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정년연장, 제도설계, 단일화 전용일 ( 성균관대학교경제학과교수 ) 1. 서론 고령시대로의진입과퇴직연금시장의현황수명이연장되고한국전쟁이후출생한베이비붐세대가은퇴하기시작하면서노후보장에관한관심이고조되고있고, 국가차원에서도재정건전성하에서보장체계의유지에고민하고있다. 노후보장의구조는통상국민연금, 기업과관련된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체계로구성되는것으로공감대가형성되어있으며, 그중퇴직연금은기업퇴직후국민연금수급시기까지의징검다리역할을수행하고근로자의윤택한노후보장의기초를이루고있다. 하지만, 오랜기간동안근로대가의일부로퇴직후에받는급여가퇴직금으로일시에지급되거나근로기간중에중간정산을허용하여, 노후보장의도구로이용되기보다는기본생활비나값비싼소비재구입이사용되어온것도사실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이노후시작시점이전에소진되는것을방지하기위한정책제도를개발하고가입유도와유지에경제적인동기를부여하고자노력해왔다. 2013년 6월에추정된전체퇴직연금적립금은약 70조원이며, 확정급여형 (DB) 은 50.2조원으로 71.3% 를, 확정기여형 (DC) 은 13.9조원으로 19.7%, 개인형퇴직연금 (IRP) 는 6.2조원으로 9% 정도를차지하고있다. 오진호 임두빈 전용일 (2013) 에따르면퇴직연금적립금은 2015년 104 조원, 2020 년에는약 233조에이를것으로추정되고있어, 퇴직연금시장의잠재력은계속확대될것으로판단된다. 그러나이러한전망은통계적기법에의한시뮬레이션의결과이며, 기업과근로자의경제적요인과정치적이해관계에따른영향을종합적으로고려한다면퇴직연금시장의성장과작동은그리낙관적이지않다. 현재우리나라퇴직연금시장은대기업이이끌고있으며퇴직연금이도입된지 9년이지난시점에서 500인이상대기업의경우 93.6% 가퇴직연금에이미가입하였다. 이에반해 100인 300인규모중견기업의퇴직연금도입비율이 50% 대에머무르고있으며, 100인이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79
하중소기업의경우기존퇴직금의도입비중이압도적으로더높다. 퇴직급여제도가퇴직금제도와퇴직연금제도로이원화된상황에서기업의사외의무적립비율을강제하는퇴직연금제도는중소기업에게퇴직연금을선택할경제적유인을주지않는다. 따라서이원화된퇴직급여제도가계속존재하는이상퇴직연금으로의전환은그속도가점차둔화될것으로전망된다. 따라서퇴직연금으로의퇴직급여단일화가필요한시점인데, 비경제적인문제로단일화가지연되고있는상황이다. < 표 1> 퇴직연금적립금현황 ( 단위 : 억원, %) 구분 DB형 DC형 기업형IRP 개인형IRP 합계 2012년 9월 401,398 (72.1) 101,956 (18.3) 6,040 (1.1) 47,006 (8.4) 556,400 (100.0) 2012년 12월 496,987 (73.8) 119,555 (17.8) 6,641 (1.0) 50,277 (7.5) 673,459 (100.0) 2013년 3월 495,243 (72.1) 131,285 (19.1) 6,616 (1.0) 54,205 (7.8) 687,349 (100.0) 2013년 6월 502,124 (71.3) 139,023 (19.7) 6,642 (0.9) 56,737 (8.1) 704,526 (100.0) 자료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영업실적 (2013년 6월말 ). < 표 2> 퇴직연금적립금전망 ( 단위 : 십억원, %) 년도 확정급여형 (DB형 ) 확정기여형 (DC형 ) 개인형퇴직연금 (IRP) 합계적립금 