고형량이며, 이같은기준설정후법원의선고형량은이전보다가중되는경향이있다고볼수있음 CORPORATE GOVERNANCE SERVICE 3

< 표 1> 배임죄현행법및개정안 * 현행 개정안 제 355 조 ( 횡령, 배임 )1 ( 생략 ) 2 타인의사무를관리하는자가그임무에위배하는행위로서재산상의이익을취득하거나제 3 자로하여금이를취득하게하여본인에게손해를가한때에도전항의형과같다. 제 355 조 ( 횡령, 배임 )1 ( 현행과같음 ) 2 자기또는제 3 자의이익을도모하거나본인에게손해를가할목적으로그임무에위배하는행위를하여본인에게현실적손해를가한때. * 출처 : 형법일부개정법률안 ( 정갑윤의원대표발의, 의안번호제 16632 호, 2015. 8. 28) 개정안을살펴보면현행법과달리 명백히손해를가할목적 을초과주관적구성요건요소 5) 로서추가하고있으며, 배임행위의결과 현실적손해 가발생할것을구성요건요소로포함시키고있음을알수있다. 현행법의해석에관한과거대법원판례 6) 는 배임죄에서재산상손해를가한때라함은현실적인손해를가한경우뿐만아니라재산상실해발생의위험을초래한경우도포함되고일단손해의위험성을발생시킨이상사후에피해가회복되었다하여도배임죄성립에영향을주는것은아니다 고판시하여, 임무위배행위로인하여현실적으로손해가발생하는경우는물론손해가발생할위험을초래하는경우에도배임죄가성립한다는, 이른바 위험범설 을취하고있다 7). 그러나동개정안내용에따르면, 행위자가어떠한임무위배행위를하더라도사후적으로피해가회복되는등현실적손해가발생하지않는다면구성요건해당성이없게되어처벌을면하게되는바, 배임죄는 침해범 의성격을가지게될것이며, 이는실제로배임죄의적용범위를축소시키는결과를낳게될것이다. 현행법하에서우리법원은 위험범설 을취하고있으면서도, 행위자의임무위배행위로인하여어떠한위험발생가능성조차없는경우에는배임죄로처벌할수없다는태도를분명히함으로써, 배임죄적용범위가무한정확대되는것을방지하고있으므로배임죄에대한적용이현재보다확대될우려는매우적다. 반면기업경영진의방만한경영을감독할수단이사실상전무한상황에서지배주주의배임행위를억제할최후의수단으로써배임죄적용을고려하는현실상, 법개정을통하여그적용범위를축소하는것은, 기업경영진에게배임죄로부터빠져나갈수단을마련해주는것에불과하다는비판을피하기어려울것이다. 따라서성급하게배임죄의적용범위를축소하기보다는법원의선고경향을면밀히분석하여동개정안에서언급하는바와같이, 과연기업인들이경영상의사결정에어려움을겪을만큼배임죄에대한자의적적용또는해석이빈번하게발생하는것인지여부를먼저확인해보아야할것이다. 5) 구성요건적고의외에추가적으로요구되는주관적구성요건요소를말함 6) 대법원 99 도 3338, 2000. 2. 8. 등다수의동지판례있음 7) 위험범 ( 위태범 ) 은법익침해에대한결과가발생하지않더라도위험상태를야기한경우범죄가성립하는것으로대표적으로위증죄, 현주건조물방화죄등이이에속하며, 위험범은다시구체적위험범과추상적위험범으로구분할수있음. 침해범은보호하려고하는법익이현실적으로침해되는것을구성요건으로하며, 대부분의범죄즉살인죄, 상해죄등이이에속함. 4 CORPORATE GOVERNANCE SERVICE