합계적립금증가율 (%) 2012 49,699 11,956 5,692 67,346 30.7 2013 55,516 12,101 10,604 78,221 13.8 2014 62,645 13,413 13,708 89,767 14.8 2015 71,376 15,157 17,189 103,723 15.5 2016 81,854 17,449 21,151 120,454 16.1 2017 93,871 21,203 26,135 141,211 17.2 2018 108,128 26,111 32,017 166,257 17.7 2019 124,964 32,512 39,048 196,524 18.2 2020 144,930 40,980 47,687 233,598 18.9 자료 : 오진호 임두빈 전용일 (2013), 사적연금적립금추이전망, 연금연구 2013년 6월호. 한편 2013 년 4월에공공 민간부문근로자의정년을만 60세로연장하는 고용상연령차별금지및고령자고용촉진에관한법 개정안이통과되어정년연장은퇴직연금적립금증가에기여할것으로전망된다. 정년연장은고령시대로진입하는단계에서거쳐야할필요단계이기는하지만, 정년연장의시기와효과에대한많은논의가이루어지고있다. 60세로의정년연장은추후또다른 65세로의정년연장과고령노동력에대한연령차별금지라는명목하여정년폐지로이어질수있는잠재력을보유하고있다. 그러나중고령노동력에대한생산성을고려한임금체계조정등경제적합의가이루 80 한국경제포럼 제 6 권제 3 호
어지지않은상태에서법개정이이루어졌기때문에퇴직급여를포함한기업의비용에대한논쟁이계속이어질수밖에없으며, 제도의정착에상당한갈등이지속될것으로보인다. 임금체계조정에따라퇴직연금시장은큰영향을받기때문에현재의불완전한정년연장제도는미래노후소득의주된수입원으로인식되고있는퇴직연금의불확실성을높이고있다. < 표 3> 정년연장으로인한퇴직연금적립금추가증가분추정 연도 2016년 2017년 2018년 2020년 2020년 퇴직연금적립금 1,051억원 2,187억원 3,016억원 3,764억원 4,373억원 자료 : 전용일 (2013), 정년연장과연금제도, 2013년한국연금학회춘계학술대회자료집. 한편최근까지도퇴직급여수급은많은경우에일시금으로이루어고있어, 최근법개정을통해연금으로수급할경우소득공제한도를높였으나, 아직까지세제유인이크게작용하지않고있는것도사실이다. 1) 따라서퇴직연금의형태가유지되기위한경제적유인책이고려되고이에따라제도설계가이루어져야한다. 2012 년 7월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개정안이시행되면서퇴직연금유지율을높이기위한 IRP( 개인형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라는새로운제도가시행되었다. 2) IRP의시행취지는기존의 DB, DC형퇴직연금을퇴직시의무적으로 IRP 계좌로이전시킴으로써퇴직금을일시적인생활자금에사용하지않고계속적으로적립금으로쌓아두어노후대비를할수있게하기위한것이다. 그러나, 제도설계의기본적인취지와다르게현재높은해지율이지속되고있으며제도의실효성논란이있다. 실제로고용노동부의퇴직연금통계에따르면 IRP 도입후가입자수는 2012 년 7월말 52,453 명으로출발하여 2012 년 10월말에는 748,023 명으로크게증가하였으나 2012 년 12월말에는 179,534 명으로급격히감소하고있다. 결국 IRP가노후소득보장의징검다리역할을제대로수행하지못하고있는것이며, 이는 IRP가경제적동기부여를고려하지않은상태에서제도를설계하였기때문에발생한문제라고볼수있다. 본고에서는노후보장으로작동하고있는퇴직연금제도를경제적인시각에서살펴보고자한다. 2장에서는장년근로자가늘어나는고령화사회에서법적조치인정년연장이퇴직연금에미치는경제적효과를고려해본다. 3장에서는노후보장을담보하지않는퇴직금을연금화하는조치가적절히작동하지않는상태에서, 퇴직연금의유지율을높이기위해고안된제도적인장치가오히려제도의불완전성으로인해탈퇴의경제적인유인이높은현실을고찰해본다. 4장에서는퇴직연금시장의단일화또는연금화를논의한다. 우리나라퇴직급여제도는법정퇴직금과퇴직연금으 1) 전용일 (2011), 고령화시대퇴직연금과세제도의나아갈길, 은퇴와연금 57 호,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2) 전용일 (2013), 퇴직연금시장의제도변화와은행권의향후대책, 하나금융포커스 3 권 6 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IRP 시행으로인해현재은행권이강세를보이고있는퇴직연금시장에보험업계와증권업계의진입이활발히이루어질것으로전망된다.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81
로이원화되어있는데, 퇴직연금으로단일화가필요하다. 법정퇴직금의존재는퇴직연금의일시금지급을선호하게하는계기가되며, 이는궁극적으로연금화가지연되어연금재원의손실을가져올수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퇴직연금의시장이유효하게작동하기위한경제적유인방안에대해서논의하고자한다. 2. 정년연장이퇴직연금시장에미치는효과 1) 정년연장의사회적 제도적배경정년연장은저출산 고령화에대비하기위해중 고령자의취업기회를확대하고, 고용불안을해소하기위해그동안끊임없이논의되어왔다. 특히최근베이비붐세대 (1955~1963 년생 ) 의은퇴시기가다가오고, 박근혜정부의출범과일자리공약, 연금정책의변화가맞물려정년연장과관련된논의가경영계와노동계에서활발히이루어져왔다. 경영계는일반적으로정년연장에반대하는입장이며, 그이유로고령자고용비용부담, 기업의생산성저하, 청년층신규채용및인사적체문제, 노동시장양극화를들고있다. 다양한이유중에서경영계가정년연장에반대하는가장큰이유는기업의고용비용부담과생산성저하이다. 실제로우리나라는연공급임금체계로인해고령근로자고용, 보다엄밀히말하면장기근속에따라근로자의인건비부담이크게증가하는구조이다. 실제로우리나라는연공급서열의임금체계로인해기업의입장에서는장기근속근로자에대한인건비부담이크다. 또한우리나라임금체계는기본급의구성요소가운데호봉급이 80.8% 로대부분을차지하고있다. 3) 또한이병희 (2008) 4) 에따르면우리나라제조업에근무하는근속년수 1년미만남성근로자의임금수준을 100으로보았을때, 근속연수 20년이상인근로자의임금수준은 218로나타났다. 유럽선진국들이 101~133 정도임을감안하면, 우리나라의연공성은매우높은수준이다. 한편황수경 (2005) 5) 에따르면광업과제조업분야에서 55세이상중고령자의상대임금은 34세이하근로자의 3배이상이나, 생산성은 34세이하근로자의 60% 수준에불과한것으로추정하였다. 또한류기정 (2012) 6) 은현재의연공급중심의임금체계속에서직무성과에따른임금지급은용이하지않으며, 정년에이르지않는한고용조정도쉽지않다고보았다. 이런상황에서근로자전체에대해법적강제에따라일괄적으로이뤄지는정년연장은기존근로자에대한사업장의인력수요차이를배제할뿐만아니라, 기존근로자의퇴직에따른인력순환도저해하는것이라고분석하였다. 3) 고용노동부 (2008), 임금제도실태조사. 4) 이병희 (2008), 통계로본노동 20 년, 한국노동연구원. 5) 황수경 (2005), 연공임금을다시생각한다, 노동리뷰, 2 월호, 한국노동연구원. 6) 류기정 (2012), 정년연장에대한경영계입장 : 쟁점과대안, 월간노동리뷰, 9 월호, 한국노동연구원. 82 한국경제포럼 제 6 권제 3 호