2015 년 5 권 13 호 CGS Report 법원의선고경향변화최근이재현회장의배임 횡령에대한대법원판결 8) 은배임액산정과관련하여원심과다른태도를보였다. 특경법상의배임은일반업무상배임보다양형이과중하기때문에배임액을엄격하게산정하여야한다고본것이다. 특경법상배임죄는이득액 5억이상의경우형법상배임죄보다가중처벌하는조항이다. 대법원은항소심에서인정한이득액상당에대하여 배임액규모를단정적으로산정할수없는상태 이므로특경법상배임죄를인정할수없다고판단하였다. 이는배임죄의손해발생여부에관하여직접적으로논한판시는아니나, 배임액산정시더욱엄격하고신중한판단을전제하여야한다고보았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 은행지점장이특정업체에비정상적인지급보증을해주었다는이유만으로는배임죄가성립된다고볼수없다는대법원판결 9) 도눈길을끈다. 은행에서물품대급지급보증서의발급을위해서는담당차장의신청자에대한신용도조사및본점의승인등의절차가요구됨에도, 모은행지점장이자신의명의로물품대금지급보증서를작성하여소외회사의거래처에교부하여보증금상당액의손해를해당은행에가한사안에서, 원심은배임죄성립을인정하였으나대법원에서는결론을달리하였다. 그이유는소외회사의거래가개시되지않아물품대금에대한지급채무자체가현실적으로발생하지않았기때문이다. 즉, 대법원은원심의손해에관한법리를배척하고, 지급보증의대상인물품대금지급채무자체가현실적으로발생하지않은이상보증인에게경제적인관점에서손해가발생한것과같은구체적위험이발생하였다고평가할수없다 는이유로배임죄로처벌할수없다고판단한것이다. 대법원판결은아니지만, KT 이석채회장또한최근 1심에서무죄판결을받았다. 이전회장은특경법상횡령 배임등의혐의로불구속기소되었으나, 1심재판부는회사경영상내재된위험으로인한손해발생의경우까지형사책임을묻는다면죄형법정주의에위배되고기업가정신을위축시키는결과를낳을수있으며, 필요한투자라고판단되는경우그기업의가치를낮게보는내부적평가를따르지않았다고해서배임의고의를쉽게인정할수없다고판단하였다. 또한비자금을조성하여회사자금을횡령하였다는혐의에대하여불법영득의사를인정하지않아무죄로판단하였다. 살펴본바와같이, 최근배임죄에관한일련의판결은일관되게배임죄의손해발생에관한해석을엄격하게하고있음을알수있다. 이는올초헌법재판소에서제시한합헌이유와맞닿아있다. 헌법재판소는업무상배임조항이죄형법정주의의명확성원칙에위배된다는이유로제기된위헌소원에대하여합헌판단을내렸다 10). 대법원이이미경영상의판단에관한법리를수용하여기업경영인의업무상배임죄의고의판단시엄격한해석기준을적용하고있고, 범죄처벌 ( 양형 ) 에관한문제는입법자의광범위한입법재량의범위안에있으므로업무상배임조항이국가형벌권행사에관한입법재량의범위를벗어난과잉입법이라고보기는어렵다는것을그이유로들었다. 앞서살펴본판결들의태도는이같은합헌판단의이유를수긍하게하는근거가될것이다. 8) 대법원 2014 도 12619, 2015. 9. 10. 9) 대법원 2015 도 6745, 2015. 9. 10. 10)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제 3 조제 1 항위헌소원 [ 전원재판부 2014 헌바 99, 2015.2.26.] CORPORATE GOVERNANCE SERVICE 5

소결손해의발생여부를엄격하게판단하는최근판례의경향을살펴보았을때, 배임죄때문에경영이힘들다 고토로하는일부기업인들의주장은사실상엄살에가깝게느껴진다. 대법원을비롯한법원에서는배임죄의손해발생에대하여상당히엄격한기준을가지고판단하고있으며, 오히려양형에있어서는위에서살펴본바와같이비교적관대하게적용되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주주참여및시장감시등의장치가충분치않은한국에서는, 특히나배임죄의개정또는폐지에관한요구는시기상조이며, 배임행위에대한해석으로인해경영자의활동제약이발생한다는주장에는동의할수없다. 개정안에서는 정상적인경영활동까지처벌한다 고주장하고있으나, 배임죄는결코정상적인경영활동을제약하지는않는다. 또한법원의판결은수많은사실관계를양형에반영하는고도의법리적판단작업이므로, 단순한통계수치로개별판결의적합성을판단할수는없을것이나선고결과의일관된 경향성 은결코무시할수없는결과이다. 그러므로현행법상의구성요건을충족하여유죄가인정되는경우에는투명하고공정한양형판단이있어야한다. 현재실시되고있는양형기준제도 11) 와더불어, 양형이유를기재하게하여판결의투명성을담보 12) 하는등의절차적개선이뒤따른다면, 배임죄는 기업봐주기식판단, 걸면걸리는배임죄 라는오명을벗을수있을것이다. 11) 양형기준제도는법적구속력이없고권고적효력만을가지고있기때문에, 양형의투명성확보를위한양형기준기재를의무화하자는주장이있음 12) 김혜정, 기광도, 2015. 봄, 횡령 배임죄양형기준제도의준수현황및개선방안, 형사정책연구 제 26 권제 1 호 6 CORPORATE GOVERNANCE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