반면노동계는일반적으로정년연장을찬성하는입장이다. 그이유로는청년층의취업연령상승으로인한계속적인자녀부양으로인해발생하는생활비의부족, 평균수명연장으로물리적노동가능연령연장, 저출산 고령화로인한생산가능인구감소, 연금수급연령과정년간의괴리가없도록제도적장치를도입할필요등을들고있다. 국민연금연구원 (2009) 7) 의보고서에따르면응답자의 68% 가노후준비가되어있지않은것으로나타나고있다. 은퇴자가은퇴와동시에연금을수급하게되는연금제도가필요한데, 우리나라는그러한제도적장치가설계되어있지않다. 우리나라의공적노후소득보장제도인국민연금은기금고갈우려라는측면에서만제도설계가접근되어있어수급연령이정년제도와괴리를보이고있다. 이러한사회적배경하에 2013 년 4월 23일국회환경노동위원회법안심사소위에서근로자 300명이상대기업과공기업은 2016 년부터, 근로자 300명미만중소기업과지자체는 2017 년부터근로자정년을 60세로늘리도록의무화하는 고용상연령차별금지및고령자고용촉진에관한법 개정안을통과시켰다. 이에따라 2013 년 4월 30일국회는본회의를열어공공 민간부문근로자의정년을만 60세로연장하는 고용상연령차별금지및고령자고용촉진에관한법 개정안을가결처리함으로써우리나라도정년과관련된법적 제도적장치가마련되었다. 그러나소위 정년 60세연장법 에임금개편과관련된임금피크제등의내용이구체적으로명시되지않았기때문에, 노사가원만하게임금체계개편에합의하지않으면정년연장에따른장기근속자의임금부담을사업주가고스란히떠안을가능성이여전히존재한다. 2) 정년연장이퇴직연금시장에미치는효과우리나라는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 DB) 적립금비중이확정기여형 (Defined Contribution; DC) 에비해압도적으로높다. 세계적으로 DC형퇴직연금이증가추세인데반해국내의경우 DB 형이압도적으로높은이유는퇴직연금지급과관련된기업의의무에있다. 외국의 DB형퇴직연금은종신연금형태로지급되며, 퇴직자들에게종신연금을지급하는의무가기업에게있기때문에금융 사회환경변화에따라기업의유지비용이급격히증가할수있다. 즉기업의지급의무가퇴직자에게도지속적으로적용되는것이다. 그러나우리나라의 DB형퇴직연금은대부분일시금 (2012 년기준지급액의 97.9%) 으로지급되며, 연금으로지급된다하더라도, 지급의무를기업이아닌금융기관이가지고있기때문에기업의의무는근로자의퇴직과동시에종료된다. 따라서우리나라기업의퇴직급여와관련된의무는근로자의재직기간에만존재하며, DB형을선택한기업은재직기간동안임금상승률만큼의투자수익만보장하면되기때문에외국에비해부담이적다. 또한근로자성향별로차이가있을수있으나, 우리나라근로자들은상대적으로적립기간동안투자위험을기업이부담하는 DB형을더욱선호하는것으로판단된다. 7) 국민연금연구원 (2009), 제 3 차 (2009 년도 ) 우리나라중ㆍ고령자의경제생활및노후준비실태.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83
그동안정부는 DC형퇴직연금의확대를위해추가납입금에대한소득공제한도를증가시키는등유인책을마련하였으나그효과가제한적이다. DC형퇴직연금은개인이추가로납입하면개인연금과합산하여연 400만원한도에서소득공제혜택을받을수있고, 자산의투자성향에맞게여러가지방법으로퇴직연금을증가시킬수있다는장점있기때문에근로자들에게임금상승률보다높은투자수익률을제공하여퇴직자산증대에기여할수있다. 그러나이러한이점에도불구하고현재 DC형의확산은이루어지지않고있다. DB형퇴직연금의확대는큰문제가되지않을수있으나 DC형의위축은제도적다양성측면에서문제가될수있다. 그러나 2013 년 4월 60세정년연장법안통과됨에따라현재의퇴직연금계산체계를유지한다면, DB형에서 DC형으로이동할유인이발생할것으로판단된다. 정년연장으로인해기업은늘어난재직연수만큼의인건비를추가로부담해야하며, 퇴직연금부담금도늘어날것이다. 따라서기업의재정안정화를위해임금피크제등을통한임금체계개편이필연적으로수반될것으로전망된다. 실제로정년연장법안에서 정년을연장하려는사업장의노 사는임금체계개편등필요한조치를해야한다 고명문화하였기때문에사실상임금피크제를허용하고있다. 임금체계개편이이루어지면현재의퇴직연금계산구조상 DC형은퇴직급여에크게영향을받지않으나, DB형은퇴직급여가상당부분감소할수있다. DB형은 퇴직시 3개월간평균임금 재직연수 라는공식에따라퇴직급여가산정된다. 따라서정년연장으로인해재직연수가늘어난다하더라도기업부담을완화하기위해임금피크제가도입되는회사의경우, 근로자의퇴직직전 3개월간평균임금이감소할것임으로퇴직급여가오히려감소할가능성이있다. 퇴직금제도는임금피크제로인해임금이줄어들경우중간정산을허용하고있지만, 퇴직연금제도는임금피크제실시로인한중도인출을허용하고있지않다. 따라서퇴직금제도를유지하고있는기업에서는대규모중간정산이발생하여퇴직금이소진될가능성이높으나, 퇴직연금제도를도입하고있는기업에서는중도인출이불가능하다. 반면 DC형은사용자가매년임금총액의 1/12 이상을근로자개인별계좌에적립하고, 기업의부담금과추가납입분에대해근로자가직접운영한다. 즉 매년연간임금총액의 1/12 이상 + 운용수익 구조로되어있기때문에임금피크제가도입된다하더라도퇴직급여가 DB형처럼큰폭으로줄어드는구조가아니다. 따라서현재의퇴직연금계산법을계속적용한다면, 정년연장으로인해임금피크제등을도입하는기업의근로자는퇴직급여가퇴직전급여에연동되는 DB형보다일정한기간마다부담금을근로자의퇴직계정에적립하는 DC형을선호할것으로판단되며, 기존에 DB형을선택한근로자는 DC형으로전환하는옵션을사용하게될가능성이높다. 정년연장은일반적으로근로자의재직기간이늘어남에따라퇴직연금적립금증가에기여할것으로보이며이는근로자의퇴직후소득안정및퇴직연금시장활성화에도긍정적인효과를가져올것으로기대된다. 그러나정년연장이연착륙하기위해서는기업의추가인건비부담을고려해야한다. 임금체계조정이없는연공급서열체계하의과도한인건비부담은기업의입장에서근 84 한국경제포럼 제 6 권제 3 호
로자의명예퇴직유인을높이는계기가될수있으며, 기업경쟁력과경제성장률을떨어뜨리는부정적효과를불러올수있다. 이는정년연장의긍정적인효과를퇴색시킬수있으며따라서개별기업과근로자는합리적인임금체계개편에대한충분한논의를가져야할것으로보인다. 한편 DB형퇴직연금을도입한사업장의경우, 정년연장으로인한인건비비용절감을위해과도한비율의임금피크제를도입한다면자칫그기업에서수십년간근무한근로자의퇴직연금을정년연장시행후보다오히려감소시킬수있다. 3. 개인형퇴직연금의실효성강화 2012 년 7월까지퇴직연금은확정급여형 (DB), 확정기여형 (DC), 개인퇴직계좌 (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IRA) 의 3가지유형으로구분되었으나 2012 년 7월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개정안이시행되면서 IRA가전보다기능이강해진 IRP( 개인형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로전환되었다. 기존의 IRA 제도는근로자들이이직하거나회사를그만두면서받은퇴직일시금을생활자금으로써버리지않고노후까지가져갈수있게한장치이다. IRP는 IRA 기존의취지를유지하되, 기능이전보다강화되었고그적용범위도확대되었다. 먼저과거 IRA는퇴직했거나이직하여퇴직금을수령한자에한하여가입이가능하였지만 IRP로바뀌면서 DB형이나 DC형에이미가입된재직자도 IRP에추가로가입할수있게되었다. 또한 2017 년부터신규로가입가능퇴직연금제도의혜택을받지못한채연금사각지대에놓여있던자영업자들에게도 IRP 가입의길이열리게되었다. 따라서자영업자도 IRP에가입해근로자와동일한수준의납입분에대한소득공제혜택을받을수있게되었다. IRP의가장큰특징은이직또는퇴직하는모든근로자는이전직장에서받은퇴직급여를 IRP 계좌에의무적으로적립하게되는것이다. 이는퇴직한근로자가퇴직급여를일시에소진하지않고노후자금으로사용될수있도록보관및운용하기위함이다. 즉, 퇴직금을일단 IRP 계좌에강제적으로옮겨놓음으로써퇴직자로하여금퇴직급여를당장사용하고싶은마음이들더라도한번더생각할수있는선택의기회를주는것이다. 그러나 IRP로이전한뒤목돈이필요한경우에는패널티없이언제라도해지해퇴직금을받을수있다. IRP는퇴직시가입할금융기관을별도로지정할수있으며, 별도로지정하지않으면근로기간중가입한퇴직연금운용금융기관으로자동이전된다. IRP는 DB형이나 DC형에비해연금으로받을수있는요건이한층완화되었다. 먼저가입기간에대한제한이없어퇴직일시금이 IRP에입금된이후 10년이지나지않아도 55세이상이고, 연금으로 5년이상받겠다고하면연금을바로수령할수있다. 또한연금을받을수있는기간이확정돼있는기간확정형, 죽을때까지연금을받는형태로생명보험사에서만취급하고있는종신연금형등다양한방식의연금형태로수령이가능하며본인의투자성향에따라금리가확정된안정적인상품에서부터운용성과에대해서스스로책임지는실적배당형상품까지자유롭게선택할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85
수있다. IRP는종종연금저축과비교되는데연금저축은하나의상품으로써개인의투자성향을반영한운용이어려운측면이있으나, IRP의경우개인이예금, 채권, 펀드등다양한상품을선택하여투자할수있기때문에자유로운상품운용이가능하다. < 표 4> IRA 와 IRP 의비교 구분 IRA IRP 가입대상 ᆞ 퇴직일시금수령자 ᆞ 퇴직일시금수령자 ᆞ 퇴직연금에이미가입한재직근로자 ᆞ 자영업자는 2017 년부터가능 가입선택 ᆞ 가입자자유 ᆞ 의무적으로가입 가입기한 ᆞ 퇴직일 ( 중간정산수령일 ) 로부터 60 일이내 ᆞ 퇴직연금에가입한퇴직근로자 : 퇴직청구시자동이전 ᆞ 퇴직연금에이미가입한재직근로자 : 수시로가입가능 ᆞ 자영업자 : 2017 년부터수시로가입가능 한편과세이연효과는 IRP의가장큰강점중하나인데, 퇴직시퇴직금이 IRP 계좌로자동이전되면서현재퇴직일시금에부과되는퇴직소득세를부담하지않아도된다. 또한 IRP 계좌로이전된퇴직일시금을운용하여발생한이자, 즉운용수익에대해서도이자소득세를물리지않는다. 물론수익을쌓은후향후적립금을연금으로수령할때는연금소득세, 일시금으로수령할때는퇴직소득세를내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보면퇴직후바로일시금을세후수령해자금을운용하는것보다세제혜택이더크다고볼수있다. 또한 IRP는연금으로받는경우에는종합소득에포함되어과세한다. 이때국민연금, 개인연금을포함해연간연금소득이 600만원이하인경우 5.5% 의연금소득세 ( 주민세포함 ) 를내고과세를종결짓는분리과세를선택할수있다. 일시금으로받는경우에는종합소득과별도로분류과세되는데, 상대적으로낮은세율이부과되는퇴직소득세가적용되는장점이있다. 다만, IRP가조세회피수단으로악용되는것을방지하기위해본인부담금에대한납입한도를연간 1,200 만원으로제한하고있으며 DB형및 DC형가입자의추가납입금과연금저축금액을합산해연간 400만원까지소득공제가가능하도록설계되었다. 은퇴연령이높아질수록장년층이기존직장에서퇴직후다른직장으로의재취업이활발해질것으로예상되기때문에, 기존의퇴직급여를은퇴시점으로통산해서가져갈수있는장치인 IRP 는고용과연금의핵심적인연결고리라할수있다. 그러나현재 IRP는제도의실효성에의문이제기되고있는상황이다. 2012 년 IRP 제도시행후퇴직연금사업자는경쟁적으로계좌확보에주력해왔다. 우리나라의퇴직연금금융상품은확정이자를지급하는원리금보장형이대다수를차지하고있으며, 퇴직연금사업자인금융회사들은 IRP 계좌에평균적으로 3.5% 의확정금리를제시하고있다. 그러나우리나라 50여개금융회사의자산운용수익률이평균적으로약 3% 3.5% 를 86 한국경제포럼 제 6 권제 3 호
보이고있기때문에적자가누적적으로발생하고있다. 수요자는조금이라도금리를높게제시하는사업자를선정할것이므로, 금융기관에서는손해를보더라도확정금리를낮추기가어렵다. 이런이유로최근들어금융기관은 IRP의시장성에대해문제를제기하고있고, IRP 시장은위축되는경향을보이고있다. IRP의시행취지는기존의 DB, DC형퇴직연금을퇴직시의무적으로 IRP 계좌로이전시킴으로써퇴직금을일시적인생활자금에사용하지않고계속적으로적립금으로쌓아두어노후대비를하기위함인데, 목돈이필요한경우에는언제라도해지해퇴직금을받을수있게함으로써기존의도입취지에적합하게작동되고있지않다. 현재 IRP 계좌를개설한근로자중 80% 이상이퇴직금을받은후즉시계좌를해지하고있는실정이다. 따라서 IRP가기존도입취지에맞는노후소득보장의역할을하기위해서는해지에따른경제적패널티를부여하거나, 적립금을찾을수있는한도를설정하는방안을모색하는등제도적인개편이시급하다. 또한과세이연으로인해투자원금이가산되는효과, 각종세제혜택, 자유로운상품운용등의장점들이시장에서작동될수있도록경제적유인체계를강화할필요가있다. 4. 퇴직급여의단일화 현재우리나라의퇴직연금은일시금수령선호, 연금지급에대한구체적규정부재, 이직시퇴직급여의즉시수령등으로노후소득보장측면에서보면연금제도로서의기능미흡하다. 2013년 1/4분기 ( 비중 ) 2013년 2/4분기 ( 비중 ) < 표 5> 유형별퇴직급여수령현황 ( 단위 : 명, 억원, %) 일시금수령연금수령합계수급자수금액수급자수금액수급자수금액 48,532 (97.0) 30,007 (94.5) 15,689 (99.9) 4,101 (99.5) 1,489 (3.0) 1,742 (5.5) 17 (0.1) 22 (0.5) 50,021 (100) 31,749 (100.0) 15,706 (100) 4,123 (100.0) 자료 : 금융감독원, 퇴직연금영업실적. 2013 년 6월금융감독원퇴직연금영업실적에따르면 2013 년 2/4분기에연금수급요건을갖춘 55세이상퇴직자중일시금수급자는 30,007 명이며, 연금수급자는 1,742 명에불과한것으로나타났다. 즉퇴직급여의조기소진을방지하기위해퇴직연금이도입되었으나아직까지퇴직급여를일시금으로지급받는근로자가 94.5% 에이르는것이다. 이는아직까지퇴직연금이퇴직근로자의노후소득보장을위한연금으로서의기능을제대로수행하지못하고있음을단적으로보여준다. 한편우리나라의퇴직급여제도는법정퇴직금과퇴직연금으로이원화되어있는데 2013 년 6월기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87
준으로퇴직연금을도입한사업장수는 226,994 개소로전체사업장의 14.1% 를차지하고있다. 이중 500인이상대기업의경우 93.6% 가퇴직연금에가입한데비해, 100인 300인규모중견기업의퇴직연금도입비율이 50% 대에머무르고있으며, 100인이하중소기업의경우퇴직금의도입비중이더높다. 이와같은사실은퇴직연금제도로의이행을위한기업의의무적립비율준수등의제도는규모가작은사업장일수록재정적으로부담이되며, 이는퇴직급여선택에있어결국퇴직금선택을유도한다고유추할수있다. 고령화시대에노후퇴직에대한준비가거의되어있지않은근로자들에게퇴직금이나퇴직연금을선택할수있도록하는현행의제도는연금의 3층체계구축을통한국민노후보장실현이라는목표에부적합하다. 이미대기업의경우퇴직연금으로의전환이거의이루어졌기때문에법정퇴직금제도가계속존재하는이상퇴직연금으로의전환은그속도가점차둔화될것으로전망된다. < 표 6> 퇴직연금사업장규모별도입현황 ( 단위 : 개소, %) 구분 10인미만 10~29인 30~99인 100~299인 300~499인 500인이상 합계 도입사업장수 134,444 60,964 23,050 6,254 1,014 1,268 226,994 전체사업장수 1,354,334 184,823 53,966 11,124 1,429 1,354 1,607,030 도입비율 9.9 33.0 42.7 56.2 71.0 93.6 14.1 자료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도입현황 (2013 년 6 월 ). 따라서이원화된퇴직급여제도를퇴직연금제도로단일화할필요성이존재하며, 퇴직연금일시금수령을일정부분제한하는제도적장치가필요하다고하겠다. 다만영세사업장의경우사용자의임금지급능력이상대적으로부족하고사용자가근로자와함께근로에종사하는경우가많기때문에퇴직연금으로사용자의경제적부담이늘어나면결과적으로는사업장의존립자체가위협받을수있다는점을고려해야한다. 이는역설적으로오히려근로자의생활을위협하는요소될수있다. 따라서퇴직연금제도를강제도입할경우근로자보호의관점뿐만아니라지급주체인사용자의관점도함께고려되어야한다. 결론적으로퇴직급여제도를일원화하여퇴직연금제도로강제화하기위해서는전환부담이작은대규모사업장부터단계적으로적용해야할것이다. 또한현실적으로강제화하기어려운영세사업장의경우퇴직금중간정산제한, 이직시 IRP 급여이전등사실상퇴직연금과유사한제도로개선하여퇴직금선택유인축소에따른자발적인퇴직연금전환을유도해야한다. 88 한국경제포럼 제 6 권제 3 호
5. 결론 퇴직연금시장의경제적유인강화본고에서는이원화된퇴직급여제도의문제, IRP 제도의실효성논란을통해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에대해진단하고, 최근소위 60세정년연장법 으로인한퇴직연금시장의변화에대해논의하였다. 정년연장으로인해연금의 3층체계의한축을맡고있는퇴직연금시장이계속적으로확대될것으로예측되고있고, 여러가지정책방향들이지속적으로논의되고있으나임금체계개편의불확실성과경제적유인이없는제도의설계로인해현재퇴직연금은안정적노후소득보장을위한 연금 의기능을수행하지못하고있다. 정년연장이퇴직연금시장의활성화에기여하고근로자의확실한노후소득재원이되기위해서는먼저 2016 년법시행전에중고령노동력에대한생산성추정을고려한임금체계조정등경제적분석이선행되어야하고그에따라적절한임금체계개편안을마련해야할것이다. 이로인해제도가시행되었을때, 기업과근로자가합리적기대에의한올바른선택을할수있도록해야할것이다. 또한퇴직연금을노후시점까지보유하기위해서는 IRP 해지에따른패널티를부여하거나, 적립금을찾을수있는한도를설정하는방안을모색하는등경제적인유인을고려한제도적인개편이시급하다. 뿐만아니라소극적인세제혜택에서벗어나근로자가퇴직연금유지에확실한경제적유인을가질수있도록제도를재설계해야할것이다. 한편정체된퇴직연금시장의활성화를위해퇴직연금으로단일화가필요하다. 법정퇴직금의존재는퇴직연금의일시금지급을선호하게하는계기가되며, 이는궁극적으로연금재원의손실을가져올수있다. 따라서, 노후소득보장측면에서볼때현재이원화된퇴직급여제도에서탈피하여, 정치적결단과경제적인접근을통해퇴직연금제도로의단일화가이루어야할것이다. 주의할점은 10인이하사업장은개인자영업자중심의영세사업장이대다수를차지하며, 개인자영업자중심의영세사업장은사용자의임금지급능력이상대적으로부족하고사용자가근로자와함께근로에종사하는경우가많다. 따라서퇴직연금으로사용자의경제적부담이늘어나면결과적으로는사업장의존립자체가위협받을수있고, 이는근로자의생활을위협하는요소가되고있다. 퇴직연금제도의사각지대해소를위해서근로자보호의관점뿐만아니라지급주체인사용자의관점도함께고려되어야하며이런이유로 10인이하사업장에한하여기금형퇴직연금제도도입을고려해야할필요가있다. 축적된자산을안정적소득흐름으로만들어일시금수령에따른자산부족위험을방지하고노후보장기능을높이기위해퇴직급여를연금화할필요성이있다. 우리나라는퇴직연금을선택한경우에도대부분일시금으로수령하고있기때문에퇴직연금단일화가실효성을갖기위해서는퇴직연금의연금기능강화가반드시필요하다. 다만종신연금인국민연금이있는상황에서퇴직급여처분에대한과도한제한, 의료비등고령화에따른일시금수요, 실질적퇴직시기와국민연금수급시기까지의소득보장문제등을감안한다면퇴직연금의연금화강제는좀더신중하게접근할필요가있다. 경제학이없는퇴직연금시장의실패 89